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31일 월요일

[단독] 북, ‘남한 혁명통일론’ 버렸다…국보법 존폐 논쟁 새국면

 등록 :2021-06-01 06:56수정 :2021-06-01 07:10


헌법과도 같은 노동당 규약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문구 지우고
“전국적 범위 자주·민주적 발전” 대체

남북 격차로 체제 생존 내몰린 북
현실-이데올로기 괴리 해소 차원
통일보다 ‘남북 공존’ 방향 선회
한국사회 보안법 논쟁 영향 줄 듯

북한이 올해 1월14일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노동당 8차 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이 검은 털모자를 쓴 채로 만족한 듯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올해 1월14일 저녁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노동당 8차 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위원장이 검은 털모자를 쓴 채로 만족한 듯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북한이 남한을 ‘혁명 대상’으로 명시한 조선노동당 규약 속 ‘북 주도 혁명 통일론’ 관련 문구를 지난 1월 당대회에서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한겨레>가 31일 조선노동당 새 규약의 서문을 확인한 결과,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으로 제시됐던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이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조선노동당 새 규약은 올해 열린 ‘8차 당대회’ 닷새째인 1월9일 수정·채택한 내용이다.


이는 김일성 주석이 1945년 12월17일 ‘민주기지론’(북은 남조선혁명과 조선반도 공산화의 전진기지라는 이론)을 제창한 이래 80년 가까이 유지해온 ‘북 주도 혁명 통일론’의 사실상 폐기이자, 남북관계 인식틀의 근본적 변화를 뜻한다. 아울러 노동당 규약의 ‘북 주도 혁명 통일론’ 문구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여기는 국가보안법 존치론의 핵심 근거로 인용돼온 사정에 비춰, 한국 사회의 국가보안법 존폐 논쟁에도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 변화이기도 하다.


북한은 새 당규약을 채택하며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을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 과업 수행”에서 “전국적 범위에서 사회의 자주적이며 민주적인 발전 실현”으로 대체했을 뿐만 아니라, ‘북 주도 혁명 통일론’을 뜻하는 기존 규약의 여러 문구를 대폭 삭제·대체·조정했다.


기존 노동당 규약 서문의 “조선노동당은 사회의 민주화와 생존의 권리를 위한 남조선 인민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성원”한다는 문구가 사라졌고, “민족의 공동 번영을 이룩”이라는 내용이 새로 들어갔다. 노동당 규약 본문의 “당원의 의무”(4조)에서 “조국통일을 앞당기기 위하여 적극 투쟁하여야 한다”는 문구는 대체 표현 없이 삭제했다.


노동당 규약은 남쪽의 헌법과 마찬가지로 절대적 권위를 지닌 최상위 규범이다. 당이 국가를 만든 ‘당·국가 체제’로 스스로를 인식해온 북한은 헌법 11조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노동당의 영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고 규정했고, 노동당 규약엔 “인민정권(정부 기구)은 당과 인민대중을 연결시키는 가장 포괄적 인전대(引傳帶)”라며 “인민정권이 당의 영도 밑에 활동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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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총비서를 수반으로 하는 조선노동당이 ‘북 주도 혁명 통일론’을 사실상 폐기한 조처는 그 의미를 크게 세 갈래로 나눠 짚을 수 있다.

