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9일 월요일

채동욱 찍어낸 <조선>, 원세훈 판결엔 '침묵'


[오늘의 조중동] <조선>, 주요 일간지 중 유일하게 관련 사설 안 써

전홍기혜 기자 2015.02.10 07:20:56

'국가정보원 선거개입' 사건 하면 떠오르는 이름이 셋 있다. 권은희, 윤석열, 그리고 채동욱.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이 처음으로 불거진 2012년 대선 직전부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유죄 판결이 내려진 2심이 끝난 2015년 2월 9일까지 이들은 적잖은 고초를 겪었다. 

권은희 전 송파경찰서 수사과장은 경찰에서 사실상 '왕따'를 당하다가 사직한 뒤 지난해 10월 재보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했다. 권 의원은 원 전 원장에 대한 판결이 나온 직후 <프레시안>과 전화 인터뷰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남다른 감회를 표시했다. 권 의원은 원 전 원장의 법정 구속에 대해 "당연한 결과"라며 "수사 과정에서 당연한 것을 너무나 어렵게 하나하나 다 싸워 가며 진행한 것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고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검찰에서 해당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검사는 원 전 원장의 판결에 대해 "노 코멘트"라고 말을 아꼈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당시 수사팀 구성원들은 전화를 주고 받으며 서로 그간의 고생을 위로하고 기뻐했다고 한다. 윤 검사는 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징계를 받고 지난해 1월 대구고검 검사로 사실상 좌천됐다.  

채동욱 전 검찰총장은 '사라진 인물'인 셈이다. 채 전 총장은 이 사건 수사 도중 숱한 의혹을 남긴 '혼외 아들 논란'으로 사퇴했다. 이 사건을 둘러싼 채 전 총장과 황교안 법무부 장관, 더 나아가 여권 전체의 갈등은 잘 알려진 일이다. 검찰은 두 달여 수사 끝에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를 함께 적용하려 했으나 황교안 장관이 선거법 적용을 반대했다. 청와대와 여당 내에서도 수사 방향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때 수사팀의 바람막이 역할을 한 게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이었다. 결국 칼날은 채 전 총장의 목을 향했다. 2013년 9월 6일 <조선일보>가 채 전 총장이 혼외아들을 숨겼다는 의혹을 제기한 '단독' 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이 기사의 '소스'가 된 것으로 보이는 청와대의 채 전 총장 혼외아들 정보를 조회한 시점은 채 전 총장이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을 적용해 재판에 넘기겠다고 밝힌 6월 11일이었음이 추후 드러났다. 채 전 총장이 날라간 뒤 윤석열 수사팀장은 2013년 10월 수사에서 배제됐다.  

지난 2년 넘게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던, 또 2심 판결로 못지 않은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원세훈 전 원장의 선거법 위반 유죄 판결에 대해 <조선일보>는 말을 아꼈다. 10일, 주요 일간지 중 유일하게 관련 사설을 내지 않았다. 판결 내용에 대한 보도, 여야 정치권의 반응, 법정 안팎 스케치, 원 전 원장과 변호인의 판결에 대한 입장 등 관련 '팩트'를 건조하게 전달했을 뿐이다. 유일하게 판결에 대한 '불편함'을 엿볼 수 있는 것이 5면 하단에 실린 '검찰 안에서도 선거법 적용 논란…최종 판단은 대법 몫'이란 제목의 기사다. 그간 선거법 위반 적용을 둘러싼 채 전 총장과 황교안 장관의 갈등, 또 검찰 내부 갈등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한 뒤 "상고가 확정된 뒤 대법원은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을 감안, 이 사건을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박 대통령, 정치권 '복지.증세' 논의 타박할 때인가', '문 대표, 거친 말 앞세우면서 '국민통합' 이룰 수 있겠나', '넥슨.엔씨, 세계시장 팽개치고 안에서 진흙탕 싸움만 해서야' 등 세 편의 사설을 실었다.  

다른 보수언론인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10일 관련 사설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중앙>은 '1,2심 엇갈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사건'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하급심의 엇갈린 판결에 대해 대법원이 가능한 이른 시일 내에 최종 판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며 "국정원도 과거 스스로 권우를 훼손해 불신을 자초한 점을 인정하고 과감한 개혁 작업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동아>는 '원세훈 대선개입 유죄, 국정원 어두운 과거와 절연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더 강하게 국정원 개혁을 촉구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1, 2심의 법리 판단이 달라진 만큼 최종적으로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치 개입을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은 물론이고 조직적인 불법 선거운동으로 선거법 위반 부분까지 유죄로 판단된 2심 판결에 대해 원 전 원장과 국정원은 통렬한 반성을 해야 한다"는 것. 

