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9일 화요일

지상파·종편, 북한 조선중앙TV에 억대 저작권료 지불


[단독] 2007~2009년 현금 지급, 현재 법원공탁 중… “개성공단 자금 핵개발에 들어간다더니”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2016년 04월 20일 수요일
지상파와 종편 등 국내 9개 방송사들이 북한의 조선중앙TV와 지난 2006년 이후 계약을 맺고 방송 저작권료를 지불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개성공단이 북한 정권에 들어가는 돈줄이라고 혹평했던 방송사들이 정작 자신들은 거액의 저작권료를 북한에 지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통일부와 방송사들에 따르면, KBS와 MBC, SBS 등 국내 3개 지상파 방송사와 YTN은 2006~2007년부터, TV조선, 채널A, JTBC, MBN 등 종편과 연합뉴스TV 등 보도채널은 2012년 개국 이후부터 계약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2009년 4월부터는 북한미사일 발사로 인한 대북제재에 따라 민간 부문의 대북송금이 금지돼 방송사들이 조선중앙TV에 지불한 저작권료는 현재 법원에 공탁돼 있다.
통일부는 미디어오늘에 보낸 답변 자료를 통해 북한의 조선중앙TV를 우리 방송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은 것은 지난 2006년 3월 통일부가 승인하면서부터라고 밝혔다. 그 이전에는 북한 제작 방송이 이적 표현물로 분류돼 이를 임의로 취득, 사용할 수 없었다고 통일부는 답변했다. 조선중앙TV는 1999년 10월부터 첫 위성송출을 시작했다.
방송계약은 남측 방송을 대리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과 북한 조선중앙TV를 대리한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및 저작권사무국이 체결해왔다.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6년 3월 첫 승인했다. 이후 남측 재단과 북측 위임을 받은 사업자가 사업을 진행했다. 대리 중개 절차는 경문협이 국내 단체(언론사)간 저작물 사용계약 체결하면, 저작권료를 받아 통일부 승인을 거쳐 북측 계약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지난 2월11일 방송된 KBS 뉴스9
지상파 방송 3사는 지난 2007년 무렵부터 조선중앙TV와 계약을 통해 저작권료를 지불했으며, 금액은 연간 30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YTN도 이무렵부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KBS 관계자는 19일 2007년부터 저작권료를 지불해왔으며, 300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SBS 보도운영팀장도 이날 “2009년부터 우리 부서가 맡아 계약해왔는데 그 이전에 다른 방송과 비슷하게 시작했을 것”이라며 “액수도 3000만 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MBC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와 함께 종합편성채널이 개국한 2012년 이후부터는 TV조선과 채널A, JTBC, MBN 등 종편과 연합뉴스TV 등 보도채널도 북한과 계약을 체결하고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다. TV조선 홍보팀 관계자는 19일 “타 방송사와 동일한 조건과 방식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채널A 홍보팀 관계자도 “연간계약을 통해서 일정액의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수는 수백만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와 종편·보도 채널이 조선중앙TV에 지급하는 저작권료는 연 1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방송사들은 북한 조선중앙TV가 제작한 모든 영상 콘텐츠를 사용하도록 계약한 것으로 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조선중앙TV 영상을 뉴스 위주로 방영해왔다.
저작권료는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북측에 전달됐으나 그해 4월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대북 제재조치의 일환으로 중단됐으며, 미지급 저작권료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법원에 공탁하게 됐다고 통일부는 답변자료를 통해 밝혔다.
문제는 방송사들이 북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북한 영상을 북한방송사에 돈 주고 사다쓰면서 정작 지난 2월 개성공단 폐쇄 때는 ‘북한 정권의 돈줄, 핵 개발에 쓰이는 돈’이라고 일제히 비난했다는 점이다.
▲ 지난 2월11일 방송된 KBS 뉴스9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들어가는 돈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핵 미사일 개발에 들어간 돈의 5분의 1에 해당”(KBS 2월11일 ‘뉴스9’)

