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과거 삼성의 이병철, 이건희 회장이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관행을 본다면, 정경유착이라는 적폐에 법의 처벌을 내린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검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는데,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고작 징역 5년만을 선고했습니다. 낮아도 너무 낮습니다.
‘최소 5년 최대 45년 중 가장 낮은 징역형 선고한 김진동 판사’
▲이재용 1심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고, 경영권 승계가 이재용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최소 징역형 5년을 선고했다. ⓒ
재판부는 ‘뇌물공여’,’횡령’,’재산 도피’,’범죄 수익 은닉’,’위증’ 등의 모든 범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다수 범죄가 모두 인정될 때 형량은 가장 무거운 죄를 기준으로 합니다. 여기에 최고 형량의 1.5배가 가중돼 이 부회장은 최소 징역 5년, 최대 45년이 됩니다. 그러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소 징역형 5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김진동 부장판사) 이유로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고, 경영권 승계가 피고인(이재용)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상한 논리를 제시했습니다.
승계작업을 위한 뇌물죄를 인정하고도 이재용 부회장만의 이익이 아니라는 재판부의 판단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습니다.
만약 이재용 부회장이 2심에서 법정형의 절반이 깎이는 3년형을 선고 받으면 집행유예가 가능합니다. (징역 3년형 이하에서는 집행 유예 선고 가능)
‘박주민 의원, 3.5의 법칙에 따라 이재용 집행유예 가능’
▲ 박주민 의원은 ‘재벌총수에게 1심에서는 징역 5년을 선고한 후에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면서 풀어주는 3.5의 법칙’이 있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이재용 선고 이후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3.5의 법칙을 아십니까?’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박 의원은 ‘재벌총수에게 1심에서는 징역 5년을 선고한 후에 2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면서 풀어주는 것’을 ‘3.5의 법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주민 의원은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가진 인터뷰에서 판사가 1심에서는 선고를 깎아주진 않았지만, 2심에서는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는 판결을 하는 ‘작량감경’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박주민 의원이 말하는 ‘작량감경’> 여러 가지 양형 사유를 감안해서 판사가 이 정도로 죄가 인정이 되지만 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니까 형은 이 정도만 선고한다고 깎아주는 건데. 실질적으로 1심에서 그 깎아주는 것을 거의 안 했다는 것이죠. 그런데 그러면서도 여러 가지 고려할 요소들을 써놨어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수동적이라든지 또는 이익을 받은 사람이 단순하게 이재용이 아니다라든지 이런 얘기를 써놨기 때문에 항소심에 가서 변호인단이 그런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공략을 하면 항소심 재판부가 ‘그래, 그런 거 고려해서 내가 조금 형을 떨어뜨려줄게’라고 하면 집행유예가 가능한 형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거죠.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8월 25일)
박주민 의원은 배임·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기업의 최고위직의 70% 이상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2016년 11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습니다.
개정안에서는 “현행 50억 원을 100억 원”으로, “5년을 10년”으로 하고, 이득액이 50억 원 이상 100억 원 미만일 때는 “무기 또는 징역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명시했습니다.
박 의원의 개정안이 통과되면 형량이 상향 조정됨으로 원칙적으로 집행유예 선고가 어렵게 됩니다. 현재 개정안은 2월 28일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됐지만, 아직 본회의는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노회찬 의원, 미국이라면 이재용 부회장은 최소 징역 24년 4개월’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이 미국 법원에서 열렸다면, 최소 징역 24년 4개월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일해재단’처럼 ‘정경유착을 위해 이용된 전형적인 탈법 수단”이라며 ” ‘강압적 측면이 있었다’ ‘어쩔 수 없이 납부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것은 법원이 ‘재벌은 피해자’ 프레임에 갇힌 결과”라고 비판했습니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특검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는데도 불구하고 법원이 징역 5년으로 형을 대폭 깎아 준 것은 사법부의 고질병인 ‘재벌 전용 특별양형’이 또다시 발동한 결과”라며 ‘미국이라면 최소 24년 4개월의 형을 받았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연방 양형기준매뉴얼(U.S. Sentencing Commission Guidelines Manual 2016)에 따르면 뇌물 가액이 2,500만 달러 이상이고, 민감한 의사결정권한을 가진 고위공직자가 대상인 경우 ‘40단계’에 해당하여 최소 24년 4개월, 최장 30년 5개월의 형을 선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미국 법원의 재판을 받았다면, 최소 24년 4개월의 형을 받았을 것이다”
노회찬 원내대표는 ‘재벌 전용 특별양형’의 사례로 이재용 부회장의 아버지 이건희 회장이 2009년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에서 조진웅 특검에게 징역 7년과 벌금 3,500억 원을 구형받고도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 판결을 받아 풀려난 점을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판사를 믿기 보다 제재금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판결을 선고한 김진동 부장 판사는 진경준 검사 넥슨 주식 사건을 맡았던 인물입니다.
