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28일 화요일

엑스포 개최지 투표 사우디 리야드 119표, 부산 29표...1차서 참패

 

엑스포 개최지 투표 사우디 리야드 119표, 부산 29표...1차서 참패

한덕수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박형준 부산시장,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28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팔레드콩그레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 제173회 총회에서 2030 세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결과를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2030년 세계 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차 투표에서 가볍게 압승했다.

28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팔레드콩그레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 1차 투표에서 부산은 투표에 참여한 165개 회원국 가운데 29표를 얻어 탈락했다. 리야드는 119표를 얻어 이겼고, 이탈리아 로마는 17표에 그쳤다.

리야드는 72%의 득표로 1차 투표 없이 개최를 확정했다. 당초 1차 투표에서 리야드의 2/3 득표를 막고 로마의 지지표를 흡수해 역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을 크게 빗나갔다. 아울러 유치전 막판 사우디를 거의 따라잡았다는 판세 분석도 상당한 과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장에서 유치전을 지휘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선정 실패 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2030 부산 엑스포를 위해 노력해주신 재계 여러 기업들과, 정부의 모든 분과, 부산 시민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많은 분들의 응원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결과에 대해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그동안 182개국을 다니면서 가졌었던 모든 외교적인 새로운 자산들은 계속 더 발전시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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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정당이 1당 된 네덜란드, 하지만 2당은 녹색좌파-노동당 연합


[장석준 칼럼] 극우 포퓰리즘 바람 속 주목해야 할 적녹연합 '실험', 다음 단계는?



11월 22일 실시된 네덜란드 총선에서 최대 승자로 부상한 것은 극우 포퓰리스트 헤이르트 빌더르스가 이끄는 '자유를 위한 당(PVV, 이하 자유당)'이다. 자유당은 지난 2021년 총선에서 얻은 득표율(10.79%)의 2배가 넘는 23.7%를 득표하며 제1당으로 떠올랐다. "네덜란드는 이슬람 국가가 아니다"라는 반이민-반무슬림 구호로 일관한 자유당의 선거운동에 무려 1/4에 가까운 유권자가 호응한 결과다.

브라질 전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보다 더한 극우 선동가 하비에르 밀레이(그의 공약 중에는 장기매매 '자유시장' 허용도 있다)가 당선된 아르헨티나 대선 결선과 더불어 네덜란드 총선은 극우 포퓰리즘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팬데믹 와중에 드러낸 무능과 광기 탓에 한 동안 움츠러들었던 극우 포퓰리즘이 세계 곳곳에서 재기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내년 미국 대선에서 제2기 트럼프 정부가 등장하는 꼴을 보게 될지도 모를 상황이다.

한데 이런 극우파 바람 말고도 이번 네덜란드 총선에서 이목을 끌만한 또 다른 중대한 흐름이 있다. 그것은 네덜란드의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노동당(PvdA)과 대표적 녹색 정당인 '녹색좌파(GL)'가 결성한 선거연합정당 '녹색좌파-노동당 연합'(이하 녹색노동연합)이다. 유럽 그린딜위원회 부의장을 역임한 노동당 중진 프란스 팀머만스를 총리 후보로 내세운 녹색노동연합은 이번에 15.5%를 얻으며 제2당이 되었다. 

서유럽 국가에서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이 연합하여 얻은 득표율이 15%라고 하면, "고작 그 정도냐"는 반응이 나올 수도 있겠다. 사회민주당-녹색당-자유민주당 연립정부의 인기가 바닥을 치는 독일에서조차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지지율은 각각 15%쯤은 된다. 이에 비하면 둘이 합쳐 15%라는 결과는 실망스럽게 느껴질 만하다.

그러나 2년 전인 2021년 네덜란드 총선 결과를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선거에서 노동당은 5.73%, 녹색좌파는 5.1%를 얻어 각각 제6당, 제7당이 되었다. 두 당 득표율은 좀 더 급진적인 입장인 또 다른 좌파정당 사회주의당(SP, 이하 사회당)의 득표율(5.98%)보다도 낮았다. 2년 전의 이 결과와 비교하면, 이번에 녹색노동연합이 거둔 성적은 두 당의 쇠퇴 경향이 반전됐을 뿐만 아니라 좌파 지지층이 다시 결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녹색노동연합이라는 '실험'이 어느 정도는 성과를 냈다고 평할 만한 결과다. 

