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한표 | 등록:2024-01-11 11:17:09 | 최종:2024-01-11 14:01: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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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이낙연 탈당에 경향신문 “이낙연, 탈당 명분 부족…이재명은 리더십 부족”
한국일보 “신뢰가 훼손된 방심위라면 공정성 기대할 수 없어”
기자명장슬기 기자
입력 2024.01.12 07:30
수정 2024.01.12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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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미디어오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탈당했다. 국민의힘에 이어 민주당도 전직 당대표가 탈당하며 거대양당이 분열하는 모양새다. 누구 탓일까? 12일자 아침신문 중에선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횡포’가 더 문제라는 곳도 있고(매일경제·세계일보), 이낙연·이재명 두 전현직 당대표들을 모두 비판하는 곳(경향신문)도 있었다. 또한 서로 적대적인 양당체제 비판에 방점을 찍은 곳도 있었다(조선·중앙일보). 한겨레는 이 전 대표가 제3지대에서 ‘반명’을 넘어설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이하 방통심의위)가 오늘(12일) 전체회의를 열고 야권 추천 위원인 김유진·옥시찬 위원 해촉 건의안을 논의한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민원을 넣어달라 했다는 의혹(청부민원)을 제대로 해명조차 못한 채 궁지에 몰린 류희림 방통심의위 위원장이 정치적 공격에 나선 꼴이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여야 싸움박질 대신 본업 돌아가라”고 주장했다.

▲ 2024년 1월8일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서울시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전체 회의에 참석해 음료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탈당에 이재명 리더십 비판
이상민 의원이 지난 8일 국민의힘에 입당했고, 지난 10일 비명계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이 탈당했으며 지난 11일 이 전 대표도 당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이재명 대표 중심의 민주당이 문제라는 비판이 눈에 띈다.
매일경제는 사설 <이낙연 전대표가 당을 버린 이유, 민주당은 자문해보라>에서 “민주당이 정상적인 공당이라면 지금의 연쇄 탈당 사태에 대한 깊은 자성이 필요하다”며 “동료들이 떠나며 한 말들을 새겨듣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으로 남을 뿐 한국 정치 발전에 계속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원론적이면서도 현재 여의도에 필요한 메시지지만 민주당 횡포라고 언급한 것 중에선 다소 설득력이 떨어지는 사례도 있다. 매경은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이용해 무리한 법안을 밀어붙이고 탄핵을 일삼는 등 ‘다수당 횡포’”를 부렸다면서 ‘김건희 특검법’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김건희 특검법은 최근 나온 이야기가 아니며 사실상 모든 언론에서 말하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첫 시험대이기도 하다. 또한 매경은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해병대 채 모 상병 순직 등”에 대해서는 “총선용 국정조사”라고 규정했다.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탈당 선언문을 발표한 뒤 프레스라운지에서 기자들에게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영상 갈무리
세계일보도 사설 <혁신 지지부진 속 이낙연 탈당…이재명 리더십 성찰해야>에서 “탈당파는 민주당을 떠나면서 모두 이재명 대표의 당 운영 방식과 리더십을 비판했다”며 “이 대표는 자신이 변화와 혁신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점이 민주당 분열을 부추긴 게 아닌지 겸허히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총선을 앞두고 정권심판론이 우세하지만 이런 여론이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데는 이 대표 책임이 크다”고도 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결국 갈라선 이낙연과 이재명의 정치 유감스럽다>에서 전현직 당대표를 모두 비판했다. 이 전 대표를 향해선 “비명계가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의 공격으로 받은 고통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5선 국회의원·전남지사·국무총리·당대표를 지내며 ‘민주당 역사’로 자처해온 그의 탈당 명분으로는 부족하다”고 했고, 이 대표에 대해선 “이 대표를 향한 ‘사당화’ 비판과 ‘당내 민주주의’ 요구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 대표는 지금껏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민주당 분열, 국민의힘도 문제
정치적·정책적 지향이 아닌 ‘당내 최고권력자와 거리’로 만들어진 현재 당 주류와 비주류의 구분과 비주류 배제는 민주당 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앙일보는 사설 <친윤·친명 아니면 공천 꿈도 못 꾸나…또 도진 ‘호가호위’>에서 “국민을 대표해 입법자가 되겠다는 사람들이 권력자의 ‘총애’를 들먹이며 공천받겠다는 것부터 쑥쓰러운 일인데 여의도 현실을 보면 비주류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컷오프 위협을 당하는 가운데 권력과의 친분을 강조하는 인사들이 텃밭에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각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은 용산, 야당은 친명계 공천 쏠림 조짐”이 보인다는 지적이다.

