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5일 일요일

민주당, 소득 관계없이 ‘4인 가족’ 100만원 재난지원금 추진

등록 :2020-04-06 11:12수정 :2020-04-06 11:37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2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당 유세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과 이인영 공동선대위원장 등이 2일 오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당 유세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6일 정부가 소득 하위 70%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지역·소득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전 국민에게 지급하자는 취지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부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합동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총선이 끝나는 대로 당에서 이 문제를 면밀히 검토해서 국민 전원이 국가로부터 보호받고 있다는 자기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자영업자, 소상공인, 어려운 계층에 있는 사람들만 아니라 모든 대한민국에 적을 두고 있는 사람을 국가가 마지막까지 보호한다는 모습을 꼭 보여주겠다는 것이 당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야당이 동의하면 전국민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국회에서 논의해서 추진하겠다는 뜻“이라며 “액수는 지금 기준(4인 가족 100만원)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정부는 지난달 29일 코로나 19 확산이 가져올 경제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소득 하위 70% 가구에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의 생계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3일 긴급재난지원금 범정부 태스크포스가 발표한 ‘대상자 선정 기준 원칙’을 보면, 4인 가족의 경우 지난 3월에 낸 건강보험료 본인 부담금 합산액이 23만7652원 이하면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받게 된다. 4인 가족 지역 가입자는 본인 부담금 25만4909원 이하, 직장·지역 혼합 가입자는 24만2715원 이하가 지급 대상이 된다.
소득 하위 70%라는 기준이 논란이 되자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전날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을 일주일 내로 나눠 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전 국민 하위 소득 70% 계층에 지원금을 지급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해 ‘총선용 현금 살포’라고 비판해온 통합당의 기존 입장을 뒤집은 제안이다. 민주당은 황 대표 제안 직후 각계 의견 수렴에 나섰고, 결국 ‘전 국민 지급’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김원철 서영지 기자 wonchul@hani.co.kr

이슈코로나19 세계 대유행

4년 만에 옷 색깔 바꾸고 선거운동하는 이언주와 김종인

‘철새 정치인’, ‘자신의 이득에 따라 움직이는 전형적인 모습’
임병도 | 2020-04-06 08:39:20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4월 4일 토요일 부산 남구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앞 대로변은 선거 유세차와 선거운동원, 경찰, 취재진이 몰려 들었습니다.
이언주 통합당 부산남구을 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유세가 시작되기 전 김무성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현장에 나타났고, 취재진들은 연신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김종인 위원장이 도착해 단상에 올라오자 이 후보는 “부산 남구을과 부산 선거를 지원하기 위해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오셨다. 김 위원장은 이언주 후보의 후원회장이다”라고 소개했습니다.
4년 만에 옷 색깔이 바뀐 김종인과 이언주
4년 전인 2016년 20대 총선을 취재할 때는 김종인 위원장과 이언주 후보의 옷 색깔은 파란색이었습니다. 당시 김종인은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였고, 이언주는 광명을 민주당 후보였습니다.
2016년 4월 11일 김종인 대표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사거리에서 이언주 후보 지원 유세를 했고, 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얻는 의석수가 개헌 저지선인 200석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피땀 흘려 이뤄온 민주주의를, 경제를 이대로 무너지게 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의 양극화, 후퇴한 민주주의를 다시 부활시키기 위해 4월 13일 반드시 투표하셔서,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아달라”고 호소했습니다.
2020년 4월 4일 부산에서 김종인 위원장의 지원 유세가 있은 후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4년 전 파란색 옷을 입은 두 사람과 현재의 핑크색 옷을 입은 사진이 올라왔습니다.
‘철새 정치인’, ‘자신의 이득에 따라 움직이는 전형적인 모습’, ‘신기한 건 둘 다 2번’이라는 댓글이 달렸고, 그들의 사진은 SNS에서 많은 공유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김종인이 떠나자 기자들도 떠났다
▲김종인 위원장이 연설을 끝내고 차량으로 이동하는 도중에도 끝까지 촬영하는 취재진 (위) 김 위원장이 떠난 뒤 이언주 후보가 연설하는 모습. 취재진들은 대부분 보이지 않고, 보수 유튜버들만이 자리를 지켰다.(아래)
김종인 위원장은 약 7분 동안 격려 연설을 한 뒤 곧바로 차량을 타고 유세 현장을 떠났습니다. 차를 타고 내린 시간까지 합쳐도 대략 10여 분 남짓 현장에 머문 셈입니다.
이날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습니다. 그동안 봤던 부산 통합당 선거 유세 현장과는 달랐습니다. 이언주 후보 캠프에서도 이를 의식했는지 취재진의 촬영 편의를 위해 유세차량을 평소와 다르게 주차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들은 김종인 위원장이 떠나자 대부분 그를 쫓아 다른 지역 유세 현장으로 갔습니다. 김 위원장의 일정만 따라다니는 통합당 중앙당 출입기자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언주 후보 유세 현장에는 보수 유튜버들만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박재호 후보 “모두들 정치하겠다고 서울에 가면 남구의 소는 누가 키우나”
이언주 후보의 선거 유세가 끝나고 3시간 뒤인 오후 5시 30분쯤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앞 대로변에서 민주당 박재호 후보의 선거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박재호 후보는 “서울에서 새로운 사람이 왔다. 선거에서 맞붙는다. 우리 당에서도 열심히 했고, 저쪽 당에 가서도 열심히 했다. 그런데 남구의 자존심을 지키자. 모두들 정치하겠다고 서울에 가면 남구의 소는 누가 키우나”라며 우회적으로 지역에서 열심히 하는 후보임을 내세웠습니다.
박 후보의 선거 유세 현장에는 반선호 민주당 시의원 후보도 함께했습니다. 부산 남구 지역은 이번 415총선에서 국회의원 후보와 동시에 시의원 선거도 치러집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은 6일 오전 부산 연제구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합동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016 

"세계 대공황 가능성... 이 기회 새로운 사회 시스템 만들어야"

20.04.06 07:41l최종 업데이트 20.04.06 08:00l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
ⓒ 김종철
 
"정말 심각하죠. 또 한 번의 큰 경제위기가 올 거예요. 다들 '전쟁'이라고 하는데… 세계적인 대공황에 대비해야죠."

그의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했다. 아니 차가운 기운이 느낄 정도였다. 이날 영국 케임브리지의 날씨도 을씨년스러웠다. 가랑비는 오락가락했고 바람도 상당했다. 3월 초, 영국은 겨울 끝자락을 지나고 있었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학 교수(경제학)을 만난 건 지난달 6일. 대학 교직원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장 교수는 잠시 강의를 쉬고 있었다. 

당초 그와의 대화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아니었다. 지난해 연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를 비롯해 올해 미국의 대통령선거, 한국의 국회의원선거 등 세계적인 정치경제 지형의 변화 속에 미래에 대한 전망을 들어보려고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바꿔 버렸다. 과거와 전혀 다른 차원의 감염병이 창궐하면서, 말 그대로 세계는 '패닉'과 '공포'에 휩싸였다. 물론 장 교수를 만난 시점에는 한국의 지역 집단 감염이 불거지고, 이탈리아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수천여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크게 확산될 즈음이었다. 영국은 그때까지만 해도 일상에 큰 변화가 없었다.

그날 오후 케임브리지역에서 장 교수를 만났다. 그는 자신의 소형차를 직접 몰고 나왔다. 파업 때문에 우리의 대화는 학교 주변 식당과 카페에서 이뤄졌다. 그의 차 안에서 "코로나19가 심상치 않은데, 영국은 이제야 조금씩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을 건네자, 장 교수는 "시간 문제일 뿐"이라며 "정말 여기는 엔에치에스(NHS, 국가의료시스템)도 거의 붕괴된 상태인데 걱정이예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약 10여 분 차를 타고 도착한 식당은 전통적인 영국식 레스토랑이었다. 평일 오후였지만, 식당 안에는 제법 사람들로 붐볐다. 우리는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았다. 생선튀김과 감자칩을 주문하고, 컵에 물을 채우면서 그는 "올해는 날씨도 유독 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주말마다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세차게 내리기도 했다. 영국 북부지역은 100년만에 겨울에 때 아닌 홍수피해를 입기도 했다.

-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스럽네요.
"이게 어쩌면 세계화의 결과예요.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시작됐지만, 아시아를 거쳐 유럽, 미국 등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죠. 과거보다 국가간 이동이 훨씬 자유로워졌고, 사회경제적으로 많이 얽혀 있기도 하고… 이제 경제에도 큰 충격이 오겠죠."

- 분명 과거 사스나 메르스때와는 분위가 완전히 다르게 가는 것 같아요.
"코로나19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고 하는데, 사스나 메르스는 대신에 치사율이 높았잖아요. 사스가 10%, 메르스가 35% 정도였다고 하는데, 코로나는 아직까지는 1~2% 수준이니까. 문제는 증상이 없거나 경미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냥 다니면서 더 크게 번지고, 쉽게 안 잡히니까 공포감이 훨씬 더 크죠."

예상은 곧 현실로

그는 이탈리아를 비롯해 영국 등 서유럽 국가나 미국 등의 코로나19 대응이 걱정스러운 눈치였다. 유럽 특유의 개인 자유주의 성향과 함께 최근 수년에 걸쳐 보수적 성향의 정치세력 등장에 따른 복지 축소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의료보험 체계가 없는 미국은 두말할 나위도 없었다. 장 교수는 "이탈리아가 저 정도면 유럽 다른 나라도 위험하죠"라며 "영국, 미국은 이제부터 크게 번지겠죠."

그의 예상은 인터뷰가 끝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현실이 됐다. 이탈리아는 지난달 이미 중국의 확진자와 사망자를 추월했고, 스페인, 독일, 프랑스 등 전 유럽은 혼돈과 혼란에 빠졌다. 미국도 동부 뉴욕주를 중심으로 전국에 걸쳐 가파르게 바이러스가 퍼져 나가더니, 이제는 확진자만 20만 명에 달하면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 4천명 수용할 런던 임시병원 영국 정부가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임시병원으로 전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런던의 엑셀 센터 전경. 영국 정부는 이곳에 4천개의 병상을 갖춰 환자를 수용하기로 했다.
▲ 코로나19 환자 4천명 수용할 런던 임시병원 영국 정부가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임시병원으로 전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런던의 엑셀 센터 전경. 영국 정부는 이곳에 4천개의 병상을 갖춰 환자를 수용하기로 했다.
ⓒ EPA=연합뉴스
- 아직 이곳 분위기는 한국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어제 비비씨(BBC)의 뉴스 첫 꼭지가 보리스 존슨 총리의 코로나 관련 회견 리포트였는데요. 첫 뉴스 앞에 초등학교 학생들이 책상에 앉아 손을 씻자고 노래 부르는 장면을 내보내더라구요.
"(고개를 끄덕이며) 바이러스 초기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주요 처방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 단계를 넘어선 것 같아요. 전체적으로 여기 사람들이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전통이 강해서인지, 가능하면 강력한 조치를 안하려고 하고, 또 여건상 제대로 검사와 치료를 할 수도 없어요."