21세기 들어 침체에 빠진 노동당 

네덜란드 정치를 이야기하기 전에 우선 알아둬야 할 것은 네덜란드 하원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로 구성된다는 점이다. 전국을 몇 개 선거구로 나눠 전면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는 스웨덴, 덴마크 등과 달리 네덜란드는 전국을 한 선거구로 삼아 전면 비례대표제를 시행한다. 이런 나라는 네덜란드를 빼면 이스라엘 정도 밖에 없다.

총선에서 네덜란드 유권자는 선거구 구별 없이 지지 정당에 한 표를 던지고, 그 정당이 제출한 후보 명부 가운데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더 던질 수 있다. 그러면 각 정당 득표율이 고스란히 총 150석의 하원 의석에 반영된다. 이렇게 각 정당 득표율과 의석 점유율을 정확하게 일치시킬 뿐만 아니라, 의회 진입 장벽도 극히 낮다. 전국 득표율이 0.67%만 넘으면 하원 의석 한 석을 얻는다. 전 세계에서 의회 문턱이 가장 낮다. 

그러다 보니 네덜란드 의회는 극단적인 다당 구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의회정부제(의원내각제)를 채택하므로, 원내 여러 정당이 경쟁하거나 대결하기만 하지 않고 서로 협력하고 합의하는 데도 익숙하다. 따라서 한국 시민들이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을 떠올리며 굳이 네덜란드의 복잡한 다당 구도를 걱정해 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정당 정치의 원심력이 다른 나라보다 더 강하게 작동하는 것만은 분명하다. 노동당은 어쩌면 이 원심력의 가장 커다란 희생자라 할 수 있다. 네덜란드 노동당은 해외에서는 주로, 1994년부터 2002년까지 총리를 역임한 빔 콕의 이름과 함께 기억된다. 콕은 비슷한 시기에 집권한 다른 중도좌파 정치가들(토니 블레어 등등)에 비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들(가령, 동성결혼 합법화나 시간제 노동자 권리 보장)을 남겼다. 하지만 이 시기에 네덜란드 노동당도 분명히, '제3의 길' 노선을 추구하며 유럽 신자유주의 질서의 한 축이 됐다. 

그 후과로, 노동당은 콕이 물러난 뒤에 장기 침체에 빠져들었다. 무엇보다 그간 노동당도 적극적으로 동의해 온 노동 유연화로 인해 최대 지지 기반인 노동조합이 구심력을 잃어갔다. 반면에 대도시의 젊은 대졸 중간계급부터 여성 시간제 노동자, 무슬림 이주 노동자 등 낯선 잠재적 좌파 지지 집단이 늘어났다. 다당 구도에서 노동당과 경쟁하던 다른 좌파정당들(녹색좌파, 사회당 등)은 노동당보다 더 성공적으로 이런 새로운 유권자층에게 다가갔다.

노동당도 나름 응전을 했다. '제3의 길' 노선에서 벗어나는 새 노선을 재정립하려 하기도 했고, 젊은 지도자를 내세워 참신한 이미지를 구축하려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따른 반등 효과는 대개 단기에 그쳤다. 2000년대 이후 노동당은 가까스로 20% 대 지지율을 유지했지만, 한 번도 그 이상으로 지지층을 늘리지 못했다.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정치 지형은 노동당에 불리하게 돌아갔다. 전통적인 좌우 구도가 흔들리자 시민들의 투표 성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연립정부 구성 향배와는 상관없이 우직하게 자기가 지지하는 이념, 정책을 대변하는 정당에 표를 던졌지만, 이제는 누가 차기 총리가 될지를 둘러싸고 전략 투표를 한다. 노동당에 투표해 온 유권자라 하더라도, 노동당 총리 후보가 원내 다수의 지지를 모아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이면, 더 매력적인 총리 후보를 내세운 다른 좌파나 중도파 정당에 표를 준다. 

