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13일 수요일

“정의로운 총파업”... 민영화 막는 철도총파업, 시민 지지 봇물

 

  •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3.09.13 18:46
  •  

  •  댓글 0
  • 

    297개 시민단체 지지성명 연이어

    KTX와 SRT, 분리할수록 민간매각 가능성 커져

    철도 업무 분할 멈춰야...그리스 열차 충돌사고의 교훈

    ▲13일 오전 11시 30분,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민영화 저지 공공성 확대 서울지역 공동대책위원회 결성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 총파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철도 파업을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가 철도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는 “철도 파업은 모두의 생명과 안전, 서민의 이동권, 공공성을 지키고 기후 재앙을 막기 위한 싸움”이기 때문. 이들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비용인상을 불러올 철도 민영화를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를 멈춰 세워야 한다”고 총파업에 힘을 실었다.

    ▲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예고한 1차 총파업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승강장에서 코레일 직원이 승객을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13일 오전, 시민단체들은 ‘민영화 저지, 공공성 확대 서울지역 공동대책위원회(민영화 공대위)’를 결성했다. 민영화 공대위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여성연대(준), 고양시민회, 나라사랑청년회 등 297개 단체가 포함되며, 파업 진행에 따라 더욱 많은 시민단체들이 합류할 예정이다.

    KTX와 SRT, 분리할수록 민간매각 가능성 커져

    철도노조는 공공철도 확대와 4조 2교대 전면 시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공공철도 확대와 관련 △수서행 고속열차(KTX) 도입 △KTX와 수서발 고속열차(SRT) 연결 운행 및 운임차이 해소 △코레일과 에스알(SR) 통합 등이 중요 쟁점이다.

    시민들이 철도 파업을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정부의 민영화 정책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별도 운영 중인 KTX와 SRT를 더욱 분리하며 SRT 노선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경전·전라·동해선에서 SRT 운행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SRT 운영사인 에스알(SR) 지분을 민간에 팔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나, 분리 강화 자체가 위장된 민영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에스알이 ‘경쟁체제 도입’이라는 명목하에 코레일과 별도 회사로 설립된 만큼, 향후 민간매각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기 때문.

    또한 코레일은 흑자노선인 KTX의 수익으로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 적자노선을 돕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나, 에스알은 고속철도 운영만 하기에 적자노선에 대한 기여가 없다. 에스알이 성장할수록 고속철도 정차역 외 지역민의 철도 접근성은 축소된다는 말이다. 시민들이 공공성 확대를 요구하는 이유다.

    ▲13일 회견에서 의료연대노조 서울지부 최상덕 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철도 업무 분할 멈춰야...그리스 열차 충돌사고의 교훈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철도산업발전기본법(철산법) 개정안도 문제다. 철산법 개정안은 ‘철도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코레일이 맡는다’는 조항을 삭제하여 민간 위탁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열어놓는다. 이는 결국 철도 운영과 시설기능이 분리되어, 차량정비와 시설유지보수 업무가 민영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민영화 공대위는 “철도는 설비와 차량이 유기적으로 운영되어야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다”며 “운행과 유지보수, 역무 담당기관이 서로 달라지면 효율성뿐만 아니라 안전사고의 책임소재가 불명확해진다”고 지적했다.

    ▲13일 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열차 통합 퍼포먼스를 진행중이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은 “KTX와 SRT 분리 운영을 비롯, 관제와 시설 업무 쪼개기의 결과는 요금 폭등과 위험 증가”라며 “이미 올해 초 그리스에서 민영화 철도 분할로 인해 열차가 정면충돌하여 57명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 정부의 철도 정책은 결코 시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철도 분리 저지는 노동자뿐 아니라 철도 이용객과 시민의 문제”라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14일부터 나흘간 1차 총파업에 돌입하고, 국토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대응에 따라 2차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민영화를 막는 ‘철도하나로 운동본부’, ‘시민사회 공동행동’ 결성에 이어 서울지역 공대위까지. 철도 총파업을 지지하는 각계 선언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철도 총파업 #철도 민영화 #SRT #KTX #SR #코레일 #공공운수노조 #공공성

    윤석열이 선택한 ‘유인촌’, MB정부 ‘문화장악 기술자’의 귀환

     


