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5월 27일 월요일

"고려인을 잊지 말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굴복하지 않는 고려인의 용기를 기억합니다] 마지막회
2019.05.28 09:13:27




러시아로 여행을 떠난 지인의 사진을 보게 됐다. 사진에는 우스리스크 수이푼강의 풍경이 담겨 있었다. 수이푼 강은 헤이그 특사인 이상설의 유해가 뿌려진 곳이다. 지인은 사진과 함께 그의 유언을 언급했다.

"나는 광복을 못 보고 이 세상을 떠나니 어찌 혼인들 조국에 돌아갈 수 있으랴. 내 몸과 유품은 남김없이 불태우고 그 재도 바다에 날린 후 제사도 지내지 마라."

이상설은 연해주에서 권업회를 조직하는 등 활동을 하다 1917년 사망한다. 수이푼강 인근에 이상설 유허비가 세워진 것은 2001년 일이다. 유허비란 기록은 있으나 유물과 문화재가 없는 유허지 땅에 세운 비석을 가리킨다.  

유허비에 새겨진 몇 줄 문장이 혼마저 타국에 두겠다고 한 그의 심정을 더듬게 한다. 광활한 땅에 홀로 세워진 유허비를 떠올리자니, 서툰 말로 내게 선조들의 역사를 들려준 고려인들이 떠오른다. 이상설 특사가 타국에서 눈감은 지 100년. 그의 혼이 남아있을 땅에서 온 이들을 만났다. 유허비와 그들은 닮았다. 

조선에서 연해주로 연해주에서 다시 중앙아시아로. 거듭해 터전을 옮겨야 했던 러시아 한인들은 뿌리를 증명할 많은 것들을 잃었다. 러시아 신분을 얻는 과정에서 성씨는 변형됐다. 김씨는 김가이가 되고, 이씨는 니가이가 됐다. 강제이주 과정에서 족보는 사라졌다. 족보만 잃었나. 가족도 잃었다.  

그렇게 살아온 흔적들을 잃고, 남은 것은 친척들이 들려준 이야기 몇 구절이다. 기억만 남았다. 기억을 간직한 이들을 만났다. 
▲ 고려인독립운동 기념비건립 국민추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신/ 고려인독립운동기념비건립추진위

유허지에 서 역사를 듣다 

"우리 고조할아버지 의병 지휘관이었어요. 고조할아버지가 사람들에게 앞서 싸우자 했어요. 다들 죽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래도 나갔어요. 잡혀서 서대문 형무소에서 사형 당했어요."

서툰 한국말이 의병, 지휘관, 형무소라는 단어 앞에서 멈춘다. 러시아어가 섞인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기가이 소피아는 허위 의병장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를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라 불렀다.  

허위 의병장이 소속된 13도 창의군은 국내 최대 의병저항운동 세력이었다. 그는 의병을 모아 한양으로 진격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그가 체포되어 사형당한 후 자녀들은 조선에 머물 수 없었다. 만주와 연해주로 도피한다. 기가이 소피아가 우즈베키스탄에서 나고 자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소피아가 해줄 수 있는 허위 의병장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어릴 적 할머니를 통해 들은 것이 전부라 했다. 기억을 더듬는다.  

러시아에서 온 고려인 3-4세는 자신의 기억을 서툴고 짧은 문장으로 전했다. ‘일본군과 맞서 싸워 죽임을 당했다’ ‘체포하려 하자 도망쳐 러시아로 왔다’ 그 짧은 말들을 이어 붙이다보면 황량한 유허지에 서 있는 기분이 된다.  

그럼에도 이들이 전해준 이야기는 많은 역사를 품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상설과 허위. 그리고 경제적으로 성공한 러시아 한인으로 항일운동조직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한 최재형, 봉오동・청산리 전투로 유명한 홍범도, 러시아 적백내전 시기 일본군이 소속된 백군에 맞서 싸운 대한의용군 소대장 마춘걸. 1917년 러시아 혁명의 영향을 받아 세워진 한국 최초 사회주의 정당 ‘한인사회당’ 탄생의 주역인 이동휘, 김알렉산드라. 

이 외에도 이동녕, 이위종, 이범윤, 신채호, 장도빈… 무수하다. 그리고 역사에 이름을 새겨 넣지 않아도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할, 낯선 땅에서 땅을 일구고 삶을 개척한 사람들이 있다. 

저마다의 이유로 연해주로 이주했고 각자의 가치를 붙잡고 옳다고 믿는 일을 행했다. 살아남는 것이 목표인 이도, 죽음을 불사하는 이도 있었다. 머나먼 땅에서 살아갔다. 그리고 다시 돌아올 수 없었다. 수십 년, 아니 백년이 지나고서야 ‘고려인’이라는 이름을 달고 그 후손들이 한국 땅을 밟았다.  

가깝고도 먼 사람들이 오다 
"우리 고려시대 때 온 것 아니고 조선에서 왔다면서 왜 고려인이라 불리나요?"

어릴 적 한국에 온 고려인 3,4세들이 부모를 붙잡고 한 번은 물어보게 되는 질문이다. 구소련 영토에서 '까레이츠'라 불리던 시절에는 하지 않았을 질문이다. 그때는 '까레이츠'가 한국인이라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러나 한국에 와서 알게 된다. '한국인'과 '고려인'은 다른 단어임을. 

