2017년 8월 24일 목요일

[2신] “법 위에 삼성, 이제는 끝내자” 판결 기다리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법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가 연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삼성 반도체 피해자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법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가 연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삼성 반도체 피해자 고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2신:낮 12시 30분]
“법 위에 삼성, 이제는 끝내자”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하는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가족들
“오늘 날 삼성이 이렇게 잘못된 기업이 된 것은, 삼성뿐만 아니라 역대 정부와 법원, 검찰, 경찰 등이 삼성을 비호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삼성경영진들이 사회질서를 다 어지럽혔다고 생각합니다.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수뇌부를 강력히 처벌해서 바른 질서가 잡히는 나라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5일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1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재판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황상기씨가 한 말이다. 황상기씨는 삼성 직업병 피해자 고(故) 황유미씨의 아버지다. 반올림과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은 이날 오전 11시경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황상기씨는 “그동안 삼성경영진들은 어떤 사람에게든 뇌물을 갖다 바치고 꼼짝 못하도록 만들었다”며 “이를 엄중하게 처벌하지 않는다면 다른 기업인들도 삼성을 따라해 이 나라의 법치주의가 실현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이재용 부회장이 반드시 처벌받아야 하는 이유로 특검이 명시하지 않은 사례들도 열거했다. 황씨는 “서해바다에 기름을 유출시키고 용산참사를 일으키고도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고, 삼성 사업장에서 일을 하다가 각종 암과 희귀병에 걸려 죽은 사람들이 400명을 넘어서고 있는데 사과 한 마디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청업체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 빼앗기 등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지만 처벌은커녕 인센티브를 줘 더 많은 범죄를 저지르게 만들었다”며 “반드시 강력히 처벌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법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가 연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 가족 김시녀-황상기 씨와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공판이 열리는 2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지법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반올림, 삼성노동인권지킴이가 연 이재용 엄중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서 삼성 직업병 피해자 가족 김시녀-황상기 씨와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양지웅 기자
라두식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은 일게 범죄자일 뿐, 어떤 의미도 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언론은 삼성전자가 최고의 매출을 올렸다고, 그것을 마치 이재용이 만들어낸 것처럼 보도했다”며 “이재용이 아니라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 지회장은 “삼성그룹에 이재용 부회장 하 나 없다고 삼성이 망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삼성을 지키는 노동자들이 삼성을 더욱 투명하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성진 참여연대 변호사도 함께 했다. 김성진 변호사는 헌법 제11조 1항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당하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그동안 법치주의 앞에 삼성일가만은 예외였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하지만 이재용이 삼성전자를 동원해 자기 돈도 아닌 돈을 박근혜·최순실에게 줬고, 3차례 만남이 있기도 했다”며 “이게 무죄라면 대한민국에 뇌물죄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이상 삼성일가가 법치주의의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가 확인할 수 있는 재판이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이 열리는 법원삼거리 앞 인도 건너편에서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남성이 “종북 빨갱이 새끼들아” 등의 욕설을 쏟아 부으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이 남성은 이후에도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소리를 지르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25일 반올림 등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법원삼거리 앞 인도 건너편에서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남성이 “종북 빨갱이 새끼들아” 등의 욕설을 쏟아 부으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
25일 반올림 등의 기자회견이 열리는 법원삼거리 앞 인도 건너편에서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라고 적힌 현수막을 펼친 남성이 “종북 빨갱이 새끼들아” 등의 욕설을 쏟아 부으며 기자회견을 방해했다.ⓒ민중의소리
상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상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1신:오전 11시] ‘세기의 판결’ 이재용 선고 앞두고 긴장감 흐르는 법원 앞
‘세기의 판결’이라 불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선고를 앞둔 25일 오전 서초동 법원 앞은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 부회장을 ‘엄벌’하라는 이들과 ‘즉각 석방’하라는 이들은 경찰이 설치한 폴리스라인으로 나뉘어져 간간히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집시법 제11조에 따라 법원 청사 내 또는 주변 100미터 이내에서는 일체의 집회 및 시위를 할 없음.” 서울중앙지방법원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의 문구다. 경찰은 이날 법원 주변에 9개 중대 720명의 경찰력을 배치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이날 재판은 방송으로 생중계 되지 않는다. 사전에 방청이 허락된 이들 외에는 이 판결을 눈으로 볼 수 없다. 법정으로 들어가는 계단 앞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 방청권 배부장소’라는 안내판이 배치돼 있고 그 앞에는 법원 보안관리대가 지키고 앉아있다.
법원삼거리 한 쪽에서는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들이 집회를 열었다. 22일부터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매일 2차례씩 법원 앞에서 삼성서초사옥까지 행진을 해 온 이들이다. 이 농성장에는 ‘이재용선고카운트다운 D-DAY’ 문구가 적힌 현수막과 “노동탄압 자행, 중대범죄자, 민주주의파괴 이재용을 엄중 처벌하라!”문구가 적힌 피켓이 벽에 기대어 있다.
노동자들이 자리 잡은 법원삼거리 건너편에는 ‘태극기’가 등장했다. 50~60대 보수단체 회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법원삼거리 인도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법부는 각성하라, 대통령을 석방하라” 그들은 자신들이 왜 법원에 들어가지 못하냐며 가로막은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11시부터는 삼성전자 산업재해인정과 보상을 요구하는 ‘반올림’의 기자회견도 진행된다.