- 그래도 영국이 무상의료로 나름 의료복지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의료시스템) 제도 자체는 잘 돼 있어요. 그런데 제대로 운용되려면 돈이 필요한데, 보수당 정부에서 지난 10년동안 계속 긴축재정으로 돈을 제대로 주지 않으니까, (의료) 현장에선 붕괴상태라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어요. 코로나 검사도 한국만큼 할 수도 없고… 정말 코로나가 퍼지기 시작하면 그 많은 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인력이나 시설, 장비 등이 있느냐가 문제예요."

실제로 지난달 중순 영국 정부는 사실상 코로나19에 대한 강력한 방역 대신 지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집단 감염에 의한 면역체계를 유지하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이유는 전국의 병원시설 등이 코로나 환자 등을 수용할 수가 없고, 이를 치료할 의료진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영국 정부의 도박(?)은 최대 20만 명 사망 가능성이 제기되자, 슬그머니 바뀐다. 이후 학교를 비롯한 모든 공공기관, 회사, 식당, 펍 등에 대한 셧다운(패쇄)을 발표하고, 사실상 런던 등은 로크다운(봉쇄)으로 전환하는 등의 정책을 펴고있다.

- 이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재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 코로나19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미국은 의료제도 자체가 잘못돼 있어요. 지금 보면, (미국이) 국민소득 대비해서 (국민 1인당) 의료비 지출이 17~18%예요. 다른 선진국은 8~9%, 높아도 11% 수준입니다. 높은 나라가 스웨덴, 프랑스, 스위스 등이고, 영국도 9% 수준이에요. (미국은)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의료비를 2배 내지 1.5배 더 지출하는데도 건강 지표는 선진국에서 제일 꼴지예요. 일부 지표는 쿠바보다 낮아요."

- 왜 그럴까요?
"(미국은) 의료에서 돈을 빼먹고 사는 사람이 많으니까요. 병원, 제약회사, 보험회사, 변호사 등이 그렇죠. 또 기본적인 국민의료보험 체제가 없으니까, 병원을 못가는 사람이 많아요. 엄청난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으니까."

"초기 중국발 입국금지? 대원군 쇄국정책 쓰자는 건가"

- 얼마 전 미국 유튜버가 코로나 검사를 받고 영수증을 공개했는데, 한화로 약 400만 원이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사람은 회사 의료보험 가입자였는데도…
"그래요? 그러니까 미국은 코로나 검사도 제대로 못 받고, (코로나에) 걸려도 병원에 안 가는 것이 아니라 못 갈거예요. 또 요즘 세계적으로 배달노동자처럼 단순시간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엄청 많다보니, 이 사람들이 몸이 아파도 쉬지 못하고 계속 일을 해요. 그러면 자신이 코로나에 감염돼 있어도 퍼질 수밖에 없고, 어디까지 얼마나 번질지 아무도 장담 못하죠. 코로나19로 인해서 신자유주의와 세계화가 가지고있는 맹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거죠."

- 우리나라도 초기 방역과정을 두고 중국발 전면 입국금지를 했어야 했다는 주장이 지금도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외국입국자의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다시 입국금지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고개를 흔들며) 중국과 정치·경제 등으로 얽혀 있는 것이 많을텐데, 처음부터 어떻게 전면 입국금지를 할 수 있겠어요. 아마 그렇게 했다면 외교 문제로 더 비화됐을 거 같은데… 사실 그것이 말이 안되는 이야기예요. 코로나19 특성이 무증상 감염자도 있는데, 초기부터 언제, 어디서, 어떻게 들어오는지를 알기가 쉽지 않았을 거예요. 그런식이라면 그냥 조선 대원군 시대처럼 쇄국정책을 펴야죠."

그는 "영국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서 말을 이어갔다. 다시 그의 말이다.

"우리(영국)가 섬나라인데, 처음부터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것을 막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해요. 그런데 이 나라가 중국 유학생에 의존하면서 먹고사는 학교들이 얼마나 많으며, 원자력 발전, 철도 등도 다 중국회사들이 짓고 있어요. 런던 부동산 시장도 중국 사람 없으면 아마 타격이 엄청 클거예요. 한마디로 비난을 위한 비난이죠. 정말 백번 양보해서 쇄국정책을 쓴다고, 내부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병에 안 걸리나요?"

- 요즘은 한국의 방역시스템을 두고 해외에서 배우자는 이야기가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러니까요. 한국이 방역에서는 모범이 되고 있으니 격세지감이죠. 게다가 한국은 검사부터 입원치료까지 국가가 다 해주는데, 이것을 영국이나 미국은 할 수가 없어요. 이탈리아에서 저렇게 사망자가 급격하게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예요. 적당히 국가가 통제하면서 투명하고 신속하게 하는 것은 그만큼 그 사회가 잘 조직돼 있고 준비가 돼 있다는 거죠. 이제는 방역만큼 사회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호 대책을 잘 세워야죠."

- 그렇지 않아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를 비롯해 유럽 중앙은행이나 한국 등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에 대비해서 금리인하를 비롯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지금 상황이 (각국에서) 돈을 푼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예요. 지금 사람들이 돌아다닐 수가 없잖아요. 국민들에게 돈을 풀면 돈을 써야지 의미가 있는데, 지금 돈을 쓸 수가 없는데… 물론 우리나라처럼 배달 경제가 발달된 곳은 어느 정도 쓸 수 있겠죠. 하지만 별 의미가 없어요. 배달을 하려면 물건이 있어야 배달을 하죠."

사실 장 교수의 말대로 3월 내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마치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시장에 현금 유동성을 공급하고 대대적인 현금지원 등의 계획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금융시장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추락하는 모습이 보이는 등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 교수는 "그동안 우리가 겪어왔던 불황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지금 위기는 실물 위기... 코로나19로 미국은, 영국은, 한국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 실물 경제에 가한 충격이 지표로 확인됐다. 지난달 산업생산, 소비, 투자 모두 얼어붙었다. 산업생산과 소비가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역시 6.0% 감소했는데 소매업태별로는 백화점 판매가 22.8% 줄고 면세점 판매도 34.3% 급감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시내 한 면세점. 2020.3.31
▲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 실물 경제에 가한 충격이 지표로 확인됐다. 지난달 산업생산, 소비, 투자 모두 얼어붙었다. 산업생산과 소비가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201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역시 6.0% 감소했는데 소매업태별로는 백화점 판매가 22.8% 줄고 면세점 판매도 34.3% 급감했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시내 한 면세점. 2020.3.31
ⓒ 연합뉴스
 - 차원이 다른 문제라면?
"돈을 풀면 뭐해요. 공장이 돌아가야죠. 물건이 생산되지 않으면 공급이 안 되고, 사람들이 나오지 않으니 소비도 안 되고… 게다가 지금 세계경제 상황이 위기에 매우 취약해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에 걸쳐 경제가 회복됐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환자로 말하면 종양이 있는데 수술을 하지않고 그냥 영양제 등으로 기운만 나게 해준 거예요. 코로나19도 지금 대체로 보면 나이가 많고 지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더 치명적이잖아요. 지금 그 상황이죠."

- 2008년에 이곳에서 교수님을 만나 경제위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네요.
"그때 (2008년) 금융위기를 이야기하면서 '거품 돌려막기'라고 했었는데요. 왜냐하면 2000년대 초에 하이테크 부실 거품이 터졌을때 미국 연준은 이자율을 6%에서 1%까지 5%p를 떨어뜨렸어요. 이후 부동산 거품이 생기면서 2008년 금융위기가 왔는데, 한마디로 '거품 돌려막기'를 한 거예요. 그때도 잘못된 경제 금융시스템을 고칠 생각은 하지않고 금융기관들 장부상 숫자만 그럴싸하게 만들었죠."

그는 "당시에 풀린 돈들은 실물경제로 제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면서 "특히 영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 중심으로 재정긴축을 펴면서 사람들 생활은 더 어려워졌고, 소비위축과 투자감소, 일자리는 더 사라지면서 브렉시트, 극우파 정당 출현,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 이번에는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현금지원 등도 이뤄지는 것 같은데요.
"과거와는 다를 수 있지만, 지금 다들 전쟁이라고 하잖아요. 얼마나 쏟아부어야 할지 시장도 가늠하기 쉽지 않아요. 지금 문제는 금융위기 이후 특히 미국기업들의 부채가 엄청나게 늘었어요. 이자율이 낮기 때문에 부채를 받치고 있는 자산들의 질도 낮을 거예요. 이미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있고 자산의 질도 악화돼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게 되는 거죠."

- 이미 국내 주요기업들의 1분기 생산과 이익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일부 업종에선 폐업과 해고 등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외 기업들은 이번 위기로 자신들의 숨겨진 부실이 다 드러나게 될 거예요. 아까도 이야기를 했지만 이번에는 실물 위기예요. 단순히 돈을 풀고, 세금 깎고, 쇼핑하라고 쿠폰 등을 주더라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좀더 지켜봐야겠지만, 자칫 대공황에 버금가는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올 수도 있어요."

장 교수는 "코로나19는 앞으로 6개월이든 1년이든 지나면 어느 정도 정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위기를 계기로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고민하고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코로나19를 두고 단순히 중국 사람들의 위생 또는 식습관을 이야기하거나, 바이러스라는 '병'의 관점에서만 생각해서 어쩔 수 없다는 반응도 있는데요. 그렇게만 봐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자연재해가 나더라도 누구에게 얼마나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사회시스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죠.

코로나19로 미국은 국민의료보험이 없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가가 드러날 것이고, 영국은 제도는 잘 돼있지만 공짜로 제도를 운용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날 것이고, 한국은 비정규직이나 배달노동자 등 단순파견직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는지 드러날 거예요. 이제 각 사회의 취약점을 고칠 수 있는 새로운 사회경제 체제를 조직해야죠."


