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4월 20일 수요일

먹튀 론스타 19년만에 청문회…한배 탄 ‘이창용·추경호·한덕수’

 등록 :2022-04-21 04:59수정 :2022-04-21 08:07

인수·매각 의혹마다 등장하는 추경호
한동훈은 ‘외환은 매각’ 의혹 수사검사
‘론스타는 산업자본’ 눈감은 이창용
론스타 변호한 김앤장 고문 한덕수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출근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출근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인사청문회의 막이 오르자 ‘론스타 사태’가 다시 수면 위로 등장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등 경제 관료 출신 인사의 검증 무대에서 ‘론스타’는 빠지질 않는다. 20년 가까이 지난 이 사건이 왜 여전히 소환되는 것일까.


 핵심은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①사고 ②되파는 과정에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았고, 그 결과 ③국제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ISD)마저 불렀다는 점이다. 그 논란의 한 가운데 청문회 주인공들이 서 있다. 전문가들은 한덕수·추경호·이창용 후보자가 론스타의 ‘먹튀’를 도왔거나 적어도 방관했으며, 이들이 주요 관직에 오르면 론스타와 벌이는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에서 우리 정부가 더 불리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외환은행 헐값 매각, 시작은 추경호 ‘예외승인’ 공문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 2003년 8월, 론스타는 1조3834억원에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이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던 건 당시 외환은행이 ‘부실은행’으로 분류됐기 때문이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이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이 8% 미만이라는 뜻이다. 그로부터 2년 뒤 외환은행의 부실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은행 이사회에는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 비율이 10%라고 보고됐는데 금융감독원 보고 때 6.16%로 낮췄던 정황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론스타에 은행을 싸게 넘기려고 금융당국이 부실을 과장한 것 아니냐며 “불법 매각”이라 주장하기 시작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듬해 검찰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변양호 당시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등이 일부러 외환은행을 저평가해서 금융감독위원회가 ‘론스타의 은행 인수’를 승인하게 했다며 관련자들을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피해액은 3443억∼8252억원으로 추산됐다. 검찰은 이런 결정의 배경으로 2003년 7월15일 ‘조선호텔 비밀회의’를 지목했다. 청와대·재경부·금감위·외환은행 자문사 등 관계자 10여명이 모인 비공개회의에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도 재경부 은행제도과장으로서 참석했다. 수사 결과에는 이 회의에서 변양호 당시 국장이 금감위에 ‘예외승인’을 요청하자, 금감위가 “재경부에서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공문의 작성자가 바로 추 후보자다.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2003년 7월 23일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당시 재정경제부 은행제도과장)가 작성한 론스타 외환은행 인수 ‘예외승인’ 협조 요청 공문. 금융정의연대 제공

추 후보자는 “대법원에서도 다 정리된 부분”이라는 태도다. 당시 검찰 수사가 변양호 당시 국장에 집중되면서 추 후보자는 기소도 안된 데다 이 사건이 전원 무죄로 끝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리”됐다고 보긴 어렵다. 법원 판단은 “부적절한 행위가 많았지만 배임죄를 물을 정도는 아니다”는 취지로 ‘부실 과장’을 부인하지 않았다. 감사원의 론스타 특별감사에서도 추 후보자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주식 한도초과보유 승인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4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고 ‘주의 처분’을 받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론스타 사태와 연이 있다. 한 후보자는 2006년 대검 중수부에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수사를 맡은 막내 검사였고, 수사과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였다. 당시 검찰 쪽은 이 재판의 진행과 결과에 대해 재판부에 격하게 반발해 파문이 일만큼 대립이 심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윤석열 정부 장관 후보자 중 한명은 ‘부실 조작’이 있었다고 판단한 검사고, 다른 한명은 법원에서 무죄 나왔으니 헐값 매각도 없고 책임도 없다고 말하고 있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인수 과정에 론스타 쪽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2002년 7월까지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일하다 물러난 한 후보자는 당시 론스타 법률대리인이었던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자리를 옮겼다. 한 후보자가 김앤장에서 고문으로 일한 기간은 2002년 11월부터 2003년 7월까지로,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작전 기간과 정확히 일치한다. 한 후보자는 “김앤장이 론스타 법률대리를 하는지도 몰랐다”고 항변한 바 있지만 “통상 분야에서 오래 일한 전관이 그 시점에 론스타 사건에서 배제됐다는 해명은 믿기 어렵다”는 비판이 여전하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다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다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뒤늦게 제기된 ‘산업자본’ 의혹…눈 감은 금융당국

