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8일 화요일
코로나 신규 환자 5만명 육박…서울서도 1만 명 초과
9일 새 확진자 4.9만명…하루사이 1.3만명 급증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2.02.09. 10:14:56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5만 명에 바짝 다가갔다. 서울에서 1만 명이 넘는 새 확진자가 발생했다. 재택 치료자는 17만 명에 육박해 관리 체계가 한계점에 다가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 대비 4만9567명으로 집계돼 누적 확진자가 113만1248명이 됐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3만6719명) 보다 1만2848명 늘어났다. 한주 전인 지난 2일(2만270명)의 2.4배, 두 주 전(1월 26일, 1만3012명)의 3.8배 규모다. 오미크론 확산에 따른 확진자 수의 급격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까지 나흘 연속 3만 명을 기록한 후, 이날 4만 명대로 늘어났다. 5만 명에 바짝 다가선 현황을 고려하면, 빠른 시간 안에 5만 명 선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는 지난달 26일 1만 명을 넘어선 후 이달 1일까지 7일간 1만 명대를 유지했다. 이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사흘간 2만 명대를 유지한 후 5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3만 명대를 기록했다.
통상 주중 확진자 수가 수요일 급증한 후 토요일까지는 증가세를 유지하는 흐름을 고려하면, 금주말까지 4만~5만 명선을 오르내리는 대규모 확진자가 유지되거나, 5만 명선도 빠른 시간 안에 넘어서는 대규모 확산세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경기에 이어 서울에서도 1만 명을 초과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날 신규 확진자를 시도 지자체별로 나눠 보면 경기 1만3651명(해외 유입 10명), 서울 1만1682명(52명)이었다.
경기에서는 지난 5일(1만449명), 6일(1만1952명), 8일(1만2138명)에 이어 이날 네 번째로 1만 명을 웃도는 새 확진자가 발생했다. 서울의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인천 3931명(19명), 부산 3035명(1명), 대구 2415명, 경북 1958명(5명), 경남 1947명(4명), 충남 1768명(7명), 전북 1564명(2명), 광주 1503명(8명), 충북 1377명(2명), 대전 1130명(2명), 전남 1128명(3명), 강원 946명(4명), 울산 791명(2명), 제주 412명, 세종 287명(2명)을 각각 기록했다.
감염 경로별로 전체 신규 확진자 4만9402명이 국내 지역 발생, 165명이 해외 유입으로 분류됐다.
위중증 환자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날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7명 증가한 285명이었다. 지난 6일과 7일 위중증 환자 수는 전날보다 감소하는 모습을 유지했다.
사망자는 21명 증가해 누적 6943명이 됐다. 누적 치명률은 0.61%로 나타났다. 전날보다 0.05%포인트 급락했다.
확진자 급증에 따라 정부의 재택치료 관리망이 바짝 한계에 다다랐다.
이날 오전 류근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재택치료자 수가 증가해 오늘 기준 16만8000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정부가 집계한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은 601개소며 최대 관리 가능 인원은 18만3000명이다.
따라서 이날부로 재택치료 관리 여력이 92%에 이르러 사실상 한계점에 도달했다.
다만 내일(10일)부터 정부가 중증환자 중심 치료체계로 전환하면서 재택치료 의무 모니터링 대상을 60세 이상 고령자와 50대 이상 기저질환자 등 집중관리군으로 줄이면서 관리 여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정부는 집중관리군 20만 명까지 관리 가능하도록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을 650개까지 확충하기로 했다.
일반관리군은 자가 격리 중 증상을 자가 진단하며 몸에 이상이 있을 때 동네 병·의원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게 된다. 사실상 완전한 개인 자율 치료 체계로 전환하는 셈이다.
정부는 전체 재택치료 환자 중 집중관리군 비율은 15% 수준으로 보고 있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는 모두 2만8천880명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아침햇살164] 북한 미사일에 대한 반응
이형구 | 기사입력 2022/02/08 [23:10]
북한이 1월 한 달 동안 미사일 발사를 7차례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이 보인 대응과 한국과 미국의 민심 동향이 특징적이다. 또한, 북한 변수가 막바지로 치닫는 한국 대선의 태풍이 될 수 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정국에 대해서 국제적, 국내정치적으로 살펴보자.
1. 북한 미사일 동향 특징
북한이 1월 5일부터 30일까지 7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이 발사에서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를 확인하고 위력을 시위했다.
북한이 1월에 발사한 미사일의 성격을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초반인 5~14일에 발사한 미사일은 극초음속미사일과 철도기동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미국이 가지지 못한, 미국을 압도하는 초현대적인 무기이다.
중반인 17~27일에는 전술유도탄과 장거리순항미사일, 지대지 전술유도탄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은 각 시험이 무작위 성능시험, 체계 갱신 시험, 위력 확증 시험이었다고 밝혔다. 즉시 발사할 수 있는 실전용 미사일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후반인 30일에 발사한 화성 12형은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무기이다. 북한은 2017년 화성 12형 4발을 동시 발사해 괌을 포위사격하겠다고 경고했던 적이 있다.
북한이 한 달에 7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 처음이다. 한 달 동안 엄청난 집중공세를 퍼부었다.
이 과정에서 1월 1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는 2018년에 한 선제조치를 전면 재검토할 것을 결정했다. 그 선제조치는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유예하겠다는 것이었다. 정치국 회의 결정으로 북한은 머잖아 핵시험 또는 ICBM 발사시험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2. 국제 반응
1) 미국 반응
미국은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에 강경대응과 저자세를 동시에 보여 혼란스러운 행보를 하고 있다.
미국은 독자 대북제제를 추가하고 올해 벌써 네 차례나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 유엔 제재를 추진했다. 하지만 유엔 대북제재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으며 북한 규탄 성명을 발표하는 것조차 실패했다.
한편, 미국은 말로는 북한을 규탄한다면서도 정작 북한을 군사적으로 압박하지 못하고 있다. 행동은 고사하고 군사적으로 응징하겠다는 말조차 꺼내지 못한다.
미국은 2017년만 해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는 북한에 거친 말을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은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거나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며 폭언을 했다. 또 항공모함을 집결시키고 전략폭격기를 띄우는 등 고강도의 군사적 압박을 가하였다.
지금 미국은 북한에 미사일 발사를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1월 24일 미 국방부는 북한에 미사일 발사를 멈춰달라며 긴장 완화 방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요청했다. 1월 31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확실히 우리는 그런 일(북한이 미사일 실험)이 있을 때마다 (북한과) 대화를 했다”라며 “외교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다”, “우리는 (이런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응의 특징은 얼빠진 사람처럼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을 규탄한다면서도 강경하게 나가지 못하고 오히려 저자세를 취한다. 미국이 나름의 대북 전략전술을 수립했으면 일관된 흐름으로 북한을 대할 텐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우왕좌왕 헤매는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헤매는 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대표적 강경파인 볼턴 전 보좌관은 2월 4일 한미연구소가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중국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볼턴 전 보좌관은 “중국과 북한 문제를 논의하는 게 가능할까? 아마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중국과 논의하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실현 불가능한 대안을 제시하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미국은 오래전부터 중국을 북한 압박에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을 추구해왔지만 이미 실패했다. 올해만 해도 네 차례나 중국의 반대로 유엔 대북제재가 무산됐다.
