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13일 금요일

“누가 어버이연합에 알바비를 풀었는지가 사건의 본질”


[이영광의 발로GO 인터뷰 58]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영광 기자  |  kwang3830@hanmail.net
어버이연합게이트가 전경련과 청와대, 국정원까지 거론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야 3당은 각각 진상조사 TF를 꾸리는 등 진상조사에 나서 20대 국회 초반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청와대와 연결되어 있어서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을 촉진할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이 사건을 좀 더 들여다보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어버이연합 등 불법자금지원 의혹규명 진상조사TF’ 위원장을 맡은 이춘석 의원을 지난 11일 만났다. 이 의원으로부터 어버이연합 게이트 문제와 함께 더민주의 호남 참패 등 당내 문제에 대해 들어 보았다. 다음은 이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 이춘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의원실 제공>
“어버이연합은 상징적…탈북‧보수단체 전반적으로 연결된 듯”
- ‘어버이연합 등 불법자금지원 의혹규명 진상조사TF’ 위원장을 맡으셨는데 현재 어디까지 파악하셨어요?
“제목이 ‘어버이연합 등 불법자금 지원 의혹규명 진상 TF’라서 마치 이번 사건의 본질이 어버이연합이라는 오해를 하지만 실제로는 어버이연합은 알바비를 받고 동원된 사람들일 뿐 누가 어버이연합에 알바비를 풀었는지가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청와대의 권력, 전경련의 돈, 그리고 국정원의 공작능력이 삼위일체가 되어서 사회적 현안이 있을 때마다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를 동원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드러나는 사람들을 보면 청와대 행정관급이나 국정원 직원이 드러나지만 이번 사건의 규모에 비춰볼 때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보고, 적어도 전경련을 움직일 정도의 거대한 손이 있는데 이게 누구냐 하는 것을 밝히는 것이 이번에 저희TF를 만든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파악된 부분을 보면 박근혜 정부 들어서 청와대에 국민소통비서관실에 선임행정관이 특정 단체에 몸담았던 사람들로 다 채워져 있고, 친정부 집회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 허현준 선임 행정관과 전임자 최홍재씨는 ‘뉴라이트재단’에서 ‘시대정신’으로 이름을 바뀐 단체 출신이라고 보입니다.
  
▲ 청와대 국민소통비서관실의 허현준 행정관과 전임자 최홍재 행정관 <이미지출처=뉴스타파>
그리고 이명박 정부에서도 1억 정도의 지원을 받았는데 그 후에 일정 기간 지원이 끊겼다가 방금 말한 두 사람이 청와대로 차례로 들어가면서 ‘시대정신’에 정부보조금이 2억 가량 들어간 사실을 비춰서, 전경련을 움직일 정도의 힘은 청와대가 맞을 거라고 보고 그 연결고리가 어디 있느냐를 밝히는 것을 주안점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국민이나 언론들이 단기간에 실적을 요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여러 권력기관이 관련돼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그걸 마무리 짓기는 어렵고 국회가 정상화 된다면 국회 상임위와 유기적으로 연관을 지어서 좀 길게 가야 할 것 같아요. 또 사실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런 공작정치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책까지 마련하는 것을 저희 TF는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 청와대에서 어디까지 있는 걸로 보세요?
“지금 저희가 단정적으로 청와대 어디까지 연결돼 있다고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고, 국민소통비서관실이 있는 정무수석, 일부분은 민정수석실까지도 확실히 관련돼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는 거기까지도 면밀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 우병우 수석 얘기도 나오잖아요.
“우병우 민정수석 부분은 어제(10일) 백혜련 당선인께서 말씀하셨는데, 그 부분은 어버이연합과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아니라 재향경우회 쪽과의 관련성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혹 제기를 한 거고요. 그 부분은 사실관계 확인이 좀 더 필요하고, 직접 개입이 돼 있는지를 좀 더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더불어민주당 어버이연합 등 불법자금지원 의혹규명 진상조사 TF 3차 회의가 열린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백혜련 당선인이 '청와대-재향경우회-어버이연합 등 거넥션 의혹'에 대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어버이연합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보수단체 전반적으로 이런 흐름이 있을 거 같아요.
“상징적으로 드러나 있는 게, 구체적으로 돈을 전경련에서 받았다는 단체가 어버이연합이기 때문에 지금 어버이연합이 상징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에 불과하고요. 어버이연합을 비롯한 탈북단체들, 이 보수단체와 전반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저희는 파악하고 있고 단지 어버이연합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운호‧옥시, 특별수사팀 빠르게 진행…유독 어버이연합만 멈춰있어”
- 어떻게 밝히실 건가요?
“저희도 어떤 확정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는 상태가 아니고, 어제 제보센터를 설치했는데 언론 등의 제보를 받아서 추적하고 있어요. 또 이미 시민사회단체에서 검찰에 고발했기 때문에 수사기관에서 담당을 하는 거고요. 그런데 지금 그걸 담당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이에 대해서 전혀 실적을 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저는 더 빠른 수사 촉구를 하고 있어요.
만일 검찰이 우리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국회가 조사기관이나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바로 뭘 파헤치거나 누구를 수사하거나 할 수 없으므로, 저희는 수사를 촉구하거나 그렇지 못할 때 다른 방법을 찾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단시일 내에 실적을 내기는 어렵고 조금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그런데 국민들의 주목도가 떨어지면 힘들지 않을까요?
“이 부분은 사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흩트리는 조작이나 불법지원 등이 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도가 높다고 보고, 야당 차원에서는 그런 국민적 관심도를 끌어내려고 노력을 하는 거고요. 또 국민적 관심이 있냐 없냐를 떠나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므로 그 부분에 대해서 반드시 진실을 파악해야 합니다. 또 앞으로도 다시는 불법적으로 특정 단체에 자금이 지원되고 그 자금을 받은 단체가 국민의 여론을 왜곡시키는 이런 현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적 관심 여부를 떠나서 저희는 실체적 진실을 밝힐 때까지 계속해서 활동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그런데 더민주는 항상 좀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다를까요?
“이번 더민주 TF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이 부분에 관심이 많고, 진실을 밝히려는 의지가 강한 사람들로 구성돼서 개별 의원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고요. 또 구성원의 상당 부분이 아직은 국회의원 당선자 신분에 불과하고 국회의원이 된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분들이 5월 30일 이후에 국회의원의 신분을 갖는다면 지금보다는 저희TF가 활성화되고 더 관심을 가질 거라고 봅니다.
지금 우려하시는 대로 더민주가 어느 사안에 대해서 관심을 갖다가 조금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되지 않느냐 하는 염려를 하시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저희 더민주 내에서도 의지가 강하고 TF를 구성하는 개별 의원들도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노력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주력하겠습니다.”
- 다른 야당과는 어떤 얘기가 오고 갔나요?
“지금 국민의당과는 저희가 협조를 요청하고 있고요. 국민의당도 진상조사 TF가 구성이 돼 있는데, 지금 물밑에서는 얘기되고 있는데 당과 당 사이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협조를 하고 공조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더 노력하고 있는 단계고요. 실질적으로 국민의당과는 조속한 시일 내에 협조체제를 구축해서 같이 갈 것입니다. 그런데 아마 그게 20대 국회가 구성되는 시점 정도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습니다.
정의당도 같이 노력할 수 있는 길이 있으면 같이 힘을 합할 거고요. 일단 국민의당과 먼저 하고 국민의당과 협조체제가 이루어진 다음에 정의당도 필요성이 있다고 한다면 정의당과도 협조체제를 구축하도록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 지금 정운호 게이트가 있었잖아요. 어떻게 보면 정부에서 정운호 게이트를 띄워서 어버이연합 문제를 덮으려고 아닌가 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방금 말씀하신 대로 지금 국민적으로 가장 관심이 있는 사건이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정운호 게이트, 어버이연합 사건 등 3개의 사건이 있습니다. 가습기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에 특별수사팀을 만들어서 매우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운호 사건도 중앙지검 특수1부가 배당돼서 변호사 사무실도 압수하고 네이처리퍼블릭 본사도 압수하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어요.
하지만 유독 어버이연합 사건만 멈춰서 아무런 성과도 못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어버이연합 사건을 축소하려는 특정 의도가 있지 않냐 하는 의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또 청와대, 국정원, 전경련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가 연관돼 있어서 다른 사건보다 훨씬 더 비중이 크잖아요.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것을 형사1부에 배당해서 형사1부가 이 사건을 처리할 수 있겠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지금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게이트 전경련-청와대 검찰 고발 기자회견'을 마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오른쪽) 직무대행과 김선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가 고발장 접수를 위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그래서 어제 제가(10일) 언론을 상대로 예전에 2011년도에 내곡동 사저 사건도 형사1부에 배당해서 무혐의 처분을 하게 된 걸 특검을 통해서 사실관계가 밝혀졌다시피 만일 형사1부가 이것을 담당하기 부족하다거나 미흡하다고 판단이 되면 국회 차원에서도 다른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사라진 어버이연합의 사무총장을 찾아내고 침묵하는 전경련의 계좌를 확인하는 등의 빠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촉구했고, 그런 부분들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국회 차원에서 다른 방법들을 강구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정도로 말씀드리겠습니다.”
- 다른 방법이라면 특검을 의미하는 거 같은데 과연 특검으로 이 문제가 끝날지 의문이에요. 지금까지 많은 특검이 있었지만, 아무것도 효과가 없었잖아요.
“특검이라는 게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만능열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수사는 기본적으로 최종책임을 검찰이 지고 있는 거고요. 저희가 특별검사를 바로 도입해서 이 사건을 파악한다고 해서 진실에 접근하느냐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때문에 저희는 공정하고 신속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것이고, 촉구의 형태로서 특검을 두는 것이지 특검을 통해서 이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검은 저희가 쓸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지 그 카드를 빨리 꺼내서 검찰의 수사를 배제하고 특검을 도입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총선 결과에도 세월호‧옥시 등 새누리 태도 전향이 없다”
- 3선에 성공한 지 한 달이 지나는데. 어떻게 보내셨나요?
“제가 8년간 국회직과 당직을 많이 맡아서 지역주민들과 가까이할 시간이 많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저희 더민주가 호남에서 참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지역민들께서 부족한 저를 선출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당선 인사를 드리고 있어요.
또 제가 지금 원내수석 임기가 아직 안 끝나서 19대 국회에 마지막 남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에서 노력하고 있고 또 어버이연합 관련 TF 팀장을 맡고 있어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19대 국회를 잘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협조가 있어야 하는데 20대 총선에서 국민들께서 준엄한 심판을 내려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태도의 전향이 없습니다. 예를 들어 세월호 특별법 기간 연장 문제, 옥시 사건 피해자에 대한 구제책 등에 대한 법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이 전혀 협조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새누리당이 전향적으로 그런 문제를 해결해서 19대 국회에서 잘 마무리됐으면 좋겠습니다.”
- 이번 총선은 야당이 잘해서 표를 얻은 게 아니고 철저하게 박근혜 정부 심판이었는데 야당은 자기들이 잘해서 이긴 거로 느끼는 거 같은 느낌도 있는데.
“이번 총선의 민의는 우리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너무 잘못하니 이들을 심판하기 위해서, 별로 마음에 안 들지만 전략적으로 저희 더민주를 지지해줘서 더민주가 제1당이 된 것은 저희당의 노력이 아니라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에 의한 반사적 이익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제가 속한 호남에서는 더민주가 실질적으로 야당적 지위에 있기 때문에 저희당을 심판한 것입니다. 그래서 저희당이 제1당이 되었지만 저희당이 잘해서 1당이 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우리 국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주셨기 때문에 저희는 더 막중한 책임을 느끼고 국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고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나 민생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또 저희가 도취되어 있지 않냐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으신데 그렇지는 않아요. 저희가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민생의 문제를 잘 헤쳐 나가고 그 길을 찾아달라는 국민적 요구를, 앞으로 20대 국회가 되면 저희가 제 1당이 되기 때문에 그러한 모습들로 탈바꿈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 호남참패는 어떻게 받아들이세요?
“방금 말씀드린 대로 이번 총선이 전체적으로 여당 심판입니다. 수도권과 영남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을 심판한 거고, 호남은 더민주가 야당적 지위에 있기 때문에 저희를 심판한 것이죠. 저도 호남 출신의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호남민들 보기에 말로는 지역발전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겠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지역발전을 위해서 그렇게 노력하는 거로도 보이지 않고, 또 호남민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이 야권이 똘똘 뭉쳐서 정권교체를 내리라는 명령을 내리는데 오히려 저희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분당된 데 대한 책임이 더민주가 더 크지 않느냐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 지난 4월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호남 총선 평가 성찰과 대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홍종학, 신정훈, 강기정, 김성주 의원,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 이개호 의원. <사진제공=뉴시스>
그래서 정말 저희 당이 호남에서 민심을 회복하지 못한다고 하면 실질적으로 집권정당이 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저희당은 호남에 대해서 지역발전에 대한 더 많은 애정과 정권교체를 이뤄내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과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호남에서 저희는 국민의당에 밀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기 때문에 말뿐만 아니라 실제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줘야만 호남민들의 민심을 받을 거로 생각합니다.”
“호남 참패, 전체 판으로 판단해야지 공천만 떼어서 봐선 안돼”
- 혹자는 공천문제를 거론해서 셀프공천 등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만 없었다면 과반도 가능했을 거란 이야기가 나오는데 어떻게 보세요?
“공천이라는 것은 그때 상황에 맞춰서 어떻게 공천을 하는 게 최적인가 하는 게 있습니다. 그런데 공천의 결과만을 가지고 옳고 그름을 나누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상황에서는 새누리당이 과반수, 180석까지도 넘볼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저희 대표나 지도부에서 많은 물갈이를 통해서 국민적 공감을 얻으려 한 노력들이 대안 없이 많은 사람을 물갈이하게 되었고, 그 뒤에 그 자리를 채우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돌려막기식 공천 등이 행해졌기 때문에, 그 단면만 보면 잘못된 공천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큰 틀에서 볼 때는 제1당을 만들었지만 부분적으로 호남이 참패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면을 같이 고려해서 판단해야지 일부만을 떼어서 셀프공천이다 돌려막기 공천이다 하는 것은 안되고 전체 판을 같이 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저희가 공천을 잘못한 것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앞으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국민에게 사과할 부분이 있다면 사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 문재인 전 대표가 선거전에 호남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면 정계 은퇴하겠다고 했지만 선거가 끝나고는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을 바꿨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보세요?
“그것은 문재인 대표 발언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겁니다. 문 대표도 절박감 때문에 호남의 선거가 어려워지니 승리를 위해서 노력해서 그런 발언을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 대표는 저희당의 유력한 대권 주자고 소중한 자산인데, 총선의 결과가 저희가 과연 패배인지 승리인지도 불투명하고 단지 호남에서 저희당이 졌기 때문에 문 대표의 책임이라서 책임지라 하는 것도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선거의 결과는 저희 더민주 전체가 책임져야 할 일이지 특정인, 그게 문재인 대표나 지도부를 위시한 김종인 대표의 책임이라고 특정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봐요.”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당선인들이 12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 전당대회가 8월 말에서 9월 초로 결정이 났어요. 이 의원은 최고위 출마를 고민하신다고 하던데.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호남의 민심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장 적절하게 전달하고 저희가 다시 호남민들한테 지지를 받을 수 있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느냐 하는 게 저에 주어진 가장 큰 임무라 생각합니다.
호남 민심이 요구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라고 봅니다. 정권교체 세력이 될 수 있도록 더 민주의 체질을 개선시키고 새로운 당으로 다시 태어나라는 요구 하나와 호남이 지역적으로 차별받고 어려운 형편에 있기 때문에 지역발전을 통해서 호남의 먹고사는 문제, 민생의 문제를 해결하라는 두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두 부분을 풀어갈 수 있는 것이 제가 최고위원에 출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고, 또 3선이기 때문에 상임위원장이 돼서 그 길을 찾아가는 것도 방법이기 때문에 이 두 가지를 놓고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N 분의 1에 불과한 최고위에 들어가서 하는 역할보다는 상임위원장으로서 실질적으로 호남 몫을 챙기는 것이 더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 하는 생각을 가져서 지금 일단은 상임위원장을 도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상임위원장이 되지 못한다면 최고위원은 나중에 다시 고민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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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노동당 7차대회에서 제시된 북한의 노선과 정책방향

