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5일 금요일

북한, 마드리드 대사관 급습에 ‘중차대한 테러 공격’ 수사 요청

북미 2차 회담 앞두고 발생, 반북한단체 스스로 범행 밝혀
뉴스프로 | 2019-04-05 14:44:4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북한, 마드리드 대사관 급습에 ‘중차대한 테러 공격’ 수사 요청 
– 북미 2차 회담 앞두고 발생, 반북한단체 스스로 범행 밝혀
– 훔친 자료 FBI와 비밀유지 조건으로 공유, 조건 깨진 듯
NBC뉴스가 North Korea calls Madrid embassy raid ‘grave terrorist attack,’ demands investigation (북한 당국 마드리드 대사관 급습은 ‘중차대한 테러 공격’이라며 수사 요청)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급습에 대한 북한 당국의 입장이 담긴 뉴스를 전했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급습 사건은 2차 북미회담을 앞두고 발생했으며, 그들이 미국 FBI와 훔친 정보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그 배후를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이다.
NBC는, 이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찰관계자가 FBI가 그 정보를 입수한 사실이 맞음을 확인해 주었다고 밝혔다.
기사에 따르면 급습한 조직은 자유조선, 혹은 자유한국이라는 반체제 단체로서 자신들이 대사관을 침입했다고 밝히면서 “부도덕적이고 비합법적인 정권”으로부터 북한을 해방시키는 활동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2월 22일 거짓핑계로 대사관에 진입해 직원들을 묶고, 구타했으며 북한 외교관의 탈북을 설득하려 했으나 실패하고 컴퓨터와 디지털 파일을 훔쳐서 급히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조직들은 자신들은 폭행을 하거나 재갈을 물린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고 전한다.
기사는, 스페인이 이 사건에 대해 비밀 유지 명령을 해제하고 침입한 10명의 혐의자들 중 7명의 신원을 공개했다고 밝혔으며, 그 중 미국 거주 멕시코 국적의 아드리안 홍창과 미국 시민권자 두 명에 대해서는 국제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사는, 스페인 정부의 자체 수사를 통한 용의자 신원 확인인지, 아니면 미국 당국으로부터 침입자들의 이름을 전달받았는지의 여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급습 단체는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상호 합의한 비밀유지 조건으로 미국 FBI와 엄청난 잠재적 가치를 지닌 특정한 정보를 공유했다” 고 밝혔으나 ” 비밀 유지 조건은 깨진 것 같다 ” 고 덧붙였다.
북한 국영 매체는 이 사건에 대해 외무성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서 “외교공관에 대한 불법 침입과 재외공관 점거와 강탈 행위는 국가 주권에 대한 중차대한 위반이자 극악무도한 국제법 위반” 이라며, “이런 행위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수사를 요청하고 있다. (글, 박수희)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nbc 뉴스의 보도 전문이다.
번역 감수: 임옥
기사 바로가기: https://nbcnews.to/2HOG8hK
North Korea calls Madrid embassy raid ‘grave terrorist attack,’ demands investigation
북한, 마드리드 대사관 급습은 ‘중차대한 테러 공격’ 수사 요청
A group calling for the overthrow of Kim Jong Un has given the FBI data seized in the raid, a law enforcement source told NBC News.
김정은 체제 전복을 촉구하는 한 단체가 급습으로 확보한 자료를 FBI에 넘겼다고 한 경찰 관계자가 NBC 뉴스에 전했다.
A member of the North Korea’s embassy tells reporters not to take pictures of the diplomatic building in Madrid, Spain. on March 13, 2019.Bernat Armangue / AP file
2019년 3월 13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북한 대사관 직원 한 명이 기자들에게 외교관 건물의 사진을 찍지 말아 달라고 말하고 있다.
March 31, 2019, 4:35 PM ‎KST
By Associated Press
North Korea said Sunday it wants an investigation into a raid on its embassy in Spain last month, calling it a “grave terrorist attack” and an act of extortion that violates international law.
일요일 북한 당국은 지난 달 스페인 주재 자국 대사관 급습에 대해 “엄중한 테러 공격”이자 국제법을 위반한 강탈 행위라며 수사를 원한다고 밝혔다.
The incident occurred ahead of President Donald Trump’s second summit with leader Kim Jong Un in Hanoi on Feb. 27-28. A mysterious group calling for the overthrow of the North Korean regime has claimed responsibility.
그 사건은 2월 27일-28일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발생했다. 북한 체제 전복을 촉구하는,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한 집단이 이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The group says it handed over data stolen from the raid to the FBI, and a law enforcement source familiar with the matter confirmed to NBC News that the bureau has received the information.
그 단체는 이번 급습에서 확보한 자료들을 FBI에 넘겼다고 밝히고 있으며 그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경찰 관계자는 FBI가 그 정보를 받았음을 NBC뉴스에 확인해 주었다.
