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일 수요일

정치하는 판사

대법원이 독재권력과 결탁해 흑과 백을 뒤섞어 놓은 사례가 비일비재
강기석 | 2016-03-03 08:48:2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박지원 의원이 결국 자기 갈 길을 제대로 갔다. 새정치연합에서 탈당을 할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곡예를 할 때나, 결국 더민주당에서 탈당을 결행할 때나, 대법원에서 자신에 대한 무죄 취지 파기환송 결정이 났을 때나 늘 ‘통합’해야 한다고 외치더니, 결국 통합과는 아주 먼 길을 갔다. 아니 앞으로도 그는 자신이 야권통합을 위해 국민의당에 갔노라고 강변할 것이다.
아무튼 그는 정치 하나는 기막히게 잘 하는 셈이다. 이 쪽, 저쪽 애를 태우다가 안철수 국민의당이 가장 간절하게 자신을 원할 때 그 손을 잡은 것이다. 박 의원이나 안 의원이나 상식과 이성이 있는 정치인들이라면, 곤두박질치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박 의원의 합류로 다시 올라갈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곧 구성될 원내교섭단체가 유일무이한 목적일 것이다. 묵직한 국고 지원금이 쏟아지면, 박 의원의 역할이 결정적인 만큼 그의 몫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이 같은 박지원 의원의 빛나는 한 수는 무엇보다 사법부의 아량 덕분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는 저축은행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대법원이 1심 무죄의 손을 들어 준 덕분에 다 죽어가던 정치생명이 되살아난 것이다. 그는 대표적인 호남토호이며 반노 인사다.
반면에 대표적인 이른바 친노인사인 한명숙 전 총리는 대법원이 2심 유죄의 손을 들어 준 탓에 지금 감옥에 갇혀 있다. 비슷한 범죄혐의에 대해 이른바 친노 한명숙 전 총리는 유죄, 이른바 반노 박지원 의원에게는 무죄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 뭐 대단한 객관적 증거의 차이나 법리의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니다. 단지 법관이 어떤 증인의 증언을 신빙성 있게 받아 들였느냐의 차이다. 한 총리 때는 돈을 줬다던 사람이 법정에서 양심선언을 하며 돈을 주지 않았다고 진술 번복했는데도 믿지 않았고, 박 의원 때는 돈을 줬다는 사람이 일관되게 돈을 줬다고 진술했는데도 믿지 않은 것뿐이다.
하나는 유죄, 하나는 무죄인데 결과는 똑같이 야당에 타격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총리 유죄는 야당의 도덕성에 타격을 주었고, 박 의원 무죄는 야당의 혁신을 방해하고 통합을 수렁에 빠트리는 결과를 빚고 있다. 의도적으로 무죄를 유죄로, 유죄를 무죄로 뒤집었을 리야 있겠나만, 결과적으로 두 경우 모두 대법원이 현 집권세력을 돕는 정치행위를 하고 만 셈이다.
그래도 대법원을 최종적인 진실과 정의의 수호자로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대법관도 인간이니만큼 오류가 있을 수 있다는 차원의 문제 제기가 아니다. 과거 간첩사건과 시국사건에 대한 재심 무죄판결에서 보듯 대법원이 조직적으로 독재권력과 결탁해 흑과 백을 뒤섞어 놓은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다른 것은 몰라도 정치적 사건에 있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가 진실과 정의에 눈 감고 늘 수구 집권세력에 유리한 판결을 내려왔다는 비판에 자유롭지 못한 것이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0&table=gs_kang&uid=33 

파괴된 필리버스터: 야당의 본질은 무엇인가





야당의 본질은 무엇인가

민주공화국의 기본은 의회정치이고, 의회는 여당과 야당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시스템 하에서의 야당의 본질은 무엇일까? 왜 저렇게 나누어 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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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 유신 시대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 아니었다. 여당이 있되 여당이 아니었고, 야당이 있되 야당이 아니었다. 정상적인 투표를 통해 의회를 구성한 게 아니라 거의 종신집권 총통에 가까운 대통령이 만든 여당이 있었고, 민주주의를 하라는 서구사회의 압박에 못 이겨 흉내만 내도록 만들어 놓은 야당이 있었을 뿐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되었어야 하는 의원들 대신에 '유정회'라는 대통령 친위조직이 국회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며, 이를 민주주의라고 칭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렇다면 민주주의가 지켜지는 사회, 민주 공화국에서의 야당의 본질은 무엇일까? 제대로 된 야당은 왜 존재하며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일까?



야당의 존재 이유

제대로 된 여당이라면 다수의 유권자에 의해 만들어져야 한다. 즉, 이 사회의 다수가 지지하는 정당이 여당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일한 논리로, 제대로 된 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야당이라면 소수, 그것도 다수가 원하는 사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는 소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만들어지는 것이다.

야당은 소수의 지지를 받기 때문에 야당이다. 소수의 지지를 받기 때문에 더 적은 의석을 배정받아야 하며, 더 적은 지지를 받기 때문에 국정을 책임지고 운영하기보다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국정의 문제점을 찾아 지적하고 고치도록 요구하는 감시자의 역할을 가지게 된다.

다수의 지지를 받은 여당이 국정을 운영하면서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게 된다면 그 사회는 조만간 독재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어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소수에게 이를 지켜보고 사회의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주고, 개선할 수 있는 방향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역할을 주는 것,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 하에서의 삼권 분립과 복잡하기 짝이 없는 의회 구성의 묘가 지니는 위대한 가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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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에게 권한을 주되, 소수의 역할이 필수적인 시스템,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 하에서의 다당제 의회가 가지는 복잡미묘한 가치이며, 그 안에서 야당의 존재 이유는 자명해진다. 이 사회의 건강성을 지키며, 새로운 가치들을 사회에 받아들이고, 여당의 시스템 유지 능력이 약화되었을 때 언제든지 대치해서 국정 운영의 권한을 받아 줄 수 있는 대안세력, 그것이 바로 민주 공화국의 의회에서 야당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정리하자면, 여당의 역할이 다수의 지지를 받아 권력을 획득하고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라면, 야당은 여당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다수의 유권자에게 새로운 가치를 받아들일 것을 설득하고 그것을 통해서 사회 전체의 건강성을 높이는 것이 주어진 역할이라는 것이다. 그런 새로운 가치에 대한 설득이 다수의 공감을 받게 되면 여야는 역할을 바꾸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이상적인 의회정치는 일찌기 이 땅에 존재해 본 적이 없기는 하다. 덕분에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는 공허하겠지만, 그래도, 원칙은 원칙이기에 정리해 봤다.



