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5일 화요일

현 북미대결격화의 본질과 향후 전망

현 북미대결격화의 본질과 향후 전망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4/11/26 [11:43]  최종편집: ⓒ 자주민보

▲스캐퍼로티 주한미사령관의 최근 강연     © 자주민보

▲ 스캐퍼로티 주한미사령관의     © 자주민보

▲ 스캐퍼로티 주한미사령관의 강연     © 자주민보

▲ 스캐퍼로티 주한미사령관의 강연     © 자주민보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25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육군협회 초청강연에서 한반도 군사정세에 대해 여러 언급을 하였는데 모두 충격적인 내용들이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과도한 자신감에 차 있는 인물인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달리 예측이 어려운 인물이라는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평가는 언제든 연평도 포격전처럼 충격적인 일을 단호하게 단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와 다를 것이 없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정은 후계자에 대해 했던 평가와 똑 같다.

두번째 충격적인 발언은 북의 핵과 탄도미사일 비대칭 전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이다. 북의 핵과 탄도미사일은 곧 미 본토까지 타격하여 미국이란 나라를 지구상에서 없애버릴 수도 있는 무기이다.
그것이 성과를 내고 있다면 결코 미국은 전략적 인내니 뭐니 하면서 두고 볼 수 없는 무기라는 말이다. 
그만큼 치명적인 무기이기 때문에 북에서 아무리 핵개발에 성공하고 미 본토 타격용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 했다고 해도 미국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었다.
그러면서 북에 대한 제재와 압박만 가하면서도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은 전혀 시도하지 않는 전략적 인내로만 일관해온 것이다.
하지만 이제 북이 그 성과를 내고 있다고 공식 인정을 했기 때문에 미국은 어떻게든지 그 개발을 막거나 북과 관계를 개선하거나 해야만 미국인들이 발편잠을 잘 수 있게 된 것이다.

세번째로는 미국이 이런 북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인권공세 등을 통한 국제적 봉쇄 압박과 사상최대규모를 계속 갈아치우면서 진행하고 있는 대북연합군사훈련을 통한 압박이 결국 북의 핵시험과 같은 강경대응을 초래할 것이며 이에 대한 미국의 맞대응으로 악순환이 깊어가게 될 것이라는 그의 전망이다.

이 전망은 25일 본지 기고가인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의 분석 전망과도 정확히 일치하는 내용이다.

한호석 소장과 차이가 있다면 한 소장은 북미 전쟁이 발발하면 미국은 순식간에 인민군 타격에 궤멸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언제든 북의 도발을 격퇴할 수 있는 강력한 한미연합 대응력을 구축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이번 연설에서 과시했다는 점이다.

과연 누구의 진단이 맞는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미국도 이제 더는 북의 비대칭 전력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단계에 접어 들었고 한반도는 언제든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상태로 진입했다는 점ㅇ에 있어서는 미사령관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를 보도하는 한국 언론과 전문가들의 분석은 으레 있어온 일이라는 식의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포털 첫화면은 연예인과 새로운 수소전지차로 도배되어 있고 드라마의 내용전개가 어떻게 될지에 대한 분석과 전망만 난무하고 있다.
특히 진보적이라고 하는 야당의원들, 한겨레신문과 같은 개혁진영 언론에서도 미국의 대북 인권 공세가 곧 한반도 전쟁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언급은 아예 입에 올리지도 못하고 그저 남북 경협이 물건너가고 있어 안타깝다는 둥, 미국이 한국에 무기를 더 팔아먹기 위해 일부러 북을 자극하고 있다는 둥 너무 안일한 말만 입에 올리고 있어서 정말 충격적이다.

이번 스캐퍼로티 발언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용산 미군기지에 최소 인원만 남기겠다는 말이다. 이는 미국이 전쟁을 상정하고 미군 재배치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이다.
전쟁 초기 북의 대대적인 장사정포 공격에서 경기도권까지는 거의 초토화가 될 것으로 보고 주력을 일단 그 아래 계선, 특히 한반도 밖으로 빼내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전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쟁이란 것이 그렇게 쉽게 나는 것이 아니다. 중동의 이슬람반군에 발목이 잡혀있는 미국으로서 한반도 전쟁까지 수행하는 것은 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또 핵과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나라와 미국은 늘 대화로 문제를 풀어왔다.
지금의 미국의 대북인권공세나 사상최대규모의 군사력을 동원한 대북압박도 그런 대화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여 북으로부터 양보를 많이 받아내려는 의도일 수도 있다고 본다.

▲ 김정은 위원장의 신천박물관 발언  © 자주민보

문제는 북이다.
김정은 조선인민군최고사령관이 과연 이런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여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본다.
거기다가 스캐퍼로티 사령관도 진단했다시피 예측할 수 없는 단호한 기질을 가진 지도자가 김정은 사령관으로 알려져있다.
그가 최근 신천박물관을 찾아가 미국을 식인종의 나라라는 말까지 했다. 그런데 식인종과 저자세로 대화를 하겠는가.

이대로 가면 전쟁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인데 이 나라 언론들은 그를 계속 보도하면서도 너무나도 태평스럽다.
한국전쟁 전야에도 이랬고 베트남 전쟁이 터질 때도 이랬었다고 하던데...

분명히 다시 진단하건데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 나아가 잠수함발사 핵탄두미사일까지 개발 배치해가고 있는 북을 미국도 이제는 더는 두고 볼 수 없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김정은 위원장을 국제형사재판소에 세우겠다는 대북인권결의안도 결국 그를 위해 미국이 추종국들을 모두 끌어모를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쟁이건 북미대타결이건 이제 결론으로 치달아가 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양상을 진단한다면 전쟁쪽이 더 우세하다. 그래서 정말 우려스러운 정국이다.

아시아인 입맛에 그들이 사라진다


조홍섭 2014. 11. 25
조회수 6799 추천수 1
참복, 참다랑어, 뱀장어 등 모두 멸종위기에 올라…자원 남획한 결과
IUCN 최신 적색목록 발표, 조사 대상의 절반 가까이가 멸종위기

사본 -Thunnus_orientalis_(Osaka_Kaiyukan_Aquarium)_s.jpg» 일본에서 최고급 횟감으로 마리당 최고 1억원을 호가하는 태평양참다랑어. 멸종위기종에 올랐다. 사진=오픈 케이지
 
참복, 참다랑어, 뱀장어 등 아시아인이 좋아하는 물고기가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다. 세계의 멸종위기종을 담은 적색목록을 작성해 발표하고 있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17일 이들 어류가 포함된 최신 목록을 발표했다.
 
일본에서 최고의 참치 횟감으로 마리당 1억원을 호가하는 태평양참다랑어는 ‘최소 관심종’에서 이번에 ‘취약종’으로 상향 조정됐다. 남획으로 지난 20여년 동안 개체군의 3분의 1이 사라졌고 새끼의 포획이 성행하기 때문이다.

