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2일 목요일

코로나19 대응이 기후위기 운명을 결정한다

[초록發光] 지금이 기후위기 대응의 길을 찾을 때

기후재앙을 야기할, 전 지구 기온상승을 1.5도 이내로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과학자들이 계산한 ‘탄소예산’을 8년 안에 모두 소진해버릴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2018년에 이어 2019년의 전 지구적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늘지 않고 정체되었다는 소식이다. 여기에 더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는 불행한 사태로 세계 각국의 사회경제적 활동이 멈춰 섬으로써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어들게 될 전망이다. 이미 세계 1위 온실가스 배출국가인 중국의 배출량 감소가 보고되고 있다. 비유하자면 중환자실 입원으로 인한 강제 다이어트다. 퇴원 후 불어날 몸무게인지 모르겠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한 것처럼, 코로나19 재난을 야기한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 재난과 분리할 수 없다. 에볼라, 사스,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같은 인수공통감염증이 자주 발생하는 이유는 벌목, 채굴, 댐 등의 각종 개발 사업으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그들과 우리 사이에 유지되던 거리가 급격히 줄어들거나 사라진 탓이다. 그 개발 사업이 기후위기를 야기하는 채굴주의와 성장주의, 자본주의 체계의 요체라는 점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미 발생한 인수공통감염증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어떻게 봉쇄할지, 그것을 치료하기 위해서 백신을 얼마나 빨리 개발할지에만 초점을 맞추면, 코로나19 재난과 기후 재난의 연결점을 놓칠지 모른다.
코로나19 재난에의 대응, 그리고 여파가 기후 재난을 다스릴 길을 열 수도 있다.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전 세계의 온실가스 감축이 비극적인 코로나19 재난을 통해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공장은 멈춰서고 쇼핑몰은 한산하며, 배는 항구에 정박했고 비행기는 뜨지 않음에 따라 가능해졌다. 생산과 소비, 그리고 국제 무역이 감소하면서 화석연료 소비도 같이 줄어들고, 그 결과 온실가스 감축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재난 속 유토피아’가 모순적으로 느껴지지만 어쩌면 희망일지 모르는 것처럼, 재난 속에서 발견하는 탈 성장의 전조일 수 있다.

많은 것들이 되돌아오고 있다. 사람들이 각자의 집에 웅크리고 있는 사이에, 칠레 산티아고의 퓨마를 비롯해서 세계 여러 도시 거리와 해변에 야생동물이 나타나 그 땅이 본래 누구의 것이었는지 인식하게 해주었다. 금세 잊어버릴 동화 같은 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제조업의 부품과 시민의 필수품 공급이 어려워지자, 신자유주의 세계화 속에서 값싼 노동력을 찾아 세계 곳곳에 흩어놓은 생산 라인을 다시 국내로 불러들이려는 재지역화 움직임도 나타난다.

무엇보다도 시장에만 맡겨놓고 물러나 있던 국가가 다시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봉쇄령을 내려 사회를 멈춰 세우고, 재난기본소득을 포함하여 엄청난 규모의 재정 투자를 시작했으며, 병원 등 여러 기관들에 대한 국유화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세계 각국이 능력이 없어서 기후 재난에 대응 못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저 시장이 다 알아서 해줄 것이며, 심지어 재난이 닥쳐오고 있을 때에도 시장을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만히 있었을 뿐이다.

물론 강한 국가가 권위주의로 타락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기후 재난을 이유로 ‘에코 파시즘’이 대두하면 어쩌느냐는 걱정은 정당하다. 많은 재난은 기존 권력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전시장인 한편, 재난을 핑계로 국가 권력을 집중하고 절대화할 기회이기도 하다(이미 필리핀, 헝가리, 이스라엘에서 그런 시도가 성공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재난의 시기를 이윤을 창출하는 기회로 삼는 ‘재난 자본주의’의 길을 열어놓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막아설 수 없다. 지금은 오히려 지금껏 부족했던 국가의 역할을 촉구해야 할 때이고, 그 국가를 더욱 민주화해야 할 때다.

