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8일 금요일

지지율 17% 추락...동아일보 “무슨 힘으로 임기 완주하나”

 한겨레 “지지율 17%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한국일보 “임기 반환점인데 정상적 국정운영 불가능한 수준”

조선일보는 “실질적 조치 잇따라 내놔...김 여사 국정 개입 의구심 해소에 도움 될 것”

기자명정철운 기자

  • 입력 2024.11.09 09:28

  • 수정 2024.11.09 09:30


▲지난 7일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일주일 만에 취임 후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갤럽 8일 발표한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17%로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도 74%로 2%포인트 높아져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선일보를 제외한 조간신문은 9일자 사설을 통해 17% 지지율의 의미를 비중 있게 지적했다. 이날 동아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가 지지율 17% 기사를 1면에 배치한 반면 조선일보는 관련 기사를 3면에 배치했다.

동아일보는 9일 사설 <1위 여사, 2위 경제, 3위 소통… 3대 난맥에 부정평가 역대 최고>에서 “7일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은 국정 난맥상을 반성하고 쇄신책을 제시함으로써 추락하는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지만 대통령은 김 여사를 감쌌고, 김 여사 특검은 ‘정치 선동, 인권 유린’이라 했으며, 자신의 육성 녹취까지 공개된 명태균 씨 의혹은 부인했다”고 했다. 이 신문은 “대통령은 2시간 20분간 목이 아프도록 해명했지만 말이 길어질수록 민심과 동떨어진 인식에 대다수 국민들은 답답함을 느꼈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동아일보는 “민심이 돌아서고 있는데 무슨 힘으로 (임기를) 완주한다는 건가”라고 되물으며 “대국민 담화에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엉뚱한 소리 하는 대통령실 참모진부터 모두 갈아 치워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도 같은 날 사설 <‘지지율 17%’ 최저 경신…실종된 대통령의 위기의식>에서 “국정운영 동력이 바닥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지만, 윤 대통령에게서 위기의식을 찾아보기 어렵다. 역대 대통령을 돌아봐도 임기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경우는 찾기 어렵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대국민사과를 할 때 지지율이 17%”라고 했다. 김 여사를 담당할 제2부속실을 출범하고 윤 대통령 부부의 개인 휴대전화를 교체하기로 했다는 대목을 두고서는 “국민 눈높이에 걸맞은 쇄신책으로 평가하긴 어렵다”며 “지지율 17%의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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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도 같은 날 사설 <‘트럼프 2기’ ‘4대 개혁’… 난제 첩첩 임기반환점에 尹 지지율 17%> 사설에서 “임기반환점(10일)에 국정이 힘을 받기는커녕 정상적 국정운영이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라 분위기를 침울하게 한다”며 “지지율 추락 관성을 막기 위한 시급한 과제가 김건희 여사 문제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다. 다음 대통령 순방에 동행하지 않기로 했지만 냉랭한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무엇보다 그제 미흡한 회견 탓에 대통령 ‘신뢰의 위기’가 국정 최대 리스크로 되레 부각하는 형국”이라며 “윤 대통령은 김 여사가 ‘사과를 제대로 하라’고 했다며 대국민 사과 원인 제공자의 조언을 전하는 기이한 모습까지 보였다”고 했다.

▲지난 6월13일 김건희 여사가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악수 중인 모습. 사진=대통령실


반면 조선일보는 최저 지지율과 관련한 사설을 쓰지 않았다. 대신 <김 여사 해외 순방 불참, 특별감찰관도 조속히 임명을>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대통령실이 제2 부속실 설치와 김 여사의 순방 불참, 대외 활동 중단, 개인 휴대폰 폐기 등 실질적 조치를 잇따라 내놓는 것은 김 여사 국정 개입에 대한 국민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을 미룬다면 윤 대통령이 더 적극 나서서 특별감찰관 역할을 할 사람을 자체적으로라도 임명했으면 한다. 그러면 국민 신뢰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7일 대국민 담화 이후 지지율을 올릴 국면을 만들기 위해 애써 정부 비판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인터뷰] ‘정권 퇴진’ 투표로 수사 대상된 전교조 위원장 “좋은 건 같이 해야죠”

 


재선 임기 마무리 앞둔 전희영 위원장 “떠나는 교사들보다 전교조 찾는 교사들 많아진 건 성과”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 사진은 지난해 서울 강서구 전교조 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다. ⓒ민중의소리
“좋은 건 같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하하.”