대한민국의 다수는 누구인가

정확히 알 수 없다.

유권자들의 한 표 한 표가 충분히 동일한 가치를 가질 때, 그리고 그 유권자들의 투표 비율과 정당의 의석수 비율이 일치할 때, 그리고 선거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러질 때, 지역 구도나 권력의 선거개입이 최소화될 때에 우리는 비로소 유권자들의 다수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민주주의 사회는 그렇게 누가 다수인지, 다수의 의견은 무엇인지를 '선거'를 통해 확인하도록 되어 있는데, 선거 과정이 제대로 치러지지 않는다면 진정한 다수가 누구인지 알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렴풋이는 알 수 있다. 부족하나마 300석의 의석이 전국에서 뽑히고 정당 비례로 선출되는 선거구조는 과거 유신 시대와는 달리 어지간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권력이 개입하고 정보기관이 개입하여 선거를 망가트리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국적인 여론조사의 결과와 선거의 결과는 대략 일치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는 여당인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다수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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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도는 수십 년의 역사 속에서 거의 깨진 적이 없다. 심지어 대한민국 정치사가 낳은 위대한 거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권기에도 민주당은 다수당이 되지 못했었다. 그때조차도 다수 의석은 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그 계열의 정당, 친일과 개발독재의 유산에 토건과 경제성장의 신화를 그대로 유전자에 새겨 담고 있는 그 정당이 가지고 있었다.

비록 유권자들의 마음 속에 변화의 열망을 불러 일으키고 당선되었지만,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 건방진(그들의 입장에서) 대통령을 탄핵하려던 의회의 오만이 극에 달했을 때, 분노한 유권자들이 딱 한 번 그들에게서 다수당의 지위를 빼앗아 버린 적이 있었다. 그리고 아주 짧은 시간이 지난 뒤, 다수당의 지위는 또다시 그들에게 넘어가 버렸다.

이 정도라면 거의 틀림이 없다. 이 사회의 다수는 새누리당을 지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억울하고 화가 나는 일이지만 현실이 그렇다.

제발 그래선 안 된다고 수많은 사람들이 호소하고 있지만, 박정희의 유신 정권의 정신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중이고, 우리 사회의 다수는 개발독재를 지지하며 분배보다는 성장을 지지하고 소수자를 보호하기보다는 다수의 부를 더욱 중시하고, 다수의 중소기업보다는 몇몇 재벌에게 부가 집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장 근본적으로는 물질만능주의, 천민자본주의, 간단히 말해서 배금주의를 숭배하는 천박한 유권자들이 채우고 있다는 것이다.

현실은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수밖에 없는 괴물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의 현실은 딱 이 수준이다. 여기에 반론은 불가능한 일이다.



야당의 선택지

우리 사회의 다수가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한다면, 그 환경에서의 야당의 선택은 아주 단순해진다는 것을 금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정권의 획득을 우선시한다면, 우리 사회의 다수 유권자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현재의 집권세력, 민정당으로부터 이어지는, 아니 그 이전에 박정희의 공화당으로부터 이어지는 개발독재 세력이 하고자 했던 일을 야당이 스스로 더 잘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여당 세력이 말로만 개발과 성장을 외치고 있지만 실제로는 부패와 무능으로 점철되어 있다는 점을 강변하면 된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경제는 바닥으로 처박히고 있고, 성장률은 감소하며 수출은 마비되고 있음을 역설하면 된다. 우리는 더 성장시킬 수 있고, 우리는 더 소수자를 차별할 수 있으며, 우리는 더 물질을 숭배하는 집단이라고 역설을 하고, 당신들을 배반하지 않을 것이라 맹세하면 된다. 다수의 천박한 유권자들이 이에 동의한다면 새누리당을 대치할 수 있는 집권세력이 될 수도 있다. 이를 '권력 지향형 야당'의 선택지라고 명명하기로 하자.

그러나 왜 그래야 하는가?

해방 이후 70년간 우리 사회는 그 길로 달려왔고, 미국의 원조에 힘입어 세계에서 보기 드문 경제성장을 이루어 왔지만, 그만큼 문화 수준은 천박해지고 세상은 더욱 각박해졌으며 자살률 최고, 출산율 최저의 사회를 만들어 버렸고 젊은 세대를 좌절시켰다. 그걸 이제 와서 더 빨리 계속하자고? 그렇게 지옥의 나락으로 이어지는 무한 경쟁의 세상을 향해 더 빨리 달려가자고? 권력을 획득하기 위해 그렇게 주장할 셈인가?

또 하나의 다른 길이 있다.

비록 소수지만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가치를 주장하는 유권자들이 있다. 인권을 존중하고 소수자를 보호하며 물질보다는 문화적 가치를, 경제규모의 성장보다는 지속 가능한 분배를 우선하고, 권위주의보다는 수평적 관계를 소중히 하고, 국제 사회 속에서 우리의 역할을 생각하며, 전쟁보다는 평화를 우선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가치를 역설하며 이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개발지상주의자들을 설득하여 대한민국이라는 커다란 배에 탑승한 모든 사람들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새로운 가치들을 심어 뿌리를 내리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길이다.