<연재> 정창현의 ‘색다른 북한이야기’ (6)
정창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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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13  08:5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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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노동당 7차대회가 5월 6~9일 평양 4.25문화회관에서 열렸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5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36년 만에 개최된 조선노동당 7차대회가 끝났다. 당대회 기간 동안 북한을 이끄는 조선노동당은 김정은 위원장의 개회사와 사업총화보고, 당대회 사업총화결정서 채택, 폐회사, ‘전체 인민군 장병들과 청년들, 인민들에게 보내는 조선노동당 제7차대회 호소문’ 등을 통해 1980년 6차당대회이후 진행된 사업을 총화하고 향후 추진할 노선과 정책을 제시했다.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는 주체사상의 평가원칙인 ‘승리사관’에 따라 36년간을 “우리 당의 오랜 력사에서 더없이 준엄한 투쟁의 시기”였지만 “위대한 전변이 이룩된 영광스러운 승리의 년대”라고 평가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불어닥친 “세계적인 반사회주의, 반혁명의 역풍”으로 “전대미문의 엄혹한 시련과 난관”을 맞았지만 주체사상과 선군정치를 통해 “사회주의 수호전”에서 ‘승리’했다는 것이다. 사회주의권이 붕괴하고, 제국주의의 고립압살책동이 강화되는 속에서도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고 사회주의 체제를 지켜냈다는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은 셈이다.
총화보고는 ‘주체사상․선군정치의 위대한 승리', ‘사회주의 위업의 완성을 위하여',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위하여', ‘세계의 자주화를 위하여', ‘당의 강화발전을 위하여' 등 총 5개 제목으로 나눠 결산한 후 향후 과업을 제시했고, 이 내용은 거의 대부분 사업총화결정서에 그대로 담겼다.
큰 틀에서 보면 2009년부터 2010년까지 김정은 후계자 시절 내부 토론을 거쳐 마련한 정책방향, 김정은 위원장이 2012년 4월 당중앙위 책임일꾼들과의 담화와 4월 15일 첫 공개연설에서 밝힌 기본방향, 그후 김정은 위원장 이름으로 나온 분야별 문건(‘노작과 담화’), 신년사, 현지지도에서 제시된 내용 등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후계자가 결정된 후 2009년부터 2010년 상반기까지 당․정․군의 실무간부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토론과 협의를 거쳐 새로운 정책방향을 확정했다. 후계자가 강조한 두 개의 키워드는 '세계적 추세'와 '실리 추구'였다. 당시 정책 마련의 기준점은 1990년대 초반 김일성 주석 시절에 나온 마지막 정책노선이었다.
이렇게 마련된 정책방향을 준비, 확정하는 단계에서 새로운 정책방향에 맞게 김정일 위원장은 북중 및 북러 관계를 개선하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접촉을 추진(이른바 ‘포괄적 대외전략’)하는 한편 내부적으로 새로운 경제노선에 맞는 ‘본보기단위’를 집중 현지지도하고, 새로운 경제관리체계 시험, 경제특구 확대 등 ‘신경제정책’(실리사회주의의 전면화)의 토대 마련에 주력했다.
2012년 김정은 제1위원장 공식 승계이후에는 당․정․군에 ‘유일적 영도체계’를 확립해 나가면서 각 분야별로 김정은시대의 특색을 보여주는 정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의 길'이란 3대 기본정책 방향을 계승하면서 시대적 환경 변화와 ’세계적 추세‘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었다.
이번 7차당대회에서 제시된 정책방향은 이러한 일련의 내부 논의와 흐름을 반영해 종합적으로 체계화 해 제시됐고, ‘사회주의 완전 승리’라는 장기적 목표 아래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의 추진목표로 내놓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북한의 노선과 정책을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분야별로 제시된 내용을 세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노동당의 최고 강령은 김일성-김정일주의
  