참여연대와 경제개혁연대가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를 쟁점화하고 나선 건 2007년 3월이었다. 은행법은 대기업이 은행을 사금고처럼 이용하는 일을 막기 위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은 은행 주식을 4% 넘게 보유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만일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외환은행 부실 여부와 관계없이 매각은 ‘불법’이 되는 셈이었다. 실제로 금융위원회는 2008년 9월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을 입증할 서류도 손에 넣었다. 은행법은 산업자본이 주식을 ‘초과 보유’하고 있으면 매각을 명령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증거를 쥐고도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었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지난 19일 인사청문회에서 론스타 질문을 피하지 못했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을 자인한 서류를 덮은 이유’에 대해 묻자 이 후보자는 “론스타가 보내준 자료가 원자료와 다르고 확인 절차가 계속됐고, 확인되더라도 주식매각 명령을 내려야 하는지 논의가 있어 시간이 갔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론스타 산업자본 자료’를 입수 시점으로부터 1년2개월이 지난 2009년 11월까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재직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론스타가 마지막에 외환은행에서 배당금 무지하게 챙겨나갈 때 한은도 외환은행의 주주였다”며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료를 덮어서 한은에 손실을 초래한 사람이 한은 총재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11년 5월에는 <한국방송>(KBS) 보도로 론스타가 일본에 2조원이 넘는 골프장을 가진 ‘산업자본’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지만 이후에도 금융당국의 태도는 변함없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제값에 팔고 무사히 한국을 떠나기 위해 필요했던 금융당국의 중요한 결정들은 추경호 후보자가 금융위 부위원장이 된 2011년 9월부터 줄줄이 내려졌다. 이때는 이미 검찰 수사가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혐의로 번진 참이었다.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금융위는 론스타의 은행 지분에 대해 장내 공개매각 등 ‘징벌적 매각명령’을 내려야 했지만, 실제 유죄 확정 뒤 금융위는 조건 없는 매각명령을 내려 론스타를 도왔다. 심지어 론스타가 문제의 일본 골프장을 팔아버린 직후인 2012년 1월에야 금융위는 “론스타는 산업자본이 아니다”고 결론을 내리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거액 챙기고 또 5조원짜리 국제분쟁해결 낸 론스타

2012년 2월 론스타는 4조7천억원의 막대한 차익을 챙겨 한국을 떠났다. 그러고도 그해 11월 우리 정부를 상대로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을 제기했다. 한국 금융당국이 매각 승인을 늦게 내리는 바람에 외환은행을 더 비싼 값에 팔 수 있었는데 손해를 봤고, 한국 국세청이 매긴 세금도 인정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만일 이 분쟁에서 진다면 우리 정부는 론스타에 46억8천억 달러(한화 약 5조6천억원)를 물어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론스타의 ‘산업자본’ 의혹을 덮은 당사자들이 국제분쟁해결 대응에 앞장서면서 우리 정부가 불리해졌다고 지적하고 있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부터 매각까지 주요 국면마다 등장했던 추경호 후보자는 론스타 분쟁 대응에도 관여했다. 추 후보자는 서면 심리절차와 심리기일이 진행되던 시기에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으로서 론스타와의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 대응팀 단장을 맡았다.


김득의 대표는 “금융위가 과거에 론스타가 ‘산업자본’임을 분명히 했다면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에서도 산업자본 논쟁을 할 수 있었다. 그러면 이 국제분쟁해결 자체가 각하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는 론스타의 산업자본 쟁점을 스스로 포기해서 분쟁을 불리하게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론스타 사태란?론스타는 세계 각국의 부실기업을 사들여 가치를 제고한 뒤 비싸게 되팔아 이익을 내는 미국계 사모펀드다. 사모펀드는 기업 정상화가 아니라 ‘수익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기업 장래를 고려하지 않은 의사결정이나 가혹한 구조조정으로 투자 수익만 뽑고 시장을 뜬다. 론스타 역시 2003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고율 배당과 일부 지분매각으로 투자원금을 회수했고, 외환카드 주가조작으로 부당이익까지 챙겼다. 시민사회단체들은 론스타가 애초에 국내 은행 매입 자격을 갖추지 못했는데 론스타와 금융당국이 이를 숨겼다고 의혹을 제기해왔다. 2012년 2월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하나은행에 팔고 한국을 떠났다. 9년간 총 4조7천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그로부터 9개월 뒤 론스타는 한국 정부 탓에 손해를 봤다며 5조6천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국제분쟁해결을 제기했고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합성 아니냐'... 천안시에 기적 같은 일 일어났지만...

 

[최병성 리포트] 환경과 개발이 조화를 이루면 도시의 자랑이 된다

22.04.21 06:01최종 업데이트 22.04.21 06:01

▲ 3면이 바다로 둘어쌓인 한반도를 빼닮은 서강의 한반도지형 ⓒ 최병성

 
위 사진은 통일된 한반도를 상징하는 영월 서강의 한반도 지형이다.

이곳이 처음부터 유명지는 아니었다. 문화재청은 2011년 6월 7일 서강의 한반도지형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이곳은 내가 1999년 12월 20일 처음 발견해 세상에 공개했다.

