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못난이- 윤석열 후보가 지지자들과 짠하고 술잔 부딪히는 영상이 화제가 됐더라. 우리 친근한 석열이형 멋져! 역시 남자다잉!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윤석열이 언제 어디에서 그렇게 술을 마신 줄은 아니?
정치못난이- 아니. 날짜와 장소가 중요해?
백성공주- 중요하지. 윤석열이 술, 그것도 폭탄주를 퍼마신 날은 광주 망월묘역으로 사과하러 내려간 바로 그날 밤이야. 사과가 진심이었다면 폭탄주를 마셨겠니? 이건 5·18 영령들과 광주를 완전히 우습게 본 거라고.
정치못난이- 에이~ 기껏 멀리 갔으니까 회포 풀려 한 거겠지 뭐.
백성공주- 떳떳하다면 당당하게 마셨다고 말했겠지? 하지만 윤석열 측은 처음엔 폭탄주를 안 마셨다고 했어. 그런데 영상이 공개되고 나서야 ‘술을 안 마셨다고 해명한 적이 없다’고 말을 바꾸더라.
정치못난이- 정말?
백성공주- 게다가 “누구든지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 또는 그 소속 정당을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 115조에는 이렇게 나와 있어. 쉽게 말해 후보가 대접받으면 선거법 위반이라는 거야. 그런데 윤석열은 지지자들에게서 비싼 민어회를 대접받았어.
정치못난이- 증거는 있어?
백성공주- 윤석열이 갔다는 목포 횟집 주인은 “윤석열 후보는 식사비를 직접 낸 적이 없다. 1층은 수행원으로 보이는 사람이 지불했고 2층은 이광래 씨가 지불했다” 이렇게 말했어. 이광래는 목포시의장을 했던 사람인데 이날 술자리에도 있었지.
정치못난이- 헐.. 그럼 윤석열이 진짜로 선거법을 위반한 거야?
백성공주- 그래. 술자리에선 ”윤 후보님의 승을 위하여 건배사를 올리겠다”라는 말까지 나왔대.
정치못난이- 그게 뭐가 문제야?
백성공주- 선거법에는 제3자가 후보를 초대해서 선거 지지를 호소하고 돈을 내면 ‘제3자 기부행위’라고 나와 있어. 한마디로 윤석열은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선거법을 두 번이나 어긴 거야.
정치못난이- 헐.. 그럼 윤석열이 수행원들의 밥값을 대신 내줬다는 미담도 거짓말이야?
백성공주- 맞아. 윤석열이 본인이나, 수행원이 먹은 민어회를 계산했다는 증거는 그 어디에도 없어. 국힘당이 증거로 내민 영수증은 오히려 윤석열이 대접받았다는 의심만 키우고 있다고.
정치못난이- 헉.. 큰일 났네.
백성공주- 심지어 윤석열은 같은 식당에서 방역법 위반까지 해놓고 나 몰라라 발뺌 중이야.
정치못난이-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백성공주- 윤석열과 지지자 12명이 횟집 안에서 거리두기도 안 하고 딱 붙어 있었거든. 그러고 보면 방역수칙 위반은 윤석열의 습관인가 봐. 윤석열은 국회에서도, 부산 돼지국밥 가게에서도, 포항 전통시장 선거 유세 때도, 이번 목포 횟집에서도 방역수칙을 위반했어.
정치못난이- 거참.. 난 무서워서 식당도 잘 못 가는데..
백성공주- 정리하면 윤석열은 같은 날에 비싼 민어회를 공짜로 얻어먹었고 여기에 선거 지지도 받았어. 게다가 방역법도 위반했어. 전직 검찰총장인데다가 대선 후보라는 인간이 이렇게 법을 무시해도 되니? 윤석열이 일반인이었다면 진작 구속됐을 거야.
정치못난이- 어휴.. 뭐라 더 할 말이 없다.
백성공주- 윤석열의 꼴불견은 여기서 끝이 아니야. 이번 폭탄주 만행으로 윤석열의 거짓말이 하나 더 밝혀졌다고.
정치못난이- 또 뭔데?
백성공주- 얼마 전 전두환이 죽었잖아? 윤석열은 “삼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어. 또 “전직 대통령이시니까 가야 하지 않겠나”라며 전두환을 조문하겠다고 직접 말했다고. 학살자 전두환에게 존칭을 붙여가며 아주 극진히 대우한 거지. 그런데 여론의 눈치를 보더니 나중에는 조문 안 간다고 말을 바꾸더라?
정치못난이- 윤석열은 광주 가서는 개 사과 논란에 사과한다더니 대체 왜 저러는 거야? 또 잔뜩 욕만 먹을 것 같은데..
백성공주- 왜긴 왜겠어. 윤석열이 전두환을 진심으로 찬양하니까 그렇겠지. 이렇게 보면 윤석열이 광주에서 묘역 참배한 그날에 폭탄주를 마신 심정도 이해가 돼. 윤석열 딴에는 사과하는 척 연기하기 얼마나 힘들었겠니? 그랬는데 호남 지지자들이 대접한다고 하니 '얼씨구나 좋다' 하고 덥석 물었겠지.
정치못난이- 세상에...
백성공주- 이러니까 요즘 윤석열 보고 ‘이명박의 도덕성과 박근혜의 지적 수준’을 갖춘 역대급 후보라는 말이 나오는 거야.
정치못난이- 칭찬.. 이라기엔 뭔가 좀 이상하게 들리는데.
백성공주- 이명박이나 박근혜 하면 국정농단으로 감옥까지 간 적폐의 끝판왕이잖아? 그런데 윤석열은 이명박과 박근혜를 합친 것보다도 못한 수준이라는 거야. 윤석열이 얼마나 무능하고 저열하면 이딴 평가를 받겠니?
정치못난이- 아이고... 석열이형! 부디 여기서 더 멀리만 가지 말아 줘요.
백성공주- 정치못난이야. 이제 더 이상 윤석열이 마음껏 날뛰는 대한민국은 용납할 수 없어. 선관위나 검경은 당장 윤석열의 선거법, 방역법 위반을 수사하고 처벌해야 해. ‘법꾸라지’ 윤석열을 잡아 가둬야 한다고. 거짓말과 법 위반의 대명사 윤석열의 퇴장을 바라는 백성의 목소리를 들으란 말이야!
* 적폐 괴수’ 윤석열이 거짓말도 모자라 선거법, 방역법 위반을 밥 먹듯 저지르고 있습니다. 여기에 전두환도 진심으로 찬양하는 윤석열을 이대로 두고 봐선 안 될 것 같은데요. 마침 이번 주 금요일에는 청계광장에서 기운찬 촛불집회가 열립니다. 윤석열이 저지른 죗값 그대로 처벌받을 그 날까지 우리 모두 함께 달려보면 어떨까요?
전두환 논평 안 낸 국민의힘에 경향신문 “공당 맞나”… 조선·동아 사설 통해 윤석열 선대위 혹평
25일 아침신문은 24일과 마찬가지로 전두환씨 사망 관련 소식을 전한 보도가 많았다. 이 가운데 한겨레가 가장 많은 분량을 할애해 전두환씨의 대통령 재임 당시 피해자들을 적극 조명했다.
한겨레 지면 채운 사과받지 못한 사람들
이날 한겨레는 전두환에게 사과받지 못한 사람들을 조명한 기사를 1~4면에 채웠고 이어지는 5면에서는 5·18 부상자 이광영씨의 극단적 선택과 전두환 회고록 분석 논문을 쓴 심영의씨 인터뷰를 담았다. 1~5면을 할애해 전씨 문제를 조명한 것이다.
▲ 25일 한겨레 1면
1면에는 ‘사과 받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으로 원풍모방 노조 탄압 피해자 박순희, 5·18 실종자 어머니 김진덕, 구미 유학생 간첩단 누명을 쓴 김성만, 강제징집 녹화공작 피해자 조종주, 삼청교육대 최장기수 이적, 80년 해직 언론인 고승우, 그리고 형제복지원 인권유린 피해생존자 한종선의 이름과 사진을 띄웠다. 이어지는 2~4면에선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한겨레는 “독재자이자 대량학살 주범의 죽음은 대중들의 환호성으로 이어지기 마련이지만 2021년 대한민국에선 그렇지 않다”며 “독재자 전두환의 죽음은 허망한 탄식과 울분만 낳았다.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가뜨린 가해자. 그가 참회하지 않고 떠난 것 자체가 또 다른 가해라고 피해자들은 말한다”고 전했다.