우크라이나 미사일 기술 빼내는 북 첩보원 사진을 보며

우크라이나 미사일 기술 빼내는 북 첩보원 사진을 보며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8/25 [12:2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북의 첩보원이 우크라이나 미사일 기술 도면을 촬영하고 있는 영상, 그는 우크라이나 경찰에 체포되어 8년 형을 복역 중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 영상을 공개하면서 기술 유출을 막았다고 밝혔다.  © 자주시보

25일 국내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발사 성공 이후 북에 미사일 기술이 유출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우크라이나가 7년 전 미사일 기술을 훔치려던 한 공작원의 체포 순간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기술유출 의혹을 시종 부인해오던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번 영상을 공개하면서 그동안 북 공작원들의 잇따른 미사일 기술유출 시도를 모두 막아냈다며 의혹을 재차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북한 공작원 검거 영상뿐 아니라 징역 8년형을 선고받고 2018년까지 우크라이나의 한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공작원 2명과의 인터뷰도 주선했으며 이를 cnn에서 보도했다고 한다.

런닝셔츠 바람으로 미사일 관련 자료를 촬영하는 북 공작원의 모습을 보니 북이 미사일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단번에 느껴진다. 8년형을 받고 7년 째 복역중이니 이제 곧 그도 가족들 품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다. 

▲ 적외선 감지 센서가 러시아의 대공미사일보다 우수했던 미군 스팅어 휴대용대공미사일  

▲ 이 사진은 조선인민군 고사로케트병들이 매복진지에서 모의직승기를 향해 휴대용고사로케트를 일제히 발사하는 장면이다. 그들이 가진 휴대용고사로케트는 휴대용대공미사일종주국으로 자처하는 러시아에 대량수출할 만큼 뛰어난 성능을 가진 백발백중 방공무기다. 이를 개발하는데 미국의 스팅어미사일 기술도 참고했다고 한다.  ©자주민보

본지에서 파악한 북 무기들을 보면 러시아는 물론 미국의 무기를 원형으로 해서 만든 것들도 적지 않다. md-500헬기나 스팅어 미사일 등이 그것이다. 스팅어 미사일은 만들어진지 얼마 되지 않아 북이 같은 것을 복제 생산했다. 미사일 도면이나 미사일을 입수하지 못했다면 불가능하다. 장기형을 살 각오로 그런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북의 공작원들이 저렇게 활동했던 것이다. 아마 때로는 목숨도 걸어야했을 것이다. 도저히 체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기술유출을 막기 위해 상대국에서는 당연히 주저없이 사살할 일이기 때문이다.

▲ '원산 국제친선항공축전'에서 특유의 민첩한 기동을 선보이는 '혁신'계열 공격헬기, 미국의 MD-500를 원형으로 만든 것이다.

특히 200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러시아와 북은 상호 미사일기술 교류를 합의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은 주로 소프트웨어를 러시아는 하드웨어를 교류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북도 어지간한 미사일 기술은 자체개발을 통해 이미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킨 상황에서 러시아와 미사일 핵심기술까지 교류하게 되었으니 특별히 아쉬울 것이 없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와 같은 나라까지 침투하여 저렇게 정보수집에 열과 성을 다하는 북의 공작원들을 보니 이 나라가 결코 가볍게 볼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동맹국이라고 해도 핵심 첨단군사기술은 절대로 넘겨주지 않는다. 그래서 가장 치열한 첩보전 분야가 바로 무기기술 분야이다. 북도 첩보원을 통해 그렇게 세계적인 군사기술을 끊임없이 습득해오고 있는 것이다. 
나아가 북은 그런 기술을 이란 등 제3세계에 거침없이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자국만이 아니라 세계 자주화를 위해 최선에서 싸우고 있기 때문에 가격에 구애됨이 없이 필요한 나라들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패권을 지향하는 대국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나라가 북인 셈이다. 그래서 유엔안보리를 통해 북 미사일과 핵개발에 대해 모든 대국들이 다 모여 그런 가혹한 제재를 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런 군사기술 측면에서는 북 홀로 세계 최강대국 모두와 대결전을 펴고 있는 셈이다.

