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7일 목요일

친일청산이 75년째 실패한 이유

  • 강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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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2.2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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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은 한일전이다(2)

친일청산이 또다시 화두로 등장했다. 벌써 75년째.
친일청산은 누구나 찬성이고 대놓고 반대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그런데 왜 실패를 거듭해 왔을까?
지금까지 친일청산이 실패한 이유는 현재를 그냥 둔 채 단지 과거 인물들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과거를 바꾼다고 현재가 변하는 건 아니다. 현재를 바꿔서 과거를 청산해야 옳다. 
고문기술자들 - 일제 치하와 해방 공간에서는 노덕술(왼쪽), 5공 시절에는 이근안(가운데), 6공 시절에는 정형근 전 의원(오른쪽)
고문기술자들 - 일제 치하와 해방 공간에서는 노덕술(왼쪽), 5공 시절에는 이근안(가운데), 6공 시절에는 정형근 전 의원(오른쪽)
이제 더 이상 ‘누구 아들, 누구 딸’ 이런 데 집착하지 말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를 잡아 끔찍한 고문을 했던 고등계 순사 노덕술.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노덕술의 아들딸이 아니라 고문으로 범죄를 조작하는 악습을 이어온 이근안, 정형근, 원세훈 같은 자들이다.
노덕술의 친일 행적은 밝혔지만, 중앙정보부 안기부 국정원으로 이어진 고문과 조작은 근절하지 못했다.
우리 사회가 과거 친일청산 실패에서 찾아야 할 심각한 교훈은 ‘지금 친일을 단죄해야 과거가 바로 잡힌다’는 사실이다.
그 때문에 친일문제의 싸움터 주전장은 여기, 지금 이 순간 여기다.
이제 주목하자.
‘친일 악습을 누가 이어받았는가?’
‘그들은 지금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
‘토착왜구와 일본은 어디로 연결돼 있는가?’
그것을 깨버리는 게 친일을 정리하는 것이다. 과거사 연구는 그다음에 하면 된다.
친일파 범위를 더 좁게
사실 토착왜구를 박멸해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아직도 일본과 손잡기 때문이다. 뉴라이트연합 대부분이 바로 그들이다.
조금만 둘러봐도 “반민특위가 국론을 분열했다”는 망발을 국회 안에서 떠들어 ‘나베’ 칭호를 얻은 나경원 의원.
“한국전쟁 때도 위안부가 있었으니, 일본군 위안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한 이영훈 서울대 교수.
“일본 식민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문창극 박근혜 정부 국무총리 지명자.
이완용이 고문으로 있던 ‘대정실업친목회’가 창간하고, 초특급 매국노 노다 헤이지로(송병준. 1호 창시개명자)가 두 번째 소유주인 조선일보 등이 눈에 띈다.
많아도 너무 많은 토착왜구를 모조리 청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친일파의 범위를 악질만으로 최소화 하자.
친일인명사전 수록 인물 선정 기준 ▲일제의 국권침탈에 협력한 자 ▲일제의 식민통치기구에 참여한 자 ▲항일운동을 방해한 자 ▲일제의 황민화정책, 침략전쟁에 협력한 자 등도 사실 범위가 넓은 편에 속한다.
