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4일 일요일

사드 2년, 소성리는 봄에서 겨울로 간다

[포토스토리] 정식 배치 예고된 소성리의 불안한 4월
2019.04.15 08:04:07




봄빛이 아름다운 마을이었다. 옅은 풀빛에 붉은 진달래, 하얀 벚꽃이 작은 마을을 수 놓고 있었다. 하지만 생동하는 봄빛에 취할 수만은 없는 어딘가 그림자 짙은 마을이 소성리였다.    

경북 성주에 임시 배치된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정식 배치 수순을 밟기 시작했다. 미군이 사업계획서를 냈고, 정부는 곧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중단된 공사가 4월 재개된다는 소식도 들린다. 주민들은 수요일마다 집회를 열고 있다. 사드 배치 2년이 되는 27일에는 대규모 평화행동도 예고하고 있다.    

주민들은 사드 철수부터 주장한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사드가 필요한지부터 판단한 뒤 결정하자는 것이다. 사실 사드는 국회 비준도 없이 일단 배치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이 문제를 지적했다. 소성리에서 심심찮게 '불법 사드'라는 표현을 볼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권이 바뀌었지만 환경영향평가가 '소규모'에서 '일반'으로 급을 높였을 뿐 이미 사드가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큰 변화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한반도에 불어 온 훈풍에 한 때 기대감이 있었으나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다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 와중에 미군은 3월 정식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고, 정부는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예고하고 있다. 성주, 김천 주민들은 사드가 없는 상태에서 필요를 먼저 따지고, 필요하다면 환경영향평가도 '일반'이 아닌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간 10일 성주 소성리를 찾았다. 주민들은 대통령의 방미에 작고 막연한 기대감을 가질 뿐이었다. 국내외 첨예한 정세에 휘둘리는 작은 마을의 주민들은 깊은 불안과 작은 기대, 짙은 우울과 어두운 시계(視界)를 갖고 있었다. 

봄에서 여름으로 가는 한반도, 그 속에서 봄에서 겨울로 가고 있는 소성리의 풍경을 담았다.  


▲ 사드가 임시 배치된 지 벌써 2년이 됐다. 소성리는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수요시위를 연다. 토요일에는 마을에서, 일요일에는 김천역 광장에서 촛불집회가 열린다. 사드 반입 2년이 되는 이달 27일에는 기지 앞에서 소성리 범국민 평화행동을 연다. ⓒ프레시안(최형락)
 
 
 
 
 
▲ 소성리 주민들의 마음이 불안하다.사드 배치는 유사시 제일 먼저 타격받는 위험한 땅이 된다는 의미다. ⓒ프레시안(최형락)





▲ 막아도 소용 없었다. 말도 제대로 안 해준다. 못배운 사람들이라고 그러는지 듣지도 않는다. 나라에서 밀어부치는데 막는다고 막아지는 것도 아니다...... 소성리 주민들의 패배감은 짙었다. 억울함과 분노, 무기력감이 뒤섞여 있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사드 기지 인근의 산에는 여러 겹으로 된 철조망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사드 레이다 반경 3.6킬로미터 내에 2000여명의 주민이 산다. 멀리 보이는 마을은 연명리와 노곡리 일대 ⓒ프레시안(최형락)
 
 
 
 
 
▲ 전쟁 반대 현수막 걸린 연명리. 인체 유해성 논란이 큰 사드 레이더 3.6킬로미터 반경 내 마을이다. ⓒ프레시안(최형락)





▲ 김천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 김천은 사드 북쪽에 위치한다.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최형락)
 
 
 
 
 
▲ 이런 와중에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여러 차례 소성리를 찾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의 말에 따르면, 농사 짓는 주민들을 따라다니며 '빨갱이'라고 소리치거나, 그 앞에서 소변을 보는 등 해괴한 일들도 있었다. ⓒ프레시안(최형락)





▲ 소성리. 뒤로 보이는 산 속에 사드 기지가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최형락 기자 chr@pressian.com 구독하기 최근 글 보기