한국에 살고 있는 고려인들에게 한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나에게도 이들은 멀고도 가까운 사람들이다. 생김새는 몹시 닮았는데 말은 전혀 통하지 않았다. 수십 년을 교류 없이 각자 다른 문화권에 살았다. 이들은 '닮음'을 보이겠다며 환갑잔치 사진 같은 것을 내밀었다. 차려입은 한복이 고왔다. 사진 속 낯설고도 익숙한 풍경에 오래 눈이 갔다. 

기가이 소피아는 한국에 와서야 할아버지의 역사와 조우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임을 인정받았다. 이곳에서 자녀를 키우며 살아갈 것이라 한다. 한국 땅에서 살기로 마음먹었으니 그녀와 나의 ‘닮음’은 많아질 것이다. '차이'를 확인하는 일도 잦아질 것이다. 그런데 우선은 알아가야겠다.  

<독립운동기념비 건립을 위한 추진위> 결성을 알리는 자리에서 공동대표로 선 소피아가 이런 말을 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 고려인을 잊지 말라고 전하고 싶습니다." 

잊지 않기 위해 세우다 
잊지 않으려면 기억해야 할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고려인에 대해 기억할만한 것이 없다. 이들의 삶과 역사를 모른다. 한국사회에는 유허비를 세울 공간조차 없었다. 

조선에서 연해주,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 다시 러시아로. 또는 한국으로. 이들을 떠돌게 한 시작은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에서 비롯한다. 그 역사를 지나 지금 ‘우리’의 삶이 만들어졌다. 오랜 세월 떨어져 있었으나 ‘고려인’과 ‘한국인’은 역사의 뿌리를 공유하고 있다. 

서로의 역사를 공유한다는 것은 옛날이야기를 회상한다는 것이 아니다. 현재 우리 앞에 놓인 역사적 과제와 책임을 함께 나눈다는 것이다. 그래야 비로소 소피아 공동대표가 말한 '잊지 않는 일'이 시작된다.  

8만여 명의 고려인이 한국을 찾는 지금, 잊지 않는다는 것은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이다. 존재를 인정하고 정착을 지원하고 교류하는 일. 멀고도 가까운 우리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기억하려 한다. 기억하기 위해 비(碑)를 세운다.  

'고려인 독립운동 기념비' 건립 비용 모금을 위한 기획연재는 펀딩사이트 <같이가치>에 공동 게재되고 있습니다. 고려인 독립운동 기념비는 연해주 등지에서 이뤄진 고려인의 항일항쟁 역사를 대한민국 땅에 적어내리는 기록입니다. 낯선 땅에서 굴하지 않고 삶을 지켜낸 이들, 더 나아가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웠던 그러나 이름 없이 잊힐 수밖에 없던 수많은 이들을 기억하는 작업에 함께해주시길 바랍니다. 고려인 독립운동 기념비 건립 5만 명의 건립자가 되어주세요. - 고려인독립운동 국민추진위원회

후원 참여: 신용협동조합 131-017-209819 안산희망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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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교회, 가톨릭 안동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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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큰교회, 가톨릭 안동교구

조현 2019. 05. 27
조회수 137 추천수 0
두봉권-.JPG» 가톨릭 안동교구 현 교구장인 권혁주(왼쪽) 주교와 초대 교구장인 두봉 주교

작은 것이 아름답다. 가톨릭 안동교구엔 주교 2명, 신부 90명 등 92명의 성직자가 있다. 서울대교구가 주교 6명, 신부 912명인것과 비교해보면 안동교구가 얼마나 작은 교구인지 알 수 있다. 국내 16개 교구 가운데 가장 작다. 규모가 작다고 아름다운것은 아니다. 작음에도 사랑이 무한정 샘솟는 신비가 비로소 아름다움을 준다.

 현대 50년간 급격한 이농으로 교구민이 138만명에서 71만명으로 오히려 절반 가량이 줄어든 안동교구가 50돌을 맞았다. 교구 성직자와 신자들은 지난 26일 오후 2시 안동실내체육관에서 7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미사를 봉헌했다. 세례를 수많은 이들에게 주었지만 그들 대부분이 도시로 떠나버렸으니 감사함보다는 쓸쓸함이 맴돌법할듯한 교구 역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초대교구장 두봉 주교와 현 교구장 권혁주 주교를 24일 안동 안기산 숲으로 둘러싸인 안동교구청에서 만나자마자 숫자로는 만들어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프랑스인 두봉 주교는 작은 키와 90세라는 노구를 무색케할만큼 천의무봉의 꾸밈없는 발랄함으로 사랑의 아우라를 방사했다.  청년시절부터 자신을 멘토로 삼아 어엿하게 성장한 권혁주(64) 주교를 바라보는 눈에도 사랑과 신뢰가 가득했다.

