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5일 월요일

역대급 세수펑크 내고도 반도체 세액공제 연장한다는 윤 정부

 


‘대기업 퍼주기’ 지적에 윤 대통령 “거짓 선동”…전문가들 “주장 아닌 근거 제시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경기도 수원 장안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자연과학캠퍼스 반도체관에서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 주제로 열린 세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4.01.15. ⓒ뉴시스

정부가 당초 올해 종료되는 반도체 세액공제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고율의 반도체 세액공제는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된 대표적인 대기업 감세 정책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대기업 감세로 정부의 재정 역할이 위축된다는 비판에 대해 “거짓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경기도 수원 성균관대 반도체관에서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반도체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연장 방침을 밝혔다. 그는 “올해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가 만료되지만, 법의 효력을 더 연장해서 투자 세액공제를 계속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에는 고율의 투자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지난해 3월, 이른바 ‘K칩스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가전략기술 시설투자 세액공제가 대기업 기준 기존 8%에서 15%로 상향됐다. 국가전략기술 연구개발(R&D)에 대해서는 대기업 기준 최대 40%의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적용 기한은 오는 12월 31일까지다.

K칩스법에는 임시투자세액공제도 포함된다. 최근 3년간 연평균 투자 금액 대비 투자 증가분에 대해서는 10%p를 추가 공제한다. 당초 지난해 종료됐으나, 정부는 1년 더 연장할 방침이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는 기업 투자를 유인한다는 취지다. 재투자를 통해 기업이 성장하면,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수가 늘어나고 일자리도 생긴다는 게 정부와 재계의 논리다.

현실은 다르다. 대기업에 집중된 세제 혜택은 세수 감소로 이어졌다. 기업 투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수가 줄어들자, 정부는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해야 할 저성장 국면에서도 긴축재정을 고수하고 있다.

세액공제 효과 낙제점인데, “거짓 선동”이라며 우격다짐

윤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세액공제를 둘러싼 비판을 일축했다. 그는 “‘대기업 퍼주기다’ 이런 얘기들이 있지만, 이거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세제 지원의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했다. 그는 “세액공제로 반도체 기업 투자가 확대되면 관련 생태계 전체 기업의 수익과 일자리가 엄청 늘고, 국가 세수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됐다는 사실은 정부 집계를 통해 확인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답변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규모 총 1조 9,468억원 가운데 1조 9,410억원(99.7%)이 대기업에 돌아가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의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규모는 각각 40억원(0.2%), 18억원(0.09%)에 그쳤다. 시설투자는 7,500억원 중 7,483억원, 연구개발은 1조 1,968억원 중 1억 1,927억원이 대기업 몫이다.

세제 지원에 따른 세수 감소 지적에 대해 윤 대통령은 “기획재정부도 사업하는 곳”이라며 “세액공제 해줘서 세수 감소하는 것을 그냥 볼 국가 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금을 면제해 주고 보조금을 지급했을 때 더 많은 세금과 재정 수입이 이루어질 것을 보고 정부도 사업하는 것”이라며 “‘대기업에 퍼주기 해가지고 재정이 부족하면 국민 복지를 위한 비용들을 어떻게 쓸 거냐’, ‘결국은 큰 기업들 도와주고 어려운 사람 힘들게 만드는 거 아니냐’ 그런 얘기들은 거짓 선동에 불과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주장한 ‘세제 지원-투자 확대-세수 증가’의 선순환은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9%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1월까지 평균 설비투자지수는 119.5로 전년 126.7에서 크게 하락했다.

정부 세수도 대폭 축소됐다. 정부는 당초 지난해 세수를 400조 5천억원으로 잡았으나, 지난해 9월 재추계를 통해 59조원 이상의 세수 결손이 날 것으로 추산했다. 올해는 세수가 더 쪼그라든다. 정부는 올해 세수를 367조 4천억원으로 편성했다. 지난해보다 33조 1천억원(8.3%) 줄어든 규모다. 법인세 감소분이 27조 3천억원에 달한다.