황교안, 나경원 면담요청 대학생, 구속 영장 기각으로 석방

황교안, 나경원 면담요청 대학생, 구속 영장 기각으로 석방
김영란 기자 
기사입력: 2019/04/14 [19:2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14일 저녁 6시 45분경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석방된 윤태은 씨(가운데) [사진-한국대학생진보연합 페이스북]     

▲ 2박 3일간 석방투쟁을 벌였던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윤태은 씨를 맞이하고 있다 [사진-한국대학생진보연합 페이스북]     

▲ 영등포 경찰서 앞에서 2박3일에 걸친 '연행학우 석방투쟁'을 마무리하고 있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사진-한국대학생진보연합 페이스북]     

나경원 의원실에서 황교안나경원 사퇴 요구를 하며 면담을 요청하다 경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던 윤태은 씨가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14일 오후 6시 45분경 석방되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이 경찰이 구속영장 청구 부당성을 알리며 석방을 요구한 탄원서는 24시간도 안 되어 1만 3천여 명의 시민들이 동참했다.

대진연은 함께 힘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합니다라고 탄원서를 보내주신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했다.

대진연은 현재 영등포 경찰서 앞에서 연행 학생 석방 투쟁을 마무리하고 있다.

지난 12일 나경원 의원실에 황교안나경원 사퇴를 요구하며 면담요청했던 학생들 22명이 전원 연행되었다가 윤태은 씨만 구속영장이 발부되었다.

대진연은 12일부터 윤태은 씨가 석방되는 2박 3일간의 투쟁을 벌여투쟁의 정당성과 국민적 지지를 모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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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 산 뒤 묘지 만들고 보도블록까지…법 무시하는 국회의원들

등록 :2019-04-15 04:59수정 :2019-04-15 07:42


[여의도 농부님, 사라진 농부들] ④늘어나는 ‘무늬만 농지’
지난 8일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길명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지. 2013년 6월 ‘농업 경영’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농지에 묘지가 조성됐다. 포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8일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길명리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지. 2013년 6월 ‘농업 경영’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농지에 묘지가 조성됐다. 포천/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탐사기획] 여의도 농부님, 사라진 농부들
64만6706㎡. 국회의원 99명(배우자 소유 포함)이 보유한 농지 면적이다. 그들의 농지는 자신의 개발 공약과 가까웠고, 예산을 확보해 도로를 내거나 각종 규제 해제에 앞장서면서 땅값이 뛰었다.
2526.1㎞. 5개월간 국회의원 소유 농지를 찾아다닌 거리다. 풀이 허리만큼 자라도록 버려진 땅, 씨앗이 심기지 않은 논과 밭이었다. 전체 국회의원 298명 가운데 농지를 보유한 의원은 33%다.
1549.4㎢. 2008년부터 2017년까지 10년 동안 서울과 인천을 합친 규모의 농지가 사라졌다. 값싼 땅이 새도시, 산업단지 등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외지인들은 개발 예정지 인근을 사들였고, 농부는 그 땅의 소작농이 되었다. 땅을 잃은 농부들은 더 값싼 경작지를 찾아 떠났다. 의원은 농지를 왜 매입했을까. 국회의원 소유 농지를 둘러싼 이해충돌 문제와 사라진 농부들의 사연을 6차례에 걸쳐 싣는다.
‘창고, 묘지, 아버지 산소 가는 길 확보.’
농사지을 목적이 아니면서, 현직 의원 신분으로 매입한 밭의 실제 이용 목적이다. 현직 의원들이 ‘농업 경영’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편법으로 발급받아 밭을 매입한 뒤 묘지를 조성하거나 허허벌판 상태로 방치했다. 농지의 경우, 헌법이 규정한 ‘자경 원칙’을 지키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 취득 및 등기를 할 수 있다. 법률을 만들고 심사하는 현직 의원들이 농지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고 토지 취득 이후 농지법이라는 ‘법의 형식’에 맞추려 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우상호 김학용 안상수 등
농지취득자격증명 편법 발급
정보공개 청구로 17명 확인
“법 허술하고 단속 의지 약해”

‘묘지 조성’ 편법 쓴 우상호
옥수수 콩 짓겠다고 2340㎡ 매입
어머니 묘지 조성, 9개월 뒤 신고
농지·장사법 위반…“투기 목적 아냐”