▲ <표1>조선노동당 7차대회 노선. [자료사진 - 정창현]
김정은 위원장은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 ‘조국통일’, ‘세계자주화’ 실현을 3대 과업으로 제시했다. 그 중에서도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가 노동당의 최고강령임을 재확인했다.
2012년 4월 6일 김 제1비서는 조선노동당의 지도사상을 김일성-김정일주의로 규정하고, 당의 최고강령은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라고 선포한 바 있다. 이것은 김정일 총비서가 후계자 시절인 1974년 주체사상을 김일성주의로 명명하며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를 내세운 것과 유사한 행보였다. 북한에서는 후계자(계승자)가 선대 최고지도자의 사상을 체계화하고 이를 전 사회의 규범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과업으로 설정돼 있다.
김 위원장은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일성-김정일주의'를 “주체사상과 그에 의하여 밝혀진 혁명과 건설에 관한 이론과 방법의 전일적인 체계"라고 정의했다. 총화보고의 소제목이 ‘주체사상․선군정치’란 점이 주목된다. ‘김일성-김정일주의’가 김일성 주석이 창시하고 김정일 위원장이 체계화했다고 하는 주체사상을 기초로 김정일시대의 선군정치를 새로이 포함시켜 ‘김일성-김정일주의’라고 규정한 셈이다.
북한 철학계에서 논란이 된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의 위상과 관계에 대해 2010년 개정된 당규약에서 처음으로 주체사상이 당의 지도사상이고, 선군정치는 “당의 기본 정치방식”이라고 규정했는데, 이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그는 또한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란 “모든 성원들을 참다운 김일성․김정일주의자로 키우고 모든 분야를 김일성․김정일주의의 요구대로 개조해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해 나간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론적으로 보면 ‘인민대중의 자주성 완전 실현’은 공산주의 사회의 완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주체혁명’의 마지막까지 견지하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실현하기 위한 기본투쟁 과업으로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의 완성"을 제시하고, 이를 위한 과제로 인민정권 강화와 사상․기술․문화의 3대혁명을 거론했다. 김일성 주석은 “인민정권에 3대혁명을 더하면 인민대중의 자주성이 완전히 실현된 사회를 건설할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두 가지 과제는 1980년 6차 당대회에서도 강조된 것으로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건설의 전 기간 수행하여야 할 계속혁명의 과업”이라고 설정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당대회에서 이 두 가지 과제에 전략적 노선으로 ‘자강력제일주의’를 추가로 포함시켰다.
특히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결정서는 “사회주의강국건설은 온 사회를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기 위한 투쟁의 력사적 단계”이며 “사회주의의 기초를 다지고 사회주의 완전승리를 이룩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단계 국가목표로 제시된 ‘사회주의 강국 건설’이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라는 당의 최고강령을 실현하는데 1단계 과제이며, 이 과제는 ‘사회주의 기초’를 다지는 단계와 ‘사회주의 완전승리’를 이룩하는 단계의 연속적인 두 과정으로 나뉜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기조에서 6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당의 최종목표와 김정일시대에 내건 강성대국론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즉 정치사상강국으로서 ‘온 사회의 김일성-김정일주의화’를 통한 일심단결의 강화, 군사강국으로서 정치군사적 위력의 강화, 경제강국으로서 과학기술 강국과 문명강국 건설 등을 정책방향으로 내세웠다.
혁명단계 설정 = ‘주체혁명위업수행의 도약기’
  