첫째, 1990년대 초반 ‘비대칭 탈냉전’(한-중·한-소 수교, 북-미·북-일 적대 지속) 이후 시간이 흐를수록 커지는 남과 북의 국력 차이로 ‘북 주도 통일’은커녕 ‘체제 생존’ 모색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현실’과 ‘통치 이데올로기’의 격차 해소 조처다. 앞서 북한은 ‘김정은 후계 구도’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3차 노동당대표자회(2010년 9월28일)에서 이전 당규약의 “남조선에서 식민지 통치 청산” 문구를 삭제하고, “민족해방인민민주주의혁명”에서 ‘인민’을 삭제해 ‘남조선혁명론’의 급진성을 완화하는 등 현실과 이데올로기의 격차를 조심스레 줄여왔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012년 집권 이후 지속적으로 모색해온 “두개 조선”(Two Korea) 지향이라는 한반도의 미래상을 노동당 규약이라는 최상위 규범에 공식적으로 반영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앞서 김정은 총비서는 남북 사이 표준시에 30분의 시차를 둔 “평양시간”(2015년 8월15일~2018년 5월4일) 제정을 통한 ‘시공간 분단’ 시도, 김일성·김정일 “두 영원한 수령”의 ‘민족’ 담론을 ‘국가’ 담론으로 대체한 “우리 국가제일주의 시대” 천명 등으로 ‘통일’보다 ‘국가 정체성’ 강화에 집중해왔다.


둘째, 1991년 남과 북의 유엔 동시·분리 가입과 남북기본합의서 채택, 다섯 차례의 정상회담 등의 현실을 반영한 ‘공존’으로 방향 선회다. 첫째 이유와 맞닿은 이런 방향 선회는 북한이 앞으로 ‘통일’보다 ‘공존’ 모색 쪽에 대남정책의 무게중심을 싣는 추세를 강화하리라는 전망을 낳는다.


셋째, 북쪽의 노동당 규약 ‘혁명 통일론’ 폐기가 한국 사회 국가보안법 존폐 논쟁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다. 앞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과 첫 남북정상회담 때 “국가보안법은 도대체 왜 폐기를 안 합니까? 우리도 남쪽에서 제기하는 옛날 당 규약과 강령을 새 당대회에서 개정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서로 하나씩 새것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7년 10월 정상회담에서 “남과 북은 남북관계를 상호 존중과 신뢰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켜… 통일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기 위해 각기 법률적 제도적 장치를 정비해 나가기로 했다”(‘10·4 정상선언’ 2조)고 약속했다. 이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고 적대시하는 대표적 법·제도인 노동당 규약과 국가보안법의 개폐를 염두에 둔 합의다.


한편,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주장과 관련한 노동당 규약 문구는 이번에도 삭제하지 않았다. “남조선에서 미제의 침략무력을 몰아내고”라는 기존 문구를 “남조선에서 미제의 침략무력을 철거시키고”로 대체했다. 아울러 “온갖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끝장내며 일본군국주의의 재침 책동을 짓부시며”라는 기존 문구를 “남조선에 대한 미국의 정치군사적 지배를 종국적으로 청산하며 온갖 외세의 간섭을 철저히 배격하고”로 바꿨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politics/defense/997464.html?_fr=mt1#csidx27456394516ed659dad676c75039b55 

“5·18 망언 사죄없는 국민의힘...광주 합동연설회는 기만”

 

대학생들,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설회 규탄 기자회견

김태현 통신원 | 기사입력 2021/05/3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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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설회를 규탄하는 대학생 기자회견이 열렸다.

 

국민의힘이 6월 11일에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겸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전북·주 지역 합동연설회이자 첫 합동연설회를 개최하자 대학생들이 즉각 반발에 나선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국민의힘이) 여전히 5·18과 관련 당 내부에서의 왜곡과 폄훼, 망언 행위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있으면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연설회를 광주에서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는 기자회견 주최·주관 단체인 광주전남대학생진보연합을 비롯하여 대전충청대학생진보연합, 강원대학생진보연합 등이 모였다. 기자회견에서는 각지에서 온 대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 30일 오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대학생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현 통신원

 

광주에서 학교를 다닌다는 한 대학생 발언자는 자신이 지난 17일 5·18 망언과 역사왜곡처벌법 전원 기권·반대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며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에 면담 요청을 하러 갔다가 경찰에 연행된 학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진정 5·18에 대해 사죄한다는 정당이 면담 요청을 한 대학생들을 가차 없이 연행하는 게 옳은 행동이냐며 분노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그런 모순된 만행을 저지른 국민의힘이 이곳 광주에서 당대표 후보 연설회를 하는 것은 기만이라고 그는 규탄했다.