그 결과가 바로 2017년 총선 결과였다. 2012년 총선에서 24.8%를 기록했던 노동당 득표율은 이 선거에서 5.7%로 급락했다. 이는 한편으로 노동당이 보수우파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당(VVD, 이하 '자유민주국민당')' 주도 연립정부에 참여한 뒤에 활약이 두드러지지 못했던 데 대한 심판이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당보다 더 유력한 총리 후보를 내세운 듯 보이던 중도파 '민주파66(D66)'에 상당수 노동당 지지층이 전략 투표를 한 결과이기도 했다.

이유야 어쨌든 이는 서유럽 국가에서 주요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가장 충격적으로 추락한 사례들 중 하나다. 비슷한 경우로는 아직까지 그리스의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 이하 '파속')'이나 프랑스 사회당이 있을 뿐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노동당은 4년 뒤인 2021년 총선에서도 5% 대 득표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노동당과 녹색좌파, 경쟁에서 협력으로 

 





반면에 녹색좌파는 현실사회주의권이 한창 흔들리던 1989년에 4개의 좌파정당, 즉 공산당, 평화사회주의당, 급진파정당, 복음인민당이 모여 만든 정당이다. 현재는 유럽녹색당에 가입해 활동하는 녹색 정당이지만, 뿌리는 이렇게 급진좌파, 신좌파에 있으며, 이 점을 '녹색<좌파>'라는 당명에 명시하고 있다. 신기해 할 일은 아니다. 독일 녹색당만 해도 출발점은 급진좌파, 신좌파 내부의 성찰과 노선 전환이었다.

녹색좌파는 노동당이 '제3의 길' 노선을 걷던 시기에 이를 왼쪽에서 비판하며, 총선에서 때로 5% 넘는 득표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대 초까지는 노동당을 위협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그러다 2015년에 무슬림 이주민 2세인 1986년생 예시 클라버가 새 대표로 선출되자 바람이 일었다. 2년 뒤인 2017년 총선에서 녹색좌파는 9.1%를 득표하며 5% 대로 득표율이 곤두박질친 노동당을 제쳤다. 이대로라면 녹색좌파가 '네덜란드판 시리자'가 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그리스가 아니었다. 한때 녹색좌파를 지지한 유권자 중 상당수는 4년 뒤에 녹색좌파보다 더 철저한 생태주의를 내세우는 '동물을 위한 당(PvdD)'으로 이동했다. 그 밖에도 노동당과 녹색좌파 왼쪽에는 숱한 신당이 등장했다. 노동당뿐만 아니라 클라버가 이끄는 녹색좌파도 이런 원심력에 맞서 기존 지지층을 계속 결집하지 못했다. 그 결과가 두 당 모두 5% 대에 머문 지난 2021년 총선 성적이다. 

녹색노동연합은 바로 이 침체와 궁지에서 벗어나려는 안간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결정적인 것은 아래로부터 "두 당이 협력해야 한다"는 여론을 조성한 초당적 평당원 운동이었다. 2021년에 '적색-녹색'이라는 이름으로 출범한 이 운동에는 노동당 당원과 녹색좌파 당원이 함께 했으며, 당적이 없는 시민사회 세력들도 참여했다. '적색-녹색' 운동은 두 당 집행부에 적극적인 연대를 촉구했고, 더 나아가서는 좌파 대통합 가능성까지 타진했다. 

사회운동 내의 새로운 분위기도 한 몫 했다. 네덜란드에서도 이제까지는 노동조합운동과 환경운동 사이에 의견 충돌과 긴장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기후위기가 가속화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최근 네덜란드노동조합총연맹(FNV)은 기후-생태운동과 함께 '기후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나섰다. 생태 전환을 기후위기 대응뿐만 아니라 불평등 해소 기회로 만드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결국 노동당과 녹색좌파는 이런 흐름들에 화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21년 총선 직후 노동당과 녹색좌파는 두 당 중 어느 한 쪽이라도 빠질 경우에는 연립정부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각기 따로 보수파, 중도파와 협상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1년 뒤 지방선거에서 선거연합을 결성한 다음부터는 주 선거, 상원 선거, 유럽의회 선거 모두 공동 대응했다.