▲ 12일 중앙일보 사설
조선일보도 <여야 前 대표들 동시에 탈당하는 한국 정치>에서 “총선이 있는 해에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은 익숙한 풍경이지만 이번처럼 얼마 전까지 여야 당대표를 했던 이들이 거의 동시에 탈당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이런 당내 권력 싸움은 국민의 환멸만 불렀을 뿐 국정과 정치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조선일보는 이들이 각각 신당을 만들어 연대하는 움직임에 대해 “이준석, 이낙연 신당은 대북 관계나 이념적 정체성에서 거의 정반대라고 할 정도로 상반된 입장”이라며 “그런 두 당이 합친다면 ‘반윤’ ‘반명’이라는 것 외에 어떤 정책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낙연 탈당, ‘반이재명’ 넘어설 가치 보여줘야>에서 “제3지대가 관심을 받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동시에 작동하는 탓이지만 제3지대가 반사이익만 노린다면, 결국 공천 때문에 급조된 정당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할 수 있다”며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 정치를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실현하겠다면 그에 걸맞는 비전과 가치를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 12일 아침신문 1면 모음
방통심의위, 야권 추천 위원들 해촉되나
현재 방통심의위의 여권 추천 위원은 4명(류희림·황성욱·허연회·김우석), 야권 추천 위원은 3명(김유진·옥시찬·윤성옥)이다. 12일 김유진·옥시찬 두 위원을 해촉하는 안건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중앙일보는 방통심의위를 강하게 비판했다.
청부민원은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들을 동원해 방통심의위에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 건에 대해 민원을 넣은 뒤 후 류 위원장이 관련 안건을 심의해 방송사들에게 총 1억 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사건을 말한다. 이 문제에 제대로 해명을 하지 못하면서 방통심의위는 올해 들어 지난 3일과 지난 8일 두차례 전체회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방통심의위는) 방송과 통신을 공정하게 심의하고 감시·감독”하며 “음란물·도박 등 불법 사이트를 단속하고 인터넷 방송의 일탈을 규제한다”며 “법정제재 건수는 방송사 재승인 심사에도 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한 뒤 “민간독립기구인 방심위 위원을 여야 정치권에서 추천하는 이유는 정치적 다양성을 반영해 공공성·공공성을 달성하기 위해서”인데 “여야로 나뉜 싸움박질로 방심위 업무 공백이 잦아지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방심위 ‘민원 사주’ 뭉개고…야권 위원 해촉 추진 옳은가>에서 “현재 7명 위원 중 여권 위원이 과반(4명)이니 마음만 먹으면 (해촉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며 “대통령이 해촉을 재가하면 방심위는 새 위원 위촉 때까지 여권 4명, 야권 1명의 기형적 구조가 된다”고 설명한 뒤 “신뢰가 훼손된 이런 방심위라면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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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매일신문 칼럼
이런 가운데 매일신문에는 김우석 방통심의위원의 칼럼 <‘4·10 총선’은 가짜뉴스와의 전쟁이다>가 실렸다. 김 위원은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를 ‘가짜뉴스’로 언급하면서 “대선 3일 전 터져 나온 이 사건은 전문가들도 깜짝 놀랐던 ‘근소한 표차’의 핵심 원인”으로 규정했다. 김 위원은 “여야는 모두 승리를 위해 다양한 전략·전술을 사용하는데 문제는 ‘그 전쟁 수단이 정의로우냐’다”라며 “대표적으로 부정의한 수단이 가짜뉴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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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대상·예산 수치 부각하며 “획기적 지원”이라는 자평도 무색



![10일 브리핑하는 존 커비 미 NSC 조정관. [사진 갈무리-백악관 유튜브]](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01/209823_99176_1726.png)
미국 백악관이 10일(현지시각) 북한과 하마스 간 군사협력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 정보기관의 평가와 다른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북한이 하마스에 무기를 제공했고 하마스가 이 무기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는 증거를 언론에 공개했다’는 질문을 받은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과 하마스 간 군사협력이 있었다는 어떠한 징후도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것을 입증할만한 것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사진 갈무리-국가정보원 페이스북]](https://cdn.tongilnews.com/news/photo/202401/209823_99177_1751.png)
이에 앞서, ‘하마스가 북한제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지난 5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대해 한국 국가정보원은 “동일하게 판단한다”면서 ‘한글 표식이 있는 로켓 유탄발사기 신관’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근 한반도에서 무장충돌 위험을 지적했는데 북한이 한국을 겨냥한 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는 의문에 대해, 커비 조정관은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해서는 오랫동안 얘기했다”면서 “그들이 지역 내 공동목표에 대해 공개적으로 관심을 표출했는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대꾸했다.