 

대전에서 온 대학생 발언자는 5·18에 대한 망언과 왜곡, 폄훼를 자행한 것도 모자라 사죄 한마디 없이 뻔뻔하게 광주 땅에서 당대표 후보 연설회를 할 수가 있냐면서 이러한 모습에 너무나도 화가 난다고 말했다. 덧붙여서 그는 국민의힘이 5·18 망언, 왜곡, 폄훼에 대한 진심 어린 사죄를 하기 전까지는 광주를 방문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춘천에서 내려온 대학생 발언자는 예전에 춘천 지역구 국회의원이었던 김진태가 5·18 관련 망언을 한 이후 지역민들이 ‘5·18 망언 김진태는 사퇴하라’라고 목소리 내었으며 결국 춘천시민들의 힘으로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진태를 낙선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진태를 비롯한 국민의힘이 여전히 본인들이 저지른 만행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뻔뻔하게 광주 땅에 와서 5·18 묘지 참배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에서 당대표 후보 연설회까지 한다는 게 정말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대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무리한 뒤, 김대중컨벤션센터 일대에서 5·18 망언에 대해 사죄하지 않고 있는 국민의힘을 규탄하는 피켓팅을 진행했다. 피켓팅 도중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탑승한 버스가 컨벤션센터로 들어오자 대학생들은 버스 주변으로 가 분노의 목소리를 외치며 당대표 후보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규탄했다.

 

▲ 30일 오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대학생들이 피켓팅을 진행하고 있다.     ©김태현 통신원

 

▲ 30일 오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대학생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태현 통신원

 

▲ 30일 오후,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광주·전남·전북·제주 합동연설회가 열리는 광주광역시 서구에 위치한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대학생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태현 통신원

세계를 이끄는 G7이 인정한 한국? 이런 측면도 있습니다

 [권신영의 해리포터 너머의 영국] 상대적이고 가변적인 동-서 관계

21.06.01 07:28l최종 업데이트 21.06.01 07:28l
 2019년 8월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  2019년 8월 26일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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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위기 속에서 세계 10위 경제 강국에 진입했고, 1인당 GDP에서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제쳤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은 G7에 연속으로 초청되는 나라가 될 만큼 국가적 위상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두 문장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4주년 연설(2021년 5월 10일) 전문의 일부로 한국 내 G7의 권위를 보여준다. 현 경제 위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한 근거로 언급되니 말이다. 여기서 제쳤다는 국가는 이탈리아고 초청받은 회의란 영국 맨 남서쪽 콘월(Cornwall)에서 6월 11~13일 사흘간 열리는 제47회 G7 회의를 가리킨다.  

정치학자 치아라 올다니의 말을 빌리면, G7은 "산업화된 국가들 중 마음이 통할 것 같은 멤버를 자체적으로 뽑아 결성한 클럽(self-selected club)"이다. 마음이 통할 만한 가치란 자유·인권·민주주의·법치주의·번영 그리고 지속 가능한 발전 추구로, 대체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중세에서 근대 사회로 전환한 서구 사회의 가치이다. 일본을 제외하고는 공식 회원 역시 전형적인 서구로 여겨지는 유럽의 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와 북미의 미국·캐나다다. 결국 G7과 가까워진다는 것은 서구 사회 기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뜻으로 한국은 여기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서구 사회란 무엇일까. 서쪽은 동쪽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다. 방향이 기준에 따라 상대적일 수밖에 없는 구 형태의 지구에서 유럽과 북아메리카가 '서'로 묶인 데는 대서양 중심의 공간 의식이 있다.

대서양 중심의 세계관

지도의 역사는 인간 공간 의식의 확장과 성장을 보여준다. 지금이야 인공위성으로 어느 외딴 마을의 가로수까지 생생하게 볼 수 있어 그 의의가 많이 희석되었지만, 인간은 정확한 지도를 만들려고 청동기 시대부터 고군분투했다.

