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2일 금요일

안희정·박원순·김종철까지···‘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입력 : 2021.02.13 09:34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경향신문 자료사진

“설마, 그 분이 그랬을 리 없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로 이어진 진보진영 내 성폭력 사건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들이 평소 누구보다 ‘여성 인권’을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사건이 나올 때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그랬을 리 없다’는 반응이 뒤따랐다. 이는 곧 피해자에게 ‘2차 가해’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럴 리 없는 사람’은 없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가해자다움은 없다”라고 지적한 것처럼 누구나 성폭력 가해자가 될 수 있고, 가까운 이들이 주로 가해자가 되는 성폭력의 특징을 이해하는 계기가 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성폭력 사실이 드러나기 전까지 안 전 지사와 박 전 시장, 김 전 대표는 여성 인권을 대변하는 정치적 메시지를 잇따라 내왔다. 안 전 지사는 2017년 “역사에서 이제 거의 마지막 남아 있는 차별의 숙제는 성별 차별”이라고 말했다. 2018년 피해자의 폭로가 있기 직전에는 “성차별과 폭력의 문화를 극복해낸다면 우리는 사람으로서 좀 더 평화로운, 공정한 기회의 미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박 전 시장은 2019년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눈물을 흘렸고 절망감을 느꼈다”며 “저는 페미니스트가 맞다”고 말했다. <82년생 김지영>은 여성이 육아·돌봄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서술한 책이다. 안 전 지사 성폭력 사건이 불거진 직후에는 “남자로서, 시민으로서, 또 무한 책임을 진 시장으로서 굉장히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라고도 말했다. 1980년대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1990년대 서울대 조교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를 변호한 이력은 이러한 발언에 힘을 실었다.

김 전 대표는 지난해 대표로 취임한 전후로 당의 방향성을 두고 “여성주의적 혁신” “성평등주의 가치”를 강조했다. 지난달 기자회견에서는 여성혐오와 여성폭력이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다”며 “사회의 압도적인 성적 구성은 여성에게 철저히 불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당시는 피해자가 당에 성폭력 발생을 신고해 김 전 대표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던 시점이었다.

이들의 언행은 성폭력 사실이 드러난 이후에도 ‘그랬을 리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믿음과 신뢰를 앞세워 성폭력을 감싸는 발언이 가해자 주변과 지지자들에게서 나왔고, 이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논란으로 이어졌다.

최근 박 전 시장 부인인 강난희 여사가 “아직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나의 남편 박원순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는 편지글을 공개하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우상호 의원이 이를 언급하며 “박원순이 우상호고, 우상호가 박원순”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피해자는 “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장혜영 정의당 의원. 경향신문 자료사진

김 전 대표의 성추행 피해자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그 사람이 그럴 리 없다’는 한국 사회의 가해자 옹호 논리를 “가해자다움은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말로 직격했다. 지난달 25일 김 전 대표 성추행 관련 입장문에서 “성폭력을 저지르는 사람은 따로 정해져있지 않다”며 “누구라도 동료 시민을 동등하게 존엄한 존재로 대하는 데 실패하는 순간, 성폭력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이전까지 훌륭한 삶을 살아오거나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고 강조했다.

여성학자인 권김현영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연구기획위원은 ‘그럴 리 없다’라는 말에 성폭력에 대한 ‘착각’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겉으로 여성 인권을 외치고 더욱이 피해자와 가까운 관계에서 교류하던 이들이 어떻게 성폭력 가해자가 되겠느냐는 인식에 대해 “성폭력의 특징을 그만큼 모르고 있다는 얘기”라고 지적한다.

권김 위원은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은 낯선 사람이 성적 좌절감이나 사회에 대한 분노를 잘못 푸는 것으로 이미지화 돼 있다”며 “그러나 대부분의 성폭력은 가까이에서 알고 지내던 직장 동료나 가족 등이 신뢰를 배신하며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데에서 피해자들의 정신적 충격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안 전 지사 성폭력 피해자 김지은씨는 수행비서였고,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도 지근거리에서 일하던 비서실 직원이었다. 장 의원에게 김 전 대표는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였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2130934011&code=910100#csidxc9a66296a697627ab83ac1664b63751 

2021년 달아오르는 전기차 시장…선택지 넓어진다

 전용 플랫폼 도입으로 주행거리 향상…‘내연기관 정통’ 독일 3사·‘전기차 선두’ 테슬라, 신형 모델 출시

조한무 기자 chm@vop.co.kr
발행 2021-02-12 12:15:23
수정 2021-02-12 1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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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티저 이미지
아이오닉5 티저 이미지ⓒ현대자동차

올해 전기차 시장 확대가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외 완성차 기업 신형 모델이 다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설계가 도입되면서 주행거리도 향상되는 추세다.

