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29일 일요일

광복70주년, 지금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칼럼>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이장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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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0  00: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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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은 광복 70주년 되는 해이다. 그렇게 견고하게만 보였던 소련도 1917년 러시아혁명 70주년이 지나니 러시아를 비롯한 수개 국가로 연방이 해체되었다. 그런데 광복 70주년이 되는 한반도는 분단을 극복하는 진정한 광복인 평화통일 대장정에 얼마나 근접하고 있는가?
분단체제 극복을 위한 노력의 결실인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에서 약속한 남북합의사항 실천은 고사하고 북한의 핵문제와 미사일에 대비한 미국의 사드(THAAD) 배치 문제, 일본의 우경화문제 그리고 나라 안의 종북몰이와 냉전적 공안몰이로 한반도는 다시금 시계가 안 보이는 동북아 판짜기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평화통일에 집중해야 할 국민의 세금과 민족의 귀중한 에너지가 남남갈등과 외세의 개입으로 연일 소진되고 있다. 시대는 21세기에 살고 있는데, 한반도의 시계는 60-70년대 냉전시대를 재현하는 신냉전시대로 회귀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지금 이 나라의 역사의 중심에 사회지도층들의 공적가치를 지키려는 의지와 도덕성 지표는 날로 떨어지며 국민들의 신뢰를 잃고 있다. 지난 8,9년 동안 현재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가 얼마나 심각했으면, ‘김영란 법’이 입법화되고, 총리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지경에 왔는가? 사회지도층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포함해 가난한 서민의 아우성과 청년실업자들의 몸부림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남북 이산가족의 고통, 5.24조치로 북한에 투자한 남북경협기업인들의 파산의 아픔, 세월호 유족들의 국가에 대한 원성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가의 기능을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과 국가의 정체성을 올바로 지키는 것이라고 본다면 현재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층들은 헌법의 기본정신과 시대정신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가? 요즘 국민들은 모이면 여야, 보혁 구분 없이 개인걱정보다 나라걱정을 먼저 한다. 우리 국민들은 역사적으로 일제시대에는 국권을 회복하기위해 의병으로 목숨을 바쳐 분연히 외세에 맞서 나라를 지켰고, 1996년 IMF 금융위기 시에는 어렵게 모은 개인재산을 헌납해 경제위기에 동참했다.
그런데 현재 정부는 공권력을 남용하여 종북몰이로 선량한 국민을 편 가르는가 하면 냉전적 공안정국과 60,70년대 군사주의문화 강화로 6월항쟁으로 어렵게 만들어온 민주주의 시민적 문화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민초를 대변하는 야당도 정권의 2중대로서 제 역할을 못하니, 민초들은 이들을 공범으로 보아 신뢰를 하지 않는다. 이러한 참담한 나라사정을 보다 못해 대안으로서 60,70년대 과거 민주인사들이 최근 다시 뭉쳐 ‘민주주의국민행동’을 다시 결성하기까지 했다.

다시 한번 나라 밖을 잠깐 보자, 남북관계는 파탄나고, 외교는 완전히 실종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통일대박론, 드레스덴선언, 통일준비위원회로 북한을 불필요하게 연일 자극하고 있다. 태산같이 믿었던 미국은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과 군사적 팽창주의를 지지하고, 심지어 최근에는 일본의 역사왜곡까지 묵인하고 있다. 그래도 정부는 미국에 전시작전권을 맡기고 여전히 한미동맹만을 강조하고 있다. 군사작전권을 미군이 갖고 있는 통일한국을 과연 중국이 신뢰하고 한반도 평화통일에 협조하겠는가?

해답은 자명하다. 정부는 남북관계의 정상화를 통해 주체적 외교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다. 오는 6.15 남북 공동선언 제 15주년 아니면 광복 70주년 8.15를 계기로 조건 없는 남북관계 개선과 일제왜곡 역사정의 정립의 선언을 위한 획기적 조치를 나라 안팎으로 선언하고 그 실천을 민족과 역사 앞에 약속하라. 그러면 국민도 정부를 신뢰하고, 남북관계도 개선되고, 미국과 일본도 함부로 우리를 대하지 않을 것이다.
본디 외교의 힘은 정부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깊은 신뢰로부터 나온다. 올바른 역사관과 시대정신 그리고 균형잡힌 외교정책을 진정성있게 편다면, 나라가 이렇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북핵문제, 동북아 평화협력 그리고 남북관계개선 모두가 소중하다. 융통성있게 3자가 선순환 되도록 광복 70주년 현 시점에서 정부의 용기있는 구체적 정치적 결단이 진정으로 필요하다.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 학력:
고대 법대 졸업, 서울대 법학석사, 독일 킬대학 법학박사(국제법)