    윤석열 대통령과 이번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지명된 유인촌 후보자. 사진은 지난 7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유인촌 대통령 문화체육특별보좌관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한 기념촬영 모습(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에 이어 또다시 이명박 정부 출신 인사인 유인촌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 13일 문화체육부 수장으로 지명됐다. 이동관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언론장악 논란을 일으키며 ‘방송장악 기술자’라는 비판까지 받는 인물이다. 유인촌 장관 지명자도 이에 못지않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3년 넘게 문체부 장관으로 일하며 이른바 ‘좌파예술인 척결’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목표를 성실히 이행하며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을 일으킨 주역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에 이어 유인촌을 다시 기용한 건 이른바 ‘좌파 문화예술인 척결’을 외쳤던 이명박 정부에서 일한 그의 기술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2년 만에 돌아온 유인촌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서
    이명박 역할 맡으며 MB정권과 인연
    이명박 서울시장·대통령과 함께 승승장구


    사실 유인촌의 귀환은 이미 오래전부터 예상됐다. 올 1월 이명박 정부 문체부 장관 출신인 정병국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문체부가 추천위원을 꾸려 한국문화예술위 위원들을 추천하고, 위원들이 호선을 통해 정병국 위원장을 뽑은 것이지만, 이런 일련의 과정엔 윤석열 정권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당시 문체부는 유인촌을 추천위원으로 위촉한 바 있다. 당시 문화예술단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시대를 역행하는 부적절한 처사”라며 항의했다. 뒤이어 지난 7월엔 윤 대통령이 유인촌을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별보좌관으로 임명했고, 결국 문체부 장관 퇴임 12년 만에 그 자리에 돌아올 기회를 얻었다.

    유인촌은 MBC에서 방영된 우리나라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1980~2002)에 출연하며 소박한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유명 배우다. 아울러 ‘역사스페셜’ 등 교양 프로그램 진행을 맡으며 대중들의 호감도 얻었다. 오랜 기간 연기자로 살아오던 그는 1990년 KBS 드라마 ‘야망의 세월’에 출연한 것을 계기로 이명박과 인연을 맺었다. 드라마 ‘야망의 세월’은 평사원으로 현대에 입사해 현대건설 회장에 오른 이명박의 삶을 소재로 만든 드라마였고, 유인촌은 드라마에서 이명박을 참고해 만든 인물인 ‘박형섭’ 역할을 맡았다. 드라마 ‘야망의 세월’은 대중적 인기를 끌면서 기업인 이명박을 정치인으로 변신시키고, 서울시장과 대통령까지 오르게 한 발판이 됐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된 2018년 3월 22일 밤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자택 앞에 측근들이 모여있다. 사진 제일 오른쪽이 이번에 문체부 장관으로 지명된 유인촌 후보자, 사진 가운데가 최근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된 이동관 위원장이다. ⓒ민중의소리

    드라마 출연을 계기로 만들어진 이명박과 유인촌의 인연은 이명박이 2002년 서울시장에 당선되면서 단순한 인연에서 정치적 관계로 발전된다. 그는 그해 이명박 서울시장 당선인 인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고, 2004년엔 서울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2007년 이명박이 대선에 출마하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문화예술정책위원장 대행을 맡아 선거운동을 도왔고, 당선된 뒤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거쳐 이명박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을 맡아 3년 넘게 일했다. 장관 퇴임 이후에도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과 예술의 전당 이사장 등을 지내며 이명박 측근으로 오랫동안 함께했다.

    유인촌 “예술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건
    공산국가에서나 하는 일”


    유인촌의 귀환은 과연 문화예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유인촌과 집권세력의 최근 발언과 유인촌의 과거 장관 재직 시절 행보를 짚어보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2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열린 우파 성향 문화예술인 단체 ‘문화자유행동’ 창립총회에 참석해 “최근 어떤 밴드 멤버가 오염처리수 방류 후 ‘지옥이 생각난다’고 이야기한 걸 들으며 개념 연예인이라고 이야기하는데 개념 없는 개념 연예인이 너무 많은 것 아닌가”라고 말하며 밴드 자우림의 멤버 김윤아를 비난했다. “따돌림, 낙인찍기, 자기들끼리 이권 나눠먹기 카르텔” 등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탄압했던 일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도 나왔다.

