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31일 수요일

2012년 '윤석열 검사' 미국행, 의문이 풀리다

 


[取중眞담] '노무현 사위' 국정원 사찰문건 통해 '노정연 수사' 행적 확인
24.02.01 06:19l최종 업데이트 24.02.01 09:39l

[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기자들이 취재 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롭게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큰사진보기2012년 6월 14일자 기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고급 아파트 매입 의혹을 수사하는 윤석열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이 진정 사건으로 내부감찰을 받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  2012년 6월 14일자 기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고급 아파트 매입 의혹을 수사하는 윤석열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이 진정 사건으로 내부감찰을 받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 구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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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6월 13일, '그날'을 잊을 수 없다. 기자는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고급아파트 매입 의혹을 수사하고 있던 윤석열 대검 중앙수사부(중수부) 1과장과 관련된 취재를 진행하고 있었다. 윤석열 검사가 장모와 관련된 사건들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진정서가 대검에 접수돼 대검 감찰1과에서 그를 감찰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진정서를 이첩받은 대검 감찰1과의 한 관계자는 당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검사의 내부감찰 사실을 인정하면서 "윤 과장도 조사할 계획이고, 조사해서 혐의가 확인되면 징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본인의 확인만 남았다. 윤석열 검사실에 전화를 넣었지만 윤 검사와 직접 통화할 수는 없었다. 할 수 없이 확인하고 싶은 취재내용과 기자의 휴대전화 번호를 남겼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6월 13일, 지하철을 타고 가던 기자에게 전화가 왔다. 윤 검사였다. 대검의 인지수사(특수수사) 기능을 맡고 있던 '중수 1과장'이 취재기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윤석열 검사는 장모 사건 압력행사 의혹에는 "전부 거짓말"이라며 "현직 검사가 어떻게 가족과 관련된 일에 관여할 수 있겠나?"라고 부인했다. 대검의 감찰과 관련해서는 "대검 중수부장이 진정서와 관련된 애기를 하길래 제가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라며 "감찰과에서 많이 조사한 모양인데 아직 소환통보는 받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중수부장은 최재경(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이었고, 윤 검사와 김건희씨는 3개월 전에 결혼한 상태였다.  

국제반부패회의 참석차 미국 출장, 그러나... 
 
큰사진보기2012년 6월 14일자 기사 중 일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의 미국 출장 관한 내용이다.
▲  2012년 6월 14일자 기사 중 일부.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의 미국 출장 관한 내용이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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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인과 대검 감찰1과, 윤석열 검사까지 확인을 끝내고 <[단독] 노정연 수사 담당 대검 중수1과장, 내부감찰 받아 (http://bit.ly/La8iAp)>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보냈다(2012년 6월 14일). 그런데 기사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일각에서는 윤 과장이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미국으로 출장간 것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대검 감찰1과에서 진정인을 8시간 동안 조사한(2012년 5월 31일) 직후인 6월 1일부터 10일까지 윤석열 검사가 미국 출장을 갔기 때문이다. 노정연씨의 미국 고급아파트 매입 의혹 수사가 끝나지도 않았고, 본인이 내부감찰 대상에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과장급 검사'가 국제회의 참석을 위해 미국 출장을 간 것이어서 의심을 살 수밖에 없었다. 대검의 한 관계자도 당시 기자에게 "수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출장을 나간 것도 그렇지만 중수1과장이 국제반부패회의에 참석한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대검에서는 '내부감찰에 부담을 느껴 10일간 휴가를 떠난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당시 대검의 한 관계자는 "윤 과장이 국제반부패회의 참석차 미국에 출장간 것은 맞다"라고 전했고, 윤석열 검사도 기자에게 "국제반부패회의를 주관하는 세계은행에서 수사 실무자를 보내 달라고 해서 제가 가게 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윤석열 검사는 정말 세계은행 주최로 열린 국제반부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에 간 것일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국정원 사찰문건'에 담겨 있었다. 물론 9년 여의 시간이 흐른 뒤에 확인된 내용이지만 말이다. 

노무현 사위 동향 등이 담긴 '국정원 사찰문건' 37건  
 
큰사진보기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최근에 펴낸 책 <곽상언의 시선>. 이 책에는 2021년 1월과 3월에 받은 국정원 사찰문건 일부가 공개돼 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가 최근에 펴낸 책 <곽상언의 시선>. 이 책에는 2021년 1월과 3월에 받은 국정원 사찰문건 일부가 공개돼 있다.
ⓒ 메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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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이자 노정연씨의 남편인 곽상언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21년 1월과 3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정보 결정 통지서'를 받았다. 이 결정에 따라 총 37건의 국정원 문건이 곽 변호사에게 공개됐다. '내놔라 내 파일 시민행동'이 끈질기게 정보공개를 청구해 얻어낸 의미있는 성과였다.

