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7일 목요일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 약속을 깨버렸다


[최창렬 칼럼] 촛불 민심을 성찰할 때



안보의 대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미국의 사드배치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안보 현실은 사드배치 강행을 결과했다. 한반도를 둘러 싼 안보 상황논리에 의한 문재인 대통령의 '운전석론'의 약화와 사드 배치에 대한 찬성 여론이 사드의 조기 배치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 정부의 사드 배치를 마냥 비판적으로 볼 수 없다. 
 
그러나 성주 군민들에게 정부가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사드배치의 불가피성과 향후 대책을 설명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박근혜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 진상 규명과 국회 공론화, 전략 환경영향평가 등의 대국민 약속도 결과적으로 지키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 

성주 소성리 주민들은 사드 추가 배치 강행을 "박근혜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의 새로운 적폐"로 규정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여론이 우호적이라고 해도 실질적인 이해관계에 노출되어 있는 당사자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절차적 정당성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설득해도 주민들은 사드 배치를 적극 저지하리라는 판단에서 밀어붙였다면 정부는 더 이상 소통을 말할 자격이 없다. 더구나 새벽에 공권력의 강제 진압이란 권위주의적 방식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정부가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에 좀 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 설득을 통해 자발적 동의를 견인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수 있는 여건도 마련됐었다. 그러나 사드는 새벽에 주민들과의 물리적 충돌이라는 과거 정권의 방식에 의해 배치가 강행됐다. 더구나 문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이라는 요인도 감안되지 않았다.  
  
상황논리에 쫓겨도 최소한의 명분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는 북핵 위기에 대해 주관과 냉철함을 잃으면 안 된다. 트럼프는 연일 안보위기를 무기로 한국을 협박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미FTA 폐기를 운위하고, 트위터에 우리 정부의 안보정책을 조롱하는 글을 올리는 무례함과 '개념적 승인'(conceptual approval)이라는 모호한 용어로 무기판매를 압박하는 둣한 정치적 수사도 서슴지 않는다.  

▲ 발사대 진입 후 연달아 올라 온 공사장비 차량(2017.9.7) ⓒ평화뉴스(김지연)
사드의 군사적 효용성도 여전히 논란이다. 물론 미국의 요구라는 사실상의 강요가 사드 배치의 원인이며, 미국의 전략적 이해라는 큰 그림을 거절할 수 없는 현실을 모르지 않는다. 감안해도 외교·안보에서 중심을 잃어버리고 강대강 구도와 무기 증강이라는 외곬로 치달으면 위기는 관리되지 않는다. 오히려 안보위기의 강화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비록 소수의 의견이라고 하더라도 의사가 최대한 반영되고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을 때 합의제 민주주의가 가능해진다. 적폐는 국민의 의사를  강압적으로 묵살할 때 나타난다. 그래서 절차적 민주주의는 실질적 민주주의의 전제가 된다. 국민여론이 특정사안에 대해 긍정적이라도 이를 반대하는 소수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절차적 정의가 흔들리면 민주주의는 착근되지 않는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강고한 보수야당들의 공세와 미국 군산복합의 압박에 정권의 초심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국민의당 마저 집권여당과는 정책의 결과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제1야당은 공영방송 사태와 안보를 명분으로 민심과는 완전히 유리된 국회 등원 거부라는 시대착오적 행보에 몰입하고 있다. 결국 과거 청산과 사회적 격차해소라는 시대정신을 지향하기 위해서 시민적 지지를 국회의 정치과정에 투영시키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비단 안보문제 뿐만이 아니다.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의 유신을 긍정하는 보편적이지도 않고,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시대착오적 역사관을 가진 인물의 국무위원 후보 내정은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하는 정권의 적폐청산은 추동력을 얻을 수 없다.   

선거민주주의 자체를 형해화시킨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일탈과 탈선을 응징하는 청산작업 등이 안보정국에 가려져서는 안 된다. 북핵 위기 해법이 아님에도 야당과 보수진영에서 전술핵 재배치는 물론 급기야 현실성 자체가 전무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가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북한의 미사일과 핵 위기 등 안보국면과 인사에서 촉발된 실망이 지지층의 이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촛불혁명의 초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정부 출범 100일이 넘은 지금, 촛불민심에 대한 성찰이 요구되고 있다. 개혁은 이제 시작이다. 


ccr21@hanmail.net다른 글 보기
▶ 필자 소개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다양한 방송 활동과 신문 칼럼을 통해 한국 정치를 날카롭게 비판해왔습니다. 한국 정치의 이론과 현실을 두루 섭렵한 검증된 시사평론가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몰락하는 미국의 정치

