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5월 26일 목요일

‘공정하고 지속가능한’ 한전 적자 해소 방안

 정부 ‘요금 독립성’에 ‘민영화 전초’ 우려…값싸게 쓰고 비싸게 파는 대기업 특혜부터 손 봐야


지난 10일 오전 서울시내에서 시민들이 전력량계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2.05.10. ⓒ뉴시스


전기요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전력 적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정부가 주장하는 전기요금의 ‘독립성’을 위해 정부 통제력을 완화하는 방안은 우려가 크다. 민영화 전초로 해석된다. 대기업 특혜부터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장에서 전기를 대량으로 쓰는 대기업은 값싼 전기요금으로 한전 적자를 가중시킨다. 대기업 계열 LNG 발전사는 고유가 시기를 틈타 수천억원대 초과이익을 낸다.

23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1분기 7조 7,869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은 5,656억원이었으나,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총 적자 규모는 5조 8,601억원이었다. 올해는 1분기 만에 전년 총 적자 규모를 2조원 이상 웃돈 셈이다.

경영 악화가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한전 적자 규모 전망치는 17조원 수준이다. 유연탄과 천연가스 가격 하락을 전제로 한 수치다. 연료 가격 인상이 지속되면 적자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한전은 채권을 발행해 적자를 메운다. 올해 들어 한전이 발행한 채권 규모는 11조 6천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총 국채 발행 규모 약 10조원을 넘었다. 지난 2020년에는 3조 4천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매년 채권 발행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전 채권 발행에는 한도가 있다. 현행 한국전력공사법은 채권 발행 한도를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한 금액의 2배 이하로 제한한다. 지난해 말 기준 발행 한도는 91조 8천억원이다. 현재 한전 채권 발행 잔액은 40조 5천억원 수준이다. 약 50조원이 남았다.

구준모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기획실장은 “채권 발행이 누적되면 정작 필요한 사업을 위한 채권 발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기업이 부채 비율을 관리한다는 이유로 시설 확충 등 공적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 건 문제”라면서도 “현재 한전은 제 기능을 수행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적자가 쌓였다”고 말했다.

한전은 자구책을 내놨다.

보유 중인 출자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 전기차 충전인프라 구축 사업을 하는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지분을 매각한다. 한전과 KT, 현대자동차그룹 등이 공동 출자한 회사로, 민관이 함께 충전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소한다는 취지였다. 원전과 석탄 발전소 종합설계 회사인 한전기술 지분 일부도 판다.

비상장 자회사 지분도 매각 대상이다. 정부와 협의를 거쳐 상장한 후 매각을 추진한다. 한전KDN이 거론된다. 전기가 오가는 전력망 관련 사업을 한다. 전력 수요와 공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IT 기술을 적용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태양광 발전 설계 시공도 한다.

한전은 ‘공공성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지분을 제외’한다고 했지만, 민영화와 다름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외부 기관과 개인 지분이 높아질수록 회사 수익성을 개선하라는 요구가 커진다. 공공성과 수익성 간 균형을 둘러싼 주주와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긴축 경영 계획도 우려를 더한다. 발전기 성능 유지와 고장 예방을 위한 예방정비 공기를 단축한다. 하동화력발전소 보강 사업도 미룬다. 안전하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사업이 효율화와 예산 절감을 이유로 축소·지연되는 양상이다.

자구책으로 확보할 자금 목표는 총 6조원이다. ‘고강도’라고는 하지만, 올해 1분기 적자 규모에도 못 미친다. 효과는 미미한 반면, 공공성 훼손 부작용은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전이 내놓은 자구책은 자산을 판다는 것인데, 자회사를 팔아넘기는 건 결국 민영화로 가는 길”이라며 “정부가 한전 적자를 빌미로 민영화를 추진하려는 것 아닌가하는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전력 전력그룹사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는 그룹사 대표자들이 회의실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회의는 6개 발전 자회사(남동, 중부, 서부, 남부, 동서발전, 한수원) 대표자들과 한전원자력연료, 한전 KDN 대표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2022.05.18. ⓒ뉴시스

‘독립성’ 빌미로 한 민영화 아닌, ‘운용의 묘’ 살려야

한전 적자가 누적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국제 유가 등 원가 변동이 전기요금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는 도매가격에는 원가 변동이 반영되지만, 한전이 소비자에게 전기를 파는 소매가격은 정부가 통제한다. 한전은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지난달 전력 도매가격은 1kWh당 202.11원이었다. 전년 동기 76.35원보다 125.76원(164%) 올랐다. 지난해 소매가격은 평균 110원이었다. 지난달부터 적용된 인상분을 반영해도 120원이 채 안 된다. 1kWh를 팔 때마다 80원 이상의 적자가 쌓이는 셈이다.

지금도 국제 유가를 전기요금에 반영할 제도가 마련돼 있다. 정부는 지난해 원가연계형 전기요금 체계를 도입했다. ‘연료비 조정요금’ 항목을 신설했다. 최근 1년간 평균 연료비(기준연료비)와 3개월간 평균 연료비(실적연료비) 차이를 매 분기 적용하도록 했다.

