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3일 화요일

‘때 아닌 강풍’에 전국에 사건사고···‘폭탄 저기압’ 때문

‘때 아닌 강풍’에 전국에 사건사고···‘폭탄 저기압’ 때문

홍진수 기자 soo43@kyunghyang.com
4일 오전 7시 52분쯤 강원 강릉시 포남동 도로변에 조립식 건물 지붕이 강풍에 날아와 도로를 막자 119구조대원들이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강릉소방서 제공
4일 오전 7시 52분쯤 강원 강릉시 포남동 도로변에 조립식 건물 지붕이 강풍에 날아와 도로를 막자 119구조대원들이 제거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강릉소방서 제공
3일까지 거세게 내리던 비가 그쳤지만 4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방에 바람이 여전히 매우 강하게 불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4일 오전 9시 현재 강원도 강릉, 동해, 속초 등과 산간 지방, 울릉도, 독도에는 강풍 경보가 발효돼 있다. 서울, 경기도, 인천, 경북, 대구, 충북 등에도 강풍 주의보가 내려졌다.
오전 9시 기준 전국 주요 지점 일 최대 순간풍속은 미시령(고성) 45.7m/s, 청하(포항) 31.7m/s, 백령 27.3m/s, 강현(양양) 25.1m/s, 장호원(이천) 23.1m/s, 음성 22.8m/s다.
■비행기 항로변경에 축대 붕괴, 정전까지

이틀째 전국적으로 강풍이 몰아치면서 사건사고가 빈발했다. 비행기가 비상착륙했고 축대가 무너진 곳도 있었다. 강풍으로 정전이 돼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일 오후 7시30분쯤 대구공항에 티웨이항공 TW718편 여객기가 비상 착륙했다. 이 비행기는 승객 189명을 태우고 당초 예정시간보다 1시간가량 늦은 오후 6시40분쯤 제주공항을 출발해 김포공항으로 가던 중이었으나 강풍 때문에 항로를 변경했다. 항공사 측은 전세버스와 열차 편으로 승객을 김포공항 등으로 이송했으나 일부 승객은 불편을 호소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4일 새벽에는 강풍으로 과천봉담간고속화도로에서 축대벽이 무너져 지나가던 차량이 전복됐다. 이날 오전 0시20분쯤 경기도 의왕시 이동 과천봉담간고속화도로 서울 방향 신부곡 IC 부근에서 시멘트 축대벽(총 높이 30m 중 2m)이 무너져 ㄱ씨의 포르테 차량이 낙석을 들이받고 전복돼 운전자 ㄱ씨가 다쳤다. 뒤따르던 i30 운전자 ㄴ씨는 사고 현장을 목격한 뒤 2차 사고를 막으려 차에서 내렸다가 지나가던 택시가 밟고 튕긴 낙석에 다리를 맞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 모두 생명에 지장은 없는 상태다.
경찰은 사고 직후 굴착기를 동원해 낙석을 모두 제거했지만, 추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전체 3차로 가운데 PE 드럼방호벽과 LED 펜스를 설치하는 등 2∼3차로를 통제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교통 통제로 도로가 좁아진 탓에 낙석이 떨어진 지점으로부터 100m 뒤떨어진 곳에서 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했으나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날 내린 비와 강풍으로 산 절개지가 무너져내리면서 축대벽을 건드린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정확한 사고 경위와 피해 상황은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2시쯤 강원 태백시 통동에서 강풍에 의해 전깃줄이 끊어지면서 주차된 차량이 불에 타고 있다. /태백소방서 제공
4일 오전 2시쯤 강원 태백시 통동에서 강풍에 의해 전깃줄이 끊어지면서 주차된 차량이 불에 타고 있다. /태백소방서 제공
3일 오후에는 강풍으로 아파트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날 오후 10시30분쯤 인천시 부평구 부평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강풍으로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30여분만에 복구됐다. 이 사고로 주민 1명이 20여분간 승강기에 갇혀있다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게 구조됐다. 아파트 700여가구도 불편을 겪었다.
조사결과 강풍을 타고 온 나뭇잎 등 이물질이 아파트 단지 전기시설에 끼면서 전기 차단기가 작동해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전력 인천본부 관계자는 “전기공급시설 고장이 아니라 바람으로 인해 전기시설 전원이 차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4일 오전 3시40분쯤 경북 경주시 천북면 동산리 도로 가에 세워진 전신주 1개가 쓰러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변압기 파손으로 이 일대 전기 공급이 끊겼다. 또 사고 여파로 다른 전신주 2개도 피해가 났다.
한전은 강풍으로 전신주가 쓰러진 것으로 보고 주변 통행을 차단한 뒤 복구하고 있다.
■강풍 원인은 ‘폭탄 저기압’
3일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의 고양꽃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의 우산이 강풍에 뒤집히고 있다./ 연합뉴스
3일 경기도 고양시 호수공원의 고양꽃박람회장을 찾은 관람객의 우산이 강풍에 뒤집히고 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같은 강풍은 급격히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 때문이다. 3일에는 하루에 중심 기압이 24hPa이상 떨어져 ‘폭탄 저기압’이라는 말이 붙기도 했다.
봄철이나 초겨울 우리나라와 일본 같은 대륙의 동안지역에서 종종 발생하는 ‘폭탄 저기압’은 저기압의 급격한 발달에 따른 강한 바람을 동반한다.
저기압은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 대류가 왕성해지면서 만들어진다. 봄철에는 아직 차가운 공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따뜻한 공기가 유입되고, 초겨울에는 아직 따뜻한 공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찬 공기가 유입돼 대류 현상이 활발하다.
대륙의 동안 지역은 따뜻한 공기를 쉽게 공급해주는 해안을 끼고 있어 이같은 저기압이 생기기 더 쉽다.
이번에는 일본 부근에 강하게 형성된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한반도 북쪽의 저기압과 남쪽의 고기압 간 큰 기압차이 때문에 고기압에서 저기압으로 공기가 빨려 들어가 강한 남풍을 발생시켰다.
기상청 관계자는 “저기압이 정체하면서 기압 경도가 커져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었다”며 “일본 부근의 발달한 고기압능은 저기압의 진행을 더디게 해 바람의 강도와 지속시간까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강한 저기압이 한반도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이날 낮부터는 강풍이 사그라들 전망이다.
기상청은 “강원도영동과 경북북부는 밤까지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고, 그 밖의 중부지방과 경상북도에는 매우 강하게 불다가 낮부터 점차 약해지겠다”며 “시설물과 농작물 등이 강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동권리헌장’이 지켜지는 어린이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자본주의 문화를 체화시키는 어린이날은 이제 그만!
‘아동권리헌장’이 지켜지는 어린이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용택 | 2016-05-04 09:12:49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꽃보다 아름다운 신록의 계절이다. 싱그러운 오월이 오면 아이들 세상이다. 학교를 나가면 갈 곳이 없던 청소년들에게 지자체며 교육단체에서는 어린이날, 청소년행사준비에 분주하다. 어린이날 노래처럼 5월을 푸르기고 싱그러운 어린이 세상, 청소년들의 세상이다. 엄마아빠와 모처럼 손잡고 어린이날 행사가 펼쳐지는 행사장에서 활짝 웃는 모습을 보면 보는 사람들도 덩달아 즐겁고 행복하다.
내일은 94회째 맞는 어린이날이다. 곳곳에서 이벤트성 어린이날 행사를 하느라 분주하다. 어린이날 하루만 즐거운 우리나라 어린이날. 어린이날이 끝나도 아이들은 가정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마을에서 늘 웃음소리가 그치지 않는 그런 세상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어린이날, 청소년의 날… 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아이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웃을 여유도 없이 바쁘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It takes a village to raise a child)
이 말은 아프리카 어떤 부족의 속담이라고 하는데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이 인용해서 유명해진 말이다. ‘한 마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 하나 키우는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이 키우는데 마을 사람들이 좀 희생해라(?)는 뜻이 아니라 공동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 이렇게 바뀌게 된 것이다.
마을은 둘째 치고 우리나라는 엄마 아빠라도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고 있을까? 평소 해주지 못하던 관심을 오늘 하루라도 아이가 원하는 무엇이라도 해 주겠다는 미안함의 다른 표현이라면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보장할 수 없는 미래를 위해 모든 오늘을 포기하라는 부모는 좋은 부모가 아니다. 모든 오늘이 모여 미래가 되고 오늘의 작은 행복들이 모여 행복한 삶이 된다는 사실을 부모들은 왜 모를까?
‘어릴 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 는 속담이 있다. 그래서일까? 우리 부모들은 아이들이 놀고 싶어도 놀지 못하게 학원으로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학생이라는 이유로 어린이 헌장이 보장하고 있는 아이들의 놀 권리를 빼앗고 어머니의 뜻이 곧 아이들의 뜻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모들은 왜 아이들을 학원으로 내모는가?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학원에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어머니의 사랑이다. 넘치도록 사랑을 받고 자라야 할 아이들이 부모의 사교육비를 벌려고 부모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실을 비극도 이런 비극이 없다. 일류대학을 나와야 하고 판검사가 되어야 하고 그래서 남들이 부러워하는 사회경제적인 지위를 누리게 하는 것이 부모가 해야 할 책임이라고 굳게 믿는 것일까?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가치관… 얼짱문화니 몸짱문화가 그렇고 경제력이나 사회적 지위가 곧 그 사람의 인품이라는 부모의 가치관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자신의 소질과 특기를 살려 보람과 긍지를 느끼며 성실하게 사는 삶이 왜 가치가 없는가? 우리사회는 지금 자본이 만든 상업주의 문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돈이 되는 것, 이익이 되는 것이 선이요, 과정은 무시하고 결과로 승패를 가리는 문화는 더불어 사는 가치관이 아니다.
경제적으로 상류층이 되고 사회적으로 유명인사가 되어야 행복할 것이라는 왜곡된 가치관은 바뀌어야 한다. 내가 어떤 희생을 해서라도 내가 이루지 못했던 꿈을 자녀들에게는 시켜줘야 한다는 왜곡된 사랑이 아이들에게서 오늘을 빼앗고 특정한 내일을 위해 모든 날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내 아이이기 때문에 내 생각이 곧 자녀의 생각일 것이라는 가치관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가 지난 7월, 매년 공개하는 ‘한국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를 보면 공개된 올해 행복지수에서 우리 아이들이 느끼는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100)을 기준으로 6년째 최하위(74.0)를 기록했다. 청소년은 ‘자신의 삶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67.6%로 OECD 국가 평균(85.8%)보다 크게 낮았다. ‘가정 등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청소년들은 13%(OECD 평균 6.7%), ‘외롭다고 느낀다’는 청소년은 18%(OECD 평균 7.4%)로 OECD 평균보다 배 가까이 높았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경우나 상황’에 대해서는 ‘성적에 대한 압박’(23.3%)과 ‘학습 부담’(20.8%) 등을 가장 많이 꼽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가 조사한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어린이 5명 중 한 명이 자살 충동을 느끼고 자살 충동을 3회 이상 경험한 아이들도 5%나 된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 제이누리>
다행히 유엔아동권리협약이 발효된 지 27년 만에 우리나라에도 ‘△부모ㆍ가족의 보살핌 △건강한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보호와 지원 △차별받지 않음 △교육 △생각과 느낌 표현하고 의견을 제시 △휴식과 여가를 누릴 자유 △사생활 보호 △학대 및 착취로부터 보호 △위험으로부터 보호’라는 내용을 담은 ‘아동권리헌장’이 발표됐다. ‘한 마을에 불행한 사람이 있으면 마을 전체의 책임이고, 아이 하나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부족의 속담을 94번째 맞는 어린이날 아동권리헌장과 함께 새겨 들어야 하지 않을까?
어린이가 불행한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시험문제풀이로 지칠 대로 지친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이벤트성 어린이날 행사에 데리고 나가 하루를 즐겁게 해 준다고 행복한 어린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어린이날을 자본주의의 소비문화, 왜곡된 축제문화를 체화시켜는 것으로 부모의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아이들은 하나 하나는 독립된 인격체다.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토론해 모든 날이 행복한 청소년의 삶을 만들 수 있도록 ‘아동권리헌장’이 지켜지는 어린이날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332 

