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2일 월요일

충청도 사투리로 대충 말해도 웃겨 죽겠대요

 


드라마 <소년시대> 때문에 생각해 본 내 고향 충청도식 화법... 미지근해도 좋아
24.01.22 19:57l최종 업데이트 24.01.22 19:57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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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도. 오랫동안 내 고향은 그렇게 불렸다. 돌 굴러가는 사람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해 "돌 굴러가유~"를 느릿하게 말하는 충청도인 이야기도 유명하다.

그밖에도 드라마에 등장하는 가사도우미의 고향은 대부분 충청도였다. 대중매체가 각인시킨 것일 수도 있지만 어리숙한 하층민의 대표로 충청도 사람이 언급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내 고향이 충청도라는 게 그다지 자랑스럽지 않았다. 뭔가 미지근하다고 해야 할까.

사투리도 별로였다. 모름지기 사투리라면 전라도나 경상도 같이 표준어와는 확연히 달라야 하는 게 아닌가. 그런 면에서 충청도 사투리는 사투리라기보다는 그냥 하나의 말투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도 무척 멋이 없는 말투 말이다.

물론 외지인과 교류하며 내 생각이 틀렸다는 걸 알게 됐다. 중학교 때 강원도 친구한테 전화가 왔는데 "은영이 있어요?" "제가 긴데요." "긴데요가 누군데요?"라는 식의 대화를 하고서야 '기다'라는 말을 충청도 사람만 쓴다는 걸 알았다. 심지어 대전 사람인 남편조차 "겟말을 올린다"(바지춤을 추스르다)라는 나의 표현을 처음 들어봤다며 놀라워 한 적도 있다. 

<소년시대>로 화제가 된 충청도식 화법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관련 이미지.
▲  쿠팡플레이 <소년시대> 관련 이미지.
ⓒ 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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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나에게 네이티브 말투를 들려달라는 사람이 간혹 있다. 고향에서 쓰는 어조로 대충 아무 말이나 해도 웃겨 죽겠다는 반응이 돌아오기도 한다. <소년시대>라고, 얼마 전 한참 인기를 얻었던 충청도 배경의 드라마 때문이다.
친구들이 자꾸 이야기를 하니까 나도 궁금해졌다. 모든 등장 인물이 충청도 사람이면서 인기를 얻은 영화나 드라마가 별로 없었기에 살짝 신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드라마는 어딘가 모르게 불편했다. 주인공이 사용하는 충청도 사투리가 어색해서 듣기에 거북했고, 인물들이 써 먹는 돌려까기식 농담들도 낯설었다.

아주 없는 모습은 아니지만 과장된 면이 많았다. 인기가 있든 없든 대중매체가 만들어 내는 이미지라는 것에는 한계가 크다는 걸 새삼 느꼈다. 지역이 어디든 원래의 삶은 그리 요란하지 않으니 호들갑 떨며 재밌게 하려고 만든 것은 결국 인위적일 수밖에 없나 보다.

<소년시대> 이 장면이 그렇다. 쌀집 아저씨가 주인공을 처음 본다고 말하자 "사람 얼굴을 그렇게 다 외울 정도로 똑똑하시면 서울대 가시지 왜 이러고 있냐"는 식의 농담을 해서 분위기가 싸늘해지는. 내가 평생 만났던 충청도 사람 중에 이런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드러내지 않는 말투인 것은 맞지만, 이 정도로 심한 사람이 어디 흔하겠는가. 

따뜻하고 부드러운 내 고향의 말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 포스터.
▲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소년시대>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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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고향에 대한 오해를 해명하면서 내가 충청도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깨닫게 된 것이다. 과하게 포장된 이미지와 달리 그냥 평범할 뿐이라고 설명하면서도, 그 특유의 느긋함이나 간접적으로 돌려 말하는 화법을 옹호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러고보니 예전과 달리 충청도식의 미지근함이 나쁘지 않다.

아마도 내 삶이 그런 식으로 바뀐 것과 연관되어 있는 듯하다. 20대, 아니 30대 초반만 해도 뭔가 끝장을 볼 것처럼 덤비곤 했다. 말투도 더 직설적이었고 쌈닭같은 이미지도 있었다. 나를 두고 '아줌마'라고 표현한 동료 교사에게 공개 사과를 받아냈고 교무실에서 설전을 벌이다 "너 몇 살이야!" 소리를 들은 적도 있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아니면 무뎌지고 포기해서일까. 지금은 불편한 감정이 있어도 바로 드러내지 않는다. 은근히 섞여 있는 걸 선호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나만 그런 건 아니다. 주변 사람들도, 이 사회도 감정을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그래서 비교적 직설적이지 않은, 소위 충청도식 화법이 주목받는 건 아닐까. 아니, 따뜻하고 부드러운 우리 고향의 말투가 필요한 시대가 된 것 아닐까.