▲ <표2>북한의 혁명단계. [자료사진 - 정창현]
김정은 위원장은 당대회 개회사에서 당면 시기를 ‘주체혁명위업수행의 도약기'로 규정하고, 이번 대회가 ’김일성-김정일 주의 당의 강화발전과 사회주의 위업의 완성을 위한 투쟁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마련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대 초반 북한은 김일성시대를 ‘주체혁명의 선행시대’로, 김정일시대를 “혁명발전의 새로운 높은 단계”라며 ‘선군시대’로 명명한 바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일단 지금 시기를 ‘주체혁명위업수행의 도약기’로 규정한 셈이다. 앞서 이야기한 ‘사회주의 기초를 다지는 단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은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사회로 이행하는 과정을 혁명단계별로 인민민주주의혁명기(반제반봉건민주주의혁명기)→사회주의의 이행 과도기(사회주의 건설기→사회주의 완전 승리)→공산주의 사회(낮은 단계→높은 단계)로 나눈다.
북한은 1958년 사회주의 제도가 수립된 후 사회주의 건설기를 거쳐 ‘사회주의 완전승리단계’에 진입했다고 보며, 1970년 5차 당대회에서 ‘사회주의 완전 승리’를 공식적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북한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를 거치면서 ‘사회주의 완전 승리’란 말 대신 당의 최종목표를 “인민대중의 자주성이 완전히 실현된 사회”라고 수정했고, ‘사회주의 완전 승리’란 용어를 잘 사용하지 않았다. 현실의 어려움을 반영해 사실상 ‘혁명단계’를 낮춘 것이다.
그런데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사회주의 완전 승리’란 단어를 여러 차례 사용했고, 마지막날 채택된 호소문에도 “당 제7차대회의 모든 결정들을 철저히 관철하고 조선에서의 사회주의완전승리를 온 세상에 긍지높이 선언하자”라며 ‘사회주의 완전 승리’를 강조했다. 그만큼 내부적으로는 ‘선군시대’로 규정된 ‘사회주의 수호전’의 어려운 시기를 지나 새로운 경제 도약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이다.
즉 ‘주체혁명위업수행의 도약기’를 거쳐 다음 단계인 ‘사회주의 완전승리 단계’에 도달하자는 것이다. 결국 국가적 목표로 제시된 사회주의강성국가 완성은 곧 혁명단계론으로 보면 ‘사회주의 완전승리 단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당규약에 ‘경제 건설 핵 무력 건설 병진노선’ 명시
김정은 위원장은 ‘주체혁명위업수행의 도약기’에 견지해야 할 전략적 노선으로 ‘경제 건설과 핵 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제시했다. 2013년 3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경제-핵 병진노선’을 재확인한 셈이다. 개정된 당 규약에도 이를 포함시켰다.
김 위원장은 ‘경제-핵 병진노선’이 “급변하는 정세에 대처하기 위한 일시적인 대응책이 아니라 우리 혁명의 최고 이익으로부터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나가야 할 전략적 노선”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병진노선이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면서 경제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번영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하루빨리 건설하기 위한 가장 정당하고 혁명적인 노선”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은 경제 건설을 위해서는 안보가 튼튼해야 하고, 안보를 위해서는 재래식 무기경쟁이 아니라 비대칭전력으로서 핵무력을 강화해야 하며, 이를 통해 핵보유국의 지위에서 미국과 협상해 평화협정을 체결해 평화체제를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 단계 더 추론해보자면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안정적인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는 ‘최종적인 비핵화’에 나설 뜻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을 역으로 해석하면 평화체제가 구축돼 북한 입장에서 안보 우려가 해소되면 최종적으로 비핵화에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기도 하다.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병행해서 추진하자는 제안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 36년만에 열린 조선노동당 7차대회 전경. [자료사진 - 통일뉴스]
‘경제-핵 병진노선’에 의거해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개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의 3대 지표인 ‘정치사상강국’, ‘군사강국’, ‘경제강국’ 중 “정치․군사강국의 지위에 당당히 올라섰지만 경제부문은 아직 응당한 높이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에서다.
그는 낙후된 경제 현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경제전반을 놓고 볼 때 첨단수준에 올라선 부문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부문은 한심하게 뒤떨어져있으며 인민경제 부문들 사이 균형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선행부문이 앞서 나가지 못하여 나라의 경제발전에 지장을 주고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북한을 방문해 보면 선전과 달리 뒤떨어진 분야가 많다는 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의 기본목표도 “인민경제 전반을 활성화하고 경제부문 사이의 균형을 보장하여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으로 설정했고, 5개년 전략의 철저한 수행을 강조했다. 당대회에 앞서 이미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이 수립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 경제강국을 성과적으로 건설하기 위하여서는 인민경제 발전을 위한 단계별 전략을 어김없이 집행해나가야 한다”고 발언해 당면한 5개년 전략 외에 더 장기적 ‘단계별 전략’의 수립도 시사했다.
그러나 4, 5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6개년 또는 7개년 인민경제계획이나 6차 당대회에서 나온 ‘사회주의 경제건설 10대 전망목표’보다 구체적이지 않다. 구체적 목표치보다는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정책방향을 제시하는데 그쳤다. 국제적 경제제재 속에서 목표 달성이 불확실하다고 봤을 수 있다. 다만 내각에서 수립한 5개년전략에는 더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경제 건설을 위한 전략노선을 “자력자강의 정신과 과학기술을 틀어쥐고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정보화, 과학화를 높은 수준에서 실현하며 인민들에게 유족하고 문명한 생활조건을 마련하여 주는 것”으로 설정됐다. 언급된 기본방향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인민경제의 자립성과 주체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도 “자립적 민족경제의 물질 기술적 토대를 튼튼히 다지고 경제강국 건설의 도약대를 마련”한 만큼 이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국가의 경제조직자적 기능을 강화하고 ‘우리 식 경제관리방법’을 전면적으로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내각책임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전반적 경제사업을 내각에 집중시키고 모든 경제부문과 단위들이 내각의 통일적인 작전과 지휘에 따라 움직이는 규율과 질서를 엄격히 세울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내각 총리를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하고, 당과 내각의 경제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곽범기 전 경제비서, 로두철 내각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장, 오수룡 계획재정부장을 모두 정치국위원으로 선출했다. 내각책임제를 실질적으로 이끌 경제관료를 중용한 것이다.
그리고 경제관리개선의 핵심인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의 확립을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공장, 기업소, 협동단체들은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의 요구에 맞게 경영전략을 잘 세우고 기업활동을 주동적으로, 창발적으로 하여 생산을 정상화하고 확대발전”시켜 나갈 것을 지시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경제관리방식의 개선을 지시했고, 이에 따라 새로운 기업경영방식과 협동농장의 포전담당제 도입이 시범적으로 실시됐다.
특히 김 위원장은 2014년 5월 30일 당․국가․군대기관 책임일군(간부)들과 진행한 담화 ‘현실발전의요구에 맞게 우리식경제관리방법을 확립할데 대하여’(5.30담화)를 통해 새로운 경제관리방법으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제시한 바 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공장, 기업소, 협동단체들이 생산수단에 대한 사회주의적 소유에 기초해 실제적인 경영권을 갖고 기업활동을 창발적으로 해 당과 국가 앞에 지닌 임무를 수행하며, 근로자들이 생산과 관리에서 주인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게 하는 기업관리방법”이라고 정식화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당대회에서 경제개혁 조치가 발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가 전면적으로 확립, 실시될 경우 북한 경제운영방식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통해 2002년 7월 시행된 ‘사회주의경제관리개선조치’보다는 더 포괄적인 ‘경제개혁’이 단행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셋째는 과학기술강국에 기초한 경제건설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과학기술강국’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사회주의강국건설에서 오늘 우리가 선차적으로 점령하여야 할 중요한 목표”라고 제시했다. 과학기술이 경제강국건설에서 기관차의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하며, 이를 통해 경제의 현대화, 정보화를 달성하고 자강력을 증대시킨다는 구상이다. 북한은 2012년까지 경제발전에서 차지하는 과학기술발전의 기여율을 30%로 올리겠다는 구상을 발표한 바 있어, 5개년 전략에서는 이보다 더 높은 수치가 제시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 수행기간에 추진해야 할 방향을 분야별로 제시하면서 전력문제 해결과 식량 자급자족을 특별히 강조했다. 그는 전력문제 해결이 5개년전략수행의 선결조건이며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의 중심고리라고 규정하면서 “당에서 제시한 전력생산목표를 반드시 점령”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포함해 대규모 발전소와 중소형 발전소 건설, 풍력과 조수력․생물질과 태양에네르기에 의한 전력생산, 발전소 생산공정 및 시설 정비보강, 발전설비 효율 증가와 전력생산 원가 체계적 절감, 국가적 통합전력관리체계 구축, 송배전망 개건보수 등을 제시했다. 다만 전력생산목표를 수치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여전히 전력 부족이 경제건설에서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식량문제와 관련해서는 식량의 자급자족 실현을 강조하면서 “식량생산을 지속적으로 늘이며 농업을 세계선진수준에 올려 세울 것”을 요구했다. 북한은 2013년의 식량생산량이 566만t이라며 식량생산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벨라이 데르자 가가 FAO 북한사무소 대표도 2014년 10월󰡒올해(2014년) 북한 곡물수확량은 600만t에 달할 것이라며 북한이 3~4년 후면 식량 자급자족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다수 농업전문가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북한이 매년 500만t 이상의 식량생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것은 확실하다. 북한은 내부적으로 650만t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 5개년전략 기간 동안 이 목표를 달성해 식량 자급자족량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인민생활 개선을 “수령님들의 유훈 중의 유훈”이라며 노동당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차대한 과업”으로 규정한 만큼 가장 기본이 되는 식량 자급에 “화력을 총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경제관계에 대해서는 “대외무역에서 신용을 지키고 일변도를 없애며 가공품 수출과 기술무역, 봉사무역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에서 무역구조를 개선”할 것과 “경제개발구들에 유리한 투자 환경과 조건을 보장하여 운영을 활성화하며 관광을 활발히 조직”할 것을 주문하는데 그쳤다. 2013년 경제특구 확대 조치가 발표된 후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가 계속 되는 가운데 추가적인 ‘경제 개방’ 조치보다는 기본방향만 간단하게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핵 무력 강화
  
▲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은 대회 이틀째인 7일 사업총화 보고를 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위원장은 그 동안 노동당이 이룩한 특출한 성과로 “선군혁명노선, 자위의 군사노선을 관철하여 우리 조국을 불패의 군사강국으로 강화 발전시킨 것”을 들었다. 그러면서 “국방공업 부문에서는 정밀화, 경량화, 무인화, 지능화된 우리 식의 첨단 무장 장비들을 마음 먹은대로 만들어내고 있다”며 “핵무기 연구 부문에서 세 차례의 지하 핵시험과 첫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세계적인 핵강국의 전열에 당당히 올려세웠다”라고 자평했다. ‘책임 있는 핵보유국’, ‘주체의 핵강국’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북한은 ‘경제-핵 병진노선’을 개정된 당 규약에 포함시킨 만큼 지속적으로 핵 능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제국주의의 핵위협과 전횡이 계속되는 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킬데 대한 전략적 노선을 항구적으로 틀어쥐고 자위적인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앞으로 다양한 소형 핵탄두 개발과 실전 배치,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다양한 미사일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4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거의 완성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이 이제 소형화된 핵탄두를 실험하거나 이 탄두를 탑재한 탄도미사일의 모습을 공개하는 일만 남았다고 본다.
군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다면 지상 핵탄두 폭발시험을 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지하 갱도에서 핵물질을 넣은 핵탄두의 기폭장치 폭발실험을 4차례나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지하 깊숙한 갱도가 아닌 지상 수평 갱도에서 핵탄두 폭발실험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은 “침략적인 적대세력이 핵으로 우리의 자주권을 침해하지 않는 한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 앞에 지닌 핵전파방지(NPT)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고 세계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노력할 것”이라고 선을 그어 ‘핵 선제 불사용'과 ‘핵의 비확산’에 대해서는 충실히 지키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학원 한반도 전문가인 차오웨이(曹瑋)는 북한이 한미를 겨냥해 핵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완화하는 신호”라고 풀이했고, 자오퉁(趙通) 칭화-카네기 글로벌정책센터 연구원은 “다소 모호성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책임 있는 핵보유국’의 이미지를 수립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일단 ‘핵 실험 동결’과 한미합동군사연습 중단을 연계하고, ‘핵 선제 불사용'과 ‘핵의 비확산’ 이행을 지렛대로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며 미국과의 양자대화, 혹은 다자회담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정부는 강력 반대의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고, 대선을 앞두고 정세 관리가 필요한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진정성’을 타진하면서 회담 개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 척결
2013년 1월 29일 열린 노동당 제4차 세포비서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직접 “세도군(勢道群), 관료주의자들이야말로 우리 당이 단호히 쳐야 할 주되는 투쟁대상”이라며 공식 취임이후 처음으로 ‘세도’를 언급했다. 이후 북한의 당 기관지와 언론매체들에서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 척결을 강조하는 글들이 연이어 실리기 시작했다. 특히 장성택 숙청을 전후해 많은 간부들이 ‘관료주의와 부정부패 행위’로 검열을 받고 숙청됐다.
이번 당대회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은 다시 이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 당이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 행위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투쟁하여 왔지만 그것이 아직도 완전히 극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세도와 관료주의가 허용되고 용납되면 부정부패가 성행하고 전횡과 독단이 생겨나게 되며 그것이 쌓이면 반당의 싹이 자라게 된다”며 부정부패 근절 강도를 높일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이번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당이 조국과 인민의 운명,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 향상에 대하여 책임지고 있는 사회주의집권당"이라며 당의 경제사업 강화를 당부한 상황에서 ‘관료주의와 부정부패’와의 전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6월 2일 조선노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이 “지금은 밖에서 밀려오는 적이 무서운 게 아니라 사회주의 요람 속에서 성장한 일꾼(간부)의 관료화․귀족화가 문제”라고 지적한 것은 그 만큼 선군시대를 거치면서 쌓인 ‘관료주의와 부정부패’가 상당히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일심단결’과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구호로 내건 김 위원장으로서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물론 ‘관료주의, 형식주의, 부정부패’는 김일성시대부터 지속적으로 강조되어온 고질적인 문제로 총살과 같은 ‘극약처방’으로 과연 단기간에 근원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김정은 위원장은 당대회에서 ‘전 당을 대표하는 최고직책’으로 신설된 조선노동당 위원장에 추대됐다. 당과 군에 대한 유일적 영도체계가 일단 확고하게 자리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당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은 “전당에 당중앙(김정은)의 유일적 영도 밑에 하나와 같이 움직이는 혁명적 규율과 질서”가 확립된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시대에 들어와 부상한 김수길 평양시당 책임비서와 김능오 평북도당 책임비서, 박태성 평남도당 책임비서 등이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된 것도 주목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김정일시대의 당 간부들을 원로로 대접하면서도 향후 자신과 함께 당을 이끌어갈 신진세대들을 대거 정치국 위원과 당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진출시킨 것이다. ‘노․장․청 배합’의 간부정책을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추진한 셈이다.
여러 분야에서 각이한 급의 남북 대화와 협상 제안
  