지리학적 지식은 곧 권력이었다. 정치권력이 뻗치는 영토와 세금을 부과하는 토지와 경제 활동 공간을 표시한 지도는 통치에 필수적 도구였다. 지도에 담긴 지형에 대한 정보는 군사력에 버금가는 무기였으며, 항해에 있어서는 생사를 결정했다. 

객관적 정보가 일차적 요소지만, 지구를 평면화시키는 과정에서 주관성이 발생한다. 대륙을 자르지 않기 때문에 지구를 평면화시키는 방법은 두 가지로, 아래에 보다시피 대서양을 자른 태평양 중심의 지도와 태평양을 자른 대서양 중심의 지도가 있다.

한국은 태평양 중심의 지도(위)를, 유럽과 미국은 대서양 중심의 지도(아래)를 사용한다. 대륙의 배치는 꽤 의미심장하다. 양쪽 모두 자국 중심적으로 세계를 이해하고 싶은 욕망을 표출한다. 역사적으로 중요했던 대외 관계의 범위, 문화권도 가늠할 수 있다.
   
 태평양 중심의 세계지도
▲  태평양 중심의 세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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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서양 중심의 세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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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도에서든 객관적 거리는 똑같다. 문제는 상대적인 공간 개념이 언어로 표현될 때 발생하는 지적 헤게모니다. 동경과 서경, 서구(the west), 극동(Far East)과 같은 어휘가 그 예로, 이들은 19세기 근대 지리학을 주도한 영국이 형성한 대서양 중심의 세계관에서 비롯되었다.

태평양 중심의 지도에서 보면, 한국이 굳이 극동일 필요가 없고 오히려 영국과 유럽이 극서 (Far west)가 되는 것이 옳다. 또 태평양 시각에서는 서쪽의 유럽과 동쪽의 미국을 서구로 같이 묶기가 곤란하다. 한국과 아시아는 19-20세기 초 지식 헤게모니에서 밀렸기 때문에 태평양 중심의 공간 개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서양 중심의 지리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동-서의 기준

현재 동-서 구분의 국제적 기준은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로, 이 과정의 숨은 공신은 철도다. 산업 혁명 이후 석탄 및 광물을 신속히 운반할 기술 개발 노력 끝에 영국은 1804년 증기 기관차를 개발해 19세기 주요 산업 도시들을 철도로 잇기 시작한다.

영국의 증기 기관차와 철도 기술은 1830년대 미국·프랑스·독일 등으로 수출된다. 영국은 1850년대부터 식민지인 인도·이집트·남아프리카에도 철도를 부설해 식민지 사회로 좀 더 깊이 침투했다. 철도로 물리적 거리를 어느 정도 극복한 19세기 후반에는 적어도 경제적으로는 인적 물적 교류가 수월해지고 우편과 체신 산업도 빠르게 성장했다.

철도 발달 과정에서 문제가 된 것은 지역 간 시간차였다. 당시 각 지역들은 고유의 시간 체제를 가지고 있었다. 가령 런던·맨체스터·버밍햄의 시간은 몇 분 혹은 몇 십분 간격으로 달랐다. 이것은 기차의 출발·도착 시간 표시에 일대 혼란을 일으켰다. 결국 영국은 전국적으로 통일된 시간 개념을 도입해 런던과 중서부 도시 간 철도 노선 시간표를 1840년에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철도 시간표지만, 사실은 지역 시간(local time)에서 전국적으로 통일된 시간(national time)으로의 전환이라는 의의가 있다.
 
