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8일 목요일

그많던 옥수수는 누가 다 먹었나, 사람? 자동차!


김찬국 2015. 01. 08
조회수 353 추천수 0
환경상식 톺아보기-바이오연료는 얼마나 친환경적인가
중형차 한 대 채울 바이오에탄올 만들려면 한 사람 1년 먹을 옥수수 들어
바이오연료 생산과정에 드는 전체 에너지 고려해야, 친환경 기술에 성찰 필요

bio1.jpg» 화석연료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대체연료로 옥수수 등을 이용한 바이오연료가 대량으로 생산되고 있다. 미국 아이오와 주의 바이오에탄올 생산시설. 옥수수로 자동차 연료인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한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한겨레>가 연말에 보도한 ‘2014년 환경 이슈 10가지 열쇠말’ 중 하나로 소개한 가로림만 조력발전사업 백지화는 환경을 생각하는 이들이 신재생에너지로 알려진 조력발전을 반대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2014년 10월6일 환경부가 가로림만 갯벌 훼손, 멸종위기종 점박이물범의 서식지 보호, 지역주민의 반대 등을 고려하여 가로림만 조력발전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를 반려한 것이다.
 
글쓴이가 교양강좌에서 만나는 대학생 중에는 초중등학교에서 배운 ‘신재생에너지’는 환경에 좋은 것인데, 조력발전이나 오늘 살펴볼 바이오연료 등에 대한 우려가 왜 존재하는지 묻는 이들이 있다. 난 이들에게 공짜 점심이 없는 것처럼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무엇인가를 지급해야만 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을 지급해야 하는지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다.
 
술 빚을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바이오에탄올 제조 가능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에 대해 들어본 적은 있지만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는 이들도 있다. 바이오연료는 석유를 대체할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도 적다고 알려져 주목받았다.
 
바이오연료 중 바이오에탄올은 주로 옥수수와 사탕수수 등 곡물에서 에탄올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얻고, 바이오디젤은 콩이나 유채씨, 열대야자 등에서 기름을 얻어 이를 디젤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얻는다.
 
좀 더 쉽게 설명하면, 옥수수뿐 아니라 우리가 발효하여 술을 담글 수 있는 것이라면 대부분 에탄올을 얻을 수 있다. 와인을 만드는 포도, 막걸리를 만드는 쌀, 매실주를 만드는 매실 등에서도 에탄올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효율이나 경제성 등을 고려하여 미국에서는 주로 옥수수를 사용하고 브라질에서는 주로 사탕수수를 사용하는 것이다.
 
광합성의 산물로 만들어진 녹말이나 당을 발효시켜 에탄올을 만든 다음 휘발유 대신 쓰는 것이다. 그래서 온실가스 배출도 적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바이오연료에 대해 최근에는 적극적인 지지 못지않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석유보다 탄소 배출 많은 바이오연료 
 
바이오에탄올은 화석연료를 태울 때보다 이산화탄소를 20%가량 적게 배출하기 때문에 휘발유를 대체하는 연료로 사용된다. 경유를 대체하는 바이오디젤(B100)은 석유에 비해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4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1)
 
bio2.jpg» 미국 미시간 주 어느 주유소의 주유기 계기판. 무연휘발유(오른쪽 2종)와 바이오에탄올을 15%, 30%, 85% 혼합한 휘발유(왼쪽 3종)를 함께 판매한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하지만 이것은 이미 수확된 옥수수, 콩, 기름야자 등만 고려했을 때의 수치일 뿐, 어떻게 재배되어 어떤 과정을 통해 바이오연료가 되는지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옥수수로 바이오에탄올을 만들 때, 이산화탄소를 고정하여 생산된 광합성 산물인 옥수수의 일부(알갱이)만 사용한다. 그러나 옥수수를 갈아 발효시키고 이를 증류하여 에탄올을 얻는 등의 과정에 많은 양의 에너지를 투입해야만 한다. 
 
bio0.jpg» 곡물 등으로 만드는 1세대 바이오연료는 광합성으로 저장된 이산화탄소의 일부(옥수수 알갱이)만 에탄올로 변환한다. 또한 변환 과정에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그림=<Ethanol Producer Magazine>
  
그뿐 아니라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되는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의 열대우림이 파괴되기도 한다. 2008년 과학저널 <사이언스>는 바이오연료를 생산하는 과정과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되는 작물을 재배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일부 바이오연료는 사실상 석유보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를 실었다.2)
 
미네소타대학교 등의 연구진이 참여한 이 연구는 산림훼손과 자연녹지 파괴 등 바이오연료 생산으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량이 바이오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감축 규모의 17~420배에 이른다고 추정하였다.
 
최근 인도네시아의 열대우림이 기름야자 재배지로 바뀌기도 하였다. 바이오디젤을 만들기 위해 기름야자유 1톤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약 33톤 배출되는데 이는 석유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열 배에 이르는 양이다.3)
 
대규모 플랜테이션을 만들지 않고 바이오연료의 작물을 기존 작물 재배지에서 기르면 된다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식량용 작물의 가격이 상승하는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 바이오에탄올을 사용하면 누군가는 굶주린다
 
기억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2006년 후반기 이후 2008년 전반기까지 약 2년간 세계 식량가격이 급격히 상승하였다. 이러한 식량 가격 폭등은 그 이후 상당기간 동안 세계 각국의 정치, 경제, 사회를 불안하게 하였다. 당시의 식량 가격 상승은 복합적인 이유로 발생하였지만 미국 등에서 곡물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연료의 생산을 늘린 것이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4)
 
bio3.jpg» 국제 식량가격의 상승은 국제기구 등의 구호식량으로 살아가는 아프리카 난민들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옥수수 가격이 두 배로 뛰면 때로는 이들의 식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기도 한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이 기간 동안 옥수수를 비롯한 주요 곡물 가격이 약 2배 상승하였다. 그 영향은 육류, 우유, 식용유를 비롯한 관련 산업으로 번져 식료품 가격도 뛰게 되었다.
 
세계 식량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될 정도로 바이오에탄올의 생산에는 많은 양의 옥수수가 소비된다. 예컨대 국산 중형차 한 대의 연료통을 가득 채울 정도의 바이오에탄올(약 72ℓ)을 생산하려면 옥수수 약 200kg이 필요한데, 이는 한 사람이 1년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세계 바이오 에탄올 생산이 2000년부터 2008년의 기간 동안 200억ℓ에서 656억ℓ로 세 배 증가하였고, 같은 기간 동안 미국의 바이오 에탄올 생산량은 63억ℓ에서 350억ℓ로 다섯 배 이상 증가하였다.5) 2005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 휘발유 소비의 2%를 대체하기 위해 당시 미국 옥수수 생산량의 13%를 에탄올 생산에 사용하였는데, 어떤 이가 자동차를 타기 위해 다른 이의 굶주림이 심해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바이오에탄올이 부른 ‘아랍의 봄’
 
이 이야기는 2010년 12월 이래 2011년까지 이어진 ‘아랍의 봄’으로 연결된다.6) 바이오에탄올 생산이 늘어나 이집트 등지에서 시위가 일어났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사진5]Jasmine_Revolution_Avenue_Bouguiba(Tunesien).jpg