두봉-.JPG» 안동교구 사목 표어대로 `기쁘고 떳떳하게 살자'면 손을 드는 두봉 주교 
 두봉 주교가 이른바 ‘잘 나가는’ 큰 교구가 아닌 안동교구에 자리잡은 것은 운명같은 것이다. 그는 잔다르크의 땅으로 유명한 프랑스 오를레앙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소도시의 변두리에서 농사를 지어 채소를 팔아 생계를 꾸렸고, 형제 자매 5형제뿐 아니라 자기 부모가 맡아 돌본 사촌형제들까지 7형제가 복닦대며 함께 살았다. 그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4년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신부로 한국에 파견됐다. 파견 전 프랑스에서 군복무 때 가장 친하게 지내던 고아였던 전우가 한국에 파병돼 전사했다고 한다. 그는 한국 파견을 명 받았을 때 친구가 목숨을 바친 땅이자 너무도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어서 기뻤다고 한다. 
 그러나 대전에서 15년을 지낸 뒤 1969년 안동교구가 설립되면서 첫교구장으로 부임받을 때는 오고싶지않았다고 한다. 교황청 주도로 연 제2바티칸공의회에 따라 기존의 닫힌 교회에서 벗어나 이웃과 세상에 활짝 열린 교회를 할 꿈에 부풀었는데, 유교의 고장 안동은 옛날방식만을 고집해 좀체 열린 교회를 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이곳에 온 그는 유림들과 첫상봉에서부터 ‘공자님 말씀’을 외워가 언급하며, 자기부터 열린 모습을 보여주며 지역민들의 마음을 열었다.
 안동교구가 1973년 건립한 안동문화회관이야말로 열린 교회의 마중물이었다.  재정이 자립이 안돼 겨우 외국의 원조에 의해 살아가고 안동 내에 성당이 하나뿐인 허약한 교구 여건에 이제 그럴듯한 성당 하나 가져보자는 성직자와 신자들의 오랜 바람을 제치고, 두봉주교는 ‘가톨릭’이란 이름도 들어가지않은 문화회관을 건립했다. 당시로서는 안동에서 가장 높은 6층에, 최초로 엘리베이터까지 있는 이 건물은 예식장과 음악다방까지 갖춘 안동시민의 안식처가 되었다.

권혁주-.JPG» 현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무엇보다 두봉주교는 농촌사목의 대부였다. 1978년 안동가톨릭농민회가 창립됐고, 다음해엔 ‘오원춘 사건’으로 알려진 ‘씨감자 피해보상 농민운동’에서 고문 당한 농민편을 들었다가 박정희 정권으로부터 추방명령을 받기도 했다. 한국 교구의 교구장은 한국인 주교가 맡아야 한다며 교구장 교체를 4번이나 교황청에 요구했던 그였지만, ‘괜한 말썽을 일으킨다’는 교황청의 사임 요구에 ‘그런 이유로 사임할 수 없다’고 버틴 강단을 내보이기도 했다.
 1990년 퇴임 뒤 후임자에게 부담을 주지않기 위해 경기도 고양 행주산성 부근 조립식가건물 공소에서 지내다가 2004년 권 주교의 간청으로 의성의 작은 공소에 머물며 70여평의 텃밭을 직접 가꾸고, 지금도 전국 곳곳에 피정 강연을 다니고 있다. 2012년 만해실천대상을 수상해 받은 상금 3천만원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산까지 모두 안동교구에 기증할 정도로 두봉주교의 교구 사랑은 지극하다.
 권 주교는 “취임 후 사목표어로 정하고, 50돌을 맞아 다시 다짐하는 표어 ‘기쁘고 떳떳하게’는 늘 입에 달고 사는 두봉 주교님의 말씀에서 따온 것”이라고 했다. 권 주교는 “안동교구에서 가난하고 작았기에 가족처럼 서로 알고 함께 할 수 있었다”며 “부족한 가운데도 나누면 기쁘고 떳떳하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란을 침공하지 못한다


