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5일 일요일

청와대가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왜 무산되었나?

[개벽예감288] 청와대가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왜 무산되었나?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8/02/26 [09:30]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남, 북, 미 3자구도로 복잡하게 얽힌 사연
2. 서훈-팜페오 비밀회담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최종결정
3.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서 조용히 진행된 정치곡예
4. 대남특사파견 예측하지 못해 상황을 오판한 청와대와 국정원
5. 조미예비회담이 무산된 원인은 백악관의 자가당착 괴행

1. 남, 북, 미 3자구도로 복잡하게 얽힌 사연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보도기사가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부에 실렸다. 그 보도기사의 핵심내용을 간추리면, 평창동계올림픽이 시작된 지난 2월 10일 당시 서울에 머물고 있었던 조선 고위급 대표들과 미국 고위급 대표들이 청와대에서 비공개 회담을 진행하기로 예정되었는데, 회담을 시작할 시간이 2시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북측 고위급 대표단이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하여 무산되었다는 것이다. 그 사연을 <워싱턴포스트> 취재기자에게 털어놓은 제보자는 마익 펜스(Michael R. Pence) 미국 부통령과 함께 그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닉 에이어스(J. Nick Ayers) 부통령 비서실장이다. 

그날 조선 고위급 대표들이 취소한 회담은 백악관이 조선에게 몇 차례 만나자고 제의하였으나 조선이 번번이 거절하는 바람에 조선에게 말도 붙여보지 못했던 ‘조건 없는 조미예비회담’이다.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부 보도기사에서 미국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미국과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표면을 하면 언제든 북미직접대화가 열릴 수 있다. 미국은 이미 북한측에 회담개최제안을 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그런 제안은 외교채널을 통해 북한에도 공식 전달됐고, 이후에도 이 채널이 수시로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위에서 언급한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부 보도기사가 나왔을 때, 한국 언론매체들은 곧바로 그와 관련된 기사들을 써냈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사연들이 그 보도기사들을 통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조선 고위급 대표들과 미국 고위급 대표들이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진행하려고 하였던 조미예비회담은 워낙 극비로 추진되었기 때문에, 보도기사 몇 편만 읽어봐서는 어떤 복잡한 사연이 얽혀있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더욱이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부에 실린 그 보도기사는 백악관의 제보자가 전해준 사연을 듣고 작성된 것이므로 남, 북, 미 3자구도로 복잡하게 얽힌 사연을 전체적으로 밝혀주지 않았다. 백악관의 시각으로 치우친 서술내용을 남, 북, 미 3자구도로 넓혀 서술균형을 바로잡을 때, 복잡하게 얽힌 사연 전체가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사진 1>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남, 북, 미 3자구도로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은 2018년 1월 4일이다. 그날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Donald J. Trump) 대통령은 전화통화를 하였다. <워싱턴포스트> 2018년 1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을 옆집 아이 부르듯 ‘재인아(Jae-in)’라고 하대하였는데,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대통령님(Mr. President)’이라는 존칭으로 깍듯이 공대하였던 전화통화였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그날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북대화계획에 대해 설명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자기가 남북대화를 위한 환경을 마련하는 공을 세웠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혀달라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하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그 발언에는 남북관계개선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겼지만, 남북관계개선이 마치 자기 노력으로 시작된 것처럼 착각한 것은 그가 정상인보다 약간 낮은 지능을 가졌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2018년 1월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엿새 만에 또 다시 전화통화를 하였다. <로이터통신> 2018년 1월 10일 보도에 따르면, 그 전화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1월 9일에 있었던 남북고위급회담이 잘 진행되었다고 설명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서 조선과 대화하려고 한다”고 말하였고, 펜스 부통령을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 단장으로 파견하기로 결정하였음을 알려주었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국이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서 조선과 대화하려고 한다”고 말하면서 대화의사를 드러낸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 발언이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던 1월 20일 당시에는 그가 무슨 속셈을 가지고 그런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지만, 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북측 고위급 대표들과 미국 고위급 대표들이 만나는 회담을 중재하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서 그런 말이 튀어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그날 두 정상이 전화통화에서 주고받은 대화내용을 좀 더 명료하게 재구성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했고, 그런 의향을 들은 트럼프 대통령도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서 조선과 회담하려고 한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위에 인용한 <세계일보> 2018년 1월 8일부 보도기사에서 드러난 것처럼, 미국은 이미 2017년 12월에 조선에게 회담을 하자고 몇 차례 제의하였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는데, 해가 바뀌면서 시간이 더욱 촉박해지는 바람에 백악관은 조선과의 회담을 급하게 추진할 수밖에 없는 곤경에 빠지고 말았다. 백악관이 그런 곤경에 빠진 때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해보겠다고 제의하였으니, 트럼프 대통령은 그 제의를 반대할 수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의향을 들은 뒤에 조미예비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기대감은 <가디언> 2018년 1월 10일부 보도기사와 <블룸벅뉴스> 2018년 1월 10일부 보도기사에서 각각 찾아볼 수 있다. 그 두 보도기사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우리와 북조선 사이에는 확실히 문제들이 있지만, 지금 유익한 대화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좋은 에너지들이 많이...매우 좋은 일이다. 바라건대 좋은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까지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기대감을 제 손으로 무너뜨리는 자가당착적인 괴행을 저지르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2. 서훈-팜페오 비밀회담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최종결정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고 싶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그런 중대하고 민감한 사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혼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이고, 반드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공식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한 자신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제의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후속작업을 추진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 후속작업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서훈 국정원장에게 맡겼다. 원래 국정원은 은밀히 움직이는 비밀활동기관이므로, 극비로 추진해야 할 조미예비회담 중재업무를 국정원장에게 맡기는 것이 적합하다고 보았던 것이다. 더욱이 2017년 5월 평택미국군기지 안에 대조선첩보기관인 ‘코리아임무쎈터(Korea Mission Center)’를 설치한 미국 중앙정보국은 대조선첩보사업에서 국정원과 더욱 긴밀히 협력하게 되었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서훈 국정원장이 2017년 6월 1일에 취임하였으므로, 마익 팜페오(Michael R. Pompeo) 중앙정보국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관계는 전화통화를 주고받을 만큼 밀착되어 있었다.   