지상파와 종편 등 국내 9개 방송사들이 북한의 조선중앙TV와 지난 2006년 이후 계약을 맺고 방송 저작권료를 지불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개성공단이 북한 정권에 들어가는 돈줄이라고 혹평했던 방송사들이 정작 자신들은 거액의 저작권료를 북한에 지급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통일부와 방송사들에 따르면, KBS와 MBC, SBS 등 국내 3개 지상파 방송사와 YTN은 2006~2007년부터, TV조선, 채널A, JTBC, MBN 등 종편과 연합뉴스TV 등 보도채널은 2012년 개국 이후부터 계약을 해왔다. 그러나 지난 2009년 4월부터는 북한미사일 발사로 인한 대북제재에 따라 민간 부문의 대북송금이 금지돼 방송사들이 조선중앙TV에 지불한 저작권료는 현재 법원에 공탁돼 있다.
통일부는 미디어오늘에 보낸 답변 자료를 통해 북한의 조선중앙TV를 우리 방송사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계약을 맺은 것은 지난 2006년 3월 통일부가 승인하면서부터라고 밝혔다. 그 이전에는 북한 제작 방송이 이적 표현물로 분류돼 이를 임의로 취득, 사용할 수 없었다고 통일부는 답변했다. 조선중앙TV는 1999년 10월부터 첫 위성송출을 시작했다.
방송계약은 남측 방송을 대리한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경문협)과 북한 조선중앙TV를 대리한 민화협(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및 저작권사무국이 체결해왔다.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06년 3월 첫 승인했다. 이후 남측 재단과 북측 위임을 받은 사업자가 사업을 진행했다. 대리 중개 절차는 경문협이 국내 단체(언론사)간 저작물 사용계약 체결하면, 저작권료를 받아 통일부 승인을 거쳐 북측 계약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 지난 2월11일 방송된 KBS 뉴스9
지상파 방송 3사는 지난 2007년 무렵부터 조선중앙TV와 계약을 통해 저작권료를 지불했으며, 금액은 연간 30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YTN도 이무렵부터 계약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KBS 관계자는 19일 2007년부터 저작권료를 지불해왔으며, 3000만 원 정도라고 밝혔다. SBS 보도운영팀장도 이날 “2009년부터 우리 부서가 맡아 계약해왔는데 그 이전에 다른 방송과 비슷하게 시작했을 것”이라며 “액수도 3000만 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MBC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와 함께 종합편성채널이 개국한 2012년 이후부터는 TV조선과 채널A, JTBC, MBN 등 종편과 연합뉴스TV 등 보도채널도 북한과 계약을 체결하고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다. TV조선 홍보팀 관계자는 19일 “타 방송사와 동일한 조건과 방식으로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채널A 홍보팀 관계자도 “연간계약을 통해서 일정액의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액수는 수백만 원 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와 종편·보도 채널이 조선중앙TV에 지급하는 저작권료는 연 1억 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방송사들은 북한 조선중앙TV가 제작한 모든 영상 콘텐츠를 사용하도록 계약한 것으로 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조선중앙TV 영상을 뉴스 위주로 방영해왔다.
저작권료는 지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북측에 전달됐으나 그해 4월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대북 제재조치의 일환으로 중단됐으며, 미지급 저작권료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법원에 공탁하게 됐다고 통일부는 답변자료를 통해 밝혔다.
문제는 방송사들이 북한 소식을 전하기 위해 북한 영상을 북한방송사에 돈 주고 사다쓰면서 정작 지난 2월 개성공단 폐쇄 때는 ‘북한 정권의 돈줄, 핵 개발에 쓰이는 돈’이라고 일제히 비난했다는 점이다.
▲ 지난 2월11일 방송된 KBS 뉴스9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조치에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들어가는 돈줄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다… 핵 미사일 개발에 들어간 돈의 5분의 1에 해당”(KBS 2월11일 ‘뉴스9’)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는 김정은의 돈줄을 직접 죄는 것 이외에도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지난해 근로자 임금 1억2000만 달러 가운데 45%는 보험료와 ‘사회문화시책비’라는 명목으로 북한 정권에 그대로 흘러갔다”(MBC 2월13일 뉴스투데이)
“1년에 천억원 넘게 김정은한테 가는 돈줄은 끊어졌다, 북한 해외근로자들의 외화벌이를 차단해야 한다”(TV조선 2월11일 뉴스쇼 ‘판’)
“개성 공단은 지난 12년 간 ‘북한의 신천지’였다…달러로 지불된 두둑한 임금과 짭짤한 부수입은 당 간부의 자제들까지 끌어들였다”(채널A 2월12일 저녁뉴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19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외환관리는 당으로 일원화돼있기 때문에 여기로 들어오는 모든 외화에는 꼬리표가 없다”며 “개성공단 임금도 있고, 이전에 저작권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그런데 방송들이 개성공단 임금은 핵개발로 전용된다고 보도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지급하는 저작권료는 전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법원에 공탁된 돈이지만 어차피 줘야 할 돈”이라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개성공단을 핵개발에 도와준 꼴이라는 인식으로 폐쇄한 것부터가 첫 단추를 잘못 꿴 것”이라며 “더구나 자신들도 북한과 저작권교류를 하면서 개성공단을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사려깊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 2월11일 방송된 TV조선 뉴스쇼 판.

▲ 지난 2월13일 아침 방송된 MBC 뉴스투데이

한미일, ‘대북 압박 강화’ 기조 재확인


외교차관협의회서 중국 겨냥 ‘항행 및 비행의 자유’ 강조도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폰트키우기폰트줄이기프린트하기메일보내기
승인 2016.04.19  21:27:11
페이스북트위터
  
▲ 한미일 외교차관들이 19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주한 미대사관]
한.미.일 외교차관들이 19일, 서울에서 제3차 협의회를 갖고 대북 압박 강화 기조를 거듭 확인했다. 남중국해에서 미국과 대치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서는 ‘항해와 상공 비행의 자유’를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임성남 외교부 제1차관은 이날 오후 5시 40분 제3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직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한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비핵화를 위해 3국간 공조를 더욱 강화해나가기로 하였다”며, “특히, 유엔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 독자 제재조치의 상호 긴밀한 조율을 통한 시너지 증대 및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견인을 위해 계속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임 차관은 나아가 “중.러를 포함한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계속 강화해 나감으로써, 북한이 비핵화라는 전략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데 적극 협력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5일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 발사를 규탄한 뒤 “북한의 추가 도발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사회의 거듭되는 엄중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 다시 도발을 감행한다면,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와 깊은 고립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임 차관은 “북한 인권문제는 인류 보편적 가치의 문제”라며 “금년 3월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 인권결의안 채택 등을 포함한 북한 인권의 국제 공론화 모멘텀 강화 방안에 대해 협의하였다”고 밝혔다. 인권 문제를 대북 압박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3국의 방침을 확인한 것이다.
  
▲ 19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3차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가 열렸다. [사진제공-외교부]
그는 “우리는 역내 해양안보 문제에 대해서도 협의를 가졌으며,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 분쟁의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 등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였다”고 밝혔다. 미.중이 치열하게 대치중인 남중국해 문제를 염두에 둔 것이다. 
토니 블링큰 미국 국무부 부장관도 “도발적인, 그리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북한의 행태에 우리가 더 공고히 대응할 것이고, 제재 이행에 힘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3국이 북한의 끔찍한 인권 유린 상황에 대응하는 데 힘을 합칠 것”이라고 했다.
‘제재만으로 북한의 셈법을 바꿀 수 있는가’는 의문에, 블링큰 부장관은 지난달 2일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가 “북한의 셈법을 바꿀 가장 강력한 도구”라며, 제대로 이행 된다면 “북한이 수 주 또는 수 개월 안에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사이키 아키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가 논의됐는가’는 질문에 “모든 분야에서 공조를 강화하기로 하였다”고 우회적으로 확인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만난 한미일 3국 정상들은 ‘3국 안보.방위 협력 강화’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임성남 차관은 낮 12시부터 블링큰 부장관과 오찬을 겸한 한.미 외교차관 협의를, 오후 1시부터는 사이키 차관과 한.일 외교차관 협의를 개최했다.   

