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22일 수요일

“경찰 길들이기 시그널인가”…치안감 ‘황당 인사’, 2시간만에 번복

 

초유의 인사 번복 사태…치안감 28명 중 7명 수정 발표 대혼란

    경기 지역 각 경찰서 앞 '경찰국 설치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정창규 기자)
    ▲ 경기 지역 각 경찰서 앞 '경찰국 설치 반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정창규 기자)


    정부가 21일 경찰 서열 3번째 계급인 치안감 인사를 단행한 지 불과 2시간 여만에 인사 내용을 수정하는 황당한일 벌어졌다.

     

    22일 경기신문의 취재결과 정부는 지난 21일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으로 김수영 경기남부경찰청 분당경찰서장이 내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불과 2시간 만에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으로 김준철 광주경찰청장으로 변경됐다. 김 서장은 대신 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으로 치안감 승진 후 발령됐다.

     

    이날은 행정안전부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자문위)가 31년만에 사실상 경찰국 신설을 발표한 직후 총 7명의 보직이 수정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임식도 치르지 못할 정도로 급박하게 이뤄진 인사가 불과 몇 시간 만에 다시 번복되는 상황에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혼란스러워했다.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오늘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에 대한 행안부의 직접통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하고, 경찰위원회의 실질화 같은 민주적통제 강화 그리고 행정경찰 사법경찰 분리와 경찰권한의 분산과 축소 방안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경찰개혁네트워크 제공)
    ▲ 경찰개혁네트워크는 오늘 오전 11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에 대한 행안부의 직접통제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하고, 경찰위원회의 실질화 같은 민주적통제 강화 그리고 행정경찰 사법경찰 분리와 경찰권한의 분산과 축소 방안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사진=경찰개혁네트워크 제공)

     

    치안감 인사는 총 28명이다.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 후 보직변경된 인사는 김 서장 외 총 6명이다.

     

    보직이 번복된 인사 대상자를 살펴보면 김준철 광주경찰청장(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정용근 충북경찰청장(중앙경찰학교장→경찰청 교통국장), 최주원 경찰청 국수본 과학수사관리관(경찰청 국수본 사이버수사국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 윤승영 충남경찰청 자치경찰부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경찰청 국수본 수사국장), 이명교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첫 명단에 없음→중앙경찰학교장), 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경찰청 교통국장→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이다. 

     

    이외 경기권에서는 김순호 경기남부경찰청 수원남부경찰서장이 경찰청 국수본 안보수사국장으로 경무관에서 치안감으로 승진 후 보직변경됐다. 김남현 경기북부경찰청장은 대구경찰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경찰 관계자는 “인사 명단이 협의 과정에서 여러 안이 있는데, 실무자가 최종안을 올려야 하는데 잘못 올렸다”며 “실무자가 인사 발령자 확인을 하고 전화를 받는 과정에서 뒤늦게 오류를 발견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싸고 경찰 일각에서는 행안부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의 최종 권고안 발표에 대해 경찰청이 우려를 표명한 직후 인사 발표가 번복됐다고 입을 모은다.

     

    한 경찰 관계자는 “정부의 해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정권 초기 정부가 경찰 조직 전체에 대한 ‘길들이기’라는 시그널을 준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윤 대통령 첫 해외순방에 김건희 동행

     

    대통령실,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 지원하지 않는다”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2.06.22 17:27
    •  
    •  수정 2022.06.22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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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에 김건희 여사가 동행할 것으로 보인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22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29일부터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예정인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공식적인 배우자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그래서 희망하는 소위 정상들의 배우자께서 참여하실 수 있다”며 “가급적 참여하시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세한 배우자 프로그램은 아마 현지에서 아니면 출발 직전에 설명드릴 기회가 있지 않을까”라며, “아직 모든 게 셋업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그 정도로 갈음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최근 김 여사는 왕성한 공개 활동을 벌인 바 있다. 외교 무대 데뷔를 앞둔 ‘몸풀기’였던 셈이다.   

    지난 12일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윤 대통령 부부. [사진제공-대통령실]
    지난 12일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윤 대통령 부부. [사진제공-대통령실]

    지난 12일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서울 성수동 메가박스에서 「브로커」를 관람하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화계 인사 초청 만찬에 참석했다. 13일에는 봉하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만났고, 14일 서울 용산에서 여당 4선 이상 중진 의원 부인들과 오찬을 함께 했으며, 16일에는 연희동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씨를 만났다. 

