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19일 수요일

정세현 "한미 군사훈련 중단하면 북한도 곤란해진다"


[정세현의 정세토크] "베를린 구상까지는 괜찮았는데…"
2017.07.20 11:13:01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 복원의 첫 단추로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 당국 회담을 꺼내 들었다. '인도적 문제 해결'과 '군사적 긴장 해소'라는, 남북 간 가장 시급한 문제부터 풀어가겠다는 의도다. 

북한은 남한의 제안에 아직 침묵하고 있다. 이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남한의 제안을 두고 상당히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군사 당국 회담은 받고 싶을 것이다. 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 등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것만 날름 받아먹고 10.4 선언 10주년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나 몰라라 할 수가 없다. 그러면 10.4 선언을 존중하지 않는 셈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조건환경론'을 내세워 두 사안 모두를 거절하거나, 두 사안 모두를 아우르는 장관급 회담을 역제안하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은 1970년대에도 회담이나 이산가족 문제에 응하기 싫을 때 '조건 환경론'을 들고 나왔다"며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할 수 있다. 그런데 상봉을 하려면 그에 적절한 환경이 돼야 한다'면서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걸고 넘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장관급 회담을 역제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경제 협력 문제나, 이산가족 문제, 군사회담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회담으로 급을 높이자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이 장관급 회담을 제안할 경우 정부가 이를 수용할 필요가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이야기했던 이산가족 상봉, 평창 올림픽 북한 참가, 군사분계선 적대 행위 금지, 정상회담 중에 정상회담을 제외한 세 가지 사안을 장관급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19일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박인규 이사장과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이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북한과 첫 대화 의제로 군사 당국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습니다. 적절했다고 보십니까?  

정세현 : 베를린 구상에서 정상회담으로 가기 위한 일종의 입구로 이산가족과 군사회담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인도주의 차원에서 명분이 큰 이산가족을 걸고 들어가고 북한에 상당히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는 확성기 방송 등을 걸어서 북한을 회담장으로 끌어내는 것이죠.  

전체적인 방향이랄까 틀은 잘 잡은 것 같습니다. 방법론적으로는 비정치적인 분야부터 시작하는 일종의 기능주의적 접근인데, 그렇게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 당국 회담 등을 시작하면서 이후에는 정상회담까지 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놓고 그 과정에서 남북관계 활성화되면 장관급회담도 할 수 있다는 복안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어쨌든 문재인 정부의 제안에 대해 북한은 아직 답이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주 금요일에(21일) 군사 당국 회담을 하자고 제안했는데요. 

정세현 : 답을 빨리 주지 않는 것은 나쁜 신호는 아니라고 봅니다. 북한이 걷어찰 제안이었다면 진작에 거부했겠죠. 지금 나름 숙고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군사 당국 회담은 받고 싶을 겁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군사분계선 적대행위를 중지하자고 했는데, 여기에는 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과 대북 전단 살포 등도 포함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것만 날름 받아먹고 이산가족 상봉은 나 몰라라 할 수가 없습니다. 명분이 서질 않는 거죠.  

물론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지난해 4월 한국으로 들어온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과 김련희 씨를 돌려보내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하자고 역제안하면 10.4선언 10주년 및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걷어차는 것이나 다름없게 되고, 그렇게 되면 10.4 선언을 존중하지 않는 셈이 됩니다.  

그렇다고 남한이 제안한 이산가족 상봉을 받아버리면 그동안 자기들이 계속 주장해왔던 식당 종업원과 김련희 씨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됩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바에는 그냥 갈등 이슈로 남겨두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 '조건 환경론'을 들고 나오면서 남한의 제안을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할 수 있다. 그런데 상봉을 하려면 그에 적절한 환경이 돼야 한다"면서 군사회담에서 오는 8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걸고 넘어지는 겁니다. 

