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2일 수요일

조선총독부 행세하는 비건 '워킹그룹'

조선총독부 행세하는 비건 '워킹그룹'
비핵화와 대북제재, 남북관계를 조정하는 한미 ‘워킹그룹’의 두번째 정식 회의가 이달 중 개최될 전망이다. 워킹그룹은 지난달 20일 출범과 동시에 워싱턴에서 1차회의를 하고, 지난 7일에는 실무그룹 화상회의도 개최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의 승인 없이 한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란 발언 직후라는 점에서 워킹그룹의 행보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왼쪽)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면담 모습. [사진 : 뉴시스]
워킹그룹에 참가하는 미국측 비건 대표의 남다른 행보에도 관심이 쏠렸다. 차관보 급 인사인 비건 대표가 청와대 정의용 안보실장 대신 임종석 비서실장을 콕 찍어 만나는가 하면, 통일부장관과 외교부장관을 소환하듯 접견하고 돌아갔다.
워킹그룹 1차회의 결과는 더 큰 우려를 자아냈다. 워킹그룹은 북미사이에 합의된 완전한 비핵화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공동목표로 설정하는가하면, “비핵화가 남북관계 발전에 뒤처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남북관계 개선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지난 7일 열린 실무그룹 화상회의에서는 순전히 남북간의 현안문제인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승인여부까지 협의 안건으로 다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워킹그룹이 마치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 노릇을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특히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남북철도연결 사업의 속도조절 문제까지 다룬 것은 미국의 내정간섭이 도를 넘었다는 분석이다.
워킹그룹의 지나친 국내정치 개입이 계속되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지난 10일 재외공관장 격려만찬을 주재한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제는 남의 장단에 춤 출 것이 아니라 우리 장단에 춤을 추는 것이 제일이다”는 1948년 우사 김규식 선생의 발언을 소개했다. 워킹그룹의 도를 넘은 내정간섭을 경계하고 남북관계는 우리민족끼리 알아서 해결한다는 판문점선언의 대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2차 워킹그룹회의가 예정된 조건에서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 이행 과정에 미국과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정상간에 합의 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등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풀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문 대통령이 밝힌 것처럼 남과 북 우리가 주인이 될 것인지, 워킹그룹의 지시와 승인을 받을 것인지는 결국 우리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기초연금 관련 예산까지 '줬다 뺏나?'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줬다 뺏는 복지' 공개 토론하자