 당시 영월군은 한반도 지형의 중간을 절개하고 높이 20m의 기둥을 세워 서강을 가로지르는 도로 건설을 진행 중이었다. 영월군에 한반도지형을 보전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영월군의 대답은 충격적이었다. "그까짓 지형 하나가 뭐가 중요하냐?"는 것이었다.

영월군수는 요지부동이었다. 이미 결정된 자신들의 도시정책만 고집할 뿐, 한반도지형의 가치를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주민들과 함께 거리로 나섰다.
  

▲ 서강과 한반도지형 보전을 위해 주민들이 거리로 나섰다. ⓒ 최병성

 
영월 오일장이 열리는 날마다 동강교 위에서 한반도지형 보전을 위한 10만인 서명 운동을 전개했다. 영월문화예술회관에서는 서강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전 후엔 서울 지하철2호선 삼성역 역사 안에서 전시하며 오가는 서울 시민들에게도 한반도지형 보전을 위한 서명을 받았다. 결국 영월군이 도로건설계획을 변경했다. 건설 중이던 도로가 한반도지형을 훼손하지 않도록 노선을 변경한 것이다.

영월군 공무원들은 "그깟 지형 하나가 뭐 중요하냐?"고 내게 반문했지만, 그깟 지형 하나를 잘 보전한 결과, 지금은 영월군을 먹여 살리는 영월 최대 관광자원이 되었다.
  

▲ 전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서강의 한반도지형 ⓒ 최병성

 
이제 막개발의 시대는 지나갔다. 기후 위기 시대에는 환경 보전과 개발이 조화롭게 상생하는 도시정책이 중요하다. 한 도시 안에 있는 자연 자원을 어떻게 잘 보전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가치가 올라가고 시민들이 살고 싶은 도시가 되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이율배반

충남 천안시는 '업성저수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 중이다. 773억 원의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성성물빛호수공원'으로 이름도 바꾸었다.

2018년 10월 2일 열린 '업성저수지 개발을 위한 실시설계용역 주민설명회'에서 구본영 당시 천안시장은 "업성저수지는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천안시민 모두에게 중요한 생태공원"이라며 "업성저수지를 한국농어촌공사와 함께 천안시민의 휴식처이자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업성저수지는 천안시민의 휴식처이자 천안시의 랜드마크가 될 만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다른 지자체의 도심 저수지에서 만나기 어려운 세계적 희귀 철새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고, 천연기념물 원앙과 뿔논병아리 등 다양한 철새들이 머물고,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등이 살만큼 생태계가 잘 보전된 곳이기 때문이다.
  

▲ 노랑부리저어새와 원앙과 뿔논병아리 등이 살아가는 업성저수지 ⓒ 최병성

 
생태공원으로 조성 중인 업성저수지 공사 현장을 몇 차례 돌아보았다. 하지만 천안시민의 휴식처요, 천안시를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가 아니었다. 막대한 국가 예산을 퍼부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카페와 아파트의 사유물로 만드는 난개발에 불과했다.

[관련기사]
천안 호수공원의 충격, 다음 피해자는 천안시민들?(http://omn.kr/1y9e5)

업성저수지 개발 계획 중 저수지의 식생을 원래 그대로 보전하는 습지는 딱 두 곳뿐이다. 그러나 그중 남쪽 수변에 있는 습지 바로 옆엔 카페와 빌라들이 들어섰다. 수변 가까이 산책로가 만들어졌다. 습지를 보전했다고 주장하지만, 이곳은 더 이상 생명들이 살아갈 수 있는 습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
  

▲ 습지를 그대로 보전했다고 하지만, 바로 곁에 고층 아파트와 카페와 빌라들로 가득하다. 더 이상 이곳에 생명들이 살 수 없다. ⓒ 최병성

   
철새들의 쉼터 역할을 할 수 있는 습지는 이제 단 하나 남았다. 버드나무 군락이 있어 업성저수지에서 환경이 가장 좋은 습지다. 노랑부리저어새도 이곳을 좋아한다. 수면이 낮고 먹을 것이 풍부하고 사람들의 발걸음으로부터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안시는 습지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시민들의 산책로를 설치했다. 습지의 소중한 생태 공간을 단절시킨 것이다. 그 결과 비행을 위해 넓은 활주로가 필요한 철새들에게 치명적인 흉기가 되었다. 수시로 오가는 사람들로부터 위협을 느끼는 노랑부리저어새와 철새들이 과연 이곳에 계속 머물게 될지 의문이다.
 