▲ <표3> 북한의 통일방안. [자료사진 - 정창현]
관심을 모았던 통일방안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당대회 결정서에서는 ‘김정은동지의 조국통일로선’이라는 단어를 언급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체계적으로 설명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여러 언급을 통해 그 윤곽을 추론할 수 있다.
먼저 통일의 최종형태에 대해서는 ‘연방제 방식’을 제시했다. 남과 북 어느 한 쪽의 일방적인 흡수통일, ‘제도통일’이 아니라 ‘전 민족적 합의’에 기초한 연방제 방식의 통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북과 남은 상대방에 존재하는 서로의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용납하는 기초우에서 온 민족의 지향과 요구에 맞게 련방국가를 창립하는 길”을 주장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조국통일 3대헌장’(‘조국통일 3대원칙’, ‘고려민주연방공화국창립방안’, ‘전민족대단결 10대강령’)을 언급했지만, 남쪽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고려민주연방공화국창립방안’을 그대로 관철하자는 취지는 아닐 것이다.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의 방법으로 해결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기 때문이다. 조국통일3대헌장에 “관통되어 있는 기본정신”을 견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 기본정신을 김정은 위원장은 “민족자주와 민족대단결, 평화보장과 련방제 실현”이라고 규정했다.
김 위원장이 “조국통일3대원칙(자주, 평화, 민족대단결)과 6.15공동선언, 10.4선언은 북남관계발전과 조국통일문제를 해결하는데서 일관하게 틀어쥐고 나가야 할 민족공동의 대강”이라고 강조한 만큼 북한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남북연합제의 공통점’(북한을 이를 공식적으로 ‘연방연합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을 발전시켜 ‘민족통일기구’(남쪽은 남북연합기구)를 수립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김정일시대의 통일접근법을 그대로 계승한 것이다.
이를 위한 당면과제로 김 위원장은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방해하고 동족사이의 불신과 적대감을 부추기는 외세의 분렬리간책동과 그에 편승하는 일체 행위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북과 남이 여러 분야에서 ‘각이한 급의 대화와 협상’을 적극 발전시켜 서로의 오해와 불신을 해소하고 조국통일과 민족공동의 번영을 위한 출로를 함께 열어나가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북남군사당국회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남북군사회담을 통해 군사분계선과 ‘서해열점지역’(서해 NLL을 의미)에서부터 군사적 긴장과 충돌위험을 줄이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고, 군사적 신뢰분위기가 조성되는데 따라 그 범위를 확대해나가자고 해 회담의 의제까지 밝혔다.
이러한 제안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시기에 남북 당국간 접촉과 회담, 민간 교류를 진행했지만 상대방을 자극하는 ‘비방 중상’이 이뤄지고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면 그나마 중단되는 일이 반복된 만큼 먼저 남북군사회담을 열어 군사적 신뢰조치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물론 북한의 핵실험이 긴장을 고조시킨 측면은 거론하지 않았다. 핵 개발은 남쪽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핵위협에 대한 자위적 조치라는 북한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
또한 김 위원장은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부터 바로 가져야 한다”며 남쪽의 ‘제도통일론’, ‘북한변화론’, ‘체제붕괴론’ 등에 대해 강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당대회 결정서에서는 “남조선당국이 천만부당한 《제도통일》을 고집하면서 끝끝내 전쟁의 길을 택한다면 정의의 통일대전으로 반통일세력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이며 겨레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력사적 위업을 성취할 것이라는 의지”까지 표명했다.
북한이 당대회를 통해 대화와 회담을 제안하고 있지만 한미합동군사연습 중단, 화해와 단합에 저촉되는 각종 법률적, 제도적 장치 폐기 등 우리 정부가 받기 어려운 전제조건들을 나열하고 있어 실제 대화 재개나 회담으로 이어지기는 대단히 어려워졌다.
그러나 북한이 제시한 전제조건들은 과거의 사례를 볼 때 막상 회담이 열릴 정세가 조성되면 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대남압박용으로 자신들의 ‘원칙적 입장’을 표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당면한 대남 정책방향은 “서로 상대방을 존중하며 통일의 동반자로서 함께 손잡고 관계개선과 조국통일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어나가자”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미국을 겨냥해 “남조선에서 침략군대와 전쟁장비들을 철수시켜야 한다”, “조선반도문제에서 손을 떼야 한다”라고 한 것도 대미압박용으로 다시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는 “대조선 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게 미국을 향한 실제 제안이다.
‘휘황한 설계도’는 현실성이 있나?
  
▲ 7차 당대회에 참가한 대표들이 대회장인 4.25문화회관에서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휘황한 설계도를 펼쳐 보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올해에 “강성국가건설에서 최전성기를 열어나가자”며 “경제강국건설에 총력을 집중하여 나라의 경제발전과 인민생활향상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번 7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국가비전과 경제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대로 북한은 이번 당대회를 통해 ‘주체혁명위업수행의 도약기’로 혁명의 단계를 설정하고 국가 목표로 ‘사회주의 강성국가 완성’을 제시하며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발표했다.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란 개념으로 ‘북한식 경제개혁’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런데 막상 당대회 기간에 나온 북한의 노선과 정책에 대해서는 ‘속빈 강정’이란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핵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발언, 시장경제의 수용 등 주관적으로 기대한 내용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장기전략으로 당규약에까지 포함된 ‘경제-핵 건설 병진노선’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속에서 경제 성장과 인민경제 생활의 향상이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대세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조선노동당 당대회는 외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내부적으로 장기 지속의 목표와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의 단기 목표를 제시하는 자리이다. 당대회를 열기 위해서는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를 중심으로 각 부서의 실무진이 상무조(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약 6개월 정도 준비를 한다. 이 과정에서 강도 높은 토론과 협의가 이뤄진다. 결국 당대회에서 발표되는 사업총화보고서와 결정서는 북한을 이끄는 조선노동당의 ‘집단적 협의’에 의해 나온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현단계 북한 지도부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합의된 수준에서 보고서가 작성되고, 기본적으로 원칙적인 입장이 담긴다. 그리고 추상적인 목표와 다양한 ‘정치적 수사’가 동원된다. 북한 표현대로 ‘휘황한 설계도’다. 과거 당대회 때도 그랬던 것처럼 당대회는 그런 정치적 행사다.
그런 점에서 이번 당대회에서 경제적 개혁․개방과 관련된 특별한 조치나 ‘병진노선’이 유보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북한에 대해 무지하다는 점을 자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당대회에서 그런 정책이 나올 리가 없었다.
북한은 1980년 노동당 6차 당대회 이후 사회주의권의 붕괴, ‘고난의 행군’, 핵실험으로 인한 경제제재 등으로 최악의 기간을 보냈고, 6차 당대회에서 제시된 목표와 정책을 거의 달성하지 못했다. 이번 당대회에서 6차 당대회에서 제시됐던 내용들이 다시 등장한 현상은 이를 반영한 것이다.
어쩌면 원칙적인 ‘정치적 수사’보다 ‘새로운 도약기’라고 표현을 하고, 30여 년만에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내놓을 수 있게 된 북한의 현재 상황에 더 주목해야 할 지도 모른다. ‘정치적 수사’에만 주목할 경우 자칫 북한의 정책방향에 대해 잘못된 판단과 대응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당대회 이후가 중요하다. 당대회에서 제시된 ‘추상적 목표’들이 어떻게 현실에서 구체화되는 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특히 대외관계, 대남관계는 대화와 협상의 상대방이 있다. 따라서 대화와 협상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생각과 정책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북한의 정책이 그래왔다.
통일방안만 해도 그렇다. 1980년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설방안이 제시됐고, 그 때 제시된 5대 전제조건, 이행과정 등은 그 동안 많은 변화를 거쳤다. 연방제란 기본전제만 유지되면서 ‘느슨한 형태의 연방제’, ‘낮은 단계의 연방제’, ‘연방연합제’ 등의 개념이 나왔고, 대화의 상대로 공식인정하지 않던 남쪽 당국뿐만 아니라 “사상과 이념을 떠나 통일의 지향하는 모든 사람”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됐다. 남쪽과의 대화가 진행되면서 현실적으로 변화 내지 ‘유연한 정책’으로 대응한 셈이다.
주한미군 문제만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계속 완전한 철수를 주장했지만 김정일 위원장, 김정은 위원장의 그동안의 발언 속에는 적대관계가 청산되고 주한미군의 지위와 역할이 변한다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
대화와 협상의 진전, 시대적 환경의 변화에 따라 실제 정책은 얼마든지 유연해지거나 상대방의 입장을 수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북한 간부들은 외부 사람들을 만났을 때 국제정치, 국제관계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적대적인 정책과 적대적인 ‘말 폭탄’을 쏟아 붓다가도 대화와 협상의 조건이 되면 서로 지원도 하고, 서로 유리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당대회 결정서에 나타난 ‘정치적 수사'에 매몰되면 그 ’정치적 수사‘에 가려진 새로운 방향을 놓칠 수도 있는 것이다. 더 많은 독해와 토론이 필요한 대목이다.
당대회 이후 국면전환이 이뤄질까?
  
