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12일 금요일

'녹조라떼'로 상추를 키웠더니…

 [함께 사는 길] '녹조라떼' 4대강사업의 계속되는 악몽



2021년 올해는 이명박 정부가 '4대강사업 성공'을 선언한 지 만10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나 '성공'은커녕 이명박 정부에서 시작된 '4대강 잔혹사'는 박근혜 정부를 거쳐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아직도 해소되지 않았다. 4대강사업은 단지 강만 망친 것이 아니었다. 우리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민주주의를 훼손시켰고, 합리적 이성과 사회적 상식을 마비시켰다. "우리가 4대강사업에 22조 원을 쓰고 확인한 것은 '고인 물은 썩는다'라는 상식"이라는 지적은 지난 시기 우리가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4대강사업의 가장 큰 악영향은 그 피해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수문을 개방한 금강, 영산강과 달리 8개 보가 막혀 있는 낙동강은 올해도 대규모 '녹조라떼'가 발생했다. 이 녹조라떼 속에 바로 독성 남세균(Cyanobacteria)이 들어 있다. 남세균이 내뿜는 대표적인 독소가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이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청산가리 100배 이상의 독성을 지녔으며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잠재적 발암물질로 지정한 독소다. 마이크로시스틴을 포함한 남세균 독소는 간 독성, 신경독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 등 뇌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 낙동강 이노정에서 녹조로 오염된 물을 취수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어린이가 상춧잎 3장 먹으면 WHO 기준 초과


 

지난 8월 말 환경연합은 낙동강 등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물놀이 금지 기준을 8마이크로그램(㎍/L, ppb)으로 잡고 있다. 분석 결과 낙동강 등에서는 미국 기준의 최대 800배가 넘는 마이크로시스팀이 검출됐다.


 미국 오하이오 주에서는 20μg/L 이상이면 아예 '접촉 금지(No Contact)'를 선언한다. 세계 경제 순위 10위권이자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은 미국의 수백 배 되는 독소를 지닌 강물로 수돗물을 만들고 농사짓고 있다. 10월 19일 추가실험에서는 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낙동강 녹조라떼로 키운 상추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67.9 마이크로그램(μg/㎏ bw/day) 검출된 것이다. 해외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의 농작물 축적 사례는 다수 보고됐으나, 국내 검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녹조라떼' 주변 농산물 안정성에 대한 우려는 매우 컸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이후 환경부 등 정부는 '녹조 독소의 식물 흡수 기작이 발견되지 않았다'라며 안정성 검증을 외면해왔다

.  

이번 분석은 미국 등에서 사용하는 토탈 마이크로시스틴(MCs)을 기준으로 분석했다. 수채와 상추 내 마이크로시스틴 분석은 국립 부경대 이승준 교수, 이상길 교수 연구팀이 진행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농작물 내 마이크로시스틴 가이드 라인을 사람 몸무게 1kg 당 하루 0.04μg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 낙동강 녹조로 키운 상추에서 검출된 kg 당 67.9μg을 단순 계산하면 6g 상춧잎 한 장에 대략 0.4074μg(1g에 0.0679μg)이 축적된 셈이다. 이는 몸무게 30kg인 초등학생이 하루 상춧잎 3장만 먹어도 WHO 가이드 라인(1.2μg)을 초과한다는 의미이다. 60kg 성인의 경우 6장이면 가이드 라인(2.4μg)을 초과한다. 전문가들은 독성 가이드 라인이 대부분 성인 위주로 선정되기 때문에, 체중이 적게 나가는 어린이 등 노약자의 경우 독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21년 8월 13일 낙동강 이노정 부근에서 녹조 물 20리터를 채수해 가로 60cm, 세로 120cm, 높이 20cm(물 높이 10cm)의 비닐 시설(일종의 간이 수경 재배)에 넣고 여기에 '상추 재배 세트'를 담가 8월 17일까지 5일간 재배했다. 낙동강 이노정 부근의 토탈 마이크로시스틴은 국립 부경대 이승준 교수 연구팀이 미국 EPA가 공인한 Method 546 실험방법을 이용해 분석했고, 여기서 L당 600ppb의 토탈 마이크로시스틴을 검출했다. 상추 내 토탈 마이크로시스틴 축적 분석은 국립 부경대 이상길 교수 연구팀이 UPLC MS/MS 방법을 사용했다.


