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2일 목요일

생명 기원지에서 외계 생명체를 꿈꾸다


조홍섭 2016. 09. 23
조회수 88 추천수 0
내비가 "7시간 직진 후 좌회전" 안내하는 오지이자 생명 기원한 오랜 땅덩이
지구에 산소와 철 선사한 남세균이 남긴 화석 찾으며 화성 탐사 준비하는 곳

a8.jpg» 끝없이 펼쳐진 서호주의 붉은 땅은 화성을 떠오르게 한다.
 
지구는 46억년 전 탄생 직후 외계 행성과 대충돌을 일으켜 달이 떨어져 나갔다. 그 충격으로 지구는 그야말로 녹아버렸고 뜨거운 마그마로 뒤덮였다. 

지구가 차츰 식어 첫 암석이 생긴 건 42억년 전이었다. 놀랍게도 35억년 전에는 벌써 생물이 살았다. 그로부터 10억년 동안 시생대 바다를 지배했던 생물은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이었다. 광합성을 하는 이 단세포생물 덕분에 우리는 산소를 호흡하고, 또 철광석을 캐 집을 짓고 차를 만든다.
 
원시생물에게 지구 환경은 혹독했다. 황량한 육지와 바다에는 산소가 한 톨도 없었고, 오존층이 없는 대기를 강력한 자외선이 내리쪼였다. 

바닷가 조간대에 끈적한 덩어리를 이룬 남세균은 얇은 광물층을 뒤집어써 자외선을 차단했다. 이렇게 남세균과 광물이 층을 이뤄 자란 퇴적물이 스트로마톨라이트로서 수십억년 전 원시생물이 살았다는 유력한 증거이다.
 
1512.jpg
35억년 전 세상 그대로
문경수 지음/ 마음산책·1만4000원

이 책은 그런 태초의 생물 화석이 남아있는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서 호주)를 지질학자들과 함께 탐사한 기록이자 여행 안내서이다. 지은이는 여행사 직원에서 과학기자를 거쳐 ‘과학 탐험가’라는 직함을 내걸기까지 독특한 이력을 지닌다. 그동안 몽골, 고비사막, 알래스카, 하와이 등 외지고 과학적 궁금증이 가득한 곳을 누볐지만 서호주는 30여 차례나 찾았다.
 
그 이유는 서 호주에 자동차 내비게이션이 “일곱 시간 직진 후 좌회전”이라고 안내하는 광활한 오지가 펼쳐져 있기도 하지만, 그곳이 생명 탄생의 기원을 담은 오랜 땅이면서 동시에 화성 등 외계 행성의 생물 탐사를 위한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a2.jpg» 서호주 탐사대가 탄 특별 수송차량. 대형 트럭을 개조해 승객과 다량의 보급품을 실을 수 있도록 했다.

a1.jpg» 바오밥나무와 유칼립투스나무가 군락을 이룬 서호주의 풍경.
 
문씨는 “과학자들과 교류해 방문을 거듭하면서 지질학, 생물학, 천문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적 호기심을 풀고 여행 도중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는 곳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온통 붉은 황무지를 뚫고 호주의 서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샤크 만에 가면 살아있는 현생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볼 수 있다. 맑고 염도가 높은 바닷물에 살짝 잠긴 바위 표면에 남세균이 끈적거리는 매트를 이룬 채 작은 산소 공기방울을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이 스트로마톨라이트가 태초의 생물이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생대 화석이 발견되는 곳에서 현생의 후손이 산다는 건 기막힌 우연이자 볼거리가 아닐 수 없다. 

a3.jpg» 샤크 만의 살아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 수십억년 전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산출지에 현생 종이 분포하는 건 순전히 우연이다.

지은이는 “남세균이 없었다면 인간을 포함한 지구의 생명도 없었을 것이고, 이 미생물이 장차 화성의 대기를 생물이 살 만한 곳으로 바꾸는 데도 큰 구실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성 표면 같은 붉은 경관이 펼쳐진 서 호주 필바라는 약 20억년 전 남세균이 바다에서 대규모로 번창해 바닷물에 녹아있던 철을 붉은 산화철로 침전시킨 곳이다. 산소가 풍부하면 붉은 퇴적층, 고갈되면 회색 퇴적층이 줄무늬처럼 쌓여 60% 순도의 철광석을 이뤘다. 해마다 1억t을 노천 채굴하는 이 철광석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가 들어있다.
 
a4.jpg»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산출되는 덕 크릭의 모습.

a5.jpg»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 남세균과 광물질이 차례로 쌓인 퇴적층 모습이다. 우리나라에는 소청도에 10억년 전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있다.

a6.jpg»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이 있는 필바라의 퇴적층 절벽 모습.