큰사진보기 1852년도에 제작된 그리니치 표준시
▲  1852년도에 제작된 그리니치 표준시
ⓒ 그리니치 왕립 천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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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인 영국은 국내 시간 통합에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의 시간을 표준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작업의 핵심 인물이 런던 그리니치 천문대 소속 왕립 천문학자 조지 비덜 에어리(George Biddell Airy, 1801-1892)다. 1835년부터 그리니치에 재직한 에어리는 기존 자오선(천구의 두 극과 천정을 지나 적도와 수직으로 만나는 큰 원, 시각의 기준)을 더 정교하게 다듬어 1851년 그리니치 자오선을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 식민지들이 에어리의 그리니치 자오선를 사용하면서 이후 항해 및 각종 지도 제작에 이용되었다.

항해 무역과 전신 전보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19세기 후반 나라별로 존재하는 자오선이 혼란을 일으켰고, 표준화된 국제 기준을 원했던 미국은 1884년 워싱턴 D.C 에서 국제 자오선 회의를 개최했다. 세계 26개국이 참가해 그리니치 자오선을 전 세계 시간 체계의 기준으로 정했다. 파리 자오선을 사용하던 프랑스가 중립성을 문제 삼으며 유보 입장을 보였지만, 프랑스도 1911년에 받아들인다.

G7의 이면

19세기 영국의 지식·권력·자본이 만들어낸 대서양 중심의 동-서 개념은 한국에 수용되지만, 시대적 가치에 따라 함의하는 바는 바뀌었다. 19세기 말까지 서구는 위협적인 존재였다. 처음 청나라를 통해 소개되는 서구 문물은 그저 낯설고 새로운 것이었지만, 서학(천주교)의 평등사상이 신분제 질서를 기반으로 한 성리학과 충돌하면서 천주교 박해나 쇄국 정책 등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자유주의가 팽배했던 1920년대 식민지 조선에서 동-서는 전통(구)과 근대(신)를 의미했다. 서양과자, 단발, 서양식 교육, 유럽식 주택, 핵가족, 육아 등 대중 소비문화와 모더니즘이 유행했다. 전통적 젠더 질서와 부딪친 신여성과 자유연애는 사회적 논란을 빚기도 했다. 

서구 근대 문물의 유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공황 이후인 1930년대부터 2차 대전이 끝나는 1945년 사이 동-서는 각각 공동체주의와 개인 이기주의를 상징했다. 이 담론을 주도한 것은 일본 제국주의로 개인의 권리를 기반으로 한 서구 법질서를 아시아와 맞지 않는 개념이라고 비판했다.

일제는 그 대안으로 가족 공동체주의를 외치며 공동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과 도덕적 국가를 이상화했다. 경제적으로는 서구 자본주의에 대한 대안으로 국가가 주도하는 통제 경제를 주장하며 서구와 맞설 수 있는 대동아 공영권을 구상했다. 공영권의 지도자로 일본 자신을 설정한 후 조선과 대만에서 황국 신민화 정책을 추진했다. 

해방 후 동-서 관계는 후진국과 선진국의 관계로 전환된다. 1950년대 서구 사회는 소비에트와 동유럽의 사회주의화 속에서도 개인의 정치적 자유를 인정하는 민주주의와 사적 소유를 보장하는 자본주의를 수호하는 사회로 그려졌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은 서구식 민주주의의 안정적 실행과 서구식 경제 발전을 목표로 세운다.

1970년대는 여기에 하나 더 보태진다. 동-서를 정신과 물질로 구분해 한국의 전통적 가치, 특히 효와 충에 기반을 두어 민주주의를 구현하고 경제 발전을 이루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경제적으로는 더 강화된 국가 중심의 경제 발전 논리, 정치적으로는 소위 한국식 민주주의인 유신 체제로 귀결된다.

이후 1990년대 민주화, IMF 금융위기, 국제화를 거치며 서구의 제도는 '발달된' 혹은 '합리적' 국제 기준으로서 환기되고 주요 참고 자료로 인용되었다. 2021년의 'G7을 제쳤다'와 'G7 연속 초대'에서 보이는 G7의 권위는 이 흐름 위에 있다. 