 

이번 조사는 실험을 위해 녹조 물에서 상추를 재배했다는 점에서 일반 농경지 재배 작물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과 같은 남세균 독소가 농작물에 축적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는 벼와 같이 우리 국민이 주식으로 삼는 다른 농작물에서도 남세균 독소가 축적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민 안전에 중대한 위협 요인이지만, 앞서 밝혔듯이 4대강사업 이후 정부는 그간 관련 조사를 사실상 회피해왔다. 또 이번 조사는 남세균 독소가 음용수 외에도 농작물 등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유입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와 궤를 같이하는 분석이다. 중국 윈난성 뎬츠호(Dian Lake)의 경우 마이크로시스틴(MCs) 함유량(μg/L, ppb)이 각각 120 / 600 / 3000일 때 벼 모종(Seedling)에 2.94 / 5.12 / 5.40의 MCs가 축적된 사례가 있다. 다른 나라에선 뿌리채소, 잎채소 등에서도 마이크로시스틴 축적이 확인된 사례가 있고, 상추의 경우 잎사귀 표면 기공에서 남세균이 발견되기도 했다.


불행히도 정부는 그동안 수많은 해외 연구 사례와 다르게 작물 내 녹조 독소 축적을 부정해왔다. 환경부는 물환경정보시스템 '녹조 Q&A'에서 'Q : 녹조가 생긴 물을 농작물에 줘도 되나요?'라는 질문에 "가능합니다. 과일과 채소의 독소 흡수 기작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2016년 '녹조, 녹조현상은 무엇인가?'라는 소책자에서 환경부는 "유해남조류가 대량으로 발생한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경우 농작물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용수의 이송과 저류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분해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식물에 흡수되기도 어려워 농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 낙동강의 녹조라떼로 키운 상추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철재
 

'녹조 독소 식물 흡수 안 된다'는 거짓말


 

2016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유해남조류(녹조)가 포함된 농업용수의 안전성 평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농수로 등에서 남세균 독성이 감소해 벼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보고서 연구 배경과 목적에서 "녹조 발생 농업용수의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입증자료 확보로 국민적 우려 해소"라고 적시하는 등 실질적인 남세균 독성 축적의 위해성보다 회피성 분석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시스틴과 같은 남세균 독성은 햇볕과 물이 공급되는 논이나 밭 토양은 물론 농수로에서도 잘 자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8년, 2021년 낙동강과 금강 하굿둑 주변 농수로에서는 녹조로 가득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전문가들은 남세균 독소가 지하수로 유입되면 독성이 분해되지 않고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될 가능성도 지적했다. 


지난 8월 낙동강과 금강 하굿둑 주변에서 L당 최대 7000ppb라는 기록적인 토탈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바 있다. 농경지로 직접 물을 공급하는 금강 서포양수장과 용두양수장은 각각 5000ppb와 1500ppb가 검출됐다. 부경대 이승준 교수는 "해외 사례를 보면 작물에 따라서는 농업용수에 포함된 남세균 독소 중 최대 40%, 적게는 5~10%가 축적되는 경우가 있다"라면서 "(금강 서포양수장의 경우) 10%만 잡아도 500ppb가 축적된다는 말인데,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부경대 이상길 교수는 "마이크로시스틴은 상당히 안정된 물질이라서 300℃ 이상에서도 분해되지 않는다. 만약 벼에서 독소를 배출하는 시스템 없이 축적만 된다면 밥을 지어도 (독소가) 분해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농작물 내 남세균 독소 축적은 국민건강 문제로 직결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농산물 안전 문제가 녹조가 심각한 낙동강, 금강 하굿둑 등 일부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농산물은 해당 지역만이 아니라 수도권 등 전국적으로 유통되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 서울 가락시장 품목별 출하 지역 통계자료에 따르면, 깻잎 44.7%, 당근 19.5%, 부추 20%, 수박 11.2%, 양상추 34.6% 등이 낙동강 권역인 경남지역에서 출하됐다. 이 중 어느 정도가 낙동강 본류 물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통계자료 찾기가 쉽지 않을 만큼 체계적이지도 않다. 종합적인 조사와 대책이 시급하다.