▶ 경력
-한국외대 법대 학장, 대외부총장(역임)
-대한국제법학회장, 세계국제법협회(ILA) 한국본부회장.
엠네스티 한국지부 법률가위위회 위원장(역임)
-경실련 통일협회 운영위원장, 통일교욱협의회 상임공동대표,민화협 정책위원장(역임)
-동북아역사재단 제1대 이사,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역임)
-민화협 공동의장, 남북경협국민운동 본부 상임대표,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동아시아역사네트워크 상임공동대표, SOFA 개정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현재)
-한국외대 명예교수, 네델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대한적십자사 인도법 자문위원, Editor-in-Chief /Korean Yearbook of International Law(현재)

▶ 주요논저:
-국제법과 한반도의 현안 이슈들(2015), 한일 역사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공저,2013), 1910년 ‘한일병합협정’의 역사적.국제법적 재조명(공저, 2011),“제3차 핵실험과 국제법적 쟁점 검토”, “안중근 재판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 등 300여 편 학술 논저

아침신문 1면은?

세월호 ‘쌍둥이배’ 오하마나호, 갑자기 인도로 이전?[민동기의 신문비평] 서울시 계약직을 ‘제비뽑기’로 뽑는 이유
민동기 기자  |  media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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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0  07:05:18
수정 2015.03.30  07: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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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침신문 1면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 장례식 관련 사진이 1면에 많이 실려 있습니다.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싱가포르 국민들이 리 전 총리의 관을 향해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있는 풍경을 1면에 담았습니다. 조선 중앙 동아일보 등은 리 전 총리 장례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과 외국 정상들의 모습을 1면 사진기사로 실었습니다.
2. 안심전환대출과 관련한 기사도 오늘 주요기사네.
금융당국이 ‘안심전환대출’을 30일부터 5일 동안 20조원 추가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안심전환대출’은 기존 주택담보대출에서 연 2.5%대 고정금리의 장기 분할상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습니다. 1차 때는 선착순으로 신청 받았는데요, 추가 공급에는 희망자의 신청을 모두 받되 신청이 20조원을 넘으면 집값이 낮은 사람부터 우선 대출해주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아침신문들의 평가는 부정적입니다. 제2금융권 대출자의 경우 이번에도 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입니다. 원리금을 갚을 능력이 있는 대출자에게만 추가로 혜택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저신용 계층에 대한 대책은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기존 1차분의 문제점 보완도 없이 서둘러 2차 안심전환대출 판매 방안을 발표한 것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3. 세월호와 관련한 소식도 오늘 많이 보인다.
한국일보 1면 보도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조사에 필요한 세월호의 ‘쌍둥이배’ 오하마나호가 조만간 인도로 이동될 예정입니다. 동시에 해외 매각도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세월호 인양의 성사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진상규명의 마지막 수단이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 한국일보 2015년 3월30일자 3면
4ㆍ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따르면 오하마나호의 새 소유주인 서동마리타임은 최근 엔진 등 선박 동력장비를 교체했으며, 이 배를 진해를 거쳐 인도로 이동시킬 예정입니다. 서동마리타임 측은 향후 일정과 계획 등에 함구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를 앞두고 무리한 해외 매각이 추진되는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4.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가 주말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
세월호 특위는 현재 정부가 입법예고한 세월호 참사 특별법 시행령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위는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 여야 당대표와의 면담을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특위는 “정부가 27일 일방적으로 입법예고한 시행령안은 정작 특위의 조사를 받아야 할 기관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진상규명 등 핵심 업무를 장악하도록 해 특위를 관제 기구로 전락시킬 것”이라며 “사실상의 ‘세월호 진상규명 방해 시행령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석태 특위 위원장은 “국회가 만든 특별법이 행정부에서 이렇게 왜곡되고 있는 만큼 여야 당대표와의 만남을 제의한다”고 했습니다. 이석태 위원장은 “정부안의 완전 폐지 촉구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해 필요시 (시행령안) 일부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 한국일보 2015년 3월30일자 3면
5. 박범훈 전 중앙대 총장 이름이 보이네.