[사진6]Moroccan_protests.jpg»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와 미국의 바이오에탄올 생산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튀니지(위)와 모로코를 비롯하여 아랍의 봄을 겪은 중동 및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나라였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2012년 미국 터프츠대학교 연구진은 미국의 바이오에탄올 생산량 확대가 개발도상국에 끼친 영향을 분석하면서, 옥수수를 순수입하는 개발도상국 전체가 2005~2010년 기간 동안 추가로 지출한 비용(손실)이 바이오에탄올 생산을 2004년 수준으로 유지하였을 때에 비해 미화 66억 달러가량이라고 추정하였다.7)

이 중 남미의 멕시코를 비롯하여 이집트(7.3억 달러), 알제리(3.3억 달러) 등 상위 10개 옥수수 순수입 개발도상국은 대부분 ‘아랍의 봄’ 시기에 식료품 가격 상승과 이로 인한 사회불안을 심각하게 겪었다.8)
bio6.jpg» 미국의 바이오에탄올 생산 확대로 인한 옥수수 순수입 개발도상국(상위 10개국)의 추가 비용(2005~2010년)
 
바이오연료,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말인가? 
 
바이오연료는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비판과 식량을 연료로 사용한다는 비판을 함께 받고 있다. 물론 새로운 가능성도 있다.
 
옥수수와 같은 식용작물을 사용하는 1세대 바이오연료의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2세대 바이오연료인 셀룰로오스 에탄올이다. 식물 세포벽을 구성하는 물질인 셀룰로오스를 분해하면 포도당을 얻을 수 있고 여기서 에탄올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동안 방치하거나 태워버렸던 잎, 줄기, 뿌리 같은 식물 조직 모두에 셀룰로오스가 있다. 옥수수 알갱이에서만 에탄올을 생산하면 면적 4000㎡에서 에탄올 약 1450ℓ를 생산할 수 있지만, 옥수수 줄기, 속, 껍질의 셀룰로오스를 모두 활용하면 약 3000ℓ의 에탄올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분명 바이오연료를 얻기 위해 식물을 재배할 땅과 물, 그리고 재배에 필요한 에너지가 막대하게 소비된다는 점은 피할 수 없다. 최근 미세조류를 이용하여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3세대 바이오연료에 대한 연구가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상용화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도 하지 않은 바이오연료의 힘을 빼기 위해서가 아니다. 바이오연료에 대한 이러한 검토와 성찰은 우리의 삶에 대한 또 다른 논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동차를 타기 위해 (옥수수로 바이오에탄올을 만들어) 누군가의 식량을 뺏는 것은 바람직한가? 인도네시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훼손하면서까지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열대야자 나무를 재배해야 하나?
 
이렇게 조금만 더 생각하면 내가 오늘 모는 자동차와 사용하는 에너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것이 자동차와 사람이 옥수수를 놓고 경쟁하는 시대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상식’이다.
 
이건 비단 바이오에탄올 뿐 아니라 (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으로 전기를 주로 생산하는 우리나라에서 달리게 될) 전기자동차, (많은 양의 희귀금속 등을 포함하여 만든 대규모 충전기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자동차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는 성찰이다.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를 쓰면 (또는 쓰지 않으면) 지구가 더 살기 좋아질까?”라는 질문을 우리 자신에게 던져보자는 의미이다.

bio7.jpg»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옥수수가 재배 가능한 마지막 농작물이라는 설정이다.
 
작년 말 개봉한 영화 <인터스텔라>에는 광활한 옥수수밭이 나온다. 그 영화를 보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 경작할 수 있는 작물이 옥수수밖에 없다면, 적어도 그 옥수수로 자동차 연료를 만들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21세기에 우리는 누군가의 먹을거리로 자동차의 연료를 만든 적이 있다. 지금도 그렇고.
 
김찬국/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환경과공해연구회 회원
 
1) U.S. Department of Energy. http://www.afdc.energy.gov/fuels/biodiesel_benefits.html (B100의 경우임: 바이오디젤을 20% 섞어 사용하는 B20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15% 줄인다.) 
2) Joseph Fargione, Jason Hill, David Tilman, Stephen Polasky & Peter Hawthorne (2008). Land Clearing and the Biofuel Carbon Debt. Science 319(5867), 1235-1238.   
3)  Eric Holt-Gim?nez & Isabella Kenfield (2008). When Renewable Isn’t Sustainable: Agrofuels and the Inconvenient Truths Behind the 2007 US Energy Independence and Security Act. Institute for Food and Development Policy.
4)  바이오연료의 확산이 식량가격 급등의 원인 중 하나라는 데는 전반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어느 정도의 비중으로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Sciences)는 11개 보고서를 조합해서 2007~2008년 식량가격 급등의 20~40%가 세계적인 바이오에탄올의 확산 때문이라고 보았다. National Research Council (2011). Renewable Fuel Standard: Potential Economic and Environmental Effects of US Biofuel Policy. The National Academies Press. 
5) Renewable Fuel Association http://ethanolrfa.org/ http://www.kalrez.net/apps/autofocus/a8/biofuel.html 
6) 아랍의 봄은 2010년 12월 이래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를 의미한다. 당시 알제리, 이집트, 리비아, 모로코, 튀니지, 이란 등 북아프리카와 중동 국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으며, 이중 튀니지와 이집트에서의 반정부 시위는 정권 교체로 이어졌다. 
7) Timothy A. Wise (2012). The Cost to Developing Countries of US Corn Ethanol Expansion. Global Development and Environment Institute, Tufts University. 
8)    Timothy A. Wise & Marie Brill (2012). Fueling the Food Crisis: The Cost to Developing Countries of US Corn Ethanol Expansion. ActionAid International USA. 