밭에 보도블록 깐 원유철
수십평 보도블록에 불법 컨테이너
안에는 팩스·전화기·옷가지들
취재 나서자 부랴부랴 철거

투기 부르는 손쉬운 농지 취득
혁신도시 등 업고 비농업인 매입 급증
‘자경원칙’ 농지법 위반 의식도 못해
농지면적 2배 일본보다 거래량 갑절
<한겨레>는 1996년 이후 농지를 매입한 의원 37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발급받은 농지취득자격증명과 농업경영계획서를 대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1996년 농지법 개정 이후 취득한 농지의 경우,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야 취득이 가능하다. 그 이전에는 주소지와 경작지 간의 거리인 ‘통작 거리’에 따라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지면 농지 취득을 제한했다. <한겨레>가 확보한 17명의 농지취득자격증명 가운데 사실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현직 의원들이 발급받은 공문서도 더러 있었다. 농지법 58조는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자, 승인 없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자, 타용도 일시 사용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농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한겨레>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국회의원 17명의 농지취득자격증명, 농업경영계획서, 농지원부. 의원들이 농업경영계획서에 작성한 재배 작목에는 벼, 채소류, 잡곡, 콩, 채소, 옥수수, 고추, 배추, 사과, 과실수 등 다양한 작물들이 기재돼 있었다. 보유 기계로는 삽과 호미, 트랙터, 경운기 등이 적혀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한겨레>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국회의원 17명의 농지취득자격증명, 농업경영계획서, 농지원부. 의원들이 농업경영계획서에 작성한 재배 작목에는 벼, 채소류, 잡곡, 콩, 채소, 옥수수, 고추, 배추, 사과, 과실수 등 다양한 작물들이 기재돼 있었다. 보유 기계로는 삽과 호미, 트랙터, 경운기 등이 적혀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 ‘묘지 전용 허가’도 받기 전에 무덤으로 쓰인 의원님 밭
묘지와 집, 그리고 사과나무와 고랑이 팬 땅.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3년 6월 1억500만원에 사들인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길명리 밭 2340㎡의 모습이다. 옥수수와 콩을 재배하겠다고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취득한 농지에는 곧바로 어머니 묘지가 조성됐다.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묘지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저촉 사항을 피해야 한다. 도로나 하천으로부터 200m 떨어져야 하고, 20가구 이상의 인가가 밀접한 지역에서 300m 이상 이격해야 하는 등의 제한이 따른다. 묘지 허가를 담당하는 포천시청 노인장애인과 관계자는 “묘지는 거리 제한 등 다양한 제약 사항이 있어서 허가받기가 어렵다. 군사보호구역과의 거리나 문화재보호법 위반 여부 등을 살펴야 하므로 먼저 묘지를 조성하고 나중에 묘지 전용 허가를 받는 행위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우 의원은 손쉽게 묘지를 조성하기 위해 ‘농업 경영’ 목적의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것이다.
우 의원은 기존에 있던 아버지 묘지를 길명리로 이전한 뒤인 2014년 3월20일 매장 신고를 했고 이튿날 묘지 허가가 떨어졌다. 절차를 무시하고 묘지를 조성한 뒤 9개월이 지나서야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한 것이다. 우 의원은 이 과정에서 농지법과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을 위반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지과 관계자는 “농업 경영 목적으로 농지를 사놓고 곧바로 묘지를 조성한 행위는 농지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장사법 8조를 보면 “매장을 한 자는 매장 후 30일 이내에 매장지를 관할하는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길명리에 자리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지. 포천/김명진 기자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길명리에 자리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지. 포천/김명진 기자
묘지를 조성하고 남은 밭 일부에는 허가 절차를 밟아 2017년 집을 지었다. 우 의원은 “절차적으로 법을 어겼다는 사실을 지적하면 달게 받겠는데 투기 목적은 정말 아니다. 빨리 묘지 터를 구하다 보니 토지 구매는 우리 직원들과 현지에 있는 대리인들이 했다. 어머니를 묻은 뒤 경지 정리를 했다. 의원 신분으로 넓은 땅에 모두 농사지을 수는 없어서 사과나무를 심고 나머지 밭에는 옥수수, 채소 등을 직접 심었다”고 해명했다.
■ 현직 의원이 잡곡 농사 짓겠다고
지난달 14일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의 농지 일대 전경. 잡곡 농사를 짓겠다고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매입한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오두리 논은 허허벌판이었다. 동그랗게 물이 고인 김 의원의 농지는 다른 이들의 토지로 둘러싸여 있다. 안성/김명진 기자