한편,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책임'을 따져 물었다. <한겨레>는 '박 대통령의 정통성에 의문 던진 '원세훈 판결''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 사건은 '국정원 댓글 사건'이라는 약칭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중대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 '국정원 부정선거 사건'으로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다"며 "원세훈 전 원장의 범행 동기나 배경, 박근혜 후보 쪽의 인지 여부 등 더 확인돼야 할 대목이 여럿 남아 있다. 박 대통령도 이런 재판 결과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 정치인의 책임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경향>은 '원세훈 대선개입 유죄, 청와대가 답할 때다'라는 사설에서 "박 대통령이 불법 대선개입의 '수혜자'임이 드러난 이상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적용을 반대하는 등 수사를 방해했던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물러나야 마땅하다. 검찰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실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인지했는지 등에 대해 추가 수사에 착수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4대강 '물그릇 이론' 꼼수와 거짓말 범벅


김정욱 2015. 02.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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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서 COD 아닌 BOD 재고, 햇빛 안 드는 곳 측정해 "식물 플랑크톤 감소…"속임수"
4대강은 타락한 전문가의 잔치판, 지진예보 잘못한 '이' 학자는 살인죄로 기소됐는데 훈장 받아 
4대1.jpg» 그림 1: 정부가 대대적으로 선전한 ‘물그릇 이론' 홍보자료. 그림=환경부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물그릇을 키워 물을 깨끗하게 한다는 ‘물그릇 이론’을 내세웠다. 즉 물그릇을 두 배로 키우면 오염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였다 (그림 1 참조).
 
이명박 정부 내내 이 선전에 세뇌된 국민이 많은데 심지어는 그런 환경박사들도 나는 더러 만났다. 예를 들면 신곡수중보를 허물면 수량이 줄어서 한강의 오염이 심해진다고 주장하는 학자들이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멍텅구리의 ‘멍’ 자를 써서 ‘환경멍사’라고 부르겠다.
 
그래서 낙동강은 물그릇을 11배 키웠고 거기다 4조원을 들여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배출량을 95%, 인 배출량을 90% 줄였다고 발표하였다. BOD와 인의 배출량을 줄였다는 것은 하수관을 타고 하수처리장에 들어온 오염을 그만큼 줄였다는 뜻이렷다(점오염원).
 
우리나라에서는 하수처리장에 모으지 못하고 빗물이 땅바닥을 씻어내려 바로 강으로 흘러들어가는 오염이 절반을 좀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비점오염원). 그래서 물그릇 키운 것은 그만두고라도 오염 배출량을 줄인 효과만으로도 오염도는 절반 정도로 뚝 떨어져야 마땅하다.

4대2.jpg» 그림 2. 4대강 사업에서 수질개선노력과 성과. ‘물그릇 이론’에 의하면 오염배출량을 90% 이상 줄이고 물그릇을 10배 이상 키웠으면, 수질오염이 1/20 이하로 뚝 떨어져야 하나 실제로는 수질이 더 나빠졌다. 그림=환경부
 
거기다가 물그릇을 키운 만큼 더 떨어져야 하니까, 이명박 정부 주장대로라면, 오염도는 1/20 정도로 팍팍 떨어져야 한다(그림 2 참조).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형편없이 더러워진 강 꼬락서니를 본 사람들은 다 욕을 퍼붓고 있다. 녹조가 걸쭉하게 강을 뒤덮었고 물고기들은 죽고 큰빗이끼벌레라는 흉물스런 생물체가 좍 깔려 근처에 가기도 싫어하고 보기도 싫어한다.  
 
그러나 이번에 4대강 사업에 큰 책임이 있는 국무조정실에서 ‘조정’한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결론적으로 “4대강 사업이 수질에 미친 영향을 평가한 결과, 4대강 사업으로 한강과 낙동강, 금강은 대체로 BOD와 식물 플랑크톤이 감소하였으나, 낙동강 상류지역 4개 보 구간에서는 BOD가 증가했고, 영산강은 식물 플랑크톤이 늘었습니다.”라고 한마디로 결론지었다.

4대8.jpg» 4대강 사업에 대해 이른바 '중립 전문가'들이 참여한 국무조정실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가 지난해 12월23일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소영 기자
 
물을 획기적으로 깨끗하게 해주겠다면서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나랏돈을 끌어가서는 이 정도의 결과 밖에 얻지 못했다면, 이것이 바로 나라를 팔아먹은 범죄행위가 아닌지 독자님들이 냉철하게 판단을 내려주길 바란다.
 