워싱턴포스트, 신은미씨 강제출국 당할 수도


러시아인 대북전문가 “신 씨에게 표현의 자유를 가질 권리 있어”
정상추 | 2015-01-09 11:05:30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워싱턴포스트, 신은미씨 강제출국 당할 수도 
-러시아인 대북전문가 “신 씨에게 표현의 자유를 가질 권리 있어”
-러시아인 대북전문가 “국보법 빨리 폐지될 수록 좋아”
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지 워싱턴포스트가 8일 재미동포인 신은미씨가 강제출국 당할 수 있음을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수차례 북한을 방문하며 북한에 대한 좋은 점들을 강연해오던 신은미씨가 최근 종북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보수단체의 고발을 받고 검찰의 조사를 받아왔다는 사실과 조시를 받던 지난 3주 동안은 출국이 금지된 상태였음을 아울러 보도했다.
지난 2011년 북한을 처음 방문한 이래 그 후 여러 차례 북한을 방문하고 오마이뉴스에 방문기를 실어 큰 호응을 얻었으며 그 방문기를 근거로 쓴 신 씨의 저서는 2013년 문체부의 추천도서로 선정됐다가 최근에 삭제된 사실을 보도한 이 기사는 자신이 ‘”마녀사냥”의 대상이 됐다’며 자신이 ‘보수 언론들이 한 허위보도의 희생자’라는 신 씨의 말을 인용한다. 이 기사에 따르면, 검찰은 강제출국과 아울러 앞으로 5년간 입국금지를 법무부에 요청했다.
아울러 이 기사는 대북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씨가 신 씨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으나 신 씨가 자신의 생각을 말할 표현의 자유를 가진다고 말하며, 시대에 뒤진 국가보안법은 빨리 폐지될수록 좋다고 말했다고 전하고, 국가보안법은 국제 엠네스티로부터도 끊임 없이 비판을 받아왔음을 보도한다. 기사는 한편 신 씨와 함께 강연회를 진행한 황선씨에 대해서는 검찰이 같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요청했음을 전한다.
다음은 뉴스프로가 번역한 워싱턴포스트 기사의 전문번역이다.
번역 감수: 임옥
기사 바로가기 ☞ http://wapo.st/1xWpO3K
American set to be deported from South Korea for pro-North views
미국시민 친북 견해로 한국에서 강제출국 예정
By Anna Fifield,Yoonjung Seo January 8 at 3:59 AM
Shin Eun-mi walks towards the presidential office in central Seoul, South Korea to ask for a meeting with South Korean President Park Geun-hye on Dec. 5, 2014. ShinEun-mi caused controversy on a chat show over alleged pro-North Korean remarks. (Yonhap/Via European Pressphoto Agency) 2014년 12월 5일 신은미씨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만남을 요구하며 한국의 서울 중심부에 위치한 청와대를 향해 걷고 있다. 신은미씨가 친북 발언을 했다는 주장으로 토크쇼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다.
TOKYO – A Korean-American woman who traveled around South Korea saying complimentary things about North Korea could be deported as soon as Friday. Authorities in Seoul have accused her of violating the country’s anti-communist national security law.
도쿄- 한국 전국을 순회하며 북한의 좋은 점들을 이야기해온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 빠르면 금요일 강제출국울 당할 수 있다. 한국 당국은 이 여성이 반공을 기초로 한 한국의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말했다.
The bizarre case has elicited furious reactions from conservatives and North Korean defectors, and raised questions about freedom of speech in the democratic South.
이 이상한 사건은 보수주의자들과 탈북자들로부터 격분에 찬 반응을 자아냈고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Shin Eun-mi, a 54-year-old classical singer from Los Angeles, was banned from leaving South Korea for the last three weeks while being investigated for breaching the decades-old National Security Act, which prohibits “aiding the enemy.”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54세의 성악가인 신은미씨가 “이적행위”를 금하는, 수십년된 국가보안법을 어겼는지에 대한 조사를 받는 지난 3주 동안 한국에서 출국이 금지됐었다.
After the travel ban expired on Thursday, prosecutors asked the justice ministry to deport for Shin back to the United States and to ban her from returning for five years. She arrived in Seoul on a tourist visa in November.
목요일 출국금지가 만료된 후, 검찰은 법무부에 신 씨를 강제출국시키고 앞으로 5년 동안 한국에 입국하는 것을 금지시켜줄 것을 요청했다.
A spokesman for the prosecutors’ office said that even if a foreign citizen had not been charged with a crime, they could still be deported for being dangerous to public safety.
검찰측 대변인은 외국시민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공공의 안전에 해가 된다면 강제출국을 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Shin, who denies allegations that she is pro-Pyongyang, said she was the subject of a “witch hunt.”
자신이 친북인사라는 주장을 부인하는 신 씨는 자신이 “마녀사냥”의 대상이 되었다고 말했다.
“The prosecutors asked me about the content of the talking event, my books, postings and my lectures in the U.S. in a great detail,” said Shin, who was born in South Korea but moved to the United States to pursue a master’s degree. “I told them that I am the victim of false reporting by conservative media outlets.”
“검찰이 강연회의 내용, 내가 쓴 책들, 내가 포스팅한 글들, 그리고 미국내에서의 내 강연에 대해 자세히 심문했다”고 한국에서 출생하고 석사학위를 위해 미국으로 유학갔던 신 씨가 말했다. “나는 보수 언론들이 한 허위보도의 희생자라고 그들에게 말했다.”
The case relates to Shin’s lectures in South Korea in which she talked about her repeated trips to North Korea. The North technically remains an enemy of the South as the Korean War ended in 1953 in an armistice, not a peace treaty.
이 사건은 신 씨가 여러차례에 걸친 북한 방문에 대해 이야기하던 한국에서의 신 씨의 강연들과 연관된다. 한국전쟁이 1953년 평화협정이 아니라 휴전으로 끝났기 때문에 북한은 사실상 여전히 한국의 적으로 남아 있다.
“I wish to live my life helping North Korea by opening a youth center in the North,” Shin said during a lecture last month in Iksan, which was abruptly brought to a stop when an 18-year-old high school senior threw a handmade bomb at the speaker. Three people were injured.
“북한에 청소년센터를 세워 북한을 돕는 삶을 살고 싶다”고 신 씨가 지난달 익산시의 강연에서 말했고, 이 강연은 18세의 고교 3년생이 자신이 만든 폭발물을 연사에게 던지면서 갑자기 증단됐다. 3명이 부상을 입었다.
Conservative groups have protested — verbally — at similar talks Shin has given, calling her a North Korean sympathizer.
보수단체들은 신 씨가 했던 다른 강연장들에서 신 씨를 종북이라 부르며 시위를 벌여왔다.
Shin and her husband first visited North Korea in 2011, and after her second trip in 2012, she gained a huge following with her travel reports by “an ordinary middle-aged woman”for Ohmynews, a news Web site run by “citizen reporters.”
신 씨와 그녀의 남편은 2011년 최초로 북한을 방문했고, 2012년의 두번째 방문 이후 “시민 기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뉴스 사이트인 오마이뉴스에 “평범한 아줌마”의 여행 보고서를 실으며 큰 인기를 얻었다.
In her postings, Shin had portrayed a positive view of life in North Korea, talking about a “warm hearted, pretty and lovely” waitress she met at a hotel and luxurious restaurants in Pyongyang that were not just for communist party members and foreign visitors, but for everybody, she said.
자신의 게시글에서 신 씨는 호텔에서 만난 “마음이 따뜻하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여종업원, 그리고 공산당원과 외국인 여행객들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평양 소재 고급 음식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묘사했다.
Her book — “A Korean-American Ajumma Goes to North Korea,” using the Korean word for a middle-aged married woman — was included on the culture ministry’s recommended reading list in 2013, but has recently been removed.
결혼한 중년여성을 뜻하는 한국어 단어를 이용해 “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라고 이름 붙인 그녀의 책은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의 추천 도서에 포함됐으나 최근에 삭제됐다.
Andrei Lankov, a Russian expert on North Korea who lives in Seoul, defended Shin’s right to free speech, even if he did not agree with her.
서울에 살고 있는 러시아인 대북 전문가 안드레이 란코프씨는 그녀의 견해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신 씨에게 표현의 자유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옹호했다.
“The ideas of Mrs Shin might be naive, and occasionally used by rather nasty forces, but she should have right to say what she thinks,” Lankov said.
“신 씨의 생각은 좀 천진할지도 모르고 간혹 악의적인 세력들에 의해서 이용되기도 하지만 그녀에겐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말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란코프씨는 말했다.
The National Security Law, written in 1948 after the division of the Korean peninsula, should have been scrapped years ago, he said.
한반도의 분할 이후 1948년에 제정된 국가보안법은 수년전에 폐지됐어야 한다고 그가 말했다.
“One should remember that the Communist parties remained operational in most Western democracies in the days of the Cold War, even though their connections with the Soviet intelligence and their dependency of the not-so-secret Soviet subsidies was a common knowledge,” he said. “The sooner this law is repealed, the better.”
“그들이 비록 소련 정보국과 연결되어 있었고, 대단한 비밀이 아니던 소련의 보조금에 의존했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냉전시대에도 대부분의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 공산당이 활동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이법은 빨리 폐지될 수록 좋다.”
The law has also been sharply criticized by Amnesty International, which in 2012 issued a report saying that the act had been used to undermine “citizens’ enjoyment of the right to freedom of expression and association”.
이 법은, 또한 2012년 “시민들의 표현과 결사의 자유를 즐길 권리”를 훼손하는 데 이 법이 이용돼왔다는 보고서를 발간한 국제 앰네스티에 의해서 심하게 비판을 받아왔다.
Shin had been on the road talking about North Korea with Hwang Sun, a left wing activist and the former deputy spokeswoman for the Democratic Labor Party, a now-defunct political organization that was considered by the authorities to be “anti-state.”
신 씨는 좌파 활동가이자 이제는 없어진 정치 조직이며 당국에 의해 “반국가적”이라 여겨지는 민주노동당의 전 부대변인인 황선씨와 함께 북한에 대한 토크쇼를 진행해오고 있었다.
Prosecutors also asked for an arrest warrant for Hwang, a 40-year-old South Korean citizen, for the same offenses. Hwang became the subject of controversy when it emerged that she gave birth in Pyongyang by cesarean section on October 10, 2005, the anniversary of the founding of North Korea’s communist Workers’ Party.
검찰은 같은 혐의로 40세의 한국인 황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또한 요청했다. 황 씨는 2005년 10월 10일 북한의 노동당 기념일 행사일에 평양에서 제왕절개에 의해 아이를 나은 것이 밝혀지며 논란의 대상이 됐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9&table=c_sangchu&uid=493 