강한 것만이 미덕일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 시대보다는 부드러운 것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보다 앞서는 것만이 높은 가치로 인정받던 시대도 있었지만, 서로를 토닥이고 감싸주는 것도 높은 가치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만큼, 우리 모두 살아가기에 팍팍한가 보다. ​

아이 아빠는 평소에도 구수하게 "그려~"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아이가 사투리를 배울까 봐 내가 그러지 말라고 타박하곤 했다. 이제는 그냥 놔둬야겠다. 아이가 어느 날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쓰더라도 함께 즐겁게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려, 안 그려? 잉?"

태그:#충청도#사투리#소년시대

"해고 당해도 결국 이긴다는 소식은 일본에서도 힘이 될 것입니다"


[기고] 아사히글라스에 맞선 한일 노동자 연대투쟁의 기록

희정 기록노동자  |  기사입력 2024.01.23. 04:12:38


"도움? 신세? 우리가, 신세를 졌습니다. 잘 부탁합니다."

"신세는 저희가 9년 간 진 걸요. 감사합니다."

예의 바른 인사가 오간다. 한쪽은 한국말이 서툴다. 아닌가. 일본 사람인데 한국인과 소통이 가능하니, 한국말을 잘 한다고 해야 하나. 이들은 아사히글라스지회(노동조합)의 싸움에 연대해온 일본 활동가들이다. 지난 15일, 한국을 찾았다.

국경을 넘은 인연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7월, 아사히글라스지회는 일본행을 결정한다. AGC화인테크노코리아(아사히글라스) 본사가 일본에 있었다. 농성 천막을 세운 지 이제 20여 일. 사정이 여의치 않아 지회에서는 조합원을 한 명밖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낯선 타국에 가는 떨리고 부담되는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에서 맞아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보았을 때, 멀리서 와주어서 감동이었습니다. 민동기(조합원) 씨는 많이 어색해했는데요. 솔직히 첫 만남이라 일본 사람들도 긴장을 했습니다. 아사히글라스 츠루미 공장이 카나가와현에 있어 함께 선전전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음번에 또 볼 거라 생각하진 못했습니다."(가마타 요시코) 

아사히글라스지회는 그 후로 6차례나 일본을 방문한다. 일본 연대자들이 두 번째 만남을 생각하지 못했듯, 이들도 이토록 오래 싸우게 될 줄 몰랐다. 투쟁 10년이 되는 올해, 일본 연대자들이 한국에 방문했다. 아사히글라스지회로부터 초청을 받아 온 첫 방문이다. 

▲ 일본 연대자들이 가져온 붉은 현수막엔 ‘AGC(AGC화인테크노코리아)는 정규 고용! 조합원 22명 전원. 불법 파견 규탄!’이라 새겨져 있다. ⓒ희정

1월 15일 첫날, 만나다 

"제 이름은 사토 마사카즈라고 합니다." 한국말이 나오자, 어색한 분위기가 살짝 풀어진다. 아사히글라스 해고노동자들과 일본에서 온 이들이 마주 보고 앉았다. 도로를 따라 길게 낸 농성장이라, 줄지어 마주 앉은 모양새다. 사토 씨가 "결의를 다지는 느낌"을 받았다는 농성장이다. 수년을 무너지지 않고 단단하다. 

"도로치바 노조가 국철 분할 매각 반대 투쟁을 할 때, 우리 조합원들이 내부 회의를 하며 결의를 다지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투쟁을 하기 전에 다짐과 결의를 하는 자리 같은, 그런 느낌을 농성장 천막에서 받았습니다."

사토 씨는 도로치바(국철치바동력차) 노조의 부위원장이다. 1987년, 일본 정부는 국유철도를 JR 계열사 등 7개 회사에 분할매각했다. 일본 지하철이 이용이 복잡하고 환승 비용 높은 것은, 이때의 민영화 결과이다. 이 민영화에 맞서 싸운 대표적 노조가 도로치바. 물론 보복이 따랐다. 파업에 참가한 40여 명이 해고됐다. 당시 함께 싸웠던 다른 노조까지 합친다면 해고자는 천 명이 넘는다. 복직 싸움이 3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안녕하세요. 시미즈 쇼지입니다." 시미즈씨는 아사히글라스지회를 지원하기 위한 아사히투쟁지원공투(이하 지원공투)에서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잘 부탁합니다. 가마타 요시코라고 합니다." 가마타 씨는 도로치바 노조 국제연대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편의점 노조 소속이기도 하다. 아사히글라스가 일본을 방문한 첫해부터 함께한 이다. 

"안녕하세요. 오키야마 요시타다입니다." 요키야마 씨도 국제연대위원회 소속. 한국 민주노총(서울본부)에서 일한 경험도 있어 한국말이 유창하다. 통역을 담당한다. 