우크라이나에서 공개한 한 장의 사진은 그것을 위해 얼마나 많은 북 공작원들이 결사의 각오로 일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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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 "곧 사드보다 더한 압력이 온다"


"사드로 시작된 한중관계 이혼 도장 찍을 수도"
2017.08.25 11:54:57




제임스 반달 미 8군사령관이 미군 평택 기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방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23일) 평택 미군기지에서 제임스 반달 미 8군사령관이 사드는 '부산과 김해를 방어하는 무기체계'인데, 전쟁시 미 증원군이 들어오는 입구를 보호하며 미국 시민이 한반도를 탈출하는 출구를 보호하기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말대로라면 군산, 평택, 오산 등의 주한미군 핵심전력 대부분은 사드로 전혀 방어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라며 "설명이 끝나고 다른 군 관계자에게 '반달 사령관의 말은 이곳 평택기지도 사드의 방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이냐'고 묻자 '정확히 그렇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사드가 부산 하나만 보호하고 나머지 미군의 핵심전력을 보호할 수 없다고 한다면 주한미군의 결정적 행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반달 사령관의 말은 사드가 주한미군 보호에 그토록 중요한 무기체계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막상 사드 임시배치를 완료하려는 상황이 되니까 미군의 설명이 갈팡질팡하면서 논리성이 무너지고 있다"며 "사드는 일본에 배치된 미사일 방어(MD) 자산과 연계된 동북아 통합 공중 미사일 방어(IAMD)의 일환이라고 솔직하게 말하라"라고 따졌다. 

김 의원은 "미국은 문재인 정부에 전방위적으로 사드 배치 압박을 가했다. 특히 미국은 성주 사드부지의 환경영향평가를 거론하며 거칠게 우리 정부를 협박했다"며 "이 압박을 견디지 못한 문재인 정부가 '사드 발사대 4기를 임시 배치하겠다'고 항복하자 환경영향평가 철회 압력은 일단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는 "사드보다 더한 압력이 기다리고 있다. 수 주내에 미국 재무부 고위 관리들이 한국에 들어온다.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특정 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 기업들에 대한 일괄 제재)에 한국을 참여시키려는 것"이라며 "이 압력 받아들이면 한중 관계는 그 길로 끝이다. 사드로 시작된 한중관계의 이혼 수순은 여기서 완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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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랑 미국이 같이 하는 군사행동에 대한 연습, ‘을지연습(UFG)’ 기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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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이 “을지연습은 방어훈련이며 북한이 도발할 경우 단호히 격퇴”하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한미 양국 정권이 바뀐 첫 해인데다가 북한 관련 정세 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인다. 오죽하면 미국 장성 몇 명이 패트리어트 앞에서 사진을 찍은 것이 뉴스에 나올까? ‘합기도 3단에 검도 2단, 태권도 4단 해서 도합 9단’이라고 하듯이 장성들의 별도 도합 15개라는 기사도 뜬다.

해외에 있는 내게도 많은 사람들이 남한 사람인지 북한 사람인지 묻고, 김정은을 이야기한다. 그들은 김정은을 안다. ‘크레이지’라고 한다. 뭐가 ‘크레이지’한지는 잘 모르는데 아무튼 미사일을, 그것도 ‘뉴클리어’를 쏘니까 독한 놈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무튼 나는 을지연습에 대해 할 말이 많은 사람인데, 마침 회자되고 있어 기쁜 마음에 글을 써본다. 군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과감하게 풀어놓을 생각이므로 이 글로 인해 군사기밀 누설에 대한 옥고를 치르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 조중동을 중심으로 언론들이 광분하는 을지연습에 대해 한마디 거드는데 그 정도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


1. 을지연습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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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연습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줄인 말로, 복잡한 영어는 떼고 친숙한 을지문덕 장군의 이름만 남겨 부르고 있다. 가끔 을지‘훈련’이라고 하는 위험한 사람들이 있는데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 훈련은 군사 활동에나 하는 것이고, 이건 군인들이 하긴 하지만 연습에 불과하다. 축구팀 전지‘훈련’만큼도 북한에게 위협적이지 않다. 세계 군사력 순위에 빠지지 않는 일본 역시 웬일인지 군대는 없고 ‘자위대’라는 이름의 집단만 있으며, 그네들이 뛰고 구르고 총 쏘는 장소들에 모두 ‘연습장’이란 이름이 붙인 것은 무시하자.

북한은 연례행사인 을지연습에 대해 ‘북침훈련’이라고 극력 반발하며 가혹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협박한다. 이에 대해서는 아침에 닭이 우니 개가 짖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북한이 한미연합사령부의 활동에 대해 조용히 있었던 적은 별로 없다. 내가 복무하던 시절도 그랬고 작년에도 그랬고 아마 내년에도 극렬히 반발할 것이다. 말로만.

유독 올해만 언론에서 북한의 위협을 크게 보도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을지연습에 대한 북한의 반응’에 대해 논평을 했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한다. 박근혜는 UFG랑 UFC도 구별 못했을, 아니 아예 둘 다 모를 가능성이 큰데, 대통령이 그러면 안 된다고 하기도 뭐할 정도로 별 거 없는 연례행사다. 

문재인 대통령이 안보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잠재우려고 다소 강한 어필을 했다고 본다. 심드렁하게 “올해도 하나보다” 하고 있을 북한 들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내부용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 을지연습에 대한 강렬한 관심은 아쉽게도 계속되고 있는 북한 미사일 사태의 연장선일 뿐, 을지연습 자체의 경중이 근본적으로 올라간 것은 아니라고 하겠다.