지난주 국회가 내년도 예산을 469조 6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해마다 예산 국회가 끝나면 뒷이야기들이 들리는데, 올해에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에 대한 보도가 잦다. 대략 보도 내용은 이렇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 해결의 단초를 여는 예산 합의를 봤는데, 본회의에서 도로 삭감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기초연금 정책의 사각지대, 기초생활수급 노인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노인 빈곤율 12%의 4배인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 하위 70%인 500만 명에게 월 25만 원의 기초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민연금연구원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기초연금 수급자의 78%가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동 연구원의 2018년 보고서는 2014년~2016년 기초연금 지급에 따른 노인의 상대빈곤율(노인인구 중 가처분 중위소득 50% 미만인 계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4.0%~5.6% 완화되었고, 빈곤갭(중위소득과 빈곤층의 평균 소득 차이 정도)은 8.2%~11.8% 완화되었다고 밝혔다. 즉 기초연금은 노인 빈곤과 소득 불평등 완화에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기초연금 수급 인구 약 8%에 해당하는 40만 명의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 노인은 정작 이러한 기초연금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기초연금법에 따라 기초연금 25만 원을 받지만,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에 따라 종전의 생계 급여에서 25만 원이 삭감되기 때문이다. 법에 의거 지급하고 시행령에 의거 삭감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다. 내년에는 소득 하위 20% 노인에게 기초연금 30만원이 지급되지만 그 20%의 최하위 빈곤층인 수급 노인의 생계 급여에선 30만 원이 삭감될 것이다. 노인 빈곤 문제 해소를 위한 기초연금 정책에서 정작 가장 가난한 노인은 배제되고 있다. 
▲ 2014년 7월 1일 청와대 앞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을 촉구하는 도끼상소를 벌이는 노인들.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부는 빈곤노인의 기초연금을 왜 줬다 뺏을까? 
보건복지부가 수급노인의 기초연금을 줬다 뺏는 것은 기초연금을 소득으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회복지학자들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충성 원리에 따라 기초연금 소득만큼 생계급여를 삭감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한다. 그러나 기초연금만큼 일반 노인의 삶이 개선되는 것에 비하여 최빈곤 노인의 삶이 생계급여 수준에 묶이는 '빈곤 동결' 즉 형평성의 문제에 대해선 마땅한 대답을 못한다. 가끔은 생계 급여 수준 자체를 개선하는 대안을 말하지만, 실제 의지는 수년째 찾아볼 수 없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보충성 원리에 덧붙여, 비수급 노인의 빈곤 문제 해결이 우선임을 누차 강조한다. 차상위 계층으로 대표되는 비수급 노인의 빈곤 문제는 부양의무자 문제나 추정 소득 등의 독소 조항 해결로 풀어야지, 수급 노인 복지를 '인질'로 삼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 장관은 기초연금 재정 분배의 우선순위까지 염두에 두고 발언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장관 논리대로라면 소득 70%까지의 지급선을 60%로 조정해서라도 최하위 빈곤 노인의 기초연금을 보존하는 게 오히려 맞는 것 아닌가. 또 460만 명의 기초연금을 5만 원, 10만 원 인상하기에 앞서 40만 명 수급 노인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를 시민사회와 언론에서 수년째 지적해 왔어도 복지부는 보충성 원리와 차상위 계층 핑계로 생계비 삭감을 고집하고 있다. 기초연금법에서 지급하도록 제정된 수급자의 기초연금이 행정부 시행령에서 삭감되는 이 문제가 헌법재판소 헌법소원으로 넘어간 상황이기도 하다.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도 앵무새 답변을 하는 복지부를 보다 못해 국회 보건복지위가 기초생활수급 노인에게 월 10만 원이라도 추가로 지원하자고 2019년도 예산 4102억 원을 의결했으나, 이 예산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끝내 좌초되었다. 

국민 앞에서 끝장 토론하자 
시민단체와 언론과 국회가 한 목소리로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이제 본격적으로 사회적 토론의 장으로 올려야 한다.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복지부 책임자와 보충성 원리로 이를 뒷받침하는 복지학자들, 그리고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와 국회의원과 당사자가 한 자리에 모여 국민 앞에서 끝장 토론을 하자. 

국민 세금으로 조성되고 집행되는 복지 예산은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는 국민의 합의에 따라야 한다. 가난한 국민의 고통스런 삶의 문제를 학자들의 원리주의와 관료의 탁상행정에 맡겨서는 안 된다. 배고파 봤냐고 묻고 싶다. 

mrokh@naver.com다른 글 보기

"굴뚝에 올라가고 싶어 간 게 아니다"

18.12.12 20:52l최종 업데이트 18.12.12 20:52l





파인텍 오체투지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라"  차광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장과 ‘스탁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파인텍지회 박준호, 홍기탁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오는 24일이면 굴뚝고공농성 기록인 408일이 된다며 정부가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 줄 것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파인텍 오체투지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라" 차광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장과 ‘스탁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파인텍지회 박준호, 홍기탁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오는 24일이면 굴뚝고공농성 기록인 408일이 된다며 정부가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 줄 것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408일 굴뚝에 올랐던 그가 이번엔 곡기를 끊었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장 이야기다. 차 지회장은 슬픈 기록의 보유자다. 그는 지난 2014년 5월부터 경북 구미에 있는 스타케미칼 공장 안 굴뚝에 올라 408일간 '고용 승계와 노동조합, 단체협약'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했다.

지난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 있는 거리에서 차 지회장을 만났다. 그는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 사무실이 있는 건물을 돌며 산책을 하고 있었다. 추운 날씨에 몸이 굳지 않으려면 "몸을 좀 놀려야" 하기 때문이다. 단식농성장이 차려진 천막에서 그를 인터뷰 했다.