그 어렵고 힘든 길을 가다 보면 점차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가치들에 동의를 하게 되고, 이 새로운 가치들에 동의하는 유권자들이 수가 더 많아진다면 야당에게는 자연스럽게 권력이 넘어오게 될 것이다. 이것을 앞서 설명한 '권력 지향형 야당'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가치 추구형 야당'으로 이름 붙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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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가지 모두 정당한 야당의 역할이며, 현존하는 야당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당장의 정권획득인가? 아니면 느리고 힘들고 고통스럽겠지만 이 사회의 확실한 변화를 이끄는 길로 가야 하는가?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당신이 원하는 야당은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필리버스터에 감동하는 이유

그간 우리 사회의 야당, 현재 명칭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지속적으로 첫 번째의 길을 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많은 야당 지지자들이 답답해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명박근혜 정권 동안의 경제실적이 참담함을 보여주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로 이어지는 민주정권 10년간의 실적이 더 좋았음을 강변한다. 새누리당의 부패와 무능을 꼬집으며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고 외친다.

심지어 전두환의 국보위에 쫓아가 부가세의 폐지는 곤란한다고 역설을 했던 김종인, 이 사회의 주류 경제논리의 상징인 그 김종인을 대표로 영입하며 그에게 선거 전반을 지휘해 달라며 전권을 위임한다.

그러던 와중에 새로운 가치, 인권과 평등과 분배와 지속가능성을 역설하는 소수의 유권자들은 심지어 '야당에게도 버림받는' 참담함을 느껴야 했다. 그 결과 환경을 중시하는 자들은 녹색당으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찾는 자들은 정의당으로, 더 나아가 확실하고 급속한 사회의 변화를 바라는 자들은 노동당으로 뿔뿔히 흩어져 갔다.

인권을 얘기하면 '씹선비질'로 몰렸고, 성차별은 SNS에서나 화제거리가 되고, 노동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노조원들은 성장 논리에 몰려 불평분자 취급이나 받으며 목숨을 걸고 굴뚝에나 올라가야 하는 세상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소수가 원하는 가치가 살아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심지어 경제논리만 따라가며 제2의 새누리당이 되고자 하는 걸로 보이던 더민주 안에 숨어 있던 다수의 초선 비례 의원들, 재선을 포기하고 컷오프 당하고 한 번 써먹고 버리는 소모품 취급이나 받던 그들 안에서 살아 숨 쉬고 있었음이 확인된 것이다.

싹이 피어난 빈틈은 심지어 터무니 없는 것이었다. 도대체 왜 지금 통과시키려고 그렇게 난리를 치는지 이해하기도 힘들었던 '대테러방지법'이라는 괴물같은 법안이 느닷없이 직권상정이 되었고, 이를 저지하고자 누가 넣었는지도 모를 '필리버스터' 조항이 적용되면서 다섯 시간, 열 시간씩 무대를 독차지한 비례 초선 의원들의 연설이 시작된 것이다. 정의당 같은 소수정당도 거기에 합세했다.

그리고 그 연설을 통해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인권을 배우고 개인 정보의 소중함을 배우고 국정원의 일탈의 행적과 권력의 참담한 불법행위들에 대해 배우기 시작했다.

단지 시간끌기용의 수동적, 방어적 조항에 불과한 필리버스터, 요리법이나 읊고 사전이나 읽어 주는 것인 줄로만 알았던 필리버스터의 조항이 지구 반대편 한반도에 와서, 사라져 버린 줄로만 알았던 소수 유권자의 진보적 가치들이 논리 정연한 말의 향연으로 되살아나 수만 명의 가슴을 울리고, 밤을 새우며 화면 앞에 눌러앉아 그 긴 연설을 경청하도록 만드는 인류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해 버린 것이다.

외신들도 놀라 이에 대해 감동적인 찬사를 보내기 시작했으며, 사람들은 충혈된 눈과 피곤한 몸으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가치를 서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연설이 중계되는 화면 옆의 채팅창에는 놀라움과 감탄의 목소리가 빛의 속도로 스크롤 되기 시작했고,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의 후원금 계좌는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이런 국회의원들이 있었다니, 우리가 그토록 경멸하던 국회에 이런 보석들이 숨겨져 있었다니 하는 감탄이 줄을 잇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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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제대로 된 말에 굶주려 있었다. 터무니없는 적반하장의 언사가 아니라, 정확한 자료에 근거한 제대로 된 주장, 논리 정연한 강연에 목말라 했으며, 우리 사회가 처한 정신적 빈곤을 채워줄 새로운 가치에 대한 강연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그런 그들에게 쏟아진 말의 향연은 우리 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으며,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해줄 의원들이 저기 저렇게 감동적인 모습으로, 또는 처절한 모습으로, 또는 유쾌한 모습으로 서서 이 사회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설명해 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사람이 없던 것이 아니라 단지 저 사람들에게 힘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뿐이구나 하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는 작은 균열이었고, 새로운 싹이 비집고 나올 틈이었으며, 모든 것에 짓눌려 숨도 못 쉬던 수많은 젊은 세대들에게 숨 쉴 수 있는 숨구멍을 하나 뚫어주는 상황이었다. 이는 작은 반란이었고, 변혁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2016년 대한민국 의회에서 있었던 필리버스터는 이렇게 감동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감동 파괴자

수만 명의 젊은 유권자들이 받았던 감동은 그리 길게 가지 못하고 무산되고 만다. 그리고 그 파괴의 망치는 여당도 아니고 청와대도 아닌 야당의 내부에서 먼저 나오게 된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는 야당의 선택에 관한 문제였던 것이다. 집권세력의 길을 그대로 따라하며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길로 가고 있던 야권의 주류들에게 있어 이 필리버스터라는 작은 반란은 매우 거추장스럽고 위험한 존재였던 것이다.