가장 큰 질문은 따로 있다. 사람들이 코로나19 재난을 경과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할 용기를 얻을 것인가. 코로나 봉쇄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 판로를 찾지 못한 농민, 문을 닫은 영세자영업자들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가 멈춘 돌봄 서비스 부재로 또 다른 재난을 경험하는 이들도 많다. 이 재난 속에서 국가와 사회가 나서 자신들을 보호하지 못했다는 경험을 갖게 된다면, 또한 재난을 거쳐 마주하게 되는 세계가 여전히 불평등으로 가득 차 있다면, 예고된 재난을 대비하기 위한 절제, 협력과 연대는 불가능하다. 오히려 사회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 공포로 급작스럽게 이뤄낸 사회경제적 활동의 축소가 민주적인 방식으로 구조화하고 영속화되며, 그 안에서 형평성을 이뤄낼 수는 없을까. 시민에게 필수적인 재화와 서비스는 시장이 아니라 공공의 영역에서 공급될 수는 없을까. 코로나 뉴딜에서 시작하여 그린 뉴딜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정의로운 전환을 강조하는 이들의 고민이다.

빠른 재난을 해결하는 동시에 거대하지만 느린 재난인 기후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사회적 힘을 결집시켜야 한다. 결국 이는 정치의 몫이다. 재난을 대비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통제할 민주적 정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정책과 공약은 사라지고 위장정당의 깃발만 나부끼는 이번 총선에서, 기후위기를 넘어설 어떤 희망을 찾을 수 있을지 솔직히 자신할 수 없다. 각 정당이 기후위기 해법을 두고 토론하고 경쟁하며, 코로나 뉴딜을 그린 뉴딜로 연결하는 정치적 창조성을 발휘해낼 것이라 낙관적인 기대를 할 수 있을까. 위장정당 열린민주당은 선관위에 10대 정책공약도 제출하지 않았고, 더불어시민당은 날림 공약을 제시했다가 금방 거둬들이는 촌극을 빚었으니 말해 뭐하겠나. 나아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나 언론들이 그런 토론과 경쟁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비례대표 방송토론 주제에 기후위기는 명시되어 있지 않으며, 기후위기에 대한 각 정당 정책을 비교하려는 언론들의 시도도 보이질 않는다.

그러나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정당과 지역구 후보자들에게 기후정책을 묻는 질의를 진행 중이고 투표일 전에 공개할 예정이다. “기후국회와 배출제로를 위해서 투표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후보와 정당을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 코로나19 위기는 결국 기후위기에 근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위기대응의 해법 모색도 여기에서 시작해야 한다. 지난 1일 벚꽃을 구경하기 위해 호수공원으로 나온 경기 고양 일산 시민의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쓰레기만 남는 선거를 언제까지 할 건가

20.04.03 08:17l최종 업데이트 20.04.03 08:17l


 2010년 6.2 지방선거 투표를 이틀 앞둔 5월 3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아파트 재활용품 수거함 안에서 선거공보 봉투가 개봉되지 않은 상태로 나뒹굴고 있다.
▲  2010년 6.2 지방선거 투표를 이틀 앞둔 5월 3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아파트 재활용품 수거함 안에서 선거공보 봉투가 개봉되지 않은 상태로 나뒹굴고 있다.
ⓒ 연합뉴스
 
국회의원 후보 유세가 시작되었다. 동네 곳곳 펼쳐진 현수막과 받자마자 버려져 거리에 나뒹구는 명함과 공보물을 보며 이번 선거도 쓰레기만 남는 선거가 될까 우려스럽다.

공약은 실종되고, 선거법 개정 취지와 달리 비례위성정당들이 난무하여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가 높지 않다. 환경정책을 제시한 후보자들은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선거 과정에서도 환경을 배려한 부분도 찾기 어렵다. 선거철은 선거 쓰레기가 여전히 폐기물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뒤돌아서면 버려지는 후보자들의 명함, 보지 않아 봉투째 버려진 후보자의 공보물, 거리에 난립하는 후보자의 현수막, 선거철에만 입고 버려지는 옷과 어깨띠, 분리되지 않고 버려지는 온갖 쓰레기들이 가득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선거벽보 104만 장, 선거공보 6억 4000만 부, 현수막으로 13만 8192개가 발생되었다. 20대 총선에서는 선거벽보 32만 장, 선거공보물은 8000만 부, 현수막 1만 4000개가 발생되었다.