▲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 보전된 습지이지만, 중간을 가로지르는 데크가 건설되었고, 양변에 39층 고층아파트 건설이 추진 중이다. ⓒ 최병성

 
실제 그 많던 원앙의 수가 급감했다. 습지의 갈대 속에 조잘거리던 개기비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멸종위기 2급인 흰목물떼새도 생태공원 조성 사업 이후엔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흰목물떼새는 물가의 낮은 모래자갈밭에 산란하는데, 수변을 따라 건설된 데크 탓에 살아갈 공간이 없어진 것이다.
  
환경부는 호수를 보전하라고 했건만

업성저수지 생태공원 조성 사업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천안시가 함께 하는 사업이다. 농어촌공사가 업성저수지 관리 주체이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에서 업성저수지 개발을 위한 전략 환경영향평가서 검토 의견을 살펴보았다.

환경부는 '항목별 검토의견' 중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해 "호소 가장자리(특히 하천수가 유입되는 지역)의 수생식물군락은 어류의 산란장, 치어 생육장소 등의 역할이 있는바, 공사 시 훼손이 최소화되도록 사업계획을 수립하여야 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농림부는 '호수 가장자리 훼손을 최소화하여 산란장, 치어 생육 장소로 유지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였다'며 환경부의 지시 사항을 반영했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달랐다. 물 위에 데크를 건설하면서 수변이 초토화된 것이다.
  

▲ 호수가를 보전하라고 의견 제시한 환경부. ⓒ 농림축산식품부

 

▲ 물고기들이 산란하고, 철새들의 보금자리인 저수지 호수가 수면 위에 산책용 데크를 설치했다. ⓒ 최병성

 

▲ 수면 위에 산책용 데크를 건설하며 저수지 가장자리가 초토화되었다. ⓒ 최병성

 
게다가 업성저수지의 남은 생태계를 파괴하는 더 큰 위협도 시작되고 있다. 천안시가 습지 양변에 39층 고층 아파트 건설 계획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저수지 남동쪽 수변은 고층아파트와 빌라와 카페와 골프연습장 등이 빈틈없이 들어섰다. 동쪽 상단 수변은 저수지 둑과 도로가 차지했다. 자연형태로 남은 곳은 저수지 북쪽 수면 딱 한곳뿐이다.

업성저수지 북쪽 수면부엔 두 개의 지형이 저수지 중앙부로 돌출되어 있고, 그 사이가 식생이 그대로 보전되는 습지다. 노랑부리저어새가 찾아오고, 원앙과 많은 철새들이 살아가기 좋아하는 곳이다. 이곳 수변 가까이에 업성지구, 업성2지구라는 이름으로 39층 아파트가 들어 설 예정이다.

업성저수지에서 유일하게 남은 습지 양변에까지 39층 아파트를 건설해야 할 정도로 토지가 없는 걸까. 아니다. 그 뒤편으로 충분한 토지가 존재한다. 토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도심 속 호수공원의 가치를 모르는 천안시의 무지한 도시계획 때문이다.
  

▲ 천안시가 개발 계획 중인 업성지구와 업성2지구 뒤편에 아파트를 지을 충분한 공간이 있다. ⓒ 최병성

 
천안시는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두 개의 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도시계획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전형적인 난개발이다. 사업자가 소유한 토지 모양에 따라 기괴한 형태로 진행되는 무계획적인 아파트 건설에 불과하다.

천안시의 도시계획대로 업성지구, 업성2지구에 39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결과는 어떻게 될까? 난개발 천국으로 유명한 경기도 용인시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용인시는 인구 100만이 넘는 특례도시가 되었다. 그러나 사업자가 신청하는 대로 아파트가 우후죽순 들어선 된 결과, 환경 파괴는 물론 도로는 좁고, 공원은 찾아보기 어렵다. 과밀학급이 된 학교는 교육 환경이 더더욱 열악하다. 수도권에 위치한 덕에 베드타운으로 인구만 늘었을 뿐, 지금도 도시 곳곳에 난개발로 인한 시민들의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다른 지자체 호수공원 좀 보라

지난 4월 12일 경기도 수원 광교저수지를 살펴보았다. 광교저수지는 벚꽃 구경 나온 시민들로 인산인해였다. 광교저수지 역시 업성저수지처럼 저수지 수변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동일한 형태의 데크였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다. 천안시는 물 위에, 수원시는 물가에 산책로를 조성한 것이다. 
   

▲ 물 위에 산책로를 만들어 생태계를 파괴한 천안시와 물가에 산책로를 만든 수원 광교저수지. 무엇이 옳은 방법일까? ⓒ 최병성

 
더 큰 차이는 벚꽃 터널이었다. 업성저수지는 산책용 데크가 물 위에 만들어져 그늘 한 점 없다. 그러나 광교저수지는 시민들이 걷는 산책로 위로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었다. 봄 햇살이 따가웠지만, 꽃 터널 덕분에 양산을 편 사람이 없었다. 이곳은 무더운 한여름에도 시원한 그늘을 걷는 행복한 산책로가 되어주고 있다. 광교저수지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된 이유다.