소개가 길었다만, 실제로 농성장에서는 소개하는 데만 꽤 많은 시간이 들었다. 조합원들이 이름을 말하면, 일본 연대자들끼리 발음을 확인하고, 가지고 온 인물 사진과 매치해 몇 번을 확인했다. 가마타 씨는 말했다. "이번 방문의 목표는 조합원들의 이름을 모두 외우는 것입니다." 모두가 일본에 갈 수 없는지라, 6차례 원정 투쟁이 있었음에도 처음 보는 얼굴들이 많았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어도, 다들 알았다. 일본 활동가들의 연대가 얼마나 놀라운지. 연대는 아사히글라스지회가 일본에 방문한 며칠로 끝나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교류가 멈췄던 시간마저, 일본 활동가들은 자기들끼리 거리에서 아사히글라스 문제를 알리는 선전전을 했다.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이야기를 담은 책 <들꽃, 공단에 피다>도 이들에 의해 일본어로 번역되었다. "그 책을 읽고 지원공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시미즈 씨는 책을 읽고서야, 한국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싸웠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 

▲아사히글라스지회 농성장에서 일본 연대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조합원들. ⓒ아사히글라스지회

1월 16일 둘째 날, 의자에 들려 끌려 나오다 

새벽 6시, 소성리로 향했다. 사드가 배치된 곳. 경북 성주 소성리. 지금도 매일 아침 군수 물자가 올라가는 길을 주민들이 막아 세운다. 장작 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 있다가, 7시면 길목 한가운데에 앉는다. 연대하는 사람들도 오기 마련인데, 꾸준히 찾아온 이들 중 아사히글라스지회 조합원들도 있다. 오늘은 일본 연대자들도 함께한다.

평화행동 시간, 예배를 보는 사이 경찰의 경고 방송이 들리고 형광 색색의 경찰들이 길가로 나온다. 마을 주민들과 연대자들을 길에서 끌어낼 거라는 신호다. 처음에는 사지를 들어 끌고 나갔는데, 요즘은 행태를 바꾸어 의자째 사람을 들고 간다. 

이런 식으로 사람을 들어 나르는 걸, 일본 사람들도 당해봤을까. 그들에게 경험이 있냐고 물었더니, "산리즈카"라는 이름을 말한다. 산리즈카는 국제공항이 세워진 지역 이름이다. 1960년대 공항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산리즈카 주민들은 반발한다. 도로시바 노조를 비롯해 일본의 시민사회․정치 단체도 반대 운동에 동참했다. 반대 투쟁이 거세 공항이 문을 여는 데만 10년 넘게 걸렸다. 그 자리에 세워진 것이 나리타 공항이다. 

"오늘 소성리는 산리즈카 투쟁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산리즈카 농민들은 전쟁 직후 황무지를 일궈 논밭으로 만들었다. 그 땅을 일방적으로 수용해서 공항을 짓겠다는 일본 정부의 방침을 따를 수 없었다. 게다가 하네다 공항이 인근에 있음에도 나리타 공항 건설을 계획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한국전쟁에 이어 베트남전의 군수기지였던 일본이 군수 물자를 운송할 필요가 급증했기 때문이었다.

일본인 연대자 4명도 예외 없이 길에서 끌려 나왔을 때, 마을 사람들은 이리 외쳤다. 

"마을 길에 미군을 들이지 마라." 

"마을 길에 전쟁 물자를 들이지 마라." 

전쟁을 위해 작은 마을을 짓밟는 일이 국경을 넘어, 세월을 넘어 계속된다. 

"산리즈카는 아직도 투쟁하고 있습니다. 올해 58년째입니다." 

시미즈 쇼지 씨가 말한다. 그가 20대였던 시절, 산리즈카 공항 건설 반대 투쟁의 불길은 꺼지지 않았다. 그가 예순이 된 지금도 주민들은 싸운다. 지금껏 보상에 합의하지 않은 농민도 있다. 활주로를 증설할 때마다 싸움이 불거져, 나리타 공항은 제2활주로를 2000년대 초반에야 갖게 된다. 나리타 공황이 야금야금 활주로를 증설하며 규모를 키운 세월 동안, 예순이 된 시미즈 쇼지 씨는 '합동노조'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한 명이어도 가입할 수 있는 노조입니다." 지역노조를 말한다. 편의점 알바도, 프리랜서도 가입할 수 있다. 

그런데 이날 이들이 처음 한 경험이 있긴 하다. "살아오며 가장 큰 추위였습니다." 사람들이 웃는다. 손발이 얼도록 추운 날이다. 이들이 온 일본 본토 동쪽 지역은 날씨가 온화하다. 노조에서 롱 파카를 준비해서 다행이었다. 겨울 농성이 일상인 이들답게 방한 대비가 철저하다. 일본 연대자 다수가 예순이 넘었다. 마을 어르신들은 팔순 나이다. 소성리 투쟁은 지금 9년째, 이날 평화행동 501차. 

▲ 소성리의 아침. 평화행동 참가자들을 길가로 끌어내는 모습을 일본 연대자가 촬영하고 있다. ⓒ아사히글라스지회

1월 18일 셋째 날, 외투기업의 면모를 보다 

다음날에도 처음 한 경험은 이어진다. 선전전 마치고 농성장에서 먹는 떡국. 폐를 끼치는 일에 엄격한 일본에선 선전전이나 행사를 마치고 음식 대접을 주고받는 일이 거의 없다고 했다. '밥 한 끼라도 먹여 보내야' 하는 한국 정서와는 다르다. 