실제 북한은 1970년대부터 남북 간 회담을 거부하거나 응하고 싶지 않을 때 조건이나 환경 이야기를 많이 해왔습니다. 당시 남한은 북한에 이산가족의 고향 방문을 추진하자고 했는데, 북한은 "주한미군이 있고 보안법이 살아있는데 어떻게 가냐"라면서 주한미군 철수와 보안법 폐지를 주장했죠. 결국 상봉은 무산됐습니다.  
▲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7일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 후속 조치의 배경과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통일부

이미 북한은 조건 환경론을 들고 나올 조짐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장웅 북한 IOC 위원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단일팀 구성 이야기가 나오자 "체육 위에 정치 있다"고 말하기도 했죠. 이는 북한 입장에서 "남북이 화해‧협력하려는 모양새를 취하려면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은 중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 정도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 조건에서만 평창 올림픽 단일팀 구성을 비롯해서 다른 회담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실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받아버리면 북한도 곤란해집니다. 자기들도 핵과 미사일 활동을 중지해야 하거든요. 뱉은 말이 있기 때문에 군사 훈련 중지만 받아 먹을 수는 없습니다. 이게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고민스러운 대목일 겁니다. 

물론 북한이 핵 동결을 하면 좋긴 하죠. 그런데 이걸 시작으로 비핵화와 평화협정이라는 출구로 나오자고 하면, 북한은 자기들이 판을 주도하기에 불리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래서 받기가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북한은 '조건 환경'의 핵심 요소인 군사 훈련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신들의 핵 활동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북한은 남한과 대화를 어느 범위까지 해야 할 것인지 판단이 필요합니다. 

예전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 2004년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우리가 서해상에서의 남북 함정 간 충돌 방지를 위한 무선 교신을 먼저 요구했습니다. 그랬더니 북한에서 군사분계선 인근의 확성기 방송 중단을 연계하자고 했죠. 그렇게 협상이 이뤄진 적이 있는데요. 

북한은 이때의 협상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확성기 방송과 무선 교신 등을 주고 받는 선에서 군사 회담을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죠. 하지만 본인들이 스스로 정치‧군사 문제가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남한이 그 이야기를 하자고 판까지 깔아 놨는데, 군사 훈련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래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게다가 북한 입장에서 '훈련 중단'이라는 일종의 성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과 협의하는 것이 우선 필요합니다. 자기들이 미국과 일정하게 협상을 하고 거기서 가능성을 봐야 하는 것이죠.  

프레시안 : 그런데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북한이 남한 제안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미국이 우리의 회담 제의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보내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남한과 대화에 나선다고 해도 이게 북미대화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고, 그래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정세현 : 그럴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남한의 대화 제의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면 군사 훈련 중단과 북한의 핵 미사일 동결을 맞바꿀 수도 있는데, 미국이 저렇게 나오면 먼저 이 안을 제안할 리가 없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미국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는 남북 군사 회담으로 들어가서 미북 간 군사적 상황을 전환시킬 수 있는 출구로 나갈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 때문에 회담에 나가는 것이 '소탐대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또 북한 입장에서 핵 동결이든 비핵화든 핵 카드를 통해 받아내야 할 반대 급부가 미북 수교나 평화협정 체결인데, 이는 한국이 아니라 미국이 줄 수 있는 것들입니다. 이런 부분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  

프레시안 : 북한이 고민을 하다가 답을 주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 기다려야 할까요?

정세현 :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7월 27일부터 상호 적대 행위를 중지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지키려고 할 겁니다. 날짜가 좀 지나가서 군사 당국 회담을 미뤄둔다고 해도, 기본적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안정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입니다. 

프레시안 : 북한이 거절하지 않는다면 남한의 안을 수용하거나 역제안 둘 중 하나인데요.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둬야 할까요?  

정세현 : 회담 격을 높여서 정치 문제부터 풀어 나가자고 역제안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관급 회담을 하자는 식이겠죠. 경제 협력 문제나, 이산가족 문제, 군사회담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회담으로 급을 높이자는 것입니다.  

장관급 회담으로 급을 높여서 종합적으로 '판'을 짠 뒤에 이산가족 상봉과 군사 당국 회담 같은 세부적인 사안에 들어가자는 것이죠. "체육 위에 정치 있다"고 말한 걸로 보면 이럴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세부 사안에서 좀 더 고차원적인 문제로 올라가는 방식이 아닌, 중간 단계 정도의 장관급 회담을 통해 세부 사안도 논의하고 정상회담으로도 갈 수 있는 것이죠. 

만약 북한이 장관급 회담을 역제안한다면 정부는 수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문 대통령이 베를린 구상에서 이야기했던 이산가족 상봉, 평창 올림픽 북한 참가, 군사분계선 적대 행위 금지, 정상회담 중에 정상회담을 제외한 세 가지 사안을 장관급 회담에서 논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프레시안 : 그런데 박근혜 정부 당시 장관급 회담이 거론됐을 때 소위 수석대표의 '격' 문제를 가지고 시끄러웠습니다. 그래서 2015년 12월 남북은 장관급이 아닌 차관급 당국 회담을 개최하기도 했는데요.  