주목할 만한 것은 노동당, 녹색좌파 모두 2021년부터 양당의 협력과 연대, 통합 여부를 놓고 당원투표를 지속적으로 실시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노동당은 2021년 8월에 "노동당이 다른 좌파정당들과 협력을 강화해야 하는가"를 비롯해 7개의 물음을 당원투표에 부쳤다. 

이 투표에서 당원들은 다른 좌파정당들과 협력하는 데 찬성하면서도(92.8% 찬성) 녹색좌파와 곧바로 공동의원단을 구성하는 데는 반대했다(54.5% 반대). 그런가 하면 "장기적으로도 녹색좌파와 합당할 가능성은 없다"는 항목에는 대다수(81.1%)가 반대했다. 아직은 녹색좌파와 협상을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 상당수 있었지만, 그러면서도 합당 가능성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 다수였던 것이다. 

이후 노동당과 녹색좌파가 각기 실시한 당원투표에서는 매번 두 당의 협력 방침이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 올해 7월에 마지막으로 실시한 두 당의 당원투표에서는 총선에 '녹색노동연합'이라는 이름으로 공동후보명부를 제출하자는 방침이 노동당의 경우 87.9%, 녹색좌파의 경우 91.8%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두 당은 노동당 소속인 팀머만스를 총리 후보로 내세운 공동후보명부를 제출했고, 두 당의 정책연구소는 '정의로운 전환'을 중심에 둔 공동 공약을 작성했다. 또한 노동당과 녹색좌파 사이에 이중당적을 허용해, 노동당 당원이 녹색좌파에 입당하고 녹색좌파 당원이 노동당에 입당할 수 있게 했다. 

대표적 좌파정당들이 이렇게 새 진용을 꾸려 뛰어든 선거의 판세는 지난 두 차례 총선과는 사뭇 달랐다. 녹색노동연합은 여론조사에서 자유민주국민당, 자유당과 엎치락뒤치락하는 각축을 벌였다. 선거 막판에 자유당이 상승세를 타는 바람에 일단은 극우 포퓰리즘의 득세라는 결과와 마주하게 됐지만 말이다. 

단순한 선거연합인가, 적색-녹색 융합의 시작인가 

극우 자유당이 제1당이 됐다고는 해도 자유당이 반드시 집권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녹색노동연합은 물론이고 다른 우파, 중도파 정당들도 자유당과는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당을 배제한 연립정부가 결성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 경우에는 자유당 다음으로 많이 득표한 녹색노동연합이 연정 구성 주도권을 쥐게 된다. 혹은 끝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 총선을 다시 실시하게 될 수도 있다. 

한데 이와는 별개로 우리가 계속 주목해야 할 흐름이 있다. 녹색노동연합으로 첫 번째 결실을 맺은 노동당과 녹색좌파의 긴밀한 연대가 그것이다. 총선 이후 두 당의 협력은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두 당이 공히 직면했던 정치적 난국을 타개하려던 일시적 선거연합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복합위기 시대에 요청되는 사회민주주의/사회주의와 생태주의의 융합을 앞서서 열어나가게 될 것인가? 

지금 네덜란드를 넘어 세계 모든 나라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후자의 생생한 사례다. 녹색노동연합이 이번 총선 성적이나 연정 구성 여부와 상관없이 꿋꿋이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이유다. 

▲ 녹색좌파-노동당 연합 프란스 티머만스(Frans Timmermans) 대표가 2023년 11월 22일 암스테르담에서 네덜란드 총선을 위한 첫 번째 출구 조사 발표 후 당 본부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장석준 전환사회연구소 기획의원은 오랫동안 진보 정당 운동의 정책 및 교육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자본주의 위기에 맞선 진보적 사회과학을 재구성하고자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에서 연구 및 출간 사업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레프트 사이드 스토리 : 세계의 좌파는 세상을 어떻게 바꾸고 있나>, <사회주의>, <장석준의 적록 서재>, <신자유주의의 탄생 : 왜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막을 수 없었나>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국가 대 시장 : 지구 경제의 출현>, <안토니오 그람시 : 옥중수고 이전> 등이 있다.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한겨레 “촬영 논란과 별개로 엄정히 다뤄져야”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3.11.2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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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부산일보·국제신문 “다시 뛰자”