21대 총선에서는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발생될까. 한 언론은 2020년 총선의 투표용지·홍보 인쇄물 등 제지 수요가 8500톤 가량 발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0대 총선과 종이 인쇄물의 양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후보자가 게시할 수 있는 현수막은 2배로 늘어났다.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해서라며 2018년 3월 국회가 공직선거법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현수막 매수를 선거구안 읍면동 수마다 1개에서 2배 이내로 개정했는데 이는 현수막 도배를 법적으로 보장해주도록 개악된 것이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현수막 게시매수는 해당 선거구 안의 읍·면·동 수의 2배 이내로 적용되어 253개 지역구에서 발생되는 현수막은 총 3만 5100여 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28일 선관위에서 발표한 선거후보자는 1118명, 지역구별 후보자 수는 약 5명으로 계산된 결과이다.

선거 이후, 당선자, 낙선자들이 내건 현수막까지 포함하면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118조 5항에 따라 선거일의 다음 날부터 13일 동안 해당 선거구 안의 읍·면·동마다 1매의 현수막을 게시하는 행위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현수막만 재활용하면 해결되나
 
 2018년 환경부는 현수막 재활용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  2018년 환경부는 현수막 재활용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 환경부

수십 년간 선거철마다 문제로 지적된 현수막을 일부 기초 지자체에서는 자체적으로 수거해 앞치마, 화분, 선풍기 덮개, 줄넘기 등을 만들어 학교나 복지시설에 기증하거나 판매하기도 했다. 또한 2018년 환경부는 '선거현수막 재활용 시범사업'으로 서울 노원구, 금천구와 함께 폐현수막으로 장바구니 20만 개를 제작했다. 재활용을 위한 지자체와의 협력 시도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확인해 보니 노원구는 재활용한 장바구니를 배부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노원구 자체 재활용 행사 시 홍보물과 함께 배포했다고 한다. 서울시는 19~20대 총선에서 재활용 업체 2곳을 선정해 각 구에 폐현수막 제공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강제력이 없어 현수막 대부분은 폐기되었다고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사회적기업 터치포굿은 대통령선거, 교육감선거에서 사용된 현수막으로 장바구니를 제작한 적이 있다. 공약을 기억하는 취지와 함께 재활용의 의미를 잘 살린 사례이다. 그러나 모든 현수막을 장바구니로 만들 수는 없다. 현수막 재활용 제품은 판매처가 확보된 양만큼만 제작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다른 형태의 쓰레기일 뿐이다. 세척과 제작에 드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수요 없이 제품을 제작할 수는 없다. 현수막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현수막은 보통 폴리에스터의 재질에 인쇄하여 제작시 잉크가 묻어나올 수 있어 재활용이 어렵고, 재활용하더라도 질 좋은 상품을 만들기 어렵다. 따라서 일부 재활용되는 현수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소각처리 된다. 현수막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다이옥신 같은 유해물질이 배출된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환경을 생각해서 만든 에코백이 넘쳐나 이제는 에코백이 에코백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텀블러, 에코백은 집집마다 서너 개 이상은 가지고 있다. 현수막을 재활용한 장바구니는 수년 전까지는 재활용 취지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아름답고 잘 만든, 내 취향에 맞는 장바구니가 넘쳐나는 시대다.

넘쳐나는 종이 인쇄물

선거에서 사용하는 종이 인쇄물로는 후보자의 선거벽보, 후보자별 선거공보물, 공보물 봉투, 투표용지 등이 있다. 각 후보자들은 공직선거법, 공직선거관리규칙에 따라 인쇄물을 이용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선거벽보는 규격과 재질이 규정되어 있지만 선거공보물은 규격만 규정되어 있다. 종이 종류와 무게에 대한 규정이 없다.

투표용지는 전자개표를 도입하면서 납품규격이 의무화되어 2개 제지사만이 납품하고 있다. 잉크가 번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전자개표 시에도 문제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한솔제지는 재생원료 비율을 30~50%로 하여 제작한 종이를, 무림제지는 저탄소 인증을 받은 종이를 납품하고 있다. 투표용지 제작은 시군구선관위가 인쇄소를 선정하고, 제지사는 인쇄소에 종이를 납품하는 시스템으로 나누어져 있다(사전투표시 사용하는 롤용지는 별도 제작한다).

투표용지를 제외한 기타 선거벽보, 선거공보물에 대해서는 별도의 종이질에 대한 규정이 없어 후보자가 특별히 재생종이를 찾지 않는 한 인쇄소에서 선택한 종이를 사용한다. 재생종이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 선택받기 어렵다. 공급보다 수요가 적어 일반 제지시장에서는 가격이 저렴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종이 선택에 있어 단지 가격만이 아니라 환경도 고려할 수 있도록 제도 마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환경부에서는 1톤의 폐지를 재활용할 경우 CO₂ 1070kg, 대기오염물질 약 95% 저감, 물과 전력의 28~70%를 절약할 수 있다고 2010년에 발표한 바 있다.