10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약 480만대) 대비 43.3% 증가한 687만8천여대로 전망된다.

소비자 선택지가 확대되면서 한국 시장도 전기차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국내외 완성차 기업은 신형 전기차 출시 계획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가 신호탄이다. 플랫폼은 여러 완성차 모델에 공통으로 적용되는 설계라는 의미로, 통상 차체 하부 구조를 이른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부품 수가 적어, 내연기관차와는 별도로 최적화된 플랫폼을 사용해야 효율성이 높다. 내연기관차에서 공간을 차지하던 부품이 빠지면서, 차내 공간을 더 효율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된다.

E-GMP 기반 전기차는 차종에 따라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으며 초고속 급속충전기 사용 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는 게 현대차그룹 설명했다. 향후 현대차그룹이 내놓을 전기차는 이에 준하는 성능을 갖추게 된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E-GMP 기반 전기차 모델을 12개 이상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2040년까지 세계 주요 시장에서 모든 모델의 동력 장치를 엔진 변속기 등 기계식에서 배터리 모터 등 전동식으로 전환한다.

첫 E-GMP 기반 전기차는 조만간 출시가 예정된 현대차의 아이오닉5다. 5분 충전으로 100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 V2L(Vehicle to Load) 기술을 통해 일반 전원(110·220V)을 차량 외부로 공급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이번달 온라인을 통해 아이오닉5를 공개할 예정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에서도 올해부터 전기차가 출시된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사장은 지난해 12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국내와 미국 시장 등 럭셔리 브랜드로 안착 중인 제네시스를 중국 및 유럽 시장까지 진출해 고급 라인의 전동화 모델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오는 7월 전기차 모델 CV를 출시할 예정이다. 4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한다. CV는 전용 전기차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간 기아는 내연기관차 모델에서 파생된 전기차만 판매해왔다. 기아 전기차인 니로EV와 쏘울EV 등은 각각 해당 모델의 내연기관차를 기반으로 한다. 기아는 CV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전용 전기차 모델 7개를 출시한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연내 쉐보레 볼트EV 부분변경 모델과 볼트EUV를 내놓는다. 한국지엠이 수입해 판매한 볼트EV는 지난해까지 국내 완성차 브랜드 전기차 가운데 유일하게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설계된 모델이었다. 소형차인 볼트EV 2020년형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전작 대비 31km 늘어난 414km였다. 신형 모델도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된다고 가정하면 주행거리는 약 450km에 이르게 된다.

볼트EUV는 볼트EV의 스포츠유틸리티(SUV) 버전이다. GM이 지난해 공개한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이 적용되는 첫 모델이다. 해당 플랫폼은 GM이 개발한 ‘얼티엄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한다. 한번 충전으로 최대 644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GM은 설명한다. 얼티엄 배터리 개발에 LG에너지솔루션이 협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은 르노 조에의 한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조에는 르노의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 모델로 2012년 출시 이후 유럽 시장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유럽 시장에서 10만대 이상 팔리면서 1위를 차지했다.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309km로, 수치상으로는 동급 볼트EV에 못 미친다.

르노삼성은 최근 조에 사전예약에 돌입했다. 조에는 3개 트림으로 판매된다. 조에가 한국에 처음 들어온 건 지난해 8월이다. 판매량은 200대 미만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신규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도 올해 전기차 출시 계획이 있다. 쌍용차는 지난 7월 자사 최초의 전기차 E100(프로젝트명) 티저 이미지를 공개했다. 준중형 SUV로 올해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쌍용차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 전기차 진입이 유독 늦었다. 경영난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전기차 전환 추세 대응은 더뎠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도 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E100은 코란도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르노 조에
르노 조에ⓒ르노삼성자동차