올해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확대한 데 따른 세수 감소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법인세는 통상 3월에 신고·납부가 이뤄지고, 이때 세액공제가 적용된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율 상향과 임투세 도입으로 올해 세수가 2조 9,991억원 줄어들 것으로 봤다.

올해 예산은 총지출 규모가 656조 6천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증가율이 3%에 그친다. 역대 최저치다. 지출을 줄이지만, 적자폭은 커진다. 올해 예산안에 기반한 통합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44조 4천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13조 1천억원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뺀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지난해 58조 2천억원에서 올해 91조 6천억원으로 불어난다. 정부가 투자 유인 효과가 드러나지 않은 대기업 감세를 고수하면서, 재정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재정건전성도 악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기업 감세를 추진하는 데 있어 근거가 결여돼 있다고 지적한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세액공제를 해주면 앉아서 이득을 보는 것이니까 좋지만, 정부는 세제 정책으로 투자가 얼마나 늘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면서 “주장만 할 게 아니라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상황 등 투자 결정에 주효한 환경이 개선되지 않으면, 세액공제는 기업들이 기존에 진행하려던 투자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는 것에 불과해 경제적인 이득은 없다”며 “세액공제에 따른 부가가치와 고용 창출은 대통령의 믿음이지, 근거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2년 5월 20일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생산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5.20. ⓒ뉴스1

RE100 확산하는데 “탈원전 하면 반도체 포기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

정부는 이날 민생토론회에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도 발표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 경기 남부에 밀집된 반도체 기업과 기관을 묶은 개념이다. 이번 방안은 지난해 3월 제시된 ‘국가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구체화한 것이다.

현재 생산 팹 19개와 연구 팹 2개가 가동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는 2047년까지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통해, 16개의 팹이 새로 들어서게 된다. 2030년에는 세계 최대 규모인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용인에 360조원을 투입해 파운드리 팹을 세운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팹에 122조원을 투자한다. 또한, 삼성전자는 평택 고덕 캠퍼스 증설에 120조원, 기흥 반도체 R&D 단지 증설에 20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정부는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총 346만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생기고 650조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력 공급 방안으로 원전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심이 되는 용인 국가산업단지와 일반산업단지에는 총 10GW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다. 정부는 초기 수요 3GW는 산단 내 LNG 발전소를 건설해 충당하고, 후기 수요 7GW는 전력망을 구축해 동해안 원전·석탄화력발전, 호남 태양광발전으로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파운드리 라인 하나 까는데 1.3GW 원전 1기가 필요하다. 인구 140만명의 대전이나 광주보다 전기를 더 많이 쓴다”며 “고품질의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요하고 원전은 이제 필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탈원전을 하게 되면 반도체뿐 아니라 첨단산업을 포기해야 한다”며 “민생을 살찌우기 위해서라도 원전 산업은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원전으로는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애플을 비롯한 반도체 수요 기업은 협력사에도 전력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RE100을 요구하고 있다.

임재민 에너지전환포럼 사무처장은 “RE100을 안 하면 반도체를 못 파는 상황이 됐다”며 “원전을 강조하면서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망을 갖추지 않은 채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게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RE100 대응이 빠진 클러스터 조성 계획은 현실성이 없다”며 “실효적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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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4.01.16 07:51

  • 수정 2024.01.1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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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대통령실

16일 아침신문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경기도 수원에서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주재한 ‘민생토론회’를 1면에 올렸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투자 세액공제를 연장하겠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22조원을 투자하고, 정부가 세제 혜택과 전력·용수 등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 등을 총력 지원한다는 내용의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16일 한겨레

▲16일 아침신문

윤 대통령은 올해 만료되는 반도체 투자 세액공제를 연장하겠다며 “대기업 퍼주기 이런 이야기들이 있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자 “거짓 선동”이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해 반도체 투자세액공제를 25%까지 확대한 데 이어, 올해 반도체 지원 예산(1조3000억원)을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렸다. 경향신문은 “최근 기업 일반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 방침과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을 내놓은 데 이어 연일 감세 기조에 방점을 찍고 있다”고 했다.