<조선일보> 2018년 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서훈 국정원장은 2018년 1월 하순 워싱턴을 극비로 방문하였다. 그는 워싱턴에서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을 만나 비밀회담을 진행하였다. 서훈-팜페오 비밀회담에서 조미예비회담 중재문제와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무슨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서훈 국정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의한 조미예비회담 중재문제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서 결정해달라고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에게 요청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그 비밀회담에서 서훈 국정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려는 대북관계개선이 조선의 비핵화로 이어지게 될 것이므로, 미국도 평창동계올림픽의 호기를 놓치지 말고 조선과 예비회담을 하여 비핵화협상으로 나아가는 것이 좋겠다는 식으로 설득하였던 것으로 생각된다. <사진 2>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백악관 대결파 3인방 가운데 한 사람이지만, 서훈 국정원장의 그런 설명을 듣고 공감을 표시하였다. 다시 말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관계개선구상과 트럼프 대통령의 대조선비핵화구상이 서로 어긋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이 그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렇게 되어 트럼프 대통령은 조미예비회담 추진문제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 위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회의를 소입하였는데, 그날은 2018년 2월 4일이었다.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그날 트럼프 대통령이 소집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 마익 펜스 부통령, 렉스 틸러슨(Rex W. Tillerson)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James N. Mattis) 국방장관, 허벗 맥매스터(Herbert R. McMaster) 국가안보보좌관, 존 켈리(John F. Kelly) 대통령 비서실장,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었고, 출장 중인 팜페오 중앙정보국장은 전화통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참석하였다고 한다. 위의 보도기사에 따르면, 그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하고 싶다고 한 조미예비회담에 대해 찬성하였다고 한다. 조미예비회담에 대한 백악관의 최종결정이 내려진 그날은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을 출발하기 하루 전날이었다.   

3.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서 조용히 진행된 정치곡예

평양과 워싱턴 사이에서 중재외교를 벌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곡예는 계속되었다. 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자신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의사를 전해야 하였다. 그는 이 임무도 대북비밀사업을 전담해온 서훈 국정원장에게 맡겼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시기에 국정원이 남북정상회담을 비공개로 준비할 때 상대하였던 북측 기관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였다. 그래서 서훈 국정원장은 국정원-통전부 연락통로를 복구하였다. 여기서 복구라는 말을 쓰는 까닭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가동되었으나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끊어버린 국정원-통전부 연락통로가 다시 연결되었기 때문이다. 

복구된 국정원-통전부 연락통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의사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해졌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중재제의를 받지 않았다. 그렇게 판단하는 근거는 <중앙일보> 2018년 2월 23일 보도기사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보도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인 문정인 연세대학교 특임명예교수는 2018년 1월 말 <중앙일보> 취재기자를 만났을 때, “북한이 북미접촉을 주선하는 우리의 말을 잘 듣지 않아서 서훈 원장이 상당히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문정인 특보의 이 발언은 지난 1월 말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제의를 받지 않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사진 3>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미예비회담 중재제의를 받지 않았던 까닭은 무엇일까?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보도한 바 없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이 조선과 회담을 하려면 백악관이 선행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결문제는 대조선전쟁연습을 평창동계올림픽 이후로 연기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백악관이 대조선전쟁연습을 완전히 중단해야 조미예비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뜻이다. 입으로는 대화하겠다고 떠들면서도 상대에게 총구를 겨눈다면, 대화가 어떻게 시작될 수 있겠는가.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던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백악관은 대조선전쟁연습을 유예하는 중이므로, 대조선전쟁연습에 대한 백악관의 속셈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평창동계올림픽이 끝난 뒤에, 다시 말해서 대조선전쟁연습 유예기간이 끝난 뒤에 백악관이 그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가를 지켜본 뒤에 백악관의 회담요청을 들어줄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려는 것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상인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그런 사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문재인 대통령은 국정원-통전부 연락통로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중재제의를 거듭 전하였다. <동아일보> 2018년 2월 22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청와대는 “펜스 부통령의 격에 맞는 최고위급 인사가 와야 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북측에 전달하면서 설득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앞으로 남북정상회담에서 상봉하게 될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봐서 그의 중재제의를 딱 잘라 거절할 수 없었다. 그래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펜스 부통령의 회담상대로 남측에 파견하였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고위급대표단 단장으로 남측에 파견한다는 북측 통보가 남측에 전달된 날은 2018년 2월 4일이었고, 펜스 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중간기착지인 일본 도꾜를 향해 워싱턴을 떠난 날은 한반도 시간으로 그 이튿날이었다. 그런데 2월 4일까지만 해도, 북측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남측에 파견한다는 것과 대표단 성원이 몇 명이라는 것만 통보하였을 뿐, 고위급 대표단 전체 명단은 통보하지 않았다. 


4. 대남특사파견 예측하지 못해 상황을 오판한 청와대와 국정원

펜스 부통령이 중간기착지인 도꾜에 잠시 머물고 있었던 2018년 2월 7일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그날 북측은 고위급 대표단 전체 명단을 통보하였는데, 그 명단을 받아본 청와대는 자기들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게 될 것임을 직감하였다. 

(1) 조선 고위급 대표들이 조미예비회담에 참석하려고 하면, 대미회담경험이 있는 외교관이 반드시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되어야 한다. 예컨대 지난날 조미회담이 진행되었을 때, 조선외무성 외교관들이 대미회담에 나선 것은 이미 세상이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북측이 그날 통보한 고위급 대표단 명단에는 대미회담경험이 있는 외교관이 없었고, 대남사업전문가들만 있었다. 
(2) 놀라운 것은,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이름이 고위급 대표단 명단에 들어있었다는 점이다. 그로부터 며칠 뒤 세상에 알려졌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자신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하고 그를 평양에 초청한다는 의사를 구두로 전하는 특명을 김여정 제1부부장에게 주어 그를 특사로 남측에 파견하였던 것이다. 

2018년 2월 20일 <워싱턴포스트>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한 것은 조선에게 ‘최대압박공세’를 가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소스라치게 만든 것 같다”고 지적하였다. 물론 문재인 대통령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특사를 파견하여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할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된 까닭은 대북정보를 분석하는 국정원이 오판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남관계개선구상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예측하지 못하고 상황을 오판하였다. 당시 국정원은 북측이 전략적 차원의 남북정상회담이 아니라 전술적 차원의 장관급회담을 제의해올 것으로 오판하였다. 당시 국정원이 그렇게 오판하였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근거는 국정원 직속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2017년 12월에 펴낸 대북정보분석자료 ‘2018년 북한 정세 8대 관전 포인트’에서 발견된다. <연합뉴스> 2017년 12월 18일 보도에 따르면, 보도 당일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서울 세종문화회관 지하층에 있는 식당 설가온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면서 그 자료를 공개했는데, 거기에는 북측이 2018년에 한미관계를 이간시킬 목적으로 전술적 차원의 남북대화를 제의해올 가능성, 그리고 미중관계 및 미러관계를 이간시킬 목적으로 6자회담 재개를 제의해올 가능성이 있다고 오판한 내용이 들어있었다. <사진 4>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서훈 국정원장으로부터 빗나간 정세분석을 듣고, 북측이 전술적 차원의 남북회담을 제의해올 것으로 잘못 예상하고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은 뜻밖에 남북정상회담 제의가 담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위에 서술한 몇 가지 사실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미예비회담을 추진하는 문제에는 관심이 없고,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문제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그러므로 조미예비회담이 설령 성사되었다고 하더라도,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펜스 부통령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자는 식으로 대응하려고 하였던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백악관도 그와 비슷한 회담대처방식을 생각하였다. 당시 청와대에서 진행하려고 하다가 무산된 조미예비회담에는 대조선회담경험이 있는 국무부 외교관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였는데, 미국측 회담참석예정자 명단에는 그런 외교관의 이름이 들어있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2018년 2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무산된 조미예비회담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를 대표하는 펜스 부통령, 미국 국가정보기관을 대표하는 정보관료 한 사람, 그리고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이 참석하려고 하였다고 한다. 