[관련기사]

이광길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저물어 가는 제국의 정치 1


강태호 2016. 04. 20
조회수 37 추천수 0
저물어 가는 제국의 정치-혼돈과 분열의 미 대선

<기획을 시작하며>

1. 전망의 부재
 -아무도 답하지 않는 미국이 직면한 문제들/피터 밴 뷰렌 작가이자 정치평론가

2. 백악관의 문을 두드리는 사회주의자 샌더스/바스카 순카라 언론인 (<자코뱅(뉴욕)> 발행인)

3.트럼프가 초래한 미 우파의 분열증/세르주 알리미 르몽드 디플로 발행인
 -트럼프는 파시스트인가/밥 드레이퓌스 언론인

  거론되지 않는 5대 중요 외교정책

  현재 진행 중인 미 대선 캠페인에서 외교정책의 자세한 부분은 그리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지 않다. 모든 후보가 “이슬람국가(IS)를 파괴”할 생각이다. 모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북한, 그리고 중국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후보들 모두 이스라엘을 수호하겠다고 한다. 이란에 위협의 날을 세우는 공화당원들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다른 주제를 말하지 않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과거의 기억을 잠시 되짚어 보고자 한다. 2012년 10월, 나는 당시 대선후보였던 미트 롬니와 버락 오바마의 토론에서 거론되지 않던, 5가지의 중대한 외교정책 관련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오늘날 롬니는 공화당이 벌인 서커스의 사이드 쇼로 전락했고,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짐을 싸며 자신의 외교정책에 대한 부고(訃告)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애석하게도 4년이 지난 오늘날, 2012년의 그 5가지 질문들이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아직 거론도 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그 때와는 달리, 질문에 대한 답이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 4년이 흐른 지금, 이제 그 질문들을 하나씩 되짚어 보고자 한다.

 테러와의 글로벌 전쟁, 끝은 있는가?
관타나모1.jpg 관타나모2.jpg
이슬람 포로들에 대한 불법 감금 고문 학대 등으로 악명높은 관타나모 수용소 폐지운동 수용소 모습

  테러와의 글로벌 전쟁에서 종반전이 과연 존재하는가? 이는 2012년 내가 제기한 첫 번째 질문이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그러한 최종 단계가 제안되거나 실행된 적이 없었고, 오늘날 그런 시도조차 언급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 대신,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끊임없이 계속되는 무력충돌은 우리 대부분이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일상이 돼버렸다.
  2012년, 나는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변화를 약속하며 당선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테러와의 글로벌 전쟁’에서 (그 명칭을 떼어버린 것 이외에는) 거의 바꾼 것이 없다. 부시 대통령 시절 해외 감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아직도 160여 명의 포로들이 재판과정 없이 갇혀 있다. 미국은 이라크 주둔 병력을 철수시켰지만, 아프간 전쟁은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드론 공격 및 그 밖의 기타 무력충돌은 부시 대통령이 괴롭혔던 동일한 지역들, 즉 예멘, 소말리아, 파키스탄 등지에서(곧 말리 북부지역도 이에 포함될 것이 명백하다)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2016년 대선 후보들은 어떠한가? 관타나모 수용소는 아직도 포로 91명을 수용한 채 '영업' 중이다. 앞서 포로 5명이 아프가니스탄 미군 탈영병 보 버그달을 구출할 목적으로 행정명령에 의해 신속히 맞교환됐으나, 왜 그런지 오바마 대통령은 대부분의 다른 포로들에 대해서는 그 누군가(?)의 승인을 받지 않고는 석방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다. 공화당 후보들은 관타나모의 확대 계획을 떠들썩하게 주장하고 있고, 힐러리 클린턴, 버니 샌더스 두 명의 민주당 대선후보들의 경우, 오바마가 8년의 재임기간 동안 밀어붙인 계획 아닌 계획들과 무관하게 그를 지지하고 있다.
  2011년 미군을 철수시켰던 대통령이 2014년 같은 지역에 공군기를 보내고 드론들을 풀고 지상군들을 다시 파병하면서 이라크의 상황은 잘못된 방향으로 흘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은 구조 임무였던 해당 전투를 훈련 임무로, 폭격으로, 그리고 적과 계속 접촉하는 특수작전부대로, 그 성격을 차례로 변경했다. 이는 이라크뿐만 아니라 시리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재의 대선후보 중 병력 철수를 언급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경우, 미군의 ‘기한 없는 세대를 잇는 참전’이 특징이다. 아프가니스탄을 2016년 대선 캠페인의 ‘제 3레일’(1)로 생각하면 된다. 즉, 건드리는 순간 감전사 하듯 정치 생명이 끝장날 것이다. 이것이 두려워, 어떤 후보도 감히 거론하지 못하는 주제가 된 것이다. 하지만 감전사를 시킬 주체가 누가 될지는 불분명하다(미 대중은 아프가니스탄을 잊은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예멘에서도 여전히 수많은 전투(비록 제대로 무장된 미국의 대리군대인 사우디인들을 통한 전투가 대부분이지만)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아프리카도 그 어느 때 보다 무장된 상태다.
  과거 제 3세계라고 불렀던 곳에서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미국인’은, 이제 외교관이나 선교사가 아니다. 관광객도, 심지어는 군인도 아니다. 그것은 바로 드론이다. 미국은 모든 국가의 영공에 들어가, 모든 이들을 살해할 수 있는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보면 이렇다. 전 세계 상당 부분에 걸쳐 진행 중인 ‘테러와의 전쟁’과 관련해서, 한 때 부시의 유산을 꺼리던 상속자(오바마)는 빈번한 전쟁 및 영원한 암살작전을 위한 21세기 메커니즘을 업적으로 남기게 됐다. 그리고 양 당의 어떤 후보도 이런 상황을 끝내야할 필요성에 대해  제안조차 하지 않는다.
  2012년에 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은 테러라는 골칫거리를 없애기 위해 ‘알 카에다 3인자들’을 끊임없이 살해하는 ‘두더지 잡기’식 전략 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듯하다. 테러대책 전문가이자 오바마 행정부 드론정책의 설계자인 존 브레넌(백악관 대테러 국토안보보좌관)은 이렇게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예멘, 아프리카 및 기타 지역에서 알 카에다 조직이 파괴되고 제거될 때까지 우리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4년이 지난 지금, ‘두더지 잡기’는 여전히 미국의 전략을 대변하는 가장 공손한 표현으로 보인다. 2013년, 두더지 잡기 대장 존 브레넌은 CIA 국장으로 신분 상승을 했다. 하지만 제 아무리 많은 드론들을 보내고, 특수작전팀들을 파견하고 폭격기들로 공격을 해대도 이상하게 두더지들은 자꾸 굴속으로 파고들었다. 2012년에 수색하던 나머지 두더지들 중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알 카에다는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점은, 대표적 테러 단체의 자리를 2016년 선거에서는 이슬람국가 조직(ISO)이 대체했다는 사실이다.
 ISO 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당시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손을 거쳐 집행된 2011년 리비아 내 전쟁은 순차적으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제거, 국가혼돈 상태, 그리고 리비아 내 ISO의 대규모 확산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제는 리비아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 미국이 벌이는 새로운 전쟁으로 발전하고 있는 양상이다. 미국이 결코 쟁취할 수 없을 국가 안정을, 카다피는 그의 온갖 테러행위가 있었지만 34년의 집권기간 동안 이룩했었다.

