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1일 화요일

"땅을 지켜주면 좋은 술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한국 와인의 챔피언'을 꿈꾸는 수도산 와이너리 이야기

본문듣기 등록 2020.09.02 08:30 수정 2020.09.02 08:30
김천 수도산에는 이야기가 많다. 그 이야기 속에는 등장인물들이 있다. 통일신라 헌안왕 3년 도선국사가 절터를 잡고 기뻐서 춤을 추면서 '앞으로 무수한 수행자가 나올 것'이라며 절 이름을 수도암이라 하고 수도산이라 칭했다고 한다. 수도암에서 수도산까지는 2㎞가 떨어져 있다.
 

▲ 무흘구곡의 6곡인 옥류정이 수도산 와이너리 가는 길에 있다. ⓒ 막걸리학교

 
수도산 정상은 해발 1,317m이고, 건너편 신선봉은 1,313m이다. 수도산 청암사 극락전은 숙종의 둘째 부인이었던 인현왕후가 장희빈의 무고로 서인으로 강등되어 머물렀던 곳이다.

수도산에서 흘러내린 대가천이 굽이굽이 절경인데, 조선 중기 유학자 한강 정구는 이곳을 무흘구곡이라 이름 짓고 절경마다 7언절구의 시를 남겼다. 어사 박문수가 사경을 헤매다가 살아난 이야기도 수도산 목통령 아래의 원황점 마을에 전해온다.

수도산 와이너리를 가는 길의 백천교에서 바라보니, 급한 여울 너머로 무흘구곡의 6곡인 옥류동 정자가 보이고, 국가대표 마라톤 감독 정봉수 기념비도 보인다. 정봉수 감독은 마라토너 황영조와 이봉주를 길러낸 인물로, 이 고장 증산면 출신이다. 기념비 맞은편 캠핑장에는 한강 정구의 옥류동 시가 새겨져 있다.

여섯 굽이라 초가집 여울 가에 놓였으니/ 六曲茅茨枕短灣
어지러운 세상사 가리운 게 몇 겹인고/ 世紛遮隔機重關
고고하던 은자여 지금 어디에 계시는가/ 高人一去今何處
풍월만 남아 더없이 한가롭네/ 風月空餘萬古閑

 
찾아간 수도산 와이너리는 지금도 은자가 살 만한 동네였다. 와이너리가 비탈진 산자락에 앉았는데,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별장에라도 와 있는 기분이었다. 길이 멀고 산이 깊어, 하룻밤을 머물 작정으로 찾아왔는데, 밤이 되자 가로등 하나가 동굴 속의 불빛처럼 멀어보이고, 별이 박힌 밤하늘은 천정처럼 가까워보였다. 그 밤에 수도산 와이너리의 백승현 대표와 긴 이야기를 나눴다.

복서 출신 와인 와이너리 대표
 

▲ 정통와인, 유기농와인을 추구하는 수도산 와이너리의 백승현 대표 ⓒ 막걸리학교

 
수도산 와인의 이름은 크라테(Krate)다. 크라테(Crater)의 이탈리아식 표기인데 화산 분화구를 뜻한다. 그가 사는 증산면(甑山面)은 마을 시루봉에서 따온 이름이고, 그는 시루가 분화구처럼 생겨서 크라테라 이름지었다. 그는 크라테를 소개하면서 스스로를 "자연의 링 위에서 한국 와인 챔피언"이 되겠다고 했다. '자연의 링'이라는 말이 궁금했다.

그는 복서였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복싱을 했고, 주니어라이트급으로 프로 복서에 데뷔했다. 그는 세계챔피언이 된 오광수, 동양챔피언인 김상호와 같은 체육관에 소속되어 활동하다가 3전 2승1패의 기록으로 링에서 내려왔다. 군대 가서 몸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권투 선수로서의 수명을 단축시켰다.

이십대 후반에는 목욕탕 때밀이도 하고, 일수 받는 일도 하고, 경비 회사에서 경호 일도 했다. 체육관에서 알던 사람들의 소개로 일을 하다보니 힘을 쓰는 일이 많았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 싶어 고향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 고향에 내려가면 욕심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스물아홉살에 결혼하고, 서른살에 고향으로 증산면 금곡마을로 돌아왔다. 그게 20년 전 일이다.

그는 정통 와인을 만들고 싶었다. 수입산 품종이 아니라 국내 자생하는 품종으로 레드 와인을 만들기로 하고, 2001년에 파주 감악산에서 산머루 묘목 500주를 구해와 수도산에 심었다. 와인을 독학하면서 2003년부터 산머루 와인을 빚기 시작했다. 그 뒤로 경북 농민사관학교를 다니고, 농촌진흥청의 와인심화과정, 경북대 특산주제조과정을 다니며 공부를 했다.

그는 내추럴 와인을 추구하고 있다.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 와인을 담그려고 한다. 부엽토, 소똥, 와인찌꺼기를 섞어 2년 이상 땅을 숙성시키면 지렁이가 생기고 땅이 거름져진다. 화학 비료를 사용하면 머루나무 한 그루에 10kg의 머루가 달리는데, 그렇지 않으면 3~5kg이 달린다. 그래도 그는 자연의 섭리에 따르려 한다. 그가 경영하는 땅은 5천평인데, 그 안에 대략 5천주가 자라고 있고, 그 나무에서 해마다 5천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이탈리아의 아마로네 와인 공법을 추구하고 있다. 아마로네는 '맛이 쓰다'라는 뜻이라 드라이 와인을 닮았지만, 일반 드라이 와인과는 또 다르다. 아마로네 와인은 달콤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포도를 건조해서 농축시켜 만들다가 우연히 완전 발효가 되어 담백하고 쓴맛이 도는 와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머루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 가을에 서리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한다. 그러면 수분기가 증발하여 머루가 얼마간 농축된다. 아마로네는 수확하여 말리지만, 그는 나무에서 농축되기를 기다리는 셈이다. 그가 내게 건넨 머루와인 2015년산은 22브릭스가 나와서 알코올 11.5%가 되었고, 오크통에 숙성시켰더니 알코올이 더 순해져 있었다.

