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31일 수요일

조선, 전쟁 협정은 시급히 폐기 되어야 한다

조선, 전쟁 협정은 시급히 폐기 되어야 한다

민병수 기자 | 기사입력 2019/08/01 [06:37]
 전쟁 협정은 시급히 폐기 되어야 한다
▲     © 자주일보

--조선중앙통신사 논평--

조선의 대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7월 31일발 보도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전쟁협정이라며 시급히 폐기해야 된다는 논평을 냈다.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은 "최근 남조선 각계에서 일본과 체결한 군사정보 보호 협정의 폐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울려 나오고 있다"며 "남조선《정부》가 본 협정의 재검토를 공식 언명한 가운데 민주개혁 정당들이 그를 환영해 나서고 민주노총을 비롯한 진보적 단체들은 냉전시대의 산물은 응당 폐기해야 한다고 하면서 지지를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통신사 논평은 "지난 세기 우리 민족 앞에 추악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일말의 반성은 고사하고 죄악에 죄악을 덧 쌓는 짓만 해대고 있는 일본 반동들에 대한 분노와 항거의 표시"라고 반발했다.

통신사 논평은"남조선 일본 군사정보 보호 협정은 일본이 남조선을 저들의 재침 책동에 깊숙이 끌어 들이기 위해 박근혜 패당과 공모 결탁하여 조작한 것으로서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엄중히 위협 하는 위험 천만한 전쟁 협정"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논평은"협정의 체결로 일본 반동들은 《상호주의 원칙》의 미명하에 남조선으로 부터 다양한 군사 비밀 정보 특히 보다 폭 넓은 《대북 군사 정보》를 속속들이 빨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면서 "대동아 공영권의 옛 꿈을 실현하기 위한 해외 침략의 첫 과녁으로 조선반도를 정해 놓고 재침의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일본 반동들에게 《대북 군사 정보》가 어떤 목적으로 쓰이리라는 것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고 역설했다.

또, "최근년간 일본이 《북조선 위협》타령을 더욱 쉴 새 없이 늘어 놓으며 헌법 개악과 무력증강, 해외 팽창 책동에 광분하고 있는 것은 다 협정의 가동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일본이 한쪽으로는 강제 징용 범죄에 대한 배상 판결과 관련하여 남조선에 보복 조치를 취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그 무슨 《안보 협력》을 운운하며 협정의 연장을 주장해 나서고 있는 것도 남조선 일본 관계 악화에는 상관 없이 저들의 정치 군사적 이속을 챙기려는 음흉한 속심의 발로"라고 폭로했다.

아울러 "남조선 일본 군사정보 보호 협정이야 말로 조선반도를 타고 앉고 나아가서 지역전체를 거머 쥐려는 섬나라 위정자들의 침략 야망이 진하게 배어 있는 위험 천만한 조약"이라고 단죄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이 협정으로 남조선에 들어닥칠 파멸의 위험 또한 자못 심각하다는 데 있다"며 "알려진 바와 같이 지금 일본은 과거 범죄 청산 등 여러 문제에서 남조선을 자극하는 행위들을 꺼리낌 없이 감행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보도는"만인이 규탄하는 죄악의 역사를 공공연히 찬미하고 지어 몇푼의 돈으로 그 것을 무마해 치우려고 날 뛴 파렴치한들, 수출규제 조치로 남의 숨통을 조이는 짓도 서슴치 않는 자들에게 그 무슨 정보를 섬겨 바친다는 것 자체가 날강도 앞에 알몸으로 나서는 것과 다를바 없는 자살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논평은 "제반 사실은 남조선 일본 군사정보 보호 협정이 우리 민족과 지역 나라 인민들에게 백해무익한 평화 파괴 협정이라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며 "전쟁협정, 평화 파괴 협정은 시급히 폐기 되여야 한다"고  천명했다.