총 37건의 문건은 대부분 이명박 정권 시기에 작성한 것들로, 주로 곽 변호사의 동향 등이 담겨 있는 '사찰문건'이었다(아래 한문 한글표기는 편집자 주). 

盧(노) 대통령 곽상언 사위, 변호사 개업 관련 가족 중심 조촐한 모임 개최
노 前統(전통) 사위 곽상언 변호사, 사무실 정리 후 정치 입문 시사
곽상언 변호사 관련 동향
곽상언 변호사, 대전에서 OOO
 변호사와 합동 근무
노 前(전) 대통령 사위 곽상언 변호사, 양천지역 출마 관련 고심


곽 변호사는 최근 펴낸 <곽상언의 시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사위'라는 것 외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없었다"라며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몰래 정보를 수집했다는 사실에 분노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국정원이 나를 사찰할 것이라고 예상해왔는데 예상한 사실을 눈으로 확인한 것은 슬프고 허탈한 일이다"라고 토로했다. 

총 37건의 국정원 사찰문건 가운데 '수사' 상황이 기재된 문건은 모두 22건이었고, 모두 이명박 정권 시기에 만들어진 문건이었다. 곽 변호사는 특히 "단 1건을 제외하고, '수사'의 내용이 기재된 21건의 '사찰문건'은 모두 윤석열 검사가 이명박 정부에서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대검 중수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검사'로 승승장구하던 시기에 생성된 문건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윤석열 검사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구지검 특수부장(2009년 1월~2009년 8월),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2009년 8월~2010년 8월)과 중수 2과장, 1과장(2010년 8월~2012년 7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012년 7월~ 2013년 4월)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칼잡이'(특수통 검사를 일컫는 은어)로서의 경력을 이명박 정부에서 거의 완성한 것이다. 

조갑제가 다시 쏘아올린 '미국 아파트 의혹', '윤석열 검사'가 맡아 
 
큰사진보기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2012년 2월호 <월간조선>에 쓴 <노정연(노무현 딸)과 '13억 돈상자'의 미스터리> 기사.
▲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가 2012년 2월호 <월간조선>에 쓴 <노정연(노무현 딸)과 '13억 돈상자'의 미스터리> 기사.
ⓒ 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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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2009년 5월 23일)로 인해 노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의 가족과 관련된 수사기록은 모두 봉인됐다. 서거 당일인 2009년 5월 23일 김경한 법무부장관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가족에 대한 수사를 종료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여기에는 노정연씨의 미국 고급아파트 매입 의혹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노씨가 2007년 9월 미국 뉴저지주 웨스트뉴욕의 '허드슨콘도'(포트 임페리얼 아파트)를 구입했는데, 2009년 검찰 수사 당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아파트 매입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사건은 종결됐다.  

그런데 보수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2012년 <월간조선> 2월호(1월 17일 발행)에 쓴 <노정연(노무현 딸)과 '13억 돈상자'의 미스터리>라는 기사를 통해 노씨의 미국 고급아파트 매입 의혹을 재점화했다. 노씨가 100만 달러(한화 13억 원)를 환치기하는 수법으로 미국 아파트의 원소유자인 경아무개씨에게 밀반출했다며 아파트 매입 자금 전달경로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어 조갑제 대표와 행동을 같이해온 보수단체 국민행동본부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대검 중수부가 같은해 2월 본격수사에 나섰다. 

겉으로 보면 '보수언론 보도→보수시민단체 고발→검찰 수사'라는 전형적인 패턴으로 수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곽 변호사가 받아낸 국정원 사찰문건에 따르면, 이명박 정권의 국정원과 검찰은 봉인된 '노무현 사건 기록'을 끊임없이 재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 6월 9일과 2012년 2월 27일 생성된 국정원 사찰문건에는 각각 이렇게 기재돼 있다. 특히 '결정적 증거 자료 입수하겠음'이라는 문구가 의미심장하다. 
 