원가 변동은 최대 1kWh당 5원만 반영한다. 한 분기 최대 조정폭은 3원이다. 급격한 전기요금 변동을 방지한다는 목적이다. 지난해 1분기 연료비 하락을 반영해 3원 낮췄다가, 같은해 4분기 원상복귀했다.

올해 1·2분기에도 연료비가 올랐지만, 연료비 조정요금은 오르지 않았다. 단기간 내 유가 급상승 등 예외적인 상황 발생할 때는 정부가 요금 조정을 유보할 수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상황과 물가 동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연료비 조정요금과 별개로 지난달 전기요금이 인상됐다. 기준연료비 상승을 반영했다. 분기별로 조정하는 연료비 조정요금과 달리, 기준연료비는 연간으로 반영한다.

올해 기준연료비는 2021년도 연료비로 산정한다. 정부에 따르면 2021년도 연료비는 전년 대비 9.8원/kWh 올랐다. 정부는 4월과 10월 각각 4.9원씩 두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에 반영하기로 했다.

전기요금 인상은 지난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정부는 이번 전기요금 조정에 대해 올해 도입한 원가연계형 요금제의 도입 취지를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연료비 변동분이 전기요금에 자동으로 연동되는 건 아니다. ‘한전 이사회 의결-산업부·기재부 협의-전기위원회 심의’로 이어지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한전 지분은 산업은행(32.9%)과 정부(18.2%)가 과반을 보유한다. 전기위원회는 총 9명 중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이 상임위원으로 참여한다. 학계·업계·시민사회 인사는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한다. 전기요금 결정 모든 과정에 정부 통제가 작용하는 구조다.

정부는 전기요금 결정 독립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달 전기위원회 독립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인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결정 구조 개편보다 제도 운용 측면에서의 개선을 강조한다. 독립성 강화가 공공성 훼손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한다. 전기요금에 대한 정부 통제력이 약해지고, 시장논리에 따르는 형국이 될 수 있다. 전기의 공공재 성격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에서 정부가 요금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전기요금 결정 구조를 전향적으로 개편하기보다, 제도 운용에서 한전의 적정 수익과 국민 부담 완화 간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세은 교수는 “연료비 변동을 추세적으로 따라가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지금은 유가가 하늘로 치솟는데 전기요금이 추세를 따라가지 못해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에 맡기면 연료비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이 들쑥날쑥해져 안정성을 해친다”며 “정부 통제하에 고유가 시기에 연료비를 모두 반영하지 않고 어느 정도 한전이 적자를 보더라도, 유가가 내려갈 때 일부 보전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전기요금 결정 구조의 독립성을 얘기하면서 시장논리 쪽으로 밀어붙이려 한다”며 “현 정부도 정부 통제하에서 전기요금을 올리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되니, 독립성 핑계를 대면서 시장에 맡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조 개편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연료비를 전기요금에 반영하도록 한 현 제도를 정부가 잘 운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흥 인수위원회 부대변인이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경제2분과 '에너지정책 정상화를 위한 5대 정책방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04.28. ⓒ뉴시스

전기요금 개편 1순위는 대기업 특혜 요금

낮은 전기요금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건 대기업이다.

전력은 용도에 따라 산업용·일반용·주택용·농사용 등 6가지로 나뉜다. 지난해 총 전력 사용량 가운데 산업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55%에 달한다. 빌딩 등 일반용은 22%다. 일반 가정에서 쓰는 주택용 비중은 15%에 그친다.

매출 기준 산업용 비중은 53%다. 사용량 비중보다 적다. 전기를 싸게 사, 사용량 비중보다 매출 비중이 낮은 것이다.

전기요금은 용도별로 다르다. 산업용 판매단가 평균은 107원이다. 일반용(132원)과 주택용(108원)보다 싸다.

산업용과 일반용은 시간대별로 1kWh당 단가가 달라진다. 시간대는 전력 수요에 따라 경부하·중간부하·최대부하로 구분한다. 일반적인 생활패턴을 반영한다. 경부하 시간대는 전력 수요가 적은 야간(오후 11시~오전 9시)이다. 중간부하 시간대는 출근 직후(오전 9~10시), 점심시간(오후 12~1시), 저녁(오후 5~11시)이다. 직장인이 업무를 시작하고 공장이 가동되는 주간(오전 10시~오후 5시·점심 시간 제외)은 최대부하 시간대다.

경부하 시간대 단가가 가장 싸고, 다음으로 중간부하, 최대부하 순이다. 시간대별 요금제는 특정 시간대에 수요가 몰리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특정 시간대에 수요가 몰리면, 발전소를 더 지어 공급을 늘려야 한다. 피크 시간대가 아닌 때에는 발전소를 돌릴 필요가 없어 가동률이 떨어진다. 수요를 분산하면 비효율적인 발전소 건설을 막을 수 있다.

주택용은 시간대가 아닌 전력 사용량으로 차등을 둔다. 200kWh 이하, 201~400kWh, 400kWh 초과 3개 구간으로 나눈다. 전력 사용량이 적을수록 단가가 싸다.

문제는 산업용 경부하 시간대의 싼 단가가 대기업 특혜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야간에 공장을 돌릴 수 있는 건 대기업뿐이다. 중소기업은 야간작업까지 할 정도로 생산 물량이 많지도 않고, 근무시간 조절도 쉽지 않다. 빌딩은 직장인들이 퇴근하면 불이 꺼진다.