정세현 : 당시 북한 체제의 특성을 모르는 박근혜 정부가 그렇게 규정해버린 겁니다. 우리는 회담 대표가 어느 정도의 결정권이 있지만 북한은 어차피 뒤에 있는 사람들이 다 결정합니다. 내각책임참사든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북한의 대남 기구) 서기국장이든 간에 대표자로 나오는 사람보다는 뒤에서 어떻게 회담을 이끄는지가 중요하죠. 

또 과거 1990년 남북 총리급회담 북측 대표단의 일원이었던 안병수(또는 안경호) 당시 조평통 서기국장은 한국 언론에서 장관급으로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안된다구요? 왜 달라졌는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습니다.  

협상에 나온 사람은 북한의 입장을 전달하는 통로이지, 누가 와도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런 '격'을 따지기보다 회담 내용을 잘 살펴야 합니다. 
▲ 가장 최근에 열린 남북 당국회담인 2015년 12월 차관급 회담 ⓒ사진기자협회제공

남북 대화에 떨떠름한 미국?  

프레시안 : 지난 6월 30일(현지 시각) 한미 정상회담 이후 발표된 공동성명에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라고 명시돼있습니다.  

그런데 남한이 북한에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접촉과 군사 당국 회담을 제안한 것을 두고 미국이 "한국 정부에 물어보라"는 식으로 사실상 환영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내놓았습니다. 

정세현 : 미국 반응을 두고 어떤 의도인지 당장은 추론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이미 발표한 것을 미국 측이 뒤집은 것이라고까지 해석하기에는 너무 이르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북한과 대화를 추진하겠다는 남한 정부의 입장을 미국이 쌍수를 들고 환영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보통 이번처럼 한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하는 경우가 많죠.  

오히려 국내에서 남한 정부가 북한과 대화든 뭐든 하려면 미국에 충분히 사전에 설명해서 승인을 받아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감히 우리가 어떻게 마음대로 상황을 주도하냐는 건데, 실제로는 우리가 먼저 이렇게 치고 나가는 것이 일을 만들어내는 데 더 좋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좀 떨떠름하게 생각하더라도 우리가 먼저 정책을 밀고 나가면서 기정사실화하고 거기에서 성과가 생기면 그걸 가지고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일을 성사시키는데 더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외교부, 국가안보실 등이 사전에 미국을 잘 설득했는지도 의문입니다. 미국으로부터 주도권까지 받아 오면서 이런 중대한 제안을 한 마당에 미국이 삐딱하게 보지 않도록 사전에 보다 철저하게 미국과 교감을 이뤘어야 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도 베를린 구상까지는 괜찮았는데 G20 회의 계기에 만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제재와 압박 이야기를 강조했는데요. 이건 북한에게 남한의 진정성을 의심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물론 미국이나 국내 보수 여론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도, 국내 보수 세력도, 북한도 만족할 수 있는 제안은 현실적으로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결국 어느 쪽이든 설득을 해나가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참모들과 사전에 충분한 타당성 검토 회의를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산가족 상봉만 해도 북한이 식당 종업원을 걸고 넘어갈 것이라는 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입니다. 김련희 씨도 마찬가지고요. 따라서 정부는 이걸 어떤 식으로 풀어갈 것이냐는 대책이 있어야 하는데 이 부분을 준비하고 있는지 모르겠고요. 

대통령이 단일팀을 언급한 것도 좀 성급해 보였습니다. 북한이 거절한 게 문제가 아니라 남한 내 여론과 국가대표 선수들 입장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실제 1984년 올림픽 참가를 위한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해 북한과 협의를 할 때 당시 정치권은 적극적이었지만 선수들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이러한 전례를 참모들이 살펴서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는데 이런 과정이 있었는지도 의문입니다. 외교‧안보의 사령탑이 없기 때문에 이런 메시지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 몸값 높아졌다 

프레시안 : 한편 로버트 게이츠 전 CIA 국장‧전 국방부 장관은 <월스트리트 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비핵화가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제한하는 '북핵 동결론'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이었는데요. 