지은이는 2010년 호주 퍼스에서 열린 국제 시생대 심포지엄의 현장답사에 과학자들과 참가했다. 이 책은 그 충실한 기록이기도 하다. 

a7.jpg» 대규모 철광이 분포하는 서큘러 풀.

참가자 가운데는 미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도 포함됐는데, 이들의 관심사는 외계 생명체였다. 수십억년의 지각변동을 거치며 살아남은 태초 생물의 흔적은 화성 등 외계 행성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는 유력한 단서가 된다. 지구에서 가장 오랜 땅인 서 호주에서 우주생물학이 떠오르는 이유다.

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사진 문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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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
20년 넘게 환경문제를 다뤄온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환경전문기자로서 웹진 물바람숲의 운영자입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 과학기술과 사회 문제 등에 관심이 많습니다. 네이버에 <한반도 자연사>를 연재했고 교육방송(EBS)의 <하나뿐인 지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메일 : ecothink@hani.co.kr       트위터 : eco_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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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B-1B폭격기 기지 괌 없애버리겠다고 경고

북, B-1B폭격기 기지 괌 없애버리겠다고 경고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9/23 [04:2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10여일 전 b-1b 랜서 초음속 폭격기가 괌 기지에서 출발하여 4시간만에 한반도 군산 상공에 나타났다. 그리고 21일 다시 두 대의 랜서가 나타나 휴전선 인근 파주까지 기동하며 북을 위협하였다. 미 국방부는 북과 전쟁불사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주시보

미국이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폭주'에 대한 경고차원에서 21일 장거리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를 군사분계선(MDL)에 근접비행시키면서 '무력시위'에 나선 데 대해 북한은 "서울을 완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22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북 인민군 총참모부는 대변인 성명에서 "우리가 발사하는 징벌의 핵탄은 청와대와 반동통치기관들이 몰려있는 동족대결의 아성 서울을 완전 잿더미로 만들어버릴 것"이라고 협박했다.

얼마전 메아리라는 북의 대외 사이트에서 수소탄을 이용한 서울 공격 가능성을 암시하더니 이번에 김정은 최고지도자의 위임에 따른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이라는 가장 권위있는 형태의 경고를 통해 핵탄으로 청와대를 타격할 수 있음을 공식 경고한 것이다.

관련 내용을 인터넷에서 더 많이 검색해보면 북이 단순히  B-1B '랜서' 출격 때문에 핵탄 청와대 타격을 언급한 것은 아니고 박근혜 대통령의 "북정권을 끝장내겠다"는 각오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시비상체제를 가동유지하며 괴뢰군이 "대북응징태세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를 내린 사실과 국회 통일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민구 국방장관이 북의 최고수뇌부를 '제거'하기 위한 "특수부대를 만들고있다"고 언급하면서 "북이 미국을 공격하는 순간 지구상에서 궤멸될 것"이라고 경고한 점, 그리고 이전에 남측에서 실제 훈련까지 진행한 '참수작전, 평양초토화작전' 등을 언급하면서 핵탄으로 청와대 타격을 경고한 것이었다.

성명은 또 "만약 미제가 'B-1B' 따위를 계속 우리 상공에 끌어들이며 군사적 도발의 위험도수를 높인다면 우리는 도발의 본거지 괌도를 아예 지구상에서 없애버리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몇 달 전 북은 고체연료를 이용한 신형 북극성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후 이 미사일을 이용하여 괌을 공격하는 동영상까지 만들어 공개한 적이 있다. 북극성에는 소형 수소탄이 장착되는 것으로 대북군사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어 성명은 "박근혜패당이 떠드는 '북 수뇌부제거'망동은 청와대의 완전궤멸과 서울 잿더미만을 초래케 할 것이며 미국의 핵전쟁살인장비투입은 태평양작전지대 안에 있는 미제침략군기지들을 한시도 마음 놓지 못하는 핵 악몽 속에 몰아넣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은 위임에 의한 이런 성명을 이전에도 종종 발표하였지만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도 이것이 당장 심각한 전쟁위기를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도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이 한반도 서남해에 진출하여 곧 대북핵선제타격훈련을 진행할 예정이고 북이 러시아처럼 강력한 핵미사일을 보유하는 것을 결코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을 해서라도 기어이 제거하겠다는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의 발언이 나오고 있어 한반도의 전쟁 위기는 점점 위험한 수준으로 고조될 우려가 높다.

