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1일 금요일

도요새는 왜 해변 모래밭 내달리나

도요새는 왜 해변 모래밭 내달리나

윤순영 2019. 02. 01
조회수 652 추천수 0
갑각류 등 모래 파고들기 전 사냥, 세가락도요는 해변 줄달음 꾼 

크기변환_YSY_785.jpg» 바닷물이 물러난 바닷가 모래에서 세가락도요가 먹이를 찾고 있다.

하얀 비행군단이 해변을 가로지른다. 배의 흰색이 빛을 받아 유난히 돋보인다. 등과 배가 번갈아 보일 때는 마치 카드섹션을 하는 듯 색깔 변화가 현란하다. 물결치는 평평한 바위 위에 60여 마리의 세가락도요 무리가 자리 잡는다. 물결 따라 움직이며 먹이를 찾는다.

크기변환_YSY_3780.jpg» 비행하는 세가락도요 무리.

크기변환_YSY_2024.jpg» 세가락도요가 먹이터로 날아든다.

크기변환_YSY_1560.jpg» 파도가 치지 않는 바위는 쉼터이자 부근의 먹이터로 향할 채비를 하는 곳이다.

암초 주변에는 다양한 생물이 산다. 세가락도요 무리는 이곳을 찾아와 먹이 먹기에 여념이 없다.

크기변환_YSY_1766.jpg» 파도가 밀려오면 슬쩍 몸을 날려 피한다.

크기변환_YSY_7604.jpg» 큰 파도가 밀려오면 자리를 뜬다.

크기변환_YSY_3896.jpg» 다리가 짧기 때문에 큰 파도를 견딜 수는 없다.

세가락도요는 주로 바닷가 모래밭에서 먹이를 찾는다. 파도가 흰 포말을 일으키는 물과 뭍의 경계가 그곳이다. 물결을 따라 정신없이 모래밭을 달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바닷가 모래 속에 숨어있는 등각류, 모래 파기 게 등의 무척추동물이 도요새의 주 먹이이다. 이 무척추동물은 파도가 밀려오면 구멍 위쪽으로 올라와 물결에 실려 온 플랑크톤이나 유기물 조각을 먹고,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모래 깊숙이 숨는다.

도요새가 노리는 건 이들이 모래 깊숙이 들어가기 직전의 순간이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는 경계선을 향해 도요새들이 돌진하는 까닭이다.

세가락도요 무리는 정신없이 먹다가도 물결 따라 정확히 움직이고 큰 파도에 놀라 자리를 옮기기도 하면서 아주 노련한 솜씨로 먹을거리를 찾아낸다. 이미 월동지 환경에 잘 적응한 모양이다.

크기변환_YSY_1851.jpg» 바닷물과 해변의 경계 부근에 몰려 먹이를 찾는 세가락도요 무리. 파도가 덮치기 전에 사냥을 마쳐야 한다.

크기변환_YSY_1938.jpg» 세가락도요가 파도 위로 날아오른다. 바다비오리가 이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있다.

종종걸음으로 모래 위를 빠르게 달려가 부리로 쪼아 사냥하다 저녁이 되면 목욕을 즐기는 일도 빼놓을 수 없는 일상이다. 물로 날개 깃을 털어내며 손질하고 그 자리에서 빠른 날갯짓으로 상승하면서 날개를 말리기도 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세가락도요의 비행 모습은 넋을 놓게 한다.

크기변환_YSY_7738.jpg» 세가락도요가 목욕하는 모습을 홍머리오리가 뒤에서 보고 있다.

크기변환_YSY_7727.jpg» 저녁 무렵이면 목욕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북극해 주변에서 번식하는 세가락도요는 우리나라의 동해 연안 모래 갯벌과 낙동강하구 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다. 2~3마리의 작은 무리, 또는 200~300마리의 큰 무리를 이루어 봄, 가을 이동 시기에 흔히 통과하며 일부는 해안, 하구, 갯벌 등지에서 월동한다. 물이 고인 곳에 흩어져서 먹이를 찾는다.

크기변환_YSY_7718.jpg» 목욕을 마치면 깃털을 말리기 위해 바로 상승비행을 하는 것이 세가락도요의 특징이다.

몸길이 20㎝, 여름철은 전체적으로 적갈색을 띠며 이마에 검은 갈색의 축이 되는 반점이 있다. 배는 흰색이며, 귀 깃, 뺨, 턱, 목에 검은 갈색의 반점이 있다. 겨울철은 몸 윗면이 회백색이다. 조개류, 갑각류, 지렁이, 곤충류 등을 먹는다.

글·사진 윤순영/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한겨레 환경생태 웹진 ‘물바람숲’ 필자. 촬영 디렉터 이경희, 김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