트럼프에 항의 트윗 보내고 자체 핵무장까지 주장하는 자유한국당

민주당 “자유한국당, 세계적 반미대열에 서게 되는 꼴”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 2019-07-31 17:16:41
수정 2019-07-31 20:39:36
이 기사는 번 공유됐습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31일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긴급 브리핑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9.07.31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왼쪽)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가 31일 국회 당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긴급 브리핑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9.07.31ⓒ정의철 기자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에 자유한국당 내에서 다시 '핵무장론'이 대두되고 있다. 핵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 자유한국당의 공식 입장인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전술핵 배치와 자체 핵무장 등의 주장도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미동맹'을 강조하던 자유한국당이 오히려 미국의 기존 정책에 반하는 주장을 하고 있는 꼴이다. 자유한국당의 이중적인 모습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빌미로 안보 불안감을 부추겨 자당이 수세로 몰리고 있던 정국을 흔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31일 북한 미사일 발사 관련 국방·외교통일·정보위원회·원내부대표단 연석회의에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와 비슷한 핵 공유를 포함해 핵 억지력 강화를 위한 적극적 검토를 청와대에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나토와 비슷한 한국형 핵 공유를 언급한 것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모순되지 않는 핵 억지력 강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석 의원은 "필요하다면 북한 핵무장에 맞서서 한·미·일 3국이 공동관리하는 핵잠수함 체제를 가동해야 한다"라고 주장했고, 박맹우 의원은 "우리도 전술핵 같은 북한 도발에 상응하는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술핵 재배치를 청원하는 대국민 운동을 제안했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29일에도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받아들여 주지 않으면 NPT를 탈퇴하고 핵무기 개발에 들어가야 한다"라며 자체 핵무장을 주장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이 핵무장론을 꺼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 당 대표를 지내면서 '전술핵 재배치' 서명운동을 벌이고, 미국에 가서 핵무장론을 펼치던 홍준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핵균형만이 살 길"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황교안 대표도 지난 3월 '이제 핵무장을 검토할 때' 정책토론회에 보낸 서면 축사에서 "핵무장론을 무조건 접어놓을 수 없는 일"이라고 동조했다.
하지만 전술핵 재배치를 비롯한 핵무장론은 한국 정부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도 '추진 불가'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사안이다.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 1991년 남북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에 따라 전술핵이 철수된 이후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기본원칙을 유지해왔다. 또 핵무장론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간 협상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럼에도 국회 국방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백승주 의원은 지난 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언급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트윗을 지난 30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보내기도 했다. 북미간 싸움을 부추긴 셈이다. 백 의원은 "당신이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 발사에 대해 언급한 것은 김정은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함과 동시에 그를 응석받이로 만들고 있다"라고 항의했다.
민주당 "자유한국당, 세계적 반미대열에 서게 되는 것"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거부감의 표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7.31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7.31ⓒ정의철 기자
여당은 이를 바로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핵무장 주장에 대해 "NPT를 탈퇴하면 국제적인 제재를 받게 되고 고립된다"라며 "이는 당연히 심각한 경제적 위기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최고위원은 또 "동맹국에 핵우산을 제공하여 핵확산을 억제해 왔던 미국의 핵심전략과도 배치된다"라며 "세계적 반미대열에 서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참고로 이것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던 자유한국당, 특히 지난 주말에도 '한미동맹을 강화하자'고 주장했던 황교안 대표의 기존 입장과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 나아가 그는 "동북아시아에서 핵무장을 위한 경쟁이 촉발될 것이다. 그러면 전에 없는 핵전쟁의 위협 속에 살아가야 할 것"이라며 "산더미처럼 쌓인 핵무기에 둘러 싸여 평화로운 삶을 어떻게 살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자유한국당의 행보에 대해 '총선을 앞두고 안보 포퓰리즘을 한다'고 비판한다"라며 "정쟁과 당리당략을 위한 핵무장론은 중단돼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핵무장론이 실현 가능하지 않다는 것은 자유한국당도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허황된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은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거부감의 표시"라고 비판했다. 이어 "전쟁가능국가 야욕을 버리지 않는 아베 총리, 일본 우익세력과 너무나 닮은 이란성 쌍둥이의 모습"이라고 비난했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온적으로 나오자, 자유한국당은 NPT 탈퇴와 핵개발을 주장하고 나섰다"라며 "이는 동맹이익과 안보를 위협하는 철부지 같은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유한국당에서 '친일 프레임'을 떨쳐내기 위해 황당하게도 '핵무장론'을 꺼내고 있다는 시각이 있다"라며 "일본 경제보복 문제를 북한·안보 문제로 물타기를 시도하려는 것이라면 당장 그만두기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한편,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역시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의 핵무장론에 대해 "우리는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해 끝없이 매진할 것"이라며 "한국형 핵무장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특히 나토식 핵 공유에 대해서도 "나토의 집단안보체제와 우리의 양자적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성격이) 근원부터 다르다"라며 선을 그었다. 

최지현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한반도 분단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창비 주간 논평] '한반도 7월 위기'의 뿌리와 미래는?


갑작스러운 소낙비인가? 길게 이어질 장맛비일까? 한반도를 뒤덮은 짙은 구름은 걷힐 수 있을까? 맑게 갠 날을 앞당기기 위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

7월 내내 한국은 총체적 난국을 겪었다. 일본이 선두에 섰다. 4일부터 사상 초유의 경제 보복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23일 조기경보통제기가 한국 영공을 무단 침범했다. 중국이 동조했다. 러시아 공군과 함께 연합 훈련비행을 펼치며 카디즈(KADIZ)를 넘나들었다. 미국도 뒤지지 않았다. 24일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파견,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호르무즈해협 파병을 압박했다. 북이 7월의 대미를 장식했다. 23일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데 이어 25일과 31일 연달아 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 말 그대로 동서남북에서 난리다. 경제와 안보가 모두 아슬아슬하다. 