조선일보 칼럼 “한동훈 장관, 장관 자리 내놓으면 달라져야”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지난해 9월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지하에 있는 자신의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최재영 목사에게 300만 원 상당의 명품 파우치를 받는 몰래카메라 영상이 공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대통령실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인사들은 최 목사의 신분을 확인하고 보안 검색 절차를 거친 뒤 김건희 여사를 만날 수 있게 했다. 김건희 여사를 만난 최 목사는 ‘크리스챤 디올’ 파우치를 건넸고, 김 여사는 “아니 이걸 자꾸 왜 사오세요?”, “아유 자꾸 이런 거 안 해. 정말 하지 마세요 이제...” 라고 말했다.

▲유튜브채널 '스픽스'가 공개한 김건희 여사의 금품 수수 몰래카메라 영상. 사진='스픽스' 화면 갈무리.

해당 보도는 지난 27일과 28일 유튜브채널 ‘스픽스’와 ‘서울의 소리’ 등을 통해 이뤄졌다. 그러나 몰래 촬영한 영상으로 이 소식이 보도된 점을 두고 함정 취재 논란도 인다. 한편 대통령실은 보도 이후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보국은 지난 28일 논평에서 “유튜브채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김영란법 위반이다. 김 여사와 대통령실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책임 있게 해명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29일 아침신문 중 한겨레만 이 소식을 보도했다. 대부분의 아침신문은 1면에 부산의 2030년 엑스포 유치가 좌절됐다는 소식을 다뤘다. 1차 투표 결과 부산은 165표 중 29표를 받았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19표를 받았다.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등도 1면과 사설을 통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29일 아침신문들 1면.

▲위쪽부터 29일 경향신문 1면과 한겨레 1면 사진.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에 한겨레 “촬영 논란과 별개로 엄정히 다뤄져야”

한겨레는 6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파문 몰래 촬영 ‘함정 취재’ 논란도> 기사에서 “해당 선물이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됐다면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배우자가 공직자의 직무와 관련해 1회 100만원 또는 1년에 300만원 초과 금품 등을 받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배우자가 수수 금지 금품 등을 받은 사실을 안 경우 공직자는 소속 기관장에게 지체 없이 신고하고, 제공자에게 지체 없이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 반환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만 소속 기관장에게 인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은 보도 이튿날에도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여권 인사들은 애초 돌려줄 목적이었으나,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한남동 관저로 이전하면서 반환 시기를 놓쳤고 해당 가방은 대통령실 창고에 ‘반환 선물’로 분류돼 보관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9일 한겨레 6면.

▲29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김건희 여사 명품 선물, 대통령실 제대로 사실 밝혀야> 사설에서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해 이를 공개한 것은 법적·윤리적 문제로 비화될 소지도 있다. 처음부터 김 여사의 금품 수수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계획을 세운 셈”이라면서도 “그럼에도 최고 권력자의 배우자가 고가의 선물을 수수했다는 의혹은 촬영 과정의 논란과 별개로 엄정히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김 여사가 최 목사를 면담한 경위와 금품 수수 이유, 대가성 여부 등이 해명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방송 직후 ‘유튜브까지 코멘트할 필요 없다’고 밝힌 데 이어 지금껏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김 여사가 법이 정한 대로 고가의 선물을 대통령실에 공식적으로 인도했다면, 입고 시기 및 반환 지연 사유를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공보국도 지난 28일 “어제 대통령실 관계자는 백브리핑을 통해 ‘유튜브까지 코멘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어떤 매체가 보도했는가가 중요합니까? 대통령실이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며 “대통령실은 매체를 품평하는 곳이 아니라 대통령 부인이 위법행위를 했는지에 대해서 책임 있게 해명해야 할 곳”이라고 비판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부산일보·국제신문 “다시 뛰자”

부산의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염원이 이뤄지지 못했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팔레드콩그레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2030 엑스포 개최지 투표 결과 부산은 29표를, 로마는 17표를, 사우디아라비야 리야드는 119표를 받았다. 한국은 지난해 5월 말 엑스포 추진 위원회를 결성해 547일간 유치전을 벌여왔다.