    17일에는 서울 모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만났다. 또한 윤 대통령과 함께 보훈가족 및 유공자 초청 오찬을 주최했다. 18일에는 종로구 평창동에서 고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에 참석해 연설을 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러시아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번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한국의 반중, 반러 정책 선회 가능성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계속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우리가 기존의 인도적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5천만 불은 이미 집행이 됐고 추가로 5천만 불을 또 지원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총 1억 불이 인도적 지원으로 우크라이나에게 공여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무기 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기본방침”이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없고 우회적인 지원에 대해서도 현재로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나토 정상회의 계기에 아시아-태평양 4개 파트너국(한·일·호주·뉴질랜드) 정상 회동이 개최될 예정이다. 한미일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나, 확정되지는 않았다. 다음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측의 고사로 한·일 정상회담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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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협받는 민관협치②] 오세훈 ‘예산삭감’ 압박 시달리는 ‘서울시 노동센터’가 해온 일

     오세훈 시장 당선 직후 다시 시민사회 위탁사업 구조조정 예고


    위협받는 서울시 민관협치

    [위협받는 민관협치①] 오세훈의 ‘시민단체 죽이기’ 흑색선전 백태
    [위협받는 민관협치②] 오세훈 ‘예산삭감’ 협박 시달리는 ‘서울시 노동센터’가 해온 일

     

    “비영리단체들이 (비영리로) 서울시로부터 위탁을 받고 사업을 수행하지 않으면, 서울시 공무원들이 직접 할 수 있나요? 그래서 ‘민관 거버넌스’가 필요한 것인데, 이걸 마치 세금이 헛되이 쓰이고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민관 거버넌스를 파괴하겠다는 것으로 들려요.”

    사회적 약자의 치유와 재기를 돕는 서울시 위탁사업 단체 활동가 A 씨의 말이다.

    서울시를 대신해 각종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하던 시민단체들은 올해를 마지막으로 센터 문을 닫거나 완전한 독립을 준비 중이다. 오세훈 시장이 “시민단체를 자처하는 단체들이 지난 10년간 서울시 혈세를 빼 갔다”고 주장하며, 민간위탁사업 구조조정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오 시장은 이미 지난해 일괄적인 민간위탁 예산 구조조정에 나섰다가, 반대에 부딪히면서 일부 예산에 대해서만 구조조정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다시 당선되면서, 지난해 못다 이룬 일을 재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오 시장은 시민사회단체, 비영리단체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서울시 혈세를 빼 갔다고 주장하며, 이 때문에 혈세가 낭비됐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이 예산 편성·집행이 관련 조례 등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서울시 예산은 정말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곳에 쓰인 것일까? A 씨는 말했다. “물론 (오세훈 시장의 말처럼) 따져보면 예산이 낭비되는 곳도 있겠죠. 하지만 꼭 필요한 곳도 있어요.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은 깎으면 안 되잖아요.”

    2021년 기준 서울시 내 노동센터 현황 ⓒ서울노동권익센터

    예산 40% 삭감 위협
    삭감, 완화·조정됐지만
    “올해 더 힘들 듯”


    A씨가 운영하는 단체는 지난해 극적으로 올해 예산을 지켜냈다. 그가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한 사업을 통해 사회로 복귀한 이들이 서명운동을 벌이고, 시의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던 민주당 시의원들이 ‘묻지 마 예산 삭감’에 반대하면서, 다행히도 사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서울시 내 17개 자치구 노동센터 또한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시는 취약계층 노동자의 노동상담 및 법률지원, 조직화 지원, 정책개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광역 노동센터 1개, 권역별 노동센터 4곳, 자치구 노동센터 17곳을 노동단체에 민간위탁하는 방법으로 운영하고 있다. 광역 노동센터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권역별 노동센터는 한국노총이, 자치구 노동센터는 민주노총 지역본부 및 유관 단체 등이 위탁운영하고 있다.

    노동계와 한 자치구 노동센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오세훈 시장이 민간위탁사업을 구조조정 하겠다고 예고한 뒤 서울시는 민주노총과 연계된 풀뿌리 단체 및 활동가가 시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는 17개 자치구 노동센터의 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각 구청에 통보했다. 전년 대비 60%만 보전하고 40%를 삭감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구청에서 센터를 유지하고 싶으면 알아서 40%를 보전하라는 취지였다. 민간위탁비 40% 삭감은 사실상 사업비를 전부 없애는 것이라서, 문을 닫으라는 소리와 마찬가지라고 센터 관계자가 설명했다.

    한국노총이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4개의 권역 노동센터는 4%의 예산이 깎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유독 민주노총 서울본부와 연계된 활동가 및 단체에만 가혹한 삭감이 진행됐다.