그의 말이 끝나자, 우리는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새로운 사회경제 체제는 어떤 모습일까?

(* 장하준 교수와의 인터뷰는 두 번째 기사로 이어집니다 - "그런 기본소득은 반대다" 복지국가론 장하준이 우려하는 것)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
▲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
ⓒ 김종철
 

“할머니의 고향방문, 통일의 꿈 이루도록”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7번 윤미향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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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5  22: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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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7번 윤미향 후보와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3시간 동안 고민을 했고 결정했다.”
일본군‘위안부’(성노예) 문제 해결에 30년간 힘을 쏟아온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 7번 윤미향(55) 후보는 “현장이 국회로 넓어졌다”고 정치권 진출 결단을 간략하게 요약했다.
그간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로 더 잘 알려진 윤미향 정의연(일본군성노예제해결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은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통일뉴스>와 가진 인터뷰에 파란색 ‘5번’ 복장으로 임했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시위’ 경력 탓일까. ‘일본 정부가 비례후보 7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더니 <조선일보>는 ‘반미 구호 외친 시민당 비례, 자녀는 미국 유학’ 류의 기사로 윤 후보에게 포화를 집중했다.
그는 “왜 <조선일보>가 그 많은 후보들 중에 비례 1번도 아니고, 비례 2번도 아니고, 3번도 아니고, 7번인 윤미향일까?” 자문하고 “역시 일본이 불편해 하고 일본이 예의주시 하고 있는 것을 <조선일보>가 저렇게 대행해주고 있는 것이구나. 그렇게 연관지울 수밖에 없다”고 자답했다.
“30년 동안 거리에서 운동을 하면서 한계에 부딪쳤던 것은 일본의 힘이었다”는 그는 당선될 경우 희망하는 상임위원회를 묻자 “당연히 외교통일위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그러면서도 “일본과 싸우러 들어가려는 것이 아니다. 한국 정부가 풀지 못하는 것을 다자외교를 통해서 갈등을 풀어나가고 싶다”며 구체적으로 한일여성평화의원모임과 국제여성평화의원모임 등의 구상을 밝혔다.
특히 “일본 정부는 ‘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에게 “인정하라! 인정하라!”고만 해서는 해결이 안 된다”며 “우리 내부에서 법체계를 만들어서 진실규명을 해나가고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체계화해서 그것을 토대로 일본 정부에 진실규명도 촉구해 나가고”,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외교를 벌였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 윤미향 후보는 1992년부터 정대협 간사를 시작으로 한 길을 걸어왔다. [사진제공 - 윤미향]
윤미향 후보는 1991년 8월 14일에 김학순 할머니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임을 밝히고 나선 후 1992년 단체 간사로 활동을 시작해 정대협 상임대표를 역임했고, 수요시위(현재 1433차)를 이끌며 유엔은 물론 유럽연합과 미국, 독일, 베트남, 일본 등 세계 곳곳을 활동무대로 누볐다.
그는 “13살 15살에 고향을 떠나서 아직도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것도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하나”라며 “결국 일제식민지를 완전히 청산하는 것, 저는 통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분단을 극복하고 분단을 해소하는 이것, 통일이 일제식민지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청산하는 것이고 해방되는 참해방”이라고 강조했다.
30년 동안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장을 뛰어다니고 세계를 누빈 결론은 일제식민지 완전 청산, 참해방을 위해서는 궁극적으로 분단을 극복하는 통일임을 절감한 것.
그는 “외교통일위를 통해서는 “나, 일본정부에게 진실된 사죄 한 마디를 듣고 싶어요” 하는 소원, 남북연대를 통해서는 “엄마, 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하는 할머니의 고향방문을, 통일을 바라는 꿈을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작년 초의 단계로 돌아가서 금강산, 개성 문을 여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된다”며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노력하고 민간은 민간대로 북과 만날 수 있는 노력들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과 재일조선학교에 대한 차별, 재일동포사회에 대한 탄압이 같은 맥락”이라며 “근본적으로는 일제 식민지 책임의 청산 문제로 볼 수 있다”고 짚고 “통일과정에서 반드시 우리가 언급하고 함께 해야 될 문제가 재일동포들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가 평등하게 대우 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3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 한 커피숍에서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비례후보와 가진 인터뷰 내용이다.
“한계에 부딪쳤던 것은 일본의 힘이었다”
  
▲ 윤미향 후보는 더불어시민당 '5번' 기호가 눈에 띄는 선거 복장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더불어시민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섰다. 지금 5번이 씌어진 복장도 입고 있는데, 그동안 윤미향 대표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국회 진출이 약간 갑작스럽고 낯설기도 한 것 같다. 언제 어떻게 결심했나?
■ 사실은 두 주도 안됐다. 지난 19일, 더불어시민당이 우리 사무실에 ‘시민사회에서 후보를 추천해 달라’고 공문을 보내왔다고 우리 활동가들이 얘기를 하더라.
그런데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하고 있는 정당들을 봤는데, 가자평화인권당이 있었다. 가자평화인권당은 우리가 수요시위를 할 때마다 옆에서 정대협을 공격하는 데모를 했던 팀이었다.
그들의 주장은 ‘문희상 안(案)’을 찬성하는, 그러니까 결국은 돈이다. 일본 정부 보다는 한국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청와대로 가자!”하면서 청와대로 행진하는 퍼포먼스도 하는 이들이다. 그래서 우리가 안 된다고 문제제기를 했다.
우리 단체에게도 적임자를 추천해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고, 그래서 사무실에 누구를 추천할 수 있을지 좀 알아보라고 했다. 그날만 해도 저는 상상도 안 했다.
그 다음날 20일, 저 혼자 휴가 내고 집안일 하고 있었는데, 지은희 선생을 비롯하여 정대협 선배들이 저를 추천했다고 사무총장이 연락이 와서 3시간 만에 결정하라는 거다. 그래서 3시간 동안 고민을 했고 결정했다.
□ 짧은 시간 안에 나서기로 결정한 이유는?
■ 그 결정의 이유는 딱 하나다. ‘열여덟 분이 생존해 계신데, 이 같은 상황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였다.
그동안 30년 동안 거리에서 운동을 하면서 한계에 부딪쳤던 것은 일본의 힘이었다. 일본은 정부가 직접 나서서 역사를 부정하고 일본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학자들을 키우고 하는 일에 1년에 수억원의 예산을 수립해 활동한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시민단체, 정대협이 부딪치는 거였다.
그러니까 어느 나라에 가면 우리가 실컷 기림비를 세워놨는데 기림비를 무너뜨리고, 어느 곳에 가면 심포지엄을 하고 있는데 일본의 지원을 받는 연구자가 일본 정부 입장을 그대로 이야기하고 있고. 김복동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데 거기에 나타나서는 “저 할머니들 돈받지 않았느냐”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한 5,6년 전만 해도 그런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아베 정권이 장기집권하면서 너무나 급속도로 세계 각지에 늘어나기 시작한 거다. 그때마다 제가 느꼈던 것은 ‘아, 우리가 이런 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되겠구나’였다.
조금 더 제도적으로 정책적으로 뒷받침을 해주는 것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연구자도 많이 확보돼 있어야 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고 그것을 우리말로, 영어로, 일본어로 해석해 내야 한다. 그래서 다른 세계가 이 문서 기록들을 함께 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제 18명만 남은, 240명의 피해자 분들의 목소리를 담아서 계승해 나가는 길이라 생각했다. 다른 한편으로, 전쟁터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실종된 십수만의 여성들의 삶을 지금이라도 우리가 기억하고 그분들의 이름을 불러드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은 NGO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넘어서기 때문에 정책으로 수립돼 입법화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계기는 국회에 들어가서 그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
또 다른 이유도 하나 있다. 사실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저한테 제안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정의연을 떠날 수 없는 상황들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스템도 다 정비되었고, 후배들이 다 각자의 몫을 다하고 있다. 또 재단이 만들어져서 지원활동을 하고 있고, 심지어는 일본운동까지 지원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경험을 가지고 국회에 들어간다면, 시민사회가 그동안 30년 동안 함께 해왔던 것을 비로소 정치권이 받아 안아서 이것을 제대로 정책화해 내는 일에 사용될 수 있겠구나 그런 판단을 했다.
그래서 가야겠다고 정말 3시간 만에 결정을 해서 후다다닥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사실 좀 마음이 부자유로웠다. ‘내가 과연 나한테 맞지 않은 정치가의 옷을 입을 수 있을까?’ 또, 미래한국당이 만들어지고 그것에 대항하기 위해서 더불어민주당이 소수정당과 함께 비례연합정당을 만들고, 그 과정에서 정개련과의 협의가 깨어지는 모습을 너무 안타깝게 보고 있었다.
더불어시민당이 만들어졌고 추천서가 왔고, ‘이게 기회구나’ 판단했다. 문재인 정부가 일본 정부에게 무역보호 조치를 당한 상황에서 윤미향이 정치권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일본 정부에게 가지는 강한 메시지가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국회에 들어가는 결정을 한 것이다.
“답을 듣고 싶다. 왜 <조선일보>가 나를 공격하는지