손정목의 이슈분석
1. 미국, 이란과의 전쟁위기를 높이다
미국이 이란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 JCPOA)를 일방적으로 탈퇴한지 1년여만에 이란을 겨냥한 제재와 군사조치를 강화하면서 전쟁위기가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4월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외국테러조직으로 지정하더니, 지난 6개월간 원유가격의 급격한 인상을 막기 위해 8개국에 허용했던 이란원유수입 예외조치도 완전 중단하였다. 이란의 원유수출을 완전히 봉쇄하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철강, 광물수출 마저 막겠다고 나섰다. 아예 이란을 고사시키려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무력으로 담보하기 위해 미국은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B-52 폭격기 등을 걸프지역에 급파하여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나아가 이라크 주재 필수 인원을 제외한 철수명령을 내리고, 1,500여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하는 등 전쟁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의 일방적 군사조치에 세계적 비난이 일자 미국은 오히려 이란이 자국의 군대와 군사외교시설 및 동맹을 공격할 것이라는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정보’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이러한 조치가 이란의 공격위험을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였다. 나아가 존 볼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에 대해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공격하면 가차 없는 물리력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하였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제3의 군대, 민병대, 헤즈볼라가 공격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이란 지도부에 그 책임을 직접 물을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이것은 확실히 침공 명분을 최대로 확장한 것이다. 이란 자체의 핵보유 시도만이 아니라 이란이 미군만이 아니라 동맹국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면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란과 우호적인 레바논의 헤즈블라나 시리아 정부군이 미국과 그 동맹을 공격하는 것도 이란에 대한 공격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전후 미국의 패권체제하에서 미국을 상대로 선제공격을 한 나라는 없다. 비록 지금 그 지위가 많이 약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패권적 지위에 있는 미국을 상대로 선제공격을 할 나라는 지구상에 극히 드물다. 미국 역시 이를 알기에 동맹인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이란과 그 우호세력에 의한 공격까지도 침공의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전쟁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이란, 헤즈블라, 시리아 정부는 과거 이스라엘이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음모와 공격행위에 대한 반격을 수시로 공언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미 하원의원이 "다른 사람이 먼저 주먹질하기를 바라면서 얼굴을 들이밀고 반격할 준비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한 것은 타당하다.
실제로 지난 5일 볼튼 보좌관이 미군의 항모를 비롯한 대규모 무력 증강 조치 발표 이후 그 명분인 미국 동맹에 대한 공격 위험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였다. 지난 12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유조선 2척을 비롯 상선 4척이 피습당하여 파손되었고, 14일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석유 펌프장 두 곳이 미확인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급기야 19일 이라크 미 대사관이 있는 그린존 지역에 로켓포탄마저 날아들자, 트럼프대통령 까지 나서 "이란이 싸우길 원한다면, 그것은 이란의 공식적 종말이 될 것"이라며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말라"고 최고 수위의 경고를 하였다. 이후에도 사우디 중부 탄도미사일 요격(20일), 사우디 남부 나즈란 공항 드론 공격(21일) 등의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였고, 이란군이 아랍권의 전통 범선인 다우선 2척에 미사일을 옮겨 싣는 위성사진이 공개되기도 하였다. 이 직후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직접 나서 최근 걸프 해역에서 일어난 일련의 공격의 배후가 모두 이란일 가능성이 있다고 공식적으로 주장하기 시작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란 정권이 전쟁을 일으키고, 파괴와 혼돈을 퍼뜨리지 못하도록“하기 위해 30일 걸프협력회의(GCC)와 아랍연맹 긴급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5월 들어 유례없이 연속적인 사건이 이어지자 마치 잘 짜 맞춘 것 같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 미국-이스라엘의 공모와 B팀
뉴욕타임즈(NYT)는 지난 16일 이스라엘 정보국(모사드, Mossad)이 ‘이란과 그 대리세력이 이라크의 미국인을 타격할 계획’이라는 정보를 미국에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Newsweek)도 이란이 범선(다우선)에 미사일을 옮겨 싣는 위성이미지는 미국이 자체로 확보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이 제공한 것이라고 폭로하였다.
캐나다의 진보적 온라인 매체 글로벌리서치(globalresearch)가 게재한 지난 22일 “이란의 위협신호는 조직적인 미-이스라엘의 속임수인가?”(Do Iranian ‘Threats’ Signal Organized U.S.-Israel Subterfuge?)라는 칼럼의 폭로는 더 구체적이다. 칼럼은 4월15일 워싱턴에서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벤 샤벳(Ben Shabbat)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이 만났고, 이 자리에서 ‘걸프지역에서의 미국과 그 동맹에 대항하는 이란의 음모에 관한 시나리오’가 토의되고 통과되었다고 폭로하였다.(볼튼은 이 회담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시인) 그리고 이 회담은 지난 2017년 12월12일 미-이스라엘이 맺은 ‘이란에 대항한 공동계획에 관한 비밀조약’(secret U.S.-Israeli agreement on a joint plan of action against Iran)에 의거한 것으로, 이 조약에 따라 양국은 4개의 공동워킹그룹을 설치하여 이란을 중심으로 시리아, 헤즈블라, 하마스 등에 대한 긴장고조 시나리오를 준비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칼럼은 모사드가 미국의 항모파견 등 무력증강을 포함한 시나리오의 중심적 아이디어를 제공하였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확실한 근거에 의해 시나리오를 작성한 것은 아니었다고 이스라엘 정보관리의 말을 인용 폭로하였다. 이것은 지금의 중동에서의 긴장고조가 미-이스라엘간 사전에 합의한 시나리오에 따른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다. 과거에도 미-이스라엘은 이란에서의 색깔혁명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다.(이란 색깔혁명 관련 사안은 필자의 “이란 ‘색깔혁명’ 시도, 더 높아진 중동의 긴장”<⌜민플러스⌟. 2018.1.10.>참조)
이와 관련 이란의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이러한 상황 전개의 배후로 B팀을 지목했다. B팀이란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과 벤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 아랍에미레이트 왕세자 자예드 알 나옌으로 구성된 반 이란 연합조직으로 그 목적은 이란의 정권교체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자리프 장관은 이를 위해 이 B팀이 이란에 경제적 테러를 가하고, 심지어 전쟁까지도 불사하려 한다고 비판하였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전쟁을 원하지는 않지만 B팀에 의한 미끼에 걸려 전쟁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하였다.
3. 미국은 이란을 침공하지 못한다
트럼프대통령은 지난 20일 폭스(fox)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이란과 전쟁이 아닌 경제적 ‘침공’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은 경제를 죽이고 가장 중요하게는 인민을 죽이기 때문에 전쟁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렇기 때문에 경제적 압박을 통한 이란과의 관계 재정립이지 직접적인 군사대결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15일에도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에게 이란과 전쟁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은 이란을 침공하지 못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이란의 군사력이 시리아보다 월등히 강하고 사거리 2,000km에 달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 ‘코람샤흐르’를 비롯 다종의 미사일을 보유하여 미 항모전단을 직접 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리아전쟁에서 IS를 몰아낸 전투경험을 가진 강력한 지상전투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혁명수비대의 아미랄리 하지자데 공군 사령관은 지난 12일 "미 항공모함이 과거에는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었으나 지금은 하나의 타격목표"라고 말했다. 이미 이란은 지난 2016년 1월 미 항모 해리 트르먼함 머리위로 스텔스 드론을 보내 그 영상을 방송하여 미군을 경악하게 하였다. 이는 이란의 군사력이 미 해군 항모타격단의 방공감시망을 뚫고 들어갈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일 뿐 아니라 드론이 보내주는 정확한 위치정보에 따라 이란의 미사일이 미 항모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과거 이라크, 리비아와 마찬가지로 이란에 대해서도 오랜 기간 제재를 가해 사실상 무장해제 상태를 만들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란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지대공 미사일 S-300을 비롯 북(조선), 중국으로부터 다량의 무기를 구입해 실전배치하는 등 전쟁대비를 확고히 하여 미국은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역사적으로 미국은 아프카니스탄, 이라크 등 무장력이 약한 나라를 상대로 확실히 승리가 담보된 전쟁을 하였다. 그러나 그마저도 장기전의 수렁에 빠져 아프카니스탄의 경우는 제2의 베트남전쟁이라는 치욕을 당하고 있는 처지다. 그 이후 미국은 직접적인 대규모 참전을 꺼리게 되었고 리비아나 시리아전쟁에서 보듯이 공군력이나 IS 등을 앞세워 뒤에서 지원하는 형태의 전쟁을 수행하였다. 그러나 그 결과 리비아에는 친미정권을 세우지 못했고, 시리아전쟁은 패배하여 미군철수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의 중동패권은 시리아전쟁 패배로 결정적으로 추락했다. 그런 미국이 전쟁준비가 잘 되어있는 이란을 직접 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이런 이유로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과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미국과의 대결은 ‘군사적 충돌보다는 의지의 시험’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공세에 대한 이란의 대응은 중동 어느 나라보다 강경하다. 이란은 트럼프대통령이 수차례 대화할 것을 요구하고 전화번호까지 알려준다 했지만 미국의 태도 변화 없이 대화는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이란은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의 테러조직 지정에 맞대응해 미군 중부사령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고, 수출을 막으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강력히 경고하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 뿐 아니라 친미적인 걸프협력회의(GCC)국가들도 이용하는 석유 수출 길로 세계 석유 운송의 30%를 차지하는 전략적 지역이다. 여기를 이란이 봉쇄한다면 가히 세계경제에는 재앙이 될 것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 가뜩이나 위기인 세계경제를 파국으로 몰고 가려 하지 않는 한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4. 이란, 북중러와 협력하여 자주적 발전 도모한다
지난 8일 이란은 미국의 군사조치에 대응해 이란핵합의의 일부 이행 중단을 선언하고, 핵합의 준수를 다짐하면서도 이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유럽참가국(영국, 독일, 프랑스)들에게 핵합의 사항인 금융과 원유 수출을 60일내 정상화하지 않으면 “우라늄을 더 높은 농도로 농축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것은 60일내 핵합의 이행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도 핵합의를 파기할 것이라는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다.
이로써 이란 전쟁위기는 향후 2달이 중요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U는 지난 1월말 이란핵합의를 유지한다는 방침에 따라 미국의 이란제재를 우회하여 이란과 거래하는 인스텍스(INSTEX·무역거래 지원 수단)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발족했지만 현재까지도 유럽기업들의 눈치 보기와 유럽 각 국의 이해차이로 이렇다 할 가동을 못하고 있다. 인스텍스는 유럽이 중심이 된 최초의 달러배제 무역결제시스템으로 제대로 가동된다면 세계 경제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낼 것이다. 이란 역시 이에 대응하는 자국 특수 목적법인인 STFI(Special Trade and Finance Institute)를 발족하였다. 지난 10일 이란핵합의 유럽서명국인 영국, 독일, 프랑스는 갈수록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조건에서 이 시스템의 조속한 가동을 약속했다. 만약 이 시스템이 2달 내 정상가동하여 이란-유럽과의 교역이 정상화된다면 미국제재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미국의 전쟁위기 고조는 결정적으로 약화될 것이다.