친일파 범위를 좁히고 좁혀서 누가 봐도 ‘저놈은 때려죽일 놈이다’로 한정해서, 친일이라는 범죄는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잘못으로 낙인찍어야 한다.
반민특위만 해산되지 않았더라도
반민족행위자 처벌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자 당시 대통령 이승만은 “인재가 부족하니 너무 과도한 해체는 건국을 위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승만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장경근, 윤기병, 최운하 등이 반민특위를 습격, 해산 시켜 버렸다.
이후에도 친일파 청산을 차단한 잊어선 안 될 법률가들에 있다.
보도연맹을 창설하고 비상조치령을 제정했으며, 조봉암 진보당 사건 당시 대법관 주심 판사였던 김갑수. 국가보안법을 만들어 친일파 대신 빨갱이 사냥에 나선 김명동, 4.19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을 죽이고도 풀려난 악질 헌병 박정표.
<표1>은 해방 직후 미군정의 비호 아래 이승만과 악질 친일파가 만든 ‘토착왜구의 나라’를 잘 보여준다.
[표1] 친일파 세상을 만들어버린 이승만 정부
[표1] 친일파 세상을 만들어버린 이승만 정부
박정희, 친일의 추억
박정희 유신 독재를 친일파의 부활로 보는 이유는? 1965년 굴욕적인 한일기본조약을 체결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더 결정적인 이유는 다카기 마사오(高木正雄. 박정희)가 1945년 이전에 배운 것을 권력을 잡은 6‧70년대 그대로 적용했기 때문이다.
다카기 마사오(高木正雄. 박정희) 일본군 괴뢰군 장교 시절
다카기 마사오(高木正雄. 박정희) 일본군 괴뢰군 장교 시절
박정희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주민등록증이다. 1968년 김신조의 1.21사태 이후 편리한 간첩 식별 등을 목적으로 주민등록증이 발급되면서 국민식별번호(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고 지문을 남기게 되었다. 이는 일제강점기 조선인을 통제하기 위한 조선기류령을 그대로 본뜬 것이다.
이외에도 쇼와유신을 본뜬 10월유신, 일본의 메이지 천황시대에 제정한 교육칙어를 본뜬 ‘국민교육헌장’, 일제강점기 농촌진흥운동 일환으로 실시된 새로운마을만들기를 그대로 본뜬 ‘새마을운동’. 이뿐 아니라 월요일 아침 애국조회, 목요일 교련조회, 두발단속, 신체검사, 복장검사, 쥐잡기, 재건체조, 조기청소, 매스게임, 교련 등등 우리 사회를 통째로 일제강점기로 옮겨놓았다.
이 시기 전 국민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친일에 물들었고, 이후 친일잔재 청산에 심각한 난관을 조성했다.
해방75년, 친일청산 어떻게 할 것인가?
친일잔재 청산은 토착왜구가 가진 부와 명예, 그리고 권력을 박탈하는 것이다.
‘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법을 만들어 돌려받아야 한다. 물론 부동산의 경우 이미 몇 차례의 이전을 거쳤으므로 쉽지 않다. 그러나, 법률을 제정해 상징적인 차원에서라도 환수해야 한다.
‘명예’는 우선 반민족 행위자에게 수여 된 서훈부터 취소하고, 국립묘지에 버젓이 안장 된 친일파의 묘지를 이장하는 과정을 통해 거짓으로 얻은 명예를 거둬내야 한다.
문제는 토착왜구가 아직도 틀어쥐고 있는 권력이다. 해방 이후 지난 75년 동안 친일청산을 못 한 결정적인 이유는 국민에게 있어야 할 권력이 토착왜구의 손에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한꺼번에 다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국회의원처럼 투표로 선출하는 권력은 국민이 좌우할 수 있다. 다행히 주권자 우리 국민에게 4월15일 총선이 있다.