지난달 14일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의 농지 일대 전경. 잡곡 농사를 짓겠다고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매입한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오두리 논은 허허벌판이었다. 동그랗게 물이 고인 김 의원의 농지는 다른 이들의 토지로 둘러싸여 있다. 안성/김명진 기자
지난 2월9일 찾아간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의 논은 허허벌판이었다. 김 의원은 2018년 5월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오두리에 자리한 논 1243㎡를 취득하면서 ‘잡곡 농사’를 짓겠다고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했다. 농업 경영 목적의 농지취득자격증명도 발급받았다. 김 의원은 농지를 취득한 경위에 대해 “아버지 산소가 이 땅 옆에 있는데 해당 농지의 주인이 나에게 연락을 해왔다. 다른 사람이 이 땅을 사게 되면 김 의원이 아버지 산소 가는 길이 막히게 될 텐데 먼저 김 의원에게 우선권을 주고 싶다고 하기에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다른 사람들도 나무를 심길래 그렇지 않아도 나도 나무를 심으려 한다”고 말했다. 주승용 바른미래당 의원(국회부의장)도 2017년 전남 여수시 소라면 덕양리에 밭과 임야를 매입하면서 ‘농업 경영’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 주 의원은 “(아내가 대표이사로 등기된) 화성산업의 양곡 저장 창고 신축을 하려고 임야와 농지 4000여평을 매입했는데 대다수 농지취득자격증명이 필요 없는 제1종 주거지역이었다. 이 가운데 48평 정도가 자연녹지지역이어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는데 은퇴 시기가 다가오니 48평 정도는 텃밭을 가꾸거나 과일나무를 심을 계획으로 서류를 제출했다. 현재는 수십년 소작을 하신 할머니가 일을 하셔서 자경을 유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도 2016년 9월 ‘주말 체험 영농’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은 뒤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 밭에 농지법 위반 규모의 컨테이너 세 대를 설치했다. 772㎡ 면적의 밭은 대부분 비어 있었다. 농림부 농지과 관계자는 “농지법 23조에서 공직 취임 등으로 휴경하는 예외적 규정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는 기존 소유 농지에 대한 불가피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다. 사실상 자경할 수 없다면, 의원 신분 상태에서 농업 경영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 자리한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의 농지에 컨테이너 3대가 올려져 있다. 농작물이 소량 심어진 컨테이너 주위로 잘 정리된 주변 경작지들이 보인다. 인근 주민들은 “고구마 심어놓고 그냥 내버려두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명진 기자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온수리에 자리한 안상수 자유한국당 의원의 농지에 컨테이너 3대가 올려져 있다. 농작물이 소량 심어진 컨테이너 주위로 잘 정리된 주변 경작지들이 보인다. 인근 주민들은 “고구마 심어놓고 그냥 내버려두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인천/김명진 기자
■ 보도블록 깔린 밭, 뒤늦게 철거한 의원
지난해 12월28일 세번째 찾아간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아내의 농지 주위로 적막감이 감돌았다. 농지에 설치된 컨테이너 옆에 주렁주렁 매달린 옷가지가 전날 밤 모두 치워진 뒤였다. 원 의원 아들의 친구는 자동차를 몰고 와 취재진에게 “왜 남의 땅에 함부로 들어왔냐”며 윽박지르고는 옆에 개를 태운 채 농로를 따라 전속력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원 의원 쪽은 농지에 깔린 보도블록과 농지법 위반 규모의 컨테이너를 제거하기 위해 업자를 불렀다. “보도블록 바닥이 수십평은 되겠구먼.” 바닥을 둘러보던 업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원 의원 아내의 측근인 김아무개 시의원이었다. 김 시의원은 “오늘이라도 당장 보도블록을 깨 달라”고 요구했고 업자는 “오늘 당장 제거는 어렵다”고 말했다.
“원 의원 땅에 농지법 위반 사항이 없다”던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행정복지센터는 취재진이 다녀간 뒤에 뒤늦게 규정 위반 규모의 보도블록을 확인하고 철거를 명령한 것이다. 농지법 시행규칙은 20㎡ 이하 농막용 컨테이너를 허용하지만 그 이상은 따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농기계 보관에 필요한 농막을 과도하게 허용할 경우 농업 목적 외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을 우려해서다. 원 의원 아내가 2016년 매입한 농지에는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두 대가 설치돼 있었고 일부 바닥에는 보도블록이 깔려 있었다.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더니 팩스기, 전화기 두 대, 사무용 책상, 각종 서류, 옷가지 등이 있었다. 비료 등 농사를 지은 흔적은 있었다. 원 의원은 “블루베리 농사를 직접 지어왔다. 몇분 간격으로 굉음을 내는 고속철도가 머리 위로 지나가는 농지를 (농업 아닌) 다른 이유로 구입할 이유가 없지 않겠느냐. 규정을 몰라서 실수로 컨테이너를 두 대 설치하고 보도블록을 깔았는데 모두 철거했다. 조금의 실수도 나의 잘못이며, 아들이 필요한 물건을 컨테이너에 넣어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해창리에 자리한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아내의 농지에 깔린 보도블록과 농지법 위반 규모의 컨테이너. <한겨레>가 취재를 시작하자 원 의원 아내는 보도블록과 컨테이너 제거를 위해 업자를 불렀다. 사진 중간에 국방색 바지를 입은 이가 철거업자다. 컨테이너 안에는 팩스, 전화기 두 대, 사무용 책상 등이 있었고, 컨테이너 밖에 매달려 있던 옷가지들이 급히 치워졌다. 평택/박유리 기자