 우리는 헌법을 버렸다. 아니라면 반역자다
매닝.jpg
스노든.jpg
  미 군사기밀을 위키리크스에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서 35년형을 받은 브래들리 매닝 일병(위)
  미국가안보국의 불법적인 도감청 감시를 폭로하고 망명중인 에드워드 스노든(아래) 

 오늘날의 외교정책이 직면한 과제들은 이제 헌법을 포기할 시점이라는 것을 뜻하는 것인가? 나는 2012년, 다음과 같이 썼다. “2001년 9월 12일 (9.11 테러 다음날)이후, 해외의 도전과제, 위협 및 리스크들이 소중한 권리장전의 핵심 신념들을 포기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돼왔다. 사람들은 대 테러 법안이 미 본토에 가해지는 테러 위협까지 포함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그 당시 이 법안의 위헌성에 대한 우려는 대부분 톰 드레이크(2)와 빌 비니(3) 같은 초기 내부고발자로부터 나온 제한된 정보와 당시 일부 사람들이 음모론이라고 불렀던 내용에 근거한 것이었다. 이는 미 국가안보국(NSA)에 계약직 직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이 2013년 6월, 미국 및 전세계가 정보기관의 엄청난 감시 상태에 있음을 보여주는 귀중한 NSA 정보들을 유출하면서 최악의 악몽이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준 시점 이전에 제기한 것이다. 스노든의 폭로는 다음과 같이 압축적으로 말했다. “(우리 모두가 원하는) 테러의 예방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공공연히 정당화된 프로그램과 정책들이 사실은 전혀 다른 목적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헌법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상한 점이 한 가지 있다. 켄터키 상원의원인 랜드 폴이 2016년 공화당 대선 경쟁에서 중도하차한 이후, 후보 중 아무도 국가안보로부터 우리의 권리장전 또는 헌법을 보호하자는 논의를 할 가치를 못 느끼는 듯하다. 결국, 수정헌법 제 2조(4)만이 여전히 신성하게 여겨지고 있다. 권리에 대해 말한다면, 2013년까지는 상황이 매우 극단적으로 흘러간 나머지 에릭 홀더 당시 법무부장관은 대중 앞에 나서서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국의 손에 들어온다고 해도 그를 고문하거나 살해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힐 정도였다. 이번 선거의 분위기를 볼 때, 누군가는 그 약속을 새롭게 바꾸고 싶어 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2012년 오바마 행정부는 간첩법 혐의로 두 명의 내부고발자들을 교도소에 가까스로 수감시켰다. 그 이후, 그러한 기소는 아주 흔해졌다. 추가로 (비밀 외교문서 등을 위키리크스에 제공한) 브래들리 매닝 일병(5)을 포함, 5건의 유죄판결이 내려졌다. 고문과 살인을 제외하고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적용될 모든 형사처벌들이 계류 중이다. 당시엔 1차 세계대전 시대의 가혹한 간첩법을 적용할 것을 언급한 사람은 없지만, 곧 그러한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4년이 지난 지금 , 과거 전시상황에서 해외 적국들의 간첩활동을 표적으로 삼았던 그 법을 적용하자는 후보나, 정부의 감시와 국민들의 프라이버시 박탈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아직 없다. 그리고 바로 얼마 전, 우리는 펜타곤(국방부)이 스파이 드론들을 ‘본토’(미국내) 영공에서도 운용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그에 대해 그 어떤 해명이나 시사점에 대해 들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물론,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 경선토론에서 스노든은 언급됐다. 유혈 스포츠로 변모한 공화당 토론에서 그는 반역자로 낙인찍혔고, 힐러리 클린턴은 그를 도둑이라고 비난했다. 버니 샌더스는 “미국인들을 교육시켜준” 그의 공은 인정했지만, 여전히 스노든은 감옥으로 가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2012년에 나는 “후보들이여, 우리는 헌법을 버린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그에 대해 공고하거나 고시해야 하지 않는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2016년 현재,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 우리는 헌법을 버렸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당신은 반역자다!”

