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7일 일요일

최고 사전투표율? 조선 “우파 재결집” 한겨레 “정권 심판”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대통령은 국민이 왜 화를 내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일파만파 대파 논란’… 동아 “야당 공세 탓하기 전에 대통령 과거 되돌아봐야”

세월호 10주기 앞두고 특집 기사 통해 희생자·유가족·기록자 조명한 언론

기자명박재령 기자

  • 입력 2024.04.08 07:31

  • 수정 2024.04.0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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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5일 오전 부산시 강서구 명지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사전투표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율이 31.28%로 역대 총선 최고를 기록한 것을 놓고 언론의 해석이 엇갈린다. 조선일보는 논설위원 칼럼을 통해 “우파의 재역전 결집 현상”이라 했고 한겨레는 1면 상단에 “정권심판론, 막판까지 모든 이슈 ‘압도’” 기사를 냈다. 동아일보는 정치권 취재를 종합해 야당 ‘130여~150여석’, 여당 ‘80여~100여석’의 수치를 제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에서 전체 유권자 4428만 11명 가운데 1384만 9043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2020년 21대 총선(26.69%)보다 4.59%p 높은 수치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41.19%)이었고 전북(38.46%), 광주(38.00%), 세종(36.80%)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25.60%를 기록한 대구였다.

조선일보 “파우치백과 대파보단 일부 야권 후보들의 공정과 상식의 파멸”

김광일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8일 칼럼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에서 “만약 이재명과 조국이 입법부 주도권을 장악하게 되면 십중팔구 원수를 갚으려 할 것”이라며 “원수를 갚는다. 이 말처럼 사악하면서도 강력한 에너지를 분출하는 슬로건도 없다”고 했다.

김 논설위원은 “범죄 혐의자인 그들이 응분의 대가로 치러야 했던 수사와 재판 과정을 탄압과 고난으로 분칠하면서 새 세상을 맞은 팔뚝 완장을 으스댈 것”이라며 “당장 초여름부터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비롯한 두어 개 특검법 발의, 국정조사 발동, 국무위원 해임안, 탄핵안 발의 그리고 가을쯤 선제적 개헌안을 꺼내려 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총선 최고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은 ‘우파의 재역전 결집 현상’이라고 봤다. 김 논설위원은 “막판에 김준혁 양문석 공영운 박은정 같은 야권 후보가 전대미문의 극단적 망언, 위법적 사기 대출, 내로남불 대물림, 40억 전관예우로 국민의 성정에 엄청난 상처를 내면서 우파의 재역전 결집 현상을 불러오고 있다”며 “이재명과 조국이 유세장에서 흔들어대고 있는 파우치백과 대파보다는 김·양·공·박이 밑뿌리부터 흔들어버린 공정과 상식의 파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봐야 옳다”고 했다.

한겨레는 8일 1면 <정치심판론, 막판까지 모든 이슈 ‘압도’> 기사에서 “여야가 각자의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론조사 등에서 나타난 이번 선거의 강력한 특징은 ‘정권 심판론’이 모든 정책과 이슈를 압도하는 사실상 유일 구도로 흘러왔다는 점”이라고 했다.

▲ 8일자 한겨레 1면.

이어 “야당 심판론은 정권 심판론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갤럽이 3월26~28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무선전화로 조사원 인터뷰한 결과에서 ‘정부 지원론’이 40%, ‘정부 견제론’이 49% 나온 것을 인용했다.

최혜정 한겨레 논설위원은 칼럼 <윤 대통령은 아직도 모른다>에서 “대국민 담화(4월1일)에서 확인됐듯이 윤 대통령은 그저 억울할 뿐 국민이 왜 화를 내는지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이번 선거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윤 대통령이다. 민심의 심판대 위에서 윤 대통령이 ‘국민의 힘’을 확인할 시간”이라고 했다.