    자치구 노동센터 센터장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서울시 앞에서 피켓을 들며 이 사실을 알렸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40% 삭감안은 서울시의회 심의를 거치면서 17% 삭감으로 완화됐다. 서울시의회 다수의석을 확보하고 있던 민주당 시의원들이 ‘묻지 마 민간위탁비 삭감’에 반대하면서 조정한 결과였다. 또 마포구와 중구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구청이 없는 예산을 쪼개서 삭감된 시 예산 17%를 보전했다. 덕분에 노동센터 운영은 올해도 지속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전망은 매우 어둡다. 오세훈 시장이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마자 지난해 민주당 시의원들의 반대로 이루지 못한 민간위탁사업 예산을 원하는 대로 구조조정 하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시의회 68% 의석이 국민의힘 시의원에게 돌아가면서 오 시장은 더욱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기초자치단체장들도 상당수 국민의힘 출신으로 바뀌어서 예산 보전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센터 관계자는 올해 예산은 지키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예산을 삭감하기 위한 가시적인 움직임이 아직은 보이지 않지만, 예산 심사가 시작되는 7월부터 관련 논의가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 노동센터 노동상담 건수 ⓒ서울노동권익센터

    상담, 5년 사이 2천건→2만건
    ‘권리구제’도 매해 약 150건씩


    그렇다면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그토록 예산을 삭감하고 싶어서 안달이었던 서울시 노동센터는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 곳일까?

    과거에는 임금체불·부당해고·산업재해 등 노동사건을 겪으면 고용노동부로 전화했다. 최근에는 서울시 노동센터 통합번호(1661-2020)로도 전화를 많이 한다. 센터는 전화·온라인 무료상담 외에도 입증자료 검토가 필요할 경우 방문상담을 받기도 한다. 지난 5년 동안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노동센터가 늘면서, 상담 사례도 급증했다. 2015년 2184건 → 2016년 6744건 → 2017년 1만847건 → 2018년 1만4693건 → 2019년 1만7190건 → 2020년 2만2366건 등으로 5년 사이 10배가량 급증했다. 2021년 상담 건수도 2만283건으로 2만 건을 넘었다.

    서비스가 필요한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서울시 노동센터 상담을 선호하는 이유는 다음의 사례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네이버 카페 ‘복지 아는게 힘’(회원 수, 19만9천여명)에서 한 게시글 작성자는 “처음에는 고용노동부에 문의했는데, 상담사마다 말이 다르고 그냥 일 처리한다는 느낌”이었다며 “그래서 (서울시) 마포구 노동자종합지원센터에 전화했다. 무료여서 기대도 안 했다. 그런데 적극적이고 친절하고 마음을 써준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감사했다. 내용도 정확했고 심도 있는 상담을 했다”라고 소개했다. 공공이 할 수 없는 역할을 민간이 보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서울시 노동센터 권리구제 건수 ⓒ서울노동권익센터
    노동센터는 ‘권리구제 지원 절차’를 통해 취약계층 노동자의 소송을 지원하기도 한다. 권리구제 지원 절차는 노동센터에서 상담을 진행한 결과 행정기관과 법원을 상대로 진정·청구 등의 행정심판이 필요하다 판단되는 경우 대리인(공인노무사·변호사) 수임료를 지원하는 제도다. 대상은 월 평균임금이 300만 원 이하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다. 서울노동권익센터에 따르면 2017년 154건, 2018년 138건, 2019년 134건, 2020년 160건의 권리구제를 통해 센터가 취약계층 노동자들의 권리회복을 도왔다.

    서울노동권익센터 이지영 공인노무사는 “권리구제의 경우 자치구와 권역 센터에서 초기 상담을 한 뒤, 권리구제 신청을 하면 저희 광역센터가 노동권리보호관을 배정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며 자치구 센터와 광역·권역 센터 일이 모두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원을 받은 노동자들은 대부분 취약계층 노동자였다.

    소규모 사업장에서 10년 이상 일하던 장애2급 노동자는 사업장 보일러 수리를 하던 중 화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오자 구두해고를 당했다. 이곳은 가짜 5인 미만 사업장이었고, 피해 노동자는 노동센터 지원으로 노동위원회 부당해고 및 노동청 임금체불 진정을 진행해, 사용자와 합의할 수 있었다. 24시간 격일제로 일하다 2020년 6월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진 한 경비노동자의 유족은 노동센터 지원으로 산재가 인정돼 장례비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같은 조건으로 일하다 뇌경색 진단을 받은 경비노동자 또한 노동센터 지원으로 업무상질병으로 인한 요양신청이 인정됐다.