인권이 기후정치를 가능케 한다

[인권으로 읽는 세상] '정의로운 전환'은 정치적 권리 주체의 문제



이제 기후변화, 기후위기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다. '기상 관측 사상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고 매년 찾아오는 폭염, 한파, 태풍과 같은 이상기후를 정리해 기상청은 '이상기후 보고서'(2010~19)를 발간했다. 몇 해 전부터 알래스카와 시베리아에 산불이 빈발한다는 소식이 들리더니 작년 9월부터 시작된 호주의 산불이 얼마 전에야 겨우 잡혔다. 이미 물에 잠기기 시작한 남태평양의 섬나라들은 연안 대도시들의 미래가 되고 있으며, 기후변화가 초래한 농작물 피해는 식량위기로 이어져 아프리카와 아랍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사회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생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를 꼽기도 한다.

이미 세상이 이 모양인데 앞으로 10년 안에 탄소배출을 절반 이하로 줄이지 못하면 더 심각한 위기를 겪게 된다고 한다.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체 뭘 해야 하나? 방법이 있기는 한 건가? 게다가 각자 살아남기도 버거운 세상에서 지구를 구하자고? 기후운동이 종말론적 예언이 아닌 세상을 바꾸는 운동이라면 반드시 답해야 하는 질문들이다.

방법은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기후변화에 대응해 온 국제사회의 노력은 저탄소 녹색산업을 육성해,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에서 벗어나 녹색성장을 달성하는 것이었다. 재생에너지 산업지원과 에너지 효율화, 탄소배출권 거래시장, 녹색 상품, 자본 시장이 그렇게 형성됐다. 기후위기에 맞서 뭐라도 하고 싶은 개인들에게 놓인 선택지는 녹색산업의 소비자가 되는 것뿐이었다.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고 채식을 하고 전기차를 이용한다. 착한 소비니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그랬더니 결과적으로 친환경 산업으로 자본만 배를 불리고 불평등은 심해졌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더 늘면서 시장이 해결할 거라던 기후변화는 이제 기후위기가 되었다.

기후위기를 막을 방법은 있다. 지난 해 유럽연합은 '유럽그린딜'을 발표했다.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에서는 '그린뉴딜'을 전면에 내세운 샌더스가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정의당과 녹색당이 21대 총선 정책으로 '그린뉴딜'을 발표했다. 정책의 실제 집행가능성을 비롯해 여러 차이점들이 있으나, 대체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경제사회적 전환을 추구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2050년 탄소 순배출 제로 또는 탈탄소 사회를 목표로 에너지, 교통, 산업, 주택 분야에서 포괄적 전환을 시작하고 그 과정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하겠다는 것이다. 혼자서는 착한 소비자가 될 뿐이지만, 기후위기에 맞서 한국 사회를, 세계를 바꾸기 위한 집단적 정치적 실천으로서 '그린뉴딜', 아니 '거대한 전환'이라는 기획과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물론 '그린뉴딜'에도 여러 한계들이 있고 더 토론될 여지가 많은 정책이다. 하지만 주목해야 하는 것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더 이상 시장이 아닌, 정부의 전면적인 개입과 계획에 따른 포괄적인 경제사회 시스템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린뉴딜'은 소비자 실천이 아닌, 경제사회 시스템 자체를 재구성하자는 정치적 기획이다. 

그 '전환' 누가 할 것인가
 

한국에서 '그린뉴딜'은 이제 막 첫발을 떼기 시작했다. 다만 정의당과 녹색당의 총선 정책으로 등장한 그린뉴딜은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정책패키지'처럼 보인다. 특히 경제적 불평등과 부정의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문제의식으로서 '정의로운 전환'이 아니라 산업구조 변화 과정에서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과 안전망 제공으로 협소하게 제안되거나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전환을 바란다면, '그린뉴딜'은 산업정책이 아닌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시대를 넘어서기 위한 세력화 전략이자, 정치적 기획이어야 한다.