대기업은 산업용 경부하 요금을 통해 주택용 요금보다 싸게 전기를 쓴다. 산업용 경부하 단가는 55.9원이다. 주택용은 4인 가구 평균 사용량을 기준으로 보면, 187.8원(201~400kWh)이다. 산업용 최대부하가 비싼 것도 아니다. 187.4원으로, 주택용보다 싸다.

수요 분산 측면에서도 역효과가 났다. 지난 2020년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정감사에서 제시한 자료를 보면, 전력 소비 50대 기업은 경부하 시간대에 약 54%의 전기를 썼다. 중간부하는 30%, 최대부하는 16% 정도다. 오히려 경부하 시간대에 수요가 쏠렸다.

한전은 경부하 시간대 대기업 전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밑지는 장사를 했다. 1kWh당 70원대에 산 전기를 50원대에 팔았다. 2015~2019년 5년간 50대 기업에 전기를 팔며 한전이 부담한 손해는 7조원 수준이다. 그만큼 대기업이 전기를 싸게 샀다는 의미다. 면면을 보면, 삼성전자, 현대제철, 포스코 등이다.

감사원도 2019년 시간대별 차등 요금을 조정하도록 산업부에 통보했다. 전기사용자 간 형평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였다.

개선은 지지부진하다. 2019년 기준 산업용 경부하와 최대부하 요금은 1kWh당 각각 53.7원, 187.5원으로 133.8원 차이였다. 지난달 전기요금표를 보면, 경부하와 최대부하 요금이 각각 0.1원씩 내려가, 격차가 그대로다.

김성환 의원실 관계자는 “최대부하로 설정된 낮에는 업무시간이라 대부분의 공장과 빌딩은 전기를 안 쓸 수가 없다”며 “야간작업이 가능한 건 대기업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 대응 측면에서 가정의 전기요금 제값 내기도 필요하다”면서도 “산업용 전력 사용량이 60%에 육박하는 만큼 산업용 요금을 잡는 게 한전 적자 개선 측면에서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파운드리 공장 전경 ⓒ삼성전자

고유가 틈탄 민간 발전사 초과이익 환수해야

이익을 내는 건 전기를 쓰는 대기업뿐이 아니다. 한전은 전기를 만들어 파는 민간 발전사 이익도 보전한다.

한전이 적자를 보는 가운데 민간 발전사는 역대급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GS EPS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5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년 치 영업이익 2,123억원을 한 분기 만에 채웠다. SK E&S는 6,402억원으로 전년 동기(2,592억원) 대비 2.5배가량 뛰었다. 포스코에너지도 지난해보다 약 50% 증가한 1,192억원을 기록했다. 발전사가 돈을 많이 벌었다는 건, 그만큼 한전 비용 부담이 컸다는 의미다.

이들 공통점은 모두 LNG 발전사라는 점이다.

한전이 발전사에 지불하는 도매가격은 국제 LNG 가격에 연동된다. 한전은 발전단가가 싼 발전원으로부터 먼저 전력을 공급받는다. 연료비가 가장 싼 원자력과 석탄 발전소가 가동되고, 부족한 전력을 LNG 발전소에서 산다.

특이한 구조가 있다. 수요량을 다 채운 시점에서 가장 비싼 발전소의 발전단가를 다른 발전소에도 적용한다. 이를 계통한계가격결정(SMP)이라고 한다. 가령 SMP가 A사의 LNG 발전사 발전단가 200원으로 결정됐다면, 원전과 석탄, 다른 LNG 발전사에도 같은 값을 쳐준다. SMP는 대부분 LNG 발전소 발전단가로 결정된다.

공기업이 주를 이루는 원전과 석탄 발전사에는 SMP의 일부만 지급한다. 한전과 발전사 간 실적 격차가 커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민간 LNG 발전사는 SMP를 온전히 다 받는다. 특히 LNG 원료를 외국에서 직수입하는 대기업이 이익을 독차지한다.

발전사는 LNG를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조달하거나, 직수입할 수 있다. 주로 구매력 있는 대기업 계열 발전사가 직수입한다.

가스공사 LNG를 사는 경우 SMP 상승에 따른 이익 효과가 거의 없다. SMP가 올랐다는 건 발전사가 원료를 들여오는 원가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가스공사는 여러 건의 20~30년짜리 장기계약을 맺는다. 2010년 중반 들어 국제 LNG 가격이 하향세를 보였다. 계약이 끝나지 않은 물량에 대해서는 기존의 비싼 가격으로 LNG를 들여와야 한다. 
 
민간 발전사가 직수입을 통해 LNG를 낮은 가격으로 가져갔다. 직수입을 허용하지 않았다면, 가스공사가 계약 만료 물량에 대해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맺어 조달할 수 있었을 터다.

가스공사는 발전사에 LNG를 공급할 때, 여러 계약 건의 평균 값으로 가격을 책정한다. LNG 가격이 내려갔을 때 민간 발전사가 낮은 가격으로 조달한 LNG 가격보다 가스공사가 공급하는 가격이 비싸다.