참복.jpg» 남획으로 최고 등급의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된 참복.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참복은 지난 40년 동안 개체수가 99.99% 줄어 가장 심각한 등급의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현재 중국 연안의 해양보호구역에서 소수가 보호되고 있다.

Clinton & Charles Robertson.jpg» 이미 멸종위기종이 된 아시아뱀장어 대용으로 남획돼 멸종위기에 놓인 아메리카뱀장어. 사진Clinton & Charles Robertson
 
북아메리카 뱀장어는 아시아 뱀장어가 멸종위기에 빠지면서 그 여파로 위기종이 됐다. 동아시아에서 자원이 고갈되자 이를 보충하기 위해 북아메리카 뱀장어 어획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Thomas Brown.jpg» 식용으로 남획돼 멸종위기에 몰린 중국코브라. 사진=토마스 브라운, 위키미디어 코먼스

식용으로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다량 수출되는 중국코브라도 이번에 취약종으로 지정됐다. 인도차이나와 대만에 서식하는 이 뱀은 식용으로 남획돼 지난 20년 동안 30~50% 줄었다.

Liew, Thor-Seng 2.jpg» 석회암 언덕이 채석장으로 개발되면서 사라진 말레이시아 다슬기. 사진=Liew, Thor-Seng
 
남획과 함께 서식지 파괴는 멸종의 가장 큰 원인이다. 이번에 멸종이 선언된 2종이 그런 예이다. 말레이 반도의 한 석회암 언덕에만 분포하던 다슬기는 시멘트 공장이 언덕을 발파해 없앰으로써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세인트헬레나 섬에만 서식하던 세계 최대의 집게벌레도 같은 운명을 맞았다. 길이 8㎝인 이 초대형 집게벌레는 1967년에 마지막으로 목격된 뒤 영영 사라졌다. 이 벌레가 서식하던 돌들을 건설자재로 모두 들어냈고 쥐 등 외래종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반면, 보전조처가 이뤄진 콜롬비아 열대우림의 독개구리 등은 개체수가 늘어나 위기등급이 하향조정됐다. 이 기구의 줄리아 마르통 르페브르 사무총장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자원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느라 지구는 놀라운 생물다양성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50돌을 맞은 국제자연보전연맹이 이번에 갱신한 적색목록을 보면, 평가가 이뤄진 7만6199종 가운데 29.4%인 2만2413종이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 새로 평가 대상이 된 종의 절반 가까이가 멸종위기로 드러나 생물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보전관리가 더욱 절실하다고 이 연맹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기자의눈]왜 '권선징악'을 권하지 못하는 사회인가


현대판 장화홍련 살인사건, 대한송유관공사 여직원 강간피살 사건
정찬희 기자 
기사입력: 2014/11/25 [23:14]  최종편집: ⓒ 자주민보

대학시절 장화홍련과 콩쥐팥쥐의 원문을 현대어로 옮긴 책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그 안의 내용은 지금 생각해도 꽤나 충격적이었다.
범죄수법 또한 교활하고 치밀하였으며, 장화홍련을 괴롭힌 새어머니 허씨가 받은 형벌 또한 글자만으로 접함에도 손끝이 떨릴 정도로 가혹했으며. 팥쥐와 새어머니 또한 콩쥐를 죽인 살인에 대한 죄를 처참한 죽음으로 되돌려 받았다.

▲ 고래로 죄를 지은 자는 그야말로 지옥의 극형을 당했다     © 정찬희 기자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중 장화홍련 원 이야기의 줄거리를 요약하면 이러하다.
장화홍련의 새어머니 허씨와 그 아들의 살인동기는 재산을 전처 소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이에 허씨는 자매를 죽이기 위해 그녀들을 '부정한 여인'이라는 누명을 씌울 사건을 만들었다. 

죽은 쥐의 껍질을 벗겨 자매의 아버지 배좌수에게 보여주며 '자매가 행실이 음란하여 낙태를 하였다. 가문의 명예를 위해 죽일 수 밖에 없다' 라며 속였다. 이에 아버지 배좌수의 방관하에 자매는 허씨와 그 아들의 손에 죽음을 당했다.

명예와 목숨마저 잃은 억울한 자매는 저승으로 가지못하고 밤마다 귀신이 되어 고을수령에게 자신들의 처지를 하소연하고자 했다. 그러나 수령들은 이야기도 듣기 전에 귀신이 된 그녀들을 보고 쇼크사 해버렸고 이 사건은 영구 미제 살인 사건이 될 뻔하였다.

그러다 한 간이 큰 수령이 부임하였고 자매의 이야기를 청취하게 되었다. 사연이 너무나 억울한 것을 알게 된 수령은 허씨와 배좌수를 불러 심문하였는데, 허씨는 '가문의 명예를 위해 부정한 딸들을 내칠 수 밖에 없었다' 며 그 쥐를 내놓았다.

그 껍질이 벗겨진 쥐의 생김이 낙태한 아기와 닮아 수령은 판단이 애매했다.
그러자 자매들은 '쥐의 배를 갈라보시오. 그러면 아실 것이오!' 라며 탄원했다.

다음날 수령은 다시 배좌수와 허씨를 소환하였다. 그리고는 쥐의 배를 가를 것을 명령했다. 그러자 그 쥐의 배에서는 쥐똥이 나왔다.
이에 자매들의 무고함이 밝혀졌다.

허 씨는 자신의 죄가 밝혀지자 형틀에 앉혀지고 모진 고문을 당하고 옥에 갇힌 후 죄악이 상부에 보고되어 능지처참형이 내려졌다.

능지처참형이란 다른말로 능지처사(陵遲處死)라고도 하며, 대역죄나 패륜을 저지른 죄인 등에게 가해진 극형이다.

언덕을 천천히 오르내리듯[陵遲] 고통을 서서히 최대한으로 느끼면서 죽어가도록 하는 잔혹한 사형으로서 대개 팔다리와 어깨, 가슴 등을 잘라내고 마지막에 심장을 찌르고 목을 베어 죽였다.

또는 많은 사람이 모인 가운데 죄인을 기둥에 묶어 놓고 포를 뜨듯 살점을 베어내되, 한꺼번에 많이 베어내서 출혈과다로 죽지 않도록 조금씩 베어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죽음에 이르도록 하는 형벌이라고도 한다.