    지난 2019년 9월 18일 서울 강동구 굽은다리역에서 열린 '직장 갑질 이동상담센터'에서 시민들이 직장 내 괴롭힘부터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각종 노동상담을 받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노동권익센터, 자치구노동센터,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이날부터 12월 19일까지 서울시내 13개 주요 지하철 역사내에서 '직장 갑질 이동상담센터'를 운영했다. ⓒ뉴스1

    “노동 문제, 무시하지 못할 것”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서울시 노동센터 예산 대폭 삭감을 시도하고 지방선거에서 민관협치 성격의 민간위탁사업 비용을 일괄적으로 줄이겠다고 공약하긴 했으나, 함부로 노동센터를 건드리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 노동계 관계자는 “굳이 크지 않은 예산으로 문제를 만들 이유는 없고, 아무리 국민의힘이 시의회 다수석이 됐다 하더라도 노동의 문제를 무시하고 갈 순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라고 전했다.

    단순히 전 시장의 행적을 지우기 위한 명목으로, 성과를 수치로 증명할 수 있는 사업의 예산까지 구조조정하려면 무리가 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노동센터 회의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역주민단체, 시민단체, 노동단체 등이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 민간위탁사업에 참여하면서 자치력이 오히려 떨어진 것 아니냐는 반성적 평가가 나올 수 있고, 혹은 위탁업무를 수행하면서 얼마나 잘했느냐 못했느냐 여러 평가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무조건 잘 했으니 사업을 유지하라고 요구할 순 없다”라며 “하지만 시민들로부터 평가라 던지, 서울시와 평가 테이블을 구성해서 뭘 하겠다 등 이런 절차는 전혀 없고, 느닷없이 (시민사회를) 폄훼하면서 일괄적으로 예산을 삭감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겨레 “국민 속이는 일” 중앙 “원전 최강국 회복해야”

     

  • 기자명 윤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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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6.23 08:14
  •  

  •  수정 2022.06.23 10:33
  •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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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신문 솎아보기] 윤석열 탈원전 폐기 계획에 상반된 의견 보인 아침신문들
    총장 없이 대규모 검찰인사…아침신문들 ‘총장 패싱’ 인사 비판 의견 모아
    경향 “윤석열·한동훈 의지 이행하는 ‘식물 총장’에 그칠 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2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바보 같은 짓” “폭탄”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탈원전 폐기’를 재확인했다. “철철 넘칠 정도로 지원을 해 줘야 한다” “원전 세일즈를 위해서 백방으로 뛰겠다”며 1조원 이상 일감 발주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23일 아침신문들은 윤 대통령의 ‘탈원전 폐기’ 계획에 주목했다. 특히, 한겨레와 조선일보·중앙일보의 사설은 상반됐다. 

    ▲ 23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23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한겨레는 1면 기사 ‘“탈원전, 5년간 바보짓” 윤 원전 부양 급발진’에서 “문 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기조’ 탓에 관련 기업들이 고사 상태에 빠져 있다는 명분을 들어 원전산업 지원에 시동을 건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이어진 2면 기사에서는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가 남아 있는 신한울 3·4호기 일감 조기 집행 등의 지원 대책을 두고도 착공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정부의 ‘공개적 알박기’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 23일 한겨레 1면 기사 갈무리.
    ▲ 23일 한겨레 1면 기사 갈무리.
    ▲ 한겨레 23일 만평 갈무리.
    ▲ 한겨레 23일 만평 갈무리.

    ‘원전이 미래산업이라는 정부의 환상’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윤 대통령의 인식과 정부의 움직임은 원전이 미래산업이라는 환상에 뿌리를 두고 적극적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어 “점진적 탈원전을 표방하긴 했지만 문재인 정부가 한 일은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중단시킨 것 외에는 거의 없다”며 “그럼에도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은 탈원전 탓에 원전 업계가 초토화됐다는 무리한 주장을 계속했다. 이날 정부의 지원 방안은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 의지를 앞세워 그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미래 원전 시장을 강조하고, 원전 최강국을 비전으로 꼽고 있다”며 “이는 시야가 좁은 것이요, 국민을 속이는 일에 가깝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한시적 대안으로 원전의 효율적 활용을 고려하는 나라가 있긴 하지만, 원전을 미래 산업으로 여기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핵폐기물 처리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중앙일보 사설 제목은 ‘“탈원전 5년, 바보 같은 짓”…원전 최강국 회복해야’였다. 사설은 “원전 최강국 목표는 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면서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도 발등의 불”이라며 “원전은 반도체와 함께 한국이 세계 정상의 기술을 확보한 분야다. 이런 전략적 가치와 70%가 넘는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을 강행했다. 완성까지 최소 10년이 걸리는 원전 산업 생태계는 결국 고사 상태로 내몰렸다”고 했다. 

