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10일 화요일

다양해야 강하다, 생물도 언어도

2020. 0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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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말까지 생물종에 대한 지식 담은 언어 절반 소멸 위기

b1.jpg» 대말에 의지하는 스리랑카의 전통 어법. 생물다양성은 언어다양성과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많은 사람이 공감한다. 특히 개발국의 의약품, 식품산업계에서 그렇다. 그러나 생물다양성이 중요한 이유는 산림이나 해양생태계를 포함해, 지구 생태계를 더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물다양성이 필수조건일 뿐 아니라 기후변화를 막아낼 최후의 보루도 다양성이 풍부한 건강한 생태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사람들의 피부에 와 닿는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은 산업계가 주목하는 미지의 신약 원료, 미래 식량으로서의 잠재력과 같은 직접적으로 인류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19세기 말 독일의 화학자 펠릭스 호프만이 개발하였고 오늘날까지도 ‘가장 놀라운 약’으로 불리는 아스피린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말할 때 단골로 등장한다. 아스피린이 개발된 것은 오래전부터 해열과 진통을 위해 버드나무 껍질을 약재로 사용해온 전통에서 착안한 과학자들이 버드나무 껍질에서 아세틸살리실산을 찾아낸 데서 출발한다. 그러나 버드나무 껍질에서 유용한 성분을 찾아낸 것은 1%의 영감이 아니라 99%의 오래된 전통과 경험 덕분이다. 버드나무 껍질을 약재로 사용해온 전통은 기원전 1500년쯤 고대 이집트에서 작성된 파피루스에서 언급되고 기원전 400년쯤에는 히포크라테스가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렇게 최근까지도 많은 신개발 의약품의 대다수가 전통적으로 사용하던 생물에서 발견되면서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스피린 개발에서 생물다양성만 이야기 하는 것은 반쪽의 이야기에 불과하다. 아스피린 개발에는 버드나무 껍질이라는 생물자원과 이를 전통적으로 활용해온 인류의 문화자원이라는 두 가지 자원이 동원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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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목소리들 - 그 많던 언어들은 어디로 갔을까?’ 다니엘 네틀(생태인류학자), 수전 로메인(언어학자) 지음 김정화 옮김/ 2003 이제이북스​
 

문화적 다양성의 지표는 언어의 다양성이다. 언어는 인간사회의 사고체계와 세계관에 관한 지식과 이해의 단위로 ’문화의 디엔에이(DNA)’라 불린다. 언어는 자연환경과 그 환경이 상호작용하는 방식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축적하고, 유지하고, 전승하는 문화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 언어가 다른 언어로 완전히 대체되지 않는 이유도 언어가 단순한 의사전달 체계가 아니라 한 문화가 외부환경과 맺어 온 문화의 정수이며 역사이기 때문이다.

b2.jpg» 한 이누이트 여성이 아기를 담을 수 있는 전통의상 ‘아만티’를 입고 유모차를 끌고 있다. 안스가르 워크,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북극 지역에 거주하는 이누이트족은 극도로 추운 최악의 기후 속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터득하였다. 이누이트인들은 어떤 종류의 얼음과 눈이 사람, 개 또는 카약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생존의 필수 조건이기 때문에, 이러한 얼음과 눈에 각기 다른 이름을 붙였다.” “아메리카 원주민 언어인 미크맥어에서는 가을에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로 나무 이름을 붙인다. 더욱이 이러한 이름들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소리의 변화에 따라 변한다. 최근에 와서 나무의 이름 변화가 그 지역의 산성비 영향을 과학적으로 기록한 역사였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위 책 37쪽) 이렇게 그 지역의 생태계와 맺어 온 지역민의 문화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언어로는 온전히 대체할 수가 없다. 이것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언어의 다양성이 반드시 함께 보전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은 생물학적으로 생산성이 높으면서도 외래종의 영향을 차단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특성이 있다. 또한 생산성이 높아 지역 내 여러 소규모 부족의 자립이 가능하고 외부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이 지역에서는 언어의 다양성도 높다. 따라서 세계적인 혹은 한 지역의 언어의 소멸은 생태계 붕괴의 한 현상이기도 하고 생태계 붕괴의 한 지표이기도 하다.