▲ 이명박의 죄를 징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서울의소리 백은종 편집인     ©서울의소리 제공

죄인에게 이런 직접적인 피비린내나는 극형을 처해야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어도 죄를 지었고, 그 죄로 인해 누군가 죽음에 이르고 삶이 망가졌다면 분명 그 죄와 악은 응징되어 '죄를 지으면 벌을 받고, 알면서도 죄를 짓는 것은 안된다' 라고 하는 너무나 당연한 교훈이 상식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시대는 어떠한가?
사대강으로 조개들과 물고기들을 떼죽음에 이르게 하고, 구제역으로 수천만마리의 소와 돼지를 산채로 생매장시키고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았고, 심지어 학생들이 차가운 물속에 갇혀있는데도 미군의 장비도 거절하고 엉터리 산소통으로 구조시늉만 하다가 결국 300명도 넘는 아이들과 탑승객을 다 죽게 만들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권력의 문제라서 시시비비가 분명하지 않아 그렇다고?

▲ 죽어서 '내연관계'라는 누명마저 쓴 고 황00 양의 억울한 살인사건     © 정찬희 기자

그렇다면 2005년 발생한 대한송유관공사 여직원 강간피살 사건이라는 구체적인 사건의 예를 들어보자. 아마 그 사건의 직접적 가해자 인사과장 이0석이 자수하지 않았으면 이 사건 또한 영구미제로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음산한 사건이었다.

▲ 강지원 변호사가 보낸 답변 중 일부 정리 캡쳐     © 강지원 변호사

1심이 진행되던 당시 유가족에게서 사건을 수임한 유명 변호사 강지원은 수임료를 1천만원에 계약하고도 형사사건은 아예 해주지도 않고 오히려 그 피해자를 '내연의 처'라 지칭하여 유가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고, 가해자 측이 건 공탁금을 찾아온 것 외에 더이상의 일을 하지 않았다.

결국 이 불쌍한 피해자는 모친이 경찰로 부터 내연관계가 아니라는 자백을 받아 보여주었음에도 장화홍련처럼 '부정한 여인' 이라는 꼬리표를 결국 3심 판결문까지 떼내지 못하였다.

그러다 이 억울함을 모친이 9년째 호소하며 포기하지 않아 결국 본지 기자를 만나 1심 변호사였던 강지원 변호사에게 사실관계를 취재하자 강 변호사는 기자에게 '70을 바라보는 할아버지 나이.. 수년이 지난 사건 왜 논란하느냐..본인에게 바라시는 것이 있느냐 알려달라..' 라는 식의 대답을 보냈다.

또한 그 보도 이후 이해할 수 없는 압박이 시작되었다.
기사공유를 위해 연락한 한 기자는 '강 변호사는 우리 언론사 창립관계자..싣기 어려울 것. 왜 그 언론사에서 기사를 쓰느냐. 내 말 자르지 마라. 들어라' 등의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퍼부었고 
다른 한편에서는 '왜 개인의 분쟁 기사를 쓰느냐' 라는 말들로 기자가 기사를 쓰는데 부담을 느껴 기사 쓰기를 주저하게 하는 일까지 발생시켰다.

만일 주진우 기자의 '외압이 있다는 것은 잘하고 있다는 반증. 계속 보도하시라' 라는 직접적인 조언이 없었다면 기사를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악을 행하여 그 악으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면 그것을 경계하고 징계하는 것은 고래(古來)로부터 내려오는 우리나라의 전통의 숭고한 가치관이었다. 그 징계를 가혹하게 추궁함은 후일 있을 악을 막고자 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사건 뿐 아니라 다른 사건에서도 '굳이 그렇게까지 하여야 하느냐. 무슨 실익이 있느냐' 라는 말로 피해자가 있으나 징악은 없는, 차라리 악을 행하는 것이 묵과되는 시대에 이르고 말았다.

장화홍련 살인사건은 어찌보면 오랫동안 내려온 하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조상들은 개인의 살인사건 조차 철저한 조사후 국가에 처벌을 묻고 반드시 그 죄에 대한 처벌(징악)을 하여야 한다는 의식을 가졌던 것임을 반증하고 있다.

'수백년도 넘게 옳았던 것이 한순간에 틀린 가치관이 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관점에서 돌이켜본다면 늦더라도 '징악'을 거두지 않는 것이 사회정의이며 국민의 안전할 권리를 지키는 하나의 대책 일 것이다.


왜 이러세요 <무한도전>, 그거 위법입니다


14.11.25 20:48l최종 업데이트 14.11.25 20:50l



김태호 PD님과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안녕하세요. 저는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아래 알바노조)에서 홍보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강서희입니다. 지난 22일 방송된 <무한도전-쩐의 전쟁2> 두 번째 이야기를 보면서 낄낄거리다가 방송이 끝날 즈음에서 "이게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랬는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알바 채용한 <무한도전> 멤버들, 최저임금 지켰을까요?
기사 관련 사진
▲ 무한도전 <쩐의 전쟁2> 이번 <쩐의 전쟁2>에서는 직원 채용시 임금은 자본금에서 차감하고 2014년 기준 최저임금 시급 5210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 MBC

<쩐의 전쟁2>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자본금 100만 원으로 장사를 해서 수익을 내라는 제작진의 미션을 받았습니다. 사업 아이템을 정하고, 하루 동안 최대한 많은 돈을 버는 게 목표였지요. 각 멤버들은 직원을 채용할 수 있고, 최저임금 이상의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조건도 생겼습니다. 정형돈씨와 노홍철씨를 제외한 멤버들에게는 게스트가 따라 붙었습니다. 멤버들이 고용한 알바들이었죠.

그런데 방송 말미, 게스트들이 24시간 동안 <쩐의 전쟁2>를 녹화하면서 최소한 12시간 이상은 일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들이 받은 급여가 너무 적었습니다. 궁금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MBC 홈페이지에 들어가 지난 15일 방송된 <쩐의 전쟁2> 첫 번째 이야기를 다시 봤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게스트들과 어떻게 근로계약을 맺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직원 채용 가능 단, 직원 채용 시 정당한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라며 '직원 채용시(2014년 기준) 최저임금 시급 5210원 이상 지급'이라는 단서를 붙였습니다(2015년 최저임금은 시간당 5580원입니다). 사실 이 자막이 나왔을 때만 해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뭔가요? <무한도전> 팬인 저의 '혹시나' 했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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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소할 길 없는 갑의 횡포 최저임금 위반은 노동청에 신고하고, 산재 미처리는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면됩니다.
ⓒ 알바노조

하하와 박명수씨는 알바에게 일당 5만 원을 지급했습니다(다른 멤버들은 게스트들에게 얼마를 줬는지는 방송에 나오지 않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받은 임금은 정당했을까요? 한번 계산해보았습니다. 