▲29일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1면.

조선일보는 1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547일의 대장정 마무리> 기사에서 “한국은 앞서 1993년 대전 엑스포(과학), 2012년 여수 엑스포(해양과 환경) 등 특정 분야를 주제로 열리는 ‘전문엑스포(인정 박람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와 달리 2030 엑스포는 모든 분야를 포괄하며, ‘월드 엑스포’로 불리는 등록 박람회다. BIE 주관 엑스포 중 가장 격이 높은 행사다. 올림픽·월드컵과 더불어 세계 3대 행사로 꼽히나 한국은 아직 유치하지 못했다. 지금까지 이 3대 행사를 모두 개최한 나라는 미국·캐나다·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 이른바 G7(7국) 소속 6국뿐”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어지는 4면 기사에서 “한국은 마지막 PT 후에도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약 20분간 영어로 진행된 PT에는 한덕수 국무총리,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 회장), 박형준 부산 시장, 나승연 부산엑스포 홍보 대사 등 총 5명이 출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부산 시민과 한국 국민의 열정적 발자취를 담은 ‘부산 갈매기의 꿈’ 오프닝 영상으로 시작해, 박 시장이 무대에 올라 부산이 가진 다양한 매력을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29일 조선일보 1면.

▲29일 부산일보 4면.

부산일보는 1면부터 4면까지 총 4면을 할애해 그동안 엑스포 유치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보도했다. 국제신문도 1면부터 3면까지 총 3면을 할애해 보도했다.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중앙과 지방정부, 관료, 민간 등이 함께 뛰었다고 했다. 국제신문은 <‘2030’ 실패했지만 그 노력은 새 꿈의 씨앗> 사설에서 “비록 2030엑스포 도전이 실패로 끝났지만, 과정까지 실패였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가 특정 국제행사를 위해 중앙과 지방정부, 관료와 민간이 이만큼 한몸처럼 전력질주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지난 1년 6개월간 정부와 민간이 접촉한 BIE 회원국 관계자는 3500명 가깝다. 이들이 이동한 거리는 2000만㎞에 달한다. 무려 지구 500바퀴”라고 했다.

국제신문은 “윤석열 대통령은 엑스포 유치를 국정과제로 규정하고, 4차 프레젠테이션(PT)에는 깜짝 연사로 등장해 간절한 유치 열망을 피력했다. 정부유치위원장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의 활약도 인상적이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파리에서 살다시피 했다. 대기업 총수들은 기업별로 나라를 배정해 기존 네트워크를 풀가동하며 설득전에 나섰다. 민간유치위원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목발 투혼까지 발휘했다. 사사건건 대립하던 정치권도 엑스포 유치에는 여야가 없었다. 온 나라가 엑스포 유치라는 구호 아래 똘똘 뭉친 감격적인 장면이었다. 부산으로선 중앙정부와 타지역, 재계와 시민단체의 전폭적인 성원을 받았다. 이 경험을 부산이 지역과 분야를 넘어 전체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디딤돌로 삼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29일 국제신문 사설.

▲29일 부산일보 사설.

그러면서도 “2035년은 중국이 엑스포를 추진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못지 않은 강적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2030 유치전에서 쌓은 충분한 노하우가 있다. 부산이 엑스포 유치를 공식화한 2014년부터 지난 9년간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 부산의 위대한 도전은 이제 다시 시작”이라고 했다.

부산일보도 <전 세계에 부산 브랜드 알린 엑스포 유치> 사설에서 “유치위 모두에게 경의와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며 “엑스포 유치 과정에서 약점으로 작용했던 인프라를 차곡차곡 갖춰 2035월드엑스포 재도전에도 대비해야 한다. 월드엑스포 유치는 온갖 사회·정치적 갈등을 뒤로 하고 대한민국을 하나로 묶었다. 이런 부산을 향한 여야 정치권과 재계의 화합과 지원, 부산시민의 열정을 디딤돌로 새로운 부산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오늘 흘린 부산의 눈물이 언젠가 기쁨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다시 뛰자”고 했다.