트럼프 대통령과 몰락하는 미국의 정치
정설교 화백
기사입력: 2017/09/08 [01:5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트럼프의 정신감정 필요성을 주장하는
미 하원의원 조 프로그랜    © 정설교 화백

▲미국의 매카시 광풍은 미국의 정치를 벼랑끝으로 향하게 만들었지만
현재도 미국의 정치는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 정설교 화백

▲  베트남 전쟁과 존슨 대통령   ©정설교 화백



▲  극우 반공주의자 닉슨 
그는 마오쩌둥 중국공산주의와 손을 잡았다.
그의 반공은 위선이 아닐 수 없다.  © 정설교 화백

북한과 말 폭탄을 주고받는 북미대결에서 미국대통령 트럼프에 대하여 그의 측근들도 그의 정신상태를 걱정하며 시간이 소요되는 탄핵보다는 미국의 수정헌법 제 25조에 의한 트럼프가 대통령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미국의 지도자는 왜 이렇게 정치경제사회문화에서 곤경을 면하기 어려운 것일까?

미국의 정치 후진성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1950년대 한국전쟁이 벌어진 시기다미국무부 내에 205명의 공산주의자의 명단을 확보하고 있다는 공화당의 매카시 의원에 의하여 대통령인 루스벨트트루먼아이젠하우어까지 의심을 받아 미국의 위신을 크게 추락했다. “위스콘신출신의 매카시는 진지한 정치활동가가 아니라 술꾼으로 더 유명한 인사였다고 에릭 프라이 뉴올리언 대학 교수는 말한다매카시는 1950년 초 한 지인이 그에게 국무부에 공산주의자들이 침입하고 있다는 선거 캠페인을 하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하였다이에 그는 1950년 2월 9일 웨스트버지니아의 휠링에서 열린 공화당원들의 숙녀클럽에서 연설하면서 국무부 공산주의자 발언을 한 것이다.

이후 매카시는 205명의 명단에서 단 한명의 공산주의자를 대지 못했지만 그가 이끈 청문회는 미국대중의 정치적 구경거리가 되어 전국을 강타하였고 미국에서 진보적이라는 민주당원과 자유주의 지식인에 대한 매카시의 광포한 공격과 음모이론은 당시의 분위기를 휩쓸었다. 1948년 민주당의 루스벨트의 참모였던 엘저 힐스가 1930년대의 소련의 간첩이었다고 고발당하였고 그는 미국의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하지만 히스가 정말 간첩이었는지는 지금도 확실하지 않다어쨌든 이 사건으로 힐스가 유죄판결을 받자 대중들은 공산주의자가 미국정부에 잠입하여 미국은 내부로부터 커다란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증거로 보았다.

힐스의 사건으로 득을 본 사람은 켈리포니아의 주지사로 상원의원인 리처드 닉슨이다공산주의 사냥꾼으로 강력한 사냥꾼인 닉슨은 1952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아이젠하우어의 선거참모가 되었다.

공산주의자에 대한 주된 사냥의 표적은 공산당에 많은 동정을 보내던 영화계였다. 1947년 영화계는 조사가 시작되어 결국 19명의 공산주의자가 마녀사냥에 간첩으로 몰렸다혐의자들은 공개적으로 치욕을 받았고 친구나 동료들을 고발하도록 강요하며 그들도 같은 과정으로 공산주의자로 몰렸다미국에서 공산주의자란 낙인은 사회비판적 시각을 갖거나 자유사상을 갖는 것으로 충분했다혐의를 입증할 자유는 FBI가 공급하였고 빨갱이를 만드는 것에는 불법적인 방법도 동원되었다.

빨갱이 조작에는 의회까지 동원되었다매카시 의원이 그 책임자로 간첩영구조사 소위원회가 신설되어 거기에 소환된 사람은 소환되었다는 사실 하나로 최고의 의심을 받았고 일자리를 잃었으며 미국사회에서 간첩이라는 붉은 딱지를 달았다.

미국의 영화계는 320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공산주의자로 의심받는 사람들은 할리우드에서 축출되었다이에 미국의 영화계는 일할 사람이 없었고 정치적으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채용이 거부되었는데 그중에는 여 덜 살배기 소녀도 있었다.

매카시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1950년 의회선거에서 그를 반대한 민주당은 상하 양원에서 모두 참패하고 우익 공화당이 양원에서 압승을 거두었다트루먼 정부는 수천 사람들이 매카시 광포에 무너져도 그저 속수무책이었다중국의 본토에서는 마오쩌둥의 승리로 미국 내 중국전문가가 모조리 쫓겨났다매카시는 그뿐만 아니라 3만권에 달하는 불온서적의 명단을 만들고 미국의 도서관에 있는 반미서적들을 모조리 사라지게 만들었다.