독일 3사도 전기차 출시 경쟁…모델Y 내놓는 테슬라, 보조금은 축소

외국계 완성차 기업에서도 전기차 출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독일 3사를 보면, 국내 수입차 시장 1위를 달리는 벤츠는 상반기 EQA, 하반기 EQS를 내놓을 계획이다. 준중형 SUV인 GLA 모델을 기반으로 한 EQA의 완충 시 주행거리는 426km다. 급속 충전 환경과 배터리의 상태에 따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대략 30분가량 소요된다. 급속 충전 환경과 배터리의 상태에 따라,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데 대략 30분가량 소요된다. S클래스 모델 기반의 EQS는 한 번 충전으로 700km를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BMW도 전기차 2종을 연말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iX는 준대형 SUV로, 주행거리는 600km가 될 전망이다. 다만, 주행거리 측정 기준에 따라 수치가 달라질 수 있다. iX3는 중형차 모델인 X3의 파생형 전기차다. 주행거리는 약 450km 수준이다.

아우디는 지난 10일 e-트론 GT를 공개했다. 쿠페 세단 모델로 주행거리는 488km다. 앞서 아우디는 지난 11월 e-트론을 국내에 출시하기도 했다. 당시 초도 물량 600대가 두 달 만에 완판됐다. 향후 아우디는 프리미엄 디지털 카 컴퍼니로서 e-트론 GT에 이어 2025년까지 e-트론 스포트백과 Q4 스포트백 e-트론 등 20종의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세계 전기차 시장 선두 기업인 테슬라도 지난달 모델S와 모델X의 개선형 모델을 공개했다. 국내 인증 주행거리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테슬라는 모델 S와 모델X 주행거리를 각각 663km, 580km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형급 SUV 모델Y도 출시된다. 테슬라 측은 1분기 중 주문을 받기 시작할 예정이나, 출시일과 가격, 판매 트림 등은 미정이다. 테슬라코리아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테슬라 갤러리와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모델Y를 전시하고 있다.

정부가 지급하는 전기차 보조금도 시장 경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환경부·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전기차 보조금 체계 개편방안’에 따르면, 9천만원 이상의 고가 전기차에는 보조금이 적용되지 않는다. 6천만~9천만원은 50%만 지급한다. 테슬라 모델S는 보조금이 배제되고 모델3는 329만∼684만원의 보조금이 책정됐다. 보조금 액수가 가장 큰 코나EV와 니로EV는 정부로부터 900만원을 지원받는다. 국내 완성차 기업은 주로 소형 전기차 모델을 내놓고 있어, 보조금 측면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모델Y
테슬라 모델Yⓒ테슬라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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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OO분 도시', 박영선·박형준에겐 없는 이것

 [주장] 기후위기 고려않고 '부동산·신공항' 역설하는후보들... 철학 없이 돈 냄새만

21.02.12 19:58l최종 업데이트 21.02.12 20:51l


 대한민국 거대도시, 서울과 부산에서 있을 보궐선거를 앞두고 몇몇 정당과 정치인들은 앞 다퉈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21분 컴팩트 도시 서울'과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예비후보의 '살기 좋은 15분 도시 부산'이다. 박영선 후보의 '21분 서울'은 21분 이내 교통거리에 방점이, 박형준 후보의 '15분 부산'은 교통시설 개선을 통한 15분 내 생활권 조성이 중점이다. '교통'이 핵심인 셈이다.
나는 풀뿌리민주주의·생태주의 등을 근간으로 하는 청년녹색당의 공동운영위원장으로 일해왔다(2020년 2월 8일~2021년 2월 7일). 결론부터 말하면 이 예비후보들의 15분, 21분 도시는 틀렸다고 본다. 애초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출발한 '15분 도시'는 이들처럼 도시와 도시를 잇겠다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길거리에 나뒹구는 전단 속 '역세권 앞 15분!'과는 개념 자체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15분 도시, 거기엔 '환경·공동체' 철학이 있다
   

