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9일 금요일

문 대통령 "내년 6월까지 반드시 개헌"


5당 원내대표 회동...여야정 상설합의체 상설 등 합의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로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초청해 같이 점심을 들며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오찬 회동은 당초 예상 시간보다 40분여 길어져, 12시께 시작해 2시 10분을 넘겨서야 끝났다.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은 상설 여야정협의체 구성, 내년 6월 개헌 등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일자리 추경' 예산과 경제 관련 법안 통과 등 경제 현안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서도 토론이 오가, 사실상 국정 전반에 대해 폭넓은 의견 교환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오찬 회동에서 있었던 논의는 청와대에서는 전병헌 정무수석과 박수현 대변인이,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각각 브리핑했다.

"여야정 국정 상설 협의체 구성, 실무협의 착수"

먼저 문 대통령은 여야 5당에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자"는 제안을 했고, 5당 원내대표는 이에 동의를 표했다. 이를 위해 여야정 협의체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을 놓고는 실무자들 선에서 협의에 착수하기로 했다. 협의체에 참석할 사람의 직급과 회의 빈도 등은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노회찬 원내대표)고 한다.

문 대통령은 오찬 모두발언을 통해 "여야정 국정협의체가 개최된다면 그 때는 정책을 놓고 논의를 해야 되니까 원내대표들뿐 아니라 정책위 의장도 함께한다든지, 또 우리 정부 측에서도 논의하는 사안에 따라서 경제부총리나 사회부총리, 청와대에서도 정책실장이 참여하기도 하고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기도 하고, 총리도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곧 열릴 임시국회에서는 각 당에서 내놓은 대선 공약들 가운데 공통되는 것을 우선 추진하자는 데에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의 의견이 합치됐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과 여야 5당은 검찰·국정원·방송 개혁에 대해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국회 차원의 협의가 이뤄지기 이전이라도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 근절에 대해서는 확고한 의지를 강력히 표명했다"고 밝혔다.  

전병헌 정무수석은 '공통 공약이라면 어떤 게 있겠느냐'는 질문에 "대표적으로 검찰 개혁도 있고, 언론 개혁과 국정원 개혁 등 권력기관 개혁 과제는 공통적인 공약이었다"고 설명했다. 전 수석은 "치매 국가책임제 공약도 다른 당 후보 모두 단계는 달라도 '치매는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의 공약을 했다"며 "아동수당, 출산휴가 유급화, 기초연금 인상 등도 대표적인 공통 공약"이라고 했다. 전 수석은 청와대 사회수석실에서 공통 공약 과제를 정리하고 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귀띔했다. 

박 대변인은 "(야당으로부터) 주요 국정현안 해결 로드맵 마련에 대한 건의가 있었다"며 "대통령은 '국정기획자문회의를 중심으로 체계적으로 논의해 보자'는 의견을 밝혔다"고 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 등으로부터는 정무장관직 신설 건의도 나왔으나, 문 대통령은 "우선 국정운영을 해보고 필요하면 하겠다"는 취지로 사실상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개혁을 대통령 업무 지시 형태로 하는 것을 최소화하고, 시스템에 의한 개혁을 추진해 달라는 건의를 하기도 했다. 이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의 건의였고, 앞서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한 바 있다.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이 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권한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업무지시로 해 나가는 것이라는 점을 양해(를 구)했고, 당연히 국회 차원에서 입법할 사안이나 국회와 협의할 사안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국정 공백이 길었기에 급한 대로 조치한 것이지 법률적으로, 국회가 입법으로 해결하는 게 궁극적으로는 옳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개헌은 대선 공약대로 추진" 의지 재확인 

문 대통령은 또 이날 회동에서 "개헌은 대선 공약대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고 박수현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정치권의 개헌 논의 과정에 국민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 반영하고, 선거 제도 개편도 함께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과 관련해서는 "국민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6월에 반드시 약속대로 개헌을 하겠다"며 이와 관련해 "저는 제가 한 말에 대해 강박감이 있을 정도로 책임 의식을 갖고 있다. 국회 논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 달라. 합의가 된 부분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합의 안 된 부분은 추후 계속 논의하더라도 합의된 부분까지 내년 6월에 개헌을 하겠다"고 말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한 개헌 관련 제안에 대해 자신이 이해한 바를 세 가지로 정리해 "첫째, 약속한 대로 반드시 한다. 둘째, 합의한 만큼 한다. 전체적 미합의를 이유로 미루지 않겠다. 합의되면 되는 대로, 안 되면 합의를 이룬 만큼이라도 하겠다. 셋째, 정치인만의 논의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이 참여한 결과까지 반드시 반영이 돼야 한다"라고 요약 브리핑했다.  