"단식농성, 가족에겐 알리지 않았다"
 
 지난 10일 단식농성에 들어간 차광호 스타케미칼(파인텍) 지회장
▲  지난 10일 단식농성에 들어간 차광호 스타케미칼(파인텍) 지회장
ⓒ 신유아
 
- 또 한 번 큰 결심을 하게 됐다.
"박준호, 홍기탁 두 동지가 395일째(11일 기준) 75m 굴뚝에 올라가 있다. 박준호 동지는 몸무게가 50kg으로 줄어들 정도로 육체적 고통을 당하고 있다. 기나긴 농성으로 두 사람 모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크다. 하지만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는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두 동지의 투쟁이 어떻게 하면 승리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이런 고민하다가 어쩔 수 없이 단식을 선택하게 됐다. 진짜 하기 싫은 투쟁이고 해선 안 되는 투쟁이지만, 두 동지를 위해서 이것밖에 선택할 수 없었다."

-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
"아직 이야기 못했다. 조만간 알게 되겠지만 미리 말할 필요가 있겠나 싶었다. 좋은 일도 아닌데 빨리 알아서 뭐하겠나. 상황이 좋아지는 것도 아닌데."

- 농성이 길어지고 있다. 사측에 무리한 요구를 하는 건 아닌가?
"합의서를 지키라는 거다. 2015년 회사는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단체협약을 약속했으나 교섭을 회피해 왔다. 파인텍 지회는 나를 포함해 5명이다. 김세권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 김 대표가 운영하는 스타플렉스 공장으로 돌아가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게 무리한 요구인가?"

파인텍 노조가 스타플렉스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이유

그가 스타플렉스 김세권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이유는 이렇다. 차광호 지회장은 지난 2006년까지 경북 구미에 있는 한국합섬에서 일했다. 이듬해 섬유산업 침체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회사는 파산했다. 2010년 광고용 섬유 제조사인 스타플렉스가 한국합섬을 인수했다. 스타플렉스는 한국합섬 근로자 100여 명의 고용을 승계하고 회사명을 '스타케미칼'로 바꿨다. 2011년 4월 공장이 다시 가동됐다.

그러다 1년 9개월 만에 공장이 다시 멈췄다.  2013년 1월 3일 스타케미칼 김세권 대표는 시무식에서 폐업을 선언했다. 공장에 있던 기계가 빠져나갔다. 차 지회장은 2014년 5월 27일 스타케미칼 공장 안에 있는 45m 굴뚝에 올랐다. 여기서 408일간 굴뚝농성을 이어갔다.

차 지회장이 다시 땅을 밟은 건 해를 넘겨서다. 2015년 7월 6일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스타플렉스는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차 지회장은 이틀 후인 7월 8일 땅으로 내려왔다. 스타플렉스가 고용을 보장하고 단체협약은 2016년 1월 안에 체결한다는 내용이었다. 스타플렉스는 충남 아산에 파인텍을 세웠다. 강민표 스타플렉스 전무이사가 대표를 맡았다. 차 지회장은 2016년 1월 파인텍으로 첫 출근했다.

약속이 깨졌다. 2016년 1월까지 단체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으나 파인텍 사측은 노동조합 활동과 상여금, 수당 등의 내용이 들어가는 것을 거부했다. 그해 10월 차 지회장은 파업을 선언했다. 현재 파인텍 노동자 5명이 농성중이다. 2명은 서울 양천구에 있는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 올라가 있으며, 2명은 이들을 뒷바라지 하고 있다. 나머지 1명은 단식농성 중이다.

[관련기사] 얼어붙은 혹한의 굴뚝, 그들은 또 올라갔다

"노동자 권리, 나를 발판 삼아 일어서길"
 
파인텍 오체투지 가로 막은 경찰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노동자와 ‘스탁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파인텍지회 박준호, 홍기탁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오는 24일이면 굴뚝고공농성 기록인 408일이 된다며 정부가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 줄 것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파인텍 오체투지 가로 막은 경찰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노동자와 ‘스탁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소속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파인텍지회 박준호, 홍기탁 노동자의 고공농성이 오는 24일이면 굴뚝고공농성 기록인 408일이 된다며 정부가 고공농성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 줄 것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 스타플렉스는 파인텍과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파인텍은 스타플렉스가 만든 회사다. 신설법인에 강민표 대표의 도장이 찍혀 있다. 그는 스타플렉스 전무이사다. 김세권 대표와는 외종사촌 관계이기도 하다. 지금도 강 대표는 스타플렉스로 출근한다. 이런데도 스타플렉스와 파인텍이 무관하다고 한다. 법적으로 그렇다고 한다. 자신들에게 유리할 때만 법을 내세운다. 법대로 살아서 교묘하게 '먹튀'를 했나. 한국합섬은 당시 800억 원이 넘는 회사였다. 이걸 스타플렉스가 399억 원에 인수해 가동하는 척만 하다가 기계와 부지를 팔아 남는 장사를 했다."