b3.jpg» 세계에서 생물다양성이 높은 ‘핫 스폿’이 위치한 곳(A)은 언어가 다양한 곳(B)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고렌플로 외 (2012) ‘미 국립학술원회보(PNAS)’ 제공.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된 생물다양성협약으로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은 전 세계인이 공감하는 주제이지만 언어다양성은 생물다양성의 필수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오히려 무시되고 있다. 공통된 언어가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오래된 ‘바벨탑의 신화’가 개발국 혹은 주로 영어로 교육받은 영향력 있는 전문가들 사이에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언어를 쓰는 북아일랜드와 영국의 분쟁, 언어적 종교적 획일성이 매우 높은 소말리아의 내전, 멀리 갈 것도 없는 남·북한의 갈등은 이러한 믿음이 근거 없는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역사적으로도 정치적 안정을 위해 언어, 종교, 문화의 다양성을 포용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서로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단일한 언어가 아니라 오히려 상대의 정체성과 다름을 존중하는 것이다.   

21세기가 끝날 무렵엔 현존하는 생물종의 절반가량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언어도 21세기 동안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세계에는 6000∼7000개의 언어가 존재한다고 알려졌지만, 세계 인구의 90%는 100개 남짓 언어를 사용할 뿐이다(표 참조). 수많은 언어 속에 존재하는 문화와 과학기술이 21세기 안에 사라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기후변화로 생태계와 인간의 삶은 점점 더 위태로워지는데 우리는 이를 해결할 자연자원과 인류의 문화자원이라는 열쇠를 잃어가고 있는 셈이다. 생물다양성이 생태계의 안정을 위해 필수인 것처럼 인류라는 종과 문화의 안정을 위해서는 그 종을 구성하는 여러 인종과 문화, 언어의 다양성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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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을 회복하기 위한 개발국과 전문가의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멸 위험에 놓인 생태계가 복원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생물다양성정책이 개발국이나 도회의 엘리트에 위해 주도되는 대부분의 경우, 외부인의 작물, 언어, 우선순위가 기반이 되는 일반적인 해법이 제시되는데, 이는 소멸 위험에 처한 대부분의 취약한 생태계에 적합하지 않다. 고립돼 진화해온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의 특성상, 주류 생물종의 침입이 생태계의 붕괴에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발국과 외부 전문가에 의한 생물다양성정책은 그 의도와는 관계없이 취약한 생태계를 복원하기는커녕 오히려 붕괴를 앞당기는 일까지 종종 일어난다. 이런 실패의 경험으로 소멸 위험에 놓인 지역의 생태계 복원에 지역민이 권한을 갖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도록 하였고, 이러한 방법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다. (1957년 ‘토착 부족민에 관한 제네바 협약’이 단순히 토착주민의 보호를 목표로 하였다면 1989년 목표를 토착문화와 주민보호로 변경하여 토착문화를 보호하지 않고는 토착주민도 생태계도 보호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b5.jpg» 파나마의 한 열대우림에서 나오는 다양한 열매. 원주민은 저마다의 이름과 쓰임새를 문화로 간직하고 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그러나 생물다양성정책이 단지 저개발국이나 저개발지역의 참여로만 실효성을 갖는 것도 아니다. 지역 엘리트, 전문가의 이해와 문화가 토착주민의 이해와 문화보다 오히려 개발국의 이해와 문화에 더 가까운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착민의 지역 생태계에 대한 지식체계를 생물다양성 정책의 계획단계부터 도입하고 지역주민이 주체적으로 관할하도록 하여야 한다. 다양성의 훼손이 생물, 국가, 지역, 계층을 망라한 권력의 쏠림이 원인이므로 결국 다양성은 국가간, 지역간, 계층간의 다양한 권력의 불균형을 개선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다양성이 중요한 것은 비단 생태계와 인류문화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생물다양성이 지구적인 안정에, 언어다양성이 인류의 안정에 중요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안정과 생존에도 다양성은 필수적이다.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살면서 지역을 ‘작은 서울’, ‘짝퉁 서울’로 만드는 지역개발로는 한국의 정체성은 물론 경제마저 발전은 고사하고 유지되기도 힘들다.