'노 전 대통령의 투신 사망으로 사법 처리는 중지되었다 할지라도 관련자들의 도덕·정치적 책임을 묻고 언론보도 등을 통해 국민들도 알고 역사적으로 정리될 필요가 있다면서... ※ 결정적 증거 자료 입수하겠음' (2010년 6월 9일)

'보안 유지하 과거 노무현 사건 기록을 재검토하며 관련자 소환 등 본격수사 개시 타이밍을 재던 대검 중수부는...' (2012년 2월 27일)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사건이 종결된 지 3년 만에 관련 의혹을 재수사했다. 외환거래법 위반 혐의였지만, 사건은 일선지검 외사부가 아니라 대검 중수부에 배당됐다. 대검 중수부는 2009년 노 전 대통령을 수사했고, 당시 수사기록을 캐비닛에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이 수사를 담당한 검사는 대검 중수1과장이었던 '윤석열 검사'였다. 곽 변호사는 자신의 책에서 "그해 우리 집으로 한 우편물이 도착했다, 그 우편물의 제목은 공소장이었다. 그 공소장을 작성한 사람은 '검사 윤석열'이었다"라고 회고했다. 

노정연씨 소환조사 앞두고 미국행...
"국제회의 참석이라는 본래 목적과 함께 일석이조 활동 전개중"

 
큰사진보기곽상언 변호사가 받은 국정원 사찰문건. 2012년 6월 4일 작성된 것으로,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의 미국 출장에 관한 내용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  곽상언 변호사가 받은 국정원 사찰문건. 2012년 6월 4일 작성된 것으로,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의 미국 출장에 관한 내용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
ⓒ 곽상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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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검찰은 미국 고급아파트 매입자금을 외화로 바꿔 송금해준 은아무개씨, 현금 13억 원이 담긴 상자 7개를 은씨에게 전달한 이아무개씨, 13억 원을 받은 아파트의 원소유자 경아무개씨, 돈의 출처로 의심받던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 등을 조사했다. 특히 경씨는 2012년 5월 28일과 29일, 30일 연이어 소환조사를 받았다. 윤석열 검사의 미국행은 노정연씨 소환조사를 앞두고 이뤄졌다.

국정원은 <대검 중수부, 今週(금주) '노정연 13억원 밀반출 수사' 숨고르기 양상>이라는 문건(2012년 6월 4일 작성)에서 검찰이 환치기 형식으로 13억 원을 전달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자금출처가 어디인지, 노정연이 환치기에 적극 가담했는지 등은 추가확인을 통해 실체를 규명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6월 10일 윤석열 검사가 미국에서 귀국한 이후 수사상황을 보고받은 후 대검 수뇌부와 노정연 조사 관련 일정을 잡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검사의 미국행에 관한 내용을 제법 상세하게 서술했다. 6월 4일부터 8일까지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세계은행 주최 반부패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6월 1일 출국했고, 6월 4일 오전(한국시각)까지는 회의 개최지인 워싱턴이 아닌 뉴욕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전했다. 윤 검사가 뉴욕에 체류하면서 벌인 '수사활동'에 대해서는 이렇게 적고 있다(OOO는 국정원이 문건을 제공했을 때 지운 부분, 괄호 안 한글 표기는 편집자 주). 
 
- 허드슨클럽 등 현장을 점검하는 한편, 인근 코네티컷州(주)에 거주하는 제보자 OOO 등 주요 참고인이 될 만한 인물을 비공개로 만나면서

- 국제회의 참석이라는 본래 목적과 함께 一石二鳥(일석이조) 활동을 전개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6.8 회의 종료 후에는

- OOO의 단골 도박장소이자 OOO가 노정연에게 급히 100만불을 보내라고 전화한 현장(OOO
의 주장)인 코네티컷주 소재 폭스우즈카지노호텔도 둘러본 후 6.10 귀국할 계획

윤석열 검사가 세계은행 주최 반부패회의 참석을 빌미로 노정연씨의 미국 고급아파트 매입 의혹까지 수사하는 것을 "일석이조"라고 표현한 점이 흥미롭다. 특히 문건에서 "외국 수사기관 관계자가 美(미) 현지에 들어와 사건 관련조사를 임의적으로 하는 것은 불법이니만큼 처신에 각별 유의"라는 '각별한 조언'도 눈길을 끈다. 윤 검사가 사전에 미국 수사기관(FBI)와 협의하지 않고 노정연씨 관련수사를 벌였다면 '불법'이라는 뜻이다. 이는 국정원과 검찰의 긴밀한 공조관계를 보여주는 대목들이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대검 중수부의 한 관계자가 "(2009년 검찰 수사 때 제기된 '140만 불과) 이번 환치기 100만 불까지 포함할 경우 240만 불에 거래가 완료되었다는 의심도 지울 수 없는 등 액수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현재로서는 어느 것이 맞다고 단정할 수 없고, 확인작업을 거쳐 정확한 액수 확정과 함께, 노정연 조사에 대비한 신문항목 정리에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고 적었다. 