    유인촌은 지난 8월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좌파 예술인들 몰아내려고 유인촌을 특보로 앉혔다는 말도 있다”는 질문에 대해 “호사가들 얘기다. 가장 자유로워야 할 문화계에서 이념 논쟁은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속칭 좌파 예술인들도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예술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건 공산국가에서나 하는 일이다. 굳이 정치적 표현을 하고 싶다면 말릴 수 없다. 부모 말도 안 듣고 이 바닥에 나온 사람들이 누구 말을 듣겠나. 다만 정부 예산을 지원하라고 요구해선 안 된다. 나랏돈으로 국가 이익에 반하는 작품을 만드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말했다. 예술인 탄압을 부인했지만, 소위 좌파 예술인에게 국가 예산 지원이 없을 것이란 엄포를 놨다. “예술을 정치적 도구로 삼는 건 공산국가에서나 하는 일”이라며 반공을 강조해온 윤석열 정권의 입맛에 맞는 표현으로 자신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만든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보고서’
    “대중이 쉽게 접하고 무의식중에
    좌파 메시지에 동조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인 영화를 중심으로
    국민의식 좌경화 추진하고 있다”


    유인촌은 이명박 정부 당시 벌어진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인촌은 여러 인터뷰에서 이러한 연관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장관 재직 당시 벌어진 일들과 여러 정황은 그의 해명을 무색케 한다. 유인촌이 문체부 장관으로 임명된 그해 8월 정부 청와대 기획관리비서관실은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이란 대외비 보고서를 만들었다.

    당시 작성된 보고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의 기본계획서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구체적인 계획을 담고 있고, 내용 가운데 상당수가 실제로 추진되었음이 검찰 수사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등에서 드러났다.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보고서는 “대중이 쉽게 접하고 무의식중에 좌파 메시지에 동조하게 만드는 좋은 수단인 영화를 중심으로 국민의식 좌경화 추진”을 하고 있다면서 “반미 및 정부의 무능을 부각시킨 ‘괴물’, 북한을 동지로 묘사한 ‘JSA’, 국가권력의 몰인정성을 비판한 ‘효자동 이발사’ 등을 지속적으로 제작·배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기자브리핑이 진행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인디스페이스에서 진상조사위원장인 조영선 변호사가 2008년 8월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 관련 청와대 내부 문건을 보여주며 경과보고를 하고 있다. 이 문건에는 '좌파를 대신할 건전한 우파의 구심점을 신진 세력 중심으로 조직화', '의도적으로 자금을 우파 쪽으로만 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문화예술인 전반이 우파로 전향하도록 추진' 등 ⓒ뉴시스

    또 “좌파는 지난 10년간 정부의 조직적 지원 하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중심으로 주도 세력으로 부상”했다고 진단하고, 전임 정부에서 만들어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등 민간위원회는 예산 지원을 민간 좌파 인사들이 주도하기 위해 구성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현실을 바꿀, 그들의 표현으로 말하자면 ‘균형화’를 위한 방향으로는 “단기간에 좌파 척결을 위한 전쟁을 하기보다는 좌파를 대신할 건전한 우파의 구심점을 신진세력 중심으로 조직화”하고, “대부분의 문화예술인들은 정부와 기업의 지원금에 의존하는 점을 고려, 의도적으로 자금을 우파 쪽으로만 배정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문화예술인 전반이 우파로 전향하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 문화부, 기재부, 기업의 역할분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건엔 “9월 대통령 보고”라고 적혀 있어 해당 전략을 이명박이 직접 챙겼음을 알 수 있는 대목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
    ‘좌파 연예인 대응 TF’ 조직
    블랙리스트로 문화예술인 탄압
    화이트리스트로
    이른바 ‘건전 예술인’ 지원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이 직접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조직해 문화예술인들을 탄압하고,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이른바 ‘건전 예술인’을 지원한 사실이 2017년 국정원 개혁발전위 조사와 검찰 수사 등을 통해 밝혀지기도 했다. 당시 국정원이 만든 블랙리스트엔 이외수, 조정래 등 작가, 문성근, 명계남, 권해효, 김규리, 김명곤 등 배우, 김미화 김제동 등 방송인, 윤도현, 신해철, 안치환 등 가수, 이창동, 여균동, 박찬욱, 봉준호 등 영화인 등을 망라해 82명의 이름이 들어갔다.