중동으로부터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2012년, 나는 9.11 이후 두 행정부에 걸쳐 추진된 중동 정책의 부서진 잔해들을 보면서 미국이 중동에 존재하는 목적이 과연 무엇인지 궁금했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막 끝냈다. 또 리비아의 혼란에서 손을 떼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끝날 것 같지 않은 드론 공격을 중동지역에서 계속 해왔다. 나는 “이게 다 석유 때문인가?”라고 물었다. “아니면 이스라엘?  철 지난 헤게모니와 봉쇄 때문에? 역사를 볼 때, 미국의 중동에 관여하는 목적이 실제로 무엇인지 판단해야만 한다. 정책이 없는 것 그 자체가 정책이라고 우릴 속일 생각은 하지마라.”
4년이 흐른 지금, 미국은 2012년엔 자신들의 레이더에 없었던 ‘ISO(이슬람국가 조직) 왕조’를 파괴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론, 이는 아프가니스탄, 예멘 및 리비아 등지로 널리 확산되고 있는 ISO가 무력으로 완전히 제거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 그리고 당시에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질문이 있다. 만약 우리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테러 조직을 파괴한다면, ISO가 이라크에서 알 카에다의 자리를 차지했듯이, 그보다 더한 또 다른 조직이 그 자리를 대신하지 않겠는가? 이번 대선 후보 그 누구도 이런 테러 조직들이 그 자체에도 문제가 있지만 수니파-시아파의 전반적인 대결과 갈등의 문제라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이 와중에, 최근에 미국은 주저하지 않고 공군과 특수작전부대를 풀고 있다. 그리고 현지 대리 군대들의 도움을 받아 가능한 한 많은 것을 파괴해야 한다는데 폭넓은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ISO와의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최고의 공격을 날릴 사람이라면 누구든 환영했다. ISO를 폭격, 제거해버리려는 계속되는 노력으로 2012년만 해도 온전했던 라마디, 코바니, 홈즈 같은 도시들이 이들을 '구하기 위해' 파괴됐다. 가까운 시일 내로 이라크의 두 번째로 큰 도시, 모술도 비슷한 운명에 처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역대 4명의 미국 대통령이 중동에서 전쟁을 벌여 실패했고, 오바마의 뒤를 이어 백악관에 입성할 사람은 그게 누구든 상관없이 중동전쟁의 실패를 기록하는 5번째 대통령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에 대해 어떤 질문도 없었다.

세계에서 미국이란 정확히 어떤 존재인가?
대선토론.jpg
버니 샌더스와 힐러리 클린턴의 TV 토론 모습

  계획? 규모 조정? 내가 이 질문을 던진 뒤 4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은 다음과 같다. 가장 진보적인 후보를 포함해 단 한명의 후보자도 미군의 축소, 또는 그 어떤 식의 감축을 진지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다. 놀랄 것도 없이, “그래서 그것들을(국경보안강화 및 대규모 추방부터 공립대학 학비면제에 이르기까지 현재 논의되는 프로젝트) 을 위한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라는 계속되는 질문에, “재량 예산의 54%보다 적게 국방비를 지출하자”고 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나를 감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2012년의 글을 쓸 당시와 마찬가지로 나는 여전히 후보들로부터 “미군의 규모를 조정하고 글로벌 임무를 축소하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둘째로, 과연 미국의 건국자들은 대통령에게 제멋대로 전쟁을 일으킬 권한을 부여할 생각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듣고 싶다. 그러한 질문들은, 버니 샌더스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누가 국방예산을 더 많이 늘릴 것인가를 놓고 치열하게 경합중인 현 시점에서 적어도 흥미있는 기분전환이 될 것이다. 미국 국경 밖 그 누구도 더 이상 미국 예외론을 인정하지 않는 지금, 그 다음은 무엇인가? 오늘날 미국은 과연 어떤 국가인가?
  2012년, 나는 21세기 미국의 현실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미국이 특별하고, 좋은 곳이며, ‘예외적인’ 나라라는 오랜 신화를 아직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 외교정책 면에서 볼 때 우리는 마치 아이들에게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는(또는 아예 총을 쏴버리고는) 그런 자신을 뿌듯하게 느끼는 못된 늙은이에 더 가깝다. 이제, 우리가 누구인지, 그리고 해외에서 우리는 어떤 나라인지에 대한 답은 훨씬 더 우울해 보인다. 그리고 예외적인 미국은 그 운명을 다 한 것처럼 보인다. 무력을 통한 위협은 분노를 만들어내고, 비생산적이며, 믿기 힘들만큼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2016년, 지난 4년간 그 명성이 다시금 퇴색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대선후보들은 예외적인 미국에 대해 짖어대듯 선전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도널드 트럼프만이 예외라고 할 수 있는데, 그는 미국이 예외적으로 위대한 시대는 아직 도래하지 않았고, 그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2012년, 그리고 2016년의 대선 후보들에게 아직까지 유효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세계에서 미국이란 정확히 어떤 존재이며, 미국이 어떤 국가가 된다면 좋겠는가?” (그 결과가 어떠한지 이미 모두 알고 있는데도) 지구상 최고국가가 되기 위한 전투 전략을 홍보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는 글로벌 공동체 안에서 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6)라는 일반적 은유에 기대지 말고 세계 속 미국에 대한 당신의 비전을 말해줄 수 있는가?” 그 대답은 당연히 ‘아니오’다.
  2020년 다음 대선에 다시 보자.지금의  대선 후보들은, 테러와의 싸움은 끝이 없는 영원한 전쟁이고, 미군의 규모를 아직도 더 늘려야 하며, 중동 지역을 폭격하고 미사일 공격을 하는 것이 미국의 생활 방식이며, 헌법은 정말 골칫거리이므로 이를 버려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도, 현재의 정치인 가운데는 그 누구도 감히, 또는 신중하게 나서서 그들이 생각하기에 우리가 듣고 싶어하는 말들이 아닌 사실을 말해주는 사람이 없다.  미국은 진정 예외적이고, 군사력으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며, 미군의 규모를 더 키워야하고, 우리는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자유를 포기해야한다는 말만 늘어놓고 있다. 한 외국 평론가의 다소 과장된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이제 “원시국가들에 군사작전하는 것 이외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바보천치들의 국가”로 전락해 버린 것인가? 이 기사를 즐겨찾기로 등록시켜 놓길 바란다. 나는 2020년 대선을 앞두고 다시 돌아와 그때의 미국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되짚어 보겠다.  