박명수씨는 DJ 철수씨를 일당 5만 원에 고용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 장사를 개시했고, 오후 11시에 끝냈습니다. 총 13시간 30분을 일하고 5만 원을 받았는데, 쉬는 시간이 없다고 가정하더라도 7만335원(5210원×13.5시간)의 돈을 받아야 합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4시간 노동에 30분씩 쉬는 시간이 있다고 하면, DJ 철수씨가 쉰 시간은 총 1시간 30분. 즉 12시간 일했다고 가정하더라도 6만2520원(5210원×12시간)을 받아야 합니다. 박명수씨는 최저임금을 지키지 않은 것이지요.  

하하씨도 마찬가지입니다. 하하씨는 미노씨와 오전 9시부터 일을 하고 오후 11시에 마감을 했습니다. 14시간 일을 했다고 하면 7만2940원(5210원×14시간)을 지급받아야 합니다. 물론 미노씨는 방송에서 일이 힘들었다고 항의, 1만 원을 더 받아 일당 6만 원을 받아냈습니다. 그렇다해도 하하씨는 최저임금 미준수 사업자가 됩니다. 최저임금 미만의 임금을 지급한 사업주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됩니다(최저임금법 28조).

물론 '게스트들이 촬영 시간 내내 일을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장사를 준비하는 시간(예를 들어 미노씨가 호박식혜를 패트병에 나눠 담는 시간)이나 대기 시간(고명환씨가 푸드 트럭에서 장사를 준비하는 시간)도 업무시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근로시간이라고 봐야 합니다. 

심지어 미노씨는 소시지를 구우면서 숯불에 머리가 탔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이에 하하씨는 머리하라고 6000원을 추가 지급합니다. 그런데 이건 산재보험으로 처리해야 할 사안입니다. 실제로 산재보험은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단 하루 한 시간을 일하다가 다쳤어도 치료비와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산재보험은 노동자의 과실을 따지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의 실수나 부주의로 인한 사고, 부상이더라도 치료비 전액과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바 지켜주는 근로계약서, 무도에 왜 없는지...
기사 관련 사진
▲ 악수로 입금협상을 하고 있는 유재석씨와 남창희씨 근로계약서는 서면으로 2부 작성하고, 사업주는 그 한 부를 노동자에게 교부해야 합니다.
ⓒ MBC

게스트를 알바로 채용한 유재석, 하하, 박명수, 정준하씨가 보여준 사업주로서의 모습도 방송을 보는 내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우선, 유재석씨는 게스트인 남창희씨에게 시급 7000원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남창희씨가 매출의 20%를 인센티브로 요구해 급여를 다시 조정하게 됩니다. 결국 이들은 '시급 6000원, 인센티브 10%' 안으로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업주와 근로자는 각각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작성해서 1부씩 나눠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 둘은 악수로만 합의하고 말았습니다.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주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근로기준법 17조)에 처하게 되는데도 말이죠. 

물론 <무한도전> 멤버들의 경우처럼 한 개인이 일회성으로 노동자를 고용하는 경우는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하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긴 합니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사업주는 노동자를 고용할 때 반드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그러나 실제 노동현장에서 이를 지키는 사업주를 보기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적어도 <무한도전>이라면 멤버들이 자진해서 근로계약서를 쓰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아 피해를 입은 많은 알바노동자를 봐왔기 때문입니다(설마 썼는데, 편집된 건 아니겠지요?). 

제가 일하는 알바노조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하는 사업은 세 가지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운동, 알바 노동 상담, 노동인권 교육입니다. 정식으로 노동법을 공부하지는 않았지만, 1년 넘게 일하면서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제대로 지키지 않는 근로기준법 조항이 어떤 것인지 정도는 압니다. 그것은 바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것'과 '추가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것'과 관련된 것입니다. 

전화 혹은 홈페이지로 다양한 곳에서 일하는 사람(알바)들의 상담이 하루에도 몇 건씩 들어옵니다. 상담 중에 저희가 항상 물어보는 것 중 하나가 '근로계약서를 쓰셨냐?'는 질문입니다. 그 중의 90% 이상이 쓰지 않았다고 합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은 근로기준법 위반입니다.

친구 고명환씨와 일을 시작한 정준하씨의 태도도 이해 불가였습니다. 고명환씨는 자신의 임금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정준하씨는 "내가 잘 챙겨줄게"라고만 할 뿐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알바노동자'라고 적힌 자막을 기대하겠습니다
기사 관련 사진
▲ DJ철수 씨는 아르바이트'생'인가요? 무한도전에서 앞으로 자막을 '알바생'이 아닌 '알바노동자'라고 표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알바노조

마지막으로 한 가지 제안드립니다. 다음 주에 있을 무한도전의 <극한알바> 편에 관한 것입니다. 이미 무한도전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내용을 보면, 유재석씨는 탄광에서, 박명수씨는 63빌딩 외벽에서 일합니다. 정형돈씨는 굴까기를 하고, 하하씨는 택배물류센터에서 짐을 나르며, 정준하씨는 콜센터에서 전화를 받습니다. 

무한도전 멤버들에겐 하루 알바일지 모르지만, 이 일들을 업으로 여기며 오랜기간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알바노동자들입니다. 반면 '알바생'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용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학생의 의미가 강해 보입니다. <쩐의 전쟁2>를 보면서 게스트로 출연한 미노씨와 DJ철수씨에게 붙은 '알바생'이라는 자막이 불편했던 이유는 이 때문이었습니다. 

알바노조로 상담을 요청하는 분들 중에는 사업을 하다가 접은 40대 중년도 있고, 고등학생을 키우며 마트에서 일하는 어머니도 있습니다. 심지어 정년퇴직을 하고 환갑이 넘어 식당에서 일하다가 해고되어 연락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을 '알바생'이라고 부르는 건 부적절해 보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알바' 혹은 '알바노동자'라고 부릅니다. <무한도전>에서도 앞으로는 '알바노동자'라는 표현을 쓰셨으면 합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김태호 PD님과 <무한도전>의 힘을 보여주세요.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더 나은 세상이 올 수 있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 강서희님은 알바노조 홍보팀장입니다. (알바노조 http://www.alba.or.kr 02-3144-0935)

박근혜, 이명박 실세 5인방 비리 ‘칼 댄다’