지난해 12월 경기도 평택시 고덕면 해창리에 자리한 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아내의 농지에 깔린 보도블록과 농지법 위반 규모의 컨테이너. <한겨레>가 취재를 시작하자 원 의원 아내는 보도블록과 컨테이너 제거를 위해 업자를 불렀다. 사진 중간에 국방색 바지를 입은 이가 철거업자다. 컨테이너 안에는 팩스, 전화기 두 대, 사무용 책상 등이 있었고, 컨테이너 밖에 매달려 있던 옷가지들이 급히 치워졌다. 평택/박유리 기자
■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받고도 기억 못 하는 의원
“내가 농지를 매입한 적이 있습니까?” 본인의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 사실을 잊은 의원도 있었다. 이정현 의원은 1996년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용봉리 농지를 매입하면서 농업 경영 목적으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았다. 농지를 매입한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던 이 의원은 이후 <한겨레>에 전화를 걸어와 “종친회에서 내 이름을 포함해 자손들 세 사람 명의로 산 농지인데 재산상 가치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이 지역구인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 아내가 2008~2014년 벼와 잡곡, 묘목, 가시오가피 등을 재배하겠다고 매입한 강원도 홍천군 북방면 원소리와 구만리 일대 농지 13만515㎡ 가운데 일부 땅도 버려지다시피 한 상태로 방치돼 있었다. 이밖에도 <한겨레>가 확보한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 연도, 당시 매입자의 직장과 농지 위치 등을 봤을 때 과연 실제 농사 목적으로 산 땅인지 의심이 가는 사례가 대다수였다. “투기 목적의 취득은 전혀 아니다.” 농지 취득 절차상의 문제를 인정하거나 무엇이 문제인지조차 모르는 의원들이 뒤섞인 가운데 이들은 모두 재산 증식의 목적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농지법과 자경 원칙을 규정한 헌법의 절차적, 실체적 정당성보다는 취득한 농지가 재산 증식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해명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원 의원 아내의 경우처럼 직접 농사를 지었다고는 하나, 이들의 농업 경영 행태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단속은 사실상 부재했다.
■ 손쉬운 취득이 비농업인의 농지 소유를 부른다
일부 의원들의 사례처럼 한국에서는 누구나 허위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발급받아 손쉽게 농지를 매입할 수 있다. 이제 농지법은 아무나 어기고, 누구나 어기고서도 법을 위반했다는 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게 현실이다. 쉽게 취득할 수 있는 농지 매입 절차로 인해 비농업인들의 투기 수요가 만연해지고 진짜 농부들의 자경 비율은 감소하게 된다는 사실은 망각된다. 경기도, 인천에서 만난 수많은 농부는 “통계에 잡히진 않지만, 이 일대 농지의 80~90%가 농사짓지 않는 외지인들이 사들인 땅”이라고 말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4년 12월 발간한 ‘농지 거래 행태 조사와 제도개선 방안 보고서’를 보면, 비농업인의 농지 매입이 늘어날수록 농지 거래 면적은 점차 감소하고 외지인들의 매입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다. 농지취득자격증명 발급 한 건당 농지 면적이 2004년 2400㎡에서 2013년 1800㎡로 감소했다. 거래 관행을 보면 같은 마을, 옆 마을 주민과의 거래 비중은 1997년 61.5%에서 2014년 44.3%로 감소했다. 다른 시·군 사람과의 거래 비중은 같은 기간 21.3%에서 26.2%로 증가했다. 2013년 우리나라 농지 매매 면적은 5만4402㏊로 전체 농지 면적의 3.2%다. 이 보고서를 보면 2004~2005년 농지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는데 “당시 혁신 도시 지정 등으로 인한 개발 기대가 크게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일본의 경우 농지를 매입할 때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농업위원회의 ‘허가’를 받는 절차가 까다롭다. 이에 따라 일본은 한국보다 농지 면적이 2배 이상 넓지만 농지 거래 면적은 연간 3만1000~3만9000㏊ 정도로 우리나라의 절반에 그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한겨레>의 ‘여의도 농부님, 사라진 농부들’ 연재에 지난 4일 성명을 내어 “입법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농지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은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실제 영농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농지를 가진 국회의원들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속죄하기 바란다. 앞으로 침묵으로 일관할 경우 14만 회원을 비롯한 250만 농업인은 앞으로 다가올 21대 총선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반드시 그 책임을 따져 물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평택 안성 홍천 인천/박유리 기자 nopimuli@hani.co.kr