b6.jpg» 2월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영화상 등 4개 부문을 휩쓴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출연 배우들과 함께 활짝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아카데미는 지역영화제일 뿐”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에 통쾌해 하면서, 서울을 중앙이라 부르는 관행에는 둔감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에 사는 전문가와 지역 엘리트에 의해 계획되고 주도되는 지역균형발전 계획이 지역민의 이해와 필요에 무지한 것은 당연하다. 서울에서 계획된 지역균형발전도 인구분산정책도 지역민의 이해가 아닌 지역으로 내려가는 서울 사람의 이해에 맞춰지게 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이라는 표준어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공용어다. 그러나 우리말을 훼손한다는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줄임말이나 유행어보다 오히려 표준어가 우리말의 안전성을 훼손한다는 의심은 지나친 비약일까? “언어의 살해자”로 불리는 영어가 현대에 와서 다른 언어들을 소멸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것처럼 “교양있는 서울 사람의 말”이라는 표준어야말로 우리말의 안정성을 해치는 주범은 아닐까? 지역 사투리와 지역 고유의 문화가 급격하게 사라지는 이유가 지역의 언어를 공용어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 지역의 언어를 저급한 언어로 취급하는 우리 사회의 태도와 관련 있는 것은 아닌 지 물어볼 때이다. 지역균형발전은 먼저 다양한 지역문화와 정체성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된다. 

다양한 것이 강한 것이라는 명제는 생물종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수경/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장 

3시간의 찬반 격론...민주당, 비례연합정당 참여 본격화

20.03.10 21:35l최종 업데이트 20.03.10 21:44l


굳은 표정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굳은 표정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찬성이 다수"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놓고 3시간가량 벌인 의원총회의 공식 결론이다.  다만 의견 수렴 과정에서 분출된 찬반 격론은 단순히 숫자가 많고 적음으로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참여 가부를 묻는 당원 투표에 대한 의견부터,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참여'를 전제로 의원총회에서 보고한 예상 의석 수 시뮬레이션 결과에 대한 이견까지. 각 의제별로 다양한 갈등이 표출됐다.

1당 사수와 미래한국당의 다수 의석 확보 저지라는 찬성 명분과, 참여 시 중도층 대거 이탈로 수도권과 영남권 등 험지 지역구 의석을 더 잃을 수 있다는 반대 명분이 맞부딪혔다.

[당원 투표] '당원 교육 기회' vs. '왜 당원한테 떠넘기나'

전 당원 투표 방식에 대해선 이해찬 대표가 직접 "당원들에게 좋은 토론과 교육이 될 수 있다"며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결론이 날 경우, 오는 12일부터 13일 새벽까지 당원 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투표 문항 구성도 논쟁거리다. 이날 의원총회에서는 투표 문항에 비례연합정당이 아닌 민주당 독자 비례정당 창당 찬반을 묻는 질문도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소수로 제기되기도 했다.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외부에서 제안된 비례연합정당 참여에 대한 것을 확인하는 질문 하나에 대해 찬반을 묻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 당원 투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용진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찬성 결론이 나면) 수용해야 하지만, 정치적 책임을 당원들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라, 최종 결론 전 치열한 논의부터 해야 하고, 당 지도부가 책임 있게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석 계산] '참여 시 미래한국당 위축' vs. '130석 기준 자체가 오류'
  
의총장 향하는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의총장 향하는 이근형 더불어민주당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 남소연

이근형 위원장이 이날 현 지역구 의석 130석을 기준으로 비례연합정당 참여 시 얻게 될 의석 등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고했다. 이 시뮬레이션에는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고 단독 선거를 치를 경우가 포함됐다.

그러자 설훈 의원을 중심으로 변경된 선거 판세를 반영하지 않은 단순 계산에 불과하다는 비판론이 강하게 제기됐다. 박용진 의원은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하면 130석은 흔들리게 돼 있다. 기본적으로 판을 바라보는 눈이 다 달랐다. 각자 시뮬레이션으로 다른 도상훈련을 하고 있다. 이럴 땐 원칙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근형 위원장은 이를 놓고 "미래한국당 의석수를 줄이는 게 목표"라면서 "130석이라는 기준이 중요한 게 아니라, 비례 의석 분포가 어떻게 되는지 보는 게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명분] '1당 빼앗기면 후반기 국정 동력 상실' vs. '원칙 없는 패배 위험'

찬반 '명분 대결'은 더욱 강하게 충돌했다.

연합정당 찬성론은 '1당 실패 시 국정 위기'를 내걸었다. 우원식 의원은 특히 의원총회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미래통합당이 위성정당을 거느리고 만일 국회 1당 혹은 최악의 경우 과반 이상의 정당이 될 경우 국회의장을 포함한 국회 운영주도권을 모두 빼앗긴다"면서 "후반기 국정동력 상실은 진보진영 전체의 좌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취지 약화에 대한 반론도 제시했다. 송영길 의원은 "원래 취지대로 (민주당이) 병립형 7석 정도를 후순위로 확보하고 녹색당 등 소수 세력에게 나머지를 배려해서 선순위로 국회에 들어오도록 하자는 것인데, 이는 제도 미비를 악용하는 미래한국당에 대한 방어운전"이라고 설명했다.