광교저수지 철새들의 환경은 어떨까? 산책로가 수변에 조성되고, 물가 습지는 그대로 보전되었다. 철새들의 터전을 침범하지 않고 사람과 자연이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된 것이다.
  

▲ 환상적인 벚꽃터널 속을 걸을 수 있는 수원 광교저수지 ⓒ 최병성

 
일산 호수공원 주변에도 고층아파트와 빌딩들이 많다. 그럼에도 일산 호수공원이 고양시의 랜드마크가 된 것은 호수와의 충분한 이격거리를 두고 나무를 심고 다양한 문화광장들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천안시의 랜드마크 만들려면

노랑부리저어새와 고라니를 사진 한 장 속에 촬영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지난 기사가 보도된 후, 천안 지역의 시민단체에 합성 사진이 아니냐고 물어오는 이들이 많았다고 한다. 천안지역 시민들도 업성저수지의 소중한 생태를 지금까지 잘 몰랐기 때문이었다.
 

▲ 많은 독자들이 합성이 아니냐고 믿기 어려워했던 장면이다. 노랑부리저어새와 외가리와 고라니를 사진 한장에 담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 최병성

 
천안시의 업성저수지 개발 계획은 폭력적이다. 저수지에 살아가는 생명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 생태공원이라고 이름을 붙였지만, 저수지의 소중한 생태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국가 예산을 들여 환경을 파괴하는 난개발을 멈추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로 도시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되어야 한다.

수많은 생명들이 앞으로도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수변 가까이에 계획 중인 고층 아파트를 조금만 뒤로 물러서 철새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고, 시민들이 시원한 나무 아래 걸을 수 있도록 나무를 심을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업성저수지 수면 위에 설치된 데크 중 유일하게 보전된 습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부분을 철거하여 습지 뒤로 돌아가도록 설치해야 한다. 습지 주변에 나무를 심어 업성지구와 업성2지구의 녹지가 연결되게 해야 한다. 철새들도 안전하고, 시민들도 행복한 산책로가 되는 최고의 방법이다.
  

▲ 습지 중앙을 가로지르는 데크를 철거하여 습지 뒤편을 우회하도록 변경 설치해야 하며, 습지 둘레에 나무를 심어 철새들이 안전하고 시민들에게 시원한 산책로를 조성해야 한다. ⓒ 최병성

 
영월군은 한반도지형의 보전을 위해 공사 중임에도 도로 건설 노선을 수정했다. 그 결과 영월군 최고의 관광자원이 되었다. 천안시는 이제 겨우 도시개발사업지구 지정을 위한 공고 공람 후 시민 의견을 받은 상태다. 앞으로 도시계획심의위원회도 남아 있다. 난개발이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는 도시계획이 되기 위해 천안시가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된다.

업성저수지가 노랑부리저어새와 고라니가 함께 뛰노는 호수공원으로 거듭난다면 업성저수지는 천안시의 자랑스런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한덕수, 국적을 의심 받는 이유

 

  • 기자명 강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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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4.21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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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총정리

    “넌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이니?”

    영화 ‘국가부도의날’에서 배우 김혜수가 조우진(한덕수 역) 통상산업부 차관에게 던진 질문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왜 IMF와의 협상 과정에 매국노 취급을 받았을까?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가 지난 1997년 12월 29일 통상산업부 차관(왼쪽) 당시 서울 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IMF 조사단과 회의에 앞서 대화하는 모습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가 지난 1997년 12월 29일 통상산업부 차관(왼쪽) 당시 서울 은행연합회 회의실에서 IMF 조사단과 회의에 앞서 대화하는 모습

    IMF와 한덕수

    1997년 12월 IMF(국제투기금융)는 195억 달러를 빌려주는 대신 한국 정부에 6개 항의 양해각서를 요구했다.

    IMF 양해각서의 후과는 처참했다.

    금융 규제를 완화해 국민은행, 외환은행등 시중은행이 투기자본의 손에 넘어갔고, 정부에 긴축재정을 강요해 사회적 안전망이 붕괴되었다.

    ‘노동시장 유연화’라는 이름으로 전개된 정리해고는 현대차, 만도기계, 대우차 등으로 이어졌고 비정규직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특히 각서에 포함되지 않은 ‘11개 종합금융사 영업 정지 명령’을 한국정부에 요구함으로써 그들의 목표가 한국 금융시장 장악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

    IMF와 협상 당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최공필(‘국가부도의날’ 김혜수 역)이 양해각서의 부당성에 항의하자, 한덕수 당시 통산부 차관은 오히려 IMF의 편을 들어 양해각서를 그대로 수용했다.