"살려는 드릴게"…한국 시사만화가의 행운?

"살려는 드릴게"…한국 시사만화가의 행운?

[기자의 눈] 프랑스 언론사 테러와 시사만화가들의 죽음을 보며


손문상 화백 2015.01.09 10:02:31


“그 손모가지를 자르고 싶다.”, “불 싸질러 죽이고 싶다.”

간혹 격 떨어지게 내 이름으로 한자풀이도 한다. 

“문상이 문상(問喪)가고 싶다.” 

25년간 시사만화를 그리며 고마운 격려의 말을 제외하고 들어왔던 많은 비난의 말 중에 비교적 점잖은 것으로 기억나는 몇 가지다. 최근엔 국가원수를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했다고 고발도 당했다. 이런 피드백이 만성이 돼서 시사만화가 누구나 아무렇지 않다면 새빨간 거짓말일 것이다. 가끔씩 듣는 심하다 싶은 댓글에는 쓰라린 내상을 입는다. 그러다 이내 훌훌 털고 직업적 숙명임을 받아들인다.  

시사만화가들은 보수 진보를 떠나 오늘 한국의 언론환경에서 불편한 존재가 된지 오래다. 조중동을 비롯한 우리 사회 주류신문에는 어느새 대부분 시사만화가 없다. 십여 년 사이 일이다. 비판과 풍자의 칼날은 언론 그 자신에게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나 역시 <프레시안>에 있기 전 여러 신문사를 거쳤다. 아마도 시사만화 작가가 풍자와 비평에 관해 다른 방식으로 욕먹기를 즐기거나, 그 언론 사주와 동일한 비판정신(?)을 갖고 있다면 지금보다 시사만화는 더 많은 매체에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한민국에서 저널리즘이 고전적으로 내게 가르쳐준 비판방식을 고집하며 아직까지 시사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행운에 늘 감사하고 있다. 무수한 언어폭력이 가해지지만 적어도 우리 사회는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살려는 드릴게!”   

여기 시사만화를 그리다 암살과 테러를 당한 두 죽음이 있다.  

▲ 이스라엘의 반 팔레스타인 정책에 놀아나는 아랍 세계 지도층을 비판한 나지 앙 알리의 만평. 이를 지켜보는 꼬마 한잘라가 보인다. ⓒ칼디르 알 알리
▲ 이스라엘의 반 팔레스타인 정책에 놀아나는 아랍 세계 지도층을 비판한 나지 앙 알리의 만평. 이를 지켜보는 꼬마 한잘라가 보인다. ⓒ칼디르 알 알리  
 
 

1987년 런던 첼시의 이브닝 가에서 총격으로 암살당한 팔레스타인의 양심이자 지성인 시사만화가 나지 알 알리(Naji Al Ali)의 죽음이고, 다른 하나는 그제 2015년 1월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중심가 주간지 <샤를리 엡도> 사무실에서 무참히 희생된 시사만화가 4명 스테판 샤르보니에(Stéphane Charbonnier), 카뷔(Cabu), 볼린스키(Wolinski), 티그누스(Tignous)의 죽음이다. 이들은 성역 없는 풍자와 비판으로 표현의 자유를 목숨처럼 아니, 목숨으로 바꾼 이들이다. 개인적으로는 2012년 프랑스 르모쥬에서 열린 ‘세계시사만화축제’에서 인사를 나눈 이들이다. 

▲나지 알 아리ⓒ칼리드 알 알리
▲나지 알 아리ⓒ칼리드 알 알리  
뒷짐을 진 채 언제나 만평 속을 응시하는 꼬마 캐릭터 ‘한잘라’로 유명한 만평작가 나지 알 알리는 팔레스타인인으로 무슬림이다. 그가 팔레스타인 난민촌에서부터 레바논, 쿠웨이트를 거쳐 영국으로 망명하기까지 성역 없이 비판해온 것은 이스라엘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뿐만이 아니었다. 아라파트를 비롯한 팔레스타인과 아랍세계 지도층들의 부패와 반민중적 정책에도 치명적인 날카로운 펜을 들었다. 종교적 근본주의자와 극단주의도 풍자와 비판에서 예외가 없었다.  
 
 
실제로 나지 알 알리는 아라파트의 팔레스타인판 용비어천가를 쓴 터키출신 여성작가문제를 조롱한 만평을 그린 후 협박전화를 받았고, 3일 뒤 출근길 거리에서 암살당했다. 물론 아라파트 일파의 짓인지 혹은 평소 수없이 암살의 위협을 암시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소행인지 오늘까지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이번 프랑스 <샤를리 엡도> 테러도 과거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저지른 테러의 악몽을 되살린다. 1995년 파리의 지하철역에 폭탄을 터뜨려 8명이 사망하고 119명이 부상당한 생미셸 역 사건과 2012년 남부도시 툴루즈에서 알카에다 연계조직에 몸담았던 모하메드 메라가 총기를 난사해 4명의 유대인 학생들과 3명의 프랑스 군인을 사살한 사건 등이다.  