- 댓글을 보면 '농성할 시간에 일하라' '귀족노조'라는 비판도 있다.
"귀족노조는 기득권과 자본, 조중동(조선, 중앙, 동아일보)이 만든 프레임이다. 국민과 노동자를 분리하려는 눈속임이다. 여기에 노동자 간에도 계급을 나눠 서로 뭉치지 못하게 하려는 불순한 의도까지 있다. 우리는 최소한의 권리를 위해서 투쟁하는 거다. 자본이 만들어낸 '귀족노조' 프레임이 깨지는 건 시간 문제다. 이미 많은 국민이 그걸 알고 있다.

농성은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행위다. 자본은 우리 사회를 개인주의에 빠지게 했다. 왜? 노동자들이 뭉치면 자본에 불리하니까. 꼬박꼬박 월급 받으며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 체 하고 살 수 있다.  그러면 세상은 자본이 원하는 대로, 나쁜 일자리만 만들어내는 사회가 될 거다. 돈 벌러 갔다가 죽게 되는 일이 많아진다. 더 나은 권리를 위해서는 투쟁해야 한다. 돈 벌다가 죽지 않기 위해 싸우는 거다."

- 정부가 나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용노동부가 스타플렉스와 한통속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기나긴 싸움은 없었다. 자본 편에 서서 그들의 이야기만 듣지 않았다면, 두 동지가 굴뚝에 올라갈 일도 없었다. 법적으로 문제 없다고 하는데 김세권 대표가 한국합섬을 인수하는 과정을 살펴봐라. 합의서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봐라.  최소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고 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않는다.

어제(10일)만 해도 그렇다. 김 대표 면담하러 가는데 경찰이 왜 가로막나 모르겠다. 시설 보호 요청이 왔다고 하는데 우리가 면담하러 가서 (스타플렉스 사무실을) 깨부수고 뭘 훔쳐오기라도 한다는 건가.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경찰은 그때 우리를 잡아가면 된다.  하지만 그런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스타플렉스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들어가지도 못하게 한다. 범죄자 취급하는 거다.

반대로 고용노동부는 스타플렉스가 협의사항을 이행하고 있지 않은데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경찰도, 노동부도, 행정부도 모두 자본의 앞잡이 역할만 하고 있다. 스타플렉스에는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고 있다."

- 왜 이렇게 힘든 싸움을 11년째 하고 있나?
"나도 먹고 살아야 한다. 그런 권리를 찾기 위해서 싸우는 거다. 누가 지켜주지 않으니 스스로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해서 투쟁하는 거다. 나만의 것도 아니다. 따지고 보면 이건 우리 노동자의 권리이기도 하다.

경제가 안 좋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노동자 권리는 땅바닥에 내팽개쳐졌다. 그 결과는 어떤가. 양극화 문제가 심각해졌다. 있는 놈만 더 잘 살게 됐다. 없는 놈은 대출도 못하는 사회가 됐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라도 노동자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노동자는 소비자이기도 하다. 노동자가 잘 살아야 소비도 일어나고 경제도 좋아지는 거다.

박근혜 퇴진 과정을 봐라. 사람들 가슴에 웅크리고 있던 게 폭발해서 수백만 촛불이 됐다. 지금 우리 싸움도 그렇다.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을 뿐 어느 순간 폭발해서 들고 일어설 거라고 본다. 그때까지 누군가는 남아 있어야 한다. 남아서 노동자의 권리를 지키는 투쟁을 이어가야 한다. 먼훗날이 될 수 있으나 사람들이 나를 발판삼아 내딛고 일어서주길 바란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노동이 존중받는 인간중심의 사회를 만든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75m굴뚝에서 395일째 농성을 이어가는 두 동지가 있다. 저렇게 높이 올라가 있는데 청와대선 보이지 않는가 보다.