윤석열 정권 퇴진 찬반을 묻는 투표 참여를 안내하고 독려했다는 이유로 수사 대상이 된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은 교육부의 대응에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불과 1년여 전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반대투표 독려 메일을 보낸 행위가 문제가 돼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들이 수사를 받았던 터라, 정부의 강경 대응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럼에도, 투표 독려를 한 이유를 묻자 돌아온 답변이었다.

전 위원장은 “조합원들도 함께 동참해서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못하게 하는 대통령 좀 물러나라는 목소리를 같이 외쳐야 되지 않겠나라는 고민들이 있었다”며 “윤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졌기 때문에 (윤석열 정권 퇴진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사안”이라고 힘줘 말했다.

교육부는 전교조 홈페이지에 올라온 위원장 명의의 호소문과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 있는 QR코드 게시물 등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행위로 보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국가공무원법은 공무원에게 정당이나 그 밖의 정치단체 결성에 관여할 수 없도록 하고 노동운동이나 그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게시물들이 이를 위반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교육부가 수사의뢰 사실을 공개한 시점은 게시물이 올라온 지 한참 지난 10월 31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정국을 뒤흔들고 있는 일명 ‘명태균 녹취록’이 추가 공개된 날이기도 하다. 이 녹취록에는 윤석열 대통령 육성으로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실상 공천개입 물증이 드러난 셈으로, 윤석열 정권으로서는 대형 악재가 터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침 이날 오후, 정부는 전교조 위원장을 수사 의뢰했다. 교육부가 공개한 수사의뢰 대상이 ‘전교조 위원장 등’으로 명시된 것으로 보아, 실제 수사 대상은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 6일 서울 강서구 전교조 회관에서 만난 전 위원장은 “교육부 내부에서도 이게 처벌 자체가 가능하냐는 논란이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무리하게 강수를 둔 이유는 마침 ‘공천 개입’ 녹취록이 터졌던 날이라 이런 걸 던진 게 아니겠나. 용산에 잘 보여야겠다는, 현재 정권의 어려움을 돌파하는 데 역할을 하고자 하는 교육부 장관의 마음이 아니었을까”라고 추측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교육시민사회단체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전교조 수사의뢰한 윤석열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1.6 ⓒ뉴스1
교사를 비롯한 공무원에게 정치활동을 보장하지 않는 현행법상 이러한 논란은 비일비재하게 벌어져 왔다. 당장 지난해 6월에는 교육부 시스템을 이용해 교사들에게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독려 메일을 보낸 전교조 서울지부 관계자들이 수사를 받았고, 올해 7월 국가공무원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까지 됐다.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만이 아니라, 교육감 선거에조차 교사들은 제대로 된 의견을 낼 수 없었다. 일례로 최근 치러진 서울교육감 보궐선거 당시 한 교원단체가 교육시민단체와 함께 교육감 후보자를 초청하고 공약 평가 및 심층 면접을 진행하려 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재로 무산된 바 있다. 서이초 투쟁 당시에도 공분한 교사들이 연가나 병가를 쓰는 방식으로 우회적으로 파업에 나서자, 교육부가 징계를 운운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닥쳐 철회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 위원장은 “교사들에게 정치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는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다. 작년 서이초 투쟁을 하면서도 기본적인 교권 문제가 해결되려면 정치기본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었다”며 “기본적으로 정치기본권을 보장할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고, 교원노조들도 교육 정책과 관련된 기본적인 입장을 가지고 교섭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국회 내에 이미 법안들이 많이 발의되어 있기 때문에 빠르게 처리하면 된다. 특히 이러한 문제가 계속되는데도 불구하고, (다수당이자 해당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소속된) 더불어민주당이 해태하는 부분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의원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보통 국민의힘의 반대와 국민 정서를 얘기하지만 국민의힘의 반대는 이제 더 이상 핑계를 댈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 정서에 대한 부분도, 교사들이 수업 중 정치 활동의 자유를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퇴근 이후 정치 활동의 자유라는, 국민의 가장 기본권을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강원교육청 단협 실효 파기 선언으로 시작된 충돌
정권 위기 맞은 여당 정치인들, 일제히 ‘전교조 때리기’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이 전교조 강원지부와의 단체협약 실효를 선언했다. ⓒ강원도교육청