2. 을지연습 당시 나의 임무

지금까지 늘어놓은 이야기로 내가 잡혀갈 일은 없겠지. 인터넷 치면 더 자세하게 나오는데 뭐.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사병 복무 시절, 을지연습 때마다 아주 특별한 임무를 수행했다. 그 당시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이라는, 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흐리멍텅한 명칭이 아니었다. UFL, 그러니까 ‘을지포커스렌즈’라는 여전히 무슨 소린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좀 주시해서 본다는 건가 싶은 명칭이었다. 내 비록 민방위로 던져진지 오래지만 여하튼 하는 일은 대동소이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부대가 을지연습에서 맡은 역할은 여기 모인 수많은 밀덕들조차 감히 쉽게 짐작할 수 없을 것이다. 어느 정도냐면 우리의 임무는 을지연습에 대한 한국군, 미군, 연합사 차원의 모든 문서에도 공식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다.

을지연습의 막이 오르면 수많은 한미연합군이 들락거려야 하는 필수적인 부수 시설들이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연습중이든 전쟁 중이든 꼭 필요한 ‘화장실’이다.

그렇다. 우리는 24시간 화장실을 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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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방홍보원 블로그)


3. 깨끗한 바닥 유지는 나의 존엄을 유지하는 일

무려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고조시키는 을지연습 기간인데 ‘단순한 화장실 청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화장실을 24시간동안 2시간씩 2인 1조로 지켰다. 

전투력의 유지와 직결되는 군 장병의 위생 확보를 위해 화장실을 적으로부터 수호하는 것이 아니다. 화장실 바닥의 (눈에 보이는) 청결함을 지키고 혹여나 올지도 모르는 높으신 장군들의 비위가 상하지 않도록 해야 했다. 동서고금을 통틀어, 아니 옛날에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산업혁명 이후 24시간 화장실 보초가 인류 역사에 거기 말고 또 있었을까.

우리의 주무기는 대걸레였지만 총 외에는 모든 군장을 착용하고 있었다. 대걸레가 나의 총이었다. 계속 빨아서 물기도 잘 짜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얼룩이 잘 지워지지 않고 오히려 번졌다. 자외선에만 반응하는 특수도료마냥, 그곳의 조명은 군홧발에 찍힌 검은 자국을 유난히 잘 보이게 했다. 사람 한명 오줌 싸고 나오면 한명이 들어가서 발자국을 지웠다.

내가 거기서 왔다갔다하는 군인이었다면 우리한테 미안해서 화장실도 잘 못 가고 방광염으로 죽어버렸을 거다.

그러나 그들이 미안해 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감사했다.

우리는 원래 하고 있던 경계근무도 일부 다른 부대에 떼어주고 화장실 보초를 섰다. 나는 땡보 놈팽이가 아니라, 설령 징집병이라고 해도 국방에 종사하는 대한민국 국군이었다. 화장실이 더러워지지 않아 주무기를 쓸 일이 없어진다면 그거야 말로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속으로 되뇌었다. 

“제발 누군가 더러운 군홧발로 이곳에 와 다오. 저 새하얀 타일조각에 뺀질뺀질한 밑창자국을 내다오.”

평소 쓰레빠 신고 다니는 군기 빠진 한국군 간부들의 뽀얀 전투화가 와서 볼일 보고 나가면 신발광고 사진처럼 예쁜 군화자국이 생겼다. 반면 미군 병사들은 군화의 뒤축이 닳고 여기저기 이가 나가서 자국이 예쁘지 않았다. 역시 군화자국도 국산이 최고였다. 

군화자국들이 계속 찍혀줘야만 24시간 이곳을 지키고 있는 나와 전우들의 존재의미가 생기는 것 같았다. 아무도 오지 않는 화장실은 작은 소리도 차가운 타일에 반사되어 웅웅 울릴 뿐 적막하고 외로웠다. 취직 못해 집에서 안 나오는 다 큰 외아들도 그토록 큰 자괴감에 눈물 흘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4. 너와! 나의! 연결방독면

훈, 아니 연습 초반에는 가상의 화생방 경보가 울리면 다들 열심히 방독면을 뒤집어썼다. 아까 24시간 화장실 보초가 미증유의 것이라고 했는데, 그렇지 않다해도 방독면 쓴 24시간 화장실 보초는 없었을 것이라고 내 장담한다. 우리는 화장실 청소를 하면서 화생방 경보 때 방독면을 써야할지 안 써야할지 망설였는데 어느 한국군 투스타가(무궁화나 밥풀 두 개가 아니고 별 두개가) 와서 “니네는 왜 안 쓰냐”고 불호령을 쳤다.

아, 얼마나 기쁜 일인가. 방독면을 쓸 수 있다니. 그건 아주 중요한 메시지이고 이정표였다.

