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7월 28일 목요일

붕괴 직전의 부채 바벨탑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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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29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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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채폭탄 우려, 금융위기 가능성

    대한민국 가계부채는 세계 1위이다. GDP 대비 105%에 달한다. 한달에 100만원을 버는데, 빚은 105만원이라는 뜻이다. 2008년 미국의 경우 가계부채가 GDP 대비 97%일 때 금융대란이 터졌다. 한국에 내일 당장 금융위기가 온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부채로 몸살을 앓는다. 미국, 일본은 국가부채, 중국은 기업부채, 한국은 가계부채가 문제이다. 이 부채로 인해 1929년 세계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가 찾아 온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 세계경제는 부채의 바벨탑 위에 위태위태하게 서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세계에서 부채란 과연 무엇일까?

    미래의 수입을 앞당겨 쓰면 부채가 된다. 가계부채는 미래의 가계수입을 당겨쓴 것이다. 벌어서 갚아야 한다. 국가부채는 미래세대가 낼 세금을 현세대가 미리 당겨쓴 것이다. 기업부채 역시 수익이 생기기도 전에 지출부터 해버린 것이다.

    오늘날 자본주의 경제는 온통 빚이다. 국가, 기업, 가계 모두 갚을 능력도 안 되면서 부채를 안고 산다. 현대자본주의는 일단 당겨쓰고 보자는 식의 ‘광기’어린 부채를 통해 연명한다. 마치 ‘마약’처럼 끊을 수도 없다. 그러나 이제 그 부채경제가 임계점에 달했다.

    2. 부채의 바벨탑은 얼마나 쌓였나

    전 세계 부채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세계 총부채는 2021년 초 296조(한화 36경 원) 달러다. 이중 정부부채는 92조, 가계부채는 55조, 기업부채는 149조 달러다. 기업부채 중 비금융 기업부채가 76조, 금융권 부채가 73조 달러에 달한다.

    부채의 심각성은 실물경제와 비교하면 뚜렷해진다. 2021년 세계 GDP 규모는 약 95조 달러. GDP 대비 311%에 달한다.

    2022년 5월 현재 세계 총부채는 305조 달러(약 36경6천조원)를 넘겨 2차세계대전 이후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다.

    먼저 정부부채를 보자. 세계 정부부채는 2021년 105% 수준으로 세계 GDP규모를 초과했다.

    2021년 미국 국가부채는 28조 달러를 넘겼다. GDP 대비 126.3%에 달하며, 전 세계 정부부채의 1/3을 차지한다. 일본 정부부채도 10조 달러로 GDP의 250% 수준으로 팽창했다.

    보통 정부부채는 국가채무(D1), 일반정부부채(D2), 공공부문부채(D3)로 나뉜다. 일반정부부채(D2)는 국가 간 비교에 자주 활용된다. 한국의 경우 2020년 기준 일반정부부채(D2) 규모는 945조1000억원에 달한다. 국가채무만 따지면 GDP 대비 44%선이다.

    가계부채는 2021년 상반기 동안 1조5천억 달러(약 1800조 원)가 늘어났다. 미국·중국·브라질·한국 등에서 저금리로 부동산 대출을 늘리면서 집값거품을 만들어 왔기 때문이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2020년 세계 1위이다. 가계부채의 경우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중요하다. 2020년 가계소득 대비 부채비율은 201%였는데, 소득에서 재난지원금을 빼면 208%로 올라간다.

    기업부채의 경우 2008년 45조 달러에서 2021년 76조 달러로 급증했다. 문제는 이들 회사채 중 트리플 C등급의 회사채 비중이 상당하고, 40% 정도가 3년 안에 만기가 돌아온다는 점이다. 기업부채는 중국을 비롯, 미국, 유럽 비금융권 기업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다. 중국 기업부채는 19조달러(약 2경1400조원)에 달한다.

    한국 역시 기업부채에서도 위험군에 속한다. 한국 비금융기업 부채는 GDP 대비 115.7%로 가계부채 못지 않게 심각하다. 홍콩(292.9%), 레바논(264.6%), 중국(154.8%), 베트남(137.4%), 싱가포르(135.3%) 다음으로 많다. 여기에다 한국 중소기업 42% 정도가 한계기업(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기업)이다.