김세권 대표가 노조와 합의한 사항을 이행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으면 문재인 정부는 이런 일을 해야 한다. 두 동지(박준호, 홍기탁)가 살아서 땅을 밟게 해야 한다. 두 동지가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파인텍 강민표 대표 "적자 나는 상황에서 노조가 무리한 요구"

한편 파인텍 강민표 대표는 이같은 주장에 반박했다. 1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단체협약 약속이 깨진 이유는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회사가 망해서 신설법인(파인텍)을 만들어 새롭게 출발하는 상황인데 상여금 400%와 노조 사무실, 거기에 전임자와 명절 떡값 등을 (노조가) 요구하고 있다"라며 "회사가 매달 적자가 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익이 나면 30%를 상여금으로 지급한다고 했는데도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회사에 들어오면 평생 책임져야 하는 거냐"라며 "아파트까지 팔아가면서 힘들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떼쓴다고 (회사가) 다 받아줘야 하는 거냐, 억울한 게 많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했다.

'먹튀'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강 대표는 "한국합섬을 인수하기 전 이곳 저곳에 알아보니 경영자 잘못으로 파산한 것으로 파악했고 잘만하면 회사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며 "하지만 노조가 파업하면서 생산력이 떨어졌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 그쪽(노조)에선 시무식 당일 갑작스레 폐업을 선언했다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수많은 아픔이 있었는지는 말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이어 "스타플렉스가 5명을 받아주는 게 뭐가 무리냐고 하는데 그 사람들(노조) 때문에 회사(스타케미칼)가 망해 300여 명이 직장을 잃었다"라며 "한 명이라도 받아주면 또 회사를 무너뜨리려고 할 것이다, 그러면 스타플렉스에서 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또 직장을 잃게 된다, 그럴 수 없다"라고 말했다.

[단독] 시신 그대로 둔채, 옆 컨베이어부터 돌린 발전회사

숨진 김 씨의 동료들, “우리를 사람으로 보지 않는듯..시신 수습 중인데”