당도가 높으면 보당(와인의 도수를 높이기 위해 알코올 발효 중 포도즙에 설탕을 첨가하는 기법)을 하지 않아도 원하는 알코올 도수가 나온다. 수확철에 날씨가 좋지 않아서 원하는 당도가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그도 불가피하게 보당을 한다. 그가 만들어서 지하 숙성고에 숙성시키고 있는 와인의 60%는 보당하지 않은 제품들이다.

그는 다양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 머루 외에도 양조용 포도 1500주 정도를 재배하고 있다. 김천시가 스페인의 비야로블레도시와 자매 결연을 맺고 양조용 와인 묘목을 들여와 시험 재배를 하고 있는데, 그 나무의 일부가 그의 밭에서도 자라고 있다.

그를 따라 비탈진 그의 포도밭을 가보았다. 그물막을 치지 않으면 포도의 단맛이 돌 무렵에는 산짐승과 산새들이 달려들어 열매가 하나도 남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가 그물막을 넘어 포도밭으로 들어서니 화들짝 놀라 달아나는 산짐승이 있었다. 어린 노루 한 마리인데, 들어오기는 했지만 나가는 길을 몰라 돌담 밑에서 몇 번을 미끄러지더니 용케 찢어진 그물막을 비집고 달아난다.

수도산을 지키는 포도밭 사나이

그의 밭에는 스페인 와인의 대표 품종으로 타닌의 질감이 좋다는 템프라니요(Tempranillo)가 있고, 산도가 좋다는 가르나차(Garnacha)가 있고, 카탈루냐 지방이 고향이라는 모나스트렐(Monastrell), 그리고 화이트 아이렌, 마카베오 들이 자라고 있었다.

그는 새 품종의 경우는 5년 동안은 키우면서 토양과 기후 적응도를 봐야 본격으로 재배할 수 있다고 했다. 템프라니요만 하더라도 껍질이 뚜껍고 알이 가득 차게 매달리는데 수확기에는 열매가 터지는 현상이 발생한다고 했다.
 

▲ 수도산 깊은 곳에 자리잡은 수도산 와이너리. ⓒ 막걸리학교

 
그를 뒤따르면서 비슷비슷하게 생긴 포도나무의 특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산머루는 알이 성글고 작은데 속 씨앗은 굵다. 신맛이 강한 편으로 새콤달콤한데, 껍질이 얇아서 탄닌이 적고 바디감도 약하다. 산머루는 넝쿨순이 옆으로 많이 나오는데 그냥 두면 10m도 넘게 자란다. 그는 산머루의 넝쿨이 3m가 넘지 않도록 잘라준다.

독일 청포도인 리슬링은 줄기가 억세고 잎이 굴곡이 많이 져 있고 표면이 거칠고 두텁다. 배수와 통풍이 잘 되고 햇볕이 잘 들어야 잘 자란다. 다행히 그의 밭은 마사토이고 동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리슬링이 자라기에 적합하다. 리슬링은 익을 무렵이면 탈색이 되는데 당도가 20브릭스가 넘는다. 리슬링 와인은 산미가 좋아서 술맛을 산뜻하고 상큼하게 만들어주기에 그는 브랜딩용으로 사용한다.

레드레네스쿨은 100주를 키우고 있는데 일본이 원산지인 청포도 품종이다. 알이 단단하고 질기고 신맛이 강하고 당도가 높고 향이 좋다. 한국 청포도와 다른 향이 돌아서 브랜딩용으로 키우고 있다.

농촌진흥청에다가 문의해도 품종을 알지 못하는 그래서 변이종으로 여겨 '크라테'라고 그가 명명하고 있는 품종을 1000주 정도 재배하고 있다. 잎은 톱니바퀴처럼 생겼고 포도알이 타원형이다. 과육이 두텁고 타닌 성분이 많은데, 알이 커서 10송이로 와인 1병을 만들 수 있다. 생과용 캠벨얼리와 같은 색인데, 발효하면 연한 빛깔이 돌아서 로제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어도 좋다.

포도밭을 돌아보던 그가 문득 발밑의 흙을 파서 한움쿰 손에 쥐어본다. 손가락 사이로 흩어지는 검은 흙이 그의 그을린 피부와 잘 어울린다. "땅을 지켜주면 좋은 술은 저절로 따라옵니다." 수도산을 내려오는 데 그의 말이 쟁쟁하다. 그는 수도산에 새로운 이야기를 보태고 있는 또 한 명의 등장인물이다.

문재인 대통령님께 드리는 여섯 번째 브리핑 - 2

 

지역 의료 환경은 의사가 아닌 의료기관이 중심
신상철 | 2020-09-02 09:13:13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존경하는 문재인 대통령님,

지난 주에 드린 여섯 번째 브리핑에 관한 후속 보완글을 드리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의대 국시를 1주일 연기 발표함으로 한숨 돌리게 된 것은 다행입니다만 그렇다고 의대생들이 바로 국시에 합류하거나 재학생들이 동맹휴업을 접고 복귀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입니다.