그런데 ‘대체로 BOD와 식물 플랑크톤이 감소’했다면서 수질이 좋아진 듯이 암시를 한 위의 결론이 진실인가?
 
먼저 BOD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이렇다. 흐르는 강에서는 교란이 있기 때문에 고형물들이 떠 있는데 반하여 물이 흐르지 않는 호수에서는 가라앉는다.
 
낙동강이나 금강의 중류같이 흐린 물은 BOD가 물이 녹아 있기보다는 떠 있는 고형물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많다. 그래서 댐을 쌓으면 바닥에 가라앉기 때문에 오염 배출량을 줄이지 않아도 BOD가 줄어든다.
 
호수를 크게 만들면 크게 만들수록 BOD가 침전이 더 잘 이루어져서 더 많이 줄어든다. 그러나 가라앉은 BOD는 썩으면서 오염을 방출하는데 이 오염은 BOD로는 측정이 안 되고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로 측정되는 것이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의 환경기준도 호수에서는 BOD가 아니라 COD로 가늠한다. 오염배출량을 줄이는데 4조원을 들였다고 하니까 정확히 얼마인지는 몰라도 줄이기는 줄였을 터인데, 그런데도 그림 2에서 보듯이 사업 후에 COD가 더 올라갔다는 것은 4대강 바닥에서 부패가 많이 일어나서 물이 더 나빠졌다는 증거이다.

4대9.jpg» 2009년 경북 상주 중동교 하류의 낙동강변은 그림처럼 아름다왔다. 사진=박용훈

4대9-1.jpg» 2012년 호수로 바뀐 같은 지점의 낙동강. 사진=박용훈
 
여기서 BOD와 COD의 차이에 대해서 설명을 간단히 하고 넘어가겠다. BOD는 생물들이 유기물 오염물질을 분해하는데 소모하는 산소의 양을 나타내고, COD는 BOD에다 더 보태서 생물들이 분해하기 어려운 오염물질까지도 포함하여 측정된다.
 
가정하수와 같이 단순한 오염은 BOD와 COD의 값이 거의 같다는 것이 교과서적인 정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70년대와 8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하천에서 두 수치는 거의 비슷하였다.
 
그래서 초기에는 환경기준과 배출허용기준에서 BOD와 COD의 기준은 같이 설정되어 있었다. 북한의 하천은 아직도 두 수치가 비슷하다. 그러나 해가 갈수록 COD 값이 BOD 값보다 높아지고 있는데 특히 댐에서 두드러진다.
 
상수원인 팔당댐이나 대청댐에서는 COD가 BOD의 거의 4배에 육박할 정도로 올라갔다. 그러면 두 수치 중에 무엇이 오염을 더 잘 나타내는가?
 
보통 하천에서는 특별히 화학물질 오염이 없으면 두 수치가 비슷하고 BOD를 지표로 쓴다. 이것이 수중생물의 생존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산소를 소모하는데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수에서는 두 수치에 상당한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에는 당연히 COD가 오염의 정도를 더 잘 나타낸다. 예를 들면, 2011년 팔당댐의 BOD가 1.1 ppm이었는데 소양댐의 BOD는 1.3 ppm이었고 COD는 팔당댐이 3.9 ppm인데 소양댐은 2.2 ppm이었다.
 
어느 물이 더 깨끗한 물이고 어느 물이 더 오염된 물인가? BOD를 기준으로 소양댐이 더 오염되었다고 한다면 수긍할 국민이 없을 것이다. 당연히 COD에 나타난 대로 소양댐 물이 더 깨끗하고 팔당댐 물이 더 오염된 물이다.
 
그래서 호수의 환경기준은 COD로 나타낸다. 그리고 BOD와 COD에 큰 차이가 날 때에는 COD가 오염의 지표가 되어야 마땅하다. 오염배출량을 그렇게 많이 줄였는데도 강을 흐르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COD가 올라갔는데 COD는 말 안하고 BOD로 수질을 말한다는 것은 속임수이다.

04784574_R_0.jpg» 2013년 여름 조류경보가 내려진 낙동강 창녕함안보 하류의 경남 창원 의창구 동읍 본포취수장 앞에 1일 오전 녹조 띠가 넓게 퍼져 있다. 조류 유입을 막기 위해 취수구 주변에 조류 차단막이 설치되고 물을 뿌리고 있다. 창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다음에 ‘식물 플랑크톤이 감소했다’는 발표에 대해서 짚어보겠다. ‘녹조가 감소했다’라고 말했으면 언론을 통해서 ‘녹조 라테’를 보아온 모든 국민이 코웃음을 쳤을 테지만 ‘식물 플랑크톤이 감소했다’라고 말함으로써 일반인들의 판단을 흐려놓았다.
 