4대강 녹조 위해성 종합 평가 시스템 구축해야


 

지난 10월 11일 <서울경제> 보도에 따르면, 최근 환경부는 내년 4월까지 7개월간 '녹조 관리 선전화 방안 연구' 용역을 통해 유해 남조류 독성의 농산물 안전성 영향을 분석한다고 한다. 지난 10년 동안 녹조 독성의 환경 위해성 문제를 외면하던 환경부가 이제라도 조사에 나선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녹조 위해성 문제에 있어서 그간 '과소보호 금지 원칙'이라는 헌법상 국민 권리를 외면했던 환경부 등 정부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또 환경부의 이번 농산물 조사가 민간단체가 낙동강 등에서 남세균 독소를 분석하자 이에 대응하려 추진하는 것이라면 환경부는 더 큰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에 민간단체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그래야 데이터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녹조에 대한 종합적인 위해성 평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민관 공동 논의 단위를 구성해야 할 것이다.


4대강사업 이후 만연한 녹조 독성에 있어서 가장 확실한 백신은 막혀 있는 강을 흐르게 하는 것이다. 낙동강 및 한강 보 처리 방안의 조속한 마련(정부), 낙동강 및 한강 취양수장 개선 예산 증액 편성(국회)이 필요하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4대강사업 악영향을 언제까지 방관만 하고 있을 것인가?


 

▲ 금강-서포양수장으로 이어지는 농수로. ⓒ환경운동연합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1111220270780619#0DKU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적선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 말아야..."

 

[기자의 눈] 5.24 소송 패소기업에 통장 압류, 정부가 먼저 할 일은 아니다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1.11.12 21:34
  •  
  •  수정 2021.11.12 2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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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사업자들이 5.24조치 11주년을 맞아  지난 5월 24일 정부서울청사앞에서 5.24조치 즉각 해제와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남북경협 사업자들이 5.24조치 11주년을 맞아  지난 5월 24일 정부서울청사앞에서 5.24조치 즉각 해제와 피해보상법 제정을 촉구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5.25조치로 인해 사업이 중단돼 정부를 상대로 손실보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패소한 (주)겨레사랑 정범진 대표는 지난달 14일 통일부로부터 계좌가 압류 등록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올 초 통일부가 보내 온 세번째 독촉장에는 총 1,639만 여 원의 체납액을 조속히 납부하라는 내용과 함께 15일 내에 납부하지 않을 경우 '국가채권관리법' 제15조에 의거해 소유재산에 대한 압류조치를 취하겠다는 친절한(?) 경고가 있었다.

아홉 달이 지나 집행된 이번 압류조치로 정 대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정부 정책으로 인해 손실을 입은 시민이 헌법 가치와 질서에 대해 정당한 문제제기를 했는데, 성의있는 검토와 답변은 고사하고 거칠고 사나운 경고만 돌아왔기 때문이다.

앞서 정 대표는 5·24조치로 인해 피해 구제에 나서지 않는 정부를 상대로 손실보상을 청구했으나, 2015년 6월 대법원은 '5‧24 조치는 통치행위이며, 해당 사안의 구제를 위한 법안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패소결정을 내렸다.

여러 차례에 걸친 독촉과 이번 계좌 압류는 패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고인 정 대표가 진행한 소송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을 내라는 것이다.

정 대표는 ㈜겨레사랑이 대법원 판결 이후 지난 2016년 2월 헌법재판소에 손실보상 법률의 입법을 명령해 달라는 취지로 '입법부작위에 따른 헌법소원'을 제기한 일을 거론하며, 이에 대해 5년째 묵묵부답으로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달 통일부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이 이 건에 대해 서면질의를 했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법적 절차를 지키면 그만이지만 경협기업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 통일부도 추후 경협기업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한 상황에서 사안의 성격을 고려하여 소송비용 회수를 무리하게 할 필요는 없다'는 취지이다.