    증가일로에 있던 세계부채 중 80%는 신흥국에서 발생했다. 특히 정부부채와 비금융 기업부채가 급격히 증가했다. 신흥국 부채총액은 100조 달러(약 10경2000조원)에 달한다. 중국, 베트남, 태국, 한국 등 신흥국 부채 수준은 GDP의 약 248%에 이르고 있다.

    특히 저·중소득 국가의 대외부채가 증가했다. 세계은행은 대외채무가 2021년 평균 9조3,000억 달러(약 1경2,000조 원)로, 20년에 비해 6.9%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개발도상국 중 30개국은 부채 문제가 심각한데, 달러 금리가 인상되면서 이들 나라에서 벌써 문제가 터지기 시작했다.

    루비니 교수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민간 총 부채수준이 지난 1999년 200%에서 최근 350%로 급등했다고 지적하고, “빠른 속도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금리 인상은 자기자본 대비 차입 비율이 높은 ‘좀비’ 가계와 기업, 금융기관, 정부를 파산 또는 디폴트로 몰고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3. 부채위기의 원인

    지난 50년간 3차례 부채위기가 있었다. 그 끝은 항상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1차 부채위기는 1970~89년에 발생했는데, 멕시코 등 남미국가에서 정부부채가 터졌다. 2차 부채위기는 1990~2001년에 발생, 동아시아에서 기업부채가 터졌다. 3차 부채위기는 2002~2009년에 발생하여, 미국에서 가계부채가 터졌다. 그런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정부, 기업, 가계부채가 모두 문제가 될 정도로 부채는 광범위하게 누적되어 있다. 현재의 부채위기가 어떤 방식의 금융위기로 이어질지 그 파급력을 가늠할 수 없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첫째는 실물경제의 장기 저성장이 부채를 야기하는 근본 바탕이다. 2차 대전 이후 국가독점자본주의, 조절자본주의로 전환되면서 자본주의 경기 싸이클은 일정한 굴곡을 거치게 되었다. 일단 저성장 국면에 돌입하면 장기화되는 경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 저성장, 장기침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본주의 국가들은 ‘경기부양책’을 쓰게 된다. 경기부양책에 동원되는 정책수단은 크게 2가지이다. 저금리와 재정확대. 즉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다. 다시 말해 부채를 증가시켜 인위적으로 돈을 풀고 재정을 확대해서 경기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런데 2008년 금융공황 이후에는 한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 무제한적 양적완화이다.

    결국 현대자본주의는 과잉생산과 유휴수요 부족에 따라 필연적으로 오게 되는 저성장의 문제를 부채를 당겨 경기부양을 하는 방법으로 연명해온 것이다.

    둘째는 경제의 금융화가 부채를 가속화하였다. 현대자본주의는 ‘부채 자본주의’이다.

    자본주의적 은행은 대출을 통해 신용을 창출한다. 자본주의적 금융시스템은 중앙은행의 본원통화를 바탕으로 통화승수만큼 신용을 창출하는데, 과잉대출로 인해 금융공황을 야기하는 필연성을 안고 있다. 마치 실물경제영역에서 과잉생산과 유효수효 부족으로 산업공황이 발생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이다. 그런데 현대자본주의에서 부채의 증가과정은 자산유동화, 자산증권화, 금융팽창과정과 결합되어 있다. 자산을 유동화, 증권화하고, 금융이 팽창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에서 약탈적이다. 하나는 실물경제를 자산화하고 주주가치를 앞장세움으로써 불로소득을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현재의 실물경제를 약탈한다. 다른 하나는 다양한 금융상품, 파생상품은 미래수익을 선반영하는 시간가치 금융공학을 통하여 미래의 소득과 수입, 손자세대의 세금까지 당겨쓰는 미래경제에 대한 약탈이다. 이제는 이것이 더 이상 불가능한 ‘종말’단계에 접어들었다.