정세현 : 그런 로드맵이 이제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돼버린 겁니다. 이렇게까지 이야기가 나오게 된 원인은 지난 9년 동안 사실상 무방비 상태로 북한에 시간을 벌어줬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방치했으니까요. 인정하기 싫지만,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만들고 떠난 셈입니다.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프레시안(최형락)

프레시안 : 한미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는 목표를 조정해야 하지 않을까요?  

정세현 : 그런데 트럼프 정부 들어와서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즉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 이야기가 또 나왔습니다. 오바마 정부때만 해도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정도까지만 언급됐었는데요. 아무튼 정부는 게이츠 전 장관처럼 말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북한이 핵실험 5번하고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춘 상황에서 비핵화에 호응할 리가 없다는 점입니다. 과거같으면 북미 수교나 평화협정 정도로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북한 몸값이 너무 높아졌습니다. 

프레시안 :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수교할 가능성은 있을까요? 

정세현 : 주한미군 문제가 붙어있어서 쉽지는 않을 겁니다. 김일성-김정일 정권에서는 주한미군의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평화협정과 수교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고도화된 이후에는 조건이 달라졌습니다. 예전 방식으로만은 북핵을 해결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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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반대 교수들 보며 과학기술연구자로서 창피했다”


[인터뷰] 신명호 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 “원자력 학자들‧한수원 노조 이해안돼…일부 언론, 자극적 얘기만 보도”

조현호 기자 chh@mediatoday.co.kr  2017년 07월 20일 목요일
문재인 정부의 탈핵‧탈원전 선언에 두차례나 반대 성명을 낸 원자력 학자들에 대해 공공기관의 과학기술연구자 집단 노조(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가 비판에 나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원자력 학계와 같은 과학기술연구자로서 학자들이 내놓은 주장을 보고 창피했기 때문이라고 해당 노조 책임자는 전했다.
폐쇄적인 원자력계를 포함해 우리 과학기술계의 연구 시스템 자체가 적폐라는 점도 그는 강조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전국공공연구노동조합(위원장 김준규) 소속 신명호 정책위원장은 19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신 위원장은 원자력 학계 뿐 아니라 현재 신고리 5‧6호기 건설 임시중단에 앞장서 반대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의 행태에 대해서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정부출연 기초과학‧생명‧화학‧항공우주 등 과학기술분야 연구원 또는 연구기관 소속 조합원들로 구성된 노조이며, 신명호 정책위원장은 항공우주연구원지부장도 함께 맡고 있다. 여기엔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소속 조합원도 포함돼 있다.
신 위원장은 성명을 낸 이유에 대해 “과학기술하는 입장에서 창피했다”며 “원자력 관련 학자들이 성명을 두 번이나 냈다. 거기에 들어 있는 417명의 교수들 명단을 봤더니 내가 잘 아는 교수도 있었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너무 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탈원전 정책이 추진된다고 당장 잘리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탈원전이 추진되면서 과제도 있을 수 있고, 원자력 안전 분야 측면에선 할 일이 더 많을텐데 학자들이 이런 성명을 내는 것은 과학기술연구자로 창피하다고 했더니 (공공연구노조) 위원장이 내자고 해서 빨리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공연구노조는 민주노총 산하이기 때문에 ‘탈핵’의 기조가 있기도 했으며, 대전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도 연대했다고 신 위원장은 전했다. 그는 “성명을 낸 이후 원자력연구원과 원자력안전기술원(킨스‧KINS) 쪽 있는 사람 중에서 속시원하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원자력 교수들의 탈핵‧탈원전 반대 주장에 대해 신 위원장은 “지금 정부만이 문제이고, 이전 정부가 원전 건설 뿐 아니라 폐기시설, 고속로, 재처리시설 등을 맘대로 결정한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것은 틀렸다”며 “이런 주장을 펴는 건 이들의 특혜의식(특권의식)이 있기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우리는 연구자금을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받기 때문에 (연구의 방향에) 공공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원자력계는 폐쇄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작업이 중단된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 작업이 중단된 신고리 5·6호기 건설현장. 사진=연합뉴스

