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8월 11일 수요일

"짧고 굵게"는 실패했다...코로나 방역 패러다임을 전환할 때

 [안종주의 안전 사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파력이 기존 바이러스는 물론이고 다른 우려 변이형보다도 더 강력한 델타 변이형의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도 훨씬 더 빠르다. 델타형은 이미 변이형의 왕자 자리를 차지한 것은 물론이고 곧 전체 코로나 바이러스 위에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백신 접종 속도는 더디다. 모더나 백신 확보는 대국민 발표한 것과 달리 구멍이 나 8월 중 맞히기로 한 것이 반토막이 났다.


접종을 마친 국민의 비율은 15% 남짓하다. 부끄럽게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꼴찌다. 최근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백신 접종을 완료한 종사자와 입소자 가운데 무려 41명이 집단으로 돌파감염 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전 국민의 70%가 접종을 마쳐 집단면역만 형성되면 코로나 유행을 잠재울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예측은 사실상 사라졌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가운데 가장 높은 4단계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확산 기세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어떤 전문가들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하루 3천명, 4천명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새로운 방역 전략, 전문가들마다 다른 목소리


 

전문가들 가운데는 더 강력한 방역 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려 사망자가 더 증가하지 않는 선에서 시민의 자율적 방역에 더 무게를 두는 완화 전략을 펴야 한다는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있다. 집단면역 목표와 전략을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는 전문가도 있다. 어떤 정책과 전략을 펼지 정부도 골치 아플 것이다. 시민들도 어디에 손을 들어야 할지 헷갈린다.


 

지금까지의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전략과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면역 달성 등 많은 부분은 델타 변이형의 공격이 두드러지지 않았을 때 짜거나 세워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한계가 이미 드러났다. 4차 대유행의 끝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 바이러스가 확산될 여지가 큰 여름휴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얼마 있으면 추석 연휴와 단풍놀이의 계절이 온다. 이 또한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위험한 시기다. 그리고 지난 3차 대유행 때 보았듯이 겨울이란 환경은 바이러스가 확산되기 안성맞춤이다.


 

이 모든 지표와 상황은 방역 패러다임을 새롭게 잘 전환기가 왔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다. 아니 이미 늦었다. 방역 당국은 물론이고 전문가 등이 집단지성을 발휘해 공동체에서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방역 전략을 새로 만들어야 한다. ‘굵고 짧게’ 끝내겠다는 전략은 완전한 실패로 판명됐다.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필요하다.


▲11일 저녁 서울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신규 확진자는 총 1천608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휴지조각 된 4단계 거리두기, 새 버전 만들어야


 

코로나 유행 이후 고치고 고친 끝에 지금의 4단계로 나눈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식은 7월 초 제대로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형해화(形骸化) 됐다. 기준에 맞춘 거리두기 단계 발령은 이미 휴지조각이 됐다. 1단계와 2단계 기준에 속하는 지역인데도 3단계, 4단계 발령을 내린다. 3단계 요건인데도 4단계를 선제적으로 발령하는 곳도 많다. 2단계와 3단계, 3단계와 4단계를 마구 뒤섞어 정체불명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곳도 있다.


원칙이 사라진 곳에서는 불만만 넘쳐나고 효과는 반감된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마찰할 소지만 키운다. 일반 시민은 물론이고 전문가들도 지금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단계별로 어떤 조치를 해야 하는지 외우고 있지 못하다. 실제 현실에서는 전혀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자체마다 그때그때 다르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헷갈린다. 사회적 거리두기 안을 새롭게 만들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두 번째로 집단면역 목표와 달성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영국의 백신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을 맞아도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도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해 정부가 집단면역 프레임에서 벗어날 것을 권고했다. 1차 접종을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50대 또는 60대 이상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 완료(2차 접종)를 우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델타변이 대유행, 집단면역 전략 수정 불가피
 


인구 70%에 대해 접종을 마치면 감염병의 유행을 잠재울 수 있다는 이른바 집단면역 전략은 코로나 유행 초기인 지난해 봄에 나온 것이다. 이 전략은 변이형, 특히 텔타 변이형의 등장과 더불어 빛을 잃어가고 있다. 돌파감염이 접종 백신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일어나고 있으며 그 선봉장을 델타변이형이 맡고 있다.