가스공사로부터 LNG를 조달한 발전소의 발전단가로 SMP가 결정될 때, 민간 발전사는 직수입 가격과 가스공사 가격 간 차액만큼 이익을 본다.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낸 GS·SK·포스코 계열 발전사는 LNG 물량 상당 비중을 직수입했다. GS EPS의 LNG 직수입 비중은 53%에 이른다. 나머지 36%만 가스공사로부터 샀다.

LNG 물량 대부분을 가스공사로부터 조달하는 중소중견 기업은 실적이 답보하거나 줄었다. 삼천리 계열사인 에스파워의 1분기 영업이익은 303억원이다. 전년 275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 평택에너지는 244억원에서 162억원으로 감소했다.

직수입 제도 폐지를 촉구한 구준모 기획실장은 “가스공사가 신규 계약을 통해 낮은 가격으로 LNG를 들어올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민간이 가져가는 것”며 “직수입은 공공이 이익을 공유할 것인지, 대기업이 누리도록 할 것인지의 문제”라고 말했다.

민간 발전사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진다. LNG 직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당초 민간 발전사가 직수입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면 SMP가 낮아진다는 취지로 제도가 도입됐다. 여전히 고유가 시기 SMP는 치솟고 대기업만 폭리를 취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보다 부작용이 두드러진다.

영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에너지기업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횡재세를 도입했거나 검토하고 있다. 이익이 일정 수준으로 초과하면 법인세 등 세금을 추가로 부과하는 식이다.

구준모 기획실장은 “고유가 등 경기 변동 과정에서 한전 부담은 가중되는 가운데, 대기업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초과이익을 거두고 있어 외국의 횡재세와 같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에너지 인천 LNG 발전소 ⓒ포스코에너지

공짜로 뿌리는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할당 해야

재생에너지 전환에 따른 한전 부담을 전기요금에 보다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기후환경요금이 인상되기는 했으나, 미흡하다. 기후환경요금은 기존 1kWh당 5.3원에서 지난달부터 7.3원으로 2.0원 인상됐다.

정부는 올해부터 기후환경요금을 분리해 소비자에게 고지하도록 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소요되는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 인식을 높인다는 취지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는 원전과 석탄보다 비싸다. 재생에너지 발전을 늘리면 원가 부담이 가중된다.

기후환경요금에는 발전사의 온실가스 배출 비용이 녹아있다. 발전사를 포함한 일정 규모 이상 기업은 배출 가능한 온실가스를 정부가 할당한다. 할당량을 넘기면 다른 기업으로부터 배출권을 사야 한다. 할당량은 온실가스 조기 감축 실적과 과거 배출량, 업종별 온실가스 감축 기술 수준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문제는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권을 공짜로 뿌린다는 점이다. 유상 할당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할당량 이내의 온실가스 배출에 대해서는 비용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다. 정부는 오는 2025년까지 유상 할당 비중을 10%로 유지할 계획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20년 보고서에서 “비용 없이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능하다는 잘못된 주장은 국민 인식을 왜곡하고 기후변화 대응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은 재생에너지 전환 비용을 전기요금에 상당한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독일의 2019년 전기요금 구성을 보면, 재생에너지 부담금이 21%에 달한다. 한국은 한 자릿수다.

온실가스 배출권 유상 할당 비중을 대폭 올리고,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제안이다.

송재도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는 “전기요금에 온실가스 배출 비용을 반영하면, 한전 재정 안정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사업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전 추가이익으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설비를 구축하고, 전기요금 인상 부담을 겪는 소외계층을 지원하는 등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와 키신저, 우크라 전쟁 평화협상을 촉구하다

 [분석]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략 변화의 신호탄?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러시아에 대한 ‘결정적 승리’를 호언장담하던 미국 제도권 내부에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된다. 미국 엘리트계층의 여론 형성을 주도하는 뉴욕타임스와 대표적 현실주의 이론가인 헨리 키신저가 최근 잇따라 평화협상의 필요성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5월 19일자 사설 "전쟁은 복잡해지는데, 미국은 준비가 돼 있지 않다"를 통해 러시아에 대한 "전면적 승리"는 불가능하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상황에 대한 "현실적 평가"와 미국의 지원의 "한계"를 감안해 평화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 사설은 논설위원회(Editorial Board)의 집단 토론을 거쳐 작성되며 이 신문의 공식 견해라고 볼 수 있다.