조선일보 칼럼 “한동훈 장관, 장관 자리 내놓으면 달라져야”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출마설이 연일 불거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근 울산·대구·대전 등 여러 지역을 방문했다. 그는 최근 울산을 방문해 “정주영 같은 선각자의 용기”, “젊음을 바친 울산 시민들”이라고 말했고, 민주당에서 제기된 막말 논란을 정면 비판하기도 했다. 한 장관이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행보를 밟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29일 조선일보 칼럼.

윤태곤 정치칼럼니스트는 조선일보에 기고한 <정치인 한동훈, 장관 한동훈> 칼럼에서 “이재명에게나 한동훈에게나 총선은 어려운 시험대다. 이재명의 총선 전략은 명료하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면서 “하지만 한동훈 앞의 허들은 훨씬 더 복잡하다. 먼저 윤 대통령과의 관계가 그렇다. 지금까지는 윤 대통령의 전폭적 신임이 장관 한동훈의 든든한 뒷배였다. 복잡할 것이 없었다. 하지만 장관 자리를 내놓으면 달라져야 한다. 누구처럼 ‘윤심’을 내세우는 호위 무사가 될 순 없다”고 했다.

윤태곤 정치칼럼니스트는 “야당이 그리고 여당 일부가 바라는 바대로 그가 ‘친윤’의 새로운 수장이 되면 총선 결과는 물론이고 그의 미래도 불을 보듯 뻔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이명박 정부 시절 박근혜처럼, 이준석처럼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각을 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사이의 좁은 길을 찾아야 한다. 지도는 없지만 민심이라는 나침반을 들고 ‘좋은 차별화’의 길을 스스로 개척하는 수밖에 없다”고 조언했다.

박서연 기자psynis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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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거꾸로가는 선거제, 민주당이 막아야”

 


구혜영 논설위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지난해 5월22일 “30여년의 공직 여정을 마무리한다”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크고 작은 정치권 호출에도 꿈쩍하지 않고 조용히 지내던 김 전 총리가 지난 27일 경향신문과 첫 언론 인터뷰를 했다. 그는 “선거제 개혁 논의가 후퇴하면 안 된다는 절박감 때문에 나서게 됐다”고 했다. “정치만 세상 돌아가는 걸 모르고 있다. 불신의 정치를 바꾸는 틀이 선거제다. 그런데 어렵사리 물꼬(준연동형 비례제)를 트고도 위성정당을 만들어 정치를 희화화시킨 정치권이 다시 퇴행의 길을 가려 한다면 국민의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다.” 김 전 총리는 이 인터뷰가 정치 재개 선언은 아니라고 했지만 “내가 기여할 상황이 되면 움직이겠다”며 역할론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음은 김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

김부겸 전 총리가 2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1.27 권도현 기자

김부겸 전 총리가 27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11.27 권도현 기자

- 총리 퇴임 후 1년6개월여 만의 공식 인터뷰이다. 정치 재개로 봐도 되나.

“아직 부정적이다. 내 스스로 새로운 역할을 할 만한 의무감이나 계기가 있어야 하는데 상황이 바뀐 게 없다. 다만 선거제 논의가 한창인데, 이건 내가 평생 정치를 해온 가장 중요한 이유이고 또 민주당이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에 이야기해야 할 몫이 있다고 생각해서 인터뷰에 응했다.”

- 정치 재개에 필요한 의무감이나 계기는 뭔가.

“민생, 평화, 복지 세상을 구현하는 데 기여할 부분이 있으면 움직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당장 내년 총선에 나설 상황은 아니다.”

- ‘공식 외출’ 계기가 왜 선거제인가.

“정치 발전을 가늠케 할 제도가 후퇴하면 안 된다는 절박감, 후퇴를 막아야 하는 게 민주시민의 의무라는 생각에서 입을 열게 됐다. 민주당 지도부가 단호한 자세를 보여야 할 때라 간곡히 호소하고 싶었다.”

