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5일 토요일

[박꽃의 영화뜰] 영화계 배급 체질, 완전히 바뀌게 될 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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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꽃 무비스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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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1.1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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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1.1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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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개봉하려는 한국 상업 영화, 60편 넘는다?


관객을 만나려는 한국 상업 영화가 개봉 일을 잡지 못하고 줄줄이 밀려 서 있다. 새해 첫 달 배급사별 라인업을 집계해보니 60편이 넘는다. 코로나19가 잠식한 지난 2년 동안 영화관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탓인데, 유례없는 현상이다.

영화관의 1년은 53주로 돌아간다. 배급사는 여름 휴가나 명절, 공휴일 같은 ‘시즌’은 물론이고 경쟁작의 개봉 전략까지 고려해 관객과 만나는 최적의 타이밍을 정해왔다. 매주 수, 목요일쯤 개봉해 관객이 많아지는 첫 주 금, 토, 일 3일 성적을 잣대로 영화의 성패를 가늠하는 식이다.

이 전통적인 방식은 2022년에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을 것 같다. 60편 넘게 밀려 있는 한국 상업 영화가 한 주에 한 작품씩 바쁘게 개봉한다고 해도 53주로는 모자라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더 배트맨>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히어로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아바타2> 같은 할리우드 프랜차이즈 대작도 2022년 개봉을 예고했다. 독립, 예술영화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까지 합세하면 계산기를 아무리 두드려도 한국 상업 영화가 제 몸에 꼭 맞는 개봉 시기를 찾아 들어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 올해 개봉 예정인 ‘더 배트맨’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영화 포스터
▲ 올해 개봉 예정인 ‘더 배트맨’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영화 포스터

주저앉아 있을 순 없다. 몇몇 작품이 승부를 걸기 시작한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가 배급한 <경관의 피>는 다른 한국 상업영화 경쟁작이 없는 2022년 1주 차(5일)를 선점했다. 뒤이어 NEW의 <특송>이 2주 차(12일)를 택했다. <경관의 피>는 조진웅, 최우식이 각자의 신념으로 부딪히는 경찰 역을 연기하는 범죄 영화물이고, <특송>은 특송 전문 드라이버 역을 맡은 박소담이 도심 한복판 추격전을 벌이는 액션물이다.

기대가 모이는 시점은 주말을 낀 긴 설 연휴(1월29일~2월2일)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의 <킹메이커>가 바로 그 앞자락인 4주 차(1월26일) 개봉을 확정했다. 1971년 대통령 선거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설경구)과 선거전략가 엄창록(이선균)의 관계를 다룬다. 물론 다른 배급사가 황금연휴를 <킹메이커> 홀로 독식하게 둘 리는 없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해적: 도깨비 깃발>도 같은 자리로 들어간다. 866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성공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의 후속작이다. 강하늘이 의적단 두목을, 한효주가 해적선 주인, 권상우가 보물을 차지하려는 역적 역을 맡았다. 

고민스러운 건, 코로나19라는 위협이 종식되지 않는 한 이 일정은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이병헌, 송강호, 전도연 주연의 항공재난물 <비상선언> 경우가 그렇다. 쇼박스는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당초 설 연휴로 염두에 두었던 개봉 일을 선제적으로 연기했다. 전통의 강호 CJ ENM도 걱정이 큰 건 마찬가지다. <국제시장>(2014) 윤제균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안중근 의사 뮤지컬 영화 <영웅>, <도둑들>(2012) <암살>(2014) 최동훈 감독이 1편과 2편을 동시에 촬영했다는 SF물 <외계+인>, 박찬욱 감독과 탕웨이가 호흡한 <헤어질 결심>까지 작품이 쌓여간다.

▲ 지난 1월5일 개봉한 ‘경관의 피’와 1월26일 개봉 예정인 ‘킹메이커’ 영화 포스터.
▲ 지난 1월5일 개봉한 ‘경관의 피’와 1월26일 개봉 예정인 ‘킹메이커’ 영화 포스터.