특히 북은 정지위성까지 쏘아올리겠다며 20일 신형 정지위성 운방용 로켓엔진 시험을 공개하는 등 지속적으로 핵과 로켓의 성능을 개량하고 있어 더욱 미군 당국자들을 긴장시키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쌀값 대책 못세우면 대통령 퇴진하라!”

농민단체들, 서울 대학로 전국농민대회에서 삭발식 등 진행
전국에서 서울로 모인 농민단체 회원들이 정부에 조속한 쌀값폭락대책을 요구했다.
22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쌀생산자협회 주최로 열린 ‘쌀값 대폭락 박근혜정권 퇴진 전국농민대회’에 모인 농민들은 “더 늦기 전에 정부가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촉구했다. 농민단체들이 요구하는 쌀값대책은 밥쌀수입 중단, 정부의 100만톤 쌀 조기수매, 대북 쌀 지원 등이다.
전농 관계자는 “10월 추수기를 지나 농민들이 이미 헐값에 쌀을 넘기고 나면 정부가 대책을 내놔도 소용이 없다. 지금 당장 정부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는 쌀이 과잉생산이라면서 절대농지 해제를 검토한다는데, 국내 생산량 만으로는 쌀 자급률이 100%가 안 된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밥쌀을 수입하면서 과잉생산 탓으로 돌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전농 등은 보도자료에서 “정부의 무분별한 쌀수입과 재고미 관리 실패로 쌀값이 20년 전 가격(조생종 벼 40kg/3만5천원)으로 대폭락했다”고 설명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안에 쌀 39만톤을 40kg당 4만5천원에 수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농민단체들은 “같은 가격에 100만 톤 정도는 조기수매 해줘야 시장가격도 부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대회사에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민생을 내팽개치고 막장 정치만 보여주고, 야당은 민중의 기대를 저버리고 무능함과 배신감만 키워주고 있다”며 “쌀값 폭락을 막고 우리농업을 지키는 힘은 여기 모이신 여러분에게 있다. 오늘을 기점으로 11월12일 전국농민대회까지 투쟁의 불길을 지피고 박근혜 정부 퇴진 투쟁으로 힘차게 나가자”고 호소했다.
이효신 전국 쌀생자협회 회장은 “북의 동포들은 수해로 굶고 있는데 남아도는 쌀을 개돼지 먹으라고 사료로 쓰는 것이 사람이 할 짓인가”라며 “국내에서 남는 쌀 50만톤을 전량 북에 보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단체들은 이날 결의문에서 “오늘 투쟁을 시작으로 11월 민중총궐기까지 집중투쟁을 선포한다. 수확한 벼는 청와대, 시군청에, 농협 앞에 쌓아 놓는 대규모 야적투쟁으로 농민들의 분노를 모아가자”고 촉구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 등은 삭발식을 하며 투쟁결의를 밝혔다. 이날 모인 5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대학로에서 종로를 거쳐 지하철 종각역까지 행진하며 피폐해진 농업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허수영 기자  heosw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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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비밀통로로 靑 출입 빈번.. 공공연한 비밀”


김홍걸 “이미 둑이 무너지고 있다…손바닥으로 하늘 못 가려”김미란 기자  |  balnews21@gmail.com
미르‧K스포츠 사태가 ‘최순실게이트’로 본격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 ‘권력서열 1위’로 거론되고 있는 최순실씨가 비밀통로로 청와대를 빈번하게 출입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언론보다 앞서서 두 재단 설립과 모금과정에 최순실씨가 개입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미국 LA <선데이저널>의 연훈 발행인은 “(‘최순실게이트’가 터지기 전부터)이미 박근혜 정권에서 최순실이 스타렉스 밴(van)을 타고 비밀통로를 통해 자유롭고 빈번하게 청와대를 출입하고 있다는 사실은 청와대 경비까지도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미디어오늘>에 밝혔다.
<동아일보> 박제균 논설위원도 22일자 기명 칼럼에서 “청와대 근무자가 박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듣지 못했다면 믿을 사람이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최씨가 비교적 자주 청와대를 드나든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항간에는 최씨가 청와대를 출입할 때 몰라본 파견 경찰이 ‘원대 복귀’ 조치됐다는 얘기도 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보도를 접한 더불어민주당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은 “이미 둑이 무너지고 있으니 진실이 드러날 날이 멀지 않았다”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도 소용이 없다”고 꼬집었다.
  