    이들을 대상으로 구체적인 활동이 진행된 사실이 드러난 문건도 발견됐다. 국정원이 2010년 1월 만든 ‘문화예술체육인 건전화 사업 계획’ 문건에는 방송인 김미화씨와 김제동씨 등을 퇴출 대상으로 지목하면서 ‘방송사 간부, 광고주 등에게 주지시켜 배제하도록 하고 그들의 비리를 적출해 사회적 공분을 유도해야 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그해 8월 만든 ‘좌파 연예인 활동 실태 및 고려사항’ 문건에는 ‘포용 불가 연예인은 방송 차단 등 직접 제재 말고 무대응을 기본으로’, ‘각 부처나 지자체, 경제단체를 통해 대기업이 활용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정원이 블랙리스트에 오른 방송인들을 하차하도록 압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2011년 7월 국정원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4월 김미화, 7월 김여진 하차”, “후속 조치로 윤도현, 김규리 8월경 교체 예정”, “10월 가을개편 시 김어준 하차” 등의 내용이 등장하는데, 실제 윤도현은 9월 MBC 라디오 프로그램 ‘2시의 데이트’에서, 김어준은 10월에 ‘색다른 상담소’에서 각각 하차했다.

    방송인 김미화와 황석영 작가가 2017년 9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 빌딩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에서 진상조사소위 김준현 위원(변호사)에게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 블랙리스트 관련 조사 신청서를 전달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국정원이 ‘건전 성향’으로 분류된 연예인들을 육성하기 위해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담긴 문건도 드러났다. 국정원은 2010년 11월 원세훈 원장 지시로 작성한 ‘진보성향 방송·연예인 순화·견제 활동 방향’ 보고서에서 좌파 연예인들에게 다양한 압박을 시행한 동시에 친정부 성향의 연예인을 인위적으로 육성하는 화이트리스트 방안도 거론했다. ‘화이트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배우와 개그맨 등이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정부나 공공기관의 공익 광고 모델로 이른바 ‘건전 성향’ 연예인들을 우선적으로 섭외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단체 기관장 물갈이에
    앞장섰던 유인촌 장관
    문화예술위 법적 소송 끝에
    ‘한지붕 두 위원장’이라는 촌극까지


    유인촌은 이명박 정부 당시 문화단체 기관장 물갈이에 앞장서며 ‘좌파 문화예술인 척결’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그는 문체부 장관 임명 직후인 2008년 3월 12일 광화문 문화포럼이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개최한 제80회 아침공론에 참석해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나름의 철학과 이념을 가진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새 정권이 들어섰는데도 자리를 지키는 것은 지금껏 살아온 인생을 뒤집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가 보장된 문체부 산하 문화예술 단체장들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당시 문체부는 특정 문화예술단체에 장기간 감사를 진행하는 등 기관장 퇴임을 압박했고, 여의치 않으면 해임했다. 김정헌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김윤수 현대미술관장, 김철호 국립국악원 원장,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등이 잘려나갔다. 김정헌 위원장을 유인촌이 절차와 법을 무시한 채 해임하면서 소송이 벌어졌고, 2년간의 소송 끝에 해임무효 판결을 받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소송에서 이겨 위원장으로 복귀하면서 오광수 3대 문예위 위원장과 함께 ‘한지붕 두 위원장’이라는 초유의 사건을 겪다 2개월 만에 물러났다. 김윤수 현대미술관장도 임기를 1년 남기고 해임됐고, 2년간 소송해 “채용계약 해지는 무효이므로 해지 이후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의 급여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으며 승소했다. 법원 판결을 통해 인사 전횡이 인정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유인촌 문체부 장관의 무리한 인사로 인해 김정헌 위원장의 해임이 법원 판결로 무효가 되면서 당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한지붕 두 위원장'이란 초유의 일을 겪고 말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김정헌 위원장(오른쪽)과 오광수 위원장이 2010년 2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밀어붙이기식 인사로 문화단체 기관장을 갈아치우면서 관련 문화단체에선 문화예술 지원사업과 관련해 잡음이 터지기도 했다. 2010년 1월 영화진흥위원회의 영상미디어센터와 독립영화전용관 사업자 선정 심사결과를 두고 영화인들이 사업자 조작 선정 의혹을 제기했다. 당시 영화인들은 1차 심사에서 각각 차하위, 최하위를 받고 탈락했던 단체의 임원들이 2차 심사에서 버젓이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고, 이름만 바뀌었을 뿐 1차 때와 그 구성원과 추진세력이 동일한 신생 유령단체가 이들의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1차 심사에서 각각 최고점을 받았던 영상미디어센터의 기존 미디 액트 운영진과 독립영화전용관의 인디 포럼작가회의는 2차 심사에서 나란히 최저점수를 받고 탈락했다고 꼬집었다. 당시 ‘워낭소리’의 이충렬 감독, ‘똥파리’의 양익준 감독, ‘반두비’의 신동일 감독 등 독립영화 감독 155인은 “불공정한 독립영화전용관 선정에 반대한다”면서 “불공정하게 선정된 독립영화상영관에서 작품을 상영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등 파문이 커졌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에서도 논란이 일었다. 2010년 1월 한국문화예술위는 한국작가회의를 비롯한 여러 문화단체를 불법폭력시위 단체로 규정하고, 공문을 보내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일었던 지난 2008년 실제 불법폭력시위에 적극 가담하지 않았으며, 나중에 관련 사실이 확인되면 정부 보조금을 반환하겠다”는 확인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해 파문이 일었다. 당시 작가회의는 총회를 열고 확인서 제출 요구를 거부하고 ‘저항의 글쓰기 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의하는 등 저항에 나선 바 있다.