특히 의대생, 전공의·전임의 그리고 의사협 간에 유기적으로 소통하는 듯이 보이지만 기실은 독자적 논의를 통해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러한 사실은 이번 사안이 그만큼 위중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정작 의사협이 정부당국과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였음에도 전공의협의회가 그것을 거부한 사례가 그것입니다.  

그럼에도 정부·여당 그리고 관계당국자들은 너무나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치 전체 조직이 어느 특정 지도부 혹은 대표자의 일방적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은 이번의 사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인식의 변화 없이는 어떠한 해결점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사명감으로 압박할 시기는 지났습니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위중한 시기> 혹은 <의료인으로서의 사명>과 같은 논점은 이번 사태에서 어떠한 역할도 하지 못합니다. 이미 사직서를 던지고 있는 마당이고 보면 <어떤 비난을 받더라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마지노선이 공고히 구축되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명분입니다. 그것도 <확고한 명분>에 근거하기 때문입니다. 시각을 넓혀서 <코로나-19 재확산이라는 엄중한 시기에 의료진 파업이 타당한가?>라는 비판이 가능하다면 동일하게 <코로나-19로 정신없는 시기에 부실한 정책이슈를 던지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비판도 가능한 것입니다.

그러면 <어느 쪽 명분이 더 확실한가?>라는 화두만 남게 되는 것이고 파업 당사자들은 자신들의 명분이 더 크고 강하다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정부와 당국자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지점입니다. 그런데 사명감을 앞세워 호소와 비난과 비판만 되풀이하고 있으니 설득력은 고사하고 어떠한 진전도 일구어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정부·여당의 중대한 인식 오류

엊그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한정 의원께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하신 말씀 속에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정부·여당의 인식이 얼마나 커다란 오류를 안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한정 의원께서는 최대집 의사협회장에 대해 “의사협회의 대표라기보다 극우난동꾼”이라며 “의료파업을 선동하고 국민을 호도하고 오늘의 사태를 만들었다”고 비판하였습니다. 그리고 “제2의 전광훈”이라는 비난도 노골적으로 덧붙였습니다.

최대집 의협회장이 극우성향인 것도 맞고 극우시각의 정치적 발언을 일삼은 것도 맞습니다. 그리고 극우 인사들과 교분이 두터운 것 또한 틀리지 않습니다. 최대집이라는 분이 의사협회장이 되었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 그리고 이후의 행보와 언행을 보았을 때 극도의 실망감을 안겨주었던 것 역시 맞습니다. 적어도 우리에겐 그렇게 비추어지는 인물이 맞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가 어떠하든 그는 현재 모든 의사들을 대표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 선출방식이 어떠했는지, 도대체 어떤 후보들이 경합 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그의 성향과 인격의 함량도 모르고 표를 몰아 주었던 것인지 등등 우리가 고민할 바는 아니지만 지금 현재 파업을 이끌고 있는 그는 모든 의사들을 대표하는 대표자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최대집이 의료파업을 선동하고 있다”고 하면 모든 의사들이 최대집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말과 다르지 않으며, “최대집이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면 모든 의사들 또한 국민을 호도하고 있으며, “최대집이 이번 사태를 만들었다”하면 모든 의사들은 그저 생각 없이 병풍 쳐주는 들러리라는 말과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중진의원께서 이러한 말씀을 국회에서 하신다는 것은 참으로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사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살아온 여정 가운데 병원에서 10년을 근무하였던 경험에 근거한 저의 분석과 판단은 이렇습니다.

<정부 여당이 부실하고 그릇된 정책을 졸속으로 발표하는 바람에 그렇잖아도 극우성향인 최대집 의협회장에게 커다란 명분을 안겨다 준 꼴이 되었다>라고 판단합니다. 그 사실을 정부 여당은 아셔야 합니다. 최대집에게 명분과 힘을 실어준 당사자가 바로 정부여당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또 하나 인식의 오류 - 파업 의사결정 체계

김한정 의원께서 최대집 의협회장을 꼬집어 비판하신 데에는 이번 파업사태의 최고 정점에 최대집 의협회장이 있고 그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모든 파업이 일사불란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이 저변에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타나고 있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만 전혀 그렇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의사협에서 합의점에 도달했지만, 전공의들이 거부하고 있고 의대·의전원생들과 재학생들 역시 의사협이나 전공의협의회와는 전혀 별개로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마찬가지로 의대 교수진과 대학병원 교수진들 역시 어떠한 연결고리와 협의체를 공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강경한 의사표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토록 위중한 사안에 대해 오로지 정부 여당만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에 대해 제대로 된 조언을 하는 참모들이 없다는 사실에 저는 안타까움을 넘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백지화>만이 유일한 해법 그리고 합리적 정책 방향은?

제가 지난 번 글에서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정책을 <백지화>하시라고 권고를 드렸던 이유는 그것이 바로 <원점부터 논의하는 유일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가라앉은 뒤>에, <안정화된 이후> 등과 같은 수식어는 불신의 씨앗만 남기게 되어 진정성과 신뢰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정책이 잘못되었다면 과연 합리적인 정책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가.. 그에 대해서는 정부 관계 당국뿐만 아니라 의료실무진들이 심도 있는 논의를 하면서 차근차근 풀어가야 할 문제입니다만, 외람되이 저의 소견을 말씀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경남 창원에는 의과대학이 하나도 없지만 대학병원급이 두 곳 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과 창원경상대학교 병원입니다. 물론 각 대학병원(의료원)에서 그렇게 투자해도 될 만큼 시장이 된다고 보았기에 가능한 일입니다만 여건이 미흡한 지역인 경우라 하더라도 합리적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즉, 기존의 대학병원이나 의료원 혹은 대형병원들이 전국의 지역에 선별적·순차적으로 분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유도하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여 안정적 운영이 보장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즉, 의료인프라가 종합적으로 갖추어진 상태로 의료혜택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수도권 중앙과 지역 분원과의 의료진 교류와 파견 등의 업무는 해당 대학병원이나 의료원에서 감당해야 할 일이므로 지역에 의사가 없다는 얘기도 할 수 없을 것이고, 지역 분원 설립에 앞서 미래를 예측하여 의사든 간호사든 지원부서든 인력 충원에 대한 판단은 면밀한 사전 분석과 합의를 통해 교육기관에 적정한 정원확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프랜차이즈 대형병원이 지역의료를 독식한다는 비판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지자체나 지역민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이 되었든 혹은 상당기간 인큐베이팅을 거쳐 지역 의료원화 하는 방안이든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기 나름아닐까 싶습니다.