결론적으로 G7의 권위는 동-서 관계 해석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상대적인 것이다. 
 
큰사진보기 영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워터에이드(WaterAid) 회원들이 25일(현지시간) 런던 타워브리지 앞 포터스 필즈 공원에 3.5m 높이의 모래시계를 설치하고 있다. 이 모래시계는 내달 11~13일 런던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물 부족을 초래하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설치됐다. 2021.5.25
▲  영국의 비영리 환경단체인 워터에이드(WaterAid) 회원들이 25일(현지시간) 런던 타워브리지 앞 포터스 필즈 공원에 3.5m 높이의 모래시계를 설치하고 있다. 이 모래시계는 내달 11~13일 런던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물 부족을 초래하는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설치됐다. 2021.5.2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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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성을 인정했을 때 한국은 G7이 현재 불평등과 환경 문제에 지대한 책임이 있음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매년 회의장 근처에서 대규모 반 G7시위가 발생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위대는 G7이 지난 수십 년간 남미와 아프리카의 자원을 이용해 환경을 희생시켜 자국 이익을 극대화했고, 불평등을 악화하는 신자유주의를 지지해 왔다고 비판한다. 다행히 올해는 환경, 코로나 백신, 다국적 기업 세금 등이 안건으로 올라와 있다. 초청국까지 합치면 세계 경제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이들이 어떤 합의를 도출해 낼지 궁금하다.  

국가보안법이 박물관을 뛰쳐나온 이유

 

  • 기자명 민플러스
  •  

  •  승인 2021.05.31 13:51
  •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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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꺼져가던 국가보안법이 연일 칼춤을 춘다. 5월에만 벌써 4건째다.

    ▲4.27시대연구원 이정훈 연구위원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 압수수색과 구속(14일),

    ▲범민련 원진욱 사무처장 외 1명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등 혐의 기소 통보(15일)

    ▲민족사랑방 김승균 대표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 압수수색(26일),

    ▲충북청년신문 손종표 대표 외 3인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 압수수색(27일).

    박물관에 있던 국가보안법이 왜 지금 뛰쳐나온 것일까?

    국가보안법 폐지 10만 청원이 달성돼 존폐 위기에 몰린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고, 국정원법 개정으로 대공수사권이 경찰청 안보수사국으로 이전되는 것도 이유일 수 있다. 말하자면 국가보안법으로 연명해 온 검경 내 공안세력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친 것. 하지만, 진짜 이유는 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다.

    민주정부 하에서 국가보안법이 준동한 예는 드물다. 특히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공안사건이 이렇게 터질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거나 최소한 제7조(찬양 고무 등)만이라도 개정하겠다고 공약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할 수 있는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상태다. 그런데 왜 문재인 정부는 국가보안법의 칼춤을 묵인 방조했을까?

    문재인 정부가 과거 분단독재 세력들처럼 국가보안법을 공안탄압에 악용할 리 없다. 그렇다면 왜? 칼춤 뒤의 가면을 벗기기 위해선 국가보안법 사건의 90%를 차지하던 7조(찬양 고무 등)가 아니라 8조(회합 통신 등) 위반 사건이 속출하는 데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제8조는 사문화돼 있었다. 왜냐하면, 6.15공동선언 이전에는 북한(조선) 사람과 회합 통신이 불가능했고, 이후에는 누구나 회합 통신을 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평양 방문자 4만 명, 금강산을 200만 명이 다녀온 데다가,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자유롭게 북한(조선) 동포와 소통이 가능해졌다.

    사실 회합 통신으로 죄를 묻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나 이정훈 연구위원, 원진욱 사무처장, 손종표 대표에 8조를 적용했고, 김승균 대표에까지 회합 통신 여부를 취조했다.

    혹시 여론에 밀려 국가보안법 7조가 폐지될 경우를 대비해, 대신 8조를 적용한 판례를 만들려는 것일까? 그럴 수도 있지만, 문제의 본질은 더 깊이 숨어있다.