하지만 시작에 불과하다. 우선 8월 2일 일본이 각료회의에서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대상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수출규제 대상도 고순도 불화수소 등 3대 핵심품목에서 대폭 늘어날 수도 있다.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대상으로 바뀔 수 있는 품목이 1100여 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수출을 모두 막지는 않더라도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예측하기조차 쉽지 않다. 게다가 한반도 안보상황도 남북이 '강 대 강'으로 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다. 한미가 예정대로 8월 초부터 한미연합군사연습을 강행하면 북은 강하게 반발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미 <로동신문>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직접 인용하여 군사연습을 중단하라는 '권언'을 '남조선 당국자'에게 전한 바 있기 때문이다. 25일의 미사일 2발 시험보다 더 강한 조치를 취할 것이고, 이는 북미협상을 좌초시키는 암초가 될 수 있다. 8월 들어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에도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두가 우려하는 상황이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2017년 위기상황을 넘기고 나서 평화와 번영의 훈풍이 불던 한반도가 왜 지금 갑자기 안보와 경제 위기의 태풍을 맞게 된 것일까?

흔들리는 분단체제와 반동  

일본이 경제 보복의 칼을 뽑아 든 이유는 표면상으로는 안보를 위해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징용 문제로 불거진 식민지배 청산 문제이다. 즉 2018년 10월 대법원이 일제 강제징용피해자 손해배상 재상고심에서 원심을 확정한 것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식민지배 피해자들의 손해배상 청구권은 1965년 한일협정으로도, 일본 법원의 판결로도, 청구권 소멸시효로도 소멸되지 않았다는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조치는 이에 대한 반발이다. 모든 청구권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1965년 청구권 협정을 한국이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때문에 이를 갈고 있던 일본이다. 청구권 협정 당시만 해도 그 존재를 공식적으로 인정조차 하지 않았던 '위안부' 문제는 1991년부터 일본의 식민지배 미청산을 상징하는 최대의 난제가 됐다. 고 김학순 할머니가 '커밍아웃'하면서 한국 시민사회가 이를 지속적으로 제기했고, 초국가적 성노예 이슈로 인식이 확장됐기 때문이다. 미봉책으로 일관하던 일본은 2015년 12월 당시 한일 외무장관회담에서 '최종적·불가역적'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합의에 따라 일본이 정부 예산 10억엔을 출연하여 화해치유재단을 설립, 치유금까지 지급했으나 문재인 정부가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하는 등 합의를 뒤집었다는 것이다. 이제 아베 정부는 역사 문제에서 본격적인 역공에 들어간 모습이다. '사죄하지 않는 일본'이 문제가 아니라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국'이 문제라고, 역사 문제의 프레임 자체를 뒤집으려 시도하고 있다. 

일본 보수우익의 총체적 역공이다. 식민지배 청산에서 배제됐던 한국 시민이, 민주화를 일궈내고 왜곡된 한일관계를 바로잡는 단계로 나선 것에 대한 반격이다. 온전히 피해자와 시민사회의 힘으로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를 세상의 공론장에 끄집어냈고, 한국 정치제도의 민주화와 함께 사법부도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가는 흐름을 뒤집겠다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출범한 것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었고 '일본회의'였다. 일본의 정치학자 나까노 코오이찌(中野晃一)가 '백래시의 원년'이라고 부른 1997년부터 시작된 우익의 조직적 활동이 아베 정부의 경제 보복으로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이 거센 흐름은 개헌을 이룰 때까지 계속 이어질 기세다. 

이 거친 파도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 프로세스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2018년부터 남과 북, 북과 미국은 수차례 정상회담을 이어가며 한반도 전쟁 상태를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며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이러한 대화와 평화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된 일본에는 불편한 일이었다. '모기장 밖의 모기' 신세가 되어 조건 없는 대화를 구걸해도 호응을 얻지 못하는 처지였다. 끼어들지 못한다면 뒤집고 싶었을 것이다. 때마침 한국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흔들 수 있는 빌미를 찾아낸 것이다. 안보위해를 내세우며.