1953년 10월 매카시는 미국의 군대에서 공산주의자로 불리는 사람들을 조사하기 시작하여 그로부터 수개월동안 수십 명의 고위 장교를 위원회로 소환하였다그가 노린 사람은 국방부장관 로버트 스티븐슨이었다심문과정은 TV로 중계되었고 매카시의 거칠고 불공정한 심문방식이 국민들 눈에 비쳐졌다아이젠하우어 대통령은 물론 부통령인 닉슨도 매카시의 방법을 비판할 정도였다이에 백악관에 도움을 받아 상원에 매카시에 대항하는 전선이 형성되었고 1954년 12월 2일 매카시의 언동이 품위를 잃었다고 질책하였다매카시는 위원회 의장직을 잃고 그의 반공산주의 영향력은 상실하였으며 3년 뒤에는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 채 매카시는 사망했다.

매카시의 사망으로 매카시의 마녀사냥은 끝났지만 아이젠하우어 시절 미국에서는 정치를 비판하는 좌익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미국에서의 반공산주의는 미국의 이면헌법으로 비판적인 언행은 공공연하게 몰매를 맞았다매카시로 인하여 미국의 정치는 추락하기 시작하여 미국인들은 가족과 집과 기르는 가축만 생각하며 지금도 대부분 정치에 관심이 없다매카시의 유산은 지금까지 끈질기게 남아있어 미국인의 정치의식은 매우 낮으며 민주주의와는 거리가 멀고 미국의 정치경제문화는 추락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아무리 강대국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정치와 지도자는 후진성을 면치 못할 것이고 트럼프와 같이 분별없는 대통령이 또다시 등장할 것이니 이는 존슨의 베트남전, 닉슨의 워터게이트, 레이건 이란 콘드라, 조지 W 부시의 이라크 예방전쟁 같은 국제법과 자국의 헌법을 유린하는 대통령이 계속 탄생할 것이다. 한 나라의 발전은 그나라 지도자의 역량에 달려 있으며 그런면에서 미국의 정치와 미래는 암울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비극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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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이 비단강 명성에 똥칠했다"


17.09.08 08:36l최종 업데이트 17.09.08 08:36l



 ‘이제는 금강이다’ 탐사대가 충남 공주시 청벽 옛길을 걷고 따라 걷고 있다.
▲  ‘이제는 금강이다’ 탐사대가 충남 공주시 청벽 옛길을 걷고 따라 걷고 있다.
ⓒ 김종술

풀잎엔 이슬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4대강 사업으로 호수로 변한 강물은 잔잔하다. 녹조로 물들었던 강물은 지난밤 빗줄기에 사라졌다. 수줍은 물안개가 핀 강물 위로 물고기 한 마리가 뛰어오른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작된 충남문화재단의 '이제는 금강이다' 행사 7일째. 지난달 31일 금강 발원지인 전북 뜬봉샘에서 무사 종주 기원제와 함께 출발한 탐사대는 강물을 따라 옛길을 탐사하고 지역의 문화·예술 공연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이다. 

7일 오전 9시 세종시와 공주시의 경계지점인 금강변 청벽으로 하나둘 사람들이 모여든다. 한국예총 오태근 충남연합회장과 최창석 공주문화원장을 비롯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시민 등 30여 명이 참여했다. 

"어젯밤에 내린 비로 오늘 가시는 길이 위험하고 미끄럽다. 뱀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인솔자의 통솔에 잘 따라주시고 천천히 금강을 감상하시면서 이동해 달라."

산악인이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김성선 탐사대 대장의 목소리가 커진다. 오늘은 17년 전까지 옛길로 이동되던 강 비탈을 걷는 코스로, 보트를 타고 이동하여 돌아와야 하는 험난한 길이다. 

보트를 타고 내린 강변은 온통 풀밭이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된 길에는 환경부에서 지정한 생태계 교란종인 환삼덩굴과 미국자리공이 먼저 반긴다. 곱던 모래가 깔렸던 그 길은 질퍽거리는 펄밭으로 변했다. 