The North’s official media quoted a Foreign Ministry spokesman as saying that an illegal intrusion into and occupation of a diplomatic mission and an act of extortion are a grave breach of the state sovereignty and a flagrant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and this kind of act should never be tolerated.”
북한 국영 매체는 외무성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서 “외교공관에 대한 불법 침입과 재외공관 점거와 강탈 행위는 국가 주권에 대한 중차대한 위반이자 극악무도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런 행위는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He claimed an armed group tortured the staff and suggested they stole communications gear.
외무성 대변인은 무장한 조직이 직원을 고문했다고 주방하며 그들이 통신 장비를 훔쳤다고 말했다.
FBI has data stolen from North Korea embassy by anti-regime group : https://nbcnews.to/2Uq7CQJ
Spanish authorities have accused a 10-member gang of entering the embassy on Feb. 22 under a false pretext, beating and tying up the staff, trying unsuccessfully to persuade an accredited North Korean diplomat to defect, and making off with computers and digital files.
지난 2월 22일 스페인 당국은 10명의 일당이 거짓 핑계를 만들어 대사관에 진입해 직원들을 구타하고 묶고, 공인된 북한 외교관의 탈북을 설득하려 했으나 실패했으며, 컴퓨터와 디지털 파일을 훔쳐서 달아났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The anti-regime group, Free Joseon, or Free Korea, has claimed responsibility for the intrusion, though it denies beating or gagging any of the embassy personnel. The group, also known as Cheollima Civil Defense, portrays itself as a movement to liberate North Korea from an “immoral and illegitimate regime.”
자유 조선 혹은 자유 한국이라는 이름의 이 반체제 단체는 그 침입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지만 대사관 직원을 폭행하거나 재갈을 물린 것을 부인한다. 천리마 민방위라고도 알려진 그 단체는 스스로를 “부도덕적이고 비합법적인 정권”으로부터 북한을 해방시키기 위해 활동한다고 묘사하고 있다.
The group said on Tuesday it had no contact with any foreign government before the intrusion but said it had offered information of “enormous potential value to the FBI” after the raid.
지난 화요일, 그 조직은 침입 이전에 외국 정부와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혔지만, 급습 이후 “FBI에 엄청난 잠재적 가치 지닌”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Spain has issued two international arrest warrants in the case, one for a Mexican national residing in the U.S., Adrian Hong Chang, and the other for an American citizen. After lifting a secrecy order in the case, a Spanish investigating judge revealed the identities of seven of the alleged 10 intruders in a court document on Tuesday.
스페인은 그 사건에 대해 두 명의 외국인에게 국제 체포 영장을 발부했는데, 하나는 미국에 거주하는 멕시코 국적의 아드리안 홍 창이고 또 다른 한 명은 미국 시민권자다. 이번 사건의 비밀 유지 명령을 해제한 스페인 수사 책임 판사는 화요일 법원 문서를 통해 10명의 침입자 혐의자들 중 7명의 신원을 공개했다.
It remained unclear if the Spanish government identified the suspects in the raid through their own investigation or whether U.S. authorities had passed on the names of the alleged intruders.
스페인 정부가 자체 수사를 통해 급습 사건의 용의자들 신원을 확인했는지, 아니면 미국 당국이 혐의를 받고 있는 침입자들의 이름을 전달했는지 여부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The group has alleged the U.S. betrayed its trust after members approached the FBI. 그 단체는 조직원들이 FBI에 접근한 후 미국이 신뢰를 저버렸다고 주장했다.
“The organization shared certain information of enormous potential value with the FBI in the United States, under mutually agreed terms of confidentiality,” the group said on its website. “This information was shared voluntarily and on their request, not our own. Those terms appear to have been broken.
그 단체는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조직은 상호 합의한 비밀유지 조건으로 미국 FBI와 엄청난 잠재적 가치를 지닌 특정한 정보를 공유했다”고 밝혔고, “이 정보는 자발적으로 그리고 그들의 요청에 따라 공유된 것이지 우리의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었다. 그 조건들이 깨진 것 같다”고 말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9&table=c_sangchu&uid=956 