'정치적 기획수사'가 새겨진 국정원 사찰문건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2월 24일 국가정보원 청사를 찾아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규현 국정원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윤 대통령. 방명록에는 "자유 수호를 위한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을 굳게 지지합니다"라고 적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 2월 24일 국가정보원 청사를 찾아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규현 국정원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윤 대통령. 방명록에는 "자유 수호를 위한 여러분의 헌신과 열정을 굳게 지지합니다"라고 적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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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의 곽 변호사 사찰문건 덕분에 기자는 12년 전에 품었던 윤석열 검사의 '미국 출장'에 대한 의심을 어느 정도 풀 수 있었다. 국제회의 참석은 명분이었고 '노정연 수사'가 미국 출장의 실질적인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남는 의문 하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한다"라고 했던 윤 검사는 왜 '뉴욕까지 방문하면서 노정연씨 수사에 공을 들였을까?'다. 장모 사건 압력행사 의혹으로 대검 감찰까지 받게 되자 '위기탈출'을 위해서 대검 중수과장이던 윤 검사가 직접 뉴욕에까지 가서 수사활동을 벌인 것은 아닐까?

그런데 기자의 개인적 의심을 푸는 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이 있다. 지금은 대통령이 돼 있는 윤 검사가 '정치적 기획수사'를 이끌었다는 점이다. 노정연씨 검찰수사가 검찰과 국정원의 긴밀한 공조에 의해 진행된 '정치적 기획수사'였다는 것은 국정원의 사찰문건에 뚜렷하게 새겨져 있다. "수사 템포를 적절히 조절", "정치적 부담도 상당", "대선 정국에 쟁점화되지 않도록 상황 관리", "연말 선거 일정을 앞두고 역풍을 맞을 가능성" 등 국정원 문건 속에 새겨진 단어와 문장이 이를 보여준다. 

심지어 수사팀 안에서 "과태료 처분이나 1년 이하 징역, 벌금형 정도 형벌을 부과하기 위해 정치적 역풍을 각오하고 재판에 세울 필요가 있는가? 차라리 정부가 아량을 베풀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냐?"라는 의견이 있다는 점을 전한 대목에서도 정치적 기획수사의 냄새가 진동한다(한문, 영문에 대한 한글 표기는 편집자 주).    
 
- 조사방식을 두고 장고를 거듭했던 대검 중수부는... 여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 수사 진행상황을 보아가며 수사템포를 적절히 조절하겠다는 내부 입장인데... 수사를 속전속결로 밀어부칠 경우 정치적 부담도 상당한 만큼, OOOO OOOO 등 다른 사건들과 '가닥을 맞춰가며' 템포를 조절키로 하고, 외부적으로는 에둘러 'low key(로우 키)' 스탠스 시현. (2012년 6월 12일)

- OOOOO은 OOOOO에게... 大選(대선) 변수에 노무현 관련수사가 쟁점화되지 않도록 상황관리에 주의를 기할 것을 주문. (2012년 6월 19일)

- 문제는 외화반출의 공범으로서 '불구속 기소'할 것인자, '무혐의'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 OOOOO.OOOOO 또한 심적 부담 아래 아직까지 가닥을 잡지 못한 것으로 파악... 무리하게 기소해놓고 공판에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연말 선거 일정을 앞두고 1심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검찰 수뇌부는... '연말까지 노정연 관련 건을 끌고 갈 경우 得(득)보다 失(실)이 많을 수 있다'고 우려... (2012년 6월 19일)

- '11년 외국환거래법이 개정되면서 밀반출 금액이 50억 원 이하일 경우 '과태료 처분'토록 법이 완화되었고, 동사건 행위 시점이 '09. 1월인 점을 감안해, 법 개정 이전으로 소급 적용한다 해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인데, 그 정도 형벌을 부과하기 위해 '정치적 역풍을 각오하고 재판에 세울 필요가 있는가'라는 논쟁이 수사진 내에서 대두중으로, ... 차라리 '정부가 아량을 베풀었다는 시그널을 주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냐'고 OOOOO에게 의견을 개진했는데, ★'이번 사건 하나만 보지 말고 넓게 보고, 큰 틀에서 결정하자'는 것이 내부 중론... (2012년 6월 22일)

- 수사진들이 불구속 기소 방향을 우려하는 이유는 ... 잘잘못을 떠나 노무현 추종 세력들을 감정적으로 단결시켜 연말 정국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에 기인. (2012년 7월 6일)

추가로 풀려야 할 두 가지 의혹
 
큰사진보기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함께 걷는 문 대통령과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함께 환담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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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사가 뉴욕 방문까지 하며 공들인 노정연씨 수사는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마무리됐다(2013년). 앞서 진행된 검찰의 1심 구형량도 '징역 6월'에 불과했다. 전직 대통령의 딸을 상대로 한 대검 중수부의 정치적 기획수사치고는 초라한 성적표가 아닐 수 없다.    