북(조선)을 비롯 중국과 러시아의 이란과의 협력강화는 더 강력하다. 북-이란과의 관계는 이미 지난해 8월 “동맹관계를 더욱 확대할 것을 합의”했고, 지난 4월 자리프 외교장관이 이란의 NPT(핵확산금지조약)탈퇴를 거론하면서 조만간 북(조선)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혔듯이 오랜 기간 공고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더 격화되면서 미국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적 발전을 보다 강력히 모색하게 되었다. 중국은 이란의 최대 원유 수입국으로서 미국의 중단요구에도 아랑곳 않고 원유수입을 계속하고,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이란-이라크-시리아를 잇는 철도와 도로건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요구에 반하여 더욱 이란과 밀착해 나간다.
러시아 푸틴대통령도 독일, 프랑스 정상과 3자 대화를 통해 이란핵합의 유지를 합의하여 이란을 지원하고 있다. 시리아전쟁의 승리로 중동의 중심은 러시아와 이란 그리고 터키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위기감 속에 한편으론 전통적인 미국에 매달리고 다른 한편으론 러시아와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는 사방이 적인 이스라엘을 다독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협력을 강화하여 이들이 무모하게 이란과의 전쟁으로 나아가는 것을 저지하고 있다.
결국 미국의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위기 조성과 제재강화는 전쟁을 막고 새로운 세계질서를 내오려고 하는 북‧중‧러와의 협력과 유럽의 참여로 실패할 것이다. 그 기간 트럼프정부는 이란에 대한 제재, 압박을 계속할 것이다. 적어도 트럼프대통령이 내년 재선을 위해서는 유대계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갈수록 미국의 이란 적대시는 말로 끝나고 북중러를 비롯 인도, 터키, 유럽과의 협력으로 문제가 해결돼 나갈 것이다. 이란은 지리적으로 유라시아 중심으로서 새로운 평화, 협력의 다극화된 세계 질서 건설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손정목  webmaster@minplu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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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국가의 강대성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북, "국가의 강대성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박한균 기자 
기사입력: 2019/05/27 [16:53]  최종편집: ⓒ 자주시보