김진동 판사는 8억 원 정도 상당의 넥슨 재팬 비상장주식 8500여 주를 무상으로 받은 뇌물죄 부분에 대해서 친구라서 그랬다며 무죄를 선고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해외부패방지법 등으로 기소된 기업 중 제재금 상위 10개 기업.2010년의 경우 50명 이상의 기업이나 개인에게 총 20억 달러에 가까운 금전적 제재가 가해졌다. ⓒ 해외 반부패 입법동향 및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 /www.fcpablog.com
해외에서는 기업의 뇌물 등 반부패범죄에 대해서는 단호한 처벌을 내립니다. 기업에 엄청난 액수의 제재금을 내리고 개인에게는 20년까지의 징역형을 선고하기도 합니다.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FCPA) 기준)
지멘스는 독일에서 가장 큰 엔지니어링 회사로 2000년대 초반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중국, 러시아 등의 외국 정부관리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2006년부터 2008년에 결쳐 미국 정부(증권거래위원회와 법무부)와 독일 정부에 의해 조사를 받았습니다. (관련보고서: 해외 반부패 입법동향 및 대응방안 연구)
조사결과 지멘스는 미국의 FCPA 위반사실을 인정하면서 증권거래위원회와 법무부에 총 8억 달러의 금전적 제재가 가해지는 것에 합의하였습니다. 8억 달러는 우리 돈으로 약 8800억 원입니다. 2010년의 경우 50명 이상의 기업이나 개인에게 총 20억 달러에 가까운 금전적 제재가 가해지기도 했습니다.
대한민국 법원과 판사에게 정경유착과 같은 권력형 부패 범죄에 대해 처벌을 맡기기에는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금 등으로 주주와 투자가, 기업 내부에서 재벌 오너를 상호 감시하게 하는 등의 다양한 조치가 필요합니다.
▲최순실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 판결 후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이 고초를 벗지 못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징역 5년을 선고받자 최순실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고작 89억 원의 뇌물로 대통령과 세계 초일류기업 CEO가 경영권 승계를 놓고 뇌물거래를 했다고 한다면, 우리나라가 매우 초라하게 느껴진다”라고 주장했습니다.
YTN 해직기자 3명이 28일 복직했다. 2008년 10월 해직된 지 무려 3249일 만이다. MB정부의 낙하산 사장에 맞서 공정방송 투쟁을 하다가 해고됐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YTN 기자는 이날 오전 9시 동료 선·후배 기자 80여 명의 환대 속에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 들어섰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해직자가 ON AIR’(해직자가 오네요)라는 이름으로 오전 환영 행사를 준비했다. 디지털미디어시티 역에서 YTN 사옥까지의 첫 출근길에 ‘복직 환영’ 메시지가 담긴 스티커를 붙이고 도착에 맞춰 고층 사옥에서 하늘색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감격의 첫 출근길을 환영했다.
▲ YTN 해직기자 3명이 28일 복직했다. 2008년 10월 해직된 지 무려 3249일 만이다. MB정부의 낙하산 사장에 맞서 공정방송 투쟁을 하다가 해고됐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YTN 기자는 이날 오전 동료 선·후배 기자 80여 명의 환대 속에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 들어섰다.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 YTN 해직기자 3명이 28일 복직했다. 2008년 10월 해직된 지 무려 3249일 만이다.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YTN 동료들은 하늘색 종이비행기를 날리며 복직을 환영했다.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YTN 카메라와 취재 기자들도 첫 출근길 현장을 취재하며 이들 복직이 YTN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확인시켰다.