박 터지는 경쟁이 예고됐으니, 손해를 면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입장이라면 자연스럽게 OTT 플랫폼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팬데믹 이후 할리우드에서는 영화관 관람에 특화된 히어로물 <블랙 위도우>마저 개봉과 동시에 디즈니+에서 스트리밍하는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주연 배우 스칼렛 요한슨이 영화관 매출에 연동된 수익금 권리를 따져 물으며 소송을 제기했지만, 영화관 배급만으로는 제대로 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세울 수 없다는 월트디즈니의 판단은 쉽게 접힐 것 같지 않다.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SF물 = 큰 화면’이라는 공식을 깨고 <승리호>가 넷플릭스 단독 공개, <서복>이 영화관과 티빙 동시 공개를 택했으니까. 올해는 이 모든 선례가 더욱 다채로운 계약 옵션 안에서 논의될 것이다. 과연 어떤 작품이 영화관에서 살아남고 어떤 작품이 OTT에서 웃게 될까. 영화계 배급 체질이 완전히 바뀌게 될 길목에 서 있는, 2022년의 시작이다.

80여년만에 찾아온 우리 땅... 인천 사람들이 해냈다

 [스케치에 비친 인천] 캠프마켓

22.01.15 17:58l최종 업데이트 22.01.15 17:58l
'인천, 그림이 되다.' 낡은가 하면 새롭고, 평범한가 싶으면서도 특별한. 골목길만 지나도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도시, 인천. 추억이 그리움으로, 때론 일상으로 흐르는 공간이 작가의 화폭에 담겼다. 그 따뜻하고 섬세한 붓 터치를 따라 인천 사람들의 삶으로 들어간다. 이번 호에는 80여 년을 기다린 끝에 다시 찾은 땅 '캠프마켓'. 담 너머 닿을 수 없던 그곳을 긴 시간 지켜본 이승희 화백이 그렸다. 아픔을 딛고 솟아나는 새 희망을 담아.[기자말]
▲ 캠프마켓(350x270mm, Canvas, Gouache, Acrylic_2021) 80여 년을 기다린 끝에 다시 찾은 땅, 캠프마켓. 아픔이 켜켜이 쌓인 언 땅을 딛고, 새 희망이 돋아나 자라고 있다. ⓒ 그림 이승희

벽이 허물어진 그날

"육, 오, 사, 삼, 이, 일... 영!" 높다란 콘크리트 벽이 허물어지고 가시 돋친 철조망이 잘려 나갔다. 캠프마켓 B구역이 인천시민에게 품을 더 활짝 연, 2021년 11월 25일. 그날은 인천 청년 박보민(33)씨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수많은 인천시민이 한마음으로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함성 속에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 그제야 '캠프마켓이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우리 땅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는 캠프마켓 서포터스인 '캠프파이어' 2기 회원이다. 캠프마켓의 어제와 오늘을 기록하고 세상에 알리는 역할을 해왔다. 닫힌 공간 속 기억의 파편을 그러모아, 오늘 역사의 앨범에 가지런히 꽂아두었다.

처음부터 높다란 담장 너머 세상에 관심을 둔 건 아니다. 인천의 많은 청춘이 그러하듯, 그 역시 생애 가장 빛나던 시절을 부평 한복판에서 보냈다. 당시 친구들과 한참을 어울려 놀다 해 질 무렵 그 앞을 지날 때면 스산하고 낯선 기운과 맞닥뜨리곤 했다.

'대체 어떤 곳이기에, 저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여 있을까'. 같은 하늘 아래 다른 시간이 흐르는, 도심 속 외딴섬. 그렇다고 담 너머 세상을 더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일제강점기 무기와 탄약을 쏟아내던 조병창이 있고, 한국 전쟁이 끝난 후 오래도록 미군이 머물던 자리.