“다 갖다 붙인 가격으로 할인판매 하는 하나로마트 방문이 적절한가”

동아일보는 8일 1면에 <민주 “130여∼150여석” 국힘 “80여∼100여석”> 기사를 냈다. 각 당의 시도당 및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핵심 관계자를 동아일보가 취재해 취합한 결과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확실한 우세를 점한 지역구 76곳에 경합 우세 지역을 24곳으로 보고 있었고, 민주당 내부는 경합 우세 지역 등을 포함하면 최소 약 130석에서 최대 150석 플러스알파(+α)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양당 모두 사전투표를 계기로 각 당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전국 박빙 지역이 늘어난 것으로 봤다”고 전했다.

▲ 8일자 동아일보 1면 기사.

천광암 동아일보 논설주간은 ‘대파 논란’을 짚으며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칼럼 <일파만파 대파 논란>에서 천 논설주간은 “윤 대통령과 여당으로선 억울한 점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야당이 대파를 앞세워 ‘민생실패’ 공세를 하기에 앞서 자신의 과거를 한 번쯤 되돌아봐야 하는 것도 맞다”고 했다.

천 논설주간은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내용이 “서민들의 삶과는 무관한 중장기 ‘토건 이슈’가 주를 이뤘다”고 평했다. ‘메시지 관리’ 측면에선 “지난달 18일 윤 대통령이 하나로마트를 방문한 취지는 ‘장바구니 물가 현장 점검’이다. 그런 현장으로 정부의 납품단가 지원액, 농협 자체 할인, 정부 할인쿠폰을 다 갖다 붙인 가격으로 서울 시내 최저가 수준으로 할인판매를 하는 하나로마트 양재점이 적절한가”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10주기 “사회적 기억 만들기 위해 무수한 일들 해왔다”

오는 16일 세월호 10주기를 앞두고 언론이 참사 희생자들과 남은 자들을 조명했다.

경향신문은 △4·16가족나눔봉사단 △희생자 이창현군 아버지 이남석씨 △생존자 김주희씨 △잠수사 전광근·황병주씨 등을 인터뷰했다. 경제논리에 따라 예산을 삭감하는 재정당국과, 국가배상 책임을 위해 법정 투쟁을 벌이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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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도 ‘열번째 다시, 봄’ 기획을 통해 <특조위·선조위·사참위… ‘미완’으로 끝난 세 번의 진상규명>, <보수정부 방해·음모론에 발목 잡혀… “그래도 진실에 한걸음”>, <‘전원 구조’ 오보, 국민·유가족 갈라치기… 부끄럼 몰랐던 언론> 등의 기사를 냈다.

▲ 8일자 한국일보 20면 기사.

한국일보도 <“세월호는 여전히 진행 중… 더 이상 고유명사 아니다”> 기사에서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 6인을 인터뷰했다. 한국일보는 “작가들에게 세월호 참사는 더 이상 고유 명사가 아니”라며 “지난 10년 동안 세월호 가족들과 시민들이 타인의 고통에 기꺼이 마음을 내고 참사를 사회적 기억으로 만들기 위해 무수한 일들을 해 왔다고 증언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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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판세] 총선 최고 사전투표율, '범야권 200석' 가능할까

 

경합 50여곳, 최종 승패 좌우...정권심판 강력-여권 개헌저지 호소, 평론가들 예상 의석 전망

24.04.08 06:51l최종 업데이트 24.04.08 06:51l

곽우신(gorapakr)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6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1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유권자들이 줄을 서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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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율 31.28%.'

4년 전인 제21대 총선 사전투표율(26.69%)는 물론이고 역대 총선 사전투표율 중 가장 뜨거웠다. 국민의힘이 압승했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사전투표율(20.62%) 보다 높았고, 윤석열 대통령이 0.73%p차로 신승한 제20대 대통령 선거(36.93%) 보다는 낮았다.