볼턴 전 보좌관이 바보여서 ‘불가능한 대안’ 같은 하나 마나 한 소리를 하는 게 아니다. 미국이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이런 얼빠진 넋두리나 늘어놓게 되는 것이다.
2) 유엔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는 물론 북한 규탄 성명도 채택하지 못하자 브라질, 프랑스, 아일랜드,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 영국, 알바니아, 8개 나라와 함께 별도의 북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중국과 러시아, 비상임이사국 중 인도, 케냐, 멕시코, 가나, 가봉, 7개 나라는 성명에 불참했다. 유엔 내 여론 지형이 50 대 50을 이루는 것이다.
과거 유엔은 미국의 거수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미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중국, 러시아도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다. 그러나 지금은 유엔이 미국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다.
3) 한국
한국에서는 정부와 여야 할 것 없이 모두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강경입장을 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탄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도발’로 규정하며 “강력한 대량응징 보복 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국힘당 대선후보는 ‘주적은 북한’, ‘사드 추가 배치’, ‘선제타격’ 운운하며 호전적인 태도를 드러내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경쟁적으로 대북강경태도를 뽐내고 있는데, 미국보다 용감(?)한 태도다. 한국의 태도는 국제적으로도 매우 튄다. 한국만큼 북한에 강경한 나라는 일본 말고는 없다.
일본은 사사건건 북한에 강경하게 맞선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거의 없어 보인다. 한국 정부나 대선 후보의 강경한 입장도 일본처럼 영향력이 없어 보인다.
3. 민심동향
1) 미국
윤석열 후보가 북한 선제타격론을 주장하자 미국에서 윤석열 후보를 비웃는 댓글이 달려 화제가 됐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더힐의 1월 21일 <대북선제타격론이 퍼지고 있다> 기사엔 “호전적인 미치광이”, “냉전 시대 멍청이는 이제 집에 갈 시간이다”, “멍청이 같으니. 우리는 3차 세계대전을 원하지 않는다”,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이동식 ICBM 시스템을 갖춘 북한을 미국이 선제타격을 한다는 것은 쉽게 말해 용감하게 어리석은 짓이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미국인 속에 북한을 상대로 전쟁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다.
2) 한국
한국의 관련 뉴스 댓글을 보면 문제의 본질을 꿰뚫는 전문가 수준의 내용이 많다.
“미국놈들. 항상 외교적 해법이라고 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는 전략, 정말 지긋지긋하다. 내가 북한이라도 인내심에 한계가 오겠다”
- 다음 포털, 뉴스1, 2022.01.31., <美국방부 “김정은 다른 길 가길 원해..군사적 대비도 확실히 해야”>
“여태 북한이 미사일 안 쏘고 (미군) 유해 보내주고 핵실험장 폭파하고. 많이 했다. 그런데 아직도 조건 없는 대화. 장난하냐? 규제를 조금이라도 풀고 시작해라”
- 다음 포털, 서울신문, 2022.01.31., <美정부, 北에 ‘조건없는 대화’ 거듭 촉구..핵·ICBM 시험 재개 우려>
“대화가 되겠니? 미국의 대화라는 게 무조건 핵포기인데”
- 다음 포털, 연합뉴스, 2022.01.31., <美당국자 “北 핵·ICBM 시험 재개 가능성 우려”..北에 대화 촉구(종합2보)>
댓글 민심에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이 문제의 본질임을 지적하고 미국의 ‘전제 조건 없는 대화’라는 기만을 조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 특징
이런 한미 여론은 작년과 비교해도 상당히 달라진 것이다. 작년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했을 땐 ‘종전선언 하자’*라며 새로 집권한 바이든 정부에 기대감을 드러내거나 ‘이건 조건 없이 항복하라는 경고다’, ‘북한이 스스로 대화하자고 나올 때까지 제재해라’**라면서 미국이 북한을 응징할 것이라는 식의 여론이 적지 않았다.
*다음 포털, 아시아경제, 2021.08.04., <“조건없는 대화 제안 유효” 북한에 공넘긴 미국>
**다음 포털, 연합뉴스, 2022.01.31., <미·영, 러시아에 또 ‘으름장’..“우크라 침공시 전례없는 제재”>
그런데 지금은 여론의 논조가 바뀌었다. 북미대결이 격화되는 건 미국 책임이라는 여론이 크다.
왜 작년과 올해 여론이 다를까? 그 사이에 있었던 변화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북한이 작년 9~10월, 그리고 올해 1월에 극초음속미사일 등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작년 여름 미국이 아프간에서 철수했다는 것이다. 한국과 미국 여론은 이 사건을 통해 힘의 우위가 바뀌었다는 걸 느낀 듯하다.
여론의 향방을 결정하는 요소로는 명분과 역량관계가 있다.
명분 측면에서는 댓글 여론을 보면 북한이 미국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북한은 선제조치를 하고 일부 경제제재만 완화하면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그런데 미국이 이를 거부했다. 이로써 북한이 명분을 얻고 미국은 명분을 잃었다.
명분보다도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역량관계다. 여론은 힘이 더 강한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미국의 힘이 많이 약해졌다는 게 여러 경로로 확인되고 있다.
무엇보다 아프가니스탄에서도 탈레반에 쫓겨 나오는 게 미국의 현실이다.
최근 우크라이나를 두고도 미국이 약해졌다는 게 드러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있는데 미국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은 작년 6~7월 흑해에서 32개국 군과 함께 ‘시 브리즈’라는 대 러시아 연합해상훈련을 벌였다. 그렇다면 미국은 실제로 전쟁이 임박한 지금 ‘시 브리즈’ 훈련을 한 군대를 소집해 오늘 밤에라도 당장 전쟁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 하지만 미국은 연합군을 소집하지 않는다. 부른다고 병력이 모일지도 미지수다. 이런 모습에서 미국이 러시아와의 전쟁을 꺼린다는 걸 볼 수 있다.
국민은 이런 미국을 비웃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미국이 경제제재로 대응하겠다는 기사엔 “제재? 러시아가 콧방귀나 뀌겠다. 자신 있음 미군이 먼저 기습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든가? 그건 못하겠지? 미국도 힘 많이 빠졌다”*라는 댓글이 달린다.
