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1일 화요일

유엔 깃발 사용도, 군사분계선 통과도...‘유엔사’의 권한 아니다

 

  • 기자명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3.11.21 23:14
  •  
  •  댓글 0

    ‘유엔사’는 애초에 없었다 ③

    최근 ‘유엔사’ 재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을 유엔사에 편입시키고, ‘유엔사’를 전투조직으로 만드는 것이 재활성화의 목표이다. 재활성화가 완성되면 사실상 아시아판 나토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아시아판 나토는 북·중·러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유엔사’의 법적 지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실체가 없는 ‘유령사령부’인 셈이다. 따라서 ‘유엔사’ 재활성화는 애당초 성립되지 않는다. 미국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유엔사’ 문제를 오랫동안 추적해 왔던 이시우 사진작가가 지난 11월 9일 “한-유엔사 참전국 국방장관회의에 즈음한 토론회 『‘유엔사’ 재활성화와 역학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에서 발표한 글을 요약·재구성하여 세 번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① 맥아더는 ‘유엔사령관’이 아니다

    ②법적 근거 없는 ‘유엔사’ 후방 기지

    ③유엔 깃발 사용도, 군사분계선 통과도..... ‘유엔사’의 권한 아니다

    ▲ 부산 유엔기념공원의 유엔 깃발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 불법이다

    1950년 7월 7일 안보리는 유엔기를 사용할 수 있는 통합사령부의 재량권을 승인한다고 결의했다. ‘유엔사’가 유엔기를 사용하는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 ‘미국통합사령부’라는 명칭이건, ‘유엔사’라는 명칭이건, 유엔기를 이용하면 그것이 바로 ‘유엔사령부’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1993년 12월 남과 북을 동시에 방문했던 유엔사무총장 부트로스 갈리(Boutros B. Ghali)는 “자신은 유엔사에 유엔기를 게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지 않았다”라고 언급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사’의 유엔기 게양을 탈법 행위라고 주장한 것이다.

    미국은 즉각 이에 반박했다. 안보리 결의 84호가 통과되었을 때,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 유엔대사에게 유엔 깃발을 보냈고, 이것을 전달받은 미 육군참모총장이 1950년 7월 14일 맥아더에게 이 깃발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엔사’가 유엔 깃발을 사용하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반박이다.

    그러나 유엔깃발법에 따르면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 사용을 승인할 수 있는 법적 자격을 가진 기구는 오직 유엔 사무총장뿐이다. 따라서 안보리 결의 84의 결정 주체는 안보리였다. 따라서 안보리 결의 84에 따른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은 잘못된 결정이었고, 불법이다.

    게다가 안보리 결의 84가 채택될 당시 유엔깃발법에는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 사용‘ 조항 자체가 없었다. 유엔 사무총장은 7월 28일에 가서야 ”군사작전에서의 유엔기 사용“ 항목을 추가하여 유엔깃발법을 개정했다. 사후 입법인 것이다.

    1966년부터 유엔총회에서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이 논란이 되어 왔고, 그 결과 1975년 미국은 유엔기 사용의 제한을 포함하여 ”유엔사령부“의 노출을 줄이려는 조처를 하겠다는 약속이 담긴 서한을 안보리 의장에게 보낸다. 또한 판문점에 위치한 군사정전위 등 정전협정 이행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시설을 제외하고 한국 내 모든 미군기지에서 유엔기가 내려졌다.

    2020년 유엔 사무총장은 유엔깃발법을 대대적으로 개정했다. ’유엔사‘의 유엔 깃발 사용에 관해 ’유엔기 게양으로 유엔과 협력관계가 있다는 것을 암시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특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 깃발은 여러 곳에 게양되어 있다.

    군사분계선 통과 권한, "유엔사"는 갖고 있지 않다

    ‘문재인 정부의 유엔사 패싱’ 문제는 윤석열 정부가 끊임없이 문제 삼는 것 중에 하나다. 문재인 정부가 ‘유엔사’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북측과 직접 해결했다는 주장이다. 2019년 북측 어민을 북으로 송환할 때 ‘유엔사’의 반대를 묵살했다는 것이 대표적이었다. 그러나 ‘유엔사의 승인’ 자체가 갖는 문제점은 지적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얘기하자면, ‘유엔사’는 군사분계선 통과에 대한 권한이 없다.