불가론을 제시한 의원들은 정의당이 참여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이상, 비례연합정당 구성은 결국 선거 개혁을 주도해 온 민주당의 원칙을 뒤집는 민심 이반 행위라고 규정했다. 조응천 의원은 "원칙 있는 승리를 꾀하다가 원칙 있는 패배를 하면 재기 가능성이 있지만, 원칙 없는 승리를 꾀하다 원칙 없는 패배로 귀결되면 더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의총장 향하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 의총장 향하는 설훈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 남소연

불가론은 사실 같은 날 라디오 인터뷰나 개인 페이스북을 통해 먼저 분출됐다. 참고로, 설훈·김해영 최고위원은 지난 8일 비공개 최고위 때부터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9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공학적으로 볼 때 이 방법(비례연합정당 참여)이 비례의석 획득에 도움이 되는데 이것이 민주당에 최종적으로 이익이 되려면 지역구에서 그 이상의 손실이 없어야 한다"면서 반대 입장을 냈다.

부산·경남 총선을 진두지휘할 이들 역시 반대 입장을 내걸었다. 특히 부산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쪽이 생각지도 못한 꼼수를 부려, 당장 눈에 보이는 숫자들이 불리하다고 해서 그 꼼수를 따라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민주당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선거연합 참여 '공개선언' 시 유감 표명 불가피

한편, 민주당 지도부가 전 당원 투표를 통해 14일 예정된 중앙위원회에서 비례연합정당에 최종 참여를 결정할 경우 이해찬 대표의 유감 표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동근 의원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진솔하게 지도부가 사과하고 참여의사를 밝혀야 한다"면서 "미래한국당의 출연으로 불가피하게 비례연합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같은 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결정적으로 당원의 뜻이 확인되면 반대론을 펼친 의원들도 그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당원의 뜻이 확인되면 이해찬 대표가 참여 공개선언을 해야 하고, 가장 소수정당에 이익이 되는 방식으로 참여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기본소득, 재계·지방정부 이어 노동계도 가세

세상이 멈추면, 비정규 노동자도 멈춘다

2020.03.10 15:52:56


코로나19 확진환자 발생 지역인 서울 은평구에서 일하는 학습지 교사 K씨는 3월 한 달 간 회원 53%가 수업을 중지했다. 학습지 교사 수입은 회원 수수료로 정해진다. 학습지 교사는 개인 사업자 신분의 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에 휴업수당 지급 대상도 아니다. 월 200만원이 채 되지 않던 K씨의 수입도 반 토막이 났다.

쥬얼리 생산공장에서 일하는 J씨는 일하는 날을 이틀 줄여 주 3일 일하기로 했다. 회사 매출이 줄며 강제휴직에 들어간 셈이다. 소득도 그만큼 줄었다. J씨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주변에는 사업주로부터 '실업급여를 받게 해줄테니 그만 두라'는 말을 들었다는 사람도 있다. 아예 휴업 혹은 폐업하는 공장도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취약 계층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이 '재난생계소득'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재난기본소득 주장에 가세했다. 앞서 김경수, 박원순, 이재명 등 지방자치단체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의장, 이재웅 쏘카 대표 등도 같은 주장을 한 바 있다. 지자체, 재계, 노동계가 한 목소리로 재난기본소득을 주장하며 논의에 불이 붙을 전망이다.

"코로나로 죽는 것보다 굶어죽는 게 더 빠르겠다" 

민주노총은 10일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지원, 세제지원 위주의 추경 대책만으로는 취약한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는 물론이고 자영업, 소상공인들에게 직접적인 생계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며 "지금은 저임금 노동자, 자영업자, 취약계층을 포함한 모든 국민에게 100만 원의 생계비를 직접 지원하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 민주노총이 코로나19 특별요구안 및 대정부 교섭 제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프레시안(최용락)


민주노총의 재난생계소득 지급 주장 바탕에는 코로나19 피해가 취약계층 노동자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번지는 현실이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제조업 사업장, 건설현장, 학교 비정규직, 공항 하청업체 및 면세점, 항공업체, 호텔, 의료원 등에서 무급휴직 및 휴가, 연차 강제 소진, 계약해지 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매출 및 영업 축소 혹은 '방역상 필요' 등에 의한 것이다.