사설은 "지난 3월 논설위원회는 미국과 우방국들이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에 보내는 메시지를 분명히 밝혔다. 그것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크라이나의 자유를 확보하겠다는 것이었다"고 전제하면서도 "이 목표가 바뀐 것은 아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러시아와의 전면전쟁에 돌입하는 것은 미국의 최선의 국익이라고 할 수 없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어려운 결단을 통해서라도 협상에 의한 평화를 추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설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에 결정적 승리를 거둔다는 것, 즉 2014년 이후 러시아가 장악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수복하는 것은 현실적 목표가 아니다...러시아는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를 앞세운 대리전을 통해 러시아에 전면적 승리를 거두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및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와 대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며, 군사 대결을 위한 무기 및 군사 지원, 그리고 국내정치적 지지 확보에도 한계가 있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 지속의 가능성, 그리고 전쟁 지속에 따른 더 이상의 파괴를 어디까지 감내할 수 있는가에 대한 현실적 평가를 통해 (평화협상 개시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사설은 "최근 워싱턴에서 나온 호전적 발언들, 예컨대 푸틴을 "더 이상 권좌에 놔두어서는 안 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나 러시아가 다른 나라를 침공하지 못하도록 반드시 "약화시키겠다"는 오스틴 국방 장관의 논평,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승리를 거둘 때까지" 전폭 지원하겠다는 펠로시 하원의장의 다짐 등은 매우 요란한 지지 선언이 될 수 있겠지만, 협상 촉진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면서 평화협상 개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지금 이 순간 분쟁은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며, 아마도 이 때문에 바이든 대통령이나 측근들은 전쟁의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면서 "미국과 나토는 이미 군사적, 경제적으로 전쟁에 깊이 개입돼 있다. (전쟁 결과에 대한) 비현실적인 기대는 미국과 나토를 이 값비싸고 소모적인 전쟁에 더욱 깊이 빠져들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욕타임스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미국의 강력한 경제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루블화가 지난 2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러시아경제가 순항하는 한편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요충지 마리우폴을 함락시킨 데 이어 돈바스지역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는 등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전쟁 여파로 미국의 실업률과 인플레가 급등하면서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패배, 나아가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까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편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에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에 참패를 안기려는 시도는 유럽의 장기적 안정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완전한 승리를 얻으려 하지 말고 조속히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격전 중인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 이전에 러시아에 빼앗겼던 영토마저 회복하겠다는 태도를 버려야 하며,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도 전쟁을 더 길게 끌고 가기보단 협상을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극복할 수 없는 격변과 긴장을 촉발하지 않으려면 두 달 안에 평화협상을 시작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경계선은 개전 전 상태(status quo ante)로 돌아가는 것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키신저는 "(지난 2월) 전쟁 발발 직전의 경계를 넘어 옛 영토를(2014년 3월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 등) 찾으려는 건 러시아 자체에 대한 새로운 전쟁"이라며 "유럽의 지도자들은 세력균형의 보증인 역할을 해 온 러시아와의 장기적 관계를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가 해야 할 일은 유럽의 국경이 아니라 (러시아와 유럽 사이의) 중립적인 완충국가가 되는 것"이라며 "우크라이나인들이 이미 보여준 영웅적 행동을 지혜와 결합하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사실 이러한 키신저의 제안은 전쟁 발발 이후 세계의 평화운동 세력과 양식 있는 시민, 지식인들이 줄곧 요구해온 것이다. 우크라이나의 주권 수호와 러시아의 안보 우려 해소를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의 중립국 지위를 보장하는 한편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완충지대화가 불가피하며, 애당초 우크라이나정부가 2015년 2월 체결된 민스크협정을 충실하게 이행했더라면 전쟁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키신저의 제안에 대해 우크라이나정부는 즉각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은 미국 등 서방의 대대적 군수 및 정보 지원에 의해 가능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평화협상의 개시는 미국의 태도 변화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계양을 유권자 10여명 만나보니..."큰 정치인 와서 좋다""이재명 왜 왔나"

 [민심르포] '이재명 대 국힘' 대결... 국힘 윤형선, 존재감 없지만 중앙당 화력 집중

22.05.27 05:48l최종 업데이트 22.05.27 08:06l


큰사진보기6월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인천 계양을 지역 내 계양역 앞에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형선(국민의힘)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  6월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인천 계양을 지역 내 계양역 앞에 이재명(더불어민주당)·윤형선(국민의힘) 후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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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곳이 다르면 풍경도 다른 법이다.

승리 이상이 필요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겸 총괄선대위원장)와 밑져야 본전인 국민의힘 양측에게 '민주당 텃밭인 인천 계양을'은 큰 의미가 없다. 이재명 후보에겐 텃밭이면서도 험지, 국민의힘에겐 험지이면서도 꽃놀이패, 인천 계양을은 지금 그런 존재가 돼버렸다.
 

<오마이뉴스>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6일 지역구 내의 계산역 사거리, 계양역, 계양산전통시장을 돌며 민심을 들어봤다. 40여 명에게 인터뷰를 시도했고 이중 10명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윤형선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와 이재명 후보가 참석한 계양역 앞 기자회견(민영화 반대) 현장도 찾았다. 구도는 '이재명 대 국민의힘'의 성격이 짙었다. 기사 앞머리에 이재명 후보의 대척점에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를 놓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각 후보 지지 여부를 떠나 주민들은 이재명 후보를 "이재명"이라고, 윤형선 후보는 "국민의힘" 또는 "2번"이라고 불렀다. 이번 선거를 포함해 이 지역에서 세 번째 도전하는 윤형선 후보 입장에선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할 지점이다. 


이처럼 '인물 대 인물' 구도가 아니어서인지 윤형선 후보와 국민의힘이 짠 '25년 대 25일' 구도는 지지층 결집 이상의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관련 질문에 윤형선 후보 지지자들은 강하게 반응했지만 이재명 후보 지지자는 거세게 반박했다. 마음을 결정하지 못했거나 결정했더라도 정치 고관여층이 아닌 이들에게 후보자의 연고 여부는 썩 중요해 보이지 않았다.