그들의 눈에 필리버스터는 거시적인 여론에 아무런 영향을 못 주는 찻잔 속의 태풍이었으며, 오히려 큰 틀에서 소위 중도 유권자의 의심을 사기 딱 좋은 위험한 불장난이었을 것이다. 특히나 기독교인들 앞에서 동성애 합법화는 우리 당론이 아니며 성적소수자들을 탄압하는 기독교인들의 입장과 우리의 당론은 한치도 다르지 않다고 강변하는 야당의 비대위원 박영선 의원의 눈에는 더욱 더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필리버스터를 계속하기로 결정하는 의총의 결론 따위, 비대위를 이끌고 있는 김종인의 눈에는 아무런 힘도 없는 아이들의 불장난이었을 것이며, 뼈대가 약한 원내대표 이종걸은 이러한 김종인의 논리 앞에 제대로 저항 한 번 못해보고 녹아 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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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원문 - 한겨레

겨우 몇만. 그들에게는 무려 몇만이 아니고 겨우 몇만 이었다. 4천만 유권자의 0.1%에 불과한 겨우 몇만의 감동은 그들의 손익계산서에서는 누락되어도 좋은 작은 숫자에 불과했다.

그리고 그들은 필리버스터를 중단시켰다. 진짜 보기 드물게 타오르던 수만 명의 감동의 물결을 파괴해 버렸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겨우 몇만의 감동보다는 선거일정이 더욱 중요하며, 일부 소수 유권자의 주장보다는 다수 중도층의 안심이 더욱 소중했고, 인터넷 언론 찌끄러기들의 보잘것없는 영향력 보다는 입을 굳세게 다물고 있던 메이저 언론들의 역풍이 더 중요한 안건이었을 것이다.

더민주는 여당과 똑같은 길을 우리가 더 잘 갈 수 있음을 강변하며 잘못된 다수 유권자들의 눈에 들어 권력을 되찾아 오기 위한 '권력 지향형 야당'의 길을 선택했으며, 이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심어 뿌리내리게 하고자 하는 '가치 추구형 야당'의 길을 버린 것이다.

이는 비단 김종인과 박영선만의 결정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보여준 박영선 의원의 추한 무능은 아마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지만 말이다. 현실론이며, 다수의 의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정권 탈환을 가장 우선으로 간주하는 다수의 야당 지지자들 역시 여기에 동의할 것이다. 가치를 얘기하는 사람들을 '진신류', '진보충'이라 매도하고, 그들에게 표를 주지 말라고 단속하는 야권 지지자들은 SNS 공간에서 너무나 흔하게 발견된다.

이렇게 그 짧은 시간 동안 싹이 텄던 그 감동적인 말의 향연은 막을 내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말의 향연을 불러 일으킨 장본인들, 앞서 필리버스터에 참여해서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을 자아냈던 '극히 일부의' 국회의원들은 바보가 되고 말았다. 아니 눈치 빠르게 선거운동 잘 한 약삭빠른 인간들이 된 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의 감동은 파괴 되었고, 사람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남아있는 의문

다 좋다. 모두 이해할 수 있다. 그렇게 정권탈환이 급한지, 그렇게 급하게 되찾아온 정권으로 과연 무엇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봐주도록 하자.

사실 우리는 그렇게 급하게 정권을 가져보고, 의회의 다수당을 가져본 적도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떠했는지 불과 십 년 전의 역사에 모두 기록되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총동원해서 정권을 찾아와야 된다고 외치는 것,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역사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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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재의 집권세력은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우리 사회를 과거로 퇴행시키고 있으며, 하루가 지나면 그만큼 더 우리 사회는 망가지고 있는 중이다. 급하긴 하다. 솔직히 나도 무섭다. 우리 사회가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지 말이다.

그러나 바로 그 폭압적인 정권이 군사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정권이 아니라 다수의 지지를 받아 성립한 정권이라면, 그런 정권을 지지하는 유권자가 다수라면 상황은 다른 것이다. 그게 민주주의이기도 하다.

그런 유권자들이 다수라면 우리는 절벽으로 달려갈 수 밖에 없다. 그런 유권자들을 꼬드겨서 정권을 잡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권력을 운용한다면, 그게 현재의 상황과 다를 게 무엇이 있을까? 그렇게 권력을 추종하고, 심지어 야당조차 이 천박한 천민자본주의의 세태에 동참해서 우리 사회를 더욱더 각박하게 만들어 버리는 대열에 합세해야 한다고 외치는 사람들은 진심으로 무엇을 원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이 사회를 진심으로 바꾸고 싶은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알아서 다 잘하겠다고 외치고 집권한 박근혜가 지금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잖은가.

게르만의 대부흥을 약속하고 집권한 히틀러가 독일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보지 못했는가? 지금도 독일의 수상은 때만 되면 무릎 꿇고 사과를 해야 된다.

야당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정권탈환을 위해서라면 모든 부당한 짓을 다 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야당의 역할인가? 또 하나의 여당, 이름만 다른 여당이 될 생각이란 말인가?

야근에 지친 몸으로, 아니 야근에 시달리면서까지 몰래몰래 인터넷 화면을 켜놓고 필리버스터에 나선 보석 같은 의원들의 귀중한 강연을 들어가며 남몰래 눈물을 훔치던 수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파괴해 놓고 도대체 어떤 사회를 만들려고 한단 말인가?

이들이 느끼는 감동의 씨앗을 세상으로 퍼트려서 삶에 지쳐 각박해진 다수 유권자들을 설득하고 진정한 이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하며, 그것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진정한 야당의 역할이라는 당연한 명제는 당신들의 머릿속에는 절대 떠오르지 않는다는 말인가?

- 그들은 소수니까... 결과에 상관 없으니까...

- 그까짓 욕, 잠시 기다리면 다 잊어버릴 텐데...

- 어차피 찻잔 속의 태풍, 선거에 아무런 도움도 안 되고...

지극히 현실적인 목소리들이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그 목소리들은 내게는 권력이라는 악마와 타협한 자의 음험한 속삭임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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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미친 듯한 폭주를 막기 위해서라도 당신들에게 또 한 번의 내키지 않는 표를 던지게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당신들은 이제 더 이상 내 마음 속의 야당은 아니다.