 

이스라엘은 세계가 인정하는 백신 접종 모범국이다. 전체 인구의 약 60%가 두 차례 백신 접종을 끝냈다. 하지만 최근 델타 변이형이 크게 유행하면서 지난 9일 집계된 신규 확진자 수는 인구규모가 우리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음에도 6,275명이었다. 지난 2월 8일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감염자 증가에 따라 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도 덩달아 늘었다. 집단면역이 최종 목표나 구세주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초기 충분한 백신 확보에 실패하는 바람에 한두 가지 백신을 접종하는 이스라엘, 일본, 세 가지를 접종하는 미국 등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맞고 있다. 이들 백신은 종류에 따라 항체 형성률과 델타 변이형 대응 능력이 크게 차이난다. 우리는 연령별로도 접종하는 백신이 서로 차이가 난다.


백신별 접종 후 항체 지속성, 변이 대응력 등 조사해야


 

따라서 접종 완료 후 일정 기간 지난 뒤 중화항체 형성률과 지속 정도, 델타형 등 변이형에 대한 효과 등을 연령별, 백신별로 조사해야 한다. 그 결과를 근거로 해 맞춤형 3차 추가접종(부스터샷)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맞춤형 방역 메시지 소통을 해야 한다. 방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데이터에 근거한 전략과 메시지 개발, 그리고 소통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런 작업을 하고 있으며 그 중간 결과가 어떻다는 정부 발표는 없었다.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비변이형이든, 변이형이든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경우 돌파감염이 생기더라도 위중증으로 가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매우 드물다는 사실이다. 물론 델타형에 이어 람다형 등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는 유행이 지속하는 한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이들 바이러스 가운데 돌파감염과 함께 독력(毒力)이 강한 종류가 생기는 것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끝으로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몇 달 뒤, 특히 대부분의 접종대상자에게 백신을 2차까지 맞힌 뒤, 그리고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추가접종까지 한 뒤에는 또 한 번의 방역 전략 전환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사망자를 최소화하는 기초 위에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 방역 완화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런 전환에는 반드시 전문가 의견뿐만 아니라 시민의 여론을 충분히 듣는 과정이 중요하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081207175137936#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무고한 피해 숱하게 봐놓고 ‘간첩 몰기’ 보도 여전”

 국정원·경찰 합동 수사 사건들 연이어 혐의 공표, 언론도 간첩 단정 “반헌법적 국보법 거리두기 못해, 체제에 길들여져” 우려

‘청주간첩단’으로 알려진 사건이 최근 사례였다. 청주 지역 활동가 4명이 ‘북한 공작원 지령을 받고 미국산 스텔스 전투기 F-35A 도입 반대 등의 활동을 했다’며 지난 2일 3명이 구속된 사건이다. 이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사건 수사자료 내용이 매일 단독 기사로 보도됐다. “F-35 반대 일당 USB엔 北지령문·충성맹세 혈서 사진”, “충북간첩단, 국정원 요원들 실명도 알아냈다” “‘간첩 혐의’ 청주 활동가들 ‘북한 지령 받고 반보수 투쟁·정당·여성노동자에 접근’“ 등의 헤드라인이다.

지난 5월엔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연구위원의 구속과 ‘세기와 더불어’ 출판사 압수수색 사건도 있었다. 이 연구원은 반국가단체 표현물 소지 및 회합·통신 등 혐의로 구속됐다. 세기와 더불어 출판사는 ‘이적표현물’을 제작한 혐의로 수사받고 있다. 세 사건 모두 대공수사권을 경찰에 이관 중인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합동 수사 사건이다.

진천규 대표는 이 사건들을 보도한 언론에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것을, 그들의 말을 충분히 듣지도 않고 어찌 그리 단정적으로 보도하느냐. 대한민국 공권력이 지고지선의, 최고의 판단을 내리는 결정권자냐”라면서 “수십년 전의 인혁당이나 통혁당 사건 모두 재심에서 무죄판결 받았지만 그 시절엔 사형이 선고됐다. 사법살인이었다. 40년 징역 살고 나와 아직 고통속에 사는 이들도 있다. 40년 뒤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 뭐하느냐”고 물었다.