북 노동신문은 “국가의 강대함은 매 공민들의 심혼이 깃든 사업성과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북 노동신문은 27일 “오늘 우리 앞에는 융성 번영하는 천하제일강국, 인민의 낙원을 일떠세워야 할 중대한 과업이 나서고 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국가의 강대함은 정치, 경제, 군사,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나타난다”며 “사회의 단결과 국방력수준, 경제기술발전지표를 놓고도 말할 수 있으며 문화 도덕적 측면을 가지고서도 이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은 “국가의 강대성은 결코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며 “강력한 군사력과 경제력도, 발전된 문화도 국가의 기초를 이루고 있는 공민들의 피타는 사색과 탐구, 헌신적인 노력을 바탕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자기의 운명과 행복을 국가와 뗄 수 없이 하나로 잇고 애국의 땀과 열정을 아낌없이 바쳐 고귀한 창조물을 마련해가는 참된 공민들이 있는 국가만이 강대한 나라로 위용떨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북은 2019년 1월 1일 새해 첫날 <우리의 국기> 노래를 북 주민들에게 ‘애국심’을 고양시키고 나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널리 보급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람홍색 기발 창공높이 날릴 제 바라보면 높뛰는 심장 애국의 피로 끓어라. 거세찬 펄럭임에 조국의 숨결 어리고 목숨처럼 소중한 기폭에 인민의 운명 실었네. (후렴) 사랑하리라 빛나는 우리의 국기를 나붓겨다오 이 세상 다할 때까지.” <우리의 국기> 1절 가사. 

“노래가 대단히 좋다. 전체 인민의 감정이 담긴 훌륭한 노래 창작한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하며 만족하게 생각한다. 널리 보급할 것. 2019.1.1.김정은”
  

또한 김정은 위원장은 “조선노동당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가는 것은 우리 국가제일주의를 구현하기 위한 근본담보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북은 언론매체를 통해 “오늘 우리 인민 앞에는 애국열, 투쟁열을 총폭발시켜 조국의 위대한 역사를 써나가야 할 성스러운 과업이 나서고 있다”며 “이 투쟁과업을 성과적으로 수행해나가자면 모든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우리 국가가 제일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지니고 당의 영도를 충직하게 받들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노동신문 2019.1.29.)

이어 “국력이 강하고 끝없이 융성번영하며 인민들이 세상에 부럼 없는 행복한 생활을 마음껏 누리는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은 당의 영도에 의해서만 승리적으로 개척되고 전진하며 완성될 수 있다”며 “우리 공화국은 세기적인 낙후와 빈궁, 빈터와 재더미우에서 자주, 자립, 자위의 사회주의국가로 솟구쳐 오른 기적의 나라이다”고 강조했다. 

북은 지도자를 중심으로 주민 전체가 일심단결해 나라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북은 주민들의 정신력, ‘애국심을 높여어려운 문제도 자력갱생의 힘으로 이겨내면서 사회주의강국건설에 모두 떨쳐나서고 있다.

박영자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평양을 방문한 인사들이 전하는 북한의 경제성장, 평양에 새로 건설된 고층아파트들, 400만대가 훌쩍 넘어선 무선통신 이용자수, 각종 위락시설의 발전, 그리고 평양 등 대도시의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망에서 거래되는 북한산 제품 등을 통하여 북의 경제사회가 고도로 성장했다는 일부의 평가를 전했다.(주간한국 2019.3.25)

북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점철된 우리의 사고를 조금씩 깨부수는 시도가 필요하다. 

지금은 자유롭게 북을 오갈 수 없지만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일상적인 평화로운 시대가 다가오면 북의 사회를 더 깊이 알아갈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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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백화점 현지취재', 이걸 남한서 볼 순 없을까

19.05.27 21:52l최종 업데이트 19.05.27 21:52l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
▲  재미언론인 진천규 기자.
ⓒ 권우성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과 베트남 그리고 한국이 분단됐다고 한다. 이중 독일과 베트남은 이미 통일이 됐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분단 70년이 넘었는데도 38선이 한 차례 지독한 동족상잔의 비극 이후 '군사분계선'으로 바뀌었을 뿐, 여태 철조망은 걷히지 않고 있다.

나는 독일의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가장 큰 배경엔 동·서독 방송의 역할이 가장 컸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동·서독 국민들은 상호 방송을 통해 나라의 장래를 위해 분단 극복 의지를 키웠던 것이다. 우리에게도 평화통일과 겨레의 앞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온 시민들의 분단극복 의지가 꼭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북녘 조국을 제대로 봐야 하고, 있는 그대로 그들의 실상을 봐야 하며, 남과 북이 손을 잡고 평화의 눈으로 상대를 바라봐야 평화통일의 그날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도 민의를 대변한다는 정치권에서는 색깔론을 정쟁의 도구로 삼고 있다. 그뿐인가. 분단극복을 방해하는 세력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휘날리며 설치고 있다. 지난날 일부 정치인들은 분단 극복은커녕 이를 교묘히 그들의 정권 연장에 이용하기도 했다. 그들은 지금도 강대국에게 빌붙어 분단의 위기감을 조성시켜 정권을 탈취하려는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요즘 텔레비전을 켜면 별별 채널이 다 있다. 그런데 평화·통일을 위한 전문 채널이 하나 없다는 것은 분단국가로서 뭔가 한참 잘못된 것이 아닐까?