한미연합군이 분주하게 을지연습을 수행하고 있었지만 우리는 놀이동산 관리자나 게임 속 관리자 캐릭터, 혹은 NPC같은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그런 존재. 훈, 아니 연습 현장에 있지만 연습하는 것은 아닌 존재. 그들이 하는 임무는 매뉴얼에 있었고, 활동 내용은 모두 기록되었으며, 평가받았다.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포상도 받았을 것이다. 을지연습은 매우 큰 연례행사고 언론 관심도 높은 편이니까. 반면 우리의 화장실 보초는 그 누구도 기록하지 않는다. 전장에서 죽어간 이름 없는 의용군 병사의 잊혀간 활약처럼 ‘왜 거기에서 화장실 보초를 서는가’에 대해 솔직히 번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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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생방 경보가 울리면 달랐다. 마치 죽은 이의 영혼이 무당에 접신해서 산 자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우리도 매뉴얼에 있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공식적인 무언가와 함께한다. 그들과 함께 방독면을 뒤집어씀으로 인해 가상의 화생방 상황을 함께 겪고 있음을, 겉도는 귀신이 아니라 같이 반응하고 먹고 싸고 죽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게 며칠 가지 못했을 뿐이다. 지들이 귀찮아서 방독면을 안 쓰기로 합의 본다. 평소에 꺼내지도 않는 간부들 방독면 냄새가 오죽 지독하고 숨쉬기가 답답할까? 국군 간부 하는 일이 다 그렇다. 올해도 아마 을지연습에 참여하는 군인들은 경보 울려도 방독면을 안 쓰고 있을 것이다. 그나마 의미를 붙들고 있던 연결고리마저 그렇게 사라져 버리고 만다.


5. 국가 방위의 필수가치 수호

아까 언급한 투스타는 상호작용하는 거의 유일한 캐릭터지만 나쁜 사람(원래는 조금 거친 말이었습니다)이었다. 을지연습 외에도 그놈은 원래 개였다. 어느 정도였냐면 일병이었던 내가 그 자와 을지연습 와중에 맞서는 일이 있었다. 그저 사병이었지만 나라를 지키는 숭고한 임무에 대한 투스타의 잘못된 인식을 참고 넘길 수가 없었다.

그곳에는 미군 및 고위 장교들이 들락거렸으므로, 입대 전에도 거의 본 적 없던 ‘핸드타월’이란 게 놓여있었다. 화장실에 항균되는 에어타월만 있어도 제법 괜찮던 시대였는데 무려 한 번 쓰고 버리는 손을 닦는 종이라니! (당시 대걸레로 바닥 닦는 것 외에는 나프탈렌과 핸드타월 채워놓는 것이 중요한 일과였다. 아까 말한대로 대걸레가 총이라면 핸드타월은 위생붕대요, 나프탈렌은 수류탄 쯤 되었을 것이다)

핸드타월 디스펜서 아래에는 “Use one sheet per once”라고, 그러니까 “한 번에 한 장만 쓰라”는 말이 쓰여 있었다. 아닌가. 기억이 희미하다. 비굴하게 한국어로만 쓰여 있고 영어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투스타가 그걸 보고 내게 시비를 걸어왔다.

“핸드타월 한 장은 좀 부족한 거 같은데… 이거 문구 바꿔야 되지 않아?”

대한민국 육군 사병 앞에 별 두 개 달린 투스타가 와서 단순한 동의를 구하는 질문을 던진 것이다. 그러나 상대가 나였다.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물 묻은 손을 잘 털면 한 장으로 됩니다.”라고 대꾸했다. 우리 부대장이나 다른 놈들이 그 소리 듣고 “투스타 지시야”라고 하면서 부랴부랴 “한 번에 서너 장 쓰셔도 됩니다.”라고 문구를 고친다면 주무기인 대걸레를 들고 탈영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사실이다. 나는 쓸데없는 일에 집착하는 편이다.

여러분도 어딘가의 화장실에서 핸드타월 한 장씩 쓰라는 문구가 있다면 의심하지 말고 손을 몇 번 탁탁 털고 써보길 바란다. 금세 뽀송뽀송해진 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뭐든 아껴야 했다. 투스타의 월급이 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내 월급을 보면 국군은 돈이 없는 것이 분명했기에, 핸드타월 같은 고급 소비재는 함부로 쓸 것이 못 되었다. 투스타는 그 이후 별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고 보니 이 투스타가 그놈이다. 전에 쓴 글에서 음향장비 고장 났다고 경위서 쓰라고 한. 대북 심리전용 음향장비인줄 알았나? 파티용이다. 군대에서 투스타 달면 그런 게 중요해지나보다. 별들의 파티용 노래방장비, 핸드타월 사용량 같은 거. 일개 사병 출신의 입장에서 유추하건대 그런 것들이야말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행복한 삶을 보존하기 위한 국방활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


6. 오늘은 그것을 먹었는가?

보초를 교대하거나 복귀할 때, 우리끼리 묻던 게 있었다. 

“그거 먹었냐?”

여기서 말하는 ‘그거’는 미군들이 들고 다니는, 노란 종이봉투에 있는 간식이었다. 먹었으면 그게 어땠는지, 오늘은 뭐가 달랐는지를 화제에 올리고는 했다.