개학이 연기되면서 방학 중 비근무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역시 해당 기간을 무임금으로 버텨야 한다. 계약 건수가 그대로 수입으로 연결되는 학습지 교사도 소득에 직격탄을 맞았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노동자들도 고통 분담에 대한 고심이 깊지만 고통 분담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노동자에게 고통을 떠넘기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방과 후 교사나 학습지 교사들 사이에서는 코로나로 죽는 것보다 굶어죽는 게 더 빠르겠다는 탄식이 나온다"고 전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재난생계소득 이외에도 △ 비정규직 노동자, 의료기관 노동자에게 마스크 지급 △ 과중한 노동이 이뤄지고 있는 의료 현장 및 공공기관에 인력 증원 등을 기업과 정부에 요구했다. 이를 논의하기 위한 노사정 협의체 가동도 제안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코로나19로 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부 대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효과가) 체감되지 않고 오히려 현장 노동자의 피해 사례가 급증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민주노총은 정부와 경영계, 노동자가 참여하는 코로나19비상협의회를 만들면 응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은 노사정이 함께 3월 24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재난기본소득 실제로 지급될 수 있을까 

재난기본소득은 코로나19로 인한 취약 계층과 경제 전반의 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국민 모두에게 한시적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자는 아이디어다. 지자체, 재계, 노동계 등 각계각층에서 이를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찬성론자들 사이에서 금액이나 지급 범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금액은 50 ~ 100만 원 사이가 주로 거론된다. 지급 범위는 △모든 국민 △ 중위소득 100% 이하(박원순 서울시장) △ 대구 경북 지역(심상정 정의당 대표) △ 연말 정산으로 고소득자 지급분 환수(김경수 경남도지사) 등이다.  

이런 가운데 전주시는 10일 취약계층에 50만 원을 지급하는 형태로 '전주형 기본소득'을 시행하기로 했다. 

실제로 국가적인 차원의 재난기본소득이 지급될지는 미지수다.

키를 쥐고 있는 청와대는 10일 "제안이 나온 취지는 이해하지만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이번 추경에 이 논의를 본격화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논의되도록 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이재웅 쏘카 대표의 '전 국민 50만원 지급' 제안이 있자 "재난기본소득 정도의 과감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10일 재난기본소득에 대해 "포퓰리즘의 전형"이며 "총선용 현금살포"라고 비판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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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혁명의 날 소묘

<4월혁명을 증언한다②> 최단옥 사월혁명회 전 공동의장
최단옥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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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10  13: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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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4월혁명을 증언한다>

올해는 4월혁명 60주년입니다.
헌법 전문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하고”라는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그런데 헌법의 첫 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4월혁명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합니다. 특히 민족민주운동단체들도 매년 수유리 4·19묘역에서 합동참배식하는 일회성 행사로 알고 있습니다.
사월혁명회(연구소)는 창립선언에서 “4월혁명은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독재와 싸워…독재의 쇠사슬로부터의 해방을 구가하였고, 또한 외세에 의해 분단된 조국의 통일문제를 구체적으로 제기하여 민족자주이념을 올바로 세우는 역사적 계기가 되었다”고 천명하였습니다.
4월혁명은 1960년 4월에 완결된 것도 아니며 오늘의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고, 민족통일이 달성되는 그날 비로소 그 이념이 정립되는 현재 진행형의 혁명입니다.
사월혁명회는 올해 4월혁명 6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1월15일 민족민주운동단체들과 함께 “4월혁명60주년행사준비위”를 구성하여 4월혁명의 의의와 과제를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사월혁명회

최단옥 / 사월혁명회 전 공동의장(인천대학교 명예교수)