강원에서는 기상천외한 ‘전교조 탄압’이 벌어지고 있다. 전교조 강원지부와 단체교섭을 진행 중인 강원도교육청이 돌연 현행 단협의 실효를 일방 통보하면서다.

12년만에 보수 성향 교육감으로 바뀐 강원도교육청과는 단체교섭 과정에서도 크고 작은 진통을 겪었다. 강원도교육청은 이번 교섭 과정에서 기존 조항 대부분을 삭제하자고 주장하고 나섰는데, 이 조항에는 육아휴직 교사 권리보호, 교사 정원 확보 및 기간제 교사 처우, 교사의 수업 부담 경감, 공익제보자 인권 보호, 교육환경 개선, 성평등, 성희롱·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 등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내이 담겨 있다고 한다.

특히 이 와중에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은 단협 실효에 항의하는 전교조 조합원들이 물리력을 행사해 넘어져 부상을 당했다며 일주일 넘게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러나, 강원지부가 공개한 당시 상황을 보면, “면담 좀 부탁드린다”는 전교조 조합원들을 교육청 관계자가 밀치며 나가는 과정에서 신 교육감이 넘어지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또 다른 영상에선 신 교육감이 머리 뒤쪽을 잡으며 걸어서 학교 밖으로 이동했다. 신 교육감은 속초의료원을 거쳐 서울 모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당시 함께 엉켜 쓰러진 강원지부 조합원들도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런데 이후, 교육부는 물론 김진태 강원도지사까지 전교조 조합원들이 마치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공세에 나섰다. 여기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까지 참전해 전교조 지휘부의 책임 있는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전교조는 “허위 비방과 명예훼손성 발언”이라고 규정하며, 국민의힘에 “입 다물고 본인들 처신이나 똑바로 하라”고 일갈했다.

전 위원장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교육 현안이 아니라 전교조 사안이라 여당의 원내대표까지 나선 것인가”라며 “전반적인 노동탄압, 노동혐오 기조로 (퇴진 찬반 투표에 대한) 수사 의뢰부터 전교조 때리기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위원장은 이번 사안의 시발점은 강원도교육청의 일방적인 단협 실효라는 사실을 분명히 짚었다. 그러면서 “10, 20년 전이면 몰라도 최근에는 이렇게 일방적으로 단협 실효 선언을 한 사례가 거의 없다”며 “전교조와의 단협을 진보 교육감이 한 단협이라고 주장하는데, 그 전에 보수 교육감과도 같이 만든 단협이 20년 동안 이어져 온 것이다. 그런데 지금 진보 교육감을 핑계 대는 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전 위원장은 대선 직후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도 퇴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의 기조에 맞게 교육감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을 버리고, 자신의 정치적인 잇속만 차리는 게 아닌가”라고 질책했다.