글·피터 밴 뷰렌 Peter Van Buren
주요 저서로 <톰 조드의 유령: #99퍼센트의 이야기(Ghosts of Tom Joad: A Story of the #99Percent)>, <우리는 선의로 그랬다: 나는 어떻게 이라크 인들을 위해 전쟁의 패배를 도왔는가(We Meant Well: How I Helped Lose the Battle for the Hearts and Minds of the Iraqi People> 등이 있으며, 그의 다음 저서로는 소설 <후퍼의 전쟁(Hooper’s War)>이 발간 예정이다.

번역·오정은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1)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선로로 고압 전기가 흐른다. 정치에서 ‘제 3레일’이란 보통 정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금기시 되는 주제를 일컫는다.
(2) 전직 NSA 고위간부로, 광범위한 이메일 검열 프로그램을 언론에 제보했다.
(3) 전직 NSA 최고위간부. 통신망 등을 통한 데이터 감시를 폭로함.
(4) 무기(총기) 휴대의 권리를 명시한 법.
(5) Bradley Edward Manning, 전 미국 군인으로, 위키리크스에서 미국의 군사기밀이 담긴 최대 규모의 내부자료를 제공한 내부 고발자다. 기밀문서에는 2007년 미군의 아파치 헬리콥터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서 민간인을 학살하는 영상 등이 담겨 있었다. 2013년 8월 21일,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았다.
(6) “Shining city on a hill” 성경 마태오 복음에 나오는 구절로, 미국 정치인들이 미국을 빗대어 즐겨 사용함.
 

*이 글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2016년 4월호(89호)에 <백투더 퓨처, 아무도 말하지 않는 미국의 진실들>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4.19 혁명, 56주년 “자주·민주·통일만이 살길”


민족민주 단체 합동 참배 “박근혜 신 유신 촉주 막자” 결의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6/04/19 [17:3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민주민족운동단체 4.19 합동 참배자들이 혁명 열사들의 정신을 이어 받아 자주 민주 통일을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반독재 반파쇼반제 자주 정신으로 분연히 일어나 이승만 파쇼독재를 권좌에서 끌어 내린4.19 혁명 56주년을 맞아 민족 민주 운동 단체들이 자주·민주·통일만이 살길이라며 투쟁에 떨쳐 일어나자고 결의했다.

사월혁명회(상임의장 정동익등 민족민주운동단체들은 19일 정오 수유리 4.19국립묘지에서 합동 참배 식을 열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생을 파탄 내며 핵전쟁 위기를 불러 오고 있는 박근혜 정권을 그대로 두고서는 우리민족에게 희망이 없음이 명백해 졌다며 박근혜 정권을 반드시 심판하는 투쟁을 벌려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국진보연대 한충목 상임공동대표는 “4.19 혁명 열사들은 하나 뿐인 목숨을 바쳐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에 바쳐 우리들의 심장과 역사에 기억되는 사람들이 되었다.”면서 이번 4.13 총선은 시민들이 단합하여 국민의 승리를 만든 선거였다하지만 현재로써는 반쪽의 승리다노동자·농민도시빈민청년학도가 하나 되어 박근혜 정권에 저항하여 완전한 승리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 진보연대 한충목 상임의장은 미국과의 마지막 대결장을 승리로 결속하자고  강조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한충목 상임대표는 미국과 수구 세력은 대북적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8천만 민족이 똘똘 뭉쳐 미국과 마지막 대결전을 벌려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상임대표는 아직도 국가보안법의 칼바람이 여전히 불고 있다.”면서 박근혜 정권은 패배를 공안정국으로 바꿀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보안법의 칼날은 자주·민주·통일 세력 뿐 아니라 노동자농민도시빈민 등 민생 투쟁의 현장도 겨냥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이에 맞설 것을 호소했다.

그는 노동자농민도시빈민청년학생여성이 단결하여 전 민중적 투쟁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어 내고 평화협정 체결과 자주통일을 이룩해 내자고 강조했다.

▲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민중 생존권을 외치는 노동자. 농민. 빈민들을 현 정권은 적으로 몰아세워 탄압하고 있다며 박근혜 정권 심판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박근혜 정권 3년 동안 민주주의는 파괴되고역사는 왜곡되었으며 세월호 진상규명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최종진 직무대행은 지난해 11월 14일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은 생존권 보장과 쌀값 보장을 외치며 민중총궐기에 나섰다.”며 그러나 박근혜 정권은 민중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오히려 국민을 적으로 몰아 살인진압을 감행했다경찰의 물대포에 맞은 백남기 농민은 아직도 사경을 헤매고 있다.”고 고발했다.

최 직무대행은 이번 국민들의 선거 심판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권은 노동개악을 하려하고 있다면서 노동자들은 노동개악 저지와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위한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4.19혁명 선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약속했다.


▲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은 4.13 총선의 승리는 민중의 승리가 되지 못했다며 진정한 민중정치가 뿌리 내릴 수 있도록하자고 강조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김영호 의장은 반독재 투쟁에 맞서 싸운 노동자·농민·도시빈민들의 피어린 투쟁이 4.13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면서 그러나 승리의 물길은 투쟁했던 민중들이 아닌 싸우지 않은 바보짓거리 한 세력에게 돌아갔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영호 의장은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농민들의 씨를 말리고이웃 누가 죽어도 돌아보지 않는 썩은 사회를 바꾸는 민중정치가 필요하다.”면서 모든 민중들이 다시 일어서 싸워 민중에게 참정치의 물줄기가 세차게 흐르게 하자.”고 호소했다.

김 의장은 한반도의 전쟁 위기 상황이 엄중하다며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투쟁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 돈도 명예도, 권력도 누리지 못하고 이 땅의 자주와 민주 통일을 위해 산화한 4.19혁명 열사들은 오늘도 4.19 묘역에서 영생의 길이 무엇인지 가르치고 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사월혁명회 정동익 상임의장은 준비한 ‘4월 혁명 정신으로 민주주의와 평화를 이룩하자라는 4월 혁명 56주년 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정권의 반민주·반 민생반 평화반통일 폭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역사적인 4월 혁명 56주년을 희망으로 맞았다.”고 말했다.