'3.1대혁명 정신·자주적인 자세로 나라 다시 설계해야"

임정기념사업회 등 '3.1대혁명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 학술회의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폰트키우기폰트줄이기프린트하기메일보내기
승인 2019.04.05  18:03:04
페이스북트위터
  
▲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와 헌법이론실무학회가 공동주최한 '3.1대혁명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민주공화국 100년의 평가와 과제'주제의 학술회의가 5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외적으로 지금 우리는 의존을 줄여야 한다.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보다 더 자주적이어야 한다. 대내적으로는 주요 정책 결정에 국민들이 가급적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1대혁명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민주공화국 100년의 평가와 과제'를 주제로 학술회의가 열린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3.1대혁명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의 탄생'이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3.1대혁명의 위대한 정신, 즉 정의·자유·민주·평화의 정신을 기초로 자주(독립)적인 자세로 대한민국을 다시 설계함으로써 순국 선열들의 피에 보답하는 것이 3.1운동 100주년과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 그리고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는 '오등(吾等)', 즉 '우리 대한국민'의 책무"라고 밝혔다.
3.1대혁명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부여한 가장 중요한 책무는 무엇인가라고 묻는 토론자의 질문에는 '2016년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전 지역에서 거의 2천만명에 가까운 국민들이 비폭력적·평화적 방법으로 참여하고 정권을 교체하고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측면에서 3.1대혁명과 가장 유사한 패턴이라며, '대외 자주'와 '국민주권'을 열쇠말로 제시했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와 이번 학술회의를 공동주최한 헌법이론실무학회 회장이기도 한 김 교수는 발제를 통해 3.1운동의 혁명적 성격을 강조하면서 4.19혁명, 6월 시민혁명, 촛불혁명과도 구별된다며 '3.1대혁명'이라는 헌사를 바쳤다.
  