    군사분계선 통과의 허가는 정전협정에 명시되어 있듯이, 군사정전위원회의 권한이다. 군사정전위원회는 ‘유엔사’와 ‘중국지원사령부’, ‘조선인민군사령부’의 대표로 구성된다. 그런데 군사정전위는 1994년 해체되었다.

    이와 관련한 ‘유엔사’의 권한은 민사 행정 집행을 위한 인원수를 결정하는 것뿐이다. 정작 민사행정을 감독하는 민사 행정 경찰은 군사정전위가 결정한다. 따라서 북측 어민 송환문제는 ‘유엔사’의 민사 행정 업무가 아니다. 군사정전위가 존재하지 않는 현실에서 이는 남북 당국 간 업무라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2019년 당시 북측 어민을 북송할 때 유엔사의 승인 자체가 불필요한 것이었다.

    정전협정 대안인 9.19 남북 군사합의

    정전협정은 한국이 서명하지 않았고 당연히 비준되지 않았기에 한국법률이 된 적이 없다. 국내법이 아니기에 그 위반도 성립하지 않는다.

    남북 사이에 정전협정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 것이 9.19 군사합의이다. 이 합의는 두 가지 점에서 획기적 성격을 갖는다.

    첫째, 9.19 군사합의서는 ‘정전협정에 따라’라는 문구가 없다. 1990년 남북기본합의서, 10.4선언은 모두 '정전협정에 따라'라는 문구가 있다. 그러므로 9.19 군사합의 이전 합의들에 대해 ‘유엔사’는 개입할 명분을 갖고 있었다. 9.19 군사합의는 ‘정전협정’에 따른 것이 아니었으므로, 유엔사와 무관한 합의이다. 이런 이유로 9.19 군사합의 직후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미국과 상의 없이 군사합의를 체결했다며 강경화 외교장관에 항의 전화를 했다.

    둘째, 다른 남북합의서들과 달리 9.19 남북군사합의서는 비준·동의되어 대한민국 전자관보에 공포됨으로써, 국내 법령으로 발효되었다.

    따라서 유엔사와 9.19 군사합의는 충돌한다. 지금 윤석열 정부와 바이든 정부는 유엔사를 부활시키고, 9.19 군사합의를 파기하려 한다.

  • <끝>







한겨레 "공영방송 손아귀 넣겠다는 윤석열 정부 집요함에 기가 막힌다"

 

  • 기자명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3.11.22 07:54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율 69%로 동결

    보유세 감소로 무주택 서민들 복지 축소 우려한 경향신문

    북한 정찰위성 발사에 중앙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한겨레 “MBC 노린 권익위 방문진 ‘먼지털기’, KBS로는 부족한가”

    윤석열 정부가 지난 21일 내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올해와 동일하게 69%를 유지하기로 했다.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올려 공시가격을 시세에 준하게 만들려던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도 원점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2일 아침신문들은 현실화 로드맵의 폐기를 전망했다. 총선을 앞둔 감세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 22일 주요 아침신문 갈무리.