세월호 '파란 바지의 의인', 41.6km를 달리다

[언론 네트워크] "달리면 숨 쉬기 힘들 정도로 고통,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뛴다"

2019.04.14 13:31:48


세월호 5주기를 사흘 앞둔 13일 오전 제주시 구좌읍 종달포구. 김동수씨 아내 김형숙씨가 두 딸과 함께 '꼴통 동수 달려'라고 적힌 피켓을 내보였다.

바로 옆 포구 주차장에 동수씨가 가슴팍에 '세월호를 잊지 말아주세요'라고 쓰여진 옷을 입고 연신 몸 풀기에 여념이 없었다.

정해진 시간이 되자, 동수씨 주변으로 6명의 달림이들이 모여들었다. 서로 오른 손을 앞으로 내밀더니 완주의 의미를 다음은 파이팅 포구에 울려퍼졌다. 
▲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종달항을 찾아 완주를 기원하고 있다. ⓒ제주의소리(김정호)

구좌읍 출신인 동수씨는 어릴 적부터 운동을 잘했다. 체육교사의 눈에 띄어 고등학교까지 육상선수를 했다. 제주고를 졸업하고 6년간 모교인 김녕중에서 육상 순회 코치도 맡았다. 

후배 이동헌(47)씨는 동수씨를 학창시절부터 건강하고 의협심과 열정이 넘치는 선배로 기억했다. 선배가 홀로 달린다는 소식을 듣고 동호회 회원들 선뜻 함께 발을 맞추기로 했다.