원래 예비회담은 본회담에 어떤 의제를 상정할 것인지를 논의하기 위해 열리는 사전준비회담인데, 이번에 무산된 조미예비회담은 사실상 회담 쌍방이 사전준비회담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건성으로 진행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이번에 조미예비회담이 설령 성사되었더라도, 서로 입장차이만 확인하였을 뿐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5. 조미예비회담이 무산된 원인은 백악관의 자가당착 괴행 

상황은 문재인 대통령이 예상한 것보다 더욱 심하게 꼬이면서, 그가 기울여온 중재노력을 완전히 가로막아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에 버금가는 막말쟁이로 악명이 높은 펜스 부통령은 중간기착지인 일본 도꾜에 들렀을 때부터 조선을 자극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언을 늘어놓았을 뿐 아니라, 한국에 도착한 뒤에는 한 술 더 떠서 꼴불견 망동까지 서슴없이 저질렀다. 조미예비회담에 미국 대표로 참석하려고 하였던 펜스 부통령이 회담 직전에 그처럼 조선을 극도로 자극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언과 망동을 저질렀던 데는 사연이 있었는데, 그 사연은 아래와 같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백악관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었다. <뉴욕타임스> 2018년 1월 17일 보도기사는 그들의 고심을 이렇게 전했다. “백악관 관료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궁극적인 목표가 한반도에서 미국군을 몰아내고 두 개의 코리아를 하나의 깃발 아래 통일하려는 것이라는 점을 경고한다. (줄임) 올림픽 개막식 한 차례가 통일을 향한 발걸음으로 되기는 힘들겠지만, 통일기(unified Korea flag)를 들고 행진하는 남북단일선수단의 모습은 트럼프의 보좌관들이 우려하는 것을 상징적으로 과시하는 계기로 될 것이며, 남과 북의 군중들이 함께 응원하는 모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위협에 맞서는 극적인 대조장면으로 보이게 될 것이다. (줄임) 남과 북의 선수들이 다른 나라 선수들 특히 일본 선수들과 경기를 할 때, 강한 민족주의의식은 남과 북이 함께 자기 선수들을 응원하도록 추동할 것이다.” <사진 5> 

▲ <사진 1> 이 사진은 2018년 1월 4일 오후 10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장면이다. 옆에 앉아있는 사람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다. 그날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 북, 미 3자구도가 복잡하게 얽힌 사연이 시작된 날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하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를 계속 감행하여 남북관계개선을 '통제'하려고 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제의한 조미예비회담을 소극적으로 수용하였다. 다른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적극 추진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한 조미예비회담 제의를 받았다가 백악관이 조선을 모욕하고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는 망동을 부리는 것을 보고 그 회담을 취소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의 인용문이 말해주는 것처럼, 백악관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과 북이 “우리는 하나”라는 민족단합의식을 고조시키고, 남북관계개선의 강한 추동력을 얻게 되는 것을 우려하였고, 그에 대응하는 대책을 고심하고 있었던 것이다. 

조선이 미국에게 머리를 숙이고 회담을 제의해올 때까지 섣불리 조미회담을 시작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백악관 대결파는 당시 워싱턴에 퍼져나가고 있었던 위와 같은 고심과 우려의 틈새를 교묘하게 파고들었다. 지난 1월 10일 전화통화에서 조건 없는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해보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제의를 덜컥 받아준 트럼프 대통령의 ‘경솔한’ 행동을 못마땅하게 보면서, 조선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대남관계개선을 공세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우려한 백악관 대결파는 자기들에게 불리한 정세변화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하며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서 백악관 대결파의 우두머리로 악명이 높은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만나 남북관계개선과 조미예비회담 중재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진의를 파악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되어 2018년 1월 13일 미국 쌘프랜씨스코에서 맥매스터-정의용 비밀회담이 진행되었다.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은 그 비밀회담에 야찌 쇼따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도 동석시켰다. 

백악관 대결파는 조선에 대한 최대압박공세를 강화하려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추세에 편승하여 조선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추진하려는 대남관계개선에 ‘맞불’을 놓으려는 방해공작을 준비하였다. 남북관계개선에 대해 우려하면서 대책수립에 고심하고 있었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2018년 1월 23일에 진행된 회의에서 조선에 대한 ‘최대압박공세’를 더욱 강화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조선과의 예비회담도 추진하기로 결정하였다. 조선에 대한 최대압박공세를 더욱 강화하려는 그들의 결정은 악질 탈북자들을 앞세운 대조선인권공세로 전개되었다. 이를테면, 트럼프 대통령은 1월 30일 연방의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할 때, 탈북자를 참석시키고 조선의 ‘인권실태’를 맹비난하는 악담을 늘어놓았고, 2월 2일에는 탈북자 8명을 대통령 집무실로 불러들여 조선의 ‘인권실태’를 청취하면서 “북조선은 살기 힘들고 위험한 곳”이라고 중얼거리는 어설픈 광대극까지 연출하였던 것이다. 

백악관 대결파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조선에 대한 ‘최대압박공세’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벌여놓은 대조선인권공세를 남북관계개선을 방해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였다. 펜스 부통령은 백악관 대결파가 만들어준 각본에 따라 지난 2월 8일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한 자리에 악질 탈북자들을 불러놓고 꼴불견 광대극을 연출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만인의 시선은 온통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남측 방문과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집중되었으므로, 펜스의 광대극을 구경한 관객은 악질 탈북자들밖에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하려는 조미예비회담에 참석하겠다고 하면서도 다른 한쪽에서는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에 분별없이 매달린 백악관의 행동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었다. 대화하고 싶은 상대를 악담과 망동으로 적대하는 자가당착적인 괴행을 의학적으로 규명하면 조현병(schizophrenia)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증상을 보이는 백악관은 한반도만이 아니라 지구 전체를 혼란과 불안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조미예비회담에 참석하겠다고 하면서도 대조선인권공세로 강화된 ‘최대압박공세’에 매달리는 백악관에게 조선은 또 다시 단호한 조치를 취했다.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2월 10일 청와대를 방문하여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조미예비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렸다.  
그날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청와대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3시간 동안 머물렀다. 그러므로 조미예비회담은 오후 4시에 청와대에서 북측 고위급 대표들과 미국 고위급 대표들만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열리기로 예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한미국대사관 관저에서 조미예비회담을 시작할 시각이 되었으니 청와대로 들어오라는 연락이 오겠지 하고 대기하고 있었던 펜스 부통령은 조선 고위급 대표단이 그 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통보를 청와대로부터 전달받고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이번에 조미예비회담이 무산된 원인과 배경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들을 알 수 있다.