    셋째는 부채위기의 주범은 달러제국주의라는 점이다. 그 시작점은 1971년 달러금태환 정지였다. 이후 달러발행이 급증하고 실소득은 정지되어 있는데 마치 월급이 오르는듯한 70년대 인플레이션 환상을 만들어 냈다. 1980년대에는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레이건 정부가 막대한 공공부채를 늘려 경제를 지탱했다. 그 한계에 봉착한 1990년대부터는 민간부채를 늘리기 시작했고, 그 종착점이 바로 2008년 금융공황이었다. 이 모든 부채경제의 확대와 거품, 그리고 붕괴의 중심에는 언제나 미국, 달러제국주의가 있었다. 2008년과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는 무제한 양적완화를 통해 걷잡을 수 없는 부채위기를 만들어 냈다. 이제는 거의 모든 나라가 MMT(국가주도 통화팽창정책) 수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동참했다. 부채경제가 극한점에 이른 것이다.

    4. 부채위기의 성격

    부채위기는 순환적이면서도 누적적이다. 순환적이라는 의미는 ‘저금리에 기반한 부채창출-자산거품형성-부채의 급격확대-거품붕괴-부채폭발과 금융위기’로 이어지는 부채싸이클을 그린다. 누적적이라는 의미는 정부부채, 기업부채, 가계부채로 이전되다가 모든 부문에서 부채가 누적되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렛대가 모두 상실된다는 의미이다.

    최근 부채위기의 성격은 복합위기이자 전환기적 위기이다.

    무엇보다 현재의 부채위기는 복합위기이다. 최근 경제위기는 1차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 이와 더불어 금리인상에 따른 자산거품 붕괴, 경기침체로도 나타난다. 또한 신냉전에 따른 공급망 분리와 붕괴로도 나타난다. 복합위기란 여러 가지 위기요소가 중첩되어 나타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 복합위기의 집중점은 역시 부채위기이다.

    루비니 교수 역시 현재 위기의 복합적 성격을 지적한다. 1970년대는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었지만 부채수준이 높지 않았고, 2008년에는 부채위기에 이어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최근의 위기는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과 2008년 스타일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적 채무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때문에 해법도 쉽지 않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계속 올릴 경우에는 부채위기와 결합된 경착륙이 발생할 수 있다. 경착륙을 막기 위해 중도에 다시 통화긴축을 중단하면 인플레이션 또는 스태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현재의 부채위기는 전환기적 위기이기도 하다. 신냉전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제공급망의 분리와 재편, 브릭스에 기반하여 달러를 대체하는 새로운 통화체제의 등장, 전쟁의 발생 등 달러제국주의 체제의 붕괴를 가속화하는 요소들이 부채위기와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의 부채위기는 달러체제의 급격한 쇠퇴약화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5. 한국의 부채위기

    한국의 부채위기는 달러 종속성, 부동산 주도성, 서민 약탈성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국금융은 달러체제에 완전히 종속되었다. 한국 대다수 시중은행은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주요 소유자이고, 주식시장 역시 외국자본이 장악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외국인 지분율이 70%, 신한은행은 69%이다. 대다수 지방은행 40% 이상의 지분을 외국인이 갖고 있다. 외국자본의 손에 장악된 은행자본은 97년 이후 기업대출보다는 소매대출로 전향했다. 그리고 주택과 신용을 담보로 과잉대출을 일으키고 가계부채를 끌어올렸다.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는 공식적으로 2000조원에 달한다. 그러나 전세대출을 포함하면 3200조원에 이른다. 한국 부채위기의 핵심은 가계부채이다. 그런데 거의 부동산 관련 대출이다. 생계형 서민대출, 자영업자대출은 6%선으로 얼마되지 않는다. 대부분 투기성 부동산 대출이다. 기업대출의 절반 정도도 역시 위장된 부동산 가계대출이다. 게다가 80% 이상이 이자만 갚는 단기성 변동금리 대출이다. 그런데 한국 은행들의 예금 대비 대출율이 100%에 가깝다. 거의 모든 예금을 대출했기 때문에 추가 대출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이런 조건에서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경기가 침체하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은행들은 대출을 회수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부채위기가 금융위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나라 은행의 예대마진율은 2배 이상이다. 즉 대출이자가 저축이자의 2배라는 뜻이다. 이 말은 저축이자는 적게 주고, 대출이자는 많이 받는 약탈형 금융기관이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대출행태에서도 약탈성이 드러난다. 원래 상환능력이 없는 사람(서브프라임)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을 ‘약탈대출’이라고 한다. 대출을 통한 자산 거품이 발생하면, 모두다 부동산 투기, 빚투와 영끌로 몰려든다. 결국 상환능력을 가진 ‘헷지 차입자’는 얼마 안되고, 이자만 갚을 수 있는 ‘투기적 차입자’나 이자조차 갚을 수 없는 ‘폰지 차입자’들이 더 많아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어 부동산 거품, 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막판에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던 개인투자자들은 신용불량자로 전락하게 된다. 이렇게 부채위기와 이에 따른 거품붕괴, 금융공황은 사회적 약자들을 털어가는 과정이다.