값싸고 안전하며 깨끗한 에너지를 왜 말살하느냐는 원자력 교수들 주장의 ‘진정성’에 대해 신 위원장은 “학자로서 자신의 확신에 따라 반대한 학자들도 있겠지만, 그 뿐만이 아니라 정부로부터 부여되는 연구과제 수가 떨어지고, 자신의 실험실 운영을 할 여력이 줄어 (교내) 영향력이 사라질 수 있는 점도 이런 반대목소리를 낸 이유가 아닐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당장 모두 없애겠다는 것도 아니라 단계적으로 줄이자는 것이고, 문제가 생길지 안생길지는 그 길을 가봐야 알 수 있는 것인데도 왜 가지도 못하게 하느냐”며 “417명 연서명해서 두 번 씩이나 성명 발표할 정도로 큰 조치가 벌어졌는가. 바뀐 것은 정부의 기조와 경향성만 바뀐 것 뿐인데, 이들은 그것을 꺾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 위원장은 “(이들의 명분과 논리는) 빈약하고 특혜의식이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심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신 위원장은 “우리 나라의 과학기술계 자체가 적폐일 수 있다”며 “과제를 만들거나 기획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정상적인 절차대로 이뤄져온 것이 아니다. 정부부처가 예산을 주면서 과제를 만들고 적당히 하면서 돌아가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학기술의 민주적 기획과 민주적 통제가 모두 다 필요하다”며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단적인 한 사례가 이번 원자력계의 반발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신 위원장은 “정부 출연 연구원이나 대학, 나아가 대한민국의 학문연구의 근본적인 한계일 수 있으나 이는 새 정부가 척결해야 할 적폐”라고 강조했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임시 중단에 이사회 저지에 이어 이사회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까지 내는 등 결사반대하고 있는 한수원 노조에 대해서도 신 위원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가 회사의 손해를 입히는 법리적 문제에 대해 싸울 수 있지만, 그 싸움이 대중적 보편성을 띄지 않으면 작은 목표도 달성하기 어렵다”며 “이번 한수원 노조의 싸움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병기 한수원노조 위원장은 19일 오후 한수원 이사회 결정 효력정지가처분신청을 대구지법 경주지원에 낸 후 “천문학적 국고 손실이 발생하는 중차대한 사안을 날치기 이사회를 통해 강행하는 것을 본 원전 노동자들은 가슴이 콱 막힌다”며 “진영 논리에 갇힌 무조건적 선호와 극단적인 혐오 논리를 단호히 배격한다”고 주장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 미래 에너지정책은 비전문가에 의한 공론화가 아니라 전문가가 검토해 국민이 이해한 뒤 결정해야 하는 중요 사안”이라며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는 정부 정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신명호 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은 “적어도 공기업이라면 공공성이나 공적인 임무가 가장 중요하다”며 “우리가 뭘 해야 하느냐. (국민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공적인 임무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럴게 아니라 원자력 마피아라 불리는 원자력계의 병폐를 한수원노조가 척결하는데 앞장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신명호 전국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항공우주연구원지부장). 사진=본인제공.
▲ 신명호 전국공공연구노조 정책위원장(항공우주연구원지부장). 사진=본인제공.

탈원전 반대에 앞장서는 조선일보 등의 보도에 대해서도 신 위원장은 “한수원이나 원자력문화재단 같은 곳에서 과거부터 언론에 엄청나게 홍보해온 것으로 안다”며 “(언론과의 이런 관계가) 이것이 실질적이고, 새 정권에 타격을 주려는 것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론으로서의 언론보도 기능이 있는 지에 대해 “탈원전이 정말 문제라면 전력수급문제, 사용후 핵연료, 가스발전소를 지을지 여부, 재생에너지가 가능할지 등을 따져야 하는 데도 이런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며 “오히려 추상적이거나 대중을 자극하는 얘기들 뿐이다. 분란만 일으키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공공연구노조는 지난 13일 저녁 ‘“책임성 있는 에너지”운운하는 원자력 학계 교수들은 국민들에 대한 협박을 멈추라!’는 성명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안전이며 공공기관 연구자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연구노조는 “촛불시민들이 우리 과학기술자들에게 묻고 있다”며 ‘당신들은 누구를 위해 연구하고 있는가’라고 밝혔다. 공공연구노조는 “탈핵정책은 한국 사회에서 과학기술의 민주적 통제와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을 가름하는 시금석”이라며 “정말 교수로서의 학자적인 양심이 있다면 그리고 연구자로서의 최소한의 윤리의식을 갖고 있다면, ‘국가 경쟁력과 국민생활’을 운운하는 저열한 행동을 멈추고 원자력 산업과 학계의 적폐를 일소하고 거버넌스와 의사결정체계를 민주화하며 과학기술과 과학기술자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등 전국의 원자력 관련 공과 교수 417명이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 문재인정부 탈핵정책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등 전국의 원자력 관련 공과 교수 417명이 지난 5일 국회 정론관에서 문재인정부 탈핵정책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수원노조가 지난 13일 신고리5·6기 건설 임시중단을 위한 이사회저지를 위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수원노조가 지난 13일 신고리5·6기 건설 임시중단을 위한 이사회저지를 위해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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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진선미·표창원 "국정원 개혁 지금이 적기"