*다음 포털, 연합뉴스, 2022.01.31., <미·영, 러시아에 또 ‘으름장’..“우크라 침공시 전례없는 제재”>
또 다른 뉴스엔 “미국은 아프간도 가차 없이 버렸다”, “미국 믿다가 아프간 꼴 된다”*라며 미국에 대한 불신이 터져 나온다.
*다음 포털, 뉴스1, 2022.01.31., <美국방부 “김정은 다른 길 가길 원해..군사적 대비도 확실히 해야”>
힘은 국제 여론을 좌우한다. 2003년 미국은 유엔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이라크를 독단적으로 침공했다. 이라크전 발발 전 유엔 나라들은 이라크침공에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미국이 힘으로 밀어붙이자 찍소리 내지 못하고 동조했다.
당시 미국의 이라크침공 작전명은 “충격과 공포”였다. 목표 지역을 초토화함으로써 이라크군의 전의를 완전히 꺾어 무력화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런 작전에 이라크군 51기갑사단과 11사단이 집단투항하기도 했다. 상대방을 완전하고 잔인하게 제압해 공포에 몰아넣음으로써 저항을 포기하고 굴복하게 만드는 건 전쟁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역시 여론이 힘의 우위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을 이용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역전돼 미국이 힘에 밀려 북한과 러시아에 꼼짝 못 하는 신세가 됐다. 그러자 여론도 힘의 논리에 따라 미국에 비우호적으로 돌아서게 된 것이다.
4. 대선 관련
1) 대선 동향
국내로 눈을 돌려보자. 한국엔 대선이 한창이다. 대선 동향에서 특징은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모두 지지율이 일정 범위에 갇혔다는 것이다. 어떤 악재가 터져도 두 후보 지지율은 5%포인트 이내의 격차를 유지한다.
가.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갇힌 이유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 후보로서 기본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 적폐언론이 일방적으로 윤석열 후보에 유리한 보도를 쏟아내면서 겨우 지지율을 받쳐주고 있을 뿐이다.
한겨레 의뢰로 케이스탯리서치가 2월 3~4일에 한 여론조사 결과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 중 65%가 ‘정권교체를 위해서’였고 ‘후보의 자질과 능력이 뛰어나서’라는 답변은 4%에 그쳤다. 이준석 국힘당 대표는 1월 1일 “(윤석열 후보가) 가만히 있으면 이길 것 같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윤석열 후보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국힘당 홈페이지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1월 29일부터 31일까지 공식일정이 아예 없다. 다른 날에도 일정이 한두 개에 그치는 때가 많다. 이마저 당내 행사나 꼭 참여해야 하는 행사일 경우가 다수다.
윤석열 후보 본인이 지지율 상승에 기여하는 게 없으니 지지율이 지금 이상으로 오를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촛불국민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막고 깎아내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적폐언론의 행태는 정말 집요하고 악질적이다. 예를 들어 김건희 7시간 녹취록만 해도 핵폭탄급 문제인데 적폐언론은 침묵한다. 김건희는 녹취록에서 “내가 정권 잡으면 거기(서울의 소리)는 완전히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 부인인 김혜경 씨가 이런 말을 했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도 적폐언론은 별 것 아니라는 듯 물타기를 한다.
이런 적폐에 맞서 분투하고 있는 건 촛불국민이다. 촛불국민은 열심히 ‘짤’을 만들고 퍼 나르며 여론의 불씨를 살려내고 있다. ‘개혁과전환 촛불행동연대’는 작년 하반기부터 검언개혁 온라인집회를 여는 등 대선투쟁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8차에 걸쳐 진행한 촛불행동연대 집회는 대체로 집회 당일 누적조회수 20만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많을 때는 하루만에 100만 누적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과거로 치면 전국 20만~100만 촛불집회가 코로나시국에 맞는 형태로 열리고 있는 것이다. 촛불행동연대는 온라인집회에 조선일보 앞 언론개혁 투쟁, 아크로비스타 차량행진과 같은 거리투쟁를 결합시켜 촛불행동의 위력을 배가해가고 있다. 그리고 서울을 비롯해 대구, 광주,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현수막을 게시하는 ‘시민 현수막 행동’을 벌여 온라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촛불국민의 주장을 전국민에게 퍼트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게 촛불국민의 투쟁이 윤석열 후보의 지지율 상승을 저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실 이재명 후보는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나.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갇힌 이유
① 언론 환경
이재명 후보 지지율이 일정 범위에 갇힌 주된 이유는 역시 적폐언론 때문이다.
2월 3일 대선 후보 4자 토론이 있었다. 애초 이재명 후보는 토론을 잘하고 윤석열 후보는 지식과 말주변이 부족하기 때문에 TV토론을 하게 되면 지지율이 요동칠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TV토론 이후에도 큰 지지율 변화가 없다.
객관적으로 보면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명백히 우월했다. 윤석열 후보는 질문을 받고 “모르겠다”라고 답하기 일쑤였다. 아예 잘못된 주장을 하고, 다른 후보가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알려줘도 아니라고 우겼다. 예를 들어 전 주한미군 사령관이 추가 사드배치가 필요 없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윤석열 후보는 그런 일이 없다고 막무가내로 고집했다. 또한 윤석열 후보는 최저임금제와 주52시간제를 폐지하겠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으면서 그런 적이 없다고 성질을 부렸다.
그런데도 적폐언론은 윤석열 후보가 토론에서 우세했던 것처럼 묘사한다. 조선일보는 2월 4일 <“尹 장악력 돋보였다”…대선 후보 첫 TV토론, 전문가 평가는?>이라는 보도를 냈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처럼 ‘모르겠다’를 연발하고 사실관계를 오인해 우겼다면 언론의 집중포화를 맞아 치명타를 입었을 것이다.
② 불리한 환경을 자초했다
이재명 후보는 편파적인 언론환경이 무척 억울할 것이다. 그런데 언론이 편파적이라는 걸 몰랐던가. 작년 11월 14일 이재명 후보는 “기울어져도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 너무 심각한 언론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재명 후보는 “우리가 언론사가 되자. 우리가 억울하게 왜곡된 정보들을 고치자”라고 호소했다.
선거에서는 ‘내가 불리했다’라고 아무리 탓을 해도 패배하면 그걸로 끝이다. 언론 환경이 안 좋으면 안 좋은 대로 전략을 세워 돌파해야 하는데 이재명 후보는 그러지 못했다.
특히 여기서 짚어야 할 문제는 이재명 후보가 이런 상황을 자초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언론의 눈치를 보는 바람에 언론에 휘둘리게 되었다.
대장동 논란과 한미연합훈련 사례를 보자.
이재명 후보는 작년 9월 대장동 논란이 불거진 후 개발이익 공공환수제 공약을 내걸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공약으로 개발이익 공공환수제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왜 못했느냐면 조선일보가 민간 자유 침해한다, 사회주의 국가냐고 공격할 거 같아서 안 했다”라고 말했다.