이에 대한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 담당자의 답변은 '대법원 판결 이후 소송비용의 장기미납에 따른 납부액(소송비용+지체상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다른 소송건과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득이하게 취한 조치'라는 것.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사정 설명을 한 셈이다.

기계적인 법적용에서 한걸음도 벗어나지 못하는 통일부의 대처를 보면서 실망감은 분노로, 좌절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는 "더 이상 기대를 유지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번엔 남북경협 피해기업들이 나섰다.

(사)남북경협활성추진위원회(정양근 위원장), (사)남북경제협력연구소(김한신 소장), (사)금강산투자기업협회(최요식 회장)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내어 △5.24조치 당장 철회 △경협기업피해보상법 즉각 제정 △'경협기업피해보상법' 입법부작위에 대해 헌법재판소 즉각 판결 △보상 외면하고 피해기업 압박하는 통일부장관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피해에 대한 진지한 사과와 지원은 커녕 도움을 바라는 이의 바가지를 발로 차 깨뜨려버리는 문재인 정부와 통일부의 작태에 우리는 분노한다"고 하면서 "기획재정부 탓만 하는 통일부의 무능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실무담당자가 아니라 장관이 나서야 한다. 국가는 국민에게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에 대한 진정성있는 고민의 결과를 내놓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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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들 만나 일본 극우 대리인 자처한 윤석열

 

일본의 ‘과거사 왜곡’도 우리 탓? 윤석열 “일본 정부 우경화 문제로만 볼 수 없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1.12.ⓒ뉴시스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12일 한일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우리 정부에만 물었다.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지적하지 않은 채, 우리 정부가 외교 문제를 국내 정치에 활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치면서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 참석해 한일, 한미, 한중 관계에 대한 입장과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 해결 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윤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자신의 한일 관계 구상에 대해 "김대중-오부치 선언 2.0 시대를 열고자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과거사 문제와 경제 협력, 안보 협력의 의제를 망라한 포괄적인 해법을 모색하겠다"며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고 신뢰를 만들어 가는 한일 관계의 새로운 50년을 그리겠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대일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는 일본 '아사히신문' 기자 질문에 "현 정부 들어와서 대일관계가 과연 존재하냐고 할 정도로 외교 자체가 거의 실종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이 정부 들어 한일 관계가 거의 망가졌다"고 깎아내렸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대일 관계를 국내 정치에 너무 끌어들이다 보니, 대일관계나 외교 관계가 국가의 이익을 서로 조정하는 관계로서 논의되는 게 아니고 어느 특정 국가와의 외교 관계가 국내 정치에 활용된다면 외교 관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일 문제를 국내 정치에 활용한다는 것은 주로 일본 내 극우 정치 세력들이 펼치는 주장이기도 하다.

윤 후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의미에 대해선 "한일 관계가 미래를 지향하면서 협력할 때,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서로 간에 잘 정리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한일 관계가 미래를 향해서 국익에 부합하게,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게 협력·발전해 나간다면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국민이 수용할 정도의, 일본 정부와 국민의 입장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안일한 시각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지금의 우경화된 일본은 과거 김대중-오부치 선언 때의 일본과 다르다'는 지적에도 우리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은 일본의 과오를 인정하고 진정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두 나라가 미래로 나아가자는 선언이라고 해석하며, 윤 후보가 이 선언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일본은 과거 오부치 선언이 나올 때의 일본이 아니다. 한참 우경화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윤 후보는 "한일 관계가 원만하고, 미래를 위한 협력 체계가 잘 작동이 되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 국민이나 일본 정부 관계자에 대한 인식이 바뀐다"며 "일본 정부의 입장이 왜 중간에 이렇게 바뀌어졌느냐는 것은 단순히 일본 정부의 우경화 문제로만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일 관계가 미래를 위해 크게 열려 있으면, 오부치 총리는 사과하고, 우리 김대중 대통령은 미래를 위한 협력을 제안했던 게 잘 굴러왔다면 일본 정부나 일본 다수 여론의 입장은 그렇게 바뀌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종전 선언에는 부정적 "부작용 크다"
'남북미 3자 상시 회담' 제시했지만
현실 가능성은 여전히 의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1.11.12.ⓒ뉴시스 / 국회사진기자단