문재인 정부의 어정쩡한 자세가 문제를 키웠다. 사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아 중국의 의심 서린 눈초리를 계속 받았다.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말하면서도 한미동맹의 '지역 글로벌 기여'를 강화하고 지난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간 조화로운 협력'을 약속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낼 발언이었다. 거기에 한미군사연습을 강행할 움직임을 보인 것이 북의 '권언'을 촉발한 것이다. 한반도 분단체제를 흔들어 평화체제로 이행하겠다고 하면서도 이를 위한 조치들은 남북관계에서도, 한반도에서도 진전되지 않고 있다. 분단체제를 잘못 흔들어 역풍을 초래한 것은 아닌가.

반동을 넘어 평화체제로 

현재의 한일 갈등은 표면적으로는 일본의 수출규제 때문에 촉발됐지만, 심층적 이유는 해결되지 않은 역사 문제에 있다. 흔들리고 있는 한반도의 분단체제와 탈바꿈하고 있는 냉전체제가 역사 문제를 전면에 떠오르게 한 것이다. 7월의 총체적 위기는 한반도 분단과 한일 분단, 해소되지 않은 냉전 분단이라는 삼중 분단이 모두 흔들리며 서로를 자극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가야 할 길은 역사의 흐름이다. 시민이 하늘이다. 시민을 배제한 채 왜곡된 한일관계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반일이냐 친일이냐의 선택이 아니다. 식민지배의 반인도성 및 불법성을 직시하며 미래를 열어가는 초국가적 시민연대를 구축할 것인가, 민족주의에 함몰된 민족국가 간의 무한경쟁에 순응할 것인가, 이 두 가지 선택지이다.

그 선택은 평화의 길이기도 하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남과 북만으로 구축될 수 없다. 615 한국전쟁의 일방인 미국도 참여해야 하지만 유엔후방사령부가 있는 일본의 역할도 필요하다. 중국과 러시아도 평화체제 구축에 제도적으로 동참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추구하는 세력(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모두에 있다)과 전쟁이 없는 세상을 추구하는 세력과의 경쟁 속에서 만들어질 것이다. 8월 초 한국과 미국이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선택할지가 시금석이다. 2018년의 평화프로세스는 그해 초 한미군사훈련을 연기하기로 한 결정에서 시작됐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하여 작금의 엄중한 상황은 한국 시민에게 묻고 있다. 삼중 분단을 강화하는 전쟁의 과거를 선택할 것인가, 삼중 분단을 해소하는 평화의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3·1운동 100주년에 삼중 분단이 전면에 제기되는 것도 우연이 아닌 듯싶다. 독립선언문을 상기할 만하다. 

"이제 우리는 우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한다. 이천만이 모두 마음속에 날카로운 칼을 품고 (…) 우리가 나아가 얻고자 하면 어떤 강적인들 물리치지 못할 것이며, 물러서서 계획을 세우면 어떤 뜻인들 펴지 못하겠는가."

다른 글 보기

“미 MD 체제의 핵심 ‘사드 기지’ 공사 재개 중단하라”

“미 MD 체제의 핵심 ‘사드 기지’ 공사 재개 중단하라”
백남주 객원기자 
기사입력: 2019/08/01 [07:39]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소성리 주민들 및 사드반대 단체들이 국방부의 사드부지 공사 재개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 사드철회평화회의)     © 편집국

최근 국방부가 성주 사드기지 공사를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 주민들과 관련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방부는 기지 경계임무를 맡고 있는 한국군 장병 숙소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를 조만간 시작할 계획이다미군도 일부 시설을 보수할 예정이다이들 공사를 위해서는 컨테이너 박스 수십 동이 필요한데국방부와 주한미군은 주민들 반발을 예상해 헬기로 컨테이너를 실어나를 방침이다.

이에 6개 관련단체로 구성된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7월 31일 오후 2시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수단을 강구해 공사강행을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별다른 합의 없이 끝난 북미 하노이 회담 이후 한반도의 평화가 위태로웠던 지난 4월과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이 준비되고 있던 6그리고 일본의 경제침략과 중러의 영공 침범 등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외교적 위기상황에 빠진 이 순간까지 국방부는 오직 미 MD 사드 기지 완성을 목표로 사드 기지공사 재개를 시도해 왔다고 비판했다.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이미 사드는 지정학적으로 효용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에 의해 증명되었고 사드 임시 배치 이후 북미 간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어 외교적으로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며 더욱이 지난 25일 발사된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실험 성공을 통해 사드의 효용성은 더욱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사드 배치는 한반도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한편 한국 외교의 운신 폭을 좁히고있으며 “40조 이상의 경제적 피해와 더불어 국내 법체계를 망가트리고주민과 시민에게 자행되고 있는 국가폭력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기자회견 후 대형 현수막 설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사드철회평화회의)     © 편집국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국방부의 백해무익한 공사강행에 대해 자국을 위기에 빠트리면서까지 미국의 전략방어기지를 대한민국 영토에 건설하려는 것을 '매국'이라는 말 외에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드철회 평화회의는 국방부가 한국군 장병들의 복지를 위해 공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한국군 장병이 미군 기지에 파견되어 경계 근무를 서는 것은 SOFA 규정에도 없는 위법이며한국군이 임시로 쓰고 있는 숙소 또한 최종적으로는 미군기지의 막사의 완성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공사는 환경영향평가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재개되는 것이어서 더욱 논란이 클 것으로 보인다.