▲11일 오후 서울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언론보도와 국가보안법’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손가영 기자
▲11일 오후 서울 615남측위원회 사무실에서 ‘언론보도와 국가보안법’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손가영 기자

진 대표는 자신도 위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언론을 향해 “최근에 가장 많이 방북 취재를 다녀온 사람으로서, 어느 날 갑자기 (정보·수사기관이) 들이닥쳐 나를 가둬 놓고 2~3달 동안 아무것도 없이 ‘진천규 간첩’이라고 했을 때, 여러분 어떻게 보도하실 거냐”고 물으며 “모골이 송연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의 모든 분들이 나의 일이란 생각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색깔론·검열·편견·무지 모두 벗어나야” 제안

토론회 발제를 맡은 원희복 민족일보기념사업회 이사장(전 경향신문 기자)도 언론이 국가보안법에 길들여졌다고 진단했다. 원 이사장은 그 결과를 ‘3맹 9혹’으로 설명했다. 3개의 무지(3맹)는 북한과 미·중·일 등 주변국과 한반도 정치를 모른다는 뜻이다. 9혹은 “북한은 사람 살 곳이 못된다”거나 “한미 동맹은 지고 지선”이라거나 “반공이 정치적 효과가 있다”는 등의 “편견과 환상”을 말한다.

원 이사장은 한국 언론이 자국의 국가보안법에 거리를 두지 못하지만 타국의 국가보안법은 비판한다고도 꼬집었다. 2020년 홍콩에서 국가보안법이 통과될 당시 한국 언론엔 비판 보도가 지배적이었다는 것. 반면 지난 6월 박지원 국정원장이 “국정원이 유관기관과 공조해 간첩을 잡지 않는다면 국민이 과연 용인하겠는가”라며 국보법 존치 주장을 했을 때 이 발언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언론이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다.

맹찬형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 부소장은 언론인의 자기검열 문제를 지적했다. “언론 보도에 대놓고 국보법을 적용하진 않지만 아이템 선정부터 코멘테이터(취재원) 선정, 기사 내용 작성이나 제목, 데스킹 등에서 검열이 작용한다”며 “‘편향되고 친북적으로 글을 쓰는 게 아닌가’라고 문제제기할까봐 스스로 검열하게 된다”며 현 상황을 꼬집었다.

맹찬형 부소장은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 보도를 예로 들었다. 당시 제네바의 UN 유럽본부는 각 국가의 국기를 모두 내리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조기를 게양했다. 이를 본 맹 부소장이 ‘UN 유럽본부 조기 게양’이라고 기사를 썼으나 기사 제목은 ‘조기 게양 논란’으로 수정돼 보도됐다.

대다수 매체가 국가명을 객관적으로 쓰고 있지 않는 점도 예다. 1991년 양국이 UN 동시가입을 했음에도 북한의 공식명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살려 쓰는 매체는 드물다. 맹 부소장은 “공식 명칭이 너무 길면 조선으로, 북은 우리를 남조선이 아닌 한국이라고 부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옳지 않을까”라고 제안했다.

▲4월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선언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국보법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4월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선언 선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국보법 폐지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게티이미지.
▲게티이미지.

원희복 이사장은 “기자들이 공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급 취재원에 의존하거나 북에 대한 편견, 사회전반의 보수화 등의 문제를 기자 스스로 타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 이사장은 “기자들이 냉전적 사고를 버리고 평화통일을 이룬다는 신념을 가지면서, 한반도 정치와 관련해 주체적인 시각을 가지는” 평화저널리즘을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병호 내일신문 외교통일팀장도 한반도 정치와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기자가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장 팀장은 보도가 편향된 이유로 2001년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민간인 학살 책임을 묻기 위해 미국에서 열렸던 ‘코리아 전범 재판’을 예로 들었다. 그는 “역사적으로 굉장한 의미를 가진 사건을 연합뉴스만 짧게 단신 처리했다. 국보법과 무관하게 한국 언론 풍토가 한미관계에 대해 성역으로 취급되는 현실을 보여준다”며 “차분히 진실에 접근하려는 노력이 많아져야 한다. 국민이 알면 바뀌니, 우리부터 공부하고 알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영흠 협성대학교 미디어영상광고학 교수는 “젊은 세대 경우 민족주의에 뿌리를 둔 통일의 당위성보다 경제주의적 접근에 따라 분단체제의 평화적 관리를 주장하는 이들이 많다. 오랜 반공 교육과 국보법이 요인이라 할 수도 있지만, 기성세대와 다른 역사적 조건 속에서 비롯된 변화기도 하다”며 “평화저널리즘의 내용도 한국의 고유 맥락을 반영해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제훈 한겨레 선임기자는 언론·출판물 개방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에선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 북측 매체 홈페이지조차 접속할 수 없다. 국가보안법을 이유로 정부가 접속을 차단해서다. 이 기자는 “민주주의에서 정보개방은 매우 중요하다. 매체, 출판물에 대한 개방은 한국 민주주의를 심화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북한이 ‘괴물’이라거나 접근하면 안 된다는 오래된 인식을 고쳐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선버스는 출발도 안 했는데…곳곳에서 충돌하는 국민의힘