호수에 사는 식물 플랑크톤은 대개 네 종류로 나눈다. 바닥의 돌 위에 미끈미끈하게 붙어사는 부착조류, 추위를 잘 견뎌 겨울에도 잘 발견되는 갈색을 띠는 갈조류, 짙은 녹색을 띠는 녹조류, 그리고 알갱이가 미세하고 약간 푸른빛을 띠기도 하는 남조류가 있다(그림3 참조).
 
남조류는 박테리아와 비슷한 특징이 많아 시안 박테리아(cyano bacteria)라고도 불린다. 즉, 식물 플랑크톤이 다른 말로 하면 조류이고, 조류가 번성하면 통상 ‘녹조(algal bloom)’가 일어났다고 일컫는다.

4대0.jpg» 각종 조류의 모습. 위 왼쪽부터 남조류, 녹조류, 갈조류, 부착조류.
 
위 그림에서 보듯이 부착조류를 빼고는 모두 햇빛이 드는 물 위에 떠서 살다가 죽으면 바닥에 가라앉는다. 그러나 환경부는 호수의 수질을 통상 수심 1m 이상 깊은 데 물을 떠서 측정하는데, 4대강은 탁해져서 거기는 햇빛도 들지 않고 햇빛이 없으면 조류도 살 수 없는 곳이다.
 
모든 국민이 ‘녹조 라테’를 봤지만 정부는 조류가 살 수 없는 곳에서 조류를 측정했고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는 식물 플랑크톤이 감소했다고 발표를 한 것이다.
 
04784547_R_0.jpg» '녹조 라떼'라는 비아냥을 낳은 낙동강의 심한 녹조 현상. 2013년 8월 조류경보가 내려진 낙동강 창녕함안보 하류의 경남 창원 의창구 동읍 본포취수장 앞 본포교 아래에 1일 오전 녹색 페인트를 뿌린 듯 녹조가 넓게 퍼져 있다. 창원/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4대강에서는 위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남조류가 더는 발생할 수 없을 정도로 대량 발생했고, 혹 강가에는 떡 같이 엉겨 붙은 녹조류도 많이 있었다. 남조류는 독성이 강해서 가축들이 이 물을 마시고는 쓰러져 죽었다는 기록이 많이 나온다.
 
국민이 제대로 대접받는 나라에서는 식수원에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남조류가 번성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4대강의 댐들을 얼른 다 터서 물이 흐르도록 했을 것이다.
 
유럽연합은 물관리 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 제4조에 따라 인공적으로 변형된 하천을 자연 상태에 가깝게 복원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미국은 깨끗한 물법(Clean Water Act) 제404조에 따라 4대강 사업과 같이 댐 짓고 강바닥 파내는 등의 모든 인공적인 공사를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그래서 미국은 1000여개에 이르는 댐을 해체하였고, 유럽도 그런 추세로 나가고 있다.
 
03737724_R_0.JPG» 세계적인 하천학 석학들은 4대강 사업을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마티어스 콘돌프 미국 버클리대 지형학 교수 교수가 지난 27일 낙동강 상류 지역인 경북 상주시 경천대관광단지에 올라 4대강 사업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미국이나 유럽의 범주에서 보면 복원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는 타락한 전문가들이 판을 치고 있다. 4대강 찬동인사 명단에서 S(스페셜)급 인사 10명 중 6명이 전문가들이었고, 전체 258명 가운데서도 전문가들이 64명이나 들어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애초에 이 사업의 추진이 가능하도록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만들어 주었고 재판과정에서는 물이 더 깨끗해지고 조류가 줄어든다는 등 엉터리 증언을 하여 이명박 정부가 승소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수시로 언론에 등장하여 국민의 눈과 귀를 속이는 역할을 담당해 왔다. 그리하여 22조원을 빼돌려 엉터리 사업을 벌이고 물이 더 나빠지도록 만들었다.
 
법이 제대로 살아있는 나라에서는 부분적인 진실만 말하거나 학문을 왜곡하여 사회에 해를 끼치는 전문가들을 법적으로 처벌하고 있다. 얼마 전에 이탈리아에서는 지진 예측을 잘못하여 국가에 큰 피해를 끼친 전문가들에게 1심 재판부가 살인죄를 적용하여 7년형을 선고한 적이 있다. 이들이 돈을 받고 엉터리 예측을 한 것이 아니라 연구를 게을리하여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엉터리 학자들이 처벌은커녕 오히려 다들 상을 받았는데, 하루속히 나라가 기강을 바로 세우게 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그래야 나라가 바로 선다.
 