또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씨는 박 대통령에 “이 소식이 신경 쓰여 정쟁 타령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디어오늘>의 해당 기사를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 “지금 누구나가 알고 관심 가져야 할 소식”이라고 알렸다.
  
그런가하면 일부 네티즌들은 “조선시대 궁중비화를 보는 느낌”이라는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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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가방 꾸리고, 대피 시나리오까지 짜는 주민들


16.09.22 19:55l최종 업데이트 16.09.22 20:50l






지진(여진)이 계속되면서 시민 불안이 높다. 특히 경남 양산 주민들은 더 그렇다. 지난 12일부터 발생한 '경주 지진'이 양산단층대와 관련이 있고, 핵발전소 10기가 모여 있는 고리원전에서 20~30km에 양산이 있기 때문이다.

규모 5.8의 지진이 났던 지난 12일부터 21일까지 400회 안팎의 여진이 났다. 기상청은 앞으로 수주에서 수개월간 여진이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만 기상청은 인터넷 등에서 확산되고 있는 '24일 규모 6.6, 29일 6.8 지진 발생설'의 신빙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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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저녁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경남 양산 한 아파트 화분이 깨져 있었다.
ⓒ 윤성효

이런 가운데 시민 불안은 계속되고 있는 것. 지난 12일 저녁 양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지진을 감지하고 불안에 떨었다. 고층 아파트 주민들이 밖으로 뛰쳐나와 운동장과 공원에 모여들기도 했다. 또 주민들은 집에 있는 물품이 흔들거리고, 화분이 깨지는 상황을 경험했다.

최근 지진(여진) 여파로 시민들의 생활이 바뀔 정도다. 양산 주민들은 지진뿐만 아니라 원전 사고에 대한 걱정까지 하고 있다. 고리원전과 가깝다보니 불안에 떨고 있는 것이다.

'생존가방' 꾸리기 ... 대피 때 익숙하지 않아

이른바 '생존가방'을 꾸려놓은 집들이 많다. 생존가방에는 주로 휴대전화 충전기와 후레쉬, 건전지, 양말, 장갑, 마스크, 가벼운 모포, 칫솔, 치약, 헬멧 등이 들어가 있다. 또 햇반과 라면 등 간단한 먹을거리를 넣어놓은 집도 있다.

생존가방은 아파트 문 앞 신발장 옆에 대개 놓아둔다. 김형숙(42)씨는 "지진이 나거나 원전이 터지면 현금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에 얼마의 돈도 찾아 가방에 넣어 두었다"며 "지난 12일 지진 발생 뒤 인터넷에 보니까 생존가방을 꾸려 놓아야 한다고 해서 기본 물품을 넣어 놓았다"고 말했다.

주명자(43)씨는 "인터넷에 보니 생존가방을 꾸려 놓아야 한다고 해서 당장에 마련해 놓았다. 인터넷을 수시로 보고 더 필요한 물품이 있는지 살펴보고 보완하기도 한다"며 "막상 일이 터지면 돈을 찾을 수 없어 현금도 마련해 놓았다. 가족들 사진을 담은 유에스비도 챙겨놓았다"고 말했다.

권정례(36)씨는 "가방에는 초코파이와 휴지, 물티슈도 넣어 놓았다. 챙기다 보니 한도 끝도 없다. 하루 정도 바깥에서 지낼 때 필요한 물품 정도로 챙겨놓았다"고 말했다.

생존가방을 꾸려 놓았지만 익숙하지가 않아 집에 두고 나오기도 한다. 주명자씨는 "지난 12일 지진 발생 뒤 가방을 꾸려놓았는데, 19일 여진 때도 아파트에 있다가 밖으로 나왔지만 정작 가방을 챙겨 나오지 못했다"며 "일본사람들처럼 평소에 지진 대피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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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지진(여진) 발생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 양산 주민들은 집에 '생존가방'을 꾸려놓고 있다.
ⓒ 윤성효

패물을 집에 두지 않고 갖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김형숙씨는 "집에 있는 금을 몸에 지니고 다니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아이 돌반지와 은행통장을 가방에 넣어둔 집도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22층에 사는 진은정(40)씨는 "저녁에 보면 공원에 가방을 메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주민 스스로 가상 시나리오 짜"