다람쥐 챗바퀴 도는 논쟁은 금물

혹자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정부 여당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만, “좋다, 지역에 분원을 설립하고 의료원을 신설한다 치더라도 필요한 인력이 그만큼 필요하니 공공의대를 설립해 미리 지역에서 근무할 인원을 확충하는 계획을 세우자고 하는 것인데 그게 왜 잘못된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면 그것이 바로 다람쥐 챗바퀴 도는 논쟁이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공공의대 설립하는 비용, 무상교육 시키는 비용 등 모두 국민의 혈세인데 그만큼 투입한 효과가 지역의료 해소의 결과로 남게 되느냐를 보았을 때, 그것이 <공허한 희망>이란 것입니다. 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당사자들은 그것이 보이는데 정부 당국의 관료들은 왜 그것을 보지 못하느냐고 답답해하는 것입니다.

합일점에 다다르지 못하고 끝없는 평행선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 논쟁은 <정부의 정책에 의사들이 반발하여 파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실패의 늪에 빠지게 될 정부의 정책을 사전에 차단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역 의료환경은 의사가 아닌 의료기관이 중심

의대정원확대와 공공의대설립 정책의 바탕에는 <지역에서 근무하려는 의사가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고 봅니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는 사실 부인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의대정원확대와 공공의대설립 정책이 그것을 해소해 줄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지역 의료환경의 중심은 의사가 아닌 의료기관이 되어야 합니다. 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의사가 없다면 의료기관이 부실해지거나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겠지만 그것을 보완하고 보장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근무할 의사>가 나은지 아니면 <중앙의 대학병원, 의료원 혹은 지역의 대형병원의 코를 꿰는 것이 나은지> 판단해 보면 알 일입니다.

대학 졸업 후 인턴, 레지던트, 전임의(남성의 경우 군복무 포함)를 마치고 나면 10년 세월에 육박하게 되는데 지역에 계속 남아주기를 무슨 수로 강요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평생 지역에만 묶어 둘 수 있는 법안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지역에서는 신참 의사들만 머물다 떠나는 곳으로 전락하지 않겠습니까.

의료 접근성에 대한 고민

전국이 1일 생활권에 진입한 지 오래고 보면 암과 같은 중증의 환자분들은 지역 의료기관이 아닌 수도권 대학병원 혹은 대형병원에서 수술하고 항암 등 후속치료를 지역에서 하는 사례도 흔히 보게 됩니다. 그만큼 의료 접근성이 높아진 결과일 것입니다.

문제는 수도권과 대도시간의 의료접근성이 아니라 지방의 도·농간 의료접근성이며 현재 불거지고 있는 사태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의 고민일 것입니다. 이 문제는 지역에 의사가 늘어난다고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 내 신뢰할만한 의료기관이 있는지 여부 그리고 환자분들이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접근성을 높이는 시스템과 인프라에 관한 방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공공의대에서 양성된 의료인들이 지역 의료에 기여하기를 바라기보다 지역의료 환경을 개선시키고 지역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수준의 의료기관이 순차적으로 설립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료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는 것이 순리이며 합리적인 접근 방법일 것입니다.

과거 한나라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인 홍준표 경남도지사께서 진주의료원이 적자에 허덕인다고 강제 폐쇄하였던 사례를 복기해 본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의료 환경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접근하고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옳은지 많은 시사점과 함께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0년 9월 2일

진실의길 대표
신상철 드립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1003&table=pcc_772&uid=224 

제주서 20대 남성 ‘생활비 위해’ 길 걷던 여성 강도살해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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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민속오일시장 인근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3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제주 서부경찰서 전경.

제주 서부경찰서 전경.

제주서부경찰서는 지난 31일 오후 10시48분 서귀포시의 한 주차장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A씨(29)를 긴급체포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0일 오후 6시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민속오일시장 인근 밭에서 B씨(39)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비 마련을 위해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가 격렬히 저항하자 흉기를 사용해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씨가 본인 소유 탑차를 타고 오일장 주차장 인근을 배회하며 대상을 물색하는 장면을 확인했다. A씨가 인적이 드문 오일시장 인근 이면도로를 걷는 B씨를 발견하고 밭으로 끌고가 준비한 흉기로 위협하는 과정에서 B씨가 반항하자 살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A씨는 범행 후 B씨가 소지하고 있던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치고 달아났다.

경찰은 A씨와 피해자와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였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몸에는 흉기에 의한 외상이 여러 곳 발견됐다. 피해자에 대한 부검 결과 사인은 흉부 자상으로 확인됐다. 성폭행 정황은 없었다.