'정의로운 전환'은 고용과 사회안전망 지원을 넘어, 이 '거대한 전환'의 정치적 주체를 세우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2월 18일 두산중공업이 1천여 명을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최근 수 년 간의 심각한 경영난을 그 이유로 들었다. 매출의 대부분이 석탄발전과 핵발전 부문에서 나오는데 기후위기의 심화와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발전 부문에서 석탄과 핵발전은 줄어들고 재생에너지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실직 위기에 처한 두산중공업 노동자들과 수많은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산업으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투쟁을 시민들과 함께 벌일 수는 없을까? 핵폐기장, 송전탑,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연장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의 싸움은 언제나 지역이기주의 또는 지역경제를 어렵게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이 싸움이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기후위기 시대에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한 싸움임을, 자본의 이윤에만 목매 자연과 인간을 희생시켜 온 에너지 산업을 바꾸는 싸움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이런 문제는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복잡하고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고만 생각되었다. '정의로운 전환'은 오히려 경제적 이해관계야말로, '지구를 구하기는커녕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대다수 사람들이 기후위기에 맞서는 싸움과 공동체와 자신을 지키기 위한 투쟁을 연결하는 강력한 고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경제사회 시스템의 근본적인 전환을 호소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전환을 이뤄낼 권력도 힘도 없다. 일터에서, 거주지에서 자신과 공동체의 정치적 권리, 삶의 권리를 박탈당해 온 이들에게 기후위기에 맞서자는 호소가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정의로운 전환'은 다시 '민주주의'와 '인권'의 문제가 된다. 전환 과정에서의 불평등과 배제 이전에 이러한 전환에 참여하고 결정할 권리, 정치적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보다 나은 세계를 건설하는데 가장 중요한 주체인가? 아니면 정책적 배려, 고려 대상일 뿐인가? 즉 '거대한 전환'을 누가 할 것인지, 보다 나은 세계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 권리 주체는 누가 되어야 하는지를 묻고 있다.  

그렇다면 차별과 배제, 불평등의 이 세계를 바꾸기 위한 정치경제적 권리 투쟁과 기후위기에 맞서 이 세계를 바꾸기 위한 싸움 사이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 세계 기후운동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청소년/청년 세대의 활동은 이를 잘 보여준다. 평등한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하고 배제되어 온 이들이 기후운동의 중심에 나서면서 '미래 세대'가 아닌 기후위기 시대 '현 세대'로서, 정치적 주체로 스스로를 조직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자들이 기후운동의 주도 세력이 된다면? 자본이 모든 걸 틀어쥐고 있는 일터를 환경과 인간 중심의 일터로 재구성하기 위한 투쟁이 역으로 조직되고, 이는 개별 기업 수준을 넘어선 사회적 투쟁이 될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 국경을 넘어서는 정치적 권리의 쟁취 

지난 1월 20일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기후위기로 임박한 위험을 피해 온 사람들을 강제로 돌려보낼 경우 인권침해 상황에 노출'된다며 이들을 난민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기후위기로 인한 환경난민의 '지위'를 유엔 차원에서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남태평양 섬나라 키리바시의 주민 이와네 테이티오타가 뉴질랜드에서 추방될 위기에 놓이자 유엔에 진정을 했고, 그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하지만 '임박한 위험'을 국제사회의 지원으로 피할 수 있다고 판단해 난민 '자격'을 부여하지는 않았다.  

유엔의 뒤늦은 기후난민 '지위' 인정과는 별개로 키리바시는 국토의 대부분이 침수 위협에 놓이자 정부차원에서 '존엄한 이주' 정책을 추진해왔다. 국민들이 난민이 아닌 동등한 정치공동체의 성원으로 다른 국가로 이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기후위기로 국가가 사라지면 공동체 성원의 '정치적 권리'도 사라지는 현실 속에서 키리바시의 국민들은 기후위기의 책임을 다른 국가들에게 함께 질 것을 요구한 것이다. 기후위기에 맞서기 위해 우리가 조직해야 하는 '정치적 권리'는 국경을 넘어서는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인권운동사랑방이 발행하는 '인권으로 읽는 세상'은 <프레시안>과 <비마이너>에 공동게재됩니다. 

humanrights@sarangbang.or.kr다른 글 보기

"김밥 입에 물고 배달... 확진자 아파트서 주문이 와도"

20.02.28 08:04l최종 업데이트 20.02.28 08:04l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배달노동자들 라이더유니온 출범 1일 오후 여의도에서 열린 '라이더유니온 출범 총회'에 참석한 배달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배달보험료 현실화' '산재 유급휴일 실업급여 보장' 등이 적힌 조끼를 입고 광화문네거리에서 고용노동청을 향해 오토바이 행진을 벌이고 있다.
▲  거리를 달리는 배달 라이더들. 코로나19 사태로 위험하지만 쉴 틈이 없다.
ⓒ 권우성
 
"요즘은 김밥으로 때우면서 배달 다녀요. 불안하지만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네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SK 등 대기업들이 재택 근무제를 하고 있지만, 선택의 여지 없이 바깥으로 나와야 하는 노동자들도 많다. 대표적인 직군이 배달업 노동자들이다. 최근에는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의 주문 수요가 늘면서, 이들 노동자들의 발은 더 분주해지고 있다.