청와대 재직 시절 중앙대에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는 박범훈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 자신의 큰딸(34) 등을 중앙대 교수로 부정 채용시켰다는 정보를 검찰이 입수했습니다. 사실 여부를 수사 중이라고 조선일보가 보도했습니다.
검찰은 특히 박 전 수석의 큰딸이 작년 가을 중앙대 예술대학의 정식 교수(조교수)로 채용되는 과정에 박 전 수석이 부당 개입했는지 살펴보고 있습니다. 박 전 수석과 그의 세 딸은 모두 중앙대 예술대 출신입니다. 검찰은 또 박 전 수석이 유력 인사 자녀들의 대학원 입학이나 교수 임용 과정에 관여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 부분도 사실 여부를 조사 중입니다.
6. MB정부 자원외교와 관련한 기사는 오늘도 나왔다.
한겨레 보도입니다. MB정부 시절 이라크 쿠르드 유전개발 계약 건은 실패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최민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석유공사의 ‘이라크 쿠르드 MOU 사업 관련 회의 내용 보고’ 등의 문건을 입수했습니다. 당시 청와대와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석유공사로부터 진행 현황을 보고 받고, 계약 추진방향을 제시했던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MB정부 관계자들은 최근 “해외자원개발 총괄 지휘는 국무총리실에서 맡았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알아서 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문건과는 차이가 나는 해명입니다. 이 전 대통령과 MB정부 관계자들 책임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7. 서울시 계약직을 2년째 ‘제비뽑기’로 뽑는다고.
경향신문 보도입니다. 서울시의원들의 ‘채용 압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채용시기가 되면 서울시의원들의 청탁과 압력으로 업무를 못할 지경’이라는 게 복수의 서울시 공무원들 증언입니다. 서울시가 기간제 근로자를 공개추첨으로 선발한 것은 지난해 2월부터입니다. 1차 서류심사와 2차 면접과 체력테스를 거쳐 2-3배수로 뽑은 다음 최종합격자는 ‘공개추첨’으로 결정합니다.
근무기간이 10-11개월인 기간제 근로자는 청사의 시설물 관리와 보수 등 대부분 단순노무를 맡게 됩니다. 상대적으로 불안한 고용조건이지만 심사를 거쳐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정규직)으로도 전환이 가능합니다. 경쟁률이 높은 이유입니다. 최근 일부 서울시의원들은 이 제도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8. 촉탁직과 23개월동안 16번 쪼개기 계약을 한 곳은 어디인가.
현대자동차입니다. 한겨레가 현대차 기간제 노동자 박 아무개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 이유서를 입수했습니다. 23개월 동안 16번에 걸친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한 뒤 해고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이 과정에서 13일짜리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평균 근로계약기간은 44.1일에 불과했습니다. 세계 5위의 자동차업체가 불안정 노동을 확산시킨다는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9. 우리 사회 중산층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동아일보가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팀과 함께 지난 10년간 중산층의 변화를 추적 했습니다. 최근 직장에서 밀려난 부모 세대가 중산층으로 버티기 어려워지는 가운데 자녀들마저 구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학을 나와 취업을 해도 생활이 어려운 이른바 ‘고학력 워킹푸어’도 급증. 지난 10년간(2001∼2011년) 부모와 자녀 세대가 안정적으로 중산층을 이뤄낸 가정은 10곳 중 1곳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60대 부모가 10년간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고 그들의 30대 자녀도 대학을 나와 경제적으로 중산층의 삶을 유지하는 비율은 12.67% 정도였습니다. 나머지는 부모나 자녀 세대 중 어느 한쪽 또는 둘 다 중산층 대열에서 이탈했습니다.
10. 요즘 반려동물 문화가 주목받고 있다고.
경향신문 보도입니다. 반려동물 문화가 예술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담은 회화나 사진작품이 대중적 인기를 얻는가 하면, 상업미술계에선 초상화, 피규어 등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전문 회화 작가로 나서는 이도 있고, 반려동물을 소재로 한 사진전과 사진작가(펫토그래퍼)도 등장했습니다. 반려동물을 실제 모습에 가까운 조각모형(피규어)으로 만드는 업체도 지난해 국내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 이 글은 CBS <뉴스로 여는 아침 김덕기입니다>(매주 월요일~토요일 오전 6시 10분부터 7시까지 / 98.1 MHz)에서 방송된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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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시행령, 세월호 특별법 위반…진상규명 방해법인가"

이석태 "박근혜 정부, 일말의 신뢰마저 기만"

"정부 시행령, 세월호 특별법 위반…진상규명 방해법인가"

이명선 기자 2015.03.29 16:08:08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은 29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 약속이 진실이었는지 확인해보고자 한다"며 면담을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7일 입법예고된 시행령안은 세월호 특조위의 업무와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행정부의 하부 조직으로 전락시킬 의도가 명확하다"며 "정부의 시행령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양수산부가 예고한 시행령안은 우리(특조위)가 갖고 있던 일말의 신뢰마저 완전히 기만하는 것이었다"고 비난했다.
 