김정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문재인의 강력한 권력의지가 승부를 갈랐다

끓어오르는 민심에 누가 앞장서 희망의 총대와 깃발을 들것인가?
조시형 | 2015-02-09 13:57:4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정당의 최고 목적은 집권이다. 정치인도 그렇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성자였다. 2012년 12월20일 아침, 대선결과에 승복하고 그가 보여준 그 홀가분한 표정은 세속의 패자의 모습이 아니었다. 승패에 초연한 무림고수의 경지도 아니었다. 그것은 안도감에 가까웠다. 노무현이 건넨 ‘운명’이란 독배를 들고 쩔쩔매다가 피할 수 있게 되어 안도하는 죽림현자의 유적함에 다름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이후 대선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는 당 내외의 집요한 공세에도 그리고 이후 터져 나온 총체적 부정선거 의혹에도 지지자들의 정서와는 거리를 둔 소극적 대응의 이유도 무소유에 필적할 권력의지의 부재가 아니었을까? 만일 그런 자세가 지속된다면 그것은 문재인 자신은 물론 그 지지자와 대한민국에도 커다란 재앙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보니 확실히 내 판단이 틀렸더라. 없던 게 생겼는지 숨겨진 게 폭발적으로 드러난 건지는 불명하지만 문재인의 권력의지는 강렬하고 뜨거웠다. 그 사례다.
그 첫째가 당 대표 선출을 둘러싼 규칙(RULE)을 합의해 가는 과정에서다. 대중적 지지도가 취약한 비노 진영의 박지원에 적절한 유인을 과감히 제시한 거다. 측근들의 우려를 마다하고 국민여론조사 반영비율을 15%로 대폭 하향한 거다. 자신감의 발로라 하기에는 상당히 무리한 룰이 아닐 수 없었다. 그 뿐인가 그 과정에서 밝혀진 모바일 선거인단 명부의 증발이라는 초대형 사고도 그대로 수용한 거다. 전당대회를 연기해서라도 다시 모바일 선거인단을 모집하자는 다수의 진언도 거절했다. 지난 대선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모바일 선거에 대한 불신과 의혹을 원천봉쇄하고 결과적으로 선거결과에 대한 승복의 구조를 강화했다. 그러한 과감한 양보가 있었기에 선거 막판에 터져 나온 ‘지지없음’ 항목의 무효결정에 대한 반발을 최소화했고 역설적으로 문재인 본인의 강력한 승리에 대한 의지를 표출했던 것이다.
둘째는 당 외곽에 포진하여 유사시-문재인 당 대표 당선이라는-에 분당과 신당합류라는 정동영과 천정배의 공포 그리고 이를 최대로 활용한 박지원의 당권-대권 분리론에 맞서 총선과 정권교체의 최적합 후보론의 제기와 유사시 정계은퇴를 암시하는 성명도 나왔다. 분열책과 분당론으로 당원들을 호도하지 말라는 정면승부였다. 오죽하면 이건 순수한 문재인이 아니다. 그런 놈들(친노진영)이 문재인을 변질시켰다는 박지원의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아무튼 문재인의 유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는 이번 선거과정에서 무섭게 승리에 집착하는 승부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셋째, 2.8 전당대회의 현장에서 보여준 문재인의 사자후 같은 열변과 투표종료 내내 펜싱경기장을 누비며 마지막 까지 대의원들과 눈을 마주보며 악수하러 다니는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펼친 것이다. 박지원은 물론 최고위원에 도전한 그 누구도 그렇게 열성적인 행보를 보여주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당초 뒤질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현장투표에 참여한 1만여 대의원의 45%를 득표하여 박지원을 3% 이기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것이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특히 15분에 걸친 문재인의 유세는 마치 노무현이 살아 돌아온 듯 뜨거운 수사와 절절한 내용의 웅변이었다.  