YTN 동료들 환영 행사에서 마이크를 잡은 노 기자는 “복직이 결정된 뒤 여러 매체에서 소감을 물을 때마다 모르겠다고 답했다”면서도 “그런데 새벽에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너무 늦게 와서 죄송하다.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덕수 기자는 “9년 만에 YTN으로 복귀하게 된 것은 여기 계신 동료 선후배들 덕분”이라며 “또 YTN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해주신 시민 분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 기자는 “옷도 가방도 샀다”며 “아직 무엇을 해야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았다. YTN으로 들어가서 동료들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열심히 채워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승호 기자 역시 “오늘 이 자리에서 느낀 감동과 감격은 일로서 보답하겠다”며 동료들에 감사를 표했다.
▲ YTN 해직기자 3명이 28일 복직했다. 2008년 10월 해직된 지 무려 3249일 만이다. 현덕수 YTN 복직기자가 동료들과 부둥켜안고 지난 9년의 애환을 달래는 모습.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 YTN 해직기자 3명이 28일 복직했다. 2008년 10월 해직된 지 무려 3249일 만이다. 조승호 YTN 복직기자가 동료를 부둥켜안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YTN 선·후배 기자들은 복직자들과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리며 지난 9년 애환을 달랬다. 복직자들이 로비에 들어서자 사옥에 설치된 YTN 스크린에서는 “9년 만에 해직 기자 복직”이라는 생방송 리포트가 보도됐다. ‘YTN 앵커’ 이광연 기자가 지난 9년 YTN 투쟁기를 3분30초로 정리한 리포트였다. 복직자들은 로비에서 이 리포트를 바라보며 지난 세월을 되새긴 뒤 YTN 보도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권석재·노종면·우장균·정유신·조승호·현덕수 YTN 기자는 2008년 10월 이명박 대선 후보 방송 특보 출신인 구본홍 YTN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가 해고됐다. 이 가운데 권석재·우장균·정유신 기자는 2014년 11월 대법원을 통해 복직했으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기자 복직은 기약 없이 미뤄져 왔다.
▲ YTN 해직기자 3명이 28일 복직했다. 2008년 10월 해직된 지 무려 3249일 만이다. MB정부의 낙하산 사장에 맞서 공정방송 투쟁을 하다가 해고됐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YTN 기자는 이날 오전 9시 동료 선·후배 기자 80여 명의 환대 속에 서울 상암동 YTN 사옥에 들어섰다.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 YTN 해직기자 3명이 28일 복직했다. 2008년 10월 해직된 지 무려 3249일 만이다. MB정부의 낙하산 사장에 맞서 공정방송 투쟁을 하다가 해고됐던 노종면·조승호·현덕수 YTN 기자는 이날 오전 9시 동료 선·후배 기자 80여 명의 환대 속에 서울 상암동 YTN 보도국에 들어섰다.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 YTN 해직기자 3명이 28일 복직했다. 2008년 10월 해직된 지 무려 3249일 만이다. 노종면 YTN 복직기자가 YTN 사옥 내 보도국에서 동료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언론노조 YTN지부
YTN 노사는 지난 6월부터 이번 달 초까지 7차례에 걸친 공식 협상을 가진 끝에 복직 합의서에 서명했다. 복직한 3명은 2008년 해직 당시 부서로 복귀하며 2년 내 당사자 동의 없이 인사 이동은 불가능하다. 해직 당시 조 기자는 정치부, 현 기자는 경제부, 노 기자는 앵커실에 있었다.