    공시가격은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등 67가지 행정제도의 기준이 되는 지표다. 문 정부는 ‘공시가격을 최장 2035년까지 시세 대비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현실화율을 매년 상향하는 로드맵을 수립했다. 공시가격이 시세와 괴리돼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경향신문은 보유세 세수가 감소하는 만큼 정부의 재정 여력이 줄어 무주택 서민들이 장기적으로 복지 축소를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강남 부자 ‘세금 감소’ 웃고…서민들 ‘복지 축소’ 울 수도>에서 “현실화율이 올해와 같은 69%로 고정되면서 집값이 오른 고가주택 보유자들은 혜택을 보게 됐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공시가 하락은 복지 수혜 대상을 늘리기 때문에 민원이 안 나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세수 감소로 정부의 복지 확대 여력을 줄여 무주택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전문가 발언을 인용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한겨레도 기사 <내년 공시가율 69% 동결…정부, 현실화 로드맵까지 지우나>에서 “현행 공시가격의 최대 문제로 꼽히는 부동산 유형 간 균형성은 기존 계획에 견줘 더 나빠진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 움직임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는 “투기적 목적의 부동산 소유를 억제하자는 취지에서 추진해온 ‘보유세 강화’ 제도를 모두 무력화하려는 것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정부가 법률 개정을 거치지 않고, 공정시장가액비율과 공시가격 시세 반영률 인하로 과세표준을 낮춰 보유세를 대폭 깎아주는 것도 조세법률주의 원칙 훼손”이라고 지적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총선을 앞둔 감세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부동산 시장 폭락 시 매우 드물게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이런 상황을 핑계로 투기 억제와 세수 확보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축소·폐기하는 것은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도 “정부와 여당이 총선을 앞두고 표 모으기를 위한 감세에만 매달리는 것도, 야당이 표를 잃을까 봐 침묵하는 것도 모두 무책임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보수언론은 공시가 현실화율 동결에도 집값이 뛴 수도권 고가 아파트의 보유세는 오른다며 해당 사실을 강조해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실제 신한은행의 모의 계산 결과, 서울 강남의 고가 아파트는 내년 보유세가 올해보다 수백만원 늘어나는 사례도 나왔다”며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내년 보유세가 583만원으로 올해 451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고 했다. 송파구 잠실동과 마포구 아파트의 사례도 덧붙였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도 <내년 공시가 현실화율 동결… ‘무리한 文정책’ 폐기 수순>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를 소유한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1078만원에서 내년 1117만원으로 39만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강남구 대치동 ‘은마’ 전용면적 84㎡를 가진 1주택자 보유세는 올해 452만원에서 내년 579만원으로 약 31%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동아일보도 기사 <강남 래대팰 1주택자 보유세, 올해 771만원 → 내년 846만원>에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시세 29억5000만 원) 1주택자의 내년 보유세는 약 846만 원”이라며 “올해(771만 원) 대비 9.7%가량 오르지만 기존 현실화 계획이 적용됐던 2022년(1372만 원)과 비교하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북한 발사에 중앙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정찰위성 쏴 핵 고도화 전략”

    북한이 지난 21일 밤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를 했다. 북한은 국제기구에 22일 0시 이후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공식 통보했지만 1시간여 일찍인 21일 오후 10시43분 발사 버튼을 눌렀다. 정부는 긴급 NSC 상임위원회에서 9·19 군사합의 1조 3항에 대한 효력 정지를 추진하기로 했다.

    22일 신문들은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규탄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의 남북 9·19 군사합의 효력 정지 결정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급격히 고조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정부와 군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예고된 발사 기간 동안 철저한 경계 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그렇다고 당장 군사합의 파기처럼 불필요한 대응을 함으로써,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리는 것은 과유불급”이라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정부의 위협 평가와 대응 사이에 비약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정부는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면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며 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군은 1·2차 발사 때 수거한 잔해물 분석 등을 통해 북한의 정찰위성이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며 “정부가 1·2차 발사 때에는 군사합의 파기를 강하게 걸지 않다가 이번에 그렇게 하기로 한 것은 결국 총선 국면에 북한의 위성 발사를 명분으로 보수층 지지를 결집하려는 의도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9·19 군사합의의 효력정지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실이 어제 경고한 취지대로 9·19 군사합의의 즉각적인 효력 정지를 선언하고 행동에 옮겨야 한다”며 “9·19 합의 사항인 군사분계선 일대의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효력부터 바로 정지하고 대북 정찰·감시 활동에 나서야 한다. 9·19 합의 때문에 그동안 백령도·연평도 등 서해 도서에 배치한 K9 자주포 등 주요 화기를 화물선·바지선에 싣고 경북 포항까지 왕복 1200㎞의 원정을 떠나 훈련해야 했던 비정상 상황도 신속히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기사 <연말 성과 절실한 김정은, 정찰위성 쏴 핵 고도화 전략>에선 “북한은 그간 남북 간의 각종 합의를 판판이 깨면서도 9·19 합의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는 9·19 합의가 그만큼 북한에 군사적인 이점이 컸다는 방증”이라며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9·19 합의를 통해 누리고 있는 군사적 이점을 포기하더라도 숙원사업 중 하나인 군사정찰위성을 보유해 핵 능력 완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는 선택을 한 게 아니냐고 분석했다”고 했다.