“누가 총선 승리를 이끌 적임자입니까? 누가 정권교체를 가져올 최고의 적임자입니까? 여야를 통틀어 최고의 지지를 받고 있는 저 문재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친노라서 경상도라서 안 된다는 겁니까? 제가 목숨을 바쳐서 반드시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를 가져와서 이명박근혜 집권을 끝장내겠습니다. 우리 당을 완전히 혁신해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습니다. 파탄 난 민주주의와 서민의 민생경제를 소득주도의 생활경제로 부활시키겠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당원동지 여러분 반드시 저 문재인이 해내겠습니다.”  
박지원의 특정계파 독주를 막기 위해 당 대표를 꼭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연설에 비해 그 절박성과 처절한 호소력이 월등했다는 게 나의 진솔한 소감이다. 최소한 현장 대의원의 10% 이상은 그 자리에서 마음을 정했으리라 본다. 진인사대천명의 자세에 문재인은 충실했다. 그전에 보지 못했던 강렬한 권력의지를 유감없이 표출했다. 더 이상 문재인의 언사가 어눌하다는 평도 사라질 것이다. 노무현 집권초기 격무로 다 빠져버린 앞니를 대체한 임플란트의 샛소리도 더는 문제가 안 되었다. 
문재인의 이러한 강렬한 변신은 분명히 강력한 권력의지의 산물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오늘도 여전히 그 권력의지의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열성 지지자의 격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현충원의 두 전임 독재자 이승만과 박정희를 참배한 것이 그렇다. 더 이상의 국민적 갈등과 논란을 종식시키고 과거의 공과를 분명히 인정하겠다고 천명했다. 속내는 어떠할까? 역시 권력의지 집권의지의 산물이라고 보여 진다. 한 표라도 더 끌어 모아서 반드시 집권하여 세상을 바꾸어 보겠다는 충정일거라고 희망한다.  
이렇게 문재인은 변해있었다. 무엇이 그를 변화하게 했을까? 민심은 천심이라 했다. 김대중 노무현 두 분은 그 민심을 천심으로 받들고 평생을 그에 헌신했다. 김대중이 도전했던 60년대 이후 40여년의 성상과 노무현이 응전했던 80년대 이후 30여년의 그 풍파의 세월 동안 간난신고 끝에 일구어낸 대한민국이 지금 쥐&닭으로 인해 누란의 위기에 처해있다. 그 참혹한 위기는 민초의 극심한 고통을 키워서 더 이상의 하루가 지옥 같은 세상이 되었다. 가진 자들에 영합하는 교활하고 파렴치한 지배세력의 폭정은 그 뻔뻔하기가 개와 돼지와 같다. 이런 짐승 같은 세상에 민심은 폭발적으로 끓어오르는 데 그 누가 앞장에 나서서 희망의 총대와 깃발을 들것인가?  
문재인이 그 천심을 받들어 나선 것이라고 믿고 싶다. 그가 사분오열 갈라진 야권의 민주진보진영을 한 데로 묶어 세우고 그 힘을 모아서 다시금 총선승리로 의회권력을 바꾸고 대선승리로 정권교체를 이루어 내는데 앞장선 것이라고 희망한다. 그리하여 누가 그 권력의 대표가 되든 국민의 위임권력에 충실한 민주정부가 새로이 사람사는 세상을 향해 진군하기를 갈망한다.
# 제 어리석은 생활태도와 안이한 판단으로 사소한 병을 키워서 1월10일 이후 입원수술을 받고 회복 중에 있습니다. 난생처음 전신마취와 15 센티가 넘는 개복 수술을 받았습니다. 보편성이 있는 사례라 본 글로 정리해서 올려볼 계획입니다. 그런 이유로 근 한 달 만에 처음으로 미욱한 글쓰기를 했습니다. 너그러이 이해바랍니다. 시급한 세월호사건 경과와 정국진단에 대한 글 소재가 밀려있는데 조만간 야권의 진정한 통합과 혁신 그리고 국제정세와 맞물린 세월호 문제를 다루어 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의 건강과 하루하루의 일상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6&table=c_jshpapa&uid=38 