이재명, 대선에서 52% 득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6일 오전 계양역 앞에서 인천 지역 시민단체가 연 '공항·철도·전기·수도 민영화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26일 오전 계양역 앞에서 인천 지역 시민단체가 연 "공항·철도·전기·수도 민영화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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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계양을은 계양1·2·3동, 계산1·2·3·4동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는 이곳에서 52.20%를 득표했다. 윤석열 후보보다 8.58%p 앞선 수치였다.

각 동별로 들여다봐도 이재명 후보는 모든 동에서 윤석열 후보를 앞섰다. 득표율도 적게는 49%, 많게는 56% 정도로 비교적 균일했다. 참고로 인천 전체 득표율을 비교해보면 이재명 후보 48.91%, 윤석열 후보 47.05%였다.

이렇듯 인천 계양을 유권자의 약 52%는 이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경험을 갖고 있다. 대선과 이번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같은 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지만,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52'란 숫자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재명 후보에겐 이 지역에서의 승리 이상이 필요하다. 그가 대선패배 후 잠행을 깬 명분도 "당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모든 일을 다 해야 한다"였고, 실제로 그는 지방선거를 이끄는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지방선거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이재명만 이긴' 판이 돼 버리면 그의 선택과 정치력에 비판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날 만난 주민 중 상당수는 '대선 때의 표심을 바꾸지 않겠다'는 쪽이었다. 지지층만 결집시켜도 넉넉히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나쁘지 않은 신호다. 계산역 사거리에서 만난 50대 남성 박아무개씨는 "1997년부터 계산3동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계산역 사거리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9일 이재명 후보와 윤형선 후보 모두 유세를 한 곳이다.

박씨는 "일 잘하는 사람 쪽으로 마음이 간다.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있을 때 계곡 정비하는 것을 보고 정쟁보다는 실무에 강한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이재명 후보를) 찍었다"라며 "서민에게 더 이득이 될 것 같은 사람이다. 인천이 서울·경기에 비해 낙후된 면이 없지 않은데, 외부에서 일 잘하는 사람이 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계산동에 산다는 70대 여성 송아무개씨도 "외부에서 오고, 말고는 크게 상관없다. 외부에서 오더라도 이재명 후보 같은 큰 정치인이 이곳 국회의원을 맡는 것도 좋다고 본다"라며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찍었는데 (떨어져서) 많이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대선 표심이 바뀌지 않는 모습은 반대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곳에서 만난 계산3동 거주자 20대 남성 직장인 서아무개씨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지만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찍었다"면서 "정치에 큰 관심은 없는데 이재명 후보를 찍진 않을 것 같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20대 중후반의 남성 김아무개씨도 "대선 때 윤석열 후보를 찍었고 이번에도 국민의힘을 찍을 것"이라며 "연고가 없는 이재명 후보가 이곳에 온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27세 여성 대학생의 대답은 이재명 후보 입장에선 아프고, 윤형선 후보 입장에선 반색할 만한 내용이었다. 계양동에 사는 이 여성은 "지난 대선에서 3번(심상정 정의당 후보)을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재명 후보가 이곳에 온다고 해서 의아하긴 했는데 굳이 비판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도 "어제 TV 토론회를 봤다. 대선 때 투표소에 가서 백지를 내고 오려다가 3번을 찍었는데 이번엔 국민의힘으로 마음을 정했다"라고 말했다.

"정말 이곳이 뜨겁나?" vs. "의외의 국힘 선전?"
 
큰사진보기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26일 오전 윤형선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26일 오전 윤형선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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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의 사무실은 임학사거리 인근에 위치해있다. 계양IC를 나오면 바로 마주하는 이곳은 계양동과 임학동의 경계에 있으며 이 경계에 따라 계양갑·을 지역구가 나뉜다. 임학사거리 한 면의 모퉁이를 사이에 두고 두 후보 사무실 건물이 등을 맞대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가 되자 윤형선 후보 사무실이 북적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이곳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었다. 연신 "이곳을 찾아주셔 감사하다"고 말한 윤 후보는 물론, 국민의힘 관계자들 역시 상당히 고무된 모습이었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며 "결론은 누가 승리했나. 다윗이 골리앗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오전 11시 계양역엔 이재명 후보가 나타났다. 그는 인천 지역 시민단체가 연 '공항·철도·전기·수도 민영화 반대 기자회견'에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 등과 함께 참석했다. 지지자들도 많이 모였지만 현장이 역 앞이다 보니 일반 유권자를 비롯한 유동인구가 꽤 보였다. 큰 관심 없이 지나던 이들도 이재명 후보의 목소리엔 반응하기도 했다. 

계양1동에 산다는 60대 여성 김아무개씨는 "사실 민주당도 잘한 건 없다. 180석 되자마자 제대로 했어야 했는데 기껏 막판에 한다는 게 검수완박 밀어붙이기였다"면서도 "다만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이란 사람에게 기회는 주고 싶다. 선거 때마다 (국민의힘 측 후보는) 공약과 능력보단 연고를 따지는데 그래서 국민의힘이 계양에서 뭘 했나"라고 지적했다.