양산 사람들은 고리원전에서 사고가 날까봐 걱정이다. 남편과 고등학생 아들과 사는 김향숙씨는 "지진도 걱정이지만 원전사고도 마찬가지다"며 "가족들은 밥 먹을 때나 모여 앉을 때마다 지진과 원전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피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아파트가 고리원전과 더 가깝고,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남편의 직장은 2km 정도 더 멀다"며 "그래서 남편한테는 원전사고가 나면 집에 있는 저를 데리러 오지 말고 아이부터 챙겨 안전한 곳으로 피신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주민 스스로 가상 시나리오를 짜고 있는 것이다. 김씨는 "요즘 주민들은 지진이 나거나 원전사고가 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각자 가상의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며 "정부나 도청, 시청에서 알려주지 않으니까 주민 스스로 생존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더 불안해 한다"

아이들도 불안하다. 초등학교 3학년과 7살, 5살의 세 딸을 키우는 주명자씨는 "지난 12일 지진이 난 뒤부터 아이들이 불안해 한다"며 "가방을 싸니까 아이들이 더 불안했던 것 같다. 가방 싸는 걸 본 아이가 울면서 '이제 죽는 거야'라고 하더라. 그래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달래 주었다"고 말했다.

주씨는 "그래서 지난 19일 다시 여진이 왔을 때 아이가 느끼지 못했던 것 같고, 남편과 저는 느꼈는데 아이가 불안해 할까봐 말을 못하고 눈짓으로 주고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 주부는 "양산은 지진에다 원전으로 더 불안하다. 요즘 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을 때 '최후의 만찬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하지만 그런 상황이 계속되다 보니 눈물이 울컥 날 때도 있다. 침착하려고 하는데 계속 불안하다"고 말했다.

권정례씨는 "아이들도 지진이 나자 많이 놀랐다. 엄마가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니까 아이가 더 불안한 것 같더라"며 "그래서 아이들한테 계속 안심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진은정씨는 "지난 12일 이후 아이가 사흘 정도 말을 잘 하지 않았고 잘 먹지도 않았다. 어느 집 아이는 토했다고 하더라"며 "아이들은 지진이 났다는 소리만 들으면 울기도 한다"고 말했다.

"불안해서 잠을 못자 ... 정확한 대피요령은?"

주민들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항상 지진 불안에 휩싸여 있다. 김형숙씨는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다. 또 지진이 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불안하고, 깊이 잠을 못잔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운동화가 신발장 안에 있었는데 지난 12일부터 내놓게 되었고, 외출복을 미리 챙겨둔다"며 "이전에는 안경을 아무 데나 벗어 놓았는데 요즘은 항상 머리맡에 두게 되고, 밤에 잠잘 때는 이전에는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해두었는데 요즘은 최대한 소리를 키워 놓는다. 누군가 전화를 했을 때 듣지 못하나 싶어 걱정이 되어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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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지진(여진) 발생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 양산 주민들은 집에 '생존가방'을 꾸려놓고 있다.
ⓒ 윤성효

진은정씨는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게 맞는지 고민이 많이 되고, 집에서 빨래를 개거나 하다가도 유치원에 가 있는 아이가 걱정이 되기도 한다"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 있다가 남편이 퇴근해 오면 어쩔 수 없이 집에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사람들은 조그마한 흔들림에도 불안해 한다. 큰 차량이 지나가면 건물이 흔들릴 때가 있는데 이전 같으면 예사롭게 넘겼지만 요즘은 다 놀랜다"며 "어제(21일)도 낮에 건물 1층 카페에 있다가 지진이 났다는 말에 밖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정부에 대한 볼멘소리가 높다. 주명자씨는 "엊그제는 긴급재난문자는 오는데, 정작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는 안내는 부족하다"며 "재난방송의 지시에 따르라고 하는데, 정작 방송에서는 중계방송만 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한다는 안내가 없다보니 더 불안하다"고 말했다.

권정례씨는 "불안이 계속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우왕좌왕한다"며 "정부를 믿을 수 있도록 해달라. 국민들이 정부를 의지하고 따를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 보니 우리는 인터넷을 검색해서 스스로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현주(양산)씨는 "딸이 학교를 다니는데, 건물이 어느 정도 흔들렸을 때 나와야 하는지에 대해 명확하지 않아 헷갈린다. 기준이 없는 것 같다"며 "지난 12일 지진이 났을 때 아이가 계속 징징대고 울었다. 대피 등에 대한 정확한 매뉴얼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