역사는 망각과의 투쟁이다

<새연재> 임영태의 ‘한국 현대사, 망각과의 투쟁 1’
임영태  |  ytlim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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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03  01: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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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연재를 시작하며 
과거사 청산은 근대 국가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있었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으로 세계의 보편적인 현상이다. 과거사 청산은 민주화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일로써 왜곡․은폐된 과거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사회정의를 세우는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 권력에 의해 왜곡되고 은폐된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바로잡기 위한 과거사 청산 노력이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정부 아래서 이러한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고 왜곡하여 과거로 되돌리려는 시도가 계속되면서 그 성과가 희미해지고 있다. 
역사는 진실을 밝혔다고 해서 끝나서는 의미가 없다. 역사의 진실이 영원히 기억되지 않으면 역사의 정의는 없다. 진실은 공식 기록으로 표기되고, 교육되고, 기억되어야 한다.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망각과의 투쟁이 필요하다.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 권력이 자행한 민간인 학살과 테러, 의문사, 고문에 의한 조작 등과 관련된 사건들을 되짚어 봄으로써 역사의 진실을 망각하지 않고 기억하고자 한다. / 필자 주

다시 민주주의가 문제다
이명박 정권에서 시작된 역사 되돌리기가 박근혜 정권에서 위험 수위를 벗어나 폭주하고 있다. 2012년 12월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 직후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가톨릭대학교의 안병욱 교수는 ‘박근혜가 관심을 가진 것은 오직 아버지 박정희의 명예회복뿐이다’라고 했는데 그 예언은 적중했다.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차원을 넘어서 이승만을 ‘국부’로 만들고 박정희의 치적을 부풀리려는 시도는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는 그런 수준을 훨씬 넘어선 폭주를 거듭했다.
 
  
▲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과거를 지배한다.(조지 오웰) 역사는 기억과의 투쟁이다.
박근혜 정부는 위험할 뿐만 아니라 수준 미달의 뉴라이트 역사교과서를 승인하는 차원을 넘어서 역사교과서를 아예 국정화해 ‘역사에 대한 해석권’을 독점하겠다고 나섰다. 박 정권은 ‘역사 해석의 독점권’을 바탕으로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독재정권 시절 횡행했던 국가주의와 반공애국주의를 재차 불러들이고 있다. 냉전시대에나 가능했던 '북한 위협론'을 바탕으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켜 국정원에 무소불위의 칼자루를 쥐어주었다. 국정원이 15년 전부터 그렇게도 열망해왔던 그 법이 통과됨으로써 국정원은 박정희․전두환 시절의 중앙정보부․국가안전기획부에 버금가는 사찰과 공작을 할 수 있게 됐다.
국정원과 검찰․경찰 등 공안기관은 군부독재정권 시절에 통용된 반공․공안논리를 동원해 시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경찰은 물대포를 마주잡이로 쏘아대고 컨테이너로 ‘산성’을 쌓은 채 민주적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억누르고 있다. 국정원은 탈북자를 간첩으로 만들고,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고, 여론을 조작하고 정치인과 시민운동가를 감시, 사찰한다. 검․경 또한 국정원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통신내용을 마구 들여다보면서 시민을 감시하고 있다. 정부에 의해 언론이 통제되면서 공중파는 허수아비가 됐고, 언론의 자유는 끝없이 추락했다. 이런데도 국가인권위원회는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최근에 어버이연합이 청와대와 국정원 등 권력핵심의 지원․지시 아래 전경련으로부터 돈을 받아 반민주시위에 동원할 ‘할배’들의 일당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을 보면서 우리는 해방 직후 남한에서 기승을 부리며 무수한 사람들을 테러․살상한 ‘서북청년단’등 극우반공청년조직의 활동을 생각하게 되고, 이승만․박정희․전두환 독재시절 정부의 조종을 받는 관제데모대가 떠올리게 된다. 불쌍한 탈북자들을 동원하고 그들에게 2만원씩을 지급했다고 하는데 그 액수가 수억 원에 달한다. 아마도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행정부와 국정원, 헌재가 공동으로 합작해 10년 이상 합법적으로 활동해온 진보정당을 하루아침에 해산시켰다. 헌재의 해산 결정 이유의 밑바탕을 지배하는 논리는 낡고 낡은 냉전시대의 ‘북한 위협론’이다. 헌재의 통진당 해산 결정문은 국가보안법 판결문과 차이가 없다. 박근혜 정권이 이런 수구적 행태를 벌이는 것은 정권이 맞은 정치적 위기를 해소하는 데 이용하려는 목적이 크다. 박근혜 정부는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와 같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보건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도 ‘종북딱지’붙이기에 여념이 없다.
정권 차원에서 뉴라이트 계열의 극우인사들을 내려 보내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한편, 정권에 비판적인 소셜미디어와 개인미디어에 대해서는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종편과 조중동의 ‘막장언론’이 활개를 치고 권력의 하수인이 상층을 장악한 KBS․MBC 등 공영방송은 정권의 시녀가 되어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다. 건전한 비판과 여론 형성이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엔과 해외에 나가서 새마을운동을 선전하고, 정부는 새마을운동의 세계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누리집 무상보육’마저 국가 재정이 부족해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 떠넘기면서도 새마을운동 지원에 들일 돈은 있는 모양이다. 박정희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그의 공적 부풀리기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를 ‘부친의 명예를 회복하려는’박근혜 대통령의 소박한 ‘효심’탓으로 돌리기에는 걸리는 문제들이 너무 많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인권을 유린한 박정희의 과오를 반성하지 않겠다는 것이고, 나아가 독재의 역사를 왜곡, 미화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8년 만에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이루어 놓은 민주화의 성과가 다 망가져 버렸다. 현재 한국 민주주의의 수준은 몇 가지를 제외하면 노태우 정권을 넘어서 전두환․박정희 정권 수준으로 전락했다. 민주주의는 한번 성취되었다고 해서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지금 몸으로 절감하고 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 미래를 지배한다”
일찍이 조지 오웰은 『1984년』에서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보면서 마치 조지 오웰의 명언을 금과옥조로 삼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그들이 과거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조작함으로써 미래까지 지배하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그러나 국정교과서가 그들의 미래 지배를 자동적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그걸 확인했다. 1970, 80년대의 민주화운동 세대도 대부분 국정교과서로 역사를 배웠지만 오히려 그들은 왜곡된 역사를 부정하고 진실을 위해 투쟁했고, 결국 승리했다. 그렇게 해서 국가에 의한 ‘역사 해석의 독점권’도 폐지되었다.
하지만 지금 또 다시 무덤 속에 들어갔던 독재의 망령들이 되살아나려 하고 있다. 인권이 유린되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관제데모대가 등장하고 국정교과서가 부활하고 있다. 정치권력을 장악한 ‘독재자의 후대들’이 역사를 옛날로 되돌리는 무모한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도는 성공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의 진실이 그냥 기억되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정치권력에 의한 역사왜곡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역사에 대한 무관심과 망각일 것이다.
‘역사를 잊어버린 민족에게 장래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신채호 같은 역사학자는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도 역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다. 역사를 지키는 일은 ‘역사를 기억하는 투쟁’에서부터 시작된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 때문에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잊어버린다. 지금 우리의 가슴을 이렇게도 아프게 만드는 ‘세월호 사건’도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지워져 갈 것이다. 10년만 지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월호의 내용조차 잘 기억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절대로 잊혀서는 안 되는 사건이다. 잊히면 또 다시 그런 일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이 순간 그 사건의 진실을 찾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 싸워야 할 뿐 아니라 그러한 모든 일을 기록하여 후대가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설가 밀란 쿤데라는 “권력에 맞서는 인간의 투쟁은 망각에 맞서는 기억의 투쟁”이라고 했다. 역사도 민주주의도 결국 ‘망각과의 투쟁’, ‘기억을 위한 투쟁’이다.
망각과의 투쟁, 기억을 위한 투쟁
얼마 전 <한겨레>에 ‘희망도 슬프다’란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김선주 전 논설위원은 다음과 같이 썼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봤다. “애국심을 고취하고 국가관을 확립하는 데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는 대통령의 극찬 이후 공영방송이 자사 드라마를 기다렸다는 듯 홍보하고 있다. 잘생긴 육군 대위가 청와대와 연결된 전화에 대고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국가, 뭐 아무렇게 대하면 어때. 이렇게 내뱉고는 납치된 애인을 혼자서 구하러 간다. 며칠 전 읽은 세월호의 기록이 오버랩되었다.
<세월호, 그날의 기록>(진실의 힘)은 방대한 재판 기록과 증언 등 모든 사실을 토대로 시간대별로 사건을 재구성하고 있다. “구할 수 있었다.”마지막 세 장에서 반복되는 결론이었다. 모든 상황이 구할 수 있었던 사고였다는 것이다.
“이런 염병 해경이 뭔 소용이여. 눈앞에 사람이 가라앉는디. 일단 막 갖다대서 살리고 보는 게 이상적이제. 지시들었다가는 다 죽이는디.”세월호에서 이물을 무조건 들이대고 승객들을 잡아내려 20여명을 구한 어선의 선장이 내뱉은 말이다.
육군대위의 말과 선장의 말은 동의어였다.
대통령의 발언이 3월 21일이었고, 나는 그 뒤에 보았다. 애국심 고취와 국가관에 나쁜 영향을 주는 드라마라고 했어야 마땅했다. 의사와 군인을 극한상황에 놓고, 작가 말대로 판타지 러브 스토리를 펼치고 있는데, 애국심과 연결시킨 것은 모든 사안을 애국심으로 연결시키고 싶은 대통령의 애국심 판타지의 발로이다.(
1)
  