(1) 조미예비회담은 제3자가 중재하기 보다는 당사자인 백악관이 직접 조선에게 제의하여야 성사될 수 있다.
(2) 백악관은 조선에게 예비회담을 제의하기 전에 대조선전쟁연습을 중단하는 선행조치를 취함으로써 대화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
(3) 문재인 대통령은 조미예비회담을 중재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백악관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남북정상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4) 백악관은 조미예비회담과 대조선압박공세를 동시에 추진하는 자가당착에서 벗어나, 조미예비회담을 추진하는 것에만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5) 백악관은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조선의 비핵화를 독백하며 허송세월할 것이 아니라, 조선과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여 주한미국군 철수의사를 밝혀야 국가안보파탄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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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코원숭이 커다란 코는 분쟁 막는 ‘평화의 코’?

긴코원숭이 커다란 코는 분쟁 막는 ‘평화의 코’?

조홍섭 2018. 0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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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클수록 힘세고 생식능력 뛰어나
다른 수컷과 평화적 분쟁 해결 신호

n1.jpg» 보르네오섬의 긴코원숭이 수컷. 긴 코는 강한 힘과 생식능력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쓰다 잇키 제공

동남아의 보르네오섬에는 오랑우탄과 함께 특이하게 생긴 긴코원숭이가 산다. 수컷의 코는 길게 늘어져 입 아래까지 늘어지기도 한다. 긴코원숭이는 어떻게 이렇게 긴 코를 지니게 됐을까.

수컷의 과장된 형질을 진화론에서는 성 선택의 결과로 설명하곤 한다. 이를테면 공작 수컷의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크고 화려한 깃털은 그만큼 크고 건강한 개체라는 신호여서 암컷이 짝짓기 상대로 선호한 결과이다. 깃털이 클수록 더 많은 자손을 남긴다. 그러나 실제로 야생 상태에서 성 선택이 어떤 결과를 빚는지 확인하기는 쉽지 않다. 일본 교토대 영장류연구소 등 국제연구진은 긴코원숭이를 대상으로 수컷의 긴 코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조사했다.

n2.jpg» 긴코원숭이는 덩치가 큰 수컷 한 마리와 여러 암컷으로 이뤄진 집단을 이뤄 생활한다. 암컷은 코가 상대적으로 작다. 마쓰다 잇키 제공
 
긴코원숭이는 수컷 한 마리가 여러 암컷과 함께 일부다처제 집단(하렘)을 이룬다. 어린 수컷은 총각 집단을 이뤄 호시탐탐 하렘을 차지하려 노린다. 밤이 되면 잠자리에 여러 무리가 몰려든다. 암컷은 종종 하렘을 떠나 다른 집단으로 달아난다. 이래저래 수컷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성 선택 압력이 매우 강한 조건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 원숭이 수컷 사이에선 큰 싸움이 드물다. 그 이유도 큰 코와 관련이 있었다.

연구자들은 야생 긴코원숭이 18마리의 코 길이, 체중, 고환 부피 등을 측정했다. 그랬더니 코가 클수록 체중이 무겁고 고환도 컸다. 다시 말해 수컷의 큰 코는 힘(체중)이 세고 생식능력(고환)도 뛰어나다는 광고판 구실을 한다. 이런 시각적 신호는 암컷에게만 효과적인 것이 아니다.

n3.jpg» 수컷 긴코원숭이의 큰 코는 불필요한 수컷 사이의 갈등을 막아주는 구실도 한다. 마쓰다 잇키 제공
 
총각 집단 긴코원숭이의 코 크기는 하렘을 차지한 수컷보다 현저히 작았다. 따라서 암컷들을 차지하고 싶은 수컷은 그 무리의 수컷과 부상을 무릅쓴 무리한 싸움을 벌이기 전에 코의 크기를 비교하는 편이 낫다. 연구자들은 “긴코원숭이가 수컷 사이에 직접적인 싸움이 없이 분쟁을 해결하는 데는 큰 코가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큰 코가 평화를 부른다.

연구자들은 또 코의 길이가 울음소리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조사했다. 긴코원숭이는 나무 위에서 생활하고 해안과 강변의 열대우림을 멀리 떠나지 않는다. 울창한 숲에서는 시각 신호보다 청각 신호가 잘 전달된다. 조사 결과 코가 길수록 공명이 잘 일어나 암컷을 유인하는 긴 콧소리를 내는 데 유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n4.jpg» 어린 긴코원숭이. 긴코원숭이는 주로 나무 위에서 생활하며 물가를 떠나지 않는 세계적 멸종위기종이다. 마쓰다 잇키 제공

결국 큰 코는 이 원숭이가 암컷의 인기를 끌고 경쟁 상대인 다른 수컷에게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알리는 시청각 신호라는 사실이 이번 연구로 드러났다. 긴코원숭이는 보르네오 고유종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몸집이 크며 체중은 30㎏에 이른다. 코의 길이는 최고 10㎝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 등급에 등재된 종이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Koda et al. Nasalization by Nasalis larvatus: Larger noses audiovisually advertise conspecifics in proboscis monkeys, Sci. Adv. 2018;4: eaaq0250, DOI: 10.1126/sciadv.aaq0250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평창은 끝났다…다음 수순은 MB소환과 구속영장 청구?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국일보 “검찰, 구속영장 청구 방침” 보도…‘다스 소송비 삼성대납’ 문건도 확보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2018년 02월 26일 월요일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41464#csidx20fb36419fe2823938fe57e86f2881f 검찰이 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사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이르면 3월 초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는 “2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검찰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이날로 모두 종료됨에 따라 이 전 대통령 소환 일정을 조율하며 막판 ‘다지기’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검찰은 소환 조사보다는 그 이후 이 전 대통령 신병 처리에 고심이 컸지만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지적했다.  
▲ 26일 한국일보 12면
▲ 26일 한국일보 12면

지난 25일 이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다스 전무인 이시형씨가 검찰에 비공개 소환된 것을 두고는 ‘이 전 대통령 소환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겨레는 “이날 이씨의 소환은 이 전 대통령 조사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한국일보는 “다만 이날 조사를 받은 시형씨와 조사가 예정된 이상은 다스 회장이 검찰이 확보한 다스 관련 증거자료 앞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가 이 전 대통령 신병 처리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며 이들이 혐의를 인정하나 이 전 대통령이 부인할 때 영장 청구는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 사실을 수회 보고받은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26일 조선일보 10면
▲ 26일 조선일보 10면