개헌 추진 방법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자신이 "국회 개헌특위가 있는데 정부에 개헌특위를 만들 필요가 있겠느냐"고 했지만,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하지 않느냐. 국회에서 할 수 있지만, 여론 수렴이 미진하고 국회의원과 국민의 개헌 방향이 꼭 같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국회가 역할을 다한다면 존중하겠다. 본인 스스로는 절대 발목을 잡거나 딴죽을 걸 의도가 없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 부분에서 문 대통령이 한 말은 "개헌 과정에서 국민 여론을 담을 수 있는 방안을 꼭 찾아야 한다는 게 소신이었으나, 국회가 국민 여론을 수렴한다는 전제로 여론 수렴은 국회에 맡기기로 하고 국회가 합의하면 그것을 존중하겠다"였다고 대통령 발언 내용을 정 원내대표와는 약간 다르게 전했다.  

청와대가 먼저 언급한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서는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선거구제 문제는 정당과 의원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한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관점에서 선거구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하다 보니 선거구제 논의 등에서 대화가 길어졌다"며 이 부분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졌음을 시사했다. 선거구제 개편 문제를 먼저 꺼낸 것은 조국 민정수석이었고 "이후로 각 당들도 다 한마디씩 했다"고 정 원내대표는 전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선거구제 개편은 개헌하고도 맞물리는 문제로 생각하는데, 예를 들어 '선거구제 개편이 제대로만 된다면 지금으로서는 현행 대통령제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있지만, (오히려) 선거구제 개편까지 된다면 꼭 현행 대통령제를 유지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다른 권력구조도 선택 가능한 게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김동철 원내대표가 전했다.  

또 대통령과 여야는 "세종시 완성을 위해 국회 분원 설치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이 동의만 해준다면 행정수도는 세종시로 이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동철 원내대표가 전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개헌 때 행정수도 이전도 고려한다면 '광화문 집무실 시대'에 대해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짧은 시간 내 행정수도 이전 개헌이 이뤄진다면 '광화문 시대'에 대해 검토해 보겠다. (하지만) 오래 걸린다면 '광화문 시대'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정우택 원내대표가 전했다.

사드 놓고 한국당-정의당 격론, 文 "신중히 접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자유한국당과 정의당은 사실상 정반대 입장에서 "사드에 대한 대통령과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하라"고 건의했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국회 비준동의를 받자는 것은 소모적이다"라는 취지로 말하며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배치를) 할 수 있는데 국회에서 왜 비준동의를 해야 하느냐"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우리 당 입장은 사드는 비준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만약 비준을 꼭 해야 한다면 국회에 넘기지 말고 대통령이 먼저 입장을 정해 달라"고 말했다.

반면 노회찬 원내대표는 "사드는 무기만 들어오는 게 아니라 운용 기지를 부지 형태로 제공된다"며 "토지가 (미군에) 공여된 과거 사례를 보면 국회 비준동의를 받았다. 전례가 없다는 보수 정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정 원내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다만 노 원내대표도 '국회에 비준동의를 요구할 거라면 정부가 먼저 미 트럼프 행정부와 합의를 해서 의사를 명확히 표현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문 대통령은 이에 "특사 활동 결과를 지켜보고,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을 고려하며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또 "외교안보에 관한 정보도 야당에 설명하고 공유하겠다"며 "각국에 파견된 특사 활동 결과에 대해 국회와 정당에 충실히 설명하고 정보를 공유하겠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에게도 '야당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정례적으로 보고를 할 필요가 있다'는 언급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회동 분위기는? 

한편 이날 회동에서는 비정규직 문제 해결과 정부의 '일자리 추경'안, 서비스산업법과 규제프리존법 등 경제 현안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관련 기사 : 일자리 추경안, 임시국회 '뇌관' 되나…文 "상세히 설명하겠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사 문제는 앞으로 지역 안배에 신경을 쓸 것"이라며 "적재적소가 지역 안배보다 중요하지만, 그 동안 지역 안배를 안 하니 갈등이 많이 생겼다. 그래서 탕평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게 적재적소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고 김동철 원내대표가 전하기도 했다. "호남도 광주·전남과 전북을 따로 배려하겠다"고 했다는 것.