--------------------------------------------------------------
<기자회견문>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감만 높이는 미 MD 체제의 핵심 사드 기지’ 공사 재개 중단하라!

최근 국방부가 또다시 사드 기지 공사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별다른 합의 없이 끝난 북미 하노이 회담 이후 한반도의 평화가 위태로웠던 지난 4월과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 판문점 회동이 준비되고 있던 6그리고 일본의 경제침략과 중러의 영공 침범 등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외교적 위기상황에 빠진 이 순간까지 국방부는 오직 미 MD 사드 기지 완성을 목표로 사드 기지공사 재개를 시도해 왔다.

국방전문가들은 현재 영공침범으로 문제가 되는 중러의 합동 군사훈련이 시작된 것이 2016년 사드 배치 결정 무렵이며극동에서의 연합 해상훈련이 항공훈련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한다미 MD 체제의 핵심인 사드 배치로 인해 주변국들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었고 결국대한민국 영공 침범에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박근혜 정부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도 사드를 마치 북한의 핵미사일을 막는 유일하고도 확실한 방법인 것처럼 불법적인 사드 임시 배치를 강행했지만이미 사드는 지정학적으로 효용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에 의해 증명되었고 사드 임시 배치 이후 북미 간의 갈등은 더욱 고조되어 외교적으로도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더욱이 지난 25일 발사된 북한의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실험 성공을 통해 사드의 효용성은 더욱 떨어졌다.

반면 '사드 배치'는 한반도를 비롯한 주변국들의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한편 한국 외교의 운신 폭을 좁히고 있다또한 40조 이상의 경제적 피해와 더불어 국내 법체계를 망가트리고주민과 시민에게 자행되고 있는 국가폭력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파괴하고 있다국방부가 이토록 백해무익한 사드를 기어코 배치하려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자국을 위기에 빠트리면서까지 미국의 전략방어기지를 대한민국 영토에 건설하려는 것을 '매국'이라는 말 외에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국방부는 이번 공사가 장병 복지를 위한 것으로 계속 미뤄왔기 때문에 더 미룰 수 없다고 한다또한 주민과의 충돌을 막기 위해 공사 장비 등을 헬기로 운송할 것이며공사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하겠다고 한다그러나 한국군 장병이 미군 기지에 파견되어 경계 근무를 서는 것은 SOFA 규정에도 없는 위법이며한국군이 임시로 쓰고 있는 숙소 또한 최종적으로는 미군기지의 막사의 완성일 뿐이다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미 정상 회동에서 사실상의 종전선언이라고 했고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외교적 위기 상황인 현시점에 동아시아 외교 안보에 시한폭탄과 같은 사드 배치는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충돌 방지'가 아니라 건설 중단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방부가 공사를 강행할 시 어떤 형태로든 충돌은 일어날 수밖에 없으며사드 기지 공사 강행을 전제로 한 일방적인 주민설명회 따위는 단호히 거부할 것이다.

국방부는 장병 복지를 앞세워 미국 전략기지를 완성하려는 망동을 즉각 중단하라!
국방부는 대한민국을 미국의 방어기지로 만들어 동아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는 미 MD 체제를 완성하려는 매국 행위를 중단하라!
국방부는 소성리와 김천 주민들의 일상과 평화를 짓밟는 사드 기지 공사 시도를 중단하라!

우리는 국방부와 청와대경찰이 이 모든 심각한 우려를 외면하고 공사를 강행 한다면 지난 4년의 투쟁과 같이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저지할 것이다또한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책임은 청와대와 국방부에 있음을 엄중히 경고한다.

2019. 7. 31
사드철회 평화회의(소성리사드철회 성주주민대책위원회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사드배치반대 대구경북대책위원회사드배치저지 부울경대책위원회(),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광고
트위터페이스북

영화 <주전장>에 광분하는 일본회의 홈페이지 살펴보니

19.07.31 17:20l최종 업데이트 19.07.31 17:20l






 영화<주전장> 스틸컷
▲  영화<주전장> 스틸컷
ⓒ 최우현

한일 역사갈등의 최전선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제삼자의 입장에서 냉철히 분석하고 그 왜곡적 실상을 알린 영화 <주전장>이 지난 25일(목) 한국에서 개봉했다. 이 영화는 지난 4월 일본에서 먼저 개봉했으며, 다큐멘터리 영화로는 드물게 5만 명 이상의 누적관객을 동원해 이목을 끌었다.