20세기 이후 유럽사회는 식민지의 이슬람 유입인구가 2,3세대로 늘면서 프랑스만 해도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7.7%에 이른다. 그만큼 프랑스 사회의 주요 의제와 문화적 담론들이 큰 이슈가 되어 있다. 당장 이들의 죽음으로 프랑스 사회에서 르펜이 이끄는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볼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유럽 전역에서 나오고 있다. 프랑스의 중요한 사회문제이나 여전히 일상의 차별과 사회적 약자인 이슬람 이민사회를 증오의 대상으로 설정해 세력을 확장하는 극우주의 정당은 과거 나치의 모델을 연상시킨다.

샤르보니에르는 평소 이슬람종교도 성역에 두지 않았지만 테러와 살해 협박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그들(이슬람 극단주의자)은 프랑스 이슬람교도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해왔다. 여기에 조응하는 프랑스의 보편적 이슬람 사회의 발 빠른 반응도 보인다. 보르도 지역의 이슬람지도자 ‘타레크 오우브로우’는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후 “우리는 지금 전쟁행위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9·11 테러에 빗대 무슬림에게 이번 테러를 비난하는 시위에 합류할 것을 촉구했다. 

나지 알 알리나 <샤를리 엡도>의 편집국에서 살해된 4명의 시사만화가들의 죽음도 표현의 자유나 시민사회의 비판을 수용할 수 없는 극단주의자들의 방식이다. 이슬람이나 기독교 등 모든 종교적 근본주의나 좌우의 정치적 극단주의는 무한대처럼 서로 멀지만 실상은 가까이 마주 보고 있는 두 개의 거울이다. 결국 극단주의의 문제지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사회라면 테러가 일어났다 해서 혐오와 증오를 더욱 부추기거나 또 그것을 실천으로 옮기라 가르치진 않는다. 그렇다고 테러에 굴복할 것을 용납하지도 않는 사회일 것이다. 

나는 오늘 대한민국을 살면서 또다시 의심하고 우려하며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우리 사회가 프랑스 <샤를리 엡도> 테러 사건을 뉴스로 소비하는 방식은 어떤가? 아직도 반인권과 차별로 얼룩진 이주 노동자 문제를 덮어버리는, 혐오와 증오의 극단적 반 이슬람 정서의 거울을 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럼 다른 한 편의 거울엔 무엇이 있을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한 증오의 종북몰이, 혐오의 폭식투쟁, 유신을 넘어 서북청년단까지 거슬러 올라가 이내 점점 거대하게 부풀어 오르다 터지는 황산 냄비폭탄을 본다. 

이런 사유와 허망한 상상의 끝은 언제나 한없이 우울하고 착잡하지만 복잡한 생각을 뒤로하고 오늘부터 당분간은 이번 테러로 죽은 이들과 같은 시사만화가로서 <샤를리 엡도>의 4명의 시사만화가들에 대한 조의 기간을 가질 생각이다.  

그런데 또 꼬리를 물며 떠오르는 생각 하나. 

나는 언제까지 “살려는 드릴게!”라는 환청으로 들으며 이 땅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을까?   

▲ 2015년 1월 7일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서 희생당한 4명의 시사만화가.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테판 샤르보니에(Stéphane Charbonnier), 볼린스키(Wolinski), 카뷔(Cabu),  티그누스(Tignous) ⓒwww.europe1.fr
▲ 2015년 1월 7일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에서 희생당한 4명의 시사만화가. 왼쪽 위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테판 샤르보니에(Stéphane Charbonnier), 볼린스키(Wolinski), 카뷔(Cabu), 티그누스(Tignous) ⓒwww.europe1.fr

기자·시인·교수·작가들은 왜 <굴뚝신문> 만들었나?


15.01.09 08:24l최종 업데이트 15.01.09 09:3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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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창간한 <굴뚝신문> 전현직 노동담당 기자들이 모여 만든 <굴뚝신문> 1호. 쌍용차 등 정리해고 문제르 공론화하기 위해 만들었다.
ⓒ 굴뚝신문

이제 막 세상에 나왔지만, 하루빨리 폐간되길 간절히 바라는 신문이 있다. 이 신문을 만들기 위해 휴일도 반납하고, 야간노동도 불사했지만 창간호가 폐간호가 되는 것을 목표로 내걸었다. 10개 언론사의 전·현직 노동 기자, 사진작가, 교수, 시인 등이 모여서 만든 <굴뚝신문>이 이야기다. 

지난 7일에 발간된 이 신문은 짐작하는 대로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문제를 다뤘다. 총 12면에 걸쳐 22개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이창근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책실장이 지난 2009년부터 쌍용차지부 대변인을 하며 인연을 맺은 기자들이 썼다. 단순히 이들의 '편'을 들고자 기사를 쓴 건 아니다. 해고노동자들이 자꾸만 굴뚝위로 올라가는 상황 속에서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를 공론화해보자는 취지다. 

시작은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 집행위원의 제안이었다. 기자들은 지난해 12월 말 한 차례 기획회의를 거친 뒤 1월 초까지 취재와 기사 작성을 마쳤다. 매일 '마감전쟁'을 치르는 기자들은 쉬는 날과 퇴근 후에 오로지 <굴뚝신문>만을 위한 기사를 썼다. 

취재 기자 외에도 교수와 작가 등이 흔쾌히 글을 보내줬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세계적인 석학 슬레보이 지제크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언론기고나 인터뷰를 일체 하지 않았던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조교수는 <굴뚝신문>를 위해 글을 썼다. 굴뚝 위로 보내는 편지글을 보낸 김소연 시인은 주변 문인들의 쌍용차 해고노동자 지지서명을 받느라 한 달 치 무료 문자메시지를 다 써버렸다. 

이렇게 나온 기사는 <한겨레> 편집기자들의 밤샘 노동을 거쳐 지면에 옮겨졌다. 평일인 지난 6일, 당일 업무를 마친 기자들은 오후 7시께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오탈자를 바로잡고, 제목을 달았다. 그 외에도 노순택 사진작가, 박건웅 만화가 등이 자신의 작품을 내주었다. 디자이너들은 지면에 실릴 광고를 무료로 디자인 해줬다. 오로지 마음만으로 만든 신문이다. 대가를 받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  

<굴뚝신문> 1호의 발행부수는 총 5만 부. 전국 30개 도시에서 32명의 굴뚝배달부가 8일부터 한 부당 1000원에 신문을 판매한다. 서울은 박점규 위원이 맡았다. 8일 오후 신문 묶음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서울 중구 민주노총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을 간단하게 정리한 것이다.

"노동자들이 굴뚝위로 올라가는 상황 방치하지 말자는 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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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4년 12월 22일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조합원들과 서울 동작구 옛 기륭전자 본사 앞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한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네트워크 집행위원. 이날 박 위원과 행진단은 "사람을 노예로 만들고 사람을 오직 절망으로 내모는 반인간적인 비정규직 노동은 그 자체로 사회적 범죄이다"며 "노동에 대한 옳바른 법·제도가 적립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유성호

- 10개 언론사의 전·현직 노동 기자가 기획·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모이게 된 계기는?
"지난해 12월 이창근씨가 굴뚝 위로 올라가자 그가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대변인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기자들이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전화를 주었다. 그러던 중 온라인 신문인 <굴뚝일보>를 실제 지면으로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기자들에게 제안하니 흔쾌히 받아주었다. 