특히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진상규명 약속의 진실을 확인하고 "특조위 시행령안을 (국무회의에) 의안으로 제출해 줄 것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 당대표에게도 만남을 제안했다. "국회에서 합의로 만든 특별법이 행정부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 만큼 이를 성토하고 제대로 일할 수 있게 협조"를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세월호 가족과 사회원로 및 종교계 지도자, 국민 및 국내외 언론사를 만나 정부 시행령안의 문제점을 알리고 "특조위가 제대로 출범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입법예고 기간(3월 27일~4월 6일)이 끝나기 전에 정부가 시행령안을 자진 철회하도록 전방위로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29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특별법 무력화 시도 시행령안 철회'를 촉구했다. 왼쪽부터 김서중 비상임위원,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회 소위원장, 이석태 위원장, 장완익 비상임위원, 박종운 안전사회소위원회 소위원장. ⓒ프레시안(이명선)

이 위원장은 "세월호특별법은 정부가 제대로 밝히지 못한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어 철저히 규명하라고 만든 법"인데, "정부안은 위원장이 해야 할 각 소위원회 기획조정 업무를 1차 조사대상 기관인 해수부 파견 공무원들이 담당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 조사결과의 문제점이 발견되더라도 특조위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정부안은 특조위가 제안한 3국 1관(진상규명국·안전사회국·지원국·기획행정담당관)을 1실 1국 2과(기획조정실·진상규명국·안전사회과·피해자지원점검과)로 바꿨다.  

무엇보다 진상규명국을  '조사기획과·자료정보과·조사1과·조사2과·조사3과'에서 '조사1과·조사2과·조사3과'로 축소했다. 사무를 지원하는 기획행정담당관을 기획조정실로 격상해 권한을 확대했으며, 기획조정실 실장은 정부에서 파견된 고위공무원이 담당하도록 했다. 안전사회과 역할은 '재해·재난의 예방과 대응방안 마련 등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재해·재난 예방'으로 한정했다.

특조위가 요구한 인력 120명도 90명으로 줄였다. 시행령 8조는 "공무원 정원은 위원장 등을 포함한 120명으로 한다"고 했지만, "영 시행 시 공무원 정원은 90명"으로 제한해 정원을 늘리려면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그는 이어 "특조위가 시행령안의 주체인데, 해수부가 시행령안을 준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법령상 해수부는 시행령 성안 초기부터 특위 위원장과 협의해야 하고 입법예고 전에 시행령안을 보내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데, 그런 절차도 멋대로 생략했다"고 비판했다.  

해수부는 특조위가 2월 17일 제출한 '직제 및 예비비 요구(안)'에 대해 지난 11일까지 한 달여간 의견을 회신하지 않았다. 또 시행령안 입법예고 전날까지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 시행령 잠정안'을 특조위에 보내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정부의 시행령안대로 국무회의를 통과하게 된다면, 세월호특별법을 위반한 것이기 때문에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며 "시행령안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조위 내부 문건이 청와대 및 정부여당에 유출됐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현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권영빈 소위원장 "정부 시행령, 그 자체로 위법·무효"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권영빈 진상규명소위원회 소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시행령안의 위법성을 지적하는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한 소위원장의 입장'을 별도 발표했다.

권 소위원장은 먼저, 위원회 직제 및 업무는 규칙으로 정하도록 한 세월호특별법을 무시했다며 "정부 시행령안은 법령을 벗어났다"고 주장했다. 또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핵심부서인 진상규명국 조사1과를 파견공무원이 맡게 해 정부가 진상규명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정부의 시행령안은 법령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휴지 조각"이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입장 전문이다.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한 소위원장의 입장'

첫째, 정부의 시행령안은 위법령이다. 3월 27일 입법예고된 정부의 세월호특별법 시행령안은 그 자체로 위법·무효다. 

세월호특별법은 위원회를 업무와 사무로 구분한다. 즉, 사무처는 위원회 업무를 행정적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특별법 18조에 규정되어 있다. 