1. 前史 : 몇 년 전부터 이미...
1960년의 4월혁명은 단순한 부정선거에 대한 항쟁이 아니었다. 쌓이고 쌓인 사회적 적폐에 대한 항쟁이며, 봉건적 사회구조를 마감하는 체제전환의 계기였다.
1956년 봄, 충주고교 3학년 초에 관례대로 교기 기수로서 앞장 선 가운데 3학년 전원이 유력자의 강연장에 참석했다. 연사는 문교부장관이었다. 엄숙하게 강당에 줄지어 앉아 듣는데 이건 처음부터 이승만 대통령 선전 내용이다.
제일 앞에 앉아 뒤돌아보니 우리 학교 학생들이 하나둘 일어나 나중에는 반 이상이 퇴장하고 텅 비었다. 다른 학교생들은 별로 변동이 없는데 기수인 나마저 일어설 수는 없는 일이었다.
끝나고 다시 열 지어 학교로 돌아오는데 인솔교사도 아무 말이 없이 무안하게 귀교했다. 그때가 4·19혁명 4년 전인데 이미 민심이 달라진 것을 말해준다.
2. 3·15선거
1960년의 3·15대통령선거는 대학생인 내게는 생애 처음의 큰 투표권 행사였다. 아버지가 국민학교 교장이시라 충북 음성에서 살게 되었는데 마침 대학이 방학 중이라 나는 집에 있었다. 내 친구들이란 그 때 한창 활발하던 한 해 아래의 친구들이 많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지역 투표구의 위원장이신데 선거 때가 가까워지자 경찰 파출소장이 자주 찾아와 무언지 상의하곤 했다. 아버지께서는 아무 말씀이 없으나 무슨 안 좋은 협의가 계속되는 것만은 분명히 느낄 수 있어 내가 몇 번 나서서 “안 계신다. 어디 가신 지 알 수 없다”고 따돌린 적도 있었다.
그런데 동네 반장이던가 하는 양반이 투표와 관련하여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들려왔다.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었다. 부정선거 획책이었다. 투표할 때 5인조를 짜서 들어가고 서로 찍은 것을 확인하기, 개표 때 반대표는 무효표로 만들기, 그리고 사전 투표와 개표 때 정전시키는 일까지 입에 오르내렸다.
투표일이 되었다. 경찰 파출소장이 투표소 입구에 자리 잡고 앉았고... 나는 투표소에 들어가 투표용지에 기표하고 그 용지를 높이 들고 외쳤다. “이 표를 이렇게 공개해야 할까요? 모두 여기 보세요!” 그러나 선거위원장이신 아버지나 다른 위원들도 모두 외면하고 쳐다보는 사람도 없었다. 야당 참관인은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쓸쓸히 나와 걸으면서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착잡한 마음이 가득했다. 정·부통령 선거는 그렇게 지나가고 당선자도 예정대로 발표되었다.
3. 4·19혁명, 그날
4월에 개학하고 나서 학생들은 “더 이상 가만있을 수 없다”는 논의로 학교가 뒤숭숭했다. 이미 시골에 있을 때부터 분위기는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러다 3월 들어 마산 바다에서 김주열 학생의 시신이 눈에 최루탄이 박힌 채 떠올랐고, 4월 18일 고려대 학생 시위대가 광화문까지 진출했다가 귀환하는 도중 종로4가에서 깡패집단의 공격을 받는 대참사가 빚어졌다.
이튿날 4월 19일이 되자 우리 성균관대 학생들도 각자 결심한 듯 아침에 수업시간인데도 본관 앞에 우르르 몰려들기 시작했다. 나도 오전 수업이 없어 도서관에 잠시 있다가 친구들과 함께 곧 광장으로 내려왔다. 당시 나는 학과 대의원이었으며, 학생들이 몰려들어 “총학생회는 무얼 하고 있느냐”고 웅성거리는데, 학생들이 엄청 많이 모여들었다. 마침내 총학 친구들이 마이크를 잡자마자 이야기는 들을 것도 없는지 “모두 나가자!”를 외치며 선두는 이미 교문을 향해 쇄도하기 시작했다.
  