만약 이재명 후보가 처음부터 개발이익 환수제 공약을 냈으면 이재명 후보는 대장동 사건으로 지금처럼 곤욕을 치르지는 않았을 것이다.
1회전: 색깔론 공방
이재명 후보 말처럼 개발이익 환수제를 먼저 공약으로 내걸었으면 조선일보는 사회주의적이라며 색깔론 공세를 폈을 것이다.
2회전: 비리 논란
적폐세력은 대장동 논란 초기 이재명 후보가 비리를 저질렀을 거라는 식의 공세를 폈다.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이익이 생겼는데 뇌물을 안 받았을 리가 있냐는 식이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에게서 비리혐의가 나오지 않았다. 대신 곽상도, 윤석열 등 국힘당 쪽 인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3회전: 특혜 제공 의혹
그러자 적폐세력은 이재명 후보가 개발 이익을 충분히 환수하지 않아 민간 사업자에게 특혜를 줬다며 공격 방향을 바꿨다. 바로 이것이 지금까지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 TV토론에서도 이 점을 집요하게 공격당했다.
이재명 후보는 자기는 민간 사업자가 독차지할 수 있었던 이익을 환수한 사람이라는 걸 내세워 방어한다. 특혜를 제공할 거면 뭣 하러 그랬겠냐는 것이다.
만약 개발이익 환수제를 먼저 공약으로 내걸었으면 어땠을까. 조선일보가 앞장서서 ‘이재명 후보는 민간사업자의 이익을 빼앗으려는 사회주의자’라고 대대적으로 선전했을 것이다. 그러면 훗날 대장동 논란이 터졌을 때 조선일보는 차마 이재명 후보가 개발이익을 제대로 환수했어야 한다고 공격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만약 조선일보가 무리하게 개발이익 환수를 주장하면 이재명 후보는 ‘언제는 사회주의자라고 공격하더니 이제는 사회주의를 하라고 한다’라면서 역공 기회를 잡았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적폐청산 바람이 대선판을 휩쓸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개발이익 환수제를 공약으로 내지 않았다. 대장동 문제는 갑자기 튀어나온 논란이 아니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선거법 위반 등 다방면에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따라서 이재명 후보는 대선을 준비하면서 적폐가 대장동 사업을 문제 삼으리란 것을 충분히 예상했을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개발이익 환수제를 꺼낼지 말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대장동에서 민간 업자의 이익을 환수했는데 여기다 개발이익 환수제까지 꺼내면 사회주의자라고 공격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그래서 ‘조선일보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공약을 내걸지 않고 조용히 지나가길 바란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개발이익 환수제를 꺼내지 않아도 저들은 대장동 문제를 반드시 공격할 것이다’라고 적폐언론의 특징을 정확히 인식해 판단했어야 한다. 그래서 선제적으로 개발이익 환수제를 꺼내 색깔론 논란으로 유도했어야 한다. 그러면 적폐언론은 대장동을 가지고 더는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지 못했을 것이다.
적폐언론은 이재명 후보가 자기 눈치를 보고 회피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오히려 이를 집요하게 파고 들어 이재명 후보를 난타했다. 국민도 이재명 후보가 눈치 보는 걸 보고 ‘뭔가 잘못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해버린다.
이재명 후보는 색깔론 논란을 두려워했지만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에 충분히 여론을 설득할 수 있다.
2019년 8월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될 때 적폐세력이 가장 먼저 공격했던 건 바로 사회주의노동자동맹 전력, 즉 색깔론이었다. 이때 조국 전 장관은 “그때나 지금이나 전 자유주의자인 동시에 사회주의자다”라고 정면 대응했다. 그러자 색깔론 공세는 힘을 잃었고 적폐세력은 공격 방향을 바꿔야 했다.
색깔론을 정면돌파했으면 이재명 후보는 여론의 힘으로 구태정치를 답습하는 국힘당과 적폐언론을 제압했을 것이다.
다음으로 한미연합훈련 사례를 보자.
이재명 후보는 2020년 경기도지사 시절 “상대를 자극하는 한미연합훈련이 아니라 신뢰를 키우는 남북협력훈련이 필요”하다며 문재인 정부에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할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2021년엔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할 수 없다며 입장을 180도 바꿨다.
이재명 후보는 전시작전권 환수와 한미동맹, 기동 훈련이 없어 북한이 양해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2020년에도 똑같았기 때문에 입장을 바꾼 이유가 될 수 없다. 누가 봐도 색깔론 시비에 휘말릴까봐 적폐의 눈치를 본 것이다. 아마 이재명 후보는 색깔론 시비에 걸리면 표 떨어지고 필패한다고 벌벌 떠는 듯하다.
이재명 후보가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면 물론 한국 사회에 논쟁이 일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설득하면 충분히 분위기를 전환시켜 유리한 지형을 만들 수 있었다.
이재명 후보는 한미연합훈련 강행해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나는 미국을 설득할 수 있다’라는 명분도 제시할 수 있었다.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하면 북한이 괌 포위사격 등 미국을 향해 공세를 펼 수 있다. 미국은 이걸 감당할 수 없다.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해 북한이 공세를 펴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건 이념적인 문제가 아니라 실용주의다’라는 논리를 펴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극초음속미사일 같은 최첨단무기를 시위했다. 더 나아가 선제조치를 재검토하고 있다. 이는 곧 핵시험과 ICBM 발사를 하겠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이 괌포위사격이나 그보다 더 미국에 위협적인 행동을 할 수도 있다. 미국은 지금도 북한을 감당하지 못하고 조건 없는 대화를 하자며 저자세를 보인다.
이재명 후보가 꾸준히 설득했다면 지금쯤 ‘내가 주장한 대로 작년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고 북한이 문제 삼는 미국산 첨단무기 반입을 중단시켰다면 오늘날 북한에 미사일 발사를 단행할 빌미를 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명분을 더욱 키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여론의 공감을 얻는 건 물론이고 미국의 동의까지도 받아냈을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입장을 바꾸기에 너무 늦었다. 이미 1월에 강경한 입장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제 와서 한미연합훈련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해도 여론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 작년부터 여론 설득 작업을 했어야 했다.
이재명 후보가 연합훈련을 강행해야 한다고 주장했기 때문에 1월 북한 미사일 발사 때도 자연스럽게 강경한 입장을 표시하게 되었다. 그런데 대북강경대응은 적폐세력의 전통적인 정책이기 때문에 국힘당에 힘을 실어줄 뿐이다. 이재명 후보가 적폐세력의 눈치를 보다가 자기 발목을 잡은 것이다.
③ 시대정신의 실종
이재명 후보가 적폐세력의 눈치를 보면서 생겨난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대선에서 시대정신이 사라져버리게 된 것이다.