다수 신문이 1면에 윤 대통령이 홍보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계획과 효과를 강조하는 기사를 실었다. 국민일보는 <2047년까지 622조 투자 세계 최대 ‘K반도체’ 건설> 기사를 냈고 조선일보는 <622조 투입 ‘반도체 패권’ 잡는다> 제목으로 머리기사를 냈다. 세계일보는 1면 머리에, 중앙일보는 1면 상단에 관련 기사를 냈다. 서울신문도 1면에 기사를 냈다.

▲16일 국민일보

▲16일 조선일보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탈원전을 하게 되면 반도체뿐 아니라 첨단산업이라는 건 포기해야 된다”고도 했다. 이에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인 TSMC가 있는 대만이 2016년 약 20%이던 원자력발전 비중을 지난해 8%대로 낮췄다고 반박했다. 현장에서 TSMC 언급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일보는 산자부 반도체과 사무관이 “일본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구축하는 TSMC의 경우 ‘불 꺼지지 않는 공사장’으로 불리는데 반도체과도 ‘불 꺼지지 않는 정부’가 되겠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이 크게 박수를 쳤다고 전했다.

▲16일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윤 대통령 발언은 따져봐야 할 대목이 적지 않다”며 “반도체산업은 부가가치 창출효과는 높지만 취업유발계수는 매우 낮은 편이다. 10억원을 투자했을 때 직간접적으로 늘어나는 취업자가 2.1명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이를 대입하면 622조원을 투자해도 일자리는 130만명 늘어나는 데 그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기 변동성이 강한 반도체 부문에 대한 국민경제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21일 마지막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이후로는 언론과의 접촉을 일체 피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권위주의 국가가 되어간다는 비판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신년회견은 생략해선 안 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연초부터 윤 대통령의 발걸음이 닿는 지역이 용인과 고양, 수원 등 여당 약세지역이라는 점에서, 야당에서는 대통령의 간접 지원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세 차례 민생토론회 모두 국민의힘 열세 지역으로 꼽히는 경기에서 열린 것을 두고는 4월 총선 앞두고 경기 지역 표심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왔다”고 했다. 한겨레도 <‘업무보고’ 내세워, 총선 앞 접전지 경기도 훑는 윤 대통령>에서 같은 지적을 했다.

▲16일 한국일보

“중대 비위의혹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잡아들이겠다는 경찰”

아침 신문들은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내부 제보자 색출을 위한 압수수색에 나선 데에 ‘본말이 완전 뒤집혔다’는 평을 사설에 내놨다.

한겨레는 사설 <‘청부 민원’보다 ‘제보자 색출’ 우선한 방심위 압수수색>에서 “청부 민원이라는 중대한 비위 의혹은 놓아둔 채 이를 가리키는 손가락을 잡아들이겠다고 수사기관까지 나선 것이다. 본말이 완전히 뒤집혔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류희림 위원장의 청부 민원 의혹이) 사실이라면 심의기관의 책임자가 심의의 공정성을 스스로 훼손한 심각한 비위”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날 1면 사진으로 경찰이 방통심의위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김준희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 지부장이 항의하는 현장 모습을 전했다.

▲16일 한겨레

한겨레는 “청부 민원 의혹은 류 위원장과 민원인들의 관계가 핵심 내용인 만큼 민원인들의 신상을 드러내지 않고는 의혹 제기가 성립할 수 없는 사안이다. 이런 경우까지 개인정보 유출로 처벌한다면 공직자의 가족·지인이 연루된 비위 의혹은 내부 제보를 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색출 겁박 자체가 공익신고자보호법에 어긋난다”고 했다.