농성장 주방에서 끓인 떡국이 한 그릇씩 돌아간다. "오이시美味しい." 어설픈 일본말을 뱉으니, 가마타 요시코 씨가 진짜 맛있을 때는 '우마이うまい'라고 한다고 알려준다. "떡국, 우마이." 

이날 선전전은 AGC화인테크노코리아(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서 진행했다. 첫날 한국 방문 소감을 물었을 때, "조합원들과 일상을 같이 보낼 것에 기대된다"고 했는데. 노조는 아침이면 공장 정문에서 선전전을 한다. 경비실 초소 건물 2층이 불을 밝혔는데, 저곳이 새로 만들어진 정규직 노동조합의 사무실이라고 했다.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조합원들이 정규직으로 회사에 복직할 때를 대비해 만들어둔 노조라 추측한다. 

정문 앞부터 농성장까지, 사람들이 띠 잇기를 하듯 피켓을 들고 선다. 수십 미터 길이 메워질 정도로 참가자가 많다. 구미 지역 제조업체인 KEC와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이하 한국옵티칼) 노동조합 사람들이 다수였다.

무슨 우연인지. KEC도, 한국옵티칼도, 아사히글라스도 한국에 온 외투기업이다. 반도체 공장인 KEC는 한국도시바에서 출발했고, 한국옵티칼은 닛토덴코의 한국 자회사이다. 닛토덴코는 테이프 접착제부터 디스플레이 액정 편광판까지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다. 

닛토덴코는 한국 공장에 화재가 나자 "연 매출 4000억 원의 공장을 포기하고 화재보험금 1300억 원만 챙겨 먹튀를 하려"한다. 평택에도 닛토덴코의 자회사(한국니토옵티칼)가 있기에, 노동자들은 무책임한 폐업이 아닌 고용승계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옥상에 지금, 2명의 여성 노동자가 농성 중이다. 11일째다(1월 18일 기준).

공업도시라 불리는 도시가 그렇듯, 구미시는 외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외국자본을 얼마나 유치했는지가 지자체장의 성과로 매겨졌다. 구미시에는 외투 기업을 위해 신설한 공단(구미국가산업4단지)이 따로 있을 정도다. 2004년, 이곳에 일본 기업 아사히글라스가 들어와, 10만 평 부지를 50년간 무상 임대를 약속받았다. 5년간 세금 전액 면제는 덤이다.

"50년 동안 무상 임대가 사실입니까? 다른 외국 기업들도 다 그런 혜택을 받습니까?" 

일본에서 온 사람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묻는다. 사실이다. 모든 것을 면제받아 세운 수익은, 배당금이라는 이름으로 일본 아사히글라스에 송금됐다. 

"일본 본사는 일본 밖에서 일어나는 일은 자신들과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선전전이 끝나고 이어진 간담회에서 가마타 씨가 말했다. 일본 연대자들이 아사히글라스 본사 앞에서 시위를 할 때마다 부딪히는 벽이다. 

"우리는 일본 노동자로서 책임이 있습니다. 일본 기업이 하는 행동에 대해 일본 노동자로서 항의해서, 이 싸움을 지원하고 함께 싸우겠습니다." 

그 말에 아사히글라스지회 차헌호 지회장이 덧붙인다. 

"일본 기업의 불법 행위를 통제하지 못하는 한국 정부 역시 문제가 있는 거지요." 

불법은 힘의 공조 속에 이뤄진다. 한쪽에서는 규제를 없애고, 제재가 사라진 '자유구역'에서 불법이 만들어진다. 묵인하는 권력이 있다. 그 대가는 주식 배당금이라는 이름으로 국경을 넘나든다. 

▲ 아사히글라스 공장 앞에서 진행한 선전전. 일본 연대자들이 가장 경험하고 싶어한 일정이라고 했다. ⓒ시야

신세 지는 일이 연대인가 

간담회를 마무리할 즈음, 한 조합원(안진석)이 이런 인사를 건넸다. 

"평소에 하고 싶던 이야기인데, 일본에서 우리 문제로 선전전이나 집회를 준비할 때, 아사히지회도 같이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일본분들이 오랫동안 함께 해주시는 게 저희에게 큰 힘이 되고, 특별한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합원 하나 없는 일본 땅에서 자신들의 복직을 요구하는 선전전이 열린다. 처음에는 신기했다. 후에는 고마웠고, 미안했고, 저들은 우리보다 더 큰 시야를 품고 있는가 보다 했다고 한다. 

"신세를 지게 되었습니다." 한국을 막 방문한 일본 연대자들은 이리 인사했다. 3박 4일을 의탁하기에 하는 말이었다. 서로가 신세를 졌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한국 아사히글라스 노동자들의 승리가 일본 노동자에게도 희망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본도 비정규직 노동자가 많아져서, 함께 행동하고 뭉쳐 조직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해고를 당해도 결국 이긴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일본에서도 힘이 될 것입니다. 노동자들이 국제적으로 연대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 줄 겁니다." 