▲ 세월호 사건은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는지 보여주는 사건이다.
정말이지 우리는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국가란 무엇인가’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존재인지 의심스럽다. 국가를 책임지고 있다는 인간들의 행태에서 최소한의 사명감이나 책임의식도, 가장 초보적인 도덕성조차도 느낄 수 없다. 그런 나라에서 사는 국민은 불행하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지금만 그런 나라가 아니다. 처음부터 그런 나라였고, 70년 동안 그다지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은 정부가 수립될 때부터 자기 국민을 죽이며 시작했고, 그 뒤에도 전쟁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을 학살했다. 학살의 시대가 지난 다음에도 폭력으로 국민의 인권을 유린하고 고문하고 처벌하는 군부독재, 인권유린의 시대가 오랫동안 계속됐다. 그런 고통의 시대를 지나 민주화를 성취했지만 또 다시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 한국현대사를 들춰보면 그런 대한민국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나는 2006년 6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4년 6개월 동안 진실화해위원회(진실위)에 근무하면서 국가 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과 무자비한 고문과 인권침해의 적나라한 실상을 들여다보았다. 진실위는 한국현대사에서 벌어진 반민주적․반인권적 인권유린과 폭력․학살․의문사 사건을 조사하여 왜곡․은폐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을 목적으로 만든 국가기관이다. 국가기관이 국가권력기관의 과거 잘못을 파헤치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지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는 대한민국이 인권국가, 선진국가로 거듭나기 위한 자기성찰과 반성의 노력이었다. 왜곡되고 뒤틀린 과거사를 바로잡지 않고는 소위 ‘일류국가’, ‘선진국가’로 도약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진실위는 활동내용을 조사보고서로 정리하여 국회와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대외적으로 공개하도록 돼 있었는데, 그것이 나의 업무였다. 진실위는 왜곡․은폐된 현대사를 조사해 역사의 진실을 밝히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했는데, 진실위의 활동 결과를 가급적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다. 이와 함께 진실위의 조사결과가 한국 현대사와 사회․정치 연구자들에게 연구의 기초자료로 이용되기를 바랐다. 년 2회 발간된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보고서는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한 다음, 정부기관과 언론사, 전국의 대학도서관과 공공도서관, 관련단체와 연구자 등에 배포되었다. 조사보고서는 전체 진실위 활동상황과 통계자료, 조사관들이 작성하여 진실위 회의에서 의결된 개별사건조사보고서 등으로 구성되었다. 조사보고서에는 진실위 활동의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왜곡된 현대사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것이 진실위의 주된 일이었고 그 성과는 고스란히 조사보고서에 담겼다.
나는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일하는 동안 진실위에서 의결된 모든 조사보고서를 검토했다. 개별사건조사보고서는 사건을 담당한 조사관이 작성하여 소위원회와 전원위원회에서 위원들의 검토를 거쳐 의결되었지만, 대외에 공개되는 공식보고서 작성․발간 업무를 담당한 때문에 나는 모든 사건보고서를 최종적으로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실위의 보고서에는 대한민국의 국가범죄 행위가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당시에는 생생했던 보고서의 내용들이 진실위 업무가 종료된 지 5년여가 지난 지금은 가물가물하다. 새삼 역사가 망각과의 투쟁, 기억을 위한 투쟁임을 실감하게 된다.
과거로 되돌아가는 역사
진실화해위원회는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되어 노무현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된 과거사 정리 활동의 종결판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이뤄진 국정원․경찰청․군의 자체 과거사정리활동(국정원과거사위원회, 경찰청과거사위원회, 국방부과거사위원회), 대통령 산하에 있었던 친일반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군의문사위원회, 의문사위원회, 거창위원회, 제주4.3위원회 등은 특정 부문이나 개별사건의 진실규명과 후속처리를 위한 과거사 기구였다. 반면, 진실화해위원회는 한국전쟁 전후시기의 민간인 집단희생 사건과 권위주의 정권시기의 인권침해사건, 일제강점기 항일독립운동과 해외동포사 등 한국현대사에서 일어난 모든 사건을 다 다루는 ‘포괄적인 과거사 정리기구’였다.
진실화해위원회는 1년간 신청을 받아서 11,175건의 사건을 처리했고, 그 가운데 75%인 8,450건을 진실규명으로 결정했다.(2) 다른 과거사 위원회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사건수이지만 이조차도 실제로는 대상이 되는 사건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다. 특히 한국전쟁 전후 시기의 민간인학살사건과 권위주의 시절의 인권유린 사건 가운데 재일교포사건과 납북어부사건이 제대로 신청되지 않았다.
민간인학살사건의 경우 냉전시대 진실규명에 나섰다가 공안기간으로부터 당한 피해경험 때문에 알면서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재일교포의 경우 해봐야 뭐하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아예 신청을 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재신청과 조사기간의 연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지만 이명박 정부는 이를 무시했다. 뿐만 아니라 이명박 정부는 진실화해위원회가 2009년 상반기에 건의한 최소한의 후속조치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3)