거대 양당은 이번 사전투표율을 각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했다. 국민의힘은 박정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장 명의로 "이번 총선의 국민적 염원이 모여 국민의힘을 향한 결집을 이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공보본부 강선우 대변인은 "역대 총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이 브리핑했던 "사전투표율 31.3% 목표"가 들어맞으면서 고무되는 분위기이다. 김 실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죄송하다. 사전투표율 조작설에 휘말렸다"라며 "31.3, 화이팅"이라고 적기도 했다.

[공표된 여론조사 종합 판세]

여야 경합 48, 국힘 우세 45-경합우세 14, 민주 우세 71-경합 우세 73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 상임공동선대위원장, 한동훈(오른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

ⓒ 김보성,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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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깜깜이 기간 이전인 3일까지 조사되고 공표된 각 지역구 여론조사들을 종합한 결과 국민의힘 우세 45곳-경합 우세 14곳, 민주당 우세 71곳- 경합 우세 73곳으로 집계됐다. 여야 경합 지역은 총 48곳이었고, 그 외에 새로운미래, 진보당, 무소속 우세 지역이 각각 1곳이었다. 양당이 우세와 경합 우세를 모두 차지한다고 가정할 경우, 59대 144로 민주당의 명확한 우위가 확인된다. 경합지역을 반반씩 차지할 것으로 가정하면 지역구는 83대 168로 유추 해석할 수 있다.

지난 4일 각당이 발표한 자체 판세 분석 결과 국힘은 우세 82곳-경합 55곳을 제시하고, 민주당은 우세 110곳-경합49곳을 꼽았다. 각당의 예측치에서 경합을 반반씩 차지할 것으로 가정하면 국힘은 105곳, 민주당은 135곳이다.

하지만 속단은 이르다. 이번 총선 판세는 주요 국면마다 크게 요동쳤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지지도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고 '정권심판론' 여론도 꾸준히 높았지만, 민주당의 공천 파동으로 한때 야권 분위기가 크게 꺾였고, 이후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언급과 이종접 전 국방부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되어 출국하는 과정을 거치며 여권의 분위기가 고꾸라졌다.

이런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등장하며 정권심판론에 불이 붙었다. 일각에서 '범야권 200석' 전망이 나올 정도로 대세가 굳어지는 듯했지만, 민주당 후보들의 잇따른 설화와 의혹이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이를 집중적으로 공략함과 동시에 개헌 저지선 확보를 위한 읍소에 나섰다. 국힘 내부에서는 보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여권이 바닥을 찍고 다시 야권을 추격하는 모양새가 만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게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까지의 대체적인 흐름이다. 경합지역을 중심으로 여권의 '뒤집기'냐 야권의 '굳히기'냐에 따라 최종 판세가 판가름 나게 됐다.

역대급 사전투표율은 이번 총선의 결과를 예고하는 실마리가 될까? <오마이뉴스>는 총선 본투표를 단 이틀 남기고, 여론조사 전문가들과 정치평론가들의 예측치를 종합해 판세를 가늠해봤다.

[야권 승리-국민의힘 개헌선 무너지나]

김준일 "범야권 185석, 국힘 97석 안팎"

장성철 "범야권 200석, 국힘 103석보다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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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현안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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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전부터 야권의 승리를 예측했던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국민의힘 100석 '언더(아래)' 가능성이 높아졌다"라며 "지금은 한 97석 안팎으로 나올 것이라고 본다"라고 예상했다. 범야권은 185석을 기준으로 약간의 변동이 있을 것으로 봤다. 