    2008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촬영하는 언론사 기자들을 향해 “사진 찍지마 X발,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라고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하는 유인촌 당시 문체부 장관. ⓒ방송 화면 캡쳐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문체부 주도로 파견한 연예인 응원단을 두고 예산 낭비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국정감사에선 연예인 응원단이 비즈니스석을 사용해 베이징을 방문했고, 숙박비에만 1억 원을 쓰고, 경기장 표를 암표로 사고, 온천을 이용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예산을 쓴 사실이 드러나는 등 논란이 커졌다. 연예인 42명이 8개 경기를 응원하는데 문화부 예산 2억1,000여만 원이 쓰인 것이다. 당시 문화부 장관이던 유인촌은 “연예인 응원단의 취지는 좋았지만, 예산 졸속 집행이 지적된다면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하겠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사진 찍지마 X발”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를 시켰지?”
    등 각종 막말 논란


    이뿐만 아니라 유인촌은 장관 재직 당시 언론과 국민을 대하는 태도와 언행으로 논란을 빚은 인물이어서 공직자 자질과 관련한 의문도 나온다. 2008년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촬영하는 언론사 기자들을 향해 “사진 찍지마 X발, 찍지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마!”라고 고성을 지르며 욕설을 했다. 그가 흥분하며 욕설하는 장면은 자막과 함께 이른바 ‘짤’로 만들어져 그를 알지 못했던 10대와 20대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2009년 5월 22일에는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이론과 6개를 폐지하겠다는 문체부 감사 결과에 항의하기 위해 문체부 정문 앞에서 1인시위 중이던 한예종 학생에게 자전거를 타고 가며 “얼른 가서 공부해라, 뭐 하러 고생하고 있니, 다 해준다는데”라고 무시하는 반응을 보여 논란이 됐다. 비슷한 시기 같은 이유로 문체부 앞에서 1인시위를 하던 한예종 학부모가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고 하자 “학부모를 왜 이렇게 세뇌를 시켰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 권종술 기자 ” 응원하기

    뉴스타파 기자 "거대한 덫에 걸려들어" 조선일보 "뉴스타파, 피해자 행세"

     

  • 박재령 기자 
  •  

  •  입력 2023.09.14 07:37
  •  

  •  댓글 0
  • 

    [아침신문 솎아보기] 뉴스타파 인용 KBS·MBC·SBS·JTBC·YTN 의견진술

    경향 “수사 결과 나오기도 전에 보도 규제 처벌, 5공화국 언론지침 부활”

    조선 “‘언론탄압’ 피해자 행세 뉴스타파, 정파성 탐사 전문 아닌가”