 소설 ‘금강’을 저술한 김홍정 작가가 강변 옛길에 스민 이야기보따리도 풀고 있다.
▲  소설 ‘금강’을 저술한 김홍정 작가가 강변 옛길에 스민 이야기보따리도 풀고 있다.
ⓒ 김종술

동행중인 김홍정 작가는 "금강 걷기가 절반 정도 온 것 같다. 4대강 사업으로 금산 천내습지를 공사한다는 말에 지역민들이 굴착기 밑에 드러누워서 막아냈다. 그 덕분에 고스란히 자연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았다"고 강변 옛길에 스민 이야기 보따리도 풀었다. 

"이곳은 어릴 때 소풍도 오면서 가족들과 나들이도 했던 곳이다. 17년 전쯤에는 차량이 다니고 사람이 다니는 옛길이다. 높은 절벽이 있어서 4대강 사업에도 살아남은 바위산이다. 자연은 그냥 둔다면 우리에게 행복을 주지만 자연을 훼손하면 자연은 우리에게 저항한다. 옛 금강 청벽을 노래한 시인들은 항상 청벽의 푸른 벽과 건너에 흰 모래밭이 어우러진 곳에 학이 날고 그 학이 날아가는 것처럼 자신의 시정도 날았다고 표현했다. 지금은 학이 사라지진 곳에 건물이 서 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끓어진 지 17년이 지난 충남 공주시 청벽 옛길.
▲  사람들의 발길이 끓어진 지 17년이 지난 충남 공주시 청벽 옛길.
ⓒ 김종술

갈대 억새도 보인다. 강물은 탁하고 장맛비에 떠내려온 쓰레기가 간간이 눈에 띈다. 진흙더미 펄밭에는 수달, 고라니, 새들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있다. 풀숲에 숨어있던 고라니 한 마리가 인기척에 놀라서 산으로 뛰어오른다. 

"와 고라니다"
"저놈이 (농작물) 다 뜯어 먹어서 걱정이여."

 사람들의 발길이 끓긴지 17년이 지난 충남 공주시 청벽 옛길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사람들의 발길이 끓긴지 17년이 지난 충남 공주시 청벽 옛길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김종술

고라니를 보고 좋아하는 참가자와 고라니 때문에 피해를 본 농민의 의견이 엇갈린다. 작은 웅덩이에 웅크리고 있던 물뱀이 스르르 사라진다. 인기척에 놀란 메뚜기도 튀어 오른다. 겉보기엔 건강한 생태계로 보였으나 실상은 4대강 사업에 망가진 모습이다. 

지역에서 참여한 한 주민은 "어릴 적에 여기에서 말조개도 잡았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내 머리만 한 정도였다. 그리고 넓은 백사장처럼 모래사장이 있었다. 여름 장맛비가 내리면 다리가 찰랑찰랑 잠길 정도였는데 4대강 준설로 모래톱은 사라지고 강바닥이 낮아지면서 물 높이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강바닥에 쌓인 펄도 (예전에는) 다 바다로 흘러갔는데 보가 생기면서 강바닥에 쌓이고 있다. 그러니 강물이 썩어서 들어가지도 못하는 곳으로 변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최창석 공주문화원장은 "공주사람으로 멀리서 지나면서 아름다운 백사장과 경치만 감상해오다 오늘 청벽 길은 처음 걸었다. 멀리서 볼 때는 아름답게만 생각했는데 가까이서 걸어보니 너무 많이 자연이 훼손되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어릴 때는 강변 모래밭에서 피라미도 잡고 물놀이도 하면서 놀았는데 강물도 탁하고 오염을 보면서 안타깝다. 가슴이 매우 아프다. 앞으로 어린 청소년들이 이런 현장을 보여주고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서 고민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3개의 보가 막히면서 새들목(하중도)로 들어가는 길목이 온통 녹조밭이다.
▲  4대강 사업으로 금강에 3개의 보가 막히면서 새들목(하중도)로 들어가는 길목이 온통 녹조밭이다.
ⓒ 김종술

오전 일정을 마친 탐사대는 금강의 마지막 희망으로 불리는 새들목(하중도)로 들어갔다. 새들목은 수십 년 전부터 모래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하중도로,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43호 흰꼬리수리, 천연기념물 제323호 황조롱이, 멸종 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인 흰목물떼새의 서식지다. 이외에도 멸종 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참매와 매 등 20여 종의 조류 서식지다. 또, 최근에는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사는 흔적도 발견됐다.  

2012년 공주시는 시민 공모를 통해서 새들의 쉼터라는 뜻의 새들과 나들목의 어원인 목을 합쳐 '새들목'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러나 입구부터 강물은 녹조로 덮였다. 안으로 들어가자 모래사장은 온통 잡풀들로 찌든 상태다. 생태계 교란종인 '가시박'이 아름드리 버드나무를 타고 오르면서 옛 명성이 사라지고 있었다. 