  
▲ 윤미향 후보는 <조선일보>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일본이나 보수진영에서 윤 대표의 국회 진출을 상당히 눈여겨보거나 눈에 가시로 보는 것 같다. 실제로 <조선일보>가 윤 후보의 딸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 시작은 ‘일본 정부가 비례후보 7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기사가 먼저 떴다. 그게 뜨고 나서 일본의 지인이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일본이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라는 암시를 저한테 줬다. 그래도 뭐 별로 신경을 안 썼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제 딸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정대협과 정의연이 대표가 똑같이 윤미향인데 두 단체 다 서울시 프로젝트를 신청했고 서울시가 실사를 통해서 정대협만 프로젝트를 주고 정의연은 탈락시켰다면서 그 제목을 “들통났다”고 했다.
법인이 다르니까 당연히 법인 이름으로 프로젝트를 신청하는 것이고, 서울시가 봤을 때 적절치 않으면 탈락하는 건데, 그게 마치 무슨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들통났다” 이렇게 기사를 쓰는 것을 보고 ‘이게 시작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제 딸한테 올 줄은 몰랐다. 제가 주한미군의 방위비, 그것도 사드 배치 비용을 미국이 우리에게 다 부담하라고 한 것에 대해서 반대 목소리를 낸 것으로 ‘반미 프레임’을 씌웠고, ‘반미하면서 딸은 미국으로 유학보냈다’ 라는 기사를 쓴 거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그 기사를 썼을 때는 저는 그냥 <조선일보>니까 쓸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다른 경제신문들이 똑같은 기사를 썼다. 그리고 계속 정대협을 종북주의라고 공격해온 우익 인터넷매체가 또 썼다.
아! 충격이었다. 일본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는데, 경제신문이 나선다면 ‘혹시 이게 일본의 자금이 움직이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좀 했다. 그런데 이건 제가 조심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저를 공격하는 게 아니니까. 제 딸을 공격하는 것일 줄은 상상을 못했으니까.
제 딸은 충격을 먹어서 거의 감옥상태에 있다. 혹시 집밖에서 이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 아닌가 싶어서. 다른 식구들을 옆에 붙여놓을 정도다.
제가 좀 이해를 할 수 없는 게 왜 <조선일보>가 그 많은 후보들 중에 비례 1번도 아니고, 비례 2번도 아니고, 3번도 아니고, 7번인 윤미향일까? 왜 ‘위안부’ 문제를 했던 윤미향이 국회 들어가는 것이 <조선일보>가 보기에 그렇게 불편하고 저렇게 공격할 정도로 위험한 것인가? 이런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되는 거다.
그것은 역시 일본이 불편해 하고 일본이 예의주시 하고 있는 것을 <조선일보>가 저렇게 대행해주고 있는 것이구나. 그렇게 연관지울 수밖에 없다. 사실 저는 좀 답을 듣고 싶다. 왜 <조선일보>가 나를 향해 공격하는 것인지.
□ 어제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비례후보들의 경우 지역구가 없기 때문에 선거운동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 주로 SNS 활동을 하고 있고, 언론 인터뷰도 하고 있다. 그나마 이걸 입고 다니면서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다. 공공장소에서 할 수도 없고, 무슨 집회 같은데 가서도 “저를 지지해주세요”라고 할 수 없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선거운동 하는데 가서 뭐라도 하면 선거법에 걸린다고, 그것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동안 해왔던 것처럼 SNS나 언론인터뷰나, 제 지인들을 통해서, 또 관계맺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제가 남해 출신이기 때문에 남해에서 저에게 관심을 가져주도록 하는 호소활동을 아는 사람, 친구들, 가족들,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기존 정당도 아니기 때문에 당원이라는 게 없지 않나. 그래서 더 열악하다. 돈도 없는 것 같다.
□ 오늘 가자평화인권당이 윤 대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다는데 소식을 들었나?
■ 결과는 못 들었고, 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들었다. 가자평화인권당이 처음에는 공동대표 한분을 비례로 냈는데, 비례에서 탈락했다. 비례 떨어지고 나서 계속 기자회견 하고 중앙당에서도 항의하고 그랬다더라.
아마 제가 자기들의 비례를 뺏어서 들어갔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저를 공격으로 삼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제가 아니었더라도 평화인권당은 비례로 선정될 수 없었을 것이다. 제 탓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오늘 기자회견 내용 중 이용수 할머니가 윤미향 후보에게 흔쾌하게 “잘 해봐라”라고 한 게 아니라고 주장하더라. 그 대목에 대한 입장은?
■ 공식적으로 선관위에 후보 등록하는 날 이용수 할머니께 조심스럽게 전화했다. 왜냐하면 할머니는 지난번 선거 때 비례로 나서서 활동을 하셨기 때문에 혹시 할머니가 여전히 비례로 추대되길 원하실까 이런 생각을 조금 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할머니 연세가 93세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라 판단했다.
그런데 제가 갑작스럽게 추천됐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할머니와 의논할 수는 없었고, 후보를 등록하는 날 할머니한테 그 과정을 설명드렸다. 설명하자 마자 “아, 잘 됐다. 잘됐다” 그러셨다.
그래서 제가 “할머니, 제가 그러면 할머니하고 함께 국회한다라고 생각할께요. 할머니가 저한테 전달하실 말씀 있으시면 제게 하시고, 또 빨리 남북의 물꼬도 터서 할머니랑 함께 평양도 가고 그럴 수 있게끔 제가 할께요” 그랬더니 “그래, 그래, 그러자. 열심히 하자” 흔쾌히 그러셨다.
그런데 딱 이틀이 지났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는데 이미 목소리가 굉장히 화가 난 목소리였다. 누가 할머니에게 왜곡된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고, 그날은 대화를 더 이상 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제 또 전화가 왔는데, 어제는 확실히 누가 옆에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제가 며칠 전에 출연한 방송 유튜브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아, 누군가가 할머니에게 유튜브를 열어서 보여주면서 할머니를 이용했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구나’ 생각했다. 피해자들은 누구를 이용했다고 할 때 참 힘들어 한다.
할머니께서 ‘위안부’ 문제를 다 해결하고 들어가라고 하셔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제가 들어가는 겁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전화 끝나자마자 정의연 사무총장에게 전달을 해서 찾아가 뵈라고 이야기했고, 그래서 만나서 상대측에 기자회견하라고 한적 없다고, 내 이름을 거론하지 말라고 직접 전화통화를 했다고 들었다.
□ 오늘 가자평화인권당 측이 기자회견에서 정대협이 할머니들에게 1억원 뒷돈을 몰래주고 수요시위에 오게 하고 반일 운동을 하게 했다고 발표했다.
■ 그러면 할머니들 역시 류석춘이 이야기한 것처럼 자유의지가 하나도 없는데 정대협이 시켜서 한 거란 말인가. 그거 기사로 쓸 기자들이 있을까? 1억 지급한 것 다 알고 있지 않나. 그때 당시 우리가 모금을 어떻게 했고, 피해자들에게 인권상을 드리면서 전달한 것이다. 가슴이 아프다.
“외통위, 일본과 싸우러 들어가려는 것 아니다”
  
▲ 2013년 일본 순회집회 중 할머니들과 함게 신칸센으로 이동하며 일하는 모습. 윤미향 후보는 일본이 가장 주목하는 후보다. [사진제공 - 윤미향]
□ 국회의원에 당선될 경우 염두에 둔 상임위가 있나?
■ 외교통일위원회에 가야 한다. 그리고 일단 여성가족위원회는 꼭 들어가야 한다. 왜냐하면 ‘위안부’ 관련한 진상규명이라든가 기념사업, 그걸 여가부가 다루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히 외교통일위에 들어가야 한다. ‘위안부’ 문제나 과거사 해결도 한일 간의 외교로만 이루어질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한일 관계에서는 대립하는 이익 관계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인권이나 평화의 가치들을 외교는 숨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다자외교가 필요하고, (외교부) 일본과, 아태국에서만 이 문제를 다루려고 하면 안 된다. 인권사회과에서 국제기구를 향한 외교가 필요하다. 그리고 특히 국회의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국제의원연맹이라든가 유엔의 여성기구들에 국회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어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시민사회가 주 타깃이 돼서 일본 정부의 공격을 받고 이랬던 것도 정치영역으로 책임을 분담할 수 있는 것도 되지 않겠는가.
외교통일위에서 아마 저를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다. 그런데 제가 일본과 싸우러 들어가려는 것이 아니다. 한국 정부가 풀지 못하는 것을 다자외교를 통해서 갈등을 풀어나가고 싶다. 다양한 나라 의원들과 함께 힘을 모아서 일본 정부와 유엔을 향해서 목소리를 낼 것이다.
그리고 여전히 세계에서 계속되고 있는 무력분쟁 지역의 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목소리를 내게 만드는 역할, 그걸 하려면 외교통일위에 들어가야 한다.
다른 하나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도 그렇지만 결국 일제식민지를 완전히 청산하는 것, 저는 통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분단을 극복하고 분단을 해소하는 이것, 통일이 일제식민지 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청산하는 것이고 해방되는 참해방이다.
13살 15살에 고향을 떠나서 아직도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것도 일본군‘위안부’ 문제의 하나다. 피해자들이 집으로 가고 싶을 때 가게 만드는 것, 원상회복 조치다.
13살에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았더라면 이분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았을까? 저렇게 이산가족이 돼서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 세상을 만드는 그것도 해방의 과정 중의 하나다.
그래서 저는 외교통일위야 말로 진정한 식민지 책임을 청산해내는 숙제가 놓여져 있는 위원회이고, 30년 동안 거리에서 부드러운 혁명이 진짜 무엇인지 몸소 배웠던 사람으로서 또 일본의 정치권을, 일본의 시민사회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현실에 맞는 외교전략, 외교정책을 수립하는 일에도 저를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꼭 윤미향 외교통일위 가야 된다. 한국 정부가 풀 수 없는 일, 윤미향이 풀 수 있다.
  