영화 <주전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과 일본, 미국 사회의 목소리를 인터뷰 형식으로 정리해 서로의 주장을 교차, 대조하며 속도감 있게 진행하는 영화다. 이는 영화의 결론을 어느 한쪽으로 몰아가지 않고 관객의 판단을 유도하는 일종의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영화가 제삼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바라봤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이유다.

하지만 이러한 객관성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먼저 개봉한 일본에서 강렬한 비난에 직면했다. 우익단체들은 상영금지 기자회견을 열었고, 일부 출연자는 미키 감독을 상대로 소송을 걸겠다는 의사를 전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회의의 거세 반발
 
 일본회의 설립 20주년 대회 사진(출처: 일본회의 홈페이지)
▲  일본회의 설립 20주년 대회 사진(출처: 일본회의 홈페이지)
ⓒ 최우현

특히 '일본회의'의 반발이 거세다. 일본회의는 영화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은폐하는 대표적인 세력으로 지목됐다. 그들은 '영화 <주전장>이 우리를 일본제국 회귀를 염원하는 반인권, 파시즘적 단체로 표현했다'며 미키 감독을 맹렬히 비난했다.

결국 일본 내 최초 개봉을 하루 앞둔 4월 19일, 일본회의는 영화 <주전장>에 대한 비판적인 성명문을 발표한다. 이 영화가 '근거 없는 망상'에 '사실무근'이며, 영화 인터뷰 내용도 일본회의의 공식입장이 아닌 '개인의 주장'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반론이었다(일본회의 성명문 < About the documentary film "The Main Battleground of The Comfort Women Issue">, '19.4.19.). 

이상한 일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일본회의의 구성원, '카세 히데아키', '스기타 미오', '사쿠라이 요시코' 등은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반인권적 발언을 내뱉고, 서슴없이 과거 일제의 침략전쟁에 대해 부정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은 일본회의 내에서도 공식적인 직함을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다(카세 히데아키는 일본회의의 대표위원, 스기타 미오는 국회의원(중의원), 사쿠라이 요시코는 일본회의 관계단체 대표).

그런데 무엇이 '근거 없는 망상'이라는 것일까? 사실, 영화 <주전장> 이전에도 일본회의에 대한 비판은 많았다. 텍스트로는 '일본회의의 정체', '일본 우익 설계자들' 등이 있고, 일본 <아사히 신문>, 영국 <이코노미스트>, 프랑스 <르몽드> 등의 언론이 비판적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도 일본회의는 이런 류의 비판을 '음모론' 정도로만 취급해 왔다. 이를테면 '일본회의는 일본제국주의 시대로 돌아가는 것을 꿈꾼다'는 주장에 대해 "일본회의가 공식적인 표명을 한 적은 없지 않으냐"는 논리로 받아친다.

이에 일본회의의 공식 홈페이지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봤다. 그들이 말하는 '공식적인 주장'이 과연 없었는지를 반박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일본회의, 제국주의 시대로의 회귀를 '분명히' 꿈꾸다

일본회의의 공식 기관지 월간 <일본의 숨결> 2013년 12월호에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대담 기사가 수록되어 있다. 「일본 최고의 순간 - 대동아 회의와 대동아 공동 선언」이라는 제목의 글이다. 일제 침략전쟁 당시 '도조 히데키' 등 전범과 '만주국', '필리핀' 등의 친일세력 대표들이 모여 찍은 기념사진을 함께 게재했다. 해당 글에는 "일본의 근현대사에서 가장 좋은 때"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본회의 기관지 <일본의 숨결> 2013년 12월호(출처: <しんぶん赤旗> ('14.3.14.)
▲  일본회의 기관지 <일본의 숨결> 2013년 12월호(출처: <しんぶん赤旗> ("14.3.14.)
ⓒ 최우현

당연히 말도 안되는 주장이다. 아시아를 고통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태평양 전쟁'이 '일본의 가장 좋은 때'였다고 말하는 건 전쟁을 통한 일제의 범죄행위를 완전 부정하는 것이다. 그들의 주장을 따라가다 보면 '태평양 전쟁'은 아시아 해방을 위한 '대동아 전쟁'이었고, 때문에 침략전쟁이 아니었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전쟁을 통해 피해를 입은 수천만 명의 아시아인, 피해자를 모독하는 말이다.