 참석자들이 가시박이 뒤덮은 새들목(하중도)에서 그나마 ‘금강의 희망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  참석자들이 가시박이 뒤덮은 새들목(하중도)에서 그나마 ‘금강의 희망이다’라고 외치고 있다.
ⓒ 김종술

인근에 산다는 참가자는 "지난 2009년까지 공주시민의 식수로 사용하던 물인데 더러워서 보지도 못할 지경이다. 녹조가 생기고 똥 덩어리가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누가 알까 두렵다. 결국, 4대강 사업이 비단강의 명성에 똥칠한 것이다"고 안타까워했다. 
 산악인이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김성선 탐사대 대장이 풀숲을 헤치며 앞장서고 있다.
▲  산악인이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김성선 탐사대 대장이 풀숲을 헤치며 앞장서고 있다.
ⓒ 김종술

김성선 탐사대 대장은 "오늘이 (탐사) 7일째다. 산길만 걷다가 강길을 걸어보니 행복하다. 처음 금강을 생각했던 것보다 강의 오염이 심각하다. 4대강 사업의 후유증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고 말했다. 김 대장은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망가지는 모습을 봤다면 앞으로 우리가 모두 정신 똑바로 차리고 금강 지킴이가 되어야겠다. 강과 관련하여 청소년 체험 활동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도 해봤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금강의 옛길을 걷다 보니 낙석 구간을 지날 때면 늘 걱정했는데 오늘까지 다행히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 끝나는 날까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석장리 박물관에서 공연에 나선 웅진문화회 연주자들과 함께했다.
▲  석장리 박물관에서 공연에 나선 웅진문화회 연주자들과 함께했다.
ⓒ 김종술

일행들은 석장리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서경오 웅진문화회 대표는 "피아노 연주와 해금, 공주시민 배우들이 오늘 공연의 주제곡인 '엄마야 누나야 함께 살자'라는 공연을 준비했다. 모든 공연은 금강과 어울리는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력을 했다. 금강의 잔잔함을 다 함께 감상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행사는 금강변의 문화·예술·인문학·역사적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 주제는 '금강 따라 걷는 옛길 여행'이다. 종주단과 지역별 20여 명의 탐사대원이 탐사대를 꾸려 참여했다. 소설 <금강>을 저술한 김홍정 작가, 독도 사진 작가인 이정호씨, 금강의 영상콘텐츠를 제작해온 정경욱 감독이 맡아 이번 종주를 기록한다. 

산악전문가 김성선·조수남씨가 탐사대의 안전을 책임진다. 충남문화재단은 주제에 걸맞게 금산 자연의 길 걷기, 세종 조치원 원도심 골목길 투어, 공주 유구천 지천길 걷기, 공주 원도심 투어, 강경 근대문화길 걷기 등 지역별로 주제가 있는 걷기 프로그램으로 행사를 구성했다. 탐사대는 23일 서천하구에 도착할 예정이다.
 일행들은 마지막으로 찾아간 충남 공주시 무릉동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을 찾았다.
▲  일행들은 마지막으로 찾아간 충남 공주시 무릉동 박동진 판소리 전수관을 찾았다.
ⓒ 김종술


한반도평화포럼, 文 정부 대북정책에 ‘쓴소리’ 쏟아져

정세현 "'제재와 대화 병행'은 정책이 아니다"한반도평화포럼, 文 정부 대북정책에 ‘쓴소리’ 쏟아져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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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7  22:3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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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평화포럼은 7일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문재인 정부, 남북관계 경색,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라는 주제로 9월 공개토론회를 열었다.[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다? 이것은 비오는 달밤, 뜨거운 얼음과 같은 표현이다. 압박을 느껴서 대화를 한다? 그것은 레토릭은 가능하지만 정책으로는 있을 수 없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은 7일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촛불혁명으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이지만, 대북정책은 지난 9년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한반도평화포럼은 이날 저녁 7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문재인 정부, 남북관계 경색,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라는 주제로 9월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발표자로 나선 정세현 이사장은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병행은 맞는 말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철학으로 세워진 정책기조"라고 상기시키면서도, '제재와 대화 병행'은 정책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제재와 대화를 어떻게 병행하느냐. 제재를 가해서 나오면 압박을 느껴서 대화를 한다? 그것은 이뤄질 수 없다. 당나귀를 몰고 가더라도 앞에 당근을 걸고 채찍을 때린다. 당근은 안보여주고 채찍만 있다? 방점을 어디에 찍을지 분명히 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줄곧 강조한 '제재와 대화 병행'에 대한 일각의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 제재를 통해 대화를 시도하는 것인지, 제재도 하면서 대화도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던 터였다.
  