2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검찰이 확보한 ‘VIP 보고’ 문건엔 2009년 중반 미국에서 진행 중인 다스 투자금 반환 소송 진행 과정이 보고 형식으로 적혀 있다. 문건엔 다스 소송 비용 월 12만5천달러가 삼성 계좌에서 나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은 지난달 말 검찰이 이 전 대통령 사무실이 있는 영포빌딩 지하 2층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했다. 조선일보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수차례 소송 진행 상황에 대해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것”이라며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관련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문건이 청와대 밖 이 전 대통령 사무실 인근에서 발견된 점에서 공무상 비밀누설죄 등의 혐의가 추가 적용될 수도 있다. 조선일보는 “국가 최고 안보 기밀이 다뤄지는 국가위기관리센터와 민정수석실, 국정원 등에서 생산해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대통령실에서 접수한 문건들이 발견됐다”며 “이 전 대통령의 이삿짐에서 나온 문건인 만큼 이 전 대통령이 몰랐을 수 없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종교계 #미투, “올 것이 왔다” 
천주교 수원교구 신부의 신자 성폭행 시도가 폭로되면서 성폭력 피해 사실 고발 운동인 ‘미투운동’(MeToo·나는 고발한다)이 종교계로 확산될 조짐이다.
▲ 26일 경향신문 8면
▲ 26일 경향신문 8면

가해자 신부가 소속된 수원교구는 지난 25일 교구장인 이용훈 주교 명의로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온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성폭력 등) 그릇된 행위는 교회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고 사죄했다.
경향신문은 “내부적으로 성폭력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개신교, 불교계도 긴장한 모습”이라며 “개신교의 경우 교회개혁운동을 이끌고 있는 ‘교회개혁실천연대’에 피해 제보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다음달 2일 교회 내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고발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실천연대는 오는 7월엔 ‘기독교 반(反)성폭력센터’ 개소를 준비 중이다.  
경향은 “불교계도 ‘성평등불교연대’ 등 연합단체나 재가불자모임 등을 중심으로 교계 내 미투운동 확산 방안 등을 통한 교단 자정노력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종교계 성폭력 실태는 경찰청 등 공식 수사기관이 조사한 통계를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이 지난 2016년 12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성직자 ‘2010~2016년 전문직군별 성폭력 범죄 검거인원 수’ 통계를 보면 전체 5261명 중 종교인이 681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향신문은 “성직자의 권위가 절대적이고 종교 내 의사구조가 폐쇄적인 특성을 감안하면 실제 일어나는 성폭력은 공식 통계보다 ‘적어도 2~3배’ ‘많게는 10배 이상일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라며 “이미 각 종교계 내에서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단체나 모임 등이 활동하는 점도 종교계 성폭력이 얼마나 만연됐는지를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 26일 중앙일보 8면
▲ 26일 중앙일보 8면

한편 연극계 미투운동은 관객들의 보이콧 운동까지 이끌어내는 등 비연극계 종사자들의 미투운동 동참으로 확대됐다.  
문화예술계의 ‘미투(#MeToo) 운동’을 지지하는 일반시민 500여 명(경찰 추산 300명)은 지난 25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연극계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위드유(WithYou·당신과 지지한다)’ 집회를 열었다.  
가해자의 사과와 반성이 뒤따르는 것에 대해선 “미투 운동이 거둔 가시적인 성과”라는 평가도 나왔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배우 조재현씨는 현재 출연 중인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조기하차하고 DMZ국제다큐영화제 집행위원장 사직 처리를 앞두고 있다.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 측은 논란 후 배우 조민기씨를 이재용씨로 교체했다.
오태석 극단 목화 대표의 신작 연극 ‘모래시계’는 다음 달 15일부터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었으나 현재 공연 연부가 불투명한 상태다. 뮤지컬계의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널 대표 성추행 문제가 불거지며 다음 달 6일부터 개연 예정이었던 뮤직컬 ‘명성황후’도 개막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 26일 한겨레 13면
▲ 26일 한겨레 13면

한겨레는 연극계 내 성폭력 문제가 이제야 폭로된 것과 관련, “‘왜 그때는 가만있었느냐’는 발언은 미투 피해자들을 향한 2차 폭력이다. ‘너도 잘못이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주며 그들을 더 숨게 한다”며 “미투 운동 이전에도 ‘작은 용기’들은 곳곳에서 솟았지만, 내부자들의 외면으로 성폭력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키웠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 대화 물꼬’ 말할 때 조선일보 “천안함 주범에 군사도로 열어주나”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지난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등을 참여하기 위해 방남한 것을 두고 조선일보는 한국 정부의 ‘과잉의전’을 지적했다.  
▲ 26일 조선일보 1면
▲ 26일 조선일보 1면
▲ 26일 조선일보 4면
▲ 26일 조선일보 4면

조선일보는 ‘천안함 주범에 군사도로 열어주고… KTX 안서는 역에 특별정차’ 기사에서 “김영철 일행이 통일부 천해성 차관의 영접을 받으며 우리 군의 작전 도로를 넘어왔다는 소식에 많은 국민은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김학용 국회 국방위원장의 성명서 발언을 인용했다. “북한 도발 총책임자에게 어떻게 우리의 비밀 군사도로를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고속열차 KTX가 덕소역에 정차한 것을 두고도 과잉 의전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철 대표단은 이날 숙소인 워커힐 호텔을 나와 경의중앙선역인 덕소역에서 KTX를 타고 평창까지 이동했다.  
조선일보는 “덕소역은 본래 KTX가 정차하지 않는 역이다. 김영철 일행을 위해 정규 편성에 포함되지 않았던 특별열차편을 운영한 것”이라며 “이 특별열차 편성으로 평창행(行) 일반열차는 10여 분씩 연착됐다. 특별열차 한 대 편성하는 데에는 1000만원 안팎의 예산이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지난 25일 한시간 여 가량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간 대화를 두고 ‘탐색적 대화의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 26일 한겨레 4면
▲ 26일 한겨레 4면
▲ 26일 경향신문 1면
▲ 26일 경향신문 1면

김 통일전선부장은 이날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북-미 대화에 나설 뜻이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겨레는 이와 관련 “북·미가 지금처럼 최악의 대결 구도에 머물러 있는 한 남북관계의 질적인 도약도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며 “북·미가 대화에 나선다면 북핵·미사일 문제가 의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 비춰, 적극적으로 해석하자면 북이 핵·미사일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이어 “중요한 것은 미국이 북쪽의 메시지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라며 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사실 북한이 대화를 하고 싶으면 뉴욕 채널을 통해서 말하면 되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북-미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아래는 26일 아침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
경향신문 "[평창 올림픽]평화의 불 지피고 성화 꺼지다" 
국민일보 "[‘평화의 평창’ 결산 <2>] 우려를 찬사로… 원더풀 평창!"
동아일보 "美 최강제재속… 北 “美와 대화 용의있다”" 
서울신문 "北 “미국과 대화 충분한 용의있다”" 
세계일보 "文대통령 “北·美 대화 열려야”… 北대표단 “충분한 용의 있다”"
조선일보 "평창의 남북, '비핵화·천안함' 한마디 없었다" 
중앙일보 "김영철, 문 대통령 만나 “북·미 대화 용의”" 
한겨레 "문 대통령 만난 김영철 “미국과 대화 충분한 용의”"
한국일보 "문 대통령 만난 김영철 “북미대화 충분한 용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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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조작된 간첩사건 같은 국가폭력