    국가보안법과 대북제재 사이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보안법 8조(회합 통신 등) 위반을 걸고 드는 이유는 대북제재와 관련 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도 확인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승인 없이는 대북 경제교류를 재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그런데 사업가들이 개별적으로 대북 투자를 진행할 경우 마땅한 제재 방안이 없다. 남북교류협력법으로는 부족하다. 그렇다고 미국의 대북제재를 우리 기업가들에 적용할 수도 없는 일.

    결국, 남북 경제교류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8조(회합 통신 등)를 적용, 만남 자체를 차단함으로써 미국에 우리의 대북제재 의지를 증명하려는 것이다.

    국가보안법상 회합 통신 혐의로 감옥 가고, 압수수색 받는 광경을 보고 나서 누가, 어떤 사업가가 대북 경제교류에 나서겠는가. 개성에 이미 자기 공장이 있는 기업가들도 겁이 나서 몇십억 투자금을 홀라당 날리고도 입도 뻥긋 못하는 판이다.

    이런 선례는 IT사업가 김호 씨 사건에서 이미 확인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앞두고 미국이 한국의 대북제재 이행 의지에 의혹을 가지던 2018년 8월, 김호 씨는 국가보안법상 기밀누설, 금품수수, 편의제공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국정원은 “김호 씨 사건은 이념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혀, ‘내국인을 대북 제재 위반으로 기소할 수 없으니 국가보안법을 적용했다’는 합리적 의심을 샀다.

    공안정국 조성용으로 악용되던 국가보안법이 문재인 정부 들어 미국의 대북제재 이행을 위한 대체법안으로 기능한다. 국가보안법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 걸면 코걸이 식의 위험한 악법임이 또 한 번 입증되었다.

    공안당국은 국가보안법 8조(회합 통신 등)를 자의적 판단에 따라 민간교류에만 선별 적용한다. 이로 인해 남북 간 민간 차원의 모든 교류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었다. 앞으로 설사 코로나19 상황이 풀린다 해도 국가보안법 8조가 두려워 남북 간 민간교류와 기업의 경제협력은 불가능해 졌다.

    대선을 앞둔 문재인 정부는 남북교류보다 한미동맹에 더 충실하다는 것을 미국이 믿어줘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고 보는 듯하다. 그렇다면 2018년 평양에서 한 연설 “8천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어나갈 것”(2018.9.19)이라던 그날의 약속을 저버린 후과는 어떻게 감당할 셈인가.

    “아빠 죽음 헛되지 않게 힘 되어주세요”...산재사망 화물노동자 딸의 호소

     청와대 국민청원 “인명 사고 없다는 이유로 위험작업 개선 안 해”

    이승훈 기자 
    발행2021-05-31 18:21:43 수정2021-05-31 18:21:43
    <figcaption itemprop="caption description" style="box-sizing: border-box; text-size-adjust: none; margin: 10px 0px; padding: 0px; border: 0px; outline: 0px; color: rgb(153, 153, 153); font-family: "Apple SD Gothic Neo", "Malgun Gothic", "맑은 고딕", "Noto Sans", Dotum, 돋움,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75px;">쌍용 씨앤비 공장 화물노동자 산재사망사고 국민청원ⓒ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figcaption><figcaption itemprop="caption description" style="box-sizing: border-box; text-size-adjust: none; margin: 10px 0px; padding: 0px; border: 0px; outline: 0px; color: rgb(153, 153, 153); font-family: "Apple SD Gothic Neo", "Malgun Gothic", "맑은 고딕", "Noto Sans", Dotum, 돋움, sans-serif; font-size: 14px; letter-spacing: -0.75px;"> 지난 26일 조치원 쌍용 씨앤비(C&B) 공장에서 발생한 화물노동자 산재사망사고와 관련해 유족이 쓴 것으로 보이는 호소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재해자의 딸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화물노동자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회사의 위험 작업 지시 등이 있었다며 아버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힘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figcaption>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치원 쌍용 C&B 공장에서 산재사고로 사망한 52살 화물노동자의 딸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해당 청원에서, 작성자는 회사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알고도 파지 부스러기가 날린다는 이유로 위험한 작업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화물노동자 산재사상사고 장소ⓒ화물연대본부 제공