훗날 그 안에 서린 역사를 어렴풋이 알게 됐을 때야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일었다. 이 땅에 발을 딛고 살아가면서도 지나온 시간에 관심을 두지 않은 자신을 깨우치는 순간이었다. 이후 "역사를 잊으면 미래도 없다", "내일을 함께 만들어가자"라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오늘, 캠프마켓 안에서 세상 밖을 바라보는 박보민.
▲ 오늘, 캠프마켓 안에서 세상 밖을 바라보는 박보민. ⓒ 임학현 포토디렉터
 시민의 함성 속에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 캠프마켓은 온전한 우리 땅이 되었다.
▲ 시민의 함성 속에 벽이 허물어지는 순간, 캠프마켓은 온전한 우리 땅이 되었다. ⓒ 임학현 포토디렉터
 
우리 땅, '그들만의 세상'

'한국 안의 작은 미국', 우리 땅에 뿌리내린 그들만의 거대한 도시였다. 1945년, 미 제24군수지원 사령부가 부평 한복판에 미군 기지 '애스컴 시티(ASCOM City)'를 세웠다. 일제강점기에 인천육군조병창이 있던 아픈 역사의 땅이었다. 일본이 떠난 후에는 다시 미국의 차지가 됐다.

오늘날 부평구 산곡동과 부평동 일대를 아우르던 그들만의 세상. 맞닿은 곳에서 우리네 삶도 계속됐다. 전쟁이 끝나고 모두 배고프던 시절, 그 안에서 새어 나오던 불빛을 따라 전국에서 사람이 모여들었다. 미제 물건이 양키 시장으로 흘러 들어가고, 클럽에선 대중음악이 울려 퍼졌다. '남과 다른' 삶을 운명처럼 짊어진 파란눈, 검은 피부의 아이들이 태어났다. 우리 어머니들은 냉대 속에서도 악착같이 자식을 길러내고 삶을 살아냈다.

그 질곡의 세월을 지나 1973년, 애스컴 시티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리고 남겨진 캠프마켓. 사람들이 떠난 빈자리엔 아픈 역사와 고된 삶이 엮어낸 거미줄이 얽히고 먼지가 자욱이 쌓여갔다. 가까이 아파트 숲이 들어서고 새로운 삶이 깃들었지만, 담장 너머는 여전히 닿을 수 없는 땅이었다. 두 공간 사이엔 넘을 수 없는 간극이 존재했다.
 
 캠프마켓 B구역 내 1595번 건물. 1987년에 지은 공연장으로, 새 단장 후 '음악 창작소'로 문을 연다.
▲ 캠프마켓 B구역 내 1595번 건물. 1987년에 지은 공연장으로, 새 단장 후 '음악 창작소'로 문을 연다. ⓒ 임학현 포토디렉터
적막한 함성(242x333mm, Canvas, Gouache, Acrylic_2022) 시민에게 일부 개방한 캠프마켓 B구역. 운동장 안의 낡은 전광판이, 그 옛날 홈런을 날리던 시절의 기억을 붙잡고 있다.
▲ 적막한 함성(242x333mm, Canvas, Gouache, Acrylic_2022) 시민에게 일부 개방한 캠프마켓 B구역. 운동장 안의 낡은 전광판이, 그 옛날 홈런을 날리던 시절의 기억을 붙잡고 있다. ⓒ 임학현 포토디렉터
 
시민 힘으로 이룬, 오늘

그리고 2019년 12월, 오랜 기다림과 노력 끝에 드디어 '그날'이 왔다. 캠프마켓 A·B구역 반환이 결정돼 인천시민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올 하반기면 남은 D구역까지 인천 사람들 품에 온전히 안긴다.

1996년 불을 지핀 시민운동이 그 시작이었다. 부평 주민 스스로 '잃어버린 땅'을 되찾기 위해 맨몸으로 맞섰다. 미군 기지 앞에서 한목소리로 부르짖고, 두 손을 맞잡고 나아갔다. 그 시간은 부평 사람들에게 가슴속 응어리를 도려내고 불굴의 의지로 일궈낸 자부심이기도 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인간 띠를 이루어 캠프마켓을 둘러싸던 때가 기억나요. 약 2000명이 함께했는데, 대부분 부평 주민이었죠. 그렇게 모두의 힘으로 부평 미군 기지 반환을 이룬 2002년 3월 29일,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부평미군기지공원화추진시민협의회 곽경전(60) 집행위원장은 25년간 시민운동의 현장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리고 '캠프마켓 문지기'를 자처하며 오래전 지어진 작은 초소를 지켜왔다. 그 안에서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캠프마켓의 오늘을 기록해왔다.