법정 기준도 안 지켜지는 특수교육 현실,
또 한 명의 교사가 스스로 세상 등져

지난 1일 인천시교육청 본관 앞에 특수교사 A 씨를 추모하는 조화가 설치돼 있다. 앞서 24일 오후 8시쯤 미추홀구 자택에서 초등학교 특수교사 30대 남성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특수교육계는 A 교사가 격무와 민원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5년차 미만특수 교사로 내년 결혼을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24.11.1 ⓒ뉴스1
지난달 24일 인천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했던 4년 차 특수교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또 다른 비극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내년에 결혼을 앞두고 있던 A씨는 평소 지인들에게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를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맡았던 학급에는 법정 정원을 초과한 8명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이 있었다. 특수교육법상 한 학급의 정원은 6명인데, 올해 초 일시적으로 2명의 학생이 졸업해 6명으로 줄자, 인천시교육청은 한 학급을 줄이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이후 특수교육 학생 2명이 차례로 전학 오면서 남은 한 학급이 과밀학급이 됐던 것이다. A씨는 이 외에도 통합학급에 있던 특수교육 학생들의 지도하고 행정업무까지 담당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 위원장은 A씨의 죽음에 대해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절망으로 이어졌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게 거의 대부분의, 특수학급을 맡고 있는 선생님들의 현실”이라며 마음 아파했다.

실제, 전교조 특수교육위원회가 지난 7월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서는 A씨와 같은 환경에 놓인 특수교사들의 상황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국 특수교사 1,175명이 참여한 조사 결과를 보면, 특수교사가 담당하는 과중한 행정업무와 적절한 전문 인력 지원 미비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가장 주요한 요구는 특수학교·특수학급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법정 기준을 준수하라는 것이었다.

전교조를 비롯한 6개 교원단체는 지난 5일 도성훈 인천교육감과의 면담을 갖고, 철저한 진상규명과 특수교육 여건 개선을 요구하기도 했다.

도 교육감과의 면담 당시, 300여명의 조합원이 현장을 찾았다고 한다. 그만큼 많은 교사들이 함께 공감하고 분노하는 문제라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모습이었다. 전 위원장은 “따로 조직한 것도 아니었고, 모두 자발적으로 오셨다. 일요일에 교육감 간담회가 있으니 혹시 목소리 내고 싶은 분들이 있다면 오시라고 웹자보를 만들었는데, (간담회가 있던) 화요일에 바로 300여명 정도 오셔서 교육청 로비를 메웠고, 면담이 끝날 때까지 계셨다”라며 “특수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는 서명 참여자는 이틀도 안 돼 벌써 1만 5천명이 넘어섰을 정도로 모든 특수교사들이 (자신의 문제처럼) 공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 위원장은 “교사만의 요구는 아니다. 인천교육청 앞에서 장애인 학부모 단체들도 기자회견을 했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로 과밀화 문제를 얘기했었다”라며 “특히 장애를 가지고 있는 아이들한테는 더 많은 손길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더 학급 당 인원이 줄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특수교육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정 기준도 바뀌어야 하고, 교사들의 정원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전 위원장은 강조했다. 전교조는 7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도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촉구했다. 구체적인 요구로는 ▲인천 특수교사의 순직 인정 ▲특수학급 법정 학생 정원 준수 및 과밀 문제 해결을 위한 특수학급 증설 ▲업무 집중 방지 위한 특수학급 교사 정원 증원 ▲특수학급 담임교사 업무 감축 등을 제시했다.

제대로 된 교육 위해 인력·예산 필수적인데,
교원은 줄이고, 예산은 지방교육청에 떠넘기기?

지난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죠)전희영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교육예산 삭감 철회 기자회견에서 내년 유・초・중등교육 예산이 7조 이상 삭감 규탄 공교육 정상화를 촉구하는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17 ⓒ민중의소리
교사들의 교육할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기 위해서는 인력과 예산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학령 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원 감축에 나섰고, 세수 펑크 등의 영향으로 각 지방교육청의 예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도 대폭 줄어들었다.