근거는 사전투표율이었다. 그는 "투표율이 68%를 넘으면 국민의힘 100석 아래로 갈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해왔는데, 31.28%의 사전 투표율 대입해보면 최종투표율이 70% 안팎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4년부터 사전투표율과 본투표율의 경향을 따져봤을 때 "사전투표율과 최종투표율 격차는 대략 40%p 정도 난다"라며 "이번에 그 격차가 좀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60%대 후반이고, 지금까지 패턴이라면 70%대 초반"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투표의 열기가 높다는 뜻이며, 그렇다면 그 투표를 지배하는 정서가 무엇인지를 봐야한다"면서 "예컨대 지난번 대선에서는 소위 말하는 '문재인 정권 심판'과 '이재명 비토' 열기가 상당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역대 최고 투표율을 찍고도 이재명 후보가 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를 종합해 봤을 때 총선의 성격을 '정권심판' 혹은 '정권견제'로 규정했다. "정권심판론과 정권안정론의 격차가 10%p 이상 난다"면서 "유권자들이 이 비율대로 투표장에 나온다는 건데, 국민의힘이 원래 가지고 있었던 접전지들을 민주당에 내줄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뜻"이라는 내다봤다.

장성철 공감과논쟁정책센터 소장 역시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다. 그는 "여전히 200석(범야권)대 100석(범여권)으로 본다"라며 "국민의힘이 지난번 총선보다 더 많은 의석(103석)을 얻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그는 "부산에서도 수영구와 연제구가 그렇고, 경남에서도 진해라든지 다른 곳 몇 군데는 되게 어려워 보인다. 경기도에서도 분당갑을은 좀 위험하다"라며 "지난번보다 지역구(84석)에서 더 많은 의석을 얻기 어렵고, 비례 정당투표에서도 비례표가 분산되기 때문에 지난 총선의 19석보다 덜 얻게 될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전투표율 역시 "정권 심판론이 반영된 투표율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며 "이전보다 보수층이 더 많이 사전투표소에 나오기는 했겠지만, 기본적으로 사전투표는 진보 진영이 더 많이 한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보수쪽에서 '이재명하고 조국을 심판하자'라는 분노가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권에 대한 분노가 더 커 보인다"라며 "고고하게 흐르는 프레임과 흐름은 '정권심판'"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의 방증으로 그는 7일 있었던 권성동·나경원·윤상현 후보 등 국민의힘 중진들의 잇따른 기자회견을 거론했다. "개헌 저지선이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을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보고를 통해서나 혹은 직감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에, '개헌 저지선만 지켜달라'라고 캠페인을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120석을 얻을 수 있다고 하면, 굳이 저런 캠페인을 할 이유가 없다. 본인들이 상당히 어렵다라는 걸 자인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신중론- 민주당 우세이지만 보수층도 결집]

이강윤 "민주당 단독 과반 가능, 국힘 105-120석"

김대진 조원C&I 대표 "민주당 140~155석, 국힘 110~130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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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벽보 제출 마감일인 3월 27일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부산 지역 후보 선거 벽보를 정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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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았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사전투표율은 지속적으로 10년째 높아지고 있고, 원래 사전투표는 호남지역이 높았아서 (이전 사전투표에 비해) 특이한 점은 없는 것 같다"라며 "여야 누가 유리 혹은 불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야당의 우세라는 구도 자체가 역전되지는 않았지만, 여권도 바닥을 치고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에 섣불리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이강윤 정치평론가 역시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더이상 뉴스도 아닐뿐더러, 사전투표율만 가지고 어느 특정 정당에 유리하다 혹은 불리하다는 말을 하기도 어렵다"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이 조금 더 많이 사전투표소에 나가기는 했겠지만, 뚜렷한 경향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거대 양당의 몫은 합쳐서 280석 정도이고, 조국혁신당을 포함한 다른 정당들이 나머지를 가져갈 것으로 본다. 이 파이 자체는 불변일 것"이라며 "민주당의 단독 과반은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100석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국힘의) 105~120석 정도 예측한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모든 선거 때 지지층의 막판 결집은 당연한 것이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보수 여권측 지지자들의 결집 동인이 더 강하다"라며 "'범야권 200석'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나서서 '우리가 어렵다, 나를 사라지지 않게 해달라'라고 말한 게 국민의힘 지지층을 긴장하게 만들었다"라고 짚었다. 또한 공영운, 김준혁, 양문석 등 민주당 후보들의 논란이 언론에 집중적으로 조명된 점 역시 지적했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이사는 "사전투표율의 총선 영향이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사전투표율이냐 총투표율이 높다고 민주당한테 무조건 유리하냐? 그렇게 말할 수도 없다"라며 "지난 대선 때는 사전투표율이 높았지만 민주당이 졌고,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는 투표율이 낮았지만 민주당이 이겼다"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지금은 민주당의 미세한 우세를 반영했다는 정도이다. 오히려 투표율이 극단적으로 높아지면 '알 수 없다'가 된다"라고 봤다.