▲ 4.19 오전에 경무대에 진출한 청년 학생들이 경찰과 육박전을 벌이고 있다. 이 직후에 발포가 시작되어 이날 124명이 사망, 558명이 부상했다. [자료사진 - 사월혁명회]
학교를 나서자 창경궁 앞을 지나 종로4가 경찰서 앞에서 경찰기마대가 앞을 막았다. 그 많은 학생이 돌을 던져 경찰서 유리창이 깨지기 시작하자 경찰병력은 후퇴했다. 종로통을 통과해 광화문 쪽으로 쇄도하는데 길가에 시민들이 음료수·과자 등을 늘어놓고 박수들을 치는 바람에 더 신이 나서 구호와 노래를 외치며 행진했다.
모두가 못사는 시절인데 근처 상점들이 일제히 음료수 등을 내놓고 먹고 가라며 격려하는 모습은 모든 시민의 동참을 표현하는 좋은 증좌였다. 부정선거는 정상선거로 다시 하고 이승만은 하야하라는 구호와 정상배는 처벌하라는 내용이 주였다.
이 때 들고 있는 책가방들이 이제는 방해물로 느껴졌다. 처음에는 정치깡패 등이 공격해 올 때 방패막이로 쓸 생각이었다. 근처에 사는 한 학생에게 “네가 집에 가져다 두라”고 말하고 여러 개 가방을 떠안겼다. 그 친구가 며칠 지나 만나서 하는 말이 도시락들이 (음식이) 변해서 가방 청소하느라 혼났다고 고백했다. 아무튼 나를 따르는 친구들이 십여 명 되어 이들은 끝까지 행동을 같이 했다.
광화문 네거리에 우리가 도착하니 이미 중앙청 쪽은 타 대학들이 진출했다 하여 우리는 서대문 이기붕집으로 향했다. 조금 가다가 곧 소방차가 출동해 붉은 물감의 물을 뿌렸다. 이를 제압하며, 혈서를 써 나누고 구호를 연호하는 사이에 소방차 부대는 후퇴하고, 우리가 이기붕의 집(지금은 4·19혁명기념도서관) 문을 부수고 진입했을 때 집에는 사람이 없었고 냉장고에는 값진 음식재료만 가득했다.
다시 광화문 쪽으로 왔다. 시청 근처가 인산인해 상태인데, 서울신문사 건물에 들어가 2층에 있는데 위에서 불이 붙기 시작하고 “모두 나가자!”고 외친다. 다시 내무부(지금의 외환은행)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때 일단의 타 학교 학생들이 도착해 “이쪽은 우리가 담당할 테니 중앙청 쪽으로 가라”고 협의해 그 쪽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조금 가다 길이 막혔다. 이 때부터 우리 대학은 대열이 흩어지기 시작했다.
  
▲ 성난 군중들이 계엄군 탱크를 점령하고 환호하고 있다. [자료사진 - 사월혁명회]
중앙청 쪽에서 트럭에 시체를 싣고 오는 차, 공포탄인지 실탄인지 총 쏘는 부대에 막혀 진출할 수가 없었다. 경무대(청와대) 담 넘다 죽었다는 소리를 듣고 누가 외쳤다. “담 넘는 거야 우리 전문 아니냐? 우리가 가자!” 아마 가끔 학교 옆 비원 담 넘어 들어가던 걸 말하는 것 같은데, 그만큼 우리는 이성을 잃은 헛소리 할 상태에 이르렀던 모양이다.
경무대 쪽 진출은 불가능해졌고 옥신각신 끝에 종로 쪽으로 방향을 잡으려 했다. 이때 종로 쪽에서 여인들이 나와 잡아끈다. 다방이었다. 오전부터 일진일퇴하는 동안 시간이 흐른 것 같다. “지금 종로통에 걸으면 총 맞아 죽는다. 저녁은 먹었느냐?” 그러고 보니 점심도 저녁도 굶은 상태였음을 겨우 알아차렸다. 뒷길로 빨리 피해가라면서 계란커피를 타주어 재빨리 먹으며 돌아보니 우리 그룹은 대여섯 명 밖에 안 남은 상태다.
골목길은 가다보면 막혀 돌아 나와 또 걷고, 안국동 쪽으로 나오니 웬일인지 미아리행 버스가 한 대 서있고 시민들이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었다. “마지막 차다. 학생들만 타라”고 운전기사와 안내양이 소리친다. 시위학생들을 위한 회사와 운전기사의 배려다.
어떻게 미아리고개 넘어 집에 왔는지 아득하다. 다치고 죽은 친구가 누구인지 분간할 겨를이 없다. 친구들은 수단껏 집에 가기로 하고 나는 가까스로 미아리고개를 넘어 길음동 집에 들어왔다. 숙식하던 숙모댁이다. 내 옷에 묻은 붉은 물감을 보고 놀라던 숙모의 모습이 생생하다.
4. 참담한 아침 광경
이튿날인 4월 20일 아침, 학교 가던 사촌 동생이 뛰어들며 소리친다. “병원마다 부상 학생이 꽉 찼다. 형, 나가지 마라!” 불길한 예감에 총알같이 뛰어 나갔다. 과연 동네의 병원마다 외상 입은 학생 환자로 가득하다. 듣고 보니 어제 내가 넘어온 후 차가 없어 학생들이 걸어서 미아리고개에 이르렀을 때 경찰의 습격을 받아 많은 학생이 죽었단다. 저녁에 학생 학살이 자행된 것이다. 심지어 하수도 쪽으로 도망간 학생까지 찾아 학살했다.
이내 학교로 갔다. 교문이 굳게 닫히고 교직원들이 ‘당분간 휴교’라고 집에 가란다. 한참 만에 친구 몇 명이 모여 논의하다가 시외에 있는 친구네 집으로 옮겨갔다. 벌써 보리밭과 산천은 흐드러진 봄이었다. 이렇게 우리의 저항은 저지되고 마는가 하는 울분이 넘쳐났다.
비록 우리학교 학생들은 그날 죽음에서 벗어났고 나는 비록 대열을 쫒아 다니다 끝났지만 이날은 역사의 변화가 이루어진 엄청난 하루였다. 이어서 이기붕 일가가 자결했고, 계엄령에 따라 군부대가 서울에 진주하여 요소에 탱크부대가 배치되었다. 그러나 군대는 이미 진압군이 못되었다. 학생들이 탱크에 함께 올라 만세를 부르고, 전국 도처에서 경찰서와 관공서가 부서지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주역은 이미 학생들이 아닌 기층시민이었다. 전 국민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학생들의 피에 보답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한 교수단의 ‘데모’ 이후 이 움직임은 더욱 심해져 드디어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한 후 망명하였다. 각종 ‘세미나’가 이어지면서 이번 혁명은 밑으로부터 일어난 시민혁명이 아니라 “옆으로부터의 혁명”이라고 학생혁명임이 강조되는 경향이었지만, 사실은 조직화된 기구로서 학생층이 앞에 나선 것일 뿐 민중의 혁명임이 분명했다.
그때의 구호인 “자주·민주·통일”이 가까운 장래에 점차 이루어 질 것으로 그때는 믿었다. 곧 내가 어리석었다는 걸 깨달았지만. 지금 생각하니 사회의 발전과 변화가 결코 희망에 따라 인위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도도한 사회의 발전은 통합된 힘에 의하여 스스로 익어서 이루어지는 것일 뿐이다. 이 원리를 모르면 진리를 생각지 않고 항상 편파적으로 생각하고 어느 편으로 기울어진다. 자기중심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후 사회는 유통 과정에서의 이익 획득이라는 봉건적 목표를 벗어나서 기업경영 방식이나 사회의 부가가치 획득 등이 목표로 전환되는 등 사회가치가 급속히 자본주의적으로 변해갔다. 다만 봉건제의 잔재가 완강히 내재되어 있는 것이 문제였다. 그리고 나의 학문 연구 방향도 산업자본주의 국가 발전 쪽으로 고정되어 나갔다.
그리고 1년 후에 반혁명세력인 5·16군사쿠데타가 도래했다. 이로써 4월혁명은 또다시 반혁명세력에 억압받기 시작한 것이다.