계양역에서 인천1호선을 타고 임학역 4번 출구로 나오니 계양선전통시장이 나왔다. 인천을 대표하는 전통시장 중 한 곳으로 과거엔 병방시장으로 불린 곳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4월 26일 이곳을 찾았는데 윤형선 후보는 이곳에서 유세를 하며 "윤 대통령이 칼국수도 먹고 갔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도 이곳을 찾아 즉석연설을 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바랐고 삶을 바꾸고자 했던 분들의 힘만 합치면 이번 지방선거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곳에서 만난 40대 남성 최아무개씨는 "이재명 후보가 와서 뜨겁다곤 하는데 진짜 뜨거운지는 모르겠다. 대선이 워낙 뜨거워서 그런지 몰라도 사실 그동안 지방선거 열기는 그냥 그렇지 않았나"라며 "제가 누굴 찍든 간에 어차피 민주당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30대 초반 남성 이아무개씨는 "여전히 (누굴 찍을지) 고민 중"이라며 "이곳이 민주당 텃밭이라곤 하는데 대선이 끝난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국민의힘이 의외로 선전할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평했다. 
 
6월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인천 계양을 지역 내 계양산전통시장 내 모습.
▲  6월 1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열리는 인천 계양을 지역 내 계양산전통시장 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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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결산] 눈 뜨고 삼성전자 강탈당하나

 김민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5/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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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전문가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경제회담’이었다고 평가한다. 

 

두드러진 대북 대응책이 없다 보니 경제로 관심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을 방문해 ‘경제회담’ 성격을 부각했다. 

 

문제는 양국이 서로 주고받는 ‘호혜’ 성격의 경제협력이 아닌 일방적인 ‘강탈’ 성격의 회담이 되었다는 것이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이 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했는지 배경부터 살펴보자. 

 

반도체 전쟁

 

지금 세계는 반도체 전쟁이 한창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정보처리 기술이며, 반도체 없이는 정보처리도 없다. 

 

즉, 반도체 산업을 틀어쥔 나라가 4차 산업혁명의 승자가 된다는 말이다. 

 

반도체 산업은 크게 메모리 반도체와 비메모리 반도체로 나뉘며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2~3배 정도 된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 2위로 전체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반면 비메모리 반도체는 미국이 50% 이상 압도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설계, 장비, 생산을 주로 담당하는 나라가 제각각인 전형적인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산업이다. 

 

미국이 설계하면 네덜란드 장비로 대만이 생산하는 식이다. 

 

반도체 설계도를 받아서 생산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라 부르는 데 대만의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가 각각 파운드리 업계의 1, 2위를 차지한다. 

 

특히 5나노미터급 최첨단 반도체 생산은 두 업체만 할 수 있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장비는 네덜란드의 ASML이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세계 반도체 공급망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또 세계적 반도체 기업 대표를 불러 모아놓고 공급망 재구축도 주장했는데 삼성전자도 이 자리에 세 번이나 불려 갔다고 한다. 

 

미국이 구상하는 반도체 공급망 재구축의 핵심은 ‘중국 왕따’다. 

 

중국에 반도체 기술도 전하지 말고, 반도체 장비나 원료도 팔지 말고, 반도체도 팔지 말고, 중국산 반도체도 사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반도체 전쟁은 미-중 경제전쟁을 선포한 트럼프 정권 시기에 이미 진행 중이었다. 

 

중국이 자체 반도체 개발에 집중 투자를 시작하자 위기를 느낀 트럼프 정부는 2018년 미국 반도체 기술이 10% 이상 들어간 소재·부품·장비·제품의 대중국 수출 금지 결정을 내렸다. 

 

2019년 찰스 커퍼먼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네덜란드 외교관들을 백악관에 불러 모아놓고 ASML이 생산하는 장비를 두고 “좋은 동맹은 이런 종류의 장비를 중국에 팔지 않는다”라며 협박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ASML의 장비가 중국에 들어가지 않으면 5~10년 정도 중국의 반도체 개발이 늦춰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이번 바이든 순방 일정 중에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출범시켜 이런 반도체 전쟁에 더욱 불을 붙였다. 

 

IPEF에 창립국가로 뛰어든 한국 역시 미-중 반도체 전쟁에서 확실한 미국 편을 선택한 셈이다. 

 

삼성전자 강탈

 

미-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반도체 전쟁에 삼성전자는 자동으로 참전하게 됐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삼성전자 방문은 그 정점이 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삼성전자에서 연설을 통해 “삼성이 지난해 5월 17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미국에도 그 투자로 인해서 이 같은 시설이 들어서게 됩니다”라고 하였다. 

 

삼성전자가 평택 반도체 공장과 같은 최첨단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을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기로 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미국은 향후 10년 안에 미국산 반도체를 전 세계 생산량의 6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에 따라 TSMC, 삼성전자 등의 미국 공장 건설을 압박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삼성에서 170억 달러를 투자하시면서 사업성을 따지지 않으셨을 리가 없습니다”라고 하였지만,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 먹기식 결정이었다.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의 압력을 막아낼 의지도, 힘도 없는 데다 아직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입장에서도 다른 선택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황정수 한국경제 기자는 2020년 5월 16일 기사 「미·중 다툼에 새우등 터지게 생긴 삼성전자의 선택은」에서 “굳이 미국에 막대한 자금을 퍼부어 가며 공장을 지을 유인이 크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에서 “(미국은) 숙련도가 높고, 헌신적인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랑했지만, 인건비를 생각하면 중국에 공장을 추가하는 게 누가 봐도 이득이다. 