지난해 말에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첫 기획회의를 했고, 지난 5일까지 모든 원고를 마감했다. 매일 마감전쟁을 치르는 기자들이라 새해 첫날에도 취재를 하는 등 개인시간을 할애해야 했다. 그렇게 <굴뚝신문>만을 위한 기사를 써주었다. 기자들이 단순히 굴뚝에 올라간 사람을 대변하고자 한 게 아니다. 노동자들이 굴뚝위로 올라가는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자는 취지다." 

- 고공농성 중인 쌍용차 해고자들의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신문 <굴뚝일보>가 있는데, 오프라인 신문을 발행한 이유는 무엇인가?
"<굴뚝일보>는 SNS로 소식을 전하는데, 이런 것에 접근하지 못하는 현장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을 위한 오프라인 신문이 있다면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굴뚝 위에 올라갔는지 전달할 수 있겠다 싶었다. 

또한 <굴뚝일보>가 온라인에서 그들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면, <굴뚝신문>은 그들이 왜 굴뚝 위로 올라갈 수밖에 없었고, 어떻게 해야 문제가 해결되는지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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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굴뚝신문 많이 봐 주세요"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연대 단체 참가자들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구로구 쌍용자동차 구로정비사업소 앞에서 정리해고 비정규직법제도 전면폐기를 위한 2차 오체투지 행진 기자회견에 참석해 굴뚝신문을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 신문 발행 비용은 어떻게 마련했나? 
"인쇄와 배포에 들어간 400만 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비용은 모두 재능기부로 충당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한겨레21> 등이 <굴뚝신문>에 광고를 내주고, 익명의 후원자들이 후원금을 보내주어 어렵지 않게 만들었다."

- 신문 발행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
"일단 쌍용차 지부에서 너무 기뻐했다. 자신들의 이야기가 여기 다 담겨있으니까. 평택시민과 공장 동료들에게 일일이 전달해주고 싶다며 5000부를 요청했다. 삼성전자서비스지회에서도 센터에 수리를 맡기러 온 손님이 읽을 수 있도록 비치해두겠다며 500부를 보내달라고 했다. 그 외 전국의 생협 매장, 대학 앞 서점들과도 협의 중이다.

또한 전국 투쟁사업장으로 향하는 희망버스를 기획하며 만난 분들이 굴뚝배달부를 맡아주기로 했다. 총 32명이 전국 30개 도시에서 가판을 펼치거나 직접 방문해서 <굴뚝신문> 1호를 판매한다. 더 많은 굴뚝배달부를 모집해 구석구석 신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휴일 반납하고 마음으로 만든 신문"
박 위원은 인터뷰 말미에 <굴뚝신문>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발행에 참여해 준 이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굴뚝신문 발행위원회와 제작에 참여한 이들은 다음과 같다.

발행인: 신학림
취재: 김도연(미디어오늘), 김용욱(참세상), 박철응(경향신문), 이광호(레디앙), 이정환(미디어오늘), 전종휘(한겨레), 최지용(오마이뉴스), 최하얀(프레시안), 한윤형(미디어스)
편집: 정성화, 주민규, 김원일, 박정민, 이천우, 김지야, 나성숙, 유홍상, 임병학 (모두 한겨레)
사진: 노순택, 박승화(한겨레21), 변백선(노동과세계), 이명익(시사IN), 정기훈, 정택용
광고디자인: 이원우, 정하연
기고: 김소연 전 전국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분회장, 김소연 시인, 김승섭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조교수, 박건웅 만화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이윤엽 판화가, 이창우 화백, 이택광 경희대학교 영미문화학과 교수

쌀 ‘협정가격’ 알아야 북한 경제가 보인다


<신년기획> 김정은, ‘북한의 덩샤오핑’될 수 있을까? ②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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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08  16: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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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의 덩샤오핑'이 될 수 있을까? 

북한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집권 4년째를 맞으며 여전히 경제발전에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전략적 노선으로 선택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은 현 시점에서는 경제 건설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볼 수 있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도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과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사회적 인프라와 생산 시스템이 약화됐고, 대외적으로는 국제사회의 강력한 경제제재를 받고 있는 어려운 조건에서 과연 북한이 경제건설에 성공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일성 주석이 주체사상을 통해 정치사상강국을 건설했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선군정치를 내세워 핵무력에 기반한 군사강국을 건설했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경제발전을 통해 ‘북한의 덩샤오핑’이 되고자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김정은 제1위원장은 ‘5.30담화’를 통해 새로운 경제정책 방향을 제시했고, 당창건 70주년을 맞은 올해는 그 같은 정책구상이 구체적인 경제적 조치로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올해 북한의 경제전망을 대내적인 경제관리 개선 조치와 대외적인 경제개발구 건설 전략, 협동농장과 식량 메커니즘, 그리고 남북경협 전망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1. 김정은 ‘5.30담화’와 내각 상무조
2. 쌀 ‘협정가격’ 알아야 북한 경제가 보인다
3. 기업소 지배인의 ‘수입병’ 왜 생겼나?
4. 관광개발구, 경제개발구의 ‘미끼 전술’?
5. 남북 모두 먹고 싶은 ‘그림의 떡’
 


북한의 식량사정이 조금씩이나마 나아지고 있다는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북한 근로자의 한달 공식 임금으로는 시장에서 한달치의 쌀도 사지 못한다는 난해한 현실이 놓여있다. 그만큼 바깥에서 북한 경제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북한 경제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협정가격’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국정가격과 시장가격의 커다란 격차 문제를 현실적으로 메우고 있는 ‘협정가격’이라는 독특한 제도를 우선 협동농장과 식량 문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마지막 서명 문건은 ‘물고기 대책’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뜻깊은 올해에 인민생활 향상에서 전변을 가져와야 한다”며 “농산과 축산, 수산을 3대축으로 하여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식생활 수준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먹는 문제 해결과 식생활 수준 향상을 현단계 농업의 과제로 제시한 것이다.
북한이 먹는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어 온 것은 오래 된 일이지만 ‘식생활 수준 향상’이 추가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를 위해 육류를 제공하는 축산과 수산이 3대 축으로 새롭게 제시된 것이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 전날인 2011년 12월 16일 밤 마지막으로 서명한 문건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처음 서명한 문건이 ‘물고기 대책’이라고 북한 언론들이 보도했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11년 9월 9일 김정은 당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대동하고 새로 건설된 보통문고기상점을 현지지도 했고, 김정은 제1위원장은 2012년 4월 만수교고기상점 준공식에 참가했다.
이들 고기상점은 1층은 물고기, 2층은 육고기 매장이, 3층은 식당으로 꾸며져 있다. 일각에서는 평양만의 ‘본보기’ 상점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통상 평양에서 시범운영을 거쳐 각 도소재지 등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것은 북한식 사업방식이다.
  