▲ 김선택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 교수는 먼저 "3.1운동은 1919년 3월 1일부터 동년 5월 말까지 세 달 남짓한 기간 동안 남녀와 노소, 빈부와 귀천, 종교와 사상을 가리지 않고 200만명 이상의 한국인들이 한반도 전역과 해외 각지에서 대대적으로 벌인 '독립만세운동'을 일반적으로 널리 부르는 중립적인, 즉 서술적인 명칭"이라고 정의했다.
그 배경에 대해서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세계 질서의 재편과정에서 패전국 식민지의 해방을 목적으로 하는 민족자결주의가 대두되고 이를 논의하기 위해 파리강화회의가 소집되는 것을 포착한 젊은 독립지사들이 일본과 같은 전승국의 식민지도 독립시켜야 한다는 공론화를 시도하기 위해 조선대표단 파견과 함께 조선민 대다수가 독립을 원한다는 사실을 명백히 하기 위해 만세운동을 기획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3.1운동 참가자들의 재판기록에 따르면, 당시 독립이 이루어질 것을 기대했다기 보다는 조선민족의 독립의지를 대대적으로 과시하여 파리강화회의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또 3.1운동은 "조선이 국가로서 독립하는 것만을 지향한 것이 아니라, 개국 이래 수천년에 걸쳐 전승되어 온 전제군주국을 민주공화국으로 급격하게 변경하는, 즉 국체변경을 기도"한 것이며, "만세를 부르는 방식의 평화적 시위였지만 일제는 내란죄로 의율하려고 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혁명적 성격을 부각했다.
김 교수는 최근 스테판 가드봄(Stephen Gardbaum) 미국 UCLA 로스쿨 교수가 발표한 '정치적 변혁을 혁명으로 분류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에 대해 언급하면서 △날 것 그대로 인민의 헌법제정권력이 직접 나타나는 진정한 형태의 대중운동 △점진적인 것과는 구분되는 급격히 빠른 속도의 변혁 △개혁과는 다른 근본적인 변화 △법외적인 또는 비상규적인 방식 또는 절차의 사용 등 기준에 비추어 3.1운동은 '혁명'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폭력이냐 비폭력이냐가 혁명의 본질적인 징표는 아니며, 오히려 "3.1운동에서 명시적으로 내세운 비폭력·평화적 운동방식이야말로 그 전까지의 혁명과는 비교되는 태도였고 이를 통해 3.1운동이 혁명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냈다는 찬사를 듣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제 강점기에도 3.1운동을 혁명으로 규정한 예가 많았을 뿐만 아니라 1944년 대한민국(임시)헌법 제5차 개정헌법(대한민국임시헌장) 전문에서 '삼일대혁명'이라고 명명하고 1948년 헌법 제정 당시 초안이었던 '유진오-행정연구회 공동안'에도 '3.1혁명'으로 표기되어 있었으나,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끝에 3.1운동으로 개명된 역사를 소개하면서는 '참으로 괴이쩍다'는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3.1혁명을 넘어서 3.1대혁명이라고 부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본시 '대혁명'이라 부르는 것은 혁명들 가운데서 특히 중요한, 역사적으로 분수령이 될만한 커다른 의의를 가지는 '혁명'에 바쳐지는 헌사와 같은 것"이라며 "3.1운동은 혁명이며, 혁명 중에서도 '대혁명'이라고 불리울만한 혁명이다. 그러나 특별히 평가절하적인 뉘앙스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3.1운동이라는 범칭을 써도 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립지사들이 1919년 4월 11일 중국 상해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건립하고 그 헌법으로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제정하며, 이에 따라 국가를 운영할 임시정부를 수립하면서 △정의 △자유 △민주 △평화로 요약되는 3.1대혁명 정신은 '대한민국 임시헌장'에 체화되었으나 분단이라는 비극적 현대사를 염두에 두고 보면 "100년전 우리가 소원했던 형태의 근대적인 국민국가는 아직도 미완이라고 할 수 밖에 없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 김형성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좌장(가운데)으로 하여 김선택 교수(왼쪽 세번째)가 제1주제에 대한 발제를 하고 김재영 변호사, 전종익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토론자로, 김광재 변호사(오른쪽 세번째)가 제2주제에 대한 발제를 하고 이영록 조선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홍석노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연구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국가보훈처와 광복회 후원으로 개최된 이번 학술회의는 1,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으며, 김형성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좌장으로 하여 김선택 교수가 제1주제(3.1대혁명정신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의 탄생), 김광재 변호사가 제2주제(대한민국 임시정부 헌법과 제헌헌법의 연속성), 방승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제3주제(민주공화국 100년의 과제와 현행 헌법), 정태호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제4주제(민주공화국 완성을 위한 헌법개정)에 대해 각각 발제를 했다.
전종익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재영 변호사, 이영록 조선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홍석노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연구부장, 임지봉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한주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교수, 김종철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윤정인 고려대학교 법학연구원 연구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르포] 불탄 농장의 소 울음과 눈물 삼키는 주인 “울면 뭐해”

대형 산불 피해 본 강원도 고성군, 불길은 잡혔지만..막막한 주민들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9-04-06 07:43:31
수정 2019-04-06 07:43:31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산불 때문에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용촌1리
산불 때문에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용촌1리ⓒ민중의소리


“여기서 죽겠구나 싶었어. 앞에 차에 불이 붙고, 불붙은 트럭이 나뒹굴고, 버스 바퀴에도 불붙어서 수학여행 온 학생들 대피하고 난리가 아니었어.”
강원도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만난 택시기사 조성근(63) 씨의 말이다. 속초시에 산불이 완전히 진압되고 난 뒤인 5일 오후 5시30분경, 조 씨는 기자를 태우고 산불 피해가 가장 심했던 곳으로 이동하면서 전날 자신이 겪은 일을 생생하게 쏟아냈다. 속초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았다는 그는, 격양된 어조로 “평생 이런 산불은 처음”이라고 혀를 찼다.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용촌1리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용촌1리ⓒ민중의소리
비명에 가까운 소 울음소리 
새까맣게 그을려 힘없이 앉아있는 백구 
폐허가 되어버린 용촌 1리 마을
 