종전 선언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종전'만 분리해서 정치적인 선언을 할 경우 그 부작용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며 "종전 선언만 먼저 할 경우, 종전 관리 체제인 유엔사가 무력화되기 쉽고, 유엔사의 일본 후방기지 역시 무력화되기 쉽기 때문에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한민국 안보에 중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이것이 국내적으로는 주한 미군 철수, 병역 감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가 불가역적으로 진전돼서 광범위한 경제 협력 관계가 수립된다면 평화 협정과 종전 선언은 얼마든 함께 갈 수 있는데, 지금 상태에서는 국제 사회나 남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의 구상과 달리 북한은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협상에는 전혀 임하지 않고 있다. 윤 후보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남북미 3자 상시회담'을 제시했지만, 현실 가능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는 "판문점이든 북한이 원한다면 워싱턴도 좋다. 여기에 남북한과 미국의 상시적인 3자 회담 장소를 둬서 서로 간에 미리 조율하는 상시 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진전돼야 한다"며 "3자 상시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진전되면 나중에 4자든, 6자든 국제사회의 승인을 받는 결론이 내려지면 좋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대략적인 로드맵을 밝혔다.

한편, 윤 후보가 외신기자로부터 받은 첫 질문은 '검찰 출신 대통령 후보에 대한 의구심'이었다.

미국 'ABC뉴스' 기자는 윤 후보에게 "평생 검사 생활하면서 외교 문제나 국제 관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물었고, 윤 후보는 "검사 생활을 하면서도 경제 문제나 국제 문제에 관해 쭉 관심을 가져왔고, 미국연방 법무성하고 MOU를 체결하면서 독과점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 가져왔다"고 답했다.

윤 후보는 "과거 사드 문제라든지, 안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검사 생활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신문 기사뿐 아니라 많은 관심을 가지고 독서도 해왔고, 그런 바탕을 가지고 제가 정치를 시작하면서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도 들었다"고 말했다.

제2, 제3의 요소수 대란을 겪지 않으려면

 

기자명

  •  현장언론 민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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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12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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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경제를 생각해야 할 때

요소수 대란으로 산업, 농업,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셧다운의 위기감이 한창 고조되었다.
화물노동자는 20만 원 주고 해외직구로 3일치 구했다는 페북을 올리기도 한다.

지난달 15일 중국이 요소 수출 절차를 강화하면서 사실상 요소 수출이 중단되었다.
11월 8일 국방부가 군 비축 요소수 20만리터(200톤)를 방출하겠다, 호주산 2만 리터 요소수를 운송을 위해 군용기를 띄운다, 베트남에서 수입해 온다 등 난리법석을 떨었지만 여전히 완벽한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매점매석 단속을 강하게 천명하고, 11월 10일 중국에서 이미 계약이 완료된 요소 1만 8700톤의 수출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확인하했지만, 와야 오는갑다하는 분위기다.
어쨌든 이 물량이 들어오면, 2만톤 요소로 요소수 6만 톤을 생산할 수 있다고 보고, 하루 600톤, 한 달 2만톤 정도의 필요량에 비추어 석달 정도 사용량을 확보하게 된다. 급한 불은 끄는 모양새지만 근본대책이라 할 수는 없다.

요소수 사태로 시작하여 앞으로 석유대란, 일본 소부장 수출규제 사태처럼, 제2, 제3의 요소수 대란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사태가 무슨 사태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된다.