▲ 정세현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정세현 이사장은 "우리는 중간 정도 국제사회의 제재를 따라하고 대화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 미국처럼 '최고의 압박과 관여'를 똑같이 하면 안된다"면서 "이것은 레토릭으로는 가능하지만 정책으로는 있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 '신 한반도평화비전(베를린구상)'에서 북한을 향해 체제를 보장할 테니, 대화에 나서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정 이사장은 비판했다.
"내가 너를 죽일 수도 있는데, 내말 들으면 살려줄 수 있어, 그러니 내 말 들어"라는 식이라는 것. "북한은 명색이 유엔 가입국가이다. 유엔 가입국을 상대로 체제안정을 보장한다? 그러면서 대화에 나오라? 북한이 세살 먹은 어린애냐? 왜 그런 표현을 쓰는가."
정 이사장은 "상대를 대등한 자격으로 인정하고 협상하자고 하면서 만나자고 해야한다"며 "마치 봐주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면 나오고 싶어도 나오지 않는다. 북한에게 내민 손을 거두지 않은 것은 좋지만, 체제안정 보장할테니 대화에 나오라고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자존심을 건드리지 말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비핵화를 약속하면 대화에 나선다'는 현 정부의 정책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과 같고, 지금은 북한과 대화할 때가 아니라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일본 아베와 같다"는 등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당면해서 지금은 대화할 때가 아닌 것은 맞지만, 국가운영입장에서는 틀린 이야기"라며 "시간이 갈수록 북핵.미사일 능력은 고도화된다. 바로 지금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이다.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도 문재인 정부의 제재론에 우려를 표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제재 동참을 호소한 것을 두고, "러시아도 제재를 받는 나라이다. 그런 러시아에 북한 제재에 앞장서라는 것은 희극"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토론자로 나선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지금은 제재와 압박 국면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다음에 우리가 국면전환이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제재와 압박도 필요하지만 그것은 궁극적으로 평화적으로 풀기 위한 수단이다. 지금은 제재국면이기 때문에 그러한 메시지가 비중있게 나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더 문제..중국 북한식당 여종업원, 가족 면담시켜야"
출범 100일이 넘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표류하는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정세현 이사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한 참모들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세현 이사장은 "남북관계를 중심축에 놓고 한반도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어렵사리 '한반도 운전자론' 합의를 이끌어낸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서 느낄 실망감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다시는 안 볼 상대에게 마지막으로 퍼붓는 것 같은 대북 멘트를 계속 쏟아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배경에는 청와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한 참모들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의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내보낼 것이 아니라, 언론 공개 전에 수위를 조절해야 하는 책임감을 갖지 못한데서 찾았다.
그러면서 "나도 청와대에서 근무해봤다. 주변이 매우 못하고 있다. 왜 대통령을 최일선으로 내세우느냐"며 "대통령의 대외발언은 정책이다. 대통령의 강력한 메시지 표현은 수위를 조절할 수 있다. 그것이 참모들이 해야 할 일이다. 그냥 방치하는 것은 아주 나쁜 짓이다. 불충의 불충"이라고 꼬집었다.
정 이사장은 올해 남북관계 경색국면이 풀릴 가능성이 낮다고 내다봤다. 북한이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을 두 차례 시험발사하고, 6차 핵실험까지 단행한 것은 올해 안에 미국과 결판을 내려는 의도가 있기 때문. 여기에 한국이 남북관계를 풀 기회는 없다는 것.
그렇기에, 그는 "미.북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한반도 안보상황을 관리해 나가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 김정은의 도발 강도를 높이고 시간을 앞당긴다는 점에서 정부는 트럼프의 귀를 잡고 있는 측근들에게 먼저 접근하는 방법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영희 대기자는 "대북 특사는 특사대로 보내야 한다. 그 전에 밀사들의 접촉이 활발해야 한다"면서 "대통령께서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화의 길을 뚫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이날 토론회에는 정세현 이사장이 발표를, 김영희 <중앙일보> 대기자,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토론자로 나섰다. 전현준 부이사장이 사회를 맡았다.[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편, 정 이사장은 북한이 이산가족상봉 문제와 연계하는 탈북자 김련희 씨와 중국 북한식당 여종업원 12명 송환 문제의 해법을 제시했다. 일단 김련희 씨는 판문점이 아닌 제3국을 경유해 돌아갈 것을 제안했다.
12명 여종업원 문제에 대해서는 "자유의사는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판문점에서 가족들과 만나게 해야 한다. 통과의례 식으로라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만나서 여기에 남겠다고 하면 이걸로 조건을 걸지 말라고 북한에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건의했다.
하지만 천해성 차관은 "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문제를 삼고 있지 않다"며 "이 분들은 본인들의 의사로 들어오신 것으로 현재까지 알고 있다. 남북관계 타개를 위해 활용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반도평화포럼이 마련한 올해 첫 공개토론회로 전현준 부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문정인 특보,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등 1백여 명이 참가했다.