    ▲ 23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 23일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아울러 “결국 우리는 무모한 탈원전이 국가를 어떤 위험에 빠뜨리는지 절감하고 있다”며 “러시아 가스관 사업을 중단한 독일은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 역시 원전 산업을 심폐 소생하는 각오로 되살려야 할 때”라고 했다. 

    조선일보 또한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탈원전 공백 5년으로 휘청대는 원자력계 현장을 방문하고 지원 의지를 밝혀 희망을 불어넣는 것은 적절한 일”이라며 “상처 입은 원자력 산업계가 위안을 얻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약속이 말로 그쳐선 안 된다”고도 강조하며 “신한울 3·4호기는 2011~2016년 환경영향평가를 받았지만 ‘5년 내 착공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막혀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5년 사이 환경에 무슨 큰 변화가 있었겠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시켜 원전업계가 기력을 되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 23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23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5면 기사 ‘文 탈원전 롤모델 독일마저…올해 멈추려던 원전 3기 수명연장 검토’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탈원전과 탄소 중립을 추진해왔던 독일이 에너지 안보 위기에 봉착하자 원전 가동 연장까지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독일의 탈원전 기조 변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총장 없이 대규모 검찰인사…동아 “한 법무, 너무 나간 것 아닌가”

    검찰총장 공백 상태에서 검찰 인사가 진행되는 게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비판 속에서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대규모 인사를 강행했다. 전날 경찰 고위직 인사에서는 2시간여만에 대상자 28명 중 7명의 보직이 번복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23일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현 사태를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장관·총장 간 인사 논의 과정에서 ‘건전한 긴장’이 있었을 리 없다”며 “어떤 미사여구로 포장한다 해도 이번 인사는 ‘한동훈 인사’이며 ‘검찰총장 패싱’인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차기 검찰총장은 요직 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된 뒤 취임하게 될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의지를 실무적으로 이행하는 ‘식물 총장’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라고도 지적했다. 

    ▲ 23일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 23일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한겨레도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검경 인사 난맥상이 도를 넘고 있다”며 “검찰총장 없이 잇따라 인사가 이뤄지는 것만으로도 새 총장이 허수아비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마당에 총장의 핵심 참모직마저 미리 채워졌으니 이렇게 노골적인 총장 패싱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 요직이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장관과 가까운 검사들 일색으로 채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러고도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수사, 공정한 수사,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가능하겠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찰 인사 번복 사태에 대해서도 “경찰 길들이기 아니냐는 의구심이 풀리지 않는다”고 했다. 

    조선일보 또한 사설을 통해 “이번 인사의 문제는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검찰 간부 인사가 이루어진 것”이라며 “검찰총장 인선에 대한 움직임조차 없는 가운데 검찰 인사만 자꾸 하니 뒷말이 안 나올 수 없다. 이런 이상한 일에 대해 설명도 하지 않으니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잘못된 검찰 인사의 문제를 뼈져리게 느꼈을 사람이다. 윤 정부에서도 이런 비정상적 검찰 인사가 이어진다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 23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23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총장 없는 검찰 인사를 정례적으로 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며 “대검 참모에 대한 인사 의견조차 낼 수 없는 차기 총장이 제대로 검찰을 운영할 수 있겠나. 법무부가 고위공직자 검증 업무까지 맡고 있어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대통령민정수석비석관의 ‘1인 3역을 맡고 있다’는 비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이르면 다음 주 단행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에는 전 정부를 향한 검찰 수사 속도가 더 빨라질 텐데 ‘윤 사단’이 수사를 주도하면 보복 수사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며 “윤 대통령, 한 장관과의 근무 연에 따라 정해지는 검찰 인사가 반복되고 있다. ‘윤 사단’이라는 퇴행적인 용어부터 사라져야 검사들이 공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 23일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 23일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경찰 인사 번복에 대해서도 사설을 통해 “실무자의 실수라는 취지인데, 정상적인 정부 기관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황당한 일”이라며 “경찰 내에서는 ‘행안부의 경찰 길들이기’라고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가 어떤 과정을 거쳐 결정됐고 발표됐는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으면 국민과 일선 경찰의 의구심은 눈덩이처럼 커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인가 재벌단체인가... 기만적인 윤석열 정부