그는 “이것으로부터 북한이 일정한 군사적 이익을 얻고 있다는 가시적 증거의 수준에 대해서는 추측하지 않겠다”고 했다. “왜냐하면 러시아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구매함으로써 확실히 군사적 이익을 얻고 있다고 여러 차례 말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정흔의 부동산 이야기] 부동산 거품유지와 건설업계 보호하는 게 목표
조정흔 감정평가사 | 기사입력 2024.01.12. 05:04:43
부동산 가격은 그 사회 구성원의 의사결정과 행동을 통하여 시장에 현출된다. 개개인의 주관적 판단 총합이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때 사회 제도와 정책이 개개인의 행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정부의 정책은 중요하다.
지난 1월 4일 2024년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되었다. 이어 10일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이 발표되었다.
민생경제의 회복과 가계부채 관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내용을 세세히 뜯어보면 부동산가격 거품을 유지하고, 주택소유자와 건설업계의 사업성과 수익성을 최대한 보장해주기 위한 출구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 일색이다.
정부가 다시 다주택자 양산, 전세 사기판을 깔고 있다
세금을 깎아주고(소형 저가주택 취득세 감면), 개인의 다주택·갭투기를 장려(소형 주택구입후 청약 시 무주택자 지위 유지)하는 것이 부동산 세제, 규제 정상화인가.
지난 수년간 저가주택시장을 왜곡하고 청년·서민 피해자를 양산하여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전세사기문제가 바로 소형저가주택의 다주택 갭투기로부터 촉발했다. 정부는 국민 세금인 정책자금과 정부보증을 사용하여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청년·서민에게 전세자금대출을 무분별하게 확대하도록 유도했다. 이로 인해 전세가격이 더욱 높아졌다. 이는 청년·서민을 빚쟁이로 만들어 소형주택사업자와 땅주인의 배를 불렸다. 전세대출은 전세 사기 피해를 더 크게 만들었다.
반면 약자를 보호하는 정책은 실종됐다. 보증금 미 반환 피해가 뻔히 예상되는 주택임대차계약이 지금도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예방책도 마련된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더 확대하는 정책이 이번에 버젓이 등장했다. 정부는 청년 출산가구 대상 전세대출의 대상과 한도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세대출을 확대하고 다주택 갭투기를 장려하여 거품을 더욱 키우거나 유지하는 방식으로 전세 사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전세자금대출과 전세보증제도 등을 통하여 왜곡되고 부풀려진 전세가격과 부동산가격을 정상화하고, 시장원리에 따라서 정상적인 가격수준에 회귀하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청년·서민을 보호하는 길이다. 동시에 저층 주거지 공공임대주택의 매입원가를 낮추고, 저층 주거지를 장기·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
그러나 1월 10일 발표된 국토교통부 업무보고는 다주택자, 갭투기자, 전세사기꾼 양산 정책을 펼치겠다고 쐐기를 박고 있다. 바로 2020년 8월 폐지된 단기 등록임대 유형의 단기등록임대를 재도입한다는 데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임대인이 의무로 가입해야 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기준 요건도 완화하고, 소형 주택을 향후 2년간 구입해 임대등록하는 경우 세제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하겠다고도 했다. 전세사기를 거품으로 돌려막기하면서 전세사기가 창궐할 수 있는 모든 판을 다시 깔아놓은 셈이다.