사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2008년 YTN 사장 선임과 이후 과정에서 공정방송 가치를 지켜내지 못하고 대량 해직과 징계, 내부 분열에 이르게 된 데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복직을 통해) ‘공정한 뉴스 전문 채널’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고히 다지고,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제2의 도약’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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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진영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결과가 문재인 후보 당선으로 귀결되자 눈물의 환호성을 울렸다. 9년간의 대북 압박정책이 끝났다는 안도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그러나 그 환호성은 침묵으로 변하고 있다. 아니 가끔씩은 불만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이러려고 우리가 문재인 후보를 밀었는가? 후회하는 진보진영도 등장하고 있다. 북한이 본래 ‘비정상’이라는 것을 문재인 캠프 사람들은 몰랐단 말인가? 문재인 정부가 등장했다고 해서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으로 생각했단 말인가? 그런 아마추어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진보진영의 불만 이유는 지나친 미국과의 공조, 불가능한 대북 제재와 대화 병행, 갑작스런 사드 추가 배치, 대북 특사 불파견, 국제파 안보실의 무능 등 다양하다. 불만을 관통하는 핵심이유는 이병박근혜 정부의 9년간 대북 압박정책을 포기하고 대북 포용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 이유는 9년간 끊긴 남북 통로가 일시에 복원되리라는 기대 때문인데 문재인 정부 100일이 넘도록 획기적인 대북 정책은 보이지 않고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는 데 대한 불만인 것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정세인식은 진보진영과는 약간 다른 것 같은 데 그것은 다음과 같을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 사회는 안보 문제에 관한 한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민족통일보다는 현상유지를 선호한다. 통일 문제보다는 안보 문제에 관심이 더 많다. 잘못 전달된 정보에 의해서건 보수 9년 동안의 세뇌에 의해서건 다수의 국민들은 안보에 민감하다. 북한에 대한 인식도 매우 나빠졌다.’
더구나 대선 기간 내내 보수진영은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안보는 무너질 것이다”라는 흑색선전을 지속하였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안보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시키지 않고는 국내 정치의 ‘적폐청산’도 실패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는 보수진영은 자신의 안보관을 볼모로 모든 정치사안 논의를 거부하고 심지어 ‘탄핵’까지도 운위할 지도 모른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더불어 북한도 진보진영보다는 보수진영에 유리한 행동을 하였다. 문 대통령 취임 4일만에 미사일 발사를 시행하였고 이후 6차례나 더 지속적인 도발을 하였다. 문 대통령이 5월 10일 취임사에서 전향적인 대북 정책을 발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표시였다.
문 대통령의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운전자론’으로 상황을 돌파하려 했으나 이것마저 여의치 않다. 유관국 어느 누구도 이것을 진정으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탑승자인 유관국들 모두는 각자 브레이크를 갖고 운전자 마음대로 갈 수 없도록 이것을 밟고 있다. ‘한반도’라는 차량을 운전했던 미국이나 북한이 남한에게 차키를 넘긴 적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진퇴양난이다. ‘집토끼’도 ‘이웃집 토끼’도 ‘산토끼’도 다 놓질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방략은 튼튼한 안보를 통해 보수진영의 지지를 얻은 후 ‘포용정책 2.0’을 가동하는 것일 것이다. 이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인내, 주변국의 지지, 북한의 적극적 협조 등이 필수인 데 현재로서는 어느 것 하나 여의치가 않다.
특히 진보 진영의 ‘무조건에 가까운 지지’가 필수인 데 앞에서 적시한 바와 같이 오히려 그들의 불만과 불신이 점점 높아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진보진영이 문 대통령의 방략을 정확히 알지 못한 점도 있다. 청와대는 각종 중소모임을 개최하여 적극적으로 진보진영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
보수정권 9년간의 대북 제재가 실패한 것은 명백하다. 이제 대북 포용을 통해 북한 변화를 시도할 차례이다. 그것도 ‘제대로 된’ 대북 포용이 실행되어야 한다. 특히 평화체제가 구축되지 않는 한 북핵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이다. 혁명적인 패러다임이 등장하지 않는 한 한반도의 영구평화는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관계가 악화된 배경을 살피고 북한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에 바탕한 새로운 대북 포용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1989년 11월 베를린 장벽 붕괴 이후 독일 통일을 위해 당시 서독 수상 콜이 했던 정도의 신출귀몰하는 외교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전현준 (우석대학교 초빙교수)
1953년생으로서 전남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에서 북한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통일연구원에서 22년간 재직한 북한전문가이다. 2006년 북한연구학회장 재직 시 북한연구의 총결산서인 ‘북한학총서’ 10권을 발간하여 호평을 받았다.