전반적인 회동 분위기는 "아주 파격적이고 화기애애"했다고 전병헌 수석이 묘사했고, 여야에서도 격의 없는 오찬 분위기에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오찬 장소에 먼저 도착해 여야 원내대표들을 서서 맞이하며 의전의 틀을 깬 파격을 선보였다고 한다.

오찬 메뉴는 한식 코스였고, 주 메뉴는 비빔밥이었는데 청와대는 "통합을 의미한다"고 그 의미를 설명했다. 김정숙 영부인이 손수 만든 인삼정과가 오찬 후식으로 나왔고, 김 영부인은 이 음식을 조각보에 싸서 각당 원내대표들에게 손 편지와 함께 선물했다.

오찬 때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을, 김 영부인에게 황현산 작가의 <밤이 선생이다>를 선물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야당 원내대표들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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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식물도감이 1024m 펼쳐졌다

조홍섭 2017. 05. 19
조회수 1091 추천수 0
20일 개장 '서울로 7017' 미리 걸어보니
깊은 산 희귀식물 포함 228종 과별로 '가나다' 배열…교육과 산책, 문화공간
645개 대형화분 지나며 도심서 자연 만끽…식물 자리 잡으려면 3년은 걸려

05772237_P_0.JPG» 자동차 고가도로가 도심을 관통하는 공중정원으로 되살아난 '서울로7017' 전경. 중림동 쪽에서 16일 본 모습이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미국의 저명한 환경저술가인 마이클 폴란은 <세컨 네이처>란 책에서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우리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킬 해법을 찾으려면 숲이 아니라 정원에 가야 한다고 역설다. 자연과 문화를 분리하는 서구의 자연관을 비판하면서, 자연을 온전하게 이해하고 현명하게 이용해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4일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서울로 7017’에 가면서 이 책이 떠올랐다. ’서울로’는 자연인가 문화인가.
 
회양목을 화분에 심고 있던 중림동 쪽 들머리로 공중정원에 올라서니 대번에 답이 나왔다. ’서울로’는 길이 1.2㎞의 살아있는 식물도감이었다. 회현동 시작지점의 가지과 구기자나무부터 중림동 끝지점의 회양목과 회양목까지 50개 과 228종의 식물 2만4천여 그루가 과별로 가나다 순서로 배치돼 있다. 공원을 걷다 보면 약 20m마다 새로운 과의 식물이 나온다. 마치 식물도감의 색인을 보는 것 같다. 자연에서 식물이 가나다 순으로 서있을 리 없다. ’서울로’에서 자연과 문화는 융합한다.
 
서2_s.jpg» '서울로' 식물의 과별 배치도 회현동에서 가지과로 시작해 중림동의 회양목으로 끝났다. 일러스트레일션 김대중

왜 식물을 과별로 배치했을까. 참나무과 구간에 가면 이유를 금세 알 수 있다. 떡갈나무, 굴참나무, 졸참나무 등 자생 참나무 6종이 나란히 서 있다. 잎과 줄기, 도토리의 모양, 색깔 등으로 종의 차이를 쉽사리 알 수 있다. 소나무과 구간에서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잎의 수 등에서 어떻게 다른지 짚어보며 배우는 게 가능하다.
 
서울8.jpg» 참나무과의 6개 종이 나란히 배치돼 종별 차이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조홍섭 기자

이밖에도 갈대와 억새, 작약과 모란 등 헷갈리기 쉬운 식물을 마주 비교해 보거나, 무궁화와 접시꽃, 부용이 모두 아욱과 식물로 가까운 친척임을 알 수 있도록 돼 있다. 이런 배치는 공원 설계자인 비니 마스가 강조한 부분이다. 김인숙 서울시 공원시설과장은 “교육 목적으로 쓸 수 있도록 이렇게 배치했다. 전시, 종 보전, 경관 기능과 함께 ’서울로’가 식물원의 기능도 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서울7.jpg» 깊은 산에서 이맘때 피는 함박꽃나무를 서울역사 근처에서 볼 수 있다. 조홍섭 기자
 