▲ 25일 한겨레 2~5면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고승우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당국의 검열이 까다로워지자 기자들은 분노와 함께 굉장한 자괴감을 느꼈다”며 “내부 비리를 폭로하는 이들이 갑질로 고통받는 사회 풍토가 굳어지는 데 그가 일조했다”고 밝혔다. 어린 나이에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가 굶고 맞으며 생존한 한종선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 모임 대표는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인정하지 않는 나쁜 선례를 남기는구나, 누군가 저걸 보고 배우겠구나 했죠”라고 지적했다.
발길 뜸한 빈소 주목한 언론
이날 여러 언론은 전두환씨 빈소의 발길이 뜸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한국일보는 ‘현직 의원 조문 3명뿐... 보수 유튜버·시민 간 몸싸움 소동’ 기사를 통해 “노태우 전 대통령 장례와 달리 현직 국회의원을 포함한 각계 주요 인사의 조문은 극히 드물었다”며 “조문한 이들도 대부분 고인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 다만 유튜버나 극우단체 관계자들이 드나들면서 빈소 주변은 가끔 소란스러워졌다”고 보도했다.
▲ 25일 한국일보 기사
한겨레 역시 ‘발길 뜸한 전두환 빈소...눈치 보는 국민의힘’기사를 내고 “전두환씨가 사망한지 이틀째인 24일 정치권에선 냉랭한 분위기만 감돌았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정치인과 시민 조문이 거의 없고 주로 5공화국 신군부 인사나 관료, 군인들만 빈소를 찾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라동철 국민일보 논설위원은 ‘한마당’ 칼럼을 통해 발길이 뜸한 빈소 분위기를 전한 뒤 “망자에게는 관대해지는 게 우리 문화인데도 애도와는 거리가 먼 듯한 기류가 형성된 것은 전 전 대통령이 아주 잘못 살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망자의 명복을 빌고 유족을 위로할 최소한의 명분조차 만들어주지 않고 세상을 뜬 그가 자초한 현실”이라고 했다.
반기문 발언 다른 대목 부각한 동아와 조선·세계
동아일보, 조선일보, 세계일보는 빈소 현장을 전하며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의 발언을 제목에 썼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였지만 부각한 대목은 각기 달랐다.
동아일보는 ‘반기문 “전, 노태우처럼 용서 구했어야”’ 제목의 기사를 내며 용서를 구했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반기문 전 사무총장의 발언 가운데 “공과는 역사가 평가, 사과 안 해 안타깝다”는 발언을 제목으로 썼다. 세계일보는 ‘보수 원로들 조문 행렬...반기문 “공과 역사가 평가할 것”’ 제목을 내고 ‘공과’를 언급한 발언을 전하면서도 ‘사과해야’한다는 내용을 전하지 않았다.
▲ 25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사
이날 조선일보는 부제목에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 조문 발길’이라고 다뤄 ‘발길이 뜸했다’는 점을 강조한 신문들과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고인을 보좌했던 5공 출신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고인을 회고하면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고 언급한 뒤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 박철언 전 의원의 조문과 일본 정부의 애도 메시지 등을 전했다. 전날 조선일보는 빈소가 한산하다고 언급했다.
국민의힘의 침묵에 경향신문 “공당 맞나”
국민의힘은 전두환씨에 대한 논평을 내지 않았다. 당 대표의 조문은 없었고, 의원 개인 판단에 맡겼다.
이와 관련 경향신문은 ‘전두환 사망 공식 논평 못 내는 국민의힘, 공당 맞나’ 사설을 통해 “외딴 섬처럼 공식 논평을 내지 않은 정당이 있다”며 “국민의힘의 출발선은 1990년 보수3당이 합당한 민주자유당이다. 전씨가 창당한 민주정의당도 여기에 합쳐졌다”며 “민주주의 흑역사를 만든 전씨의 죽음에 아무런 입장을 내지 못한 것은 그 지지층을 의식한 것인가. 공당의 자세는 아님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국민의힘을 언급하며 “일부 의원들이 조문을 갔지만 전씨에 대한 평가를 자제하는 분위기였고 당 차원의 논평도 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판 여론을 의식하는 한편 보수층의 전씨 추모 분위기도 고려한 ‘신중 기조’로 풀이된다”고 했다. 서울신문 역시 “국민의힘이 기존 영남 보수층 지지자와 중도층 사이에 낀 딜레마가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선·동아 사설 통해 윤석열 선대위 혹평
이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나란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대위 인선 문제를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윤 후보는 ‘72세 선대위’로 국민에게 무얼 보여주겠다는 건가’ 사설을 통해 김병준, 김한길, 김종인 삼인방 인선에 혹평했다. 조선일보는 “세 사람은 정치권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원로급 인사들이다. 과거 민주당 정권에 몸 담았던 공통점도 있다”며 “세 사람 모두 미래보다는 과거 색채가 강한 인물이다. 세 사람의 평균 연령은 72세”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더구나 이들을 임명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이해할 수 없는 줄다리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지적했다.
▲ 25일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대선 후보와 선거 사령탑으로 내정됐던 사람이 언제까지 이런 식의 힘겨루기를 이어가겠다는 건지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국가 비전이나 정책 방향에 대한 논의는 온데간데없고 그에 걸맞은 새롭고 참신한 인물 발굴 모습도 보이질 못했다”며 “김 전 위원장이 보여온 태도도 실망스럽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이견을 빚어온 윤석열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전격 만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웃음띤 얼굴로 대화를 주고받고 대(對)언론 메시지도 유화적으로 변하는 등 극한 대립 상황은 어느 정도 해소한 것으로 보이지만, 결국 이날도 최종 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30분부터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약 1시간 30분가량 만찬 회동을 했다. 회동 일정이 기자들에게 알려진 시각은 겨우 30분 전이었다. 권성동 사무총장이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이 저녁식사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전한 것이다.
앞서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려는 뜻을 지난 21일 공개적으로 밝혔지만,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인선·구성에 직간접적으로 우려를 표하며 위원장직을 사흘째 수락하지 않고 있던 상태였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나는 일상으로 회귀한다"며 선대위 합류 거부 의사를 밝히기까지 했다.
이런 가운데 윤 후보와 김 전 위원장의 공개 회동 계획이 공지되면서, 양측이 합의점을 찾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상임선대위원장인 이준석 당 대표가 미디어홍보본부장을 겸임하는 것처럼, 김 전 위원장이 가진 불만의 핵심인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에게 특정 분야 직책을 겸임하게 함으로써 사실상 권한·역할을 제한하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이날 만찬 회동에서도 '최종 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윤 후보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면서 "구체적 사유는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는 문제는 좀더 시간을 갖겠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윤 후보에 앞서 만찬장을 나온 김 전 위원장도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하기로 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직은 내가 거기에 대해서 확정적 얘기는 안 했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은 "특별히 결과라는 게 나올 수가 없다"며 "왜 내가 지금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밖에 없느냐 하는 얘기를 후보에게 했다"고 전했다.
다만 실질적 성과는 없었다 해도, 파국 직전까지 갔던 두 사람이 관계를 다소나마 회복한 듯한 기미는 보였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자신에게 "어떻게든 잘 되도록 도와는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어차피 예정이 됐으니, 내일(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총괄본부장들은 발표해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도 이같은 내용을 "(김 전 위원장에게) 제가 다 말씀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도 만찬에서 자신이 윤 후보에게 한 이야기에 대해 "내가 후보와 무슨 특별한 이견이 생겨서 (이렇게) 하는 게 아니다. 선대위라고 하는 것이, 처음부터 출발을 잘 해야지 도중에 가서 쓸데없는 잡음이 생겨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면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사전에 제대로 정비를 하고서 출발을 하자, 그런 뜻으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이 "일상으로 회귀하겠다",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다"고 무 자르듯 말하고, 윤 후보도 "그 양반 말씀을 나한테 묻지 말라"고 응수하며 신경전을 벌이던 때와는 기류가 확연히 달라진 셈이다.