 경선 방식 두고 갈등 심화, 윤석열 “토론회 참석 적극 검토하겠다”지만 여지 남겨

이준석 대표가 지난 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간담회에서 경선 후보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홍준표, 유승민, 박진, 김태호, 원희룡, 이 대표, 최재형, 안상수, 윤희숙, 하태경, 장기표, 황교안 후보. 2021.07.29. 자료사진.ⓒ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을 시작하기 전부터 난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당초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신경전으로 시작된 갈등의 불씨는 경선 논의와 맞물리면서 다른 대선주자들과 당 지도부에게까지 옮겨붙은 양상이다.

최대 쟁점은 '경선 방식'이다.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는 지난 10일 회의를 통해 2차례의 컷오프를 거친 뒤 10월 8일 본 경선에 나설 후보 4명을 압축하기로 결정했다.

8명의 후보를 압축할 1차 예비경선은 봉사활동과 비전 스토리텔링 프레젠테이션(PT), 압박 면접, '올데이 라방(라이브 방송)' 방식으로 이뤄지며, 2차 예비경선은 압박 면접 형식의 청문 토론회와 방송사 토론회 등을 진행한다. 최종 4명의 후보가 경쟁하게 될 본 경선은 1대1 맞수토론회 등 총 10회의 토론을 진행하기로 했다.

예비경선이 시작되기 전인 오는 18일과 25일에는 각각 경제 분야와 사회 분야를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경준위가 준비한 경선 밑그림이 발표되자, 윤 전 총장 측과 이 대표 사이 '페북 설전'이 벌어졌다. 윤 전 총장 측은 당 대선 후보로 공식 등록하기도 전에 토론회를 여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전해진다.

'친윤석열(친윤)계'인 정진석 의원은 11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글을 인용해 "남을 내리누르는 게 아니라 떠받쳐 올림으로써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현실 민주주의"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자 여름휴가 중인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돌고래를 누르는 게 아니라 고등어와 멸치에게도 공정하게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돌고래 팀은 그게 불편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앞서 정 의원은 "체급이 다른 후보들을 한데 모아 식상한 그림을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며 윤 전 총장을 포함한 당 대선주자들을 멸치·고등어·돌고래로 표현했는데, 이 비유를 그대로 따와 반박한 것이다. 여기서 돌고래는 윤 전 총장을 의미한다.

여기에 다른 대선 주자들도 가세하면서 당내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경준위는 경선 일정과 방식 등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 사안에 대한 우리 당의 최고의사결정 기구는 최고위원회다. 최고위는 후보 토론회를 포함해 경선의 일정과 방식, 프로그램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해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유승민 전 의원 측에서는 이 대표에게 힘을 실으며, 토론회 참석에 소극적인 윤 전 총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민 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은 오신환 전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당에서 정해진 공식적인 일정이나 경준위가 마련하고 있는 토론을 후보가 굳이 거부하면서 보이콧하려고 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그것을 기피하고 거부하는 후보는 스스로 준비가 안 돼 있고 부족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지도부 내에서도 의견 조율이 되지 않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tbs라디오 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 "우리 당의 당헌당규에 대통령 후보자 선출에 관한 사안은 최고위에서 의결하게 돼 있다"며 "합동 토론회를 하는 것은 (곧 출범할) 선거관리위원회의 업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경준위 본래 취지와 전혀 맞지 않고 권한 밖의 행위인데 그것을 끝까지 강행하려는 의도도 이해가 안 된다"며 "전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공격하는 마당인데 (당장 토론회를 열면) 던져놓고 구경하려는 것 아닌가. 굳이 경준위가 왜 이러느냐"라고 발끈했다.