박근혜 정권의 역사에 대한 역주행이 심각한 이 시점에서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조사했던 수많은 사건들을 다시 기억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노무현 정부시절 국정원은 과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중앙정보부와 안기부가 저질렀던 과거사의 잘못을 스스로 정리하고 국가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거듭하기 위한 환골탈퇴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권위주의 시절의 정보기관으로 완전히 되돌아가고 말았다.
국정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오른팔인 원세훈이 원장으로 취임한 뒤부터 전교조, 시민단체 등 진보적인 단체에 대한 이념공세,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제압 공작, 반값등록금 반대 공작 등 불법적인 정치공작과 여론공작을 벌였다. 2012년 18대 대선에 개입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원 되돌리기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아래서는 국정원이 정부기관과 여당 국회의원, 극우보수단체의 지원을 받으며 NLL(북방한계선) 논쟁,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통합진보당 해산 작업과 더불어 ‘테러방지법’ 통과를 주도했다.
국정원이 과거 독재정권 시절의 비밀정보기관, 폭압적 인권억압기구로 되돌아가는 만큼 이명박․박근혜 정부 또한 과거의 독재정권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한 권력기관의 퇴행과 더불어 진실화해위원회를 비롯한 여러 과거사 기구들이 왜곡․은폐 진실을 밝혀 바로잡은 불행한 과거사에 대해서도 이를 부정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를 비롯하여 극우인사들이 시도 때도 없이 4.3사건에 대해서 ‘폭도들의 반란’이라며 4.3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부정하려는 시도가 그 단적인 예이다.
역사의 기억과 반복적 교육의 필요성
역사는 진실을 밝혔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기억하고 반복해서 교육하고 재차 확인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거꾸로 가는 일이 벌어지고 만다. 일본은 과거의 침략행위와 식민지지배에 대해 한국․중국에 제대로 된 반성을 한 적이 없으므로 거론할 필요도 없겠지만 반성과 사죄를 한 독일을 보더라도 그런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은 주변 국가들에 나치의 침략행위와 집단학살에 대해 반성하고 보상했으며, 내부적으로도 나치의 범죄행위를 알리는 기념물과 역사공간을 설치해 후대가 그러한 과거의 범죄행위를 계속해서 기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폴란드 바르샤바 나치 유대인 희생자 기념탑 앞에서 무릎 꿇은 빌리 브란트.
독일은 나치의 범죄 행위에 대한 사과를 한번으로 끝내지 않았다. 독일은 기회가 될 때마다 재차 재삼 주변국에 대해 반성과 사죄를 계속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도 나치의 범죄 행위를 알리는 교육을 계속하고 있고, 나치 범죄자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두지 않고 영원히 추적해서 처벌하고 있다. 이것은 역사를 기억하기 위한 투쟁의 일환이다. 이러한 투쟁을 계속하지 않으면 후대는 나치의 범죄 행위를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그걸 알았던 세대도 기억이 희미해지고 망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언제 또 다시 나치와 같은 전쟁범죄와 인류에 반하는 범죄행위를 재현하게 될지 모른다.
우리는 일본에 대해서만 역사를 망각하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역사를 기억하는 투쟁을 제대로 벌여야 한다. 우리가 베트남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행위에 대해서 진정으로 사죄해야 할 것이며, 우리 내부의 국민을 향해 저지른 민간인 학살과 인권유린 행위에 대해서 제대로 기억하고 반성하고 교육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보수세력이 집권하면 그나마 진척되었던 과거사 정리, 과거사 청산 노력도 금방 제자리로 되돌아가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다루게 될 이야기는 한국 현대사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부끄러운 역사에 관한 것이다. 진실화해위원회 조사를 통해 그동안 은폐되고 왜곡되었던 진실이 밝혀진 사건을 중심으로 하면서도 다른 과거사 위원회 사건을 포함하여 한국 현대사를 통해 국가에 의해 저질러진 집단학살과 인권유린 등 국가범죄 행위와 관련된 사건을 포괄적으로 다룰 생각이다. 그러나 한국 현대사를 통해 너무나 많은 국가공권력의 범죄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개별 사건을 모두 다룰 수는 없을 것이다. 사건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이나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권력의 범죄행위를 드러내는 데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사건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정리해보려고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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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한겨레>, 2016. 4. 6
2) 진실화해위원회, 2010,『종합보고서 1』, 32쪽
3) 진실화해위원회는 활동 후속조치(화해와 기념사업, 기록․연구사업, 조사․유해발굴사업 등)를 위한 ‘과거사연구재단’설립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집단희생사건에 대한 배․보상특별법’제정 등을 정부에 건의했으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된 건의 내용은 진실화해위원회, 『2009년 상반기 조사보고서 01』(2009)에 수록되어 있다.
임영태 / 출판기획자 겸 역사교양서 저술가
  
 
출판기획자, 저술가. 청년시절 민주화․사회운동에 관계했으며, 지금은 한국 근현대사와 세계사, 인문․사회 관련 대중서의 기획․집필에 주력하고 있다. (사)현대사연구소 연구위원으로 활동했으며,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공식 보고서 발간을 총괄했다.
저서로는 『스토리 세계사 1~10』, 『두 개의 한국 현대사』, 『산골대통령, 한국을 지배하다』, 『국민을 위한 권력은 없다』,『대한민국사 1945~2008』, 『대한민국50년사』, 『북한50년사』, 『거꾸로 읽는 한국사』(공저), 『거꾸로 읽는 통일이야기』 등이 있다.

"대통령은 왜 손발 묶어놓고 문제 풀라고 하나"

"대통령은 왜 손발 묶어놓고 문제 풀라고 하나"
2016.05.04 07:36:46
[기자의 눈] 양적 완화가 아니라 정책 금융이다

"그 아버지에 그 딸"인가. 박정희 정부가 내걸었던 '한국적 민주주의' 구호 안에 민주주의는 없었다. 유신 쿠데타를 분칠하는 수단일 뿐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야기하는 '한국판 양적 완화' 역시 비슷하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를 감추는 효과가 있다. '한국판 양적 완화' 논란을, 정부와 중앙은행의 갈등으로만 이해하는 건 위험하다. 한국은행 독립성을 둘러싼 갈등만 부각되면서, 다른 정책 수단은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둬야 좋은 정책 수단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판 양적 완화' 한 가지로 정책 수단이 고정돼 있다. 훨훨 날아다니면서 답을 찾아도 풀기 힘든 문제를, 손발 묶어 놓고 해결해야 한다. 박 대통령의 돌출 발언, 그리고 고집 때문이다.   

박근혜판 양적 완화는 목적이 다르다 

"기업 구조 조정을 지원하기 위해서 필요한 재원은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들이 펼친 무차별적인 돈 풀기 식의 양적 완화가 아닌 꼭 필요한 부분에 지원이 이뤄지는 선별적 양적 완화 방식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한 말이다. 양적 완화 정책의 원조는 일본이다. 지독한 디플레이션(자산 가치 하락)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이었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엔 미국, 유럽연합(EU) 등도 뒤따랐다.  

방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목표는 비슷했다. 통화량을 늘려서 물가를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물가 폭등으로 고생한 기억이 생생한 입장에선, 물가가 낮은 게 왜 문제인가 싶다. 그렇지 않다. 물가가 계속 떨어지면, 사람들은 돈을 안 쓰고 버틴다. 내일이면 100원에 살 수 있는 걸, 왜 오늘 200원에 사느냐는 게다. 기업이 어려워지고, 일자리가 줄어든다. 이 늪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아주 힘들다.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일본 경제가 잘 보여준다. 따라서 각국 정부는 디플레이션 기미가 보이면, 중앙은행을 압박해서 자산(주로 채권)을 사들이게 한다. 사들인 자산의 가격 총액만큼, 돈이 시중에 풀려 나온다. 그게 양적 완화다. 

반면, 박 대통령이 이야기한 '선별적 양적 완화'(한국판 양적 완화)는 목적이 다르다. 디플레이션 방지가 아니라 국책 은행 지원이 목적이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 은행이 해운 및 조선 업계에 약 20조 원을 빌려줬다. 이 가운데 일부를 떼일 수 있다. 이들 국책 은행도 함께 부실해진다. 문제는, 앞으로도 구조 조정 도마 위에 오를 산업이 많다는 점이다. 국책 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국책 은행의 자본을 더 쌓아야 한다. 그걸 '양적 완화' 방식으로 하자는 것이다.  

"국책 은행에 필요한 건 유동성이 아니다" 

정부 정책은 목적과 수단을 함께 봐야 한다. 한국판 양적 완화의 목적은 '국책 은행 지원'이다. 수단이 양적 완화다. 한국판 양적 완화를 둘러싼 온갖 논란은, 정책 수단을 둘러싼 것이다.  

문제는 결국 자본 건전성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미 자본 건전성이 최악이다. KDB산업은행은 그보다 낫지만, 곧 나빠질 전망이다. 그걸 개선하기 위한 수단을 찾아야 한다. '양적 완화'는 과연 적절한 수단인가, 혹은 유일한 수단인가. 질문은 이렇게 나와야 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미 답을 이야기했다. 지난달 26일 구조조정 관련 브리핑에서, 그는 "현재 논의 중인 국책 은행 자본 확충 방안은 새누리당이 총선 이전에 공약으로 들고 나온 한국판 양적 완화와 별개의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의 공약은 산은채 등을 한은이 사줘서 산은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이지만, 현재 국책 은행에 필요한 것은 유동성이 아니다"라고 했다. 

산업은행채(산은채)를 한국은행이 사들이면, 즉 한국판 양적 완화를 실시하면, 분명히 산업은행으로 돈이 들어간다. 하지만 그건 부채 계정에 잡힌다. 자본 확충 수단은 아니라는 말이다. "국책 은행 자본 확충 방안은 (…) 한국판 양적 완화와 별개의 사안"이라는 말은 그래서 나왔다. "국책 은행에 필요한 것은 유동성이 아니"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부채가 아니라 자본 계정이 문제라는 것이다.  

정책 수단을 못 박아두고 시작하는 논의 

그런데 같은 날, 대통령이 다른 말을 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꼬였다. 이날 오후, 박 대통령은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를 진행하며 '한국판 양적 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고 말했다. '한국판 양적 완화'는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와 함께 물 건너갔다는 게 당시 분위기였다. 현행 법을 고쳐야 가능한데, 여당이 과반 의석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판 양적 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니,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하는 건가.' 

하지만 이틀 뒤인 지난달 28일, 대통령은 분명히 못 박았다. 이 글 도입부에 소개한 발언이다. '한국판 양적 완화란, 선별적 양적 완화다. 그걸 추진하겠다.'

박 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히 확인됐다. 결국 임 위원장도 자기 말을 뒤집어야 했다. 지난달 29일, 임 위원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은행이 국가적 위험 요인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한국판 양적완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적 완화를 통한) 유동성 확보의 경우, 기획재정부와 한은 등 관계 기관이 매크로 차원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로 공을 떠넘긴 모양새다. 

오는 4일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국책 은행 자본 확충 정부 태스크포스(TF)' 첫 회의 역시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이 주재한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각각 실무자를 파견한다.  

기획재정부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까. 정책은 대개 목적이 정해져 있고, 수단이 가변적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목적과 수단이 모두 고정돼 있다. 둘을 연결하는 게 과제다. 