과거 군사독재적폐와 국민의 대결 전선은 민주화였다. 만약 당시 김대중 후보가 박정희 후보와 맞서면서 색깔론 공세를 피하기 위해 민주화나 평화통일을 말하지 않고 오로지 복지공약만 내세웠다면 어땠겠는가. 대선은 시대적 의미를 잃고 김대중 후보는 무맥하게 완패했을 것이다.
오늘날 이재명 후보가 딱 이런 모습이다. 적폐의 눈치를 보느라 적폐청산이나 평화·번영·통일 같은 시대정신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시대정신이 실종된 대선엔 탈모 치료 건강보험 확대 같은 소확행만 남았다.
적폐세력 눈에 거슬릴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적폐의 공격을 피하게 되는 게 아니다. 눈치를 보고 달아나면 적폐세력은 기세등등하게 쫓아와 더욱 철저히 짓밟는다.
2) 막판 변수
가. 여러 의혹은 결정적 변수가 될 수 없다
선거는 바람이다. 2021년 재보궐선거 땐 LH사태가 일어나 부동산 바람이 선거판을 휩쓸었다. 이렇게 부는 바람은 용을 써도 넘을 수 없다.
지금은 바람이 없다. 최근 뉴스를 뒤덮고 있는 건 김건희의 7시간 녹취록과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다. 이런 의혹은 대선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다. 앞서 이재명 후보 아들의 도박 문제 등도 바람을 일으키지 못했다.
이런 의혹들이 선거 바람이 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첫째로 이런 의혹들은 시대정신과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논의되어야 할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오늘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상당히 엄중하다. 우크라이나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상태에 놓여 있다. 대만에서도 중국과 미국의 군사충돌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고조되고 있다.
국민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사실을 다 안다. 관련 기사 댓글을 보면 국민이 전문가 수준의 분석을 척척 내놓는다.
“미국은 또 경제제재만 하고 끝. 미국에 국가안보를 의존하면 안 된다. 자주국방 해야 되고 전작권도 환수해라”, “미국은 관전하며 참여할 의사가 전혀 없고, 나토는 힘이 없고, 유럽은 자기들 경제에 불똥 튈까 머뭇머뭇. 힘없는 국가가 이렇게 된다”
- 다음 포털, 머니투데이, 2021.12.12., <“30분이면 초토화”..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하려는 3가지 이유> 댓글
“저 꼴(우크라이나 꼴) 안 당하려면 우리나라도 핵미사일 가져야 한다. 미국의 핵우산? 트럼프가 우산은 공짜가 아니라고 누차 얘기해서 이제 귀에 딱지가 앉았다. 그러니 자체적으로 핵우산을 만들어야 우크라 꼴 안 당한다”
- 네이버 포털, 머니투데이, 2021.12.12., <“30분이면 초토화”..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하려는 3가지 이유> 댓글
“러시아는 죽어도 우크라가 서방 영향력 아래 있는 꼴은 못 볼 거고 미국은 웬만하면 판을 벌이고 싶진 않은데 물러서는 순간 쿠르드족에 이은 또 하나의 토사구팽이 될까 봐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 우크라가 러시아에 넘어가는 게 무서운 게 아니라 토사구팽이 또 일어나면 미국에 대한 신뢰도 문제가 되는 거고 신뢰도가 무너지는 순간 미국 중심 질서가 무너지게 되는 것”
- 다음 포털, 헤럴드경제, 2022.01.24., <“외교로 풀자”던 美, 군사적 옵션 꺼내들었다..러시아에 강경 대응 예고>
과거 국민은 미국이 우리를 지켜줄 거라고 여겼다. 그런데 지금은 미국이 우리 편도 아니고 우리를 지켜줄 만한 힘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북한이 핵무장을 한 게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측면에서는 올바른 선택이었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국민은 지금 한국이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여기에 답을 주는 것이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길이다. 그런데 대선 후보들은 이에 대한 대답을 주지 않고 있다. 이런 중요한 문제에 비하면 김건희 7시간 같은 건 중간 정도 급의 사안이다.
여러 의혹들이 선거 바람이 되지 못하는 건 둘째로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후보나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다.
국민은 두 후보 모두 도덕적으로 약점이 있다고 여긴다. 윤석열 후보에게 김건희 문제가 있으면 이재명 후보에게도 부인이나 아들 등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적폐세력은 마지막까지 이재명 후보의 가족 문제로 바람을 일으키려고 몰아가고 있다. 이재명 후보는 윤석열 후보 도덕성 문제로 바람을 일으키려고 시도하는 것 같진 않다. 어찌 됐든 국민이 보기엔 어느 한쪽만 일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도덕성 문제가 대선에서 결정적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다.
나. 태풍이 될 북한 변수
특별한 바람이 불지 않고 흘러가는 대선 막바지, 북한 변수가 결정적 변수로 떠올라 태풍급으로 휘몰아칠 수 있다.
북한은 1월 한 달 동안 미사일 발사 시험을 휘몰아쳐서 단행했다. 지금은 베이징 겨울올림픽 때문인지 중단한 상태다.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2월 20일까지다. 그 후 북한이 행동을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2월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태어난 광명성절부터 4월 15일 김일성 주석이 태어난 태양절까지를 “혁명적 기상을 만천하에 과시하는 중요한 정치적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북한이 행동을 재개하면 “만천하에 과시”할 수 있을 정도로 수위가 높을 것이다.
1월 30일 북한이 마지막으로 쏘아 올린 건 중장거리 미사일이었다. 그렇다면 이어서 급이 더 높은 ICBM 무기를 시연할 수 있다. 혹은 인공위성 발사나 유인우주선 같은 우주개발을 시도할지도 모른다.
2월 북한 공세도 1월 공세처럼 매우 전격적일 것이다. 북한이 1월에 7차례나 미사일을 몰아쳐 발사할 거라고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2월에도 예측을 뛰어넘을 것이다. 만약 북한이 2월 말, 1주일에 두어 번씩 ICBM이나 그에 준하는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면 대선 정국이 북미대결의 태풍으로 뒤덮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독특한 현상이 있다.
앞서 1월 북한 미사일 발사를 세 부류로 설명했다. 초기에 발사한 1부류는 초현대적인 첨단무기, 중기의 2부류는 실전용 미사일, 말기의 3부류는 미국을 겨냥한 무기였다. 한국 입장에서는 1, 2부류의 무기가 치명적이고 3부류의 미사일은 한국 안보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이 1월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해 직접 주재한 것이 한 번 있는데 바로 북한이 3부류 미사일을 시험한 1월 30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NSC 전체회의를 주재한 건 2021년 1월 21일 신년 업무보고 청취 후 1년 만이었다.