천안함사건 진실규명 범시민사회협의체(준) 공동대표 조헌정 목사를 만나다
편집국  | 등록:2018-02-26 10:18:03 | 최종:2018-02-26 10:18:35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천안함’, 조작된 간첩사건 같은 국가폭력 
천안함사건 진실규명 범시민사회협의체(준) 공동대표 조헌정 목사를 만나다
(사람일보 / 이정훈 기자 / 2018-02-25)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참석이 확정되면서 한국사회는 다시금 천안함 사건이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그간 김영철 부위원장이 ‘천안함 피격사건 배후’로 지목되어 왔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22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천안함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청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이미 시작되어 분위기는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상태이다.
여기에 개신교 진보 인사인 문대골 목사와 조헌정 목사(이상,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불교계 명진 스님, 김원웅 전 국회의원과 박해전 6.15 10.4 국민연대 상임대표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는 ‘천안함 진실규명을 위한 범시민사회협의체 준비위원회’(이하, 범시민협의체)도 24일 “천안함 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요청한다”는 제하의 성명을 발표하고 천안함 사건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범시민협의체 공동대표인 조헌정 목사를 만나 인터뷰를 나눴다.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바 조헌장 목사의 어조는 분명하고 단호했다. 천안함 사건의 진실이 규명 되지도 않았고, 진실도 규명되지 않은 채 북을 범인으로 지목한 것 자체가 한국 정부의 잘못이었다는 것이다. 또한 이를 규명하는 일은 단순히 천안함 사건의 진실 규명을 넘어 남북 간의 반목을 씻어내는 또 한 걸음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긴급히 발표한 성명서를 읽었다. 성명서의 주된 내용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는 것이다. 이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방남하는 것을 극렬히 반대하는 보수진영 논리에 대한 반작용인가?
- 아니다. 천안함 문제는 2010년 사고가 일어난 직후부터 이는 진실의 문제였기에 한 명의 종교인으로서 계속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설교를 통해 여러 차례 이것이 왜 거짓인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바 있다. 1970년대 박정희 군사독재정권 시대에 계속 되었던 간첩 조작과 같은 국가 폭력으로 이해하여 왔다. 그래서 얼마 전 신상철 전 천안함진상 조사위원의 재판도 참관한 바 있는데 당시 증인으로 나왔던 천안함 인양에 직접 참여했던 민간업체의 부사장으로부터 이것이 어뢰 폭발에 의한 절단일 수는 없다는 증언도 들은 바 있다. 그래서 올해 3월 26일 천안함 8주년을 기해 진실규명을 위한 재조사를 촉구하는 범시민단체 구성을 논의하고 있었던 것인데, 이번 김영철 방남을 계기로 천안함 사건이 주요 사회적 이슈로 떠올라 원래 3월 초로 예정되었던 공식 성명발표를 앞당기게 된 것이다.
▲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보수 진영에서 갑자기 천안함 사건을 전면에 내세우는 의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자유한국당이 천안함 문제만 거론되면 무척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가? 예를 들면 장관 청문회 때 “천안함 폭침이 누구 소행이라고 믿느냐?”는 질문을 던지는 등 그들이 천안함 사건을 이념적 판단의 기준점으로 삼으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명박 정권에서 조작 발표한 천안함 사건의 원인이 세상에 알려질 것에 대한 우려와 함께 그것을 원천봉쇄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발현이라 보고, 두 번째로는 그들의 전유물과 같은 일종의 ‘종북 프레임’을 덧씌우고 진보진영으로 하여금 ‘레드컴플렉스’를 갖도록 강제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이라 본다. 이번에 커다란 논란이 되고 있는 김영철의 경우 2014년 박근혜 정권 당시 그 사람들은 환영하고 악수하고 회담하는 등 환대하지 않았나? 그런데 그때의 김영철과 지금의 김영철이 어떻게 다른지 그들은 설명해야 한다.
▲ “남북 간의 대화와 한반도의 긴장완화 그리고 경제협력 및 교류의 재개에 있어 가장 커다란 걸림돌이요 반드시 넘어야 할 장애물인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과 그 책임소재에 대한 명확한 결론 없이 어떻게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는 표현이 있다. 남북 간의 대화와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이 있는데, 특별히 이것을 문제 삼은 이유가 무엇인가? 이것도 역시 자유한국당의 주장에 대한 반박인가?
- 너무나 상식적인 얘기일 수 있는데, 만약 한 동네 살면서 아무 잘못도 없는 이웃을 ‘살인범’이라고 누명을 씌웠다면 두 집 간에 정상적인 관계가 가능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진실규명없이 관계개선은 원초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 외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여러 현안들이 있고 특히 북한 정부에서는 2년 전 중국의 북한 식당에서 일하던 12명의 여성들-남한에서는 자진 탈북으로, 북한에서는 납치로 주장-의 문제가 먼저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고로 제가 소속되어 있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에서는 여러 가지 정황을 보아 납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직접 면담을 요청하여 왔지만, 번번이 거절당해 왔고, 심지어는 이 12명의 부모님들이 평양 봉수교회를 통해 자신의 자녀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위원회에 보내왔고, 그래서 이를 국가정보원에 보내 이분들에게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그마저도 거절 당했다.
아무튼 중요한 것부터 하나씩 풀어가야 하는데 이기적인 정치적 목적을 갖고 접근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데, 이미 언론에도 알려진 바 있지만, 이명박 정권 말기에 꽉 막힌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그리고 이명박 퇴임 전 업적을 남기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한 적이 있다. 당시 청와대 김태효 비서관이 싱가폴에서 북측을 만나 정상회담추진을 제안하며 “북에서 보면 사과가 아니지만, 남에서 보면 사과로 보이는 유감표명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북에서 거절하자 돈봉투까지 건넸다가 그마저 북측이 모두 폭로하는 바람에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망신만 당한 적이 있다. 그만큼 남북의 갈등문제를 풀어가는 데에 신중해야 하고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화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은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 한편으로 생각하면 북측에서도 김영철 부위원장에 대한 한국 보수진영의 평가를 알고 있을 텐데 굳이 김영철 부위원장을 파견한 이유를 예상한면 어떤 것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 첫째는 문재인 정부와의 남북대화를 트기 위한 진정성의 일환이라고 본다. 개막식에 외교를 책임지는 최고위급 김영남 위원장과 김여정씨를 특사로 보냈듯이, 이번 폐막식에 최고위급 김영철 부위원장이 오는 것은 전혀 이상한 것도 아니며 이미 2014년 군사회담 시 북측 대표단장으로 온 적이 있기 때문에 특히나 보수진영에서 지금처럼 난리를 칠 일은 아니라고 본다. 또 한편으로는 언론에서 지적하기도 한데, 유엔 제재 결의의 대상 중의 한 명인 김영철을 보내 미국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다고 본다. 
 