전국적으로 요소수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9일 전북 익산시 익산실내체육관 앞에 마련된 요소수 판매장에서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해 몰린 시민들로 장내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 : 익산=뉴시스]
전국적으로 요소수 대란이 이어지고 있는 지난 9일 전북 익산시 익산실내체육관 앞에 마련된 요소수 판매장에서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해 몰린 시민들로 장내가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고 있다. [사진 : 익산=뉴시스]

1. 신자유주의 세계화 공급망의 붕괴

요소수 대란 사태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방식의 국제공급망 붕괴와 관련되어 있다.
단순히 정부가 좀 미리미리 대응했으면 해결될 문제였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다른 나라의 어떤 정부도 미리미리 대응하기 힘든 문제였고,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금 요소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이다. 단지 한국에서 요소수 문제가 먼저 터진 것이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중단한 배경에는 석탄부족으로 인한 전력난과 관련이 있다. 미국의 압력으로 호주가 대중국 석탄수출을 중지한데다가 중국 자체가 탄소제로 정책을 시행하면서 석탄생산을 계통적으로 줄여왔기 때문에 전력중단사태가 발생하였다. 중국은 석탄과 전력생산 부족으로 요소 생산이 어려워지고 자체 비료생산에까지 악영향을 주는 사태로 발전하자 요소 수출을 금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유럽은 천연가스 때문에 요소 문제가 불거졌다. 유럽은 천연가스 공급량이 부족하고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요소생산 비용이 급격하게 상승하였다.
유럽 최대 요소수 생산업체인 슬로바키아의 아그로퍼트그룹 소속 듀슬로는 채산성 악화 때문에 이미 지난달부터 요소수 생산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 SKW 피에스테리츠(Piesteritz)도 요소수 생산라인 가동을 중지했고, 이탈리아 요소수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는 야라 역시 4주간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유럽은 비료생산에서 더 심각하다. 유럽 최대 비료업체가 지난달부터 암모니아 생산량을 40% 감축하고, 미국 비료업체 CF 인더스트리스 역시 영국 내 공장 두 곳의 조업을 잠정 중단했다. 이러한 사태는 내년 농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게 되고, 전세계적인 식량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식량발 인플레이션, 물가폭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요소생산을 자체적으로 많이 하는 유럽의 경우에도 천연가스가 문제가 되어 비료생산을 못하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현상이 요소수로 먼저 터진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디젤 화물차 330만 대 가운데 약 60%인 215만 대 정도가 요소수를 필수로 하는 SCR을 장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물차, 승용차 뿐만 아니라 디젤을 쓰고 산업기계, 건설기계, 버스, 구급차, 소방차 등에 연쇄효과를 미치면서 아예 물류대란이 올 위기가 심화되었다. 이 문제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내년도 비료부족으로 농사에도 영향을 줄 거라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시 말해 요소문제는 전세계적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문제는 요소수 하나 부족한 것이 한 나라의 물류대란을 일으키는 현상이다. 요소부족은 또 비료생산을 못해 농사에 치명적인 약영향을 준다. 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이런 문제가 왜 생기는 것일까?
바로 신자유주의 세계화 질서가 세워놓은 국제적 공급체인이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반도체 부족사태도 마찬가지이다. 이 모든 사태는 그 전에서는 서로 촘촘하게 국제분업으로 연결된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볼 수 없던 현상이다. 그런데 이 국제공급망이 매우 치명적인 방식으로 붕괴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세운 국제분업과 국제공급망 체계가 이렇게까지 일상에 영향을 줄 정도로 촘촘하게 연결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 19가 여기에 치명타를 가했다. 
지금은 공급망 부족에다 물류시스템까지 붕괴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항에는 하역을 기다리는 선박이 100척이나 바다에 둥둥 떠 있다. 이런 대기시간 때문에 공중에 뜨는 물량이 한진해운 3개사가 사라지는 것과 맞먹는 물량이다. 

지금 세계경제질서는 코로나19로 일격을 맞으면서 공급망과 물류망이 다 붕괴되고 있다. 이것은 세계인의 산업과 농사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나비효과를 일으키며, 요소수 대란과 같은 심각한 사태를 야기하고 있다. 가히 세계경제질서의 격변기라 할 만하다. 