    이런 기가 막힌 부채위기를 재생산하는 한국의 금융체계에 대해 심각한 진단이 필요한 때이다. 다가오는 부채위기에 국민의 혈세를 쏟아부어 종속적, 투기적, 약탈적 금융시스템을 다시 구원할 것인가. 아니면 금융주권, 금융공공성, 금융평등의 관점에서 재구성하기 위한 준비와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건강한 노동이야기] 마트노동자 쉴 권리, ‘좋아요’ 숫자로 정하자는 윤석열 정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국민제안 TOP 10 투표

    호시탐탐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노려온 윤석열 정부가 이번엔 마트 의무휴업에 손을 댔다. 노동자와 시민 안전에 직결되는 화물차 안전 운임제 논란이 끝난 지 얼마 안 되는 시점에서, 대통령실이 ‘국민제안 TOP 10 투표’라는 이벤트를 개최해 일을 벌인 것이다. 

    이 투표는 7월 21일 시작해 오는 31일 종료되는데, 현재 대통령실 행사 초대, 대통령실 시계, 온누리상품권을 경품으로 걸고 국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10개의 제안을 올려놓고, 이 중 국민들의 호응이 높은 3가지를 정책에 반영하겠다고 한다.

    10개의 제안을 정한 것은 대통령실 국민제안심사위원회 위원 11명이라는데, 이들이 누구인지 어떤 절차를 거쳐 의제를 골랐는지 공개되지 않았다. ‘국민투표’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투표인데, 대상이 된 의제들이 누구의 요구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재벌과 기업의 요구를 올려놓고 국민의 이름을 갖다 붙여 기만하는 것은 아닌지 모를 일이다. 

    국민제안 TOP10 ⓒ국민제안 홈페이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진행하는 투표인데, 방식도 허술하기 짝이 없다. 사이트 로그인 절차도 없고 단지 ‘좋아요’ 버튼만 누르면 끝이다. 투표 취소는 안 되고 중복 투표도 가능하다. 노동자와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의제들인데, 장난감처럼 다뤄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게 투표 대상이 된 의제 중 하나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다. 현재(28일 오후 12시 기준) 57만 6천여개의 ‘좋아요’를 받아 1위를 달리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는 소상공인 살리기와 노동자 건강권 보장 측면에서 도입돼 긴 시간 어렵게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어떤 사회적 논의나 전문적 검토도 거치지 않은 채, 별안간 ‘폐지’ 라는 꼬리표를 달고 투표 대상이 되었다.

    마트 의무 휴업이 가진 다양한 사회적 가치에 주목해야 
    노동강도 완화, 사회적 관계 보장, 기후 정의 실현과도 관련 


    대형마트는 한 달에 겨우 2일 문을 닫는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 영업시간을 10시부터 24시까지로 제한하고, 매달 2일의 의무휴업일을 지정하게 하고 있다. 2012년 시행을 시작해, 올해로 딱 10년을 맞이했다. 당초 소상공인 살리기가 제도 도입 근거였지만 마트 노동자의 노동시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년 동안 의무휴업일은 그대로였다. 최근 급속도로 확대되는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의 상황까지 감안해, 다시 제대로 마트 노동자의 쉴 권리가 논의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노동자들은 개별적으로 휴무를 사용할 수 있지만, 해당 마트 전체가 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마트노동자들은 마트 전체가 쉬는 날인 의무휴업일이 ‘진짜 쉬는 날’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폐지를 언급하고 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 자료사진 ⓒ뉴시스

    전체가 다 같이 쉬는 것은 노동강도 완화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와 함께 고려해 볼 것은 ‘사회적 휴일’이란 개념이다. ‘사회적 휴일’은 주로 남들이 쉬는 때 쉬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사회적 관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남들이 쉴 때 쉬는 사회적 휴일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사람은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다. 마트 노동자를 포함한 대다수 교대 노동자들은 남들이 쉴 때 일해야 하니 가족, 친구와 시간을 보내지 못한다. 중요한 행사나 모임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된다. 인간관계가 소원해지게 되는 것이다.