북 신형미사일 고속정은 특수수면효과 이용한 신형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02/09 [14:40]  최종편집: ⓒ 자주민보

▲ 특수수면효과를 이용하여 바다와의 마찰력을 줄인 신형 미사일 고속정에서 새로운 대함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있는 북 해군     © 자주민보

▲ 특수수면효과를 이용한 북의 미사일고속정     © 자주민보
▲ 북 미사일 고속정     © 자주민보
▲ 배 바닥이 쌍둥이 방식으로 보이는 북의 미사일고속정     © 자주민보

▲ 한호석 소장이 2014년 6월 본지에 기고한 글에서 소개했던 북의 미사일고속정, 뒷쪽 네모 안의 함선이 특수수면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 자주민보

최근 북에서 세계 최첨단 수준의 반함선 로켓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였다.

7일 아시아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조선중앙통신은 같은 날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의 뜻을 받들고 한 사람같이 떨쳐나선 국방과학부문의 과학자, 기술자들, 군수 노동계급은 신형 반함선 로켓을 최첨단수준에서 개발하는 성과를 이룩했다”고 밝혔다.

‘첨담’은 일반적으로 발전된 기술, ‘최첨단 수준’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위력을 가지고 있을 때 북에서 사용하는 말이다. 하기에 북에서 이번에 시험한 대함미사일은 초음속의 위력을 지녔으면 최소한 사거리 200km는 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아시아타임스는 이 로켓이 가상의 적함선을 정확하게 탐색, 식별해 명중시켜 “설계된 전술기술적 제원에 도달하였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확증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자평하기는 했지만 사거리 등 구체적인 제원은 공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해군부대들에 실전 배치해 “우리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기도하는 적함선 집단들과의 접촉전이든 비접촉전이든 강력히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북은 주장했다는 것이다.

적함선 탐색과 식별 명중에 성공했다면 첨단 인공지능유도시스템이 결함된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 보통 최첨단 대함미사일은 적함 탐지는 물론 요격을 피하기 위해 해면밀착비행과 목표물 앞에서 초고속 돌진은 기본이다.
본지 해외기고가인 한호석 소장의 주장에 따르면 북은 이미 오래 전 사거리 300km가 넘는 초음속 대함순항미사일을 이미 실전 배치하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북의 보도에서 주목할 점은 그 대함미사일을 발사한 미사일고속정(미사일 콜벳)이 북에서 한번도 공개한 적 없는 특수한 형태의 것이었다는 점이다.
형태는 널찍한 공기부양정(호버크래프트)과 비슷했는데 2014년 6월 16일 한호석 소장이 기고한 ‘1초 동안만 드러낸 북의 금성-2호 대함미사일’이란 기사에서 소개한 특수수면효과를 이용한 미사일고속정과 거의 모양이 똑 같았다.
특수수면효과를 이용한 함선은 공기부양정과는 달리 배의 바닥을 쌍둥이 형태로 만들어 표면마찰력을 줄이는 방식이다. 미국의 위그선도 이 원리를 이용한다. 마찰력을 줄이는 만큼 속도나 항속거리에 있어 유리한 것이 일반적이다.
러시아도 오래전 이 원리를 이용한 미사일고속정 ‘보라(Bora)’를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북의 발표를 통해 본지 기고가 한호석 소장의 분석이 정확한 것이었음이 증명되었다. 한호석 소장은 이번에 공개한 북의 미사일보다 더 위력적인 대함무기도 북은 이미 개발 배채해놓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좀더 면밀한 진상파악과 대응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보다 본질적인 해결 방안은 북과의 관계개선에 있을 것이다. 북과의 무기경쟁은 그렇지 않아도 재정적자가 심해 복지를 축소하고 있는 우리나라 사정을 더욱 악화만 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군사적 대응도 준비해야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하루빨리 통일을 이루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관련 한호석 소장 기사이다.

원세훈 운명을 바꾼 '시큐리티 파일'


15.02.09 21:13l최종 업데이트 15.02.09 21:5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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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세훈 항소심 징역 3년 실형...법정구속 국정원 대선 개입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변호를 맡은 이동명 변호사와 함께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과 달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하고 원 전 원장에게 징역 3년에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 유성호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이 평가될 수 있다고 봤다."

9일 오후 2시 54분 서울법원종합청사 312호 법정, 1시간 가까이 숨 가쁘게 판결 요지를 설명해나가던 재판장 김상환 부장판사(서울고등법원 형사6부)가 물 한 모금을 들이켰다.

이어 그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이종명 전 3차장, 민병주 전 심리전단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두고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했는지 밝혔다. 결론은 "검사의 항소 일부는 이유 있다, 원심 무죄 판결 중 2012년 8월 20일 이후 공직선거법 위반은 유죄로 인정된다"였다.

공직선거법 무죄 판결이 유죄 판결로 달라지게 만든 2012년 8월 20일은 도대체 무슨 날일까. 재판부는 이날 새누리당이 전당대회를 열어 박근혜 의원을 18대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근혜가 웃은 2012년 8월 20일, 그날 이후의 심리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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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2년 8월 20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대통령 후보자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가 당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11일 원 전 원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무죄를 선고하며 국정원의 사이버활동 시기는 '선거 국면'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검사는 2012년 1월 3일부터 12월 19일까지의 사이버활동에 공소를 제기했는데, 2012년 1월이면 대선 후보가 누구인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며 "당시부터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얘기였다(☞ 1심 판결 톺아보기).

'2012년 1월'만을 기준으로 사이버활동 시기 전체의 성격을 규정한 1심과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사이버활동의 시기를 2012년 8월 20일 이전과 이후로 구분했다. 김상환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심리전단 직원들의 사이버활동이 오래 전부터 해온 일이어서 선거와 연관 있거나 선거에 영향을 주려는 인식이 없었다고 주장해 보통 '선거 국면'으로 인식되는 시점은 과연 어디일까 봤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새누리당 후보가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선거 경쟁이 시작됐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심리전단 직원들이 2012년 1월 1일부터 12월 19일까지 전파한 트윗 27만 3192건을 '8월 20일' 기준으로 분석했다.