▲ 2004년 5월 일본과거청산을 요구하는 제 2회 국제연대협의회 서울대회에서 만난 남측 길원옥(왼쪽) 할머니와 북측 리상옥(오른쪽) 할머니가 손을 맞잡았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노무현 정부 시절에 북측 ‘위안부’ 피해자 분들이 남쪽에 오기도 했다. 남북간 연대, 교류에 대해 어떤 구상이 있나?
■ 사실은 제 눈에는 아직도 그 영상이 그대로 있다. 북에서 리상옥 할머니가 오셨는데, 우리 길원옥 할머니가 손을 잡고 마치 형제지간을 만나는 것처럼 그 눈동자가 초롱초롱했던 모습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 처럼 남아있다.
그걸 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걸 잊지 않아야 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남북연대의 물꼬를 트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그건 우선은 북에 대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제재가 해제되어야 되고, 그리고 남북이 지금 교류와 협력을 통해서 대치를 풀어야 된다.
무엇보다도 지난 노무현 정부 시절, 김영삼 정부 시절에 남북의 정치권이 아무리 긴장국면에 있을 때에도 ‘위안부’ 문제는, 여성들의 연대는 정부들이 풀어줬다. 그래서 인도주의 입장에서 북의 ‘위안부’ 단체와 만나는 것을 승인을 해줬고, 승인을 해주면 통일부가 경비를 지원했다.
그런데 그걸 ‘원 트랙’으로 만들어 버렸던 게 바로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였다. 이명박 정권 때만 해도 사실은 2008년에 길원옥 할머니가 평양에 갔다. 할머니 고향인 (평양) 서성구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런데 약간 맛만 보게 하고 딱 끊어져버린 거다. 다시 고향을 가야 하는데.
저는 93세 노인이 고향을 가고 싶다고 하는데 그것을 못 이뤄주는 정부는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나서고 국회도 나서고, 할머니의 간절함이 알려지면 무슨 일이 있어도 북 정부도 할머니의 그 소망을 들어줄 수 있도록 응하지 않겠는가. 그런 신뢰와 믿음이 있다.
왜냐하면 길원옥 할머니가 그동안 재일 조선학교 아이들에 보여온 사랑이랄까 평화의 메시지랄까 북에서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마지막 소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외교통일위를 통해서는 “나, 일본정부에게 진실된 사죄 한 마디를 듣고 싶어요” 하는 소원, 남북연대를 통해서는 “엄마, 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하는 할머니의 고향방문을, 통일을 바라는 꿈을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 “엄마, 나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2007년 5월 서울에서 열린 '제8차 일본군'위안부'문제 아시아연대회의'에 앞서 진행된 '남북연대모임'. [사진제공 - 윤미향]
□ 당장 남북관계가 막혀 있다. 만약 의원이 돼서 외통위에 간다면 남북관계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된다고 생각하나?
■ 사실은 작년 초만 해도 다 이뤄진 것 같다고 생각했지 않나. 북에서 금강산, 개성관광 재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을 때 우리가 그것을 자주적으로 결정해서 이것은 제재와 상관없는 인도주의 정책으로 시행했다면 남북관계가 지금 어떻게 됐을까 상상을 할 수 있지 않나.
다시 저는 작년 초의 단계로 돌아가서 금강산, 개성 문을 여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의 압력이 있고 미국 대사관에서도 미국과 협의해서 남북이 교류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그런 것에 대해서도 조금 강한 메시지를 낼 수 있는 그런 정부, 그런 국회의 목소리가 나와야 된다고 보고, 그런 게 이루어지면 북에서도 문을 열어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북에서 무조건적으로 저렇게 문을 닫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물론 그러려면 코로나19 정국이 달라져야 되고, 코로나19 정국이 해결되면 저는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본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회는 국회대로 노력하고 민간은 민간대로 북과 만날 수 있는 노력들 우리가 해야 한다.
□ 또 난제 중의 난제는 한일관계다. 오랫동안 해왔고 이미 많이 알려진 이슈들인데, 어찌됐든 현재는 막혀있고 아베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한다고 보나?
■ 어려운 숙제인데, 일본 사회 내에서 우선 변화가 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일본 사회 내 시민사회의 목소리, 그게 좀 더 강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지원하고 연대하는 것도 다른 한쪽에서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내부에서도 지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나서 과거사 문제 해결과 관련해서 기준이 만들어졌다. 그것은 바로 ‘피해자 중심주의’다.
피해자 중심주의에 입각해서 ‘위안부’ 문제와 일본의 과거사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책을 수립해야 되고, 그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는 민간자원, 입법부를 충분히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일본 정부는 ‘위안부’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에게 “인정하라! 인정하라!”고만 해서는 해결이 안 된다.
우리 내부에서 법체계를 만들어서 진실규명을 해나가고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하고 체계화해서 그것을 토대로 일본 정부에 진실규명도 촉구해 나가고, 그 진실 위에 일본 정부에 책임을 촉구해 나가는 그런 노력이 한쪽에서는 계속 이루어져야 된다고 본다.
  
▲ 윤미향 후보는 국제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9년 11월 우간다를 방문해 우간다내전 성폭력 생존자지원센터 건립부지를 둘러보는 모습. [사진제공 - 윤미향]
그리고 다른 하나는, 이런 인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자외교를 벌였으면 좋겠다. 유럽연합, 미국 등등의 나라들에게 뭔가 협력을 이끌어내는 활동이 필요하다.
예전에 일본이 ‘납북자 문제’를 이야기할 때, 일본 정부는 모든 나라 만나면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너희 나라 정부가 발언해 달라. 지지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엔에 가도 그런 이야기를 계속했다.
그럴 때마다 우리가 했던 이야기는 “수많은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왜 일본정부가 침묵하면서 계속 그 문제만 제기하고 있느냐”라는 비판을 계속 해왔다.
혹자들은 “계속 그렇게 하다보면 한일 간에 뭔가 외교관계로 발목이 잡혀서 국익이 위협을 받는다. 안보가 위협을 받는다”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계속 ‘투 트랙’ 외교를 하겠다고 천명했다. 경제와 안보 문제는 그대로 해나가고 과거사 문제는 원칙을 가지고 해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투 트랙 외교를 한다고 해서 경제와 안보에 집중하고 이것(과거사)은 무시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그만큼 인권외교를 적극적으로 계속 병행한다면, 피해자들이 한국 정부를 향해서도 입법기구를 향해서도 “노력을 멈춘 건 아니구나. 계속 노력하라. 노력하라”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잘 안보이기 때문에 “정부가 뭐하고 있느냐? 국회는 지난 시간 동안 뭐를 했느냐?”라는 이야기를 계속 하는 것 아니겠는가.
이제 피해자들이 정부를 향해서도 “우리가 이제 정부를 믿고 우리는 시민사회의 목소리 내겠다”라고 할 수 있을 그런 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토대를 형성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그런데 사실은 참 어렵다. 어떻게 일본이 변할 수 있을까. 너무나 오래도록 체제화 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은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하나는 일본의 민주화다. 일본의 시민사회 목소리가 커져서 아베 정권의 부당한 정책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이건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린다.
재일동포 문제, “남북통일 과정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

  
▲ 역사의 고통을 겪은 할머니들이 재일동포들의 고통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 재일 조선학교 학생들을 위한 김복동장학금 전달식 모습. [사진제공 - 윤미향]
다른 하나는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서 국제적인 압력, 정치적으로 변화할 수 있게끔 어떤 연대를 만들어내는 이 두 가지가 함께 일어나야 한다.
예전에 한국의 민주화 때 한쪽에서 민주화투쟁 계속했던 민주화운동, 독일이나 서구에서 민주화운동을 알려 나가고 계속 지원, 지지하는 그런 운동들이 함께 있었다.
일본의 ‘지한파(知韓派)’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위해서 지원했지 않나. 그런데 왜? 그 사람들이 일본의 민주화를 위해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는가? 일본의 민주화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일본의 양심있는 세력들이 목소리를 내고 이제는 한국에서도, 다른 세계에서도 일본이 진정한 민주화를 이루를 수 있도록, 과거의 잘못했던 역사를 올바르게 청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압력을 가하는 그런 노력들이 함께 어우러져 간다면 저는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제가 국회에 들어가면 무엇보다도 한일여성평화의원모임을 만들고 싶고, 그 다음에 그걸 넘어서서 국제여성평화의원모임을 만들고 싶다.
한일여성평화의원모임은 ‘위안부’라는 용어를 쓰지 않아도 “평화를 위해서도 과거사를 청산하자, 민주화를 위해서도 과거사를 청산하자” 이런 메시지를 내고 싶다. 우리가 요구해서가 아니라 일본 여성의원들 스스로 일본의 시민사회와 함께 협력해서 할 수 있도록.
우리는 거꾸로 국제여성평화의원회를 만들어서 같이 연대하고 그 속에 일본여성들도 들어오는 거다. 그렇게 해서 연대하고 지원하고, 그 기구는 곧 한반도 평화에도 기여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으로 하고 싶다.
최근에 북에 대해서 제재가 계속되고 그것이 남북의 긴장을 더 만들고, 북미 간의 긴장을 더 고조시키고 이런 것들 다 보고 있지 않나. 이때 중간에 나서서 역할을 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어느 누구도 그걸 못하고 있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
한국 내에서만 풀 수 없다. 이럴 경우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국제적인 정치가들, 국제평화운동가들, 그런 분들이 목소리를 내는 게 필요하지 않겠는가. 그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다. 지난 30년 동안 제가 현장에서 배우고 만들어 왔던 축적된 경험을 가지고 그것을 좀 하고 싶다.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든다.
□ 최근 일본에서 조선학교 고교무상화 제외조치와 유아원.보육 무상화 제외조치가 논란이 되고 있다. 상당히 치졸하지만 근본적인 문제인 것 같다. 일본 내부의 한국에 대한, 조선적 재일동포에 대한 정서와 기류가 부정적인 것 같다.
■ 치졸하다. 저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과 재일조선학교에 대한 차별, 재일동포사회에 대한 탄압이 같은 맥락에 있다고 본다. 따로 떨어져있지 않고, 결국은 근본적으로는 일제 식민지 책임의 청산 문제로 볼 수 있다.
왜냐면 재일동포들의 현재 상황은 일제식민지 역사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니까. 그런데 해방이 된 이후에 그 역사의 연속선상에서 일본에서 살게 됐고, 그것에 대해서 일본 정부는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인권을 탄압하고 인종을 차별하고, 인종을 차별하는 정책이 학교교육으로까지 이어져서 오늘날 재일조선학교에 대한 차별, 심지어 유치원에 마스크를 배부하는 것도 배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과거 역사, 식민지 책임의 청산은 남북의 분단상황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식민지는, 남북이 분단되기 이전의 상황이다. 분단되기 이전의 상황으로 돌려놓는 것이 식민지 책임의 청산이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일본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일동포들에 대한 문제도 우리가 해결해야 될 책임이 있다. 그것은 북의 문제도 아니고 재일동포 만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우리 남북이 함께 해결해 나가야 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통일과정에서 반드시 우리가 언급하고 함께 해야 될 문제가 재일동포들의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가 평등하게 대우 받는 것이다. 인권의 입장에서도 그렇다. 과거사 청산 운동에서도 또 통일운동에서도 꼭 같이 그 과제를 함께 해결해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도 김복동 할머니가 늘 이야기했던 ‘김복동 희망’을 재일동포 사회에 전하는 것, 지원하고 연대하고 희망을 계속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그 체제를 바꿔나가는 운동도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재일동포를 바라보는 시각을 분단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 그것을 하나로 보는 그런 교육들을 우리가 해나가야 되지 않겠는가. 지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는 그리고 청년세대에게는 재일동포는 이미 전혀 다른 세계의 구성원처럼 되어버렸다.
지금이라도 빨리 재일동포들도 결국은 우리가 함께 남북통일의 과정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라는 인식을 같이 가져야 한다.
일본의 정치적인 탄압을 바꾸어 나가는 것, 우리 사회에서 재일동포의 차별문제를 바꿔나갈 수 있도록 교육하고, 법제화해내는 일들을 동시에 이뤄야 한다.
저는 정치 신인이지만 국회의원이 되면 21대 국회에서 그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하고 법제화를 해나가려고 한다. 그래서 더불어시민당의 시민사회에서 추천된 10명의 후보들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분들과 네트워크를 계속 형성해 나가고 기존의 통일운동과 시민사회운동에서 배출된 국회의원들과 연대를 만들어서 누구 한사람의 영웅적인 운동으로 결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함께 해나가는 모습을 처음부터 만들어 나가고 싶다.
지금 ‘역사바로세우기 윤미향만이 할 수 있다’ 이런 슬로건이 사실 좀 부담스러운데, 저는 계속 지금 과거사 관련 단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해요. 함께 해요”라는 얘기를 하고 있다.
통일분야도 과거사 청산분야도 또 여성인권 분야도 그동안 시민사회의 역할을 토대로 해서 그 축적된 성과를 국회에서 계승하고 그리고 시민사회가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국회는 법으로 지원하는, 이런 상호작용의 관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 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을 한다.
“수많은 할머니들의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국회로...”
  