"물론 캠프마켓은 역사적으로 의미 깊은 곳이에요. 하지만 정작 주민들은 가까이에 넓은 운동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합니다." 며칠 전엔 눈이 내려 동네 아이들이 한참 눈싸움을 하다 갔다. 그 풍경을 뷰파인더 너머로 보다 찰칵, 마음에 새기었다. 그는 곧 이 자리를 떠나지만, 그가 남긴 오늘 우리의 모습은, 내일을 살아갈 다음 세대에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1595번 건물, 역사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캠프마켓 문지기 곽경전.
▲ 1595번 건물, 역사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캠프마켓 문지기 곽경전. ⓒ 임학현 포토디렉터
 
아픈 역사 딛고, 내일로

자그마치 80여 년이다. 캠프마켓이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 2002년 3월, 캠프마켓 반환이 결정된 후에도 18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주민들에겐 길고 긴 시간이었다.

"참 오래 기다렸지. 공원이 된다, 된다, 하는 사이 지쳐서 떠난 이웃도 많아. 그래도 지금껏 함께한 주민들은 '꿈을 이룰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서로를 다독여. 하루빨리 숲이 우거진 공원이 생기면 좋겠어."

매일 집 앞 공원을 거니는 평범한 일상이, 캠프마켓 너머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간절히 이루고 싶은 '꿈'이었다. 오래전 품은 그 소망은 오늘 현실로 다가왔다.

문부(77) 어르신은 캠프마켓환경정화민관협의회의 주민 대표다. 캠프마켓은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1만 1,031㎥에 이르는 대규모 다이옥신 오염토를 완전히 정화 했다. 캠프마켓환경정화민관협의회는 지난해 9월 30일 A구역 토양을 채취해 다이옥신 오염도를 분석한 결과, 목표치인 100(pg-TEQ /g)보다 훨씬 낮은 2.18pg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100pg은 독일 등 유럽에서 놀이터에 사용하는 흙에 적용하는 기준. 그만큼 안전하게, 마음 놓고 땅을 밟을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이 하늘을 자주 올려보며 살면 좋겠어." 네온사인이 휘황한 휘청거리는 밤거리, 그의 유년 시절을 지배하는 고향에 대한 기억이다.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아이들에겐 파란 하늘 아래 푸른 숲이 펼쳐진 풍경으로 기억되길, 그는 바란다.
 
캠프마켓은 지금 토양오염 정화 작업과 공사가 한창이다. 80여 년, 간절한 기다림 끝에 다시 찾은 땅. 시민 품에 온전히 안기는 그날이 오면, 긴 시간을 견뎌온 사람들의 상처도 희미해져 마침내 사라질 것이다. 이제 다시 봄, 아픔이 켜켜이 쌓인 언 땅을 딛고 새 희망이 돋아나 자라고 있다.

캠프마켓 오늘&내일 : 안내소와 전시시설을 갖춘 시민 소통 공간으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문을 연다. 월요일은 휴무. 요청 시 문화 관광해설사로부터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문의 : 032-512-4522)

취재영상 보기(https://youtu.be/DVAV9-SXnxw)
 
 옆 아파트옥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캠프마켓. 하늘 아래 푸른 숲을 품은 마을, 꿈을 이룰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 옆 아파트옥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캠프마켓. 하늘 아래 푸른 숲을 품은 마을, 꿈을 이룰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 임학현 포토디렉터
 캠프마켓환경정화민관협의회 문부 주민 대표.
▲ 캠프마켓환경정화민관협의회 문부 주민 대표. ⓒ 임학현 포토디렉터
 이승희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인천에 머물러왔다. 현재 인천미술협회와 부평구예술인협회 소속. 부평 캠프마켓 높다란 담장 너머에서 살아온 지는 30년이 됐다. 그간 우리 땅이면서도 다가설 수 없던, 세상과 단절된 그곳을 오랜 시간 바라만 보았다. 그리고 오늘, 오래 기다린 끝에 다시 찾은 캠프마켓을 화폭에 담는다. 가슴속에서 솟아나는 희망을 담아, 밝은 내일을 기다리며.
▲ 이승희 작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인천에 머물러왔다. 현재 인천미술협회와 부평구예술인협회 소속. 부평 캠프마켓 높다란 담장 너머에서 살아온 지는 30년이 됐다. 그간 우리 땅이면서도 다가설 수 없던, 세상과 단절된 그곳을 오랜 시간 바라만 보았다. 그리고 오늘, 오래 기다린 끝에 다시 찾은 캠프마켓을 화폭에 담는다. 가슴속에서 솟아나는 희망을 담아, 밝은 내일을 기다리며. ⓒ 임학현 포토디렉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에서 발행하는 종합 매거진 <굿모닝인천> 2022년 1월호에도 실립니다.