논란이 커지자 윤 전 총장은 토론회 참석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윤 전 총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캠프 관계자로부터 아직 얘기를 못 들었다. 아마 당에서도 공식적인 요청이 없었던 것 같은데 얘기가 있으면 제가 한번 (토론회 참석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다만, 윤 전 총장은 '경준위가 발표한 경선 방식이 정치 신인에게 불리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저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캠프 측에서 같이 논의할 문제지만, 어떤 이슈나 방식의 검증에 대해 당당하게 응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치 관행이라든지 여러 가지 고려할 사안이 있으니 구체화되면 캠프 관계자들과 논의해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일단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전 원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가 공식적으로 통지받지는 못했지만 통지가 오면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통지 받지 못해서 캠프 내에서 의견 수렴이 안 된 상태다. 공식적인 통지를 받은 후에 더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 큰 국민의힘 재선의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08.11ⓒ정의철 기자/공동취재사진

“전쟁광 바이든 = 히틀러” 미국 규탄 상징의식 열려

 평화수호농성단 | 기사입력 2021/08/12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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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한 바이든은 전쟁광이다. 마치 히틀러 같다”라고 주장한 평화수호농성단원.  © 평화수호농성단

 

▲ “한반도 전쟁 위기를 불러온 원흉은 미국”이라고 규탄 발언을 하는 평화수호농성단원.  © 평화수호농성단

 

‘한미전쟁훈련 반대, 대북적대정책 철회를 위한 평화수호 국민농성단(이하 평화수호농성단)’은 11일 미 대사관 맞은편 광화문광장에서 ‘한미연합훈련 강행 미국 규탄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이인선 평화수호농성단 단원은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한 바이든은 전쟁광이다. 마치 히틀러 같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 인형에 히틀러를 상징하는 콧수염을 그리고 ‘나는 히틀러’라고 적어넣었다.

 

이혜진 단원은 “한미연합훈련으로 한반도에 전쟁 위기가 찾아왔다. 미국이 바로 그 원흉”이라며 주걱으로 바이든을 때리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장규진 단원은 “바이든은 정세를 바라보는 눈이 잘못됐다. 대화하고 싶다면 전쟁훈련을 하면 안 된다”라며 바이든의 눈을 공격하는 상징의식을 벌였다.

 

유승우 단원과 현치우 단원은 ‘미군은 박멸해야 할 해충 같은 존재’라는 의미로 바이든 인형에 살충제를 뿌렸다.

 

평화수호농성단은 오는 14일까지 활동한다. 

 

  © 평화수호농성단

 

  © 평화수호농성단

 

  © 평화수호농성단

[문화산책] 언어가 갖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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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1   |  발행일 2021-08-11 제18면   |  수정 2021-08-1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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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선〈극단 나무의자 대표〉

1920년대 어느 날, 뉴욕의 어느 거리에서 한 시각장애인이 구걸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는 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I am blind)"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었지만, 행인들은 아무도 그에게 도움을 주지 않고 그저 지나칠 뿐이었다.

그때 행인 한 명이 다가와 그가 들고 있는 팻말에 글귀를 "봄은 오는데, 나는 봄을 볼 수가 없답니다(Spring is coming but I can't see it)"로 바꾸어 놓고 사라진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게 된다. 냉담했던 행인들의 적선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그럼 우리는 여기서 이 두 개의 문구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어서 냉담했던 행인들의 관심을 얻게 되었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먼저, "나는 시각장애인입니다"라는 문장을 살펴보자.

이 문장은 걸인에 대한 정보를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하고 있지만, 정작 걸인이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겪는 삶의 어려움이나 불편함에 대해 그가 느끼는 감정 등을 구체적으로 전달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봄은 곧 오는데 나는 봄을 볼 수 없답니다"라는 문장에서는 핵심적인 단어를 쓰지 않고도 걸인이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전달하고, 또 그가 시각장애인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과 정서를 좀 더 구체적이고 감각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가령 '봄'이라는 계절이 선사하는 다양한 체험을 떠올리면 만물이 소생하여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고 꽃들이 피어나며 만물이 소생하는 기운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의 처지는 대조적이며, 팻말을 든 걸인이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매우 구체적으로 전달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행인들의 안타까운 감정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내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바로 시의 언어가 가지는 힘을 확인할 수 있으며, 직접적인 정보 전달과 사실을 나열하는 것보다 감각적인 경험 내지는 정서를 구체적으로 환기하고 짧은 압축으로 행인들의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내가 이야기한 시각장애인의 예화는 1920년대 뉴욕 거리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며, 그 장애인이 든 팻말의 문구를 바꿔 준 사람은 앙드레 불톤이라는 프랑스 시인이라고 한다.
김민선〈극단 나무의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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