▲ 윤미향 후보는 4년간 국회 활동을 마치면 다시 NGO로 활동가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사진 - 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 이제 30년을 뒤로하고 새로운 장으로 뛰어들었다. 개인적인 소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요시위는 계속 나갈 건가?
■ 네, 계속 나갈 거다. 온라인 시위가 사람을 만나는 시위로 바뀌는 날을 기다리고 있는데, 온라인 시위가 좋은 측면도 있더라. 참여하기 어려운 분들도 온라인에서는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것 때문에.
그런데 저는 그것보다도 사람을 만나고 눈동자 속에, 손을 잡는 속에 전해지는 그 사람의 현실, 그 사람의 삶의 처지, 그런 것을 직접 만나서 느낄 수 있는데 그걸 지금 하지 못해서 사실 좀 안타깝다.
저는 ‘현장이 국회로 넓어졌다’라고 해석을 하고 있다. 거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그동안 30년 동안 살아왔던 이 거리 위에서 활동이 플러스 국회로까지, 그리고 비례이기 때문에 전국 각지로 확산돼서 오히려 더 바빠졌고 일이 더 많아졌다라고 생각한다.
국제무대야 늘 정의연 30년 운동하면서 안 다닌 나라가 없기 때문에 그건 그대로 계속할 것이지만, 그리고 ‘김복동 센터’를 세우는 일도, 제가 “김복동 할머니의 메시지를 실현하기 위해서 국회로 왔다. 그리고 수많은 할머니들의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 국회로 왔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고 싶다.
그래서 우리 할머니들 뿐만 아니라 저와 함께했던 분들이 ‘윤미향과 함께 한다’라고 생각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제가 그러지 않으리라고 자신 있지만, 혹시나 제가 그냥 흔히 말하는 정치가가 된다면 엄격하게 꾸짖고 비판해 주고 감시해 주시기를 바란다라고 부탁도 드리고 싶다.
그 역할이 가능하기 위해서라도 더불어시민당을 많이 뽑아주셔서 제가 국회에 가서 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부탁도 드리고 싶다.
그리고 저를 반미프레임까지 낙인찍는 언론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국회 들어가서 진정한 해방, 참해방을 피해자들이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고 또 식민지 책임을 청산할 수 있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저를 도와줬으면 좋겠다.
제 가족을 공격하는 일은 멈춰줬으면 좋겠다. 공격할 일 있으면 저에게 해 달라. 그것은 저를 단련시켜주는 일이기 때문에 저에게 공격해 달라고 얘기하고 싶다.
□ 비교적 바쁘게 살아왔는데, 국회의원이 되면 더 바빠지는 것 아닌가?
■ 그래서 좀 걱정이다. 올해 들어와서는 제가 조금 마음을 내려놨었다. ‘밤이 있는 풍경’을 추구하고 주말에는 산에도 가고 그랬는데 벌써 뺐겼다. 주말이 없어졌다.
안타깝기는 한데, 4년 한 번 해보겠다. 4년은 더 바빠지고 책임감도 더 무거워지고 그런 삶을 살게 되겠지만 30년 보다는 짧은 시간이니까 최선을 다해 달려보고 그 뒤에 다시 윤미향의 개인의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 싶다.
□ 재선에 도전할 수 있지 않나?
■ 그건 물론 제가 지금 장담은 할 수 없다. 이런 것도 해보고 싶다. 재야활동을 하다가 국회로 갔다가 다시 재야로 와서 열심히 NGO 활동가가 되어 활동하는 모습, 그것도 또 하나의 어떤 사례를 만드는 길이 되지 않을까. 물론 다시 받아준다면.(하하)

미국의 제한핵전쟁도발, 누가 억제할 것인가

[개벽예감 389] 미국의 제한핵전쟁도발, 누가 억제할 것인가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0/04/06 [09:23]
<차례>
1. 조선과 미국의 핵대치상황에 충격을 준 사건
2. 미국은 왜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했는가?
3. 핵태세검토보고서에 늘어놓은 거짓말
4. 팬텍스공장에서 대량생산되는 신형 전술핵무기들
5. 아시아에 우선적으로 배치될 미국의 신형 전술핵무기
6. 미국은 1~2년 안에 전술핵공격준비 완료한다
7. 조선이 만드는 신형 전략무기는 극초음속활공체


1. 조선과 미국의 핵대치상황에 충격을 준 사건

2019년 8월 2일 중대한 사건이 일어났다. 미국이 중거리핵무력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사건이다. 중거리핵무력조약은 1987년 12월 8일 당시 미국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과 당시 소련공산당 서기장 미하일 고르바쵸브가 체결한 미국과 소련의 쌍무조약이다. 소련이 해체된 이후 로씨야가 이 조약의 의무를 이행하게 되었다. 이 조약의 영어명칭을 직역하면 중거리핵무력조약이지만,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Arms Control Treaty)으로 의역해야 정확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으므로, 이 글에서는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이라고 부른다. 

이 조약이 어떻게 체결되었는지 살펴보자. 미국과 소련은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체결하기 위해 1980년 10월부터 1987년 9월까지 협상을 진행했다. 8년 동안 협상한 끝에 1987년 12월 8일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이 체결되었다. 그 조약에 따라 두 나라는 1988년부터 1991년까지 3년 동안 사거리가 최단 500km에서 최장 5,500km에 이르는 지상발사미사일을 모두 폐기했다. 핵탄두를 장착하는 미사일과 재래식 탄두를 장착하는 미사일이 폐기되었고, 지상발사탄도미사일과 지상발사순항미사일이 폐기되었으며, 이런 종류의 미사일이 탑재되는 발사대차들도 폐기되었다. 3년 동안 미사일 2,692발이 폐기되었다. 미국과 로씨야는 1991년부터 2000년까지 10년 동안 폐기현장을 교차방문하면서 검증했다. 

그러나 8년 협상과 10년 상호검증을 거쳐 실현하였던 중거리핵군비통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조약을 파기하는 바람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미국의 일방적인 조약파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국제사회에서 울려나왔지만, 어떤 나라도 미국의 파기행위를 막지 못했다. 미국이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한 것은, 그 조약이 체결된 이후 32년 동안 핵무력 증강을 부분적으로나마 억제해온 장치를 풀고 핵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하였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핵무력을 증강하는 것은 방대한 양의 기존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새로운 종류의 핵무기를 생산한다는 뜻으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그것은 미국이 도발적인 핵전략을 틀어쥐고 자기의 적대국들을 이전보다 더 심하게 협박하면서 전 세계적인 핵전쟁위험을 고조시킨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그래서 핵무력을 증강한다는 표현이 아니라, 핵무력 증강에 광분한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런 사정을 파악하면, 미국이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한 행위가 미국과 로씨야의 핵무력 균형에만 충격을 주는 게 아니라, 전 세계 핵안보정세에도 충격을 주는 요인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주목되는 것은, 미국의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 파기가 조선과 미국의 핵대치상황에 충격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정세분석가들은 미국의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 파기가 조선과 미국의 핵대치상황에 충격을 주고 있는 현실을 주목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된 까닭은, 미국이 로씨야의 중거리미사일 실전배치에 대응하기 위해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한 트럼프 행정부의 왜곡선전이 정설처럼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사진 1>  

▲ <사진 1> 위의 사진은 1989년 1월 14일 미국에 파견된 소련검증단이 미국의 퍼싱-2 중거리탄도미사일 해체를 현장에서 검증하는 장면이다. 1987년 12월 8일 미국과 소련은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체결했고, 1988년부터 1991년까지 그 조약에 따라 지상발사 중거리미사일 2,692발을 폐기했다. 그리고 1991년부터 2000년까지 폐기현장을 교차방문하면서 상호검증했다. 그러나 8년 협상과 10년 상호검증을 거쳐 실현된 중거리핵군비통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조약을 파기하는 바람에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말았다. 미국은 그 조약을 파기하고 나서 핵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이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한 행위는 미국과 로씨야의 핵무력 균형에만 충격을 주는 게 아니라, 조선과 미국의 핵대치상황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2. 미국은 왜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했는가?

1981년에 미국은 소련이 SS-20 중거리탄도미사일을 폐기하면, 그에 상응하여 자기들도 퍼싱-2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지상발사순항미사일을 폐기할 수 있다는 용의를 밝혔는데, 그것을 계기로 협상의 물꼬가 트였다. 그렇지만 당시 미국이 그런 용의를 표명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왜냐하면 1979년에 미국은 퍼싱-2 중거리탄도미사일을 1983년부터 유럽 동맹국들에 전진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었는데, 1981년에 이르러 갑자기 태도를 바꾸더니 미국이 중거리미사일을 상호폐기할 수 있다는 용의를 밝혔기 때문이다.  

미국의 태도는 왜 돌변한 것일까? 미국이 중거리미사일을 상호폐기할 수 있다는 용의를 밝힌 것은 핵군비를 통제하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세계를 핵무력으로 지배하면서, 핵무력 증강에 광분하는 아메리카핵제국이 핵군비를 통제하려고 생각했을 리 만무하다. 미국이 소련에게 중거리미사일을 상호폐기하려는 용의를 표명한 진짜 이유는 중거리미사일경쟁에서 소련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미국은 핵군비경쟁에서 소련에게 패하게 되자, 중거리핵무력을 상호폐기하는 핵군비통제로 자기의 열세를 만회해보려고 교활하게 책동했던 것이다. 미국이 핵군비경쟁에서 패한 내막은 다음과 같다.   