여느 가장들과 같이 직장 생활을 하던 중 2005년 지인의 권유로 마라톤 동호회 활동을 시작했다. 뛰기는 누구보다 자신 있었다. 흘리는 땀만큼 걱정거리도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고된 화물기사 생활을 하면서도 달리기는 그와 함께였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 김동수씨의 달리기를 응원하기 위해 출발점인 제주시 구좌읍 종달항을 찾은 아내(왼쪽)와 두 딸(오른쪽). 막내딸은 아버지를 응원하기 위해 제주시내 일부 구간에서 함께 달리기에 나서기로 했다. ⓒ제주의소리(김정호)

동수씨는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58분 전남 진도군 병풍도 앞 인근 해상에서 세월호 침몰이 시작되자, 선내 소방호스를 자신의 몸에 감고 단원고 학생 등 20여명의 목숨을 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쪽 손가락 신경이 끊어지고 어깨를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 사람들은 단원고 학생들을 구하는 동영상 속 그의 모습을 보고 '파란바지의 의인'이라는 별명을 지어줬다. 

정부는 세월호 참사 1년여 뒤인 2015년 6월 동수씨를 의상자로 인정했다. 2018년 1월에는 국민훈장 동백장까지 수여했지만 그날의 기억은 지금껏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다.

극단적 선택만 수차례였다.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오지 않고 진통제를 들이켜도 찢어지는 고통은 계속됐다. 효능을 높인다면 독한 약을 처방할수록 몸과 정신은 망가져 갔다.

올 초부터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사려니 숲길과 한라산 둘레길을 돌며 정신을 다잡았다. 달릴수록 고통도 더해졌지만 목표한 지점에 다다르면 쏟아지는 땀과 함께 시름도 흘러내렸다.  

무엇보다 아내와 두 딸에 대한 미안함이 컸다.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가족들을 위해 무엇이라고 하고 싶었다. 시험을 앞둔 두 딸을 위해 응원하고 기도한다는 의미도 담았다.

▲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완주를 기원하며 레이스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김정호)

곧이어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4월16일 그날을 기억해 41.6km를 달리기로 했다.

동수씨는 목적지를 제주항 2부두로 정했다. 그날 배가 가라앉지 않고 순항했다면 부품 꿈을 안고 제주로 수학여행에 나선 단원고 학생 324명 등 476명의 승객들이 도착했을 곳이다.

아빠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딸도 힘을 보탰다. 취업 준비에 바쁜 둘째 딸 예나(23)씨는 목적지에서 자신의 영웅인 아빠를 응원하며 제주항까지 함께 뛰기로 했다.

"달리면 숨 쉬기 조차 힘들 정도로 고통스럽죠. 그래도 뛰고 또 뛰었어요. 어쨌든 오늘 하루는 넘길 수 있으니. 이제 나 때문에 고생한 가족들을 위해,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뜁니다."

동수씨는 세월호 10주기에 새로운 도전에 계획하고 있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세월호의 흔적을 따라 인천항에서 완도항까지. 4월16일을 잊지 말라며 거리도 41.6km로 정했다.

▲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씨가 4월16일을 기억하기 위해 41.6km 달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옛 마라톤 동호회 동료였던 베스트탑 소속 달림이들이 완주를 기원하며 레이스에 동참했다. ⓒ제주의소리(김정호)

프레시안=제주의소리 교류 기사

윤지오씨 “모두 고마웠습니다…뉴시스 빼고”

‘13번째 증언’ 북콘서트 열어…“할 수 있는 증언은 다 했다”