태그:#인천

불평등 타파 민중총궐기,여의도서 1만5,000명 진행

 

민중진영 상설투쟁 '전국민중행동' 공식 발족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1.15 21:42
  •  
  •  수정 2022.01.15 21:43
  •  
  •  댓글 0
 
2022 민중총궐기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1만5,000여명의 노동자, 농민, 빈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22 민중총궐기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1만5,000여명의 노동자, 농민, 빈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준)이 주관한 2022 민중총궐기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1만5,000여명의 노동자, 농민, 빈민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불평등을 갈아엎자! 기득권 양당체제 끝장내자! 자주평등사회 열어내자'를 요구로 내걸고 대회를 주최한 전국민중행동(준)은 이날 앞으로 진보민중진영의 상설적 연대투쟁체가 될 전국민중행동의 발족을 선언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이날 전국민중행동 발족 선언문을 통해 "촛불정부를 자임하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최악의 자살률, 최악의 산재사망률은 변하지 않았으며, 부동산값 폭등과 불평등은 심화되었다"고 비판했다. 

또 "한반도 위기도 4.27선언 이후 잠시 나아지는 듯하더니 한미동맹에 얽매인 채 남북합의를 스스로 파기했고 급기야 4.27 이전 시대로 빠르게 회귀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제 우리는 사회 불평등을 혁파하고 사회의 근본적 개혁을 통해 자주, 민주, 평등, 생태, 평화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힘차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의 예속과 자본과 권력의 어떠한 탄압과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전국민중행동의 깃발을 높이 들고 불평등한 세상을 갈아엎고, 평등사회로의 체제 전환을 위해 굳센 걸음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옥회 전국여성농민총연합회 회장(왼쪽)과 김형균 노동전선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옥회 전국여성농민총연합회 회장(왼쪽)과 김형균 노동전선 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은 양옥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과 김형균 노동전선 대표가 낭독한 결의문을 통해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분단 냉전체제가 흔들리는 이 시기에 필요한 것은 근본적인 문제의식과 건설적인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권이 소득주도성장을 포기하는 동안 재벌그룹 총수 53명은 한해 배당금으로 1조 7,800억원을 챙겼고 상장기업 배다금의 40%에 해당하는 14조원이 외국주주들의 주머니에 들어갔으며, 그 사이 코로나 시국에 263만명이 일자리를 잃고 1,100만명에 이르는 비정규직은 평균 171만원의 월급으로 고용불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하루 7명의 노동자가 일터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택.의료.교육.돌봄, 교통 공공성 강화를 통한 평등사회로의 체제 전환 △비정규직 철폐,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을!, 특수고용노동자에게 노동기본권을! 중대재해 근본대책 관련법 개정, 일자리 국가보장, 여성에게 가중된 무급 가사노동, 사회가 책임져라! △신자유주의 농정 철폐, 공공농업 실현! CPTPP 참여 반대, 식량주권 실현 △노점관리 대책중단, 노점상 생계보호를 위한 특별법 제정, 강제퇴거금지, 순환식 개발 시행, 철거민 주거 생존권보장 △기후 위기 민중주도의 체제 전환 △차별 금지법 제정, 국가보안법 폐지. 집회 자유 보장.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 즉각 퇴출, 세월호 참사 성역없는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 △자주평화통일 실현, 한미연합군사연습 영구중단, 대북적대정책철회, 사드 및 전략무기도입 반대, 한미일 군사동맹 반대, 평화협정 체결을 비롯한 민중총궐기 7대 요구안을 제시했다.