택시기사 조 씨는 전날 밤 8시10분경 시외버스터미널에서 군인을 태우고, ‘공현진항’ 근처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산불과 마주쳤다. 산불이 발생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빨리 해안가 쪽으로 내려올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공현진까지 왕복 해봐야 20분밖에 안 걸리거든. 그런데 갔다 오니까, 이미 불이 도로변까지 넘어 온 거야. 거기 도로에 갇혀서 죽는 줄만 알았어. 앞은 연기 때문에 아무것도 안 보이지. 차는 막혀서 도무지 앞으로 안 가지. 앞차는 불이 붙었지…그나마 매일 다녀본 길이라서 겨우겨우 빠져나왔어. 산불이 그렇게 무서운 줄 처음 알았다니까.” 
실제로 그가 전날 공포를 느꼈던 강원 고성군 용촌1리 근처 도로변에 다다르자, 전소된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도로변에 위치한 4층짜리 ‘영동극동방송’ 건물은 새까맣게 불타 있었고, 용촌1리에 다다르자 탄 냄새가 코를 찔렀다. 도로변 주택들은 대부분 시멘트로 된 기둥과 벽만 남기고 폐허가 돼 있었다. 곳곳에, 불타 앙상한 뼈대만 남은 차량들이 보였다. 불탄 차량의 배터리가 녹았는지 수은처럼 보이는 물질이 피처럼 흘러나와 굳어 있기도 했다.
완전히 전소된 영동극동방송 건물
완전히 전소된 영동극동방송 건물ⓒ민중의소리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용촌1리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용촌1리ⓒ민중의소리
마을 안쪽은 더욱 심각했다. 산불은 산등성이를 타고 마을을 덮쳤다. 마을사람들에 따르면, 전날 바람은 가만히 서 있는 차량을 좌우로 흔들 정도였다고 한다. 산불은 천천히 옮겨 붙은 게 아니라, 커다란 불똥이 날아와 마을을 덮쳤다고 한다. 그렇게 태워버린 집이 30여 채가 넘는다고 용촌1리 마을사람들은 말했다. 
산등성이 바로 밑에 위치한 교회는 불길이 할퀴고 지나간 듯 한쪽만 까맣게 그을린 채 였다. 그렇지만 교회 다음부터 위치한 주택들은 완전히 전소돼 벽돌까지 무너져 있었다. 불타버린 집 앞엔, 온 몸에 그을음을 뒤집어 써 흰 털이 회색털이 되어버린 백구가 힘없이 앉아 있었다. 다리를 다쳤는지, 움직이지 못하고 그 자리를 고수했다. 
또 어디선가 비명소리에 가까운 소 울음소리가 여러 차례 들리기도 했다.
그을음을 온 몸에 뒤집어 쓴 강아지
그을음을 온 몸에 뒤집어 쓴 강아지ⓒ민중의소리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용촌1리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용촌1리ⓒ민중의소리
농장을 잃은 60대 농장주의 허탈한 웃음 
“울면 뭐해. 웃어야지. 먹어야지. 살아야지”
 