▲ 또 한편으로 북측에서 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책임 없음을 밝히려는 의도로도 읽을 수 있을까? 한국사회에서 불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적폐 청산에 기류를 읽은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
- 본인으로서는 천안함에 대한 북측의 현재의 입장이 어떠한지 상세히 알 수는 없지만, (나는 100% 북이 저지른 폭침 사건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동의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일종의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읽을 수 있는데, 김영철 위원장의 방남을 천안함 사고와 관련하여 이명박 정권의 적폐 청산과 연계시키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어쨌든 천안함 사건은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극명하게 의견이 갈리는 부분이다. 하지만 성명서에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증거가 있는가?” 하고 되물으며 천안함 사건의 원인에서 북한을 제외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국사회에 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천안함 사건은 북한이 일으킨 것으로 각인되어 있다. 또한 며칠 전 한 언론에서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 북측의 “포괄적 책임”이라는 중화적인 표현까지 사용하며 여전히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사실 이 문구는 제 개인으로서는 마땅치 않는 문구이지만, 이것이 대국민 성명서이기에 국민일반 정서에 기초하여 문서를 작성한 것이다. 우선 매우 간략하게 천안함 사건이 왜 북한에 의한 폭침이 아닌지에 대해서 제가 생각하는 바를 말해 보겠다. 첫째, 당시 언론을 보면 아시겠지만, 이 사건이 일어났을 때, 저를 포함해서 모든 국민이 북한이 하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을 품었다. 그러자 이틀 후 바로 미 국무성은 공식발표를 통해 “북한은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 자체의 문제”라고 규정한 바 있다. 그건 당시 북의 잠수정 침투를 막기 위한 한미합동해상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생긴 일이었기에 만약 이를 북의 소행으로 한다면, 미군의 최첨단 레이다망이 전혀 쓸모없는 것이었음을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의 입장이 후에 바뀌는데, 여기에는 제가 아는 바 F35 전투기 구입 등 군수산업의 문제와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 기지 이전을 무산시키기 위한 전략 등과 관련이 있는데, 얘기가 기니까 여기서는 그만 하겠다.
두 번째는 침몰된 천안함 함수의 길이가 47m, 함미는 38m인데, 이것을 발견하는데 3일이 걸렸다. 생각해 보면 어떤가. 수심이 얕은 서해 바다에서 46명의 고귀한 생명이 갇혀 있는 거대한 철근 덩어리를 찾는데 3일이나 걸렸다?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인가? 더구나 발견하고 보니 사고 원점에서 불과 180m, 즉 천안함 길이의 두 배 정도되는 거리에 침몰해 있었다는 얘긴데… 찾는 데 3일 걸렸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는 일인가?
제가 20년 전 미국에서 어선을 타고 고기잡이를 간 적이 있다. 당시 어군탐지기라고 자동차 네비게이션 정도의 작은 화면에 수십 미터 아래의 물고기들이 다 보이더라. 그런데 겨우 47m 수심에 가라앉은 길이 38m 높이 10m 짜리 대형구조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이건 말이 안 된다. 어부 출신 친구 목사가 있었는데, 이분은 보수 중의 보수였다. 그런데 이 뉴스를 듣더니 말이 안 된다고 하더라. 물론 3일 동안이나 손 놓고 있었던 이유는 따로 있다. 그건 침몰된 잠수정의 시신을 먼저 끄집어내고 이를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인데 이 정도 얘기하겠다.
세 번째는 이것이 어뢰에 의한 폭침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절단면을 보면 분명하다. 어뢰든 뭐든 폭발에 의한 절단이라면 찢어진 단면자체가 다르고 화염에 불탄 흔적이나 그을음 등이 발견되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더구나 절단부위 천정의 형광등이 깨어지지 않은 채 그대로 있다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는 것이고, 폭발에 노출되었을 때 가장 약한 것이 생명체인데 생존자나 희생자나 폭발에 의한 손상 즉 고막이 터지거나 코피가 나는 등의 손상이 전혀 없다는 것은 폭발자체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할 뿐이다. 제가 참관했던 신상철 위원 재판의 증인으로 나왔던 당시 천안함 인양업체(88수중개발)의 부사장은 증언대에서 천안함의 손상형태를 봤을 때 폭발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증언했다.
네 번째는 당시 UDT 출신의 한준호 준위는 침몰된 천안함과는 전연 다른 장소에서 잠수 활동을 하다 순직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분만을 위한 추도식이 미군 주도하에 미 함정에서 따로 거행되었고, 여기에 캐슬린 스티븐스 미국 대사와 미8군 사령관이 참석하여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에게 금일봉을 전달했다. 왜 그랬을까? 그리고 30년 CIA 국장 출신으로 전 주한 대사였던 도널드 그레그는 그의 자서전에서 천안함은 북한에 의한 소행이 아니라고 밝혀 놓았다.
다섯 번째는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것을 보면 천안함 사고는 경계에 실패하여 반파되어 46명이 사망한 사건인데, 그렇다면 경계에 실패한 것에 대한 책임, 부하대원 46명을 사망케 한 책임을 지휘라인에서 져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오히려 포상을 받고, 훈장을 받고, 진급을 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는 일 아닌가? 군대에서 총기사고만 나도 지휘관들이 줄줄이 옷을 벗는데? 몇 년전 휴전선 동부지역에서 소위 ‘노크귀순사건’이라고 있지 않았나? 북한군인 한명이 38선을 넘어 내무반의 창문을 두들겨서 귀순 의사를 밝힌 일이 있었는데, 그때 사단장 이하 많은 장교들이 옷을 벗었다. 사람이 죽지도 않았어도 이런 일이 있는데, 46명이나 죽었는데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 외에도 1번 어뢰 등등의 과학 논쟁이 아닌 상식에 어긋나는 무수히 많은 의문점들이 차고도 넘치는 것이 천안함 사건이다.
▲ 이건 기술적인 문제라 질문하기가 참 어려운 부분이지만, 의견을 듣는 차원에서 질문드린다. 2010년 3월에 발생한 천안함 사건의 진상 규명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는가? 그간 조사자료들이 제대로 남아 있을지도 의문이고 지금 드러나고 있는 이명박 정권의 성격상 조직적인 자료 폐기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 이번 3월26일이면 8년 째가 되는데 10년에 가까운 세월이 흘렀으니 자료들이 제대로 남아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천안함 진실규명을 위한 재판이 지금도 현재진행 중이다. 무슨 얘기냐면 재판이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며 그 논리싸움을 위해 얼마나 많은 증거자료들을 모아야 하는지 그것은 상상을 초월한다. 따라서 신상철 전 위원에 말에 의하면 변호인단이 갖고있는 증거자료들이 진실규명을 하기에 충분할만큼 확보되어 있다고 하니 그리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다만 진상규명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만약 천안함 침몰사고가 북한의 행위가 아니라고 정부가 발표하는 순간 여기에 관련된 모든 사람들 말하자면 국방부, 청와대 권력 내부에 끼치는 영향력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진상규명의 과정은 과학적이어야 하고 합리적이며 객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박정희 정권 하에서 저질러진 수많은 간첩단 사건들 지금은 거의 다 조작이라고 밝혀지지 않았는가? 결국 국가 권력이 개입한 조작 사건은  시간의 문제이지 언젠가는 반드시 밝혀진다는 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 이제 다시 질문을 앞으로 돌려, 천안함 사건의 진실규명이 남북관계에 끼칠 선한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사실 남쪽에서는 은행 컴퓨터 해킹 사건 등등 무슨 일만 생기면 북의 소행이라고 일단 말한다. 그러다가 슬그머니 아니라고 꽁무니를 뺀다. 미국은 1945년 분단 이후 북한을 적으로 보았고, 한국전쟁 이후 철천지 원수로 그리고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악의 축’으로 규정해 왔다. 여기에 남한은 계속 동조를 해왔다. 뭐든지 북에게 책임을 돌림으로 우리 국민의 마음이 북에 대해 완전히 닫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여자하키팀 단일팀 구성과 경기 그리고 응원전을 보면서 처음엔 젊은층의 반대가 많았지만 결국 ‘하나의 민족’이라는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결과를 가져왔지 않았나?
그리고 천안함 사건의 진실규명은 북한의 누명을 벗겨주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다. 폭발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이 되면, 어뢰도 가짜인 것이고, 어뢰를 쏜 주체도 허상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한 국가가 국가기관을 총동원하여 전 국민을 속이고 국제사회를 속인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는데, 이것은 단순히 어떤 ‘선한 효과’라는 표현을 넘어 ‘고질적인 암덩어리를 도려내는 것’과 같은 커다란 변혁이 오게 되는 것이다. 물론 우리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그리고 그에 동조했던 국제사회는 무고한 나라를 살인범으로 비난한 것에 대해 사과하고 사죄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홀가분하게 평화와 협력을 이야기하며 남북 간에 손을 잡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본다.
▲ 천안함 사건은 한국사회 그 어느 계층들보다 보수적 교회가 북측에 책임을 제기하며 극렬히 북측을 공격하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보수적 한국 교회가 천안함 사건을 이렇게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보수적 교회들의 뿌리는 북한에서 내려온 이북 출신들이다. 일단 북의 공산주의에 대한 기본적인 증오가 있고, 북한 헌법이 종교자유를 허락하고 있긴 하지만, 자유로운 선교를 할 수 없는데다가 3대에 이르는 김일성 체제를 하나의 우상숭배로 보고 있어 북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러기에 공격할만한 기회만 있으면 이를 들고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저는 그분들에게 묻고 싶은게,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게 한 자들이 누구인가? 로마인인가? 아니다. 같은 유대인들이었다. 시기하고 질투하는 동족의 음모와 음해로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리셨다.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힘없는 사람을 품어주신 예수님이야 말로 진정한 진보인이요 혁명가 아닌가? 그 분을 음해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이 기득권 세력이요 권력자들이었다. 예수님을 믿으라고 하면서 스스로 기득권 수구세력이 되고 권력자가 되는 종교인은 ‘거짓 종교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그들이 증오를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렇게 함으로서 자신들을 의인화시키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바리새주의인 것이다.
▲ 보수적 한국교회에게 이 천안함 사건의 진실 규명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 이는 단지 보수적 교회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다. 바른 국가가 성립이 되려면 바른 국민이 있어야 하고 바른 국민이 되려면 정부가 국민들을 현혹시키기 위한 술책과 거짓에 속아 넘어가지 않아야 한다. 히틀러 시대에 수많은 목사들이 그리고 지식인들이 거짓 논리에 속아 넘어간 것을 넘어 독재자의 조력자가 됨으로써 수천만 명의 인류가 희생을 당해야만 했다. 천안함 사건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진실’은 매우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성을 유보하고 위의 권위가 얘기하는 대로 쫓아가는 행위는 예수의 복음 정신을 위반하는 일이다. 예수께서는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을 비판하고 헤롯 왕을 여우라고 비난하셨다. 결국은 예루살렘 성전 숙청이라는 당시의 사회기반을 뒤흔드는 민중혁명을 일으켰기에 로마가 정치 게릴라들만을 처형하는 십자가형을 당하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민족화해와 평화통일이다. 남한이 경제적으로는 세계 15위 안에 드는 경제대국이지만, 세계 최고의 자살률 국가가 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태어나면서부터 자기 동족에 대한 미움과 증오 속에서 살아오다 보니 자기 생명에 대한 경외심마저 사라졌다. 그래서 살아가다 어려움이 생기면 그만 자기 목숨을 쉽게 버리는 풍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북에 대한 증오 뿐만아니라 타인에 대한 증오심은 결국 스스로를 파멸의 길로 이끌 뿐인데 말이다.
<에큐메니안=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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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고위급대표단 "북미대화 충분한 용의 있다"