 

다만 미국의 대중국 제재로 인해 반도체 생산 장비를 중국에 반입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공장 증설에 어려움이 있을 뿐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 공장은 미국의 제재로 ASML의 반도체 생산 장비 구입에 비상이 걸려있다. 

 

즉,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코앞에 좋은 공장 부지를 놔두고 억지로 지구 반대편 미국에 공장을 지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이 자국의 반도체 전쟁 승리를 위해 삼성전자에게 170억 달러, 무려 20조 원을 강탈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SBS는 22일 뉴스에서 “일단 미국 입장에서 자신들이 구상하는 인도태평양 질서에 한국의 참여를 한 발 더 이끌어냈고 삼성, 현대차의 미국 내 투자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얻었습니다. 반면에 우리는 경제 분야에서의 당장 눈에 띄는 결과물은 미국에 비해 좀 적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소개하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가 “우리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확대하는 만큼, 미국 측도 투자를 많이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포함돼 있다”라며 “다소 군색한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암울한 전망

 

그렇다면 삼성전자는 미국에 투자한 만큼의 이익을 건질 수 있을까?

 

일단 TSMC와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공장은 2025년께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두 업체 모두 기본적인 물량을 생산하는 가운데 미국의 압박을 받아 미국에 추가로 공장을 짓는 것이라서 2025년 이후 엄청난 공급 과잉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압력을 받은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인 미국의 인텔도 TSMC, 삼성전자를 제치기 위해 미국에 무려 119조 원을 들여 초거대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어 공급 과잉에 한몫할 전망이다. 

 

한겨레 5월 22일 기사 「통상·산업도 미국 쏠림…ICT 수출 등 중국 리스크 커질 듯」에 따르면 한 반도체 부품업체 대표는 “미국의 칩셋 고객사들이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물량을 발주한다는 아무런 담보가 없다. 상대적으로 국내 생산기지의 역할은 줄고, 자칫 반도체 강국의 지위도 빼앗길 수 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기껏 미국에 공장을 지었는데 제대로 주문이 안 들어오면 미국 공장만 문제가 아니라 국내에 있는 삼성전자 본사도 타격을 입는다는 얘기다. 

 

특히 아직은 삼성전자가 기술 면에서 TSMC를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기에 공급 과잉 상황에서 미국 기업의 주문이 1순위 기업인 TSMC에서 끝나고 2순위 기업인 삼성전자까지 오지 않을 수 있다. 

 

사실 지금도 삼성전자는 TSMC와의 경쟁에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반도체 하청을 주는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경쟁사인 삼성전자보다는 순수 하청만 전문으로 하는 TSMC를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파운드리 업계의 세계 최대 ‘큰손’인 애플의 경우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아닌 TSMC에만 반도체 주문을 한다. 

 

▲ 삼성전자 파운드리 반도체 평택 공장     ©삼성전자

 

게다가 한국의 IPEF 참여로 중국 내 반도체 시장에서도 밀려난다면 삼성전자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2020년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약 1,326억 달러인데 이 중 메모리 반도체는 284억 달러로 전체의 21.4%에 달한다. 

 

여기에 홍콩 수출 물량 약 137억 달러를 더하면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의 약 31.7%가 메모리 반도체라는 소리가 된다. 

 

또 2021년 전체 메모리 반도체 수출액(약 524억 달러)의 80%(중국 284억 달러 + 홍콩 137억 달러)가 중국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런 중국 시장에서 쫓겨난다면 삼성전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 

 

현재 중국은 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렀지만, 장비나 제조 기술은 TSMC, 삼성전자에 비해 5년 정도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미국이 IPEF 등을 통해 반도체 전쟁을 가속한다면 중국은 반도체 기술개발과 자급자족에 더욱 사활을 걸고 투자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제 미국의 통제가 없어도 더 이상 중국에 반도체를 팔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ASML 페터르 베닝크 대표이사는 올해 4월 미국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수출통제 조치로 중국과 단절하면 중국은 기술주권을 향한 노력을 가속화할 것이다. 15년 안에 중국은 스스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기업들의 중국 시장은 사라져버릴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종합해보면 삼성전자는 미국의 압력에 못 이겨 무려 20조 원을 미국에 투자하는 ‘강탈’을 당했는데 그에 비해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낼 수도 없고, 거대한 중국 시장마저 잃을 거란 불안이 팽배하다고 하겠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삼성전자뿐 아니라 현대자동차도 2025년까지 미국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24일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머니투데이 24일 기사 「삼성전자·현대차 주가 ‘뚝뚝’..‘역대급’ 투자 발표도 안 통했다, 이유는」의 다음 포털 댓글 찬반 순 1, 2위는 각각 “한국에서 돈 빼서 채산성 나쁜 미국에 공장 투자한다는데 주가가 내려가지 오를 수가 있겠나? 기사 보면 한국에다 짓는 줄 알겠네”, “천문학적 돈 투자 하는데 호구 된 느낌이 드는 이유는 남북한의 화해무드 기조가 깨진 거 같고 미국에 목줄 잡혀 끌려가는 모습에 대중국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인데 의미심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