불타버린 한국옵티칼 공장 건물을 둘러본 도로치바 부위원장 사토 씨는, 마지막날 열린 문화제에서 이런 말을 했다.

"공장에서 난 화재는 노동자의 책임이 아니라 회사 책임입니다. 화재 관리와 예방을 하지 않은 회사의 책임입니다. 자기 책임인 화재가 나자, 노동자를 정리해고 하는 건 용납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기업은 단 한 번도, 심지어 한국옵티칼처럼 회사 문을 닫고 나가려 할 때도 고개 숙여 말한 적이 없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정작 폐를 끼치고 신세를 지는 것은 국적을 가리지 않고 기업이다. 

노동자가 일한 대가로 운영되고 유지되는 세상이다. 일본을 비롯해 국제 사회를 횡단하는 화폐와 자본도 일하는 사람이 만들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군수 물자를 나르는 이도 노동자다. 이 세상은 일하는 사람의 노동에 신세 지고 있다. 서로가 노동으로 지고 있는 신세를 이해하는 것이 연대가 아닐까. 

먼 타국의 승리가 내가 발 딛고 선 곳의 희망이 되기에, 아사히글라스의 22명 전원 복직을, 한국옵티칼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산리즈카 공항 반대 투쟁의 승리를 바란다.

희정

기록노동자다. 저서로는 르포집 <노동자 쓰러지다>,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등이 있다.

조선일보 “윤석열, 한동훈 사퇴하면 그 후 대책 있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김건희 리스크’에 윤석열vs한동훈 정면 충돌, 한동훈에 힘 싣는 보수언론

정부, 연장근로시간 판단기준 1일 8시간 아닌 주40시간 기준…“과로사회 역풍 잊었나”

기자명장슬기 기자

  • 입력 2024.01.23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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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4년 신년 인사회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사퇴를 요구했지만 한 위원장이 거부하면서 정면으로 충돌하며 보수진영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보수 성향 매체들은 한 위원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23일 조선일보는 1면 톱기사 제목을 <한동훈 “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로 정하고 한 위원장의 사진을 함께 실었다. 이날 중앙일보 두편의 사설 제목은 <대통령실의 한동훈 사퇴 요구는 도 넘은 당무 개입>과 <문제의 핵심은 김건희 여사 리스크의 해소 여부다>이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는 퇴행적 정책에 다시 손을 댔다. 22일 고용노동부가 연장근로시간 판단기준을 ‘하루 8시간을 초과한 시간’이 아니라 ‘주 40시간을 초과한 시간’으로 행정해석을 변경했다.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안을 추진해 온 정부는 “기존 제도의 경직성을 보완할 계기”라는 입장이다. 장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한다는 반발이 나온다.

국투교통부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자체 3곳이 대중교통비 지원 합동 설명회를 개최했다. 정부와 경기도는 5월부터 각각 ‘K-패스’와 ‘더 경기패스’를 시행하고 인천시도 ‘인천I-패스’를 5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기후동행카드는 오는 27일부터 시행한다. 비슷비슷한 정책이 남발되자 정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 23일자 조선일보 1면

윤석열, 당대표 찍어내기 이젠 불가능?

지난 22일 윤 대통령은 참석하기로 예정했던 민생토론회 일정에 30분 전에 불참을 통보했다. 반면 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 임기는 총선 이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안다”며 비대위원장 직무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향신문은 “전날 이관섭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사퇴 요구가 전달된 것이 당무개입이라는 지적에 (한 위원장이) ‘사퇴 요구를 거절했기 때문에 구체적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며 “윤 대통령의 사퇴 요구가 있었고 이를 거부했다고 확인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 23일자 경향신문 만평

형식상 한 위원장이 김경율 비대위원을 마포을에 공천하겠다고 거론한 것을 대통령실이 문제 삼은 일로 보이지만 실제 갈등 이유는 ‘김건희 리스크’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은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의혹이 원인이다”라며 “윤 대통령과 김 여사로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김 여사가 명품 백을 받은 것이 사실인 이상 국민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애초에 윤 대통령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했다면 이렇게까지 번질 일이 아니었다”며 “그 일을 하지 않아 문제를 이렇게 최악 상황으로 키웠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정면 충돌에서 한 위원장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사설에서 “윤 대통령 요구대로 한 위원장이 사퇴했다면, 윤 대통령에게 그 후의 대책이 있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의힘 당헌 당규엔 그런 사태에 대비한 규정도 없다고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을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모든 국민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의 국정을 믿고 살아간다. 대통령은 물러설 곳이 없는 자리라는 뜻”이라며 “그런데 지금 대통령은 그 막중한 책임에 걸맞게 신중한 결정을 하고 있는가”라고 물었다.