2. 중미대결과 디지털, 녹색성장이 공급망 붕괴 더욱 가속화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공급망, 물류망의 붕괴사태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 첫째 원인은 중미대결 때문입니다.
미국은 자신이 전세계에 신유주의 세계화 질서를 세워놓고서는, 이제와서 자국 국산화 중심,  동맹 중심의 공급망, 물류망으로 재구성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공급망, 물류망의 중심에 중국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미국은 중국을 배제하려고 한다. 당연히 이 중미간 공급망, 물류망 재편과정에서 심각한 공급부족, 물류대란 사태가 야기되는 것이다. 이런 조건에서 앞으로 진행되는 공급망 붕괴의 주범은 미국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미국은 반도체를 핵심으로 공급망을 다시 짜려고 시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불가피한 혼란이 오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한국과 같은 수출중심국가일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원인은 디지털, 녹색성장 자체이다.
이른 바 포스트 코로나, 위드 코로나 시대의 성장동력은 디지털과 녹색성장에 있다는 것이 기본방향이다. 그런데 이 디지털, 녹생성장이 공급망 부족사태를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디지털 경제의 핵심은 반도체인데, 지금 차량용 반도체가 심각하다. 단순히 대만 TSMC나 한국의 삼성이 문제가 아니다. 자동차용 반도체는 주로 동남아에서 생산을 많이 하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지금 생산이 안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디지털, 친환경산업에는 많은 희귀금속들이 필요하다. 리튬, 마그네슘, 티타늄, 텅스텐, 인듐 등등. 마그네슘은 가볍고 단단한 특성으로 자동차, 스마트폰, 배터리 등의 소재로 많이 쓰인다. 특히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알루미늄 합금 생산을 위한 필수 원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마그네슘 70% 이상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인듐은 LCD 화질을 개선하는데 필수 금속이고, 전기차 모터에는 반드시 희토류가 들어가야 한다. 코발트 역시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하다. 
앞으로 인류가 많이 만들어 쓰고자 하는 디지털 제품, 풍력터빈 등 친환경에너지제품에 이런 희귀금속들이 다 들어간다. 
그런데 이 희귀금속들의 매장량, 생산략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밧데리를 두 종류 사용하겠다고 한다. 하나는 3원계 밧데리, 즉 니켈-코발트-망간이 다 들어가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인산철 배터리다. 당연히 3원계 밧데리가 연비가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인산철 밧데리를 쓰는 이유는 앞으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때, 니켈 망간 등의 희귀금속의 수요가 따라가지 못할 것을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철은 매장량이 풍부한 금속이다. 때문에 테슬라는 인산철 밧데리를 3원계 밧데리와 병용하려고 하는 것이다.

3. 전략물자 확보의 3가지 방법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1∼9월 한국이 수입한 품목 1만 2586개 중 3941개(31.3%)가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80% 이상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비율이 80% 이상인 품목은 1850개, 미국은 503개, 일본은 438개이다. 의료기기 및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산화 텅스텐의 95%, 전자제품 경량화에 활용되는 네오디뮴 영구자석 86%, 이차전지 핵심소재인 수산화리튬 84%가 중국에서 수입해야 한다.
미국에는 수입 액화석유가스(LPG) 연료의 93%를 의존한다. 일본에는 여전히 핵심 소재, 부품, 장비를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마그네슘 가격은 7월 중순 t당 1만9000위안(약 352만원)에서 두 달만인 9월 기준 7만위안(약 1297만원)으로 폭등했다. 마그네슘만 놓고 보면 70년대 오일쇼크와 같은 상황이다. 어쩌면 돈을 주고도 못 살 가능성이 생기게 된다.