     

    [소셜 코리아]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의 문제점... 규제완화로 경제활력 되찾겠다는 착각

    22.06.23 05:42최종 업데이트 22.06.23 05:42
    한국의 공론장은 다이내믹합니다. 매체도 많고, 의제도 다양하며 논의가 이뤄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하지만 많은 논의가 대안 모색 없이 종결됩니다. 소셜 코리아는 이런 상황을 바꿔 '대안 담론'을 주류화하고자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근거에 기반한 문제 지적과 분석 ▲문제를 다루는 현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거쳐 ▲실현 가능한 정의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소셜 코리아는 재단법인 공공상생연대기금이 상생과 연대의 담론을 확산하고자 학계, 시민사회, 노동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의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기사에 대한 의견 또는 기고 제안은 social.corea@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말]

    ▲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개요도 ⓒ 기획재정부


    오리무중이었던 새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이 발표됐다. 목표는 성장과 공정의 선순환이다. 이를 위한 4대 경제운용 기조에서 세 가지 보편적 가치가 눈에 띈다. 자유, 공정 그리고 연대. 많이 들어 본 좋은 말이다. 세부 내역을 들여다볼 겨를이 없는 국민들에게 위안을 줄 수 있을 단어들이다.

    자유가 너무 추상적이라 어색하지만 이걸 빼면 불평등 완화와 사회통합을 강조하는 포용적 성장전략 혹은 지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자세히 읽어보면 이런 수사에 반하는 내용이다. 자유를 외치지만 강자의 자유뿐이고, 공정을 말하지만 실질적 공정에 역행하며, 연대를 내세우지만 연대를 해치는 내용이다. 상식적이지도 않고 시대에 역행하며 겉과 속이 달라 기만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같은 그림을 그린 사람들이 경제를 보는 큰 틀은 이런 것으로 보인다. 있는 자들의 세금 부담을 낮추고 재벌과 대기업을 비롯한 경제적 강자들에 대한 감시와 감독의 채찍을 거두면 이들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그렇게 활력이 되살아나면 그 낙수효과 덕에 국민들이 행복하게 된다.

    이런 논리를 만드는 현실 인식은 이렇다. 지금 우리 경제가 활력을 잃고 성장잠재력이 하락하는 원인은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막는 규제, 경직적 노사관계 그리고 연공 중심 임금체계 등이다. 바로 이런 구조적 문제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낮추고 노동생산성도 낮추는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본질을 비껴가도 한참 비껴간 인식이다. 노사관계와 임금체계가 아무리 바뀌어도 재벌과 대기업 집단의 경제력 집중, 하도급 관계에서 일어나는 불공정한 이익 배분과 기술 탈취가 지속되는 한, 고용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중소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재벌을 대표하는 경제단체의 주장이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공익을 대표한다는 정부가 이런 논리로 현실을 진단하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정부 역할은 공정한 시장 만들기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성장센터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발표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전체적으로 경제정책 기조에는 두 가지 심각한 문제가 보인다. 우선 있는 자들에 대한 세금 경감과 재벌과 대기업을 비롯한 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추론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막연하고 비현실적이며 합리적이지도 않다. 또한 낙수효과로 국민들이 행복해지기를 기대하지만 오히려 강자들만을 위한 힘의 질서를 강화하고 양극화와 불평등을 악화시키는 결과를 야기할  뿐이다.

    두 번째 심각한 문제는 지금처럼 세계 경제의 미래 전망이 어둡고 불확실성이 큰 위기 국면에서 이런 낡고 허술한 틀만으로 대처하겠다는 매우 안이한 자세다.

    "정부는 과도한 시장개입을 지양하고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는 지난 정부의 개혁과제를 파기하거나 되돌리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장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불평등과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복지와 사회안전망을 확충하여 삶의 질을 개선하는 정부의 역할을 "지양해야 할 과도한 정부의 시장개입"으로 보는 것은 심각한 오류다.
         