끝.

미국 무기수입 1위 한국의 암울한 미래

미국 무기수입 1위 한국의 암울한 미래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3/02 [19:33]  최종편집: ⓒ 자주시보
▲ 2014년 무기수입국 1위는 한국     © 자주시보

 
2015년 12월 26일 미 의회조사국(CRS)이 발간한 연례 무기판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78억 달러(약 9조1299억 원) 규모의 무기를 샀다. 이 중 90%인 약 70억 달러(약 8조1935억 원)어치는 미국산이었다. 이전 4년간 매년 약 3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수힙해온 것에 비해면 2배 이상 늘어난 액수다.

이에 대해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는 한국형 전투기인 KFX 사업을 시작하면서 미국과의 무기 계약액이 크게 늘었고 사업 첫해 계약액을 기준으로 통계가 나와 2014년 무기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뉴욕타임스는 “북한과의 긴장 관계가 한국의 무기 수입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결국 차기전투기사업이나 글로벌호크 도입 등도 모두 북 군사력을 의식한 결과이기 때문에 결국 북과의 긴장이 지금과 같은 천문학적인 국방비 증액을 가져온 것이다.

문제는 이 국방비 지출이 대부분 미국 무기 수입하는데 이용되고 있고 자체의 무기개발 지원에는 거의 쓰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영원히 미국의 군수산업체 문어발에 걸려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만이 아니라 어떤 나라이건 국방분야 핵심 기술은 절대 이전해주지 않는다. 이미 KFX사업에서도 4대 핵심기술 이전은 절대 안 된다고 미국은 대못을 박은 상태다.

본지 기고가인 중국시민이 중국의 경우 서구의 기술도입에 의존한 민수경제분야의 경우 그 나라의 기술이 더 빨리 발전하는 바람에 계속 종속이 심화되었지만, 첨단 기술을 절대로 이전해주지 않는 국방분야는 죽으나 사나 스스로 개발할 수밖에 없어 자체개발에 국가적 차원의 핵심역량을 투입하며 몸부림을 쳤더니 80년대부터 제법 해외 무기수출로 돈을 벌어들이기까지 하고 있으며 자체개발한 무기로 미국과도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해왔다. 그런 국방과학분야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고 민간위성사업, 민간항공기 사업에도 기술적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자주국방의 효과는 단순한 수치로 가늠하기 어렵다.

이런 이치로 보면 한국은 영원히 미국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올가미에 꽁꽁 묶인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국민의 세금을 미국 무기 사들이는데 이렇게 많이 털어 써 버리면 정작 위축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 여지는 더욱 줄게 되어 나라의 경제가 구제불능의 상황으로 곤두박질치게 될 우려가 높다는 사실이다.
유럽에서 국방비를 많이 쓴 나라들은 하나같이 경제위기가 갈수록 더 심화되었다. 그래서 주변국과 연합하여 무기를 개발하는 등 국방비 지출을 줄이려고 계속 노력해왔다. 그럼에도 유럽의 경제위기는 갈수록 심화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정부의 재정지출이 경제활성화를 촉발시킬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는 경제살리기용 추경을 대대적으로 편성하고 선 집행하는 등 빚까지 내서 투입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3년 동안의 재정적자가 95조원을 넘어섰다.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재정적자 규모에 육박하는 수치이다. 5년이 지나면 160조가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무현 정부 5년 동안 재정적자 규모가 10조 9천억원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15배가 넘게 정부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과도한 국방비 지출에 세금을 털어 써 버리면 경제살리기 재정지출은 고사하고 정부의 재정적자로 국가신용등급이 낮아지는 등 그 자체가 경제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 명약관화이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 5년간의 10조의 재정적자에 대해서 나라를 거덜냈다고 난리를 쳤었는데 3년만에 10배가량 재정적자가 늘었는데도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있다. 언론에도 재갈을 물려 깩 소리도 못하고 있다.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의도가 이런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이 박근혜정부와 여당의 실정에서 나왔다는 국민들의 불만과 앞으로 터져나올 저항을 틀어막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닌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나라가 완전히 거덜나고 있다. 북은 전술무기의 시험은 자주 공개했지만 아직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막강한 전략무기를 제대로 공개한 것이 없다. 그것을 다 공개하면 국군의 국방비는 수백, 수천배를 늘려도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 북은 한국이 아니라 세계 최강 미국을 상대로 군사력을 키워왔다. 국방비에 세금 투입을 늘려 그런 북을 상대로 나라의 안전을 꾀한다는 것은 아예 굶어죽자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국방을 강화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지혜롭게 대처하자는 것이다. 6.15, 10.4선언만 이행해도 오히려 국방비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안전을 보장받은 상태에서 외국 무기 수입보다는 시간을 가지고 자체의 무기개발에 주력한다면 적은 비용으로도 강력한 군사강국을 머지 않아 만들 수도 있다고 본다. 정보통신기술 등 기본적인 기술력이 있는 한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이런 국민과 관련 전문가들의 주장을 아예 들어보려고 하지를 않고 있다. 자신들과 다른 주장은 무조건 종북이라며 탄압의 총칼을 휘둘러대고만 있는 것이다. 이젠 테러방지법이란 기관총까지 준비하고 있다. 나라의 앞날이 캄캄하다. 답이 없다.