박근혜 탄핵 3년 맞아, 민중당 국회의원 후보들 미래통합당 규탄 1인 시위

조윤영 통신원 | 기사입력 2020/03/10 [16:42]
2017년 3월 10박근혜가 국정농단 등 혐의로 대통령직에서 탄핵되었다국민들은 박근혜가 탄핵당한 날을 ‘3.10 탄핵절이라고도 부른다.

이날에 맞춰 민중당 부산지역 국회의원 후보 3명은 '도로 박근혜당 퇴출민중당 부산시당 총선 후보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대진(북강서을), 김은진(남구을), 김진주(사하구을민중당 국회의원 후보들은 각각 화명동 롯데마트 앞미래통합당 부산시당사 앞에서 진행하였다.

이대진 후보는 코로나19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눈인사와 응원하는 말이 쏟아졌다얼마 전 박근혜의 옥중편지로 국민들의 분노가 더욱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라며 반성 없는 편지를 보며 반드시 이번 총선을 미래통합당을 심판하는 자리로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라고 1인 시위 소회를 밝혔다.

한편박근혜는 지난 4일 A4용지 한 장 분량의 편지를 썼다. ‘국민 여러분이라고 시작한 편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과 보수대통합’ 메시지가 담겨있어 논란을 일으켰다시민사회단체들은 이를 공직선거법(1819위반 등으로 고발한 상황이다. 

▲ 이대진 민중당 북강서(을) 국회의원 후보가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가까이에 미래통합당 후보 선거사무실과 선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 조윤영 통신원

▲ 김진주 민중당 사하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조윤영 통신원

▲ 김은진 민중당 남구(을) 국회의원 후보가 미래통합당 부산시당사 앞에서 1인시위를 하고있는 모습이다.  © 조윤영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