▲ 조선노동당 7차대회를 마친 다음달인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시군중대회 및 군중시위가 열렸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당대회에서 나온 북한의 대남, 대외정책에 대해 박근혜 정부는 곧바로 특별한 제안이 없다며 핵문제에 대한 변화된 입장이 나올 때까지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압박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미국도 북한이 ‘비핵화’에 진전된 입장을 내놓아야 대화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미국의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동결’과 ‘비확산 표명’에 주목하며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강력한 대북 제재도 중요하지만, 북핵 위협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최소한으로 억제시키는 수준'에서 대화와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12일 빈센트 브룩스 신임 한미연합군사령관도 판문점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례적으로 북한과 대화와 협력이 계속될 필요가 있으며 대화와 협력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이 지난 4일 방한해 북미 평화협정 협상과 관련한 한국 측의 입장을 여러 경로로 타진한 것은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북한이 제7차 당대회가 끝난 뒤 공세적으로 나올 가능성에 대비해 한미간에 협의가 있었고, 클래퍼 국장이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과 관련한 논의를 할 경우 한국이 어느 정도까지 양보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문의”를 했다는 것이다.
올해 가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국은 한반도 정세를 관리해야 하고, 중국의 계속된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미 평화협정 체결’ 요구에 대응할 필요성에 당면해 있다. 제재만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없다는 점에서 미국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이번 7차당대회를 계기로 명실상부하게 ‘김정은시대’를 선포했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에 최우선 순위를 두었던 북한의 정책이 대외관계 개선과 경제 건설에 우선순위를 두는 국면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단기적으로 보면 8월 말 실시될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시작될 때까지 북한은 핵 실험을 유보하고 클래퍼 국장의 예상처럼 ‘대화 공세’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남북군사회담 제안도 그런 차원에서 던져놓은 것으로 보인다.
당대회 이후 북한이 국면전환을 위해 어느 정도 유연성을 보이고, 미국과 한국이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지가 올해 한반도 정세를 규정할 것이다. 8월까지 대화의 동력이 마련되지 않으면 북한은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다양한 ‘도발’을 시도해 미국을 곤혹스럽게 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 당국이 일단 ‘핵 실험 동결’을 전제로 대화테이블에 앉아 당대회에서 나온 다양한 ‘정치적 수사’ 속에 가려진 북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시진핑도 뜨끔한 중국의 부정부패

시진핑도 뜨끔한 중국의 부정부패
우리사회연구소 곽동기 상임연구원 
기사입력: 2016/05/13 [20:04]  최종편집: ⓒ 자주시보
 
중국지도부의 부정부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중국공산당은 지금껏 19세기 청 왕조나 장제스의 중화민국은 부정부패로 민중의 지지를 잃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런데 이젠 중국공산당이 부정부패의 원흉으로 지목되어 중국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 국민들은 예로부터 부패한 공산당 지도부에 불만이 많았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그 불만을 정치에 활용하였습니다. 시진핑은 자신이 국가주석에 오르고 난 후인 2014년, ‘부정부패 척결’을 선포하였습니다. ‘부정부패’를 내세워 정치적 경쟁자들을 제거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공산당은 무산대중의 정당이라는 그들의 주장과 정반대로, 건드리기만 해도 각종 부패사건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재벌 뺨치는 시진핑 가족

그런데 부패척결의 과정에서, 급기야 시진핑 주석도 뜨끔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친인척들에게서도 역시나 비리의혹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시진핑 주석의 큰 누나인 치차오차오(齊橋橋)와 매형인 덩자구이(鄧家貴)는 시진핑 주석이 상무위원에 오른 2007년부터 막대한 재산을 긁어 모았습니다. 이들은 2007년 12월 한 국유은행과 제휴해 투자회사인 베이징 친촨다디(北京秦川大地)를 설립했습니다. 이 회사는 처음부터 시진핑의 가족을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치 부부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금융인 샤오젠화(肖建華)의 대변인은 매입 당시에도 “이 매각은 가족(시 주석)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어떻게 공산당 상무위원인 시진핑은 수입에 변화가 없는데 상무위원 동생을 둔 누나는 천문학적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을까요? 비리의혹이 파다하게 퍼진 것입니다.

이들은 그저 한 두 푼을 받은 것이 아닙니다. 실제 시진핑 일가의 재산규모는 재벌급입니다. 2012년 6월 블룸버그 통신은 치 부부 재산까지 합친 당시 시 국가부주석 일가의 재산규모가 3억7,600만 달러(약 4,310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 재산이라면 한국의 재벌총수에 비교될 만합니다. 계급철폐를 내걸었던 중국공산당이 후대에 와서는 투자회사를 설립하는 것 자체가 충격입니다. 그런데 시진핑 가족들이 독점자본을 능가하는 천문학적 재산을 축적했다는 것은 중국 사회주의 혁명에 목숨을 바쳤던 시진핑의 아버지 시중쉰이 지하에서 뒷목잡고 쓰러질 반전입니다. 


시진핑 가족은 이후 행각도 의심스럽습니다. 큰 누나인 치 부부는 막대한 재산이 논란이 되자 재산을 차례로 처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재벌 뺨치는 재산이 동생의 권력가도에 부담을 준다고 봤던 것입니다. 치 부부는 2012년부터 2016년까지도 부동산과 광산을 중심으로 10개 회사에 투자했던 자산을 처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진핑 일가의 천문학적 재산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에게 좋은 먹잇감으로 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즈>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의 보도를 인용해, 덩자구이가 2008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부동산 개발 관련 유령회사를 세워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2012년에 <블룸버그>가 지목됐던 홍콩 고급주택 중 상당수도 여전히 치 부부가 소유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돈이 넘쳐나는 중국 당 간부

그런데 중국공산당에서는 시진핑의 누나만 천문학적 부를 쌓아올린 것은 아닙니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간부가 막대한 부를 축적하는 것이 하나의 보편적 유행이었습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지난 1월 폭로한 내용에 따르면 2000년부터 조세회피처 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에서 해외로 유출된 자산은 최대 4조 달러(약 4270조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중국이 약 4000조원, 그러니까 우리나라 10년 치 예산이 넘는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것입니다. 이들은 누구일까요? 폭로된 명단에는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의 아들 원윈쑹(溫雲松)이 나오고 중국 8대 혁명 원로의 자손인 푸량(傅亮) 등이 포함됐다고 합니다.

일례로 중국공산당 최고위직인 공산당 상무위원에게 16년형이 선고되기도 했습니다. 2015년 6월 11일, 상무위원 저우융캉은 부인과 아들, 측근 등이 1억 2977만 2113위안(약 232억 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중국 법원은 판결문에서 "저우융캉이 받은 뇌물 액수가 매우 크고 직권 남용, 기밀 누설 등의 죄목이 매우 무겁다"며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발표했다가 16년으로 감형되었습니다. 

▲ 부패혐의로 법정에 선 저우융캉(주영광)     © 자주시보

저우융캉은 베이징 석유학원 출신으로 석유공업부 부부장, 석유천연가스공사 사장, 국토자원부 부장 등을 역임하다 장쩌민 전 주석의 도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저우융캉의 비리 구속사건을 두고 시진핑의 장쩌민계 저격이라고 합니다.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경쟁자들을 비리혐의를 빌미로 제거한다는 것입니다. 시진핑은 실제로 지난 1월 12일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치적 야심이 큰 이들은 살아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최고지도부 거처)에 들어가고 죽어 바바오산(八寶山·중국의 혁명열사 묘지)에 들어가겠다고 거들먹거린다고 비판했습니다. 이 발언은 저우융캉(周永康)의 핵심 측근인 장제민(蔣潔敏전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이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부패척결인지 권력투쟁인지 아리송한 장면입니다. 이것도 중국공산당 내부가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푹푹 썩었기 때문에 가능한 현실입니다. 

중국의 혁명 원로 중 하나인 보이보(薄一波)의 아들인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는 엽기적 행각으로 중국민중의 지탄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보시라이도 처음에는 충칭시의 부정부패를 적발하고 조직폭력 범죄자를 처형하는 실적 공개에 앞장섰다고 합니다. 무려 1500명의 부패사범을 적발하여 인기를 끌었지만, 알고 봤더니 보시라이 자신이 부패의 몸통이었습니다. 

▲ 부패혐의로 재판을 받는 보시라이     © 자주시보

2011년 11월, 충칭시의 한 호텔에서 보시라이 일가와 친밀한 닐 헤이우드(Neil Heywood)가 사망하였는데 보시라이의 아내 구카이라이가 살해에 관여되었음이 밝혀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시라이 부부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불법 자금을 조성하고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습니다. 아울러 보시라이가 100명이 넘는 내연녀를 두었다는 사실도 공개되었습니다.