또한,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폐지 1톤을 재활용하는 경우 30년생 나무 약 20그루를 벌채하지 않아도 되는데 "30년생 나무 한 그루가 연간 축적하는 1톤의 CO₂ 흡수량과 펄프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 및 기타 부대비용을 생각하면 폐지의 재활용은 단순히 원료를 저감하는 그 이상의 효과를 얻는다"고 밝히고 있다.

투표용지를 제외하더라도 선거공보물 8000여 톤을 재생종이로 사용한다면 30년생 나무 16만 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다. 또한 재생종이로 다시 만드는 물과 에너지를 감안하더라도 폐지 재활용에 따른 CO2 감축, 물과 전력 에너지의 절약효과는 매우 높다.

무엇 하나 바뀌지 않았다
 
 춘천시의 위탁을 받아 폐현수막으로 쓰레기 분리수거용 마대자루를 만드는 춘천시니어클럽 작업장 마당에 폐현수막이 산처럼 쌓여 있다.
▲  춘천시의 위탁을 받아 폐현수막으로 쓰레기 분리수거용 마대자루를 만드는 춘천시니어클럽 작업장 마당에 폐현수막이 산처럼 쌓여 있다.
ⓒ 성낙선

선거시 발생되는 홍보물(선거벽보, 후보공보물, 어깨띠, 현수막 등)이 대량의 쓰레기로 발생되는 모습은 새롭지 않다. 십수년간 문제제기 되었음에도 해결되지 못했다. 심지어 20여 년 전에도 환경친화적 선거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다. 2002년 환경부는 '환경친화적 선거 문화 조성을 위한 실천방안'이라는 연구를 진행했고 놀랍게도 이 연구 책임자는 조명래 현 환경부 장관이다.

연구보고서는 녹색선거를 판가름하는 조건을 ① 유권자가 녹색후보를 골라내는 것 ② 선거 진행 과정에서 후보자들의 유세 활동이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치러졌는지 평가하는 것으로 꼽았다. 선거공약 상 환경에 대한 입장은 차치하더라도 광고지의 환경성 배려 여부, 교통수단의 환경성 배려 정도, 유세장소의 환경오염 발생 정도(소음, 쓰레기)를 기준으로 제시하며 친환경 선거문화 조성을 위해 법이나 규정을 개정해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선거 유세과정을 환경친화적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정부 쪽의 역할도 중요하다. 가령 후보자들의 정책공약 양식을 동일화해 정보를 제공하도록 규정을 만들고, 유세 활동과 관련 환경수칙을 제정하는 것 (예, 유세장 폐기물의 분리수거), 친환경적인 유세가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을 하는 것(예, 저렴한 재생용지의 대량 공급 등) 등은 모두 정부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렇듯 환경부는 20여 년 전에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며 대안을 제시했었다.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등을 치르며 선거 후 발생되는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당과 선관위에 제안한 바 있다. 온라인 기반의 홍보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거나 녹색선거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여 친환경 재질을 사용하고 재활용하도록 유도하도록 말이다. 그러나 무엇 하나 바뀌지 않았다.

'쓰레기 없는 선거'를 위해

시대가 변했다. 사전투표도 하고 있고, 백화점 전단도 온라인으로 보는 시대다. 권고나 유도가 아닌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공직선거관리규칙을 개정하여 선관위와 각 후보자들이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첫째, 종이 사용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공보물로 전환하자. 현재 선관위 홈페이지에서는 후보자 명단 확인 가능하다. 후보자 공약까지 볼 수 있도록 하자. 모바일용 총선 앱을 만들어 후보자 명단과 공약 볼 수 있도록 하자.

민주시민으로서 후보 공보물에 담긴 후보의 정책과 이력을 참고해야 하는 것은 투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다. 보다 효과적으로 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고, 불필요한 우편물을 줄여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선관위는 후보자들에게 선거공보물을 재생종이로 만들라고 권장하지 말고 강제하라. '녹색제품 구매촉진에 관한 법률'의 적용범위를 확장하여 선거에도 녹색제품 사용을 촉진시켜야 한다.