좋은 식물원이 되려면 대표적이고 희귀한, 그리고 잘 생긴 식물을 보유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로를 둘러보면서 몇 가지 눈에 띄는 나무가 있었다. 목련과 나무를 모아놓은 목련광장에는 함박꽃나무가 있다. 깊은산 계곡에 가야 만날 수 있는 이 나무가 서울역을 내려다보면서 그윽한 향기의 꽃을 피우는 모습을 개장 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저 ’목련’이라고만 적혀 있는 나무도 스쳐 지나가면 안 된다. 흔히 보는 원예종인 중국 원산의 백목련과 달리 이 목련은 제주도에 자생하는 희귀한 나무로 목련 수집에서 세계적인 명성이 있는 천리포수목원에서 분양받은 것이다.
 
서울10.jpg» 자생 털개회나무를 미국이 개량한 미스김라일락은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조홍섭 기자

물푸레나무과에서도 자생지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식물인 미선나무와, 북한산의 털개회나무를 미국에서 가져가 세계적인 조경수로 개량한 미스김라일락은 놓칠 수 없는 나무이다. 생물다양성과 생물 주권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하는 식물들이다. 이밖에 서부역 진입로에 심어놓은 진달래과의 만병초는 고산 희귀식물로 야생에서 보는 것이 어려운 나무이고, 장미과의 마가목과 염창동 진입로에 많이 심어 놓은 주목도 높은 산에 분포하는 식물이다. 
 
중림동.jpg» 중림동에 조성될 대왕참나무 숲. 이 수종을 선택한 데는 이유가 있다. 서울시

이야기가 있는 나무도 있다. 만리동 광장에는 제법 큰 대왕참나무숲이 조성됐다. 국산 참나무도 많은데 왜 미국산 참나무를 심었을까. 여기에는 고 손기정 선수의 이야기가 얽혀 있다. 손 선수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따고 히틀러 독일 총통으로부터 부상으로 떡갈나무 묘목을 받았다. 그 묘목은 만리동 옛 양정고 교정에 심어졌다. 한동안 이 나무는 월계수로 잘못 알려졌는데, 양정고가 서울 목동으로 이전할 때 서울시가 이 나무를 기념수로 지정하려고 조사를 했더니 대왕참나무로 밝혀졌다. 독일 민족주의를 제창한 히틀러가 전쟁 상대인 미국의 참나무를 묘목 때 형태가 비슷한 독일 참나무로 잘못 알았던 것이다. 

만리동에 대왕참나무를 심은 데는 이런 사연이 있다. 국산 참나무를 쓰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대왕참나무와 달리 국산 참나무는 수형과 규격 등이 표준화되어 있지 않고 같은 크기의 묘목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9.jpg» 소나무, 잣나무 등 소나무과 식물을 모아놓은 곳의 모습. 조홍섭 기자

서울시가 전국 30여곳을 돌면서 어렵게 구한 귀한 식물을 심었다지만 개중엔 아쉬움을 남기는 것도 있다. 도심의 환경과 관상가치를 고려해 자생종만을 심을 수 없어 원예종을 추가한 건 어쩔 수 없다고 하자. 그러나 마구 번져 문제가 되는 종지나물 같은 외래종을 굳이 심을 필요가 있을까. 또 명색이 ’서울로’인데 이름에 ’서울’이 들어간 식물이 있으면 어땠을까. 예컨대 제비꽃과에는 외래종인 종지나물은 있어도 서울제비꽃은 없다. 