한국 정부엔 자국의 위험보다 미국의 위험이 더 큰 안보문제인 것일까? 무슨 살신성인이라도 하는지 자기 안전은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보호에만 전심전력을 다 바치는 것처럼 보인다. 한국 정치권이란 참 이상하고 독특하다.
이런 특성까지 고려하면 2월 북한이 미 본토를 직격할 능력이 있다고 해석할 만한 우주개발 활동을 하거나 무기를 시연하면 한국과 미국이 온통 난리 날 것이다. 북한이 중장거리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정부는 NSC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여야 대선 후보가 모두 예민한 반응을 보였는데, 이런 반응이 훨씬 증폭될 것이다.
사실 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든 말든 무시하면 된다. 어느 나라나 자유롭게 무기를 개발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무기개발을 무시하지 못하고 꼬박꼬박 극단적인 긴장에 빠져 반응을 내놓는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월 4일 “북한 문제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 위협에 대한 대응은 미국에 최우선 순위”라고 밝혔다. 미국 폭스뉴스가 여론조사 업체 모닝 컨설트에 의뢰해 1월 16~19일에 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이 가장 걱정하고 있는 안보 위협으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68%)가 꼽혔다. 전운이 감돌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비율은 62%였다.
미국의 수뇌부는 물론이고 평범한 미국인들도 사람이 죽는 전쟁보다 어느 나라나 다 하는 미사일 시험에서 더 위협을 느낀다. 이것도 참 특이한 현상이다. 하여튼 이런 인식 때문에 미국은 일일이 반응을 보이고 그 반응이 더욱 큰 반발을 불러와 일을 점점 키운다.
미국은 물론 대선을 앞둔 한국 정부와 이재명 후보, 윤석열 후보도 북한이 행동을 재개하면 파르르 떨면서 극도의 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더욱 파괴력을 키우면서 대선 정국을 강타할 것이다. 모두 한국과 미국이 자초한 상황이다.
만약 북한이 행동에 나서면 윤석열 후보는 어떻게 할까?
윤석열 후보는 북풍이 자기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고 색깔론 공세를 펼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왜 아무 말 하지 않느냐, 북한에 저자세를 보인다며 떠들 것이다.
여기서 미국이 북한에 강경군사대응을 하면 윤석열 후보에게 힘이 실린다.
반면, 미국이 1월처럼 2월에도 북한에 대화를 하자는 등 저자세를 보이면 윤석열 후보는 낙동강 오리 알 신세가 된다. 미국도 북한과 대화하자는데 윤석열 후보는 자기가 뭔데 아는 것도 없으면서 함부로 날뛰느냐며 비난을 받을 것이다.
이미 2월 3일 대선후보 4자 토론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선제타격 발언이 매우 경솔하다며 대통령은 전쟁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윤석열 후보는 “전쟁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억제하기 위해서” 선제타격을 하겠다는 황당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만약 미국이 북한에 강경태도를 보이는 중이었다면 윤석열 후보는 당연히 북한을 제압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당당하게 맞섰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저자세를 보였기 때문에 윤석열 후보의 입장이 궁색해지고 한순간에 바보가 됐다.
윤석열 후보는 2월에 북미대결의 태풍이 몰아치면 자기가 선제타격을 떠들었던 것이 자기 무덤을 판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 미사일을 쏠지 모르는 이동식 ICBM, 레이더 경보음이 채 울리기도 전에 목표물을 타격하는 극초음속미사일을 가진 상대를 선제타격하겠다고 하다니, 얼마나 생각이 없고 무능한 짓이었는지 현실에서 증명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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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준-이재명 회동] 윤 "경제 모르는 대통령은 국민에게 공포"
'당선시 뉴노멀준비위' 윤여준 제안에 이재명 "위원장 맡아달라"... '통합정부, 정치개혁' 공감대
22.02.08 22:58l최종 업데이트 22.02.09 00:19l박소희(sost)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저녁 서울시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나 함께 이동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저녁 서울시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만나 함께 이동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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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중도 확장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8일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과 만났다. 두 사람은 허심탄회하게 국정운영 방향 등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고, 윤 전 장관은 많은 질문을 던진 이재명 후보의 모습에서 '고민'을 느꼈다고 한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6시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경제를 모르는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국민에게 공포로 다가올 것"이라며 "국정 최고 책임자의 무능은 해악"이라고 조언했다. 또 향후 국정운영에서 시대의 변화, 정치개혁의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대통령이 된다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아 뉴노멀시대준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전 장관은 지난 1월 19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이재명 후보는 효율성을 중시하는 나머지 민주적인 과정과 절차를 생략하고 싶어 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점은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이날 이 후보를 만나서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하며 "현재 유지되고 있는 거대 양당의 절대적 공존관계는 의회 민주주의 정신을 지켜낼 수 없다"고 당부했다. 이 맥락에서 이재명 후보가 최근 꺼낸 '통합정부 구상'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저녁 서울시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비공개로 만나 대화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8일 저녁 서울시 여의도 한 식당에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비공개로 만나 대화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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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윤 전 장관의 견해에 적극 공감하며 대한민국이 나아갈 길, 차기 정부의 주요 과제 등에 관한 질문을 계속 던졌다. 두 사람이 물 흐르듯 대화를 주고받느라 회동은 점점 길어졌고, 금방 2시간을 채웠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윤 전 장관은 이 후보가 폭넓게 물으면서도 자신만의 생각을 밝히는 모습에 '우리나라 정치인들을 만나면 질문이 거의 없는데, 이 후보가 평상시에 고민을 많이 한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해졌다.
이 후보는 윤 전 장관이 제안한 뉴노멀시대준비위와 관련해 '(당선 뒤 위원회를 구성한다면) 그때 위원장을 맡아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윤 전 장관은 '저 같이 나이 많은 사람이 그런 걸 하겠냐'며 웃었으나 8일 회동 상황을 종합해보면, 두 사람은 상당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분위기다. 다만 윤 전 장관은 줄곧 '여야 후보 누구든 만날 수 있어도, 선대위 합류는 없다'며 선을 그어왔다. 이날 만남 역시 '윤여준 등판'은 아닌 셈이다.
한편 윤 전 장관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같은 파평 윤씨이기도 하다. 그러나 윤 후보 쪽에서 도움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알려졌다. 윤 전 장관은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윤석열·이재명 후보가 TV에 나와서 얘기하는 걸 보면 이 후보는 거의 자료를 안 보고 얘기하는 반면 윤 후보는 전부 보고 읽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TV토론이 벌어지면 윤 후보는 상당히 토론 자체가 힘들지 않겠냐"고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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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중정서 대선 변수 될 거라는 전망은 언론 희망사항?