    김정은 만난 푸틴, 사실상 허물어진 UN 제재에 동아 “러시아 무책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인용 보도 매체에 의견 진술을 듣기로 의결하자 경향신문이 “언론 탄압이 선을 넘었다”고 반발했다. 언론사는 각자 기준에 따라 인용 여부를 결정하기 마련인데 인용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극히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뉴스타파 기자 칼럼을 지면에 실으며 ‘검찰 특활비 공개’ 등 불편한 보도로 검찰이 뉴스타파를 탄압한다고 주장했고 조선일보는 뉴스타파가 ‘언론탄압’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당시 뉴스타파 전문위원)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사이의 1억6500만 원 상당 ‘돈거래’가 밝혀지면서 정치권 공세가 연일 이어진다. 대통령실이 지난 5일 “김만배·신학림 거짓 인터뷰는 희대의 대선 정치 공작 사건”이라 규정한 데 이어 지난 7일 국민의힘이 뉴스타파 기자 1명, JTBC 전 기자 1명(현 뉴스타파 기자), MBC 기자 4명 등을 실명까지 공개하며 고발했고, 13일 김어준, 주진우, 최경영 등 시사프로그램 진행자까지 고발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등 잇따른 해촉으로 여당 다수로 바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지난 12일 뉴스타파 김만배 인터뷰를 인용 보도한 KBS·MBC·SBS·JTBC·YTN 5곳에 대해 제작진 의견진술을 듣기로 의결했다. 의견진술은 심의위원들이 중징계인 ‘법정제재’가 필요하다고 의결한 사안에 대해 해당 방송사 소명을 듣는 절차다. 야권 추천 위원들은 긴급 심의에 반대하며 의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여권 추천 위원 세 명은 의견진술에 전원 찬성했다.

    [관련 기사 : 방통심의위, 뉴스타파 인터뷰 인용보도 모두 법정제재 예고]

    뉴스타파 기자 칼럼 실은 한겨레, ‘피해자 행세’ 비판한 조선

    ▲ 14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14일 <‘인용 보도’까지 손보겠다는 방심위, 언론 탄압 선 넘었다> 사설을 내고 “방송 독립성과 공정성을 겁박하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문제는 인용 보도까지 손을 보겠다는 월권적 태도다.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할 콘텐츠가 보도되면 언론사는 스스로 정한 기준에 따라 추가·반론 취재를 하고 인용 여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인용 보도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권력 감시나 중대 사안 보도를 통제하겠다는 발상과 다름없다. 전직 위원장을 쫓아내고 군사작전하듯 여당추천 위원들이 점령한 방통위·방심위가 민감한 정치 보도 사안을 놓고 이렇게 급속히 편파적으로 제재하겠다고 나선 것은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검찰의 허위 인터뷰 의혹 수사는 아직 초기단계다. 어떤 내용이 오보·가짜뉴스인지, 어떤 의도를 갖고 보도했는지는 철저히 수사해 규명할 부분이다. 그 결과도 나오기 전에, 인용 보도를 규제·처벌부터 하겠다면 언론 자유를 훼손하고,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심각히 침해하는 행위가 된다. 제5공화국 때 입맛대로 완장 차고 특정 사안·표현 보도를 막은 언론지침 부활로도 비칠 수 있다. 방심위는 구시대적인 언론 탄압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했다.

    ▲ 14일자 한겨레 칼럼 '왜냐면'

    한겨레는 이범준 뉴스타파 객원기자 칼럼을 실었다. 이범준 기자는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보도는 내가 뉴스타파와 일하기 전에 나왔다. 이 보도 과정이나 내용을 잘 알지 못한다”면서도 “그렇지만 기자로서 검찰을 취재해왔고, 파트너로서 뉴스타파 곁에 있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가 뉴스타파를 탄압하는 과정을 누구보다 가까이서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권력이 통제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내게 각인시킨 보도가 셋 있다”며 △‘죄수와 검사’ 시리즈 △‘검찰 특활비 공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거짓말 의혹’ 등을 꼽은 이 기자는 “문재인 정부 검찰인지 윤석열 정부 검찰인지 가리지 않았다. 그러다 검찰 수장이 대통령이 되면서 뉴스타파가 한 검찰 비판은 국기 문란이 됐다”며 “옆에서 보는 뉴스타파는 허망해하면서 묵묵히 견디고 있다. 거대한 덫에 걸려들었다며 체념하는 분위기도 있다. 시민 응원이 없다면 밖에서 부수기 전에, 안에서 무너질 수도 있다.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없어지면 다음 표적은 댓글과 영상으로 발언하는 개인”이라고 했다.