    무엇보다 데이비드 립턴 미 재무부 차관을 불러들여 김대중 후보를 비롯한 지지율 3위까지의 대선 후보에게 이행각서 서명을 종용한 매국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한중 마늘파동’과 한덕수

    2000년 발생한 ‘한중 마늘파동’은 한국 정부가 국내 농가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산 마늘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30%에서 315%로 올리는 세이프가드(자국상품보호) 조치를 취하자, 중국이 한국산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금지해 버린 무역분쟁이다.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한덕수 후보자가 이 모든 과정을 지휘했다.

    ‘마늘파동’은 1개월 후 큰 손해를 감당할 수 없었던 한국 정부가 마늘에 대한 관세율을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리고, 이에 중국도 휴대폰 수입을 재개하면서 사태는 종료되었다.

    문제는 과도한 관세율 인상이 중국의 보복으로 이어질 것이란 뻔한 결과를 예측하고도 세이프가드를 적용한 한덕수 본부장의 의도가 무엇이냐는 데 있다.

    마늘 파동이 있었던 2000년 당시는 중국의 대외 무역이 급증해 미국을 뒤쫓던 시기이다.

    특히 중국의 세계 시장 진출에 위협을 느낀 미국은 중국의 WTO 가입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일방적인 세이프가드 권리를 갖게된 직후였다.

    이 때문에 한덕수 본부장이 미국의 첨병이 되어 중국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함으로써 증가하던 한국의 대중국 무역에 제동을 건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국익은 안중에도 없는 한덕수 후보자의 이런 행태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통상교섭본부장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2001년 다시 대통령수석비서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한덕수 후보자는 이듬해 12월 대선을 치른 후 돌연 자취를 감췄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와 한덕수

    2003년 한덕수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이 되어 나타난다. 이때의 행적은 영화 ‘블랙머니’에서 배우 이경영의 열연으로 세상에 알려졌다.

    미국계 사모펀드(사적으로 모의한 자금) 론스타는 자산가치 70조 원에 달하던 외환은행을 1조3,800억 원이라는 헐값에 사들인다.

    이때 론스타 법률 자문을 맡았던 ‘김앤장’이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로비활동을 벌여 외환은행의 재무건전성을 조작했다. 그 덕분에 론스타의 ‘헐값 매각’이 가능했다.

    이런 사실은 2007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된 관련 공판에서 검찰이 제시한 론스타코리아 대표의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이 공판에서 밝힌 내용은 아래와 같다.

    김앤장은 2003년 론스타와 자문계약을 맺으며 수임료로 200만달러(약 24억원)를 받았다.

    김앤장이 당시 론스타 쪽에 보낸 이메일에는 ‘한국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선 200만 달러짜리 계약 이외에 별도의 계약이 필요하다’, ‘인수 승인이 떨어지면 성공 보수금으로 350만달러를 지급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다른 이메일에는 ‘인수 배경엔 재경부가 있고 우리의 타깃은 그들’이라는 내용과 ‘로비’라는 단어도 있다.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이 론스타와 김앤장을 오가면서 로비 창구 역할을 했다.

    이처럼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매입’에 관여한 김앤장, 그리고 김앤장의 고문이었던 한덕수 후보자.

    영화 ‘블랙머니’에서 배우 이하늬는 불법을 부추기는 이경영(한덕수 역) 김앤장 고문에게 “저는 법률 대리인이지, 범죄 대리인이 아니다”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론스타에 매각되고, 그들은 수십조 원의 차익을 남겼다.

    광우병 쇠고기와 한덕수

    미국과의 주요한 통상교섭이 있을 때면 늘 빠지지 않고 한덕수 후보자가 있다. 광우병 파동으로 유명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때도 그랬다.

    2007년 한미FTA체결지원위원회 위원장이면서 국무총리였던 그는 ‘광우병 쇠고기’ 논란으로 협상이 지연되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노무현 대통령에게 “차기(이명박) 정부에 부담 주지 말고 한미FTA를 임기 내에 체결하자”라고 강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미 간 통상교섭 과정에 생긴 그의 일화는 또 있다. 그는 통상교섭본부장 시절인 1998년 한‧미 투자협정 협상 과정에서 수입차에 대한 한국 정부의 시장 개방 노력을 알리겠다며 관용차를 외제 차량으로 바꿨다. 장관급 관료가 수입차를 관용차로 선택한 건 그때가 처음이다.

    스크린쿼터(연중 일정 기간 한국 영화를 의무적으로 상영하게 한 제도) 축소 논란 때도 통상교섭본부장이었던 그는 미국 측이 스크린쿼터제를 문제 삼자, 기자간담회에서 “영화업계 위기를 극복하려면 스크린쿼터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돌아온 2006년 그는 스크린쿼터를 146일에서 73일로 줄여 영화계의 반발을 샀다.