공공자산 헐값 매각, 시장정상화 과정 없는 민간 주택 고가 매수
또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이 민간주택을 매입할 때(등록임대사업자주택 LH에 양도 허용, 과태료 등 제재 미적용, 구축 다세대, 다가구주택 1만호 이상 매입) 원가이하 매입 원칙을 폐기하겠다고도 했다(공공 신축매입약정 확대). 한마디로 세금을 들여 민간 사업자의 매물을 비싸게 사줄 길을 열었다. 부동산가격 거품 제거, 정상화를 위한 과정이 빠져 있다.
공적자금과 세금을 투입해 부동산 거래가격과 전세가격을 유지하고, 민간건설업자에게 공공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이다. 이는 2024년 경제정책방향 첫 페이지에 명시된 건전재정 기조 확립과 경제정책의 틀을 민간·시장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LH공사는 부채비율 축소를 위하여 분당 오리, 광명, 하남 사옥을 포함, 서울, 인천 등 주요지역의 15조 원 규모 '알짜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시기에 공사가 보유한 알짜 공공자산은 민간에 헐값으로 매각했다. 공공자금을 민간업계에 투입할 때는 정반대로 움직이게 됐다. 부동산 시장 하락기에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조정되어 제자리를 찾는 것을 막고, 높은 가격을 유지시키면서 민간이 보유하고 있는 팔리지 않는 매입임대주택을 고가로 매입하겠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우선에 두는 정부라면 부동산 경기 하락기에는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이 자연스럽게 정상화되고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약계층의 보호에 주력해야한다. 현 정부 기조는 이와 정반대다.
전세사기피해자지원을 위한 특별법에서는 전세사기피해주택에 대해 경매절차를 통하여 LH공사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여 사들인 뒤, 피해자에게 임대하도록 했다.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밝히고 있는 구축 다세대· 다가구주택 매입과 전세사기특별법상 경매절차에서 우선매수권 행사를 통한 매입은 서로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전혀 다르다.
한 전세사기 피해자에 따르면 피해주택 인근에 LH공사가 유사한 오피스텔 수십 개 호를 2억 중반에 매입임대주택으로 매입했다. 피해자는 이를 보고 2억 중반의 가격이 시세라 판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주택은 실제 경매절차에서 1억 중반에 낙찰되었다("못 배워서, 부주의해서 당한 게 아니다" 전세사기 피해자의 호소 2023.4.21. 한국일보).
소형 저가주택이 전세사기대상이 되었던 이유는 임차인 보호 명목으로 만들어진 민간임대사업자 혜택, 전세자금대출과 전세보증보험 등의 제도로 인해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업자들의 이익에 맞춰지면서 시장원리가 아니라 정부정책을 통하여 거품 가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다세대주택 매입 확대정책은 부동산 가격의 정상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거품이 끼어 있는 가격 그대로 공공자금을 민간에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무엇을 위한 택지개발, 주택공급확대인가
정부는 한편 주택공급 활성화, 택지사업 가속화를 위하여 택지개발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지역주택도시공사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공사채 발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남양주 왕숙 신도시 등 4개 지구 조기착공 추진, 광명시흥신도시 등 착공일정 단축, 인허가절차 간소화도 제시했다. 그러나 LH가 3기 신도시 고양창릉지구에서 공급하는 첫 필지 매각 입찰에 나선 건설사가 단 한 곳도 없는 게 현실이다(고금리에 3기 신도시 택지도 안 팔린다, 2023.12.18. 매일경제). 기사는 고금리와 공사비 인상을 지적하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시장이 아파트가 팔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아파트가 팔리지 않는 이유는 수요자의 자금조달능력과 지급 능력에 비하여 부동산가격이 지나치게 비싸기 때문이고, 가격이 계속 상승하리라는 투기심리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경기확장기의 무리한 사업 확장과 투자로 인하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발생한 결과,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을 신청하였다. 워크아웃(기업구조조정)은 법원의 관여 없이 이해당사자간 자율적 협약에 의해 사적 정리방식으로 채무를 조정하는 절차다.