소련은 SS-20 중거리탄도미사일을 1976년부터 실전배치했는데, 미국은 퍼싱-2 중거리탄도미사일을 1983년부터 실전배치했다. 소련은 미국보다 7년 앞서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했던 것이다. 당시 소련은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한 시기에서만 미국에 앞섰던 것이 아니라, 중거리탄도미사일을 만드는 기술도 앞섰다. 이를테면, 소련의 SS-20이나 미국의 퍼싱-2는 모두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2단형 탄도미사일로 개발되었는데, SS-20의 사거리는 5,000km인데, 퍼싱-2의 사거리는 1,770km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SS-20은 6축12륜 발사대차에 탑재되어 기동력과 신속발사능력이 크게 강화되었는데, 퍼싱-2는 트랙터형 견인차량에 싣고 다니는 한심한 형편에 있었다. 

당시 미국과 소련이 각각 실전배치한 중거리탄도미사일에 어떤 핵탄두가 장착되었는가 하는 문제가 우열을 가리는 결정적인 판별기준으로 되었다. SS-20에는 1메가톤급 핵탄두 1발이 장착되거나 150킬로톤급 핵탄두 3발이 장착되었다. SS-20에 장착된 150킬로톤급 핵탄두 3발은 미사일이 발사되어 최고고도에 이르렀을 때 서로 다른 타격목표들을 향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사출되는 각개발사식 열핵탄두들이었다. 그에 비해, 퍼싱-2에는 폭발위력을 5킬로톤급에서부터 80킬톤급 사이에서 조절할 수 있는 W85 전술핵탄두가 1발밖에 장착되지 않았다. 이처럼 중거리탄도미사일경쟁에서 소련에게 패한 미국은 중거리미사일을 상호폐기하는 것으로 자기의 열세를 만회해보려고 교활하게 책동했던 것이다. 

그런데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은 지상발사미사일만 폐기시켰을 뿐이고, 공중발사미사일과 잠수함발사미사일은 폐기시키지 못한 불완전한 조약이다. 그 조약이 그처럼 불완전하게 체결된 까닭은, 1980년대 당시 공중발사미사일과 잠수함발사미사일을 개발하는 기술수준이 소련보다 앞선 미국이 자기들이 우세한 공중발사미사일과 잠수함발사미사일을 폐기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미국이 1982년부터 실전배치한 AGM86 공중발사순항미사일에는 150킬로톤급 열핵탄두 1발이 장착되었고, 사거리는 2,400km였는데, 소련이 1980년부터 실전배치한 Kh-15 공중발사미사일에는 300킬로톤급 열핵탄두 1발이 장착되었고, 사거리는 300km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미국이 1979년부터 실전배치한 트라이던트-1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100킬로톤급 각개발사식 열핵탄두 8발이 장착되었고, 사거리는 7,400km였는데, 소련이 1978년부터 실전배치한 R-29R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200킬로톤급 핵탄두 3발이 장착되었고, 사거리는 6,500km였다.


3. 핵태세검토보고서에 늘어놓은 거짓말

미국이 중거리핵군비조약을 파기하려는 조짐은 2017년 4월부터 나타났다. 2017년 4월 17일 미국 국방부 대변인 다나 화이트는 성명에서 미국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새로운 핵전쟁준비태세를 검토할 것이고, 2017년 말에 보고서를 발표할 것이라고 하였다. 그가 2017년 말에 발표할 예고했던 보고서는 2018년 2월 2일에 발표되었다. 그날 미국 국방부는 2018년 핵태세검토보고서’라는 제목의 문서를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는 그 문서에서 당시 미국이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하려는 이유를 장황하게 늘어놓았는데, 그 내용을 요약, 정리하면 이렇다. 2018년 핵태세검토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냉전 이후 자국의 핵무기비축량을 85% 이상 감축했고,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형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잠재적 적국으로부터 점점 더 노골적인 핵위협을 받고 있으며 ... 그 어느 때보다 더 다양하고 진화된 핵위협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주장은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하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국방부가 2018년 핵태세검토보고서’에서 늘어놓은 거짓말은 다음과 같다. 

1) 미국이 냉전 이후 핵무기비축량을 85% 이상 감축했다는 미국 국방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만일 미국이 핵무기비축량을 85% 이상 대폭 감축했다면, 지금 미국은 지난 시기에 비해 25%밖에 되지 않는 핵무기를 비축하고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2016년 3월 2일 미국 <핵과학자협회보>에 실린,  2016년 미국의 핵무기’라는 제목의 논문은 2016년을 기준으로 미국이 비축한 핵무기가 6,970발에 이른다는 사실을 말해주었다. 핵무기를 6,970발이나 비축해놓고서도, 핵무기를 85% 이상 감축했다니, 그보다 더한 거짓말이 없다.    

2) 미국이 냉전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형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았다는 미국 국방부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위에 인용한  2016년 미국의 핵무기’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1994년 미국은 전략핵폭격기에 탑재되는 핵폭탄 100발을 신형 핵폭탄으로 교체했고, 2006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핵탄두 240발을 신형 핵탄두로 교체했고, 2008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되는 핵탄두 700발을 신형 핵탄두로 교체했다고 한다. 냉전 이후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신형 핵폭탄과 신형 핵탄두를 1,040발이나 배치하고서도, 신형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았다니, 거짓말도 그런 거짓말이 없다. 

3) 미국이 잠재적 적국으로부터 노골적인 핵위협을 받고 있다느니, 위험한 핵위협환경에 직면하였다느니 하는 미국 국방부의 주장도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놓은 상투적인 왜곡선전이다. 세계 최강의 핵무력을 가졌다고 으스대는 미국이 동맹국들을 끌어들인 세계 최대 규모의 핵공격연습을 주기적으로 감행하면서 위협하기 때문에, 조선, 중국, 로씨야가 핵공격연습으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노골적인 핵위협을 받으며, 위험한 핵위협환경에 직면한 쪽은 미국이 아니라, 조선, 중국, 로씨야다. <사진 2>    

▲ <사진 2> 위의 사진은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팬텍스공장에서 기술자들이 신형 W76-2 전술핵탄두를 만드는 장면이다. 1987년에 실전배치된 W76 핵탄두는 폭발위력이 100킬로톤인 전략핵탄두인데, 팬텍스공장에서는 그것을 5~7킬로톤급 신형 전술핵탄두로 개조하고 있다. 그 공장에서는 B61 핵폭탄도 5~7킬로톤급 신형 전술핵폭탄으로 개조하고 있다. 미국은 W76 전략핵탄두 3,400발과 B61 핵폭탄 3,155발을 각각 비축해놓았는데, 그 중에서 약 1,000발을 신형 전술핵탄두 또는 신형 전술핵폭탄으로 개조하고 있다. 이 전술핵무기들은 B-52 전략폭격기들에 탑재된 중거리순항미사일들에 장착되거나, B-2 스텔스전략폭격기들과 F-15E 전투기들과 F-16 전투기들에 탑재되거나, 트라이던프-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된다. 이런 정황은 미국이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제한핵전쟁을 도발하기 위한 준비를 다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4. 팬텍스공장에서 대량생산되는 신형 전술핵무기들 

미국의 온라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 뉴스> 2017년 10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관리하기 위한 핵무력증강사업에 앞으로 30년 동안 1조2천억 달러의 예산을 지출할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미국이 앞으로 30년 동안 핵무력을 대폭 증강하기 위해 중거리핵군비통조약을 파기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짧은 기간에 후닥닥 만들어낼 수는 없기 때문에 미국은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완성하기 전에 우선 기존 핵무기를 개조하여 재배치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기존 전략핵탄두의 폭발위력을 낮춘 신형 전술핵탄두를 생산하여 순항미사일에 장착하고, 기존 전략핵폭탄을 전술핵폭탄으로 개조하는 방식이다. 지금 미국은 그런 방식으로 W76 전략핵탄두와 B61 핵폭탄을 개조하고 있다. 

W76 핵탄두는 1978년에 실전배치되었는데, 폭발위력이 100킬로톤인 전략핵탄두다. 미국은 W76 전략핵탄두 3,400발을 비축해놓았는데, 그것을 5~7킬로톤급 전술핵탄두로 개조하는 중이다. 다른 한편, B61 핵폭탄은 1968년에 실전배치되었는데, 원래 폭발위력이 0.3킬로톤급에서 400톤급까지 여러 급으로 생산된 핵폭탄이다. 미국은 B61 핵폭탄 3,155발을 비축해놓았는데, 그것을 5~7킬로톤급 전술핵폭탄으로 개조하는 중이다. 미국의 온라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 2017년 9월 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기존 열핵무기보다 폭발위력이 적은 신형 전술핵무기를 개발하는 중인데, B61 핵폭탄을 저위력 전술핵폭탄으로 개조하는 사업도 거기에 포함되었다고 한다. 

일본 <교도통신> 2019년 12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가핵안보국은 연방의회에 제출한 2020회계년도 핵탄두 비축 및 관리계획 보고서에서 2020회계년도 중에 임계전 핵시험을 두 차례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임계전 핵시험에서 얻어낸 기폭상태에 관한 각종 지표들은 신형 전술핵무기를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것이다. 

신형 전술핵무기는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핵무기공장인 팬텍스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미국의 핵안보전문가들인 윌리엄 아킨과 핸스 크리스텐슨이 2020년 1월 29일 미국과학자련맹 웹싸이트에 발표한, ‘미국이 신형 저위력잠수함탄두를 실전배치하다’라는 제목의 글에 따르면, 2019년 2월 팬텍스공장은 폭발위력이 약 5킬로톤인 신형 W76-2 전술핵탄두 50발을 생산했다고 한다. 또한 팬텍스공장은 각종 전술핵무기 약 1,000발을 생산하게 되는데, 이 전술핵무기들은 B-52 전략폭격기들에 탑재된 중거리순항미사일들에 장착되는 신형 W76-2 전술핵탄두들, 그리고 B-2 스텔스전략폭격기들과 F-15E 전투기들과 F-16 전투기들에 탑재되는 신형 B61 전술핵폭탄들이라고 한다. 