경찰은 A씨의 탑차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피해자의 휴대전화 케이스, 신용카드를 발견했다. A씨는 최근까지 택배일을 했으나 현재는 무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제주시 도두1동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를 마친 후 걸어서 귀가하는 도중 범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시신이 발견된 장소는 B씨가 일한 편의점과는 직선거리로 약 2㎞ 떨어져 있고, 인적이 드문 곳이다. 가족들은 오후 6~7시쯤이면 도착하던 B씨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연락도 두절되자 31일 0시27분쯤 경찰에 미귀가 신고를 했다. 경찰은 B씨의 휴대전화의 기지국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곳을 중심으로 수색에 나섰고, B씨는 31일 낮 12시쯤 밭 주인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피해자를 발견한 인근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범행 동선과 일치하는 탑차를 특정하고 소유주인 A씨를 뒤쫓았다”며 “이른 시일 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9011720001&code=940202#csidx848d63c827161c8bfa1ca588f83bac0 

이재용은 다시 감옥에 갈까요? 검찰이 밝힌 삼성승계 과정의 전말과 불법행위

 김동현 기자 abc@vop.co.kr

발행 2020-09-02 08:09:38
수정 2020-09-02 08: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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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했습니다. 이재용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올라서는 과정의 가장 결정적 작업,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이 추진되는 과정에 온갖 불법 행위들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재용과 삼성그룹 관계자들에게 어떤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2012년부터 시나리오 짜여져 있던 합병계획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그룹 총수가 되기 위해선 삼성물산을 지배해야 했습니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를 가진 대주주였습니다. 삼성전자 지분 순위에서 삼성생명 7.2%, 국민연금 7%의 뒤를 잇고 있었습니다. 삼성생명은 금산분리원칙 강화, 보험업 투자제한 등의 이유로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하는 처지였습니다. 때문에 이재용은 삼성물산을 지배하는 방법을 찾게 됩니다. 당시 이재용은 삼성물산 지분이 없었는데요, 대신 에버랜드의 대주주였습니다. 결국, 이재용은 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법을 통해 삼성물산의 대주주가 됩니다.

2014년 이재용이 최대주주로 있던 에버랜드가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을 흡수하고 회사이름을 제일모직으로 바꾼 후, 다시 2015년 삼성물산을 흡수합병해 이름을 삼성물산으로 바꿉니다. 그렇게 이재용은 삼성전자 지분 4%를 가지고 있던 삼성물산의 대주주가 되었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그룹을 지배하게 됩니다.

이 모든 과정은 미리 계획돼 있었습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이재용과 삼성 미래전략실이 2012년부터 ‘프로젝트 G’라는 비밀 프로젝트에 착수해 승계계획을 마련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프로젝트 G’에서 G는 거버넌스의 준말입니다. 2012년 12월에 작성된 기업지배구조 개선방안 검토라는 문건이 있습니다. 이 문건에는 대선에서 경제민주화를 내세운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삼성에버랜드 상장 뒤 삼성물산과의 합병’을 제시합니다. 그러니까 2012년 12월에 이미 합병계획이 세워져 있던 것이죠.

에버랜드가 제일모직으로 이름을 바꾼 시점은 2014년 7월이었고 제일모직이 주식시장에 상장된 시점은 2014년 12월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해인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합니다. 상당히 빠른 시간에 상장과 합병이 진행됐는데요. 2014년 5월에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면서 삼성 승계작업, 그러니까 상장과 합병을 긴급하게 추진했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2 상식적이지 않았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삼키는, 흡수합병이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어떻게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을 삼킬 수 있지’라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죠. 삼성물산은 ‘래미안’이라는 한국 아파트 1위 브랜드를 가진 건설회사고, 제일모직은 에버랜드를 비롯한 레저산업과 패션사업을 하는 회사였으니까요.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2015년 삼성물산의 자산규모는 약 29.5조원(29조 5,058억 원)이었습니다. 반면에 제일모직의 자산규모는 약 9.5조원(9조 5,114억 원)이었습니다. 자산규모로 보면 삼성물산이 제일모직의 3배 가량 됐습니다. 매출액은 삼성물산이 5.5배였고, 영업이익도 3배나 됐습니다.

그런데 두 회사의 합병비율은 제일모직 대 삼성물산이 1대 0.35로 결정됩니다. 합병비율이란 두 회사가 합칠 때, 주식을 교환하는 비율입니다. 흡수합병을 하면 한 회사가 없어지는데, 없어지는 회사의 주식을 흡수하는 회사의 주식으로 바꿔줍니다. 그 때 어떤 비율로 바꿔줄 것이냐가 합병비율이죠.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이 1:0.35라는 말은, 대략 삼성물산 주식 3주와 제일모직 주식 1주가 맞먹는다는 겁니다.

왜 이렇게 계산했을까요. 주가를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정했기 때문입니다. 그 시점에 제일모직의 주가는 약 15만9천원(15만 9,294원)이었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약 5만5천원(5만 5,767원)이었습니다. 나누면 0.35가 나옵니다.

사실 주가라는 건 변하게 마련이죠.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고, 합병비율을 오직 주가기준으로만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시점에는 삼성물산에 상당히 불리한 상황이었다는 것이죠. 당연히 주주들의 반대가 많이 나올 것이 분명한데도 삼성물산 경영진은 제대로 검토도 하지 않고 회사와 주주에게 극도로 불리한 합병을 추진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검찰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합병이 이재용의 승계와 지배력 강화를 위한 치밀한 계획하에 미래전략실의 독단적 지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미래전략실은 처음부터 이재용에게 유리한 합병비율이 조성되도록 모직 상장 후 모직 주가가 높게 형성된 시점에 물산 합병을 계획했고, 2014년 12월 상장 이후 지속적으로 주가를 점검하며 모직 주가는 높고 물산 주가는 가장 낮은 시점을 정해 합병을 실행했다.”