    대형마트는 평일보다 주말이나 명절, 공휴일에 더 바쁘다. 명절 기간에도 명절 당일만 쉬는 곳이 대부분이다. 의무휴업일은 지자체마다 다른데, 그러다보니 주말이 아니라 평일에 쉬는 곳이 많다. 이런 측면까지 고려해보면 의무휴업일은 일요일이나 명절까지 포함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다.

    2019년에 열린 ‘마트 여성노동자의 노동실태와 쉴 권리 찾기 토론회’ 발표 결과를 보면, 노동자들은 쉴 권리 보장을 위할 필요 조치 중  1순위로 ‘의무휴업 확대’를 뽑았다. 특히 정기의무휴업 확대 요구는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노동조건과 환경이 열악한 비직영 노동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마트에는 다양한 협력업체, 입점업체 노동자들도 근무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그 가족까지 연계해 생각하면, 의무휴업이 사회에 가져오는 긍정적 영향력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겠다. 즉, 휴일은 일하는 사람이 사회적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증진하기 위해 꼭 필요한 권리인 것이다. 대형마트들이 노동자의 쉴 권리와 사회적 관계를 보장하지 않으면, 건강하지 않은 일터가 될 수 밖에 없다. 

    경제민주화민주화전국네트워크 등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 앞에서 '대형마트·백화점·면세점 명절연휴 의무휴일 지정·확대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임화영 기자

    일부 언론에서는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기업의 경쟁력을 저하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 건강권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지금보다 더 잘 쉬면서 일하는 방법이 무엇인가가 사회적으로 다뤄져야 할 의제다. 쿠팡, 마켓컬리와 같은 유통업체 배송 기사들의 과로사 문제가 끊이지 않자 ‘나의 편의가 누군가의 장시간 노동에 기대어 있지 않은가’ 하고 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는 성찰적 목소리가 나오는 게 실정이다. 

    의무휴업 도입 당시 시민들이 매우 불편해 할 것으로 우려했지만, 제도가 정착된 현재는 노동자들이 온전하게 쉴 수 있도록 생활과 계획을 조정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휴점일엔 지역 시장이나 소규모 마트에 가 장을 보거나, 전날 미리 방문하는 식으로 쇼핑 패턴이 바뀐 것이다. 이처럼 시민들의 노동안전보건 감수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휴점일을 없애 대형마트 노동시간 규제를 풀겠다는 생각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다.

    소상공인들도 유통 대기업의 횡포에 방패가 되어준 의무휴업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정부의 입장도 그랬다. 몇 년 전 공개된 정부 산하 국책연구원 보고서에선 ‘유통산업발전법상 영업시간 제한 및 의무휴업일 지정은 지역 상권과의 조화 및 상생협력의 차원에서도 타당성이 높은 규제’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마트 노동자들의 쉴 권리가 확대되는 건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유럽의 경우 오래전부터 일요일에 정기 휴점하고 특정 요일을 별도 지정해 의무 휴점 하는 곳이 많다. 유럽에 다녀온 한국 사람들이 ‘평일 밤과 일요일에 문 닫은 가게를 보고 많이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하는 걸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이렇게 해외에서 유통 소매점 영업 요일, 영업시간을 규제하는 것은 노동자 휴식, 지역 상권 보호, 종교적 권리, 가족 간의 유대 등을 보장하자는 취지다. 일터의 기준을 노동자의 몸과 삶으로 삼느냐, 자본의 생산성·이윤으로 삼느냐에 따라 마트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이 2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31일 종료되는 ‘국민제안 TOP10’ 투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마트 의무휴업은 기후 위기 측면에서도 더 확대되어야 할 제도다. 최근 전세계에 심상치 않은 기후변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 뜨거워진 공기 탓에 산불이 잇따르고, 영원할 것 같았던 만년설이 녹아내리고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으로 난민과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막대한 자원을 투입한 과생산과 과소비로 유지되는 자본주의가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기업들이 노동시간 관련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오로지 ‘이윤 추구’ 때문이다. 더 많은 상품을 365일 쉴틈 없이 판매하기 위한 전략이 바로 마트 의무휴업 폐지인 것이다. 그런 전략은 실제 필요 이상의 상품을 소비하게 하고, 한쪽에서는 팔리지 않는 물건을 폐기하게 해 에너지·토지·물·탄소배출 측면에서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노동자의 건강권을 침해하며 무한 영업을 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기업이 기후위기의 주범인 셈이다. 이렇게 노동시간 단축과 쉴 권리 보장은 기후 정의와 만난다.