위원회 업무는 각 소위원회 위원장을 중심으로 진상규명업무, 안전사회업무, 지원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도록 특별법 16조에 규정하고 있다. 이는 위원회 활동 종료 후 잔존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사무처를 3개월간 존속시키는 특법법 규정에 의해서 분명히 확인된다. 

특별법 49조는 3개월간 존속하는 사무처의 범위를 따로 규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르면, 위원회 활동이 다 끝난 후 위원들이 일선으로 돌아간 상황에서 사무처만 3개월간 존속해 잔존 사무를 처리하게 되어 있다. 

특조위 시행령안에 따르면, 위원회 활동이 끝나면 진상규명국·안전사회국·지원국은 해산하고 다만 사무처장 밑에 있는 기획행정담당관만 남아서 3개월간 잔존 사무를 처리하면 된다.

그러나 정부의 시행령은 사무처 소속의 기획조정실뿐 아니라 진상규명국·안전사회과·피해자지원점검과 등 사무처의 모든 직원 85명이 위원회 활동 종류 후에도 3개월 동안 잔존 사무를 처리하게 된다.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시행령안이 안고 있는 이런 문제를 "세금 도둑"이라고 비난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한 특별법은 사무처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무처를 두고 특별법에 규정된 사항 외에 사무처의 조직 및 운영에 필요한 사안은 위원회 규칙으로 정하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사무처의 조직 및 운영에 대해서는 위원회 규칙에 남겨야 하는데, 해수부 시행령안은 특별법을 위반해서 시행령의 모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런 것은 결국 특별법령을 벗어난 것으로, '시행령이 위법하다'는 것을 말해 준다. 

둘째, 진상규명 업무와 관련해 정부의 시행령안은 특조위를 파견 공무원이 장악한 관제기구로 만든다. 정부의 시행령안을 한마디로 말하면, '정부 파견 고위공무원인 기획조정실장이 운영하는 특조위'다. 이는 특별법의 정신에 반하는 것으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정부의 시행령안에 따르면, 진상규명의 핵심부서인 조사1과를 파견공무원이 맡게 된다. 조사1과장의 업무는 진상규명업무 총괄, 특검 요청, 청문회 실시, 중간 보고서 작성 등 진상규명에 관련한 핵심 업무를 책임지고 있다. 조사1과장을 파견공무원으로 한다면, 진상규명의 중요한 조사 대상인 공무원에 대한 조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것은 진상규명 활동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정부의 시행령안은 조사1과장의 업무를 '세월호 참사의 원인 규명에 관한 정부 조사의 분석 및 조사'로 국한해서, 결국 특조위의 진상규명 업무는 정부 부처의 조사 결과에 면죄부를 부여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점은 법이 정한 진상규명 업무를 시행령이 근거 없이 축소 규정한 것으로, 위법한 것이다. 정부의 시행령안은 법령의 자격조차 갖추지 못한 휴지 조각에 불과하다. 

정부의 시행령안은 얼마나 급속하게 졸속적으로 만들어졌는지 문장 자체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안전사회과장의 업무에 대해 '4.16세월호참사와 관련한 사고재발방지를 위한 안전한 사회건설 종합대책 수립에 관한 상황'. 뜻을 해독하기 어렵다. 

정부의 시행령안은 지금까지 지적한 것 외에도 너무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정부의 시행령안에 대해 항간에 떠오르는 '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방해특별법 시행령안'이라는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애들, 밥 걱정 없어야 공부도 하죠”

등록 : 2015.03.29 20:03수정 : 2015.03.29 20:46
20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의 한 고등학교 식당 입구에서 학생들이 바코드 단말기에 급식카드를 대며 출입을 확인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밥값 지원 받는 친구 왜 몰라요? 돈 안 내면 다 티나요”
무상급식 끊어도 굶는 아이 없다? 밥도 ‘의무교육’이다