전국서 ‘3.1 민족행동’, “무능력한 외교 멈춰라”


겨레하나, 3.1에서 8.15까지 ‘역사바로세우기 행동’ 계속할 것
이하나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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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2  22: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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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97주년을 맞아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이하 겨레하나) 회원들이 전국에서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행사를 벌였다. 겨레하나 회원들은 한일‘위안부’합의 무효, 일본의 침략지배 사죄등을 요구하고, 한일군사협력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 <귀향> OST 맞춰 퍼포먼스, “무능력한 외교 멈춰라”
  
▲ 3.1절 97주년을 맞은 1일, 서울겨레하나는 서울 인사동에서 한.미.일 정상과 맨발의 소녀를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펼쳐 오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사진제공 - 겨레하나]
 
서울 인사동에서는 영화 ‘귀향’의 OST ‘가시리’에 맞춰 동작을 멈추는 ‘스탑모션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한일‘위안부’합의 무효 서명을 받고, 주변에 유인물과 노란 풍선을 나눠주던 사람들은 노래가 흐르는 동안 동작을 그대로 멈추었고, 지나던 시민들의 이목을 끌었다.
특히 한.미.일 정상이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고 있는 아래에 맨발의 소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형상화 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겨레하나 신상현 간사는 “노란 꽃을 든 소녀, 나비 날개를 등에 단 사람 등 회원들이 직접 준비를 해와 퍼포먼스에 참여했다”며 “스탑모션 퍼포먼스는 한일‘위안부’문제를 합의하며, 한미일 군사협력 등으로 한반도 평화까지 위험하게 하는 무능력한 외교를 멈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 인사동에서 나비 날개를 달고 퍼포먼스를 진행한 서울겨레하나 회원들. [사진제공 - 겨레하나]
 
  
▲ 시민들과 더불어 인사동에서 퍼포먼스와 행진을 진행한 서울겨레하나. [사진제공 - 겨레하나]
 
부산 1,000개의 의자, 전북 31분 침묵시위 등 다양한 행사 열려
3.1절 행사는 전국에서 다양하게 벌어졌다. 부산에서는 일본영사관 앞에서 1,000개의 의자에 시민들이 직접 인간 소녀상이 되어 자리하는 ‘평화를 지키는 3.1대회’를 개최했다.
부산은 이날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하며, 소녀상 건립을 본격화하기로 하였다.
  
▲ 부산에서 열린 ‘천개의 의자’ 행사. [사진제공 - 겨레하나]
 
  
▲ 부산은 이날'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사진제공 - 겨레하나]
 
전북 소녀상 옆에서는 31분 동안 침묵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침묵시위를 제안했던 전북겨레하나 방용승 대표는 “지난해 12월 28일 있었던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거부한다는 사실을 크게 외치고 싶었다”면서도 “오늘만큼은 마음의 소리를 내고 싶었다. 침묵의 시간 동안 끌려간 소녀들의 아픔을 나의 것으로 만들고, 그들의 역사를 잊고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음을 새겨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전북에서는 31분동안 침묵시위가 벌어졌다. [사진제공 - 겨레하나]
 
경남 창원에서는 ‘301인 원탁대토론회’가 열렸다. 청소년부터 대학생, 지역 주민들은 각 테이블별로 한일‘위안부’협상과 민족에 대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경남겨레하나 관계자는 “이번 한일 합의에 자신이 왜 분노했는지 이야기하며, 앞으로 시민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의견을 모으는 자리였다”며 “3.1만세운동 때처럼, 국민들이 나서서 뭐라고 해야 한다는 주민들이 많았다”고 행사 소감을 밝혔다.
  
▲ 경남 창원에서 열린 301인 대토론회. [사진제공 - 겨레하나]
 
  
▲ 경남 창원에서 열린 301인 대토론회. [사진제공 - 겨레하나]
 
이 밖에도 울산, 대전에서는 한복을 맞춰 입고 만세시위를 재현했고, 경주에서는 영화 ‘귀향’ 공동체 상영회와 함께 청소년 소녀상 지킴이들이 한일‘위안부’합의 무효 서명캠페인을 진행했다.
  
▲ 울산에서 열린 3.1km 행진. [사진제공 - 겨레하나]
 
  
▲ 대전에서 열린 3.1만세시위 재현. [사진제공 - 겨레하나]
 
  
▲ 경주에서는 청소년들이 캠페인을 진행했다. [사진제공 - 겨레하나]
 