05348159_P_0.JPG» 소형 습지식물인 등포풀인 처음 영등포에서 발견돼 이런 이름을 얻은 서울과 인연이 깊은 식물이다. 윤석민

이밖에 서울개발나물, 서울고광나무, 서울귀룽나무, 서울김의털 등이 이름에 ’서울’이 들어간다. 또 서울이 아니라도 영등포에서 처음 발견됐고 밤섬에 자생하는 등포풀도 서울과 직접 인연이 있는 식물이다. 갈매나무과에 대추나무만 있고 정작 갈매나무가 없는 것도 아쉽다. 갈매나무는 시인 백석이 자신의 처지를 빗대어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고 읊어 유명한 나무이다. 물론, 갈매나무는 추위에 잘 견디지만 공해에 약해 서울역에서 살아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로’는 사실 식물이 자라기에는 환경이 좋은 편이 아니다. 여름엔 뜨겁고 겨울엔 바람이 세고 춥다.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도 심하다. 특히 그늘이 없어 음지성 식물은 살기 힘들다. 설계자가 도감식 배치를 고집해 여러 종의 식물을 복층으로 배치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과연 얼마나 많은 식물이 이런 악조건을 견딜까. 김인숙 과장은 “90% 이상 살릴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서울시가 남양주와 덕양에 보유하고 있는 양묘장과 화훼류 재배지로 죽는 식물을 대체할 계획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철길위를 지나는 구간은 사방이 뚫려 겨울엔 바람이 세고 매우 추울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다행히 이곳에는 자작나무과의 자리여서 자작나무와 소사나무처럼 추위와 강풍에 잘 견디는 나무를 심었다. 그러나 이들이 한여름 땡볕을 견딜 수 있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서울1.jpg» 노각나무는 추위에 약한 차나무과의 식물이어서 화분에 보온장치를 했다. 조홍섭 기자

악조건을 이기기 위한 대책도 다양하게 마련됐다. 차나무과의 노각나무는 더운 지방 식물이어서 알루미늄 매트로 단열장치를 했다. 바람이 센 곳에는 굵은 뿌리를 고정시켰고 식물에 자동으로 물을 공급하는 관수장치도 설치했다.
 
개막일이 1달 뒤로 미뤄지면서 또 최근의 이상고온으로 개막에 맞춰 개화할 것으로 기대되던 작약, 모란 등의 꽃은 이미 한물 갔다. 개막일 즈음에는 장미과의 각종 조팝나무와 돌나물과의 돌나물과 기린초 범의귀과의 수국과 산수국 등이 꽃이 방문객을 반길 것이다.
 
서울3.jpg»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면서 봄꽃은 지고 여름꽃이 탐방객을 맞을 것이다. 돌나물 꽃. 조홍섭 기자

사실 서울시가 걱정하는 건 꽃보다 사람이다. 6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콘크리트 화분이 빽빽하게 들어선 고가정원이라 너무 많은 사람이 밀려들면 통행이 쉽지 않다. 무엇보다 탐방객의 높은 기대를 맞추는 것이 공원의 특성상 힘들다. 김 과장은 “식물이 자리를 잡으려면 3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나무가 주요한 볼거리인 시설은 늘 이런 어려움에 직면한다. 언론 보도 등으로 기대가 한껏 높아진 탐방객은 빈약한 식물을 보고 실망하기 마련이다. 개장 초기의 서울숲과 국립생태원 한반도숲, 경의선 숲길 등이 그런 예다.
 
조감도.jpg» 서울로7017 조감도. 식물이 자리를 잡으려면 적어도 3년은 걸릴 것이다. 그 전엔 식물이 풍성해 보이기 힘들다. 서울시

최근 조성된 경의선 숲길은 철도로 단절되고 낙후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운동과 산책, 출퇴근의 주요 통로가 되면서 이용객이 날로 늘고 있다. ’서울로’의 화분 숲은 경의선 숲길에 견줘 인공미와 교육 기능을 더했다. 자연을 문화 쪽으로 더 끌어당겼다. 시설보다는 운영하고 참여하는 소프트웨어가 더 중요한 이유다.
 
환경이나 개인의 건강 측면에서 기대되는 움직임은 ’서울로’ 걸어 출퇴근하기이다. 이 공중정원을 따라 매일 40여분씩 철마다 달라지는 200종이 넘는 식물의 모습을 관찰하면서 자동차 걱정 없이 걸을 수 있게 된다. 거대도시 서울에서 보기 드문 행운이 될 것이다. 이런 이들이 늘어나면 대기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이고 서울 자체가 점점 걷기 편한 쪽으로 변신하게 되지 않을까.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북, 초강경대응에 멀지 않아 미국 굴복

북, 초강경대응에 멀지 않아 미국 굴복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5/20 [04:48]  최종편집: ⓒ 자주시보