“끝까지 하겠습니다”


7차 촛불법회 성료…9월 14일에는 '범불교도대회'
합장한 채 연신 고개를 숙인 수좌회 용상스님.
4일째 단식을 이어온 전국선원수좌회 용상스님은 조계사 앞에 모여든 대중들 앞에서 마이크를 건네받은 뒤, 사진 찍을 새도 없이 한 마디로 발언을 마쳤다. “끝까지 하겠습니다.”
간결하지만 촛불 대중들이 가장 듣고 싶었던 이야기에 박수 환호가 터졌다. 입을 꾹 닫은 스님은 합장한 채 연신 고개를 숙였다. 범불교도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진행된 7차 촛불법회를 용상스님은 그렇게 점안했다. 
서울 보신각 앞에서 진행된 이날 법회에는 스님 50여명을 비롯한 1,000여명의 불자들이 참석했다. 지난주보다 다소 저조한 참여율. 이에 대해 주최 측은 “다음 주 대규모로 진행될 범불교도대회를 앞두고 숨고르기를 하자는 차원에서 참가 독려를 최대한 자제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여명의 불자들이 광장을 메워주신 부분에 크게 감사드린다”고 귀띔했다.
법회에는 스님 50여명을 비롯한 1,000여명의 불자들이 참석했다.
참가자 자유발언으로 진행된 7차 촛불법회
이날 촛불법회는 기존의 법회와 달리 1, 2부에 걸쳐 주제발언 및 참가자 자유발언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공유ㆍ소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1부 주제발언에 나선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이도흠 교수는 ‘자비로운 분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대방편경을 인용한 이 교수는 “500명 가운데 499명을 죽이려던 한 선원을 죽이고 그 업보를 짊어지겠다고 나선 선원의 이야기가 있다. 부처님의 전생인 대비선장의 이야기”라며 “탐진치 삼독을 이야기할 때 보통 ‘불자들은 분노해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이처럼 경전에는 자비에 근거한 분노가 가능함을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평화불교연대 상임대표 이도흠 교수.
이 교수는 “폭행당한 적광스님의 고통, 언론탄압을 받고 있는 불교포커스ㆍ불교닷컴의 고통, 하루아침에 제적당한 명진스님의 고통에 공감하는 자비로운 분노를 기반으로 우리는 이 자리에 나왔다”면서 “열사람의 한 걸음으로 반드시 자승 총무원장을 몰아내자”고 소리쳤다.
바통을 넘겨받은 허정스님이 촛불 대중의 5대 요구사항인 △직선제 시행 △종단 내 적폐청산 △자승 총무원장 즉각 퇴진 △종단 재정 공영화 △승려 수행 환경 보장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특히 ‘수행 환경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스님은 “가사비, 의료비를 비롯한 기초 생활비 보장 없이는 아무리 우리가 주인이라고 외쳐도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며 “내가 주인공,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종단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허정스님이 가루라 보살과 함께 촛불 대중의 5대 요구사항인 △직선제 시행 △종단 내 적폐청산 △자승 총무원장 즉각 퇴진 △종단 재정 공영화 △승려 수행 환경 보장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는 모습.
종은스님 "종단 운영에 재가자 적극 참여해야"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스스로를 ‘단식 중인 용상스님의 사형’이라고 소개한 종은스님은 “종단 운영에 재가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님은 “재정의 관리와 집행을 재가자들이 하고 최종 결정 및 감사를 승려들이 한다면 종단 적폐의 70% 가량이 해결 가능하다”면서 “종회 역시 출가와 재가를 나눠 운영함으로써 전문성과 역할을 제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육조사 주지 현웅스님은 “쫓아내고자 하는 마음에 앞서 우리가 먼저 변화하자는 마음으로 저들을 지켜보자”고 당부했으며, 조장래 전 대불청 국제위원장은 종단 내 교육 부재의 현실을 우려하며 “배우지 않고 수행만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늘날 적폐가 쌓이게 된 원인에는 (스님들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 소장.
"'비구'가 직책 독점하는 종단…성차별 해소하라"
1부 순서가 끝나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옥복연 종교와젠더연구소 소장이 ‘교단 내 성차별’을 주제로 2부 주제발언을 이어갔다. 옥 소장은 총무원장을 비롯한 3원장, 교구본사 주지 및 중앙종회의원 등 주요 교역직 종무원의 여성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교단 현실을 꼬집으며 “불교는 바깥에서 성평등을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는 차별이 극심하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종단 현실이 성차별적 가치관을 퍼뜨리는데 일조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힌 옥 소장은 “종헌종법 내 ‘비구’만 직책을 맡을 수 있도록 되어있는 부분을 ‘승려’로 바꾸면 어떨까 싶다. 종단 내 심각한 여러 성문제를 일소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각명스님은 과거 자신이 폭력을 겪은 일화를 거론했다.