미국은 팬텍스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신형 전술핵무기들을 실전배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2019년 8월 2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앞으로 18개월 안에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한다. 미국 국방부 정책담당차관 존 루드는 2020년 2월 4일에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이 신형 W76-2 전술핵탄두를 트라이던트-2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에 장착하여 실전배치하였다고 밝혔다. 미국의 핵안보전문가인 핸스 크리스텐슨은 2020년 1월 29일에 발표한 글에서 미국 해군 오하이오급 핵전략잠수함 테네시함이 신형 W76-2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하고 2019년 12월 하순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킹스베이 잠수함기지를 출항하여 대서양 작전수역으로 떠났다고 밝혔다. 

도이췰란드 텔레비전방송 <도이취벨레> 2020년 3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까지 기간에 도이췰란드 라인란트팔츠주 뷔헬공군기지에 15~20발 배치한 B61 전술핵폭탄은 노후화되었기 때문에 폐기하고, 신형 전술핵폭탄을 미국에서 가져와 조립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도이췰란드에 배치된 기존 전술핵폭탄을 개조해 신형 전술핵폭탄을 만들어낼 것이고, 도이췰란드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토네이도에 신형 전술핵폭탄을 탑재하는 실험을 2020년 안에 시행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미국이 새로 개발하고 있는 전술핵폭탄은 꼬리부분에 디지털 레이더와 위성위치정보체계를 내장해 타격정밀도를 높였는데, 이르면 2022년에, 늦으면 2024년에 도이췰란드에 배치될 것으로 예견된다고 하였다. 


5. 아시아에 우선적으로 배치될 미국의 신형 전술핵무기

영국 통신사 <로이터즈> 2019년 8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미국 국방장관 마크 에스퍼는 미국이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한 이튿날인 2019년 8월 3일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미국이 지상발사 중거리탄도미사일이 개발하면 그것을 아시아에 배치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미국이 새로 개발한 지상발사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고 싶다는 미국 국방장관의 발언은 이전에 미국이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하기 위해 내걸었던 구실과 서로 어긋난다. 지난 시기 미국은 로씨야가 2017년에 실전배치한 9M729 순항미사일의 사거리가 2,000~5,000km에 이른다고 하면서, 그런 중거리순항미사일을 실전배치한 것은 사거리 500km 이상의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지 않겠다고 합의한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그런 주장에 맞선 로씨야는 9M729 순항미사일의 사거리가 480km이므로, 자기들은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해명하였다. 로씨야의 해명은 합리적이다. 9M729 순항미사일은 2006년에 실전배치된 이스칸데르-M 저고도비행활공도약미사일을 순항미사일로 개조한 것이므로, 9M729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이스칸데르-M 저고도비행활공도약미사일의 사거리와 같은 480km다.  

지난 시기 미국은 로씨야가 9M729 순항미사일을 실전배치하여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그 조약을 파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는데, 그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국은 그 조약을 파기한 뒤에 자기들이 개발하는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로씨야의 9M729 순항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에 배치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국방장관은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유럽이 아니라 아시아에 배치하겠다고 말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사진 3>

▲ <사진 3>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조선을 '화염과 분노'로 파괴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언을 응징하기 위해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략군사령관으로부터 괌포위사격계획을 보고받았다. 위의 사진은 김정은 최고사령관이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으로부터 괌포위사격계획을 보고받는 장면이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괌포위사격계획은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다발로 발사하여 괌의 동서남북 인근 수역에 탄착시키는 위협사격계획이라고 한다. 그날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 작전지휘소 미사일발사통제실도 시찰하였는데, 지하에 건설된 미사일발사통제실 벽에는 "전략로케트군이 워싱톤을 타격할 데 대한 명령을 받으면 언제든지 타격한다"는 전투구호가 나붙어 있었다.   

미국의 그런 언행을 뒤집어보면, 미국이 우려하는 대상은 로씨야가 실전배치한 9M729 순항미사일이 아니라 조선, 중국, 이란이 각각 실전배치한 중거리탄도미사일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조선은 2017년 2월 12일 사거리가 5,500km인 북극성-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고, 2017년 5월 14일에는 사거리가 6,000km인 화성-12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중국은 2016년 사거리가 4,000km인 둥펑-26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실전배치했으며, 이란은 2017년 1월 29일 사거리가 2,000km인 코람샤르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했다. 조선의 북극성-2형과 화성-12형, 그리고 중국의 둥펑-26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군사전략요충지인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중거리탄도미사일들이다. 2017년 8월 14일 김정은 최고사령관은 조선을 ‘화염과 분노’로 파괴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폭언을 응징하기 위해 조선인민군 전략군사령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전략군사령관으로부터 괌포위사격계획을 보고받았다.    


6. 미국은 1~2년 안에 전술핵공격준비 완료한다

위에 서술한 사실을 보면, 중거리핵군비통제조약을 파기하고 신형 전술핵무기를 개발, 배치하는 미국의 의도가 조선, 중국, 이란을 상대로 제한핵전쟁을 도발하려는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이 개발, 배치하는 신형 전술핵무기는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신형 중거리순항미사일, 그리고 신형 전술핵탄두와 신형 전술핵폭탄인데, 이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의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두 갈래로 추론하였다.

첫째, 미국이 조선과 중국을 상대로 전술핵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추론이다. 미국의 핵안보전문가 핸스 크리스텐슨은 2013년 4월 30일에 발표한 논문 ‘핵억제경비활동의 감소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냉전시기에는 미국의 핵억제경비활동(실제로는 핵공격준비태세)이 대서양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진행되었는데, 이제는 핵억제경비활동의 60%가 태평양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하면서, 이런 변화는 미국이 조선과 중국을 상대로 핵공격계획을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둘째, 미국이 조선과 이란을 상대로 전술핵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추론이다. 윌리엄 아킨과 핸스 크리스텐슨은 위에 인용한 글에서 미국은 신형 전술핵무기가 로씨야와의 핵대결에서 사용될 것처럼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 신형 전술핵무기로 조선과 이란을 공격할 의도가 엿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한 그 글에 따르면, 미국은 신형 W76-2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B-2 스텔스전략폭격기를 중동전쟁을 수행하는 중부사령부에 배속시킬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이란에게 전술핵공격을 감행하려는 전쟁계획을 수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위에 서술한 두 가지 추론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미국의 적국은 조선이다. 이것은 미국이 조선, 중국, 이란 중에서 조선을 우선적인 핵공격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런데 만일 조선과 미국이 무력충돌을 벌이면 중국은 대만해방작전에 돌입할 것이고, 중국과 미국이 무력충돌을 벌이면, 조선은 조국통일대전에 돌입할 것이다. 조선과 중국은 대미전쟁에서 공동행동을 취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사실을 알고 있는 미국은 신형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중거리탄도미사일과 중거리순항미사일, 신형 전술핵폭탄을 조선과 중국을 공격하기 쉬운 곳에 배치할 것이다. <뉴욕타임스> 2018년 10월 19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미국의 핵무기 배치에 대한 반대가 그리 심하지 않고, 미국의 대규모 군사기지들이 있는 일본 또는 괌에 신형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견한 바 있다. 

이런 사정을 간파하면, 미국이 개발하고 있는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은 일본 오끼나와에 있는 가데나공군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보이고, 미국이 개발하고 있는 신형 중거리순항미사일과 신형 전술핵폭탄은 괌에 있는 앤더슨공군기지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배치하면, 조선과 중국에게 전술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위에 인용한 <도이취벨레> 2020년 3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신형 전술핵폭탄을 도이췰란드 공군기지에 배치하는 시점은 이르면 2022년, 늦으면 2024년이라고 하였는데, 신형 전술핵무기들은 유럽보다 먼저 아시아에 배치될 것이므로, 조선과 중국에 대한 전술핵공격준비를 완료하기까지 1~2년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사진 4> 

▲ <사진 4> 위의 사진은 미국에서 개발하고 있는 극초음속활공체가 최고고도에서 덮개를 열고 모습을 드러낸 장면를 컴퓨터화상처리기법으로 그려낸 상상도이다. 극초음속활공체는 지구 어느 곳이든 1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는 무기이며, 미사일공학기술의 최고결정체이다. 로씨야와 중국은 극초음속활공체를 실전배치했고, 미국은 2020년 3월 19일 마하 5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활공체 시험발사를 처음 진행했다. 조선도 극초음속활공체를 개발하는 중이다. 조선이 미국보다 한 발 앞서 극초음속활공체를 개발할 것인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7. 조선이 만드는 신형 전략무기는 극초음속활공체 

미국이 중거리핵무력 증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선은 대응책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 조선이 미국의 제한핵전쟁 도발을 억제할 대응책은 보다 위력적인 핵공격수단을 실전배치하는 것밖에 없다.  

2020년 3월 21일 조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신형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을 진행하였는데, 그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우리가 최근에 개발한 신형 무기체계들과 개발 중에 있는 전술 및 전략무기체계들은 나라의 방위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꾸려는 우리 당의 전략적 기도실현에 결정적으로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언명했다. 이런 언명은 조선이 신형 전술무기들과 신형 전략무기들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준 것이다. 조선이 개발하고 있는 신형 전략무기는 무엇인가? 

지금 조선은 극초음속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를 개발하고 있는 중인 것으로 보인다. 극초음속활공체는 지구 위의 어느 곳이든 1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는 무기이므로, 미사일공학기술의 최고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로씨야는 마하 9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활공체, 마하 10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활공체, 마하 20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활공체를 실전배치했다. 중국은 마하 6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활공체, 마하 10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활공체를 실전배치했다. 미국은 2020년 3월 19일 마하 5의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활공체 시험발사를 처음 진행했다. 

조선은 마하 7~8의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번개-5 지대공요격미사일을 2017년 하반기에 실전배치했는데, 조광무역회사를 통해 그 미사일을 해외수출시장에 내놓았다.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미사일을 만든 조선이 극초음속활공체를 개발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은 2019년 12월 30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어떤 세력이든 우리를 상대로는 감히 무력을 사용할 엄두도 못내게 만드는 것이 우리 당 국방건설의 중핵적인 구상이고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하면서, “이제 세상은 곧 멀지 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하시였다”고 한다. 김정은 조선로동당 위원장이 언급한, 조선이 곧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는 극초음속활공체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다. 조선이 미국보다 한 발 앞서 극초음속활공체를 개발할 것인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