일단 나온 아이디어가 '코코본드(CoCo bond, contingent convertible bond)' 활용이다. 의무 전환 사채, 조건부 자본 증권 등으로 번역된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이라서,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인정된다. 산업은행이 발행한 코코본드를 한국은행이 사들이면, 앞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언급한 문제가 풀린다. 한국은행이 공급한 유동성으로 산업은행의 자본을 쌓게 된다. 현행법을 바꾸지 않아도, 정부가 보증하기만 하면 즉시 가능하다. 

하지만 한계가 있다. 산업은행은 구조조정 재원 마련을 위해 5월 중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코코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금융계에선 산업은행이 향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할 자본금 규모를 최대 4조 원으로 추산한다. 코코본드 발행만으로는 안 된다. 나머지 돈은 어쩔 건가. 그 문제에 대한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한국판 양적완화는 양적 완화가 아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 한국판 양적완화는, 정책 수단을 정책의 브랜드로 삼은 경우다. 만약 정책의 목적을 브랜드로 삼았다면 어땠을까. 예컨대 지금 필요한 정책은 국책 은행 지원이다. 정부 TF 이름을 빌자면, "구조조정 지원을 위한 국책 은행 자본 확충"이 목적이다. 이런 목적에 맞춰 정책 명칭을 정하면, '정책 금융' 또는 '구제 금융'이 된다. 실제로 이렇게 말하는 경제학자들이 있다. 한국판 양적 완화보다 그게 더 적절한 표현이라는 게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 기고에서 이렇게 밝혔다.  

"'한국판 양적 완화'는 '양적 완화'라기보다는 중소기업 대출용으로 한국은행이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던 기존의 '금융 중개 지원 대출'이라는 정책 금융이 대기업과 주택담보 대출까지 확대된 것과 유사하다. 그런데 특정 부분에 자금 지원을 대규모로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형평성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상황에서 경기 회복을 위한 과감하고 지속적인 통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기는 어렵다." 

예컨대 "국책 은행에 대한 구제 금융이 필요하다"라고 대통령이 말했다면,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한국은행 독립성을 둘러싼 갈등도 덜했을 게다. 어떤 면에선 한국은행의 위상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모든 금융기관이 마지막에 기댈 곳은 한국은행뿐이라는 걸 보여주니까 말이다. 금융위원장의 민망한 말 뒤집기도 없었을 게다. 동원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의 폭도 넓어진다. 

그런데 왜 대통령은 이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집권 초기였다면, 달랐을 게다. "국책 은행의 건전성이 엉망이다. 자본 확충을 위한 구제 금융이 필요하다"라는 말을 쉽게 할 수 있다. 책임은 이명박 정부에게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집권 4년차다. 국책 은행이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한 책임에서 현 정부도 자유롭지 않다. 그러니까 국책 은행의 부실, 정부의 책임 등을 떠올리게 하는 표현은 꺼리게 된다. 대신, 경기 부양 가능성을 떠올리게 하는 양적 완화라는 표현을 썼다. 성태윤 교수의 지적처럼, 실제로는 '양적 완화'보다 정책 금융에 가까우므로, '한국판'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정말 양적 완화 맞느냐'라는 지적을 피할 길을 열어둔 것이다.

책임도, 사과도, 대화도 싫다는 대통령 

여기에 몇 가지 족쇄가 더 겹쳤다. '증세'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거부감이 있다. 실제로는 국민에게 사과하고 머리 숙이는 게 싫은 것일 게다. '어쩔 수 없이 나랏돈을 예상보다 더 쓰게 됐다. 죄송하지만 세금을 더 내달라'라는 말은 할 수 없다. 그러니까 정부 재정을 쓸 생각은 아예 못한다. '양적 완화'를 한다지만, 관련 법 개정 역시 어렵다. 대통령은 야당과 대화할 마음이 없다.  

책임은 지기 싫고, 국민에게 머리 숙일 마음도 없으며, 야당과 대화할 줄은 모르는 대통령. 그 까다로운 조건에 맞추느라 관료들이 고생한다. 코코본드 발행과 같은 아이디어를 몇 번은 더 내야 한다. 부처 수장이 말을 바꾸는 망신을 더 겪을 수도 있다. 관료가 진땀 빼도 답이 안 나오면, 그때는 국민이 눈물을 흘린다. 대통령의 고집 때문에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이 더 흘러야 하나. 

신포급 잠수함에는 미사일발사관이 없다

[개벽예감202] 신포급 잠수함에는 미사일발사관이 없다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기사입력: 2016/05/03 [21:13]  최종편집: ⓒ 자주시보
<차례>
1. 측정선박 타고 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국방과학전사들
2.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 장착한 ‘북극성’
3. 낙하돌진비행 중에 핵기폭장치 가동한 ‘북극성’
4. 현장에 신포급 잠수함 이외에 전략잠수함 한 척이 더 있었다
5. ‘북극성’ 쏘아올린 최신형 전략잠수함의 정체

▲ <사진 1> 2016년 4월 2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받으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의 수중시험발사가 또 다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로써 조선은 세 차례 수중시험발사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었다. 위의 사진은 이번에 함경남도 신포 동북방 연안에서 진행된 제3차 수중시험발사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1. 측정선박 타고 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국방과학전사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6년 4월 23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를 받으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의 수중시험발사가 또다시 진행되었다. 2015년 5월 8일, 2015년 12월 21일에 이어 진행된 제3차 수중시험발사였다. 조선은 세 차례에 걸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모두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다. <사진 1>

조선이 ‘최후결전’에 대비하여 만든 최강의 핵공격수단인 ‘북극성’을 전략잠수함에 탑재하는 것에 대해 격렬하게 반발하는 미국은 조선이 2015년 11월 28일과 2016년 3월 16일에도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각각 진행하였으나 실패하였다고 억지를 부리면서 실패설을 날조, 유포하였다. 저들의 허구적인 실패설에 관해서는 2015년 12월 7일 <자주시보>에 실린 나의 글 ‘북극성-1호 수중시험발사는 없었다’에서 자세히 논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 국방부는 ‘북극성’ 수중시험발사가 실패하였다고 서둘러 발표하였다가, 미국의 주요언론매체들이 실패가 아니라 성공이라고 일제히 보도하자 ‘부분적 성공’이었다고 슬그머니 말을 바꾸더니, 며칠 뒤에는 익명의 소식통을 내세워 공중폭발설을 또 다시 날조, 유포하였다.

그러나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이번에 진행된 제3차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가리켜 “주체조선의 핵공격능력을 비상히 강화해나가는 길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탄도탄수중시험발사의 눈부신 성공”이라고 격찬하였다.

제3차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 관한 조선의 언론보도내용을 분석적으로 고찰하면, 아래와 같은 놀라운 사실을 알 수 있다.

▲ <사진 2> '북극성' 수중시험발사가 세 번째로 성공하자, 현장에 나가 있던 30여 명의 국방과학전사들이 감시소에서 시험발사를 지도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우러러 만세를 불렀다. 그들은 '북극성'의 성능지표를 판정하는 각종 장비들이 탑재된 측정선박을 타고 수중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기술요원들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제3차 ‘북극성’ 수중시험발사현장을 보여주는 조선의 언론보도사진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것은 <사진 2>다. ‘북극성’ 수중시험발사가 성공하자, 30여 명의 사람들이 함상에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우러러 만세를 부르는 장면을 담은 보도사진이다. 사진 속의 그들은 안전모를 쓰고 구명조끼를 입었다. 그들 가운데는 여성도 있다. 사진에 나타난 그들은 잠수함 승조원이 아니라 민간인이다. 일반 민간인은 전략무기를 시험발사하는 현장에 접근할 수 없으므로, 사진 속의 그 민간인들은 수중시험발사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종 성능지표를 판정하기 위해 현장에 나온 기술요원들인 것이 분명하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그들을 “국방과학전사들”이라고 하였다.

누구나 알 수 있는 것처럼, 국방과학전사들이 탄 배는 ‘북극성’의 성능지표를 판정하는 각종 장비들이 탑재된 측정선박이다. 측정선박을 타고 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국방과학전사들은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였을까? 그들은 수중발사체계의 안정도를 판정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발사명령이 하달되자 “잠수함은 최대발사심도까지 신속히 침하하여 섬멸의 탄도탄을 쏘아올렸”고, 그로써 “최대발사심도에서의 탄도탄 랭발사체계 안정성”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잠수함이 수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장치를 냉발사체계(cold launch system)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수중배수량이 2,000~3,000t급인 잠수함은 해수면으로부터 수심 200~300m까지 침하할 수 있는데, 해수면으로부터 수심 200~300m까지 이르는 바다 속에는 서로 다른 해수온도층이 여러 겹으로 형성되어 흐르면서 수중음파를 굴절시키거나 소실시킨다. 그래서 잠수함탐색작전에 나선 수상함이 수중음향탐지기를 가동해도 여러 겹으로 형성되어 흐르는 해수온도층 아래에 있는 잠수함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 <사진 3> 위의 두 사진은 햇빛이 비치지 않는 캄캄한 바다 속에서 '북극성'이 사출되는 장면이다. '북극성'은 수심 50m의 최저발사심도에서 사출되었다. 강력한 압축공기를 발사관 안으로 쏘아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사출시킨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잠수함이 수중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려면 해수면 가까이 올라가야 한다. 잠수함의 최저발사심도는 해수면으로부터 50m 정도다. 그보다 더 깊은 바다 속에서는 탄도미사일을 쏘지 못한다. 수심 50m의 바다 속은 햇빛이 비치지 않아 어둡다. <사진 3>은 햇빛이 비치지 않는 캄캄한 바다 속에서 ‘북극성’이 사출되는 장면을 촬영한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그 날 ‘북극성’이 수심 50m의 최저발사심도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바닷물은 공기보다 밀도가 훨씬 높기 때문에, 수심 50m로 침하한 잠수함이 무거운 탄도미사일을 사출하여 해수면 위로 밀어올리고, 해수면 밖으로 출수한 탄도미사일을 공중으로 또 다시 40~50m 솟구치게 하려면 엄청난 사출력이 요구된다. 비좁은 잠수함 속에서 그처럼 엄청난 힘을 분출하는 수중사출장치는 고도의 기술이 없으면 만들지 못한다.