겨레하나 “3.1절 이후에도 역사 바로세우기 위한 행동 계속할 것”
겨레하나는 이날 호소문을 발표하며, “3.1에서 8.15까지 우리 역사와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민족 행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겨레하나 신미연 운영위원장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도 위안부 합의도. 아직 끝나지 않은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역사를 바로 세우려는 사람들의 싸움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겨레하나는 더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우리 역사를 올바로 세워나가기 위한 행동을 계속하겠다. 올해 8월 15일에는 전국 겨레하나 회원이 한 자리에 모여, 민족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한 행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호소문(전문)>
3.1에서 8.15까지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는 행동을 이어가겠습니다.
“일본인은 물러가라, 조선은 조선 사람의 것이다”
97년전 3월 1일, 한반도에는 만세의 함성이 들끓기 시작했습니다. 상인들은 상점 문을 걸어 잠그고 나섰고, 학생들은 동맹휴학시위를, 전차운전사 등 노동자들은 파업과 만세운동에 동참했습니다. 농민, 기독교인, 천도교인, 광부들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시위였습니다.
“우리는 역사 속에 존재한다. 오늘은 만세를 부르는 날이다”
3.1의 함성은 두 달 동안 전국 방방곡곡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전국에서 1214번의 시위가 벌어졌고 200만명이 참여했습니다. 5개 군과 1개 섬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체포자가 나왔을 정도로 한반도 전체가 들끓었습니다. 일본은 만세운동에 나선 사람들에게 총을 쏘고, ‘곤죽이 되도록’ 때려가며 억압했지만 흰옷의 만세운동 물결은 끊일 줄 몰랐습니다.
3.1만세운동은 전 세계에 우리 민족의 독립의지를 선포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가슴속에 살아있던 독립열정을 확인했고, 이 힘은 새로운 독립운동의 여정으로 이어졌습니다.
3.1 정신을 다시 생각합니다
“우리가 독립하지 못하면, 영원히 후손들에게 씻지 못할 후환을 남길 것이다”
당시 거리에 나선 선조들의 마음을 헤아려봅니다. 일제는 우리를 지배할 수 없다는 분노, 짓밟힌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내기 위해 분연히 떨쳐나섰을 민중들의 목소리를 떠올려봅니다.
그러나 해방된 지 70년을 넘어선 지금에도, 우리 민족의 자존심은 일본에 짓밟히고 있습니다. 한일 일본군‘위안부’합의가 끝나자마자 일본은 ‘위안부 강제 연행 증거는 없다’고 나섰고, 일본 집권당 자민당은 ‘소녀상’ 철거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아베는 “더 이상의 인정도, 사과도 없다”고 당당히 말하고 있습니다. 일본군‘위안부’할머니들은 사과를 받기는 커녕 돈 10억엔에 이 싸움을 ‘불가역적으로’ 끝내라고 강요받고 있습니다.
한반도에 오고 있는 자위대, 그리고 되살아나는 친일
일본은 지난 침락 역사에 대한 사과 대신, 한국과의 군사협력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지난 역사를 지우고 새롭게 한일관계를 맞이하자는 것입니다.
아베총리는 일본군 자위대의 ‘집단적 자위권’의 진출대상이 한반도임을 노골화하면서, 적반하장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합니다.
지금의 일본에서 과거 조선을 구해주겠다는 명분으로 이 땅에 들어와 결국 한반도를 강제로 집어삼켰던 일본군대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침략역사를 인정하지도, 사과하지도 않는 일본정부에게 ‘한반도 평화’를 명분으로 우리 군사정보를 내어주고, 함께 군사훈련을 진행한다는 것은 지난 역사 앞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친일세력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친일역사논란으로 한국사회를 뒤흔든 ‘국정교과서’가 밀실에서, 누가 어떤 기준으로 집필하는지도 알 수 없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것은 일제에 항거한 선조들의 민족독립정신을 훼손하는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의 변명을 앞세우는 교과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의 분노와 경고의 목소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교과서는 이제 곧 우리 아이들에게 유일한 역사로 보급될 것입니다.
더 이상 역사와 민족의 자존심이 짓밟히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우리는 군대와, 외교와, 결국 주권까지 일본에 넘겨준 친일세력의 역사를 잘 알고 있습니다.
일제 식민지배를 미화하는 교과서를 보급하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눈물을 외면하며 소녀상을 철거해버리고, 일본군대가 다시 이 땅에 발을 들이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그 끝이 어디까지 이어지게 될 것인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제는 우리를 지배할 수 없다” 200만명이 들고 일어섰던 97년전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반복된다는 명제를 되새겨봅니다. 우리는 역사를 잊지 않았음을, 그리고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민족의 자존심이 살아있고 그것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가 있음을 보여줄 것입니다.
“일본은 ‘위안부’피해 할머니들께 무릎꿇고 사죄하라!”
“친일역사 미화하는 국정교과서는 필요없다!”
“일본은 재무장 중단하라!” “일본군 자위대 한반도 진출 용납할 수 없다!”
전국 방방곡곡 우리의 목소리가 들끓어야 합니다.
우리는 역사와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민족행동을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2016년 3월 1일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테러방지법 결국 여당안대로 더민주 퇴장 "총선 뒤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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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의하는 이종걸...말리는 원유철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처리를 앞두고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관련 신상발언을 하자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장석으로 다가가 항의하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이를 말리고 있다.
ⓒ 남소연

[기사대체 : 2일 오후 11시 50분]

192시간 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이끈 테러방지법이 2일 밤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재석 157인 중 찬성 156인, 반대 1인이었다.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이는 김영환 국민의당 의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 외 106인이 발의한 테러방지법 수정안이 부결되자 모두 퇴장했다. 더민주의 수정안에 대한 표결 결과는 재석 263인 중 찬성 107인, 반대 156인이었다.

앞서 더민주는 이 수정안에서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국가정보원(국정원)의 자의적 판단을 막으려고 '테러행위에 대한 예방 및 대응활동 등'에만 테러방지법을 적용하도록 했다. 또 국정원장에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조사추적권을 부여한 것을 삭제하고 대테러센터가 해당 업무를 총괄하도록 수정했다.

아울러, 국정원장이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를 정보사업자에 요구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서도 법원의 허가를 먼저 얻도록 했다. 이외에도 테러대책위원회 소속으로 설치하도록 한 인권보호관을 국회가 추천하고 정부의 대테러활동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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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러방지법 국회 본회의 통과 2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주호영 의원 외 156인이 발의한 테러방지법이 재석 157인 중 찬성 156인, 반대 1인으로 가결됐다. 본회의장 전광판에 찬반 의원들이 표시되고 있다. 표결에 참여한 국민의당 의원중 유일하게 김영환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 남소연

직권상정 '변명' 가로막힌 정의화, 테러방지법 수정안 찬반토론도 후끈 

사상 초유의 필리버스터 사태를 이끈 법안인 만큼 표결 과정도 '조용하지' 않았다. 당장 정의화 국회의장이 자신이 테러방지법을 직권상정한 까닭을 설명하려 하자, 야당 측에서 거세게 항의했다. 정 의장이 "오랜 여야 협상 결과 이(테러방지법 악용)에 대한 통제장치가 다각도로 마련됐다고 본다, (야당에서) 무제한 감청을 주장했지만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면서 사실상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에 대한 찬성 토론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앞서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도 야당의 필리버스터 도중 "사실관계를 밝힌다"라면서 찬성토론을 전개해 국회법 107조를 위배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국회법 107조에는 "의장이 토론에 참가할 때에는 의장석에서 물러나야 하며, 그 안건에 대한 표결이 끝날 때까지 의장석에 돌아갈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아예 단상 아래로 나아가 정 의장에게 의석에서 내려와 발언하라고 항의했다. 정 의장이 "여기가 의장 발언대"라면서 이를 거부했지만 야당의 항의는 계속됐다. 결국 정 의장은 자신의 발언을 채 마무리하지 못한 채 테러방지법에 대한 의사진행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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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처리를 앞두고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언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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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의 테러방지법 수정안에 대한 찬반 토론 때도 여야의 고성은 계속됐다. 김광진 더민주 의원이 찬성 토론에서 "국민과 야당을 힘으로 지배하려는 생각은 민주주의의 상식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통치하려 하지 말라,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공화국이다"라고 말하자, 여당 의원 사이에선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라는 고함이 터져나왔다.