기자명 노지민 기자 입력 2022.02.09 07:42 댓글 2
[아침신문 솎아보기] 주요 일간지 1면, 베이징 올림픽으로 불붙은 ‘반중’ 정서 집중
대권 단일화 움직임에 “유권자에 예의 아냐” “安心은 아니다”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의 편파판정 논란이 반중 정서를 부르고 있다. 지난 개회식에서 중국의 소수민족 중 조선족이 한복을 입고 나온 일에 이어 7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의 실격 논란이 불거지면서 중국에 대한 반감은 한층 더 들끓고 있다. 9일 한겨레를 제외한 주요 종합일간지들은 모두 편파판정 논란을 1면 기사에서 언급했다. 아래는 이날 신문들 1면의 베이징 올림픽 관련 기사들 제목이다.
경향신문: ‘반중 정서’ 고조… ‘혐중’ 미끄럼 주의
국민일보: 벌써 4건 편파 판정 ‘中 체전’ 된 올림픽
동아일보: 反中 감정에 기름 부은 ‘불공정 올림픽’
서울신문: 공정 깨버린 중국 ‘NO 올림픽’ 폭발
세계일보: 판치는 편파 판정…‘불공정 베이징 올림픽’
조선일보: 중국 올림픽 편파판정에 6국 항의
중앙일보: 중화주의, 올림픽 정신 삼켰다
한국일보: 편파판정 없는 빙속서… 김민석, 메달 물꼬 텄다
대한체육회는 쇼트트랙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 판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제소를 결정하고, 베이징에 있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8일엔 베이징의 올림픽 미디어 센터(MMC)에서 윤홍근 한국 선수단장(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 등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일보는 이를 다룬 관련 기사(“80억 인류가 편파 판정 지켜봐”…CAS 제소하고 바흐에 따진다)로 주요 내용과 함께 “중국의 편파 판정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 취재진뿐만 아니라 로이터통신 등 외신 기자들도 다수 참석했다. 제대로 통역이 이뤄지지 않아 항의가 있기도 했다”고 전했다.
▲2월9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2월9일자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중앙일보는 올림픽에 대한 비판을 ‘2030세대의 불공정 분노’로 연결했다. ‘중국, 스포츠까지 꼼수…불공정 민감한 2030 폭발했다’ 제목의 기사는 “일부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중국인에 대한 혐오 표현 등을 사용하며 중국에 강한 적개심을 보인다”며 “중국이 다른 나라의 고유문화를 중국이 원조인 것처럼 주장하는 ‘문화공정(工程)’ 논란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의 경험을 통해 ‘중국은 불공정한 방식을 쓴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라 해석했다.
이런 반중 정서는 기업의 마케팅에도 영향을 미치는 추세다. 서울신문 기사(‘꼭꼭 숨겨라, 회사명도 로고도’ 1200억 쓰고 마케팅 접은 기업)는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동네잔치’ 수준으로 변질되면서 이번 올림픽에 각각 1000억원 이상 후원한 글로벌 기업들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라며 “기업들은 애초 중국 내 인권 탄압을 문제 삼은 미국과 유럽 각국 정치권과 시민사회의 ‘올림픽 보이콧’ 요구에도 거대 시장인 중국과 대형 스포츠 행사인 올림픽에 거액의 후원을 결정했지만,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내재했던 ‘반중 정서’가 폭발하면서 올림픽 마케팅을 사실상 접은 상황”을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불공정’ 문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권 등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에 반하는 중국의 행보를 비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자칫 쇼비니즘(맹목적 국수주의)으로 흐를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중 정서’의 과열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했다. 관련 기사(‘반중 정서’ 고조… ‘혐중’ 미끄럼 주의)에서 하남석 서울시립대 교수는 “한편에선 홍콩,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등에서 비롯한 비판적 시각이, 또 한편에선 극우화된 청년층의 혐오 발현의 일종으로 나타나는 혐중 정서 등이 혼재하고 있다”며 “이러한 맥락을 보지 않고 정치권이나 언론까지 손쉽게 반중 정서에 올라타는 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이미 지금의 논란이 대선 변수로 옮겨갔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여야 모두 “분노”…대선 돌발변수로 떠오른 ‘中風’ 조의준 주형식)에서 “민주당은 편파 판정 논란에 내부적으로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이 20일까지 열리는 만큼, 이번 이슈가 대선 막판까지 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국민의힘도 반중 정서를 선거 전면에 내걸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미 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이 후보가 지난 2016년 중국 CCTV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사드 배치를 철회할 것”이라고 한 발언 등을 온라인을 중심으로 퍼뜨리고 있다”며 “후보나 당 차원이 아닌 지지자들을 통한 온라인 여론전에 나서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재명 배우자 ‘과잉의전’ 논란, 대응 방식이 기름 부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를 둘러싼 과잉의전 논란을 민주당 대응이 더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월9일자 한국일보 4면 기사
▲2월9일자 한국일보 4면 기사
한국일보는 이날 기사(與, 김혜경 엄호하다 실언 쏟아내… 뒤늦게 발언 자제령)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의 ‘과잉 의전·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은 대선 승부를 가를 수도 있는 대형 악재다. 그러나 민주당 대응엔 그러나 정교한 전략이 없다. 오히려 실언, 무리수 등으로 ‘화’를 스스로 키우고 있다”며 “해당 의혹을 폭로한 전직 경기도 공무원 A씨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며 공격하거나, 틀린 팩트로 반박하고, 의혹 자체를 별 것 아닌 일로 치부하는 식”이라 지적했다.
한겨레 기사(김혜경 논란 ‘꼬리 자르기’ 당 내부서도 쓴소리)는 “민주당의 이런 대응을 두고, 당내에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의 원인을 측근의 ‘과잉 충성’ 탓으로 돌리는 꼬리 자르기식 대응이 도리어 반감을 자초한다는 것”이라며 “선대위 관계자는 “배씨가 논란 초기(지난달 28일)에 허위사실이라고 강하게 부인했던 것 때문에 이미 신뢰가 깎인 상황”이라며 “과잉 충성이었다고 해도 배우자가 하지 못하게 했어야 하는 일인데 선긋기 전략이 먹히겠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 안에서는 무턱대고 이 후보자 쪽을 두둔하며 책임 떠넘기식 대응을 하는 것보다, 차라리 이 후보 부부가 한차례 더 직접 사과에 나서는 게 낫지 않냐는 얘기까지 나온다”는 것이다.
정치권 단일화 논의, 흐린눈으로 보는 언론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지만 그 중심에 선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단일화’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8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안 후보는 “당선이 목표이지 완주가 목표는 아니다”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경향신문 기사(“난 당선이 목표”…단일화에 계속 선 긋는 안철수의 생존법)는 “이는 안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을 거론할 수 없는 상황과 관련 있다. 단일화를 먼저 언급할 경우 지지율이 빠질 수 있고, 지지율 하락은 실제 단일화가 진행될 경우 협상력 하락으로 귀결될 수 있다”며 “또 대선 출마 명분인 양당 체제 극복과 단일화는 모순된다. 안 후보로선 시기나 명분상 단일화를 언급하기 어려운 셈”이라 했다.