[2017년 4월 18일 민족TV에서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의 일부분, 이 동영상 강연자는 북 조국통일연구원 김현철 실장으로 해외동포들에게 현재 한반도 정세와 향후 전망에 대한 강연 중에서 북미관계의 결론부분이다. 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는 영상이어서 한국의 안보와 외교에 영향이 큰 극히 일부분만 소개하였다. 한국의 정세분석가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는 존칭어 등이 나오지만 북측 인사들의 상투적 표현으로 본지의 견해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미리 밝힌다.-필자 주]

▲ 북의 조국통일연구원 김현철 실장     © 자주시보

수백명의 해외 기자들이 취재경쟁을 벌인 김일성 주석 탄생 105돌 경축 태양절행사에 수백명의 외신 기자들이 참석하였는데 남북관계가 막혀 우리는 가지 못해 안타까웠다.
그런데 미주 동포 언론사인 민족TV가 취재 소개한 대담과 강연 보도를 보니 이번 행사에서 북의 조국통일연구원 연구원들이 향후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들을 공개하였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북이 전격적으로 단행한 화성-12형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이미 북 조국통일연구원 강연에서 암시하고 있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이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는다면 화성-12형보다 더 강력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단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 든다.

특히 이번 동영상 강연자로 나선 조국통일연구원 김현철 실장은 직책도 낮지 않고 가장 주동적인 역할을 할 나이로 보였다. 그가 강연 마지막에 "우리의 초강경 대응에 미국이 무릎을 꿇을 날이 멀지 않았다. 전에도 그랬듯이 멀지 않아 미국이 항복서에 도장을 찍게 될 것이다."라는 말도 하였다.

이 항복서가 북미평화협정과 같은 북미대결전을 끝내는 최종적인 것인지 푸에블로호사건 때처럼 일시적 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의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는데 강연의 전후 맥락을 보면 북미평화협정 체결을 포함한 북미대결전의 일단락을 의미할 가능성이 많아보였다.

물론 김 실장은 지금 트럼프 정부는 북과 대화를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으며 북의 초강경 대응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리고 물릎을 꿇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김현철 실장의 강연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 두 부분이었는데 북미관계에 주로 시간을 많이 할해하였다. 북미관계에 있어 트럼프 신 행정부가 처음에는 북과 대화로 문제를 푸는 오바마 정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접근법을 모색하다가 결국 도로 오바마로 돌아가 강력한 제재와 압박으로 돌아서게 되었다고 평가하였다.

그렇게 된 미국 내적 배경으로 반대파들의 공세와 낮은 지지율을 언급했으며 대외적으로는 세계적인 미국의 고립을 면하기 위해 강한 미국, 세계 경찰국가다운 면모를 확립하여 집권통치 동력을 마련하자는 차원에서 강력한 대북 제재와 압박 카드를 들고 나오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그 결과 시진핑 주석을 압박하여 대북제재에 동참시켜 내고 올 미국의 키리졸브-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은 전에 없는 사상 최대의 무기를 총동원하였고 북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요인 암살 전문 네이비씰 6팀 데브그루와 둔갑술을 쓴다는 델타포스까지 동원하여 북 수뇌부 제거작전 훈련까지 진행하였다고 지적하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시 은근히 시리아 폭격 명령을 내렸다는 사실을 알려 중국이 대북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미국 단독 군사작전을 북을 공격할 수 있다고 겁을 주고 다른 한 편 환율조작국 지정을 철회할 수 있다는 당근도 제시하여 결국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입장에 동조해 나서게 만들었다는 내용도 자세히 분석하여 눈길을 끓었다.

김현철 실장은 이런 중국과 미국의 공조 압박에 눈썹도 까딱하지 않는다며 이미 튼튼한 민족경제 기반이 마련되어 있어 어떤 경제적 제재가 가해지더라도 북은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을 마음먹은 대로 다그쳐갈 자신이 있다고 강조하였다.

더불어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는 초강경 대응으로 맞설 것이며 그런 의지로 이번 4.15열병식에서 위력적인 타격수단을 공개한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맞서 초강경 군사적 조치를 단행할 것임을 시사하였다.