    아울러 “연말 결산 기간을 앞두고 내세울만한 성과가 절실한 김 위원장 입장에서 주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면서까지 골몰해온 핵·미사일 개발의 당위성을 설파하고 내부 결속까지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도 “북한 김정은은 최근 대남 핵 선제 타격 방침을 헌법에 못 박기도 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체결한 9·19 합의를 우리 군만 지키는 것은 방위 태세를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생긴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실제로 우리 군은 이 합의에 따라 지난 5년간 백령도·연평도 등 서북 도서에 배치된 K9 자주포, 비궁 등 주요 화기를 현장에서 사격 훈련조차 할 수 없었다”며 “2010년 천안함 폭침 때와 같은 북한의 해상 도발을 예방하고 대비하기 위한 우리 해군의 해상 기동 훈련도 제한됐다”고 지적했다.

    한겨레 “MBC 노린 권익위 방문진 ‘먼지털기’, KBS로는 부족한가”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21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과 김석환 이사의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사실이 확인됐다며 경찰청에 수사를 요구했다. 방문진과 MBC측은 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 해임의 시도라고 비판하며 권익위에 대한 법적 조치를 시사했다.

    1면에서 해당 소식을 다룬 한겨레는 “경찰 수사를 빌미로 야권 이사들을 해임하겠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며 “기어이 양대 공영방송을 자기 손아귀에 넣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집요함에 기가 막힌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도 해당 소식을 기사 한 꼭지로 다루고 “권 이사장과 김기중 방문진 이사에 대한 해임 처분이 최근 법원에서 잇따라 제동이 걸리자 권익위가 수사를 요구하며 방문진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권익위는 남영진 전 KBS 이사장에 대해서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확인됐다며 지난 8월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구했다. 당시 권익위의 조사는 보수 성향인 KBS노동조합의 신고로 시작됐다. 한겨레는 “경영진 교체를 원하는 보수 성향 노조와 국가기관이 방송 장악을 위해 손발을 맞추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여야 3 대 6인 방문진 이사회 구도를 5 대 4로 뒤집은 뒤 문화방송 사장을 교체하려는 시도가 법원에서 막히자 권익위가 ‘해결사’로 나선 모양새”라며 “‘친윤 낙하산’ 박민 사장이 취임한 뒤 한국방송에선 갑작스러운 시사프로그램 폐지 등 상식 밖의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벌써 ‘땡윤 뉴스’의 시대가 시작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방송 독립성이 무참히 훼손된 이명박 정부 시절과 견줘도 도가 지나치다. 한국방송 한 곳으로는 부족한가”라고 했다.

    윤유경 기자602@mediatoday.co.kr

    #아침신문 솎아보기#국민권익위원회#MBC#방문진#북한#군사정찰위성#발사#9·19 군사합의#윤석열#공시가

1년 계도기간 뭐하다…정부 ‘일회용품 규제 포기’에 반발 확산

 


공동 대응 나선 287개 환경단체 “텀블러·장바구니 적응 중인데 웬 찬물”

1회용품 사용 규제 철회 규탄 전국공동행동 환경단체 회원들이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환경부의 1회용품 규제 철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에서 상징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11.21 ⓒ민중의소리

정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한 규제를 포기하는 조치에 나서자 곳곳에서 반발하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과태료 부과 등의 방식으로 강제성을 부여하는 대신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일회용품을 줄여가겠다는 방침인데, 국민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환경부의 직무 유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환경운동연합·녹색연합을 비롯한 전국 287개 환경·시민사회단체는 21일 ‘일회용품 사용 규제 철회 규탄 전국공동행동’ 구성을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전국 18개 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약속된 일회용품 규제를 제대로 시행하라”고 촉구하며, 범국민 서명운동 등 공동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플라스틱 폐기물 급증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2019년 ‘일회용품 함께 줄이기 계획’을 시행했다. 그해 대형매장에서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이후 2022년 11월 24일부터는 중소형 매장에서도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했고,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를 규제 대상에 추가하는 등 관련 규제를 확대·강화해 왔다. 다만, 정부는 현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1년간 계도기간을 두며 관련 조치를 어기더라도 법으로 규정한 과태료(300만원)를 부과하지 않았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1년의 계도기간이 종료되는 올해 11월 24일부터는 일회용품 사용 규제 정책이 전면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그런데 계도기간 종료 2주가량을 앞둔 11월 7일, 정부는 갑작스럽게 ‘과태료 부과’가 아닌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겠다며 정책을 번복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소상공인들의 상황을 고려”했다는 게 정부가 밝힌 이유다.