이런 가운데 남과 북의 간극을 좁히고 평화통일의 주춧돌을 놓고자 하는 진천규 통일TV 대표(전 <한겨레> 기자)를 지난 25일 광화문 인근에서 만났다.

왜, 지금 '통일TV'인가
 
 평양시민들이 대성백화점 ‘즉석료리’ 코너에서 맥주잔을 들고 건배하고 있다(2019. 5. 5.).
▲  평양시민들이 대성백화점 ‘즉석료리’ 코너에서 맥주잔을 들고 건배하고 있다(2019. 5. 5.).
ⓒ 진천규 제공

진천규 대표. 그는 요새 무척 바쁘다. 최근에도 북녘을 자주 오가는 데다가 전국순회강연으로 남녘 곳곳을 다니고 있다. 그의 발걸음은 남과 북을 관통한다.

진 대표와 나는 개인적인 인연이 있다. 내가 그를 처음 만난 건 1972년 3월 1일 서울 오산중학교 입학식 날. 나는 그의 담임교사였다. 그때만 해도 그는 젖내가 나는 소년이었는데, 그새 초로의 신사가 됐다. 진 대표와의 인터뷰는 사제간의 대화 형식을 취했음을 미리 밝힌다.

- 자네, 그동안 북녘을 몇 차례 다녀왔으며, 가장 최근 방북일정은 어떻게 되는가. 
"지난 5월 1일부터 15일까지 제13차 방북해 주로 북녘의 교육기관을 둘러봤습니다. 평양을 떠나 개성, 판문점 등지도 둘러 봤고요."

아마도 '통일TV'를 개국하게 되면 남녘의 시청자들에게 보여줄 화면을 찍어온 모양이었다.

- 이 시점에 왜 '통일TV' 개국이 필요한가?
"지난해 1월 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신년사 이후, 70여 년의 분단 역사에 큰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때 평창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의 이목을 끌어모으며 한반도의 분단 상황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뒤 4.27 판문점 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 9.19 평양정상회담으로 흐름이 이어지면서 남북간에 곧 장벽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더욱이 6.12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면서 그 큰 흐름은 급물살을 타는 듯 했지만, 2월 하노이 회담이 이른바 '노딜(No Deal)'로 끝나면서 오늘까지 소강상태로, 다소 지루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도 북에 대한 실상은 지속적으로 왜곡되고 부정적인 틀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입니다. 북에 대한 무조건적인 왜곡의 틀을 깨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저는 언론인으로서 있는 그대로의 북녘 모습, 기자정신에 충실한, 객관적인 북녘의 모습을 보여주는 TV 채널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케이블 채널이 300개에 이르고 있습니다. 영화·드라마·다큐멘터리·스포츠·역사 등 다양한 장르의 채널은 물론이고, 미국·중국·일본 등 외국 드라마 등의 전문채널도 몇 개씩 있습니다. 음식·요리·바둑·낚시·장기 등 갖가지 취미 생활 채널, 심지어 강아지 전문채널도 두세 개 있습니다.

이러한 채널 중에, 지난 70여 년 분단국가로서, 그 분단의 반쪽인 북녘을 제대로 방송하는 채널이 단 한 개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무척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라도 앞장서서 북쪽 전문 채널을 만들어야겠다는 심정으로 '통일TV' 개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언제부터 '통일TV' 개국 준비를 하셨는가?
"기본적인 생각은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7년 10월, 재외동포 신분으로 2010년 5.24 조치 이후 대한민국 국적 언론인으로는 처음으로 방북 취재를 시작하면서, 북측 영상물 저작권 확보를 위한 준비를 했습니다.

이는 마치 선생님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한국전쟁 사진을 보고 전 한국인에게 알려야겠다는 그 정신과 같습니다. 선생님을 통해서 배운 겁니다. 그리하여 북측의 '저작권사무국'과 여러 차례 회의를 해 그들을 설득했습니다. 그 결과, 마침내 2018년 11월 남측 '통일TV'에 북측 영상저작물을 제공한다는 '합의계약서'를 체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통일TV 진천규 대표(오른쪽)가 북측 저작권사무국(왼쪽, 부국장 장철순)과 평양호텔 3층 면담장에서 '합의계약서'를 서로 교환하고 있다(2018. 11. 15.).
▲  통일TV 진천규 대표(오른쪽)가 북측 저작권사무국(왼쪽, 부국장 장철순)과 평양호텔 3층 면담장에서 "합의계약서"를 서로 교환하고 있다(2018. 11. 15.).
ⓒ 진천규 제공
 
- '통일TV' 개국 준비 진행과정과 앞으로 일정은? 
"그 '합의계약서'를 시작으로 본격 '통일TV' 개국을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희 '통일TV'에서는 각 전문 분야 직원 9명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세밀하게, 오는 8월 15일 광복절에 개국을 목표로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님, 이종찬 전 국정원장님, 권영길 전 의원님을 상임고문으로 모시고, 여러 전문 분야에서 고문·자문위원 그리고 해외자문위원 등 200여 분을 모셔서 꼼꼼하게 차질 없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달 말까지 '증자 운동'도 벌이고 있습니다. 이는 자금 확보 측면도 있지만, 더 많은 일반 국민들이 저희 '통일TV'에 참여해 외연을 넓히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 '통일TV' 증자 자본금은 얼마며, 최소 및 최대 청약금액은 얼마인가? 
"2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소 청약은 100주 20만 원으로, 한 분이 최대 1억 원을 넘지 않도록 결정했습니다. 어느 특정한 세력이나 특정한 분에게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함입니다."