전 위원장도 이러한 상황에 강한 우려를 표했다. 우선, 교원 감축과 관련해선 전체 교육의 질을 떨어트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학령인구는 줄어들지만, 전국적으로 학급 수나 학교 수를 보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수업이나 생활지도 등은 학급을 기준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교사들의 수업시수나 업무는 폭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전 위원장은 이어 “그런데 교사가 부족해 10개 반을 8개 반으로 줄이면, 학급은 과밀화된다. 이러면 학급당 학생 수는 계속 늘어나게 되고, 교사들의 노동강도도 세지고, 그럴수록 수업의 질은 떨어지는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지금 교원 선정 기준을 학생 수로 하고 있는데, 학급수 기준으로 바꾸는 것이 상식적이다. 이와 함께 학급당 학생 수도 제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예산과 관련해선 최근 개정된 시행령을 주목했다. 정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을 개정하면서 교육부가 현금성 복지 지출 규모가 큰 지방교육청의 교부금을 삭감할 수 있도록 하고, 교부금 배분 기준에 늘봄학교, AI 디지털교과서 등 정부 중점 정책을 추가했다.

전 위원장은 “세수 계산을 잘못해서 지방교육청의 예산이 줄어들게 생긴 데다가, 대부분 국가가 책임져야 할 예산을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시행령이 개정된 것도 지방교육재정은 줄이고 정부에서 원하는 늘봄학교나 AI 디지털교과서 등을 하면 돈을 더 주겠다는 얘기다. 지방교육청 입장에서는 상당히 큰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위원장은 “정부가 예산을 가지고 압박을 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교육 부분은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교육 예산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고, 지방교육청에 부담을 전가하는 방식을 그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재수강 절대 없는 낙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전희영)이 지난달 26일 오후 전국 교사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사진 속 청년 조합원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제공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지난 2020년 역대 최연소의 나이로 당선됐던 전 위원장은 2022년 연임에 성공해, 오는 12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 2년간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퇴행에 맞서는 선봉에 서 왔다. 그는 “특권학교 폐지 등 많은 국민들과 교육 주체들이 노력해 온 것들을 10, 20년 전으로 되돌리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낙제점을 주고 싶다. 재수강이 절대 없는 낙제”라고 정부의 교육 정책을 총평했다.

임기 동안 아쉬운 점을 묻는 질문에는 “교육권과 관련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서이초 사건 이후 많은 선생님들의 투쟁으로 예전보다는 진척된 법 개정이 이뤄질 수 있었다”면서도 “다만, 정치기본권과 관련된 법 개정은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됐다. 그럼에도, 교사들에게 정치기본권이 너무나 절실한 문제라는 것을 오히려 교권 투쟁을 하면서 좀 알게 된 것 같고, 법 개정까지 이어가지는 못했지만 이제 한 발 정도 뗀 것 같다”고 말했다.

성과로는 ‘젊은 조합원의 확대’를 꼽았다. 전 위원장은 “전교조가 과거 법외노조를 거치면서 정부의 탄압으로 조합원 감소세를 많이 겪었지만, 위원장을 하면서 탈퇴하는 조합원보다 가입하는 조합원이 많아졌다. 특히 2030 청년 조합원이 많이 가입하게 됐다”며 “이번 전교조 선거를 보더라도, 본부나 지부 모두 상당히 연령이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퇴보다 가입이 훨씬 많은 전교조, 교사들이 찾아오는 전교조로 바뀌었다는 점, 2030 청년 교사들이 전교조와 많이 함게하게 된 점이 성과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한편, 제22대 전교조 위원장·사무총장은 합동연설회와 토론 등을 거친 뒤, 오는 26~28일 진행되는 본투표로 결정된다. 위원장·사무총장 선거는 양자 대결로 치러진다. 기호 1번은 강창수 위원장 후보-김현희 사무총장 후보조이며, 기호 2번은 박영환 위원장 후보-양혜정 사무총장 후보조가 출마했다. 당선인은 개표가 모두 완료된 28일 오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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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만 66번 대통령의 기자회견, '김건희 프로젝트' 3탄이었나

[박세열 칼럼] '하여튼 대통령', 이런 기자회견 왜 했나?