이번에 발표된 정부 방침에 따르면, 비닐봉투 사용에 대해선 단속을 통한 과태료 부과가 아닌 “대체품 사용 문화 정착”으로 크게 후퇴했다. 종이컵은 일회용품 규제 대상 품목에서 아예 제외됐다. 플라스틱 빨대 역시 계도기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그 시기에 대해선 “국제동향, 대체품 시장 상황을 고려해 추후 결정”한다며 사실상 무기한 연장한 상태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정책임에도 정부가 앞장서 무산시킨 데 대해 분노를 표했다. 여성환경연대 김양희 사무처장은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작년까지만 해도 환경부가 직접 여론조사한 결과 97.7%의 시민들이 일회용품 감축이 필요하다고 했고, 87.3% 시민들이 일회용품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9월만 해도 환경부가 전국을 돌며 일회용품 사용 감축에 대한 지역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갑자기 철회라니 무슨 말인가”라며 “정부는 소상공인 부담을 변명으로 얘기하지만, 1년의 계도기간이 있었음에도 손을 놓고 있다가 포기하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 안재훈 활동처장도 “시민들 누구나 일회용품을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린이들도 학교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도록 배우고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실천하고 있다”며 “오히려 환경부가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려는 시민들의 행동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생동물 서식지 보존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생명다양성재단 성민규 연구원은 “환경부는 생명과 환경을 보호하는 길이 아닌 죽이는 길을 선택했다”며 “환경부는 이름만 환경부지 환경파괴부라는 오명은 이미 우스갯소리가 된 지 오래다. 반환경적인 행보를 멈추고 일회용품 규제를 원안대로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청년을 대표해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연주 청년참여연대 사무국장도 “우리는 텀블러와 장바구니에 적응해 가고 있었고, 아주 작지만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환경부는 왜 후퇴의 길을 고집하는 것인가”라며 “쓰레기를 줄이는 구조를 생각하지 못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부추기는 것은 환경부의 게으름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 정책 대비했는데 직격탄 맞은 업체들
“수억원 들여 준비했는데 엄청난 피해, 직원도 떠났다”


종이빨대 제조업체 대표가 지난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앞에서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플라스틱 빨대 규제 무기한 연기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중 힘겨운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23.11.13. ⓒ뉴시스

환경단체만의 반발은 아니다. 정부 정책에 대비해 종이 빨대나 다회용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당장 11개 종이 빨대 제조업체들은 ‘종이 빨대 생존 대책 협의회(협의회)’를 구성하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협의회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 등이 주최한 ‘친환경 제품 생산 소상공인 피해 경청 간담회’에 참석해 줄도산 위기에 처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협의회 설명을 종합하면 현재 협의회 회원사가 정부의 규제 시행 일정에 맞춰 생산한 종이 빨대 재고 물량은 약 1억 4천만개다. 협의회에 속하지 않은 업체들의 재고 물량까지 포함하면 약 2억개 정도로 추산된다. 이들은 “환경부 규제가 일정대로 진행됐다면 우리 직원들은 열심히 제품을 생산하며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들은 지금 휴직하거나 퇴사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 업체 관계자는 “환경부 발표 이후 기존에 다회용 컵 등 물품을 납품해 오던 업체들이 발주를 철회하는 실정”이라며 “환경부 정책 기조에 발맞춰 온 생산업체나 납품업체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의 관계자도 “환경부의 정책을 믿고 종이 빨대 사업을 하기 위해 기계를 20대나 발주를 하고, 수억원을 들여 준비를 해왔는데 이해도 안 되는 정책의 갑작스러운 변화로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됐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반발 여론을 달래고자 각종 대안을 내놓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우선 일회용품 사용 감축을 유도하기 위해 규제 대신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환경부가 다회용품 사용 우수매장을 지정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소상공인 정책자금상 우대 금리를 적용하는 등 금융 지원을 연계하는 식이다. 다회용기 보급 지원사업으로 다회용기와 식기세척기 지원도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아울러 종이 빨대 업체와 같이 정부의 정책 철회로 피해를 보게 된 업체들에 대해서는 시중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출해 주는 ‘경영애로자금’을 지원하는 대책을 제시했다. ‘계도기간을 무기한 연장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 주 내에 구체적인 계도기간 종료 시점을 발표하겠다고도 예고했다. 