법원의 판결로 사건이 종결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지금이라도 두 가지 의혹이 추가로 풀려야 한다. 먼저 대검 중수부에 봉인돼 있던 '노무현 수사기록'의 재검토를 '누가' 허락(지시)했는가다.

곽상언 변호사도 자신의 책에서 "윤석열 검사는 (노무현) 서거 3년이 지난 2012년에 '노무현 대통령 수사 기록'을 재검토했다"라며 "그가 누구의 허락이나 협조를 받아 어떤 방식으로 '보안을 유지'하면서 비공개 수사 기록인 노무현 대통령의 수사기록을 검토했는지 추후 밝혀져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국정원에 수사정보를 제공한 '대검 관계자'가 누구인지 밝혀져야 한다. 곽 변호사는 "이 문건에 등장하는 사람은 추후 반드시 어느 국가정보원 요원과 어느 정도의 업무 관계를 맺었는지, 그 국가정보원의 요원에게 어떤 정보를 누설했는지 등에 대해 반드시 수사받아야 할 것"이라며 "그의 행위는 '공무상 비밀누설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곽 변호사가 국정원 사찰문건을 받은 시기(2021년 1월과 3월)는 문재인 정부였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앞서 기자가 언급한 '두 가지 의혹'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곽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가 그것을 확인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당시 검찰총장은 윤석열 현 대통령이고, 국정원장은 박지원 전 의원이었다. 두 사람 모두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했던 인사다. 
 

태그:#윤석열#곽상언#노무현#국정원#대검중수부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린다? 유권자들의 '여론조사 문해력'은?


[박해성의 여의대교] 여론조사는 해석의 과학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  |  기사입력 2024.02.01. 05:08:39


"심심한 사과 말씀 드린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2년 전 여름 난데없는 '문해력 논란'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습니다. 한 웹툰 작가의 SNS 메시지가 발단이었는데요, 일부 네티즌들이 '심심(甚深)'이라는 한자어를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가 없다'라는 의미의 한글 단어로 오해하면서 빚어진 일이었습니다. ​

'문해(文解)'는 '글을 읽고 이해함'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문해력은 단지 문자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라기보다 '이해력'까지를 포함하는 의미로 사용됩니다. '심심'이라는 글자를 읽을 수는 있어도 '심심한 사과'의 '심심'이 어떤 뜻인지 모른다면 '의미적 읽기'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죠. 

국회의원 선거가 다가오면서 바야흐로 여론조사가 넘쳐나고 있습니다. 어떤 조사결과를 보면 제1야당인 민주당이 유리할 것 같고, 또 다른 결과를 보면 여야 어느 한 편의 일방적인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기도 합니다. 같은 시기에 조사된 결과가 왜 서로 다른지 의심이 가기도 하고요. 이런 현상을 이해하려면 여론조사가 보여주는 숫자의 맥락을 읽어내는 데이터 문해력이 필요합니다. 저는 여론조사가 '해석의 과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발표된 1월 4주차 2개의 여론조사 결과를 정당 지지도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조사기관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와 리얼미터입니다. 자체 조사결과를 주 1회씩 정례적으로 발표하고 있어 비교하기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이들을 선택했습니다. 

한국갤럽은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사용해 무작위로 표본을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응답 방식은 전화 조사원 인터뷰인데, 전문 면접원이 전화 수신자와 직접 통화를 하며 조사를 진행합니다. 흔히 '전화 면접조사'라고 합니다.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번호를 무작위로 생성해 추출하는 RDD(random digit dialing) 방식이며, 자동응답 전화조사로 진행합니다. 여론조사를 받으면 녹음된 성우음성이 나오고 보기를 선택해 전화기 버튼을 눌러 응답하는 방식입니다. 편의상 'ARS 조사'라고 부릅니다. 

지난 1월 26일 갤럽이 공개한 조사 결과 중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6%, 더불어민주당 35%, 정의당 2%, 기타 정당/단체 5%,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2%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격차는 1%포인트인데 통계적으로 오차범위(최대 6%포인트) 내의 차이이므로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해석해야 합니다. 29일 발표한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5%, 국민의힘 37%, 정의당 2%, 진보당 2%, 무당층 6%였습니다. 양당 간 차이는 8%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의 격차라 민주당이 우세하다고 분석할 수 있습니다. 