완전히 불타버린 농장 앞에서 60대 농장주를 만났다. 그나마 그에게 다행인 것은 그의 붉은 벽돌집은 불타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 앞 농장과 주변 주택들은 모두 불타 무너졌지만, 용케 그의 집은 멀쩡했다. 
“마을회관에서 피신하라고 방송하고 난리였어. 어제 마을사람들 모두 피신했었어. 그러고 돌아왔는데, 우리 집은 타지 않았더라고.” 
하지만 그가 키우던 6마리의 소 중 2마리가 죽었다고 했다. 살아남은 소조차 온전하지 못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남아있는 소들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했고, 등이 모두 까지고 그을렸다고 했다. “살아 있는 게 살아있는 게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살아남은 소에게 줄 먹이도 모두 불타버렸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통스러워 했다. 
기자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 그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안부를 묻는 지인의 전화였다. 그는 지인의 걱정에 ‘허허’ 웃으며 “살아있는 게 다행이지”라고 애써 밝게 답했다.
“울어서 소용 있어? 웃어야지. (밥) 다 먹었지, 먹어야 살지. 안 먹으면 죽는데. 에이 전화만 해줘도 얼마나 고마운데. 고마워. 고마워.” 
그렇게 그가 통화를 하는 동안에도, 소의 울음소리가 몇 차례 더 들려왔다. 고통에 겨워 내는 소리 같았다. 차마 소의 상태를 확인하러 갈 순 없었다. 지인과 통화하며 웃었지만, 그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고, 언제라도 눈물을 흘릴 것처럼 가득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그에게 조심스럽게 성(姓)을 물었다. 하지만 그는 하루 종일 기자들에게 시달렸다며 “알려주지 않겠다”고 했다. 
“아까도 ○○일보 기자가 와서, 이름하고 나이를 계속 알려달라고 하더라고. 그게 왜 필요해. 피해 받은 사람들의 마음이 이런데, 이렇게 얘기를 해주면 됐지, 왜 이름과 나이까지 밝히라는 거야. 기자들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지들 편리하려고 하는 거잖아. 신문이고 방송이고 뭐고 내 이름 나오기만 해 봐, 가만 안 둔다고 했어.”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건물들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건물들ⓒ민중의소리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민중의소리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
산불로 불타버린 강원도 고성군ⓒ민중의소리
펜션, 공장, 연구소, 대조영 촬영지 모두 탔다 
최초 산불발생지로 추정되는 장소로 향했다. 용촌천을 따라 고성군 토성면 일성설악콘도가 있는 곳까지 올라갔다. 콘도가 있는 곳까지 올라가는 길에도 전소된 펜션, 공장, 연구소, 폐차장, 택배회사 등이 눈에 들어왔다. 
드라마 ‘대조영’ 촬영지도 폐허가 돼 있었다. 촬영지 앞 체험관과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쉼터까지도 새하얗게 불타 재만 흩날렸다. 드라마 촬영 시 사용했던 공성전 투석기, 주변 잔디와 나무 등도 모두 불에 타서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 멀쩡한 것은 커다란 비석인 ‘설악씨네라마광개토대왕비’뿐이었다 
한 방송국 기자가 최초 산불이 발생됐다고 추정되는 지점에서 방송을 찍고 있다.
한 방송국 기자가 최초 산불이 발생됐다고 추정되는 지점에서 방송을 찍고 있다.ⓒ민중의소리
산불 최초 발생지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한 주유소인 것으로 추정된다. CCTV에서 불꽃이 튀는 모습이 잡힌 것이다. 한전 관계자 또한 “개폐기와 연결된 전선에 이물질이 날라와 스파크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확한 감식 결과는 10일 뒤에나 나올 예정이다.
주유소가 불타진 않았지만, 주유소 담장 옆 ‘광케이블 매설지역’ 푯말이 세워진 들판과 숲이 모두 검게 그을려 있었다. 현장에 도착했을 무렵, 한 방송국 기자가 불탄 흔적을 가리키며 ‘산불 최초 발생지로 추정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산불 최초 발생지서 용촌1리까지 직선거리는 약 7km다. 중간엔 도로가 있었고, 용촌천이 흐르고 있었지만 소용없었다. 불길은 바다 방향으로 마을을 향해 거의 일직선 형태로 내려왔다. 강한 바람이 불길을 바다 쪽으로, 마을 방향으로 옮겨붙인 모습이었다. 

이승훈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북한에 '항복 문서' 들이민 미국, 이면엔 '행정 쿠데타'

[정욱식 칼럼] 미국의 의도를 묻는다



3월 30일 <로이터> 통신은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비핵화 정의 문서'를 입수해 그 내용을 전했다. 여기에는 눈을 의심케 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됐다. 

여기에는 상상할 수 있는 요구가 거의 망라되어 있다. 북한이 핵무기와 핵물질을 미국에 넘기고, 핵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과 생물무기 및 화학무기도 폐기해야 하며, 생화학무기 개발로 전용될 수 있는 이중 용도 시설도 폐기하라는 것이다. 

언론에서는 여전히 이를 두고 '빅딜 문서'라고 하지만, 엄밀한 말하면 이는 '항복 문서'에 가깝다. 이는 곧 북한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미국도 이를 모르지 않았을 터이다. 그래서 묻게 된다. 도대체 미국의 의도는 무엇인가?

미국이 일단 최대치를 제시해 협상 과정에서 이를 조율해 핵심적인 목표, 즉 북핵 폐기를 받아내겠다는 심사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반대로 미국이 상기한 내용을 모두 받아내겠다는 생각이라면, 얘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표면적으로는 대화의 시늉을 하면서도 북한의 거부를 구실삼아 다른 이익이나 목표를 추구하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확신범' 볼턴과 '정치적 야심'의 폼페이오 
주목할 점은 '비핵화 정의 문서'에 존 볼턴 백악관 안보 보좌관의 지론이 고스란히 담겼다는 것이다. 그는 작년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른바 '리비아 모델'을 운운해 정상회담의 좌초시킬 뻔한 적이 있었다. 이에 분개한 트럼프가 그를 한동안 대북정책 결정 과정에서 밀어냈을 정도로 말이다.  