    노동자가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고, 더 잘 쉴 수 있는 마트에 가고 싶다

    상황이 이러니 지금 투표에 부쳐야 하는 건 ‘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정책 추진’에 대한 평가다. 노동자가 며칠 온전하게 쉬는 최소한의 권리 박탈의 문제를  ‘좋아요’ 투표로 취급하는 정부라니, 정말 괜찮은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윤석열 정부는 시대에 역행하는 국정운영을 할 게 아니라, 노동자가 보편적인 노동권을 보장받으며 적절한 생활 임금을 받고 제대로 쉬는 삶을 사는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고민하는 흔적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우리는 일하는 사람이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고, 더 잘 쉴 수 있는 마트에 가고 싶다. 그것이 지금 이 시대에 맞는 마트의 모습이다. 


    “ 이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응원하기

    포스코 하청직원 직고용 대법원 판결에 매경 “쇼크” 한경 “대혼란”

     

  • 기자명 박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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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7.2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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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경향 “다른 기업 소송에도 영향 받나”
    지난해 시작된 인구 붕괴, 2041년엔 인구 ‘5000만 명’도 깨져
    조선일보 “저출산 문제, 양육 수당 몇 푼 더 준다고 해결 안 돼”

    대법원이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내 하청 노동자들은 포스코 소속 노동자에 해당한다고 첫 소송을 낸 지 11년 만에 판결했다. 대법원3부(주심 안철상·이흥구 대법관)는 28일 광양제철소에서 크레인 운반 작업 등에 종사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포스코를 상대로 낸 2건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단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제철공정 특성상 하청업체와 포스코가 유기적인 업무를 해왔고, 노동자가 직접 포스코에게 관리·감독을 받아왔다고 봤다.

    29일자 한겨레와 경향신문, 매일경제, 한국경제는 이 소식을 1면에 다뤘다. 그러나 같은 사안을 두고 한겨레·경향신문과 매일경제·한국경제는 전혀 다른 내용의 보도와 사설을 냈다.

    ▲29일자 아침신문들 1면.
    ▲29일자 아침신문들 1면.

     

    포스코 하청직원 직고용 대법원 판결에 매경 “쇼크” 한경 “대혼란”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2011년과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광양제철소의 열연·냉연·도금 공장에서 크레인을 이용한 운반 작업 등을 담당한 이들은 △포스코로부터 그때그때 작업 지시를 받아 크레인 업무를 수행했고 △포스코 직원이 담당하는 업무와 협력업체 직원 업무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볼 수 없으며 △포스코가 협력업체 노동자에 대한 근태 관리, 인원 배치에 관여했다며 ‘포스코 소속 노동자’임을 주장했다”며 “즉 포스코와 하청업체노동자를 지휘·명령하는 ‘근로자파견계약’ 형태였으므로, ‘2년 넘게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파견법에 따라 2년을 초과해 일한 원고들을 포스코가 직접고용했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업 관련 다른 기업들에 제기된 유사한 소송들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겨레는 6면 기사에서 “같은 소송을 진행 중인 포스코와 현대제철 사내하청 노동자 3558명(금속노조 각 지회 추정)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했다.

    ▲29일자 한겨레 1면.
    ▲29일자 한겨레 1면.

     

    ▲29일자 한겨레 6면.
    ▲29일자 한겨레 6면.