햄버거가 있을 때도 있었고 과자가 있을 때도 있었다. 이외에 여러 가지가 있었다. 군인이라고 배곯는 시절은 아니었고 나름 밥 잘 나오는 곳에 있었지만, 어린 병사들은 배고팠다. 전쟁 직후 “김미 더 쪼꼬렛”을 외치며 미군 지프를 따라다녔다는 이야기가 남일 같지 않았다. 나에게도 어느 미군 아재가 노란 종이봉투를 가져다 준 적이 있다. 뭐가 들어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설렘만큼은 생생하다. (문제는 받은 뒤였다. 들고 복귀할 수는 없고, 먹을 데가 화장실밖에 없었다. 그래서 화장실에서 먹었다. 후각이 민감한 사람은 냄새 때문에 쉽지 않았겠지만 난 비위가 좋은 편이니까)

갖다 준 미군에게는 고마웠지만, 또 안 주고 자기들끼리 양손에 몇 개씩 들고 지나가면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었다. 분명 남았을 텐데. 하지만 나이를 먹고 알았다. 야속해 할 일이 못 된다는 걸. 징집사병이라고 해도 다 큰 성인인데, 화장실 앞에서 보초서는 사람한테 그런 걸로 선심 쓰는 건 보통 철판 아니고서야 못할 짓이다. 저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왠지 그랬을 것 같다. 기억에 미군은 치사하게 굴지 않았고 늘 정중했다.

살아보니 한 공간인데도 밥상 따로 차려서 먹을 걸로 치사하게 구는 것처럼 더러븐 것도 없더라. 왜 서로에게 못할 짓이 국방의 의무를 하러 갔을 때 생겼는지 모르겠다.


7. 박찬주 대장 사태의 양대 축

이 글을 쓰다 보니 얼마 전 갑질논란을 일으켰던 박찬주 대장의 공관병 사건이 떠오른다. 그것을 단순히 ‘갑질’이라고 하는 것조차 너그럽다. 갑질은 손해를 감수하고 피해갈 수나 있지, 그것은 노예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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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태는 두개의 기둥 위에 서 있다.

하나는 썩은 권위주의. 아들 같아서 그랬다는, 예상했지만 또 놀랍고 분한 대답을 우리는 또 들어야 했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하나같이 딸 같고 아들 같을 때 용서받지 못할 행동을 한다. 사적 행사에 병사들을 동원하며 “괜찮아 쟤들 공짜야.”라고 말했다는 공관병의 진술은 너무 익숙해서 힘이 빠진다.

또 하나의 축은 징병제다. 아무리 국방예산 펑펑 쓰는 미군이라도 사람 귀한 줄은 안다. 귀한 것뿐만 아니라 비싸다. 월급 주고 고용한 장병들을 24시간 화장실 보초로 쓸까? 전투력 향상에 별 도움도 안 되는 임무를 위해? 골프병이나 과외병, 테니스병 같은 말들도 생길 수가 없다.

소중하게 취급받지 못하는 병사들이 국가를 소중하게 생각 할 리는 없다. 지금도 을지연습 중에 누군가는 화장실을 24시간 지키고 있을까? 그렇든 그렇지 않든 문제의 본질은 여전히 그대로다. 아직 그들은 공짜고, 아무거나 대충 시켜도 다 해야 하는 노예들이라는 점이다.




무성한그곳
편집: 딴지일보 챙타쿠

"자승 총무원장은 역행보살" 선승들이 '장군죽비' 들었다


[불교 적폐청산] 의정 스님(전국선원수좌회 대표) 인터뷰
17.08.25 10:15 | 김병기 기자쪽지보내기
▲ 용문선원 앞에 선 의정 스님(전국선원수좌회 대표) ⓒ 김병기

조선 시대 고승 서산대사가 불교수행 지침서 <선가귀감>(禪家龜鑑)에 적은 한 대목이다.

"중도 아니요, 속인도 아닌 '박쥐 중', 혀를 가지고도 법을 설하지 못하는 '벙어리 염소 중', 중의 모양에 속인의 마음을 쓰는 '머리 깎은 거사', 지은 죄가 무거워 천도(해탈)할 수 없는 '지옥 찌꺼기', 부처님을 팔아 살아가는 '가사 입은 도둑'. 말법 시대에는 가사 입은 도적들이 진짜 행세를 하고 진짜 승려는 세속에 머문다."(선가귀감)   

가사(袈裟)란 승려가 장삼 위에,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쳐 입는 법의(法衣)다. 서산대사가 죽비를 들었던 '가사 입은 도둑들'이 부활했다. 

[말법 시대 징후] 현대판 '가사 입은 도둑들'

"용주사 주지가 은처(숨겨둔 아내)가 있고, 쌍둥이 아빠라는 의혹이 제기된 지 4년이 지났어요.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에게 쓴소리를 한 스님은 징계하면서 이런 일은 방치하고 있어요. 법원은 마곡사 주지의 돈 선거건도 불법을 확인했어요. 종단 내에서 처벌하라고 판결했는데, 총무원은 무시했습니다. 총무원장 선거뿐만 아니라, 주지직과 종회의원 선거도 돈으로 사고팝니다. 그 꼭대기에 자승 원장이 있어요."