문건 보니 박영준·윤상직·최경환 도마 오를 듯… 총리실 “자원외교 감사원·檢 수사 착수”
입력 : 2014-11-26  10:36:29   노출 : 2014.11.26  11:04:08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이명박 전 대통령과 그 실세들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는 4대강 사업, 해외자원외교 사업, 방위력개선사업 등에 대해 박근혜 정부가 ‘칼을 대려는’ 조짐이 나타나 주목된다.
이른바 ‘4자방’ 사업에 천문학적인 국가재정을 날린 경위 파악을 위해 감사원 뿐 아니라 검찰에서도 수사에 착수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전예진 국무총리실 산업통상미래정책관실 사무관은 25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감사원이 이미 석유공사에 대해 감사를 벌인 상태이고 조만간 감사결과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자원외교 전반에 걸쳐 최근 시민단체에서 고발이 들어가 검찰이 수사에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5일 미디어오늘이 노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이명박 정권 시절 이뤄진 ‘에너지협력외교 지원협의회 개최 현황’ 자료를 보면, 회의를 누가 주도했으며, 어떤 내용이 논의됐는지가 나온다. 특히 이 문건엔 국무총리실장 주재로 관련 부처 차관 또는 실국장이 회의에 참석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참석한 부처 및 기관은 기재부·교과부·외교부·구 행안부·문화부·농림부·구 지경부·구 국토부 등 부처 뿐 아니라 원자력연구원, 한전, 한수원 원자력연구원, 석유공사, 수출입은행, 광물자원공사, 가스공사, 지질자원연구원, STX조선해양, KDI, KAIST, 무역보험공사, 해외자원개발협회 등 관련 공기업과 기관이 총망라돼 있다. 이는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개발 정책이 범정부적으로 추진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회의는 5년간 18차례 진행됐으며, 이 전 대통령과 당시 총리들의 순방을 통한 해외자원 개발 투자 기획 및 전략, 홍보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씌여있다.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12년 11월 UAE 원전 건설현장에서 방문해 모하메드 왕세자와 주변을 돌아보며 대화를 나누던 모습. 사진=이명박 전 대통령 페이스북.

 
회의를 주재한 이명박 정부 국무총리실장은 조중표(1대), 권태신(2대), 임채민(3대), 임종룡(4대) 등 4명이다. 회의엔 국무차장도 함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인물은 이명박 정권 실세 5인방의 한 명인 박영준씨로, 그는 2009년 1월부터 2010년 8월까지 2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었다. 2010년 8월부터 2011년 5월까지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낸 박씨는 지경부 차관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했을 것으로 노 의원은 보고 있다. 
2011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지경부 1차관을 지낸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참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 의원이 입수한 문서에 대해 전예진 총리실 산업통상미래정책관실 사무관은 “총리실장이 주재하고 부처에서는 차관이나 실장국장급이 참석했으며, (박영준) 국무차장이 참석한 적도 있고 아닌 적도 있다”며 “박영준 차관의 참석여부는 확인해봐야 하며, 구체적인 참석자 명단을 현재 찾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윤상직 장관과 최경환 장관의 참석여부에 대해 전 사무관은 “자세히는 알지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답변했다.
  
▲ 왼쪽부터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최경환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 연합뉴스
 
해당 문서가 작성된 경위에 대해 전 사무관은 “(이명박 정부시절 총리실 내에) 자원협력과라는 조직에서 2012년에 국회에 제출했던 자료인데, 이 부서가 (현 정부 들어) 없어졌으며, 우리도 이 업무를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최근에 다시 국회에서 요청이 와 다시 찾아보고 제출한 것”이라며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 최근 석유공사가 하베스트 ‘날’이라는 정유회사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 부었다가 대부분 날린 사실이 밝혀진 것과 관련해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 장관은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으며, 당시 석유공사 사장과 만나 투자여부를 상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 장관은 지난 4일 대정부질문에서 “잘 판단해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두고 이명박 정부 핵심 사업에 박 대통령이 칼을 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서 “과거부터 내려온 방위사업 비리 문제, 국민 혈세를 낭비해온 문제들에 대해서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가려내서 국민 앞에 밝혀내야 할 것”이라며 “이것은 타협이 될 수 없으며 반드시 밝혀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주재한 국무회의. 사진=청와대

 
여권의 한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4자방과 관련해) 박 대통령이 국정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언급한 적도 있으며, 원래 부패와 비리에 질색해오던 차에 이번에 확실히 (의지를) 천명한 것”이라며 “재정손실을 입힌 데 대해 책임을 묻고 바로잡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가다보면 비리를 밝혀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B 세력과 결별 수순으로 보는 정치적 해석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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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이정희,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최후변론서 재격돌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발행시간 2014-11-25 12:21:43 최종수정 2014-11-25 12:21:43

헌법재판관들을 지켜보는 이정희 대표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헌법재판관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해산청구 심판과 정당활동정지가처분신청 사건 최종변론에서 최종준비 서면을 하기 위한 공개변론에 참석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정당해산심판 사건의 최후변론이 25일 헌법재판소에서 진행된다.
이날 오전에는 사건 당사자인 법무부와 진보당이 제출한 증거들을 정리하고, 오후 2시부터는 양측 대표자인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직접 나서 최후변론을 한다.
지난 해 11월 정부가 진보당에 대한 해산심판 청구와 정당활동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이후 헌법재판소에서는 1년여 동안 증거 조사 등 심판 절차가 진행됐다.
이 사건에서 정부와 진보당이 제출한 서면 증거는 모두 8천여 건에 달할 정도로 방대했다. 심판 절차 초기에는 이에 대한 서증 조사가 진행됐는데, 정부가 제출한 서증 중 상당수는 증거로 채택되지 못하거나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증거 신청이 철회됐다.
이어 양측의 증인 신문이 진행됐다. 정부 측 증인으로는 북한 노동당 대남공작원 출신인 곽인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영환 ‘강철서신’ 저자,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의 국정원 프락치 이모 씨 등이 출석했고, 통합진보당 측 증인으로는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 등이 출석했다.
헌법재판소 심판 절차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증거 조사 과정에서 정부와 진보당은 진보당 강령과 활동 등의 위헌 여부를 둘러싸고 첨예한 공방을 벌였다. 최후변론에서도 황 장관과 이 대표는 그동안 다뤄졌던 쟁점들을 바탕으로 각자의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는 ‘진보당 민주주의’ 등 진보당의 강령 내용이 사실은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는 것이라며 위헌성을 제기했고, 진보당은 정부의 추측에 의한 주장에 불과하다며 반박했다. 또 정부는 내란음모 사건 등을 두고 진보당 구성원들을 ‘위헌 세력’으로 간주해 진보당을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진보당은 내란음모 사건은 국정원에 의해 조작된 것으로 내란음모 부분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며 정당과 관련 없는 개인적인 사건이라며 선을 그었다.
변론이 종결되면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평의를 열어 여러 증거를 토대로 진보당의 당헌과 강령, 활동 등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지 심리한다. 재판관 9명 중 7명 이상 심리에 참여해 6명 이상이 찬성하면 정당 해산을 선고할 수 있다.
지난 달 국정감사 당시 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이 올해 안에 선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어, 내달 중에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이 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정부가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때와 달리 여론이 달라진 점도 주목된다. 이번 사건이 정치적 사건인 만큼 여론의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함세웅 신부, 최병모 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 등 시민사회·종교·언론·정치권 등 각계를 대표하는 주요인사 10명의 제안으로 지난 6일 열린 원탁회의에서는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모았다. 국내외 법학전문가 및 헌법학자들도 그동안 토론회 등을 열고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 시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우리나라도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는 유럽평의회 산하 헌법자문기구인 베니스위원회 수장이 진보당 해산심판 사건에 대해 언급한 점도 유의미하다. 세계헌법재판회의 총회 참석차 지난 9월 방한했던 베니스위원회 지아니 부키키오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해산심판과 관련해 “위원회에서 제공한 가이드라인과 해외 사례를 참고한다면, 최선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당해산 요건과 관련해 국내외 법학전문가들은 정부의 통합진보당 해산심판 청구가 베니스위원회 지침에 위배된다고 지적해왔다.
통합진보당도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직선거 운동이 벌어지는 11~12월 박근혜 정부의 정당해산 시도에 맞선 총력투쟁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정당해산 반대, 민주주의 수호’ 시국선언도 전국 곳곳에서 준비하고 있다.