그럼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거나 올린 걸까요? 네 그런 의혹이 제기됩니다.

#3 삼성물산의 가치가 내려가는 마법

삼성물산의 주력업종은 건설이었습니다. 한국 아파트 브랜드 1위, 래미안을 짓는 건설회사죠. 합병이 있었던 2015년 1윌, 증권시장에서는 이런 전망이 나옵니다. “상반기 주택경기 회복 영향으로 건설업종 주가가 상승할 것이다.” 증권사들은 건설사 중에서도 삼성물산을 사라고 추천했죠. 실제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의 주식은 계속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삼성물산의 주식은 그러지 못했죠. 특히 2015년 4월 중순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합니다.

특이한 점이 있는데요. 2015년 상반기에 주택경기 회복으로 다른 건설사들이 신규 공급을 확대했는데, 삼성물산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2015년 상반기에 고작 300가구만 공급했습니다. ‘신반포 3차’ 재건축 딱 한 단지만 수주를 받은 겁니다. 사실 삼성물산은 2014년에도 ‘부산 온천4구역’ 재개발 현장 1건만 수주했습니다. 업계 1위를 다투는 건설사라고 보기엔 연이은 초라한 성적이죠. 2013년 41조에 달했던 수주잔액은 2년만에 10조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삼성이 건설을 접는다는 소문까지 돕니다.

삼성물산에는 더 이상한 행동도 있었습니다. 2015년 5월에 카타르에서 화력발전소 공사 착수지시서를 받았는데, 이걸 공개하지 않았다가 7월 28일이 돼서야 공개합니다. 공사대금이 2조원인 초대형 공사였습니다. 어느 회사가 실적을 밝히는 순간 주가가 오를텐데 초대형 실적을 감추었다가 나중에 밝힐까요. 시점이 중요합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을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7월 17일이었거든요.

뭔가 이상하죠. 삼성물산 주주 입장에서는 합병을 앞두고 자기 가치를 높여야 유리하잖아요? 그런데 회사 경영진은 주주들의 이익 따위는 생각하지 않은 겁니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2015년 5월 26일 합병이 회사와 주주들에게 이득이 되는지 별다른 검토없이 불과 1시간 논의를 거쳐 제일모직과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공표합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합병의 시너지 효과는 6조원’이라는 허위정보가 유포됐고, 회계법인이 작성한 합병비율 보고서가 삼성의 요구로 조작됐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렇게 이상한 일들이 계속 벌어지면서 삼성물산의 가치는 쭉쭉 떨어집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제일모직의 가치는 팍팍 올라갑니다.

#4 제일모직의 가치를 올리는 수법

제일모직은 원래 에버랜드였습니다. 아무리 놀이공원이 잘 나간다고 해도 가치가 크게 오르긴 힘들겠죠. 새로 인수한 패션사업이 두드러진 성장을 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럼 기업가치가 치솟은 비결이 뭘까요?

제일모직이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던 회사의 가치가 급상승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줄여서 삼바 혹은 로직스라고 불리는 바이오의약품 회사입니다. 제일모직의 자회사였죠. 이 로직스는 또 삼성바이오에피스, 줄여서 에피스라고 불리는 회사를 자회사로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제일모직이 로직스를, 로직스가 에피스를 가지고 있는 형태였습니다.

삼성은 2010년부터 차세대 먹거리 중 하나로 바이오산업을 꼽아왔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기업이 로직스와 에피스였습니다. 제일모직이 상장하던 2014년 12월 중앙일보에는 로직스와 에피스 관련 기사들이 수차례 등장했습니다. 삼성의 바이오제약 산업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는 기사였습니다. 그래서 이 기업들을 거느리고 있는 제일모직이 상장했을 때 그 미래 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로직스는 2014년까지 매년 적자를 기록하는 회사였습니다. 미래전망이 어떤지는 확실치 않았고, 현실에서는 적자기업이었던 것이죠. 그런데 2015년 1조8천억원의 순이익을 냈습니다. 어마어마하죠? 드디어 초대박 실적을 낸 것일까요? 아닙니다. 사실은 회계장부가 고쳐졌기 때문입니다. 분식회계가 있었던 겁니다. 분식회계란 회계장부에 분칠을 한다는 뜻으로,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쉬운말로 장부를 조작해서 재무제표를 뻥튀기 했다는 겁니다. 분식회계로 자회사의 가치가 올라가니까 제일모직 가치가 뛰어오른겁니다.

검찰은 제일모직의 가치가 고평가 되는 과정에 분식회계가 동원됐다고 판단했습니다. 로직스가 2014년도 재무제표에서 외국 회사와의 콜옵션 계약 중 주요 내용을 일부러 숨겨서 1조8천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봤습니다. 구체적인 콜옵션 계약 내용은 좀 복잡한데요, 쉽게 보면 로직스의 부채를 일부러 누락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또 검찰은 로직스가 2015년 말에 임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해서 회사 가치를 4조5천억원을 부풀리는 분식회계를 했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분식회계가 없었다면 로직스의 모회사인 제일모직의 가치는 합병 당시보다 저평가 됐을 것이고, 그 결과 이재용에게 불리한 합병 비율이 설정됐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5 주주매수와 로비에 골몰한 삼성

이쯤되면 삼성물산의 주주들이 억울할만 하잖아요? 네, 그래서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늘어납니다. 당연하겠죠. 개인투자자들도 많이 반대했지만, 삼성물산의 주식을 많이 가진 외국 투기자본에서 격하게 반대합니다. 여론도 악화됩니다.