지난 20일 낮 12시50분 경기도 화성시의 한 남녀공학 고등학교. 점심급식이 시작되는 1시까지는 아직 10분이 남았는데, 급식줄은 벌써 건물 밖까지 늘어져 있었다. 급식도 위아래가 있어서 3학년, 2학년, 1학년 순서로 먹지만, 3학년 배식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1~2학년 줄이 몇미터다.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급식시간을 얼마나 기다리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이 학교의 ‘유상급식’ 풍경은 아직 의무교육도, 무상급식도 도입되지 않은 일반적인 한국 고등학교의 점심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삑’ ‘삑’ ‘삑’ 학생들이 급식실 입구 바코드 단말기에 급식카드를 대면, 대형마트 계산대처럼 ‘계산’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음을 알리는 확인음이 들린다. 급식이 시작된 지 5분쯤 지났을 무렵, 단조롭게 반복되던 바코드 단말기 소리가 갑자기 ‘빵빵 빠빠방~’ 요란해졌다. 한 여학생이 급식카드를 대자 컴퓨터 모니터에 초록색으로 ‘이미 배식함’이라는 글자가 떴다. 바코드 단말기는 대형마트 검색대에서 계산하지 않은 물건이 적발됐을 때처럼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내 거(카드가) 이상해.” 이 학생은 과장된 큰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그러나 관리자한테 카드 오류를 문의하지 않고 황급히 급식줄 밖으로 사라졌다. 그러곤 배식 시간이 끝날 때까지 급식실로 돌아오지 않았다. 무안해서 우는 대신 오히려 크게 웃어 젖히며 뛰쳐나간 터라 친구들도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는 분위기였다. 그렇다고 다른 친구들이 고봉밥을 먹을 동안 텅 비어 있을 이 학생의 뱃속까지 괜찮을 거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교육 하려면 교육환경 필요한데
교육 따로 급식 따로 넌센스”
교육비 지원 사각지대 꼭 있어
급식실 모니터는 급식카드를 다섯 종류로 구분하고 있었다. 정상적으로 급식비가 결제된 카드를 단말기에 대면 ‘맛있게 식사하세요’(파랑)라는 글자와 함께 ‘삑’ 하고 단음이 울린다. 카드에서 ‘결제 이상’이 발견되면 ‘이미 배식함’(초록) ‘신상기록 없음’(빨강)과 ‘급식신청 안함’ ‘관리자에게 문의’ 중 한 가지 문장이 뜨면서 ‘빵빵 빠빠방~’ 굉음이 울린다. 이 학교에서 실제 급식 현황을 가장 잘 아는 급식당번 한아무개양이 말했다. “급식비를 못 내서 친구한테 빌린 카드를 대는 애들이 하루에 한두 명씩은 있어요. 배고프니까 친구 카드라도 빌려서 급식을 먹어 보려다가, 친구가 이미 한번 먹은 카드라 걸리는 거예요. 짠하기는 한데, 돌려보낼 수밖에 없어요.” 이른바 선별적 복지가 선별해내지 못한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이었다.
이 학교 누리집에 게시된 전체 학생 수는 529명인데 모니터에 기록된 급식 신청자는 499명이다. 1학년 204명 중 203명, 2학년 151명 중 141명, 3학년 174명 중 155명이 급식을 신청했다. 나머지 30명이 왜 급식을 신청하지 않았는지는 선생님들도 정확히 모른다. 학생들은 주로 “급식이 입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대고 실제로 그런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2학년 부장인 김동현 교사는 “교육비 지원 대상자는 아닌데 급식비를 낼 형편이 안 돼 급식을 못 먹는 아이들이 있다. 재작년에 담임을 할 때, 점심시간에 배회하는 아이를 붙잡고 물어보니 그제야 급식비가 없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이 학교는 논과 바다가 가까이 있는 농어촌 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조손가정 아이들이 꽤 많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런 아이들한테 끼니당 3700원, 한달에 약 8만원 정도인 급식비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야간 자율학습을 하려면 끼니당 4000원짜리 석식까지 먹어야 한다. 석식비가 부담돼 ‘야자’를 신청하지 않는 아이들도 제법 된다.
정부는 가구의 소득·재산이 최저생계비 120~150% 이내에 해당하는 저소득층 자녀에게 학비와 방과후 수강권 등 교육비를 지원한다. 물론 급식비도 대준다. 하지만 이 학교 박천익 행정실장은 교육비 지원의 ‘사각지대’가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박 실장은 “교육비 지원 대상이 아닌 학생 중에서 갑자기 부모가 부도를 맞거나, 아버지가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가 다치는 경우가 특히 많다. 학기 초 교육비 신청 기간 이후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지원도 못 받고, 돈이 없으니 급식비도 못 내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지웅 교사는 지난해 1학년 담임을 하면서 급식비로 곤란을 겪는 학생을 맡았다. 교육비 지원 신청 기간이 끝난 이후 아버지가 몸져눕게 되면서 갑자기 곤궁해진 여학생이었다. 부모님이 급식비를 안 낸 걸 모르고 있던 학생은 급식실에서 바코드 경고음이 울리자 크게 당황했고, 이후 한동안 점심을 걸렀다. 김지웅 교사는 “어머님이 학교로 전화하셔서 아이가 창피해하니 친구들한테는 급식비 못 낸 걸 숨겨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한창 친구들 시선을 많이 신경쓰는 사춘기다. 김 교사의 제자 중에는 심지어 부모님이 안 계신데 담임한테까지 양친이 다 계신다고 둘러댄 아이도 있었다. 김 교사는 “애들이 교사한테 경제적으로 곤란하다는 얘기를 잘 안 하고, 돈 없어서 급식 못 먹는다는 얘기는 더 안 한다”고 말했다.
급식비 독촉 교사도 ‘고통’
“애들, 밥 걱정 없어야 공부도 하죠”
“아이가 급식비 못낸 것 창피해해
부모가 알리지말아달라 전화도”