17.07.20 09:07l최종 업데이트 17.07.20 09:46l




표창원-진선미-박주민 토크콘서트,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진선미, 박주민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국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주민 의원은 “국정원의 시대가 끝나야 할 것 같다”며 “제가 말하는 국정원의 시대라는 것은 국정원이 막후와 배후에서 여러 가지 조작과 협박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사실을 물밑에서 좌우했던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것을(국정원 개혁) 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기회와 계기가 왔다”며 “이번에야말로 국정원 시대를 끝내고 우리가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은 “국정원 대선 개입과 관련해 문제 제기가 됐을 때 정말 많은 분들이 국정농단 사태에 보여주셨던 관심을 보여 주셨더라면 문제가 조금 더 빠르게 처리되지 않았겠냐는 생각도 잠깐 했다”며 “국정원이 정말 유능한 정보원, 해외 안보정보원으로 거듭날 수 있게 기회를 달라”고 당부했다.
▲ 표창원-진선미-박주민 토크콘서트,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진선미, 박주민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국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국정원의 시대를 끝내고 우리가 정말로 민주주의라고 부를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정원이 유능한 해외 안보 정보원으로 거듭날 수 있으면 좋겠다."(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번 개혁에 성공해 국민들이 다시 국정원을 믿을 수 있게 되길 바란다."(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주민·진선미·표창원 의원이 4년 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이번에도 국정원 개혁을 위해서다.

박주민·진선미·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정원 감시네트워크(민들레-국가폭력피해자와 함께하는 사람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를 열고 2012년 대선 당시 불거진 국가정보원(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의 개요와 향후 국정원 개혁 방향을 논의했다. 

진선미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그동안 정권이 바뀌고 국정원의 전면적 개혁이 공약으로도 발표됐다"며 "(이 사건을 통해) 우리 스스로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고 앞으로 절대 잊지 말자"고 말했다. 표창원 의원도 "철저한 조사를 통해 조작과 농간에 참여한 이들에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 제도적인 개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박주민 의원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결심 공판이 오는 24일로 얼마 남지 않았다"며 "국민들이 이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관련기사 : 원세훈 "페북 장악 계획 몰라, 카카오톡도 안 쓴다").

이들 세 의원은 지난 2013년 6월 28일에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거리에서 '국정원 사건 국민 설명회'를 열고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알렸다(관련기사 : "'MB, 금세기 최고의 대통령' 이게 대북심리전?"). 진 의원은 "벌써 4년이 지나서 그때 제가 입었던 하얀 옷이 누렇게 됐더라"며 "뭐라도 해서 여론을 환기하고자 했던 그때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난다"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사건 관련 최초 제보자였던 김상욱 전 국정원 직원과 이를 집중 보도했던 정환봉 <한겨레> 기자가 게스트로 참석했다. 객석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피해 당사자인 유우성씨도 함께 했다.

유우성씨 "국정원 개혁돼야 앞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

이날 행사에서는 특히 최근 국정원 자체 개혁 움직임에 관한 기대와 우려 섞인 목소리가 모두 쏟아졌다. 국정원은 최근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 TF를 통해 ▲ 국정원 댓글 사건 ▲ 서울시 간첩증거 조작 사건 ▲ 채동욱 전 검찰총장 혼외자 사찰 논란 ▲ 박원순 서울시장 관련 문건 등 13건을 주요 조사 안건으로 확정한 바 있다(관련 기사 : 국정원 "北미사일 재진입 기술 미확보…적폐청산 13건 조사").