수중사출장치는 강한 사출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고, 그 장치를 장착한 잠수함도 강한 사출진동을 받을 때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조선이 그런 냉발사체계와 그것을 장착한 잠수함을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 <사진 4> 발사관에서 사출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로켓엔진을 점화시키는 순간 수직상승비행을 할 수 있도록 비행자세를 잡아주어야 하며, 수직상승비행을 하다가 일정한 고도에 이르면 탄도비행으로 전환하도록 비행자세를 또 다시 잡아주어야 한다. 위의 사진들은 제3차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서 그 미사일이 해수면을 뚫고 나와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며 로켓엔진을 점화시키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 장착한 ‘북극성’

측정선박을 타고 시험발사현장에 나간 국방과학전사들은 ‘북극성’이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로켓엔진을 점화시키고 상승비행을 하는 항공동력학적 과정(aerodynamic process)을 측정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진행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는 “탄도탄의 수직비행체제에서의 비행동력학적 특성”을 확정하였다고 한다.

‘북극성’은 순항미사일이 아니라 탄도미사일이므로, 지상에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아주 높은 고도로 상승하여 포물선을 길게 그리며 고고도-장거리비행을 하게 되는데,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로켓엔진을 점화시키고 일정한 고도에 이를 때까지는 탄도비행을 하지 않고 수직상승비행을 한다. 수직상승비행이 끝나면, 비행자세를 바꿔 탄도비행을 시작한다. 그러므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해수면 위로 출수하여 로켓엔진을 점화시키는 순간 수직상승비행을 할 수 있도록 비행자세를 잡아주어야 하며, 수직상승비행을 하다가 일정한 고도에 이르면 탄도비행으로 전환하도록 비행자세를 또 다시 잡아주어야 한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이처럼 비행자세를 두 차례 자동적으로 제어해야 하기 때문에 고도의 비행자세제어기술을 요구한다. <사진 4>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언급한 “수직비행체제에서 비행동력학적 특성을 확정하였다”는 말은 수직상승비행을 하다가 일정한 고도에 이르러 탄도비행으로 전환하도록 비행자세를 두 차례 제어하는데 성공하였다는 뜻이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발동기를 리용”하여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하였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조선이 최근에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발동기가 이번에 시험발사된 ‘북극성’에 장착되었음을 의미한다. 고체발동기라는 말은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고체로켓엔진이라는 뜻이다. 모든 로켓은 연료(fuel)와 산화제(oxidizer)의 혼합물을 연소하여 분출하는 추력(thrust)으로 날아가는데, 연료와 산화제의 혼합물을 추진제(propellent)라 한다. 추진제는 액체추진제와 고체추진제로 분류되는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경우 러시아는 액체추진제를 주로 사용하고, 미국은 고체추진제를 주로 사용한다. 액체추진제는 출력이 강하지만 주입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단점이 있고, 고체추진제는 주입시간이 필요하지 않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액체추진제보다 출력이 약한 단점이 있다. 그러므로 액체추진제만큼 출력이 강한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만들면, 로켓추진제로서는 최상급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오래 전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한 고체추진제를 사용해온 조선은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최근에 새로 만들어냈다. 그런 최상급 고체추진제를 자체 기술로 만드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군사강국들밖에 없는데, 조선이 그런 고도의 기술을 개발하였다니 놀라운 일이다.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만들면, 그것을 사용하는 로켓엔진도 새로 만들어야 한다. 액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로켓엔진에 고체추진제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저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기존 로켓엔진에도 고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할 수 없다.

▲ <사진 5> 위쪽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조선이 최근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분출시키고 단을 분리시키는 시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2016년 4월 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조선이 최근 새로 개발한 대출력로켓엔진을 분출시키는 시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위의 두 사진을 보면,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와 신형 고체추진제가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래서 조선은 고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신형 로켓엔진을 만들었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발동기를 분출시키고 단을 분리시키는 시험이 2016년 3월 23일에 성공적으로 진행되었고, 새로 개발된 대출력 고체로켓발동기를 분출시키는 시험이 2016년 4월 8일 서해위성발사장 엔진연소시험시설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 <사진 5> 지상분출시험장면을 담은 사진을 보면, 신형 로켓엔진이 매우 크고, 대출력 고체추진제의 화염분출력이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대출력 로켓엔진은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위성운반로켓에 장착된다. 조선이 이번에 개발한,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신형 로켓엔진을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장착하면, 사거리가 비상히 늘어나 지구를 반바퀴 이상 돌 수 있고, 그 신형 로켓엔진을 위성운반로켓에 장착하면, 추력이 엄청나게 강해져 정지궤도위성은 물론 달탐사위성도 쏘아올릴 수 있다.

2016년 2월 7일에 발사된 광명성호 1단 추진체의 추력은 150t으로 추산되는데, 조선이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 4기를 위성운반로켓 1단 추진체에 장착하면 그 추력이 400t급으로 강해질 것이다. 400t급 추력을 가진 1단 추진체를 만들면 정지궤도위성과 달탐사위성을 쏘아올릴 수 있다. 

그처럼 ‘북극성’에 강력한 신형 로켓엔진이 장착되었으니, 기존 ‘북극성’과 다른 신형 ‘북극성’이 등장한 것이다. 이번 제3차 수중시험발사에 사용된 ‘북극성’은 이전에 진행된 두 차례의 수중시험발사들에서 사용된 ‘북극성’과 다른 신형 ‘북극성’이다. 그래서 미사일동체에 이전에 써넣었던 ‘북극성-1’이라는 명칭 대신에 ‘북극성’이라고 써넣었다. <사진 6>

▲ <사진 6> 위쪽 사진은 2016년 3월 23일 조선이 최근 새로 개발한 대출력 고체로켓엔진을 분출시키고 단을 분리시키는 시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아래쪽 사진은 2016년 4월 8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조선이 최근 새로 개발한 대출력로켓엔진을 분출시키는 시험을 진행하는 장면이다. 위의 두 사진을 보면, 신형 대출력 로켓엔진와 신형 고체추진제가 매우 강력하다는 것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2014년 8월 초 외신들은 조선이 사거리 2,500km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였다고 보도하였고,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15년 10월 13일 서울에서 진행된 학술대회에서 ‘북극성’의 사거리를 2,800km로 추산하였다. 기존 로켓엔진을 장착한 ‘북극성’의 사거리가 그 정도라면, 그보다 더 강력한 대출력 로켓엔진을 장착한 신형 ‘북극성’의 사거리는 3,000km로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조선의 전략잠수함이 미국 본토의 지상타격목표로부터 3,000km나 멀리 떨어진 공해 해저에 매복하고 있다가 핵탄을 탑재한 탄도미사일을 수중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막강한 핵공격력을 갖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3. 낙하돌진비행 중에 핵기폭장치 가동한 ‘북극성’

조선의 국방과학전사들은 ‘북극성’의 탄도비행 중에 단분리체계(stage separation system)가 제대로 작동되었음을 확정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에 진행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서 “계단열분리의 믿음성”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계단열분리”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조선에서는 로켓추진체에 대해 말할 때 단(stage)이라고 하지 않고 계단이라고 하며, 단계적이라고 하지 않고 계단적이라고 한다. ‘북극성’은 2단 탄도미사일이므로, 높은 고도에서 포물선을 길게 그리며 탄도비행을 하는 중에 1단과 2단이 차례로 분리되고, 마지막으로 전투부(탄두부)가 타격목표를 향해 극초음속으로 낙하돌진비행을 하며 내리꽂히게 된다.

그런데 이번 ‘북극성’ 시험발사에서 ‘계단분리’가 아니라 ‘계단열분리’라고 했으니, 1단과 2단을 열장치로 분리하였다는 뜻이다. ‘북극성’의 1단과 2단을 각각 분리시킨 열장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로켓동체의 단연결부에 내장된 소형 폭약을 터뜨려 1단과 2단을 차례로 분리시키는 장치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 단분리장치는 조선이 이전에 발사한 위성운반로켓들에서 여러 차례 사용된 바 있으므로, 이번에 그 기술을 ‘북극성’에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수중시험발사에서 ‘북극성’의 단분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은 응당한 결과다.

그러나 한국 국방부 소식통들은 2016년 5월 1일 <연합뉴스> 기사에서 ‘북극성’이 30여 km를 비행하다가 공중에서 터져 2~3개로 깨졌다고 하면서 이른바 공중폭발설을 또 다시 꺼내놓았다. ‘북극성’ 동체의 단연결부에 내장된 소형 폭약이 일정한 시차를 두고 터지면서 1단과 2단이 성공적으로 분리되었는데, 그들은 ‘북극성’이 공중에서 폭발하여 2~3개로 깨졌다는 거짓말을 늘어놓은 것이다.