선관위가 제작하는 종이 인쇄물(투표용지, 봉투용지 등)뿐 아니라 후보자들의 공보물(선거벽보, 후보공보)도 포함해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제품, 재활용제품의 품질인증 상품 등의 녹색제품이나 재생종이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또한 현수막 재활용 비율을 의무화하여 재활용을 촉진해야 한다.

셋째, 규격과 수량이 제한 없는 사각지대의 제도를 개선하라. 예비 후보자의 선거 운동 방식 또한 개선되어야 한다.

건물의 절반 이상을 뒤덮은 예비 후보자들의 현수막을 본 적 있을 것이다. 현 공직선거법상 예비 후보자는 간판·현수막 등을 게시할 수 있고, 그 수량은 제한이 없기 때문에 건물을 덮을 정도의 큰 현수막을 만들 수 있다. 또한 정당별로 당사 게시 선전물은 선거운동기간 내 게재 가능하고 수량과 규격의 제한이 없다. 규격과 수량을 제한함으로써 무분별하게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것뿐일까. 그렇지 않다. 더 나은 방법들을 시민들이 제안할 것이다.

쓰레기 없는 선거를 위해 투표를 해주세요.  녹색연합은 '쓰레기 없는 선거'를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부분들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선관위와 환경부에 전달하여 제도개선을 촉구할 예정이다.

제주4·3유족들은 왜 ‘미래한국당 정경희 후보 사퇴’를 요구했나

정 후보의 편향된 역사인식,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제주 4.3의 아픔
임병도 | 2020-04-03 09:12:01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제주 4.3 유족과 관련 시민단체들이 미래한국당 정경희 비례대표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정경희 후보는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7번을 받았고,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입니다.
미래한국당 정경희 후보는 박근혜 정부 당시 국사편찬위원을 지냈고 2015년 <한국사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출판했습니다.
정 후보는 책에서 “제주 4·3 사건은 남로당이 주도한 좌익세력의 활동으로 인해 일어난 사건이었다”며 “도민들이 궐기한 게 아니라 제주도의 공산주의 세력이 대한민국의 건국에 저항해 일으킨 무장반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 (사)제주4․3연구소, (사)제주민예총, (사)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는 2일 공동성명서를 통해 “정 후보는 자신의 저서 등을 통해 4.3을 ‘좌익폭동’, ‘공산주의세력의 무장반란’이라 주장하며 제주4.3을 심각하게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며 왜곡했다”고 밝혔습니다.
4.3단체들은 “검정교과서의 내용을 두고 ‘제주4.3사건을 폭동이 아니라 봉기 또는 사건으로 규정해 이 사건의 폭력성을 완화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비난하며, 청소년의 올바른 역사인식을 가로막는 언행을 자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왜곡된 역사인식으로 4.3을 폄훼하는 인사를 비례후보로 내세운 미래한국당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역사의 상처를 딛고 평화로운 공동체로 나아가자는 국민적 열망을 짓밟고, 다시 갈등과 반목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반역사적 행위”라며 미래한국당의 공천을 비판했습니다.
4.3단체들은 “(정 후보 공천)이는 화해와 상생의 정신으로 갈등과 반목의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고자 하는 대다수 국민과 4.3유족의 열망을 무참히 짓밟는 행위”라며 “이런 유족과 국민적 열망에 동의한다면 정 후보는 자진사퇴해야 한다. 미래한국당 또한 이에 합당한 조치를 취하고, 제주도민과 4.3유족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후보의 편향된 역사인식
정경희 후보는 <1948: 대한민국 건국이야기>에서도 “제주도 3개 선거구 가운데 2개에서 좌익의 폭동으로 인해 투표가 실시되지 못했을 뿐, 전국적으로 압도적 다수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참여했다”라며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했습니다.
오마이뉴스 윤근혁 교육 전문 기자의 기사를 보면 정 후보는 2014년 한국학중앙연구원 연구비로 쓴 <제3공화국의 정체 확립과 근대화전략: ‘조국 근대화’를 위한 ‘정치의 경제화’>라는 논문에서는 박정희 정권을 미화하는 편향된 역사인식을 보여줬습니다.
논문을 살펴보면 정 후보는 유신을 가리켜 “가능한 한 최단 시간에 최대의 효과를 내는 군사적, 경제적 개발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서 도입한 것이 바로 유신체제였다”라며 독재정권의 상징인 유신을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정 후보는 “박정희가 5·16군사정변으로 정권을 잡은 이후의 대한민국은 ‘조국 근대화’를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발전국가라고 이름 붙여도 무방할 것”이라며 5.16 군사쿠데타를 옹호했습니다.
국민교육현장에 대해서는 “국민교육헌장에 담겨있는 혁신, 융통성 등의 핵심 가치가 오늘날과 같은 ‘역동적’인 한국을 가능하게 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민교육헌장은 1890년 일본이 발표한 ‘교육칙어’와 매우 흡사합니다. 일제는 조선인에게 신민사상을 강요하기 위해 교육칙어와 천황의 초상화를 전국 학교에 내걸었고, 아침조회나 행사 때마다 낭독하게 했습니다.
1948년 폐지된 일본 천황이 발표한 ‘교육칙어’라는 일제의 잔재가 20년 뒤인 1968년에 박정희 정권에서 부활한 셈입니다.
국민교육헌장은 일제의 잔재라는 지적에 따라 1994년 선포 기념행사가 폐지되면서 사라졌습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제주 4.3의 아픔
미래한국당 정경희 후보는 비례대표 7번으로 당선된다면 교육위원회로 배정받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정 후보가 교육위원회 소속이 된다면 편향된 역사 인식이 그대로 정치에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아직 이름조차 명명되지 않은 제주 4.3사건이 분열과 갈등의 양상으로 다시 재연된다면 제주도민들은 또다시 아픔을 겪어야만 합니다.
오늘은 제72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이 열리는 날입니다. 코로나 19 사태로 행사는 대폭 축소됐습니다. 일 년에 하루 제주 4.3사건 유가족들의 목소리가 나오는 날이지만 그마저도 어렵게 됐습니다.
국민들의 아픔을 해결하는 정치가 아니라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는 모습이 보여 4월 3일 아침이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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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을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는 '북 바로 알기'