NICE디앤알의 모바일앱 분석 서비스 앱마인더 분석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앱인 '배달의민족' 주문량은 코로나 발생 전후와 비교해 대폭 늘었다.

코로나 사태가 발생하기 전 273만 건(1월 셋째 주)이던 주문 건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314만 건(2월 첫째 주)으로 증가했다. 2월 셋째 주 역시 291만 건으로 사태 전보다 높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 수치는 대구에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이전이기 때문에 지금은 더욱 늘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로 늘어나는 배달 주문

<오마이뉴스>는 배달노동자들의 노조인 '라이더유니온'의 도움을 받아,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부산과 경남 지역 배달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경남 창원 지역에서 배달 업무를 하는 한아무개(45)씨는 "최근 배달 건수가 많이 늘어서, 근무 중에 휴식은커녕 밥도 여유 있게 먹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고 했다. 부산에서 배달업무를 하는 변아무개(39)씨 역시 "최근 들어 콜(배달 주문)이 늘긴 늘었다"며 "주문자들도 음식을 문 앞에 놓고 가라고 하는 등 직접 접촉을 꺼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음식점과 배달지역을 오가면서 계속 사람들과 접촉해야 하는 이들도 "언제 코로나에 감염될지 모르는 두려움이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당장 생계가 급하기 때문"에 일을 쉴 수 없는 고충도 토로했다. 그러면서 배달 노동자들에 대한 안전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씨는 "최근 경남 지역에도 환자들이 나오고 있는데, 우려스러운 지역에서 주문이 오더라도 배달을 가야 한다"면서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만이라도 우려 지역에서의 배달 주문은 하지 않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변씨는 "만약 배달을 하다가 감염이 되면 산업재해 등 제도적 보호를 받을 수 있을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라면서 "일도 쉬어야 하는데, 그러면 당장 생계도 막막해지기 때문에 항상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배달 이용자들이 카드로 선 결제하고 배달 음식은 문 앞에 놓아두는 형태의 '비대면 배달'이 현 상황에선 최선의 대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이야기를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들이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 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배달료 보장, 지역 차별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다.
▲  마스크하고 손씻기 자주 하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 사진은 배달원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배달 앱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배달료 보장, 지역 차별 개선 등을 촉구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문 앞에 두고 가라는 사람 많아져"

- 코로나 사태 이후 배달 주문이 많이 늘었다고 들었다. 실제 현장에서 체감하는 정도는 어떤가?
한씨(경남 창원) : "큰 변화가 있다. 평소 소화하는 주문량은 하루 평균 40건 정도였는데, 지금은 70건 이상이다. 그러다보니 식사나 휴식 시간이 거의 없어졌다. 기존에는 40~60분 정도 휴식 시간이 보장됐고, 밥도 식당에 가서 먹었다. 그런데 지금은 휴식시간은 사라졌고, 식사시간도 10분 내외로 줄었다. 김밥을 입에 물고 배달을 다닌다."
변씨(부산) : "정오부터 저녁 8시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10~11건의 배달을 처리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16~17건을 받고 있고, 많으면 20건까지 소화하고 있다."

- 코로나 사태 이후 업무에서 변화가 있다면?

한 : "체감 주문량이 많이 늘어서, 일단 체력적으로 많은 부담이 된다. 배달을 다닐 때도, 문을 열고 음식을 받기보다는 손만 내밀어서 받거나 문앞에 두고가란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전에는 10건에 1건 있을까 말까했는데, 이제는 10건 중 5건 정도는 그렇게 한다."
변 : "배달하는 분들도 확진자가 근처에 있고 하면 배달 기피하는 경우가 있다. 배달 가맹점들도 예전에는 출입문을 열고 음식을 가져갔는데, 이제는 창문을 통해서 음식을 주고 받는다. 서로 위험할 수 있으니까 조심하는 거다. 홀 손님을 안 받고 배달만 한다고 써붙인 곳도 있다."

