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1일 화요일

희생자 아닌 사망자? 참사 축소 논란

 

행안부, '이태원 사고 사망자' 표기
사고사 의미도 있어 '희생'이 적절
근조 없는 리본 지시도 "책임 회피"

게재 2022-11-01 17:48:56
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1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이태원 참사로 숨진 이들을 '사망자'로 표기하고, 근조 글씨가 없는 리본 착용을 당부하자, 국민들 사이에서 "국가적 애도를 축소시키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1일 광주지역 공공기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행정안전부는 공문을 통해 각 시·도 청사에 조성하는 분향소를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로 표기하도록 했다.

'희생자' 대신 '사망자', '참사' 대신 '사고'로 표기하도록 지시한 정부 조치에 누리꾼들은 인터넷상에서 표현의 적합성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표현이 맞는 것일까. '희생'에는 대의명분을 위한 죽음 뿐만 아니라 사고사의 의미도 포함돼있다.

국립국어원은 희생의 뜻을 ①다른 사람이나 어떤 목적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 재산, 명예, 이익 따위를 바치거나 버림. 또는 그것을 빼앗김, ②사고나 자연재해 따위로 애석하게 목숨을 잃음으로 정의했다.

특히 ②번의 뜻이 세월호 참사 이후 국어심의회를 거쳐 지난 2014년 11월1일자로 추가된 만큼 이번 이태원 참사 역시 희생자로 써도 적합하다.

표기의 적절성뿐만 아니라 공직자들에게 착용을 지시한 검은 리본에도 '근조'나 '추모'가 쓰여있지 않아 반발을 샀다.

국가 애도기간임에도 상당수 공무원이 '근조' 글자가 빠진 검은 리본을 달고 있었다.

관련 지침을 행정안전부에 내린 것으로 알려진 인사혁신처는 "검은색 리본이면 규격 등과 관계없이 착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국가 애도기간에 굳이 불필요한 논란을 자초한 의도가 무엇이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시교육청에 근무하는 A씨는 "오전에 '글씨가 보이지 않도록 착용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받았다. 애초에 글씨가 쓰여있지 않은 리본으로 제작, 배부됐다고 한다"며 "국가 애도기간에 이러는 이유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 회피때문 아니냐"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