그랬던 그가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해선 전면에 등장했다. 볼턴은 일종의 '확신범'에 가깝다. 북한과의 협상은 불필요하고 또한 협상도 붕괴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그의 영향력이 커진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찰떡궁합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에선 흔히 볼턴은 강경파로 폼페이오는 협상파로 일컬어지지만 이는 결코 정확한 분석이 아니다. 하원 의원 및 CIA 국장 재직 시 폼페이오도 볼턴 못지않은 강경파였다. 

하지만 국무장관으로 기용되어 북미협상 총괄 임무가 주어지면서 협상파로 인식된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작년 7월 방미 때부터 강경파로서의 본색을 또다시 드러내기 시작했다. 북한이 폼페이오를 줄곧 불신하면서 트럼프와의 담판을 원했던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더구나 폼페이오는 정치인이다. 그는 2020년 11월 중간선거에서 캔자스주 상원의원으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또한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 하마평에도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본인의 정치적 야심에 도움이 되느냐의 여부가 대북 협상의 가늠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의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3월 18일 자 <중앙일보>에 따르면, 그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직후에 일본을 방문해 아베 신조 정권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노이 회담이 볼턴 보좌관 때문에 '노딜(No deal)'이 된 것처럼 돼 있지만 사실 회담장에서 볼턴보다 폼페이오의 입장이 강경했다. 폼페이오는 향후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이루는 데 북한과의 안이한 타협은 도움이 안 될 것으로 봤다" 

행정적인 쿠데타가 벌어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워싱턴 소식통을 인용해, '비핵화 정의 문서'는 국무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재무부, 에너지부 등의 핵심 관계자들이 모여 누락 사안이 있는지 꼼꼼히 검토하면서 작성된 것이라며 "이 문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충동적으로 어정쩡한 타협을 하지 않도록 제어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 내용은 밥 우드워드의 책 <공포 : 백악관의 트럼프>를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 9월에 출간된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나라는 놀랍게도 '북한'이다. 또한 이 책의 결론은 미국의 현직 관료들이 대통령을 상대로 "행정적인 쿠데타"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함축하는 바는 전쟁도, 김정은과의 담판도 불사할 수 있는 트럼프에 대해 현직 관료들이 공포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들은 한반도에서 전쟁도 평화도 아닌 현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단언컨대, 미국 관료들이 '비핵화 정의 문서'를 작성하면서 북한이 이를 수용할 것이라곤 애초부터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동시에 트럼프에겐 제재를 비롯한 최대의 압박을 가하면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이루게 될 것이라고 설득했을 것이다.

그 타이밍이 절묘했다.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헨의 의회 증언이 하노이 정상회담 일정과 정확히 일치하고 만 것이다. 트럼프는 호텔 방에서 코헨이 자신을 "거짓말쟁이", "사기꾼"으로 칭하는 게 미국 방송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것을 보고는 모종의 결심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노이에서 '노딜'을 선택해 미국 언론의 헤드라인을 바꾸겠다고 말이다. 동시에 김정은과의 노딜을 중국과의 무역협상 및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상업적 욕구도 작용하고 말았다. 

하여 문재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에 하노이 정상회담 결과에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 따져 물어야 한다. 왜 결정적인 순간에 북한이 거부할 것이 뻔한 문건을 들이밀어 협상을 결렬시켰냐고 말이다. 첫째 날(27일) 논의된 북미 양측의 제안을 조율하는 데 보냈어야 할 둘째 날을 왜 문건 들이밀기로 파탄시켰냐고 말이다.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최대 피해자는 다름 아닌 한국이다. 그래서 당당해져야 한다. 미국에 사정하는 태도로는 결코 미국을 바꿀 수 없다. 

관련기사

뉴욕타임스가 보여준 가짜뉴스 대응법

[미디어오늘 1194호 사설]