    한겨레는 이어 “대법원은 ‘유기적인 흐름을 가진 포스코의 제철 공정 특성상 포스코가 하청 노동자 업무를 세세하게 통제할 수밖에 없다’는 2심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맡은 강판 운반 업무 등이 압연 공정에 필수적인 데다, 여러 업무에 걸쳐 포스코 노동자들과 광범위하게 협업했다는 것이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포스코 전산관리시스템(MES)을 통해 그날의 작업 계획과 작업 순서, 작업 수량 등을 세세하게 전달받아 그대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번 판결은 사내 하청노동자를 불법파견 형식으로 활용해온 제조업계의 오랜 관행에 또다시 철퇴를 가했다는 의미가 있다. 대법원은 2010·2012·2015년 현대자동차 관련 소송에서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며 “사내 하청노동자는 정규직과 함께, 같은 사업장에서, 유사한 일을 하면서도 임금이나 복지에서 차별을 받기 일쑤다. 경기부침에 따른 고용불안도 피할 길이 없다. 최근 끝난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처럼 노사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문제는 대법원의 잇단 판결에도 기업들이 하청구조 개선에 관심이 없다는 점”이라며 “현대차가 대법 판결에 맞서 헌법소원까지 제기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지난해 7월 대법 확정 판결을 받은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위아는 소송 무마를 위해 자회사를 세워 지원하도록 한 뒤 응하지 않은 노동자를 전보시켜 문제가 됐다. 대법 확정 판결을 앞둔 현대제철은 1·2심이 불법파견을 인정했음에도 자회사 고용에 응하지 않은 하청업체와의 계약 해지 등 법적 책임 회피에만 골몰한 행태가 드러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29일자 경향신문 사설.
    ▲29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대법원의 사내하청 불법파견 인정 판결 기조가 조선업계로까지 이어질지도 관심사다. 2017년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 3명이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이 대법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조선업계 최초의 불법파견 소송이다. 1·2심 모두 원고 패소 판결했다”며 “대법원의 전향적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경제와 매일경제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기업들이 혼란에 빠질 것만을 우려했다. 한국경제는 1면 기사에서 “이번 판결로 포스코에서 근무하는 2만여 하도급 근로자의 직고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는 현재 대법원과 하급심에서 비슷한 소송 8개를 진행하고 있다”며 “경제계에선 불법파견 소송 중인 현대자동차, 기아, 한국GM, 삼성전자에서도 비슷한 나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수만 명의 하도급 근로자를 직고용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9일자 한국경제 1면.
    ▲29일자 한국경제 1면.
    ▲29일자 한국경제 3면.
    ▲29일자 한국경제 3면.

    한국경제는 이어지는 3면 기사에서 “앞으로 하청근로자의 정규직화가 사실상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2만 명의 포스코 하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면 평균 연봉을 가정할 때 2조원 넘는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각종 후생복지 비용까지 고려하면 정규직화에 다른 비용 부담은 더욱 불어날 전망”이라며 “기업들은 대법원 판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내하도급 인력을 쓰지 못하고 이들을 전원 정규직화하면 가격경쟁력과 고용 유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기업들을 걱정했다.

    그러면서 독일과 일본이 사내도급 파견 규제를 기업에 풀어준 예시를 들었다. 한국경제는 3면 하단 기사에서 “재계는 독일 일본 등 제조업 경쟁국가에 비해 국내 사내도급 및 파견 규제가 지나치게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독일에서는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업 전반에서 사내 협력업체를 적극 활용하고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BMW의 독일 라이프치히 공장의 외부 노동력 활용 비중은 57%에 달한다. 라이프치히 공장에서는 원하청 근로자의 근무지가 섞여 있지만 불법파견 논란은 없다”고 강조했다.

    ▲29일자 한국경제 3면.
    ▲29일자 한국경제 3면.
    ▲29일자 매일경제 사설.
    ▲29일자 매일경제 사설.

    매일경제는 사설에서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1만8000여 명에 달하고 유사한 소송을 8건이나 진행 중인 포스코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완화하는 데에는 의미 있는 판결이지만 하도급업체를 활용하고 있는 철강, 조선 등 제조업체들은 ‘직고용 비용 쇼크’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매일경제는 이어 “산업계에서 불법파견 논란이 빚어진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한국의 낡은 파견법을 손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는 “이런 혼란은 1988년 제정된 낡은 파견법 탓이 크다. 우리나라 파견법은 청소·경비 등 32개 업무에 한해서만 최대 2년 동안 파견근무를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파견업종과 기간을 까다롭게 제한해 놓은 나라는 드물다. 미국·영국·독일은 파견업무나 기간에 대한 제한이 아예 없다”며 “기업들이 법원의 판결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도록 낡은 파견법은 현실에 맞게 손질해야 한다. 32개 업무에만 협소하게 허용하는 파견법의 범위를 확대하고 파견 기간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시작된 인구 붕괴, 2041년엔 인구 ‘5000만명’도 깨져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11월1일 기준 한국 총 인구는 513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1000명(0.2%) 줄었다. 국민 6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는 심해졌다. 65세 이상 인구는 870만7000명이고, 유소년 인구(0~14세)와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줄고 있다. 유소년 인구는 608만7000명이다. 생산가능인구는 3694만4000명인데, 1년 전보다 34만4000명(0.9%) 줄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대한민국이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2019년 말부터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시작됐지만, 총인구가 마이너스 서장으로 전환한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정부 수립 이듬해인 1949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72년 만의 일”이라고 했다.