- 배달이라는 직종도 사실 코로나 국면에서 가장 취약하다. 안전을 위해서라면 사실 쉬는 게 바람직한데, 생각해본 적 있나?
한 : "사실 쉬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계 때문에 중단할 수는 없다."
변 : "배달일을 주업으로 하다보니 그만두면 생계가 곤란해진다. 위험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감내할 부분이다."

- 스스로 예방 대책을 하는 게 있다면?

한 : "매일 2회 이상 마스크를 교체하고 있다. 하루 1회 정도 출퇴근할 때 한 번씩 배달 집기를 소독하고 방역한다. 배달을 하면서 마주하는 고객은 잠재적 확진자라 생각하고 조심한다."
변 : "마스크는 항상 착용하고 다니고, 2시간에 한 번씩은 손을 씻는다."

- 배달 노동자 입장에서 요구하고 싶은 것들이 있다면?
한 : "경남 창원의 한 병원 수간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데 그분 직장은 폐쇄가 됐는데 정작 아파트는 폐쇄되지 않았고, 거기에서 배달 주문이 오면 가야 한다. 그런 경우 배달 노동자 입장에선 매우 불안하다. 배달업체에서 선제적으로 확진자가 있는 지역에 한해 배달을 자제하거나, 특별한 대책을 세워줬으면 좋겠다."

변 : "일단 선결제하고, 음식은 문 앞에 놓고 가게 하는 비대면 배달이 활성화돼야 한다. 감염이 되면 당장 생계가 걸림돌이 된다.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산업재해 등 제도적 지원이 이뤄질지 모르겠다. 격리가 된다면 일을 못하게 되는데, 생계비를 조달할 길이 없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걱정이 많다. 배달의민족이 부산지역 노동자들에게 마스크 10매, 소독제 2개를 지급한다고 했는데, 회사 차원에서 마스크 지급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마스크를 개인적으로 구매하려니 물량이 없고, 가격도 너무 비싸다."

‘코로나19’ 우려, 한미 연합군사연습 잠정연기

“한미 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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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2.27  10: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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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리 피터스 한미연합사 공보실장은 2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잠정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캡처-e브리핑]
군 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의 상황으로 3월 예정된 한미 연합군사연습이 잠정 연기됐다. 감염병으로 인한 연합군사연습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과 리 피터스 한미연합사 공보실장은 27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동맹은 한국정부가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함에 따라 기존에 계획했던 한미연합사령부의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발표했다.
“한미동맹은 주한미군사령부와 한국 합참의 의지는 여전히 철통같이 공고히 하며, 연합훈련 연기하는 결정은 가볍게 내린 것이 아니”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박한기 합참의장이 “코로나19 확산차단과 한미장병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훈련 연기를 제안했으며, 로버트 에이브람스 한미연합사령관이 이에 공감해 연기하게 된 것.
김 공보실장과 피터스 공보실장은 “이번 연기결정이 한국정부에 코로나19 확산방지와 완화계획을 준수하고 지원할 것으로 평가한다”며 “연기결정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은 대한민국 방위를 위해 그 어떤 위협에 대해서도 높은 군사적 억제력을 제공하고 굳건한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코로나19’ 군내 확진자가 증가추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27일 오전 현재 군내 확진자는 육군 14명, 해군 2명, 공군 5명, 육군 군무원 1명 등 총 21명이다. 주한미군 1명도 확진자로 판명됐다.
‘한미연합군사연습 연기가 끊어진 남북대화의 재개에 도움이 되리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은 청와대 관계자는 “진행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추가, 15:19)


북 최고 지도자들의 관심으로 전변된 ‘비단섬’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2/27 [16:36]

▲ 북에서 지난해 신도군에서 갈대풍년이 들었다고 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8년 6월 중국과 인접한 도서 지역인 평안북도 신도군을 현지지도한 바 있다신도군에는 이른바 갈대가 많이 나서 이름 붙여진 비단섬이 있다.