▲ <사진 7>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낮시간부터 어둠이 깔리는 시각까지 현장에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 전 과정을 줄곧 지켜보았고, 수중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을 치하하여 국방과학전사들, 잠수함 승조원들과 함께 잠수함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한국 국방부는 어처구니 없는 공중폭발설을 날조, 유포하였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사진 7>에서 보는 것처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낮 시간부터 어둠이 깔리는 시각까지 현장에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 전 과정을 줄곧 지켜보았고, 수중시험발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 것을 치하하여 국방과학전사들, 잠수함 승조원들과 함께 잠수함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였는데, ‘북극성’이 공중에서 폭발하였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이다. 얼마 전 한국 국방부는 조선이 발사하지도 않은 화성-10호가 공중에서 폭발하였다는 공중폭발설을 날조하더니, 이번에는 ‘북극성’ 공중폭발설을 또 다시 날조하여 유포하는 한심한 작태에 집착하고 있다. 

조선의 국방과학자들은 ‘북극성’ 탄두부가 낙하돌진비행을 하는 중에 미리 설정된 낙하비행고도에 이르렀을 때 핵기폭장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를 판정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번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서 “(미리) 설정된 고도에서 전투부 핵기폭장치의 동작 정확성”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조선에서는 탄두부라고 하지 않고 전투부라고 하므로, 위의 인용구는 ‘북극성’ 탄두부에 내장된 핵기폭장치가 미리 설정된 낙하비행고도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측정하였다는 뜻이다.

여기서 말하는 핵기폭장치는 핵탄두 격발기를 뜻한다. 핵탄두를 기폭시키는 핵탄두 격발기에는 열축전지, 점화장치, 격발지령회로, 활성회로, 중수소-삼중수로 혼합가스통 등이 들어가는데, 미리 설정된 낙하비행고도에서 그것이 작동하여 핵탄두를 기폭시키게 된다. <사진 8>

▲ <사진 8> 이번에 진행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는 '북극성' 탄두부에 내장된 핵기폭장치를 미리 설정된 낙하비행고도에서 작동시키는 시험도 포함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핵기폭장치는 핵탄두 격발기를 뜻한다. 위의 사진은 2016년 3월 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핵무기병기화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촬영된 보도사진에 나타난 핵탄두 격발기다. 이 핵탄두 격발기는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호에 장입되는 것인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에도 그런 모양의 핵탄두 격발기가 장입된 것으로 생각된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서 열거한 몇 가지 사실을 종합하면, 이번 ‘북극성’ 수중시험발사에서 수직상승비행을 탄도비행으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하였고, 탄도비행 중에 1단과 2단을 차례로 분리시키는데 성공하였으며, 낙하돌진비행 중에 탄두부의 핵기폭장치를 작동시키는데 성공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북극성’이 수중발사체계 성능판정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였음을 말해준다. 그래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우리식 수중발사체계의 믿음성이 완전히 확증, 공고화되였”다고 보도한 것이다. 

‘북극성’이 탄도비행 중에 1단과 2단을 차례로 분리한 다음, 최고도에 이른 탄두부가 낙하돌진비행을 하다가 미리 설정된 비행고도에서 핵기폭장치를 작동시키려면, 매우 높은 고도까지 상승시켜 아주 멀리 날아가게 하여야 한다. 그렇게 높은 고도로 상승하여 아주 멀리 날아가려면, 45도 각도를 유지하는 고고도-장거리비행을 해야 한다.

그런데 ‘북극성’이 고고도-장거리비행을 하면, 고체추진제를 조금만 장입하여 사거리를 줄인다고 해도, 탄두부가 조선 영해를 훨씬 벗어나 200~300km밖의 공해 상에 탄착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조선의 국방과학전사들이 탄 측정선박은 일본 영해에 가까운 공해로 나가야 한다. 

그러나 요즈음처럼 극도로 긴장된 정세에서 조선의 측정선박이 일본 영해에 가까운 공해 상에 나타나 ‘북극성’ 탄착상황을 측정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일이다. 적함들이 나돌아 다니는 공해 상에 비무장 측정선박을 내보낼 수 없기 때문에 무리가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험발사현장에 나와 현지지도를 하는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측정결과를 즉각 보고하려고 해도 측정선박을 그렇게 멀리 보낼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북극성’에는 아주 적은 분량의 고체추진제만 장입되었으며, 수직에 가까운 발사각을 유지하며 매우 높은 고도로 가파른 상승비행을 하도록 쏘았던 것이다. 그러했으니 사거리가 3,000km나 되는 ‘북극성’이 200~300km 떨어진 공해 상으로 날아가지 않고 30km 밖의 연안해상에 탄착하였으며, 측정선박은 공해로 나아가지 않고 연안해상에서 사출, 출수, 비행, 탄착의 전 과정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진 9>

▲ <사진 9> 이번에 수중에서 시험발사된 '북극성'에는 아주 적은 분량의 고체추진제만 장입되었으며, 수직에 가까운 발사각을 유지하며 매우 높은 고도로 가파른 상승비행을 하도록 쏘았다. 그렇게 하였으므로 사거리가 3,000km나 되는 '북극성'이 200-300km 떨어진 공해 상으로 날아가지 않고, 30km 밖의 연안해상에 탄착하였으며, 따라서 측정선박은 공해로 나아가지 않고 연안해상에서 사출-출수-비행-탄착의 전 과정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위의 두 사진은 이번에 수중에서 발사된 '북극성'이 높은 고도를 향해 수직으로 상승하는 장면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그런데 한국 국방부는 탄도미사일이 300km 정도 비행해야 시험발사에서 성공한 것으로 본다고 하면서, 이번 수중시험발사에서 ‘북극성’이 약 30km밖에 비행하지 못했으므로 실패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그것은 조선이 어떤 특수한 환경에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하였는지 알지 못하는 엉뚱한 주장이다. 한국 국방부는 이번 ‘북극성’ 수중시험발사 중에 사거리를 판정하는 시험도 진행된 것으로 추정하여 그런 엉뚱한 주장을 꺼내놓았지만, 탄도미사일이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지를 알아보는 사거리판정시험발사는 로켓추진제와 로켓엔진의 성능을 시험하는 초보단계의 시험발사다. 대출력 고체추진제를 사용하는 로켓엔진분출시험을 이전에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신형 로켓추진제의 성능과 신형 로켓엔진의 성능을 이미 판정한 조선이 이제 와서 그런 초보적인 시험발사를 또 다시 진행할 필요는 없다.


4. 현장에 신포급 잠수함 이외에 전략잠수함 한 척이 더 있었다

미국과 한국의 언론매체들은 이번 ‘북극성’ 수중시험발사가 신포급 잠수함에서 진행되었다고 보도하였다. 신포급(Sinpo-class) 잠수함이라는 이름은 미국의 군사전문가 조섭 버무디즈(Joseph S. Bermudez)가 2015년 1월 8일 <38 노스(North)>에 발표한 글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신포는 함경남도에 있는 항구도시다. 조섭 버무디즈는 당시 상업위성사진에서 신포조선소 정박장에 신형 잠수함 한 척이 정박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 신형 잠수함을 신포급 잠수함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신포급 잠수함을 근접촬영한 보도사진에서 그 잠수함의 모습을 좀 더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데, 아래와 같이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 <사진 10>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수중발사시험이 시작되기 전 정박장에 있는 신포급 잠수함을 가까이에서 바라보고 있다. 신포급 잠수함 함교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도록 근접촬영된 언론보도사진은 이것밖에 없다. 함교 맨 위쪽에 있는 전망대에 구명조끼를 입은 3명의 잠수함 승조원이 올라가 있다. 그 전망대 아래쪽 함교 정면에는 함교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직사각형 창문 6개가 일렬로 나 있다. 전망대 측면에 약간 돌출된 창문이 하나 더 있다. 함교 아래쪽에 있는 출입문은 열려 있다.     © 자주시보

첫째, <사진 10>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가까운 거리에서 신포급 잠수함을 바라보는 가운데, 함교 맨 위쪽에 있는 전망대에 구명조끼를 입은 3명의 잠수함 승조원이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데 그 전망대 아래쪽 함교 정면에는 함교 안에서 밖을 내다보는 직사각형 창문 6개가 일렬로 나 있다. 전망대 측면에 약간 돌출된 창문이 하나 더 있는데, <사진 11>에서 보는 것처럼 실내조명불빛이 그 돌출된 창문에서 내비치고 있다. 위에 열거한 정황을 살펴보면, 신포급 잠수함의 함교 전반부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 <사진 11> 신포급 함교에 나 있는 약간 돌출된 창문에서 실내조명불빛이 비치고 있다. 그 뒷쪽에는 창문처럼 생긴 구멍 16개가 두 줄로 나 있다. 이 사진은 신포급 잠수함 함교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 자주시보

둘째, 신포급 잠수함의 함교 후반부 윗부분에 조그만 창문처럼 보이는 사각형 구멍 16개가 두 줄로 가지런히 뚫려있는 것이 보인다. 윗줄에 9개, 아랫줄에 7개가 나 있다. 함교 후반부에 그런 사각형 구멍 16개가 뚫려있는 것을 보면, 신포급 잠수함의 함교 후반부에도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만일 함교 내부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었다면, <사진 12>에서 보는 것처럼 한 변의 길이가 3m 정도인 사각형 덮개가 설치되어야 하는데, 신포급 잠수함 함교 후반부에 사각형 구멍 16개가 뚫려있으니 미사일발사관을 설치할 만한 공간이 없는 것이다.