아버지 보이보는 자본의 착취를 끝장내기 위해 한 생을 바쳤는데, 그의 아들은 100여명의 정부를 거느리고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민중의 피땀을 해외로 빼돌리는 민중의 적이 되었습니다. 지하에 있는 중국공산당 1세대들이 이 사실을 어떻게 여기겠습니까?

사회주의에 먹칠한 중국공산당

겉으로는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모택동의 이념을 계승한다는 중국공산당이, 실제로 그 내부가 푹푹 썩었다는 것은 오늘날의 중국사회를 보면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중국경제는 중국민중의 삶보다 자본의 성장이 중시되는 자본주의 경제제도로 완전히 정착되었습니다. 사회주의라던 중국사회에서 노-사 갈등이 다시 표출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두 중국이 사적소유를 전면적으로 용인하고 더 엄중하게는 부의 세습마저도 인정해 불로소득, 스스로 일하지 않고 남의 땀으로 먹고 살 수 있는 길을 용인하였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중국이 경제에서 자본주의적 질서를 온전히 받아들였다면, 정치에서도 다당제를 받아들여 상호간의 견제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중국은 경제제도는 자본주의이면서 정치제도는 공산당의 모자를 뒤집어쓰고 일당독재를 하고 있습니다. 민중보다 자본이 우대받는 사회에서 독재는 그 당이 제 아무리 자본을 배척하는 공산당이라고 하더라도 필연코 부르조아 계급의 독재로 귀결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늘날 중국공산당은 적어도 부정부패에 있어서만큼은 그들이 그토록 경멸하며 비판하였던 청 왕조나 중화민국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수준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경제적으로 급성장하는데 정치적 독점이 지속되면 그 권력은 천문학적 자금을 사용하게 됩니다. 그 천문학적 자금을 경계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결국 사회주의 정권에서는 집권당이 민중을 위한 정치, 민중을 위한 권력을 구축하느냐가 ‘사회주의 혁명’을 지속하는 핵심요인이 됩니다. 나라의 중앙권력이 민중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자본을 쫒는 정치를 하는 순간, 그 나라가 제 아무리 사회주의를 표방하더라도 부의 양극화는 시작되고 민심은 집권당을 떠나고 말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은 또한 민중을 위한 정치에서 이탈해 부정부패 척결을 자신의 정적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중국공산당이 향후 끝없는 권력투쟁으로 치달을 단초를 제공하였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시진핑의 경쟁세력들은 향후 재벌 뺨치는 자금을 긁어모은 시진핑의 누나를 조준할 것입니다. 물론 시진핑도 누나를 지켜야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으니 앞으로 권력에 더욱 집착할 것입니다. 결국 ‘중국’은 공산당 간부들이 개인 치부를 축적하기 시작한 순간 국기만 붉은 색일 뿐, 하는 행색은 자본주의 정당과 차이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중국공산당의 부패는 다른 나라의 사회주의 운동에도 일정한 장애를 조성합니다. 지난 1991년, 거대한 사회주의 국가였던 소련이 붕괴하자 세계인들은 “마르크스와 레닌의 시도는 죄다 실패”하였다고 목청을 높였습니다. 마찬가지로 2016년, 거대한 중국이 부정부패로 몸살을 앓자 국제적으로 “사회주의는 죄다 부패”라는 인식이 갈수록 확산될 판입니다.

중국이 부정부패를 제대로 척결하려면 해법은 한 가지입니다. 중국공산당의 주요 간부들이 청렴해지고 나라의 모든 재부가 중국의 진정한 주인인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대변화는 마르크스 레닌주의와 모택동의 초심으로 돌아갈 때 가능합니다.

부패한 중국공산당 간부가 권력을 독점하고 부패한 중국자본이 중국경제를 거머쥔 국면이 지속된다면, 언젠가 중국공산당도 청 왕조와 중화민국처럼 분노한 민중에 의해 붕괴될 것입니다. 이것은 역사의 법칙입니다. <끝>

여론조사란 정치행위, 이제 여기서 멈춰야 한다.


[칼럼] 여론조사 불신여론이 깊어지면 국가와 국민이 피해를 입는다.
임두만 | 2016-05-14 09:45:42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언론들이 여론조사 문제점을 작심하고 심층보도를 통해 퇴출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는 지난 5월 6일  1·4·5면에 대대적으로 이 문제를 보도하면서 칼을 빼들었다. 중앙일보만이 아니다. 아래 표에도 나타나지만 최근 많은 언론들도 이를 간과하지 않고 있다. 이는 이번 총선을 통해 여론조사 회사의 ‘여론조사라는 이름의 정치행위’에 대한 폐해가 심각했으며, 이로 인해 결국 ‘여론조사로는 민심을 알 수 없다’는 심리가 국민들 사이에 팽배해져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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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이변 다시 한 번?…대선은 총선과 다르다 한겨레 - ‎2016. 5. 10.‎
[정동칼럼]여론조사는 ‘공공재’이다 경향신문-2016. 5. 10.
[뉴스룸 레터] 여론조사도 구조조정 중앙일보-2016. 5. 11.
20대 총선 여론조사는 왜 실제 표심 반영 못했을까 미디어오늘-2016. 5. 5.
이에 여야 3당 지도부 또한 부정확한 선거 여론조사의 폐해를 막기 위해 20대 국회에서 공직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11일 “20대 총선처럼 부정확한 여론조사의 폐해가 극심한 적이 없었다”면서 “당 차원에서 여론조사 개혁을 위한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고, 신뢰도가 낮은 여론조사 결과는 공표를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된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그 스스로 지난 2012년 8월 ‘정당 지지도나 당선자를 예상하는 여론조사 응답률이 10% 미만인 경우 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된 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현재 이 법안이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러나 현행법에는 여론조사의 조사방법·표본크기·응답률을 조사 결과와 함께 공개하도록 하고 있지만 조사 신뢰도와 직결된 응답률 수준을 제한하는 규정은 없다.
그런데 지난 총선 당시 우후죽순처럼 하루 단위로 나온 각종 여론조사(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보고된 조사들)에 따르면 평균 응답률은 8.9%로 10%에도 못 미쳤다. 실제 통계학자들이 신뢰도를 담보할 수 있다며 권장하는 평균 응답률은 20%다. 하지만 중앙선관위 자료에도 나타나듯이 우리나라 여론조사는 이 권장 평균치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민주 이종걸 19대 국회 원내대표도 “부정확한 여론조사는 ‘통계적 흉기’나 다름없다”면서 “신뢰성·책임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론조사기관 인증제를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중앙선관위 신우용 법제과장은 “자유주의적 전통이 강한 프랑스조차 국가 권력이 개입해 별도의 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두고 선거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면서 “미국은 여론조사협회에서 자율적으로 응답률이 30%가 넘지 못하면 발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지난 총선 당시 깃발을 날렸다가 참패한 여론조사 회사들은 지금 국회의 규제법안 제정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고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는 공식적으로 여론조사 불확실성을 사과하면서 국회에 “여론조사 회사도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연 제도 때문만일까? 휴대전화 안심번호가 도입되면 여론조사 회사의 ‘여론조사란 정치행위’를 막을 수 있을까? 아래의 분석 내용을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특정 여론조사 회사의 특정인 특정당에 대한 선호 형태가 매우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미지출처 : 한국갤럽
리얼미터 응답률 5%대(유무선 통합 자동응답) 조사 결과 : 문재인 26.2%, 안철수 17.6%, 오세훈 12.9%로 문재인 1위, 갤럽 응답률 24%(무선전화 전화면접)조사결과 : 안철수 20%, 문재인 18%, 오세훈 9%로 안철수 1위… 양쪽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3.1%p로 발표…
이 두 사례는 가장 최근인 5월2주차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등답표다. 그런데 이 조사를 비교하면 리얼미터의 조사는 문재인만 유별나게 특출한 것을 알 수 있다.
즉 리얼미터 조사의 안철수 지지율은 17.6%, 갤럽 조사의 안철수 지지율은 20%이므로 리얼미터와 갤럽이 발표한 표본오차를 감안하면 안철수의 국민적 지지율은 20%대라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리얼미터의 오세훈 지지율은 12.0% 갤럽 지지율은 9%라면 이 또한 각각 오차범위 안에 있으므로 오세훈의 국민 지지율은 10%대가 정당한 평가다.
그런데 문재인에 이르면 리얼미터의 조사 신뢰성은 급격히 떨어진다. 즉 리얼미터의 문재인 지지율은 26.2%, 갤럽 지지율은 18%다. 양측 모두 표본오차가 ±3.1%라고 발표했으므로 이 두 수치는 표본오차를 벗어나서 리얼미터의 지지율이 높게 나온다.
이뿐 아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정당 지지율도 더불어민주당이 타당에 비해 훨씬 후한 수치가 나타난다. 리얼미터 5월2주차 여론조사의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31.0%, 더민주 28.6%, 국민의당 20.8%였다. 그런데 갤럽의 같은 기간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31% 더민주24%, 국민의당 21%다.
이를 분석하면 새누리당은 31%로 갤럽과 리얼미터가 갖고 국민의당은 0.2% 차이이므로 사사오입이면 21%로 갖다. 하지만 더민주 지지율은 리얼미터 28.6% 갤럽 24%로 리얼미터에서 4.6%가 후하게 평가되어 있다. 이 때문에 리얼미터의 조사로만 보면 새누리와 더민주가 오차범위내 1,2위를 다투고, 국민의당은 멀찍이 3위로 처진 형국이지만 갤럽조사는 새누리당이 오차범위 밖 1위이며, 2,3위를 오차범위 안에서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경쟁하고 있다. 결국 이 두 회사의 여론조사에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가 확실히 문재인과 더민주에게 후함을 알 수 있다는 말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응답률 10% 이하의 여론조사는 신뢰성이 없으므로 공표금지를 해야 한다는 법안이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의 대표발의로 제출되어 있다.
그런데 리얼미터의 조사 응답률은 조사기간 3일 평균이 5.56%(9일 5.4%, 10일 5.5%, 11일 5.8%)로 이 법의 규제를 받으면 공표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리얼미터는 어떻든 현재는 법의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평균 5%대 응답률 조사결과를 매주 발표하고 있다.
이에 더민주 지지층은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그 조사표를 최대한 활용,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으로 정치적 코너를 벗어나곤 한다.
그렇지만 이런 평가를 받는 여론조사 회사는 그 스스로 자신들의 신뢰성을 갉아먹는 행위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기업은 소비자의 신뢰가 최우선인데 소비자로부터 편파적이란 평가와 비판을 받는다면 그 생명은 길 수 없다. 그런데 어찌 보면 리얼미터는 아예 이런 비판도 감수하려는 것 같다.
그래서다. 이런 정치행위, 이제 멈춰야 한다. 법의 규제로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기업 양심으로라도 이제는 멈춰야 한다. 그것이 기업의 장래로도 나라의 장래로도 이롭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519 