두 회사의 합병은 각각의 회사 주주총회에서 결정돼야 합니다. 2015년 7월로 예정돼 있었죠. 6월 초에 골드만삭스와 삼성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참석하는 대책회의가 열렸고, 긴급 대응전략이 수립됩니다. 검찰은 이때 수립된 대응전략에 따라서 삼성이 찬성표를 확보하기 위해 주주들을 상대로 각종 로비와 매수작업을 벌였다고 봤습니다.

그 당시에 삼성증권 직원들이 과일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삼성물산 주주들을 찾아다녔다고 하죠. 유명한 얘깁니다. 검찰은 삼성증권이 삼성물산에게 당사자 동의도 없이 주주명부를 넘겨받아서 주주들에게 투자상담을 해준다고 접근해서는, 의결권 위임장을 확보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건 불법입니다.

이 시기에 제일모직의 2대 주주였던 KCC가 갑자기 삼성물산 자사주를 전량 사들입니다. 검찰은 삼성이 합병 찬성을 전제로 경제적 이익을 보장해주겠다는 이면계약을 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사주는 원래 의결권이 없는데요, 이 주식을 남에게 팔면 의결권이 부활합니다. 이 때 KCC가 사들인 주식은 삼성물산 전체 지분의 5.7%였습니다. 이재용 쪽에서는 엄청난 찬성표를 확보하게 된 것이죠. 이것도 불법입니다.

제일모직의 가치를 올리기 위해 에피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 계획을 합작사와의 협의도 없이 발표하고 에버랜드 인근 개발 계획도 발표합니다. 그런데 이 계획은 거짓말이었습니다. 합병이 끝난 뒤에 취소해버리거든요.

언론환경을 유리하게 만드는 작업도 합니다. 경제계 유명 인사의 기고문, 인터뷰를 대신 작성해주는 등 합병에 유리한 기사가 보도되게 하기도 합니다. 광고도 엄청나게 쏟아부었죠.

#6 박근혜-최순실 뇌물과 국민연금의 이상한 결정

7월이 다가오자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은 초미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사회적으로 찬반여론이 강하게 맞붙었습니다. 특히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찬반 어느 쪽이 우위인지 알기 힘든 상태가 됩니다.

사람들의 시선은 삼성물산의 주식 11%를 가진 대주주, 국민연금의 입장으로 쏠립니다. 사실상 국민연금의 입장에 따라 합병여부가 판가름 나는 상황이 됩니다. 네, 삼성은 국민연금에 접근합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사건이 바로 박근혜최순실 뇌물사건입니다.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낸 돈으로 국내외 주요기업에 투자하고 수익을 올립니다. 국내 주요 기업 상당수의 주식을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삼성물산의 대주주 국민연금은 손해보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국민연금은 7월 삼성물산 주주총회에서 합병에 찬성합니다.

검찰은 합병 이전부터 주식을 보유한 물산 주주들은 모두 30~50% 수준의 손실이 발생하는 실질적인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손해를 국민연금이 감수한 겁니다. 국민들이 낸 돈에 심대한 손해를 끼친 것이죠.

어떻게 이런 결정이 가능했을까요?

2015년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었습니다. 네,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황당한 이 결정의 배경에 삼성의 로비는 당연히 있었습니다. 결정에 참여하는 국민연금 관계자들이 이재용을 비롯한 삼성관계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이재용과 삼성의 로비는 청와대에도 있었습니다. 바로 이재용 박근혜 뇌물수수 사건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중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승계작업과 관련된 청탁을 하면서 박근혜와 최순실에게 뇌물을 줬다는 겁니다. 이런 사실은 재판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재판부는 박근혜가 2015년 6월에 합병안건에 대한 국민연금공단 의결권 행사 문제를 잘 챙겨보라고 당시 고용복지수석에게 지시한 점, 대통령 비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국민연금공단 의결권 행사 과정에 관여한 점 등이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과정을 종합하면서 국민연금이 합병을 찬성하는 과정에 박근혜의 지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그리고 법원은 이재용이 최순실의 딸 정유라 승마지원 등의 뇌물을 줬다고 봤습니다.

주주총회에서 합병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주가를 조작했다는 혐의도 있습니다. 합병에 반대한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이라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요. 이 권리가 행사되는 기간인 7월 18일부터 8월 6일까지 주가가 급락해선 안 됩니다. 삼성물산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주주들이 이탈하면서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삼성 관계자들이 제일모직의 주가가 오르면 삼성물산의 주가도 오르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을 이용해 제일모직의 주가를 올리기 위해 자사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삼성물산 주가를 방어했다고 봤습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이 수만건의 시세조종성 주문을 냈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말해 주가조작이 있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삼성물산의 주가는 주식매수기간 동안 청구가격 위로 유지되다가 청구기간이 끝나고 곧바로 급락했습니다.

#7 이재용은 또 감옥에 갈까요?

검찰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관계자들을 기소하면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 부회장 등은 합병 거래의 각 단계마다 삼성물산 투자자를 대상으로 거짓정보 유포, 중요 정보 은폐, 허위 호재 공표, 주요 주주 매수, 국민연금 의결권 확보를 위한 불법 로비, 계열사 삼성증권 PB 조직 동원, 자사주 집중매입을 통한 시세조정 등을 했다.”