다음으로 남북관계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박근혜 구속에 따른 조기 대선에서 북남관계 개선을 표방하는 후보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조건이라 한국의 친미정책이 흔들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막기 위해 한반도 안보불안 조성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즉,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친미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안보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며 그 일환으로 미국의 군사력 총동원한 훈련으로 남북관계를 긴장상태로 몰고 가고 있고 사드 배치 등도 강행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특히 김 실장은 대선 후보 텔레비젼 토론에서 '전쟁일보직전 상황이 조성되면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모든 후보들이 미국을 찾아가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고 호소하겠다고 했는데 문재인 후보만은 북에 먼저 찾아가겠다고 말했다며(실제로는 북에도 찾아가게다고 말함) 문재인 후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내었다.(투표 전에 했던 강연이었음) 

그러면서 그는 "남조선에서 그 누가 대통령이 되건 우리는 상관 않는다. 대통령 선거문제는 남조선 내정문제이기에 남조선 인민이 자의적으로 선택할 문제라고 본다."며 "다만 보수 반통일 세력이 집권을 하게 되면 휴전선 지뢰사건과 같은 전쟁위기가 조성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보수 반통일 세력의 집권은 바라지 않는다."며 남북화해를 추동할 연북정권이 서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피력하였다.

김현철 실장은 북미관계와 남북관계를 모두 아울러 결론적으로 미국의 이런 대북 강경 압박 정책에 북은 초강경 대응으로 맞설 것이라며 "우리의 초강경 대응에 멀지 않아 미국이 무릎을 꿇고 항복서에 도장을 찍게 될 것"이라고 확언하였다.

▲ 2017년 4.15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미국 본토 일부를 타격권으로 하는 미사일로 추정됨     © 자주시보

▲ 2017년 4월 15일 평양에서 진행된 태양절 105주년 경축 열병식에 등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이번 화성-12형의 시험발사도 이런 맥락에서 단행된 것이며, 화성-12형 발사를 현지지도하던 자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더 강력한 시험발사를 바로 준비시켰던 것도 이런 미국의 대북압박 정책에 대한 대답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멀지 않아 북은 화성-12형보다 더 강력한 군사력도 곧 공개하게 될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실제 이번에 북을 방문하고 나온 대북 전문가 정기열 칭화대 초빙교수나 민족통신 노길남 대표는 북이 조만간 미국과 결판을 보려는 결심을 굳힌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에도 북 조국통일연구원들이 해외동포들 앞에 나와 이런 강연을 했지만 이번처럼 내놓고 미국을 무릎꿇게 하겠다거나, 시진핑 주석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중국에 대한 강한 비판을 가한 적은 없었다. 북의 대외정책 기조가 이제는 완전히 전면 공세적 입장을 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앞으로 한반도 정세가 더욱 요동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당국의 면밀한 검토와 특단의 대비책이 필요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한반도가 전쟁 위기 격랑속에 말려든다면 경제위기도 더욱 더 심각해질 것이 자명하다. 특히 전쟁은 많은 국민들의 생명에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철저한 대비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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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헌법재판소장에 '세월호 7시간' 단죄한 김이수


17.05.19 15:14l최종 업데이트 17.05.19 16:13l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김이수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임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배웅하고 있다.
이날 이후 김이수 재판관이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을 맡아 당분간 재판관 7인체제로 운영된다.
▲  김이수 새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3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퇴임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배웅하고 있다. 이날 이후부터 김 후보자는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을 맡아 '7인 재판관 체제'로 운영해왔다.
ⓒ 유성호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9일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정식 지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며 "김 후보자는 헌법 수호와 인권 보호 의지가 확고할 뿐만 아니라 공권력 견제나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한 소수 의견을 지속적으로 내는 등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왔다.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할 적합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 출신의 김 후보자는 1972년 전남고, 1976년 서울대 법학과를 각각 졸업한 뒤 이듬해 사법시험에 합격했다(19회).

1979년 사법연수원(9기)을 수료한 후 그해 12월에 군 법무관으로 임관해 광주에 주둔하고 있던 31사단에서 첫 근무를 했다. 김 후보자는 이듬해 5.18 광주민주화 운동 당시 상무대의 시신 검시관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

당시 공수부대가 대학생과 시민들을 대검으로 찔러 죽였다는 증언을 한 사람들이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처벌을 받은 사례가 많았는데, 그는 2012년 9월 11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상무대에 많은 시신이 있었고, 조를 나눠 검시를 했는데 대검에 찔린 흔적이 있었다. 나도 직접 봤다"고 말했다.

2006년 청주지법원장, 2008년 인천지법원장, 2009년 서울남부지법원장, 2011~2012년 사법연수원장을 거쳐 2012년부터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 활동했다. 2017년 3월 13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한 후에는 '7인 체제'에서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맡아왔다.