▲ 북한은 올해 당창건 기념일까지 대규모 축산기지인 세포등판 건설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2012년 말부터 최대 규모의 종합 축산기지로 개간, 건설되고 있는 세포등판은 전국적 규모의 노력동원을 통해 올해 당창건 70돌 기념일(10월 10일)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강원도 세포군, 평강군, 이천군 일대에 총 5만 수천 정보의 방대한 목초지를 조성해 소, 양, 염소, 돼지, 토끼, 오리 등을 길러 고기를 생산하는 축산기지로 2017년 연간 5천톤, 2020년에 연간 1만톤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협동농장, 가족 단위 포전담당책임제 효과
북한이 수산과 축산을 내세우며 식생활 수준 향상을 추진하고 있지만 여전히 식량 문제, 즉 먹는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임에 틀림없다. 90년대 중후반 ‘고난의 행군’시기의 심각한 식량난에서는 벗어났지만 만성적인 식량부족 문제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지석 수매량정성 부상(차관)은 지난해 12월 23일 남포항에서 진행된 러시아의 밀 5만톤 무상지원 기증식에서 러시아 <타스통신> 질문에 “올해 가뭄 피해에도 불구하고 (곡물) 수확량이 571만 톤”이라며 “지난해와 비교해 5만 톤 이상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꾸준히 식량 생산이 증가하고 있는 ‘제도적’ 이유로는 포전담당책임제와 생산물 분배 방법의 개선이 꼽히고 있다.
먼저 북한에서 농업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협동농장의 운영 방식을 2012년부터 기존의 분조관리제 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도입한 점을 들 수 있다. 재일 <조선신보>는 “조선(북한)의 농업부문에서는 원래 있었던 분조관리제를 2012년부터 새로운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확인했으며, “포전담당책임제는 소수의 농민들에게 일정한 포전을 맡기고 땅다루기와 벼모기르기, 수확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공정을 책임지도록 하며 그 실적에 따라 분배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북한의 협동농장 운영은 초기의 작업반 중심에서 분조 중심으로 변화됐고,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분조 산하에 포전담당제를 도입해 작업단위를 더 축소하고 있다. 사진은 남포특급시 강서군에 있는 청산리협동농장의 조직도. 이 조직도에는 표시돼 있지 않지만 각 작업반 밑에서는 분조가 조직돼 있다. [자료사진 - 민족21]
기존의 10명~25명 수준의 분조 규모를 3~5명으로 세분화시켜 사실상 가족단위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해 주인의식을 강화한 것.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 농업 관계자들은 “최근 북한에서 곡물생산이 늘어난 것은 ‘농민이 생산의 주인이 되여 농사를 과학기술적으로 지은 결과’”라고 자평하고 있다.
텃밭에서 한발 나아가 협동농장의 기본 운영에 가족단위 수준의 소규모의 포전담담책임제를 실시함으로써 주인의식을 높여 생산성 향상을 달성했다는 평가인 셈이다. 삼지강협동농장 리혜숙 관리위원장은 “포전담당제 실시후 영농차비를 할 때부터 자세가 달랐다”며 “비료가 모자란다고 위를 쳐다보는 현상이 사라지고 자체로 거름을 비롯한 대용비료를 마련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했다”고 말했다.

<조선신보>는 “포전담당책임제 실시는 현 시기 조선노동당의 농업정책의 중요한 내용”으로서 “그것은 알곡생산을 빨리 늘여 인민들의 식량문제를 풀 수 있게 하는 기본방도의 하나로 되고 있다”면서 “최근년간의 알곡증산이 가정마다 살림살이의 안정, 식생활의 개선을 가져다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변화된 ‘3.7제’와 국가수매
그러나 식량 증산을 위해서는 생산방식의 변화 못지않게 분배구조 또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아무리 많은 생산물을 거두더라도 그 결과물이 자신에게 돌아오지 않는다면 애써 일할 동기가 부여되지 않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협동농장에 적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른바 ‘3.7제’는 과거 현물세 30%라는 이미지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큰 차이가 있다.
<조선신보>는 “분조에서 생산한 알곡(곡물) 가운데서 국가가 정한 일정한 몫을 제외한 나머지는 농민들에게 그들이 번 노력일에 따라 현물 즉 생산된 농작물을 기본으로 분배”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가가 정한 일정한 몫’이 얼마인지 확실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리용구 농업성 국장은 지난 2일 <조선신보>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농민들이 국가 앞에 지닌 생산적 의무를 자각하고 애국적 열의를 발휘한 결과 농민들의 분배 몫이 늘어나고 국가수매량도 늘어났다”며 “한해 농사를 지어 지난 시기라면 수년 분에 해당되는 분배를 받은 농촌세대들이 적지 않다”고 말해, ‘수매’와 ‘분배’를 언급했다.
<통일뉴스>는 2012년 ‘12.1조치’를 보도하면서 “국가가 농업 생산물의 70%를 수매하고 그 중 국가가 토지이용료와 인민군 지원 성미 등에 해당하는 부분만큼을 세금으로 가져가고 나머지는 수매대금으로 협동농장에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확인한 바 있다. 이른바 3:4:3의 ‘3.7제’다.
먼저 첫 번째 ‘3’은 국가에 납부하는 토지 이용료와 트랙터 같은 국가설비의 이용료, 전기세, 물세 등을 생산물의 약 30%에 해당하는 현물로 납부하는 것이다. 농장원이 국가에 내는 일종의 세금으로 과거 현물세 30%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여기서 30% 내외의 국가 납부분 중 가장 큰 변동분은 ‘비료’ 대금이다. 비료를 국가에서 공급받는지 아니면 농장에서 자체 조달하는지에 따라 국가에 현물 납부하는 비율이 달라진다. 통상 비료를 국가에서 공급받을 경우 국가 현물 납부분은 30%를 넘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 경우에는 40%로 추정하고 있다.
두 가지 협정가격의 비밀
  
 

두 번째 ‘4’는 국가가 협동농장에 현금을 주고 곡물을 수매해 가는 40%다. 협동농장 입장에서는 국가에 생산물의 40%를 일괄 판매하고 현금을 받는 몫이다. 공장이나 기업소, 공무원 등과는 달리 기본 월급이 없는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일종의 1년치 월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수매가’이다. 국가가 사들이는 쌀 가격을 얼마로 책정하느냐의 문제다. 이 문제는 북한뿐만 아니라 한국을 비롯해 많은 나라들에게 골치아픈 문제다. 한정된 국가재정에서 농민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적정한 수매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에서도 이른바 ‘양정 계정’은 정부 재정적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2009년 11월 양정법을 개정하기도 했다.
실제로 북한 당국이 정한 쌀 1kg의 국정가격은 44~46원에 해당된다. 그러나 시장가격은 평양 기준으로 약 4,500원에 달한다. 북한의 공식 환율은 2013년 ‘3.1조치’ 당시 1달러에 100원이지만 실제 환율은 1달러에 5,800~8,500원 수준이었고, 현재도 약 8,0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쌀 1kg의 실제 시장가격은 달러 기준으로 큰 변동 없이 1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오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실제 시장가격은 4,500~8,000원 사이에 형성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북한 수매양정 당국이 현금으로 수매하는 40%의 생산량에 대해 ‘협정가격’을 적용 수매하고, 이를 다시 국영상점이나 수매상점에서 기업소 등에 ‘협정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이다.
정확히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협정가격’은 국가가 사들이는 수매가는 쌀 1kg에 500~1,000원 수준이고, 국가가 되파는 판매가는 1,000~1500원 수준인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기업소 등에서는 시장가격이 아닌 협정가격에 쌀을 구매할 수 있어 적정한 임금체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아울러, 시장가격이 지나치게 폭등할 경우는 국가가 나서 일시적으로 ‘한도 가격’을 제시하고 엄격히 단속함으로써 시장가격을 일정한 수준 내로 묶어두는 장치도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 번째 ‘3’은 협동농장에서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30% 생산 현물이다. “그들이 번 노력일에 따라 현물 즉 생산된 농작물을 기본으로 분배하고 분배된 농작물은 농민들이 자기 요구에 따라 처분할수 있다”는 것이다. 즉, 현물분배, 현물처분이 가능한 30%다.
통상 농장원들에게 분배된 현물 30%는 농민들의 식량으로 쓰이는 것이 기본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개인 텃밭 생산분과 함께 일부가 ‘시장’으로 흘러들어 거래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배인과 당비서의 ‘후방사업’ 능력이 좌우
  