6월에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불기소와 수사중단을 권고했지만 두 달여가 지난 뒤 검찰은 기소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검찰이 기소한 만큼 길고 긴 재판이 시작될 겁니다. 재판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겁니다. 재판에서 유죄가 입증되고 만약 징역형이 선고된다면 이재용 부회장은 다시 감옥에 가야겠죠.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뇌물수수 사건으로 구속 기소돼 유죄를 받았습니다. 다만,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았다가 2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고 뇌물액수가 줄어들면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풀려났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된 혐의 중 일부를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피기환송 했습니다. 고등법원에서 다시 판결해야 하는 상황이죠.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르면 이재용이 제공한 뇌물액수가 올라갑니다. 이 뇌물은 회삿돈이기 때문에 횡령으로 이어지는데요, 횡령액이 50억원을 넘으면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처벌하게 돼 있습니다. 삼성 쪽에서는 판사가 재량으로 감형을 해주길 바라는데요, 그 것 때문인지 삼성에서는 준법감시위원회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이재용 부회장이 무노조 경영, 반도체 백혈병 발병 문제 등 여러 현안에 대해 직접 사과를 하기도 했죠. 아직 판결은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이재용 부회장은 두 개의 재판을 하게 됩니다. 이재용 기소를 두고 경영승계 과정이 불법이니 총수 자리에서 내려오라는 것이라고 합니다. 삼성을 흔들려는 행위라고 합니다. 과연 그럴까요. 있는 그대로 보면 이렇습니다. 불법 행위가 있으면 그에 대한 처벌을 받으라는 겁니다. 이재용 부회장도 한국 국민이니까, 한국의 법을 따르라는 것입니다. 재벌 총수가 법 위에 있는 존재는 아니니까요.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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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6.15 4주년 민족공동행사

 

<특집> 통일뉴스 창간 20주년 사진전 (1)6.15공동선언 2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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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2  05: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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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뉴스>에서는 창간 20주년 맞아 (1)‘6.15공동선언 20주년’, (2)‘한국전쟁 70주년’ 사진전을 준비했습니다. 2000년 6.15공동선언과 함께 출발한 <통일뉴스>는 지난 20년간 단독 방북취재를 비롯해 남북 민간공동행사를 독보적으로 취재해왔습니다.

이번 (1)‘6.15공동선언 20주년’ 사진전에는 6.15민족공동행사를 비롯한 8.15공동행사 그리고 노동자, 농민, 여성, 종교 등 부문행사들에서 잡힌 감동적인 장면들이 연도별도 전시될 것입니다.

통일뉴스가 입수한 희귀 사진을 선보인 (2)‘한국전쟁 70주년’ 사진전은 지난 6월, 3회에 걸쳐 전시된 바 있습니다. / 편집자주

 

2004년에는 6.15공동선언 4주년 행사 ‘우리민족대회’가 인천에서 열린 것을 비롯해 남북 노동자 5.1절 통일대회가 평양에서, 남북 농민통일대회가 금강산에서 열렸다. 아울러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이 처음으로 금강산에서 열렸다. 그러나 8.15행사는 범민련과 한총련의 참가 문제를 둘러싸고 남측 당국이 불허하자 무산됐다.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 / 금강산, 3월 13일>

  
▲ 남측 대학생들이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한반도기를 망토로 해 행사장인 금강산 문화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북측 대학생들이 남북 대학생 상봉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한반도기와 수기를 들고 금강산 문화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북남 대학생 상봉 모임' 순서.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대학생 상봉 모임' 대회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한반도기를 펄럭이며.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대학생들이 행사 후 한반도기와 수기를 흔들며 나가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행사장 바깥에서 남북이 함께. [통일뉴스 자료사진]
  
▲ 대학생다운 발상. [통일뉴스 자료사진]

 

<남북 노동자 5.1절 통일대회 / 평양, 5월 1일>

  
▲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통일뉴스 자료사진]
  
▲ 평양순안공항에서 남측 대표단을 맞이하는 평양시민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평양순안공항에서.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노동자 5.1절 통일대회 행사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측 대표단. [통일뉴스 자료사진]
  
▲ 대회를 참관하는 평양시민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평양에 왔으니 을밀대에서.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노동자 연환공연. [통일뉴스 자료사진]
  
▲ 환영행사에 북측 박봉주 내각총리(우측에서 두 번째)가 참석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우리는 하나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6.15선언 4주년 우리민족대회 / 인천, 6월 14-16일>

  
▲ 대회장에 참석하기 위해 행진을 하고 있는 남북 대표자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6.15 우리민족대회' 행사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대표단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체육오락경기. 남남북녀가 공을 떨어뜨릴세라 조심조심하며 나아가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대형 만찬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우리민족자랑 남북예술공연' [통일뉴스 자료사진]
  
▲ '우리민족자랑 남북예술공연'을 참관하고 있는 인천시민과 국민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마라톤대회. [통일뉴스 자료사진]
  
▲ 128번 황영조 선수도 함께 뛰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마라톤 선수가 들어오길 기다리며 응원을 펼치고 있는 북측 대표단. [통일뉴스 자료사진]

 

<남북 농민통일대회 / 금강산, 6월 27일>

  
▲ 대형 한반도기를 인도하며 국기 게양대로 향하고 있다.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농민 통일대회' 행사장.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북 대표단들. [통일뉴스 자료사진]
  
▲ '식량주권 수호' [통일뉴스 자료사진]
  
▲ 남남북녀가 만나니 이리 좋을 수가. [통일뉴스 자료사진]
  
▲ '우리 이쁘죠?' [통일뉴스 자료사진]
  
▲ '탈춤을 추자' [통일뉴스 자료사진]
  
▲ 씨름대회에서 우승해 받은 황소를 타고. [통일뉴스 자료사진]
  
▲ '더 높이...' [통일뉴스 자료사진]
  
▲ 행사 후 모두 함께 춤을. [통일뉴스 자료사진]