조선일보는 정치면 톱기사 <기로에 선 尹 리더십…당 협력 없이는 힘들다>에서 이번 갈등에서 국민의힘 친윤계 그룹에서 조직적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여권에선 ‘임기가 3년 남은 윤 대통령이 정책과 정무에서 통치력을 유지하려면 여당과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의원들이 신중하게 이 사안을 바라보는 것’이란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여당에 대한 대통령실의 당무 개입이 선을 넘었다”고 윤 대통령을 비판했다. 이 신문은 “선거철에 대통령이 여당에 깊이 개입하면 처벌받는다는 선례를 남긴 사람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윤 대통령 본인”이라며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가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 공천에 개입했다며 박씨를 기소한 사실을 거론했다. 이어 “여당을 바라보는 검사 출신 대통령의 비민주적 인식 자체를 교정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중앙일보는 김건희 여사가 직접 나서 고가의 가방을 받은 일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 신문은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김 여사가 직접 전후 사정을 설명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며 “그게 어렵다면 대통령실에서라도 상세히 설명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 23일자 중앙일보 만평

노동자 건강권 보호 보완 없이 노동시간 늘어나나

정부의 노동시간 관련 행정해석 변경은 대법원 판결을 반영한 조처로 1주일 단위에서 전체 노동시간이 52시간(1주 법정근로시간 40시간+1주 연장근로시간 12시간)만 넘지 않으면 법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대법원 판단대로라면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4시간당 30분)을 빼고 하루 21.5시간씩 이틀 연속 일해도 법 위반이 아닌 셈이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노동계는 이번 대법원 판결이 나온 배경에 하루 단위 연장근로시간을 명확히 규정하지 않은 현행 근로기준법의 입법 미비가 놓인 것으로 보고 그동안 제도적 보완을 요구해왔다. 직장갑질119는 “상식적인 정부라면 대법원 판결이 나왔을 때 연장근로시간 상한 단축과 1일 연장근로 상한 설정 등을 제도화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집중근로’ 우려에도 대책 없이 행정해석부터 바꾼 정부>에서 “기존 해석에 따라 1주 12시간을 넘기는 연장근로가 불가피할 경우 사업주는 근로자 대표와 합의하거나 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아야 했지만 바뀐 해석은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되도록 우회로를 터준 셈”이라며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국회에서 근무 일 사이에 연속 11시간 이상 휴식시간을 부여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노동부는 이런 입법 보완에 관심을 기울이기는커녕, 이번 행정해석 변경을 앞으로 본격 추진할 ‘근로시간 유연화’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여기는 듯 싶다”며 “산업 현장에 집중 근로가 남용될 수 있다는 시대착오적 정책 신호를 주어선 안 된다”고 했다.

▲ 23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도 사설 <주69시간 근무 다시 힘 싣는 정부, ‘과로사회 역풍’ 잊었나>에서 “정부가 서둘러 행정해석을 바꾼 것은 초과노동을 합법화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에 다시 불을 지피려는 의도”라며 “판결을 명분 삼아 다시 장시간 노동 제도화에 나서려는 정부 태도는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혼란스러운 교통카드 지원책, 정비 필요

현행 알뜰교통패스를 대체하는 국토교통부의 ‘K-패스’는 한달에 15회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지출 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한다. 환급률은 일반인 20%, 청년 30%, 저소득층 53%로 차등 적용되고 월 최대 60회로 제한된다. ‘더 경기패스’와 ‘인천I-패스’는 K-패스와 같은 방식이지만 횟수 제한이 없고 청년 연령이 확대되며 어린이·청소년·65세 이상도 혜택을 준다. 서울시에서 하는 기후동행카드는 한 달에 6만2000원을 내면 서울시 시내버스와 전철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 23일 한국일보 기사

서울신문은 사설 <수도권 대중교통 지원체계 서둘러 정비하길>에서 “서울과 수도권이 동일 생활권으로 인식돼 있고, 메가시티 논의까지 나오는 마당에 이름도 비슷한 교통카드를 굳이 따로 만들어 시민을 헷갈리게 할 필요가 있느냐다”라며 “경기·인천 패스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 사용할 수 있지만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에서만 쓸 수 있는 점도 불합리하고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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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일보 “尹, 한동훈에 사퇴 요구하고 韓이 거부한 거면 보통 문제 아냐”

한국일보는 사설 <혼란스러운 교통카드도 통합 못하는 ‘조정 불능’ 행정>에서 “지자체마다 대중교통 상황이 다른 만큼 전국 통합 교통카드를 만드는 건 어려운 과제지만 까다로운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라며 “국토부 장관과 서울·경기·인천의 단체장들은 교통카드 통합을 하루라도 앞당기기 위해 양보하고 협력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23일자 아침신문 1면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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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지지율 1%p 내려 32%...정당지지율 國 36% 民 33% 無 26%

 


임두만 | 2024-01-22 08:30:5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지난 한주간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라는 컨셉으로 각계인사를 만나면서 ‘상속세, 금융상품 세제 완화’ ‘재건축 안전진단 폐지’ ‘내년 R&D 예산 대폭 증액’ 등의 대선공약급 발언을 이어가고 있으나 지지율 올리기는 실패했다.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잘하고 있다’ 32%, ‘잘못하고 있다’ 58%

▲ 도표제공, 한국갤럽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은 “2024년 1월 셋째 주(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잘못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32%가 긍정 평가했고 58%는 부정 평가했으며 그 외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3%, 모름/응답거절 6%)”고 발표했다.