한겨레는 류 위원장이 해명 없이 이 문제를 다루려는 방통심의위 회의를 거듭 무산시키고 문제 제기하는 야당 추천 위원들의 해촉 건의안을 의결한 점도 지적했다. “이렇게 막무가내 행태를 보이는 방심위가 방송 공공성과 공정성을 심의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했다.

▲16일 한겨레 사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순서부터 잘못된 것은 물론이고, 법으로 보호해야 할 공익제보자를 수사 대상으로 삼는 납득 못할 행태”라며 “경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류 위원장의 이런 몰염치한 행태를 편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엄정한 수사로 진상을 규명할 대상은 공익제보자가 아니라 류희림 위원장 체제의 방심위”라고 했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9월 가족과 지인 등을 동원해 뉴스타파의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을 인용 보도한 방송사들을 심의해달라고 방통심의위에 민원을 제기한 뒤 이를 빌미로 신속 심의를 벌여 KBS 등 4개 방송사에 총 1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관련 보도에 방통심의위는 ‘민원인의 개인정보 유출’ 사안이라며 자체 감찰하고 수사의뢰했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방통심의위를 압수수색했다. 류 위원장은 민원 사주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 5일 고발당해 이해충돌방지법 혐의로 서울 양천경찰서의 수사를 받고 있는데, 경찰이 내부 제보자를 알린 강제수사에 먼저 나선 것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통심의위지부는 성명을 내고 “류희림 위원장의 비위를 덮으려는 적반하장 압수수색 중단하라”며 “방심위 직원들은 법과 원칙을 악용하여 위원회를 겁박하는 위원장의 행태에 모멸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이날 압수수색과 관련해 법률로 보호받는 공익신고자에 해당할 수 있는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 공권력이 동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도 “부패방지권익위법은 신고자를 강력하게 보호한다. 경찰은 권익위 신고를 문제삼을 수 없다”고 했다.

▲16일 경향신문

동아일보는 “방심위는 컴퓨터 인터넷주소(IP주소) 추적 등 자체 감찰을 토대로 유출 용의자를 2, 3명으로 압축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했다. 이어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유출자에 대한 강제수사 착수 여부에 대해 ‘(압수수색) 다음 단계에 생각할 문제’라고 답했다. 또 유출자가 공익신고자에 해당해 면책될 수 있다는 일부 의견에는 ‘그런 부분이 있으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16일 동아일보

참사 발생 1년 3개월 만에 ‘기소’ 권고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10·29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길 것을 권고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참사 발생 1년 3개월 만에 김 청장을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신문들은 1면 또는 사회면 상단에 이 소식을 다뤘다.

▲16일 한국일보

▲16일 경향신문

15일 대검 수사심의위는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8시간 동안 15차 위원회를 진행한 결과 피의자 김광호 청장에는 공소제기 의견, 피의자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에는 불기소 의견을 권고했다. 신문들에 따르면 주임검사는 대검 규정에 따라 수사심의위 권고를 ‘존중’해야 한다. 한겨레는 검찰총장이 “외부 의견을 듣겠다”며 직권소집한 회의인 만큼 존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김 청장과 최 전 서장을 기소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김 청장은 안전사고 대비 필요성이 담긴 보고서를 3건 보고 받았음에도 대책 없이 참사 당일 경찰력을 집회 대응과 마약 수사에 투입했고, 참사 1시간 전엔 인파 밀집을 보고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16일 국민일보

서울신문은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지난해 1월 김 청장과 최 전 서장 등을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지만, 사건을 넘겨받은 서울서부지검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서부지검 전 수사팀은 김 청장에 대한 구속 기소 의견을 제시했다가 대검에서 반려된 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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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는 “이태원 참사로 지금까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13명, 해밀톤호텔을 운영한 해밀톤관광 등 법인 2곳이 기소됐다. 이 중 해밀톤호텔 관련 사건의 1심 선고만 이뤄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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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kim@mediatoday.co.kr

제3지대 표심 노린 탈당파, 연합정당 창당할 수 있을까?