미디어오늘 media@mediatoday.co.kr  2019년 04월 06일 토요일

가짜뉴스의 역사는 길다. 유언비어에 시달려온 로마 황제들은 유언비어 감시자를 임명해 매일 시중의 소문을 듣고 궁정에 보고토록 했다. 64년 폭군 네로가 미쳐서 로마를 불태웠다는 뉴스도 반대파들이 조작한 가짜뉴스였다. 가짜뉴스는 소크라테스까지 죽였다. 그는 그리스 청년들을 타락시키고 반역을 선동했다는 가짜뉴스의 희생양이 됐다.
징기스칸은 항상 공격에 앞서 첩자들을 적지에 먼저 보내 몽골 병력 수와 그들의 잔혹·무모함을 과장해서 퍼뜨렸다. 실제 징기스칸 부대는 기동력 있는 소규모 기마대에 불과했다.  
뉴욕타임스는 1964년 3월14일자 1면에 새벽에 귀가하던 28살 여성 키티 제노비스가 살해되는 걸 목격한 이웃 주민 38명 누구도 신고도, 돕지도 않았다고 보도했다. 전날 새벽 3시30분께 약 30여분 동안 뉴욕 퀸스의 한 아파트 앞에서 제노비스가 여러 차례 흉기에 찔려 숨졌다. 뉴욕타임스는 첫 공격 뒤 누군가 ‘그녀를 혼자 내버려두라’고 소리치는 바람에 범인이 잠시 도망갔다가 아무도 키티를 도우러 나오지 않자 다시 나타나 키티를 흉기로 난자했다고 썼다.  
▲ 1964년 3월14일 ‘뉴욕타임스’ 기사. 사진=뉴욕타임스 누리집 갈무리
▲ 1964년 3월14일 ‘뉴욕타임스’ 기사. 사진=뉴욕타임스 누리집 갈무리
▲ 1964년 뉴욕타임스 도시판 편집자 로젠탈
▲ 1964년 뉴욕타임스 도시판 편집자 로젠탈
이 사건은 목격자가 너무 많으면 ‘나 아니라도 누군가 신고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방관자가 되고 만다는 심리학 용어 ‘방관자 효과’의 대표 사례로 50년 넘게 인용돼왔다. 이 사건은 미국 100여개 심리사회학 교과서에 사례로 실렸고, 이 사건으로 911 신고전화가 가동됐다. 그러나 동생 빌 제노비스가 십수년을 추적한 결과 뉴욕타임스 보도는 가짜뉴스였다.
피해자의 남동생 빌 제노비스는 2004년부터 누나 죽음의 진실을 추적했다. 12년 조사 끝에 남동생은 2016년 뉴욕타임스 보도가 가짜였다며 다큐멘터리 영화 ‘목격자’를 통해 이 사실을 공개했다.
애초 38명이나 되는 목격자는 없었다. 범인이 제노비스를 흉기로 공격하는 걸 본 주민은 6명에 불과했다. 피해자 비명에 4명은 가정폭력이라고 생각했고, 2명은 경찰에 전화로 신고했다. 특히 소피아 파라르라는 여성은 키티를 도우러 뛰어 내려왔고, 키티가 숨질 때 그녀를 안고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처음엔 이 사건을 단신처리했다가 주민들이 방관했다는 얘기를 들은 데스크 손에 커졌다. ‘도시의 방관자’라는 프레임을 고집했던 데스크 로젠탈은 자기가 듣고 싶은 팩트만 끌어 모으다가 대형 사고를 쳤다.  
수천년 계속된 가짜뉴스에 대응법은 두 가지다. 더 큰 가짜뉴스를 만들어 기존의 가짜뉴스를 덮거나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는 거다. 전자는 대부분 권력자들이 애용했다.
궁지에 몰린 네로는 자기보다 더 큰 증오의 대상이었던 기독교인이 불을 냈다고 가짜뉴스를 퍼뜨려 위기를 모면했다. 늘 여성과 이주민 같은 소수자가 더 큰 가짜뉴스의 희생자였다. 
▲ 가짜뉴스.
▲ 가짜뉴스.
뉴욕타임스는 후자를 택했다. 뉴욕타임스는 2016년 52년만에 제노비스 오보를 인정하는 사과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아직도 뉴욕타임스가 해야 할 사과기사는 많이 남아 있다. 불황에 일자리 잃은 노동자들의 생존시위에 붉은 칠을 하고 모두가 이탈리아 놈들이라며 총알 밥을 먹여야 한다고 퍼부었던 섬뜩한 사설은 지금도 선명하다.
그런 만큼 뉴욕타임스의 사과는 그냥 나오지 않았다. 제노비스 동생과 1인 미디어의 집념과 함께 미국민들의 높아진 인식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다. 제 아무리 팩트체크 매체가 늘어도 이를 비웃듯 늘어나는 가짜뉴스 홍수를 막으려면 국민들 인식도 함께 성장해야 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http://www.mediatoday.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