김대진 조원C&I 대표는 "높은 사전투표율로 야권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은 맞지만, 반대로 본투표 때 보수가 더 결집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면밀히 봐야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현재 상태에서 민주당은 140~155석 정도의 의석수가 유지되고 있고, 국민의힘은 110~130석을 계속 왔다갔다 하고 있다"라며 "국민의힘이 격전지에서 모두 패할 경우에는 민주당이 170석을 넘겠지만, 길고 짧은 건 끝가지 가봐야 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비통계적' 요소들을 언급했는데 "지금의 여론조사 환경이 굉장히 어려워져 가고 있다. 안심번호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안심번호에 들어가는 '알뜰폰' 사용자들도 엄청 많아졌다"면서 "20대와 30대의 경우, 그 중에서 특히 여권 지지 성향의 젊은층일 경우 여론조사에 잘 잡히지 않는다. 조사에 포함되지 못하는 여론들이 분명히 있다. 민주당의 우세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몇 석으로 이길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여권 승리- 국민의힘 제1당 탈환]

엄경영 "여론조사 진보 과표집...국힘 과반, 민주당 130석, 조국혁신당 13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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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 풍덕천사거리에서 시민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부승찬 후보 지원 유세를 보고 있다. 2024.4.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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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말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170석'을 예측했던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의석수를 조정하기는 했지만, 평론가들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여전히 여권의 승리를 점쳤다. 엄 소장은 "사전투표율이 높은 것은 우선 지금까지의 추세가 그렇고, 또 본투표와의 분산투표 성격을 갖게 된 게 가장 큰 요인"이라고 봤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사실상 처음으로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사전투표에 보수도 가세했다. 오히려 이번 사전투표는 보수 쪽에 좀 더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라며 "지금은 양 진영의 총결집 상태가 예상되기 때문에, 사전투표율만 갖고 어느 정당에 유리하다고 판단하기는 좀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총선 최종투표율을 "65% 정도"라고 예상하며, 이 역시 여권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요소로 짚었다. "총투표율이 높으려면 2030세대도 투표에 가세해야 하는데, 다른 세대들이 결집하는 데 반해 2030세대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라며 "지금은 60대 이상과 4050세대의 투표 전쟁"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직전까지 시행된 여러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우위를 차지하는 것을 일종의 '과표집'으로 봤다.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형성된 강력한 팬덤이 여론을 주도하고 적극적으로 응답에 나서면서 실제 여론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오차범위 내 경합지역의 경우 국민의힘이 차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

엄 소장은 "국민의힘이 과반을 얻고, 민주당은 비례정당과 합쳐서 130석 정도 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조국혁신당은 13석 안팎, 기타 군소정당 소속이 나머지"라고 예상했다. 다만, 투표 의향을 결정하지 못한 채 미온적인 2030세대가 남은 기간 동안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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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까지 정권심판론…모든 정책·이슈 ‘압도’

 

총선 D-2

‘윤 정부 견제’ 여론 갈수록 거세
야당 후보 막말 악재에도 견고

  • 수정 2024-04-08 08:48
  • 등록 2024-04-08 05:00
22대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명지1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2대 총선 사전투표가 시작된 5일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명지1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4·10 총선을 사흘 앞둔 7일에도 여당과 야당은 ‘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격렬하게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야권 200석 독재를 막아달라”고 호소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회초리를 들어달라”고 했다. 여야가 각자의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지만, 여론조사 등에서 나타난 이번 선거의 강력한 특징은 ‘정권 심판론’이 모든 정책과 이슈를 압도하는 사실상 유일 구도로 흘러왔다는 점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민을 거역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지난 2년간 국민들이 투표하고 싶어서 미칠 지경이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아니냐”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번 총선 선거운동에서 야당들의 메시지는 일관되게 “윤석열 정권 심판”이었다.