같은 시기의 조사 결과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차이가 크다고 느껴지시죠? 이런 결과를 접하곤 대번에 '여론조사는 믿을 게 못 돼'라는 반응을 보이는 분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한국갤럽과 리얼미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조사기관입니다. 공표한 조사 결과 역시 중앙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누구라도 세부 사항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사가 잘못된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온 걸까요?

두 기관의 조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차이는 전화 면접(한국갤럽)이냐, ARS(리얼미터)냐, 하는 점입니다. 이를 데이터 표집 방식이라고 하는데요, 조사방법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모드 효과(mode effect)'라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모드 효과는 조사 참여자의 성향을 갈라 결과의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그러니 서로 다른 여론조사 결과를 해석하기 위해서는 방법론이라는 변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겠죠.

 






한국갤럽과 마찬가지로 전화 면접으로 조사를 진행하는 전국지표조사(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주)코리아리서치인터네셔널/(주)한국리서치 공동)에서도 1월 4주차 조사 결과 무당층이 26%로 나타났습니다. 무당층의 규모로 분석해 볼 때 전화 면접조사는 ARS 조사보다 정치 관심도가 일반적인 수준이거나 관여도가 낮은 응답자의 의견이 다수 포함되는 방식으로 볼 수 있습니다.

정당 지지도 차이도 살펴보겠습니다.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한국갤럽과 리얼미터 두 기관의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36%, 37%로 거의 차이가 없는데 비해 유독 민주당 지지도만 35%, 45%로 10%포인트나 차이가 납니다. 이런 결과로 볼 때 현재는 정치 고관여층 중 민주당을 지지하는 성향의 사람들이 더 많은 유권자 지형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각 정치 세력에게는 어느 선거나 중도·무당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이 승패에 결정적입니다만, 지금은 핵심 지지기반에서 다소 밀리는 국민의힘이 좀 더 절실한 처지에 놓여 있는 상황으로 판단됩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 후보자를 평가하고 심사하고 선출하는 데 ARS 방식의 여론조사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당원과 일반 유권자의 의견을 절반씩 반영한다는 취지입니다만, 앞서 살펴본 모드 효과에 따르면 상당히 적극적으로 민주당을 지지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의 선택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현재의 방식이 가진 함의를 이해한다면, 더 폭넓게 유권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공직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해 보완할 부분은 없는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의 철학자인 제이슨 브레넌(Jason Brennan)은 <민주주의에 반대한다(Against Democracy)>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책에서 유권자를 호빗(반지의 제왕), 훌리건(스포츠의 광적인 팬), 벌컨(스타트렉)의 세 유형으로 분류합니다. 호빗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로, 정치에 관심도 없고 지식도 많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훌리건은 꾸준하게 투표에 참여하며 정치에 관해 나름의 확고한 신념을 지녔지만, 정치지식을 편향된 방식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자에 따르면 대다수 정치인도 훌리건에 속한다고 합니다. 벌컨은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증거를 바탕으로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려는 이성적인 유권자를 뜻합니다.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네요.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 분열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닙니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과 혐오뿐 아니라 주요 정치 세력 간, 그 지지층 간 대립과 증오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죠. 각 정당 지도부가 쏟아내는 메시지, 편향적이고 자극적인 유튜브 채널 등이 계속해서 독설에 열광하는 정치 훌리건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이렇게 흘러가는 게 우려스럽습니다. 부디 많은 시민이 편견 없이 정치지식을 습득하기를, 사실에 근거해 판단하고 선택할 수 있기를, 그래서 우리가 더 좋은 공직자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의 여론조사 독해법은, 여러분이 모두 균형 잡힌 뾰족한 귀의 벌컨족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소개해 드렸습니다. 

ⓒ픽사베이

한국갤럽 1월 26일치 조사는 언론사 의뢰 없이 자체 시행됐다. 지난 23∼25일(1월 4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p다. 조사는 무선전화 가상번호 인터뷰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6.7%였다. 리얼미터가 29일치 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2∼26일(1월 4주차) 전국 18세 이상 2506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0%포인트)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는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선거, 빅데이터, 공공정책 분야의 컨설턴트입니다. 2019년부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지역산업·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아 국가적 과제 해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업인으로서, 비판적 시민으로서의 감수성과 현실을 직시하는 균형감각을 신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고발사주’ 유죄, 경향·한겨레 “손준성 검사 윗선 尹·韓 입장 밝혀라”

 

[아침신문 솎아보기] 경향·한겨레·한국, 1면에 고발사주 손준성 1심 실형 배치

조선일보, 1면에 ‘민주당 돈봉투’ 現 의원 첫 실형 배치

조선일보 “용산 일부 참모, 尹·韓 갈등으로 총선 판 불태울 뻔”


기자명박서연 기자

  • 입력 2024.02.01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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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향신문 만평.

