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7일 월요일

떼놈(되놈)과 샛별

 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17] 떼놈(되놈)과 샛별

최태호 필진페이지 +입력 2023-07-18 06:30:00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베이비 부머 세대(1955~1963년 생)라는 말이 있다. 6·25 전쟁이 끝난 후 태어난 세대를 말한다그 당시에는 보통 한 집에 4명 정도의 아이들이 있었다전쟁 후 태어난 세대라 전쟁과 관련된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
 
그중 하나가 1.4 후퇴 때 떼놈들이 밀려와서 남쪽으로 내려갔다는 말이다당시 군의관이던 선친도 떼놈들 때문에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다.
 
떼놈을 우리는 중국인으로 잘못 알고 있다지금도 그렇게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문헌상으로 보면 떼놈은 되놈의 잘못된 표현이다즉 방언이라는 말이다그렇다면 되놈은 무슨 의미일까고문헌에 의하면 여진족을 이르는 말이었다북쪽에서 온 사람이라는 말이다즉 순우리말로 북쪽을 라고 했다그래서 북풍을 된바람이라고 한다.
 
남풍은 마파람’ ‘동풍은 샛바람’ ‘서풍은 하늬바람·갈바람이라고 한다그러므로 동서남북의 순우리말은 ···이다. ‘샛별(새벽에 동쪽 하늘에 뜨는 매우 밝게 보이는 별·금성)’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조선 건국일에 맞추려 한 제헌절

 우리말 산책

조선 건국일에 맞추려 한 제헌절

엄민용 기자

오늘은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된 것을 기념하는 ‘제헌절’이다. 1948년 5월10일 총선거를 치러 구성된 제헌국회는 헌법을 만드는 일을 서둘렀다. 광복 후의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바이마르 헌법 등을 모방해 만든 우리나라 첫 헌법이 7월12일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 법은 그로부터 닷새 뒤인 7월17일에 공포됐다.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는 데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닷새를 흘려보낸 것과 관련해 ‘조선이 건국한 날과 맞추기 위함이었다’는 설이 있다. 실제로 <태조실록> 등을 보면 1392년 7월17일에 이성계가 수창궁에서 새 왕조의 첫 임금으로 등극한 얘기가 나온다. 남북으로 분단된 상황에서 조선왕조의 법통을 이어받는다는 의미는 아주 중요하므로, 닷새를 늦춰 역사적 상징성을 만든 일은 일견 그럴듯해 보인다.

그러나 옛 문헌 속의 날짜는 음력이다. <태조실록> 속의 7월17일도 양력으로 따지면 그해 8월5일이었다. 따라서 조선 건국일과 날짜를 맞추기 위해 7월17일에 헌법을 공포한 것이 사실이라면, 좀 부질없는 일을 한 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이라도 더 번듯한 나라를 세우려 한 절절한 마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제헌절을 맞아 일상생활에서 잘못 쓰는 말들을 살펴보면, 발음이 비슷한 ‘신문(訊問)’과 ‘심문(審問)’을 헷갈리는 것을 빼놓을 수 없다. 법률용어로서 ‘신문’은 “법원이나 기타 국가기관이 증인·당사자·피고인 등에게 말로 물어 조사하는 일”을 뜻하고, ‘심문’은 “법원이 당사자나 이해관계자에게 서면 또는 구두로 진술할 기회를 주는 일”을 의미한다.

즉 ‘신문’은 판사·검사·변호사 등이 ‘뭔가를 캐어묻는 일’에 초점이 맞춰진 말이고, ‘심문’은 판사가 ‘누구의 말을 들어주는 일’에 방점이 찍힌 말이다. 따라서 “증인을 신문하는 사람이 희망하는 답변을 암시하면서, 증인이 무의식중에 원하는 대답을 하도록 꾀어 묻는 일”을 뜻하는 말도 ‘유도신문’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유도심문’은 올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