'바이든-날리면' 사태는 윤석열 정부의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 사건이자, 대한민국 언론 자유의 핵심 문제라고 생각한다. 전 국민이 보고 들은 영상과 육성이 존재하는데도 뻔뻔하게 '미국 국회가 아니라 한국 국회'라고,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윽박지르며 소송전까지 불사한다. 지록위마(指鹿爲馬)를 뻔뻔하게 구사한다.

대통령 부부가 김영선 공천을 받기 위해 발벗고 뛰었다는 의혹은 김영선, 이준석, 명태균, 강혜경 등등의 녹취와 증언을 짜맞추면 합리적인 스토리로 구성된다. 구체적인데다, 아귀가 딱딱 맞는다. 하지만 대통령은 수많은 증거와 정황, 증언들을 두고 특유의 '두루뭉술 화법'과 '자기 모순' 화법으로 넘어간다. 기자회견을 요약하면 기억은 잘 안나지만 실제 '김영선이 해 줘라'는 말을 했더라도 '의견 제시' 수준이라는 거다.

검사 앞에 선 피의자가 일부러 바보 행세를 하면서 혐의를 부인하는 전형적인 수법이란 지적이 나온다. 검사 출신인 김용남 전 의원은 이를 '더듬수'라 표현했다. 쉽게 말해 '나는 바빠서 그런 일이 있는지 기억을 못하고, 설사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있더라도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며, 의미를 모르기 때문에 설령 그런 행위를 했더라도 공모에 가담했다는 나의 혐의는 성립하지 않아요'라는 장황한 피의자식 화법이란 것이다.

2022년 5월 9일 윤석열 대통령은 명태균 씨에게 "공관위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했다. 이 발언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으니 사실로 간주할 수 있겠다. 검사들이 더 주목해야 하는 건 대통령의 발언보다 명태균 씨의 답변이다.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자, 명태균은 어떤 은혜를 입었을까?

수사의 프로토콜은 '이익을 본 자'를 족치는 데서 시작한다. 그가 어떤 이익(김영선 공천)을 봤는지 확정해야, 그 이익에 대한 대가(무상 여론조사)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이다. '더듬수'를 구사하는 용의자를 잡는 방법이다.

앞에서 이 얘기 하고, 뒤에서 저 얘기하는 대통령의 당당한 몰염치에 대해서는 수많은 언론이 이미 사설과 칼럼을 통해 지적하고 있으니, 이 글에서는 몇 가지 간과할 만한 사실들을 추가로 짚어보려 한다.

첫째, '바이든 날리면' 사건을 떠올린 이유는 이렇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특별검사 제도를 언급하며 묘하게도 미국 의회를 "미국 국회"라고 표현한다. 대통령은 "과거에 이란콘트라 케이스의 경우에 미국 국회에서 특별검사법이라고 하는 걸 (결의했다)", "(미국) 국회가 특별검사를 (통해) 수사해야 하지 않느냐는 결의를 하게 되면..."이라고 말한다.

"국회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

시간을 거슬 2022년 9월 있었던 '바이든-날리면' 사태 당시 김은혜 홍보수석은 "지금 다시 한번 들어봐 주십시오. '국회에서 승인 안 해 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다"며 "여기에서 미국 (국회) 얘기가 나올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은 지금은 폐기한 '도어스테핑'에서 MBC 보도를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했다고 규정했다. 그리고 외교부는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 소송을 제기한다.

재밌는 건 법원이 '바이든-날리면'을 판독 불가라고 하면서도, 윤 대통령이 '의회'라고 한 점을 주목했다는 것이다. 바이든 역시 글로벌 펀드 공여를 위해선 미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국회는 미국 의회'이고 '날리면은 바이든'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이 성립한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외교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렇게 보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이 일반적으로 미국 의회를 지칭하는 '의회' 대신 착오로 대한민국 국회를 지칭하는 '국회'를 사용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미국 의회를 '국회'로 잘못 지칭하였다고 볼 만한 합리적인 사정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논파한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평소에도 일반적으로 지칭하는 '미국 의회' 대신 '미국 국회'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공식 기자회견에서 두 번이나. '미국은 의회라고 하지 국회라고 하지 않는다'라는 반박이 힘을 잃은 순간이었다. 윤 대통령이 '미국 국회'를 지칭했다는 가능성이 생겼다면, '날리면'의 자리에 '바이든'이 오는 게 자연스럽지 않은가? 법원이 충분히 참고할만 한 일이다.