    애덤 스미스부터 현대 경제학에 이르기까지 경제학이 강조하는 정부 본연의 역할은 바로 공정한 시장이 작동할 수 있도록 시장 참여자의 반칙을 감시하고 불완전한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는 것이다. 한국의 시장 질서는 매우 불공정한 힘의 질서가 지배하고 양극화되어 있다. 오랫동안 고속 경제성장을 우선시했던 정부가 이런 본연의 역할을 못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과거에는 고도성장이 가능하니 견딜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정부 본연의 역할이 꼭 필요한 발전단계에 접어들었다. 정상적이고 공정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고 국민의 전반적 삶의 질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야만 발전을 지속할 수 있다. 지난 정부 5년의 이러한 개혁과제들은 반드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

    발표된 경제운용 방향은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 입법과 같은 건전재정 기조 확립을 추구하고 있다. 이런 기조는 복지국가로 전환해야 하는 발전단계에 맞지 않는다. 게다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위기관리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으며 건전재정을 걱정할 만큼 국가부채의 문제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어서 시의적절한가 의문이다.

    경제정책 방향에서 가장 큰 비중을 규제개혁에 두고 있다. 자세히 보면 "규제혁파"라는 용어가 말해주듯이 규제완화에 가깝다. 규제 공백을 메우거나 실효성을 강화하는 규제개혁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처럼 규제완화로 "민간 중심의 역동적인 경제"를 만들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낙관적 상상에서 관료적 사고의 한계가 보인다.

    "장기간 관행적으로 운영되어 온 규제"를 "시대흐름에 맞게 재정비"한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력 집중의 문제에서 감시 강화보다는 완화를, 그리고 공공사업 참여와 입찰에서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의 참여를 강조한다. 도시 용도지역제와 입지규제 개편은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과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 오히려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보인다.

    공정거래법의 부당지원과 사익편취 행위와 관련된 규제에 대한 지침개정, 경제법령상 형벌 규정 개정, 시장지배적 사업자 기준과 친족범위 조정, 벤처기업 복수의결권 제도 도입, 플랫폼 기업 자율규제안 등은 한국 자본주의의 고질적 병폐인 재벌의 사익편취와 경제적 강자의 불공정 행위의 공간을 넓힐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시대 역행하는 규제완화, 부자감세
     

    ▲ 20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앞에서 참여연대 활동가들이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방향 전면 수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권우성


    공정한 선진 자본주의로 발전하려면 재벌과 대기업의 반칙을 더욱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기술 탈취에 징벌적인 손해배상을 하는 등 구체적인 처벌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전속고발제도 운용의 엄정성과 객관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지침을 개정한다고 한다. 제도가 축소 운용될까 우려된다.

    하도급 거래와 플랫폼 경제에서도 민간 주도 자율규제를 강조하고 있다. 현존하는 힘의 불균형과 우월적 지위의 남용 문제를 시정하기 위한 적극적 제도 정비와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는 개선안은 없다. 결국 공정거래의 정착보다는 구속력 없는 형식적 협약과 보여주기 행정에 머물 공산이 크다.

    공공사업과 입찰에서 (대기업) 차별 규제 완화, 투자·상생협력촉진 과세특례제도의 폐지 등과 같이 중소기업의 기회와 수익 확대를 위한 최소한의 정책까지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것도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와 공정경제라는 정책방향에 역행한다. 경제력 집중을 해소하고 재벌의 사익편취를 근절하며 불공정한 대중소기업 관계를 청산해야 창업과 중소기업 성장으로 활력있는 기업생태계가 만들 수 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보유세 완화와 공정시장가액 비율 하향조정,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유예, 주식양도소득세 폐지, 가업승계 특례의 대폭 확대(매출액 기준 1조 원까지 적용하고 사후관리 기간 축소) 등 대기업과 최상위 계층에 가장 큰 혜택을 주는 부자감세안이 눈에 띄는 정책방향이다.
         
    그러나 감세의 합리적 근거도 찾아보기 힘들고 고물가-고금리 시대와 세계적 경제위기에 대비한 대책으로도 볼 수 없다. 코로나19 팬데믹과 함께 악화된 소득과 자산 불평등을 더욱 가중시키는 매우 부적절한 정책이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부자증세를 강화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부의 대물림,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라는 시대적 요구에도 역행한다.

    노동시장 개혁 방향은 노동시간, 노동자의 건강, 산업재해 등에 규제의 유연성을 키우고 노사 간 자율적 합의를 존중한다고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등에서는 경영자 책임을 완화하는 쪽에 맞춰져 있다.

    노동정책의 기본철학이 부재하고 마치 '규제혁파' 혹은 기업친화적 성장전략의 부속물 정도로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노동자들을 장시간 노동과 과로로 내몰지 않게 하고, 높은 산업재해의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최상위 과제이다. 경영활동 위축을 명분으로 타협해야 할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정책은 노동시장의 근간을 설계하는 것이고,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 막중한 영역이다.