1일 자 경향신문·한겨레와 조선일보 1면은 달랐다.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범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한 ‘고발사주’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손준성 검사장(대구고검 차장)가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손 검사는 더불어민주당에 부정적 여론을 형성할 목적으로 최강욱·유시민 등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을 검사 출신 김웅 의원을 통해 조성은 전 선거대책위원장 부위원장에게 자료를 전달했다. 1일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 국민일보 등은 1면에 이 소식을 보도했다.

반면 조선일보와 서울신문은 1면에 민주당 돈봉투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현직 국회의원의 첫 실형 판결 소식을 보도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에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윤 의원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제공할 6000만 원을 경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일자 아침신문들.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 ⓒ연합뉴스

한국일보 “‘손준성 보냄’ 텔레그램 결정타” 경향 “손준성, 尹·韓 밑에서 영전”

지난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옥곤)는 공직선거법 위반,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손준성 검사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을 제외한 다른 혐의 대부분이 유죄로 인정됐다.

법원이 고발사주 의혹에 실체가 있었다고 인정한 건 물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3면 <‘손준성 보냄’ 텔레그램 결정타… 선거 영향 의도 검찰권 남용 판단> 기사에서 “(법원이) '고발사주' 의혹에 실체가 있었다고 인정한 것은 검사와 정치인의 공모 관계를 보여주는 '물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증거는 다름 아닌 텔레그램(메신저) 대화. 손 검사장과 김웅 국민의힘 의원(당시 미래통합당 후보)이 주고받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1일 한국일보 3면.

재판 과정에서 손준성 검사장은 자신과 관련된 혐의를 줄곧 부인하거나 침묵했다. 한국일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기소한 이 사건 재판에서, 손 검사장은 자신이 고발장 작성 등에 관여하지 않았고, 제3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며 “재판이 진행될 때는 손 검사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손 검사장 지시를 받고 지씨 판결문 등을 조회한 의혹을 받은 성상욱·임홍석 검사는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하거나 손 검사장의 관여를 부인했다. 김 의원도 법정에서 ‘기억이 불분명하다’며 얼버무렸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그러나 재판부는 물적 증거에 주목했다. 특히 공수처가 제보자 조성은씨 휴대폰을 포렌식해 얻어낸 조씨와 김 의원 간 텔레그램 대화 등이 결정적이었다. 재판부는 ‘조씨가 김 의원으로부터 전달받은 메시지의 '발신자 텔레그램 ID'가 손 검사장이 사용하는 휴대폰과 연결된 계정’이라고 지적했다. 인적 장막으로 가려져 있던 손 검사장의 관여 여부가 조씨 휴대폰을 통해 드러난 것”이라고 해석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소된 손준성, 윤 대통령·한동훈 밑에서 ‘영전’> 기사에서 “서울중앙지법이 31일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한 ‘고발사주’ 사건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불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 검사가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인사 등에 대한 고발장과 판결문 등 자료를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 전달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1일 경향신문 3면.

경향신문은 이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법무부는 2022년 6월엔 손 검사를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서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지난해 9월엔 검사장급으로 승진시켰다”고 짚었다.

경향·한겨레 “손 검사장 윗선인 尹·韓, 검찰 불법 행태 입장 밝혀라”

경향신문은 <‘고발사주’ 손준성 징역형, 정치검찰 단죄 사필귀정이다>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대선 때 이 사건에 대해 ‘누구도 고발사주한 바 없다’고 밝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던 2022년 6월 손 검사를 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서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지난해 9월엔 다시 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재판 중인 대표적 ‘친윤’ 인사를 연거푸 중용한 것이다. ‘정치검찰의 흑역사’로 기록될 사건 당시 손 검사장 윗선인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인지 여부와 검찰의 불법 행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고발사주 의혹의 윗선 여부까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정치적 중립 위반” 고발사주 유죄, 윗선 여부도 밝혀야> 사설에서 “검찰이 정치적 중립을 어기고 특정 정당과 결탁한 국기문란급 범죄다. 징역 1년의 형량이 가벼워 보일 정도다. 이 사건을 수사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윗선’의 개입은 밝히지 못하고 손 검사장만 기소했다. 핵심 혐의가 사실로 확인된 만큼 더 명확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3일 경향신문 사설.