 

  •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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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4.01.15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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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중간 차지하겠다는 기회주의적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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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까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기득권을 쥔 채 모든 의제와 민생에서 서로 양립하는 주장과 정책을 제시했다. 고착화된 두 세력은 ‘반대를 위한 반대’,‘정치혐오’를 불러일으켰고, 그 결과 정치가 민생에서 멀어졌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민생은 이데올로기가 됐고 정치는 싸움이 됐다. 주객이 전도된 상황. 정작 살펴야 할 민생이 집권을 위한 도구로 쓰이고 있다.

    총선이 9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무당층을 포섭하기 위한 제3지대 움직임이 분주하다. 거대 정당은 잇따라 분열하고, 우후죽순 신당이 창당되고 있다. 하지만, 지향점과 색이 명료하지 못한 잡탕밥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90일 앞둔 1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 마련된 행정안전부 공명선거지원상황실에서 직원들이 선거지원상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여야의 중간을 차지하겠다는 기회주의적 정치”

    민주당은 총선을 앞두고 흔들린다. 험지 출마까지 받아들이겠다며 개혁을 요구했던 원칙과상식에 이어 공직선거후보자 부적격 판정을 받은 세력도 공천을 받기 위해 줄줄이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15일에는 최근 공직선거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신경민·최운열 전 의원과 최성·장덕천·이근규 전 시장이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 신당(새로운미래)과의 합류를 선언했다.

    이들은 모두 최근 공선거후보자 검증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최성 전 고양시장은 “음주운전, 공직사칭, 성추행, 돈 봉투 사건 연루 등 부끄러운 중범죄자에게는 자격을 부여하면서, 단 한 건의 범죄경력도 없는 재선 고양시장인 자신에게는 공직후보 자격을 벌써 세 번째 박탈했다”고 반발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준석 개혁신당과 원칙과상식 등 다양한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친문계까지 외연을 확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15일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교육부장관을 지낸 김상곤 전 장관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총리의 신당(가칭 새로운미래)에 힘이 실리면서도 지지 성향이나 지향점이 다른 인물이 인지도만으로 뭉쳐 여야의 중간을 차지하겠다는 기회주의적 정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대한민국 개혁의 시계 앞당기자” 개혁연합신당 추진협의 호소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진보 진영에 비례연합정당 추진을 제안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한 가운데에 서 있는 정치가 아니라, 반대로 민주진보진영을 개혁으로, 국민 곁으로 견인해내 한 걸음 더 개혁적인, 더 진보적인 국회를 실현해내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정당 차원은 아니지만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이에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용 의원은 “이준석·이낙연 전직 당대표들의 빅텐트는 정당과 사람만 바뀌고, 해낸 일은 똑같이 아무것도 없는 잘해봐야 제2의 안철수식 중도정치로 끝날 게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정의당은 녹색당과의 ‘가치중심 선거연합정당’ 추진을 승인했다. 새 당명은 ‘녹색정의당’으로 잠정합의됐고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 1번을 받았던 류호정 의원은 탈당으로 의원직을 잃었다.

    진보당은 정의당에게 ‘노동자 플랫폼’이라는 대안을 제시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정의당과 녹색당만 참여하는 ‘소수 연합’으로는 윤석열 정권 심판과 진보적 국회를 만들 수 없다”며 “민주노총, 시민사회, 진보정당이 결집하는 ‘최대 진보연합’을 성사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이 9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계속해서 분열을 거듭하는 거대 양당과 소수정당의 연대가 성사될지 22대 총선의 가장 큰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적대적 두 국가" 밝힌 북한, 체제 결속 위한 것? 틀리진 않지만…


    [정욱식 칼럼] 평화의 재발명(3) : '가난을 탈피하는 핵보유국' 북한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겸 한겨레평화연구소장  |  기사입력 2024.01.16. 05:02:28


    '북한이 왜 이러는 걸까요?'