    양극화된 노동시장이 교육도 왜곡

    이런 기본적 규제를 감당할 수 없는 기업을 살릴 것이 아니라 감당할 수 있는 기업만이 생존하도록 규제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길이 선진 경제로 발전을 지속하는 길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양극화된 노동시장에서는 극소수의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무한경쟁만 있을 뿐이다. 이런 시장에서 자신의 소질을 자유롭게 개발하여 창의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좋은 일자리를 잡을 수 있는 안전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서 대학교육과 초중등교육 모두 비정상적인 왜곡이 발생하게 된다.

    교육개혁은 발표한 것처럼 대학 자율에 맡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임금, 복리후생, 산업안전 등에서 부문별 격차를 현격히 줄이고 복지와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부문에서 다수가 안심하고 자신의 역량을 계발할 동기를 갖게 된다.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와 고용보험과 같은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더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다양한 부문에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공공부문 일자리에 대한 기회를 비수도권, 고졸자 등에 확대하는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 녹색산업, 순환경제, 플랫폼 경제 등과 같이 새로 성장하는 산업에서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유도하는 정책적 고민도 필요하다.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은 화석연료 기반 에너지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향후 5년 동안 재생에너지 확산에 본격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향후 경제발전에 거대한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대해 경제정책 방향이 구체적이지 않은 것은 큰 문제다. 신재생에너지 확산과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정책 방향 그리고 이에 대한 정부투자와 민간투자 활성화 방안 등이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울러 탈탄소 전환의 의무와 책임을 특정 집단과 지역에 전가하지 않고 모든 국민이 나눠지는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대책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이 역시 정부 발표에서 보이지 않는다. 탄소중립 사회 전환으로 인해 탄소집약도가 높은 부문의 노동시장이 받는 충격은 어마어마하다. 향후 석탄화력발전소가 밀집한 지역을 중심으로 이런 충격을 어떻게 최소화할지에 대한 대책을 찾아야 한다.
         
    위기 때 국가 역량 중요해져

    사회복지 서비스의 민간 참여 확대도 크게 우려된다. 보편적 복지에 대한 국민의 권리와 국가의 책임을 민간에 떠넘기고 사회서비스의 공공성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복지와 사회안전망이 미비하고 지역 간, 계층 간 불균형도 심각한 현실을 고려할 때 보편성과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영리를 우선시하는 민간 사업자들의 역할을 확대하면 부자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시장은 키울 수 있겠지만 사회서비스에 대한 보편적 접근권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부동산 관련 정책방향은 부동산 관련 대출규제 완화, 분양가상한제 완화, 공급확대를 위한 인허가 관련 규제 완화 등이다. 빚내서 집 사라는 잘못된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례적으로 빠른 금리인상이 확실시되는 시점, 그것도 과열된 부동산 자산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려는 시점에서 이런 정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책이다. 대규모 건설경기 부양 같은 단기 성과주의의 유혹인가? 서민 주거안정을 목표로 부동산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위기에 처할수록 민간주도, 시장주도로 경제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행정부 수반이 경제정책 방향을 소개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전혀 의미가 통하지 않는 말이다. 전제와 결론의 연관성도 없고 논리적이지도 않으며 사실에 반한다.

    위기에 처할수록 복지와 사회안전망 그리고 국가와 공공부문의 위기관리 역량의 중요성이 커진다. 코로나19 위기 때도 그랬고 외환위기와 세계금융위기 때도 그랬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시장경제의 체질을 시장주도로 완전히 바꾼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있는 자들의 경제적 기득권을 지키는 후진적 시장경제냐? 아니면 보편적 삶의 질을 높이는 민주적 시장경제냐? 전자의 현상유지는 안 된다.
       

    ▲ 주병기 /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소셜 코리아 편집·운영위원) ⓒ 주병기

       
    * 필자 소개: 이 글을 쓴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셜 코리아>의 편집·운영위원과 서울대 경제연구소 분배정의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습니다. 미 캔자스대와 고려대 경제학과에서 재직했으며 한국응용경제학회장, Journal of Institutional and Theoretical Economics 편집장 등을 역임했습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미시경제학, 재정학, 정치경제 등이고 분배적 정의, 불평등과 소득분배, 공정한 경제기제 등의 주제로 연구와 교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분배적 정의와 한국사회의 통합>, <정의로운 전환>, <정책의 시간>, <혁신의 시작> 등이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소셜 코리아> 연재글과 다양한 소식을 매주 받아보시려면 뉴스레터를 신청해주세요. 구독신청 : https://socialkorea.stibee.com/subscri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