박주민 의원은 "국정원 개혁이 가능한가"라는 한 시민 질문에 "대통령의 의지가 있고 여당의원들도 국정원을 도구로 쓰지 않고 정치로부터 독립시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며 "지금만큼 적기가 없다", "잘 될 것이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답했다. 박 의원은 이어 "국정원이 막후와 배후에서 여러 가지 조작이나 협박을 통해 겉으로 드러난 역사와 사실을 물밑에서 좌우해왔던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표창원 의원은 "쌍용자동차를 중국 상하이모터스가 인수해 기술만 빼가려 했던 국제적 음모도 국정원이 밝혀내 정부에 알렸기 때문에 막을 수 있었다"라며 "개혁을 통해서 이러한 국정원의 기본 사명이 더 강화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도 "국정원 대선 개입 관련 문제가 제기됐을 때 지난 국정농단 사태만큼의 관심을 보여주셨다면 좀더 빠르게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한다"라며 국정원 개혁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진선미, 박주민 의원과 국정원 댓글 사건 최초 제보자인 김상욱 전 국정원 직원, 정환봉 한겨레신문 기자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국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진선미, 박주민 의원과 국정원 댓글 사건 최초 제보자인 김상욱 전 국정원 직원, 정환봉 한겨레신문 기자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사건, 판도라를 열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을 되짚어보며 국정원 개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제보자인 국정원 전 직원 김상욱씨와 국정원의 증거 조작으로 간첩 혐의를 받다 2015년 무죄 판결을 받은 유우성씨는 국정원 개혁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김상욱씨는 "국정원 개혁을 정치권으로 끌고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정치적 타협을 할 수 있게 되면 개혁의 추진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본다"고 걱정했다. 김씨는 이어 "국정원은 기본적으로 누구에게 '이르는' 조직인데, 혹 대통령이 아니라 각자 친한 정치인에게 이를 수 있다"며 반발을 경계하면서도 "밖에 나와보니 정치인들마저도 국정원을 너무 두려워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국정원이 프로답게 완벽히 해서 꼬리도 안 잡혔다면 더 끔찍했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진정 국가를 위해 탈바꿈할 수 있다"고 했다.

유우성씨도 행사를 끝까지 참관한 뒤 "여기까지 힘들게 왔는데 야당에서 정치적으로 타협의 카드로 이용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본질을 흐리려는 각종 노력들을 어떻게 잘 헤쳐나갈지 지켜보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유씨는 "의원들과 정부, 대통령이 의지가 강하다고 하니 그것만 변치 않는다면 개혁을 통해 새로운 역사가 쓰여질 수 있지 않겠나"라고 기대감을 내비친 뒤 "그 기대마저 무너지지 않아야 앞으로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2020년까지 ‘핵폐기-평화체제 구축’ 합의

[‘국정 5개년 계획’ 외교 분야] 아세안.러시아와 ‘번영의 축’ 형성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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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19  14: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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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표 국정기획위 위원장이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프리젠테이션했다. [K-TV 영상 캡쳐]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이하 국정기획위)가 19일, 문재인 정부 4년 차인 2020년까지 ‘완전한 핵 폐기-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합의를 끌어낸다는 시간표를 제시했다.
국정기획위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국민보고대회를 열어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의 하나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평화체제 구축’을 들고 “2020년 완전한 핵폐기 합의”를 공언했다. 이를 위해 “동결에서 완전한 핵폐기로 이어지는 포괄적 비핵화 협상 방안을 마련하고 비핵화 초기 조치 확보 및 포괄적 비핵화 협상 재개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굳건한 한미동맹 및 국제사회 공조로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고, △6자회담 등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며,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남북 대화와 교류협력 등 남북관계 차원의 비핵화를 견인하는 등 비핵화 여건을 조성하고”, “비핵화 추진과 함께 남북대화를 통해 남북 간 초보적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 조치부터 단계적으로 심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안에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을 마련하고 비핵화 진전에 따라 평화체제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핵 완전 해결 단계에서 협정 체결 및 평화체제 안정적 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캠프 공약 작성에 관여한 한 전문가는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 새 정부의 시간표는 2020년에 맞춰져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 분야의 ‘전시작전통제권 조기 전환’과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통일 분야 ‘남북 기본협정’ 체결, 외교 분야 ‘완전한 북핵 폐기-평화체제 구축’ 합의 등이 모두 이 해에 맞물리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또한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당당한 외교”를 문재인 정부 20대 국정 전략 중 하나로 제시했다.
“국제사회에 깊숙이 인입된 국제국가로서 한국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국가와의 더 깊은 협력외교가 필수적”이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동북아를 넘는 적극적인 평화협력외교가 절실하다”는 인식에 따라 “협력외교”와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를 내세웠다.
주변 4국과는 “당당한 협력외교”를 통해 “한반도 평화 안정, 유라시아 공동번영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조야를 대상으로 활발한 외교를 전개하여 한미동맹 저변을 공고화하고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며 한미 간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하여 “한미동맹을 호혜적 책임동맹관계”로 지속적으로 심화.발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로 막혀있는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정상 및 고위급 간 활발한 교류.대화와 소통 강화로 신뢰 회복을 통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내실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핵 문제 협력을 강화하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강화 등을 통한 경제협력을 확대하며, 미세먼지 대응 등 국민체감형 사안 관련 협력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일본에 대해서는 독도 및 역사왜곡에는 단호히 대응하는 등 역사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 성숙한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과거사와 북한 핵.미사일 및 양국 간 실질협력은 분리 대응하고, 위안부 문제는 피해자와 국민들이 동의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도출하겠다는 것.
러시아와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전략적 소통 및 한.러 경제협력 강화를 통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고위급 교류를 활성하고 극동지역 개발 협력을 확대하며, 북극.에너지.FTA 등 미래성장동력을 확충하겠다는 것.  