<화제의 책> 김이경 『미래세대를 위한 북 바로알기-우리는 통일세대』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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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2  23: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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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남북관계를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라고 표현하기도 하고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하다'는 비유로 설명하기도 한다.
벌써 3년전인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한 북한이 정부성명으로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하면서 최고조에 달했던 한반도 전쟁위기는 한달여 지난 2018년 1월 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하고 대화에 나서겠다는 용의를 표명하면서 극적인 평화분위기로 바뀌었다.
그리고 지난 2~3년이 지나는 동안 말 그대로 격변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요동치는 관계변화에 따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남의 일처럼 아득하다가도 어느새 가슴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하지만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은 북쪽 사회에 대한 인식이다. 분단과 전쟁의 70년 역사는 냉전 이데올로기에 의해 덧칠되면서 그만큼 더 완고한 벽이 되었다.
  
▲ 김이경, 『미래세대를 위한 북 바로알기-우리는 통일세대』, 초록비책공방, 282쪽, 2020.3.20. [사진제공-초록비책공방]
지난해  2월 '새로운 북미관계'에 대한 기대로 충만하기까지 했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바로알기를 표방한 책을 출판한 바 있는 김이경 남북역사문화교류협회 상임이사가 이번에 다시 한번 '북녘 바로알기' 심화편이랄 수 있는  『미래세대를 위한 북 바로알기-우리는 통일세대』를 펴냈다.
지난해 나온 『좌충우돌 아줌마의 북맹탈출 평양이야기』가 2001년부터 시작된 민간교류 경험과 느낌을 바탕으로 '사람의 정이 넘치는 사회주의 북'을 다루었다면, 이번엔 좀 더 본격적으로 북을 깊이 있게 다루려고 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번 책에는 북녘의 그들이 경제난을 극복한 과정과 교육·종교·의료 등과 같은 현재의 생활상, 북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이야기가 적극적으로 다루어졌다. 또 외세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나라를 건설해 온 과정, 그런 역사속에서 어떤 정서와 사고방식을 형성해 왔는지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작심 발언이 적지 않다.
"인민의 삶의 향상에 실질적으로 이바지할 방안을 더 열심히 찾지 않고 사회적 안정을 바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영화속 주인공의 대사는 물론이고 "사회주의 사회에서 '배움'이란 취직을 위한 것이 아니라 회사의 발전, 노동자 자신의 발전, 또 국가를 위한 것이다"라는 대목은 일찍이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된 발언이었지만 책속에서 지극히 자연스럽다.
우리의 회사에 해당하는 북의 기업소에서 노동자들이 받는 생활비는 임노동의 대가로 받는 임금과는 달리 기업소의 주인으로서 노동과 생산의 가치를 분배받는 것이다.
"기업소는 국가 혹은 인민위원회와 함께 무상교육, 무상의료, 무상주택과 식량을 비롯한 최소한의 기본 생활용품 배급 등을 해결하고 이 배급으로 해결할 수 없는 소비를 위하여 생활비를 분배한다"는 설명은 낯설지만 이해할만한다.