여전히 "이 새끼들"은 '미국 국회가 아니고 한국 국회'를 향한 "상욕"이라고 주장한다 해도 그동안 없었던 염치가 생기는 건 아니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대통령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에 국회 시정연설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한국 국회에 '이새끼들'이라고 '상욕'을 하는 대통령의 국회관을 먼저 따져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본인의 국정 실패로 여당이 총선에 참패해 야당 의석 우위의 실상이 합법적이고 유일한 현실인데, 욕설을 하고 거부권을 남발하는 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한다고 볼 수 있겠나.

유체이탈과 뻔뻔함, 그리고 부인에 대한 사랑만이 나뒹구는 국가 최고통치자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건 대통령의 화법이었다. 둘째, 이른바 '하여튼 대통령'이다.

"하여튼 저하고 통화하신 분 아마 손 들으라고 그러면 무지하게 많을걸요. 또 텔레그램이나 문자로 서로 주고받은 분들 뭐 엄청나게 많습니다. 근데 저는 이게 리스크도 있지만 장점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렇게 했는데 하여튼 이 부분은 제가 더 하여튼 이런 리스크를 좀 줄여 나가고 국민들이 어찌 됐든 이런 거로 걱정하고 속상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여튼 좀 조치를 하겠습니다."

"그래서 하여튼 이런 변화와 또 쇄신과 또 더 유능한 모습 이런 것들을 국민들께 보여드리고 또 영남 일부에서 말씀을 하시니 뭐 또 대구 경북 지역에 계신 분들은 하여튼 좀 하여튼 전체적으로 국민들께서 속상해하지 않으시도록 하여튼 잘 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고요."

사적 통화 문제와 10%대 지지율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 짧은 문장들 틈에 '하여튼'만 8번 나온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클로바노트 로 옮겼을 기준으로 '하여튼'이란 말은 총 66번 나왔다. 대통령이 선호한다는 "국어사전 정의"에 따르면 '하여튼(何如튼)'은 "의견이나 일의 성질, 형편, 상태 따위가 어떻게 되어 있든"을 의미하는 부사다. 대통령은 자신과 관련된 의혹 제기에 대해 답하면서도 습관적으로 '하여튼'을 쓴다. 조금 박절하게 말하자면 '아 됐고'의 느낌으로 들린다. 이런 언어 습관은 뭔가 일을 급하게 마무리하려는 심리, 잘못된 걸 지적할 때 변명거리를 생각해내는 심리와 연관돼 있다. 뻔하게 드러난 사실들을 앞에 두고 '하여튼 잘 하겠다'를 남발하는 건 성의없음으로 보여진다.

무의식적 언어 습관까지 지적하는 게 박절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총평하기에 '하여튼'만한 단어가 없다는 점을 "양해" 바란다. '하여튼' 기자회견에 '하여튼' 대통령을 보고 있으니, 이런 수준의 기자회견을 대체 왜 했는지, 참모들은 왜 말리지 않았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용산 김건희 라인' 쇄신도 없고, 국정 기조 전환도 없이 '하여튼 사과'했다는 것인가? 당황스럽도록 장황한 변명의 향연이 끝나고 남은 건 대통령의 부인 사랑과, 김건희 영부인의 국정 개입 공식화다. 이번 기자회견은 두 번의 검찰 수사 면죄부에 이은 대통령의 마지막 '김건희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하여튼 그렇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영부인이 취임 초 순방을 위해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