뒤를 이어 반대 토론에 나선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도 "왕조국가가 아니라 법치국가라서 법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김광진 의원의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그러나 이 의원도 발언마다 야당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결국 그는 토론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192시간 필리버스터도 들었는데) 우리가 하는 건 5분도 못 들어주느냐"라고 역정을 냈다.

이철우 의원 등은 "새누리당의 안대로 처리하더라도 국정원의 권한 오·남용 가능성이 없다'면서 더민주의 수정안을 반대했다. 또 '더민주의 수정안대로라면 제대로 된 권한을 부여받지 못해 실질적인 테러 방지를 기대할 수 없다'는 논리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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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곤'한 김무성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처리를 앞두고 여야 의원들의 찬반 토론이 이어지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피곤한 듯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있다.
ⓒ 남소연

주호영 새누리당 의원은 "김대중·노무현 정부가 테러방지법을 정부에서 추진하지 않았나, 두 전직 대통령이 야당 주장대로 국민을 함부로 감청, 인권을 침해했단 말인가"라면서 새누리당에서 발의한대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달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그는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더냐, 만에 하나 (국정원의 권한이) 남용될 수 있더라도 그것이 두려워서 이 법을 포기하거나 할 수 없다"라면서 "국민 생명 보호가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의심이 많으면 허깨비가 보인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도 "10년 전 내가 국정원 불법도청사건 주임검사로 최고위직 국정원장 두 명을 감옥에 보낸 장본인이다, 국정원의 어두운 과거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데 지금 국정원은 내가 감옥에 보냈던 그 시대 국정원과 다르다, 정말 국정원이 불법을 행한다면 과잉공포조장 전에 근거로 말해라"라고 지적했다. 또 "이종걸 원내대표 수정안대로라면 국정원에게 집에서 애나 보라는 것이다, 국정원에 제대로 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라면서 "뉴욕, 파리 테러가 서울, 부산에서 일어나지 않으란 법 없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더민주는 필리버스터에서 주장했던 테러방지법의 문제점을 재차 짚으면서 수정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광진·정청래·신경민 의원이 찬성 토론자로 나섰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이 위헌가능성이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정청래 더민주 의원은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은 통과되더라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으로 막을 것"이라면서 "여러분 솔직해지자, 양심에 호소한다, 여당 의원들도 청와대 수뇌부로부터 사찰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경민 더민주 의원도 "(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은 부칙이란 이름으로 (감청요건을 제한한) 통신비밀보호법을 고칠 수 있도록 했다"라면서 "이건 성사되더라도 위헌심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의원들은 '고성'으로 화답했다. 정 의원이 "이 법(새누리당의 테러방지법)이 통과되면 새누리당 의원들도 도청될 것"이라고 말하자 "거짓말 하지 말아"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신 의원이 "국정원을 과연 믿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을 땐 "믿어야지"라고 곧장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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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민주 의원들 집단 퇴장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 외 106인이 발의한 테러방지법 수정안이 부결되자 집단 퇴장하고 있다.
ⓒ 남소연

새누리 "미국 드라마서 얼핏 본 필리버스터 도입한 것 자성해야" 

한편, 새누리당은 표결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지난 2월 23일부터 9일 동안 진행된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선거운동용이었다"라고 비난했다.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자신이 어느 지역구 예비후보로 등록했는지 광고하고 자신이 쓴 책 소개하고 막바지엔 울부짖으면서 총선에서 표를 달라고, 과반 의석하게 해달라고 했다"라면서 "(야당의) '힐링'버스터였고 그걸 지켜보는 국민에게는 '울화통' 버스터였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은 지난 2008년 한미FTA 앞두고 '미국 쇠고기 먹으면 뇌 숭숭 구멍 난다', '맹장 수술하는데 3천만 원 든다'는 공포 마케팅을 통해 법안을 막고자 했다"라면서 "정말 이 테러방지법이 국정원의 무차별 휴대폰 감청법이라면 본회의장 면책특권에 숨지 말고 국회 밖에서 당당하게 주장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필리버스터를 도입한 새누리당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 드라마에서 얼핏 봤던 제도를,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를 도입했다"라면서 "이렇게 악용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제도를 도입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태흠 의원도 "(이번 필리버스터는) 국회법 규정 운운하면서 눈물 흘리고 '임을 위한 행진곡' 부르기나 하고 기록 경신, 사전 선거 정치쇼에만 집중됐다"라면서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어떻게 악용될 수 있는지, 발목잡기용 도구로 활용될 수 있는지 여지없이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야당은 필리버스터를 민주주의적 절차가 아니라 절차적 악법으로 활용해 선동정치로 진화시키고 정부와 국민을 갈라놓는 분열정치를 한 것"이라면서 "국민을 선동하고 정치 불신을 부른 야당의 정치 행태를 반드시 심판해 달라"라고 말했다.

더민주는 같은 시각 국회 로텐더홀에서 테러방지법 강행처리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더민주는 "이로써 '음지에서 국민을 사찰하고 양지에서 정권에 충성해온' 국정원은 '박근혜 정권의 가장 완벽한 통치 도구가 될 것'이고, 동시에 '민주주의와 국민 인권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라며 "총선 승리 후 테러방지법 전면 개정에 나설 것임을 국민 앞에 다짐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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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처리를 앞두고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 공동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안 대표와 주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에 참석했으나 테러방지법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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