몇년전부터 주문배달 서비스와 식료품 이동판매 서비스는 물론 드라이크리닝과 기차표 예약서비스를 대행한다는 국영 체인점 '황금벌' 상점의 서비스는 '가난한 사회주의' 북한의 상상을 넘어서는 변화를 보여준다.
큰 제목으로만 보아도 <북녘 청소년의 성장기>, <북녘 인민들 삶의 이모저모>, <북 현대사를 알아야 지금의 북이 보인다>, <현대사와 함께 성장한 북녘의 문화예술> 등 다루는 내용이 포괄적이다.
그래서 더욱 더 저자는 "통일을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는 '북을 바로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자기 검열에서 깨어나려는 결단과 용기를 요구하지만 예전처럼 엄청난 피해를 각오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진지함, 인문학적 상상력, 솔직한 질문과 토론의 문화, 그리고 열려있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충분히 진실과 마주할 수 있다"고 다시 강조한다.
북녘 연인들의 성의식과 결혼관, 북의 무상주택 정책과 그쪽 사람들의 집에 대한 단상, 거주이전과 여행의 자유에 관련한 실상, 의료정책과 종교활동 등 평소 궁금해 하던 북녘 일상에 대해 사례만 나열하지 않고 개념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 책이 제공하는 큰 장점이다.
또 <김일성 주석은 정말 항일 무장 투쟁을 했을까>, <한국전쟁 이후 북의 경제 건설>, <유일사상 체계의 확립과 계승문제> 등 오래된 질문에 대해서도 냉전논리에 편승한 뻔한 답변 대신 북의 설명과 역사에 근거해 해설하는 접근은 분명 새롭고 유의미한 것이다.
나아가 <1970년대 유일사상 체계의 확립과 계승문제>, <1980년대 북 전역에 퍼진 주체사상화>, <1990년대 무너지는 사회주의 앞에 홀로 선 북의 운명>, <2000년대 자주적으로 닦은 경제 활성화의 기반>, <2010년대 경제강국으로 나아가는 김정은 시대> 등은 새로운 남북관계를 위해 필요한 적극적인 인식의 지평을 여는 주제들이다.
때로 남과 북의 현실을 극단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아닌지, 불편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객관적 해설임을 알 수 있도록 각주가 충실히 제공되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새로운 한반도의 꿈을 꾸자고 하는 이 책에 대한 기대는 크다.
너무나 극적으로 다가온 평화분위기는 그래서 처음엔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우리에게는 70년 분단체제를 넘어 한반도 항구적 평화체제에 대한 꿈이 멀지만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분명 싹트고 있다.
남과 북의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서로를 껴안고, 남에서 북으로 다시 북에서 남으로 군사분계선을 넘는 모습은 온 민족과 세계를 향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해 9월 평양 5.1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남쪽 대통령이 '우리는 5000년을 함께 살고 70년을 헤어져 살았다. 지난 70년 적대를 완전히 청산하고 다시 하나가 되기 위한 평화의 큰 그림을 내딛자'고 연설할 때, 백두산 천지앞에서 남북 정상이 두손 맞잡고 다짐할 때, 그 모습을 지켜본 많은 이의 가슴속엔 분명 평화와 통일이 이뤄진 우리의 미래가 뜨겁게 그려졌다.
그후 결렬과 그밖의 어떤 일이 있었지만 중요한 건 그것이고 우리는 가장 중요한 준비를 변함없이 해 나가야 한다.

미국의 코로나19 재앙... 한국에서도 일어날 뻔했다!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0/04/02 [15:32]
4월 2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1만5천여 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5천 백여 명을 넘었다.

미국이 코로나19의 새로운 진앙지가 된 것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인 의료 시스템이 부재하고 의료에서도 이익만을 내세운 시스템이이 주원인이다.