북의 매체인 조선의 오늘이 27일 주체적인 화학섬유 원료기지에 깃든 사연이라는 기사에서 최고 지도자들의 관심 속에 오늘의 비단섬이 있기까지의 사연을 소개했다.

비단섬을 인터넷에 검색하면 다음과 같이 설명이 나온다.

비단섬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평안북도 신도군에 위치한 섬으로 한국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땅이다면적은 64.368km²이고 둘레는 47.07km이다과거 이곳은 용천군 서남쪽 해상의 신도·마안도·말도·장도 등은 노적도·싸리도 등과 함께 신도열도를 이루고북쪽의 무명평·영문강 일대는 밀물 때 바닷물에 잠겼다가 썰물 때는 섬의 형태로 드러나던 곳이었다압록강 연안과 해안 일대에서 운반된 퇴적물로 이루어진 간석지에 1958년 6월에 신도지구개간사업이 이루어져 하나의 섬이 되었다.”

매체는 먼저 지난해 신도군에서 지난해 보기 드문 갈대 풍년이었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신도군이 수수 천년 밀물과 썰물에 부대끼며 황무지로 버림받아온 어제 날의 무명평이었다고 밝혔다.

매체는 이 일대의 섬들이 100여 리 제방으로 연결되며 수천정보의 갈대밭이 생겨나고화학섬유 원료기지로 전변되는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매체는 김일성 주석이 1958년 6월 직접 배를 타고 이 섬을 돌아보면서 신도를 비롯한 주변의 섬들과 무명평 일대의 충적 섬들을 제방을 쌓아 연결하고 신도 일대를 화학섬유공업의 튼튼한 원료기지로 만들 데 대해 전망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매체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966년 8월 이 섬을 찾아 화학 섬유의 원료인 갈대를 대대적으로 생산하기 위한 방향과 방도를 제시했다고 소개했다그날 김일성 주석은 제방을 못 막은 구간이 얼마나 되는가를 알아본 뒤에 비단섬 건설을 완성하자!”라는 구호를 들고 전국의 청년들에게 호소해 갈대밭을 완성하자는 결심을 세웠다고 한다.

매체는 이후에도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갈대 생산과 관련해 400여 차의 교시를 주었으며 신도군 갈(갈대)종합농장의 강화발전과 주민들의 생활을 향상하기 위해 큰 관심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어 매체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관심 속에 태어난 비단섬에 전변의 새 역사가 펼쳐졌다며 2018년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언급했다.

매체는 김정은 위원장이 비단섬을 현지지도하면서 우리는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원대한 구상과 숭고한 뜻에 의하여 조국의 지도 위에 새로 생겨난 신도군을 갈 생산의 표준본보기로 잘 꾸려 수령님과 장군님의 영도 업적을 세세연년 길이 빛내어나가야 한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했다.

매체는 그날 김정은 위원장이 신도군을 주체적인 화학섬유 원료기지로 튼튼히 꾸리고 갈대 생산을 늘리는 것이 나라의 화학공업 자립성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고 소개했다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으니 갈대 농사를 잘할 것과 구체적으로 갈대 농사에서 새로운 전환을 일으키기 위한 과업과 방도를 제시했다고 한다.

매체는 그 이후에 김정은 위원장이 신도군에 성능 좋은 트랙터를 비롯한 기계와 갈대 수확기를 보내주었으며 제기되는 문제들을 다 해결해주었다고 밝혔다.

매체는 최고지도자들이 인민사랑의 숭고한 뜻으로 지금 신도군은 주체적인 화학섬유 원료기지전국의 본보기 단위로서의 면모를 나날이 새롭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