특히 김 전 위원장이 앞서 대선 선대위 참여에 대해 "지나간 일", "그런 것을 신경쓸 하등의 이유도 의무도 없다"라며 "더이상 정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까지 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이날 그가 "사전에 제대로 정비를 하고서 출발을 하자고 이야기했다"고 했다는 것은 이미 부분적으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윤 후보 측을 봐도, 앞서 김 전 위원장을 뺀 나머지 선대위 인선을 개문발차 식으로 발표하는 것이 '김종인 없는 선대위'도 불사하겠다는 신호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는데, 윤 후보가 나서서 "제가 다 말씀드렸다"며 이같은 시선을 불식시킨 셈이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는 당분간 멀어진 것으로 보는 관측도 많다. <연합뉴스>는 김 전 위원장이 회동에서 "당분간 선대위 바깥에서 돕겠다"고 윤 후보에게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으로서는 윤 후보가 공개 회동을 제안해 놓고도 만족할 만한 수정 제안을 들고 오지 않은 점에 실망했을 수 있고, 거꾸로 윤 후보로서는 김 전 위원장이 공개 회동 제안에 응한 것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있는데도 정작 위원장직 수락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은 데 대해 답답함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저녁 서울 중구 정동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권성동 당 사무총장이 배석했다. ⓒ연합뉴스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학교 명예교수와 16일 통일뉴스 창간 21주년 기념 영상 인터뷰를 갖고 통일평화대학에 대해 들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통일하려면 통일로 가는 설계도가 있어야 될 것 아닌가? 그 설계도가 이념이다. 이념을 창조하는 것이 대학교다. 이래서 통일평화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통일뉴스 창간 21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박한식(82세) 미국 조지아대학교 명예교수는 개성에 남북 정부의 합의를 토대로 ‘통일평화대학’을 창설, 통일의 설계도를 그리고 ‘제3의 연방정부’를 건설함으로써 평화적 남북통일을 이루자고 주창했다.
분단된 세월의 길이만큼이나 여러 갈래의 통일방안이 제출된 바 있지만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통일경로와 통일방안을 이처럼 제시한 경우는 드물다.
박한식 명예교수는 “흡수통일 아니고 상대방을 경외하면서 존중하면서 인정하면서 받아들이자”고 전제하고 “완전한 국가가 아닌 독립된 체제들을 모으면 연방정부가 된다”며 “개성 같은 곳에 영토가 크든 적든 간에 연방통일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된다”고 제시했다.
남과 북의 체제와 정부를 그대로 두고 이른바 ‘제3 연방정부’를 개성 같은 곳에 건립해 ‘낮은 단계의 연방제’로 통일하자는 것이다. ‘제3 연방정부’는 “국민들이 있어야 되고, 이념이 있어야 되고, 정부가 있어야 되고, 땅도 있어야 된다. 그런 걸 갖춰서 만들면 된다”는 것.
나아가 “환경이나 인권이나 이런 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정치적, 경제적으로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서로 좋은 점을 따서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조화시킨 완전한 체제를 만들어 한다”고 제시했다. 한마디로 개성에 제3 연방정부를 수립해 작지만 남북을 아우를 수 있고 모든 인권이 보장되는 이상 국가를 건설하자는 것.
박 교수는 ‘평화는 이질과 이질이 만나서 동질이 되는 그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이질과 이질이 만나 가지고 동질이 될 때는 더 높은 차원에서 동질이 된다”며 이를 남쪽의 자본주의와 북쪽의 사회주의가 정반합(正反合)의 논리에 기초해 더 높은 차원으로 승화될 수 있다는 ‘변증법적 통일론’이라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장점을 살려내는 ‘통일 이념’과 ‘통일 설계도’가 필요하고 통일평화대학이 바로 이같은 이념과 설계도의 산실이 될 수 있다며, 미국 연방정부의 초석을 닦은 하바드대학(1636년)을 예시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통일을 하려고 하니까 남과 북이 너무나 크게 달라졌다”며 “이 달라진 것을 조화를 시켜야 통일이 된다”고 전제하고 “통일이라는 어마어마한 과제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통일평화대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과 북이, 해외동포가 합하고 또 세계 지성인들도 초청해서 통일평화대학을 우리 민족이 만들자는 것”이다.
통일평화대학에는 △의과(건강)대학 △농업생태대학 △정경대학 △환경대학 △예술대학과 같은 단과대학을 두고 남북 동수의 학생들을 받아들이며, 해외동포 학생과 외국인 학생들도 포용하자고 제시했다.
박 교수는 2년 전 북측 당국에 평화통일대학 창설 방안을 제안했고, 1년 전 문재인 정부에도 정식으로 제안했다며, “통일대학을 통일정부의 첫 단추로 생각하고 하면 통일정부 만드는 것이 그렇게 요원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나아가 “사회민주주의라 하더라도 좀 특이한 ‘창조적인 사회민주주의’라든가 이런 이념을 만들면, 중요한 인권이 6가지가 있는데 그 인권을 하나하나 최대한 향유할 수 있는 그런 체제를 만들자는 거다”라며 “단군주의라고 해도 될 거고 홍익사상이라고 해도 될 것”이라고 예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북 정부가 통일평화대학에 합의해 나서지 않는 이상 “나는 학자로서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몇 사람이라도 준비위원이랄까 이런 걸 남북에서 합의를 해서 다섯 명, 열 명씩이라도 임명해주면 그 사람들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평양과 서울을 왔다갔다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2시간 가량의 줌(zoom)을 통한 영상인터뷰에도 꼿꼿한 자세를 유지하며 준비된 답변을 쏟아낸 박한식 명예교수는 개성에 ‘제3 연방정부’가 만들어지면 “나도 신청할 거다”라고 의욕을 보이면서도 통일평화대학의 총장 보다는 “나는 설계도 그리는데 일역을 하고 싶고 계속 그 설계도 일을 하려고 한다”고 양심과 정, 얼 등 우리 민족 고유의 관습을 중시한 그답게 몸을 낮췄다.
다음은 지난 16일 박한식 명예교수와 가진 영상인터뷰와 추후 전화인터뷰 내용 중 2부 ‘통일평화대학을 묻다’에 오간 문답 내용이다.
“달라진 것을 조화를 시켜야 통일이 된다”
지난 8월 27일 건국대 새천년기념관에서 열린 박한식 명예교수의 회고록 『평화에 미치다』 출판기념회에서 이재봉 원광대 교수와 영상 대담을 갖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 통일뉴스]
□ 통일뉴스 : 1부 인터뷰에서 ‘1민족 3연방’ 통일방안에 대해 간략히 언급하면서 언제든지 바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좀더 상세히 설명해달라.
■ 연방정부라는 것은 완전한 국가가 아닌 독립된 체제들을 모으면 연방정부가 된다. 미국처럼, 독일처럼 연방정부가 되는데,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다. 제3의 연방정부, 정부라고 하든지 체제라고 하든지 그런 걸 따로 하나 만들어야 한다.
개성 같은 곳에 영토가 크든 적든 간에 연방통일 정치체제를 만들어야 된다. 환경이나 인권이나 이런 면에서 가장 이상적인 지역이 될 수 있도록, 정치적, 경제적으로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서로 좋은 점을 따서 사회주의, 자본주의를 조화시킨 완전한 체제를 만들어 한다.
처음에는 크게 만들 것도 없다. 그래도 국민들이 있어야 되고, 이념이 있어야 되고, 정부가 있어야 되고, 땅도 있어야 된다. 그런 걸 갖춰서 만들면 된다. 연방정부의 초창기라서 평양에 있는 정부와 서울에 있는 정부는 그대로 두고, 유엔에 가입돼 있는 것도 그대로 두면 된다. 낮은 단계의 연방정부라고 부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연합정부라고 부르는 것은 이론에도 맞지 않고 역사적으로도 맞지 않다.