이 수치는 지난주 발표된 여론조사 수치에서 긍정과 부정 모두 1%p씩 하락한 모양새다. 따라서 전체 긍/부정 차이는 26%p로 동일하나 윤 대통령의 공약 퍼레이드를 보는 국민들의 눈초리는 그리 따뜻하지 않다는 지표다.

그리고 이는 최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전쟁 불사’ 강경 발언이 나오면서 남측도 미 항모까지 동원 대규모 해상연합훈련을 하는 등 남북의 긴장관계가 고조되고 있어 전반적으로 증시 약세와 부동산도 ‘강남불패’ 신화까기 흔들리고 있는데서 찾을 수 있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이날 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 도표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평가 지수가 부정평가 지수에 비해 높은 계층은 지역별로는 대구/경북 단 한 곳, 연령별로는 60~70대 이상, 국민의힘 지지층과 성향 보수층에 한정되어 있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비토층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91%), 40대(79%) 30대(68%) 50대(65%)등이다. 그리고 이들 계층의 비토율은 전국평균에 비해 유난히 높다. 성향별 직무 긍정률은 보수층에서 55%, 중도층 27%, 진보층 10%다. 이와 대비한 직무 부정률은 보수 37% 중도 64% 진보 86%로 나타나고 있다.

대통령 직무 수행 긍정 평가자의 긍정평가 이유는 ‘외교’(27%)가 높으며, ‘경제/민생’(9%), ‘전반적으로 잘한다’(6%), ‘국방/안보’(5%), ‘주관/소신’, ‘서민 정책/복지’(이상 4%), ‘신뢰감/책임’(3%) 순으로 나타나 특별한 것이 없다.

반면 직무 수행 부정 평가자의 부정평가 이유로는 ‘경제/민생/물가’(18%), ‘외교’, ‘소통 미흡’(이상 8%),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독단적/일방적’(이상 6%), ‘거부권 행사’, ‘인사(人事)’, ‘경험·자질 부족/무능함’(이상 4%), ‘통합·협치 부족’, ‘서민 정책/복지’, ‘공정하지 않음’(이상 3%) 등이 꼽혔다.

정당 지지도: 국민의힘 36%, 더불어민주당 33%, 무당(無黨)층 26%

2024년 1월 셋째 주(16~18일) 현재 지지하는 정당은 국민의힘 36%, 더불어민주당 33%, 정의당 2%, 기타 정당/단체 3%,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無黨)층 26%로, 지난주에 비해 국민의힘은 그대로인 반면 민주당은 1%p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72%가 국민의힘, 진보층의 63%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26%, 더불어민주당 32%,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유권자가 35%를 차지했다.

그런데 진보층의 민주당 지지율이 낮은 것은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 상식’의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의원 등 3명 탈당, 으로 민주당이 ‘탈당러쉬’라는 언론기사들이 줄을 이은 때문으로 읽힌다.

▲ 도표제공, 한국갤럽    

따라서 앞서 탈당한 이준석 전 대표와 천하람 ‘개혁신당’ 창당준비위원장 등이 추진하고 있는 개혁신당과 이낙연 전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새로운미래’ 등이 어떤 식으로 최종 결말을 낼 것인지가 무당층 26%의 행보를 결정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중도층 26% 중 특정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35%의 유권자가 이들 양 세력의 신당으로 얼마나 합류할 수 있을지가 이들 신당의 성패를 죄우할 것으로 보인다.

이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조사로 2024년 1월 16~18일까지 사흘간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에서 무작위 추출한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 13.8%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에 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1237 

[정조준16] 링 위의 윤석열과 한동훈

 


황선 | 기사입력 2024/01/23 [08:05]

● 총감독

 

‘약속대련’이냐, ‘실전’이냐 말들이 많습니다. 

 

윤석열과 이준석이 이미 몇 차례 흡사한 장면을 선보였던 터라 국민들은 그들의 충돌도, 극적 화해도 그대로 믿어줄 마음이 전혀 없습니다.

 

진짜 충돌이든, 극적 화해를 위한 제스츄어든, 손톱만큼의 진실이든, 사실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입니다.

 

한국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미국입니다. 트럼프가 ‘한국은 우리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말은 비단 남북관계에만 국한된 표현은 아닙니다. CIA 국장 덜레스가 5.16쿠데타를 두고 ‘재임 중 가장 성공한 작전’이라 자랑하고, 10.26이나 신군부의 등장에서도 그러했듯, 한국에서 쿠데타가 터지(려)면 일단 승인받아야 하는 나라가 미국입니다.