전체 트윗 중에서 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를 따져봐야 할 '선거글'은 15만 3331건(56.1%)를 차지한다. 그런데 2012년 1~6월까지만 해도 적게는 3%, 많게는 16% 정도였던 선거글 비중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높아졌다. 7월 들어 선거글은 정치글 분량을 역전했고, 박근혜 후보가 확정된 2012년 8월 20일 이후에는 현저히 늘어났다. 그 결과 8월에는 전체 77%까지 치솟는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선거글 비중은 차츰 줄어든다. 재판부는 하지만 선거글 내용이 '문재인·안철수 반대, 새누리당 지지'라는 경향을 꾸준히 드러내는 점을 놓치지 않았다. 심리전단 직원들은 안철수 후보의 부동산 의혹이나 문재인 후보와 NLL(서해북방한계선) 문제 관련 글을 적극 퍼뜨린 일 역시 그들이 선거 쟁점에 기민하게 대응해 사이버활동을 한 흔적으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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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원 대선개입사건 항소심 재판부가 2012년 1월 1일~12월 19일간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의 트윗27만여건을 분석한 결과. 재판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확정된 2012년 8월 20일 이후부터 심리전단 직원들의 선거글이 대폭 증가하는 것 등을 토대로 원세훈 전 원장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를 인정했다.
ⓒ 박소희

김상환 부장판사는 이 맥락에서 볼 때, 국정원은 2012년 8월 20일 이후부터는 정치적 중립의무를 무겁게 인식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정원으로선 적어도 이 기간만큼은 심리전단 사이버활동을 통제하고 점검해야 했다"며 "그럼에도 국정원은 기존에 해오던 정치관여 활동은 물론, 명백히 드러날 정도로 선거관여 활동 규모를 증대했다"고 지적했다.

"(심리전단 직원들의) 구체적인 활동 내역도 후보자의 동선과 활동, 주요 쟁점에 정확히 기초해 이뤄졌다.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형성 과정에 국가기관이 개입한 것이며 (그 자체가) 편파적인 개입이다. 선거글에서 '종북세력에 대한 사이버심리전'이라는 명분을 도대체 읽어낼 수도 없었다. 이 사건 사이버활동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 공직선거법 85조 1항이 정한 선거운동에 해당한다."

되살아난 시큐리티 파일, 원세훈을 잡다

공직선거법 유죄 판결에는 '시큐리티 파일'의 부활도 한몫했다. 이 파일은 검찰이 심리전단 김아무개 직원의 이메일 압수수색에서 찾아낸 텍스트 파일이다. 여기에는 트위터 활동을 전담한 안보5팀 팀원들이 사용한 트위터 계정 정보와 주요 이슈·논지 등이 담겨 있었다.

김아무개 직원은 당초 검찰 조사에서 파일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1심 법정에서는 "이 파일을 직접 작성했는지, 전달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1심 재판부는 그의 법정 진술을 볼 때 시큐리티 파일 작성자가 불분명하므로 형사소송법 313조에 어긋난다며 이 파일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 전문).

핵심 증거가 날아가자 검찰은 전략을 수정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선 이 파일의 작성자가 불분명하긴 하지만 ▲ 김 직원의 '내게 보낸 메일함'에서 발견됐고 ▲ 파일에 있는 트위터 계정은 심리전단직원들이 사용한 것임이 확인됐다며 시큐리티 파일은 형사소송법 315조 3호가 정한 '신용할 만한 정황에 의하여 작성된 문서'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 시큐리티 파일은 살아났다. 같은 이유로 1심 재판부가 배제했던 '425지논 파일' 역시 항소심에서 증거능력을 인정받았다(관련 기사 : 파일명 '시큐리티', 원세훈 항소심에선 살아날까).

두 파일의 부활로 국정원 트위터 계정 수가 대폭 늘어났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트위터 계정 1157개 가운데 단 175개만 인정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716개를 인정했다. 시큐리티 파일을 바탕으로 기초계정 269개와 이 계정들이 작성한 글 등을 '트윗덱' 프로그램을 이용해 퍼뜨린 계정 422개, 직원들 이메일에서 나온 계정 25개를 모두 증거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결과였다.

재판부는 이 계정들을 바탕으로 2012년 8월 20일 이후 국정원이 벌인 사이버활동은 '선거운동'이란 결론을 내렸다. 부활한 시큐리티 파일은 국정원의 조직적 대선개입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명백히 드러냈고, 원세훈 전 원장을 구치소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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