    ▲29일자 조선일보 1면.
    ▲29일자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3면 기사에서 “2041년이면 인구 5000만 명도 깨진다”며 “작년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작년 5173만8000명으로 집계된 총인구(외국인 포함)는 2041년 4999만8000명으로 5000만명 선이 깨진다. 이어 2070년이면 3765만6000명으로 인구 규모가 작년에 비해 25%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내국인 수는 당장 내년(4992만명)에 5000만명 선이 깨진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이 같은 인구 위기는 성장률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전체 인구 대비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은 작년 71.6%에서 2037년(59.7%) 60% 아래로 떨어진 후 2060년(48.5%) 절반 아래로 떨어진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작년 10월 전망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기준 잠재성장률은 작년 기준 2.21%로 OECD 38국 중 8위다. 하지만 현재의 인구 감소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44년이면 잠재 성장률이 0.62%로 38국 가운데 꼴찌로 추락한다”고 내다봤다.

    ▲29일자 조선일보 3면.
    ▲29일자 조선일보 3면.
    ▲29일자 조선일보 사설.
    ▲29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렇게 집값이 미친 듯이 오르고, 질 좋은 청년 일자리는 부족하며, 공교육 실패로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는데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싶겠나. 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아무리 예산을 쏟아도 저출산은 끝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늙고 쪼그라드는 대한민국이 예상보다 빨리 닥쳐왔다. 양육 수당 몇 푼 더 준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와 주택, 교육, 아동 복지와 이민까지 모든 국가 정책을 출산·양육 친화적인 관점에서 재설계해 범국가적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 이 거대하고도 급속한 ‘인구 지진’을 늦추지 못하면 나라에 미래가 없을지 모른다”고 당부했다.

     #조선일보 #인구 감소 #양육 수당 #생산가능인구 #경제협력개발기구 #인구 데드크로스 #매일경제 #하도급 #불법파견 #파견법 #한국경제 #하청직원 #라이프치히 #포스코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대법원

    시진핑, 바이든에 "불장난하면 타죽는다"

     美 하원의장 대만행 검토에 강력 경고…바이든 "대만 정책 변함 없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대만 문제와 관련해 "불장난하면 불에 타죽는다"며 강력 경고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 방문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미국 국가 서열 3위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지만, 오는 10월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공산당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이 결정되기 때문에 초강경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1997년 뉴트 깅리치 당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적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는 이번이 5번째로, 28일 밤 9시 33분(미국 동부 시간으로 28일 오전 8시 33분)부터 2시간 20분에 걸쳐 진행됐다. 

    시 주석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는 대만 독립과 분열, 외부세력의 간섭을 결연히 반대하며 어떤 형태의 대만 독립세력에게든 어떤 형태의 공간을 남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 "중국의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결연히 수호하는 것은 14억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라며 "불장난하면 반드시 불에 타 죽는다는 점을 미국이 분명하게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미국 측은 응당 언행을 일치시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고 중미 3대 공동성명(수교 성명 등 양국 관계의 주요 성명)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전략경쟁의 시각에서 중·미관계를 바라보고 정의하고, 중국을 가장 주된 적수이자 가장 엄중한 장기적 도전으로 보는 것은 중·미관계의 오판이자 중국 발전에 대한 오독"이라고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위기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으며, 시 주석은 중국의 원칙적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으며 미국은 현상을 바꾸거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말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그는 "현재 세계는 관건적 시기에 처해 있다"며 "미·중 협력은 양국 국민뿐 아니라 세계 각국 국민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이밖에도 글로벌 이슈와 기후, 보건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밤 2시간 20분 동안 전화로 의견을 교환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