    ▲ 14일자 조선일보 기자 칼럼.

    반면, 조선일보는 뉴스타파가 ‘언론탄압’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기자의 시각’ 칼럼에서 박국희 조선일보 기자는 <대장동은 ‘커피 게이트’라더니>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검사 시절 대장동 브로커 조우형씨에게 커피를 타 준 사실이 없다고 지적하며 “검찰이 최근 김만배씨로부터 1억6500만원을 받고 뉴스타파에 보도된 인터뷰를 허위로 한 혐의로 신학림 뉴스타파 전문위원을 수사하지 않았다면 진실은 묻혔을 것이다. ‘윤석열 커피’를 주장하던 뉴스타파는 이제 와서 ‘커피는 핵심이 아니다’ ‘커피를 누가 타줬든 수사를 봐줬다는 게 본질’이라고 말을 바꿨지만, 윤석열 검사의 수사 무마 역시 드러난 게 없다”고 했다.

    박 기자는 ”뉴스타파는 ‘윤석열 커피’ 허위 인터뷰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가짜 뉴스에 대한 반성보다는 ‘언론 탄압’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다. 자칭 ‘탐사 보도 전문’이라는 뉴스타파는 ‘윤석열 검찰=악(惡)’이라는 결론부터 정해놓고 취재하는 ‘정파성 탐사 전문’은 아닌지, 괴물을 잡겠다고 스스로 괴물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MB 정부 시즌2’ 유인촌 지명에 중앙 “인재풀이 이렇게 협소한가”

    ▲ 14일자 경향신문 2면 사진 기사.

    ▲ 14일자 경향신문 2면 기사.

    윤석열 정부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 3개 부처 개각을 단행했다. 신임 국방부 장관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체육특보, 여성가족부 장관에 김행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을 각각 지명했다. 내정된 인문들이 강성 보수로 꼽히는 데다 이명박 정부 고위직 출신이 포함됐다는 점이 반복되면서 보수신문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나왔다.

    신원식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시절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간첩”이라며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발언한 것이 알려져 논란이 됐고, 유인촌 문화체육특보는 이명박 정부 초대 문체부 장관이던 2008년 10월 국회 국정감사 도중 기자들을 향해 삿대질하며 “사진 찍지마! XX. 찍지마!”라고 욕설 논란을 빚은 것이 대중 뇌리에 박혀 있다. 김행 장관 내정자는 박근혜 정부 초대 대변인 출신으로 1994년 중앙일보에서 여론조사 관련 전문기자로 활동했고, 온라인매체 ‘위키트리’를 공동창업한 이력이 있다. ‘여성 정책’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 14일자 중앙일보 사설.

    특히, ‘채 상병’ 사망 사건 외압 논란 속 이종섭 국방장관이 ‘혐의자를 특정하지 말라’고 지시한 구체적 증거가 드러나면서 ‘꼬리자르기’용 인사라는 지적이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장관 자격이 없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는 외압에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는지도 밝혀줄 핵심 당사자다. 국방 수장 교체는 민주당이 이 장관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전날 사의를 표명한 뒤 하루 만에 이뤄졌다. 임종득 국가안보실 2차장과 임기훈 국방비서관 동시 교체설도 나온다. 채 상병 사건 수사 보고라인을 모두 바꿔 대통령과의 연결고리를 자르겠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우려의 목소리는 보수 신문에서도 나온다. 중앙일보는 사설 <국방장관 탄핵 정쟁 속 쇄신 기대 못 미친 개각>에서 “이명박 정부에 이은 유인촌 후보자 재기용 인사는 인재풀이 이렇게 협소한가 하는 의문을 자아낸다. 참신한 인재를 발굴해 국정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유 후보자를 비롯해 이주호 교육부 장관(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전 통일비서관),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전 홍보수석) 등에 빗대어 ‘MB 정부 시즌2’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 14일자 한겨레 1면 기사.

    ▲ 14일자 한겨레 사설.