    그는 “짐을 내리는 곳에는 큰 경사면이 있었고, 여기를 후진으로 내려가면 짐이 문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이곳의 작업 환경은 안전하지 못했다”라며 “이를 알면서도 쌍용 C&B는 평지에서 컨테이너 문을 열고 작업장으로 내려오면 파지 부스러기가 날린다고 경사면을 내려온 후 컨테이너 문 개폐 작업을 하라고 지시했다”고 짚었다. 이어 “원래는 평지에서 컨테이너 문을 개폐 후 작업장으로 내려가 짐을 내리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됐었다”라며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파지 부스러기가 날린다며 작업장으로 내려가 차가 기울어진 상태로 컨테이너 문을 열라며 작업방식을 바꿨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작업 방식으로 작업을 하다가 컨테이너에 실려 있던 화물이 떨어진 적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인명 사고가 없었다는 이유로 위험한 작업환경을 개선하지 않았다. 아빠나 (동료) 화물노동자가 아닌 전문 인력을 고용해서 작업했다고 해도,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위험한 작업환경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사고 현장 사진을 보면 경사면이 있어서 트럭을 후진하는 과정에서 컨테이너 안 적재물이 입구 쪽으로 쏠릴 위험이 농후해 보인다. 재해자 장 모(52) 씨 또한 컨테이너 문을 여는 과정에서 안쪽 적재물이 쏟아지면서 300~500kg의 파지더미에 깔렸다. 정 씨는 곧바로 병원에 실려 갔으나, 다음 날인 27일 중환자실에서 장기파열로 인한 과다출혈로 숨졌다.

    작성자는 컨테이너 문 개폐 작업이 화물노동자의 고유 업무가 아닌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작성자는 “컨테이너 문 개폐 작업은 쌍용 C&B 회사에서 전문 인력을 고용해 안전과리자를 배치한 후, 전문 인력이 해야 하는 일”이라며 “컨테이너 문 개폐, 컨테이너 내부 청소는 (재해자와 같은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일이라 화물노동자가 하지 못하게 되어 있고, 국토부에서도 ‘이러한 작업을 차주에게 수행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는) 비용절감과 관행이라며 이 위험한 일을 화물노동자에게 시켰고,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작업환경에서 사고가 날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전문 인력을 고용하지 않았다”라며 “더군다나 이 위험한 작업을 하는 곳에 안전관리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라고 분노했다.

    산재사망사고 피해 노동자 유족ⓒ화물연대본부 제공

    또 작성자는 “화물노동자들은 작업현장에서 힘이 없기에 컨테이너 문을 개폐하라면 해야 하고. 하지 않으면 일을 주지 않거나, 작업 순번을 끝으로 미룬다거나 출입을 못 하게 하는 등 불이익을 받는다”라며, 화물노동자들이 고유 업무도 아닌 일을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이어 “회사는 아빠 사고가 있었던 당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똑같은 위험한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갔고, 작업을 재개해야 한다며 사고 현장을 훼손했다”라며 “부당한 사고를 만들고 사람을 죽인 쌍용 C&B는 본인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발뺌하며, 책임 전가만 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살다 간 우리 아빠를 위해, 아직도 안전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며 일하는 남은 화물노동자들을 위해, 더 이상 어느 누구도 희생당하지 않게, 쌍용 C&B가 잘못을 인정하고 위험한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힘이 되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해당 청원은 현재 ‘검토 중’ 상태다. 검토 기간에도 청원에는 참여할 수 있으며, 31일 오후 6시20분까지 4705명이 청원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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