이소희 기자 lsh04@vop.co.kr
발행 2018-12-12 23:03:14
수정 2018-12-13 00: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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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충남 태안의료원에 마련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故 김용균 씨의 빈소에서 동료 직원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12일 오후 충남 태안의료원에 마련된 태안화력발전소 사고로 숨진 故 김용균 씨의 빈소에서 동료 직원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11일 한국서부발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하청 계약직 노동자 김용균(24)씨가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그런데 사측이 고인의 시신이 수습되기도 전에 사고 현장 옆에 붙은 컨베이어 벨트를 가동시켜 발전을 이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12일, 김 씨의 빈소에 모인 한국발전기술(서부발전의 하청기업) 소속 노동자들 다수는, 사측이 김 씨의 시신을 수습하기도 전에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라고 했다며 분노했다. 이 컨베이어 벨트들은 화력발전소 보일러로 석탄을 운송하는 기기이다.  
동료 김 모 씨는 “서부발전 측 관리자가 발전을 해야 하니 사고 난 컨베이어 옆 벨트(벨트는 두줄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고, 1미터 남짓 떨어져 있다)를 돌리라고 지시했다. 시신 수습 중에 한 시간이나 벨트가 움직였다. 나중에야 정지하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동료 이 씨는 “용균이 시신은 3시 30분 경에 발견되어서 병원으로 옮겨지기까지 4시간이나 걸렸다. 시신이나 빨리 수습할 일이지, 발전기 돌리는 게 그렇게 중요하냐 ”고 탄식하며, “우리를 사람으로 안 보는 것 같다. 사람이 죽어 수습하고 있는데, 언제 기계를 다시 돌릴 수 있냐고 독촉했다”며 괴로운 심경을 토로했다.  
노조 측 설명에 따르면, 김용균 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컨베이어 벨트는 '09E'이며, 해당 벨트가 정지되자 원청 서부발전 측이 바로 옆 '09F' 컨베이어 벨트를 준비시켜 가동시키도록 지시했다. 2018.12.11
노조 측 설명에 따르면, 김용균 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컨베이어 벨트는 '09E'이며, 해당 벨트가 정지되자 원청 서부발전 측이 바로 옆 '09F' 컨베이어 벨트를 준비시켜 가동시키도록 지시했다. 2018.12.11ⓒ사진 제공 =발전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지회
동료 윤 씨는 “옆 라인은 원래 정비 때문에 멈춰있었는데, 사고 난 라인을 멈추게 되자 이를 다시 가동시켰다. 당시는 경찰이 현장 감식을 하겠다며 조합원들도 물러나게 한 즈음인데, 컨베이어 벨트를 돌려 분진을 날리게 했으니 현장이 제대로 보존됐겠나”고 비판했다.
김 씨와 같은 시간 대에 근무한 장 모씨 등의 증언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사측의 지시를 받고 5시 50분 경 멈춰있던 라인(09F:사고발생 옆 라인)의 가동 준비를 했고, 6시 30분부터 7시 50분까지 해당 컨베이어 벨트를 돌려 전기를 생산했다. 위 사진 속 SNS 대화에서 현장 노동자들은 6시 32분 경, 해당 컨베이어 벨트의 가동 여부를 확인한다.  
당시 상황을 정리한 11일자 ‘태안 9,10호기 석탄운송설비 컨베이어 점검 중 안전사고 보고’ 문건에 따르면, 이 시간대는 서부발전이 고용노동부 보령지청으로 부터 9.10호기 컨베이어 벨트 작업중지 명령(05:37)을 받은 이후이며, 현장에 충남과학수사대 감식팀이 현장감식(05:38~06:25)을 마친 직후이다. 현장에 김 씨의 시신이 있던 시점에 컨베이어 벨트가 돌았고, 김씨의 동료들은 석탄 분진이 날리는 속에서 구급대 직원들과 시신을 수습해야 했다.  
해당 컨베이어 벨트가 멈추면 보일러에 석탄이 떨어져 발전이 멈추게 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당시엔 컨베이어 벨트를 멈추더라도 바로 보일러가 멈출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당시엔 보일러에 일정량의 석탄이 차 있어, 계속 석탄 공급을 이어가지 않더라도 일정 시간동안은 발전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한국서부발전이 행안부 및 산업부 상황실에 보고한 자료.
한국서부발전이 행안부 및 산업부 상황실에 보고한 자료.ⓒ기타
민중의소리는 서부발전 측에 노동자들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했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가동한 컨베이어 벨트는 사고난 곳이 아니다. 두 벨트가 떨어져 있어서 위험하지는 않다고 판단했다. 해당 벨트는 멈춘 적이 없이 계속 가동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설명은 정비한 컨베이어 벨트를 새로 가동했다는 노동자들의 주장과는 달라, 다시 설명을 부탁했다.  
그러자 서부발전 관계자는 “이날 오전 6시 32분부터 7시 50분까지 해당 컨베이어 벨트가 가동된 것이 맞다”고 확인하며, “정비를 해서 컨베이어 벨트를 돌린 게 아니라, 마침 정비가 종료된 시점과 맞아떨어져 전력소통을 위해 가동했다”며 앞서 답변을 번복했다.

남북, DMZ 초소 철수 현장검증


(추가) 12일 오전 북측, 오후 남측 검증 완료..문 대통령 지켜봐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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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12  15: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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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이 12일 오전부터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을 검증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전 남측 검증반이 북측 초소를 방문해 현장 검증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사진 공동취재단]
남북이 12일 오전부터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시범철수 현장을 검증했다. 남북 군인들이 서로의 지역을 둘러보는 것은 정전협정 체결 이후 65년 만에 처음이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이 현장상황을 실시간으로 영상으로 지켜봤다.
국방부는 이날 “남북군사당국은 오늘 ‘9.19군사합의’에 따라 시범적 철수 및 파괴조치를 이행한 11개 GP에 대한 상호 현장검증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 53분까지 상호 검증을 완료했다.
1개 초소당 대령급을 반장으로 검증요원 5명, 촬영요원 2명 등 총 7명으로 남북 각각 77명씩, 총 154명으로 구성된 남북 검증반은 이날 오전 9시 군사분계선(MDL) 상 상호연결지점에서 만났다. 남측 검증반은 북측 검증반의 안내에 따라 북측 GP로 이동했다.
군사분계선상 상호연결지점은 황색 수기로 표시되어 있다. 북측은 지난 9일부터 해당 지역에 가로 3m, 세로 2m의 황색 수기를 설치했다. 남북 공동검증반의 이동통로 중간지점에 황색 수기가 설치됐으며, 남북은 각각 황색 수기를 중심으로 임시 통로를 만들었다.
남북이 서로의 초소를 연결하는 통로를 만든 것도 분단 이후 처음이다. “남북 현역 군인들이 오가며 최전방 초소의 완전한 파괴를 검증하게 될 새로운 통로가 그동안 분열과 대립, 갈등의 상징이었던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바꾸는 새 역사의 오솔길이 되기를 바란다”고 국방부는 의미를 부여했다.
  