종이 빨대 업체들은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호소문을 통해 “종이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의 경쟁상품이 아니라 대체 상품이다. 대체 상품의 시장은 규제하는 상품의 사용이 금지돼야 비로소 정착된다”며 “견딜 만큼의 저리 대출은 결국 업체의 빚만 늘리는 것이기에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에 원안대로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시행하고, 실질적인 보상안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관련 기사

한국 노동자의 임금분포는 '최저임금'에 갇혀버렸다


[오민규의 인사이드경제] 통계조작? 원본 데이터 다 까고 제대로 논쟁하자



가끔 일이 풀리지 않으면 미친 짓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 도움을 줄 방법이 없을까 머리를 굴려봤지만 뾰족한 수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무턱대고 통계청과 고용노동부가 임금, 고용, 일자리 관련해 발표해온 지난 10년치 자료를 닥치는 대로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이 문구를 발견했다.

"전년 대비 16.4% 최저임금 인상으로 하위 임금구간에 속한 노동자가 대거 우측으로 이동"

눈이 번쩍 뜨였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6월 기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결과' 자료였다. 더 반가운 것은 그래프였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임금구간별 노동자 분포를 보여주는 그림인데, 지난 10년치 다른 자료에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유일한 그래프다. 

10년 사이 딱 한 번 등장한 그래프 

이 그래프가 왜 하필 그때 등장했을까?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2018년은 지난 10년 사이 가장 큰 폭의 최저임금 인상(16.4%)이 있었던 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는 전년의 변화가 보여주는 것과는 확연하게 달랐다. 


임금분포곡선 전체가 오른쪽으로 평행이동 했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그래프에 붙여놓은 설명처럼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폭이 상당했다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것이다. 노동정책 담당자라면 한국 노동자 임금분포의 이러한 변화를 어찌 자랑하고 싶지 않았겠는가. 

하지만 <인사이드경제>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 2019년 이후로는 이 자랑스러운 임금분포곡선을 구경할 수 없게 된 걸까?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기면 해결해야 한다. 정부가 보여주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된다. 

한국 노동자 임금분포곡선 그리기 

국회의 도움을 청해보기로 했다. 환노위 윤건영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을 통해 지난 6년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통해 확보된 '임금구간별 상용근로자수 및 비중'을 고용노동부에 요구해 자료를 받았다. 이게 바로 2018년에 노동부가 공개한 그래프,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함께 그려볼 임금분포곡선을 그릴 때 사용할 원본 데이터이다. (아래 표)

그런데 이걸로 임금분포곡선을 그리려면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제시한 자료의 임금구간이 일정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월 임금총액 200만원까지는 구간의 크기가 10만원이었는데(80~90만원, 90~100만원, ……) 200~300만원까지는 구간의 크기가 20만원, 300~500만원까지는 50만원 등으로 크기가 늘어났다. 

그래서 표에 나오는 (a~b) 구간의 노동자 수가 c 일 경우를 만족하는 가장 단순한 함수인 상수함수를 구해 그래프를 그려보기로 했다. 간단히 말해 2017년의 경우 월 200~220만원 구간 노동자 수가 672천 명인데, 이 경우 200~210만원과 210~220만원 구간 모두 336천 명인 것으로 단순화해 그래프를 그린다는 얘기다. 

상대적 고임금층은 안정적 정규분포 

이런 방식으로 그래프를 그려보면 2018년에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것과 유사한 그림이 나오게 된다. 우선 임금 수준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매우 안정적인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눈에 들어오게 된다.

2017~2022년까지 최저임금 인상율은 낮을 때는 1.5% 높을 때는 16.4%로 완전히 널뛰기를 했는데, 상대적 고임금층에서는 이렇다할 큰 변화를 확인하긴 어렵다. 임금분포곡선의 변화를 보면 매우 '정규적인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저임금 구간이라 할 수 있는 그래프 왼쪽에서는 곡선이 겹치기도 하고 접점도 생기는 등 변화무쌍한 부분들이 나타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변화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부분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월 급여 270만원까지로 그래프를 Zoom In 해보기로 했다.(아래 그래프)

그래프의 왼쪽을 살펴보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된 2018년만이 아니라 마찬가지로 두자릿수 인상이 이뤄진 2019년에도 임금분포곡선이 오른쪽으로 평행이동 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율이 1.5~5.0% 사이로 매우 낮게 떨어졌던 2020~2022년의 경우 임금분포곡선 사이의 간격이 매우 좁아지면서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최저임금 구간에 갇혀버린 저임금 노동자층 