간접고용노동자의 외침 : 내가 전광판에 올라간 이유

[미디어 바로미터] 임정균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정책부장
입력 : 2014-11-24  18:07:10   노출 : 2014.11.25  13:40:26
임정균 희망연대노조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정책부장 |media@mediatoday.co.kr  
지난 12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소속 케이블설치기사 두 명이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 위에 올랐다. 원청 씨앤앰과 하청 업체의 계약 과정에서 고용승계가 되지 않아 일자리를 잃은 비정규직 109명의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전광판에 오른 두 명 중 한 명, 임정균씨가 미디어오늘에 자신의 심정이 담긴 글을 보내왔다. <편집자주>
이곳에 올라온 지 벌써 14일이 지났다. 처음 올라왔을 때의 마음과 지금의 마음은 변함이 없다.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우리들의 모습을 봐달라고, 살려달라고 외치는 모습에도 다른 이들이 우리 문제를 그저 순리처럼, 당연한 법칙처럼 여기는 것에 화가 났다. 힘없고 돈 없는 사람이 희생을 당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당연한 것으로 보였을까?
생태계 최고의 존재가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생태계 최고의 존재는 물과 풀이다. 물과 풀이 없다면 모든 생명은 존재할 수 없다. 이 사회의 물과 풀은 노동자다. 노동자가 없이 이 사회가 존재할 수 있을까. 자본은 본인들이 잘돼야 우리가 잘 되는 것처럼 교육시키고, 아직도 그렇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오염된 물과 죽어가는 풀을 먹는 동물들이 건강할까. 그 병든 동물을 먹는 또 다른 동물들은? 아주 쉬운 생각인데도 저들은 어렵게 설명한다.
씨앤앰은 업계 3위의, 240만 가입자로 구성된 케이블 방송이다. 씨앤앰의 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로 사모펀드다. MBK 파트너스는 2014년 씨앤앰을 매각하여 수익을 내려고 시도하였으나 매각이 잘 진행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소유한 건물의 매각을 시도하고 2013년에 체결한 단체협약 파기와 노동조합 탄압을 시작했다. 총 109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됐다. 
이는 씨앤앰 원청과 노동조합이 체결한 2013년도 단체협약과 노사상생협약을 파기하는 행동이었다. 노조는 물론 시민사회 각계각층과 지역사회까지 나서서 씨앤앰에 사태해결을 촉구해 왔으나 씨앤앰 경영진은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의 승인 없이는 이 문제에 대해 결정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하고 있다. 
결국 사모펀드 대주주인 MBK 파트너스의 ‘먹튀’ 의도와 씨앤앰 경영진들의 무책임한 태도가 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의 130여일이 넘는 노숙농성과 생존권 위협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2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5미터 고공농성에 돌입하게 됐다.
  
▲ 지난 18일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 소속 케이블설치기사 두 명이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 위에 올라간 모습이다. 이들은 원청 씨앤앰과 하청 업체의 계약 과정에서 고용승계가 되지 않아 일자리를 잃은 비정규직 109명의 복직을 요구하기 위해서 전광판에 올라갔다. 사진=이치열 기자
 
선진국에서 이렇게 해고를 쉽게 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 주장하면서도 이렇게 행동할 수 있는 이유는 규제가 없고, 있다 해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모펀드의 먹잇감으로 전락해버렸다. 우리 케이블방송 노동자들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했고 서로 간에 보이지 않는 배려도 있었다. 사모펀드가 이사회에 자리 잡고, 노동자 삶을 갉아 먹으면서 그것이 사라진 것 같다.
이러한 문제점을 먼저 인식한 것이 씨앤앰 정규직 지부였고 정규직 지부는 아웃소싱 된 비정규직 지부에게 같이 살자며 손을 내밀었다. 진심은 통했다. 난 이 과정을 처음부터 보았고 지금도 보고 있다. 고공농성 3일 차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점점 많은 대오와 조합원들이 모여들었다. 가슴 속에 불안과 미안함과 고마움이 터져 버려서 종일 울었다. 
8일차 되던 날 저녁문화제 때 씨엔앰 쟁의부장이 했던 말이 내 가슴을 후벼 판다. “아래는 저희가 지키고 있겠습니다. 위 두 분은 저희를 믿고 편히 쉬세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정규직지부가 있을까. 난 또 하나를 배웠다. 정규직지부와 비정규직지부가 같은 동지라고, 연대가 아니고 내 일이라고 말할 수 있는 노동조합이 얼마나 있을까.  
고공농성을 선택했을 때 나에 대한 원망, “왜 당신이여야만 하나” 물어보던 집사람에게 미안해서 말을 못했다. 내가 이 일을 해서 행복하다고, 그 누군가가 나라서 행복하고 마음이 편하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할 수 없었다.  
  
▲ 임정균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지부 정책부장

 
둘째 딸이 아빠 보고 싶다고 극성이란다. 음식을 먹을 때도 한두 개 정도는 아빠 줄 거라고 안 먹고 냉장고에 넣어둔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 들으면 내가 너무 밉고 심장이 아프다. 다른 표현을 못하겠다. 정말 아프니까.
MBK와 씨엔엠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까지의 싸움의 방식이 기다림과 대화였다면 지금부터의 싸움은 육탄전이다. 둘 다 죽느냐 아니면 같이 사느냐 선택의 기로에 놓인 싸움이다. MBK와 씨앤앰이 이 점을 알았으면 한다.

"이준석 선장, 살인죄보다 비밀 알아내는 게 더 중요"


14.11.25 14:06l최종 업데이트 14.11.25 14:06l



세월은 유수와 같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7개월이 흘렀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시계는 아직도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에서 멈춰져 있다. 어디 유가족뿐이랴.