▲ 의정 스님(전국선원수좌회 대표) ⓒ 김병기

지난 17일 경기도 양평군 상원사에서 만난 전국선원수좌회 대표 의정 스님(용문선원장)의 죽비소리다. 수좌회는 전국 선방에서 수행 정진하는 선승 2000여명의 대표 기구이다. 이들은 지난 9일 대구 서봉사에서 전국승려대회 개최를 결의했다. 원로회의를 거쳐 승려대회가 확정된다면 불교계가 발칵 뒤집어질 일대 사건이다.

"승려대회는 종단이 위기에 빠졌을 때 수좌들이 들고 일어서는 초법적 기구죠. 비상대책위를 구성하고 종단 새 집행부를 꾸립니다. 94년에 서의현 총무원장 3선 출마를 막으려고 승려대회를 했는데 그 때에도 서의현 총무원장을 멸빈하고 새로운 종헌종법을 만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져 후유증도 컸습니다. 이번에는 여기까지 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의정 스님은 자승 총무원장이 자정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기는 했지만, 그가 우려하는 불교계 적폐는 심각하다.  

"자승 원장이 쌍둥이 아빠를 징계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승려 몇 퍼센트가 '은처'를 갖고 있다는 말도 있어요. 종단 정제물(깨끗한 시주물)이 처자식에게 가겠죠. 가슴 아픈 일입니다. 선거 때만 되면 총무원이 자기 사람을 심으려고 돈 선거를 지원해준다는 의혹도 있어요. 선거만 끝나면 '어느 절 주지는 선거에서 한 사람에 얼마씩 돌렸다느니' 하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부처님은 '불살생'을 설하면서 비폭력을 주장하셨는데 총무원은 자승 원장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하려던 적광 스님을 폭행하고 폐인으로 만들었습니다. 종단의 일부 언론사(불교닷컴‧불교포커스)들을 '해종언론'으로 규정하고 취재는 물론 절 출입도 막고 있어요. 박정희 독재 시절에도 이렇게는 안했습니다."  

서산대사가 선가귀감에서 말한 '말법 시대'(말세) 징후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 경기 양평 상원사에서 만난 의정 스님(전국선원수좌회 대표) ⓒ 김병기

[머리에 붙은 불을 끄자] 승려대회 결의 

여구두연(如救頭燃).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이 깨달음을 구하라는 불교 용어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종단의 행정 수장으로 제왕적 권한을 가졌죠. 의회 역할을 해야 할 종회와 사법기관인 호계원뿐만 아니라 본사 주지협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이 자승 원장의 손아귀에 있어요. 여기에 도전하면 징계권을 휘두르고, 다시는 조계종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채탈도첩'(멸빈)도 하죠.  

수좌회가 3년 전 백양사 도박사건 때 자승 원장 사퇴 촉구 성명서를 발표한 것도 이 때문이었어요. 지난 3월에도 은처승이 범람하고, 사찰 내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지적하면서 청정 승가로 돌아가자는 성명서를 냈는데 소식이 없습니다. 오히려 10월 총무원장 선거에서 자승 원장이 아바타를 세우려고 한다는 말도 들립니다. 조계종단의 머리에 붙은 탐욕의 불을 끄자는 절박한 심정으로 나선 겁니다."

- 총무원은 승려대회를 개최한 수좌회의 대표성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100여개 선원 중 10개 선원만 참석했다는 겁니다.
"상투적 문제제기죠. 자승 원장에 줄을 선 반수 이상의 본사 주지들이 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스님에게 전화를 돌렸다는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자기들의 갑질은 생각하지 않고 문제를 제기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70여명이 참석했고, 만장일치로 승려대회를 결의했어요. 수좌회 회의에는 비구니 선원 40여개 스님들은 참여하지 않습니다."

- 어떤 방식으로 방해를 했다는 거죠?
"회의 전날 호법부(조계종의 경찰-검찰격) 직원들이 대구에 모였다는 소리를 들었어요. 회의에 참가하는 스님들을 감시, 회유하려고 그랬겠죠. 대구 동화사에서 대표자 모임을 열기로 했는데, 그쪽에서 곤란한 빛을 보이더라고요. 대구불교사암연합회로 장소를 바꿨습니다. 다음날 연합회도 대관 요청을 거절했어요. 결국 선학원 소속 절에서 회의를 했습니다. 총무원이 수좌회와 소통하지 않고 이렇게 훼방을 놓고 있으니 안타깝죠." 

- 승려대회는 언제 열리나요? 
"조만간 열릴 장로회의에서 최종 결정합니다." 

- 불교 개혁, 어떻게 해야 하나요? 
"부처님의 정법교단이 되려면 종헌종법을 전면 개혁해야 합니다. 부처님 당시와 조사선 시대의 총림과 같이 장소 위주의 교단 운영이 되어야 합니다. 1962년 종헌종법에 민주주의 주권을 받아들여 그간 조계종이 기틀을 세우고 운영을 잘해 왔으나, 이제는 부작용이 심해서 다시 부처님 법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금의 종헌종법으로는 정치승을 양산할 뿐만 아니라 갈등과 반목이 팽배해서 불교발전에 막대한 지장만 초래하고 있습니다. 정법 구현을 위한 '종헌종법개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근본 개혁을 해야 합니다."