이 통일 정부가 남과 북이 손잡고 첫째 작업이 통일평화대학을 만드는 거다. 통일평화대학에서 통일헌법과 여러 가지 원칙과 법규를 만들어야 한다.
□ 작은 제3의 연방정부를 개성 인근이든 영토를 가지고 작으나마 인구도 가지고 새로 만들어서 3정립된 연방제를 하자는 취지로 이해했다. 그러면 인구는 남북에서 들어오나? 해외에서 들어오나?
■ 인구는 신청을 해야 한다. 점점 늘어나야 되겠지만 나도 신청할 거다. 거기 국민이 되고 싶어서. 해외에 있는 사람은, 특히 분단되기 전에 나온 사람들은 통일된 조국이 없어졌다. 그러니까 규모가 어떻든 통일됐으면 해외에 있는 사람들 한테는 조국이다. 그리고 민족의 공신들, 그런 분들의 묘소를 연방정부가 있는 개성에 모셔야 한다.
해외에 사는 사람이 약 850만이 되니까 굉장히 많다. 그 사람들 중에 원하는 사람, 이산가족들은 우선적으로 해 준다. 해외에 미국 뿐만 아니고 중국이나 일본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 일본에 있는 조선적(朝鮮籍) 사람들은 갈 곳이 없다. 그런 분들을 성의있게 우리가 모셔야 한다.
□ 먼저, 연방제와 통일평화대학이라는 큰 그림을 먼저 소개해달라.
■ 내가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우리 할아버지가 중국으로 이민을 가실 때, 일제 때는 나라는 뺏겼지만 분단되지는 않았다. 한 나라였다. 통일된 조국에 있다가 중국으로 가서 태어나서 미국 와서 오래 살고, 가만 보니까 내가 돌아갈 조국이 없다. 지금은 분단돼 가지고 내가 갈 수 있는 조국이 없어졌다. 통일되지 않으면 조국이 없다.
외국에 나가 있는 850만 우리 민족들이 조국이 없어졌다. 이 사람들한테 조국을 찾아줘야 된다. 이들이 얼마나 또 고생했나. 지금 서울에 있는 기득권을 누리는 사람들하고는 차이가 있다. 그래서 통일은 해야 된다.
그런데 통일을 하려고 하니까 남과 북이 너무나 크게 달라졌다. 미국과 소련이 이끄는 냉전체제에서 다른 이념 하에서 수 십년 동안 이렇게 많이 달라졌다. 이 달라진 것을 조화를 시켜야 통일이 된다.
달라진 것을 그냥 비빔밥 처럼 같이 넣어놓으면 싸움만 하고 아무 것도 되지 않는다. 개인주의와 단체주의가 어떻게 통일되나? 민족주의와 세계주의가 어떻게 통일되나? 평등과 자유가 어떻게 통일되나? 사유재산과 공유재산이 어떻게 통일되나?
이와 같은 어려운 점이 있는데, 이걸 생각해 보면 통일할 길이 있다. 하나는 전체가 없으면 하나가 의미가 없고, 하나가 없으면 전체가 의미가 없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 수 있지 않나. 상대방이 이질이면 이질일수록 나를 인식하는데 도움이 된다.
조선과 한국을 비교해보면, 예를 들어서 사유재산과 공유재산 문제도 그렇다. 어떤 것은 사유재산을 하고 어떤 것은 공유를 해야 되느냐? 내 마음 속에는 분명하다. 개인이 소모할 수 있는 것은 사유를 해야 되고, 소모할 수 없는 땅이나 부동산, 안보나 평화 이런 것은 개인적으로 소유할 수 없다. 그런 것까지 개인적으로 다 소유를 시켜놓으니까 감당 못하는 빈부차가 나오는 거다.
미국이 지금 그렇다. 미국은 지금 중동에 가는 군인들도 많은 사람들이 자원해서 가지만 민간인들을 고용한다. 군용 자동차 운전수는 대부분 민간인들이다. 월급을 많이 받고 전쟁터에 간다. 국가의 의무인 군사 복무를 돈을 가지고 한다는 것은 이건 잘못된 거다.
사유재산이 안 되는 것은 사유화 시켜서는 안 되고 공유하고, 이런 식으로 북쪽의 학자들 남쪽의 학자들, 해외에 있는 사람들, 세계의 석학들을 모아서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우리가 자유와 평등을 조화시킬 수 있나? 하나와 전체를 조화시킬 수 있나? 민족이라는 것과 세계를 조화시킬 수 있나? 사유재산과 공유재산을 조화시킬 수 있나? 이 연구를 해야 한다.
“인간은 통일을 원하지 않고 사람은 통일을 원한다”
고려시대 국자감으로 출발한 성균관은 개성에 자리잡고 있다. 지금은 고려역사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그 뿐만 아니고, 우리의 관습을 찾아내야 한다. 남과 북에도 다 있고 역사적으로 다 있는 우리민족의 관습, 특별성, 그런 것은 내가 많이 찾았다.
예를 들어서 북에 가니까 “저 인간 언제 사람 되겠나?” 그런 얘기를 하더라. 남에 오니까 꼭 같은 얘기를 한다. 그러면 사람 안 되는 건 누구며, 사람 된 건 누구냐? 사람과 인간의 차이도 북쪽하고 남쪽하고 꼭 같다. 인간은 자연적인 거니까 자연적인 욕망과 욕구가 있는 것이 인간이고 그게 수양이 돼 가지고 좀 변화, 성장이 됐으면 사람이다. 북에서는 ‘인간 성장’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
내가 소학교에 다닐 때 교실마다 교훈이 있고 실훈이 있었다. 국가에 충성하고 청소도 해야 되고, 효도하고 이런 것 다 있지 않느냐. 교육은 사람 만드는 기구다. 교육은 역할이 인간으로부터 사람을 만드는 거다. 그게 우리 민족만 있다. 내가 영어는 좀 아는데 미국말에 사람과 인간을 구별하는 단어들이 절대 없다.
그리고 우리 민족에 ‘양심’이라는 개념이 있다.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모른다. “양심의 가책도 없느냐?”, “양심도 없어 저 치는.” 이렇게 얘기한다. 그 얘기는 여기만 있느냐? 평양에도 있다. 북쪽 사람들도 양심 말 많이 한다. “양심에 저촉이 안 돼?” 그 양심이 뭐냐? 절대가치다. 형언할 수 없고 표현 안 되는 절대가치가 양심인데, 그걸 우리 민족이 공유하고 있고 자손만대로 그걸 이어받는 개념이다.
그게 우리 민족에게 있고 그 양심을 우리가 통일에 이용해야 한다. 양심적으로는 통일이 옳다고 생각할 것이다. 양심으로 보면 통일이 옳다 생각하는데, 이기적으로 봐서 자기 기득권만 생각하면 통일하면 내 아파트 날라 가고 이것저것 할 수 없으니까. 인간은 통일을 원하지 않고 사람은 통일을 원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양심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 우리 민족은 정이 많다. 말하기 전에 벌써 일단 끌어안고 “안녕하십니까!” 이러면 고만 정이 쏟아진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 끌어안을 때 정이 있어서 그랬지 이념이 같고 사상이 같고 이론이 같고 그래서 그런 건 아니다.
내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 민족 만큼 정이 두텁고 깊고 높고 많고 이런 민족은 이 세상에 없다. 정이 있기 때문에 한이 있다. 정을 누리지 못하면 한이 되는 거다. 한이 있는 민족이 우리 민족이다.
또 우리 민족은 얼이 있다. 얼이라는 거 요새도 쓸 거다. 얼이라는 것은 북에도 쓰고 남에도 쓴다. 얼이 뭐냐? 우리가 정의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게 있다. 그것 때문에 인간은 시간을 초월하는 의식이 있다.
이런 것들 다 모으면 열댓 가지 된다. 이런 것을 더 계발하고 더 앙양시키고 더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 통일운동이다. 통일문화다. 통일문화는 이런 데에 기반해서 공통적인 우리민족의 신념체계와 우리민족의 감성과 관습을 가지고 통일을 해야 된다. 이걸 하기 위해서 연구를 해야 한다.