지난 7일 미흡하지만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됐다. 그러나 유가족과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서명운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특별법이 제정됐는데도 서명운동을 계속하는 이유가 궁금해 지난 19일 박래군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을 만났다. 인터뷰는 그가 소장으로 있는 인권재단 '사람' 사무실에서 했다. 다음은 박 공동운영위원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특별법 제정됐다고 세월호 일단락?
기사 관련 사진
▲  지난 1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세월호희생자 농성장 앞에서 열린 세월호참사진상규명을위한 범국민서명호소 기자회견에서 눈물 흘리는 유가족들 뒤로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 사진이 보이고 있다.
ⓒ 이희훈

- 지난 14일 세월호참사가족대책위와 함께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가 기자회견을 열어 세월호 서명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어요. 특별법 제정으로 세월호가 일단락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날 기자회견에서 가족 대책위는 서명운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어요. 세월호 서명은 600만 명 정도 모였는데 그건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이었고 특별법은 제정됐잖아요. 하지만 저희가 처음에 천만 명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특별법이 제정되더라도 국민들이 계속 관심을 갖고 진상규명이 될 수 있게 서명을 받자는 제안이 있었어요. 

특별법은 여러 가지 한계도 있고 미완이지만 우리가 노력해서 만든 거잖아요. 특별법 제정으로 세월호 참사가 일단락된 것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인 거죠. 특별법에 의해 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가 시작된 거죠. 이제 본 게임이 시작된 겁니다. 사람들이 '특별법이 제정됐으니 끝났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 모르고 오해하는 겁니다. 

특별법이 제정되고 나서도 12월 말까지 시행령도 만들고  특별법에 의해 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해요. 그리고 1월 1일 특별법이 발효되면 그때부터 진상규명을 위한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거죠. 그래서 특별법 제정으로 세월호가 일단락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아주 잘못된 생각이에요. 그래서 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위원회가 잘 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 그럼 언제까지 하실 건가요?
"천만 명이 목표니까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하자는 거죠. 또, 목표를 초과하더라도 진상규명이 될 때까지 서명은 계속해 갈 수 있지요. 그리고 진상규명 활동을 위원회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시민들이 관심 갖고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 그 자리에서 박 운영위원장께서 "'4·16지킴이'를 모으겠다"고 하셨는데 '4·16지킴이'를 모으는 취지는 무엇인가요?
"서명자가 600만 명이지만 그 사람들이 다 여기에만 관심을 가질 수 없잖아요. 그래서 그중에 의지가 있고 적극적인 사람들에게 '4·16지킴이'를 시키자는 거죠. 진상규명될 때까지 함께 하겠다고 구체적인 실천들을 적극적으로 하는 이들이 '4·16지킴이'입니다. 

그리고 세월호 국민진상조사단을 12월에 정부와는 별개로 만들 거예요. 4·16지킴이들은 조사단이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제안도 해야 하고 조사단을 끌고 갈 겁니다. 각계 대표들과 시민대표들을 모아 국민진상조사단을 만들고 여기는 지속적으로 여론을 환기하고 위원회를 감시하고 잘 갈 수 있도록 격려할 겁니다. 또 국민들이 바라는 진상규명 과제들을 제시하고, 국민들의 제보도 받는 일을 해가는 거죠. 그걸 국민대책회의가 꾸리는 중입니다. 그러면서 국민진상조사단이 연말연초에 전국을 돌면서 시군구 단위의 지역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입니다."

-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진상조사단'을 말씀하셨는데 아무 힘도 없는 '민간진상조사단'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특별법으로 위원회가 만들어지면 '위원회가 알아서 하겠지'라며 사람들의 관심이 떨어져요. 그렇게 되면 특별법도 미흡한데 지금 권한을 가지고 제대로 조사를 할 수 없어요. 국민들이 지속적으로 관심 갖고 지켜보고 여론이 살아서 정치적 이슈로 유지돼야만 위원회가 힘을 발휘할 수 있거든요.

분명히 정부는 위원회 조사활동에 비협조로 나올 겁니다. 이럴 때는 국민들이 필요하면 집회도 하고 농성도 하면서 뚫고 가야 하거든요. 국민진상조사단을 만들어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활동을 해가는 거죠. 그렇게 될 때 위원회가 힘 받아서 조사 작업을 잘할 수 있지요. 

위원회 조사기간이 짧은데 필요하면 기간을 연장해야 해요. 그러려면 법이 개정되어야 하지요. 그리고 우리가 수사권과 기소권을 계속 얘기했는데 이게 없어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것도 법을 개정해서 수사권과 기소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해요. 그러다 보면 사람들이 계속 관심을 갖고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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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래군 세월호 참사 국민 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 이영광

-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는 어떻게 시작되었어요?
"세월호 참사가 나고 다 힘들었잖아요. 그 큰 배가 침몰하게 되는 과정도 석연치 않았고, 침몰한 배에서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명도 구조를 못했고... 지켜보는 것도 힘들던 나날을 보내면서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논의를 시작했어요.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이들이 전국의 단체에 제안해서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를 5월에 구성하게 됐지요. 국민대책회의를 만들어서 가족들과 함께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운동과 농성, 집회 등의 활동을 해왔어요. 이 싸움에서는 유가족들이 앞장서서 해왔지만 저희가 거기에 보조를 맞춰서 국민대책회의라는 틀을 이용해서 여론을 모아내는 작업들을 했죠."

- 참사 소식은 어떻게 들으셨어요?
"저는 그날 참사가 일어난 줄을 몰랐다가 행사를 앞두고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때 사람들이 말해주더라고요. 그리고 뉴스에 전원 구조됐다고 해서 '잘 됐다, 우리나라도 구조 실력이 선진국 수준이네'하는 말까지 나누었지요. 그리고 2시간 뒤에 행사가 끝나고 확인해 보니 그게 오보였다는 거예요. 그때는 세월호에 몇 명이 탑승했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우왕좌왕이고 혼란스러웠지요." 

- 국민대책회의가 만들어진 지도 6개월이지났는데 활동을 평가하자면요?
"저희가 잘한 것도 있지만 부족한 것도 많아요. 먼저 잘한 것은 유가족들이 이런 싸움을 해본 적이 없잖아요. 물론 유가족이 의사결정을 다 하지만 그런 것을 옆에서 도와주고 같이 보조를 맞추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시민들이 모이고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들을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는 성과인 것 같아요. 