이에 맞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범죄자들의 독재를 막아달라”며 막판 표 결집에 나섰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에게 ‘범죄자’라는 딱지를 붙여 ‘이·조 심판론’을 이어간 것이다. 한 위원장은 조국혁신당의 ‘사회권 선진국’ 공약을 두고 “조국식 사회주의”라며 색깔 공세도 계속했다.

하지만 야당 심판론은 정권 심판론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3월26~28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무선전화로 조사원 인터뷰한 결과를 보면 ‘정부 지원론’이 40%, ‘정부 견제론’이 49%였다. 당시는 김준혁 후보(경기 수원정)의 막말 논란과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의 편법대출 의혹 등 민주당의 ‘후보 리스크’로 여론이 들끓던 때였지만, 정부 견제론이 지원론을 앞서는 흐름은 뒤집지 못했다. 앞서 지난 2~3월 민주당의 공천 파동 때도 마찬가지였다.

녹색정의당이 “윤석열 대통령 국민소환제”를,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검찰독재 정권 조기 종식”을 외치는 등 야권이 윤 대통령 퇴진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주저하지 않는 것 또한 강력한 정권 심판론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연일 히틀러를 언급하면서 ‘야당 독재’를 막아달라고 호소하는 것도 이런 정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정권 심판’은 선거 때마다 야당의 주요 슬로건이지만 실제로 통한 적은 많지 않다. 참여정부 때인 2004년 제17대 총선에서 여당인 열린우리당이 152석의 압승을 거둔 이후, 대체로 총선은 여당의 승리였다. 야당인 민주당이 정권 심판 대신 ‘경제민주화’를 앞세우고, 제3당인 국민의당이 등장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석 차로 민주당에 뒤진 게 유일한 여당 패배 사례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는 정권 심판론이 공약 논쟁과 네거티브 공방 등을 제압해왔고, 선거 막판에 더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대선을 치른 지 2년이 지나도록 윤석열 대통령의 맞상대였던 이재명 대표가 건재해 이번 총선이 일종의 ‘대선 시즌 2’로 진행된 가운데, 정권 심판론은 지난달 조국혁신당의 창당과 함께 재점화했다. 이종섭 전 주오스트레일리아(호주) 대사의 ‘도피’ 논란은 불붙기 시작한 정권 심판론의 결정적 기폭제가 됐고, 이후 윤 대통령의 ‘대파 한 단 875원’ 발언이 추가로 기름을 부었다.

이관후 건국대 상허교양대학 교수는 ‘대파 875원’ 발언을 두고 “지표상으로 드러난 경제가 아니라 ‘대파’라는 상징적 장면을 통해 민생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게 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의-정 갈등’을 풀어가는 모습도 정권 심판론의 땔감이 됐다는 지적도 있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의대 증원 숫자 고수 의지를 피력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로, 여당에 표를 주면 대통령의 이런 기조가 더 강해질 것이란 인상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사이 야당발 악재들도 있었지만 정권 심판론을 누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 공천 파동이나 막말 논란 등은 ‘표층 프레임’인 반면, 정권 심판론은 눈에 보이지 않던 ‘심층 프레임’”이라며 “심층 프레임은 흔들리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정권 심판론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상황에서, 삶과 직결된 정책들이 제대로 토론·검증되지 못하는 것은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기후위기 시대에 기후 의제가 완전히 사라진 선거, 정책이 완전히 사라지는 선거, 양당의 주류 교체와 도덕성 검증 논란만으로 채워진 암울한 총선 판”이라고 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강재구 기자 j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