연구를 누가? 연구하는 곳이 대학 아니냐? 미국도 마찬가지고 대학 아니냐? 그러니까 이와 같이 어려운 과제를, 통일문화를 창조해야 하는 엄숙한 과제가 있는데 이것을 하기 위해서 남북이 연구를 해야 하지 않나? 연구하는 기관이 곧 통일평화대학이라고 생각한다.
통일하는데 상대방을 받아들여야 한다. 흡수통일 아니고 상대방을 경외하면서 존중하면서 인정하면서 받아들이자. 그런데 상대방의 어떤 존재를 받아들이느냐? 상대방을 알아야 할 것 아니냐? 그게 통일교육이다.
민주주의만 좋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주의는 저 사람들한테 좋은 것 같다. 지금까지 잘된 것 같다.’ 왜 그러냐? 그걸 우리가 사실대로 알아야 한다. 내가 그런 이야기를 쭉 수십 년동안 해외에서 하니까 “친북인사다, 종북인사다” 그래 가지고 애를 많이 먹었다.
그런데 우리 나라는 그걸 탈피해야 한다. ‘빨갱이 신드롬’을 탈피해야 된다. 그게 탈피 안 되면 통일문화도 안되고 통일은 물론 안 된다.
통일하려면 통일로 가는 설계도가 있어야 될 것 아닌가? 그 설계도가 이념이다. 이념을 창조하는 것이 대학교다. 이래서 통일평화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 남북이 화합하는 시발점으로서 통일평화대학의 설립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하바드대학 예를 많이 든 것 같다. 과거 우리 국자감과 하바드 대학을 예시했는데, 통일평화대학이 무엇인지 개요, 설계도를 소개해달라.
■ 대학은 만들기 전에 창립할 때 그 대학을 왜 창립하느냐 그 정신이 있어야 한다. 필요에 의해서 만들어야 한다. 무엇이든 다 필요에 의해 만드는데 그 엄청난 대학을 만들려고 하는데 필요를 느껴야 만들 것 아니냐.
그 필요를 느껴 만들어진 것이 처음 대학이다. 하바드대학은 1636년 미국 연방정부가 나오기 150년 전에 벌써 청교도들이 와서 만들었다. 청교도들은 전부 100% 기독교이고, 기독교 중에 가톨릭은 없었다. 신교 사람들이 굉장히 오랫동안 건너왔다. 미국은 완전히 그 청교도에 의해서 만들어진 기독교 국가고 지금도 100% 기독교 국가다. 이걸 이해 못하면 미국을 이해를 못한다.
그래서 청교도들이 와서 가만 보니까 수만 명씩 이렇게 넘어오는데 수십년 되니까 건너온 목사들이 늙어서 다 세상을 뜨니까 큰일 났거든. ‘목사들을 키워야 되겠다’ 그래서 만든 것이 하바드대학교다. 신학교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거기에서 목사를 쭉 배출한다.
그것 뿐만 아니라 경제질서, 정치질서, 문화질서, 사회질서 이런 것들을 전부 하바드 학자들이 다 만들어내고 그랬다. 그런데 하바드대 비슷한 소위 ‘아이비 리그’라고 부르는 학교들도 지금 하바드 만큼 1600년대는 아니지만 1700년대에, 미국이 들어서기 전에 벌써 이런 대학이 다 들어선다.
하물며 우리는, 우리민족은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특별한 민족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려 때 서기 992년에 국자감을 만들었다. 하바드는 1600년대인데 고려 때 국자감을 만들었다. 그게 그때 대학교다. 시도 가르치고 역사도 가르치고 그런 국자감이 고려 때 있었다.
그러다가 고려대 후기에 와서는 성균관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서울도 성균관대학이 있는데 개성에 성균관이 있다. 건물도 옛날 거 그대로 있다. 우리 민족은 자손대대로 수백 년 동안 국자감이 있고 성균관이 있는 것처럼 대학이 중요하고 교육기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했다.
그걸 받은 것이 우리들이다. 내가 학자로 한평생 지냈지만 학자로 있으면서 말할 수 없는 긍지도 느끼고 보람을 느낀다. 왜냐하면 내가 한국에서 온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다. 국자감에 내가 몸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자감, 올바른 통일대학, 통일이라는 어마어마한 과제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통일평화대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왜 통일평화대학이어야 하는가? 평화적인 통일을 하자는 것이 통일평화대학의 목적이다. 그걸 연구하고 그걸 설계해서 우리 역사에서, 다른 나라, 다른 지역에서 본받을 만한 평화적인 통일을 보여주자. 역사상 통일이라는 게 대부분 군사적으로 엎어 가지고 했다.
우리는 그게 아니고 평화적인 통일이니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걸 하기 위해서 남과 북이, 해외동포가 합하고 또 세계 지성인들도 초청해서 통일평화대학을 우리 민족이 만들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분단돼 고생한 그 대가로 뭔가 하나 인류역사에 남겨야 되지 않겠나. 그런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
그와 같은 큰 포부와 계획을 가진 것이 통일평화대학이고, 대학이 만들어진 그 이튿날부터 통일을 위한 설계도를 만들어야 한다. 말하자면 구체적인 이념을 만들어야 된다. 그걸 만들기 위해서 어떤 단과대학을 둬야 되고 어떻게 해야 되는지 내가 복안이 있으니 더 물으라.
“이 세계가 꼭 필요한 그러한 설계도를 만들어야”
김일성종합대학은 북한 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최고 교육기관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일단, 현재로서는 남북 간에 사상적 차이도 크고 교육내용, 교육방식도 많은 차이가 있다. 만약 남북이 합의해서 통일평화대학을 창설한다면 그걸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구상을 소개해 달라.
■ 우선 교과는 이 세상의 다양한 집단들, 국가들까지 합해서 그 사람들의 이념들이나 이런 걸 전부다 연구를 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 이 세상을 알아야 한다. 중동에 전쟁이 일어난다면 왜 일어나느냐? 누구와 누구의 싸움이냐? 무슨 이유 때문에 일어났느냐? 지금 경과는 어떻고 결과는 어떻게 될 것이냐? 우리가 다 알아야 한다.
통일평화대학에서는 세계를 연구해야 된다. 중국을 중국대로 바로 알아야 된다. 중국이 얘기하는 중화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특이성이 어디에 있느냐? 알아야 된다. 중국이 어떻게 변화 발전되어 왔는지 우리가 알아야 된다. 또 그에 못지않게 미국을 알아야 된다. 유럽도 알아야 된다. 동구 사회민주주의 국가들도 우리가 하나하나 잘 알아야 된다. 러시아도 잘 알아야 된다.
그러니까 역사공부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알기 운동을 해야 한다. 우리 민족은 역사적으로나 더구나 정치상황으로 봐서 이 세계가 우리민족 안에 있다. 한반도에, 조선반도에 이 세계가 그대로 다 들어가 있다. 세계에서 찾아서 없는 것이 없다. 전부다 우리 민족 안에 있다.
그러니까 우리민족이 이 세계가 꼭 필요한 그러한 설계도를 만들어야 된다. 자유와 평등, 민주주의와 공산주의,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이것을 연결하는 그 작업이 누가 제일 필요한 건가? 인류가 제일 필요하다. 우리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인류가 필요하다.
우리가 우리 대학교에서 연구하고 발표하고 세계 사람들 불러서 세미나도 하고, 요새는 줌(zoom)으로 하는 것처럼, 이런 식으로 세계 사람들 모아 가지고 토론회도 하고 이렇게 하면 인류역사에 우리 민족이 크게 공헌할 수 있다.
우리가 공헌할 수 있는 분야는 과학이나 무슨 군사나 이런데 제한된 것이 아니고 지혜로운 학문적인 이념 창조, 가치관 설계 이런 데서 우리 민족의 긍지를 찾아야 되고, 그 긍지 소재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우리가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학생들과 교수진, 연구진을 남과 북, 해외에서 전부 초빙하나?
■ 이걸 하는 데는 제일 중요한 존재가 남과 북이다. 해외에는 정체성이 있는 우리 정부기관이 없다. 해외에서 주동을 하고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이 대학교가 아니다. 이 대학교는 우리 통일 조국, 통일 국가의 첫 단추라고 강조하고 싶다.