    요즘 공적인 자리든, 사적인 자리든 많이 듣는 질문이다.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이 글에선 '체제 결속'이라는 관점에서 풀이해보려 한다.

    '북한 정권이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고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고 일부러 위기를 조장한다'는 해석은 넘쳐난다. 특히 윤석열 정부 들어 정부 주요 인사들이 앞장서서 이러한 주장을 펴고 있다.

    필자 역시 북한의 최근 도발적인 언행과 "적대적인 두 국가"를 천명한 주된 동기가 체제 결속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근거에 대해서는 완전히 생각을 달리한다. 후술하겠지만, 북한은 최근 식량 생산과 경제성장에 있어서 만만치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 2023년 12월 31일 북한 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가 지난 26일부터 30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의에서 올해 각 부문 사업을 총화하고 내년 당 및 국가사업의 발전 방향을 확정해 발표했다. ⓒ로동신문=뉴스1

    이중 정체성에서 국가 정체성 확립으로 

    그래서 체제 결속을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바로 국가 정체성의 변화이다. 여러 변화는 근본적이고 다양하며 고도로 연결되어 있다. 우선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유훈"이라는 관점에서 완전히 탈피해 "불가역적인 핵보유국"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정당화하는 방식이 바로 대남·대미 노선의 근본적인 재정립이다.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특수관계'에서 '교전 중이고 적대적인 두 국가'로 탈바꿈시키려고 한다. 

    대미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과거 '친미를 간절히 원한' 반미 국가였던 북한은 친미를 포기하고 반미 연대를 주도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호시탐탐 북침을 노리는 한미동맹에 맞서 전쟁을 억제하고 억제에 실패해 전쟁이 일어나면 승전을 도모하기 위해 핵무장이 필수적이라고 선전한다. 

    이렇게 북한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포기하면 인민생활과 경제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과거의 북한이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를 중시한 데에는 경제적인 고려도 컸다. 대북 지원과 남북경제협력은 극도의 식량·경제난에 시달린 북한에 하나의 탈출구였다. 

    북미관계는 말할 필요도 없었다. 미국이 주도한 대북 제재를 해결하지 않는 한, 인민생활 향상과 경제발전을 불가능하다고 봤었다. 그래서 예전의 북한 매체에선 '조미관계가 좋아지면 우리도 잘 살 수 있다'는 식의 북한 주민의 발언도 종종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20년부터 확연히 달라졌다. '대북 제재를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정면돌파하자'는 경제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체성의 변화가 체제 결속에 도움이 될까? 김정은 정권은 그렇다고 믿고 있다. 과거에 있었던 '이중 정체성'의 혼란을 극복하고 "우리식 사회주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체제 유지와 결속에 도움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중 정체성이란 이런 것이다. 통일을 국시로 내세우면서도 흡수통일을 걱정했던 이중성, 비핵화가 유훈이라면서 핵무장의 필요성을 떨쳐버리지 못한 이중성, 반미이면서도 친미가 되기를 원했던 이중성, 제재를 유발하는 행동을 하면서 제재가 해결되길 원했던 이중성 등. 

    이러한 이중성의 혼란이 정점에 달했던 때가 바로 2019년이었다. 2018년에 문재인-트럼프-김정은이 주도한 역사적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시작되면서 북한 정권은 물론이고 주민들의 기대치도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결실의 해가 될 것으로 믿었던 2019년은 좌절의 해로 둔갑하고 말았다. '조선반도 비핵화'에 합의한 줄 알았는데, 미국은 북한의 무장해제에 가까운 일방적인 비핵화를 요구했다. 기대했던 제대는 완화되지 않고 오히려 강화되었다. 트럼프가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한미연합훈련도 재개됐다. "단계적 군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던 문재인 정부는 역대급 군비증강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적대적인 대북관을 분명히 하는 윤석열 정부가 등장하자 김정은 정권은 정체성의 정치를 강화할 기회가 왔다고 간주했다. 올해 1월 2일에 나온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도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해준다. 조롱어린 어투로 도배된 담화의 요지는 '언행불일치'로 자신들을 헷갈리게 한 문재인 정부에는 '배신감'을, '언행일치'로 대북 적대를 분명히 해 자신들의 대적관을 확립해준 윤석열 정부에는 '고마움'을 표한 것이다.