그럼 대한민국의 경우 앞으로 이러한 전략물자를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

첫 번째 주장은 차이나 리스크를 극복하고, 수입을 다변화하자는 주장이다.
일면 타당한 주장이다. 그러나 수입다변화로 다 해결할 수 있을까? 
이번에 문제가 된 요소 같은 경우, 전체 수입량의 97.6%를 중국에 의존했기 때문에 중국이 수출을 금지하면서 요소수 대란이 터졌다. 그렇다면, 주요 요소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카타르, 인도네시아, 일본, 러시아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나라도 수출금지를 내린 상태라는 점이다. 그럼 수입다변화는 하나마나하고 외교력과 비용만 낭비한 결과가 된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가? 앞으로는 과거 석유처럼, 요소, 희귀금속 등의 원자재들이 무기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세계경제는 모든 나라가 자국의 필요에 따라 전략물자 수출을 금지하고, 가격을 급격하게 올릴 가능성이 높은 시대로 이행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수입다변화 정도를 넘어서는 계획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전략물자 국산화를 추진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문제가 생긴다. 국산화가 가능한 것과 가능하지 않은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이번 요소 같은 것은 다시 국내에서 생산하면 된다. 물론 요소 자체를 수입해야 하지만, 요소수는 2011년부터 중단된 국내생산을 재개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텅스텐도 마찬가지이다. 세계수요의 20%까지 담당했던 한국의 텅스텐 생산은 93년에 폐광하고,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시 주석광산을 재개하면 된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사실 중국산이 싸기 때문에 채산성이 문제가 되어 요소수 생산도 중단한 것이고, 텅스텐 광산도 폐광했다.
일이 이렇게 된 것은 신자유주의 세계화 국제분업체계 속에서 가성비를 주로 따지며 비용절감을 극대화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전략물자에 관해서는 비용문제로만 접근할 수 없게 되었다. 자본주의적 계산 방식, 신자유주의 세계화 논리로만 보면 비용문제가 중요하지만, 결국 나라의 경제전략은 와해되는 문제를 이제는 극복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국가들이 전략물자는 무기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더해진다.

세 번째는 북과 손을 잡는 것이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매우 강력한 대안이 있다. 바로 통일경제.

북은 세계 자원의 박물관이라고 할 정도로 거의 모든 종류의 광물이 매장되어 있다. 게다가 그 양과 질 면에서도 손꼽힌다. 따라서 남과 북이 원자재 자립을 실현하는 방향에서 협력한다면 작금의 세계경제의 급격한 변화에 매우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요소의 경우 북은 이미 석탄 가스화 공정에 의한 비료생산을 정상화하고 있다. 이것을 주체비료라고 부른다. 이미 북은 요소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원료가 되는 석탄은 약 205억 톤으로 무궁무진하다. 

마그네슘 역시 4억5천만 톤으로 전세계 매장량의 19.6%를 차지하며, 중국 매장량 4억 톤보다도 많다. 희토류는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발표한 최대추정치가 2000만~ 4800만t가량인데, 이것은 세계 최대매장량이다. 그 질 역시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소수 사태를 놓고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어느 대선후보도 이 문제를 딱 찍어서 대안을 제시하는 후보가 없다.
 
남과 북이 힘을 합쳐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전략물자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남과 북이 힘을 합쳐 통일경제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자립경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국제분업에 의한 성장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세계교역자체가 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간산업, 전략물자는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경제질서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세계화의 시대가 저물고 탈세계화, 자주화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가장 부합되는 경제전략이 바로 자립적 통일경제전략이다. 

자립경제 모델의 또 하나의 장점은 매우 친환경적인 경제로 갈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이다.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과잉공급, 환경파괴의 주범이다. 앞으로 4차산업혁명, 녹색성장을 이야기 하지만, 그것이 시장경제, 자본주의적 원리에 입각해 있는 한, 새로운 형태의 자본의 이윤추구 수단에 불과하고, 국제적인 부익부빈익빈을 야기하는 또 다른 도구일 뿐이다.
반면 자립경제 모델은 자체의 수요발전에 맞게 공급을 따라 붙이는 경제체제이기 때문에 친환경, 지속가능한 경제발전 모델에 가장 부합한다.
요소수 사태를 겪고서 비싼 수업료를 지불했다면, 이번 기회에 시대적 추세와 흐름에 맞게 한국경제를 자립적 통일경제로 재구성하는 새로운 담론을 생각해 보아야 할 때이다.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