    저축은행 사태와 한덕수

    저축은행 사태는 2011년 삼화저축은행, 부산저축은행을 시작으로 부실 저축은행이 줄줄이 영업 정지된 사건이다.

    당시 피해자의 수는 10만8,999명이었고, 이들이 보상받지 못한 피해 금액은 1조3,703억 원에 달한다.

    저축은행 사태는 저축은행의 기업대출한도를 무제한으로 풀어 주는 것을 허용한 ‘저축은행법 시행령’ 때문에 발생했다.

    바로 이 ‘저축은행법 시행령’을 2006년  재정경제부 장관이던 한덕수 후보자가 제정했다.

    대출한도가 풀리자 저축은행은 주로 건설사들에 무리한 대출을 해주었다. 부동산 담보가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선 과정에 논란이 된 ‘대장동 사건’도 실은 대장동  민간  개발 회사에  부산저축은행이  1,155억 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부실 대출한 데서 비롯되었다.

    리먼 사태로 알려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와 마찬가지로 ‘저축은행 사태’도 부동산 대출이 그 원인이었다.

    한덕수 인사 청문회

    오는 25일과 26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그가 청문회에서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들에 어떤 해명을 내놓을지 지켜볼 일이다.

    그런데 청문회 시작도 전에 벌써부터 주미 대사를 지낸 2012년 이후 행각에서 그의 새로운 의혹이 제기됐다.

    3년간 한국무역협회 회장으로 일하면서 총 19억5천여만 원의 급여와 4억여 원의 퇴직금을 지급 받은 사실이 드러난 것.

    우리는 흔히 ‘본인이 속한 민족이나 국가의 주권 혹은 이권을 남의 나라에 팔아넘겨 그 대가로 일신의 영달을 얻으려 한 자’를 매국노(賣國奴, Quisling)라고 부른다.

    한덕수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윤석열 정부의 국무총리가 된다면, 그 정부를 혹시 ‘매국노 정부로 부르지 않을까’하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평생 검사 한동훈이 60억원대 자산가 된 비결

     재산 신고 38억원, 시세 반영 시 급증…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 내고 상속 상가로 월세 챙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뉴시스 

    지난 1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재산은 38억 8,235만원에 달한다. 서울시 서초구 50평대 아파트를 비롯해, 경기도 부천시 상가, 서초구 오피스텔 한 채 등 재산 대부분이 부동산이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한 후보자 이력을 감안하면, 재산 규모가 상당하다. 그의 재산 형성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 사회에서 자산가의 자녀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figcaption>
    한 후보자는 건물 3채 가치를 36억원으로 신고했다. 서초구 삼풍아파트는 한 후보자 부부 공동명의로 돼 있다. 지난해 기준 공시가격은 21억 1,300만원이다. 한 후보자는 경기도 부천시에 지상 3층, 지하 1층 상가도 보유하고 있다. 연면적은 약 300평으로, 공시가격은 11억 6천만원이다. 서초구에는 오피스텔도 있다. 공급면적이 18평으로 오피스텔치고는 넓은 평수다. 가격은 3억 1천만원이다.

    정작 한 후보자 가족은 전셋집에 살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73평 타워팰리스다. 한 후보자 가족은 지난 2017년부터 이 집에 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재계약했는데, 전세금은 16억 8천만원이다.

    한 후보자가 보유한 부동산은 모두 세를 내주고 있다.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셋값은 17억 5천만원이다. 지난해 12억 2천만원에서 5억 3천만원(43%) 올려받았다. 전셋값을 과도하게 올렸다는 비판이 일자, 한 후보자 측은 '당사자 간 다툼이 없는 정상 거래'라고 해명했다.

    매월 월세 수익을 545만원씩 받는다. 부천시 상가에는 총 9곳이 세 들어 있다. 모두 반전세다. 보증금은 총 7천만원, 한 달 월세는 총 450만원이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가 95만원이다.

    세입자들로부터 받은 보증금은 부채로 잡혀있다. 연간 6,540만원에 달하는 월세 수익은 기입되지 않았다.

    예금은 4억 2,700만원이다. 한 후보자는 1억 5,500만원, 김앤장 소속 미국 변호사인 배우자는 2억 2,700만원의 예금을 갖고 있다. 2005년생 장녀 이름으로는 5,200만원, 2009년 장남 재산은 없다고 신고했다.

    한 후보자 재산은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을 지내던 시절보다 5억원 이상 불었다. 불과 3년 만이다. 부동산 상승 폭이 크다. 서초구 삼풍아파트가 15억 7,600만원에서 5억 3,700만원 뛰었다.

    예금 증가도 눈에 띈다. 2019년 1억 3,300만원과 비교해 3억원 가까이 늘었다. 2020년과 2021년 7천만~9천원 수준으로 줄었던 예금이 올해 4억원대로 불었다. 한 후보자는 올해 법무부 사법연수원 부원장 재산 신고에서 '부부소득 등으로 생활비 등 사용 등'이라고 적었다.