▲ 의정 스님(전국선원수좌회 대표) ⓒ 김병기

[역행보살] 총무원장 선거에 직선제 도입해야

불교계에는 '역행보살(逆行菩薩)'이란 말이 있다. 그릇된 짓의 나쁜 모습을 남에게 보여 주려고 그릇된 짓을 하는 보살을 말한다. 

의정 스님은 "불교계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은 그동안 수좌들이 신뢰를 받을 정도로 수행을 하지 못한 책임도 있기에 자성한다"면서도 "자승 총무원장은 역행보살"이라고 말했다.

"자승 원장은 약속을 어기고 재임했어요. 총무원장 선거 때 내건 직선제 공약도 지키지 않고 있습니다. 사리사욕을 채우면서 전횡을 일삼아서 대중들이 종단을 떠나고 있어요. 총무원장 임기 말이 되면 다 내려놓고 떠날 준비를 해야 하는데 후임을 세우려고 선거에 개입한다는 의혹도 사고 있습니다. 이건 승려로서 할 짓이 아니죠."

의정 스님은 "지금이라도 총무원장 선거 직선제 공약을 실행해야 한다"면서 "선거권을 가진 321명의 선거인단(중앙종회의원 81명과 교구본사에서 10명씩 선출해 치르는 간선제) 절반만 돈으로 구워삶으면 총무원장이 될 수 있는 선거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종회도 여당이 장악했고, 교구본사에도 자승 원장의 사람들을 심었어요. 이런 선거로는 불교 미래가 없습니다. 직선제를 통해 많은 대중들의 지지를 받는 스님이 총무원장이 된다면 청정 승가 구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는 내년 말 경북 문경 봉암사 앞에서 문을 여는 '문경세계명상마을' 추진위원장이기도 하다.

"불교 입장에서 보면 지구촌은 부처님이 만든 정토(淨土)이죠. 중생들이 수행은 안하고 탐진치(貪瞋癡. 욕심, 노여움, 어리석음을 일컫는다)에 매몰돼서 지구촌을 예토(穢土 번뇌로 가득 찬 세계)로 만들고 있어요. 역행보살들이 한 몫을 하고 있죠. 종교의 정신문명이 물질문명에 찌든 인류를 인도해야 할 시기인데, 종권 다툼이나 하는 게 안타깝습니다. 수좌회는 이 땅을 부처님 정토로 만드는 데 전력할 겁니다."

▲ 경기도 양평군에 있는 상원사 전경. ⓒ 김병기

이날 오전 11시경에 도착한 상원사에는 계곡 물소리와 목탁소리가 가득했다. 의정 스님이 법회를 주관했다. 삼층석탑과 대웅전 뒤쪽에 병풍처럼 서 있는 해발 1117m 용문산에는 비를 잔뜩 머금은 구름이 걸쳐 있다. 용문선원 앞에 서니 좌청룡 우백호처럼 양쪽 산기슭이 사찰을 거듭 감싸안았다. 확 트인 전망 속에 점 하나를 찍은 듯 문필봉이 솟았다. 의정 스님은 18년째 이곳에서 수행정진을 해 온 대표적인 선승이다.   
  
그와 헤어진 다음날일 지난 18일, 자승 원장과 조계종단에 쓴소리를 했다는 이유 등으로 승적을 박탈당한 명진 스님이 조계사 앞 우정총국에서 "자승 적폐 청산"을 위한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그 소식을 듣자, 전날 의정 스님이 명진 스님을 평가한 말이 떠올랐다. 

"부처님 법을 따르려면 지혜와 자비라는 두 날개를 갖춰야 하죠. 명진 스님은 그동안 수행 정진을 해서 지혜가 넘치는 분입니다. 또 수좌들은 주로 수행에만 정진을 하는데, 명진 스님은 절 바깥에서도 중생들에게 자비를 실천해 왔습니다. 두 날개를 갖춘 이 시대의 개성 있는 수행자이자 저의 도반입니다."

의정 스님은 조계종의 초법적 기구인 승려대회를 준비하고, 명진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 청사가 있는 조계사 앞에서 무기한 단식 농성을 벌이면서 두 날개를 펼쳤다. 노동단체, 민주화 운동단체 등도 조계종 적폐청산 운동에 결합했다. 명진 스님 제적 철회를 위한 시민사회단체 1천인 선언도 추진하고 있다. 

조선 시대 서산대사가 '가사 입은 도적들'에게 들었던 장군 죽비를 치켜들었다. 

☞[불교적폐청산①] 자승 원장 비판하려다 정신병원 간 스님, 불자들이 나섰다 

☞[불교적폐청산②] '조계종 사찰 출입-취재 금지' 당한 기자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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