문 대통령의 소개대로 그는 판사와 헌법재판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 선 판결이나 결정을 많이 내놓았다.

2004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시절에는 하반신 마비 장애인이 전철역 휠체어 리프트에서 추락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도시철도공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내려 장애인의 접근권을 보장하는 판례를 만들어냈다.

"박근혜, 세월호 상황 맞는 관심·노력 기울이지 않아 구체성 없는 지시한 것"

특히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결정 당시에는 이른바 '세월호 7시간 행적'과 관련해 이진성 재판관과 함께 "성실 직책 수행의 의무를 위반했다"는 보충 의견을 내기도 했다. 나머지 6인의 재판관들은 박 대통령의 행적이 파면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지만, 김 후보자의 생각은 달랐다.

당시 김 후보자는 "대통령은 국가위기 상황에 즉각적인 의사소통과 신속한 업무수행을 위해 청와대 상황실에 위치해야 하지만 대통령은 사고의 심각성 인식 시점부터 약 7시간이 경과할 때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 않고 관저에 있으면서 전화로 원론적인 지시를 했다. (대통령이) 사고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게 대응하려는 관심이나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기에 구체성이 없는 지시를 한 것"이라며 헌법 제69조와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2014년 12월 19일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심판에서는 재판관 9명 중 유일하게 기각 의견을 내기도 했다. 당시 그는 "통진당 구성원 중 극히 일부의 지향을 당 전체의 정견으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 통진당 해산은 사상의 다양성을 훼손하고 소수세력의 정치적 자유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사회의 진정한 통합과 안정에도 저해된다"는 의견을 폈다.

다만, 김 후보자의 헌법재판관으로서의 잔여 임기가 내년 9월 19일까지로 되어있기 때문에 그가 소장으로 임명될 경우 임기를 언제까지로 해야할 지의 문제가 남아있다.

문 대통령은 출입기자의 질문에 "그 부분이 명료하지 않다. 논란이 된 사안인데, 앞으로 국회가 이 부분도 깔끔하게 정리해주길 바란다"며 "지금으로서는 헌재소장을 재판관 가운데서 임명했으니 일단 재판관의 잔여임기동안만 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했다.

“희망 품고 30년, 더 나은 민주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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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9  16:2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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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항쟁 30주년 기념영상 캡쳐.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제37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광주민주화운동의 연장선 위에 서 있”으며, 특히 “1987년 6월항쟁과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의 맥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 10일이 바로 ‘6월항쟁 30주년’이다. 6월항쟁은 현재 한국사회를 규율하는 ‘87년 헌법’과 6공화국을 탄생시켰다. 
최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박상증)는 6월항쟁 30주년 기념 영상을 기획.제작하여 유튜브에 공개했다. [동영상 보기]
동영상에는 “수많은 희생으로 얻은 민주주의 정신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이어져 빛이 되고, 용기가 되고, 희망이 되었다 희망을 품고 30년, 우리는 지금도 더 나은 민주주의를 꿈꾼다”는 해설을 붙였다. 
영상 앞부분은 6월항쟁의 기폭제가 된 세 가지 사건을 보여준다. 1월 ‘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5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폭로’, 전두환의 ‘4.13 호헌 조치’, 6월 9일 ‘이한열 최루탄 피격사건’이다. 지난 18일 ‘5.18기념식’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과 손을 잡고 ‘님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이가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다.  
전국 대학생들의 투쟁, 김대중.김영삼 등 야당 지도자와 재야 인사 2,191명이 결집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의 결성, 6월 10일 전국 18개 시도에서 24만명이 참여한 항쟁, 5일간의 명동성당 농성, 6월 18일 최루탄추방대회, 6월 26일 국민평화대행진 등을 담은 영상이 이어진다. 
또한 6월항쟁의 정신이 역사의 고비마다 한국사회를 전진시켰던 ‘촛불’로 이어졌음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오는 6월 10일 오전 10시 서울 성공회대성당에서 ‘6월민주항쟁 30년 기념식’,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6월민주항쟁 30년 기념 국민대회’를 각각 거행한다고 알렸다.
그 전날인 6월 9일 저녁 7시30분 서울광장에서는 ‘이한열 열사 30주기 추모제’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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