정동익 상임의장은 관권 부정선거로 등장한 박근혜 정권은 집권3년 만에 역사의 수레바퀴를 완전히 거꾸로 돌려놓았다며 이 땅의 민주주의는 유신독재 시절로 되돌아가고 말았다입법부를 청와대의 거수기로 전락시키고 민주주의를 떠 받쳐야 할 사법부도 언론도 국민의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정 상임의장은 지금 이 나라는 헬 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1%만을 위한 나라로 전락하였다면서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로 자라나는 세대들을 세뇌시키기 위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고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의 사죄도 없이 단 돈 10억 엔에 팔아먹는 민족적 폭거를 자행했다.”고 박근혜 정권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그는 민족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폐쇄 시키고 사상 유례 없는 대규모 한미 전쟁연습을 연일 벌여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을 몰고 왔다.”며 우리가 민족공멸을 부를 전쟁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대규모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조순덕 상임의장을 비롯한 어머니들이 4.19 혁명 열사묘를 찾아 참배하며 자주 민주 통일의 길을 변함없이 갈 것을 다짐했다.     ©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민주민족운동단체 4.19 혁명 열사 추모행사 참가자들은 자주·민주·통일만이 살길이라며올해를 기필코 박근혜 정권 심판의 해로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하며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우리는 4월혁명의 역사적 소명으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 전쟁불사 대북적대정책 저지하고 평화협정 실현하자
1. 세월호 참사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1. 노동개악 저지하고 민중생존권 수호하자
1. 백남기 농민 살인진압 책임자를 처벌하라
1. 국민감시법인 테러방지법 철회하라
1. 친일독재 미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저지하자

참가자들은 4.19 혁명 열사들을 참배하고 묘소를 둘러보았다.


세월호가 '사고'라는 당신이 되새길 청와대의 기막힌 주문


기사 관련 사진
▲ 다시 찾아와도 또 흐르는 눈물 16일 오후 경기도 안산 세월호참사정부합동 분향소에서 출발해 단원고를 거쳐가는 세월호참사 2주기 추모행진에 참석한 유가족이 단원고 기억교실을 방문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너는 돌 때 실을 잡았는데
명주실을 새로 사서 놓을 것을 쓰던 걸 놓아서 이리 되었을까
엄마가 다 늙어서 낳아서 오래 품지도 못하고 빨리 낳았어
한 달이라도 더 품었으면 사주가 바뀌어 살았을까
엄마는 모든 걸 잘못한 죄인이다
몇 푼 벌어보겠다고 일하느라 마지막 전화를 못 받아서
미안해, 없는 집에 너 같이 예쁜 애를 태어나게 해서
미안해 엄마가 지옥갈게 딸은 천국에 가


2년 전 합동 분향소에 놓여있던 어머니의 편지다. 세월호로 소중한 자식, 자매, 형제, 친구를 잃은 사람들 가운데 덧없는 자책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수학여행 떠나는 것을 왜 막지 않았을까, 왜 더 잘해주지 못했을까, 전화를 왜 못 받았을까, 전화를 받고도 왜 구하지 못했을까, 심지어 왜 낳았을까.

한국 정부와 언론, 일부 국민은 '사고로 죽은 이들의 책임을 왜 정부에게 묻느냐'며 유족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국가에게 쏟아낸 분노보다 훨씬 큰 자책을 자기 자신에게 쏟았고, 지금까지도 자신을 괴롭히고 있을 것이다. 아무 죄도 없는 자신들에게 말이다.

곱디고운 딸을 잃은 어머니는 자신이 지옥에 갈 죄를 지었다며 용서를 빌었다. 정부와 언론은 그런 부모들에게 '불온'과 '탐욕'의 딱지를 붙이며 비난했다. 그들의 자식이 '단순 사고'로 죽었다고?  

배가 항로를 이탈하고 선체가 급격히 기우는 사고에도 승객들은 멀쩡히 살아있었다. 선원이 배를 버리고 도망치고, 선실로 물이 차올라올 때에도 그들은 살아있었다. 살아있었을 뿐 아니라, 완전히 뒤집혀 물 속에 잠긴 뒤에도 탈출하기 위해 철문을 맨 손으로 뜯어내기까지 했다. 하지만 국가는 이들에게 손을 뻗어 끌어올리지 않았다. 

사고로 죽은 게 아니라 국가의 방치로 죽었다. 수백 명의 어여쁨이, 자랑이, 희망이, 안타까움이 어처구니없이 꺼져갈 때, 수천 명의 부모, 형제, 친구, 그리고 수천 만 명의 국민이 비통함 속에 삶의 의욕을 잃었다. 그들 입에서 '이건 나라도 아니'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정부의 무능'을 탓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세월호 참사는 '무능'이 아니라 '전략적 선택'의 결과였다. 책임자들이 책임을 면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는 사이, 윗 사람에게 자신을 돋보일 '그림'을 만들려고 궁리하는 사이, 이들보다 훨씬 오래 살았어야 할 아이들은 고통스럽게 죽어갔다.

국민 목숨보다 '윗분용' 보고서 숫자가 더 중요한 나라

기사 관련 사진
▲ 실종자 가족 요구사항 듣는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2014년 4월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을 경청하고 있다.
ⓒ 유성호

최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 세월호편은 이 참사가 불행한 상황이 우연히 겹쳐 일어난 결과가 아님을 보여주었다. 만 톤 급의 배가 침몰하고 있는데 현장에 처음 도착한 것은 고무보트 한 척과 헬기 두 대뿐이었다. 이들의 어설프기 짝이 없는 구조작업을 더 어렵게 만든 것은 청와대의 몰상식한 행동이었다.

배가 급속히 물 속으로 꺼져가고 있을 때 청와대 위기관리상황실은 구조 지휘에 바쁠 해경 본청에 전화를 걸어 배 이름을 물은 뒤, "'에'자, '세자'...울? 아, '세월호'..."하며 느긋하게 철자법을 확인한다. 여기에 '출발 시간'과 '도착 예정 시간'을 물은 뒤 '배의 크기'까지 확인하고는, '현지 영상이 나온 게 있느냐'고 묻는다.