왼쪽부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코로나19의 확산이라는 우려스러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이 자리에 모인 이유는 절박함"이라며, "이게 나라냐! 적폐를 청산하자!는 우리의 요구는 지난 5년간 외면당했다"고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또 "불평등과 양극화는 견딜 수 없을만큼 심화되어 우리의 삶을 처참하게 파괴하고 있다"며, 공정을 앞세운 능력주의를 용납할 수 없고 자본의 탐욕을 보장하는 비정규직은 철폐되어야 하며, 차별을 정당화하는 기준은 존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포괄적이고 점진적인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CPTPP는 농민의 목숨을 자본가에게 팔아먹는 짓"이라며, 모든 농민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를 결의한 CPTTP 가입을 정부가 선언한다면 농민들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중총궐기를 시작으로 농정 대전환의 시대를 열고, 이제 정권교체가 아닌 농민이 개혁의 주체가 되고 민중이 정치의 주인이 되는 체재교체로 나아가자'고 했다.

최영찬 빈민해방실천연대 공동대표는 "노점상들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자랑스러운 직업이다. 노점상도 당당한 직업으로 인정하라"고 하면서 '노점상 생계보호 특별법 제정운동을 통해 당당한 노점상임을 선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백윤 사회변혁노동자 당 및 노동자당 대선 단일후보(왼쪽)와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백윤 사회변혁노동자 당 및 노동자당 대선 단일후보(왼쪽)와 김재연 진보당 대선 후보.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추진했으나 지난 1월 9일 결국 성사되지 않은 진보 5개정당 등의 후보단일화와 관련, 김재연 진보당 후보와 이백윤 사회변혁노동자당 및 노동자당 단일후보도 이날 대회에 나와 정책 포부를 밝혔다.

김재연 후보는 대한민국 GDP규모를 훌쩍 뛰어넘어 세계 1위를 점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면서 "예고된 위기를 민생파국이 아닌 체제전환의 기회로 만들어내야 한다"고 했다.

또 "어떤 상황에서도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법과 질서를 우리 손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백윤 후보는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 모든 인간이 차별받지 않고 평등한 사회,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하면서 "재벌을 국유화해서 노동자를 위해 쓰자, 그래서 국가예산을 1,000조로 늘리고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정규직화되자. 사회주의해서 전 국민의 철밥통 시대를 열어가자"고 주장했다.

이날 사전대회와 노동자, 농민, 빈민 등 부문대회는 정부의 금지통보로 인해 별도로 진행되지 못하고 민중총궐기 본대회와 함께 진행됐다.

김종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이종희 사드철회 성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대회 사전발언을 통해 각각 7년간 성역없는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안전사회 실현의 요구가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한미동맹을 신주단지로 여기면서 미국 주도의 신냉전체제에 휩쓸려 사드 도입을 강행하면서 전쟁의 한복판으로 끌려들어가는 '대한민국'의 절망을 극복하겠다고 다짐했다.

진경호 전국택배노동조합 위원장은 지난해에만 22명의 택배노동자들이 과로사로 숨지면서 지난 30년동안 동결됐던 택배요금을 5,000억원 이상 올렸지만 그들의 목숨값인 이중 3,000억원은 CJ 대한통운 등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있다고 하면서, 택배노동자들이 곡기를 끊어가면서 사회적 합의를 지키라고 요구해야 하느냐고 절규했다.

노동문예창작단 '가자'가 모둠북 공연을 선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민중총궐기는 정부의 방역지침과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병행하여 두루 지켜져야 할 가치라는 전국민중행동(준)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끝내 정부 당국이 금지통보를 거두지 않은 상태에서 강행되었다.

박석운 대표는 "촛불정부를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가 끝내 헌법이 금지한 집회 허가제를 강행했다"고 비판하고는 "감염병 방역과 헌법상 허가해서는 안된다고 한 집회 및 시위의 자유는 어느 하나를 선택할 일이 아니다. 오늘의 민중총궐기는 정부가 어긴 약속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민중이 자력 구제에 나선 것"이라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민중총궐기가 열린 여의도 문화공원을 빙 둘러 경찰버스로 막고 집회해산을 종용하는 방송을 하면서도 집회 참가자들의 출입은 막지 않았다.

불평등을 갈아엎자. [사진제공-전국민중행동]
불평등을 갈아엎자. [사진제공-전국민중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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