지속되는 폭행 피해 증언…"폭력승 즉각 퇴진시켜야"
지난 촛불법회에 이어 이번에도 폭행 피해를 당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자승스님을 사회법에 제소했다는 이유로 ‘공권정지 8년’의 징계를 받은 뒤 올해 5월초 사면ㆍ복권된 봉곡암 각명스님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유력 총무원장 후보 설정스님의 학력 위조 의혹을 비롯해 과거 자신이 폭력을 겪은 일화를 거론했다. 앞서 지난 6차 촛불법회에서는 백양사 청량원 무선스님이 "2010년 호법부 관계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고 공개 증언한 바 있다.
각명스님은 “과거 은사에게 바른말을 했다는 이유로 사제에게 무참히 얻어맞은 경험이 있는데 현재 그 사제가 종단의 요직을 맡고 있다”고 했으며, 충청지역 모 사찰의 선원장을 맡고 있는 A스님은 거론, “A스님이 봉곡암 관련 문서를 고치라며 사람을 떼로 보내 뚜드려 맞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스님은 “불교가 이래서는 안된다”며 “종단은 폭력승을 즉각 퇴진시켜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희선 새로운 불교포럼 공동대표도 자유발언에 나섰다. 논어에 나오는 정명(正名, 명칭을 바로잡다)을 거론한 이 대표는 “이름이 그 이름에 걸맞지 않으면 그것은 곧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비구는 그 말에 ‘탐욕을 버린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반대로 탐욕을 버리지 못한 이들은 곧 비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화합의 요체는 계율이다. 반대로 규율 없이 화합은 불가하다”고 덧붙인 그는 “탐욕을 버리지 못하는 이, 계율을 지키지 못하는 이에게 더 이상은 보시와 공양을 하지 말자”고 목소리 높였다.
이밖에 불교문화연구소 윤소암 스님, 용주사 신도비대위 김대식 씨 등이 무대에 올라 각각 자유발언을 펼쳤다.
9일간의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뒤 최근 퇴원한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전 의장 효림스님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9.14 범불교도대회 홍보 및 동참 당부
이날 현장에는 9일간의 단식으로 건강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한 뒤 최근 퇴원한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전 의장 효림스님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효림스님은 “진실이 잠들면 요괴가 눈을 뜬다는 말이 있다. 적폐가 쌓인 오늘날의 현실에 그간 눈감고 침묵한 대중 또한 책임이 크다”면서 “바람이 불면 깃발이 살아나고 작은 촛불이 모여 횃불이 되듯, 다음 주에 더 많은 이들이 동참해 큰 변화를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7일째 단식 중인 대안스님.
발언이 모두 끝난 뒤 참가자들은 ‘범불교도대회’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필두로 조계사까지 행진에 나섰다. 6일째 단식을 진행 중인 대안스님, 4일째 단식을 이어 온 용상스님이 대중을 맞이했다.
대안스님은 “자승 원장 8년만에 종단이 완전히 무너질 지경”이라며 “마음에 들지 않으면 폭행하고 징계하는 시스템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성토했다. 마이크를 이어 받은 용상스님은 “(단식을) 끝까지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두 스님을 향해 박수가 쏟아졌다.
다음 주 목요일인 9월 14일에는 ‘8차 촛불법회’를 대신해 오후 4시 서울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전국의 불자들이 결집해 ‘조계종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범불교도대회가 열린다. 또 같은 날 저녁 7시에는 조계사 인근 서울 청계광장에서 불교계 비롯해 언론계, 교육계, 공무원 사회의 적폐청산을 촉구하는 대규모 문화예술행사 ‘한바탕’이 펼쳐진다.
범불교도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진행된 7차 촛불법회 참가자들이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임지연 바른불교재가모임 상임대표.











  • 김정현 기자

  • 승인 2017.09.08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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