그러나 한국일보 기사(단일화 카드에 선 그었지만… 대선판도 ‘安心’ 안되는 이유)는 “안 후보는 후보 단일화 제안을 물리치기 어려운 입장이다. 지난달 10%대를 찍은 안 후보 지지율이 최근 한 자릿수로 떨어지면서 '대선 완주'를 확언할 수 없게 됐다”며 “안 후보의 단일화 거부로 보수 표가 갈려 정권교체가 무산되면, 보수 진영의 원망은 윤 후보보다 안 후보로 향할 공산이 크다”고 해석했다. 이어 “단일화에 전격적으로 나선다고 ‘꽃길’이 보장된 건 아니다”라며 “협상을 할 공간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국민의힘 관계자 발언을 덧붙였다.
▲2월9일자 경향신문 3면 기사
▲2월9일자 경향신문 3면 기사
단일화 논의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일보 사설(명분 없는 후보 단일화, 유권자에 대한 예의 아니다)은 “유권자에게 선택을 강요하려면 적어도 명분은 갖춰야 한다. 비전과 정책을 공유하는 정책 연대, 가치 연대의 내용 정도는 제시해야 한다. 후보를 양보하면 총리를 준다느니 몇 개 부처를 준다느니 하며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단일화가 승리의 보증수표도 아니다”라며 “2012년 18대 대선에서 안 후보 사퇴로 문재인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됐지만,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했다. 습관적인 단일화 논의는 성사되기도 어렵고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 했다.
서울신문 사설(尹·安 단일화, 정책·비전 빨아들이는 블랙홀 안 돼야)은 “1997년 DJP(김대중·김종필) 연합, 2002년 노무현ㆍ정몽준, 2012년 문재인ㆍ안철수 단일화 등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 건전한 선거문화를 선도하기보다는 ‘권력 나눠 먹기’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며 “후보 단일화 논란이 국가의 미래를 밝히는 정책 선거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됐다는 과거의 경험을 잊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우크라이나, 미얀마, 아프간을 통해 알게된 진실
기자명 강호석 기자 승인 2022.02.08 20:28 댓글 0
우크라이나, 미얀마, 아프간은 미국 바이든 행정부 들어 큰 정치적 사변이 일어난 곳들이다. 모두 미국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 수립한 친미정권이 하루아침에 몰락해 버린 공통점도 있다.
미얀마 아웅산 수치의 실각, 아프간에서 미군의 완전 철수에 이어 최근 친미 성향의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마저 “미국이 오히려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 러시아의 국경지역 병역 배치는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라고 말해 미국에 등을 돌린 모양새다.
미국의 지원과 비호를 받으며 정권을 유지하던 세계 각지의 친미 세력들이 하나 둘 권좌에서 쫓겨나고, 미국과 ‘손절’한 이유는 뭘까? 바로 미국의 국제적 지위 하락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2013년 11월 일명 ‘유로마이단’ 사태를 일으켜 폭동으로 정권을 찬탈한 우크라이나 친미 세력은 미국의 원조를 기대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연합(EU) 가입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미국은 약속한 경제원조를 이행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까지 겪게 되자, 임시정부를 구성하고 있던 친미 세력에 우크라이나 국민은 등을 돌렸다.
여기에 NATO를 앞세운 미국의 군사 위협에 러시아가 끄떡도 하지 않는 데다 국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는 등 일전불사를 각오해 나서자 미국은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있다.
미국으로선 러시아와의 군사적 충돌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결국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NATO와 EU 가입을 포기하고 전쟁 위기를 조장하는 미국과 ‘손절’하기에 이른 것이다.
미얀마
미얀마 아웅 산 수치의 실각도 우크라이나와 유사하다.
1988년 이른바 ‘8888항쟁’이라 불리는 대규모 반공 시위(색깔 혁명)가 발생해 미국과 서방의 지원을 받던 수치의 정치적 영향력이 확대되었다.
1995년 첫 선거에서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은 패배했지만 미국과 서방의 꾸준한 지원으로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차지한다.
국경을 맞댄 미얀마에 친미정권이 들어서자 중국은 미얀마와의 협력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한다. 2017년에는 중국에서 벵골만을 통해 미얀마 국토를 관통하는 송유관 및 가스관까지 개통하면서 우호관계가 조성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친미정권인 미얀마와 중국 사이에 균열이 발생했다.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미얀마에 있어 경제위기를 자초한 꼴이 되었다. 여기에 2020년 11월 미얀마 총선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이 열세인 소수민족 거주 지역에 대한 선거 미실시, 불법 사전투표와 투표지 수거, 투표함 분실, 유권자보다 860만명 많은 집계 투표지 등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이 부정선거를 인정하지 않자, 직전까지 정권을 잡았던 사회주의 군부가 2021년 2월 수치와 대통령 윈 민을 비롯한 정부 인사들, 그리고 여당 소속 의원들을 감금해 버렸다. 결국 수치는 실각하고, 친미 세력은 이렇게 미얀마 권좌에서 물러났다.
이런 조건에서 미국이 다시 '8888항쟁'같은 대규모 반공 시위를 공모하기는 쉽지 않다.
▲훈센(왼쪽) 캄보디아 총리가 지난 1월 미얀마 수도 네피도 공항에 도착해 운나 마웅 르윈 미얀마 외교장관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아프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2001년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해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괴뢰 정부를 세운다. 그러나 미국의 비호 아래 20년 간 연명한 아프간 친미 정권은 2021년 8월 탈레반 정부가 카불에 무혈 입성하면서 종말을 고한다.
카불에서 미군이 완전히 패퇴하자, 아쉬라프 가니 당시 아프간 대통령은 저만 살겠다고 자기 재산을 4대의 차에 나눠 싣고 허겁지겁 도망갔다.
아프간에서의 20년 전쟁에 패배한 미국, 그것도 정규군이 아닌 탈레반에 당한 치욕적인 패전은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미군에겐 국제적 망신거리가 아닐 수 없다.
우크라이나, 미얀마, 아프간의 사례를 통해 알게 된 진실은 이제 미국은 자신들이 공들여 키운 친미 정권을 보위할 능력이 매우 약해졌다는 사실이다. 또한 미중 갈등으로 불거진 '신냉전'으로 인해 친미 동맹은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된 점도 결코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친미 정권이 계속 유지되기 위해서는 국민적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다.
자국 국민의 이익과 미국의 요청이 끊임없이 충돌하기 때문에 친미 노선을 유지하면 불가피하게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결국 미국과 ‘손절’이 답인데, 과연 세계 유수한 친미 정권들 중에 ‘자주의 길’을 선택할 용기 있는 국가 지도자는 얼마나 될까?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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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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