- 더불어민주당은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와 연동형 비례제 사이에서 방향을 아직 못 정하고 있다.

“먼저 위성정당 창당을 막아야 한다. 의원 50여명이 위성정당 방지 당론 채택을 요구했다. 지도부에게 원칙 준수를 결단하라는 목소리다. 원내 1당이 다른 일은 강행처리하면서 왜 이 문제는 끌려다니나. 국민의힘이 병립형 회귀를 주장하더라도 민주당만이라도 단단한 원칙을 지켜달라.”

- 위성정당 창당 후과는.

“준연동형 도입은 지역주의를 넘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정당으로 가자는 의지였다. 단순한 정치 사안이 아니라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관점으로 볼 사안이다. 그런데 위성정당을 만든 건 정치 불신을 자초한 용납할 수 없는 퇴행이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 효용성이 떨어지니 사회적 갈등이 증폭됐다.”

-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제 도입 시 위성정당을 안 만들면 1당이 어렵다는 현실론을 든다.

“위성정당 창당 방지법을 만들면 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 법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민주당이 원칙을 지키면 국민의힘도 지킨다. 유혹은 있겠지만 불리하다고 그 유혹에 넘어가면 국민에 대한 예의를 저버리는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

- 진보정당에선 선거연합정당 요구도 있다.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모으는 데 실패한 거대 정당이 반성하며 시작한 게 선거제 개혁 아닌가. 왜 정치를 두 정당만 해야 하나. (연동형이) 조국 신당, 이준석 신당에 유리한 게 뭐가 중요한가. 두 자릿수 의석의 제3당, 제4당이 있어야 거대 정당도 좋은 정치를 위해 경쟁할 거 아닌가.”

- 비례 의석 확대 없이 47석 비례제 개편으로 승자 독식 해소, 다당제 실현이 가능할까.

“중요한 건 방향이다. 지난번 연동형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옳았다.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지 않았으면 비례대표 확대, 정수 확대 논의도 가능했을 것이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제는 영호남 지역 안에서 거대 정당의 다양성만 실현할 뿐이다.”

-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6개월을 평가한다면.

“당내 권력투쟁에 시간과 관심을 많이 쏟은 것 같다. 대통령이 모든 짐을 다 지지 말고 내각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고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게 필요하다. 뜬금없이 이념전을 밀고 나갈 때 상당히 우려했다. 집권 내내 야당 대표에게 검찰권 남용을 불사하고 옥죄는 건 민주주의 원칙을 저버리는 일이다.”

- 총리 출신 중량급 정치인이 그동안 아무 입장도 밝히지 않은 태도가 옳았다고 생각하나.

“그런 지적도 있지만 내 스스로 한발 물러선다고 했다. 현실 정치를 하는 것도 아닌데 사안별로 의견을 개진하는 건 주제넘는 일이다.”

- 이재명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잘하고 있나.

“이 대표가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데, 더 포용적인 리더십을 보이면 당의 단합도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의 힘은 다양성 존중, 역동성에 있었는데 최근 이런 모습이 위축됐다.”

- 강성 지지층 문제를 말하는가.

“이견을 공격하는 건 백색 테러나 마찬가지다.”

- 2016년 총선 때 대구에서 당선된 뒤 왜 김부겸의 실험은 계속되지 않았나.

“2020년 총선 당시 코로나로 대구·경북이 직격탄을 맞고 죽기 살기로 지원했지만 오히려 득표가 줄었다. 대구 시민들이 기대하는 정치가 이런 게 아니구나 싶어 나의 도전도 중단됐다. 내년 총선에서 보수 신당이 국민의힘과 경쟁할 여지도 있기 때문에 예단은 어렵지만 민주당이 선전할 것이라 본다.”

- 최근 당내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의 고향 지역구 출마 요구가 있다. 그 의원들과 나설 생각은 없나.

“희생과 헌신은 총선에서 당 전체가 함께 책임지는 기조여야지 그렇지 않으면 특정 지역, 특정 의원에게만 가혹한 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