참고로 이 기사에 언급된 '대동아 회의'도 전쟁의 수세에 몰린 일제가 친일세력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주최한 고육지책에 불과했다. 오죽하면 '꼭두각시 인형들의 모임'이라는 비판을 연합군으로부터 받았을 정도다.

기사의 내용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일본이) 아시아 해방, 유색 인종 해방의 대동아 전쟁을 끝까지 싸워 낸 결과, 전후 아시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도 속속 독립국이 탄생했습니다. (중략) 오바마 대통령이 탄생하고, 골프의 '타이거 우즈'와 테니스의 '윌리엄스 자매'가 활약할 수 있는 것도 사실 일본의 덕분입니다"
* <일본의 숨결> 2013년 12월호 기사 中, 일본회의 대표위원 '카세 히데아키'의 언급,
* <しんぶん赤旗> ('14.3.14.)에서 참고

일본이 수행한 침략전쟁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해방됐고 이를 통해 유색인종이 자유를 얻었으며,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고 타이거 우즈와 윌리엄스 자매가 활약할 수 있다는 말이다. 망상이라 함은 이런 것이 망상 아닐까.

이처럼 일본회의의 '공식' 기관지 <일본의 숨결>은 일본의 침략전쟁 시기를 '가장 좋았던 때'로 찬양하고 동경하는 내용의 기사를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

바닥을 치고 있는 인권의식

일본회의는 일본군 위안부가 합법, 자발적이었으며 인권이 억압된 노예가 아니었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특히 한국이 제기하는 위안부 문제를 '국제적인 선전전'이라느니 '역사왜곡, 날조'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일본회의 설립총회, 기관지, 각종 세미나 등에서도 분명히 언급되고 있다. 일본회의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특히 자신들이 인권 억압 단체라는 것에 민감한 일본회의는 위안부 연행 과정에서도 인권적인 문제가 없었다는 주장을 편다. 즉, '자발적'이었다는 것이다. 아래는 일본회의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설의 일부다. '마츠키 쿠니토시'라는 일본회의 도쿄본부 간부가 작성했다.
 
" '납치(위안부 강제연행)'를 저지하기 위한 폭동 등이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은 '노예사냥'*이 없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아닐까.  ···(중략)··· 위안부는 민간업자에게 이끌려 고수입을 요구하며 전장까지 갔던 여성들이다."
​* <일본의 숨결> 2011년 12월호
* 노예사냥이라는 표현은  1982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  '요시다 세이지'씨의 발언 등에서 유래

영화 <주전장>에서도 나오는 설명이지만, '인권이 억압되는 상황'이란 무력의 사용 여부에 관계 없이 그 '상태'가 억압적인지에 초점을 둔다. 즉, 족쇄를 팔다리에 차고 있어야만 노예가 아니라, 족쇄를 차지 않았더라도 모든 것이 억압된 상태에 놓인 경우를 노예라고 판단하는 것과 같다.

기본적으로 인권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폭동이 없었으니 강제성이 없다"는 식의 주장을 근거로 삼지 않을 것이다. '폭동이나 유혈사태가 없었으니 자발적이라'는 논리는 조선인들이 일제에 억눌려 있는 '식민지적 인권상황'을 아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해당 글은 무력적 강제연행이 없었다는 증거 또한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바닥을 치는 일본회의의 인권의식을 보여준 사례는 또 있다. 2015년 10월 일본회의는 '야마기와 스미오'라는 인물의 강연회를 주최한다. 야마기와 스미오라는 인물은 대단히 우익적이고 혐한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인물이 쓴 책의 내용도 마찬가지다. 일본회의는 이 책과 관련한 야마기와 스미오의 강연회를 주최하면서, 포스터에 아래와 같은 설명을 그대로 실었다.
 
"위안부 문제의 핵심이 여기 있다. 위안부는 합법적인 전지(전쟁터)의 매춘부였다"

일본회의의 자체적인 코멘트인지, 출판사의 책 설명을 그대로 인용한 건진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런 내용을 거르지 않았다는 자체로도 충분히 문제될 만하다. 인권을 아는 단체가 이렇게 입에도 담기 힘든 비하 표현을 쓸 순 없다.
 
 일본회의 주최 강연포스터. (아랫 부분 박스 참고)
▲  일본회의 주최 강연포스터. (아랫 부분 박스 참고)
ⓒ 최우현

군국에 대한 향수, 일본제국헌법에 대한 추앙

​일본회의가 추구하는 가장 핵심적인 목표는 바로 현행 일본 헌법의 개정이다. 특히 일본의 국제적 무력 행사와 군대의 보유를 전면 금지한 일본 헌법 제9조는 일본 우익들에게 '일본의 진정한 자주'를 가로막는 독소조항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본회의는 평화헌법이라고도 불리는 현행 일본 헌법을 점령군에 의해 강요된(押し付けられた) 헌법임을 숱하게 주장해 왔다. 일본회의는 강요된 헌법을 버리고 일본 국민이 만든 새로운 헌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실상 이 새로운 헌법의 모델은 바로 '일본제국헌법'이라고 볼 수 있다.