"씨앗은 몬산토가 아닌 자연의 것"

"씨앗은 몬산토가 아닌 자연의 것"
2016.05.13 17:54:57
[살림 이야기] 몬산토 반대·①

'몬산토반대시민행진(March Against Monsanto: MAM)'은 다국적기업 몬산토에 반대하는 국제적인 풀뿌리운동으로, GMO와 글리포세이트에 기반을 둔 제초제의 위험성을 알리려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2013년 미국에서 시작되어 2015년에는 52개국 400여 개 도시에서 열렸다. 한국에서도 2013년부터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몬산토반대시민행진을 처음 기획한 사람은 주부이자 두 딸의 엄마인 타미 먼로 커낼 씨다. 그가 살던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 2012년 11월 GMO를 포함한 식품에 GMO 여부를 표기하도록 하는 '제안 37'이 주민투표에 붙여졌으나 부결됐다. 그 과정에서 몬산토가 제안 37이 통과되는 걸 막기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썼고, 그 일이 커낼 씨의 "눈을 뜨게 했다." 커낼 씨는 두 딸을 위해서라도 몬산토에 반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2013년 소셜미디어를 통한 캠페인으로 전 세계의 공감을 얻었다. 그 결과 2013년 5월 25일 전 세계 330여 개 도시에서 몬산토반대시민행진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2014년에는 40개국 400여 개 도시에서 시민행진이 열렸다. 

▲ 세계 각지에서 펼쳐진 몬산토반대시민행진 모습. '씨앗은 몬산토가 아닌 자연의 것', 'GMO에 반대한다', '몬산토는 먹을거리에서 떠나라' 등의 구호를 내걸고 있다. ⓒ2016 몬산토반대시민행진 홈페이지

ⓒ2016 몬산토반대시민행진 홈페이지

페이스북에 'GMO 없는 한국'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고종혁 씨는 2013년 한국에서 처음 시민행진이 시작될 때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해 왔다. 고종혁 씨가 몬산토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소주' 때문이다. 특정 소주만 마시면 소위 '필름이 끊겼는데', 알고 보니 그 소주에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아스파탐은 유전적으로 조작한 박테리아로 제조하는데, 1990년대까지 몬산토에서 특허를 갖고 있었다. 흔히 다이어트 콜라 등 '0' 칼로리 음료에 들어 있으며, 한국에서는 막걸리와 소주 등에 아스파탐을 넣는다.

이를 계기로 몬산토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2011년 당시만 해도 국내에 관련 정보가 없어 외국 뉴스 등을 보고 정보를 나르는 수준이었다. 그러다가 <몬산토에 따른 세계(The World According to Monsanto)>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에서 몬산토반대시민행진이 열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종혁 씨의 말에 따르면 "처음에는 한국에 들어와 있던 원어민 영어강사 중심으로 약 50명 정도가 모였다"고 한다. 규모는 작았지만 GMO나 몬산토에 관심이 있던 사람들이 전남 광양이나 부산에서도 올 정도였다. 같은 해 5월과 10월에 두 번 시민행진을 했고, 2014년부터는 1년에 한 번 5월에 진행한다. 

2013년에는 홍보용 전단을 500장 찍었는데 다 못 돌렸다. 2014년에는 2000장을 찍었는데 역시나 많이 남았다. "사람들이 GMO가 뭔지도 모르고 전단을 받지도 않더라"는 게 종혁 씨의 말이다. 그런데 지난해 2000장 찍은 건 몽땅 다 나갔을뿐더러 모자라기까지 했다. GMO에 대한 관심이 커진 걸 느낀다. 또 2014년까지는 외국인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지난해부터 한국인들이 많이 참가하고 있다. 올해는 GM벼 재배 이슈 때문에 농민 단체들도 관심을 갖고 있어 시민행진 규모가 좀 더 커질 것 같다. 

▲ 2015 몬산토반대시민행진. ⓒ2016 몬산토반대시민행진 홈페이지

기술 악용하는 악덕 기업 퇴출돼야 

몬산토반대시민행진은 과격한 시위라기보다는 몬산토가 뭔지, GMO가 뭔지 이름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에 대해 알리는 창구이다. "시민운동은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GMO 없는 한국'을 운영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꾸준히 고민하고 바꿔 나가려 하는 게 중요해요."  

고종혁 씨가 활동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 "'카더라'가 아닌 사실이 중요해요. GMO 찬성 논리에 잘 대응하고 내 주장이 묻히지 않으려면 정확한 근거가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정보를 이중 삼중으로 확인한다. "GMO에 관심은 있지만 정보를 너무 몰라요. 단순히 '나쁘다'고 생각하고 두려워하죠. 그러면 GMO 찬성론자에게 빌미를 잡힐 수 있어요." '유전자조작이나 육종이나 돈 벌려고 하는 건 똑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문제인지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또 잡종 1세대인 F1 씨앗과 GMO 씨앗을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듬해 씨를 받아 심어도 같은 게 나오지 않는 F1 씨앗과 달리 GMO 씨앗은 재생산할 수 있다. "GMO 씨앗은 받아서 기를 수 있어요. 단, 그렇게 하면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몬산토로부터 제소를 당할 수 있죠." 

고종혁 씨는 유전자조작 기술 자체보다 기술을 악용해 건강에 해를 끼치고 그 사실을 은폐하는 게 문제라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몬산토라는 악덕 기업을 퇴출시키는 게 주목적이다. 그런데 "최근 몬산토 주가가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던 몬산토의 기세가 조금은 꺾인 듯도 싶다. 

종혁 씨는 "시민행진으로 단기간에 큰일을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는 먹을거리에 대한 사실을 알리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저는 각자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행진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많이 모여서 세를 과시하기보다는 자기가 아는 바를 실천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그래서 종혁 씨는 친구들에게 먹을거리 문제에 대해 종종 이야기한다. "그중에 한두 명이라도 알아들으면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자기 먹을거리를 스스로 바꾸는 게 중요하잖아요?" 종혁 씨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먹을거리 관련 글에 '좋아요' 한번 안 누르던 친구가 채식을 시작했다고 하는 등 변화는 천천히, 그러나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

ⓒ2016 몬산토반대시민행진 홈페이지

종혁 씨는 GMO는 문제의 일부분일 뿐, GMO만 없앤다고 해서 먹을거리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텃밭을 가꾸고, 가까운 먹을거리를 먹고. 결국 소비를 제대로 해야 생산도 제대로 되겠죠. 내가 소비를 바꾸면 이 세상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면 좋겠어요." 이를 위해 생협에서 몬산토에 반대하는 이유와 함께 먹을거리 철학도 더 잘 알리면 좋겠다.

앞으로의 바람은 "외국의 관련 단체들과 좀 더 긴밀하게 연대해서 시민행진의 영향력을 넓혀 가는 것"이다. 또 토박이씨앗 지키기 등 다른 운동과도 잘 연결하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GMO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다. "그때그때 직접 몸으로 활동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요. 내 관심사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시나리오만 잘 쓴다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일을 전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중요한 건 일상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 어떤 먹을거리와 환경이 필요한지 알고, 아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참고 
- March Against Monsanto 홈페이지(www.march-against-monsanto.com)
- 2016 몬산토반대시민행진 홈페이지(nongmokorea.wix.com/mam-korea-2016)
- GMO 없는 한국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groups/gmofreekorea/)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은 우리나라 대표 생협 한살림과 함께 '생명 존중, 인간 중심'의 정신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한살림은 1986년 서울 제기동에 쌀가게 '한살림농산'을 열면서 싹을 틔워, 1988년 협동조합을 설립하였습니다. 1989년 '한살림모임'을 결성하고 <한살림선언>을 발표하면서 생명의 세계관을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한살림은 계간지 <모심과 살림>과 월간지 <살림이야기>를 통해 생명과 인간의 소중함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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