그 동안 통일부 자문위원, NSC자문위원, 민주평통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였고, 고려대학교, 동국대학교 등에서 강의하였으며 민화협, 경실련 등 시민단체에서도 활동하였다. 현재는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저서는 「김정일 리더쉽 연구」, 「김정일 정권의 통치엘리트」, 「북한 체제의 내구력 평가」, 『북한이해의 길잡이』 등 다수의 저서와 논문이 있다.
KBS 기자들이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KBS 기자들은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를 복원하겠다고 선언했다.
KBS 기자협회에 따르면, 28일 오전 0시부터 야근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주말 당직 기자가 업무를 중단한 뒤 근무 장소에서 철수했다. 또한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의 KBS 기자들은 29일 오전 0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다.
이번 제작 거부에는 보직 간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평기자들이 참여한다. 이 때문에, 28일부터 KBS 뉴스·시사 프로그램은 결방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보직 간부도 제작 거부에 동참하기 위해 사퇴했다. <일요진단> 김진석 앵커는 지난 27일 하차했고, 김종명 KBS 순천방송국장도 25일 보직을 사퇴하고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이날 KBS 기자협회는 제작거부 선언문에서 "공영방송 KBS 뉴스는 가파르게 추락을 거듭해 왔다. 공영방송의 근간인 신뢰도와 공정성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제 많은 시민들이 KBS 뉴스를 믿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1차 목표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이다.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의 신념과 진실에 기반한 취재를 하기 위한 당면 목표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를 복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KBS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은 이날 오전 10시와 11시 KBS 신관 계단에서 잇달아 기자회견과 제작거부 출정식을 연다. 또한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 기자들이 가입한 전국기자협회와 전국촬영기자협회는 29일 오후 3시 KBS 대전방송총국에서 출정식을 연다.
다음은 제작거부 선언문 전문이다.
<KBS 기자협회> 제작거부 선언문
공영방송 KBS 뉴스는 가파르게 추락을 거듭해 왔다. 공영방송의 근간인 신뢰도와 공정성이 처참하게 무너졌다. 이제 많은 시민들이 KBS 뉴스를 믿지 않는다. 그 참담한 현실에 대한 자괴감은 고스란히 현장에 있는 일선 기자들의 몫이 되어 왔다.
그러나 KBS 추락의 핵심은 바로 고대영 사장에게 있다. KBS 뉴스가 추락한 지난 9년 동안 고대영 사장은 보도국장과 해설위원실장, 보도본부장 등 보도본부 내 모든 요직을 거치며 뉴스와 조직을 망가뜨렸다. 그럼에도 승승장구했던 건, 정권의 입맛대로 KBS 뉴스를 재단했기 때문이다. 청산 대상인 고 사장이 최근에도 임기 보장을 위해 정권의 눈치만 보고 있다는 소리가 안팎에서 들린다.
고대영은 보도국장 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와 용산 참사 보도,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 검증 보도에 이르기까지 KBS 저널리즘을 순식간에 조롱의 대상으로 만들었다. 기자협회원 93%가 불신임했던 그가 2011년 보도본부장에 올랐을 때에는 청와대 외압설이 떠돌았고, 곧바로 '민주당 도청 의혹 사건'의 배후로 지목받았다.
사장에 오른 뒤의 KBS 상황은 더 처참하다. 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기는커녕 수많은 사회적 이슈들을 외면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드러났는데도, 보도본부 수뇌부는 의도적으로 취재와 보도를 외면했다. KBS 사상 최악의 '보도 참사'로 남을 일이다.
내부 인사시스템은 완전히 망가졌다. 고대영과 보도본부의 공범들은 '기자협회 정상화'란 모임을 만들어 보직을 독식하고, 기자 사회를 갈가리 찢어버렸다. 견고한 성벽을 만들어 그들끼리 자화자찬하고, 성 밖에서 들려오는 비판과 질책에는 완전히 귀를 닫았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고,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고, 우리 뉴스를 걱정해 비판하는 기자들에게 부당한 징계와 인사를 남발했다.
우리 기자협회원들은 오늘 전면 제작 거부에 들어간다. 1차 목표는 고대영 사장의 퇴진이다. 양심에 따라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우리의 신념과 진실에 기반한 취재를 하기 위한 당면 목표다.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시청자들이 신뢰하는 KBS 뉴스를 복원하는 것이다. 잠시 일터를 떠난다. 승리한 뒤 돌아올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