    핵보유국, 반미반한과 친중친러, 전략국가 등의 정체성을 확립하려고 해도 자력갱생과 자급자족으로 인민생활과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다짐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체제 결속에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북한은 이들 분야에서도 만만치 않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 

    1999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의 대니얼 사이먼스(Daniel Simons)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Chabris)는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36명의 피실험자들에게 영상 속에서 흰 옷을 입은 3명과 검정 옷을 입은 3명이 서로 농구공을 주고받은 횟수를 맞춰보라고 했다. 화면에 집중한 피실험자들은 대부분 답을 맞혔다. 

    그런데 질문이 또 있었다. "영상에서 5초 동안 가슴을 두드리며 무대 위를 지나간 고릴라 분장을 한 사람을 봤나요?" 놀랍게도 절반가량이 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사람들은 대개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확증 편향 현상을 입증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Invisible gorilla)'이다. 

    북한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어떨까? 외부에 익숙한 북한은 주로 '가난하고 굶주리며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는데도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는 존재'로 소비된다. 그래서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의 피실험자들이 농구공이 오간 횟수를 정확히 맞춘 것처럼, 북한의 미사일 발사 횟수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런데 북한은 핵무기와 미사일만 만들고 미사일만 쏘는 것은 아니다. 인민생활과 경제발전, 그리고 외교적 환경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외부에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만 주의를 기울인 나머지 달라진 북한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식량과 경제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이 대표적이다.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거나 "경제난이 심각해져 체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는 식의 진단을 수도 없이 들어왔다. 과거의 북한이 이러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식량난과 경제난은 조금씩 완화되기 시작했고, 2021년 8차 당대회 이후 그 추세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그런데도 외부에선 이를 잘 모르거나 믿지 않거나 모른 척한다. 때때로 자신들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대북 정보를 취사선택하거나 왜곡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9차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선 글에서 다룬 것처럼, 2023년에 목표로 삼았던 알곡 생산(목표치보다 3% 초과)을 비롯한 '12 가지 고지'를 초과달성했다고 말했고, 특히 2021∽2023년 국내총생산액이 2020년에 비해 "1.4배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게 사실이라면 북한이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12%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는 뜻이다. 

    외부에서 이를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지만, 김정은 정권이 국내외에 '가짜 뉴스'를 유포했을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 참고로 필자가 작년 12월 하순에 만난 중국의 대북소식통으로부터도 '북한의 식량 사정과 경제 사정에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처럼 북한은 '가난한 핵보유국'에서 '가난을 탈피하는 핵보유국'이 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한미일의 대북정책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의 북한에겐 경제발전과 핵보유국 지위 추구가 양자택일의 성격이 강했었다. 2013년 3월에 선포하고 2018년 4월에 종결을 선언했던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은 과도기적 성격이 짙은 것이었다. 하지만 2019년을 거치면서 북한은 이 둘을 양자택일의 관점보다는 병진이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확연히 돌아섰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러한 판단이 가져오고 있는 득실관계이다. 김정은 정권의 이러한 선택으로 인해 식량난과 경제난이 심해졌다면, 대북 지원이나 제재가 변수로 재등장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졌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정황과 정보를 종합해보면 '병진노선 2.0'이 만만치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북한을 지원이나 제재의 대상으로 바라봐온 관성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정욱식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는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군사·안보 전공으로 북한학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1999년 대학 졸업과 함께 '평화군축을 통해 한반도 주민들의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평화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통일·외교·안보 분과 자문위원을 역임했으며 저서로는 <말과 칼>, <MD본색>, <핵의 세계사> 등이 있습니다. 2021년 현재 한겨레 평화연구소 소장을 겸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