워크아웃제도가 부실기업의 정상화를 촉진하고 금융시장 안정을 추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이익의 사유화·손실의 사회화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부동산 시장 호황기에 부동산 PF를 일으켜 큰돈을 벌었던 금융사들 또한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그런데 정부는 부동산 PF 연착륙 정책으로 85조 원 수준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집행하고, 그것도 모자라 유동성 공급 규모를 추가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반면 정부대책 어디에도 그간 건설, 시행사와 금융회사 채권단이 국민 모두에게 가계부채를 전가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것에 대한 환수 방안, 무리한 사업의 확장과 투자로 인하여 건설·시행사와 채권자에게 책임을 어떻게 부과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은 없다.
2024년도의 공공건설임대주택 예산은 4조4000억 원이다. 그마저도 작년대비 3000억 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2024년도 국토부 총예산은 60조9000억 원이다. 공공건설임대주택 예산의 20배 이상, 전체 국토부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을 PF연착륙 정책에 쏟아 붓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구체적 내용은 깜깜이다. 이처럼 정부는 시장의 실패를 혈세를 들여 메우고 이 사태에 책임져야 할 이들을 지원하는 데만 일관한다.
한 술 더 뜨는 내용도 있다. PF연착륙 정책에는 부동산시장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노후계획도시특별법 개정이 포함되어 있다. 정부는 기존 부동산 소유자에게 세금을 깎아주고 용적률 규제 완화, 안전진단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함께 추진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30년 이상 노후주택을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할 수 있게 하는 등 재개발 재건축 절차를 간소화하고, 용적률을 500%까지 상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이를 주택 서민 정책으로 포장했다. 실상 이는 기존 부동산소유자에게 개발 특혜를 몰아주고, 청년·서민을 죽이는 정책이다.
정부는 공사비 갈등 발생 시 분쟁조정제도 적용을 활성화하겠다고 하면서, 민관 공동사업의 경우 공사비 상승을 반영하겠다고 하고 이를 모범사례로써 분쟁 완화를 위한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즉 세금으로 공사비 올려달라는 건설사를 지원하겠다는 정책, 관이 주도할 테니 민간사업에서도 모범사례를 따라 공사비 상승을 반영해주라는 정책이다.
부동산경기 하락기를 맞아 현장에서는 거래량 급감, 분양아파트의 미계약 속출, 각종 재개발, 재건축현장에서 공사비분쟁이 끊이지않고 있다. 이러한 공사비 분쟁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동산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고, 높은 가격을 지탱할만한 수요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기존 주택소유자는 새집을 짓는데 필요한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집을 살 사람도, 집을 지을 사람도 돈이 없는데 무엇을 위해서 공급을 확대하고, 부동산공급에 세금을 쏟아 부어 가격을 부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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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 커지는 주택조합 아파트...추가분담금 '폭탄' 주의(분양가 저렴해 대단지 붐, 사업지연땐 부담 커져, 가입 전 조합원 수 확인...부지 매입률도 따져봐야)(2014.7.8. 이데일리)
미분양 후폭풍...'할인분양에 수백억 분담금 폭탄'(2012.12.04. 아시아경제)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과 부동산정책이 가리키고 있는 방향은 명확하다. 부동산 가격이 시장의 조정과정을 거쳐서 정상화되는 것을 막고,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국민 세금을 전방위적으로 투입하여 건설산업을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안전진단을 면제하고, 용적률을 높이는 방법으로 돈 없는 기존 부동산소유자도 자기 돈을 최대한 적게 들여 부동산개발에 나서도록 해 돈을 벌게 해주겠다, 그래서 건설사에게 끊임없이 일감을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다. 재개발·재건축사업으로 추가분담금이 많이 나오더라도 분쟁조정제도를 통해서 건설사가 공사비를 최대한으로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국토부의 건설업계와 부동산 기득권에 대한 무한한 사랑이 듬뿍 담겨있는 경제정책과 부동산 정책으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이에 맞서 결혼, 출산파업으로 화답하고 있다. 결국 대한민국은 소멸과 멸종의 단계를 서서히 밟아가고 있다. 이를 가속화한 정부의 이번 결정이 참으로 장할(?) 따름이다.

조정흔 감정평가사
2004년부터 감정평가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부동산 현장과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나는 가격은 현상이지만, 가격에는 적절한 자원의 배분과 사회의 가치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나누고, 소통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