정부선 인터넷 등으로 신청하면
노출 없이 지원 가능하다지만
돈내는 학생들은 따로 신청서 내
무상급식 받는 학생들 금방 노출
일단 학교에 양해를 구하고 급식을 먹은 다음 일년 내내 급식비를 밀리는 아이들도 해마다 꼭 있다. 김지웅 교사는 “행정실에서 급식비 미수납 명단이 내려오면 학부모님한테 전화를 한다. 교육하는 사람이 학부모한테 돈 달라고 전화하는 것도 민망하고,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전화하기도 죄송하다. 몇번 하다가 나중엔 그냥 문자로 남긴다”고 말했다. 학부모한테 독촉을 하다 하다 안 되면 결국 연말에 ‘급식비 털어주기’를 하게 된다. 식대 소멸시효인 1년이 지난 뒤 불납결손 처리를 하는 방식이다. 박 행정실장은 “학부모님한테 전화하면 다들 죄송하다고 한다. 돈이 있는데 안 주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뭐라고 할 수 있겠는가. 불납결손 처리로 발생한 손해는 학교가 떠안게 되는데 작은 학교들한테는 이것도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경남 하동군 쌍계초등학교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27일 하동군 지리산 관리소 하동분소 주차장에서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전교생 37명 중 36명이 등교를 거부했다. 하동/연합뉴스
해마다 유상급식으로 인한 크고 작은 난처함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교사들은 초등·중학교뿐만 아니라 고등학교도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지웅 교사는 “교육을 하려면 교육환경이 필요하다. 일단 의식주가 해결돼야 공부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교육 따로 급식 따로라는 건 난센스고 무상급식이 아니라 의무급식, 기본급식이 맞다”며 답답함을 쏟아냈다.
정부와 여당은 시·도 교육청에서 실시하는 무상급식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초·중 무상급식까지 중단하면 그 돈으로 영유아 누리과정 예산을 충당할 수 있다는 태도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만 급식비를 지원하는 게 효율적이고, 정부의 노력으로 이른바 ‘공짜밥 낙인감’도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학생이 학교에다 직접 교육비 지원을 신청하는 대신, 학부모가 인터넷 누리집이나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신청하면 다른 아이들한테 저소득층 학생들을 ‘노출’시키지 않고도 지원이 가능하단 얘기다.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물샐틈없는 행정’은 아직 요원하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틈’을 요령껏 잘도 찾아낸다. 한양은 말했다. “누가 급식비를 지원받는지 아는 건 어렵지 않아요. 다른 아이들은 담임 선생님한테 매달 급식 신청서를 내는데, 그 친구는 (정부에서 알아서 지원해주니까) 따로 신청서를 안 내고 계속 급식을 먹어요. 왜 신청 안 하느냐고 물어보면 급식비 지원받는다고 얘기하기도 해요. 뭐 안 물어봐도 다 아니까 굳이 물어볼 필요는 없고요.”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노란 개나리 만개한 금강, 물고기 사체 썩는 냄새 진동


15.03.29 17:27l최종 업데이트 15.03.29 20:5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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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나 큰빗이끼벌레 사체 등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유출된 영양염류가 유속이 생기면서 떠올라 공주보에 가로막히면서 400~500 m구간을 뒤덮고 있다.
ⓒ 김종술

따뜻한 날씨에 봄나들이 하기 좋은 때다. 금강이 내려다보이는 연미산 자락에도 노란 개나리가 활짝 피었다. 하지만 고개만 잠시 돌리면 물가에 물고기, 새, 조류 사체 등이 썩으며 나는 냄새로 얼굴이 찌푸려진다.