박서연 기자 psynism@mediatoday.co.kr  2019년 04월 14일 일요일

“이렇게 책을 발간해서 지난 일을 폭로한 이유는 저를 위해서다. 물론 (장자연) 언니를 위해서도, 사회를 위해서 하는 것도 있다. 앞으로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태어날 아들, 딸 앞에서 훗날 부끄러워지고 싶지 않다.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윤지오씨)
‘고 장자연·윤지오를 응원하는 사람들’은 14일 오후 4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윤지오씨의 북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사회는 개그맨 김승환씨가 맡았고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창일 신부,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과 윤씨를 응원하는 100여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윤지오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서 윤지오(오른쪽)씨가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윤지오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에서 윤지오(오른쪽)씨가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윤지오씨는 그동안 옆에서 힘이 돼준 친구라고 밝힌 신다영씨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콘서트를 시작했다. 윤지오씨는 콘서트 참가자들을 향해 “한분 한분 평생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윤씨가 낸 책 ‘13번째 증언’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는 수많은 인터뷰로 최근 한 달간 언론의 중심에 있었다. 
북콘서트가 시작되기 전 한 시민은 “중국에 있는 딸 대신 꽃다발을 대신 주고 싶다”며 무대위로 올라와 윤지오씨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사회자인 이승환씨가 “이 책을 쓰겠다고 결심한 시기가 언제냐”고 묻자 윤지오씨는 “일기 형태의 기록을 조사받기 시작할 때부터 썼다. 기록은 꾸준히 해왔다. 이 책을 언제, 어떻게 출판할지 고민이었다. 비공개로 쓰고 싶었는데 공개로 쓰면 소설이다, 거짓말이다 등 공격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얼굴도 공개하고 이름도 공개했다. 숨기고 싶은 이야기도 다 담았다. 법조인분들과 10번의 수정작업을 거쳐 출판했다”고 밝혔다. 
윤씨는 “악플을 거의 다 본다. 사람들은 왜 이제야 이야기하는지 묻는다. 이익을 추구하러 나온 게 아니냐고 묻는데 늦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섣불리 나오기 어려웠다.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벗어난 일”이었다며 지난 10년을 떠올렸다. 
그동안 윤지오씨를 도왔던 박창일 신부는 “처음 윤지오씨를 만났을 때 눈빛이 참 불안했다. 지오씨는 죄를 지은 게 아니다. 오히려 죄인처럼 부끄러워하고 숨었다. 늘 실수하면 안 된다는 불안 속에서 살았다. 부조리를 고발한 사람이 더 행복하게 웃으며 살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자고 외친 사람은 어렵게 살아가고 가해자가 편하게 사는 현실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익제보자로 산다는 것’이라는 코너에서 등장한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은 “지오씨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한다. 피해자들은 가해자에게 피해 입어도 자신의 잘못을 먼저 생각한다. 정신적 어려움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공론화돼서 얼굴을 드러냈을 때 2차 가해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은 삐딱한 시선으로 폭로자를 바라본다. 사건을 만든 사람들은 분명한 의도가 있다. 그러나 피해당한 사람은 의도가 없다. 피해자가 되고 나면 곁가지 공격이 이어진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나쁜 언론들도 있을 것이다. 거대한 언론사가 개입되기도 한 문제”라고 밝혔다. 
윤지오씨는 “이제까지 저를 도와주신 많은 사람들, 기자님들에게 고맙다. 언론들에게도 고맙다. 하지만 뉴시스는 제외하겠다”고 말하며 이날도 뉴시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앞서 뉴시스는 지난 8일 “‘증인’ 윤지오와 장자연 사건”(수정 전 제목 “윤지오, 장자연 사건의 절대선인가”)라는 기자수첩을 통해 윤지오씨가 자신의 성공을 위해 고 장자연씨를 이용하고 있을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 윤지오씨가 14일 북콘서트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 윤지오씨가 14일 북콘서트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 윤지오씨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북콘서트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직접 만든 손카드를 주고 있다. 사진=박서연 기자.
▲ 윤지오씨가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북콘서트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직접 만든 손카드를 주고 있다. 사진=박서연 기자.
그러자 윤씨는 8일 오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여야 국회의원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취재진을 향해 “아침에 뉴시스 기사를 봤다. 정정보도를 부탁한다. 그렇지 않으면 법적 대응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논란이 일자 뉴시스는 당일 오후 기사를 삭제했다. 
한 시민은 윤지오씨에게 “고발하면서 가장 두려웠던 것과 결심하게 된 것은 무엇이냐”고 질문하자 윤씨는 “가장 두려웠던 건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이 떠날 것이라는 게 가장 두려웠다. 연예인 친구들이 많이 응원해줬지만, 결과적으로 남은 사람은 몇 안 된다. 결심한 것은 누가 내 편이고 아닌지 알게 됐다. 하늘이 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날 북콘서트에 참여한 시민들은 윤지오씨를 응원하는 목소리를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려 보냈다. 시민들과 윤지오씨는 야광봉을 흔들며 노래를 불렀고 윤씨는 콘서트에 참석한 사람들을 위해 손수 마련한 카드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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