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노조, 101명의 노동자 삭발식 진행
이승훈 기자 lsh@vop.co.kr
발행 2019-07-06 18:09:48
수정 2019-07-06 18: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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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이하, 집배노조)는 6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완전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다.ⓒ민중의소리
6일, 청와대 사랑채 앞 아스팔트엔 집배원 101명의 머리카락이 수북하게 쌓였다.
20여년 집배원으로 일해 오며 새하얗게 변해버린 정창수 전국집배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의 머리카락도 검은 아스팔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목에 두른 노조 깃발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의 흰 머리카락을 깎는 조합원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삭발식 중 한 집배원이 외쳤다. “내 동료가 죽었는데, 동료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이유로 장례식조차 못 가고, 눈물로 편지를 배달해야 하는 비참함, 자괴감, 이젠 더 이상 이런 마음으로 살 순 없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집배노조)는 이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토요택배 완전폐지! 정규인력 증원! 비정규직 철폐! 우정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엔 700여명의 집배원들이 참여했다.
집배노조에 따르면, 2014년부터 올해까지 숨진 집배원만 101명이다. 상당수가 과로사였다. 삭발식에 나선 101명은 앞서 숨진 집배원들을 상징하는 숫자인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이하, 집배노조)는 6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완전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다.ⓒ민중의소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이하, 집배노조)는 6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완전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다.ⓒ민중의소리
결렬된 쟁의 조정회의..갈등하는 우정노조
집배노조 “사측의 기만적 협상안 수용해선 안 돼”
집배노조 “사측의 기만적 협상안 수용해선 안 돼”
이날 집배노동자들이 모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더 이상 죽지 않고 일하게 해 달라”였고, 다른 하나는 우정사업본부 내 대표교섭 노조인 한국노총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에 “사측의 기만적 협상안을 수용해선 안 된다”고 촉구하기 위해서다.
우정사업본부 내 노조는 하나가 아니다. 크게는 민주노총 집배노조와 한국노총 우정노조 등이 있다. 이중 대표교섭 노동조합은 비교적 많은 수의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는 한국노총 우정노조다.
우정노조는 지난달 25일 파업찬반투표에서 압도적인 찬성률(92.9%)로 총파업을 가결했지만 7월 9일 총파업에 나설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 5일 사측과 마지막 조정절차를 거치면서 사측이 일부 진전된 안을 제시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 집배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노총 우정노조가 파업을 접으면 노조의 파업권이 함께 사라진다.
민주노총 집배노조는 사측의 안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사측이 제시한 ‘750명 증원안’이 사회적 합의기구가 마련한 권고안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애초 권고 내용은 ‘정규직 인력 증원을 통한 과로사 방지’였다. 그런데 사측은 택배만 배달하는 위탁택배기사(특수고용직)를 고용하겠다고 한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이하, 집배노조)는 6날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완전폐지’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다.ⓒ민중의소리
집회에서 민주노총 집배노조는 “우린 그간 돌아가신 집배원을 잊지 않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오늘 삭발을 했다”며 “정규인력 2000명 증원, 토요택배 완전폐지에서 물러나선 안 된다. 잘 살게 해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죽지 않게 해 달라는 최소한의 요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합의기구의 권고를 이행하라는 요구는) 새로운 요구가 아니다. 집배노조를 포함한 노동조합, 우정본부와 전문가가 함께 1년 넘게 논의하여 도출한 결과다. 요구안 완전쟁취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승묵 민주노총 집배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파업권을 발동 시킨 이유는 죽지 않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었나? 투쟁하지 않으면, 한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다”며, 한국노총 우정노조의 결단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2017년 8월 우정사업본부 노사는 집배원들의 심각한 과로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라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구성했다. 그리고 이 사회적합의기구는 지난해 8월 ‘2000명 정규인력 증원’과 ‘토요택배 완전폐지’ 등이 담긴 권고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이 권고안의 내용을 대부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