미국에서는 비싼 의료비 때문에 코로나19 진단을 하기 어려운 사람도 많다. 실례로 미국의 첫 10대 사망자는 의료보험이 없어 병원으로부터 진료와 치료를 거부당했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비롯한 공적인 의료보장 제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 집권 시절 공적인 의료 제도가 돈이 안 된다며 의료 부문을 미국처럼 민영화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의료 민영화는 국가가 책임지고 감당해야 할 공적 영역인 의료 분야를 사적 영역인 민간에 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명박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의료 산업화’였다. 

이명박 정부는 의료서비스산업을 지속가능한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는 영리의료법인(영리병원)·의료채권제 도입, 프리랜서 의사 허용 등을 추진했고 이로 인해 5년 내내 의료 민영화 논란에 휩싸였다.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의료민영화 정책은 ‘영리병원’이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경제자유구역(송도) 내 외국 영리병원 설립을 허용했다면 이명박 정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내국인 영리병원 설립 허용을 추진했다. 이명박 정부는 의료민영화 비판을 받는 영리병원이란 이름 대신 ‘투자개방형병원’이란 명칭을 사용하면서 제주도 내 내국인 영리병원 설립을 추진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영리병원은 국민적 반대에 부딪혀 세워지지 못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집권하자마자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명분으로 국민적 요구였던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확충'을 위한 노력을 포기하고 오히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축소해 버렸다. 그래서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꾸준히 높아져 오던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비율을 낮췄다.

이명박 정부는 2011년 기획재정부 안으로 교육·의료 부문을 서비스 산업에 포함한다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추진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이 법안을 추진했으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박근혜 정부 역시 의료 민영화를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

이명박 정부 때 실패한 영리병원을 재추진하려 했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영리 자회사 설립 가이드라인’을 추진했다. 우리나라의 법인병원은 투자자에게 수익을 배분하게 할 수는 없게 한다는 뜻에서 '비영리'로 규제되어왔다. 그런데 ‘영리 자회사 설립 가이드라인’은 비영리병원이 영리 자회사를 만들어 외부 투자자의 투자를 받고 이윤 배분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엄마' 병원은 비영리, '아들' 병원회사는 영리 주식회사가 되는 형식이다. 결국 이것은 병원이 수익 추구, 즉 돈벌이를 할 수 있는 치료만 하게 되었을 것이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병원의 부대 사업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했다. 병원을 종합쇼핑몰 수준으로 바꾸려고 한 것이다. 병원의 부대 사업 범위에는 부동산 임대업도 포함되었고, 헬스클럽, 수영장 등도 포함될 수 있었다. 

이것이 현실화되었으면 돈이 되는 헬스클럽이나 쇼핑이 중심이 되고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병원의 기능은 축소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원격 의료를 추진하려 했었다. 박근혜 정부의 원격 의료는 의사-환자 간의 대면 진료를 의사-환자 간의 화상 진료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보통신 기술을 활용해 1차 의료를 IT와 전자 등 총자본의 영리 추구에 활용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3년 5월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을 폐쇄했다. 진주의료원은 사회적 약자를 치료하는 공공의료기관이었다. 

공공의료기관이란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이 정하는 보건의료기관으로, 진주의료원 같은 공공병원을 비롯해 적십자병원, 지방의료원 등 전국에 200여 개가 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진료 등을 민간병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받을 수 있고 민간병원이 꺼리는 장애인 전문 시설이나 호스피스 병동 등도 갖춰 의료소외계층에게 톡톡한 의료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진주의료원이 폐쇄된 후 경남지역의 표준화 사망률(성별ㆍ연령차에 따른 영향을 배제해 인구 10만 명당 표준화한 사망률) 지역별 순위가 높아졌다는 통계가 나온 바 있다. 즉 지역에서 안전망 역할을 하던 병원이 폐쇄된 뒤에 나온 결과라 지역 민심이 크게 요동쳤었다.

지난 3월 2일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이런 말을 했다.
“전국에서 공공병상 수가 가장 부족한 지역이 경남이다. 경남의 공공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진 원인은 옛 진주의료원 폐쇄 이후 서부권의 공공의료가 공백 상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며 “옛 진주의료원 폐업이 더욱 아쉽고 안타까운 이유”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같은 전염병이 확산될 때 한 지역의 병원 1개가 폐쇄된 것도 이런 아쉬움이 남는데, 만약 이명박, 박근혜 정권 때 추진했던 의료 민영화가 현실화되었다면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코로나19 사태에서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