일본회의 홈페이지에는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헌법안이 올라와 있다. 「일본회의의 신헌법 대강」이 바로 그것이다. 「일본회의의 신헌법 대강」은 그 전문을 통해 자신들이 계승발전해야 할 것이 '메이지 이후의 입헌주의 정신과 역사'임을 명시하고 있다. 메이지 이후의 입헌주의란 두말할 것도 없이 일본제국헌법으로부터 시작한다.

일본회의가 '일본제국헌법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는 증거자료는 또 있다. 일본회의의 최대 실세, 사무총장 '가바시마 유조'는 아래와 같은 글을 남긴 바 있다.
 
"일본의 정치사는 천황이 문신, 무사, 정치가에게 정치를 위임해온 것이 전통이다. ···(중략)··· 천황이 국민에게 정치를 위임하는 시스템에서 주권은 어느 쪽에 있는가. 이에 관해 서양적인 양자택일론을 그대로 도입하면 일본의 정치 시스템은 해체된다. 현행 헌법의 국민주권 사상은 이 점에서 부정되어야 한다"
* 《조국과 헌법》, 가바시마 유조, 1993년 4월호
*  아오키 오사무 著,《일본회의의 정체》에서 재인용

참고로 아베 총리도 일본회의 공식석상에서 일본제국헌법을 찬양하는 듯한 강연에 참여한 바 있다. 2012년 7월 16일에 진행된 「지금 다시 '메이지 헌법 정신'을 생각한다」는 제목의 강연회였다(부제는 '내우외환에 처해 근본을 구한다'). 포스터에는 메이지 일왕의 시구 "일본 민족정신(大和魂)의 기개는 어려울 때 나타난다"까지 적혀 있다. 메이지 일왕의 이 시구나 '야마토 타마시이(大和魂)' 같은 단어는 군국주의 사상가들에 의해 열렬히 주창된 일종의 선동구로, 파시즘적 성향을 띠고 있기도 한 것이다.
 
 메이지 헌법(일본제국헌법) 강연회 포스터
▲  메이지 헌법(일본제국헌법) 강연회 포스터
ⓒ 최우현

"법정에서 보자"는 미키 감독은 이길 것

다시 한번 말하지만 영화 <주전장>은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에서 위안부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미키 데자키 감독도 자신의 견해나 입장을 영화를 통해 주입하려 하지 않았다. 때문에 영화를 본 관객들에게 수많은 고민거리를 안고 극장을 나오게 된다.

그러나 이 정도의 객관성과 증거도 일본회의에는 먹혀들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의 논리는 간단하다. 영화에 출연한 사람들의 발언을 그저 개인의 견해로 치부해 버린다. 또 마음에 들지 않는 비판은 "그런 적 없다"라고 부정한다. 논거는 제시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반박하고 싶다면, 최소한 '영화 내의 이런저런 문구는 이래서 맞지 않다' 정도로 설명해야 한다. 설령 일본회의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로 대표성이 있는 인물들(대표의원, 국회의원, 산하단체 대표 등)이 한 발언은 책임을 지는 것이 타당하다. 그것은 공식 단체가 가진 사회적 책임의 범주에 속한다. 지금까지 일본회의가 내비친 태도를 보면, 그런 수준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 같다.

지난 19일, 미키 데자키 감독은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영화 <주전장>을 보고 비난을 퍼부을 일본 우익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법정에서 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일본회의가 그저 이 수준의 논리를 내놓는다면, 미키 데자키 감독은 법정에서 승리할 것 같다.
 
'주전장' 미키 데자키, "고마워요 아베" 미키 데자키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 시사회에서 아베 정권의 무역보복과 상영중지를 요청하고 있는 일본 우익 인사들에 의해 자신의 작품이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며 '아베 정권이 감사하다'는 익살을 부리고 있다. <주전장>은 우익들의 협박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뛰어든 일본계 미국인인 미키 데자키 감독이 한미일 3개국을 넘나들며 3년에 걸친 추적 끝에 만든 새로운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다. 25일 개봉.
▲ "주전장" 미키 데자키, "고마워요 아베" 미키 데자키 감독이 15일 오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영화 <주전장> 시사회에서 아베 정권의 무역보복과 상영중지를 요청하고 있는 일본 우익 인사들에 의해 자신의 작품이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며 "아베 정권이 감사하다"는 익살을 부리고 있다.
ⓒ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