▲3일 한겨레 사설.

조선일보·서울신문, 1면에 ‘민주당 돈봉투’ 現 의원 첫 실형

조선일보와 서울신문은 1면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을 다뤘다. 지난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김미경 허경무 부장판사)는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무소속 윤관석 의원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에게는 총 1년8개월의 징역형과 벌금 600만 원, 추징금 300만 원이 선고됐다.

2021년 5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관석 의원은 송영길 전 당대표의 당선을 위해 민주당 현역 의원들에게 돈을 제공할 목적으로 경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6000만 원을 받았다. 캠프 핵심 관계자였던 강씨는 윤 의원과 공모해 의원들과 경선캠프 지역본부장 등에게 돈을 교부하는 과정에 관여했다.

조선일보는 1면 <‘민주당 돈봉투’ 윤관석 징역 2년, 강래구 1년8개월> 기사에서 이번 판결이 송영길 재판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검찰은 ‘민주당 돈봉투’ 사건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 전 대표를 지난달 4일 구속 기소한 이후 돈봉투 수수 혐의를 받는 의원들에 대한 조사를 해왔다”고 보도했다.

▲3일 서울신문 1면.

▲1일 조선일보 1면.

서울신문도 1면 <‘민주당 돈봉투’ 現의원 첫 실형> 기사에서 “돈봉투 살포의 핵심 인물인 윤 의원과 강 전 위원이 유죄 판결을 받으면서 돈봉투를 받은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번 사건 핵심 수혜자이자 정점으로 지목된 송 전 대표에 대한 재판이 2일 시작되는 터라 이날 선고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했다.

조선일보 “용산 일부 참모, 尹·韓 갈등으로 총선 판 불태울 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마무리된 가운데, 조선일보에서는 이 갈등의 원인이 용산의 일부 참모진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칼럼이 나왔다.

최재혁 조선일보 사회부장은 <[광화문·뷰] “하마터면 총선판 불태워 버릴 뻔”> 칼럼에서 “지난주 초 법조계에선 ‘검찰 분위기’란 지라시(사설 정보지)가 돌았다. 법무부와 검찰에 있는 ‘한동훈 인맥’을 잘라내야 한다는 게 요지였다. 문재인 정권에서 조국 사건을 수사했던 검사, ‘윤석열 검찰총장’이 핍박받을 때 저항했던 검사들이 실명으로 거론됐다. 엊그제까지 ‘친윤(親尹)’ 검사들이었는데 이제 누군가 ‘친한(親韓)’으로 분류해 정리 대상에 올린 것이다. 이들을 퇴진시켜도 검찰 조직은 동요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추가했다”고 썼다.

▲1일 조선일보 칼럼.

이 지라시는 윤 대통령이 한 비대위원장에게 비서실장을 보내 사퇴하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돌기 시작했다고 한 뒤, 최재혁 부장은 “여권 사정에 밝은 인사들은 진원지로 ‘용산’을 가리켰다. ‘대통령실 참모 중에 상황 판단이 안 되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고 썼다.

최재혁 부장은 이어 “한 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견줄 미래 권력으로 떠올랐다고 하더라도 임기 3년 남은 윤 대통령과 따로 갈 순 없다. 윤 대통령도 본인이 한 위원장을 키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이제 더 이상 자신의 지시를 따르는 부하가 아니란 점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부장은 “‘윤·한 갈등’ 국면에서 많은 사람이 의아해했다. 한동훈을 사퇴시키고 어떤 식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며 “이 대목에서 대통령의 눈과 귀를 흐리고 있다는 일부 참모의 처신이 회자하고 있다. 그들은 명품백 입장 표명에 반대 의견을 내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은 최순실 사태 초기에 사과했기 때문’이라는 논리를 편다고 한다. 또 한동훈 없이도 집토끼만 지키면 100석은 얻을 수 있다고 한다는 것이다. ‘100석’은 탄핵 저지선”이라고 주장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최 부장 칼럼에 ‘윤·한 갈등’이 수습된 뒤 대통령실 일부 참모를 가리켜 “정치 초짜들이 총선 판을 불태워 버릴 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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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부장은 “이제 총선까지 60여 일 남았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정책’과 한동훈의 ‘얼굴’로 선거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파열음도 예상된다. ‘공천’ 자체가 갈등을 일으키는 속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여권 입장에서 나아진 점은 최근 갈등을 겪으면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서로의 입장을 명확히 확인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대통령의 감정선을 건드려 ‘총선 판을 불태울 뻔’했던 용산 참모들의 한계가 이번에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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