유가족과 함께 한 싸움의 결과로 악조건 속에서도 특별법을 제정해 냈지요. 지금은 유가족과 함께 전국을 돌면서 국민간담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흩어져 있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 활동해온 단위들을 만나고, 모아내는 작업을 하는 거지요. 이렇게 역량을 모아서 지속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 정치적인 상황도 굉장히 안 좋았고 시민사회운동의 상황도 안 좋았어요. 애초부터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지요. 정치권을 강력하게 압박할 수 있는 힘을 모아내지 못했죠. 그게 '청와대로 가자'고 해서 되는 건 아니거든요. 저희가 힘이 별로 없죠. 그런 것으로 인해 국민 대책회의가 힘들을 모아 정치권을 압박하는 행동을 못한 건 저희 한계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운 생각이 들지만 어쨌든 광범위하게 사람들을 모으려는 힘으로 지금까지 온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군인 출신들로 국민안전처 만들고... 박근혜 정부 못 믿어

- 참사가 일어난 지 7개월이 흘렀어요. 참사 때는 모든 국민이 세월호 이전과 이후는 달라져야 한다고 했지만 7개월이 흐른 지금 무엇이 달라졌는지 모르겠어요. 그 원인을 뭐라고 보세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했지만 우리들은 마음이 굉장히 급해요. 참사 이후 겉으로 보기엔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고 겨우 특별법 하나 만들었어요. 그래서 이제 특별법이 시행되면 위원회가 진상규명할 뿐만 아니라 우리사회가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되어 있거든요. 이런 작업들이 진행되어야지 이후에 세월호 참사와는 다른 나라를 만드는 거죠. 

겉으로 보기엔 똑같지만 참사 때 많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나와 촛불을 들었는데, 지금은 더러 지친 사람도 있어요. 그렇지만 앞으로 위원회가 조사작업을 하며 성과를 내고 국민진상조사단과 '4·16지킴이'가 역할을 해나가면서 우리사회를 바꿔갈 거예요. 사람들의 생각은 많이 바뀌어 있어요. 세월호 참사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야만적인가, 위험사회인가를 확인했고 뭔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여전히 있어요. 그것을 어떻게 구체적인 대안까지 찾아가면서 만들어 가느냐는 아직 손에 쥔 것이 없어서 앞으로 과제죠."

- 정부와 정치권은 어떻게 보세요?
"정부와 정치권은 신뢰할 수 없잖아요. 정부에 기대서 우리 사회를 안전 사회로 만드는 건 불가능해요. 박근혜 정부가 국민안전처를 신설했는데 엉망이라는 게 드러나고 있잖아요. 왜냐면 군인 출신들을 임명한다든지 하면서… 사실 그게 국가의 안전과 안보가 다른데 정부는 군대식 안전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이런 식으로는 안전 사회로 갈 수 없죠. 

특별법 제정 과정에서 다 드러났지만 정치권도 인식 자체가 수준 낮은 거죠. 국민들처럼 고민하지 않아요. 특히 새누리당은 자꾸 본질을 흐리게 만들고, 가급적 정부, 특히 대통령에게 책임이 돌아가는 걸 봉쇄하려고 부정적인 역할만 해왔죠. 그래서 4월 16일 이전과 다른 사회를 만드는 일은 국민들이 스스로 대안을 만들어 가지 않으면 안 돼요. 그러지 않으면 우리 미래는 너무 암담해요. 

저는 세월호 참사가 304명이나 희생되면서 우리 사회에 준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요. 304명이 수장되는 걸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우리, 그리고 믿을 수 없는 정부와 무책임한 정치권을 확인했잖아요. 이렇게 됐을 때 이것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 힘들이 절박한 마음을 가진 국민들이 요구하고 행동할 때만 나온다고 생각해요."

- 지난 11일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을 중단해 달라고 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실종자 가족들이 지금 굉장히 힘든 상황이에요. 9명이 아직도 못 돌아오고 있는데 정부에서 계속 압박을 해가면서 실종자 수색을 포기하도록 만들었어요. 수색을 포기하는 대신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로부터 인양 약속을 받아낸 거잖아요. 18일 가족들이 팽목항에서 '인양할 때까지 팽목항을 지키겠다'는 기자회견을 했어요. 인양이 필요한 이유는 실종자 수색하는 부분도 있지만 세월호 자체가 증거잖아요.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인양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인양할 때까지 거길 지키겠다고 하는데 정부여당은 이미 인양을 포기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지요. 이런 정부에 맞서서 국민적 운동을 벌여 세월호를 인양하게 해야 합니다. 때문에 국민대책회의는 12월 6~7일 기다림의 버스를 타고 팽목항에 가서 여론을 불러  일으키려고 합니다. 그래서 팽목항을 지키면서 인양을 압박할 생각이죠."

"세월호 참사, 단순한 사고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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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고인석에 앉은 이준석 선장 11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세월호 선원 15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이준석 선장이 체념한 듯 침통한 표정으로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지난 11일 세월호 선원들에 대한 선고 공판이 있었잖아요. 이준석 선장에겐 살인죄가 적용 안 되어 논란인데.
"저는 이 선장의 살인죄 적용 문제보다는 이 선장이 숨기고 있는 것들을 말하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사람이 알고 있는 비밀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는 데에 필요해요. 이 사람을 살인죄 적용해서 사형을 선고하면 후련하겠지만 이 사람이 입을 다물면 여러 가지 진실규명은 어려워지기 때문이에요. 이 선장뿐만 아니라 선원들도 진실을 말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들은 뭐가 무서운지 밝히지 않고 있어요.

이 선장은 계약직이었어요. 15일 밤에 출항할 때 안개가 많았지만 강행했어요. 그리고 배가 침몰하는 과정에서도 승객들에게는 가만히 있으라고 하고는 자기만 빠져나왔어요. 또, 해경은 현행범인 선원들은 모텔에서 재우고 이 선장은 해경 아파트에서 재웠잖아요. 그때 2시간 동안 CCTV가 삭제됐고요. 무언가 숨겨야 할 게 없다면 이런 이해 못할 일이 일어나지 않겠지요. 이런 부분에 대해 입을 열어야죠. 그게 본인이나 진실규명을 위해서도 좋죠."

- 그럼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고 보세요?
"네. 단순한 사고는 아니라고 봐요. 물론 음모론으로 가고 싶진 않아요. 그러나 투명한 게 없어서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어요. 검찰은 기본적인 수사도 안했어요. 뭐냐면 항적도를 복원했어야 하는데 항적도를 복원한 건 유가족들이에요. 즉, 항적도을 복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짜맞추기 수사를 했다는 거예요. 그래서 애초에 각본을 짠 대로 정부를 성역으로 보호하고 책임을 묻지 않으려는 거죠. 

우선 침몰 원인이 과적에 의한 급변침이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이었는지, 그리고 왜 구조를 안했는지가 가장 큰 의문이잖아요. 그리고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가 국정원이라는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이에 대해서 의지를 갖고 수사를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갔지요. 이런 걸 밝혀야죠."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이영광의 언론, 그리고 방송이야기'(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