여기에서 어떤 걸 연구해야 하는지 이런 것은 대학교 사람들이 결정해야 되는데, 대학교 만들면서 예를 들어 북에서 100명이 나오면 남에서 100명, 해외에서 한 20명 이렇게 모아가지고 창립위원회를 만든다든가 이렇게 해서 시작하면 된다.
‘이 대학교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되겠느냐?’ 하는 것을 자체적으로 의논을 하고 그렇게 남에서 온, 북에서 온 사람들이 머리를 합해서 ‘우리 제안에 비춰서는 이게 옳다’, ‘우리는 이게 옳다’ 논쟁도 하고 그래야 된다. 논쟁해서 결국 이긴달까 나타나는 것은 진리이다. 그리고 항상 승자는 옳다. 무력적인 게 아니고 지혜와 지혜가 서로 부닥치면 더 지혜로운 것이 덜 지혜로운 것을 억누르게 돼 있다.
□ 남과 북이 합의해서 남북이 주도하고 해외가 힘을 보태서 교수진 내지는 연구진들도 구축하고 학생들도 물론 남과 북 해외에서 충당되나?
■ 학생들은 남과 북이 동수라야 된다. 왜냐하면 연방제를 하니까. 미국의 상원은 인구에 불문하고 주마다 다 2명으로 돼 있는 것처럼. 나는 통일평화대학은 남과 북이 연방적인 정신에서 백 명이면 백 명, 천 명이면 천 명, 같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해외에서도 인구 비례로 해서 얼마간 나오는 것은 좋지만 주로 남과 북에서 학생들이 나와야 된다.
또 해외 외국학생들도 우리가 받아들여야 된다. 중동이나 이스라엘 이런데서, 여러 가지 통일과 평화를 위해서 고전하는 데서 학생들, 학자들을 우리가 또 받아들여 가지고 그 사람들과 건설적인 토론을 하고 인류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설계를 하는 그러한 기관이 우리가 생각하는 통일평화대학이라고 생각한다.
“인권, 제일 중요한 것이 생존권이다”
박한식 명예교수는 북측 인사들과 오랜 교류를 이어왔다. 2011년 10월 미 조지아대학에서 주최한 ‘트랙2’ 세미나 때 북쪽 대표단을 이끌고 참가한 리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담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 - 박한식 교수]
□ 여러 기회에 통일평화대학에서 갖춰야 할 단과대학들을 피력하신 적이 있다.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 우선 왜 평화라고 붙였나? 전쟁 없으면 평화라고 잘못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전쟁이 없으면 전쟁 없는 것이지 평화는 아니다. ‘평화는 뭣이다’ 정의를 내려야지. ‘뭐뭐가 아니다’ 이러면 안 된다. ‘남자가 뭐냐?’, ‘여자가 아니다’ 그게 남자냐? 남자는 남성의 성향을 나타내야 한다. 남자의 정의를.
그처럼 ‘민주주의는 사회주의가 아니다’ 이게 민주주의를 아는 게 아니다. 그러면 평화는 뭐냐? ‘평화는 전쟁이 아니다’ 거기서 그쳐서는 안 되고, ‘전쟁이 아니면 평화도 아니다’, ‘평화는 이질과 이질이 만나서 동질이 되는 그 과정이다’ 이것이 평화를 만드는 것이다. 이질과 이질이 만나 가지고 동질이 될 때는 더 높은 차원에서 동질이 된다. 같은 차원에서 동질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변증론 아니냐. 좀 고상하게 ‘변증법적 통일론’이라고 하자.
나는 ‘변증법적 통일론’을 주장한다. 변증 논리가 역설의 논리다. 역설에 모든 진리가 있다. 역설을 떠나서는 진리를 찾을 수가 없다. 제일 중요한 ‘완전한 우리 조국, 통일된 조국은 어떤 나라여야 하느냐?’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 모든 종류의 인권이 보장된 것이 지상낙원이다. 그게 우리가 원하는 정반합(正反合)의 합(合)의 사회가 바로 지상낙원이다.
지상낙원은 모든 인권이 다 보장이 돼야 한다. 어떤 인권이? 제일 중요한 것이 생존권이다. 지금 미국에서는 자유만 얘기하는데 그보다 중요한 것이 생존권이다. 그게 유엔 헌장에도 다 나와 있다. 유엔 인권선언 보면 제일 먼저 나온 것이 생존권이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먹고 입고 자고 해야 한다. 의식주가 있어야 된다. 그게 사람 사는데 제일 중요하다.
그것만 있는 게 아니고 그 다음에 선택권이 있어야 한다. 선택권이 없으면 노예다. 인간이 사람답게 살려고 하면 내것 내가 선택하고 선택 잘못했으면 내가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선택권을 가진 것과 안 가진 것의 차이는 주인과 종이다. 종은 선택권이 없고 주인은 선택권이 있다. 우리는 역사의 주인이 돼야 되고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 선택권을 가진다는 말은 자유가 있다는 말이다.
미국이 이야기하니까 ‘잘못됐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자유가 인간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그러나 자유만 있으면 금방 사회의 부정의가 나타난다. 자유만 주어 놓으면 인간이 능력이 다르고 또 업적도 다르기 때문에 인간이라는 것은 사회에서 보면 불평등하다. 그래서 인간에 자유를 주면 사회의 불평등이 금방 나타난다. 불평등한 사회가 점점더 불평등하게 돼 양극화된 사회가 나타나게 된다. 미국 뿐만 아니라 한국도 그렇다.
그게 나타날 기미가 보이면 나오는 것이 사회주의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골고루 갈라먹자. 또 그게 꼭 같이 다 갈라먹기 위해서 사유재산을 완전히 없애버리자 하면은 또 어떤 종류의 공산주의가 나온다. 정치이념이라는 게 이런 데서 발생한 거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권이 있어야겠고 평등권도 있어야겠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다른 민족은 생각 안하는 건데, 중요한 것이 국가를 가질 권한이 모든 인간한테 있어야 한다. 국가가 없으면 식민생활 아니냐? 우리가 국가 없이 40년 가까이 일본 식민 밑에 살 때 그게 사람 사는 것이냐? 유태인은 더 오랫동안 국가 없이 지냈다. 국가를 갖다 줘야 된다.
우리가 남북이 다 국가가 없다. 통일이 안 돼 있으니까. 그래서 통일이 지상낙원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살기 위해서 통일해야 한다. 우리라는 게 민족이고 자손만대로 같이 사는 것이지 지금 가지고 있는 이권이나 기득권을 보호하는 것이 인권이 절대 아니다.
그래서 모든 종류의 인권이 보장되는 어떤 단과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각각 인권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실천하는 대학들을 만들어야 된다.
그 첫째 대학이 의과대학이다. 나는 그걸 건강대학이라고 얘기한다. 인간의 건강을 위해 서양의학이 있어야 되고 동양의학이 있어야 된다. 북에서는 고려의학이라 하는 동양의학은 예방을 목적으로 하고 서양의학은 치료를 목적으로 한다. 이 두 가지 다해서 어려운 불치병, 암 같은 것도 우리 대학교에서 만든 종합병원에서 다 고칠 수 있고, 예방도 할 수 있고 그러면 굉장히 좋을 것이다.
우리는 그 자산을 가지고 있다. 서양의학도 남쪽에 많이 발전돼 있고 동양의학은 북쪽에서 많이 발전돼 있다. 이걸 합쳐서 우리가 부속병원도 경영을 하고, 그래서 건강대학이 필요하다.
그 다음에 우리가 안전한 음식을, 좋은 음식을 먹어야 하니까 농과대학이 필요하다. 농과대학이 아주 건전한 종자와 병폐가 없는 농작물을 키우기 위해서 생태 연구를 해야 한다. 농과대학 생태대학을 합해서 나는 농생대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요새 보면,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 종자를 개량한 게 건강에 나쁜 게 많다. 암의 원천이 되는 요소도 많다. 그래서 그런 걸 위해서 농생대학을 해야 한다.