- '통일TV' 주주에 대한 배려와 배당금 예상 지급시기는?
"'통일TV 주주님들에게는 북녘에 대한 여러 가지 일들을 가능한 최우선으로 알려드릴 계획입니다. 세부적인 방안은 세워놨지만, 지금 단계로서는 밝힐 수가 없다는 점을 양해바랍니다.

그리고 저희 '통일TV'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살아남아야 합니다. 그 점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대표를 맡고 있는 저로서는 상당히 신중할 수밖에 없는 예상이지만 최소한 1년 뒤부터는 이익을 발생시켜서 주주들에게 적절한 배당을 해드릴 계획입니다. 미리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안정적으로 '통일TV'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있습니다."

- '통일TV'에서도 상업광고를 할 예정인가?
"물론입니다. '통일TV'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사회에서 운영됩니다. 앞으로 북쪽 관련된 사업이나, 제품 등이 제재가 풀리고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때가 오면 그 수요는 상상을 초월하는 규모가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때 '통일TV'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척 많고 크리라 봅니다."
 
"대한민국 현행법 준수하는 '통일TV'가 될 것"
 
 만경대소년궁전 학생들이 공연을 마치고 객석을 향해 인사하고있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도, 지휘자도 학생이었다(2019. 5. 9.).
▲  만경대소년궁전 학생들이 공연을 마치고 객석을 향해 인사하고있다. 오케스트라 연주자도, 지휘자도 학생이었다(2019. 5. 9.).
ⓒ 진천규 제공

- '통일TV'에서 주로 다룰 프로그램은?
"저희들이 북녘에서 직접 취재한 교양·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비롯해 남녀노소가 모두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예능성 정보, 평화통일 관련 전문가 강좌 및 대담 그리고 북녘 제작 영화·드라마와 기타 문화 영상물, 남북 스포츠 교류 관련 영상물 등 양쪽 국민들이 원하고, 서로 알고 싶어 하는 분야의 콘텐츠를 선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지금 '국가보안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점을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아래서 '통일TV'가 가능할까? 이런 질문도 합니다. '통일TV'라고 국가보안법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더욱 철저하게 현행법을 준수할 것입니다. 저희 '통일TV'를 지켜보는 눈이 얼마나 많겠습니다. 다양한 정치적 생각이 얼마나 많습니까.

여기서 가장 확실한 것은 법을 준수하는 일입니다. 법 이상의 정치적 해석을 저희 '통일TV'는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장 예민한 국가보안법을 지키는 '통일TV'가 될 것입니다. 또한 그런 프로그램을 방영할 것입니다. 절대로 다른 쪽의 우려를 하지 않아도 될 방송을 할 계획입니다. 애정을 가지고 저희를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 앞으로 '통일TV' 평양사무소도 설치할 예정인가? 
"저희가 하고 싶다고 모두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물론 '통일TV' 평양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은 저희들의 바람입니다. 이 점은 좀 더 시간을 갖고 우리 정부와 북쪽 당국과 충분히 협의를 해서 진행하게 될 겁니다."
 
 평양 대성백화점  ‘즉석료리’ 코너에서 여성조리사가 휴일을 맞아 찾은 시민들에게 봉사하고 있다(2019. 5. 5.).
▲  평양 대성백화점 ‘즉석료리’ 코너에서 여성조리사가 휴일을 맞아 찾은 시민들에게 봉사하고 있다(2019. 5. 5.).
ⓒ 진천규 제공
 ‘평양호텔’ 2층 연회장에서 일본 오사카 지역 30여 명 ‘재일동포조국방문단’ 일행이 3박4일 동안 북녘 가족친지들과 상봉한 뒤 마지막 날 여흥을 즐기고 있다(2019. 5. 2.).
▲  ‘평양호텔’ 2층 연회장에서 일본 오사카 지역 30여 명 ‘재일동포조국방문단’ 일행이 3박4일 동안 북녘 가족친지들과 상봉한 뒤 마지막 날 여흥을 즐기고 있다(2019. 5. 2.).
ⓒ 진천규 제공

 
- 북녘에서도 남의 '통일TV'와 같은 방송국이 개설되리라 보는가?
"그것은 북쪽 당국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단지 우리나라에서 '통일TV'를 세워서 방송하는 것이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통일TV' 개국 준비의 애로사항 및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여러 가지 정치적인 상황이 잘 풀리지 않는 듯이 보여서 그런지 현재 저희 '통일TV' 증자 운동이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단지 약간의 소강상태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답답한 상황일 때 더 필요한 것이 '통일TV'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앞에도 말씀드렸지만, 정치적 판단의 우려를 저희 '통일TV'는 더욱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법을 철저히 준수하는 '통일TV'가 될 것입니다. 안심하셔도 됩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지지와 성원을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나는 대담 그 자리에서 '통일TV' 신주청약서에 서명했다. 그가 시작한 '통일TV'가 통일로 가는 험난한 여정의 지름길이 되길 기원하면서 가뿐한 걸음으로 원주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통일TV 청약 안내문
▲  통일TV 청약 안내문
ⓒ 통일TV
덧붙이는 글 | ‘통일TV’ 청약관련 문의 전화 및 홈페이지 : 02-337-3991 / www. tongiltv.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