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상징인 DMZ(비무장지대) 동서 400km를 걷는 'DMZ 국제평화대행진'('One Korea' DMZ International Peace March)이 정전협정 68주년인 7월 27일 시작되었다. 

DMZ 국제평화대행진단은 '분단의 선을 넘어 평화와 통일로!'라는 의지를 모아, 오는 8월 14일까지 18박 19일 동안 DMZ 동쪽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서쪽 인천광역시 강화도 평화전망대까지 행진한다.

전체 일정에는 20여명 정도가 참여하고 구간별로 합류하는 인원들도 있다. DMZ 국제평화대행진단에서 보내 온 18박 19일의 행진 기록을 매일 연재한다. [편집자]

처음으로 야영이 아니라, 지붕이 있는 DMZ 평화생명동산에서 눈을 뜬 행진단은 쾌적하게 6일차 아침을 시작했다. 

오늘 행진 출발 장소까지는 차를 타고 이동하였다. 이틀 만에 인제를 떠나 양구로 들어섰다. 

출발지 양구통일관에 도착하니, 통일이라는 이름과는 무색하게 탱크가 전시되어 있었고, 바로 옆 양구전쟁기념관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통일을 하자면서 동시에 전쟁을 기념하는 것이 얼마나 모순적인가? 이곳에서 행진단은 다시금 통일을 다짐하며 오늘의 행진을 시작했다.

도솔산으로 향하는 발걸음 [사진-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제공]
도솔산으로 향하는 발걸음 [사진-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제공]
천지를 담은 펀치볼, 양구 [사진-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제공]
천지를 담은 펀치볼, 양구 [사진-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제공]

양구군 해안면을 걷다보니 곳곳에 '펀치볼' 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해안면은 여의도의 약 6배 크기의 분지 형태를 띄고있어 끝도 없이 펼쳐지는 산허리에 안개가 자욱했다. 

이곳은 한국전쟁 때의 격전지로, 당시 외국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 '화채 그릇'(Punch Bowl)처럼 생겼다하여 붙인 이름이다.

마을을 따라 걷다보면 야생화가 특히 많이 보인다. 곳곳에 아카시아가 피어 향기가 나고, 야생화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각양각색의 들꽃들이 눈을 즐겁게했다.

해안분지를 둘러싼 여러 산들 중 오늘 우리가 넘은 산은 도솔산이다.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던 이 곳을 오르며 행진단은 많은 생각이 들었다. 

산길을 따라 걸으면 양 옆으로 가느다란 철조망이 보인다. 철조망에는 빨간 팻말로 '지뢰' 라는 글씨가 쓰여있다. 금속탐지기로도 찾을 수 없다던 그 무서운 지뢰들이, 사람들이 사는 마을 바로 옆산에 찾을 수 없는 채로 묻혀있다는 점에서 분단의 아픔이 느껴졌다. 

아름다운 꽃과 대비되는 분단의 아픔 [사진-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제공]
아름다운 꽃과 대비되는 분단의 아픔 [사진-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제공]
비가 와도 막을 수 없는 발걸음 [사진-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제공]
비가 와도 막을 수 없는 발걸음 [사진-DMZ 국제평화대행진단 제공]

한민족으로 살아왔지만 서로에게 총을 겨눌 수밖에 없었던 그 아픔이 '지뢰' 팻말에서부터 전해져왔다.

행진단은 도솔산 정상을 지나 양구군 동면으로 넘어가는 코스를 지났다. 하산하는 도중에 비가 오기 시작했지만, 하나둘씩 우비를 뒤집어 쓰며 행진을 마무리하자는 결의를 다졌다. 처음으로 비를 맞으며 행진하는 순간이었다.

비가 오게 되면서 저녁식사도, 텐트를 치는 것도 쉽지 않은 하루였지만, DMZ에 가까운 지역을 걸으며 분단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날이었다. 

행진단은 내일 하루 휴식을 가지고, 내일모레부터 다시 가열찬 행진을 시작한다. 열악한 날씨에서도 힘을 내어 마음을 다지는 행진단들에게 응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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