그 다음에 분배의 정의를 위해서 만드는 대학이 정경대학이다. 정치와 경제, 이것이 분배의 정의 문제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정의로운 분배냐? 어떤 건 사유재산을 해야 하고 어떤 건 공유를 하는 게 좋겠느냐? 이런 걸 연구를 다 해야 한다.
그래서 분배의 정의가 없으면 그 사회가 불안하게 되고 정통성도 깨어지게 되고, 분배의 정의가 포함되지 않은 정치이념은 정치이념으로서의 제구실을 못한다. 정경대학을 분배의 정의를 위해서 해야 한다.
그 다음에 환경대학이 있어야 한다. 지금 보라, 지구가 어떻게 돼 있는가? 환경대학에서 세계에서 할 수 없는 우리가 아주 새로운 에너지도 개발하고 이런 식으로 우리가 관할하는 제3체제 안에서는 모든 것이 100% 환경에 맞도록 오일이나 가솔린을 사용하지 않고 온방장치 냉방장치 다 할 수 있고, 자동차도 그렇게 운행하고 이런 식으로 우리가 환경대학을 만들어야 된다.
그 다음에 마지막으로 하나 꼭 중요한 것이 평화예술, 통일예술을 위한 예술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작곡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조각도 하고 예술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또 예술성이 굉장히 탁월하다. 그래서 케이팝(K-POP) 같은 게 미국을 위시해서 온 세계에 있다. 즉 한국에서 나온 영화 <기생충>도 잘 인식돼 있고, 요새 나오는 <오징어게임> 이것도 상당히 알려져 있다.
우리 민족이 창의성이 있는 민족이고 예술성이 높은 민족이다. 그래서 우리가 만든 예술대학교에 외국사람들도 와서 공부를 하고, 인류의 문화적인 건강상태를 좀더 앙양시킬 수 있는 그러한 곳이 통일평화대학의 예술 단과대학이다.
이런 단과대학들을 위해서 남북의 학자들을 공히 초청해야 된다. 강의도 공히 해야 한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내가 평양에 가서 강단에 몇 번 서 봤는데 열기가 대단하다. 세계역사도 세계문화도 가르치고 세계종교도 가르치고 다 가르쳐야 한다.
그래서 개성에 건물을 하나 짓는데, 우리 조선식 건물로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내가 생각하는 것은 평양의 배움의 전당이라고 하는 인민대학습당이 굉장히 웅장한 건물이고 조선식으로 돼 있다. 그것도 처음에는 정부기관으로 집을 지었는데, 김일성 주석이 “이건 교육기관으로 하자” 그래서 배움의 전당이라, 인민대학습당이라 그랬다.
그와 같은 건물을 하나 개성에 짓고 거기에 남과 북에서 사람들이 모이고 해야 한다. 경비 부담 등 두 국가가 힘을 합해 가지고 이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두 국가에 이 제안이 들어가 있는데, 그 제안에 대해서 오고가고 했지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유할 수 없다.
“설계도 그리는데 일역을 하고 싶다”
2010년 ‘간디·킹·이케다 평화상’을 수상한 박한식 교수는 2011년 표지에 ‘피스메이커’로 소개됐다. [사진제공 - 박한식 교수]
□ 교수님도 연세도 있고 경륜도 많은데 통일평화대학 총장을 맡을 의향이 있나?
■ 그거야 내가 한 200년 살면 몰라도.(껄껄껄)
□ 초대 총장을 맡아서 밑바탕을 다져 놓아야 할 것 같다.
■ 그거야 누구라도 할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설계도다. 나는 설계도 그리는데 일역을 하고 싶고 계속 그 설계도 일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통일평화대학이 총장제도가 될지, 단체적으로 운영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준비위원회를 만들어 북사람 남사람 해외사람 외국사람까지 위원으로 넣어서 준비위원회를 만드는데, 두 정부가 합의해서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하지 않으면 통일의 길을 한 발자국도 갈 수도 없고 또 가지도 않아야 된다.
민간인들이 하는 건 아이디어들은 많지만 실질적으로 정치권력이 뒤에 없으면 여러 가지 재정적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몇 달 남은 지금 정부나 새로운 정부가 나와도 통일평화대학을 좀더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바란다.
□ 통일평화대학을 개성에다 하려면 남북 당국이 승인하지 않고서야 도저히 불가능한 구상인 것 같다. 남북 당국과의 협의가 잘 진행돼야 될 것 같은데, 문제는 남북 당국간 협의가 더디거나 멀어지면 실제로 실천활동을 할 수 있는 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 3자연대 운동을 역사적으로 보면 남북관계가 막혀버리면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어진 경우들이 많다. 통일평화대학도 남북이 합의해서 잘 되면 속도가 나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 어떻게 이것을 준비하고 추진해야 하나?
■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역시 또 지연된다. 그때 나와 비슷한 학자들이 그 설계도를 더 면밀하게 만들 수 있고 보완시킬 수가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두 정부가 악수하고 “우리 통일평화대학 만들자. 만드는데 개성에 만들자”. 혹은 다른데서 만들자고 그래도 좋다. 개성이 합리적인 것 같고.
내가 알기로는 지금 대한민국의 정부 차원에서 통일협력기금이 굉장히 많은 액수가 헌법에 의해서 예산이 세금에서 나오는데 그 돈을 옳게 써야 한다. 그런 돈을 좀 쓰면 재정적인 문제도 없고, 북에서도 건물 짓는 것, 또 북에서 낼만 한 것들이 얼마든지 있다.
남북이 같이 뭘 한다는 이게 제일 중요하다. 지금 남북이 같이 뭘 하나 한다는 걸 우리가 역점을 두지 않으면 새로 조성되는 양극화 되어가는 세계 질서에 또 말려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북은 중국으로 말려들어가게 되고, 남은 미국으로 더 말려들어가고. 이래 가지고 통일이 되겠나? 평화가 되겠나?
남북이 똑같이 군사경쟁을 벌인다면, 우리 알뜰히 벌은 돈 가지고 무기 사는데 다 쓰고, 이 모양을 그냥 계속 유지해야 되니까 도저히 우리 민족적인 양심으로 봐서 이건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통일평화대학을 둘이 합해서 손잡고 만들라” 하는 것을 대한민국 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여론에서 환기시켜야 된다.
북은 조선로동당에서 인정하고 “이렇게 합시다” 하면 되는 거다. 남에서는 대한민국 국회에서 하든가 대통령이 중요하다. 그래서 앞으로 몇 개월 사이에 남쪽도 변화가 있고 북쪽도 계속 변화가, 지금 많이 변화되고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화가 된다거나 체제가 붕괴된다거나 이런 식으로 변화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나는 확신한다.
그런 걸 기대하고 통일을 생각하고 연방을 포기하고 연합을 생각하는 건 아주 몽상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꿈과 같은 것을 현실적으로 돌리기 위해서 꿈에서 깨어야 한다. 대한민국 학자들 지성인들 언론인들 꿈에서 깨서 현실적으로 북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북과 같이 손잡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나 둘 개척해야 되는데 그 중에 통일평화대학을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중요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
□ 통일평화대학을 제안하면서 준비위원회부터 구성하는 방식이 되지 않을까 말해 왔다. 남북한 정부가 움직여야겠지만 준비위원회 추진상황은 어떤가?
■ 남북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공히 참여하지 않은 어떤 종류의 통일운동이나 통일역할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설계도부터 둘 다 참여를 해야 된다. 그래서 나는 학자로서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 현재까지는 진전 상황이 없고 당국간 합의가 이루어져야 준비위원회도 추진될 수 잇는 걸로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나?
■ 그렇다. 그게 제일 바람직한데, ‘(박한식)사랑방’에 들어오는 많은 사람들도 “정부가 움직이기 전에 우리가 먼저 해야 된다. 모금부터 하자” 그런 얘기도 많다. 그런데 정부가 하려고 하면 돈이 없어서 못하는 그런 상황은 절대 아니다. 북도 돈 없기는 없지만 어느 정도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그래서 몇 사람이라도 준비위원이랄까 이런 걸 남북에서 합의를 해서 다섯 명, 열 명씩이라도 임명해주면 그 사람들이 여기저기 다니면서, 평양과 서울을 왔다갔다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통일대학을 통일정부의 첫 단추로 생각하고 하면 통일정부 만드는 것이 그렇게 요원한 것도 아니다. 누가 얘기했듯이 통일은 당장 올 것도 아닌데, 아니면 당장 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만들기 위해서 통일평화대학을 하고 통일 자체를 통일평화대학의 연장선에서 생각하고 이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남북 당국에는 정식으로 제안했나? 반응은 어땠나?