▲ 지난해 연말 김정은 제1위원장이 군 6월8일농장에 새로 지은 채소온실을 둘러보고 있다. [자료사진-통일뉴스]
이처럼 국가가 협동농장으로부터 식량생산량의 30%를 납부받고, 40%를 협정가격에 수매함으로써 국가의 식량공급권이 큰 틀에서 유지될 수 있다.
지난해 총 곡물수확량이 571만톤이라면 공업용이나 종자용 등으로 약 100만톤을 제외한 450~470만톤 정도가 실제로 소비가능한 곡물량으로 추산되며, 한해 평균 수입량은 30~50만톤 내외일 것으로 관측된다. 대략 500만톤의 식량을 북한 총인구 약 2,450만명이 나누어 먹는 셈이다.
북한의 인구를 식량배분 방식으로 크게 나누어보면, 국가가 식량공급을 책임지는 배급대상 600만명, 자체 분배몫으로 살아가는 농민 800만명, 식량을 사먹는 일반주민 1,000만명 정도로 거칠게나마 분류할 수 있다.
먼저, 북한은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 국가 배급시스템이 망가졌고, 이를 회복하는 과정에 있어 배급대상을 세분화하고 최소화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따라 배급대상은 전체 인구의 약 20%수준으로 500만명으로 추산되며, 여기에 군인 100만명을 합쳐 600만명이다. 1인당 1년 식량소비량을 200~250kg로 적용하면 약 120~150만톤에 해당된다.
국가 입장에서는 농민들에게 토지 이용료 등으로 현물로 거둬들인 30%, 약 150만톤의 식량을 배급대상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셈이다.
다음으로, 약 800만명으로 추산되는 농민들은 생산량의 약 30%에 해당되는 현물 분배분을 식량으로 사용하고, 텃밭 생산분 등을 합해 여분의 식량을 시장가격으로 시장에 내다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800만명이 약 150만톤 내외만을 소비해야 하므로 내다 팔 여분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마지막으로, 일반 1,000만명의 주민은 식량을 구입해 먹어야 하는데, 대체로 소속단위인 공장이나 기업소 등에서 국영상점과 수매상점에서 ‘협정가격’에 집단으로 구입해 충당하게 된다. 국가에서는 농민들로부터 협정가격에 사들인 40%의 식량, 약 200만톤을 이익금을 붙인 협정가격에 파는 셈이다.
배급대상이나 일반주민들이 식량이 부족할 경우(농민도 마찬가지겠지만), 최후의 수단은 개별적으로 시장에서 ‘시장가격’으로 사먹어야 한다. 문제는 시장가격은 협정가격의 수배에 달해 기본 월급만으로 사먹기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결국 기업소의 경우 협정가격에 식량을 많이 구입해줄 수 있는 지배인이나 당비서가 ‘후방사업’을 잘 한 유능한 지배인이나 당비서로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시행착오 거치고 있는 포전담당책임제와 ‘애국미’
  
▲ 지난해 2월 개최된 '전국 농업부문 분조장대회' 모습. 김정일 제1위원장은 '사회주의농촌테제의 기치를 높이 들고 농업생산에서 혁신을 일으키자'는 제목의 서한을 이 대회에 전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해 2월 평양에서 개최된 ‘전국 농업부문 분조장대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최근에 농장원들의 생산열의를 높이기 위하여 분조관리제 안에서 포전담당책임제를 실시하도록 하였는데 협동농자들에서 자체실정에 맞게 옳게 적용하여 농업생산에서 은이 나게 하여야 한다”고 밝혔다.
‘자체실정’을 언급한 대목은 실정에 맞지 않는 요소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조선신보>는 지난해 1월 삼지강협동농장 관리위원장이 “분조관리제 안의 포전담당제는 우리처럼 규모가 큰 농장보다 산골의 자그마한 농장에서 그 생활력이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경지정리가 잘된 큰 농장의 경우 더 큰 분조단위의 생산활동이 더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올해 1월 3일자 <로동신문>은 룡천군 사례를 보도하면서 “지난해 농장들에서는 단위실정에 맞게 농장원들에 대한 포전분담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하였는데 그중에는 불합리한 것도 있었다”면서 한 농장원이 농사조건이 유리한 곳과 불리한 곳에 있는 두 개의 포전을 담당관리하도록 해 떨어져 있는 두 포전 사이를 오가며 농작물 관리를 하다보니 결국 알곡수확고를 높이는데 영향을 받았다고 사례를 들었다. 평등한 포전분배에 치중하느라 오히려 생산의 효율성이 훼손된 것.
리용구 농업성 국장은 “우리 식의 농업경제관리방법인 분조관리제, 그 안에서 진행되는 포전담당제의 우월성과 생활력을 더욱 높이 발양시켜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창조된 좋은 경험들을 전국에 일반화하고 그 집행을 위한 법적 틀거리를 완비하기 위한 일련의 대책과 조치들이 강구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문제점으로는 기존의 ‘준조세’에 해당하는 각종 잡부금이나 ‘애국미’ 염출 여부이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준조세’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여러 정책들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통일뉴스>는 2012년 12.1조치를 전하면서 “초과 생산물이 많이 나온 농민들이 군량미를 내놓겠다고 했지만 국가가 이를 만류해 농민들이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농민들에게 분배된 몫이 고스란히 농민들에게 돌아갔음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러나 <조선신보>는 2013년 12월 25일자 기사에서 “삼지강협동농장에서 현물분배 후 한 청년의 기특한 마음이 불씨가 되여 ‘애국미’운동이 일어났다”며 “관리위원회나 웃단위에서 요청하거나 호소하지는 않았는데도 지난해는 농장에서 300t의 ‘애국미’가 마련됐고 올해는 350t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물론 기관에서의 ‘요청’이나 ‘호소’가 없는 자발적 행위로 보이지만 협동농장 현물분배 몫에서 일부가 애국미로 전달된 것만은 사실인 것이다.
포전담당책임제와 ‘3:7제’ 분배는 북한 농민들에게 주인의식을 높이고 증산에 나설 동기부여를 강하게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직 포전담당책임제는 시행착오를 줄여가는 과정 중에 있고, ‘협정가격제’ 또한 국정가격과 시장가격의 너무 큰 격차로 인해 불안정한 상황으로 보인다. 여기에 더해 준조세나 애국미 염출 등의 전 사회적 과제도 남겨져 있다.
광복 70주년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10월의 대축전장’을 준비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제시한 “인민들의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식생활수준을 한단계 높여야 한다"는 과업의 수행 여부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현안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