 국토연구원 측이 소개한 프랑스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의 '내일의 도시 파리' 정책공약 내용.
▲  국토연구원 측이 소개한 프랑스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의 "내일의 도시 파리" 정책공약 내용.
ⓒ 국토연구원 이슈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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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가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보이는, 안 이달고(Anne Hidalgo) 프랑스 파리시장의 15분 도시의 철학은 사실 이렇다(노동법 및 남녀평등, 사회관계 분야 전문인 안 이달고는 2014년 최초 여성 파리시장 당선 뒤 2020년 재선기존 도로·교차로였던 곳에 공유텃밭을 만들고, 학교와 같은 공공시설 일부에 공원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그렇게 마을을 걷거나 자전거·휠체어를 통해 누구나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출퇴근뿐만 아니라 '배우고' '운동하고' '돌볼 수 있는' 도시를 형성해나가는 것이다. 동네 주민끼리 공동체를 만들어나가는 도시 지향이 핵심인 것이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의 15분 도시는 '생태'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가치 형성이 우선이다(안 이달고 공식홈페이지). 이는 특히 최근의 기후위기와 잦은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후위기에 따라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 모습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얼마 전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 편안한 차림으로 나타나 화제가 됐던 버니 샌더스의 외투는 본인 지역구인 버몬트 지역기업에서 만들어진 옷이었다고 한다(관련기사 보기). 
  
 생태,환경 기반 15분 도시를 공약해 재선에 성공한 프랑스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
▲  생태,환경 기반 15분 도시를 공약해 재선에 성공한 프랑스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
ⓒ 유튜브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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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과도하거나 불필요한 이동으로 발생하는 탄소배출을 절감하고,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며 지역문화와 복지를 누리는 공간이 되는 것을 프랑스 파리에선 '15분 도시'라고 부른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중요해지고, 생활권 내에서 누구나 평등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이 드러나면서 일어나는 지각변동이다.

'15분 도시' 철학에 따르면, 이는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 시키고, 물건이 순환하는 순환 경제를 지역사회에 스며들게 하며 이것이 가능하게끔 지역주민들 인식개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기에 정치의 영역인 것이다. 그간 편리하다고 여겨왔던 많은 것들과 이별해야 할지도 모르는, 만족스러웠던 기존 삶의 기준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을 정책적으로, 또 정치적으로 설득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박영선·박형준의 'OO분 도시', 토건·경제 성장이 핵심 아닌가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부산시장에 당선된다면 “가덕신공항과 부산·울산·경남 통합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는 부산시장에 당선된다면 “가덕신공항과 부산·울산·경남 통합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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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박영선의 '21분 도시'와 박형준의 '15분 도시'는, 기후위기 등 환경적 고려보다는 토건과 경제성장 정책으로 둔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울 것도 없는, 매우 뻔한 서사다. 지역분권이나 지방자치를 강조하니 지역간 과열 경쟁이 벌어지던 것, '국토 균형 개발'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난개발·과잉관광을 기획하던 것과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봄날 같고 살기 좋은 도시는 꼭 비행기를 탈 수 있어야 하며 번쩍이는 쇼핑센터가 집 근처에 있어야만 가능한 걸까. 내가 사는 지역 땅값이 서울 강남만큼 치솟아야만 행복한 걸까. 그들의 공약을 보고 있자면 이런 질문이 계속된다. 늘 변화에 민감하다면서도 인간의 생활방식과 경향은 변하지 않는다. 결국 다른 방식으로 욕망을 추구해본 경험이 없는, 상상력이 부족한 사회에서 살고 있기에 벌어지는 일이 아닐까.
  
와 인터뷰에서 포부를 밝히고 있다. " class="photo_boder" style="border: 1px solid rgb(153, 153, 153); display: block; text-align: center; max-width: 600px; width: 600px;">
▲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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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도, 미래도, 현실도 직시하지 않고 '신공항'과 '부동산'에만 심혈을 기울이는 양극화 된 정치지형에서 뭉개진 '15분 도시'의 탄생은 놀라울 것도 없다. 그러나 참 씁쓸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기후위기 대응 정책들이 탈탄소 전략에만 매몰돼 우려를 낳던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기후위기를 맞설 '기후정의' 비전을 가진 15분 도시의 목적과는 달리 복합쇼핑타운과 공항을 짓는 그들의 정책은 철학도, 정치도 없이 돈 냄새만 고약하게 난다. 더 이상의 성장 중독 사회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하지 않다. 우리에게도 '기후정의를 위한 재구성'을 전제로 한 도시에서 살 권리, '도시권'이 필요한 때다.

☞국토연구원 측이 소개한 국토이슈리포트 '프랑스 안 이달고(Anne Hidalgo) 파리시장 정책공약' 자료 보기(링크)

덧붙이는 글 | 기사를 쓴 김혜미씨는 청년녹색당 전 공동운영위원장입니다.

태그:#보궐선거, #기후위기, #박형준, #박영선, #15분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