    보유 부동산 임대보증금을 높이면서 부채 규모가 커졌다.

    올해 한 후보자 재산은 신고한 규모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기준시가로 신고한 부동산을 시세로 바꾸면, 최소 20억원은 차이가 나게 된다. 한 후보자 재산은 38억원이 아니라 60억원 이상이라는 얘기다.

    한 후보자가 21억원으로 신고한 서초구 삼풍아파트는 이번 달 42억원에 거래됐다. 한 후보자 보유 부동산과 평수가 같고 층수는 2층밖에 차이가 안 나는 매물이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시세로 신고해 기재 내역과 실제 거래가격에 큰 차이가 없다. 부천시 상가는 다른 매물을 통한 시세 추정이 어려우나, 공시가격과 실제 가치는 상당한 격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의 모습 (자료사진) ⓒ뉴시스
    ‘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 반복하며 재산 불려

    한 후보자 재산 형성 과정을 보면, 부동산 거래를 적극 활용했다.

    처음으로 집을 산 건 1998년이다. 만 25세 나이에 서초구 신반포아파트를 매입했다. 국세청 홈택스에 따르면, 당시 해당 아파트 기준시가는 1억 1,300만원이다. 기준시가는 시세의 약 80%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후보자는 약 1억 4천만원 정도에 샀을 것으로 보인다.

    사법연수원 27기인 한 후보자는 1996년 입소해 1998년 초 수료한 직후, 공군법무관으로 복무했다. 사법연수생의 보수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당시 한 달 봉급은 70만원이 채 안 된다. 2년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1,600만원 수준이다.

    한 후보자 아파트 매입에 대해 증여세 탈루 의혹이 제기된다. 한 후보자에게 집을 판 정모 씨는 한 후보자 모친에게 1억원을 빌린 상태였다. 해당 아파트 등기부등본을 보면, 매매가 이뤄지기 한 달 전 한 후보자 모친이 채권최고액 1억 2천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돈을 빌려주고 아파트를 담보로 잡은 것이다. 통상 채권최고액은 대출금의 120%로 설정한다.

    한 후보자는 근저당권이 설정된 채 아파트를 매입했다. 아파트를 담보로 한 채무를 모친에게 갚아야 했다는 얘기다. 모친은 한 후보자가 아파트를 산 직후 근저당권을 해제한다. 한 후보자가 모친에게 빚을 갚은 정황은 확인되지 않을뿐더러, 그만한 자금이 있었을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한 후보자가 채무를 상환하지 않았다면, 부동산 매매를 통한 편법증여인 셈이다.

    이날 경향신문이 해당 내용을 보도했고, 이어 참여연대도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후보자는 해당 아파트를 4년 만인 2002년 팔아넘긴다. 당시 기준시가는 약 2억 6,300만원이다. 시세는 3억 3천만원 정도로, 한 후보자 시세차익은 1억원 이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새 아파트를 산다.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다. 서초구 삼풍아파트를 판 건 2002년 12월, 강남구 아파트를 산 건 그 이전인 같은 해 7월이다. 겹치는 기간 한 후보자는 2주택자 상태였다.

    기준시가로 미루어볼 때 한 후보자는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를 6억원 수준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파트도 5년 만에 처분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한 후보자는 8억 1천만원에 팔아 시세차익 2억원을 남겼다.

    ‘일시적 2주택자’를 거쳐 ‘똘똘한 한 채’로 시세차익을 거두는 패턴이 반복된다. 한 후보자는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를 팔기 4개월 전에 서초구 삼풍아파트를 매입한다. 매입가격은 18억 6천만원이다. 금융권에서 빚도 졌다. 배우자 이름으로 잡힌 근저당권이 6억 2,400만원, 대출예상액은 5억 2천만원이다.

    서초구 아파트는 투기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006년 매입 이후 현재까지 약 12년간 한 후보자는 해당 아파트로 전입한 이력이 없다.

    강남구 강변삼부아파트에서는 2009년 나왔다. 이 아파트를 판 건 2007년이니, 이후에는 임대로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광진구와 서초구의 50~77평 주상복합 단지를 거쳐 현재는 강남구 타워팰리스에서 살고 있다.

    서초구 오피스텔은 2017년 대출 없이 매입했다.

    부천시 상가는 2004년 상속받았다. 약 18년간 소유하며, 때로는 월급보다 많거나 그에 준하는 수입을 챙겼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월급이 훨씬 크다. 한 후보자가 지난해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지내면서 받은 한 달 월급은 약 1,300만원이다. 상가 월세 수입 450만원은 월급의 약 35% 수준이다.

    한동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가 지난 2018년 4월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기소와 중간 수사 발표를 하고 있다. ⓒ임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