    블랙리스트 연루 의혹이 있는 유인촌 특보가 장관에 임명되면 언론장악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 한겨레는 <‘싸움꾼’ 전면 내세운 돌려막기, 개악된 개각> 사설에서 “지금 유인촌이어야 하는 이유가 뭔가. 그는 재임 당시 국가정보원이 작성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의혹이 있고, 국회 국정감사 도중 기자들에게 욕설과 삿대질을 해 구설에 올랐다. 특히 문체부가 인터넷언론과 신문사 등을 대상으로 한 신문법 소관 부처인 만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투톱 체제’를 형성해 전방위적인 언론 옥죄기에 나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강경파 장관을 ‘이념 전쟁’의 선봉장으로 삼겠다는 취지가 명백해 보인다”며 “세 후보자는 ‘강성’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고, 자신들이 왜 선택됐는지를 잘 알 것이다. 그러니 이들이 장관이 된다면 갈라치기, 야당과의 거친 충돌을 오히려 훈장처럼 내세울 게 뻔히 그려진다. 윤 대통령이 ‘싸우라’고 했고, 싸우는 데 적합한 전사들을 골랐다. 도대체 누구와 싸우겠단 말인가”라고 했다.

    30분 일찍 도착해 김정은 환대한 푸틴, 핵무력 기술 지원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났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며 무기 거래 가능성을 시사했고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핵무력 기술 지원을 예고했다.

    ▲ 14일자 국민일보 1면 사진 기사.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과 만찬을 가졌다. 북·러 정상회담은 열린 것은 2019년 4월25일 이후 약 4년5개월 만이다. 푸틴 대통령은 30분 전 회담장에 나오는 등 김 위원장을 극진히 대접했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우주 기지를 둘러 보며 관계자들에 로켓 기술 관련 질문을 던졌다.

    김 위원장은 만찬에서 “영웅적인 러시아 군대와 인민이 승리의 전통을 빛나게 계승해서 군사작전과 강국 건설의 두 전선에서 고귀한 존엄과 명예를 힘있게 떨치리라고 굳게 믿는다”고 했고, 모두발언에서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내가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이라며 전쟁용 무기 지원 가능성을 암시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는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는 우주 기술이 발전하는 데 아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이곳을 보여드리자고 했다”고 했다.

    ▲ 14일자 동아일보 3면 기사.

    유엔(UN) 제재가 사실상 허물어졌다는 평가다. 동아일보는 14일 사설에서 “회담에선 대북제재 완화는 물론이고 식량·에너지 수출, 북한 노동자 파견까지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회담은 북-러가 대놓고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연대하며 유엔 제재를 허물겠다는 대외적 선언이나 다름없다. 북한과의 무기 거래, 기술 이전, 노동력 제공은 모두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특히 러시아는 그런 제재 부과에 찬성했던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하나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 5개국에 세계질서 유지를 위해 부여한 특별한 지위인데, 러시아는 그런 책임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그간 공들여 온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포기하고 러시아와 밀착한 행보를 보이면서 ‘한반도 긴장’을 우려하는 사설도 이어졌다. 경향신문은 사설 <김정은·푸틴 회담, 한반도의 신냉전 각축장화 안된다>에서 “러시아는 이미 중국과 함께 군사훈련을 하고 있고, 여기에 북한도 참여시킬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이것은 냉전 때도 없던 일”이라며 “한·중관계 관리에 더 노력하고, 러시아·북한과도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 14일자 조선일보 사설.

    오히려 ‘강 대 강’으로 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조선일보는 <푸틴 北에 무기기술 지원은 韓 직접 위협, 대가 치르게 해야>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만약 러시아가 북한 포탄을 받고 위성 발사만이 아니라 ICBM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넘긴다면 한반도를 넘어 국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라며 “러시아가 북한에 최신 전투기와 방공 시스템까지 제공한다면 이것은 한국민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것이다. 단순히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러 관계에서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것이다. 그 경우 우리도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도 여러 선택지가 있으며 그중에는 북한의 낡은 포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조치도 있다”고 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유인촌 #블랙리스트 #문체부장관 #국방부장관 #문재인 #윤석열 #간첩 #뉴스타파 #조선일보 #한겨레 #경향신문 #김정은 #푸틴 #UN #러시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