 

윤석열과 한동훈의 대립은 한국의 진짜 권력자가 윤석열과 한동훈인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실은 총감독 미국이 짠 판에서 배우 노릇을 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 한동훈 승

 

이번 갈등이 한동훈의 입지가 강화되는 방향으로 정리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이 제2의 6.29를 드디어 실행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목적은 총선에서 ‘반-윤석열’ 여론이 '반-국힘당'으로 그대로 연결되는 것을 차단하여 국힘당 승리로 귀결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 토사구팽

 

한동훈이 추락 중인 윤석열에게도 밀리는 양상으로 나타난다면, 그야말로 그의 쓸모없음이 판명 난 것입니다.

 

국힘당 비대위원장 취임 이후 한 달 동안 임무 수행을 못 했다는 것입니다. 

 

30일이라는 시간을 써버리고 이제 총선까지 80일이 남았는데 그동안 한동훈이 오만하고 경망스러운 이미지 그대로 ‘무관중 시즌에 사직구장에서 야구 본 설’, ‘숙소에서 머나먼 송정리 해변 길 매일 산책 설’ 등 뻔한 거짓말과 실수를 남발했다는 점, 김경률, 원희룡처럼 문제가 될 만한 인물을 공천하는 과정에서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 등 대안 인물로 부각되기보다 다른 버전의 윤석열처럼 인식되게 행동했다는 것에서 감점이 상당했을 수 있습니다. 이후 더 문제가 될 만한 것은, 최근 수사기관이 한동훈 딸의 경력에서 허위와 고의가 분명해 보이는 일들을 모두 무혐의 처리한 것입니다. 자녀 입시 문제뿐 아니라 한동훈 처가 등 일가의 비리 문제가 계속 터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큰 문제일 것입니다.

 

그나마 윤석열, 김건희는 소탈해 보이려는 연기라도 가능한데, 한동훈 부부와 일가는 완전히 대대로 내려오는 상류층 갑질 분위기가 압도적이어서 더 비호감이라는 평가도 흔합니다.

 

30일 동안 하는 모양을 보니 ‘이런 한동훈으로는 어렵겠다.’, ‘총선 전에 한동훈 일가 비리 건이 터지기 전에 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전에도 등용을 저울질하다가 짧은 시간 동안 떴다 사라진 인사가 많습니다.

 

 

● 간보기

 

물론 당장 결론을 내지 않고 이번 갈등 양상을 통해 대중들의 반응을 좀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제2의 6.29가 먹힐지, 먹힌다면 지금일지, 이런저런 위험부담은 있지만 뾰족한 대안이 없으니 한동훈을 밀고 나가도 될지, 아니면 한동훈을 주저앉히고 다른 누군가를 내세워야 할지, 이른바 간보기의 시간을 더 가질 수도 있습니다. 

 

 

●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윤석열 탄핵, 김건희 특검’의 요구를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 없이 강력히 들어야 합니다.

 

둘째, 야권 분열을 막아야 합니다. 이미 이낙연 등의 탈당과 신당 창당 등으로 야권 분열은 시작됐습니다. 앞으로도 야권 분열상은 실제보다 더 부풀려질 수 있고, 다양한 음모와 모략이 진행될 것입니다. 애국민주 시민들이 이낙연, 이원욱, 조응천 등 소위 ‘수박’들을 야권과 민주진영에서 선명하게 구분하고 그들을 대중적으로 고립시켜야 합니다. 그리고 민주당 내부와 진보진영 안에서 분열적 요소를 철저히 경계, 압도적 국민 여론으로 진압해야 합니다.

 

셋째, 북풍을 경계해야 합니다. 87년 대선 때 안기부와 군부가 민주화 분위기를 6.29선언과 이른바 ‘무지개 공작’으로 뒤집어엎는 데 성공했던 일을 떠올리며, 또다시 북풍을 일으켜 보려고 안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최근 신원식은 북한이 4월 총선을 앞두고 지대공 미사일을 이용한 도발에 나설 것이라는 특이한 예언을 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87년 상황과도, 휴전선 일대에서 총을 쏴달라는 부탁을 했다가 무시당했던 97년 당시와도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오늘날 북풍 조작은 곧 전쟁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작 선거를 매우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이미 지난해 강서구 보궐 선거 전에도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의 보안 관련한 시비가 있었습니다. ‘국정원이 보안점검 뒤 남겨놓은 점검 툴이 실은 해킹 프로그램’이라는 논란이 있었던 것을 기억할 것입니다. 생각할수록 찜찜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들은 이미 조작 선거 준비를 빈틈없이 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낙연의 이탈은 민주당이 패배한 지역의 패배 요인으로 전문가들의 해설에 오르내리게 될 것입니다. 믿어지지 않는 박빙의 여론조사 결과들도 승부조작의 그럴듯한 배경이 될 수 있습니다. 국힘당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유선전화 30% 반영이라는 시대착오적 조사 방식도 고안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모두 국힘당 대승의 선거 결과를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