보 누수와 사석보호공 세굴(강물에 의해 강바닥이나 강둑이 파임)로 보의 안전성까지 위협받고 있는 공주보에 지난주부터 잠수부가 동원되어 수중에 시멘트를 쏟아붓고 있다(관련기사: 자꾸 시멘트 투입, 수생태계 악영향). 세굴 지점을 메우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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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 누수와 사석보호공 세굴(강물에 의해 강바닥이나 강둑이 파임)이 발생한 공주보가 지난주부터 세굴 지점을 메우기 위해 잠수부가 동원 시멘트를 강에 쏟아 붙고 있다.
ⓒ 김종술

보의 유지관리를 맡은 한국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원활한 공사를 위해 공주보 상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지난해 가라앉았던 녹조나 큰빗이끼벌레 사체 등 유기물이 부패하면서 유출된 영양염류가 (유속이 생기면서) 떠올라 공주보에 가로막혀 400~500m 구간을 뒤덮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주 시민들의 소풍 장소이자 봄이면 나물 뜯는 여인들로 넘쳐나던 곰나루 인근과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쌍신공원 인근 둔치 역시 사람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낚시꾼으로 넘쳤던 버드나무 군락지도 지금은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조류, 새, 물고기 사체 썩는 냄새 진동하는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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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낚시꾼이 평생 보고 잡고 싶어하는 4자(40cm 넘는 붕어)부터 잉어, 민물가마우지, 뿔논병아리, 남생이까지 물가엔 사체로 넘쳐난다.
ⓒ 김종술

지난 26~27일 공주보 주변 수변을 걸어서 돌아보았다. 물에는 조류 사체가 둥둥 떠다닌다. 발길이 가는 물가엔 죽어서 떠밀려온 것으로 보이는 물고기 사체가 곳곳에 널브러져 있다. 낚시꾼이 평생 보고 잡고 싶어 하는 4자(40cm 넘는 붕어)도 쉽게 눈에 띈다. 이틀간 확인한 물고기만 30여 마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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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대학교 동물생태학 연구실에서 ‘어도 효율성 평가 및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어류 이동 조사 장비를 설치한 창살 같은 시설물에 물고기가 끼어서 죽어가고 있다.
ⓒ 김종술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공주보 좌안에 설치된 복합형 어도. 수공의 용역을 맡은 공주대학교 동물생태학 연구실에서 '어도 효율성 평가 및 개선방안'을 찾는다는 목적으로 어류 이동 조사 장비를 설치한 것이다. 물고기가 어도에 들어와 머무는 시간과 상류로 거슬러 오르는 것을 측정하는 장비이다. 그러나 창살같이 설치된 시설물에도 물고기가 끼어 죽어가고 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 목록 관심대상 종인 뿔논병아리와 민물가마우지까지 죽어서 썩어간다. 물고기 사체와 과일 껍질까지 먹어서 강의 정화를 돕는다는 토종 거북인 남생이도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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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들의 민원에 시달리던 공주시 보건소는 강변에 파리, 모기, 날파리, 깔따구 등 유충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하여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 김종술

강이 흐름을 멈추고 물이 썩으면서 물고기가 죽어가면서 날파리도 극성이다. 둔치에 운동을 나온 시민들은 악취가 진동한다고 난리다. 급기야 공주시 보건소는 강변에 파리, 모기, 날파리, 깔따구 등 유충제거를 위한 목적으로 차량을 이용하여 소독약을 살포하고 있다.

금강둔치에 운동을 나왔던 신관동 아무개(52, 여)씨는 "(4대강 사업 이전) 예전에는 상큼한 강바람을 맞으면서 운동을 해왔는데 지금은 물이 갇혀서 그런지 날파리가 득실득실하고 강에서 악취가 심해서 운동을 하기 어렵다"며 "차를 타고 가면서 강을 멀리서 바라보면 물이 많아져서 좋은데 가까이 다가오면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고 안타까워했다.

현장에 나왔던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정책국장은 "4대강 사업이 끝나기 무섭게 강은 호수로 변모하면서 썩어간다. 썩어가는 강물은 수질 악화를 가져오며 물고기와 상위 포식자인 새들까지 원인도 모르게 죽어가고 있다, 정부는 4대강이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상태임을 알면서도 반관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수문을 열어 강의 생명을 살려야 한다"고 비난을 쏟아냈다.

수질 오염과 악취로 인한 제보 전화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려온다. 굽이굽이 여울져 흐르는 모습이 비단처럼 아름답다는 금강이 죽음의 강으로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