▲ <사진 12> 이 사진은 소련의 킬로급 잠수함에 있는 미사일발사관 사출구의 덮개가 열려있는 모습을 촬영한 것이다. 만일 함교 내부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었다면,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한 변의 길이가 3m 정도인 사각형 덮개가 설치되어야 하는데, 신포급 잠수함 함교에는 사각형 구멍 16개가 뚫려있으니 미사일발사관을 설치할 만한 공간이 없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서 서술한 두 가지 사정을 살펴보면, 신포급 잠수함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고, 따라서 그 잠수함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아 수중시험발사를 할 수 없는 신포급 잠수함이 시험발사현장에 나왔다는 사실이다. 조선은 왜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은 신포급 잠수함을 수중발사현장에 내보냈으며, 신포급 잠수함을 근접촬영한 사진을 외부에 공개하면서 그 잠수함에 미사일발사관이 설치되지 않았음을 암시한 것일까? 

그 날 ‘북극성’ 시험발사현장에는 해수면 아래서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다른 잠수함 한 척이 더 있었는데, 그 비공개 전략잠수함에서 ‘북극성’이 시험발사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조선은 자기의 잠수함전력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으려고, 비공개 전략잠수함에서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한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보도하면서 언급한 “전략잠수함”은 신포급 잠수함이 아닌 다른 잠수함을 지칭한 것이다. 조선이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전략잠수함은 어떤 잠수함일까?


5. ‘북극성’ 쏘아올린 최신형 전략잠수함의 정체

2014년 11월 2일 <연합뉴스>와 <조선일보>는 한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하여 조선이 “골프급 디젤 잠수함을 (소련에서) 수입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해 최근 진수했”는데, 그 “신형 잠수함에 탄도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을 탑재하기 위한 지상, 해상실험도 수십 차례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였다.

조선이 골프급 잠수함 10~12척을 소련에서 수입했다는 외신보도는 1994년에 나왔으므로,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는 조선이 골프급 잠수함을 수입한 뒤 무려 20년이나 지나서 그 잠수함을 역설계한 잠수함을 복제하였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조선이 소련산 잠수함을 복제하는데 20년이나 걸린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 40년 동안 잠수함을 독자적인 기술로 건조해온 조선이 20년 전에 수입한 노후한 잠수함을 이제 와서 복제하였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소리다. 잠수함을 처음 만들어보는 나라도 5~6년 만에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는데, 40년이 넘는 오랜 기간 동안 풍부한 잠수함개발경험을 쌓아온 조선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는 기간은 3~4년이면 충분하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조선은 2010년경에 신형 잠수함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2014년 하반기에 건조, 진수하였다고 보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

▲ <사진 13> 골프급 잠수함이 해수면 위로 떠올라 항해하는 장면이다. 그 잠수함을 소련에서 수입한 나라는 조선과 중국밖에 없다. 조선은 1994년에 골프급 잠수함을 수입하였고, 그 잠수함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신형 잠수함을 독자적인 설계기술로 건조하였다. 조선이 독자적으로 건조하여 2014년 하반기에 진수한 그 신형 잠수함은 신포급 잠수함보다 나중에 건조된, 성능이 더 우수한 잠수함이다. 신포급 잠수함이 신형 잠수함이라면, 2014년 하반기에 진수된 잠수함은 최신형 잠수함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위에 인용한 보도기사에 나온 골프급 잠수함은 어떤 잠수함일까? 소련은 1958년부터 1979년까지 골프급 잠수함의 성능개량을 거듭하면서 골프-1급으로부터 골프-6급까지 6등급을 만들었는데, 그 잠수함을 수입한 나라는 조선과 중국밖에 없다. <사진 13>

▲ <사진 14> 중국은 1978년 11월 골프급 잠수함의 성능을 개량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였는데, 위의 사진에 나타난 031형 잠수함이 바로 그 잠수함이다. 이 잠수함 함교에는 미사일발사관 2문이 장착되었다. 그래서 함교 길이가 길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중국은 소련으로부터 골프급 잠수함 건조기술을 전수받아 1966년에 골프급 잠수함을 복제하였고, 1978년 11월에는 골프급 잠수함의 성능을 개량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였는데, 그 신형 잠수함이 031형(Type 031) 잠수함이다. <사진 14>

조선은 1994년에 소련으로부터 골프-2급 잠수함을 수입하였다. 당시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해체하면서 설계기술을 습득하였고, 그렇게 습득한 설계기술을 더욱 발전시켜 골프-2급 잠수함보다 성능이 더 우수한 신형 잠수함을 독자적으로 건조하였다. 

조선이 독자적으로 건조하여 2014년 하반기에 진수한 잠수함은 신포급 잠수함보다 나중에 건조된, 성능이 더 우수한 잠수함이다. 신포급 잠수함이 신형 잠수함이라면, 2014년 하반기에 진수된 잠수함은 최신형 잠수함이다.

미국 군부는 그 최신형 잠수함을 고래급(Gorae-class) 잠수함이라고 부른다. 함체 외형이 고래처럼 큼지막하게 생겼으므로 그런 별칭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신포급 잠수함의 외형은 비교적 날씬하므로 고래급이라는 별칭에 어울리지 않는다. 고래급 잠수함이라는 자의적 별칭이 미국 언론에 처음으로 나온 때는 올해 2016년 3월이다. 조섭 버무디즈는 2016년 3월 17일 <38 노스>에 발표한 글에서 고래급 잠수함에 대해 처음 언급하였는데, 그는 고래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이 같은 것이고, 이름만 서로 다르게 부르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는 고래급 잠수함과 신포급 잠수함을 혼동한 것이다.

조섭 버무디즈는 2015년 1월 초에 신포조선소 정박장을 촬영한 상업위성사진에서 신형 잠수함을 발견하고, 그 잠수함에 신포급 잠수함이라는 자의적 별칭을 붙였는데, 미국 군부는 그보다 앞서 2014년 하반기에 조선 동해를 촬영한 첩보위성영상에서 신포급 잠수함과 다른 최신형 잠수함을 발견하고 그 잠수함에 고래급 잠수함이라는 자의적 별칭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북극성’ 수중시험발사를 보도한 기사에서 “전략잠수함”이라고 부른 잠수함은 미국 군부가 고래급 잠수함이라는 자의적 별칭을 붙인 최신형 전략잠수함이다.

고래급 잠수함으로 알려진 최신형 전략잠수함을 2014년 하반기에 진수한 조선은 2015년 5월 8일 그 잠수함에서 ‘북극성’을 처음 쏘아올리는 제1차 수중시험발사를 진행하였는데, 이번에 제3차 수중시험발사도 그 잠수함에서 진행한 것이다.

<연합뉴스> 2014년 11월 2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의 최신형 잠수함은 수상배수량이 2,500~3,000t이고, 길이는 약 67m, 폭은 약 6.6m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잠수함의 수상배수량이 2,500~3,000t이면, 수중배수량은 3,200~3,700t으로 늘어난다. 이런 사정을 보면, 조선은 수중배수량 3,500t급 최신형 잠수함을 실전배치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연합뉴스>는 2014년 11월 2일 보도기사에서 신형 잠수함의 길이가 약 67m, 폭이 약 6.6m인 것으로 추정하였으나, 그것은 오류다. 3,500t급 잠수함의 길이를 67m로 짧게 만드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고래급 잠수함과 마찬가지로, 골프-2급 잠수함의 수중배수량도 3,500t인데, 그 잠수함의 길이는 99m이고, 폭은 8.2m다. 그러므로 조선이 2014년 하반기에 진수한 최신형 전략잠수함의 길이와 폭도 그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소련의 골프-2급 잠수함, 중국의 031형 잠수함, 조선의 고래급 잠수함을 비교한 도표는 아래와 같다. 

 

골프-2급 잠수함에 미사일발사관이 3문 장착되었으니, 그 잠수함과 수중배수량이 같은 고래급 잠수함에도 미사일발사관 3문이 장착된 것이 확실하다. <사진 15>에 보이는 잠수함은 미국 군부가 칭급(Qing-class)이라고 부르는 중국의 032형 잠수함인데, 이 잠수함 함교에 미사일발사관 3문이 장착되었다. 그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함교에 미사일발사관 3문을 장착하면, 함교 길이가 매우 길어진다. 미사일발사관 3문을 장착한 고래급 잠수함도 함교 길이가 그처럼 긴 것으로 생각된다. 

▲ <사진 15> 위의 두 사진은 미국 군부가 칭급(Qing-class) 잠수함이라고 부르는 중국의 032형 잠수함과 그 모형을 촬영한 것이다. 이 잠수함 함교에는 미사일발사관 3문이 장착되었다. 그래서 함교 길이가 031형 잠수함보다 더 길다. 미사일발사관 3문을 함교에 장착한 조선의 고래급 전략잠수함도 위와 같은 모습인 것으로 생각된다. 고래급 잠수함 함교에 장착된 미사일발사관 안에는 300킬로톤급 전략핵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이 들어간다. 고래급 잠수함에는 그런 전략핵탄미사일 3발이 탑재되는 것이다.     ©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고래급 잠수함 함교에 장착된 미사일발사관 안에는 300킬로톤급 전략핵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북극성’이 들어간다. 고래급 잠수함은 300킬로톤급 전략핵탄을 장착한 ‘북극성’ 3발을 수중에서 발사할 수 있는 초강력한 전략무기인 것이다. 조선이 이미 실전배치한 최신형 전략잠수함에 300킬로톤급 전략핵탄 3발을 탑재하면, 핵공격력을 최강의 수준으로 끌어올리게 된다. 미국태평양사령관이 불안감에 시달리며 밤잠을 설치는 까닭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