왜 저렇게 정신없이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했을까? 결론부터 먼저 말하자면 2018년에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이 이뤄졌고 2019년부터 법 시행이 되었고 개악의 효과가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 다음 글에서 상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오히려 이번 글에서 더 자세히 다뤄야 할 내용은 따로 있다.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건 소폭 오르건 상대적 고임금층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2020~2022년에 벌어진 최저임금 소폭 인상이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6년치의 그래프 말고 좀 더 단순화시킨 곡선을 추출해야 한다. 6년 기간의 첫해인 2017년, 그리고 마지막해인 2022년 곡선 2개만 따로 떼고, 각 연도의 법정 최저임금 액수가 어디쯤에 위치해 있는지를 그래프로 표현해 보았다. (아래 그림) 

우선 2017년 그래프를 먼저 살펴보자. 임금구간 중 가장 많은 노동자가 몰린 곳은 최저임금의 120% 수준이며, 최저임금의 140%~160% 구간에도 상당히 많이 몰려 있다. 그래프가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크게 치우침 없이 비교적 표준정규분포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2022년 그래프는 완전히 달라진다. 우선 가장 많은 노동자가 몰린 구간은 압도적으로 최저임금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저임금층이 대규모로 우측 평행이동을 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였지만, 문제는 2017년까지만 해도 최저임금의 120~140% 사이에 위치했던 노동자들까지도 최저임금 수준에 몰려버린 것이다.

원본 데이터 다 까고 논쟁하자 

2018년과 2019년에는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서 전반적인 우측 평행이동을 한 반면, 최저임금이 소폭 올랐던 2020~2022년에는 최저임금보다 약간 상회하던 노동자들의 임금이 제자리걸음을 걷고 말았다. 아니, 저임금층과 상대적 고임금층 모두 다 임금이 오르거나 고른 성장을 보였는데 왜 차상위계층(최저임금의 120~140%)만 제자리걸음을 걸었을까? 

그건 다음 글에서 <인사이드경제>가 입증할 내용인데, 비밀은 바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있다. 여하튼 저임금층은 우측으로, 차상위층은 제자리에 서다 보니 최저임금 수준에 가장 많은 노동자가 몰리며 임금분포곡선은 왼편으로 완전히 치우쳐 최저임금 부분만 우뚝 솟은 그림이 되고 말았다. 

자, 이제 논쟁의 출발점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나는 내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통계적 방법'을 동원했지만, 그 통계에 사용한 원본 데이터를 모두 공개했다. 즉, 저 데이터에서 내가 발견하지 못한 부분, 잘못 해석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며 누구라도 이 원본 데이터를 활용해 내 주장을 반박할 수 있다. 

사실 통계조작 논란이 벌어지는 핵심 이유 중 하나는, 해당 통계분석의 원본 데이터를 누군가 독점하거나 숨기기 때문에 발생한다. 통계자료 자체가 말썽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해당 원본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 집권세력은 항상 누군가로부터 비판받고 반박받는 게 싫어서 자신들의 해석이 도전받을지도 모를 '원본 데이터 공개'를 끝까지 거부하려 한다. 

그러다보니 집권세력은 원본 데이터 없이 자신들의 해석만을 믿으라고 강요한다. 반대세력이 집권하면 '얼마든지 다른 해석이 가능했다'는 점만 핀셋처럼 집어내 통계조작이라 주장한다. 그런데 원본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으니 도대체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확인할 길이 없다. 

차라리 이걸 공개해버리면 통계조작 논란 따위는 벌어질 일이 없다. 각자 주장을 펼치고 논쟁을 하는 수준도 높아지기 마련이다. 누구나 자료를 활용하고 주장을 펼치고 다른 이의 이론을 반박할 수 있는 평평한 땅을 만들자는 것. 그래서 오늘 <인사이드경제>의 작은 결론은 이거다. 

원본 데이터 공개하지 않으면 그 누구의 말도 믿지 마시라!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입니다. 2008년부터 <프레시안>에 글을 써 오고 있습니다. 주로 자동차산업의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문제 등을 다뤘습니다. 지금은 [인사이드경제]로 정부 통계와 기업 회계자료의 숨은 디테일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