■ 그게 사실 내가 남의 입장이나 북의 입장에 들어가 봐도 합리성이 있다고 본다. 남은 정권이 바뀌고 해서 또 내가 친북 종북 인사로 지명받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러나 문 정부에는 1년 전에 이 제안이 정식으로 들어갔다. 검토했을 거다.
북에도 그보다 2년 전에 꼭 같은 제안을 먼저 넣었다. 그러니까 북에서는 인차 답이 온다. “더 연구를 해보자” 그런 식으로 지금 진행 중이다. 그래서 코로나 팬더믹 때문에 한 2년 동안 꼼짝도 못하고 평양도 가지도 못하고 있다. 여건이 되면 빨리 진척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창조적 사민주의?’ ‘단군주의?’
박한식 교수는 장시간 영상 인터뷰 내내 꼿꼿한 자세로 모든 질문에 풍부한 답변을 쏟아냈다. [캡쳐사진 - 통일뉴스].
□ 통일평화대학이 들어서면 가장 먼저 새로운 이념, 사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물론 통일평화대학의 가장 큰 숙제일 거라 생각한다. 교수님도 오랫동안 이 방면을 고민해왔고 나름대로 대안도 제시하신 것으로 안다. 교수님이 구상하고 있는 통일국가의 사상이나 이념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 그건 두 체제의 장점을 뽑아야 한다. 단점을 비판하기는 쉽지만 장점을 갈라내기가 쉽지 않다. 남쪽의 장점이 뭐냐? 돈 좀 더 있고, 돈 버는 방법을 안다. 그게 어떤 의미가 있는 장점이냐 하는 것은 또 평가의 대상이 되겠지만 남쪽에는 그런 장점이 있다. 창의적이고 그런 장점이 많다. 그러나 남쪽의 결정적인 단점은 분배의 정의가 안 돼 있고, 단점 중에 더 단점은 인간이 인간을 무시한다.
한국에서 내가 최근에 배운 단어가 하나 있는데 갑질한다고 하더라. 내가 한국에 있을 때는 그런 말이 없었다. 갑질을 사회주의 사상에서 보면 그게 착취고 계급과 계급사이의 의식의 충돌이다. 돈없는 사람을 아래층에 내려놓고 갑질을 한다든가 갑질을 정당한 사회 현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갑질 같은 것은 없어야 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가 남에서 배워야 될 것, 북에서 배워야 될 것을 알아야 한다. 북에서 배워야 될 것도 적지 않게 많다. 서로 앉아서 자기 얘기하도록 기회를 주자. 그래서 남에서 한 10명, 북에서 한 10명, 해외에서 한 5명 이렇게 준비위원을 만들어서 국가에서 인준을 하면 좋을 것 같다.
□ 질문한 것은 통일된 미래상에 우리가 갖춰야 할 사상이나 이념이다. 선각자로서 교수님이 생각하는 방향이 궁금하다.
■ 아까 단과대학 얘기를 할 때 말했지만 인간이 건강을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으냐? 더 연구를 계속하는 것은 단과대학이 해야 된다. 인간이 어떻게 많이, 안전한 음식을 생산하느냐? 또 통일된 정부가 분배의 정의를 진향해야 한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불균등한 분배를 어느 정도 용납해야 되겠느냐?
나는 이렇게 본다. 인간의 욕구, 식의주는 국가가 보장해줘야 된다. 그러나 인간의 욕망은 자유경쟁을 시켜야 된다. 그래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거기서 합의를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된다. 그게 통일평화대학에서 하는 거고.
□ 교수님 생각하는 새로운 사상, 이념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아우르거나 넘어선, 큰 그림일 텐데. 그런 것이 통일평화대학의 과제인데, 교수님도 꾸준히 관심 갖고 고민해왔으니까 혹시 제3의 길로 제시할 수 있는 게 있다면?
■ 정치 이념은 남과 북의 정치 이념을 조화시키는 것이다. 사회민주주의라 하더라도 좀 특이한 ‘창조적인 사회민주주의’라든가 이런 이념을 만들면, 중요한 인권이 6가지가 있는데 그 인권을 하나하나 최대한 향유할 수 있는 그런 체제를 만들자는 거다.
생존권과 선택권 등을 보장하는 이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이념의 이름을 사회주의 자본주의 안 붙이고 우리 이름을 하나 갖다가 붙여도 된다. 단군주의라고 해도 될 거고 홍익사상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과거에 썼던 거지만 이름을 창조적인 걸 하나 만들면 좋을 것이다. 생각해 달라. 같이 의논하자.
□ 마지막 질문이다. 분단된 역사를 살아오며 많은 일을 했고 지금도 통일평화대학을 열심히 주창하고 있는데, 오랜 세월 이렇게 해오면서, 되돌아 보면 회환, 뿌듯함도 있을 텐데 지금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 우리가 전부 개인인데, 개인과 단체 사이에 관계를 옳게 정립시키는 게 옳은 것 같다. 단체를 주장하면 사회주의가 되고 개인을 주장하면 자본주의가 되는데 단체 없이 개인이 없고 개인 없이 단체가 의미가 없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지혜를 우리가 많이 다져야 된다.
그래서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그런 구호가 북쪽에서 많이 유행하는데 그게 말로만 아니라 철학적으로, 실질적으로, 심리학․사회학․정치학적으로 그 묘미를 우리가 거듭 새기고 그 묘미 안에서 살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민족은 전체를 떠나서 살 수 없는 민족이다. 설날이나 추석날 때 보라. 경부선에 차가 꽉 밀려 움직이지 않더라. 왜 그러느냐? 만나야 된다. 만나서 정을 나누어야 한다. 효도를 하는 것을 절대가치로 가지고 있는 민족이 없다. 그래서 이런 것을 우리가 살려가지고 정치이념에 반영시켜야 된다.
정치이념은, 아무래도 직접 민주주의가 안 되니까 북도 남도 마찬가지지만 대의원을 뽑아야 될 것 아니냐. 그런데 선거운동을 보라. 다른 사람 비난해서 선거운동 하는 후보는 낙선시켜야 한다. 자기를 자랑하는 것도 낙선시켜야 된다. 다른 사람을 자랑하고 자기를 내리는 것이 미덕이다. 그런 미덕을 관철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만들어야 된다.
선거제도에 양당제는 잘못된 거다. 다당이라야 한다. 사람이 여러 가지 이해관계와 견해와 이런 게 다 다르니까. 지금 양당제도로 나가는 풍조는 미국에서 배웠는데 부정부패가 점점더 생긴다. 그래서 다당제도로 나간다든가, 전공하는 사람들을 좀 모아가지고 어떻게 하면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조화시켜 가장 합리적이고 이상적인 정치이념을 만들 수 있겠느냐. 그런 거를 하기 위해서 다름 아닌 통일평화대학을 어떤 학자가 제안을 했는데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되겠다. 이런 풍조가, 여론이 나타나길 바란다.
□ 두 시간 정도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꼿꼿한 모습으로 흐트러짐이 없는데, 벌써 팔순이 넘었는데 이렇게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 있나?
■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사람이 이 세상에 필요하는 한, 가지 않는다. 이 세상에 나이만 먹고 밥만 먹고 별 다른 필요가 없으면 빨리 간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할 영역이 계속 있기를 바란다. 그래야지 사는 보람도 있고 보람 없으면 살 수가 없다.
통일뉴스 21주년이면 굉장히 오래했다. 정권이 교체되고 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런데, 이게 꼭 필요하다. 통일을 위한 여론조성에 앞장서는 일을 통일뉴스가 해야 된다. 통일뉴스도 남과 북을 합해서 조국의 통일, 통일 이후에도 통일 문화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 앞으로 더 활성화 되기를 바란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