문재인 정부 외교의 새 지평을 상징하는 개념은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이다. “동북아 지역 내 지정학적 긴장과 경쟁구도 속에서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생존 및 번영에 우호적인 평화.협력적 환경 조성을 추진한다”는 것.
평화의 기반을 확대하는 ‘평화의 축’으로서 한중일 3국 협력 강화 등을 통해 동북아 평화협력 플랫폼을 구축하고, 동북아를 넘어서는 지역으로 확장하여 ‘번영의 축’으로 삼는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번영의 축’을 떠받치는 두 기둥은 해상전략으로서의 신남방정책과 대륙전략으로서의 신북방정책이다.
신남방정책은 아세안(ASEAN, 동남아국가연합)과 인도를 겨냥하고 있다. 아세안의 수요에 기반하여 한반도 주변 4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실질 협력을 강화하고, 인도와도 전략적 공조를 강화하고 실질 경제 협력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신북방정책의 주된 과녁은 러시아다. △나진-하산 물류사업, 철도, 전력망 등 남북러 3각 협력 추진 기반 마련, △한-유라시아경제연합 FTA 추진 및 중국 일대일로 구상 참여 등을 계획하고 있다. 9월 6~7일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불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만날 예정이다.
한 전문가는 “‘번영의 축’은 한국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이 러시아의 선진기술을 도입하고 이를 재개발하여 아세안 및 인도와 협력함으로써 한국의 ‘가상 세력권’을 구축하자는 것이다.” 사드 보복 후폭풍으로 비틀거리는 한국 경제의 대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균형잡기 의도도 있는 셈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발탁으로 예견되던 △국민외교 및 공공외교 강화, △개발협력 강화도 외교분야 과제로 제시됐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미 행정부의 등장으로 거세지는 보호무역주의 대응과 전략적 경제협력 강화도 강조됐다.
(수정, 15:53)
통일외교안보 분야 국정과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틀은 5대 목표, 20대 전략, 100대 과제이다. 이 중 통일외교안보 분야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목표로 3대 전략, 16대 국정과제로 구성되어 있다.
1) 강한 안보와 책임 국방
: △북핵 등 비대칭 위협 대응능력 강화,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작권 조기 전환, △국방개혁 및 국방 문민화의 강력한 추진, △방산비리 척결과 4차 산업혁명시대에 걸맞은 방위산업 육성, △장병 인권 보장 및 복무 여건의 획기적 개선 (이상 국방부)
2) 남북 간 화해협력과 한반도 비핵화
: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 △남북기본협정 체결 및 남북관계 재정립, △북한인권 개선과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남북교류 활성화를 통한 남북관계 발전, △통일 공감대 확산과 통일국민협약 추진(이상 통일부),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평화체제 구축(외교부)
3)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당당한 외교
: △국민외교 및 공공외교를 통한 국익 증진, △주변 4국과의 당당한 협력외교 추진,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추진, △국익을 증진하는 경제외교 및 개별협력 강화(이상 외교부), △보호무역주의 대응 및 전략적 경제협력 강화(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