<추가3> 문 대통령, 북 김영철.리선권 접견...정의용.서훈 배석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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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25  18:4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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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참가차 방남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25일 오후 평창에서 접견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오늘 대화는 5시부터 1시간 동안 평창의 모처에서 진행됐다”며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등 북한의 고위급대표단을 만나 남북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 8명 전원과 접견을 한 뒤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과 대화를 나눴으며, 이 자리에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이 배석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이어 폐회식에도 대표단을 보내 축하를 해줘 평창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진데 대해 높이 평가”했으며, “남북의 이런 노력으로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치르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앞으로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북쪽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김 위원장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지적했고 북 대표단도 북미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북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데 생각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결국 남북 정상이 북측 고위급대표단을 매개로 남북관계 진전과 북미대화 추진에 의기투합한 모양새다.
  
▲ 북측 고위급대표단 김영철 단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을 문재인 대통령 내외 뒷줄에서 함께 지켜보았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오후 8시부터 평창 개폐막식장에서 진행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도 함께 참석했으며, 문 대통령 내외 바로 뒷줄에 자리잡은 김영철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대표단 단장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는 특별한 접촉이 없었다.

김영철 부위원장 북측 고위급대표단 일행은 오후 9시 55분께 서둘러 폐막식장을 나서 숙소가 있는 서울로 향했다. 

​앞서,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초청으로 통일부 고위간부들과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가량 공동만찬을 가졌다.

​통일부는 “양측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남북 간 협력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통해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였다”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마련된 남북 간 화해협력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계속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가할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25일 오전 경의선 육로를 거쳐 도라산 출입사무소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 김영철 단장(가운데)과 리선권 단원(오른쪽)이 천해성 통일부 차관(왼쪽)의 영접을 받으며 입경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 - 사진공동취재단]
한편, 김영철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 부장을 단장으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원으로 하는 북측 고위급대표단 일행 8명은 이날 오전 10시경 경의선 육로를 통해 도라산 출입사무소로 방남했다.
지원인원은 리현, 김성혜, 최강일, 김명국, 김주성, 조봄순 등 6명이며, 이 중에서 리현, 김성혜는 통일전선부 소속 대남통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고 최강일은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다.

​(추가3, 2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