▲ 남북 군인들이 군사분계선(DMZ) 상 상호 연결지점을 표시한 황색 수기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 공동취재단]
  
▲ 지난 9일 서부전선 일대에서 북측 인원들이, 시범철수 GP 상호 현장검증을 위해 군사분계선상 남북 연결지점에 황색수기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왼쪽 아래 황색 사각형 모양(빨간 원)이 황색수기이며, 가운데 사람들은 북측 인원이다. [사진제공-국방부]
남측 검증반은 이날 오전 북측 GP를 방문, △모든 화기.장비.병력 철수, △감시소.총안구 등 지상 시설물 철거, △지하 연결통로.입구 차단벽 등 지하시설물 매몰.파괴 상태 등을 확인했다.
이어 오후 2시경부터 오후 4시53분까지 북측 검증반이 남측 GP를 검증했다. 검증 과정에서 남북 군인들은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검증했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오전에 우리 검증반이 북쪽으로 갔을 때, 남북이 서로 담배를 권하고,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환담의 시간을 가졌다”며 “ 지하갱도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청진기처럼 사용할 수 있는 우리 측 장비를 가지고 가서 검증했는데도 북쪽이 제지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협조해 줬다”고 말했다.
남북은 “비무장지대 안에 감시초소를 전부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상호 1km 이내 근접해 있는 남북 감시초소들을 완전히 철수하기로 하였다”는 군사분야 합의서에 따라, 11월 말까지 각각 10개소, 총 20개소를 시범적으로 철수했다. 원래 총 22개소였으나, 보존가치가 있는 GP 각각 1개소의 시설물을 원형 보존하기로 했다.
남측은 굴착기를 이용해 GP를 철거했으며, 북측은 폭파방식을 이용했다.
국방부는 “남북의 현역 군인들이 비무장지대 내 오솔길을 만들고, 군사분계선을 평화롭게 이동하는 것은 분단 이래 처음있는 일로 남북군사당국의 합의 이행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의미있는 조치”라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을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남북 군인들이 철수된 GP를 검증하는 모습을 문재인 대통령이 오후 3시부터 20분 동안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생중계로 지켜봤다.
  
▲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보좌진과 함께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 벙커)에서 GP 철수 검증 작업을 화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지켜봤다. [사진제공 - 청와대]
청와대 관계자는 “GP 철수 검증 작업이 실시간으로 국가위기관리센터에 중계가 됐다”며 “대통령께서 지켜보시고, 화상회의로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 1야전군, 3야전군 사령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현장을 영상으로 지켜본 문 대통령은 “남북의 65년 분단사에 새로운 획을 긋는 사건”이라며, “군사적으로 서로 팽팽하게 대치하던 그런 비무장지대 안에서 남북이 오솔길을 내고 오가고, 또 서로 대치하면서 경계하던 GP를 철수하고 투명하게 검증한다는 것은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리고 “국제적으로도 군사적 신뢰구축의 모범 사례”라며 “오늘처럼 우리 군이 한반도 평화 과정을 든든하게 뒷받침을 해 나간다면 오늘의 오솔길이 또 평화의 길이 되고, DMZ가 평화의 땅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양 정상 간에 합의를 양측 군이 착실하게 이행하면서 오늘의 신뢰에 이르렀다”며 “이러한 신뢰야말로 전쟁 없는 한반도 실현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동력”이라고 말했다.
(추가3, 17: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