해경 측에서 사진을 보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난처해 하자, "여기 지금 VIP(대통령) 보고 때문에 그런데" 하며, 빨리 보내라고 재촉한다. 결국 구조중인 대원들에게 영상 주문이 전해지고, 현장 작업을 벌이던 대원이 사진까지 찍어야 했다. 청와대는 이제 '구조 인원이 몇 명인지' 알려달라고 조르기 시작한다.

청와대의 끈질긴 요구는 몇 명 되지도 않는 일손마저 빼앗아 갔다. 방송에서 인터뷰한 생존자 한 사람은 "해경이 구조는 안 하고 인원수만 계속 세고 있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다시 집요하게 '영상'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영상 시스템(탑재한 배가) 언제 도착하느냐"고 묻더니, 배가 오는 대로 "영상 바로 띄우라"는 명을 내린다. 그 다음 정말 기막힌 주문이 내려진다.

"그것부터 하세요, 다른 것 하지 말고."

배가 머리만 남기고 가라앉은 상황에서 청와대는 "지금 거기 배는 뒤집어졌는데 지금 탑승객들은 어디 있느냐"고 묻는다. "아직 선실 안에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라고 답하자, "네? 언제 뒤집어졌어요?"라며 되묻는다. 청와대 담당자가 가장 경악한 순간은 대통령에게 인원이 잘못 보고된 것을 깨달은 때였다.

"166명이라고? 큰일 났네. 이거 VIP(대통령께)까지 보고 다 끝났는데." 

청와대는 이렇게 세월호가 가라앉던 위급한 순간에 1시간 50분이나 통화를 하며 시간을 끌었다. 하지만 그 뒤 나온 것은 "학생들은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라는 대통령의 질문과, 청와대 대변인의 "청와대, 콘트롤 타워 아니다"라는 책임회피 발언이었다. 보고의 목적이 구조가 아니라 보고 그 자체였음이 드러난 것이다.

'각하'와 '존영'의 호칭 뒤에 도사린 죽음

위계적 권력은 사람을 지위로 구분한다. 대통령과 상관은 무조건 순종해야 하는 경외의 대상이고, '아랫것들'은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해야 하는 무가치한 존재가 된다. 이런 위계적 구조 속에서 국민은 (선거날 하루만 빼고) 권력의 사다리에서 가장 밑바닥에 놓인 하찮은 존재로 전락한다. 

이승만 독재에서 시작되어 군사정부를 거치며 형성된 한국의 정치권력은 '윗분'들의 심기를 국민의 목숨보다 소중하게 모신다. 이런 나라에서는 대통령의 추가 안전 보장을 위해 피난하는 국민들로 가득한 다리를 폭파할 수 있고, 대통령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무고한 국민을 간첩으로 만들어 처형할 수 있고, 대통령 자리를 얻기 위해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눌 수 있고, 발포 명령이 즉각 수행된다.

그런 나라에서는 '민주화' 이후에도 대통령이 '각하'나 '절대존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그의 얼굴을 담은 사진은 '존영'으로, 그가 쓰는 화장실은 '세면장'으로 표기된다. 그의 결정은 항상 옳으며, 그에 대한 비판은 어느 경우도 허용되지 않는다.

실책을 드러냄으로써 절대적 위엄을 해치는 짓은 용납될 수 없었으므로, 국가의 책무를 묻는 유족들은 당연히 불순세력이 되어야 했고, '종북'이 되어야 했다.

'잘 살아보세'를 외치며 집권한 권력은 책임만 회피한 게 아니라, 경제난의 원인까지 유족들에게 돌렸다. 정부는 '이제 경제살리기에 매진할 때'라며 시신 수습도 안 된 상태에서 '세월호 지우기'에 나섰고, 보수언론은 '경제 살리기 골든타임'이라며 대대적인 여론환기 작업에 돌입했다.

그 결과는 또 다른 국민의 희생이었다. 이듬해 메르스라는 또 다른 재앙이 터진 것이다. 세월호 때 그랬듯, 국민 목숨보다 담당자가 책임을 면하고 윗분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게 더 중요했으므로, 덮고, 감추고, 변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1명의 환자는 186명의 감염자와 37명이 사망자로 번졌다. 겨우 상황이 수습되자, 정부는 경제실패의 책임을 메르스에게 돌렸다. 

총선 결과가 보여준 상식 회복의 가능성

기사 관련 사진
▲  서울 은평갑에서 제20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당선인이 14일 오전 당선 후 첫 일정으로 안산 화랑유원지내 세월호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유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권우성

이번 총선은 한국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것은 '돈보다 목숨이 중요하다'는 당연한 상식의 회복이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후보가 단일후보로 추대되고, 결국 당선된 사실이다.

세월호 2주기의 뜨거운 추도 열기는 그 승리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 다수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는 '소시오패스'가 아니었던 셈이다. 유족들은 이제 비로소 마음 놓고 울 수 있게 되었다. 

박주민 변호사는 세월호를 앞세워서는 표를 얻기 어렵다는 '전략적 우려' 따위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전면에 내걸며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정조준했다. '미국 조지 부시 대통령이 911 테러에 관해 조사 받았듯, 박근혜 대통령도 조사받아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해왔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것은 지나간 사건의 인과관계를 해명하고 책임을 묻는 '정의 회복'의 문제만이 아니다. 이것은 오직 힘의 행사에만 눈이 먼 야만적 권력에게 사람 목숨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일이다. 국민의 생명이 최소한 '윗분' 심기 챙기기만큼은 중요하다는 사실 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총선 패배 뒤 첫 대국민 담화에서 "앞으로 국민의 민의를 겸허히 받들어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에 두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마무리하도록 하는 데 혼신을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 목숨을 지키지 못하는 권력, 지키지 못한 것을 뉘우치지 못하는 권력, 국민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지 않는 권력이 국민을 부자로 만들어 주고, 행복하게 해주리라 기대하는 것이 현명한가? 다행히 우리는 표로 답했다.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